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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미디어법 ‘유효’ 헌재 의견 존중해야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유효’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어제 방송법·신문법·인터넷멀티미디어법(IP TV법) 등 이른바 미디어 3개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으로써 미디어법은 비로소 효력을 갖게 됐다. 헌재는 지난 7월 국회가 미디어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미디어법 가운데 신문법과 방송법 가결 선포를 무효로 해달라는 야당 의원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표결 절차에 문제가 있지만 효력은 인정한다는 어정쩡한 헌재의 결정으로 인해 미디어법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은 “정치적 판결”이라며 정치권에서 법안을 재협상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우리는 비록 기각 결정이 났지만 헌재도 지적했듯 야당 의원들의 입법권이 침해되는 등 의회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된 데 대한 여당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야당과 시민사회 또한 더 이상 미디어법을 정쟁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언론장악 운운하는 포퓰리즘적 미디어법 투쟁 양상을 재연해선 안 된다. 미디어법의 대의(大義)는 매체 간 장벽을 허물어 경쟁력 있는 미디어산업으로 신문과 방송을 키워나가자는 것이다. 미국 타임워너사가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규제완화에 따른 시장개방임은 공지의 사실이다.미디어법은 이제 새달 1일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새 방송법에 맞춰 시행령부터 개정해야 한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 또한 헌재 판결 이후부터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후속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산업의 규제를 풀어 경쟁을 유도하되 여론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이단과 사이비/김성호 논설위원

    정통적인 신조와 대비되는 이설(異說), 유파를 말하는 이단. 나와 차별되는 ‘다름’을 통칭하는 덤덤한 뉘앙스와는 달리 종교에서의 이단은 무서운 적대의 개념이다. 교리를 생명처럼 여기고 숭앙하는 종교 특성상, 정통에서 비켜난 주장·파당은 척결 대상으로 찍혀왔다. 원시의 제정일치 사회에서 독자 영역으로 분리된 종교 흐름을 볼 때도 정통·이단 투쟁은 부인할 수 없는 거대한 축으로 통한다. 이단이 교리의 다름에서 비롯된 상대적 개념이라면 사이비는 탈선·일탈의 파벌이다. 종교의 허울을 빌린 이단. 이 이단과 사이비는 종교가 시작된 이후 끊임없이 맞물려 이어져온 역사를 갖는다. 기독교의 이단·사이비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험한 갈등의 점철이다. ‘예수 승천’ 이후 시작된 이단·사이비는 초대교회부터 파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예수를 따르던 초대교회 제자들은 이단·사이비로 골치를 앓았으며 사도 바울의 신약성경이나 사도 요한의 요한복음도 이단의 경계에 초점을 맞췄단다. 그런데 따져보면 이단·사이비 갈등은 헤게모니 싸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단의 원조라는 영지주의만 해도 314년 니케아공회 때 이단 판정을 받아 쇠퇴하지 않았다면 지금 기독교의 양상은 딴판일 것이다. 19세기 신학논쟁과 교회분열 와중에 생겨난 수많은 종파도 우열 다툼 속에 흥망성쇠를 반복해 왔다. 불교도 소승·대승의 갈등이 적지 않았고, 이슬람교 의 험악한 수니·시아파 파열도 칼리프(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싸움의 결과다. 세계최대의 단일교회로 평가받는 국내 모 교회만 하더라도 십수년 전엔 이단 사이비 취급을 받지 않았던가. ‘인류가 가진 최상의 도덕률’로 통하는 종교. 많은 나라들이 이 종교의 자유를 천부의 권리로 인정하지만 이단·사이비 논쟁은 여전해 보인다. 프랑스 법정이 톰 크루즈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신봉한다는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교에 유죄판결을 내렸다. 신도들에게 의약품이며 전기테스트를 강요한 사기혐의란다. 50만명의 신자를 거느린 이 신흥종교의 단죄 명목은 ‘종교의 허울을 빌린 사이비’쯤으로 보인다. 인류가 지속하는 한 이단·사이비 논쟁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유가족·범대위 “즉각 항소” 반발

    용산참사 유가족과 범국민대책위원회 측은 28일 피고인 9명에 대해 중형이 선고되자 분노하며 즉각 항소 및 투쟁 의지를 밝혔다. 국회에 특별검사제 도입도 요구하기로 했다. 참사 희생자인 고 이성수씨 아내 권명숙(47)씨는 “지금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최종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이번 판결은 명백히 무효”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판결이 선고되는 동안 방청객들은 항의의 표시로 줄줄이 퇴정했고 유가족들은 눈물을 쏟았다. 판결 직후 천주교 인권위 김덕진 사무국장은 “재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낭독한 것에 불과했다.”면서 “누가 화염병을 던졌는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망루 4층에 있었기 때문에 유죄라는 재판부의 해괴한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범대위 관계자도 “가장 핵심 혐의인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 부분을 검찰의 기소대로 인정한 것은 재판부가 사법정의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재판을 거치면서 화염병에 의한 발화 및 화재참사라는 기소내용도 구체적 증거가 없었고 짜맞추기 수사였음이 드러났다.”며 국회에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범대위는 “대규모 증인 신청으로 인한 국민참여재판 무산, 수사기록 3000여쪽 미제출로 변호인단 사퇴 등 재판 파행의 책임도 전적으로 검찰에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선고에 대해 “검찰의 구형대로 선고되기를 기대했지만 아직 최종 판결이 아닌 만큼 더 기다려 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재연 박성국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與 오만 버리고 野 자만 경계해야

    어제 경기 수원장안 등 5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소속 국회의원 3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아 금배지를 떼인 한나라당은 2석을 만회하는 데 그친 반면 민주당은 3곳에서 승리, 기존 의석에 2석을 보탰다. 후보를 낸 4곳 가운데 3곳에서 이긴데다 지역색이 옅은 수도권 2곳을 모두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고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표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국민의 절반가량이 지지를 보내면서도 집권 여당에는 주저없이 회초리를 든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 텃밭이라는 경남 양산만 해도 전직 대표를 내세우고도 모자라 당 지도부가 지원유세에 총력을 기울이고서야 가까스로 승리했다. 국회 과반의석을 쥐고 있으니 못할 게 없다는 오만한 자세를 버리고 야당을 대화의 상대로 존중하라는 뜻임을 알아야 한다. 이 대통령의 친서민 중도 행보를 반기면서도 아직 많은 국민들이 흔쾌히 박수를 보내지 않는 까닭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민주당은 자만을 경계해야 한다. 3곳에서 이겼다지만 수도권 2곳 모두 선거 막판까지 여당과 접전을 벌여야 했다. 노무현 정권 후반까지 야당인 한나라당에 40전 전승을 안겨준 재·보선 민심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민주당을 밀어줬다기보다 여당에 경종을 울린 표심이다. 종이 한 장 차이의 승리에 도취해 지난 6월 국회에서처럼 장외투쟁을 되풀이한다면 언제든 돌아설 민심임을 알아야 한다.확산일로의 신종플루에다 세종시 수정, 외국어고 존폐 논란 등이 뒤엉켜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시국이다. 이번 선거가 거물 정치인들의 대리전꼴로 치러졌다 해서 이를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며 당권 경쟁에 나설 계제가 아니다. 국민에겐 여야의 승패를 떠나 국정의 안녕이 절실하다. 여야는 겸허한 자세로 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민노총 떠나는 공공기관

    공공기관의 민주노총 탈퇴가 본격화하고 있다.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6일 민노총을 탈퇴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1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서울메트로가 민노총 탈퇴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벌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의 민노총 탈퇴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지난 22~23일 상급기관인 민노총 탈퇴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벌여 83.1%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탈퇴를 선언했다. 진흥원은 “노사간 소모적인 분쟁을 최소화하고 근로자의 삶의 질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중앙부처 산하 공공기관의 민노총 탈퇴는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공사, 6월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9월 한국광해관리공단, 예술의 전당에 이어 다섯 번째다.지방 공공기관도 가세하고 있다. 지방공기업인 인천지하철공사가 지난 4월 민노총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최대 노조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메트로도 다음 달 민노총 탈퇴에 대해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공공기관의 민노총 탈퇴 배경에는 ‘민중의례’ 고수 등 민노총식 노조 활동에 대한 불안심리와 복리후생 등에 실익이 없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으로서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민중의례를 하는 등 민노총의 활동은 자체 실익도 없고 부정적 여론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민노총이 공공기관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민중의례 등에 대한 유연함을 보여야 도미노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도 “공공기관평가 등 정부의 감독을 받고 있는 공공기관은 민노총식 정부 투쟁에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탈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민노총에 가입된 공공기관 수는 133개(국가 120개, 지방 13개)로 조합원 수는 10만명이 넘는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색채 연금술사’ 조르주 루오 미발표 14점 세계 첫 공개

    ‘색채 연금술사’ 조르주 루오 미발표 14점 세계 첫 공개

    │파리 문소영특파원│이중섭 등 한국과 일본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20세기를 뒤흔들었던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조르주 루오(1871~1958)의 미발표 작품들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된다. 서울신문사와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의 공동주최로 오는 12월15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에서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이 열린다. 여기에서 루오의 조국인 프랑스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단 한 차례도 공개되지 않은 ‘서커스소녀’를 비롯해 ‘퍼레이드’, ‘가을 야경’, ‘가을’, ‘어린 피에로’, ‘두 도둑 사이의 그리스도’, ‘십자가의 그리스도1’, ‘십자가의 그리스도2’, ‘그리스도와 제자들’, ‘수난’ 등 루오가 말년에 그린 걸작 14점을 처음으로 보여 준다. 이외에 ‘퍼레이드’와 ‘견습생’’, ‘그리스도의 얼굴’ 등 대표작들도 포함해 170여점이 전시되는 이번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에서 10%가량이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라는 점은 국내 전시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앙겔라 랑프 퐁피두센터 학예실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퐁피두센터 학예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에 한국에서 공개하는 루오의 미공개작 14점은 루오가 사망한 후 1963년 미망인 마르트 루오가 국가에 기증했고, 그 후 10년 뒤 퐁피두가 소장한 이래 프랑스를 단 한 차례도 떠난 적이 없고, 프랑스를 포함해 한번도 발표되지 않은 귀중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 미발표작들에는 드라마틱한 일화도 있다. 루오의 후원자인 앙브루아즈 볼라르가 1939년 갑작스럽게 죽자, 볼라르의 상속자들은 루오가 사인하지 않은 작품들도 모두 팔려고 했다. 루오는 5년간의 법정투쟁을 통해 이를 막았다. 그러나 73세인 1944년에 승소한 루오는 돌려받은 미완성 작품을 모두 완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미완성작 315점을 공증인이 보는 앞에서 불태워버렸다. 이번 미발표작은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걸작인 셈이다. symun@seoul.co.kr
  • [서울광장]안중근! 우린 아직 그를 모른다/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안중근! 우린 아직 그를 모른다/김종면 논설위원

    중국 혁명의 아버지 쑨원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당시 이런 글을 안 의사에게 바쳤다. “공은 삼한을 덮고 이름은 만국에 떨치나니, 백세의 삶은 아니나 죽어서 천추에 빛나리.” 그런가 하면 저우언라이 전 총리는 “중국과 한국이 함께 벌인 항일투쟁은 바로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하면서부터 시작됐다.”며 안 의사를 높이 평가했다. 세계의 시선은 물론 그와 같지 않았다. 일본은 ‘야만적인 테러’로 봤고 러시아는 ‘경거망동’으로 규정했으며 미국은 ‘강압에 대한 복수’로 간주했다. 테러리스트의 범주에서 접근한 것이다. 하얼빈 의거를 공동의 적을 응징한 사건으로 본 중국 또한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안중근을 민족주의적인 애국 영웅의 표상으로 그리고 있을 뿐이다. 우리의 안중근 인식은 어떤가. 최근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안중근은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왔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은 그를 조선침탈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영웅 정도로 기억한다.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지적대로 이는 “중대한 민족적 과오”가 아닐 수 없다. 안중근은 동양평화를 주창한 혁명적 사상가요,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 활약한 의병장이요, 국채보상운동을 이끈 경세가였다. 하얼빈 의거 100주년, 나라 안팎에 안중근 동상이 세워지고 유묵(遺墨)전이 열리는 등 전례 없이 부산하다. 안중근 재평가 작업도 활발하다. 키워드는 ‘동양평화론’이다. 안중근이 옥중에서 쓴 미완의 논설 동양평화론은 한·중·일 3국이 공동은행과 화폐를 사용하는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통해 영구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구체적 해법을 담고 있다. 작금의 동아시아공동체론과도 가닥이 통할 만큼 선구적인 사상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우리 학계의 안중근 연구는 90년대 중반 들어서야 본격화됐다. 변변한 평전 하나 없다. 이토 히로부미가 일본에서 근대국가를 설계한 영웅으로 1000엔권 화폐인물에 올랐고 출간된 전기만도 수십종에 이르는 것과 대비된다. 기억하고 보존하기에 늦어 버린 역사란 없다. 이제라도 ‘사상가’ 안중근을 바로 세워 나가야 한다. 얼마 전 만난 한 원로작가는 요즘 학교에서 민족이니 국가니 하는 말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입시교육에 치여 애국의 가치를 일깨우는 국민교육이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난 것은 잘못이라는 얘기다. 공무원이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외면하고 애국가 부르기를 거부하는 게 현실이고 보면 그의 말에 일리가 없지 않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안중근 유묵이야말로 더없이 맞춤한 국민정신교육 텍스트란 생각이 든다. 안중근은 사형언도를 받고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할 때까지 40여일 동안 200여점의 묵서를 썼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이 50여종 된다. 안중근은 유묵으로 말한다.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누가 눈앞의 이익을 보고 의를 먼저 생각하고 나라가 위급할 때 목숨을 바칠 수 있으리오. 안중근 유묵에 담긴 의미만 제대로 새겨도 우리는 금강처럼 단단한 정신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대한국인(大韓國人)의 영예를 누릴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나는 전 국민 안중근유묵따라배우기 운동을 제안한다. 무명지를 끊으며 대한독립의 의지를 불태운 도저한 의인의 정신, 죽어서도 조국 땅에 묻히지 못한 100년의 한(恨)이 지금 안중근 열(熱)로 달아오르고 있다. 식지 말아야 한다. 저마다의 가슴에 ‘안중근 정신’의 성소(聖所)를 마련해야 한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카라지치 전범재판 첫날 불참

    전범 혐의를 받고 있는 전 (前)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가 끝내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카라지치는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열린 첫날 재판에 출두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은 15분가량 진행된 뒤 곧 휴정했다. 휴정 결정이 내려지자 재판에 참석한 보스니아 내전 생존자들은 강력 반발했다. 그들 가운데 휴정 뒤에도 법정을 떠나지 않고 항의했고 한 여성은 단식 투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오곤 재판장은 “카라지치가 법정에 출두하지 않았음을 확인한다.”면서 “재판부는 카라지치가 법정에 출두해 재판 진행이 더 이상 방해되지 않기를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카라지치가 스스로 변론하는 게 재판 진행에 방해가 된다면 재판부가 변호인을 지정할 수 있다.”며 재판 진행 의지를 밝혔다. 재판은 27일 오후 속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카라지치가 법정 출두를 계속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재판부는 그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재판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대리인을 통해 법정에 출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카라지치는 이날 공개된 23일자 서한에서 “재판을 보이콧하는 게 아니라 나를 방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공정한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라지치는 1990년대 초 유고연방 해체 과정에서 보스니아가 독립을 선언하자 이에 반대하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의 지원 아래 내전을 일으켜 이슬람계, 크로아티아계 등 비(非)세르비아계 주민 수만명을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1995년 세르비아계 민병대가 스레브레니차를 공격해 7000여명의 이슬람계 남성을 학살하도록 명령했고 44개월 동안의 ‘사라예보 포위’ 당시의 집단 학살을 명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10·26 30주년] 기억하십니까, 그때 그 사람들

    1979년 10월26일, ‘궁정동의 총성’은 많은 이의 운명을 갈랐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절대 권력’도 한 순간에 쓰러졌다.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쐈다.”고 말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다음날 새벽 국방부에서 체포됐다. ‘12·12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신군부에 의해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듬해 1월 육군 고등군법회의는 김 부장과 부하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내란목적 살인 및 내란 미수죄였다. 그해 5월24일 형이 집행됐다. ●김재규 유족, 명예회복·재평가 추진 이후 ‘김재규’라는 인물은 ‘10·26’과 함께 금기어가 됐지만, 민주화 정부가 들어선 뒤 유족을 중심으로 명예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당시 김 부장의 변론을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10·26 재평가와 김재규 장군 명예회복 추진위원회’는 그를 민주화 유공자로 신청하는 등 재평가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시 김 부장을 체포했던 육군 헌병감 김진기 준장은 2006년 12월 별세했다. 김 준장은 12·12 때 신군부에 저항하다 모진 고문을 받고 강제 예편됐다. 10·26 다음날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박 전 대통령의 서거를 발표한 김성진 전 문공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지병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10·26 유일한 생존자 김계원은 침묵 경호원을 제외하고 당시 현장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김계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그날의 일에 대해 오랜 시간 침묵을 지키며 은둔해 왔다. 최근 언론을 통해 아들이 운영하는 중견 무역업체인 원효실업의 회장을 맡고 있다고 소개되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실세들의 행보는 엇갈린다. ‘2인자’였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신민주공화당 창당과 3당 합당, 자민련 창당, 김대중-김종필(DJP) 연합 등을 통해 주요 국면마다 타고난 정치감각으로 존재감을 이어갔다. 지난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며, 현재 당의 명예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이후락, 당뇨·중풍으로 쓸쓸한 노년 평양을 비밀리에 방문해 7·4 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 냈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은 당뇨와 중풍에 시달리며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그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25일 “한달 전쯤 몸이 다시 안 좋아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박정희 정권의 은밀한 내막까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가운데 하나이지만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당시 권력투쟁에서 밀려난뒤 ‘반(反) 박정희’ 행보를 보이다가 1979년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됐다. 당시 김 전 부장에게 정권의 내밀한 비사를 전해 들은 김경재 전 의원은 최근 펴낸 저서 ‘김형욱 회고록 제5권 박정희 시대의 마지막 20일’에서 박정희 정권이 파견한 암살자에게 김 전 부장이 처참하게 살해됐다고 썼다. ●남덕우,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맡아 남덕우 전 경제부총리는 10·26 이후 국무총리에 오른다. 지금은 경제인들을 중심으로 한국선진화포럼을 꾸려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박정희 정권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김용환 전 재무부장관은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도왔다. 재무부·상공부 장관을 지낸 김정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이사장직에 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막내린 맹탕 국감

    유례를 찾기 힘든 ‘맹탕’ 국정감사가 23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국정 난맥을 속시원히 파헤치는 이른바 ‘한방’이 없었던 국감이었다. 정부 정책의 변화를 유도해낸 ‘실속’도 없었다. 야당은 시간 부족에 허덕였다. 미디어법 장외투쟁 끝에 허겁지겁 국회에 복귀한 탓이다. 그럼에도 전술적으로 정운찬 총리에 과도하게 집중했다. 재·보선까지 겹치면서 힘이 분산됐다. 그 결과 세종시, 4대강 등 거대 쟁점에 매몰되고 말았다. ‘상시 국감’ 체제로의 전환 필요성을 새삼 절감하게 한 국감이었다. ●극명히 드러난 우량·불량 상임위 교육과학기술위는 불량 상임위의 대표격이다. 국감일정 12일 가운데 6일을 파행했다. 여야가 툭하면 고성을 질러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여야충돌 위원회’로 불릴 만했다. 환경부 등 환경노동위의 피감기관들은 국회를 조롱했다. 자료 늑장 제출과 불성실의 절정을 보여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국감 개시 30분 전에 A4용지 박스 16개 분량의 자료를 제출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정신 좀 차려라.”는 의원들의 추궁에 “정신 멀쩡합니다.”라고 되받았다. “잘못된 실수 하나가 개밥에 도토리처럼 발생했을 뿐”이라는 발언 등으로 국감을 중단시켰다. 반면 지식경제위는 정부로부터 ‘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허가제 추진 의사를 이끌어냈다. 초당적 정책 대응의 전형이었다. 국방위 역시 여당이 먼저 나서 군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따져 물었다. 보건복지가족위도 신종플루, 독감 백신 문제 등 민생 관련 사안에 대한 정부 정책의 잘잘못을 진단해냈다. ●동료 의원에게 주목받은 의원들 맹탕 국감 속에서도 눈에 띈 의원들이 있었다. 정무위에서는 한나라당 이성헌·민주당 박선숙 의원이 같은 의원들에 의해 ‘우수 의원’으로 추천됐다. 기획재정위에선 민주당 강봉균 의원이 ‘고용유발 효과가 큰 기업에 대한 법인세 차등 인하 방안’ 등으로 대안 있는 국감의 본보기로 꼽혔다. 국토해양위에서는 민주당 김성순 의원의 충실한 자료와 성실성이 돋보였다. 행정안전위의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발로 뛴 인물로 추천됐다. 농림수산식품위에서는 농어민 입장에서 정부를 질타한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이, 지식경제위에서는 우량 상임위라는 호평을 이끌어낸 정장선 위원장이 여야 의원들에게 후한 평가를 받았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특파원 칼럼] 재일 한국인과 일본 지방참정권/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재일 한국인과 일본 지방참정권/박홍기 도쿄특파원

    일본 보수우익들의 준동이 시작됐다. 10월 들어 본격적이다. 자신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정권을 빼앗아 뒤엎은 민주당을 겨냥한 발호다. 지난 3일 거리선전에 나서더니 지난 17일엔 집회도 가졌다. 1400명이 집결, 국회 앞까지 행진하며 “어느 나라 정당이냐?”고 목청을 돋웠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화상 메시지로 분위기를 띄웠다. 다음달 14일 다시 모일 작정이다. 문제는 보수우익들의 정치적 반격으로만 봐 넘길 수 없다는 점이다. 초점이 ‘외국인 지방참정권 부여 반대’에 맞춰진 까닭에서다. 역사와 전통을 깨는 데다 화를 자초할 ‘괴물’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 같은 보수우익지들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민주당 정권이 지방참정권의 틀을 짜 나갈수록 보수우익들의 기승이 한층 심해질 것은 뻔하다. 민주당은 1998년 결당 때 기본정책에 외국인 지방참정권 실현을 내걸었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 등 내각과 당의 핵심 멤버들이 지방참정권 추진파이다. 오카다 가쓰야 외무상은 지난해 1월 “이 문제는 민주당의 비원(悲願)이다.”라고 규정했다. 지방참정권 행사는 재일 한국인, 특히 특별영주권자들의 숙원이다. 일제 강점과 맞닿아 있다. 특별영주권자들은 강점 시기에 강제로 또는 스스로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들이다. ‘일본인’으로 취급당하다 패전 이후 ‘외국인’으로 내쳐졌다. 역사의 피해자다. 법무성의 통계에 보면 특별영주권자는 자녀들까지 포함, 남북 구분 없이 42만여명에 이른다. 각국의 일반영주권자는 49만명 정도다. 특별영주권자들의 요구는 간명하다. 납세 의무를 다하며 지역 발전에 힘쓰는 주민으로서 지역 대표자의 선출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요청한 것이다. 국정선거권을 욕심내는 게 아니다. 참정권도 피선거권이 아닌 투표권만이다. 패전 이후 60년 이상 삶의 터를 일궈온 외국인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인 셈이다. 법적 근거도 갖췄다. 1995년 2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싸워 최고재판소로부터 ‘헌법상 금지돼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가입법 정책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는 판결을 이끌어 냈다. 판결을 기준으로 삼더라도 15년간 계속된 투쟁이다. 그러나 보수우익들의 반발은 집요하고도 거세다. 꽉 막힌 원리주의자 같다. 참정권을 갖는 유일한 수단으로 귀화만을 종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2005년 영주 외국인들에게 지방참정권을 인정하자 한때 내세웠던 상호주의 원칙도 거둬들였다. 대신 한국과는 영주 외국인수의 차이가 커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억지 논리를 만들었다. 이중 선거권도 들먹이고 있다. 지방참정권을 주면 한국에서는 국정선거권을 가진 만큼 양국에서 선거권을 행사한다는 주장이다. 얼토당토않다. 주민의 22%가량이 한국인인 오사카 이쿠노(生野)구와 같은 생활근거지도 트집의 대상이다. 심지어 국가 안보가 위험에 처했을 때 군사기지, 원자력시설 등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차별적인 음해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 실정이다. 피해의식이나 다름없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9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적극적으로 결론을 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정서, 감정이 아직 통일돼 있지 않다.”고 솔직히 밝혔다. 보수우익의 반발은 언제든 넘어야 할 과제다. 세계 40개국이 영주 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주고 있다. 흐름이다. 주요 선진 7개국 가운데 영주 외국인의 참정권이 없는 국가는 일본뿐이다. 지방참정권 인정 문제는 민주당 정권의 몫이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닫힌 섬나라가 아닌 다양한 가치관을 인정하는 열린 국가임을 내보일 수 있는 또 다른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또 한·일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이기도 하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공무원노조 행사 민중의례 금지

    정부가 공무원노조 행사에서 노동가를 부르지 못하게 하는 등 ‘민중의례’를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3일 공무원노조가 각종 행사 때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하는 행위를 금지토록 하는 공문을 각 기관에 보냈다고 밝혔다. 민중의례는 노동운동권 등이 행하고 있는 의식으로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지 않고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을 하는 것이다. 행안부는 공무원이 민중가요를 부르고 대정부 투쟁의식을 고취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국가공무원법(제63조)과 지방공무원법(제55조) 등에 명시된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각 기관이 전 직원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민중의례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관련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엄중 조치토록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확산시키기 위해 각종 행사에서 국민의례 시행을 권장하고 있는데 정작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이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정부가 지나치게 노조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의용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노조는 국가단체가 아닌데도 정부가 과도하게 법률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노조는 국민의례와 민중의례를 모두 진행하는 등 공무원의 품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노조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안중근 사상 다각도 조명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일인 26일을 전후해 안중근의 사상과 의거의 의미, 영향 등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안중근의사숭모회(이사장 안응모)는 23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재조명’(이태진), ‘안중근의 동양평화론과 칸트의 영원평화론’(마키노 에이지), ‘안중근의 독립운동과 의거의 성격’(장석홍) 등이 발표된다. 안중근·하얼빈학회와 동북아역사재단은 26~27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과 동북아 평화공동체의 미래’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연다. 안중근이 옥중에서 남긴 미완의 원고 ‘동양평화론’이 집중적으로 재조명된다. 윤병석 인하대 명예교수가 ‘안중근 연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이어 ‘한국 근대 동양평화론의 기원과 계보’(서영희), ‘일본의 만주 진출과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쑤용), ‘안중근 재판의 불법성과 동양평화’(도쓰카 에즈로) 등 5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중국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과 공동으로 27일 하얼빈에서 한국과 중국의 연구자 9명이 참가하는 학술회의를 연다. ‘안중근의 사상 형성 과정을 통해 본 평화사상의 의미’(김대호), ‘안중근의 연해주 의병투쟁 연구’(박민영), ‘일본에 의한 안중근 재판의 불법성과 그 정치적 의도(한성민)’, ‘안중근의 이토 사살과 러·일관계’(홍웅호) 등이 발표된다. 앞서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와 민족문제연구소는 22일 고려대100주년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안중근의 민족운동’, ‘안중근의 사상’, ‘안중근과 국제평화’, ‘안중근 정신의 실천적 과제’ 등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노조전임 급여 금지’ 숫자로 본 3대 쟁점

    ‘노조전임 급여 금지’ 숫자로 본 3대 쟁점

    노동조합 전임자의 급여 지급 금지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양대 노총은 “급여 지급은 유지돼야 한다.”며 연대 투쟁을 결의하고 나섰고, 정부는 “급여 지급을 원천봉쇄하겠다.”고 맞선다. 숫자를 통해 양쪽의 논리 싸움을 살펴본다. ●88% vs 16% 노동계는 전임자 급여 지급을 금지하면 자체 조달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 노조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생능력이 부족한 300인 미만 노조의 비중이 전체의 88.3%라는 것이 노동계의 설명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노조가 활동에 제약을 받는 셈이다. 정부는 “88%는 노조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수치”라며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하면 16.3%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2개국 vs 0개국 선진국 가운데 전임자 급여 지급을 법으로 금지하는 나라가 있느냐도 쟁점거리다. 노동계는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미국 등 5개국을 살펴본 결과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 지급을 법으로 금지하는 국가는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는 ‘전임자’라는 용어가 쓰이는 경우는 없지만 일본과 미국은 급여 지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 조항이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노동조합법 7조는 노조 운영을 위한 사용자의 경비 지불에 관해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같은 조항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0개국 vs 4개국 정부는 우리나라처럼 유급 ‘풀타임’ 노조 전임자가 주요 선진국에는 없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노동계는 프랑스 등 5개국 가운데 독일을 제외한 4개 국가에 유급 풀타임 노조 전임자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은 주로 자동차·기계 산업에 전임자가 있고 영국은 풀타임 현장위원이 최근 들어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철수 서울대 법대 교수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법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없다.”며 노동계의 손을 들어주었다. 유급 풀타임 전임자도 주요 선진국 노조에 있으며 더러 사측이 이들의 임금을 지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중소기업 노조 비율도 시각의 차이일 뿐 논의의 본질과는 무관하다.”며 “정부가 노동계와의 타협을 원한다면 (급여 지급 금지로) 입장을 바꾼 배경을 먼저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는 13년간 법 시행이 유예된 사안으로 내년에는 시행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면서 “정부가 입장을 갑자기 바꿨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전공노는

    지난 2002년 3월 법외노조로 출범했다. 한때 조합원이 14만명에 달할 정도로 세를 과시했지만, 민주노동당 지지 선언(2004년)과 민주노총 가입(2006년) 등 파격적인 행보를 하다 정부의 강한 압박을 받았다. 특히 2004년 8월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하자 “법안이 단체행동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투쟁을 결의했다. 노조원들은 11월 총파업에서 112명이 연행됐고, 대다수가 파면 등의 징계를 받았다. 투쟁에 지친 조합원들은 조직을 이탈했고, 지난 2007년에는 합법노조 설립을 주장하던 진영이 노동부에 별도의 설립신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조직이 분열되고 말았다. 전공노도 이해 10월 합법노조로 전환했다. 하지만 전공노는 최근 총파업 당시 해직된 공무원을 노조에서 배제하라는 노동부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마찰을 빚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전공노에는 90여명의 해직 공무원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이란 수니파 자폭테러… 軍간부 등 수십명 사망

    이란 남동부의 스시탄-발루체스탄 주에서 수니파 무장세력 준달라 배후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이란 정부군 간부 등 수십명이 사상했다.18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군인 혁명수비대 등이 이란과 파키스탄 접경지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폭탄이 터져 누르-알리 슈시타리 혁명수비대 육군 부사령관 등 간부 5명을 포함, 최소 35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혁명수비대를 상대로 이뤄진 테러 가운데 최대 규모다.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인 발루치족의 근거지다.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나선 준달라는 이곳에서 활동하며 시아파 무슬림이 주류를 이루는 정부를 상대로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준달라는 ‘신의 군대’라는 뜻으로 압둘말릭 리기가 이끌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주도 자헤단의 시아파 사원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 25명의 희생자를 낳은 바 있다.자헤단의 모하메드 마르지아 검사는 이란 통신사인 ISNA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검거된 사람은 없지만 압둘말릭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국의 만성 두통/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글로벌 시대] 중국의 만성 두통/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건국 60주년 축제를 대대적으로 벌인 중국에 제2의 도약을 향한 자신이 넘쳐 보인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동시에 가려운 곳을 긁어줘 속 시원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은 어느 통치자나 즐겨 쓰는 정치기술이다. 중국지도부는 국민에게 보낸 생일선물로 부패관료 척결이라는 낡은 카드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비용과 부작용이 적고 언제나 짧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약효 때문이다. 조직폭력배와 부패관료 색출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충칭(重慶)시 서기 보시라이(薄熙來)가 ‘현대판 포청천’으로 각광 받는 것은 대중들의 갈증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반부패투쟁은 대증요법일 뿐 체질개선에는 이르지 못함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건국 초기 반우파투쟁 때와 톈안먼사태 직후처럼 위기상황 타개를 위한 방편이 반부패 구호였다. 이번엔 제2의 도약을 위한 사회문제 해결 카드로 제시한 차이가 있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10년 전 주룽지(朱?基) 총리가 필생 과제로 부패척결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사안이다. 마오쩌둥은 건국 이전 부패가 국가 흥망주기를 결정한다는 ‘주기율(周期率)’을 제시한 바 있다. 개국 초기엔 기강이 있어 나라가 부흥하지만 점차 부패하면서 쇠락하는 주기를 보이는데, 그 주기속도를 결정하는 게 바로 부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패가 사회제도의 문제여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이 ‘주기율’ 공식에서 예외가 될 것으로 장담했다. 중국은 마오쩌둥이 예상하지 못한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부패문제는 그가 제시했던 ‘주기율’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중국의 국가청렴도 순위는 72위로 부패문제가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부패는 사회불평등을 확대한다. 현재 중국의 소득불평등 정도는 남미 수준에 육박해 소득분배와 조화사회를 강조하는 후진타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그 효과에 대한 기대와 무관하게 반부패 투쟁을 전면에 내세운 현실을 이해할 만하다. 곳간을 새로 짓지 못할 상황이면 드나드는 쥐라도 잡아야 할 처지이다. 중국이 부패로 인한 손실이 GDP의 3%에 이를 것이라는 중국학자의 추정은 과장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정치안정기에 전개하는 반부패 투쟁은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것 같다. 중국의 부패가 제도화된 전통적 문화구조에 뿌리박고 있어, 지금 정치사회구조와 국민 인식에서는 일과성 행사로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백리라도 3년에 은 10만냥은 모은다(三年淸知府, 十萬雪花銀).’는 속담은 중국의 오랜 뇌물관행을 압축한다. 명태조 주원장은 부패한 관리의 얼굴 가죽을 벗겨 관청에 걸 정도로 강도 높은 반부패책을 실시했지만 명은 부패로 멸망했고, 청나라 태평성세였던 건륭 때는 황제의 총애를 받던 화신(和紳)이 10년치 국가수입에 해당하는 뇌물을 착복해 몰락을 재촉했다. 이런 부패문화는 개혁개방 이후에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기강이 강해서는 안 된다.”는 풍조로 대체되었고, 시장화 과정에서 관료와의 결탁은 곧 부자가 된다는 공식이 서면서 중국의 부패 만연은 문화로 정착되었다. 결국 뇌물관행과 부패는 체제보다는 문화 작용이 더 강해 보인다. 게다가 봉건주의와 사회주의에는 사회감독기제가 정립되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문화적 속성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감독능력을 우선 배양해야 한다. 시민이 민주적 권리를 행사할 때 비로소 부패문화는 개선될 수 있다. 정치행정 제도의 개선보다 시민사회의 성장이 더욱 시급하고 근본적인 처방이 될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아직 시민의 적극성이나 당 지도부의 의지를 찾을 수 없다. 아쉽게도 중국이 환갑잔치에 국민에게 내놓은 선물이 마냥 좋다고 덕담만 할 수 없는 이유다. 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서울광장] 이재오보다 윤리위/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재오보다 윤리위/진경호 논설위원

    아스팔트. 1970~80년대 민주화 투쟁의 지독함과 척박함, 열기가 묻어나는 이 단어에 잘 어울리는 정치인이 이재오다. 신념, 소신, 강직 이런 것보다는 악, 깡, 독이 더 어울리는 게 이재오다. 뭐든 뿌리를 뽑는 쪽보단 물면 안 놓는 쪽에 가깝다. 행동대장, 군기반장, 전사…. 그가 완장을 찼다. 국민권익위원장. 1990년 2850만원을 주고 산 은평구 구산동 후미진 골목 끝 23평짜리 단층집의 주인으로 20년을 살아온 그와, 국민들의 고충을 덜어 주고 공직사회의 구린 냄새를 씻어내는 곳의 책임자라는 자리는 궁합이 맞아 보인다. “고위공직자 2000명의 청렴도를 조사해 순위를 발표하겠다.” “청렴도가 낮은 공공기관은 어떻게든 조치하겠다.” “감사원 검찰 경찰 국세청과 반부패기관 연석회의를 갖겠다.” 취임 20일도 안 됐건만 ‘어사 이재오’를 외치며 쏟아낸 말들은 하나같이 무시무시하다. 사실 그는 권익위의 전신인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국가청렴위원회의 역대 위원장 13명과 비교해 정치적으로 가장 무겁다. 김광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성진 전 법무장관 등 중량감 있는 인사도 몇 있었으나 다들 ‘전직’이었던 반면 그는 ‘살아있는 권력’이다. 어디까지 올라설지도 모른다. 그래서 말이 무겁고 무섭다. 아침 6시40분 출근해 오전 일과를 후다닥 마치고는 ‘민생현장’으로 달려가는, 이 힘 세고 부산스러운 위원장을 맞은 권익위는 어떤 표정일까. “업무 협조가 잘 되죠. 그런데 얼마나 계실까요.” 영악하다. ‘권익위를 위한 이재오’보다 ‘이재오를 위한 권익위’가 될 가능성과 후유증을 경계한다. 하긴 내년 7월이면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열린다. 지방선거의 여파와 맞물려 당이 들썩일 시점이다. 그가 강 건너 불 보는 구경꾼으로 남을 리 만무하다. 물론 그가 갈 곳 없어 권익위를 택한 것은 아닐 게다. 오히려 고르고 고른 자리인 듯하다. 권익위원장에 임명되기 한 달 전인 9월1일 시사월간지 ‘신동아’에 실린 인터뷰가 정황증거다. “장관할 생각 없다.”면서도 “서민의 고충을 해결하고 공직자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권력이 깨끗해지는 데 이바지하는 역할을 해야죠.”라고 했다. 고충 해결. 부패 척결. 권익위원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친서민 행보로 고픈 배를 채운다면, 나 이재오는 강도 높은 사정으로 아픈 배를 달랜다! 더 할 나위 없는 구도다. 2인자를 넘어 국정 동반자로서의 위상까지도 넘볼 수 있다. 경제 대통령 이후의 화두가 될 공산이 큰 ‘깨끗한 정치’를 선점할 수 있다! 정치인 이재오의 손익을 떠나 공직비리 척결은 당위(當爲)다. 다만 이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이 구호로 되지 않는다고 했듯 비리 척결도 말로 되지 않는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교왕과직(矯枉過直)이다. 의욕이 지나치면 일을 그르친다. 이재오가 떠난 권익위, ‘지속 가능한 비리 척결’을 위해 하나라도 제대로 하라. 2000명 남짓한 고위공직자의 등록재산 심사를 행정안전부 윤리담당관실의 10명도 안 되는 인력이 맡고 있는 게 공직자 재산등록제도의 현주소다. 1993년 도입 이후 16년 동안 연인원 2만명 이상을 조사하고도 검은 돈을 발견해 옷을 벗긴 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제도다. 우리도 싱가포르의 부패조사청(CPIP), 미국의 정부윤리청(OGE)처럼 독립된 부패방지기구를 가질 때가 됐다. 공직자윤리위 업무를 권익위로 이관해야 한다. 실세라면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하지 않겠나.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사설] 양대노총 정치투쟁 공조 뭘 위한 것인가

    법과 원칙의 존중은 어느 분야든 지키고 따라야 할 큰 명제이다. 이 당위의 명제를 어기는 처사엔 늘상 혼란이 따르게 마련이다. 양대 노총이 왜곡된 투쟁방식으로 선회해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그제 한국노총이 결국 대의원회의에서 정부·여당과의 정책연대 파기와 총파업을 결의했다. 내년 1월1일부터 복수노조·전임자 임금관련 조항을 강행할 정부에 정면대응을 선언한 것이다. 민주노총도 한국노총과 연대투쟁에 동의하고 나서 경제회복의 문턱에 노·정(政) 충돌이 몰고올 격랑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양대 노총이 연대투쟁의 이유로 삼은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문제는 13년간 3차례나 시행을 미뤄온 사안이다. 많은 나라에서 이미 노조 전임자에 대한 사측의 임금지급을 부당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복수노조의 허용도 근로자 노조선택권 확장차원서 볼 때 경쟁과 자율원칙을 주장해 온 양대 노총이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 그래서 향후 모든 선거에서 한나라당 낙선운동에 돌입하겠다는 한국노총의 대응은 왜곡된 노사관계를 정치적 연대로 풀려는 무리함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운동의 세계적인 추세를 거슬러 굳이 시대에 뒤진 정치투쟁에서 해결방식을 찾는 대처는 위험하다. 아무래도 양대 노총의 연대투쟁은 노조의 위축과 세력 약화 우려가 큰 요인임을 부인키 어렵다. 노사관계의 악화와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국가경쟁력을 깎아먹는 으뜸요소임을 많은 국내외 지표들이 지적하고 있다. 진정한 노동운동이라면 근로자의 복지후생 증진을 먼저 내세워야 한다. 단위노조의 민노총 이탈이 이어지는 근본원인을 진지하게 따져 봐야 한다. 지금이라도 무리한 행동돌입을 물리고 타협점을 찾기 위한 합리적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사설] 세종시 설득력있는 정부 대안 내놓길

    세종시를 놓고 정치권 논란이 심각하다. 충남 연기군에서 대규모 군민집회와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가철시·등교거부 등 극한 투쟁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데도 정부·여당은 여론의 추이만 살피고 있다. 청와대와 내각, 그리고 한나라당은 이 문제에 당당히 대처해야 한다. 여론조사를 해 보면 세종시를 수정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정부·여당이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고 충청도민의 이해를 구할 여지는 충분하다. 세종시 대안 마련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시동을 걸었다. 곧 국무총리실에 자문회의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총리실이 중심이 되어 세종시 대안을 만드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여권 내부의 의견 조율이다. 청와대가 수수방관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해서는 안 된다. 국가적인 사업인 만큼 청와대 역시 책임의식을 갖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들은 충청권 표를 의식해 오락가락하는 언급을 하고 있는데 그 또한 자제해야 한다. 속내를 솔직히 털어놓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나라당은 야당의 반발을 의식, 장관고시 변경으로 세종시에 이전하는 부처 숫자를 줄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미봉하면 다시 후유증이 남는다. 세종시를 교육·산업도시로 만들기로 했으면 부처 이전은 안 하는 게 옳다. 부처 이전을 않기로 결정했다면 입법을 통해 추진하는 게 위법 논란을 피하는 길이다. 세종시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하면 국가적으로 손해다. 어정쩡한 상황에서 관련 공사들이 지연되면서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정부는 가급적 빨리 대안을 내놓겠다면서도 일정은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조속히 세종시 대안을 내놓고 연내에는 여론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도 강화해 정쟁 소지를 줄이는 일도 정부·여당의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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