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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우병 논란 어디로] 민생 시위대 ‘먹거리 안전’ 촛불 들다

    광장에 다시 촛불이 켜졌다. 지난 2일 1만여명,3일엔 2만여명이 서울 청계천 소라광장에 모였다. 2002년 미선·효순양 추모집회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 등 정치적 색채가 짙던 과거와 달리 시민들은 자신의 안전한 먹거리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4일과 5일 잠시 숨을 고른 촛불시위는 6일과 7일 다시 청계천변을 밝힐 예정이다. ●‘MB 탄핵´ 청원 서명 100만명 넘어 광장엔 교복 입은 고등학생, 아이 손을 잡고 나온 주부, 지방에서 올라온 회사원 등 다양한 군상이 운집했다. 네 살과 한 살된 딸의 손을 잡고 과천에서 올라왔던 최규임(28·여)씨는 “우리 아기들이 미국산 광우병 소를 먹고 병들어가선 안 된다는 생각에 무작정 올라왔다.”고 했다. 명덕여고 1학년 김다은(16)양은 “0교시 한다는 것도 짜증나고, 학교 끝나고 학원다니기도 짜증나는데 이제 ‘미친 소’까지 급식으로 먹어야 되나요.”라고 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이번 집회는 누구나 당당한 인간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래서 안전하게 먹고 살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인정(認定)의 정치’, 과거 정치적인 저항 성격에서 벗어나 주변 생활의 모순에 항변하는 ‘생활의 정치’적인 모습을 지녔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은 ‘싼 쇠고기 먹을 수 있다.’는 경제적인 논리만 보고 그 이면은 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위의 모습도 진보했다. 주동자가 ‘팔뚝질’을 선동하고 모두가 획일화된 구호를 내지르는 시위가 아니라, 끼리끼리 모여 노래를 부르고 자발적인 파도타기 응원이 나왔으며 즉석에서 ‘나도 한마디’ 발언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이명진 교수는 “동원된 군중이 아니고 80∼90년대식 시위에 익숙한 세대가 아니라 인터넷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기주장도 잘 펴는 모바일 세대가 모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야당이 선동? 국민은 바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불도저식 행정’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측면도 있었다.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 청원 서명자는 4일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이념적인 지지층보단 노무현 정부에 대한 대안으로 지지를 많이 받았다.”면서 “하지만 장관 등 인사에서 부족함을 드러냈고 지지율에 취해 정책을 성급하게 추진하면서 쌓여온 불만이 미 쇠고기 불씨로 확 불타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이 시위 주동자가 ‘야당의 사주’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집회 제안자인 ‘2MB 탄핵투쟁연대’ 카페지기 김은주(35·여)씨는 강하게 반박했다. 김씨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학원강사로서, 시민의 눈높이에서 비판하고 싶었을 뿐 야당의 전화 한 통 받은 적이 없다.”면서 “정치 혐오 때문에 시민들이 투표도 하지 않는데 정치 선동에 넘어갈 사람들이 어디 있나. 국민들을 바보로 알지 말라.”고 말했다. 이재훈 이경원기자 nomad@seoul.co.kr
  • “전쟁은 끝났지만 상처는 아직도…”

    “휴유증이 남아 있으니 전쟁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전쟁 고아가 있고, 가족을 잃기도 했습니다. 부모로부터 전쟁 이야기를 듣고 자랐으니 젊은 관객들도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인 라이 반신(54)이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4일 “전쟁은 끝났지만 상처가 남아 있고 후유증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것이 앞으로도 베트남 전쟁을 다뤄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가 들고온 영화는 전쟁이 끝난 뒤 죽은 병사들의 유해를 찾는 종군 간호사를 그린 ‘미세스 남’과 베트남 국민들의 고엽제 피해 현황과 보상 투쟁을 다룬 ‘정의의 길’이다. 베트남 정부의 영화국 국장인 반신 감독은 요즘 작품 활동보다 베트남 영화 발전에 더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 영화국은 이날 전주에서 영화진흥위원회와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日 60년대 학생운동 세력 국가 경제성장 중추 변신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1960년대도 사회 전반에 걸쳐 뜨거웠다. 빈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제 성장의 궤도에 집입하던 시기다. 또 낡은 권위의 틀을 깨려는 학생운동이 불길처럼 일어났던 때다. 사회적 변혁기였다. 흔히 ‘학생운동에서 시작, 학생운동으로 끝난 10년’이라고 일컫는다. 이소자키 노리요 가쿠슈인대학 교수는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47∼49년생)가 당시 학생운동의 주축이었지만 투쟁 현장을 떠난 뒤 모두 산업현장에 뛰어들어 경제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정치·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세월의 흐름 에 녹아든 탓에 딱 짚어 내기도 어렵다는 얘기다.60년대 전반은 ‘전국일본학생자치회총연합(전학련), 후반은 ‘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전공투)’가 주도했다. 전학련은 미군의 일본 주둔을 공식화한 ‘미·일 안보조약’의 반대투쟁을, 전공투는 학내 민주화와 탈권위주의 운동을 이끌었다. 특히 68년 7월2일 도쿄대 전공투의 야스다 강당 점거사건은 학생운동의 한 획을 그었다. 점거 사태는 69년 1월18일 6개월여 만에 경찰의 강제 해산에 의해 막을 내렸다. 도쿄대는 당시 69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야스다 강당 사건 이후 학생운동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과격한 투쟁과 함께 노선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지지를 잃었다. 동시에 시민들의 사회 변혁에 대한 의식도 경제 성장에 따른 생활 환경의 개선에 무뎌졌다.‘불꽃놀이의 폭죽처럼 확 일었다가 사그라졌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고바야시 가즈히로 도쿄신문 논설위원은 “60년 이케다 하야토 총리가 추진한 ‘소득배증계획’의 실질적인 효과는 국민들의 사회의식을 바꾸는 데 결정적이었다.”면서 “폭력적인 학생운동도 시민들을 식상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사회는 한층 보수화 쪽으로 흘렀다. 학생운동은 70년대 들어서 소수 과격으로 치달았다. 대표적인 조직이 적군파다.70년 3월 도쿄 후쿠오카행 일본항공(JAL) 여객기 요도호를 공중납치, 북한 평양으로 들어갔다. 당시 범행을 저지른 적군파 4명은 현재 북한에 생존해 있다. 적군파의 활동은 72년 2월19일 아사마산장의 인질사건을 끝으로 사실상 맥이 끊겼다.10일간 인질사건을 벌인 적군파 5명은 도피 과정에서 동료 14명을 사살, 충격을 줬다. 70년대 크게 활성화된 ‘생활협동조합운동(생협)’의 모태도 60년대 학생운동에 기반을 뒀다. 생협은 생활과 밀접한 활동을 전개,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생활 공동체의 풀뿌리 운동으로 자리잡았다. 시민단체의 대중화 토대도 마련했다. 지난 1월 현재 등록된 시민단체는 3만 3675곳에 달한다. 나일경 주쿄대 교수는 “생협은 정치적 성향에 질린 운동의 대안으로 등장한 생활밀착형인 까닭에 주민들과 호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hkpark@seoul.co.kr
  • 꼬인 與·野·政… 현안 대립

    꼬인 與·野·政… 현안 대립

    이명박 정권 초반기가 이견과 대립으로 꼬여 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대운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인사문제 등 현안마다 대척점이 날카롭다. 여야간에 점접을 찾으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대립만 반복하는 모양새다. 청와대가 정국운영의 틀을 제시하면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여야는 일정 정도 ‘허니문 기간’을 갖는 것이 정권 초반기의 기본 구도로 여겨져 왔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국면에서는 여야간에 허니문을 찾아보기 어렵다. 야권은 여권을 향해 ‘민란’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한·미 FTA와 혁신도시, 인사문제, 비례대표 사법수사 등 거의 모든 현안에서 공조를 찾을 수 없다. 여권은 “통합민주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게 야당의 역할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특히 한·미 FTA는 자신들이 집권 여당일 때 만들어놓고도 이제 와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야권 역시 반대 일변도다. 대선 패배 이후 전열 재정비에 연착륙하지 못한 상태에서 원할한 정국 운영이나 민생 제고를 위한 ‘협조’보다는 대여 투쟁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당내 지지 기반이 미약한 상황에서 당권을 잡은 손학규 대표의 지도력도 또다른 배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 회의에서 “쇠고기 개방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을 규탄하는 네티즌들의 서명이 인터넷 민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을 지적하기도 한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지난 10년의 정책에 대해 협의는 고사하고 조급하게 수정·폐기하는 것이 반발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한·미 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를 경찰이 불법단체로 규정하자, 범국본 일원으로 참여한 민주노동당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정권의 비상식적 폭주에 어떠한 반대의 목소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이자 야당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여권 내 불협화음도 시급한 해결 과제다.‘MB노믹스’의 주도권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대운하 공방에선 야권 반대에 여권의 엇박자까지 물려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싸움은 추경예산 편성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분간 추경은 없다.”고 정리한지 이틀만에 강 장관은 “6월 국회에서 당과 추경편성 재추진 방안을 협의하겠다.”며 편성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정책위 의장은 “정부가 당을 우습게 보거나 아주 대담한 것”이라며 불쾌해했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과 소장파 남경필 의원 등이 청와대 정무라인의 쇄신을 주장하는 양상도 여권 내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정 교수는 “여권의 비주류이던 이 대통령이 집권 후 기존 당 주류세력의 의사를 배제한 것이 일차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박근혜 전 대표를 정점으로 한 견제세력을 적극 끌어안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정치세력간 협력이 중요하지만 열쇠는 청와대가 쥐고 있다.”면서 “청와대가 정무 기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야권도 전열 재정비 과정을 통해 집권 여당에 생산적인 견제와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충고했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프랑스 전역서 20만명 시위

    |파리 이종수특파원|68년 5월 혁명 40주년을 맞은 프랑스가 ‘파업 열기’에 휩싸였다. 노동절인 1일(현지시간) 파리에서만 3만여명(경찰 집계)의 시위대가 공기업 연금개혁과 교원정원 감축 등에 항의하면서 시위를 벌였다.또 리옹·마르세유 지방 도시에서도 300여 차례의 시위가 벌어져 프랑스 전역에서 20만여명이 거리로 몰려 나왔다.이날 시위는 메이데이(노동절)의 의례적인 행사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크고 여파도 오래갈 것으로 보여 정국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시위대의 구호 가운데 ‘구매력 강화’가 등장해 주목된다.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취임 1주년(16일)을 앞두고 최근 발표한 현안 타개 방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은 상황과 맞물려 시위 파급력이 커질 전망이다. 결국 사르코지 대통령에게는 ‘잔인한 5월’이, 국민들에게는 ‘혼란의 5월’이 예상된다. 먼저 9월 시작하는 새학기부터 교원 1만 1200명을 줄인다는 정부의 방침에 반대하는 교육관련 단체의 시위가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교원 및 고교생 단체는 이달에만 무려 3차례 시위를 벌인다고 예고했다. 단일노조연맹(FSU), 전국자율노조연맹(UNSA) 등 5개의 교육 관련 노동조합들은 15일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특히 총파업에는 교육부문 외의 다른 노동단체들도 가세할 것으로 보여 파업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시위를 계속해온 교원·고교생 단체가 18일과 24일 전국적 규모의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1일 전국적인 시위를 주도한 프랑스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 민주노동동맹(CFDT) 등 노동계도 22일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노동단체들은 퇴직연금 납입기간을 현행 40년에서 41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정부가 최근 제시한 연금개혁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반대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늘어나고 있어 시위 파급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TNS-소프레스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구매력 강화와 물가 안정 방안에 대해 응답자 92%가 믿지 않는다는 대답했다.또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특별대담 형식으로 밝힌 사르코지 대통령의 현안 타개 대책에 67%가 믿지 않는다고 응답했다.vielee@seoul.co.kr
  • “광우병 위험” 폭발한 민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마침내 거리로 뛰쳐나왔다. 인터넷에선 수십만명이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문화계 인사들의 릴레이 글과 만화 등으로 미 쇠고기의 위험을 알리는 목소리도 폭발적인 공감을 얻고 있다. 미 쇠고기 수입 전면 재개방에 반대하는 시민 1만여명은 2일 오후 7시쯤부터 밤 늦게까지 서울 광화문과 청계천 주변에 모여 촛불시위를 벌였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경찰은 참여자를 300명 정도로 예상했다. 그러나 저녁 무렵이 되자 젊은이들은 물론 중장년층과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빠르게 증가했고, 청계천 일대는 순식간에 ‘촛불 바다’로 변했다.●“학교 급식도 美쇠고기 참을 수 없다” 특정 운동단체가 아닌 네티즌이 제안한 집회인 만큼 시종일관 자율적으로 이뤄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파도타기’를 했고, 대학생들은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반대 국민서명’을 즉석에서 벌였다. 참가자들은 “너나 먹어, 미친소,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다 이날 밤 10시쯤 자진해산했다. 지난달 28일 자신이 운영하는 다음 카페 ‘2MB 탄핵투쟁연대’에 촛불시위 제안 글을 올린 김은주(35·여·학원강사)씨는 “1000명만 모여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민들이 너무 많이 동참해줘 가슴이 벅차다.”면서 “국민의 힘으로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남가좌동에 사는 류재희(34·주부)씨는 딸(5)을 데리고 나왔다. 류씨는 “딸이 유치원에 다니는데 급식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사용된다는 얘기를 듣고 참을 수가 없었다.”면서 “돈 없는 서민들은 위험한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라고 하는데 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현장을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촛불집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다.”면서 “잘못된 협상에 대해 국민들이 직접 나섰다. 입법부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계속된다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는 앞으로도 계속된다.3일 오후 종로 보신각 앞에서는 시민단체 ‘광우병 국민감시단’이 문화제를 연다. 이 단체는 매주 수요일을 ‘광우병 잡는 날’로 정하고 정례 집회를 열 방침이다. 네티즌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지난달 6일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이명박 대통령 탄핵’ 청원에는 무려 62만여명이 서명했다. 지난달 30일 올라온 ‘미 쇠고기 졸속협상 무효화 특별법 제정 촉구’ 청원에도 이틀 새 18만 5000여명이 서명했다. 인터넷 인기 만화가인 ‘강풀’ 강도영(34)씨도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시사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강씨는 이날 ‘강풀닷컴’에 ‘미친소 릴레이’라는 제목의 만화를 실었다. 네티즌들은 이 만화를 퍼나르고 있다. 참여연대는 오는 7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시국회의를 열 예정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김동언 간사는 “‘참여연대는 뭐하냐.’며 질책하는 회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급식네트워크도 같은 날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의사 단체도 미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리는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정범 공동대표는 “식재료 외에도 화장품, 젤리 등 국민들이 부지불식간에 마주치게 되는 많은 제품이 있는데 위험하지 않다는 정부 인식이 우려스럽다.”면서 “전문성을 살려 국민에게 실상을 알리겠다.”고 밝혔다.김정은 장형우기자 kimje@seoul.co.kr
  • “혹시 내가?” “올게 왔다” 비상

    지방 공무원 1만명을 감축하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조직 개편안이 나오자 전국의 자치단체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일부 공무원은 ‘혹시 내가 감축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자치단체는 이미 자체적으로 조직개편 등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어서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공무원노조와 지방의회 등에서 지방정부의 자치권 훼손 등을 주장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정부와 마찰도 우려된다. 울산시는 현재 행안부 기준 정원보다 더 적은 공무원 인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시는 공무원 수가 2337명으로 행안부의 기준 정원 2456명보다 119명이 적은 데다 2010년까지 84명을 더 줄이는 인력감축 계획을 지난 1월 마련, 추진 중이다. 다만 행안부의 ‘대과-대국 체제’ 권고에는 앞으로 지역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전북도도 비교적 느긋한 분위기다. 김광휘 전북도 기획관은 “현재도 44명이 결원인 상태이고 내년 말까지 150명 정도가 자연감소될 전망이어서 행안부 조직 개편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공무원수가 현재 4793명으로 총 정원 4970명보다 177명이 적은데다 오는 7월 출범하는 경제자유구역청과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 등에 430명 가까운 인력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부산시는 지난 1월 ‘공무원 정원 및 조직개편’을 마련, 업무조직을 ▲기획재정 ▲경제진흥 ▲삶의 질 향상 ▲도시기반관리 등 4개 대부서로 통합하기로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대구시의 한 공무원은 “참여정부 때 공무원 증원은 대부분 소방직이었다.”면서 “이번 감축안은 소방직 증원을 일반직이 떠안는 결과여서 앞으로 일반직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등 일부 자치단체는 행안부가 다음주 중 내놓을 소방직 공무원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전체 정원 4236명 중 정원 조정이 사실상 어려운 소방직(2184명)의 비율이 52%로 높기 때문이다. 이는 경기도를 제외한 다른 시·도의 30%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따라서 다른 시·도와 같은 비율로 소방직 공무원의 정원을 조정할 경우 강도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정부가 정원 중 소방직이 차지하는 비율 등 지역 특성을 감안한 조직 개편에 융통성을 발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총연맹·전국민주공무원노조·전국공무원노조 등 공무원노조 ‘빅 3’가 행안부의 이번 발표 직후 연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노조에 가입한 공무원 대부분은 지자체 소속 6급 이하 하위직 지방공무원이다. 당장 오는 주말부터 대규모 반대집회를 여는 등 강경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측은 이번 행안부 발표가 노조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상 일방적인 퇴출 명령이라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김찬균 공무원노총 위원장은 “법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인 감축안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지자체에 자율권을 주기 위한 총액인건비를 놓고 중앙정부가 들었다 놨다 협박을 할 수 있나.”라고 반발했다. 이충재 민공노 사무처장은 “3일 여의도 총궐기대회를 시작으로, 다음달까지 지속적인 장외투쟁을 벌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종합 황경근 강주리기자 kkhwang@seoul.co.kr
  • [유전자변형농산물 홍수] (하) 일본과 유럽에서는…

    [유전자변형농산물 홍수] (하) 일본과 유럽에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월 말 복제동물의 고기와 젖을 먹어도 괜찮다는 최종 보고서를 냈다. 비타민 A·B12, 니코틴산, 칼슘, 철, 아연, 지방산, 콜레스테롤, 단백질 등을 분석한 과학적 연구의 결과였다. 소비자들의 체감과는 거리가 있지만 권위적인 기관의 판단이어서, 막연한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떨어뜨릴 수 있었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대해서도 과연 그럴까. 유럽과 일본을 통해 해외의 시각을 살펴본다. ■ 일본 - 소비자 불안 ‘GM 경계론’ |도쿄 박홍기특파원|‘유전자변형(GM)식품은 필요없다.’일본 시민단체인 그린피스 재팬의 캠페인 구호다. 지난해 3월부터 ‘GM표시제’의 개정을 요구하는 10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환경·음식점·농업분야 등 3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 2월25일 1차로 서명을 받은 16만명의 명단을 국회에 제출,GM표시제의 개정을 촉구했다. ●GM표시제 2001년 시행 일본도 다른 나라와 같이 GMO에 대해 민감하다. 먹거리의 안전·안심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유전자를 변형한 작물에 대한 상업적 재배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식량 자급률이 39%에 불과, 쌀을 뺀 거의 모든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본 대기업들은 최근 곡물가격의 폭등과 관련, 원료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예전에 비해 GMO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만큼 GMO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처지다. 일본에서는 지난 1996년 GM식품이 처음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표시제가 없었던 탓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정부는 99년 GM표시제를 확정,2001년 4월 시행에 들어갔다. 표시품목대상은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안전성이 확보된 GMO와 GMO를 가공한 식품이다.‘GM식품은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품위생법과 일본농림규격(JAS)의 규정에서다. 옥수수·유채씨·감자·대두(콩)·목화·사탕무·토마토 등 32개 품목은 GMO 표시를 해야 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GMO와 관련된 88개 품종과 14개 식품 첨가물의 판매가 허가됐다. 식품점이나 슈퍼 등에서 콩나물이나 간장·두부·기름 등의 제품 표시를 살펴보면 ‘유전자 조작이 아니다.’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식용유나 기름, 간장 등은 표시 규정이 없는 제외 대상인데도 표시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의 불안을 덜어 주기 위해서다. 주부 모리 아케미는 “워낙 식품 안전을 따지는 시대라 생산지와 함께 GM표시도 확인한다.”고 말했다. 특히 GMO가 의도되지 않고 들어간 ‘비의도 혼입률’이 5% 이하인 경우에도 표시 의무가 없다. 바꿔 말하면 GMO 성분이 5%를 넘지 않으면 GM식품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수입 옥수수 93%가 미국산 시민 단체들의 주장은 ‘GM표시제’의 강화다.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모든 식품을 대상으로 삼으며 ▲원료의 허용치를 현행 5%에서 더 낮추고 ▲가축용 사료나 애완동물의 먹이도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 일본이 수입한 옥수수의 93%는 미국산이다. 미국의 옥수수 가운데 73%가량이 GM에 의한 생산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에서 옥수수를 원료로 한 대부분의 식품은 GMO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정도 나온다. 실제 일본에서 쓰는 옥수수의 72%인 사료용 가운데 대부분이 GMO다. 특히 일본 최대 옥수수녹말 제조업체인 일본식품화공은 지난 2월 미국산 GM 옥수수를 수입, 처음으로 청량음료용 감미료 재료로 식품업체에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콩도 마찬가지다. 일본 식용유로 쓰는 콩(전체의 72%) 역시 거의 다 GMO다. 미국산 목화의 수입은 28.5%에 달했다. 문제는 콩이든 옥수수든 농작물의 수입 때 GMO의 구분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 측도 “수입 작물 중 GMO양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의 GMO식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75%가 부정적인 반면 13%는 긍정적이라고 봤다. 부정적인 시각의 이유로 78%가 GMO식품 섭취 때의 불확실성,69%는 GM 자체에 대한 불신 등을 꼽았다. 그린피스 재팬의 GMO 담당인 다나하시 사치요는 “현행 표시제로는 GMO가 들어간 식품인지 구분할 수 없어 소비자들이 GMO식품을 먹지 않을 권리조차 보장돼 있지 않다.”면서 “최소한 유럽연합(EU)의 GM표시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EU의 GM표시제는 모든 식품을 대상으로 한 데다 혼입률도 0.9% 이하로 가장 엄격한 편이다. hkpark@seoul.co.kr ■ 유럽 - 안전 강화속 ‘GM 대세론’ |파리 이종수특파원|GM 작물의 수입과 재배 문제는 지금도 EU의 ‘뜨거운 감자’다.1996년 GM작물 수입을 허용한 EU는 98년부터 2004년까지 일시적으로 수입 유예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다 미국·캐나다·아르헨티나 등의 제소로 2006년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불공정 무역관행 판정을 받았다. 이후 EU는 GM작물 수입을 재개했다. 대신 승인 과정을 더 엄격히 했고 수입 GM작물에 대한 표시제도도 한층 강화했다. ●재배 허용 국가 아직은 적어 수입 허가 이후 GM작물에 대한 EU회원국의 주된 기류는 부정적이었다.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증거가 없고 토양 황폐화 등 환경 오염을 초래한다는 논거에서다. 수입도 미국 몬샌토사의 MON810 옥수수만 허용하고 있다. 재배를 허용하는 국가도 스페인·포르투갈·독일·체코 등에 불과하다. 프랑스는 2002년부터 GM옥수수 재배를 허용했다. 이후 규모가 갈수록 커져 재배면적이 지난해 2만 1174㏊로 스페인(7만 5148㏊)에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로 넓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농민단체, 녹색당 등의 강력한 반발로 GM옥수수 재배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총리실은 지난 1월 GM작물 재배와 판매를 금지하는 긴급조치를 내렸다. 이어 미셸 바르니에 농업장관도 2월 “프랑스 영토에서 GM 옥수수 종자인 미국 몬샌토사의 MON810 옥수수 재배를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문가 위원회가 “애초 발표보다 포자 확산 범위가 넓고 살충 과정에 다른 나방이나 미생물이 희생되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고 판정했기 때문이다. ●“사료 비싸 GM작물 수요 증가” 농민운동가 조제 보베가 단식 투쟁을 하면서 MON801 재배 금지를 촉구한 것도 한 요인이다. 이에 수입 급감을 우려한 재배 농민들이 법원에 제소했으나 무릎을 꿇었으며 금지조치 유예 요구도 거부당했다. 그러나 재배 금지를 놓고 여권에서도 이견이 팽팽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장-루이 보를루 프랑스 환경장관은 지난달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환경장관 회의에서 “안전·환경 등 광범위한 문제를 고려할 수 있도록 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현행 EU의 GM작물 승인 규정을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폴란드·이탈리아·스페인은 보를루 장관의 제안에 동의했지만 나머지 국가들이 사안의 민감함을 고려, 공론화에 반대하면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현재 EU가 재배를 허용하고 있는 GM작물은 MON810 옥수수다. 대부분 가축 사료로 쓰이는데, 대표적 재배 국가는 스페인이다. 최근 재배 금지를 결정한 프랑스를 비롯, 오스트리아·헝가리·그리스 등 대부분의 회원국은 농민·소비자 단체 등의 요구에 따라 재배를 불허하고 있다. 반면 GMO재배가 차츰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영국 농산물가공회사 ‘테이트&라일’의 이안 페르구손 회장은 “GM기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역사적 순간에 직면했다.”며 “많은 세계적 농산물 수출회사들이 벌써 GM작물을 수출품목으로 채택했기에 이를 무시하면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 농업 로비단체인 코파-코제카도 “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가축산업이 사양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GM작물 사료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vielee@seoul.co.kr
  • 하원외교위, 새 ‘북한인권법’ 승인 부시 “北주민 권리·자유 지원” 성명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올해 9월말로 시효가 만료되는 미국의 ‘북한인권법’을 오는 2012년까지 연장하는 ‘2008 북한인권 재승인 법안’이 30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처리됐다. 이 법안은 공화당의 일리나 로스 레티넨 의원이 발의했으며 민주당 소속 하워드 버먼 외교위원장과 게리 에커먼, 크리스토퍼 스미스 등 하원의원 7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법안은 더 많은 탈북자의 미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해외에서 미 정부 직원에게 정착희망 의사를 표시한 북한 국적자나 시민에 대해 정착문제가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추가로 명시했다. 미국 보호를 원하는 탈북자를 위해 아·태지역 국가 정부의 협력과 허가를 얻도록 미 정부가 노력하며, 현재 임시직인 북한인권특사를 상시직으로 전환토록 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에 정착한 북한인은 37명이다. 이런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인권주간을 맞아 이례적으로 ‘대통령 성명’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인간으로서 고유한 권리와 자유를 얻기 위해 투쟁하는 것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언젠가 북한 주민들이 자유의 축복을 누리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kmkim@seoul.co.kr
  • [佛 68혁명 40돌] (1) 계승과 단절

    [佛 68혁명 40돌] (1) 계승과 단절

    1968년 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68혁명이 40주년을 맞았다. 프랑스 낭테르 대학 교내시위로 첫 발을 뗀 혁명은 베트남전, 옛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 물질 만능주의 등 국제적인 문제와 맞물려 독일, 미국,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에 문화적 충격을 줬다. ‘타는 목마름으로….’ 혁명은 멈추지 않는다.40년 전 세계를 뒤흔든 68혁명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적 의미로는 당대 시계에서 멈췄다. 그러나 당시 분출된 새 사회에 대한 열망은 이후 녹색당과 적군파, 시민운동, 성(性)혁명, 페미니즘, 전위적인 예술 실험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었다.40주년을 맞는 지구촌 표정과 당시 현장을 지켜본 석학들의 증언을 통해 ‘계승과 단절’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파리 이종수특파원|해마다 5월이면 프랑스 전역이 들끓는다. 세계를 뒤흔들었다고 평가받는 1968년 5월 혁명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열기 때문이다. 그만큼 프랑스인들의 정신사에 큰 자취를 남긴 대사건이었다. 특히 올해는 40돌이어서 열기가 더 뜨겁다.1400여곳에서 축제·전시회·토론회·영화제 등이 잇따른다. 최근 발행된 관련 신간만 60여종에 이를 정도다. 숫자의 의미만 아니라 올해 68혁명은 유달리 뜨거운 이슈로서 살아 숨쉬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2차 국면에서 당시 여당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가 “68혁명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고 도발적으로 주장하면서 뜨거운 논쟁으로 떠오른 것도 한 요인이다. 당시 사르코지 후보는 3만여명의 지지자가 모인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68혁명의 유산이 영원히 이어갈지 청산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선거”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프랑스의 ‘정신적 터부’를 건드렸다. 68혁명이 끝나지 않았다는 구체적 정황은 지난달 시작한 고교생들의 시위에서도 확인된다. 일주일에 두 차례 진행된 고교생들의 시위는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파리 인근 고교생의 주도로 시작한 이번 시위가 교원 노조나 대학생 단체, 교육관련 노동조합이 가세하면서 3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2주 전에는 시위 현장에서 “새로운 68혁명이 필요하다!!!”는 벽보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오는 15일과 24일에는 교육 관련 18개 단체들이 총궐기할 태세여서 앞으로 시위가 어떻게 확산·전개될지 주목된다. 일단 학생 시위에 노동조합이 가세한 양상은 68혁명과 비슷하다. 물론 이번 시위가 제2의 68혁명으로 확대된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68혁명은 프랑스인들의 ‘지금, 여기의’ 기억을 지배하고 있다.40년 전 그때 무슨 일이 있었기에 68혁명의 잔재가 이토록 깊고 오래 각인되고 있는 것일까? 출발은 단순했다. 진앙지인 파리 북서쪽 낭테르 대학.1964년 신설된 뒤 지나치게 많은 학생수, 비현실적 교육 내용, 가부장적 분위기 등에 반발한 사회학과 학생들이 67년 11월 수업을 거부하고 학장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면담이 거부되면서 대학개혁 이슈는 파리 모든 대학으로 번졌다. 전국대학생연합의 주도로 시작된 수업거부에 대학측은 공권력 진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베트남 반전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8명이 체포되면서 학생운동은 조직적 양상을 띠었다. 다니엘 콘-벤디트가 결성한 ‘3·22운동’은 “오직 기존 체제의 파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투쟁 목표를 넓혔다.5월 들어 학생들은 소르본 대학 폐쇄에 맞서 10일 밤 인근 라탱지구 곳곳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를 벌였다. 진압 과정에서 수백병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차츰 교원 노조, 고등학생 단체가 가세했고 13일에는 노동총동맹이 연대하면서 ‘성난 물결’은 걷잡을 수 없었다. 21일에는 전국적인 노동자 총파업으로 확산됐다. 이에 드골 정부는 경찰을 동원했고 의회를 해산한 뒤 6월 23·30일 실시한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급진적 좌파조직을 불법단체로 규정하며 시위 금지령을 내렸다.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끝났고 좌파들은 ‘새로운 68투쟁’을 찾아 나섰다. 때마침 독일·스위스·벨기에 등 인근 나라에서도 68혁명의 불꽃이 타올랐다. 독일의 경우 명분없는 베트남전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학생운동 지도자 루디 두치케의 피습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이에 정부가 긴급조치법 제정으로 강경 대응하면서 6만여명의 학생과 좌파 진영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노동계의 소극적 태도 탓에 대학생 시위로 분출되는 양상이었다. 대중과 유리된 운동 방식은 70년대 적군파 출현으로 이어졌다. 68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단순한 정치 혁명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문화 전반을 바꾸려는 문화혁명이었다. 프랑스의 대표적 철학자 앙드레 글뤽스만은 “삶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고 했던 게 68혁명이었고, 실제로 그 이후로 모든 생활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68혁명 당시 학생운동이 노동운동으로 확산된 기폭제 역할을 했던 르노 자동차 공장의 한 노동자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금과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 데에는 혁명정신이 오롯이 녹아 있다. vielee@seoul.co.kr ■ 68혁명 프랑스-독일 연표 ▲1968년 1.31 프랑스 파리소재 대학 수업거부. ▲3.20 프랑스 소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폭파사건. ▲3.22 프랑스 낭테르 대학본부 점거. 학생조직 ‘3·22운동’ 탄생. ▲4.11 독일, 학생운동가 두치케 피습. ▲5.2 낭테르 대학 폐쇄. ▲5.3 프랑스 학생들, 소르본 대학 집결. 경찰 진입,527명 체포 뒤 소르본 대학 폐쇄. ▲5.6 파리 소재 대학들 폐쇄, 학생들 시위 격화,422명 체포. ▲5.11 독일, 긴급조치법 선포에 반대 시위. ▲5.13 프랑스 노동자들 총동맹 파업. 독일 경찰, 마르쿠제 강연 방해 및 강의실 진입. ▲5.21 프랑스 노동자들 전국적 총파업. ▲5.27 독일 학생들 프랑크푸르트 대학 점거. ▲5.30 드골 프랑스 대통령, 국회해산 선언. ▲6.12 프랑스 총파업 종결. 급진적 좌파조직 불법단체 규정. ▲6.13 프랑스 극좌파 계열 11개 학생조직 강제 해산. ▲9.22 독일 공산당 창당.
  • 신세대들의 엇갈린 평가

    |파리 이종수특파원|‘열정과 냉정 사이….’ 68혁명 40돌을 맞는 프랑스 대학생들의 표정이다. 혁명 주축이었던 대학생들의 2세들은 자신이 처한 조건 등에 따라 평가나 전망도 나뉘었다. 지난달 28일 68혁명의 상징인 파리 소르본 대학 앞 광장.‘그날의 함성’을 증언하는 즐비한 사진 앞에서 어떤 모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미니크 뒤부아(60)는 소르본대 역사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딸 에바(20)에게 “엄마가 이곳 시위에 참가했는데 처음엔 너무 무서웠어.”라고 당시 경험을 들려준다. 딸이 “구체적으로 어땠어요?”라고 묻자, 어머니는 “모든 세대들이 터놓고 이야기하는 일종의 코뮌(공동체) 분위기였단다.”라고 답한다. 이들에게 68혁명은 소중히 간직해야 할 역사적 경험이다. 도미니크는 “젊은 세대와 여성들의 자유·권리를 크게 늘린 대사건으로, 본질적 정신은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부모들의 증언에 무관심한 대학생도 있다.22일 파리5대 앞에서 만난 샤를-앙리 브누아(22·수학과)는 “올해가 40주년인가?”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며 “부모님 세대의 큰 사건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파레스 압델리(23·의대)도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견줘 현재적 의미를 강조하는 이도 있다. 파리1대 영화학과 석사2과정의 로낭 고비스(25)는 “68혁명은 ‘좌절된 꿈’이 아니라 강력한 신화로 남아 있다.”며 “혁명에 대한 기억이 생생해야 사르코지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우리의 삶을 옥죄려는 세력에 맞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 급진적인 시각도 있다. 파리8대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마친 로르 코레(30)는 “68혁명은 기성세대의 도덕적 규범과 가치관이 주는 중압감을 견딜 수 없었던 당시 대부분 젊은이들을 각성시킨 ‘비등의 순간’이었다.”며 “대학생과 노동자가 처음으로 어깨를 맞대고 처음으로 여성투쟁이 가능했던 문화적 열광, 혁명·유토피아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대학생들의 이런 생각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할까. 파리7대에서 언어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글로리아 셰레(25)의 말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녀는 “나는 68혁명을 불합리한 전통에서의 해방운동으로 생각하는데 남편은 일종의 폭동으로 바라본다.”며 “우리 부부의 이런 극단적 차이는 부모님의 시각과 계층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골에 살던 그녀의 어머니에게 68혁명은 여학생에게 바지도 못 입게 하는 권위주의적 전통을 바꾸려 한 운동이었고, 파리의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시부모들은 보수적 시각으로 바라봤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vielee@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친박 복당’ 문제의 실천적 해법

    [김형준 정치비평] ‘친박 복당’ 문제의 실천적 해법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탈당한 친박 당선자들 복당 문제에 승부수를 던졌다. 기자간담회 형식을 통해 “당권을 위한 7월 전당대회에 나가지 않을 테니 친박 인사들을 전부 복당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당 일각의 선별 복당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잘못된 생각”이며 “공당에서 미운 사람 고운 사람을 골라 받을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의 요구에는, 친박 인사들의 복당을 반대하는 것은 공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는 논리가 깔려 있다. 총선에서 한나라당 복귀를 내걸고 국민 심판을 받은 이상 복당 거부는 민심을 거역하는 것이라는 논리이다. 한편 강재섭 대표와 주류인 친이명박계는 “국민이 만들어준 총선 결과를 인위적으로 변경해서는 안 되며, 오로지 권력투쟁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집안으로 들여서 계파싸움을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로 ‘복당 불가’ 입장을 고수한다. 어느쪽 논리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국민과 민생은 안중에 없고 오직 계파정치와 당권경쟁에만 몰두하는 한나라당에 배신감과 절망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친이·친박간의 소모적인 계파싸움은, 결국 정권이 교체된 지 두 달밖에 안 됐지만 마치 2년이 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솔직히 국민 눈에 친박 복당 문제는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나라당판 오만과 무능으로 비춰진다. 한나라당은 언제까지 칙칙한 친박 복당 논란을 벌일 것인가?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경제를 살리고 집권당의 위상과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계파 해체를 선언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대통령은 “친이도 친박도 없다.”고 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분명 이번 총선 공천과정과 수도권 압승을 통해 한나라당을 명실상부한 ‘MB당’으로 전환시켰다. 박 전 대표는 “계파정치를 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에게 꼭 살아서 돌아오라고 용기를 주고, 친박 당선자 복당에 앞장서는 모습은 계파 수장으로서의 행보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대통령이 계파가 없다고 강변하고,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불참한다고 선언해도 있는 계파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금은 득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끝내는 독이 되어 돌아올 추악한 계파정치의 늪에서 벗어나 큰 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버림의 미학’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 지금은 무엇을 얻을지 생각할 때가 아니라 무엇을 버릴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뜻이다. 계파해체 선언과 함께 두 사람은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통합과 화합의 장으로 만드는 데도 합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도록 당헌 당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당 대표는 원내인사에 구애받지 말고 화합형 인사로 합의 추대하고, 최고위원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출함으로써 당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에 협조할 필요가 있다. 새롭게 선출된 당 대표는 최우선 과제로 친박 복당 문제를 해결하면 보다 완벽한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은 성공의 길을 걷고, 박 전 대표는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졌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의원들을 계파가 아니라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의원들이 계파에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줄을 서서 소신에 따라 의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제는 그들을 놓아줘야 한다. 이때만이 ‘선거를 통해서 선출된 동등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회에 구속력 있는 법을 제정하는 회의체’인 국회가 정상화되고 한나라당의 공멸을 막을 수 있는 길이 비로소 열릴 것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하남 화장장 타협안 지켜질까

    광역화장장 유치 불발로 불거진 경기도와 하남시의 갈등이 김문수 지사와 김황식 하남시장의 극적 타협으로 해결점을 찾았지만 정작 실현 가능성에 대해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원이 기피시설 유치 반대급부가 아닌, 단순 회유성 대가여서 자칫 다른 자치단체와의 형평성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지원 규모나 액수가 명시되지 않은 급조된 합의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하남시는 29일 단식투쟁을 벌이던 김황식 하남시장이 김문수 경기지사와 28일 밤 극적으로 타협했다고 밝혔다. 지원내용은 대학유치기반시설과 생태하천 조성, 물류기반시설 지원 그리고 상습정체구간 해소사업 등 모두 5가지다. 그러나 합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리 만만치가 않다. 연차적으로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하남시가 계획하고 있는 덕풍동 일대 13만여㎡ 규모의 물류기반시설 투자계획 하나만도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데다 나머지 시설도 막대한 자금이 적기에 투입되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칭 ‘대타협’이라는 경사 속에 비난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타협이 서로간에 사전 양해가 있었다며 비난하고 있다. 게다가 재정자립도가 도내 최하위인 양평군의 경우 소규모 전철역사인 오빈역 건설비용조차 지원받지 못해 없는 살림에 전액 자비로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볼 때 불평등 지원이란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하남시 주민소환추진위원회 김근래 위원장은 “김 지사와의 합의는 화장장 포기를 위한 김 시장의 명분찾기”라며 “규모와 액수도 문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협상을 끝낸 이번 상황은 당초 화장장 설립 당시와 유사하다.”고 말했다.하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하남시 광역화장장 포기

    하남시 광역화장장 포기

    광역화장장 유치를 둘러싸고 1년6개월간 갖은 곡절을 겪었던 경기도와 하남시와의 갈등이 28일 타결됐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김황식 하남시장을 만나 하남시 광역화장장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각종 현안사업에 대한 예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경기도의 광역화장장 포기 방침에 반발, 김 시장이 단식 투쟁을 선언하는 등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상황이 일단락됐다. 도가 하남시에 지원키로 한 사업은 ▲중앙대 유치를 위한 기반시설지원▲덕풍천 자연생태하천 조성지원▲서울∼하남간 상습정체구간 해소사업(덕풍골 터널)▲대규모 물류기반 시설 유치 및 투자지원 ▲기타 하남시 발전을 위한 사업 등이다. 하남시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는 대신 광역화장장 문제는 경기도의 정책 방향에 따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는 하남시에 대해 오는 5월26일부터 시행되는 ‘1시·군 1화장장 설치’를 원칙으로 하는 새로운 ‘장사법’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하남시는 광역화장장 대신 2∼3기의 소규모 화장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남시는 당초 1200억∼2000억원의 인센티브와 3000억원의 건설비용 등을 경기도로부터 지원받아 16기 규모의 화장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김 시장은 “도가 지난 1년6개월간의 갈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하남시의 어려운 숙원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하남 광역화장장 갈등은 이것으로 끝나고 하나된 모습으로 경기도의 장사정책 방침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문수 지사는 “하남지역의 90%가 그린벨트이고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다. 하남시장이 지역발전을 위해 어려운 광역시설을 유치하려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애썼다.”면서 “광역 화장장으로 인한 갈등은 여기서 일단 마무리짓고 하남시를 발전시키는 방안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시장은 광역화장장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에 의해 주민소환투표에 회부돼 두차례나 시장 직무를 정지당했으며 경기도는 서울시와의 빅딜 무산과 개정 장사법 시행 등을 이유로 총선 직전 광역화장장 건립지원 포기 입장을 밝혀 양측간 갈등이 심화돼 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고만고만’ 10여명 짝짓기 경쟁

    ‘고만고만’ 10여명 짝짓기 경쟁

    통합민주당의 원내 사령탑 선출을 둘러싼 구도가 유례 없는 합종연횡에 휩싸일 전망이다. 뚜렷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거물급 주자가 없다 보니 거론되는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이다. 당에서는 다음달 중순쯤 원내 지도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다음달 말이면 한나라당 등 각 정당의 원내 지도부가 18대 원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당내 상황은 구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화학적 결합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10년만의 야당 생활에 적응이 안된 상태다. 당 핵심관계자는 “집권 10년의 경험 때문에 ‘대안 야당’상과 상충된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다 보니 현재까지 10여명의 도전자가 출사표를 던질 채비다. 지역 및 당권주자와의 제휴설 등을 토대로 복잡한 세력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심지어 ‘열린우리당 VS 비열린우리당’ 구도도 나온다. 현재 3선의 원혜영 의원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수도권 출신에 원만한 성격으로 화합이 중요한 당 상황에 적임자라는 평이다. 상당수 중진 의원들이 힘을 모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출신의 정세균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할 경우 지역적 궁합이 잘 맞는다는 기류도 있다. 그러나 이들 두 사람으로는 강력한 야당상을 구현하는 데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투쟁성이 강한 박영선 의원을 원내수석부대표로 점찍어 뒀다는 소문이 들린다. 이미경 의원은 개혁야당상의 대표주자를 자임한다. 원내 개혁그룹과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의 지지 속에 강력한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김근태·한명숙 의원 등 개혁 성향 의원그룹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여성 의원들의 세 결집도 노린다. 당내에선 “4선의 중량감 있는 의원이라 책임있는 자리를 맡겨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대를 내비쳤다. 최근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도 눈여겨볼 후보다.‘삶의 질을 중시하는 진보’를 제시한다. 상생과 연대의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손학규 대표측과 수도권 의원들의 지원이 예상된다. 원혜영 의원이 나설 경우 원내대표를 접을 것이라는 당내 일각의 관측에 대해 김 의원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측근은 “원 의원과 표 대결을 원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피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송영길 의원이 당 대표에 나설 경우, 제휴설이 거론된다. 구 민주당 출신의 박주선 당선자도 원내대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주엔 김한길 의원과 박상천 대표를 연쇄 접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주류세력 교체를 강조하며 열린우리당 색깔 빼기를 설파 중이다. 정동영계의 브레인으로 통하는 이강래 의원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원내대표로 나선다면 만년 여당 이미지를 탈피, 야당의 체질개선에 주력한다는 생각이다. 열린우리당 탈당을 주도했던 김한길 의원측의 호응이 관측된다. 충북지역의 맹주를 자처하는 홍재형 의원은 지역 의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당권에 나설 경우 동맹설이 나온다. 열린우리당 시절 천 의원이 원내대표로, 홍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낙연 의원도 서민을 위한 실용진보를 외치며 원내대표 출마를 결심했다. 구 민주계 탈당파 의원그룹들의 지지를 바라고 있다. 구혜영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연금개혁 반대투쟁 본격화

    공무원노조가 공무원연금 개혁문제와 정부조직 개편작업에 맞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장외투쟁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26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조합원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정부가 16조원에 이르는 공무원연금을 부당 사용하면서 부실화를 초래했지만,‘국민의 혈세가 공무원연금으로 샌다.’며 기만하고 있다.”면서 “공무원노조 참여를 보장한 단체협약을 무시한 채 몰아붙이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또 ▲공무원 강제퇴출 및 민영화 반대 ▲노사협약 성실이행 등도 정부측에 촉구했다. 정부는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한 1단계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데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특별지방행정기관, 경찰·소방·교원·집배원 등 공직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2단계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갈수록 멀어지는 EU-中] 유럽의회 “中, 아프리카 독재 지원”

    [갈수록 멀어지는 EU-中] 유럽의회 “中, 아프리카 독재 지원”

    |파리 이종수·베이징 이지운특파원|유럽의회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의 아프리카 자원외교를 비난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유럽연합(EU)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유럽의회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본회의를 열고 결의안을 618대 16으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중국이 석유 등 원자재 확보를 위해 억압적인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무분별하게 투자, 지원함으로써 인권 탄압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럽의회는 또 “중국이 유엔 금수조치를 무시한 채 수단을 비롯해 짐바브웨·라이베리아·콩고 등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며 “EU 회원국들은 중국에 대해 무기금수조치를 유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다르푸르사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와 수단 정부에 대한 무기 수출 확대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앞서 유럽의회는 지난 9일 티베트 사태에 대한 중국의 유혈진압을 비난하면서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에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촉구, 중국의 반발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중국-EU간 첫 고위급 경제대화가 25일 베이징에서 열려 결과가 주목된다. 마누엘 바로수 집행위원장은 통상, 환경 담당 등 9명의 집행위원이 포함된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24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EU측은 이번 회담에서 경제마찰 해소 문제는 물론 티베트 소요사태와 관련한 인권문제도 비중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하네스 라이텐베르거 EU 집행위 수석대변인은 “바로수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과 만나 인권과 표현의 자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내에서 까르푸 불매운동 등 프랑스 규탄 시위 및 반 유럽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할 계획이다. 한편 베이징시는 자매도시인 파리시에 대해 협력 및 교류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홍콩 경제일보가 24일 보도했다. 파리시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게 명예시민권을 준 데 대한 반발이다. vielee@seoul.co.kr ■용어클릭 ●다르푸르사태 아프리카판 킬링필드로 불린다.2003년 수단 정부가 다르푸르 지역에 아랍화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아랍인들이 반발해 정부군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면서 시작된 21세기 최악의 유혈분쟁이다. 지난 5년간 최소 20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25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 공공부문發 춘투 비상

    공공부문發 춘투 비상

    노동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6월말∼7월초 총파업 등 대규모 투쟁설이 퍼지고 있는 데다 이를 뒷받침하는 조짐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4일 노동부와 민주노총·한국노총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조직 가운데 가장 결집력이 강한 금속노조의 산별교섭과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 조정이 도화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노총 명분 쌓기 돌입 민주노총은 산별조직의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석행 위원장은 지난 10일부터 산별조직을 순회 방문하는 ‘산별대장정’에 들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산별조직의 파업권을 위임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초(5월2∼8일)에는 금속노조 방문이 예정돼 있다. 금속노조는 “단체협약이 만료되는 다음달 1일부터 사용자 단체들이 중앙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산별교섭이 6월말∼7월초 투쟁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산별교섭과는 별도로 현대자동차노사가 다음달 10일부터 임금협상을 벌일 예정이다.GM대우 노조도 특별성과급 등을 요구하는 별도의 임단협을 마련했고, 기아자동차도 조만간 임단협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별교섭에 대한 사용자측의 부정적인 시각이 강해 5월 교섭이 불투명하다.”면서 “노동계는 이를 빌미로 이미 투쟁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기폭제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방침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모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노총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앞장서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며, 민주노총도 공무원노조, 전교조 등이 참여하는 ‘공공부문 시장화 사유화 저지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했다. 민주노총은 다음달 1일까지 사회공공성 지킴이 1만명을 조직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 중 부처별로 산하 공기업 민영화 방안을 제출받기로 하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어 노동계와의 충돌 가능성이 있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사실상 5월부터 대정부 투쟁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면서 “산하 조직의 투쟁의지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6월말 쯤이면 절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2010년까지 미뤄 놓은 노사관계 선진화제도의 입법화도 노정간 충돌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오는 7월1일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들도 2년 이상 계약직 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지난해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 첫 적용될 때처럼 무더기 해고사태가 예상된다.7월 이전에 법적용을 회피하려는 소규모 사업장들이 나올 것으로 보여 노사, 노정간의 갈등이 증폭될 공산도 있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정규직근로자의 50% 이상이 30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돼 있지만 정규직 전환 여력은 오히려 떨어져 심한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親朴복당·靑정무라인 개편’ 격론

    ‘親朴복당·靑정무라인 개편’ 격론

    한나라당은 2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18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열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당내 최대 현안인 청와대 정무라인 개편과 친박(친 박근혜) 탈당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둘러싼 격론도 벌어졌다. 강재섭 대표는 인사말에서 “153석은 오만해서는 안 되는 숫자”라며 “여러분이 선거 때 약속한 일들을 하나하나 실천함으로써 국민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대선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와는 동반자 관계라고 얘기했다.”며 “이를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두 분이 만나도록 기회가 되면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워크숍에서는 청와대 정무라인 개편 문제를 둘러싼 친이(친 이명박) 내부의 갈등이 거듭 표출됐다. 정두언 의원은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무라인 전면 개편’을 주장한 것과 관련,“국회의원은 시중에 있는 얘기를 전달하고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얘기가 있으니까 하는 거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나한테 알려 달라.”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도 분임토의에서 “실수가 반복되면 그것은 인사 혹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재정비돼야 한다.”면서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은 청와대 내부에서 판단하고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기자들에게 “기능을 보완하면 될 것을 교체하자고 덤비는 것은 속 좁은 생각이고 작은 권력투쟁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럽다.”고 일침을 가했다. 친박 탈당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지속됐다. 친박측 주성영 의원은 긴급발언을 통해 “153석이 국민이 저희에게 준 심판이니까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는 논리는 인위적으로 국민의 뜻을 거슬러 가면서 문을 잠그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있다.”고 복당 불가론을 비판했다. 유승민 의원도 “잘못된 공천이라는 원인을 제공한 쪽은 한나라당”이라며 “친박 무소속이든, 친박연대든 가리지 않고 하루 속히 전원을 일괄 복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타운 문제 긴급대책소위를 구성한 정몽준 최고위원은 “뉴타운을 건설한다고 집값이 오른다고 하는 것은 정확한 원인이 아니다.”라면서 “집값이 오르는 것은 좋게 봐야 하고, 값을 내리려면 세금폭탄으로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박근혜 전 대표는 불참해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이명박 대통령 형인 이상득 의원은 오후쯤 워크숍에 참석했다. 전광삼 홍희경기자 hisam@seoul.co.kr
  • [이달의 판결] 광통신 전문가 이형종 교수와 제자들 ‘기술 유출’ 무죄

    [이달의 판결] 광통신 전문가 이형종 교수와 제자들 ‘기술 유출’ 무죄

    전직하는 연구원과 ‘산업스파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단속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법조계와 지적재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기술유출을 방지하겠다는 이유로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세밀히 조사하지 않은 채 혐의사실을 발표하고 법정에 세워 전문기술인들의 명예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이어 잇따라 무죄 선고 18대 총선 하루 전인 지난 8일 광주지법 법정에선 6명의 피고인과 가족들의 기쁨에 찬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해외로 국내 기술을 유출하려 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3년 동안 벌여온 법정 투쟁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이재강 부장판사)는 창업한 벤처기업의 핵심기술을 빼내 경쟁업체에 넘겨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형종 전남대 물리학과 교수와 제자 최모(32)씨 등 6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교수와 제자들이 개인 노트북 등에 가지고 있던 자료들은 이미 공개된 내용이며 영업비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 교수는 사건에 휘말리기 전 광통신에 이용되는 부품의 전문가로 국내에서 첫손가락에 꼽혔다. 그러나 2005년 1000억원대의 해외 기술유출을 제자들에게 지시한 혐의가 수사기관에 의해 발표되면서 3년간의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국립대 교수지위도 정지됐고, 신기술 개발을 위해 호주 대학에 가 있는 사이 지명수배돼 귀국과 동시에 구속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화우의 최성식 변호사는 “유출되었다는 기술은 90년대 초 공과대학을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내용이었다.”면서 “수사기관이 조금만 더 살펴보았더라면 피고인들이 이처럼 오랜 기간 고통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자 실무센터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고영회 변리사는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가 국부를 낳는 인재를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최정열 판사도 증권분석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복제해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일본회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부정한 이익을 취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프로그래머 최모(44)씨 등 3명에 대해 “기술유출을 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변호사와 지적재산 전문가들은 최근 나온 기술유출사건의 무죄선고를 계기로 기술유출 수사의 전문성 제고 등을 주문하고 있다. 한 변호사는 “기업이 기술에 대한 잘못된 소유욕 때문에 기술유출과 관련한 법을 악용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특허처럼 중요하고 한정된 기술을 보호하려는 법이 인재를 잡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도 “기술유출 사건은 어찌보면 국가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엔지니어 한 사람의 인생이 걸려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수사기관이 애국심에 호소하는 국부유출을 근거로 전문성에 근거한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피해자만 만들어낼 뿐”이라고 비난했다. 광주과학기술원 이용탁 교수는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던 인재가 한순간에 매국노로 몰리는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기술을 소유하려는 노력보다 기술자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어렵고 피해내용 파악도 힘들어 기술유출 사건은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일반 형사사건보다 수사하기가 쉽지 않다. 피해손실 규모도 추정치가 대부분이며, 실제 피해가 확인되는 경우는 드물다. 또 수사는 대부분 국정원과 검찰의 공조 아래 제보 등을 바탕으로 은밀히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성격상 검찰에서 수사결과를 내놓을 땐 이미 사건이 종결된 것처럼 발표된다. 수백억원에서 수조원까지 엄청난 금액의 국부가 유출되는 것처럼 알려지는 게 대다수다. 최근 일어난 유조선 기술유출 사건의 경우 수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사건으로 알려졌다.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선고받는 경우도 있다. 일선의 한 검사는 “기술유출사건은 입증이 쉽지 않아 고소·고발인 등 제보자의 말이 수사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술적인 부분은 워낙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검사는 “일방적인 얘기보다는 기술에 대한 신중한 수사로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의 한 판사도 “기술유출 사건은 실제 피해액이 특정되는 경우가 없어 어느 정도 피해가 있었는지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피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와 영업비밀이라는 두 가지 권리가 상충해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기술유출범’ 딱지 3년만에 뗀 이형종 교수 “구속돼 고생한 제자들에 미안할 따름”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제자들이 못난 선생을 만나 억울한 누명으로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미안할 뿐입니다.” 3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무죄판결을 받은 전남대 물리학과 이형종 교수의 담담한 소감이다. 이 교수와 함께 기소된 제자들은 대학원 재학 중 발생한 사건으로 아직까지 학위 논문도 끝내지 못하고 있다. 광통신 단지가 있는 광주광역시 외곽 인근 장성에서 만난 이 교수 얼굴에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말해주듯 주름이 깊게 패어 있었다. 그가 기술유출사범이라는 오명을 쓴 것은 2005년. 안식년을 이용해 호주로 건너가 현지 대학에서 연구를 수행하던 중 수사기관에서 국내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했다며 자신을 지명수배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전남대는 이를 이유로 자신에 대해 정직을 결정했다. “당시 호주대학에서 한 연구는 내가 개발한 기술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고 운을 뗀 이 교수는 “귀국했더니 5명의 제자들이 구속되거나 검찰에서 조사를 끝낸 상태로 이미 모든 사람들이 귀를 닫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1심 재판 당시 아무 것도 준비할 수 없었고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입장이 단호한 것 같아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기술유출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로 했다. 기소된지 수개월만에 그와 제자들은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달랐다. 이 교수와 변호인은 기술유출 혐의로 기소된 것이 엉터리라는 점을 증명했다. 무려 2년이 넘는 장기간의 항소심 재판이었다. 통상적인 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길어야 6개월 내에 끝나는 것을 감안하면 4배 이상 긴 시간이었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제출한 자료를 모두 검토한 뒤 영업비밀과는 상관없는 자료로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현재 검찰은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 교수는 “마음같아선 이런 일로 나를 몰아넣은 사람들을 상대로 당장 책임을 묻고 싶지만 광통신 분야에서 아직도 해야 할 연구가 많다.”면서 “새로운 개발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4명의 자녀 중 2명이 이공계 대학에서 엔지니어로서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이 교수는 “이같은 일이 우리 아들, 딸 세대에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제자로 함께 기소됐다 무죄선고를 받은 최준석(당시 전남대 물리학과 대학원 재학)씨도 “열심히 연구하고 일했지만 지금 마음같아선 이공계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일 뿐”이라며 아직도 사건의 충격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은 듯했다. 자녀가 2명 있다는 최씨는 “아이들이 자라 이공계 진학을 하겠다고 하면 절대 보내지 않겠다.”면서 “기술보다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광통신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미국의 벨연구소에서 수년간 근무하며 미국 영주권을 주겠다는 제의도 마다하고 국내기술개발을 위해 귀국했다. 전남대에서 광통신분야 소자를 개발하면서 기소 전까지 국내 광통신분야를 이끌어왔다. 무죄선고 후 전남대에 복직, 또 다른 광통신 소자 개발연구를 시작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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