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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혁당’ 생존 14명도 무죄

    1975년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전창일 전 통일연대 상임고문 등 14명이 23일 재심에서 3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1975년 4월 유신반대투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중앙정보부가 투쟁을 주도하던 민청학련의 배후로 국가 전복을 기도한 반국가 단체로 규정된 인혁당 재건위를 지목, 관련자 25명을 기소해 8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나머지 17명에게 징역 15년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사건이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방카슈랑스 4단계 “철회” vs “시행”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을 둘러싼 은행업계와 보험업계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시중은행장들이 최근 방카슈랑스 시행을 촉구하자 보험업계는 23일 사장단과 협회장 등이 총출동해 방카슈랑스 4단계의 완전 철회를 요구했다. 보험사 사장단과 보험 관련 협회, 노동조합,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협회 등 보험업계 인사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수송동 손해보험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 중단 방침을 적극 환영하며 완전한 시행 철회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생명 및 손해보험사 사장단은 공동 명의의 의견서에서 “그동안 방카슈랑스 시행 과정을 보면 소비자에게 돌아갈 혜택이 은행에 이전돼 소비자들은 보험료 인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한 채 은행의 강압 판매·불완전 판매로 오히려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가장 심각한 우려는 30만명이 넘는 보험설계사와 대리점 등 보험모집 종사자의 대량실업 문제”라면서 “이는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생·손보 노조가 구성한 방카슈랑스 철회 공동투쟁위원회, 한국보험대리점협회, 보험설계사 등의 대표들도 회견에 참석해 한목소리로 방카슈랑스 4단계의 완전 철회를 촉구했다. 보험설계사 대표로 나온 여경옥(여)씨는 “독거노인에게 ‘딸이 돼 드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업체에서는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신용길 교보생명 부사장, 김우진 LIG손해보험 사장, 윤형모 삼성화재 부사장, 손재권 동부화재 부사장 등이 회견에 참석했으며 남궁훈 생명보험협회 회장, 이상용 손해보험협회 회장 등도 나왔다. 은행연합회는 보험업계가 기자회견을 열자 곧장 ‘은행권 의견’이라는 자료를 내고 보험업계 논리를 반박했다. 은행연합회는 “방카슈랑스 4단계 철회는 경쟁력 제고를 통한 금융 산업 선진화라는 목표를 저버리는 일”이라면서 “보험설계사 실업을 거론하지만 2003년 8월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오히려 설계사는 4000명이 늘었다.”고 지적했다.또 “지난 국정감사 때 은행의 (보험 상품) 불완전 판매는 다른 채널과 차이가 없다는 게 확인됐고 방카슈랑스 도입 후 보험료가 5% 인하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반박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분당구 分區 놓고 주민 반발 심각

    분당구 分區 놓고 주민 반발 심각

    분당구의 분구(分區)를 놓고 주민들의 마찰이 갈수록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판교구로 편입예정인 분당구 정자·금곡·구미동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22일 성남시에 따르면 분구를 앞두고 지난해 9월 한국경제조사연구원에 분구 타당성 및 행정구역 조정에 관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분당구의 인구는 43만 5144명으로 판교 입주(8만 7795명)가 끝날 경우 50만명이 넘어서 분구조건을 갖추게 된다. 용역결과에서 신설구 명칭은 판교구(가칭), 행정구역조정은 동·서 분리안이 제시됐다. 이 안이 확정되면 분당구 19개 동 가운데 정자·금곡·구미·판교·운중동 등 8개 동은 신설되는 판교구에 편입되고 분당·수내·서현·이매·야탑동 등 11개 동은 분당구에 남는다. 시는 올 4월 총선이 끝난 뒤 행자부에 분구안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용역결과가 나오자 정자·금곡·구미동 등 3개 동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단은 “주민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인 판교구로의 편입은 절대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분당주민의 의견이 반영될 때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3개 동 주민이 18만명인데 입주예정인원이 8만 8000명인 판교에 분당이 편입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더구나 13∼15년간 분당이라는 도시브랜드가 높은 가치를 지녀 왔는데 분당을 나눠 명칭까지 판교구로 바꾸면 집값이 떨어지는 등 부동산 가치에 손실을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분당구를 동서 또는 남북으로 분리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분당구를 나눠 일부 동을 편입해 ‘판교구’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열린세상] 균형적인 대북정책 필요하다/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열린세상] 균형적인 대북정책 필요하다/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우리의 안보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안보 구조면에서 보면 세 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주체가 있고 지켜야 할 대상인 객체가 있으며, 객체에 해를 끼치는 위협요소가 있다. 북한과 같은 유일 독재체제의 경우 주체는 수령 즉, 김정일 국방위원장 개인이다. 북한에서 전당, 전군, 전체국가, 전민이 ‘수령결사옹위’를 위해 복무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의 안보 주체는 개인 또는 정권이 아니라 국가라는 상수(常數)다. 국가 아닌 정권 차원의 주체가 강하게 작용해서는 안 된다. 안보의 주체는 가급적 정치, 다시 말하면 정권과 구분되어야 한다. 안보정책은 정권 아닌 국가적 차원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 그 객체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체제와 헌법이다. 이 가치를 지키고 확산시키는 것이 우리의 안보적 의무이자 목표다. 우리의 국가 가치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여전히 북한 변수다. 북한으로부터 여러 유형의 정치·군사적 위협이 증가되면 될수록 우리의 안보적 위협 자체는 커지게 된다.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북한은 ‘핵전쟁’ 위협으로 한반도를 심각한 군사적 불안정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보다 복잡한 양상을 띠도록 할 것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한반도의 심각한 군사적 불균형을 초래하면서 우리에 대한 군사·안보적 위협을 심화시킬 수 있다. 정치적으로도 북한은 대남 통일전선(United Front)노선과 목표를 시기와 상황에 관계없이 고수해옴으로써 남한체제에 대한 위협을 가중시켰다. 그동안 북한 당국이 민족공조를 강조하는 ‘6·15 공동선언’ 정신의 기치 하에 ‘전민족의 단합’과 ‘연공연북’ 실현을 위해 투쟁할 것을 선동해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북한의 ‘수평적 정치연대’세력이 형성될 위험성도 생겼다. 친북적 정치연대세력과 이를 저지하고자 하는 반대세력간의 갈등구조가 초래될 가능성이 그것이다. 대남 통일전선 환경면에서 북한에 어느 정도 유리한 상황으로 변모되어 왔다고 한다면 지나친 판단일까? 우리의 대북 안보 인식이 많이 이완되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대북정책의 불균형이 있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민족주의적 접근이 상대적으로 강조된 결과, 북한 위협에 대한 우리의 안보 인식은 자연히 약화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으로 짐작된다. 새로 출범하는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은 과도한 민족주의적 접근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지나친 민족주의적 접근(‘우리끼리’식) 방식은 우리의 남북관계 발전에서나 국제관계 발전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남북관계만 잘하면 국방문제, 평화문제, 외교문제가 모두 해결된다는 식의 편중된 인식도 위험하다. 민족주의 편식에 따른 폐해는 대북정책에 대한 불신 우려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급한’ 평화인식도 문제다. 평화는 구호만 외친다고 절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평화선언이나 평화협정 체결 이후 기존에 유지되어 왔던 ‘불안하지만 안정된’ 평화구조 자체가 깨질 수도 있다. 평화구호를 앞세우기보다는 군사적 신뢰구축과 교류협력의 실천적이며 경험적 노력의 축적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민족적 접근과 선언적 평화노력이 앞선다면 남북간의 안정이나 ‘진위적’ 평화보다 혼란이 먼저 초래될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대북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까지 추진되어온 대북정책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과거를 전면 부정하는 형태로 출발해서도 안 된다. 세계를 바라보는 전향적인 정책 변화를 위한 지혜와 인내가 필요하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결기’ 품고 온 朴특사 공천갈등 중대기로에

    ‘결기’ 품고 온 朴특사 공천갈등 중대기로에

    4월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이 이번 주 공천심사위 구성을 놓고 또다른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공천심사위원 초안을 마련키로 한 21일을 시작으로 이번 주가 공천갈등 봉합이냐, 전면전 확대냐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표 측근들간의 첨예한 갈등은 자칫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어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20일까지 공심위원 추천을 받아 21일 총선기획단 3차 회의에서 공심위원 인선안 초안을 확정한 뒤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 당선인의 특사 자격으로 3박4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19일 귀국한 박 전 대표는 공심위원 구성을 지켜본 뒤 명확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은 그동안 ‘검증되지 않은’ 외부인사들을 공심위원으로 끌어들이는 것보다는 당내 중립적 인사들과 친이(친 이명박)측과 친박(친 박근혜)측 대리인들로 공심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가장 중요한 공심위원장의 경우, 이미 검증된 중립적 내부 인사를 인선하는 것이 외부인사보다 훨씬 공정한 처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 의원은 “당 주변엔 무늬만 중립적인 외부인사가 한둘이 아니다.”면서 “그들은 어차피 권력자의 거수기 역할밖에 할 수 없을 터인데 그런 외부인사들에게 정치 생명을 맡길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다른 측근은 “이제껏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인 측에 민주적이고 공정한 공천을 제외하고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는데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정치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극한 대립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 당선인 측과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표와 측근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한편 공심위에 외부인사 기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공심위원의 ‘계파별’ 배분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파열음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인의 특사 자격으로 20일 러시아로 출국한 이재오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하는 지지를 얻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새로 한나라당에 참여한 능력있고 참신한 인사가 당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일 수도 있지만 공천을 통한 물갈이 필요성을 역설하며 다시금 박 전 대표측을 겨냥한 말로 해석될 소지가 많아 양측의 공천 갈등은 더욱 깊어질 조짐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태안 주민들 ‘죽음의 시위’

    충남 태안 유류피해 주민 2명이 최근 잇따라 음독 자살한 데 이어 피해 시위에 참여했던 50대가 또다시 분신 자살을 시도해 기름유출 피해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태안 주민들은 “손님도 없고 피해 보상 등 일말의 정부 대책마저 없어 생계 걱정 등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절망감에 휩싸인 분위기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사태가 악화되자 18일 ‘대군민 호소문’을 내고 “온 국민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더이상 목숨을 버리는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거듭 안타까운 호소를 했다. ●분신전 농약 마신 데다 화상도 심해 18일 오후 1시50분쯤 태안군 태안읍 동문리 태안군수산경영인회관 옆 도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주민 지창환(56)씨가 제초제를 마신 뒤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 자살을 시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씨는 이날 태안지역 어민들로 구성된 태안유류피해 투쟁위원회 주최 ‘특별법 제정 촉구 대정부 결의대회’에 참석,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연설하는 도중 갑자기 무대 옆으로 뛰어나와 준비한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지씨는 인근 태안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분신 기도 전에 농약을 마신 데다 화상도 심해 생명이 위독하다. 지난 15일에는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김모(73)씨가 자신의 집에서 극약을 마시고 신음하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튿날 숨졌다.10일에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굴양식장을 해오던 이모(66)씨가 원유유출 사고로 자신의 양식장에 큰 피해가 발생하자 처지를 비관해 자신의 집에서 극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고 직접 책임자도 안 나서 시위가 벌어진 태안은 지금껏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고 나서지 않고 언제, 어떤 식으로 보상을 하겠다는 언질조차 없어 피해 주민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가 300억원을 지원하고 어느 기업이 성금 몇 억원을 내놨다는 소식이 이어지지만 정작 주민들은 1원짜리 동전 하나 구경하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강모(47·태안군 소원면)씨는 “사고 후 40일이 지나도록 마을 출신 외지인들이 보내온 성금 410만원이 전부”라며 “사람 다 죽고 나서 피해 보상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며칠 전 음독 자살한 이씨의 양식장에 가봤다는 김모(54·태안군 소원면)씨는 “애써 키운 양식장이 기름 범벅이 됐는데 손을 쓰지도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토로했다. 피해 주민들은 삼성중공업의 침묵과 무대응에도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한 주민은 “살 일이 막막한 주민들이 자살하고 있는데 삼성이 뭐라고 말 한마디 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충남 “추가지원을”… 정부 “집행부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지난 16일 정부와 정치권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 지사는 “1만가구가 넘는 어민이 피해를 입었는데 정부가 쥐꼬리만 한 생계비를 주고 생색만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18일 이명박 당선인을 만나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해 긴급 생계자금 300억원을 추가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이날 생계 절망감에 빠진 유류 피해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생계지원자금 300억원의 조속한 집행을 충남도에 강력 요청했다. 유류 피해 주민들을 위한 생계지원자금 300억원은 지난달 28일 충남도에 배정됐다. 하지만 충남도와 관련 지자체가 긴급 생계지원자금의 배분 기준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을 우려해 집행을 늦추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달 설까지 피해 주민들에게 긴급 생계자금을 배분하지 못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졸속 개편 인재과학부 ‘교육’ 명칭 되살려라”

    “‘교육’ 대신 굳이 ‘인재’라는 용어를 쓴 것만 봐도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소수 엘리트를 지향한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전교조)“졸속개편의 책임을 묻고,`교육´이라는 이름을 되돌리기 위해 강력투쟁을 벌이겠다.”(교총) 교육현안에 대해 엇갈린 행보를 보였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교육부의 ‘인재과학부’ 전환에 대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전교조 한만중 정책실장은 17일 “교육개혁 내용도 문제였지만 이제 명칭까지 바꾸면서 소수 상위권 위주의 정책을 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면서 “‘교육’이라는 명칭을 다시 넣기 위해 오는 22일 인수위를 항의방문하고 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은 교육자율화 방안에 대해서도 “‘자율형사립고 100개 설립 공약’은 전국의 학교를 ‘귀족학교’와 ‘서민학교’로 나누겠다는 뜻”이라면서 “자율형사립고를 다 합해도 15%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나머지 다수인 85%의 학생을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교육´명칭이 빠진 것과 관련,“인수위 일부 자료에 `교육과학부´로 돼 있는데서 알수 있듯, 명칭 변경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면서 “인수위와 한나라당을 항의방문하는 등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 통과에 앞서 `교육 되찾기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병영 전 교육부장관은 교육부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전환기의 사색’이라는 글에서 “자율과 분권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는 교육부 기능 축소, 대학교육과 초·중등교육 이양 등이 아무런 준비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면 엄청난 혼란과 파국을 동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에도의 몸을 열다/타이먼 스크리치 지음

    에도의 몸을 열다/타이먼 스크리치 지음

    피부를 벗겨내고, 근육을 한점 한점 떼낸다. 뇌를 열어 뇌수를 헤집고, 흘러 내리는 창자를 쓸어 담아 주무른다. 턱을 덜렁거리게 빼내 목구멍을 관찰하고, 대나무에 내장을 줄줄이 꿰어 생선 말리듯 널어 말린다. 18세기 일본 에도시대(1603∼1867년)때 그려진 해부도들의 살풍경이다. 잘리고, 썰리고, 벗겨지고, 헤집어지고, 주물러지는 몸은 일본인의 것이나, 살을 자르고 뼈를 써는 건 서양의 메스와 톱이다. 서양의 도구로 찢겨지고 분해되는 동양의 몸. 서구 근대의 습격에 직면한 동양의 운명이자, 동양이 근대와 접속하는 기회였다. ●해부의 충격에 직면한 일본인들의 수용과 변용 ‘에도의 몸을 열다’(타이먼 스크리치 지음, 박경희 옮김, 그린비 펴냄)는 일본 ‘난학’(蘭學·에도시대 중기 이후 네덜란드어 서적을 토대로 서양의 학술·문화를 연구하던 학문의 총칭)의 중심이었던 해부학에 관한 책이다. 의학적으로는 사람 몸에 대한 해부서이고, 문화사적으로는 일본 에도시대 문화 전반에 대한 해부서다. 철학적으로는 세계관과 인식에 대한 해부서이고, 정치적으로는 동서양 힘의 관계에 대한 해부서다. 지은이 타이먼 스크리치(런던대 교수, 일본학연구소장)는 미술사학자다. 신미술사학(예술작품에 반영된 이데올로기와 작품을 둘러싼 사회체계 검토를 통해 예술이 사회와 별개가 아님을 밝히는 연구사조)의 방법론을 차용한 그는 책의 상당 분량을 각종 해부도로 채웠다. 그는 당시 일본에서 행해진 해부 문화를 광범위하게 검토하면서도 해부 그 자체보다 해부의 충격에 직면한 일본인들의 ‘수용’과 ‘변용’에 주목했고, 해부라는 외래의 방법론으로 전통의 심장부를 공격한 난학자들의 학문 경로를 탐색했다. 해부는 앎에 대한 욕구다.‘보고자 하는 강박’이자,‘자신이 본 것을 보여 주고자 하는 강박’이다. 곧 과학 정신이다. 과학이란 이름으로 휘둘러진 메스는 계몽주의 이래 강력해진 서양의 합리성을 상징한다. 해부의 주체는 칼이고, 객체는 몸이다.‘합리적’ 서양의 칼은 ‘비합리적’ 동양의 배를 가르고 짼다. 일본인의 몸 위에서 펼쳐지는 서양의 해부기술은 결국 일본 그 자체에 대한 서양의 해부였다. 메스로 일본인의 몸을 여는 행위는 책 제목처럼 에도의 몸을 여는 행위였고, 일본으로 상징되는 동양의 몸과 문화와 의식을 여는 행위였다. 에도 시대 해부학의 급격한 전파는 서양 과학을 선망하는 일본 학계의 첨단적 유행이었던 셈이다. 해부된 신체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없듯, 해부당한 일본 또한 과거의 일본이 아니었다. 난학을 통해 일본은 서구가 찍어 놓은 근대의 발자국을 밟아갔다. ●난학의 유행은 국가 정치 기획과도 상통 난학의 유행은 국가의 정치 기획과도 무관치 않다. 부국강병의 논리 하에 한 개인의 신체가 국가에 종속되는 현상은 이때도 발생한다. 신체 내장에 계급을 부여하는 행위는 플라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장구한 역사를 지닌다. 혈액이 심장으로 모였다 다시 흘러 나가는 모습은 국가의 심장인 왕이 담당한 핵심적인 위상을 설명하는 비유로 차용됐다. 서열이 매겨지는 건 개인만이 아니라 국토 전체였다. 저자는 “도로의 핵심에는 심장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고도 교토가 일본의 심장, 즉 천하의 기원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한다. 난학이 일본 전통의술과 부딪히며 권력투쟁을 벌이는 대목 또한 ‘시대 초월적’이다. 열고 열리는 상호작용이 정치시스템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은 현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한·미 FTA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2만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정부조직 개편안] 작지만 강한 靑

    [정부조직 개편안] 작지만 강한 靑

    16일 발표된 청와대 조직개편안은 ‘작지만 강한 청와대’를 지향한다. 우선 조직 축소가 눈에 띈다. 현행 4실 10수석에서 1실 1처 7수석 체제로 바꿨다. 대통령 비서실과 대통령 경호실로 이원화된 조직을 ‘대통령실’로 일원화했다. 경호실은 대통령실 산하 경호처로 된다. 비서실·정책실·안보실은 대통령실 단일체제로 바뀌었다. 10개 수석·보좌관도 7수석으로 축소했다. 경제정책수석과 경제보좌관이 경제수석으로, 안보정책실장과 안보수석이 외교안보수석으로 통합됐다. 시민사회수석·혁신관리수석·인사수석은 비서관으로 하향 조정됐다. 대신 국정기획수석, 정무수석이 신설되고, 과학기술보좌관이 폐지되고 인재과학문화수석이 신설됐다. 비서관수도 53명에서 36명으로 축소하는 등 대통령실 규모는 현재 533명에서 427명으로 줄었다. 조정 기능은 강화돼 대통령의 위상 강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설치해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두고 ▲투자유치 ▲공공부문 혁신 ▲한반도 대운하 등 굵직한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靑 “정부 경쟁력 타격 우려” 이에 대해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절차가 부실해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정부의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정부혁신 전문가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작은 정부가 일면 타당성은 있지만 검증된 적이 없다.”면서 “작은 정부라는 말의 위력이 워낙 커서 5년 내내 투쟁했는데도 작은 정부가 좋은 정부라는 관념을 바꿀 수가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대부처주의가 어떤 근거에서 유래됐고, 어떤 성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청와대는 ‘통일부 폐지’를 심각하게 바라봤다. 천 대변인은 “통일을 준비하는 시기에 전담부서를 폐지하는 것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단독] 李당선인-노동단체 내주 회동

    [단독] 李당선인-노동단체 내주 회동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당선 이후 한달 가까운 기간 보여온 이 당선인의 친기업적 행보에 노동계가 냉랭한 반응을 보여왔으나 대통령직 인수위 측이 본격적으로 노동계와 관계 회복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 당선인이 노동 단체와 만나는 다음주가 중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노사민정위원회 참여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1999년 이후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노사민정위의 복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차기 정부는 노사정위에 시민·사회단체까지 아우르는 노사민정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위와 한국노총은 15일 실무협의와 정책협의를 갖고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당선인은 오는 23일을 전후해 한국노총을 방문해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위원장으로 단독 출마한 장석춘 한국노총 금속노련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노사민정 대타협기구에 대해 근본적으로 찬성한다.”면서 “다만 정부 주도가 아닌 노사와 민간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가능해졌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근 인수위가 추진 의사를 밝힌 노사민정 대타협기구에 동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노총이 노사민정대타협기구 구성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추진 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면서 “민주노총을 파트너로 인정해주고 정부 주도의 기구가 아닌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으로 진행된다면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8일 노동부의 인수위 보고 과정에서 노사민정 대타협기구의 구성 방침이 알려지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성중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차기 정부가 구상 중인 대타협기구가 구체화되고 양 노총은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 과정이 남아있겠지만 노사민정 대타협기구에 양 노총이 모두 참여하게 된다면 노동정책 추진 및 노사관계 회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비정규직보호법의 입법화 및 시행과정에서 골이 깊어진 양 노총간의 화합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여 노사민정 대타협기구 구성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석행 위원장은 “새 정부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계층간의 양극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경우 노총은 (총파업 등) 지난해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보일 것”이라고 말해 노·정 갈등의 가능성을 남겼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민주노총의 새해 구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회 양극화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비정규직간, 사회 계층간의 차별화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올해는 좀더 적극적인 행동으로 차별해소에 노력할 것이다. ▶올해의 주요 현안은. -차기 정부가 추진하려는 교육정책과 비정규직법 전면 개정을 위해 나설 것이다. 학비나 사교육비가 오른다는 것은 결국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근로자들의 삶을 궁핍하게 할 뿐 아니라 계층간 교육의 평등을 해친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올 한해동안 교육제도 개선 등 교육에서의 평등을 쟁취하기 힘을 모을 생각이다. 특히 차기 정부가 추진 중인 대학자율화와 특목고 증설 등에 대해 전교조와 함께 공동 투쟁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차별해소와 고용보장을 위해 앞장설 것이다. ▶노동정책이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하나. -당선인은 차별해소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기업과 경제살리기에만 신경을 쏟고 있다. 대기업들은 수출이 늘고 많은 이윤을 얻었지만 근로자들에 대한 분배에는 소홀했다. 대기업과 경제인들만을 위한 정책이 계속된다면 노동자들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이다. ▶노사민정 대타협 기구 구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인가. -그동안 언론에 잘못 알려진 측면이 있다. 노사민정 대타협추진기구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처럼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추진 및 운영에 반대하는 것이다. 노동단체를 파트너로 인정해주고 배려해 준다면 언제든지 동참할 수 있다. ▶배려해 달라는 의미는. -상호존중이다. 새로운 틀을 짜는 초기단계에서부터 정부, 기업, 노사, 시민사회단체 등 관련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구상 중인 한국노총 운영방향은. -한마디로 ‘국민속의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시대가 변화하는데 투쟁일변도의 과거방식만 집착하기보다는 합리적인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고 정부와 사용자 간의 대화와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는 29일 노총선거가 끝나는 대로 대통령직 인수위를 찾아, 예산확보, 노동교육원 사업 이관, 재단특별법 등을 제기할 것이다. ▶차기 정부의 노동정책을 어떻게 예상하나. -친기업 정책이라고 하지만 한국노총과 정책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노동계의 요구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노동정책은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관계 당사자들의 참여와 협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새 정부와 정책연대 파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오해가 될 만한 말도 있고 노동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지만 우리는 당선인을 믿고 있다. 정책협약은 한국노총 88만 조합원과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것이다. ▶노사민정 대타협 추진기구와 민노총과 관계 회복은. -노사민정 대타협 추진기구에는 근본적으로 찬성한다. 다만 정부주도에서 진정한 자율이 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 민주노총과는 만나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나 현실적인 거리감이 안타깝다. ▶차기 정부에 대한 바람은. -양극화 해소를 주문하고 싶다. 국민들의 공통된 고충은 주택, 교육, 의료 문제 등이다. 사회공공성 확보는 경제성장과 대치되는 것이 아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강조돼야 하지만,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이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 노사관계 역시 과거 정부처럼 사용자 위주의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새정부 언론정책 대응기구 뜬다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정책이 연일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언론계는 오는 21일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가칭)을 출범하는 등 단체간 연대를 확대하기로 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 추혜선 사무처장은 14일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대응하는 범국민적인 미디어 운동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새 조직을 구성하게 됐다.”면서 “영화노조·IT노조 등과의 결합으로 미디어 환경의 지각변동을 아우르는 운동의 틀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한·미 FTA반대 시청각미디어 공대위’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되 보다 장기적이고 상설적인 기구화를 꾀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교육·의료·미디어 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공공성 수호·확대연대’(가칭)도 구성할 예정이다. 이는 민주노총이 이달 중 출범하기로 한 ‘신자유주의 공공부문 사유화 및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가칭)와 장기적으로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언론노조, 공공운수, 보건의료, 전교조, 공무원노조, 사무금융연맹 등이 참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사단법인 ‘미디어연구소’가 언론연대 부설로 오는 28일쯤 설립되는 등 미디어운동의 전문성을 살리려는 노력도 가시화된다. 미디어연구소에는 전문연구원과 학계 교수는 물론 현업 전문가들이 두루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미디어는 물론 공공부문 전 영역에 걸쳐 시장주의 정책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새로운 운동기구를 구성하게 된 것”이라면서 “이같은 미디어 운동체를 통해 잘못된 정책 집행이나 법안 통과 등을 저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친노그룹도 세력 분화?

    대통합민주신당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탈당을 계기로 친노 신당이 창당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창당을 놓고 친노 진영의 이견이 팽팽해 창당 로드맵이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해찬 신당으로 축소되거나 노무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친노 진영’의 세력 분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통합신당 내에서 신당 창당을 주도하는 이화영 의원은 13일 “구 민주당과 수도권,386 의원 중심인 통합신당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민주개혁 세력의 정통성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신당 로드맵 이르면 설 전 구체화 현재 신당 창당을 적극적으로 논의·검토하는 곳은 이 전 총리측이 친노 인사들과 함께 창립한 정치연구소 ‘광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신당의 뼈대는 ‘전국 정당’,‘정책 정당’,‘선명 야당’을 지향할 것”이라면서 “이르면 설 전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정치인이 아닌 시민사회나 전문가 진영 등 새로운 세력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고 한다. 친노 성향 인사들로 창당될 경우 또다시 ‘친노 프레임’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경계감의 발로로 이해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가신그룹으로 분류되는 의정연 소속 의원들과 안희정·김만수씨 등 참여정부 평가포럼 관계자들은 신당 창당에 반대하고 있다. 시기와 명분, 동력 등 필요충분조건이 모두 충족되지 않아서라는 이유다. ●盧측 “창당 명분·동력 등 불충분”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핵심 관계자는 “친노 진영이 대선 패배의 주된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는 처지에서 새로운 가치를 주장한다 한들 현재와 같은 정치 지형에서 그 가치가 전달될 여지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이 전 총리의 탈당을 전체 친노 진영의 세력화를 염두에 뒀다기보다 개인적 고심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짙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구 참정연 대표였던 김형주 의원 등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노 그룹의 상징적인 존재인 유 전 장관의 결단이 주목된다. ●유시민 탈당 명분찾기 부심 유 전 장관측 핵심 관계자의 “조만간 탈당은 한다. 하지만 탈당에는 명분이 중요하다. 다양한 분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이 그의 고민을 뒷받침한다. 유 전 장관이 당 안팎의 공격을 받으며 상향식 공천과 정당 민주주의를 주장해 왔지만 자칫하면 탈당이라는 한정된 정치 행위로만 축소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탈당과 창당을 둘러싼 노무현 대통령의 인식과 맞닿아 있다. 대선 이전 당내 경선과 대선 기간 내내 정체성과 노선을 중심으로 경쟁하지 않았기 때문에,‘탈당과 신당 창당파’의 주장은 명분 없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알려졌다. 나아가 “현재 신당이 정체성과 가치 투쟁을 벌이지 못할 정도로 불가항력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는 것이 노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한다. 그러나 조만간 손학규 대표가 총선에 대비한 공천 기준을 내놓을 때 친노 배제론을 못박게 되면, 이들의 집단 탈당과 신당 합류 가능성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구속 남발 사법시스템 손봐주세요”

    “구속 남발 사법시스템 손봐주세요”

    “고소인의 일방적인 주장만 믿고 피고소인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 관계 확인에 소홀한 채 구속을 남발하는 현재의 형사사법 시스템은 곧 출범할 이명박정부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할 개혁 대상입니다.” 이른바 ‘총풍 사건’의 3인방 중 한 명인 한성기(49·전 한국전력 검침본부 부본부장)씨는 11일 터무니없는 혐의를 뒤집어 씌워 자신을 고소하고 위증해 10개월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시킨 전 한전 검침본부장 윤기영(73)씨 등 5명을 무고죄 및 모해 위증죄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하면서 검찰의 잘못된 인신구속 시스템은 반드시 손봐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씨는 아파트 건설용 땅을 수의계약으로 매입토록 해주겠다며 7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3년을 선고받았지만 최근 서울남부지법 항소2부(재판장 김동하 부장판사)에 의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씨는 구속기소돼 10개월 동안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된 뒤 보석으로 풀려나오자마자 국선 변호인을 선임, 치열한 법정투쟁 끝에 이례적인 무죄판결을 이끌어냈다.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법진실을 입증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문을 뗀 한씨는 “변호사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인신 구속을 남발하는 잘못된 시스템의 벽을 깨는 데 한번 도전해 보자는 오기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증거를 찾고 대응 논리를 개발하는 등 몸을 던지는 노력을 해준 국선변호인 이정석(법무법인 영진) 변호사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 1997년 대선 직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북한에 무력 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총풍사건의 주역으로 세상에 알려진 한씨는 10년 동안 부산의 한 여자상업고교에서 상업 과목을 가르친 교사 출신. 그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첫번째 저술인 ‘신화는 없다’(김영사 간) 출판기획에 깊숙이 관여했고 ‘힐러리와 라이스의 성공리더쉽’(김영사) 등 베스트 셀러를 썼다. 최근 경원대에서 ‘환경 관련 부담금의 개편에 따른 환경세 전환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 논문이 통과된 예비 경영학 박사이기도 하다. 노주석기자 joo@seoul.co.kr
  • [사설] 이명박 정부 노동정책 지향점 뭔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의 기업 친화적 행보가 계속되면서 노동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친기업정책에 노동자가 희생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민주노총은 벌써 대립각을 곤두세울 분위기이고, 대선기간 중 이 당선인과 정책협약을 맺었던 한국노총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 당선인이 머잖아 노동계 지도자들을 만나 노사관과 노동정책 방향 등에 대해 밝힐 것으로 기대하지만 인수위 차원에서라도 비정규직보호법을 비롯한 새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을 조속히 내놓는 것이 옳다고 본다. 대선과정과 그 후의 이 당선인 발언을 살펴보면 새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는 ‘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분배’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이 당선인이 당선기자회견에서 강조했듯이 ‘법과 원칙’이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과격한 노동투쟁이 해외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데이비드 엘든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의 발언은 불법파업과 폭력 노동운동에 대한 새 정부의 대응 수준을 가늠케 한다. 과격 노동운동에 온정적이었던 참여정부와는 사뭇 다른 시각이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일삼으면서도 ‘전리품’을 독식했던 적폐를 없애려면 노동현장에도 법과 원칙이 서야 한다. 하지만 저울추가 사용자측에만 치우쳐 있어선 안 될 것이다. 비정규직, 외주화 등 다양한 고용형태가 생겨나면서 노사관계를 법과 원칙의 틀로만 재단하기엔 한계에 이르렀다. 유연성과 안정성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시대적 과제인 것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이러한 패러다임 아래 노동정책 지향점을 고민해보기 바란다. 노동은 국가경쟁력을 지탱하는 핵심 원천이다.
  • ‘콜롬비아 비극’ 로하스 풀려나다

    콜롬비아 부통령 후보였던 클라라 로하스(44)가 좌익 반군인 콜롬비아혁명무장군(FARC)에 억류된 지 6년 만에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다. 로하스는 억류생활 도중 좌익 반군의 아이까지 낳아 세계인의 연민을 받아 왔다. 비운의 정치인 로하스의 굴곡많은 삶은 40년 동안 내전으로 만신창이가 된 콜롬비아 현대사의 비극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로하스가 10일(현지시간) 콘수엘로 곤살레스(57) 전 의원과 함께 콜롬비아 동부 정글에서 베네수엘라 특수요원에게 신병이 넘겨지면서 기나긴 억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BBC,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헬기와 제트기편으로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로 이동해 어머니 곤살레스 로하스와 감격의 재회를 한 로하스는 위성 전화로 석방을 중재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로하스는 “다시 태어났다.”며 자유의 몸이 된 소감을 밝혔다. 변호사 집안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대학 교수로 평탄한 삶을 살던 로하스의 운명이 바뀌게 된 것은 잉그리드 베탕쿠르와의 우정 때문이었다. 이들은 1991년 콜롬비아 외무부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정치판에 먼저 뛰어든 베탕쿠르가 ‘푸른 산소당’의 대통령후보가 되면서 로하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로하스는 그녀의 보좌관이 되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들은 2002년 2월23일 FARC 활동지역인 산 빈센테 델 가구안으로 유세를 가다 납치됐다. 로하스는 피랍 며칠후 석방 제의를 받았으나 베탕쿠르와 함께 풀어 달라며 거절했다. 그녀는 피랍후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로하스는 그동안 두 차례 자신이 무사함을 알려 왔다.2002년 베탕쿠르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찍은 비디오와 2003년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서다. 이런 로하스가 세계인의 동정을 받게 된 것은 인질 생활 도중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지난해 5월 억류된 지 8년 만에 탈출한 경찰관 혼 프랑크 핀차오가 로하스가 반군 간부와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이름은 엠마누엘이고 3살이며 게릴라들이 보호하고 있다고 증언하면서 확인됐다. 엠마누엘은 ‘정글 소년’이란 별명으로 자신의 생모인 로하스와 함께 내전의 비극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전세계 언론기관과 비정부 단체들은 FARC에 정글 소년 등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가 인질교환 협상을 다시 시작했고 차베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다. 인질석방협상이 무르익어 FARC는 지난 31일 로하스, 정글소년 등의 석방을 약속했다. 이 약속은 결국 무산됐지만 정글 소년의 소재는 확인됐다. 생후 8개월 만에 어머니와 헤어진 소년은 이름을 바꾼 상태로 2005년부터 보고타의 어린이 보호시설에 수용돼 있었다. 현대사의 비극의 산물인 이들 모자의 상봉은 며칠 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글 소년이 어떤 표정으로 어머니를 맞을지 세계인의 이목이 벌써부터 집중되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용어 클릭 ●FARC 콜롬비아 좌익반군 가운데 1만 6000명의 병력을 보유해 규모가 가장 크다.1964년 창설하면서 무장투쟁을 통해 공산주의 정권을 세우겠다고 선언했다.1990년대부터 우익민병대들의 반격이 거세지자 전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약거래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이때무터 납치와 공갈이 주요 활동이 됐다. 현재 정글에 베탕쿠르 후보 등 700여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
  • 학문과 예술에 대하여 외/한길사 펴냄

    평등 개념이 희박하던 시대,‘사회계약론’은 ‘정부 파괴 목적의 파렴치하고 무모한 책’으로 판매금지 당했다. 아이들을 기독교 원죄설로 규정하던 시대,‘에밀’은 ‘신앙 전통을 전면 부정하는 이단적 요설’로 불태워졌다. 사상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던 시대, 장 자크 루소는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다 죽을 때까지 시대와 불화했다. 루소는 이단아였다. 보수적 특권층과 교회로부터 배척당했고, 진보적 ‘백과사전파’와도 결별했다. 그는 오직 그의 생각으로 살았다. 자유와 생명을 억압하는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사회계약론’도,‘에밀’도, 그 생각으로 썼다. 루소의 ‘산에서 쓴 편지’가 국내 처음 번역·출간됐다.‘학문과 예술에 대하여 외’(김중현 옮김, 한길사 펴냄) 속에 함께 묶였다. 편지 형태를 띠고 있지만 연애편지도 안부편지도 아니다.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위한 치열한 싸움의 소산이다.‘사회계약론’과 ‘에밀’에 사형선고를 내린 국가 및 사회를 향한 격정의 반박문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쓴 편지 ‘산에서 쓴 편지’는 1763년 10월말부터 이듬해 5월초 사이에 완성된 글이다.1762년부터 시작된 악몽 같은 경험이 계기가 됐다. 한 해 전 출간한 ‘사회계약론’과 ‘에밀’을 통해 당대 정치·종교·사회질서를 강렬하게 통박하면서 루소의 악몽은 시작됐다. 소르본 대학의 비난성명이 나왔고, 프랑스 의회는 책 압수·소각 명령과 함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루소가 고향 제네바로 몸을 피하자 제네바 국정회의는 책 판매금지와 체포명령을 내렸고, 베른으로 도망가자 베른 정부마저 추방령을 내렸다. 루소는 결국 프로이센으로 건너간다. 프로이센 한 작은 농가에 숨어, 더할 수 없이 절박한 마음으로,‘도망자’ 루소는 반박문을 써내려 갔다. 편지는 총 9편으로 쓰였고, 주제에 따라 1부와 2부로 나뉜다.1부에선 자신과 자신의 책에 대한 제네바 국정회의 조치를 비판했고,2부엔 공화국 정치상황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편지 9편 중 국정회의를 상대로 쓴 것만 4편이고, 제목을 ‘국정회의의 부당한 조치´ ‘국정회의의 전횡´ ‘국정회의의 음모와 술책´ ‘국정회의의 거부권´이라고 달 만큼 국정회의를 향한 루소의 반발은 엄청났다. ●루소의 처절한 ‘대 도그마 투쟁기´ 논쟁은 사실에 근거한 주장간의 공방이다. 최소한의 사실이 주장을 떠받치지 못할 때, 논쟁은 논쟁의 틀을 벗어나 힘 있는 자 일방의 날카로운 칼로 돌변한다.‘황우석 논쟁’과 ‘디 워 논쟁’은 논쟁이 도그마로 변질되는 사회적 시스템의 일단을 보여 줬다. 루소는 도그마의 피해자였다. 교회와 정치가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던 시대,‘사회계약론’과 ‘에밀’의 필화는 종교가 법의 이름을 훔쳐 인간의 영역을 재단한 비극적 사례다.“민간 법정이 금지해야 하는 것은 신에 관한 저술이 아니라 인간에 관한 저술”이란 말로 루소는 끊임없이 이 사실을 상기시키지만, 도그마는 더 이상 논리적 옳고 그름에 구애받지 않는다.‘산에서 쓴 편지’는 도망자 루소의 처절한 ‘대 도그마 투쟁기’다.2만 8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2008 글로벌 이슈] (5) 러시아 대선과 시험받는 대외관계

    [2008 글로벌 이슈] (5) 러시아 대선과 시험받는 대외관계

    러시아 대선이 3월2일 치러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뒤를 이을 차기 대통령은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푸틴의 후계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푸틴은 헌법의 3선 금지조항 탓에 어쩔 수 없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자신의 심복인 메드베데프의 배후에서 실세 총리로 권력을 계속 장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푸틴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공언했다.8년 재임 기간동안 국민들에게 ‘강한 러시아’의 이미지를 심어준 푸틴이 공백기 없이 국정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푸틴의 거침없는 대외 정책도 그대로 유지될 공산이 크다. 오일머니로 배짱이 두둑해진 러시아는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맞서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은 지난해 최고조에 달했다. 푸틴은 미국이 동유럽미사일방어(MD)체제를 강행하려고 하자 핵전쟁 발언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동유럽MD를 무력화하기 위한 최신형 미사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지난해 5월과 6월,12월에 총 5차례에 걸쳐 신형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서도 탈퇴했다. 이란 핵문제와 코소보 독립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도 심상치 않다. 러시아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원자력발전소에 핵원료를 공급했다. 또 코소보 독립을 지지하는 미국과 유럽에 맞서 세르비아 편에 서서 코소보 독립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2006년 러시아 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암살 사건으로 불거진 영국과의 외교 갈등도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푸틴은 지난 연말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축사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협력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며 두 나라의 우호를 주장했다. 하지만 첨예한 외교 현안에서 러시아가 미국에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정국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공고해 보이는 푸틴-메드베데프 체제가 대선 이후 어떻게 재편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카네기 모스크센터 릴리아 셰브초바 선임연구원은 “양측 정치엘리트들의 권력투쟁이 권력마비를 불러오고,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AHF, 올림픽예선 재경기 거부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이 편파 판정 논란을 일으킨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다시 열라는 국제핸드볼연맹(IHF)의 결정을 거부했다. AHF는 지난 5일 쿠웨이트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예선 재경기를 거부하며 회원국의 재경기 주최 및 참가를 금지시켰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AHF는 “여러 차례 IHF에 재경기를 해야 하는 이유를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미 치러진 예선이 적절하게 집행됐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아메드 아부 알라일 AHF 사무국장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아시아 예선에서 문제가 없었다. 예선을 다시 할 이유가 없다.”면서 “일본핸드볼연맹이 집행위원회 출석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핸드볼협회 관계자는 “5일 집행위를 개최한다는 연락이 없었다. 이유를 따져 항의하겠다.”고 반박했다. 대한핸드볼협회도 IHF에 재경기를 책임지고 개최할 것을 계속 독촉하기로 했다. 정규오 협회 국제팀장은 “예상은 했었다.IHF 이사회가 재경기 결정을 내릴 때 대회 개최 및 심판 배정 등 모든 사항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협회는 일정과 장소를 빨리 확정해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팀장은 “IHF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재경기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과 힘을 합쳐 AHF에 투쟁해 재경기를 얻어냈다. 무산된다면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IHF는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직후 이사회를 열고 재경기 개최를 결정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해 8월 여자 예선과 9월 남자 예선 때 일어난 중동심판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을 문제 삼으며 IHF에 재심을 요청했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사설] 한나라 공천싸움 오만 아닌가

    총선 공천시기를 둘러싼 한나라당내 갈등이 심각하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 간의 설전이 거의 삿대질 수준에 이르렀다. 곧 집단행동으로 나아갈 조짐이 나타나고, 당이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대통령선거 압승 분위기에 취해 오만해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본다. 새정부 출범 준비에 매진해야 할 때 싸움질이라니,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가. 언론사들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이 크게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총선을 돌이켜 보면 국민들은 집권당에 쉽게 과반의석을 주지 않았다. 더구나 이렇듯 내부 분열에 빠진 정당이 좋은 성적표를 거두긴 힘들 것이다. 한나라당의 총선 성적을 떠나 새정부 출범 초기부터 집권당이 권력투쟁에 몰두한다면 국가적으로 불행이다. 총선 공천시기가 문제되는 배경에는 상호 불신이 깔려 있다. 박 전 대표쪽은 선거일에 임박해 자신들의 계파 소속원을 대거 잘라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해법은 당헌·당규에 나와 있다. 공천심사위원 다수를 객관적인 외부인사로 채우고, 그들이 당권·대권 분리원칙에 따라 공천작업을 한다면 공천시기를 3월초로 늦춰도 시비를 걸 이유가 없다. 한나라당은 이달말로 예고한 공천심사위 구성을 다소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길 바란다. 공천심사위원 인선을 통해 특정 계파를 배제하는 밀실 공천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물갈이는 필요하지만, 계파를 떠나 공정한 기준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 고려대교우회 100년사 책으로

    지난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고려대교우회가 근현대사 속 동문들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기념책자를 발간했다. 국내 대학 동창회가 100년 회사(會史)를 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려대학교교우회 100년사’(1907-2007)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자는 항일운동과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며 고대 동문들이 벌여온 투쟁과 선구자적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970여쪽 분량으로 전 5편 15장으로 구성된 교우회 100년사는 일개 대학동창회의 역사를 넘어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역사책에 비견된다. 고대교우회는 4일 오후 6시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신년교례회를 열어 참석 동문들에게 책자를 증정할 계획이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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