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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고립 탈피 ‘제스처’… “진정성 두고 봐야”

    북한이 새해 첫날부터 남북 간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대화·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면서 대남 대화공세에 나섰다.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및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고립된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한 제스처로 보이지만, 진정성은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통일부 당국자는 2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협력사업 장려 등을 언급하며 대화 추진 의지를 표명했지만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는 등 의도가 분명치 않다.”며 “북측의 진정성을 파악하려면 천안함·연평도 도발 사과 등 책임 있는 행동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북 당국의 책임성·진정성은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2011년 신년공동사설 분석’ 자료에서 “북한이 6·15, 10·4선언 존중·이행 주장을 통해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반보수·반외세 투쟁을 선동해 남남갈등 조장을 지속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며 “반면 북한이 대화와 협력사업 추진을 언급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 및 인도적 지원사업 추진 의도를 표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일연구원도 ‘북 신년 공동사설 평가 자료’에서 “북한이 남북관계 긴장 책임을 우리 측에 넘기면서도 대화와 협력 노력을 주장함으로써 내부 문제에 집중하기 위한 대남 유연을 가장했다.”며 “대외적으로는 강온 양면으로 대응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지난해와 달리 평화체제나 북·미 대화의 공세적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주목된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중국·러시아의 압력 등을 고려, 선제적으로 대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라며 “김정은 후계 안정화와 강성대국 구축 등을 위해 이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적십자·군사실무회담 등 다방면으로 대화를 제의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미국을 비판하지 않은 것은 북·미 관계 개선과 6자회담 재개의 희망을 살려 두려는 뜻으로 보인다.”며 “6자회담 재개 논의가 본격화되면 미·중이 남북관계 개선을 먼저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예상에 대해 선제적 포석을 깐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 신년 사설이 경제부문에서는 올해를 ‘경공업의 해’로 제시, 인민생활 향상 및 자력갱생 원칙 구현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밝힌 시장확대·무역활동 등 대외경제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도 눈에 띈다. 통일부 당국자는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만 앞세우면서 개혁·개방 등 새로운 비전 없이 보수적인 정책을 견지하려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제재 지속으로 외자유치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자립적 민족경제 기반 마련에 매진하겠다는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인민생활 향상에 역점을 둔 것은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의 최대 과제가 식량난 해결을 통한 인민들의 지지 확보인 데다 2012년 강성대국 선포를 앞두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나라 “정권 재창출” 민주 “수권정당” 강조

    한나라 “정권 재창출” 민주 “수권정당” 강조

    여야 지도부가 신묘년 첫날인 1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참배식을 가지며 새해 각오를 다졌다. 두 당 지도부의 2011년 다짐은 차기 총선과 대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나라당은 ‘정권 재창출’을, 민주당은 ‘수권정당’을 강조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정치적 고향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저와 김대중 전 대통령 및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 및 사저를 찾았다. 특히 손학규 대표는 신년인사차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공개 방문해 당내에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새해 첫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심기일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당이 화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올해는 2012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다져야 하는 해”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특임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등도 참석했다. 당 지도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찾아 신년인사회를 이어 갔다. 김 전 대통령은 하례객들에게 “정치하는 사람은 정의로워야 한다.”며 ‘정자정야’(政者正也·정(政)이라는 글자의 본뜻은 나라를 바르게 하는 것)라는 글귀를 내보였다. 민주당 손 대표도 2일 김 전 대통령을 찾아 40여분 동안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눴다. 김 전 대통령은 “여당도 잘해야 하지만 야당도 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차영 대변인이 전했다. 손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의회 민주주의가 살아나고, 민주세력이 하나가 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의 상도동 방문은 민주당 대표로선 이례적인 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핵심 측근들도 일정을 몰랐고 일부 의원들도 반대했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장외투쟁 중인 시점인 데다 평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인물을 찾았다는 점에서 전통 지지층의 뜻과 배치되는 행보”라고 반발했다. 앞서 손 대표는 전날 영등포당사에서 단배식을 가진 뒤 지도부, 전·현직 의원 50여명과 함께 동교동 및 봉하마을을 찾았다. 손 대표는 단배식에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2011년은 수권정당으로 태어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열심히 뛰어다니며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멋지게 한방 먹여 승리하자.”고 말했다. 구혜영·홍성규기자 koohy@seoul.co.kr
  • “초일류國 주춧돌 놓은 한해 되길”

    경제5단체장이 2011년을 맞아 고용창출과 경제 살리기, 동반 성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신년사를 내놨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창립 50년을 맞아 전경련은 초일류 선진국의 주춧돌을 놓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은 우리가 많은 성취를 이뤄낸 한해였지만 또다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국내외 경제 환경 악화에도 우리는 2011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이 예정대로 인하될 수 있도록 촉구하고, 기업인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상속세율 인하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또 “아직 남아 있는 규제 가운데 기업이 불편을 크게 느끼는 과제를 우선적으로 발굴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은 “국격 향상의 기반을 적극 활용해 ‘코리아 프리미엄’을 조기 달성하고, 유럽연합(EU)-미국-아시아 대륙을 잇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해외 네트워크 및 수출 경험이 풍부한 전문상사 200개를 통해 영세 무역업체를 멘토링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노동운동, 이념과 정치지향적인 노동운동은 역사 속으로 퇴장할 때가 됐다.”면서 “동시에 경영자들도 투명·윤리경영과 대·중소기업 간 동반 성장을 통해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일소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인의 땀방울은 곧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라면서 “높아진 국격과 위기 극복 저력을 바탕으로 새해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중소기업이 주도하자.”고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책꽂이]

    ●가장 기본적이고 실용적인 글쓰기 특강(김해식 지음, 파라북스 펴냄)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우리의 삶 주변에는 일기, 편지, 보고서, 과제물 등 온갖 종류의 글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쓸 때마다 여전히 막막하고 두렵다. 체계적인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 책 제목 그대로 독서에서 얻은 지식을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테크닉을 실용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다. 1만 3000원.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한상권 지음, 너머북스 펴냄) 1997년부터 5년 동안 덕성여대에서 진행된 학원민주화투쟁의 기록이다. 단순하게 일개 족벌세습 사학재단의 비리와 문제점을 기록한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 사회 구성원이 어떻게 연대했는지, 연대의 원칙이 무엇이었는지를 적어나가며 보편적 진실을 담도록 했다. 역사학자답게 덕성여대재단의 원래 설립자가 독립운동가였음을 밝혀냈던 과정도 꼼꼼히 기록했다. 2만 2500원.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위한 17세의 교과서(윤혜정 등 5인 지음, 들녘 펴냄) 족집게 강의? 핵심 요약 참고서? 별별 방법을 써도 성적은 제자리 걸음이다. 비법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나, 그리고 교과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말이겠지만 진실을 피해갈 수는 없다. 언어·외국어·수리·사탐·과탐 영역을 맡고 있는 선생님들이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17세 아이들에게 각 영역별 비법을 소개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교과서에 실린 각 단원의 목적과 이유를 정확히 숙지하고 염두에 둘 것, 그리고 공부의 목적을 분명히 할 것이다. 아주 쉽지 않은가? 1만 2000원.
  • [갈등의 시대, 해법을 논하다] ‘부디스트 크리스찬’ 폴 니터 & ‘한국의 고승’ 진제 대선사

    [갈등의 시대, 해법을 논하다] ‘부디스트 크리스찬’ 폴 니터 & ‘한국의 고승’ 진제 대선사

    “일부 비뚤어진,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그리스도교인을 향해 함께 미워하지 말고 불교가 먼저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폴 니터 교수) “불교는 갈등을 부추기고 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습니다. 형상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둘이 아니며 너와 내가 둘이 아닌데, 무슨 투쟁이 있고 반목이 있겠습니까.”(진제 대선사) 이심전심(以心傳心)이며, 염화미소(拈華微笑)였다. 한국 선(禪) 불교의 법맥을 잇는 큰스님이 알 듯 모를 듯한 총론을 얘기하면 푸른 눈의 세계적인 신학자는 구체적인 각론으로 응답했다. 통역을 가운데 두고 선문답처럼 오가는 대화 속에서도 현실적 의제에 대한 공감의 폭과 깊이는 무르익어만 갔다. 언뜻 낯설어 보이는 만남과 대화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갈등이 증폭되는 시대에 적지 않은 울림을 줬다. 2010년이 저물어가는 31일 오후 대구 동화사 설법전 앞마당은 전날 내린 눈이 소복이 덮여 있었다. 동화사 들머리 앞쪽에 내걸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과 사찰 경내에 걸린 ‘불교를 탄압하는 이명박 정부 규탄한다’는 현수막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종교 갈등, 사회 갈등이 심상치않은 시기임을 짐작케 한다. ●“기독교·불자간 갈등 유감스러워” 조계종의 대표 선승인 진제 대선사와 세계적인 종교신학자인 폴 니터 미국 뉴욕 유니온 신학교 교수가 불교, 기독교 사이의 경계와 벽을 허물고 나눈 대화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하기도 한다. 종교 간 갈등, ‘4대강 개발 논란’ 갈등 등 사회 전반에 반목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두 사람의 만남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동화사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이른바 ‘동화사 땅밟기’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이는 등 한국 사회 내 종교 간 갈등의 첨예한 현장 중 한 곳이었기에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상처가 깊을수록 치유의 효과도 큰 법이다. 니터 교수는 자리에 앉자마자 최근 한국 사회의 군사적, 종교적 갈등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내놓았다. 니터 교수는 “현재 남북 사이에 커다란 군사적 긴장 관계가 형성돼 있으며 게다가 유감스럽게도 기독교와 불자들 사이의 갈등도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봉은사와 동화사에서 무례하게 행동한 이들은 전체 그리스도인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끄럽게도 생각하고 내가 대신 사죄한다.”고 말했다. 진제 대선사는 이에 대해 “어려운 시기에 니터 교수가 구만리 장도에 오셔서 한국을 염려해주니 대단히 반갑고 고맙다.”면서 “모든 불자와 그리스도인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 인류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라고 화답했다. 니터 교수는 단순한 사과의 뜻을 넘어 그리스도인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도 에둘러가지 않았다. 그는 “이웃은 물론 적까지 사랑하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었는데 이들은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고 이는 예수님의 복음과 어긋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예수님의 근본적 가르침인 정의, 평화, 사랑의 가치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자신의 다원주의적 종교관의 핵심을 피력했다. 두 영적 지도자들은 굳이 수다스럽게 자기 의견을 내놓을 것도, 서로 상대방 의견에 애써 동의할 것도 없었다. 많은 말을 섞지 않았음에도 종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상통됐다. 72세, 77세 두 원로의 대화는 두 시간을 훌쩍 넘겼건만 훈훈함만 쌓여가며 그칠 줄 몰랐다. 서로에 대한 인간적 궁금함도 묻고 답해졌다. “저는 로만-가톨릭이에요. 어릴 적 사제가 됐다가 30세에 사회로 돌아왔죠. 유일 진리를 얘기하는 그리스도교임에도 다원주의 가치를 갖게 된 것은 20대 로마에서 신학을 공부할 때 마침 로마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2000명 이상의 가톨릭 주교들이 모였고 ‘다른 종교에도 하느님이 계시고 다른 종교에도 진리가 있다.’는 의견들이 오고갔었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종교를 배우는 것은 기회일 뿐 아니라 의무이기도 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큰스님’께서는 어떻게 깨달음을 얻으셨나요?” 니터 교수는 진제 대선사를 부를 때마다 꼬박꼬박 서툰 우리말로 ‘큰스님’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한국 선불교의 대표적 은둔 수행승인 진제 대선사는 10여분가량 깨달음에 이르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니터 교수는 눈을 반짝거리며 듣다가 하나의 화두를 붙들고 2년 반 동안 수행한 뒤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진제 대선사는 “분별없는 참된 나, 즉 인간 본연의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가 청정무구의 평화로운 마음을 되찾는 방법으로서 선 수행이 중요하다.”면서 “선은 불교 전통으로 이어오는 것이지만 신앙의 대상이 아닌 만큼 종교를 떠나 인간 누구나 할 수 있는 수행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상에 접근하는 구체적인 방식에는 작은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진제 대선사가 “우리는 자아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참나를 발견하라는 간화선을 던지는 것”이라면서 “내 눈이 어두운데 중생을 안락국토로 인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명상 수행 동안에도 고통받는 사람 있음을 생각해야” 하지만 니터 교수는 “내가 지금 명상 수행을 하는 동안에도 지구에는 기아로 허덕이는 아이들, 전쟁과 폭력, 고문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진제 대선사와 생각이 다름을 내비쳤다. 니터 교수는 함께 방문한 그의 부인 캐서린 코넬과 함께 서구사회에서 보기드물게 ‘그리스도-불자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그들은 1980년대부터 전쟁과 기아, 고통이 있는 곳에서 사회운동을 해온 탓이다. 그 또한 세계적 권위의 가톨릭 신학자이면서도 오랫동안 불교 선(禪) 수행을 해왔고, 최근에는 달라이 라마로부터 티베트불교 전통에 따라 ‘연꽃 치유자’(Lotus Healer)라는 법명과 함께 수계도 받았다. 공식적으로 ‘불자-그리스도인’이 된 셈이다. ‘부처님이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었다’는 그의 최근 저서는 미국을 비롯해 서구 종교계에 큰 화제를 몰고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진제 대선사는 대담을 마친 뒤 니터 교수에게 ‘진아’(眞我)라는 법명과 함께 직접 쓴 ‘처처작주’(處處作主·어디에 머무르건 참나를 찾아 삶의 주인이 되라는 뜻) 편액을 선물하며 이미 충분히 가까워진 종교 간의 거리를 더욱 좁혔다. 니터 교수는 “불교식 선 수행이 나의 기독교 신앙을 더욱 성숙시켰다.”면서 “나는 이제 72세인데 큰스님처럼 수년 동안 화두 붙들고 수행하면 깨달음에 이를 수 있을까요?”라고 기쁨과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이날 두 정신적 지도자의 만남은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고려 최초의 대장경) 제작 1000년인 2011년을 맞아 특별히 성사된 ‘밀레니엄 평화 대담’이다. 외세 침략 앞에 무력으로 맞서지 않고 종교적 염원이라는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장경을 조성했던 정신을 기린다는 의미다. ●종교초월 사회 통합위한 ‘야단법석’ 진제 대선사와 니터 교수의 대담 이후에는 동화사 수좌 스님들을 비롯해 대구 경북 지역 불자와 기독교 단체가 니터 교수와 함께 한자리에 모이는 ‘야단법석’(野檀法席)을 펼쳤다. ‘불교-기독교 간 수행 전통에 대한 이해와 교류’를 주제로 한바탕 깊은 얘기를 나눴다. 행사를 주관한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은 “이번 대화는 종교의 벽을 넘어 21세기 함께 사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마련했다.”면서 “대화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선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종교를 초월하여 사회 통합과 평화를 이뤄내자는 불교계의 간절한 의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니터 교수는 1일 동화사에서 초청 강연을 마친 뒤 5일까지 부산 해운정사, 부산 범어사, 서울 국제선센터 금차선원을 잇는 전국 순회 평화 토크를 가진 뒤 6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대구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폴 니터 1939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1966년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신학과정을 이수, 목사가 됐으며 1972년 독일 마르부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부터 미국 유니온 신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달라이 라마, 데스몬드 투투 등과 함께 평화평의회국제위원회의 이사로 활동해으며 무슬림과 힌두, 불교 신도들과의 심층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다원주의적 종교신학의 정점에 서 있는 그는 교회 중심주의·그리스도 중심주의에서 신 중심주의로, 해방의 실천을 통한 구원 중심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세계를 돌며 마음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대해 설파하는 인기 강연자이다. ●진제 대선사 1934년 남해에서 태어났다. 1954년 해인사로 출가해 전국 선원에서 수행했으며, 향곡 선사로부터 깨달음을 인가받았다. 경허-해월-운봉-향곡으로 이어지는 한국 선불교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조계종 기본선원 조실(사찰의 최고 어른)과 동화사 조실이다. 선객들 사이에서 ‘북송담, 남진제’라는 말이 돌았을 정도로 인천 용화사의 송담스님과 더불어 불교계를 대표하는 정신적 지도자로 꼽힌다. 1971년 부산에 해운정사를 창건했다. 선학원 이사장, 문경 봉암사 조실을 거쳤고 1998년과 2000년 백양사 1·2차 무차선대법회 초청법주, 2002년 국제무차선대법회 법주에도 몸담았다.
  • 광고·콘텐츠 확보 경쟁… ‘승자의 저주’ 현실화되나

    광고·콘텐츠 확보 경쟁… ‘승자의 저주’ 현실화되나

    31일 종합편성채널(종편) 4개와 보도채널 1개가 선정됨에 따라 미디어시장은 격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치열한 ‘생존투쟁의 시대’로 접어들어 ‘승자의 저주’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교차한다. 신생 매체가 5개나 쏟아지는데, 이를 뒷받침해 줄 광고시장은 신통치 않다는 점 때문이다. 때문에 2~3개 정도의 신규매체만 소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무려 4개의 종편채널이 선정된 데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비해 보도채널은 1개만 선정돼 공정성 논란을 키운다. 당장 ‘짜여진 각본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선정결과 발표 이전부터 종편은 최대한 많이, 보도채널은 아예 선정하지 않거나 1개만 줄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졌다. 연합뉴스는 공교롭게도 예비사업자에 대한 청문심사일인 26일 직전에 전 일간지에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광고를 냈다. 한 탈락 사업자 측은 “보도채널의 경우 애초에 글로벌 경쟁력 항목은 배점에서 6%에 불과했는데, 청문심사 직전 방송통신위원회가 보낸 공문에는 주요 평가지표로 적혀 있었다.”면서 “특정 사업자를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힘 있는 종편은 절대평가, 만만한 보도채널은 상대평가’라는 냉소가 나오는 이유다. 여론 쏠림 우려도 크다. 야당 몫 방통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뤄진 ‘반쪽 의결’에서 알 수 있듯, 심각한 분열 후유증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중립성 훼손과 원칙 부재’를 들어 선정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다. 신규 사업자들 또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난관은 ‘먹거리’(광고)다. 광고시장이 크게 늘지 않는 한 파이를 더 잘게 잘라 먹을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지상파 방송은 물론 기존 프로그램 공급자(PP)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당장 KBS의 수신료 인상안이 ‘소폭 올리되 광고는 유지하는’ 방향으로 잡힌 것도 KBS의 ‘강력한 견제구’라는 말이 나온다. 중간광고 허용 등 ‘무더기 종편’ 안착을 위한 특혜조치들이 이어질 경우 반발 강도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종편만 방송이고 우리는 방송도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신생 매체들이 좋은 번호대와 의무 재전송까지 요구할 경우 기존 케이블방송사업자(SO)들은 “채널편성권을 침해당한다.”며 반발할 게 뻔하다. 양질의 콘텐츠 확보도 넘어야 할 과제다. 경험이나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콘텐츠를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몇몇 유명인들을 중심으로 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이 양산될 우려가 높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이미 간판 스타급 연예인은 자신의 몸값을 3배 이상 부르고 있다.”며 “종편은 비싼 외주제작 비용 때문에 자사 채널방송분 말고 2차, 3차 판권은 외주제작사에 내주게 돼 초기에는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방송업계에서는 종편 스카우트 대상이 거론되고,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핵심 인력에 대해서는 각서까지 받아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그렇게 하더라도 자체 생산 콘텐츠로 방송시간을 채울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기존 지상파들조차 24시간 방송을 노리고 방송시간을 야금야금 늘리고 있지만, 대개는 재방송이나 편집방송 프로그램으로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처럼 극우 상업방송 폭스뉴스가 등장하고, 일본의 저가 프로그램 수입이 허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동시에 신규 사업자 간 인수·합병(M&A)이나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파다하다. 조태성·안동환기자 cho1904@seoul.co.kr
  • 北 연하장 발송 공세…친북세력 반정부 선동 ‘南南 갈등’ 조장 전략

    북한이 새해를 앞두고 주로 친북 성향의 남한 단체 및 인사들에게 연하장을 무더기로 보내 대남 공세에 나선 것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궁지에 몰린 북한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30일 확인된 북한의 새해 연하장 수신 단체와 개인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측과 교류해온 6·15남측위를 비롯, 북한을 지원하거나 통일운동을 펼치는 단체 및 지방자치단체 등이다. 개인 15명도 이들 단체와 관련돼 그동안 수차례 방북하는 등 북한과 접촉해 온 인사들이다. 북한이 새해 인사를 명목으로 이들에게 연하장 공세를 펼친 것은 북한에 우호적인 세력을 결집시켜 북측에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소위 종북·친북 세력을 끌어모아 우리 사회 내 갈등과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반정부 투쟁을 선동해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해 보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방자치단체 및 교류·지원단체에 대한 연하장 발송은 이들의 관심을 고무시켜 대북교류 및 물자지원 재개를 유도해 보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1년부터 새해에 맞춰 6·15남측위와 범민련, 민화협 등 단체와 개인에게 북측 본부 명의 등으로 새해 축하 및 대남 선동 내용의 서신을 보내 왔다. 수신 대상은 2001년 2개 단체에서 계속 늘어나 지난해 48개 단체와 개인 17명이 무더기로 서신을 받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수신처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올 들어 천안함 폭침사건과 6·15선언 10주년, 지방선거, 재·보선,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남북관계에 각종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 측 단체·개인에게 선동성 서신을 보내 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여야 지도부 ‘까칠한’ 송년사

    여야 지도부는 30일 마지막 공식 회의에서 한해를 보내는 소감을 밝혔다. 저마다 다사다난했던 2010년을 반성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자고 했지만, 송년사에는 각자의 ‘까칠한’ 속내가 드러났다. 갖은 설화(舌禍)에 시달렸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마지막 최고위원회에서 “지방선거 패해 이후 비대위원장으로서 큰 역할을 했고, 원내 사령탑으로 국회를 성공적으로 지휘한 김무성 원내대표의 노고가 컸다.”고 덕담을 건낸 뒤 “한나라당은 국민의 따가운 회초리를 잊지 않고 심기일전해 안보 태세를 굳건히 하는 일과 서민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야당을 압박했다. 그는 “구제역으로 국민 불안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가축 전염병 예방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를 야당에 며칠째 요청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MB정부 여야갈등 관리 실패” 홍준표 최고위원은 마지막까지 색깔을 드러냈다. 홍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경제와 외교는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으나 당내 갈등 관리, 남북 갈등 관리, 여야 갈등 관리는 실패했다.”면서 “토끼띠 새해는 호랑이처럼 사나운 해가 아니길 바란다.”며 청와대를 겨냥했다. 공천 개혁 방안을 주도했지만 당내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나경원 최고위원은 “공천 제도 개혁 특위의 개혁안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면서 “제가 토끼띠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좀 더 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의 발언도 강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그나마 우리가 한해를 버틴 것은 야당의 부진 때문”이라면서 “내년에는 우리가 덮고 미뤘던 악재가 더 많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서병수 “세종시 수정안 국가적 혼란” 친박계의 서병수 최고위원은 “세종시 수정안으로 인해 국가적 혼란을 자초했다.”면서 “지방선거 패배는 효율과 속도만 앞세운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대한 준엄한 경고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당 사무처 종무식에서 한해를 보내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10·4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손학규 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이 분명한 정권 교체 의지를 갖고 집권 의지를 가지면 국민들이 힘을 실어준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연말에 벌였던 전국 순회 투쟁은 완결된 것이 아니다. 새로운 투쟁이 신년에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존재감을 은근히 과시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민주당 ‘모’씨(박 원내대표 자신을 지칭)의 입”이라면서 “우리의 무기인 발과 입으로 2012년을 기약하자.”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당 대표 시절에 거뒀던 지방선거 승리를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작년과 재작년에 열심히 노력한 결과였다.”면서 “2012년 큰 수학을 위해 내년에 민주당이 민주 개혁 진영의 희망으로 우뚝 서자.”고 강조했다. ●천정배 “탐욕의 무리 소탕하러 나아가자” 연일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천정배 최고위원은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을 완전히 버렸다.”면서 “국민은 지긋지긋한 한해를 보냈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우리들이 결사대가 돼 악의 무리, 탐욕의 무리를 소탕하러 나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北, 대남 연하장 공세 ‘폭탄’ 왜

    北, 대남 연하장 공세 ‘폭탄’ 왜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남한의 친북 성향 단체 및 인사들에게 새해 연하장을 발송하며 대남 공세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30일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까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 남측 단체 35곳과 백낙청(전 6·15남측위 상임대표) 서울대 명예교수 등 개인 15명에게 새해 연하장을 보내 남북정상회담 ‘6·15선언’과 ‘10·4선언’ 이행 투쟁을 선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6·15남측위 산하 부문·지역별 본부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등 단체들과 인천시·강원도 등 지방자치단체도 북측으로부터 연하장을 받았으며,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 정일용 6·15남측위 언론본부 공동상임대표 등도 수신인 명단에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측이 보낸 새해 연하장에는 “새해를 맞으며 설 인사를 보낸다. 새해에도 남북공동선언의 기치 밑에 나라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며, 조국통일을 위한 애국활동에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1년부터 남측 종교·사회단체 및 개인들에게 신년 축하 및 대남 선동 내용의 서신을 발송해 왔다. 대북 소식통은 “천안함·연평도 도발이 일어난 올해 북한이 더 많은 연하장을 발송,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극단의 정치, 봄날을 기다리며

    지난 2006년 1월 30일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북한산에서 ‘산상회담’을 갖고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로 두달 가까이 냉기류가 흘렀던 때였다. 얼어붙은 18대 국회를 보면서 느닷없이 4년 전 이맘때가 떠올랐다. 주먹질까지 오간 본회의장, 무기력한 여당, 야당의 기약 없는 장외 투쟁, 꼬리를 무는 고소·고발, 사상 최대의 부동층…. 정치사에서 여야의 대치 정도를 따지자면 이번이 ‘유례없다’고 자신하긴 어렵다. 그러나 과연 ‘봄날’이 오기는 올까 싶은 의문을 이번만큼 자주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대의제에서 정치의 본질이 타협이라고 한다면, 타협에 이르는 기술을 ‘더 많이 가진’ 쪽은 여권이다. 여권의 책임을 더 많이 물을 수밖에 없다. 17대 시절 이른바 ‘4대 개혁 입법’ 정국이 현 상황과 닮은 꼴로 비교되곤 한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당내 반발 속에서도 산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여당 중진들은 청와대를 찾아가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다리를 놨다. 김근태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은 청와대를 향해 ‘계급장을 떼자’고까지 하며 당 중심의 정치 문화를 세우려 했다. 다른 정치적 목적도 있었겠지만 청와대도 당청 분리를 고수하며 이해찬·한명숙 등 정치인을 총리로 임명했다. 지금은 산상회담은 고사하고 여야 원내대표를 동시에 보기도 어렵다. 여당 중진들은 당내 계파 정치에 빠져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마이 웨이’다. 유난히 ‘정치 실종’이라는 표현이 잦아졌다. 특히 여당 내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당청 관계의 종속성이 심해졌다. 야당은 파트너인 여당을 건너뛰고 청와대와 곧바로 맞서 사사건건 치킨 게임을 벌인다. 물론 노력조차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시절 “필리버스터제(합법적인 방법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도입하고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발동 요건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6월 여야 중진 10여명은 중진협의체 구성에 뜻을 모았다.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중요한 때다. 청와대는 여당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여당은 야당과 대화를 시도하고 야당은 대화에 응해야 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연말연시 여야 잠룡들 ‘내실 다지기’

    연말연시 여야 잠룡들 ‘내실 다지기’

    여야 잠룡들은 짧은 신정 연휴 동안 긴 호흡으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결전’의 2012년을 한해 앞둔 2011년을 맞아 대외 활동보다는 ‘큰 꿈’을 향한 보폭 넓히기 구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최근 대선 싱크탱크를 발족시키며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31일 정책 자문단과 비공개 모임을 갖고 그동안 구상해온 정책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또 새해 1월 1일에는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동생 지만씨 부부와 함께 신정 차례를 지낸다. 박 전 대표는 3일 대구시당 신년 하례식 참석을 기점으로 공식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새해 화두를 ‘약시우강’(若時雨降·때 맞춰 비가 내리다)으로 정했다. 이 장관은 30일 “세상의 모든 것은 때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빗대 설명했지만, 일부에선 최근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선 박 전 대표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장관은 31일 송년회를 겸해 직원들과 영화를 관람하고 새해 첫날에는 지역구인 은평구에서 열리는 해맞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당분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직 재선을 위해 해외 활동에 치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에 맞서 내놓은 ‘자립보장형 복지’를 구체화해 갈 계획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30일 노숙인 급식 봉사활동에 이어 31일에는 경기도 전철 안에서 직접 민원 상담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새해 화두를 ‘튼튼한 안보, 일자리·경제 챙기기’로 정했다. 대선 캠프로 알려졌던 ‘광교 포럼’ 출범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대선 캠프라는 시선에 부담을 느낀 탓이다. 최근 무상급식 문제로 시의회와 갈등 관계에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시정 챙기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1월 1일 0시 보신각종 타종 행사 뒤 현충원을 참배하고 한나라당 단배식 행사에 참석한다. 2일에는 서울시내 군 부대를 위문 방문할 예정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제2단계 ‘정권 교체’ 투쟁을 3일부터 시작하는 만큼 연말은 가족들과 차분히 보낼 계획이다. 대신 새해 첫날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이희호·권양숙 여사에 대한 인사 일정을 소화하며 민주 세력 결집의 단초를 꿰어갈 예정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손 대표와 보조를 맞춰가기로 했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년에는 국민의 뜻을 좇아 더욱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도 새해 지도부 일정에 동참하기로 했다. 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대외 활동을 갖지 않기로 했다. 측근은 “여느 때처럼 가족과 함께 조용히 연말을 보내고 새해 1~2월에는 ‘국가란 무엇인가’란 책의 집필에만 전념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오는 4일 예정된 공판을 준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민주 내분진화? 불씨 그대로?

    민주당이 새해에도 전국을 돌며 ‘정책 대장정’을 벌이기로 했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맞섰던 1차 장외투쟁의 성과가 적지 않았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실제 손학규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와 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새해 구상’을 밝히며 각오를 다졌다. “밝고 포지티브하게 싸우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세밑 기류’는 온도차가 컸다. 전날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을 주축으로 한 ‘민주희망 쇄신연대’는 이병기 종편 심사위원장 선임 문제를 두고 손 대표의 사과를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손 대표가 ‘유감’을 밝히는 선에서 가까스로 내분은 피했지만 당 내부는 지도부 역학관계와 내년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언제 불씨가 타오를지 모르는 ‘휴화산’ 같다. 손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기조였다면 2차 투쟁의 목표는 234개 기초자치 단체를 돌며 국민이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도 되겠다고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차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길거리에 천막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고 싶겠느냐. 정치적 하수책을 선택한 것은 고육지책이었다.”면서 “날치기의 본질이 결국 이명박 정권의 독재라는 것을 알게 되지 않았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전날 나온 쇄신연대의 성명서는 당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쇄신연대 측은 성명서에서 “이병기 종편 심사위원장은 야당 몫의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될 당시부터 문제가 예고됐던 인물”이라면서 “그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캠프원이라는 사실은 당원들의 자존심에 심대한 상처를 준 것”이라며 당시 잘못된 인사 추천에 대한 손 대표의 사과를 요청했다. 현 정권의 정책과 연관된 인물에 대해 자당 대표의 사과까지 요청한 것은 전례없는 ‘사태’였다. 성명서가 나오자 당내는 물론 쇄신연대 내부에서도 “(당 대표에 대한 사과 요구는)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반발이 쏟아졌다. 전날 서울역 집회를 앞두고 일부 쇄신연대 소속 의원들이 서울 모 호텔에서 긴급회동을 갖는 등 내분 양상이 역력했다. 당내 국민모임 소속 의원들도 같은 날 저녁 송년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결국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일로 국민과 당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사태를 봉합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천정배 의원의 막말 過하고 한심하다

    얼어붙은 정국이 야당 의원의 도를 넘은 막말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그제 수원역앞 민주당 행사에서 천정배 최고위원이 한 말이 화근이다. 천 의원은 “이명박 정부를 소탕해야 하지 않겠나.” “국민을 실망시키는 정권을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제1야당의 공식행사에서 최고위원이 입에 올린 말치곤 한심한 수준이다. 천 의원 발언 이후 여당과 천 의원은 가시 돋친 말들을 쏟아내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숨짓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천 의원이 막말을 한 자리는 여당의 새해예산안 처리에 반발해 지난 14일부터 전국을 돌며 벌여온 장외투쟁 현장이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현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정당의 공식행사라면 당연히 말의 선택에 신중했어야 한다. 더구나 천 의원은 지난 정권 법무부장관을 지낸 야당의 최고위원이다. 누구보다 절제되고 합리적인 언행으로 민의를 보듬어야 할 입장인 것이다. 천 의원의 정계은퇴를 요구하며 ‘시정잡배’ ‘패륜아’로까지 몰아가는 여당의 공격에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이번 천 의원의 막말 파동이 한층 더 실망스러운 이유는 정계의 고질이 재연됐다는 데 있다. 중대 사안에 맞닥뜨릴 때마다 ‘나만 선이고, 상대방은 악’이란 극한적·이분법적 막말에 국민은 신물이 날 지경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정치인들의 상식이하 돌출발언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오죽하면 국회를 유해단체로 지정해 청소년들이 뉴스에서 보지 못하도록 하자는 비아냥이 나올까. 따지고 보면 얼마 전 안상수 대표의 ‘자연산’ 발언으로 체통을 구긴 한나라당도 천 의원에 큰소리칠 만큼 당당하지는 못하다. 말이 대화와 소통의 매개가 아닌, 싸움과 배척의 수단이 돼선 곤란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막말을 되뇌는 정치인은 설 땅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정치인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민생법안이 태산같이 쌓여 있는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경은 절박하다 못해 간절하다. 어제로 장외투쟁을 접고 서민을 위한 정책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민주당이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수준 이하의 말싸움만 계속한다면 여당도, 야당도 결국은 제 살을 찢는 부메랑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송년기획] 천막 장외투쟁… 손학규의 ‘소신’

    정치권의 ‘저평가 우량주’라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정치인이다. 당 대표 취임 이후로만 보자면, 손 대표는 강한 집념과 소신이 두드러졌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맞서 천막 장외투쟁을 한다고 결정했을 때 지지율이 떨어진다며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그러나 손 대표는 “순간적인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 길게 보겠다.”고 했다. 결국 서울광장에 천막을 쳤다.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국가보안법 철폐와 국가균형발전 정책, 햇볕정책에 동의했다. 이쯤 되면 손학규 식(式) 정치적 결단의 원천은 뚝심이 전부라 해도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역 광장에서 본 손 대표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유시민·강금실 전 장관이 상주였다. 유 전 장관이 손 대표의 오른쪽 팔뚝에 상주 완장을 채워 주려 했지만 손 대표는 끝내 거절했다. “완장 찰 자격이 없다.”는 거였다. 고인을 향해 ‘경포대’ ‘산송장’이라고 공격한 데 대한 참회였던 셈이다. ‘저평가 우량주’의 가치를 끌어올리기만 한다면 집념과 소신, 뚝심도 꽤 괜찮은 기반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對與조율 박지원 ‘제2 전성시대’ 정치인 박지원은 올해도 손발이 부지런했다. 예순여덟살의 노장이지만 “기자는 맨 먼저 접하는 국민”이라며 기자들에 대한 ‘콜백’(답신전화)에도 적극적이었던 모습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0년은 그에게 ‘제2의 전성시대’라 할 만했다. 지난 5월 원내대표로 취임해 7·28 재·보궐 선거 직후 공석이 된 대표직을 겸한 비상대책위 대표 자리에 올랐다. 별 잡음 없이 마무리된 비대위는 당내 그의 리더십이 인정받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정보력을 바탕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및 2명의 장관 후보자를 줄줄이 낙마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춰 원만한 여야 관계를 이끌어온 것도 그의 ‘능력’인 동시에 ‘복’이었다. 전성시대가 내년에도 이어질까. 정통성과 통솔력, 조정능력 등으로 당 안팎에서 유력한 차기 당 대표 주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은 강력하고 새로운 세력의 출현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여야를 통틀어 대선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손학규 체제’와의 잦았던 충돌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이회창 속 시원한 ‘대쪽’ 언행 두각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비교섭단체라는 한계가, 2010년 그와 자유선진당의 입지를 좁혔다. 지역기반마저 출렁였다. 총선·대선의 전초전격인 6·2 지방선거에서 쓴맛을 봤다. 텃밭 충남에서조차 대전시장 한 자리만 건졌을 뿐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틈바구니에서 펼친 소신행보가 일부에선 양비(兩非)론으로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는 ‘대쪽 이회창’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주요 이슈마다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정진석 추기경과 설전을 벌인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질타는 그 정점이었다. 교권추락 실태에 대해서도 체벌을 재도입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의 ‘대쪽’ 언행에 “속 시원하다.”는 격려가 쏟아졌다. 천안함·연평도 사태에는 강력한 무력 응징론을 내세워 ‘보수’의 신뢰를 샀다. 친북좌파세력의 정권 재창출을 막자며 보수대연합론이라는 소신을 펼쳤다. 혼돈의 외교·안보, 무기력한 정치력의 혼재 속에서 펼친 개인기여서 더욱 돋보였다. 당장은 원내 교섭단체 복귀가 최대 숙제다. 결전의 2012년을 한해 앞둔 2011년, 제3당의 공간이 최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울산 ~언양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울산시의회도 나섰다

    울산시의회가 지역 최대 현안인 ‘울산~언양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울산 지역 교통·운수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울산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운동은 시의회의 가세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7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남구 무거동과 울주군 언양읍을 잇는 14.3㎞ 구간의 울산고속도로는 1969년 개통 이후 40여년간 2000억원(총 투자비 426억원)가량의 통행료를 징수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실제론 간선도로… 정부에 건의” 울산고속도로는 1997년 울산의 광역시 승격으로 종전의 울산시와 울주군이 통합되면서 광역시 안의 도로로 변모해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했다. 실제로 울산고속도로는 남구 무거동에서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연결지점까지를 이어주는 도시고속도로 및 간선도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10년 전부터 산발적으로 진행된 통행료 폐지운동을 내년부터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의회는 울산고속도로 개통 이후 현재까지의 통행료 수익과 고속도로 이용률, 유사사례 자료를 모아 주민 청원 또는 결의안을 채택한 뒤 국토해양부 등 정부기관에 무료화를 건의할 계획이다. 시의회는 또 지난 10월 울산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운동에 나선 울산 교통문화시민연대, 울산택시운송사업조합, 울산버스운송사업조합 등 지역 6개 교통·운수단체와도 힘을 합쳐 나갈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10여 년 전부터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결실을 보지 못하자, 지난 10월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울산시의회 권명호 산업건설위원장은 “울산고속도로는 시가지 간선도로 역할을 하면서도 지난 40여년간 통행료를 받아 시민들의 불만이 사고 있다.”면서 “2008년 기준으로 통행료 수익이 건설유지 비용을 빼고도 654억원에 달해 투자 대비 회수율 251%로 전국 고속도로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현행법상 특정 고속도로만 무료화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현행 유료도로법 제4장 16조에 따르면 ‘통행료의 총액은 당해 유료도로의 건설유지비총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돼 건설유지비 이상을 징수하면 무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공 “특정 고속도로만 무료 안돼” 하지만 같은 장 18조 통합채산제에는 ‘당해 유료도로를 하나의 유료도로로 하여 통행료를 받을 수 있다’고 명시, 논란을 빚고 있다. 공사는 이 조항을 근거로 전국의 고속도로를 하나로 보고 모든 고속도로의 건설유지비 총액을 넘길 때까지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이렇게 되면 신규 고속도로가 계속 건설되는 한 통행료 무료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교통문화시민연대 등 울산 지역 6개 교통·운수단체는 도로공사 측에서 계속 통행료를 징수하면 내년부터 통행료 납부 거부운동과 범시민서명운동, 고속도로 통행거부 투쟁 등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孫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나선다

    孫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나선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예산안 장외투쟁 마무리를 앞두고 27일 경기 연천 육군 제5사단 열쇠전망대와 제6군단 포병부대 등을 방문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반도 평화특위’도 출범시켰다. ●군부대 위문… 평화특위 출범 손 대표는 곧 천막을 걷는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맞서 20여일 동안 벌여온 전국 장외투쟁을 28일에 매듭짓는다. 하지만 이제부터 ‘새로운 투쟁’을 시작한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새로운 투쟁’은 손 대표의 리더십과 직결된다. 장외투쟁을 계기로 ‘착근기’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기’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28일 이후 손 대표의 화두는 ‘국민 속으로’라고 한다. 일주일 단위로 민생 주제를 정해 ‘정책 투쟁’을 벌이면서, 전국을 시·군·구 단위까지 찾아가는 ‘현장 투쟁’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한 측근은 “교육주간을 정하면 등록금 문제로 고통받는 교육현장을 찾아가고, 한편으론 시나 군 단위를 방문해 현안에 대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현장 투쟁의 경우, 지역구 의원들의 의정보고회 일정과 결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손학규 리더십’을 서서히 드러낼 것이라고 한다. 이전 ‘손학규 리더십’은 ‘선장론’과 통했다. 선원들을 강하게 통솔하기 전에 배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장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선장론’에 대입하면 민주당이라는 배는 아직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에 있다는 것이 손 대표 측의 판단이다. 향후 일정이 ‘반대(규탄) 리더십’에서 ‘대안 리더십’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같은 고민이 읽힌다. 손 대표가 최근 사석에서 “나는 서두르지 않겠다. 당이 살아야 대권주자 위상도 세워진다.”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취임 초기 손 대표는 당내에서 ‘온돌 리더십’을 지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듣는 편이었고 호불호에 대한 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초 지역 사무처장단 인사 이후 잡음이 일자 손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기가 사당(私黨)이냐. 인사를 못 받아들이면 직무정지시키겠다.”며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과 지도부도 놀랐다고 한다. 손 대표가 지난 20여일간의 장외투쟁을 통해 당의 투쟁성을 강화하고 당 대표의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에는 굳이 인색할 필요가 없다. ●모호한 대북관 도마에 하지만 여전히 ‘손학규 리더십’은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모호한 대북관으로 도마에 자주 올랐다. 당권을 나눠 가진 지도체제, 혼선을 빚는 제1 야당 등 당의 토양도 거칠다. 이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가축법 처리를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를 제안한데 대해 차영 대변인과 전현희 원내대변인이 각각 다른 입장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차 대변인은 “날치기 처리를 무효화하지 않으면 개최 불가”라고 했지만 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개정안을 심사해 본회의에 부의할 것”이라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대선주자들에게 2011년은 ‘미래’를 갖고 싸우는 해라는 점에서 손 대표에게 분명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집요하게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구혜영·강주리기자 oohy@seoul.co.kr
  • “내년 5~6 차례 연쇄 개각 가능성”

    청와대가 ‘순차 개각’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내년말까지 많게는 5~6차례의 소폭 개각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1월초 개각쪽에 여전히 ‘방점’이 찍혀있긴 하지만, 인사를 빨리 하라는 한나라당의 거센 요구가 잇따르면서 연내 개각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당 거센요구 잇따라 연내개각 가능성도 26일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따르면 곧 인사가 이뤄질 자리는 현재 공석인 감사원장, 국민권익위원장과 지난 8·8개각에서 이미 교체의사를 밝힌 지식경제부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모두 네 자리다. 이 가운데서도 현재 수장이 비어있는 감사원장과 권익위원장이 1순위, 지경·문화부 장관이 2순위로 각각 꼽힌다. 이미 이들 네 자리 후임을 위한 인사검증 작업은 마무리 단계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인선결과에 따라 두 자리씩 나눠서 따로 발표할수도 있고, 아니면 네 자리를 동시에 인선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연내 개각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은 열려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개각의 시점에 관해서 지금 언급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면서 “연내에 하게 되면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예정됐던 권익위 업무보고가 공석인 위원장을 임명할 때까지로 연기됐고, 오는 29일 끝나는 업무보고 일정을 감안할때 1월초 개각설이 여전히 더 우세하다. 이번 개각에서 후보군에 들어있는 류우익 주중대사, 이동관 전 홍보수석, 박형준 전 정무수석 등 이른바 ‘MB맨’들의 컴백 여부를 둘러싸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날 정치인 입각을 공개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고, 홍준표 최고위원 등 당내에서도 2012년 총선·대선에 악영향을 줄수 있다며 부적절한 처신을 한 측근의 기용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내년 2월 한·미FTA 관련부처 교체설 하지만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데다 안상수 대표의 실언으로 당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당의 입김이 크게 먹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들 네 자리 인선이 끝난 뒤 내년 2월을 전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과 연계된 관련부처(기획재정부, 통상교섭본부) 장관의 교체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장외투쟁중인 민주당과의 화해 등을 감안할 때 자연스럽게 고려해볼만한 카드라는 것이다. 이때 통일부 장관 등 일부 안보라인의 교체도 함께 이뤄질 수 있다. 이후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내년 5~6월쯤에, 또 장관중에서 총선에 나갈 마지막 대상자들을 고르는 과정으로 내년 12월을 전후해서 또 한번 소폭 개각이 단행될 수 있다. 때문에 돌발 정치변수까지 감안하면, 이르면 연말부터 내년말까지 많게는 5~6차례의 ‘순차 개각’이 소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다큐·시트콤·게임 등 새해특별기획

    다큐·시트콤·게임 등 새해특별기획

    2011년 창사 10주년을 맞는 MBC플러스미디어가 새해 1월부터 4개 케이블 채널에서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인다. 생활문화다큐채널 MBC라이프에서는 3부작 다큐멘터리 ‘스틸루트’를 오는 1월 1~3일 오후 10시에 방송한다. 인간이 발명한 도구 중 가장 혁신적으로 인류의 모습을 바꿔 놓은 철의 전파 경로를 추적한 다큐멘터리로 편당 2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서양 역사에서 철을 잘 다루는 집단은 역사의 주무대로 나섰고, 그렇지 못한 집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정도로 철은 권력 투쟁 속에서 활발히 모습을 드러냈다. 1부 ‘철이 권력이다’와 2부 ‘철의 시대’에서는 철기 문화가 당대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경제, 흥망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본다. 3부 ‘한반도 철의 꽃을 피우다’에서는 이미 기원전 원년을 전후해 철기 문화의 화려한 절정기를 맞은 한반도의 철기 문화와 그 특징을 살펴본다. 오락채널 MBC에브리원에서는 청춘시트콤 ‘레알스쿨’을 1월 10일 오후 4시 30분 처음 선보인다. 케이블 채널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일일 시트콤으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고등학생들이 ‘영어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 들어간 영어캠프에서 벌어지는 일을 유쾌하게 그린다. 도지한, 주다영, 그룹 ‘유키스’의 동호 등 10대 스타들이 학생 역으로 출연하며, 그동안 방송을 통해 남다른 영어실력을 공개했던 김영철이 열혈 영어 선생님 역을 맡는다. 또 MBC드라마넷에서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를 2월 5일부터 방송한다. 영국 BBC가 방송해 큰 인기를 끈 ‘스트릭틀리 컴 댄싱’의 판권을 1억 2000만원에 구입해 한국판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예인과 사회 저명인사들이 한팀을 이뤄 라틴, 룸바, 살사 등 각종 댄스에 도전하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MBC게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SS501 형준 게임단 만들다’를 1월 21일 오후 5시에 첫 방송 한다. 평균 1%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형준 프로게이머 되다’의 시즌 2다. 그룹 SS501의 멤버 김형준의 프로게임단 창단 도전기를 다룬다. MBC플러스미디어의 안현덕 대표이사는 “내년 종편채널 론칭 등 미디어환경이 급변화되는 상황에서 자체 콘텐츠 질의 강화에 집중해 채널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채널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시청자 참여 형태의 대형기획물 제작도 기획하고 있으며, 높아진 시청자의 눈높이를 충족시켜 충성도 높은 시청자층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정일父子 군 장악력 대내외 과시

    김정일父子 군 장악력 대내외 과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4일 자신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19주년을 맞아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기념연회에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과 함께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김 위위원장이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연회에 참석한 것은 처음으로, 군 장악력을 과시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환호하는 참석자들에게 답례하면서 당의 선군혁명영도를 높이 받들고 조국보위와 사회주의 조국의 융성번영을 위해 한몸 바쳐 투쟁하고 있는 그들을 열렬히 축하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를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는 매년 열렸으나, 기념연회가 열린 것은 추대 10주년이었던 지난 2001년 인민무력부 주최로 개최된 이후 두번째다. 소위 ‘꺾어지는 해’가 아닌데도 연회가 열린 것은 이례적이다. 첫번째 기념연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이번에 김정은과 함께 등장한 것은, 후계과정 공고화와 동시에 연평도 도발 이후 군의 사기를 높이고 군에 대한 장악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연회 참석은 한반도의 군사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군의 내부 단결을 보여 주고 최고사령관으로서 김 위원장이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군 행사를 통해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충성과 김정은 중심의 결집을 유도하는 것도 연회의 목적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민주, ‘자연산’ 발언 안상수 27일 윤리위 제소

    민주당은 24일 구제역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강원 원주 등을 찾아 정부·여당의 ‘방역무능론’을 비판하며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대북 강경책으로 지역 경제가 후퇴했다며 ‘안보·경제 무능론’에 대해서도 공격했다. 손학규 대표는 “복지사회를 준비하며 정권교체를 꾸준히 준비해 나가겠다.”며 장기적인 투쟁 의지를 내보였다. 민주당은 강원도 원주시청, 춘천의 강원도청에 들러 구제역 현황을 보고받았다. 손 대표는 원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정지역인 강원도에 구제역이 확산된 것은 모두에게 충격”이라면서 “살처분 보상·매몰작업비 등에 국가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올해만 구제역 발생이 세 번째인데 초동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등을 비판하는 장외집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구제역 확산 우려로 취소, 춘천 시내에서 ‘날치기 예산 무효화’ 서명운동만 진행했다. 외교·안보정책에도 맹공을 퍼부었다. 손 대표는 “긴장과 대결의 길이 아니라 평화와 대화의 길을 모색하라.”면서 “이 정부가 제대로 못하면 민주당이라도 나서 미·중·러 등 한반도 주변정세를 능동적으로 타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집권 3년간 강원 고성군의 경제가 매년 800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금강산·개성관광 속개를 강조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대북정책을 ‘독사정책’에 비유하며 “독사에 물린 사람은 독사를 잡아도 이미 독이 퍼져 생명을 돌릴 수 없기 때문에 물리지 않도록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며 햇볕정책 복귀를 주장했다. 이와 함께 손 대표는 춘천 복선 전철 등 지역예산 삭감을 언급하며 정권교체를 향한 ‘민심다지기’에도 주력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에서 여당의 예산안 파문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MB·한나라당 심판 정당·시민사회 연석회의’를 구성하기로 했다. 28일까지 남은 수도권 규탄대회를 끝낸 뒤 내년 1월부터는 야권 차원의 공동집회를 열고 민생현장을 찾아다니는 대여 투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7일 성형 안 한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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