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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형제의 난/진경호 논설위원

    성경이 전하는 인류 최초의 범죄는 살인이다. 아담과 이브가 낳은 맏아들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였다. 하느님의 사랑을 독차지한 동생에 대한 질투가 살인을 불렀다. ‘하느님의 사랑’을 ‘권력’의 이웃말로 둔다면 질투, 즉 권력을 독점하려는 욕망이야말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태초의 원형질인 셈이다. ‘권력 없이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는 괴테의 말처럼 인류 역사는 끊임없는 권력 쟁투의 역사였다. 그 가운데서도 2대째 인류, 카인과 아벨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형제의 난’이야말로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뿌리 깊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권력투쟁사를 엮어왔다. 우리만 해도 고구려와 백제의 창건이 모두 형제의 난에서 비롯됐다. 주몽이 북부여에서 낳은 아들 유리를 태자로 삼자, 그의 배 다른 형들인 비류와 온조는 화(禍)를 피해 남으로 내려갔고, 여기서 또 갈라진 둘이 제각각 세운 나라가 삼국사기가 전하는 십제와 백제 아니었나. 고구려 연개소문의 세 아들, 남생 남산 남건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싸움 역시 대표적 형제의 난으로 꼽힌다. 연개소문 사후 막리지가 된 맏형 남생이 요동으로 떠난 사이 둘째 남산이 쿠데타를 일으켜 막리지에 오르자 남생은 목숨을 건지려 적국인 당(唐)으로 건너가 투항했고, 훗날 당의 고구려 침공 때 앞 길을 열어 고국을 패망케 한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고구려를 패망시킨 당 태종 또한 태조 이연의 다섯째 아들로, 다른 형제들을 죽여 권력을 잡은 인물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떠오른 3남 김정운의 측근들이 이복 맏형 김정남을 암살하려 했고, 중국 당국의 보호 덕분에 목숨을 건진 김정남이 곧 마카오로 망명을 신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김정운이 지난 10일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 후계자 내정 사실을 통보했다는 보도도 뒤를 이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은 로동자, 농민, 근로인테리와 모든 근로인민에게 있다.’(사회주의 헌법 1장 4조)는 북한, 아니 3대 세습에 나선 21세기 북조선의 현주소다. 1300여년 전 고구려 그 비운의 역사가 어른댄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민영보험 반대·양성정책 주장 의료·여성계도 시국선언 동참

    현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발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와 여성계도 16일 시국선언을 하며 각각 ‘의료민영화 반대’, ‘양성평등 여성정책 도입’을 주장했다. 전날일에는 천주교 사제 1000여명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의사, 약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인 2289명은 이날 오전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건강권을 위협하는 의료민영화 정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영리병원 허용, 민영보험회사 규제완화 등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민영화 정책은 국민의료비를 폭등시키고 병원·보험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면서 “보건의료인들은 의료민영화정책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정치세력민주화연대 등 여성단체들도 연대체인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여성행동’을 꾸려 이날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시국선언을 하며 “현 정부는 겸허하게 국민과 소통하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성평등과 민주주의에 대한 여성들의 요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 듣는다]“개헌은 필요하지만 본격 논의할 시점 아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 듣는다]“개헌은 필요하지만 본격 논의할 시점 아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6일 “현 시점에서는 서민경제와 남북문제 파탄을 막아 내는 게 급하다.”면서 “개헌논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문제는 언제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이날 국회 대표실에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리더십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신뢰가 기본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잘 소통하고 원칙을 지킨다. 신뢰를 받으려면 우선, 오해가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소통해야 한다. 그 다음에 원칙을 지켜야 한다. 자꾸 왔다갔다하면 누가 신뢰하겠나. →영수회담을 제의하거나 제의가 온다면 응할 생각이 있나. -현 단계에서는 만날 필요 없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 것 아닌가. 야당을 무시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의 목소리도 경청하지 않아 (만나 봐야) 바위에다 계란 던지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대통령 사과부터 해야 한다. →대통령 사과를 비롯한 소위 다섯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6월 임시국회에 안 들어가나. -5대 조건과 임시국회를 꼭 연계시킨 것은 아니었다. 5대 조건은 무리하게 내건 것이 아니고 국민들이 이런 정도는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얘기한 것이다. 그런데 원내에서 그것(다섯가지 조건)을 (임시국회와) 걸었다. 대통령과 여권이 성의를 보여야 국민들이 납득할 것 아닌가. 국민들이 납득해야 (국회에서 여당과) 머리를 맞댈 수 있다. →장외집회 더 참석 안 하나.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하기 나름이다. 당 대표 되면서 (원내·장외) 병행투쟁을 밝혔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원 숫자 가지고 일방통행 하겠다는 것이라면 국회에만 머물면 아무것도 못할 것 아닌가. 도저히 원내에서 문제 해결 안 되면 언제든 국민에 호소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원내에서만 정치 하라는 법 있나. 우리가 의석이 상당히 되고 야당이 연합해 여당 독주를 견제할 수 있으면 뭐하러 장외로 나가겠나. 지금은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하나를 못내고 탄핵발의조차 못하는 상황 아닌가. 그런 상태에서 항상 다수결 원리를 따르면 바보고 직무유기다.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이 처리되나. ‘표결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게 한나라당의 얘기인데. -1월6일에는 여야가 합의처리하기로 됐다. 그런데 3월2일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이 합작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해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하는 것으로 했다. 국민여론은 미디어법 반대가 훨씬 다수 아닌가. 그래서 여론을 반영해서 미디어법을 처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여론과 관계없이 (표결로 하자고 했으니) 숫자로 해보자고 하니까 접점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표결처리하는 것에 우리는 응할 수 없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는데 서거 이후 180도 달라졌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일부 인사들이 그랬던 적은 있다.그건 부인하지 않는다. 민주당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을 부정한 적은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 독재자 발언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에서는 야당이 DJ에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독재자 발언을 할 때) 현장에 있었는데 하실 말씀을 하셨다고 본다. 우리가 지적해도 제대로 어필이 안 되니까 국가의 원로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위기에 처하게 되면 당연히 말씀을 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 →현 정부들어 남북관계가 냉각됐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토지임대료로 5억달러를 내라고 하고 근로자 월급을 300달러로 올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는데,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이 개성공단과 관련해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 따로 보지 말고 남북관계 전체적인 걸로 봐야 된다. 기본적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어떻게 남북관계에서 떼어 생각할 수 있나. 이 정권은 대북 적대시정책을 빨리 바꿔야 한다. 남북이 평화번영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이 바꿔야 할 것은 없나 -북한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은 거 아니냐. 핵실험을 포기해야 한다. 포기시키려면 남북 대화가 돼야 한다. 남북관계에 있어 가장 큰 당사자가 우리인데 중국이나 미국에 맡겨서 구경하는 걸로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이 이념과 지역으로 갈라진 민심과 관련해 개헌을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 -개헌은 원래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개헌을 연구할 때이지 본격적으로 논의할 타이밍은 아니라는 게 당의 입장이다. 지금 개헌 정국으로 끌고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대통령은 개헌보다는 우선 민심수습부터 하고 서민경제를 살리고 남북문제 파탄을 막아 내는 게 급하다. 엉뚱한 것 얘기해서 상황을 호도하면 안된다.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에 대한 생각은. -민주당은 중선거구제를 선호하고 있다. 그런 논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래서 빨리하는 게 좋다. 다음 총선(2012년)이 가까울수록 국회의원 이해관계 때문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정리 홍성규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자동차업계 ‘노·노갈등’ 악화일로

    갈 길 바쁜 자동차 업계가 ‘노노() 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다.생산 중단 장기화로 파산 위기에 몰린 쌍용자동차는 물리적 충돌 일보 직전까지 다다랐다. 현대자동차는 임금·단체 협상 기간 중에 노조 집행부 총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로 경영 계획 차질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회사측 공장진입 유보·대화 밝혀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된 쌍용차 관리·연구·생산직 임직원 4000여명은 16일 오전 정리해고자 및 노조가 점거 파업을 벌이는 평택 공장으로 정상 출근을 시도했다. 이들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쌍용차의 미래와 ‘남은 자’들의 생존을 위해 정상 조업이 시급하다.”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하지만 파업 조합원들이 강력히 제지하면서 물리적 충돌 우려가 고조되자 2시간30분만에 발길을 돌렸다. 다만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며 타협을 거부했던 회사측이 공장 진입 유보 및 대화 계획을 밝히고, 노조도 참여 의사를 내비쳐 노사 협의 재개가 점쳐진다. 하지만 쌍용차의 고심은 깊다. 노사 대화가 이뤄져도 어느 한쪽이 태도를 180도 바꾸지 않는 한 파업 철회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쌍용차 경영진은 “하루빨리 공장을 재가동해 경영 손실을 막지 못하면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기도 전에 파산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지난 4월24일 파업 이후 1280억원의 매출차질이 발생했고, 이달 말에는 199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회사측이 시나리오까지 짜서 직원들의 ‘출근 투쟁’을 지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가 입수해 공개한 문건에는 ‘사측은 비해고 노동자들을 3개조 16열로 편성, 갈고리와 굴착기·지게차 등을 이용해 공장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진입한다.’는 등 내용이 담겨 있다.●노조 내일 확대운영위서 향후계획 논의현대차의 ‘노노 갈등’도 악화일로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확대운영회의를 열고 임기가 3개월 남은 윤해모 지부장의 사퇴를 최종 결정했다. 윤 지부장은 전날 노조측에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 규약에 따라 집행부도 함께 물러났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 내부의 갈등이 증폭되는 등 현 집행부가 지도력을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윤 지부장은 올해 수차례의 임단협 과정에서 핵심 안건인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과 ‘공장간 일감 나누기’ 등을 놓고 현 집행부의 현장노동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민투위)와 마찰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윤 지부장이 회사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방안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지지 세력이 등을 돌린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강성인 반 집행부 세력이 새 집행부로 들어올 경우 생산유연성 확보를 위해 현 집행부와 공감대를 형성한 혼류생산(한 라인에서 여러 차량 생산) 등의 추가 합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18일 확대운영위원회 등을 열어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현대차 노조지부장 사퇴표명… 노·노갈등 심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 협상 과정에서 위원장 총사퇴 선언이 나오는 등 극심한 ‘노노() 갈등’을 겪고 있다. 실제 사퇴할 경우 새 집행부가 들어설 때까지 노사 협의를 필요로 하는 현대차의 모든 계획과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윤해모 지부장은 15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노조집행부 회의에서 돌연 집행부 총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윤 지부장의 임기는 올 9월까지다. 윤 지부장의 사퇴의사 표명에 대해 현대차지부는 대의원 등의 반발 속에 “내부 논의를 거쳐 1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최종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개인 의견일 뿐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위원장 사퇴로 이어지면 노조 규약에 따라 노조 집행부도 함께 물러나게 된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임단협 협상 도중에 총사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노조 내부 갈등의 산물로 분석하고 있다. 윤 지부장은 올해 수차례의 임단협 과정에서 핵심 안건인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과 ‘공장간 일감 나누기’ 등을 놓고 현 집행부의 현장노동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민투위)와 마찰이 심해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노조의 일부 핵심 간부가 임단협 테이블에 참석하지 않는 등 갈등이 표면화됐다. 주간 연속 2교대제는 야간근무를 없애는 것으로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협의를 통해 같은 해 9월부터 전주공장에서 시범 시행하고, 올 1월 전면 실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윤 지부장 집행부가 시범 시행 시기를 올 1월로 연기했고, 그나마도 일정이 미뤄지면서 내부 반발이 일었다. 또 노조 집행부가 회사측이 요구한 울산 공장의 ‘아반떼 일감 나누기’를 수용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갈등을 빚었었다. 현대차 사측도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만일 지도부가 총사퇴한다면 노조측 협상 파트너가 사라지면서 임단협이 원점으로 되돌아가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면서 “생산 등 경영 전략에는 별 영향은 없겠지만 노사 협의가 필요한 다른 계획들은 당분간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12일 예정됐던 11차 노사 임단협 교섭은 16일로 연기됐으나 또다시 불투명하게 됐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의 이견도 집행부 총사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르지 않고 쟁의조정 신청을 계속 연기하는 등 엇박자 행보를 보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여야 초선들 집단 움직임

    여야 초선들 집단 움직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초선의원들이 행동에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재선 386 그룹도 가세했다. 한나라당 친이 온건파 및 중립성향 초선 의원 48명은 15일 당내 쇄신파가 주도하는 쇄신논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민주당 초·재선 10명은 선명한 야당을 기치로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에서는 안국포럼 출신의 김영우·강승규·조해진·이춘식 의원 등 친이 온건파와 계파색이 옅은 중립지대의 정양석 의원 등이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내 계파 문제가 한나라당과 국가 미래의 중대 장애 요인임을 분명히 주지하고, 우리 초선 의원들부터 대화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를 위해 친이·친박 계파를 초월한 초선 의원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쇄신이라는 명분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흔드는 것을 비판하며 “진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중립지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쇄신파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들은 “계파색을 떠난, 진정성 있는 쇄신 논의에 앞장서겠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에서는 당내에서 비교적 강경파로 꼽히는 초·재선 의원 10명이 이번 주내에 ‘국민의 소리(가칭)’라는 모임을 발족한다. 재선 386 그룹인 강기정·백원우·조정식·최재성 의원과 초선인 김상희·김영록·이춘석·최문순·최영희·홍영표 의원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지난 6·10 범국민대회 개최를 위한 서울광장 점거농성에서 주도적으로 역할했고, 지난 11일부터는 잇따라 용산참사 현장을 찾고 있다. 조만간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안을 논의하는 시국토론회도 가질 예정이다. 한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지켜보며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야 할 절박한 시기라고 느꼈다.”면서 “좀더 강경하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모임의 배경을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대한문 지킴이’로 나선 최문순 의원은 “강하고 선명하게 투쟁하면서 국민과 소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모임 성격과 활동 방향은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당내 주류 386 그룹과 무계파 의원들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민주당이 향후 대여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화물연대 5일만에 업무 복귀

    화물연대가 닷새 간의 집단 운송거부를 끝으로 15일 업무에 복귀했다. 이로써 대규모 하투(夏鬪)로 이어질 뻔했던 화물연대 파업은 맥없이 막을 내렸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8시 지부별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여 조합원 76.5%의 찬성으로 총파업(집단 운송거부)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화물연대는 대한통운과 마지막 교섭을 갖고 계약해지자 가운데 미복귀자 38명이 복귀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작성했다. 합의문의 주체는 ‘대한통운 광주지사장’과 ‘대한통운 광주지사 택배분회 분회장’의 명의로 작성됐다. 화물연대가 요구해온 ‘화물연대’ 명기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그밖에 양측은 일체의 민형사상 고소, 고발, 가처분 소송을 3일 이내에 취하하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항만 봉쇄와 고속도로 점거 등 강경투쟁을 예고했으나, 내부적으로도 호응을 크게 얻지 못해 실행력이 떨어졌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운송거부 차량은 11일 36대, 12일 58대 등 104대에 그쳤다. 운송을 거부하며 집단 주차했던 차량도 12일 491대, 13일 133대로 줄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철도수송 2배↑ 운송거부 없어

    화물연대 파업이 나흘째를 맞은 14일 항만과 내륙컨테이너 기지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물동량 반출입이 이뤄졌다. 지난 13일 상경투쟁을 유보한 뒤 화물연대는 대부분 해산한 상태에서 소규모 자체 회의를 갖거나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또 대상 지역 노상 등에 주차돼 있던 358대의 차량도 치워졌다. 또 파업 개시 이후 이날 오후 2시 현재 차량파손과 방화 등 운송방해 행위는 총 20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2명을 검거하고, 1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2명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2명은 추적 중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한편 철도를 이용한 화물 운송은 크게 늘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3일 하루 동안 철도를 이용한 컨테이너 운송은 1737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소 주말 수준(822TEU)의 2.1배(211.3%) 이상 처리된 것으로 집계됐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웃기고 재미있어도 치열 그게 저희 세대 방식이죠”

    “웃기고 재미있어도 치열 그게 저희 세대 방식이죠”

    ‘정말 첫 소설집이야?’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 그 이름을 들어온 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첫 소설집이라니…. 최근 한국 SF소설은 그를 빼고 거론할 수가 없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는 물론 ‘누군가를 만났어’, ‘U, ROBOT’ 등 공동창작집과 계간지 ‘판타스틱’ 등에 글을 발표하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그. 지면으로 나온 글만도 17편 정도니 소설집 2권쯤은 묶었어야 했다. 11일 ‘진짜’ 첫 소설집 ‘타워’(오말라스 펴냄)를 낸 작가 배명훈(32)을 서울 프레스센터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첫 책보다는 혼자 낸 책이라는 감흥이 더 크죠. 이제 새로운 길을 열 진짜 이정표를 세웠다는 기분이랄까요.” 처음같지 않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674층 지상 최대 마천루가 배경 타워는 높이 2408m, 674층의 가상공간 ‘빈스토크’라는 지상 최대 마천루를 배경으로 그 안에 사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그렸다. 건물 하나가 자체적인 법률로 움직이는 도시국가. 환상적인 배경을 설정했지만 그 안에는 ‘수평주의’ ‘수직주의’라는 이념간 갈등도 있고, 불법을 동반한 권력투쟁도 난무하는 등 우리 사는 세상과 전혀 다르지 않다. “농담처럼 발뺌을 하려 했다.”지만 결국 그도 “아무리 변명해도 배경은 우리가 사는 이 나라”라고 실토를 한다. 그러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광장을 가리킨다. “환상적인 배경이지만 그 안에 쓸 소재는 현실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어요.”라며. ●정부가 내게 무한한 영감 제공 농담처럼 던지는 “정부가 내게 무한한 영감을 제공한다.”는 말처럼 소설 곳곳에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소재로 한 게 많다. ‘타클라마칸 배달사고’ 같은 작품은 지난해 촛불집회가 배경이다. 하지만 소설은 절대 심각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현실문제를 유머러스한 알레고리로 전부 무장했기 때문. 예를 들면 ‘동원 박사 세 사람-개를 포함한 경우’ 같은 작품. 타워 내의 권력장 분포를 알아보기 위해 박사들은 태그를 붙인 선물용 고급 양주가 이동하는 경로를 추적한다. 그 결과 양주가 ‘배우P’라는 인물에게 모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배우P’는 사람이 아닌 개, 결국 ‘권력의 중심에 개가 있다.’는 주제가 도출되는 식이다. 어찌 보면 너무 가볍지 않은가. 그는 “이런 이야기를 진지한 목소리로 전했다면 너무 심각해졌을 겁니다.”라고 답한다. 그리고 “치열할수록 성스럽다는 생각은 이미 낡은 겁니다. 웃기고 재미있어도 치열할 수 있죠. 그게 저희 세대의 방식인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인다. 타워라는 배경은 세계 최고층 건축물인 ‘버즈 두바이’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떠올랐다고 한다.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놓고 보니 그 안에 집어 넣을 이야기는 계속 쏟아져 나왔다. 무서운 속도로 작업을 했다. 매일 하루 A4 한 장 분량으로 두 달 정도 알라딘에 연재를 했고, 거기에 추가로 3편과 부록까지 붙여서 이번 책을 엮었다. “글은 나도 모르게 언젠가부터 쓰고 있었다.”는 작가. 그 말처럼 그는 정말 시나브로 작가가 됐다. 하지만 정식 등단에는 큰 관심이 없다. “정식 등단을 했다면 제 글에 대한 평가가 조금은 다르겠죠. 하지만 제가 쓰는 글이 다를 리는 없습니다. 주변에서 어떤 이름을 붙이든 저는 제가 쓰는 걸 쓰는 거죠.” ●초월적 깨달음을 글로 쓰고 싶어 궁극적으로 쓰고 싶은 게 뭐냐고 물으니 “언어로 전할 수 없는 초월적 깨달음을 글로 쓰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구도자처럼 그 순간을 준비하며 글을 쓰고 있다.”고 했다. 다음 작품도 배경은 환상적이지만 역시 우리 사는 세상 이야기다. 한 행성을 배경으로 종교적 문제를 빗댔다고 한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靑 “DJ ‘독재자 발언’ 국민혼란·분열 조장”

    靑 “DJ ‘독재자 발언’ 국민혼란·분열 조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보혁(保革)세력간 대결이 전·현직 대통령간의 충돌로 비화될 조짐이다. 청와대는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날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특별강연회’에서 현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한 것과 관련, “전직 국가원수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국민화합에 앞장서고 국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전직 국가원수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분열시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지나치다.’, ‘어이없다.’는 반응이 주조였다.”고 전했다. 한 수석비서관은 회의에서 “사회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을 유도해야 할 분이 선동을 주장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수석비서관은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김 전 대통령 때부터 원칙 없는 ‘퍼주기식 지원’을 한 결과”라면서 “북한의 핵개발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6·15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530만표라는 사상최대의 표 차이로 선출된 정부를 독재정권인 양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대변인이 전직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 비판하고 수석비서관들의 발언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수십년 전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다가 환각을 일으킨 게 아닌가 여겨진다.”면서 “이제 김 전 대통령은 휴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일갈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씨는 이제 자신의 입을 닫아야 한다.”며 “다 죽어가던 북한 독재자 김정일에게 사망 직전 중환자에게 마약투여하듯 엄청난 돈을 퍼줘 회생시킨 자가 바로 김대중씨”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김 전 대통령은 입이 열 개라도 독재를 말할 자격이 없다.”면서 “좌파정권 10년과 현재를 대비해 좌우대립과 투쟁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전직 대통령의 고언을 폄하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정세균 대표는 “국가 원로의 충정어린 말씀에 이러쿵 저러쿵 경우도 없고 예의에 벗어난 말씀을 하는 게 가관”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자들은 김 전 대통령의 충언에 경청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정 대변인은 “ ‘전직 대통령 죽이기’ 광풍에 휩싸인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김 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박지원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자 국가 원로로서 현실적 위기를 지적하고 방향을 제시한 것을 두고 과민반응하는 것은 계속 위기 상황으로 가겠다는 어리석은 행태”라고 반박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 다수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라면서 “소통이 막히면 그때부터 독재다. 귀를 닫고 있는 청와대를 볼 때 우리는 분명 독재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김 전 대통령의 연설에 한마디도 틀린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락 주현진기자 jrlee@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여의도 직장인 회식문화가 바뀌었다 ☞[실버세대 희망 Job기]”내 고향 알린다”…유망직업 ‘투어토커’ ☞이선균 “한예종이 좌파라고? 군대도 아닌데…” ☞휴대전화 너 없인 불안해 ☞中CCTV 미모 앵커우먼 간첩 혐의 체포 ☞삼성·LG 가전3총사 好好好 ☞여대생도 군입대 휴학 보장
  • 화물연대 간부 7명 체포영장 청구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이 주말에 서울광장 등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해 서울 도심이 또 한 차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13일 오후 4시 8000여명(경찰예상)이 참석한 가운데 ‘고(故) 박종태 열사 투쟁 승리 및 쌍용차 구조조정 분쇄 결의대회’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연다. 이들은 행사 이후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오후 7시부터 촛불문화제를 열고 9시부터 장충체육관에서 문화제를 개최한다. 이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미선양 7주기 추모행사도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일요일인 14일에는 6·15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주최로 3000여명이 오후 2시 장충체육관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 범국민실천대회를 열 예정이다. 11일부터 집단 운송거부에 들어간 화물연대는 13일 전국 조합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서울광장에서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 윤창호 조직국장은 “노조탄압을 서울시민에게 알리고자 상경투쟁을 하기로 했다.”면서 “화물차 대신 버스로 상경하고 정부와 경찰이 평화 집회를 보장해 주지 않을 경우 항만 봉쇄, 고속도로 점거 등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집회가 폭력집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대책회의를 열어 “가용 경찰력·장비를 총동원해 불법행위자를 조기에 검거·엄단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이날 집단 운송거부 사태와 관련해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 등 간부 7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전담 검거반을 동원해 신속히 신병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편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12일에도 부산항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물류거점에서 별다른 차질 없이 정상 운송이 이뤄졌다. 노조원들의 동참이 저조했고 우려했던 운송방해 등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대한통운 부산컨테이너 터미널과 감만터미널 등 부산항 물류는 90% 이상 정상 운송되면서 총파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그러나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조합원 3000여명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시내운송은 평상시의 50% 수준, 장거리 운송은 30% 수준에 그치고 있어 조만간 물류흐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종합·이재연 오달란기자 oscal@seoul.co.kr  ■대회 과잉진압 논란 경관 등 3명조사 서울지방경찰청은 12일 6·10범국민대회 당시 집회 참가자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호신용 경봉(삼단봉)과 방패를 휘두른 경찰관과 의경 2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삼단봉은 주로 흉기를 든 강력범 제압 등 위급상황용 호신 도구라는 점에서 과잉진압 논란을 일으켰다. 의경 2명은 달아나는 남성을 방패로 뒤에서 내리치는 등 과격한 진압 모습이 인터넷 언론 영상에 포착됐다.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삼단봉이나 방패를 사용했는 지를 철저히 조사해 규정에 어긋난 점이 발견되면 징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주말 상경투쟁·민노총 집회·효순·미선양 7주기… 검·경 “불법행위땐 즉시 구속수사”

    검찰과 경찰이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와 노동계의 주말 도심집회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공권력과 집회 참가자들간의 충돌이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11일 부산 등 전국 15개 지부에서 4000여명이 파업 출정식을 갖고 운송거부에 돌입했다. 운송거부 차량은 국토해양부에 등록된 화물차량(34만대)의 1.1% 수준으로, 운송거부에 따른 물류대란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물연대 측이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운송거부 참가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고, 도로·항만 등 국가 기간시설을 봉쇄할 경우 물류대란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화물연대 박상현 법규부장은 “정부나 업체(대한통운)가 교섭을 전면 거부하고 사무실 압수수색이나 파업지도부 검거작업에 나설 경우 항만 및 도로봉쇄 등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혀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주말인 13일 여의도나 서울광장 등에서 ‘박종태 열사 투쟁 승리, 쌍용차 구조조정 분쇄 결의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화물연대도 이날 상경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특히 이날은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 ‘효순·미선양’ 7주기로 시민단체들이 서울광장에서 추모행사를 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 공안부는 이날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에 엄정 대처키로 하고 관련 불법행위 수사를 전국 검찰에 지시했다. 검찰은 “화물연대는 노동조합이 아니라 개별 화물차주들로 구성된 단체”라면서 “이들이 서로 연락해서 집단적으로 운송을 거부하는 것은 노동법상의 쟁의행위가 아니라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만 봉쇄나 고속도로 점거 등 국가기간시설의 기능에 지장을 초래한 주동자에 대해서는 즉시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화물연대에 속하지 않은 일반 운송업자나 화물차 운전자 및 대체인력에 대한 폭행·협박 등 운송방해 행위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장형우 오달란기자 zangzak@seoul.co.kr
  • [시론] ‘노무현 유지 정치’에만 기댈 건가/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시론] ‘노무현 유지 정치’에만 기댈 건가/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민주당 인사들이 ‘노무현 유지’ 정치를 위하여 엊그제 서울광장 점거 농성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의 추모인파가 500만명을 돌파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한 데 따른 자신감에서 내린 단안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놓고 치열한 해석 논쟁을 벌이고 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마저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선구자로 전혀 다르게 평가되고 있는 마당에, 그의 자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고인의 유지를 미화하여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정한 비판이 요구된다. 우선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로 실조의식에 빠져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유혹이 파고들지 못하도록 자살예찬을 경계해야 한다. 이미 ‘노란 물결’에 취한 아이의 모방 자살로부터 민중항쟁을 선동하는 자살까지 등장한 바 있다. 또한 언론계·종교계·학계·사회단체들까지 나서서 추모정국을 장기화하려는 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이들 모두가 ‘소통의 부재’와 ‘차이의 존중’을 외치면서 기실 그 자신들도 당파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점에 있다. 특히 1000명이 넘는 대학교수들이 판에 박은 듯한 시국선언문에서 남북경색의 책임까지 현 정부에 전가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 타살’로 규정하고, 현 정부가 ‘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만 검찰 수사를 받은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은 임기 5년의 대통령중심제 국가이고, 대통령은 임기 중에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 대통령의 비리 수사는 임기 만료 후에 개시되며, 역대 정권의 대통령들 모두가 그런 절차에 따랐다. 따라서 이는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헌법과 국가 권력체제의 구조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실존적 결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의 유서엔 분명 스토아의 운명사상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순교)보다는 ‘카토의 죽음’(자살)에 더 가깝다. 로마 공화정을 수호하기 위해 폼페이우스를 지지했던 카토는 전쟁에서 지자 카이사르에게 무릎을 꿇지 않고 아프리카 벽지에서 죽음을 택했다. 그러나 카토와 노무현의 죽음에는 큰 차이가 있다. 카토는 공화정의 수호라는 대의 앞에서 동료들을 피신시키고 자결하였지만, 노 전 대통령은 가족의 돈 문제로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이다. 그는 철저하게 혼자였으며, 그의 정부 각료들, 민주당, 그를 지지해 왔던 진보 언론과 방송들, 심지어 노사모까지도 모두 떠난 상태였다. 그 참담한 좌절 속에서 그는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라는 스토아의 지혜를 받아들였다. 프로이트는 모세가 유대인들에 의하여 죽임을 당했으며,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유대교가 생겨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프로이트의 부친살해 가설에 비추어 노무현을 죽인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바로 민주당과 그 추종자들이다. 지켜주지 못했다고 오열했던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회한과 당혹감에 사로잡힌 그들은 이제 주군의 주검 앞에서 그 죄를 다른 이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대학교수들이 줄줄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민주당 인사들이 장외투쟁을 하더라도 이 진실만큼은 덮을 수 없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유지 정치’가 가능할지 모르나, 대한민국에서 ‘노무현 유지 정치’는 환상과 착시 현상에 근거한 시대착오적 발상일 뿐이다. 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 6·10대회 큰 충돌 없었다

    6·10대회 큰 충돌 없었다

    6·10항쟁 22주년을 맞은 10일 ‘6·10범국민대회’가 서울광장에서 밤늦게까지 치러졌으나 경찰과 큰 충돌없이 끝났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춘천 등 전국 14개 지역에서 동시에 열린 6·10항쟁 촛불문화제도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경찰은 당초 범국민대회의 서울광장 행사가 미신고 불법집회인데다 서울시가 잔디보호를 위해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해와 이곳을 원천봉쇄하려다 오후 들어 광장 주변을 에워싸는 선에서 이를 허용했다. 범국민대회측은 오후 7시쯤부터 서울광장에 2만여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10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시국선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문화제 등 행사를 갖고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쇄신 등을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서울광장 일대와 종로 등 도심에 152개 중대, 물포 8대, 방송차 6대 등을 배치해 기습 차로점거 시위 등을 막았다. 그러나 행사에 참가한 일부 시민들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쪽으로 진출하다 이 가운데 2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앞서 이날 오전 주최측이 대회 준비를 위해 방송·무대 차량을 광장 잔디밭으로 들이려다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한때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 단식농성 중이던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을 어기고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우리가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를 더욱 깊게 이해하고 성숙한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6·10 민주항쟁 22주년 기념사에서 “민주주의의 제도적· 외형적 틀은 갖춰져 있지만 운용과 의식은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민주주의가 열어놓은 정치공간에 실용보다 이념, 그리고 집단 이기주의가 앞서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합리적인 절차와 제도, 그 자체이며 계속 보완하고 소중히 키워가야 할 가치”라면서 “성숙한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독선적인 주장이 아니라 개방적인 토론이, 극단적인 투쟁이 아니라 합리적인 대화가 존중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락 유대근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국회 역할 광장에 넘기려 하나

    6·10항쟁 22주년인 어제 하루 종일 서울광장을 둘러싼 대치가 빚어졌다. 범국민대회 주최 측을 못 믿어 서울광장을 흔쾌히 열어 주지 못한 정부 당국의 소심함이 우선 안타깝다. 광장정치에 매달리는 야당 역시 매섭게 비판받아야 한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서울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1박2일 노숙투쟁을 벌였다. 법적으로 6월 임시국회를 열게 되었는데 국회 문은 닫아 놓고 거리투쟁에 전념하는 것은 대의정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태다. 서울광장이 국민과 소통하는 통로가 되는 것이 물론 바람직하다. 하지만 엄연히 민의의 전당을 여의도에 갖고 있는 정당마저 광장정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광장에서 나타난 민의를 국회의사당에서 수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광장의 민의가 과격해지지 않도록 미리 알아서 살피는 것도 국회에 맡겨진 책무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할 때 정치인들이 길거리로 뛰쳐나가는 것은 나름의 명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하지 못하다. 국회 역할을 광장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여야 원내대표는 사사건건 대립했다. 대화·타협의 여지는 조금도 없는 듯 비쳤다. 이렇게 팽팽하게 대치할 때 양쪽이 한 발씩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나라당은 야당의 요구 가운데 들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숙고하기 바란다. 여권 쇄신과 유감표명 정도는 수용을 검토해야 한다. 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과는 별개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즉시 국회로 복귀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는 열기와 맞물려 당장은 광장정치가 효과가 있는 것처럼 생각되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가겠는가. 국회를 열어 비정규직법 등 민생현안을 처리하면서 조문정국과 관련된 공세를 취하는 것이 일거양득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야당 지도부가 냉정을 되찾아 현명하게 판단하기를 기대한다.
  • 화물연대 협상결렬… 총파업 돌입

    전국 1만 5000여명의 화물차주로 구성된 화물연대가 10일 자정을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11시까지 대한통운과 최종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화물연대는 이날 마지막 협상에서 화물연대 인정과 계약해지자 복직, 운송료 인상 등을 대한통운에 요구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당초 방침과 달리 항만봉쇄, 고속도로 점거 등 고강도 투쟁은 늦추기로 해 물류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화물연대 정호희 운수산업노조 정책실장은 “정부와 대한통운의 이후 입장을 봐가면서 투쟁의 수위를 조절키로 했다.”고 밝혀 협상의 여지는 남겨뒀다.국토해양부는 화물운송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상향조정했다. 위기경보가 ‘경계’로 상향되면 경찰력이 배치돼 불법 운송방해 행위가 차단된다. 또 군(軍) 컨테이너 차량이 투입되고, 자가용 화물차의 운송 행위가 즉시 허용된다. 국토부는 필요할 경우 국무회의를 거쳐 업무개시명령을 조기에 발동하고 불응시 형사처벌이나 화물종사자격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에 대해 “대한통운과 실질적 사항에 의견접근이 이뤄졌는데도 전국적으로 집단운송거부로 이어가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이날 정리해고 중단 등을 요구하며 2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16개 지부 170여개 단위노조가 참여했다. 금속노조는 ▲정리해고 중단·고용안정특별법 제정 ▲굴뚝산업과 중소기업 지원 ▲반민주·반노동 악법 철회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금속노조도 13일 민주노총 주최로 열리는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 및 총고용 쟁취 등을 위한 총력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19∼20일에는 전 조합원 상경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민노총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서울지역 상용직지부도 이날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서울시의 단체협상 해지에 반발하며 파업 출정식을 갖고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민노총 전국사무금융연맹도 11일 임금삭감, 구조조정 등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뒤 26일 간부 중심으로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윤설영 오달란기자 snow0@seoul.co.kr
  • “국회로 돌아오라” 한나라·선진 맞불

    “국회로 돌아오라” 한나라·선진 맞불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10일 민주당을 향해 ‘거리 정치’를 그만두고 조속히 국회에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거리 정치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칠 때 6·10 항쟁 정신이 빛을 더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6·10 항쟁의 결과로 직선제를 쟁취했고, 민주적 의회제도도 부활했으며, 그 토대 위에 야당도 2차례 집권하고 의회도 지배해왔다.”면서 “항쟁의 정신을 이어받는 것은 옳지만 과거회귀적인 투쟁일변도로 가는 것은 시대착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애써 마련된 민주 정당을 외면하고 길거리 정치에 몰두하는 민주당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광장 민주주의’가 필요할 때가 있지만, 대의민주주의 국회를 대체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6·10 항쟁으로 얻은 민주주의라는 성과는 어느 일방이 독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면서 “민주당은 서울광장을 먼저 차지해야만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의자뺏기 놀이를 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6월 임시국회 개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당리당략적 태도를 버리고 국민을 위해 국회를 열라.”고 양쪽 모두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류근찬 원내대표는 “여야가 할 일을 내버려둔 채 정치적 계산에만 몰두한다면 정치권의 직무유기”라면서 “6월 국회가 실종된 책임은 전적으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6·10 민주항쟁 22주년] ‘행복했던 그 날’ 되뇐 얼굴엔 짙은 그늘이…

    [6·10 민주항쟁 22주년] ‘행복했던 그 날’ 되뇐 얼굴엔 짙은 그늘이…

    1987년 6·10항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22년이 지난 오늘 서울광장에서 착잡함을 토로했다. 서울광장에서 만난 이들은 그날을 ‘행복한 날’로 추억했다. 온 국민이 함께 쟁취한 민주주의의 힘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산이 두번 바뀌는 동안에도 촛불시위,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등을 겪으면서 스스로 세운 민주주의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10일 서울광장을 찾은 그들의 얼굴에는 6월항쟁의 빛만큼이나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어느새 기성세대가 되고… 당시 고려대 87학번 신입생이었던 김영남(41·여)씨는 이제 두 아이의 엄마다. 김씨는 “시청앞 무대 위에서 ‘광야에서’를 부르던 것이 생생하다.”면서 “학생들이 주도하고 시민들이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했던 진정한 축제였다.”며 그 때를 기억했다. 운동권 학생은 아니었지만 원하는 것을 스스로 외치면서 실제 성취하는 희열을 맛보았기 때문이라고 김씨는 아스라이 그때를 되돌아봤다. 1987년 “독재타도, 호헌철폐, 직선제 쟁취”를 연호하며 6·10항쟁의 주역으로 섰던 대학생들은 대부분 40대 중년이 됐다. 항쟁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모임인 ‘7080 민주화학생운동연대’ 회원들도 이날 서울광장에 섰다. 하지만 경찰이 에워싼 광장을 지켜보면서 “일생을 바쳐 일궈낸 민주화가 후퇴하는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서울광장에 서게 되다니…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송세언(47)씨는 당시 3년차 직장인이었다. 송씨는 “22년 전 오늘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다.”면서 “그날 오후 6시 광화문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항의의 표현으로 경적을 울려달라고 전단을 돌렸는데, 6시 정각 일제히 경적이 울리는 것을 들으며 민주화가 오는 것을 느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하지만 송씨는 “투쟁은 우리 세대에서 끝내자고 친구들끼리 다짐했는데 다시 서울광장에 서게 되다니….”라며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광장이 통제되고 정부의 일방통행식 독주가 계속되는 걸 보면서 내가 뭣 때문에 온갖 희생을 치르면서 학생운동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며 고개를 떨궜다. ●민주주의 성취감에 젖은건 아닌지 유시춘 6월계승사업회 사무총장은 이날 ‘6월항쟁 계승·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 결성을 위한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대성당을 찾았다. 이원기 한대련 의장이 “현 정부는 권위주의적 치안통치와 사문화된 법과 관행으로 국민들의 권리를 옭죄고 있다. 6월항쟁 정신을 기리며 국민들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하자 유 사무총장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는 22년 전 같은 장소에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으로서 노태우 민정당 대표의 대통령 후보지명 무효를 선언하는 문안을 직접 작성하고 발표했었다. 유 사무총장은 “22년만에 다시 민주주의를 되찾자는 선언문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우리 모두가 민주주의를 얻었다는 성취감에 젖어 있는 동안 상황은 악화됐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분향소를 만들고 수백만명이 질서정연하게 조문하는 모습을 보며 미래는 여전히 희망적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 ‘광장 정치’ 이후 민주당 수순은?

    이틀간의 ‘광장 정치’를 마무리한 민주당의 다음 수순은 무엇일까.국회 개회에 대한 압박이 거센 마당에 제1야당이 거리만 헤맬 수는 없다. 스스로도 “시한부 행사”라고 강조해 왔다.그렇다고 현 정권을 겨냥한 민주당의 ‘칼날’이 무뎌질 것 같지는 않다. 강도 높은 장내·외 투쟁을 병행한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 14일 6·15 남북공동선언 9돌 문화행사에도 참석한다. 일각에서는 ‘게릴라성 광장 정치’라고 이름 붙였다.민주당은 6월 국회와 이후 정국의 동력을 광장의 민심에서 끌어모은다는 생각이다. 10일 서울광장에서 만난 일부 의원은 “응원하는 시민의 목소리에서 거대 여당을 막아낼 방책을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당내 분위기를 보더라도 민주당의 대여(對與) 전선은 한치도 흐트러질 것 같지 않다. 당 관계자는 “단일화된 전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당내에 팽배하다.”면서 “주류니 비주류니, 복당이니 복당 불가니, 이런 얘기는 꺼낼 수조차 없다.”고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엄청난 동력을 제공 받은 마당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한편에선 제1야당이 의회정치는 뒤로 하고 조문 정국을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한 중진 의원은 “우린 국회를 버린 적이 없다.”면서 “14일 이후에는 원내 정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하고, 여당이 쇄신 문제로 시끄럽다.”면서 “정국 추이를 지켜본 뒤 항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권의 움직임에 따라 맞춤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하지만 거리 정치를 대안 정치로 승화시키지 못하면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광장에 나선 것만으로 민심을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얻기는 쉽지 않다.”면서 “제1야당으로서 정치현안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민주당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에서 ‘국민은 민주회복과 전면적 국정기조 전환을 염원한다.’는 결의문을 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이 대통령의 사과와 검경의 강압통치 중단, 반민생·반민주 악법 철회, 부자편향 정책 중단과 서민 살리기 정책 최우선 시행, 남북간 교전반대 및 평화적 관계 회복 등 4대 요구안을 냈다.정세균 대표는 연설에서 “현 정권은 공안통치와 정치보복으로 노 전 대통령을 서거하게 만들었다.”면서 “민주개혁진영이 하나가 되면 아무리 현 정권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고 해도 막아낼 수 있다. 2012년 다시 민주개혁 정권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국민의 뜻을 받들지 않는 정권의 말로는 항상 불행하다.”면서 “불통과 배제, 독주의 이명박 정권을 우리 함께 심판하자.”고 강조했다.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긴박한 6·10정국…거리로 나선 민주 시민단체도 연대

    긴박한 6·10정국…거리로 나선 민주 시민단체도 연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를 하루 앞둔 9일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 집결했다. 정부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 방침에 따라 미리 “서울광장을 지키겠다.”는 취지에서다. 당 지도부는 ‘1박2일’ 장외투쟁을 위해 이날 오후부터 의원단 전체에 소집령을 내렸다. 오후 4시쯤부터 서울광장에 속속 모여든 민주당 의원들은 광장 내부에 천막을 설치해 6·10 범국민대회 불허 관련 의원단 대책회의를 열고 현 시국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마라톤 회의를 가졌다. 조별로 돌아가며 철야로 천막을 지켰다. 민주당은 10일 서울광장에서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범국민대회를 갖고 이명박 정권의 국정기조 전환과 미디어관련법 등 쟁점법안의 강행처리 포기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정세균 대표는 긴급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행사 불허 방침 철회와 서울광장 상시개방을 요구했다. 정 대표는 “소수당이 거대 여당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평소에 하지 않던 일도 해야 한다.”면서 “평시라고 생각해 대충 대응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외에서 정부 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을 예고한 것이다. 이날 민주당은 서울광장을 ‘확보’하기 위해 하루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전에는 이석현 의원을 비롯해 원내부대표단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한승수 국무총리를 항의방문했다. 같은 시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대정부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발언들이 쏟아졌다. 최영희 의원은 “경찰 버스에 맞서 드러누울 각오로 서울광장 봉쇄를 막자.”고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은 “(범국민대회 시작 시간인) 10일 오후 7시까지 서울광장에 베이스캠프를 치자.”고 말했다.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연대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야4당 대표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등 사회 원로들과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나 “국민 화합을 위해서는 우선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가 전환돼야 한다.”는 요지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소통을 위한 연석회의’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만남에서 참석자들은 “소통부재와 일방적인 국정운영 방식을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반성하고 바꾸지 않으면 국가적 어려움과 사회 혼란이 계속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적 권리의 회복, 악법 시비로 사회적 논란이 많은 법안들의 강행 처리 포기, 공안탄압과 외면을 반복하는 배제의 정치 청산 등을 요구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과외 끊기니 애인도… ‘취집’이라도 해야하나 여의도 금융가 불안에 떨게 하는 이것 나경원 의원 패션모델로 전업? 홍석현 회장 법정 서는 이유 유시민 “가해자가 헌화하는 가면무도회” 유인촌 1인시위 학부모에 “세뇌되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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