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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3대 세습하려 안보불안 높이나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자 지명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북한은 해외공관장들에게 김 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운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도록 했다고 한다. 부자 세습은 있었지만 3대 세습은 국제사회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긴장상태도 후계세습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1969년 미국 푸에블로호 나포와 미국 정찰기 격추 사건도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후계 지명을 받기 전에 발생했다. 북한이 김정운 후계자 내정을 해외공관에 전파한 시점은 지난달 25일 핵실험 사흘 뒤다. 북한은 핵실험 직후 6발의 스커드·노동 미사일 발사에 이어 어제 강원도 안변에서 미사일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은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로 옮겨졌다. 6·15 공동성명과 16일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서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실험과 연쇄 미사일 발사가 후계체제를 굳히려는 축포 성격이라면 경악스럽다. 북한이 3대 세습을 위해 한반도를 극도의 긴장상태로 몰고 가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의 의도적인 긴장상태 조성에 면밀한 대비를 세우기 바란다. 후계 지명 과정에서 권력투쟁 등 불확실성에 대비한 비상계획도 빠트려서는 안 될 것이다.
  • [서울광장] 유월의 레퀴엠/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유월의 레퀴엠/노주석 논설위원

    다시 유월이다. 박종철의 영문 평전 ‘박종철, 유월의 노래’(Park Jong Cheol, The Song of June)가 출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박종철 6월의 전설’ 번역본이다. 1987년 유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그의 책 출간소식을 들으면서 문득 유월의 광장을 떠올렸다. 지난 22년 동안 겪은 유월은 뜨거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끝나자마자 유월이 시작된 것도 공교롭다.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핏줄속에 ‘투쟁’이라는 DNA를 지닌 승부사 노 전 대통령이 오월의 마지막 주말에 몸을 던진 게 우연의 일치일까. 혹시 자신의 죽음이 가져올 후폭풍까지 계산한 것은 아닐까. 권력을 쥔 자에게 유월은 혹독했다. 시작은 오월이다. 오월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대가를 치러야 했다. 집권 2년째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유월의 기억은 뼈아프다. 1년 차에 경험한 촛불시위에서 극복의 노하우를 익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서거 후폭풍으로 몰아칠 ‘조문정국’의 끈을 스스로 놓아버렸다. 묻고 싶다. 이 대통령은 왜 봉하마을에 조문 가지 않았나. 참모들의 잘못이 칠할이다. 대통령의 안위를 내세우며 숨어버렸다. 정치에도 ‘스토리 텔링’이 중요하다. 감동이 없는 정치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는 이 대통령이 참모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조문에 나서는 당당한 모습이 보고 싶었다. 정국 주도권을 놓치고 끌려다니느니 차라리 계란 세례를 받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김형오 국회의장, 박근혜·박희태 한나라당 전·현 대표 등이 줄줄이 퇴짜를 맞았을 때 정면 돌파하는 대통령의 위엄을 보여줬어야 했다. 한낱 범부의 상가에도 조문을 다녀온 사람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의 대우는 다른 법이다.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을 뚫던 그 기백과 저력은 어디로 갔나. 이 대통령은 상대 진영의 유월 공세를 저지할 힘을 비축하지 못했다. 지지자 상당수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두고두고 꼬리표로 따라다닐 허물이 됐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미학을 논하는 목소리가 ‘노무현신드롬’ ‘노무혀니즘’으로 번지고 있다. 유감스럽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은 죄가 크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라. 어떤 이유로도 자살을 미화해선 안 된다. 우리는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며 단발령에 항거했던 민족이다. 그의 자살에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 또한 오열하는 이만큼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상중이기에 험담을 삼갔을 뿐이다. 피의자가 하루아침에 영웅으로 변신하는 사회는 하류사회다. 그는 난관을 돌파했다기보다 포기했다. 도덕적으로 훼손된 자신을 견디지 못했다. 죽음을 앞둔 맹수처럼 스스로 떠났을 뿐이다.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기회로 삼으려는 정치세력이나 무리들이 ‘유월의 레퀴엠(진혼곡)’을 틀어놓고 반전을 꾀하고 있다. 타인의 죽음에 기대려는 자들의 발호다. 지루한 다툼을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가려는 속셈마저 읽힌다. 순수한 추모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진보와 보수의 소모적 대결, 나라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북핵의 위협, 100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자로 상징되는 나락에 빠지기 일보직전의 경제가 각각 놓여 있다. 입맛에 맞는 한 가지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헤쳐나갈 것인가. 유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이명박 정부의 운명이, 한국호의 미래가 걸려 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이달말 종료

    다음달부터 승용차 가격이 최소 20만원 이상 오른다. 개별소비세 30% 인하 조치가 이달 말 끝나기 때문이다. 1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이달 말 끝내기로 방침을 정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실물경제가 일부 호전되고 있는 데다 노후차량에 대한 세제 지원까지 이뤄지는 상황이어서 내수 부양을 위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연장하지 않기로 관계부처간 의견조율을 마쳤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12월19일부터 올 6월 말까지 구입하는 승용차에 한해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했다. 이로 인해 국산 소형차는 20만~30만원, 중형차는 30만~50만원 정도의 가격인하 효과가 생겼다. 정부는 노후차량을 경차로 교체할 때 보조금을 주는 방안은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 검토하기로 했다. 경차는 이미 개별소비세와 취득·등록세 면제 대상이기 때문에 신차 구입 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혜택 제공을 위해 100만원가량의 신차 구입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제기됐지만 회기가 촉박해 채택이 무산됐다. 정부는 또 노후차량 교체에 대한 세금 감면을 지속할지를 오는 9월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국회는 지난 4월 연말까지 노후차량 교체 때 세금의 70%를 감면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에 대한 종합평가를 정기국회 전까지 실시, 세제 지원의 조기 종료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현재 쌍용자동차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고 현대·기아차그룹 노조가 구조조정 방지를 위한 연대 투쟁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어 상황에 따라 정부가 세제 지원의 조기 종료를 결정할 수도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금은 노후차량 교체 세제 감면을 시작(5월1일)한 지 한 달밖에 안돼 종료 여부를 언급하기 힘들다.”면서 “하지만 조기 종료를 하려면 세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국회일정 등을 감안할 때 일러야 10월 말에나 가능해 별다른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김성수기자 windsea@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28명 탑승 佛여객기 사라져 천안 명물 호두과자에 ‘천안 호두’ 없다   “보이지 않게 날 밀어…” 盧추모 랩 화제 北 ICBM 왜 동창리로? ‘쌀값 대란’ 오나 서울광장 연일 봉쇄 논란…법집행 vs 과잉대응 택시 기본료 오른 날…뿔난 승객 · 속탄 기사 불경기에 술도 안 마신다…소주 판매량↓  
  • 왕단 “中 근육만 있고 두뇌가 없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20주년을 앞두고 시위 주역들의 목소리가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에서 잇따라 흘러나오고 있다. 당시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으로 학생시위를 주도한 왕단(王丹)은 31일 홍콩 명보(明報)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강대국이지만 근육만 있고, 두뇌가 없다.”며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민주화가 뒤처진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현재 중국은 날마다 경제발전을 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 중국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정신문명이나 정치문명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실패 여부에 대해서는 “민주화를 추진하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공민사회(公民社會) 발전의 계기가 됐다는 측면에서는 실패했다고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 각종 민간단체의 부상을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성과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왕단은 톈안먼 사태 후 두 차례에 걸쳐 7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 1998년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석방됐다. 이후 미국으로 망명, 하버드대에서 역사학 박사과정을 마친 뒤 지난해 10월부터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오는 9월 타이완 국립정치대 조교수로 임명될 예정이다. 한편 17년 만에 홍콩을 방문한 슝옌도 이날 홍콩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인들이 미국인들처럼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슝옌은 옥고를 치른 뒤 1992년 미국으로 망명, 현재 미군 소속 목사로 재직 중이다. stinger@seoul.co.kr[다른 기사 보러가기] ☞꽃게는 잡지만 7년 전 악몽이 ☞핵우산 명문화 추진 왜 ☞장병은 줄어드는데 ★들은 늘어 ☞”소통이 곧 민주주의” 정부가 솔선해야 ☞유족들 대국민 감사글 전문 ☞민속마을 고택 사들여 술판 ☞뽀송뽀송하게 운전하려면 ☞”분양권 뜬다던데” 큰코 안 다치려면  
  • [사설] 광장의 열기 의회가 수렴하라

    현대사에서 광장은 종종 나라를 바꿔 왔다. 특히 21세기 인터넷 혁명의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온라인에서 응축된 개개인의 에너지가 광장에서 분출되면서 정치를 바꾸고 사회를 변혁시켰다. 1987년 서울시청 앞 광장에 100만명을 불러모은 6·10항쟁은 대통령 직선제의 결실을 일궈 냈다. 2002년 효순이, 미선이의 안타까운 죽음과 이에 따른 반미(反美) 시위 역시 서울광장에서 꽃을 피우며 참여정부를 탄생시켰다. 지난해 쇠고기 촛불시위는 정부가 무엇이며, 어떻게 국정을 펼쳐야 하는지를 새삼 일깨우기도 했다. 그러나 광장이 역사의 영광만을 싹 틔운 것은 아니다. 이념과 계층의 갈등 속에 화염병과 최루탄, 죽창과 물대포가 춤을 추면서 사회를 갈라놓고 경제의 덜미를 잡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맞아 광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2007년 대선 이후 설 땅을 찾지 못하던 야당과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고인의 빈자리에서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의 조각들을 모아 반정부 투쟁의 동력으로 삼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와는 별개로 노동계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웅크렸던 자세에서 벗어나 이달 초부터 대대적인 하투(夏鬪)에 나설 태세다. 그런 분기(憤氣) 앞에서 정부는 이렇다 할 수습 능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경찰 버스로 서울광장을 꽁꽁 동여매고 입을 굳게 닫은 채 속수무책의 모습만 보이고 있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하며, 겸허한 수용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질서와 타협이 수반돼야 한다. 고대 그리스의 광장 아고라가 혼돈과 아귀다툼의 각축장이 아니라 직접민주주의의 요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하게 논쟁하고 대립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하고 한 발씩 양보하는 시민들의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나라는 경기 침체의 한파 속에 무력도발 운운하는 북한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역할이 긴요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응축된 광장의 열기를 수용해 그들이 요구하는 바를 제도적으로 펼쳐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머뭇거리지 말고 즉각 6월 임시국회를 열기 바란다. 그곳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장에서 표출된 민의를 수렴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가의 안위와 민생도 함께 논해야 한다. 의회가 바로 광장이 되어야 함을 잊지 말기 바란다.
  • 앵무새 지키려 6년을 싸웠다, 그러나…

    앵무새 지키려 6년을 싸웠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너희가 댐을 건설하고, 산을 뭉개 도로를 깔고, 숲을 대단위 농지로 개간한다면 부자가 되리라.’고 부자 나라나 또는 다국적 기업들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고 포장된 보고서를 들고 와서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십중팔구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보고서대로 해보겠다고 나설 것이다. 가난은 도스토옙스키가 표현한 것처럼 불편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까지 좀먹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부자 나라와 다국적 기업들의 압력이나 로비에 의해 조작되고 왜곡된 것으로, 그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함정이라고 해도,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감히 그런 음모를 알 수도 없을 것이다. ‘주홍 마코앵무새의 마지막 비상’(브루스 바콧 지음, 이진 옮김, 살림 펴냄)은 중남미의 아주 작은 나라 벨리즈에서 일어난 환경의 가치와 개발의 가치가 격렬하게 갈등한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생태주의자로 벨리즈에서 야생동물원을 운영하는 미국인 여성 샤론 마톨라가 부패한 정부와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6년간 벌여온 힘겨운 싸움을 지켜보는 독자는, ‘도대체 개발은, 무엇을 위한 개발이냐.’를 반문하게 한다. 멕시코 아래에 위치한 이름도 생소한 벨리즈는 1981년에서야 비로소 영연방의 타이틀을 떼고 독립한 신생국가로 인구가 30만도 안 된다. 마야 문명의 숨결이 살아 있고, 열대우림의 아름다운 풍광과 넉넉한 강, 그곳을 보금자리 삼아 뛰노는 야생동물들이 있는 곳이란다. 때문에 문명에 지친 서양인들은 이곳을 찾아, 마톨라의 야생 동물원을 찾아 쉬었다 가곤 했다. 1999년 벨리즈 정부는 다국적 기업과 손을 잡고 주홍 마코앵무새를 비롯해 희귀동물들의 서식지인 마칼 강 유역에 6㎿ 전력을 생산하는 댐(차릴로 댐)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게 되면 주홍 마코앵무새는 물론, 재규어, 맥의 서식지는 완전히 물에 잠기게 된다. 특히 마칼 강 유역의 나무에만 둥지를 트는 주홍 마코앵무새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다. 마톨라는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고, 언론에 댐 건설 반대 기사를 투고하며, 댐 건설을 주관하는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정부와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한다. 이방인 마톨라의 이같은 격렬한 저항은 그러나 ‘공공의 적’으로, 또는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현대판 식민주의자’ ‘미국인 마녀’로 지목되면서 비방과 욕설, 모욕을 당하게 된다. 마톨라를 지지하지 않고 비난했던 벨리즈 국민들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아니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벨리즈 정부와 캐나다의 전력 개발회사인 포티스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와 지질탐사 보고서는 조작된 것이었다. 또한 2007년 현재 벨리즈의 전력수요 증가율은 정부와 전력회사가 예상했던 것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물어보자,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마침 벨리즈 정부가 마칼 강 유역에 1990년대 지은 몰레존댐 건설 때 맺었던 이면계약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정부는 ‘몰레존댐에서 생산한 전력을 무조건 전부 구매해야 한다.’는 이면계약에 서명했다. 이것은 벨리즈 국민들이 전기를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든 그 비용을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부당한 것이었다. 이같은 전력회사에 부여한 특혜에 대해 벨리즈 정부는 “국제 투자사를 유치하기 위해서 이런 특혜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 수년간 민간자본을 유치해 고속도로 등을 닦은 뒤에 예상했던 것보다 교통량이 적을 경우, 그 차이를 국민의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론 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이같은 민간투자를 유치했을 때는 성과만 강조하지 그렇게 되지 못했을 때의 부작용, 납세자들의 부담에 대해서는 함구하기 때문에 늘 손해는 국민들이 보게 된다. 4대강 유역 개발과 관련해 민간자본 유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마칼 강 유역에 차릴로 댐의 건설시기는 2005년 11월에 결정됐다. 마톨라가 6년간의 긴 법정투쟁에서 정부와 다국적 기업의 로비와 금권에 패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가난에 시달리더라도 환경을 보호하자는 것이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속담도 모르냐고. 이 사건을 취재하고 책으로 펴낸 환경 저널리스트 브루스 바콧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선진국은 환경을 파괴해 안락한 삶을 이루어 놓았지만, 대신 환경은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개발도상국들이 지상 통신선 시대를 뛰어넘고 곧바로 무선통신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같은 개념이 환경계에도 적용되야 한다. 가파른 산길 대신 넓고 편안하고 좋은 길을 택해서 가라.”고. 개발과 환경, 또는 문화에 대한 가치는 어느 시대에도 늘 상충돼 왔다. 우리는 1960~70년대 개발을 선택했다. 환경도 뒷전이고, 문화재도 뒷전이었다. 그래서 21세기에 들어와 동대문운동장을 허물거나, 청계천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문화재들이 우수수 발견되는 것이다. 1962년 1인당 국민소득은 87달러로 100달러도 안 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애써 자위할 수 있다. 그런데 2만달러가 넘은 상황에서, 여전히 개발에 문화와 환경이 터무니없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면, 그 원인을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다국적 기업의 탐욕 때문인가, 숫자로 치적을 자랑해야 할 정부의 성과주의 탓인가, 아니면 기업의 탐욕과 정부의 성과주의의 부작용을 모른 척하는 헝그리 정신만 가득한 미개한 국민의 탓인가. 1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8일 창립 20돌… 전교조 공·과

    28일 창립 20돌… 전교조 공·과

    “나는 아직 전교조를 사랑합니다.” 부산 A중학교 교사 박모(36)씨가 교직을 택한 건 20년 전 기억 때문이다. 무지막지한 폭력이 일상이던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첫날부터 모든 게 꼬였다. 이사장 훈화가 지겨워 장난치던 박 교사는 한시간을 내리 두들겨 맞았다. 대걸레 3~4개가 부러지고 나서야 폭력은 그쳤다. 이미 엉덩이는 피떡으로 변해 있었다. 그런 박 교사는 하필 가난했다. 수업료 납부는 매번 제때를 넘겼다. “또 너냐.” 선생님의 말은 어린 박 교사의 자존심을 다치게 했다. 엇나가던 그는 학교 대신 거리를 배회했다. 어느날 저녁, 특별활동 신문반 선생님이 집 앞에 서 있었다. 선생님은 말 없이 국수 한그릇을 산 뒤 어깨를 두들겼다. 그뿐이었다. 그러나 박 교사는 이날 선생님이 되기를 결심했다. “나를 찾아온 저 선생님처럼…” 그 선생님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였다. 전교조가 한때 10만에 가까운 조합원 수를 자랑할 수 있었던 건 이때의 기억들 공이 크다. 초창기 전교조는 촌지의 실체를 고백하고 권위적인 학교문화 타파에 앞장섰다. 학부모와 학생은 적극 호응했다. 1세대 전교조의 세례를 받아 교사가 된 ‘참교육 세대’는 당연한 듯 전교조의 주축이 됐다. 그러나 28일 창립 20주년을 맞는 전교조의 모습은 이들이 그리던 것과는 딴판이 돼버렸다. 여론은 전교조를 독선적 이익집단으로 낙인 찍었다. 성폭력 은폐 사건 등으로 도덕성에도 흠집이 났다. 위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전교조 8대 위원장이었던 이부영 서울시 교육위원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위원은 “창립 첫해 1527명의 교사가 파면·해임되면서도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당시 시대가 요구했던 참교육 의제를 적절히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 이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원평가제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속적으로 충돌하면서 교육보다는 정치 투쟁에 집착한다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1세대 전교조인 이왕길 전 인천지부장은 “명분과 원칙에서 어긋남이 없었지만 학부모·대중이 뭘 원하는지 성찰하고 함께 하는 부분에서는 소홀했던 걸로 보인다.”고 했다. 다수 전교조 교사들도 “NEIS 투쟁에 집착하면서 당시 학생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7차 교육과정개편 등에는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고 털어 놨다. 한 전교조 관계자는 “합법화 이후 조합원 수가 급격하게 늘었는데 이때 다양한 성향의 교사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초창기 참교육 이념이 많이 희석됐다.”고 했다. 내부 소통의 부재도 원인으로 꼽혔다. 전교조 1세대 김민곤 전 부위원장은 “초창기 정신이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고 외형만 성장하면서 조직원들 사이에 괴리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인천지부장도 “연이어 터지는 큰 이슈들에 매달리다 보니 조합원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했다.”고 했다. 진보신당 송경원 연구원은 “새 시대에 맞는 새 패러다임을 찾아 먼저 제시하고 활동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저소득층 학생들은 사교육비 면에서 불공정 경쟁을 해야 하는데 이런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만든다든지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독립영화 축제 인디포럼 2009 29일 막오른다

    독립영화 축제 인디포럼 2009 29일 막오른다

    독립영화 축제 ‘인디포럼 2009’가 찾아온다. 29일부터 새달 5일까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홍대 앞 시네마 상상마당에서 모두 65편의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한 ‘인디포럼’은 독립영화 감독들이 직접 영화제를 운영하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영화제로 비경쟁으로 이뤄진다. 올해의 슬로건은 ‘주먹 쥐고 일어서’. 인디포럼 프로그래머 팀은 “자본과 권력에 의해 모든 것이 저울질되는 이 세태에 떠밀려가지 않고, 온전히 우리 공동의 삶을 염려·축복하는 독립영화들로 스스로 길을 찾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개막작은 서재경 감독의 ‘외출’과 김영근·김예영 감독의 ‘산책가’이다. ‘외출’은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어느 날, 공중 화장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전경과 시위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책가’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혼합된 작품으로 시각장애인이 세계를 인지해 가는 과정을 소리와 촉감의 상상력으로 표현해 냈다. 폐막작은 박홍준 감독의 ‘소년 마부’로 사회적 약자들의 무수한 죽음 중 하나를 영화적 미학 안에서 치열하게 그려냈다. 뜨거운 독립영화 열기를 반영하는 듯 ‘국내 신작전’에 출품된 영화는 3년째 500여편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한달여의 심사과정을 통해 선정한 영화는 모두 55편(장편 7편, 단편 48편). 가장 큰 특징은 여성감독들의 약진이다. ‘봄에 피어나다’(정지연), ‘시향의 브람스’(손미) 등 신작전 상영작의 절반 정도가 여성 감독의 작품이다. 또 다큐멘터리의 성취를 보여주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2007년 대선 개표방송을 보며 오가는 두 사람의 잡담을 담은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김경만), 뉴코아 킴스클럽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투쟁과정을 기록한 ‘평촌의 언니들’(임춘민)이 볼 만하다. 이와 함께 ‘촛불 1주년-독립영화의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촛불집회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포럼도 마련했다. 새달 2일 인디스페이스에서 이택광 경희대 교수, 고병권 ‘수유+너머’ 연구원,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이송희일 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포럼 기획전에서는 촛불시위 주요사건을 정리한 ‘불타는 신기루’ 등이 상영된다. ‘국내 초청전’에서는 이달 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인 신동일 감독의 ‘반두비’와 디지털 옴니버스 영화 ‘숏!숏!숏! 2009:황금시대’ 등 젊은 감독들의 작품 7편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상영시간표는 인디포럼 공식 홈페이지(www.indieforum.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5000원. 문의 (02)720-6056.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김제에 아리랑 문학마을 조성

    조정래의 장편 소설 ‘아리랑’의 주요 배경 지역인 전북 김제시 죽산면 홍산리 일대에 ‘아리랑 문학마을’이 조성된다. 김제시는 26일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106억원을 들여 죽산면 홍산리 내촌·외리마을 일대에 소설 속의 장면들을 재현한 문학마을을 만든다고 밝혔다. 아리랑이 전개되는 주요 지점인 이 마을에는 근대 전시가로, 하얼빈역사, 이민자촌 등이 들어선다. 근대 전시가로에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생활터전이던 마을과 주재소, 미선소, 면사무소, 우체국 등 일제가 민중을 수탈하기 위해 건립했던 전위기관을 재현한다. 문학마을의 관문 역할을 하는 관리동에는 휴게실, 도서 판매대, 기념품 판매실 등을 조성한다. 또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국내·외 독립투쟁사의 거점이던 하얼빈역사 등을 조성해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소설의 참맛을 되살릴 수 있도록 했다. 김제시는 아리랑 문학마을이 완공되면 문학과 역사가 함께하는 새로운 볼거리가 만들어져 관광객이 늘어나고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완성차업체 노사 잇단 파열음

    국내 완성차 업계의 노사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조는 26일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그룹 15개 계열사 노조와 함께 ‘총고용 보장’의 배수진을 치고 연대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현대·기아차그룹 내 계열사 노조의 공동 투쟁은 1994년 현총련(현대그룹 내 노조 연합) 해체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임금·단체 협상에서 노조의 입장을 관철하고 그룹 계열사 전체에서 일방적 구조조정이 발생할 경우 공동 투쟁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인위적인 구조조정 입장을 밝힌 적도, 향후 계획도 없다.”며 노조가 임금 인상 요구 등 투쟁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GM대우도 노사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GM대우 노조는 27일 예정된 임단협 2차 교섭에서 마크 제임스 재무담당 부사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거액의 환차손에 따른 GM 본사로의 자금 유출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하고,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 등 경영진의 책임도 따질 예정이다. 특히 닉 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장이 29일쯤 방한해 GM의 최종 입장을 산업은행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GM 본사의 파산보호 신청 등 처리 결과에 따라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다음달 2일에는 임시대의원회의를 열고 쟁의 행위 결의도 논의한다. 쌍용차 노사간 마찰도 격화되고 있다. 쌍용차는 25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사무직 등 비조합원의 출입도 전면 봉쇄하며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한 맞대응 조치다. 한편 쌍용차는 2월부터 50%씩 지급해오던 임금을 이달엔 지급하지 못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국교회, 영성공동체 아닌 기업”

    “한국교회, 영성공동체 아닌 기업”

    “한국교회에는 기독교적 패러다임이 없습니다.” 제도권 신학대학에 몸 담은 예비 목회자가 한국 교회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종교운동가 김선주(44)씨는 최근 ‘한국 교회의 일곱 가지 죄악’(삼인 펴냄)에서 한국교회의 병폐를 목사, 교회, 설교, 복음, 전도, 영성, 헌금 등 일곱 부분으로 나눠 조목조목 지적했다.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기독교의 행위 기준은 성경인데 한국 교회는 그렇지 않다.”며 신랄한 비판을 늘어놓는다. “가치 기준이 분명치 않으니 시장주의에 휩쓸린다.”면서 “지금 교회는 영성공동체가 아닌 기업”이라는 극단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돌 맞을 각오로 책을 썼다.”는 말이 농담만은 아닌 것 같다. 한국사회에서 기독교 비판은 많지만, 예비 목회자의 신분으로 이러기는 쉽지 않은 일. 책에는 현재 대형교회의 선배 목회자 실명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런 책을 쓴다는 건 목회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대해 “제도권 목회자의 길은 가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답한다. 모태신앙을 가졌지만 대학 시절에는 법학을 전공, ‘80년대식 사회과학’을 주로 공부했다가 이념이 인간사회의 최종적인 답이 아니라고 생각해 다시 신학대에 들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내부에서 보니 제도권 교회도 역시 이념투쟁의 장이었다고 한다. “이승만 장로와 결탁해 반공을 외친 교회세력, 군사정권에 아부하며 조찬기도회를 열었던 목회자들 같은 부패한 세력이 여전히 즐비했다.”면서 이념적 목회자들을 비판한다. 자연스럽게 ‘이명박 장로’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유니폼 크리스천’(무늬만 기독교인)이라고 평가한 뒤 “그는 승자독식을 추종하는 시장주의자이지 기독교인이 아니다. 약자에 대한 희생과 사랑이 없다. 그런데도 대선 당시 한국 교회는 무늬만 보고 열광을 했다.”고 언급했다. 한국 교회가 가진 문제의 원인은 “권위적 목회자의 일방주의”라고 지적한다. 목회자가 ‘하느님의 종’의 위치를 떠나 모든 것을 가지려 하기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재정과 행정은 평신도에게 위임하고 목회자는 종교 서비스 업무만 종사하는 게 옳다고 그는 말 한다. 그래야 목회자와 신도 간 소통의 부재가 해결된다고 한다. 이어 그는 “한국 교회의 미래는 그래도 밝다. 새로운 교회 공동체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으로 그는 제도권 교회가 아닌 ‘헌금 없고 건물 없는 교회’ 같은 수평적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영주 송리원댐 건설 재추진 논란

    주민 반대로 오랫동안 표류하던 경북 영주 송리원댐 건설 재추진에 상류 지역 주민들이 다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7일 열린 ‘4대강 살리기 합동 보고회’에서 낙동강 하류 수질 개선과 홍수 피해 방지, 경북 북부지역 생활·공업용수 공급 등을 위해 영주 송리원댐 건설을 확정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영주농협 3층 회의실에서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에 대한 주민 공람 및 설명회 등을 열었다. 이처럼 정부가 송리원댐 건설을 본격화하자 댐 상류지역의 봉화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봉화 이장협의회 및 새마을지회, 여성단체협의 등 지역 15개 단체들로 구성된 ‘송리원댐 건설 반대 봉화군 투쟁위원회(대표 위원장 우병열)’는 다음 달 3일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댐 건설 반대 투쟁위는 같은 달 7일을 전후해 국토해양부 등을 방문, 댐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하고 17일엔 봉화읍 내성천 축제광장에서 군민 궐기대회는 갖는 등 댐 건설이 백지화될 때까지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우 위원장은 “정부가 댐 건설로 인해 봉화 주민들이 입게 될 막대한 피해는 아랑곳없이 댐 건설 재추진에 나서고 있다.”면서 “봉화 군민들은 댐 건설을 온몸으로 막아 내겠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는 “송리원댐이 건설되면 댐 상류 봉화 주민들은 잦은 안개 발생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생존권을 크게 위협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송리원댐은 1999년 정부가 낙동강 유역의 수질 개선 등을 목적으로 추진해 오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그동안 표류해 왔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가 올해 말부터 2014년까지 영주 평은면 금광리~용혈리 내성천(유역 면적 500㎢)에 총 8380억원을 들여 건설할 송리원댐은 높이 50m, 길이 380m, 총저수량 1억 8100만㎥(수몰 면적 11.4㎢· 이주민 500여 가구 ) 규모의 다목적 댐이다. 댐이 들어서면 7050만㎡의 홍수조절 효과와 하천 유지 및 농·공업 용수 등 연간 2억 330만㎥의 용수 공급 효과, 연간 16.3Gwh(시설용량 5000㎾) 규모의 수력발전 효과 등을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울광장] 사문난적, 구동존이/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문난적, 구동존이/오일만 논설위원

    건국 61년을 돌아보면 한국의 정치 문화는 늘 분열과 대립의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 독재에 맞선 반독재 투쟁에서 대립구도는 어찌 보면 필연적 수순이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비로소 우리는 세계 정치조류와 비슷한 진보와 보수의 경쟁구도를 갖추게 됐다. 불과 20년 남짓이다. 긴 흐름으로 보면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한국정치를 짓누르는 상황에서 분열과 대립의 정치문화가 형성된 것은 자연스러운 진행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를 답답하게 하는 것은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열과 대립의 정치를 끝내자는 구호와 미사여구는 화려했지만 정작 의미있는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고 희망의 싹마저 잘려 나가는 형국이다. 이런 정치 문화는 하루아침에 솟아나지 않았다. 조선 500년을 지배한 주자학은 배타성이 매우 강한 학문이다. 상대방을 배격해야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받는다. 조선조 사색당파의 권력투쟁은 더욱 이분법적 사고를 심화시킨 측면이 강하다. 상대방을 사문난적(斯文亂賊·교리를 어지럽히는 사상이나 사람)으로 몰아붙여 정치적 생명을 끊어놓는다. 정적의 ‘씨’를 말리려는 멸문지화(滅門之禍·한 집안이 다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재앙)의 형벌도 서슴없이 자행됐다. 동인과 서인이 다시 남·북인과 노·소론으로 분열되는 과정에서 보복 정치는 더욱 보편화됐고 이분법적 정치 문화는 고스란히 한국 정치판에 녹아 있는 것이다. 2009년 5월,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국가적 불행에 직면해 있다. 역사의 한복판에 서서 그 파장과 무게에 눌려 있다. 우리 앞에 놓인 것은 분열과 공존의 갈림길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평생 지역주의 타파와 영·호남 통합을 주장해 온 노 전 대통령은 분명 공존의 길을 가리킬 것이다. 공존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 전략이다. 이미 국제적으로 강한 추동력을 지닌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동양을 열등하고 착취 가능한 대상으로 접근했던 서양의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나 서양을 비인간적이고 천박한 물질 문화로 비하했던 동양의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 모두 이미 자기반성 모드에 들어갔다. 글로벌 경제는 동서양의 문화적 공존과 통합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자기 복제력을 갖췄다. 학문의 영역에서도 ‘지식의 통합’이라고 불리는 통섭(統攝·Consilience)의 이론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공존의 공간을 넓혀가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합리적 진보와 건전한 보수세력의 공감 지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자기반성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제 조건이 돼야 한다. 정파적 이익과 정치공학적 접근은 더 큰 갈등과 분열로 귀결된다. 공존의 시너지 효과는 대단하다. 당장 민생 문제와 경제위기 극복, 남북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을 도출할 수 있다. 거대담론일수록 실천이 어렵다. 우선 우리 사회 곳곳의 대립 공간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먼저 같은 점을 찾아보되 차이점은 그대로 내버려 두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로 갈등의 폭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일정한 성과를 바탕으로 더 커다란 ‘작품’을 만드는 유소작위(有所作爲)의 적극적 공존의 사고가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이분법적 사고를 허물고 공존의 철학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그 어떤 시도와 실험도 계속돼야 한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일손 놓은 여권

    여권의 주요 정치 일정은 ‘조문’ 말고는 예정된 것이 거의 없다. 한나라당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외벽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의원들도 각자 사무실에 근조 현수막을 붙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 선출에 따른 원내 부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의 후속 인선 작업도 중단했다. 한 의원은 이날 “국가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 당직 인선 같은 것은 지금 말을 꺼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분간 ‘대책’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말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뭔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간 6월 임시국회에서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전략이나 짜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론의 동향을 살피는 데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대신 이날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회고하며 거듭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현재의 정치 풍토에 대한 자성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과 사법시험 17회 동기인 안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1946년생 동갑이며 사법연수원 2년을 동고동락한 친구여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팠다.”면서 “어제 소주잔을 들이켜면서 정치가 과연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국 정치가 투쟁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의 길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깊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976년 노 전 대통령 등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내보였다. 2002년 대선 투표 전날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정몽준 최고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한 국가원수였다.”고 평가했다. 정 최고위원은 “새로운 정치를 추구했던 노 전 대통령의 순수한 열정과 취지가 사회에서 잘 이해되고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같은 애도 분위기 속에서도 여권은 언제 일손을 잡아야 하는지에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정훈 의원은 “국가 업무라는 것은 하루라도 쉴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물론 현재로서는 여권이 먼저 나서서 말을 꺼낼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오바마 동성애 혁명

    “대법관 최종후보 명단에는 레즈비언 2명이, 정부 고위직엔 30여명의 게이, 레즈비언들이 포진해 있다. ” 미국 오바마 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성애 혁명’의 현주소다. 미국인들은 이 이례적인 ‘문화적 전환’이 정치, 문화 등 사회 전체의 지형을 바꿨다고 말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조용한 동성애 혁명의 진행과 변화를 주목했다. 오는 6월28일은 미국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에서 동성애자 시민운동의 첫발이 된 스톤월 폭동 40주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동성애자들은 경찰의 지속적인 학대와 차별에 반발, 인권보호를 주장하며 투쟁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첫번째 신호는 동성결혼 합법화 열풍. 5년 전 매사추세츠 주법의 개정으로 최초의 동성 부부가 탄생한 이후 아이오와, 코네티컷, 버몬트, 메인주가 ‘합법화 도미노’를 이었다. 캘리포니아주 대법원도 이에 대한 결론을 26일 내릴 예정이다.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동성애자들의 고위공직 진출도 활발해졌다. 오바마는 대선 승리 연설에서 동성애 권리를 처음 언급한 ‘역사상 가장 동성애 친화적인’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4월 사임한 데이비드 수터 연방대법관의 공석에 여성 동성애자 2명을 최종 후보로 올린 데 이어, 30명 이상의 동성애자들을 정부 고위직에 지명했다. 동성애자에 대한 군 복무 허용도 논의 중이다. 2년 전까지도 동성결혼에 반대했던 뉴욕주 공화당 의원인 재닛 듀프리는 이달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그의 변절(?)에 협박이 뒤따르고 있지만, 듀프리 의원은 동등한 권리를 원하는 이웃의 평범한 동성커플들에 감화됐다고 말한다. 동성애자인 뉴욕주의회 의원 대니얼 오도넬은 다음주 뉴욕 상원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통과시킬 것이라 기대하며 “미국 게이들에게 지금처럼 좋은 시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도 동성애 권리운동 40주년 맞이에 분주하다. 새달 대규모 퍼레이드가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가 하면, 영국 BBC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기획 중이다. 뉴욕공공도서관은 ‘게이 해방의 해:1969’란 주제로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풍운아(風雲兒)/오일만 논설위원

    역사 속 인물 중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풍운아들이 어찌 한둘이겠는가. 난세와 혼돈의 시기에 뛰어난 역량으로 세상을 뒤흔들다가 권력 투쟁의 암투 속에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친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역사적 평가는 아직도 엇갈리지만 이들이 겪어야 했던 환희와 고통의 느낌은 생생하게 우리에게 전달된다. 중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는 풍운아는 단연 항우(項羽·BC 232∼BC 202년)이다. 진나라 말기 천하를 놓고 유방과 다투다 ‘사면초가’의 매복에 걸려 비극적 생을 마친 서초패왕. 하해 전투에서 자결로 30세의 생을 마감했다. 국가주석 류사오치(劉少奇·1898∼1969년)는 문화혁명을 조종한 마오쩌둥(毛澤東)의 질시와 음모 속에서 주자파(走資派)로 몰려 차디찬 지하 감방에서 죽는다. 세기의 풍운아 체 게바라(1928∼1967년)는 낭만적 혁명가의 대명사다. 그는 쿠바 혁명 성공으로 부귀영화를 약속받지만 세계 혁명에 뛰어들어 목숨을 던진다. 우리의 역사도 만만치 않다. 삼봉 정도전은 조선조가 낳은 최대의 풍운아다. 고려말 급진 개혁파였던 그는 10년간 유배생활의 고초를 겪는다. 역성혁명에 성공한 후 조선의 ‘기초 설계사’로서 모든 개혁을 추진하다가 왕자의 난을 주도한 태종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한다. 정암 조광조는 비운의 정치인이다. 중종에 의해 개혁정치 전면에 등장하지만 ‘개혁 피로감’에 지친 중종에게 버림을 받는다. 훈구파가 일으킨 기묘사화에 연루돼 사약을 받았다. 근대사로 넘어가선 풍운아의 대표자리는 김옥균이 차지한다. 개화 사상의 신봉자로서 1884년 갑신정변을 일으켜 전권을 쥐나 ‘3일 천하’로 막을 내린다. 일본으로 망명해 울분의 나날을 보내다 1894년 상하이에서 자객 홍종우에게 죽고 그의 시체는 능지처참형을 받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풍운의 정치인’이라고 부른다. 1988년 한국 정치판에 혜성처럼 나타나 지역주의 타파와 새로운 정치를 외치며 대권을 거머쥔다. 퇴임 이후 자신이 쌓아올린 정치적 자산들이 하나하나 ‘물거품’으로 변하는 고통의 아픔도 겪는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생을 마감한 ‘인간 노무현’을 역사가들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후폭풍 정국 혼돈 불보듯

    정국은 극도의 혼돈으로 빠져들게 됐다. ‘엄청난 파장’을 예감할 뿐 정치권 어느 누구도 전망을 내놓기를 꺼려할 정도다. “어느 쪽이든 먼저 움직이기 어렵다. 한동안 민심의 동향을 지켜보는 길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23일 말했다. 여든 야든 섣불리 나섰다가는 ‘국가적 불행을 정치화 하려 한다.’는 거센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장 정치권은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6월 임시국회는 예정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해 민감한 법안의 처리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극히 일상적인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을 것 같다.”고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내다봤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여권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 여권 인사는 “조만간 수사 형평성 논란에 이어 여권 및 검찰 인사들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어떤 수사 결과도 친노 지지세력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므로, 이후 여권은 엄청난 사회적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무렵이면 야당도 대정부·대여 투쟁 강도를 극대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관련법·비정규직법·금산분리완화법 등 민감한 법안들이 투쟁에 불을 지필 주요 재료들이다. 민주당은 최근 들어 강한 야성(野性)으로의 회귀를 거듭 공언해 왔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정국 전략의 재료로 온전히 전환될 지는 예단키 어렵다. 섣불리 다루다가 해를 당할 수 있을 만큼의 메가톤급 이슈이기 때문이다.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은 “향후 정국에 관한 모든 것은 전적으로 민심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정국을 움직이는 ‘운전자’가 정치권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여권이 이번 사태의 부담을 떠안을지, 떠안게 된다면 어느 정도로 어떻게 떠안을 지는 민심이 좌우할 것”이라면서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 [사설] 사태 악화시키는 쌍용차 ‘옥쇄파업’

    ‘쌍용차 사태’가 참으로 안타까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쌍용차 노조가 어제 ‘옥쇄파업’을 선언했다. 참여 근로자 1인당 쌀 10㎏씩을 할당하는 등 장기전 채비를 갖췄다. 사측 역시 노조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최악의 경우 직장 폐쇄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1t트럭 분량의 죽봉을 반입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 게임’의 양상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리해고 명단이 통보되는 새달 8일까지 극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쌍용차 사태를 냉철하게 본다면 희망도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가치는 1조 3276억원으로 청산가치 9386억원보다 4000억원가량이 더 많다. 이런 보고서가 어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쌍용차 법정관리 ‘관계인 집회’에서 보고됐다. 청산보다 존속이 낫다는 분석인 것이다. 그렇다면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우선 쌍용차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이번 사태를 정치투쟁으로 몰고가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이번 파업을 민주노총의 24일 집회나 6월 하투(夏鬪)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어떤 기도에도 우리는 반대한다. 사측 역시 이번 사태의 근본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형식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정리해고 최소화와 정상화 이후 근로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고용 계획으로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 “시간 걸리더라도 노사 합의문화 만들고파”

    “시간 걸리더라도 노사 합의문화 만들고파”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 차별만 없다면 비정규직 고용 기간이 2년이냐 4년이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노동계와 정부가 비정규직 차별의 해소 방안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대립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지요.” 20년 이상 현장에서 활동해 온 노동운동 전문가가 스스로 줄곧 대립각을 세워 온 노동부에 4급 공무원(서기관)으로 들어갔다. ●“비정규직 문제 감정대립 피해야” 주인공은 오길성(55)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같이 채용된 이연우(57·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용자 위원), 황명진(43·전 한나라당 노동위원회 조직본부장)씨와 함께 다음달부터 울산에서 5년간 교섭협력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오씨는 1984년부터 2년간 라이프제화 노동조합위원장을 지낸 것을 시작으로 전국화학연맹 위원장, 전국화섬연맹 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달까지 민주노총 고용안정센터 소장으로 있었다. 2005년 이수호 위원장 시절에는 민주노총의 수석부위원장을 지냈다. 지난달 노동부 공채에 응시해 29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합격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력은 단연 화젯거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민주노총 현직에 있다가 바로 교섭협력관으로 온 사례가 없어 스스로 고민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어떤 단체에 소속돼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랜 경험을 어떤 장에 펼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민주노총 출신으로 타협과 대화를 통한 교섭을 도출할 수 있다면 투쟁 일변도라는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도 다소 줄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8년 동안 일했는데 노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법적으로 주어진 조정 기간 10일은 너무 짧다고 판단했다.”며 “교섭협력관으로 일하면 상시적으로 조정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씨는 특히 경기 침체를 맞아 고용 유지와 근로자 복지 증진을 위해 바람직한 노사협상 결과가 도출되도록 이끌 계획이다. ●“자율교섭 최대한 보장” 그는 “중재위원회의 결정이나 정부의 개입이 자율적인 노사 교섭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좀 진통이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율적인 교섭이 이루어져야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가장 큰 문제는 감정적 대립입니다. 임시방편의 합의가 아니라 노사 서로에게 믿음을 주는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합의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미력이나마 기여했으면 합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미디어법 등 저지 총력”

    민주당이 6월 입법 대치를 앞두고 내부 전열 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당내 주류와 비주류간 갈등은 일단 묻어 두고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해 쟁점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당 최고위원들과 신임 원내대표단은 21일 1박2일 일정으로 제주 서귀포 한 호텔에서 워크숍을 갖고 강한 ‘야성(野性) 회복’을 다짐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지도부는 이 원내대표 등 원내 사령탑이 비주류 위주로 꾸려지긴 했지만 당분간 계파간 갈등 표출을 자제하고 대여 투쟁에 매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미디어 관련법이나 비정규직법 등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된다면 정권 탈환을 위한 지지 기반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당내 ‘결집’을 6월 입법전의 필승 전략으로 꼽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원내대표로서는 향후 주류와 비주류간 당내 주도권 다툼을 감안한다면, 취임 이후 첫 무대인 6월 국회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둬야 할 상황이다. 정 대표는 이날 “우리가 단단하게 결심해야 할 내용은 6월 국회에서 모두가 하나가 돼 MB언론악법을 확실히 막아내는 것”이라며 당의 화합을 주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6월 국회 목표는 잘못된 MB정권의 국정운영 방향을 바로 세우고 국민이 바라는 MB악법 철회 유도”라고 화답했다. 당 지도부는 원내대책회의 참여 범위와 의원총회의 공개 토론을 확대해 화합의 창구를 열어놓기로 했다. 또 야4당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공조하는 장외투쟁 전략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현 여권의 정책 난맥상을 파고들어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제안한 ‘심야 학원교습 금지 법제화’ 등 사교육비 절감 정책이 흐지부지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이 뒤로 물러서면 민주당이 전향적으로 나갈 것이고 초당적 협력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서귀포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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