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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7년만에 찾은 ‘선암사의 평화’

    법적 주인은 조계종, 실질적 주인은 태고종, 재산관리인은 순천시.‘가을단풍’과 ‘한 사찰 두 주지’로 유명한 전남 순천의 선암사 얘기다. 이 사찰을 둘러싼 분쟁이 57년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불교태고종은 16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선암사 분규 종식 및 정상화 합의서’를 발표했다. 재산관리인인 순천시로부터 선암사를 넘겨받아 사찰 부속 부동산과 문화재 등 재산 일체를 공동 조사·관리하겠다는 내용이다. 공동 인수위원장은 조계종 측 선암사 주지인 덕문 스님과 태고종 측 선암사 주지인 경담 스님이 맡았다. 한마디로 ‘공동 명의 전환’에 합의한 것.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재산관리인 변경을 요청했다. 순천시도 문화부의 해임 통보가 오는 대로 재산관리인 직함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어서 반세기 넘은 선암사 분쟁은 해결 가닥을 잡았다. 선암사에 얽힌 갈등의 역사는 1954년 비구승-대처승 싸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발표한 “(결혼한) 대처승은 사찰을 떠나라.”는 ‘유시’(담화문)를 등에 업은 비구승들이 일제 강점기 득세했던 대처승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권력 투쟁은 결국 1970년 대처승 중심의 태고종 분리 독립으로 결론났다. 이때부터 선암사는 소유권은 조계종, 점유권은 태고종, 재산관리권은 순천시가 갖는 기형적 형태로 갈라졌다. 현재 신도 관리와 법회 활동 등은 태고종이, 사찰 입장료(문화재 관람료) 징수와 문화재 관리 등은 순천시가 맡고 있다. 이에 맞서 조계종은 선암사 주지 스님을 임명해 놓고 있다. 물론 실질적으로 절을 장악한 태고종 탓에 ‘입주’에는 실패했다. ‘조·태 갈등’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크고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던 선암사는 양측 스님들의 주먹다짐을 부르기도 했다. 이렇듯 오랜 세월 갈등이 계속된 데는 선암사의 상징적 위치도 크게 작용했다. 선암사는 조계종의 25개 교구 본사 중 하나다. 태고종에는 태고총림 본산이다. 어느 쪽도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사찰인 것.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순천시가 선암사 성보박물관의 2400여점 문화재 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를 계기로 양 측이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불교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해법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靑 “의미부여 어려워… 할 말 없다”

    靑 “의미부여 어려워… 할 말 없다”

    “우리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어떤 의미부여도 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눈에 띌 정도로 말을 아꼈다. 내부적으로는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한 진의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섣부른 해석은 여권 내 친박(친박근혜)·친이(친이명박)계 갈등을 부추기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왈가왈부 사안 아니다” “과학비즈니스 벨트는 대통령이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 하며, 원점 재검토에 따른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한다.”는 취지의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 보여 줬던 태도와 똑같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는 (과학비즈니스벨트특별)법이 정해지면 그대로 간다고 밝혔던 만큼 그대로 해 나갈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뭐라고 말했든 거기에 대해 우리가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과학비즈니스 벨트 문제를 놓고 세종시 수정안 때처럼 이 대통령과 정면으로 반대의 길을 걷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 문제를 놓고 박 전 대표가 갑자기 청와대쪽과 각을 세운다거나 ‘투쟁모드’로 들어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이 문제는 이미 정치권의 손을 떠난 만큼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오는 4월 5일 법이 시행되면 법에 따라 그대로 절차를 진행하면 될 문제이며, 정치권에서 이 상황에서 가타부타 언급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여러 차례 과학비즈니스 벨트 문제는 오는 4월 출범할 위원회가 백지에서 공정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얘기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朴 발언행보 탄력 붙을 수도” 청와대 내부에서는 그러나 그간 ‘침묵모드’로 일관해 온 박 전 대표가 충청권을 자극할 수 있는 과학비즈니스 벨트 문제를 비롯해 ‘뜨거운 감자’인 신공항선정 문제 등을 놓고 대통령의 약속이행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인 점으로 볼 때 앞으로도 이 같은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가미카제 만세” 전주시의원 ‘사죄’···이전에도 폭언 전력

     일본에서의 공식 만찬장에서 “가미카제 만세”를 외친 김윤철(55·민주당) 전주시의원은 15일 “취중에 실언했다. 전주시민에게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술에 취한 상태여서 ‘가미카제 만세’를 외쳤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가미카제라는 부적절한 표현 등을 썼고 이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전주시의회 의원 8명은 지난해 10월 3박4일 일정으로 친선교류를 위해 일본 가나자와시를 방문했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일본 의원들이 (월드컵 응원구호인) ‘대~한민국,짝짝짝’을 외쳐 ‘일본도 가미카제가 있지 않았느냐’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잘못된 언행에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전주시의회 위상을 저해하고 동료 의원에 누를 끼친 데 대해 사죄한다.”면서 “모든 비난과 질책을 달게 받겠으며, 앞으로 전주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조치 결과에 겸허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조지훈 시의회 의장도 사과문을 내고 “김 의원의 실언은 사실 여부를 떠나 높은 품격과 올바른 역사인식이 요구되는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의회 차원에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해 일본 방문 때 “‘할아버지가 일본순사 출신’이라고 자랑을 한 뒤 ‘가미카제 만세’를 외치는 등 말실수를 여러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17일 한나라당의 새해예산 강행처리에 맞서 원외투쟁에 나선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전주시 고사동 오거리광장을 방문해 농성하는 자리에서도 김완주 전북지사와 송하진 전주시장에게 막말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수컷들 싸움 붙이는 암컷 페로몬 발견

    수컷들 싸움 붙이는 암컷 페로몬 발견

    여자 한 명을 둘러싸고 남자들은 왜 사투를 벌이는 것일까? 적어도 오징어 세계에서는 생물학적인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우즈홀의 해양생물연구소(Marine Biological Laboratory)에 따르면 아메리카 창오징어(Longfin squid) 수컷들은 암컷의 페로몬 냄새를 맡으면 난폭하게 돌변해 다른 수컷들을 공격한다. 아메리카 창오징어의 암컷은 몇 주 동안 최대 20~30개의 알주머니를 낳는 동안 여러 수컷과 교미를 하는데 그 주머니에는 각각 150~200개의 알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데이터를 얻기 위해 수컷 오징어들과 알주머니 57쌍을 실험용 수족관에 넣고 행동을 관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수컷들은 암컷이 없음에도 알주머니를 접촉한 순간 서로 공격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오징어의 공격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알주머니 표면에서 화학 성분을 추출해 분석했다. 여러 종류의 단백질 중 1종이 페로몬 역할을 해 오징어의 공격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결과 수컷 오징어들은 전립선 특이 항원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세미노단백질-베타(Microseminoprotein-beta, MSMB)에 접촉했을 때 금세 난폭해지는 것으로 판명됐다. 연구팀은 “페로몬이 수컷들의 투쟁심을 일으키는데 다산을 하는 암컷이 짝짓기 상대에 맞는 가장 강한 수컷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핸런은 “‘마이크로세미노단백질-베타’라는 성분이 포유류의 체액에도 포함돼 있다.”며 “하지만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기능 말고는 아직까지 다른 것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발견이 다른 연구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10일 발행된 미국 과학저널 ‘최신 생물학’(Current Biology)에 게재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손학규 대표의 국회 등원 결정은 잘한 일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어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에 등원(登院)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외면하는 국회에 과연 등원해야 하는지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라도 민주주의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회 정상화의 선행조건으로 내걸었던 예산안 파동에 대한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과 관계없이 등원하겠다는 뜻이다. 손 대표의 등원 결정에 따라 지난해 12월 8일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한 뒤 공전을 거듭해 온 국회가 두달 만에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됐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손 대표가 조건 없이 등원을 결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주 2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그동안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사과와 선(先) 영수(領袖)회담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손 대표의 말대로 선수는 끝까지 경기장에서 싸우는 게 맞다. 야당이 장외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점도 없지 않겠지만 국회의원이 국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많은 국민은 여야의 기싸움에 지쳐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기만 하는 물가, 무주택 서민을 울리는 전·월셋값 폭등, 축산농가를 멍들게 한 구제역 파동 등 민생현안이 쌓여 있다. 서민은 이러한 문제로 올겨울을 예년보다 뚝 떨어진 기온만큼 춥게 보내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나몰라라 하는 식이었다. 이번 주부터 열릴 2월 임시국회에서는 무엇보다도 산적한 민생 현안을 제대로 챙겨야 한다. 정부의 잘못된 대응은 따끔하게 질책하고 책임도 물어야 한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임시국회가 열리는 것은 반갑지만 손 대표가 영수회담을 거부한 것은 아쉽다. 성급한 측면도 없지 않다. 손 대표는 영수회담 불발의 책임을 청와대의 진정성 부족으로 돌리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 중 어느 쪽에 책임이 더 많은지를 굳이 따질 것도 없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는 영수회담은 이른 시일 내에 열려야 한다. 사진 찍기용이 아닌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영수회담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 [SK핸드볼코리아컵] ‘시한부’ 용인시청 짜릿한 무승부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이기는 게 최고다. 하지만 용인시청 핸드볼팀에게는 아니었다. 용인시청은 ‘이긴 것만큼이나 값진 무승부’를 일궜다.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1 SK핸드볼코리아컵 A조 리그 2차전에서 삼척시청과 25-25로 비겼다.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정혜선이 6골을 넣었고, 김정은도 6골로 맹활약했다. 후반 한때 4점까지 뒤졌던 것을 악착같이 쫓아간 짜릿한 무승부였다. 전광판 시계가 ‘0’을 가리킨 뒤 페널티스로를 내줬지만, 슈팅시 정지해의 발이 떨어진 것으로 판정돼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운학 용인시청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대견하다. 무승부도 이긴 셈이다.”라고 눈물까지 글썽이며 기뻐했다. 경기 내내 일어서서 선수들을 다그치고 지도한 탓인지 땀이 흥건했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우선희·정지해·유현지·심해인 등 국가대표가 즐비한 ‘호화군단’ 삼척시청과 비긴 것 말고도 감격적인 이유는 또 있다. 사실 용인시청은 지난해 ‘시한부’를 통보받았다. 용인시청 재정상 직장운동부를 해체하는데 그 살생부에 핸드볼팀이 끼었다. 올해 6월 말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동안 성적이 좋았기에 결정은 의외였다. 힘겨운 투쟁(!)을 한 끝에 겨우 반 년의 시간을 벌었다. 6월까지 인수할 기업이나 관청을 찾아야 한다. 선수단 분위기는 말이 아니었다. 하루아침에 실업자 통보를 받았으니 당연했다. 심한 선수는 연봉이 반토막 났다. 훈련은 고되고 몸은 지쳐갔다. 누가 나서서 그만두겠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훈련시간에 생기는 이미 잃은 지 오래였다. 국가대표이자 팀 에이스 남현화는 돌연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대회에도 불참했다. 그런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일군 무승부다. 물론 4강행은 먹구름이다. 객관적 전력상 쉽지는 않다. 하지만 김 감독은 “누가 봐도 삼척이 이긴다고 했었는데, ‘헝그리 정신’으로 맞섰다.”라고 웃었다. 한편 남자부 경기에서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조선대를 40-26으로, 충남체육회가 한국체대를 32-28로 눌렀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민주 터키식 vs 軍政 파키스탄식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으로 역사의 새 장을 맞은 이집트가 또 한번 갈림길에 섰다. ‘무바라크 퇴진’처럼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이집트의 앞날은 대단히 유동적이다. 당장 권력을 접수한 군부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 그들의 움직임에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집트의 향후 정세를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軍, 정권 쉽게 내줄까 이집트 군은 일단 권력의 민간이양을 공언했다. 모흐센 엘판가리 군 최고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국영 TV를 통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에 권력을 넘기고 (이스라엘 등) 국제사회와 맺은 모든 협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군부는 내각을 해산하고 헌법 효력을 정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952년 나세르혁명 이후 권력을 독점해온 군부가 쉽게 정권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1980년 한국의 제5공화국 등장처럼 또 다른 군사정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군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과정에서 정권과 거리를 두며 군부의 양 축이 된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과 사미 에난 군 합동참모총장이 세력 다툼을 이끌 공산이 크다. 미국 LA타임스는 “포스트 무바라크 체제는 군부가 계속 강력한 권한을 틀어쥔 가운데서도 민주적 개혁작업을 꽃 피운 터키 및 인도네시아 모델로 가거나, 아니면 군부와 정보기관이 권력을 틀어쥔 파키스탄 모델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슬림형제단 움직임도 주목 선거가 원활하게 치러질지도 불투명하다. 대선이 오는 9월 예정대로 진행되려면 그전까지 후보가 결정돼야 하고 정당도 만들어져야 한다. 투표 방법 또한 정해지지 않았고 반정부 시위 때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여전히 불법단체의 꼬리표가 붙은 ‘무슬림형제단’의 정치 참여 허용 여부도 변수로 남았다. 조슈아 무라브치크 존스홉킨스스쿨 연구원은 “독재정권을 거쳐온 이집트로서는 (민주적 선거과정이) 완전히 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여야 잠룡들이 뭍으로 대거 얼굴을 드러내면서 국론이 갈린다면 이집트 사회는 상당한 분열과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개헌 논의도 이집트 정국을 어지럽힐 요소다. 당장 군이 무바라크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것은 현행 이집트 헌법에 위반된다. 1971년 개정된 헌법은 대통령 퇴진 때 부통령이 통치권을 물려받거나 의회 의장이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그 역할을 대신 맡게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권력을 둘러싸고 정통성 논란이 벌어질 소지가 다분한 셈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與 최고위원들 개헌·호헌 ‘팽팽’

    與 최고위원들 개헌·호헌 ‘팽팽’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개헌과 호헌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개헌 논의 특별기구’(이하 논의기구) 설치 문제를 놓고 지지·반대의 절묘한 구도가 성립, 미묘한 이해관계 속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힘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논의기구가 개헌 이슈를 끌고 갈 ‘도화선’은 물론 논쟁이 사그라지는 ‘출구’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논의기구의 ‘위상’이다. 개헌파는 최고위원회 산하 기구로 두기를 원한다. 최고위원 9명 중 안상수 대표를 비롯해 김무성 원내대표, 심재철 정책위의장, 정운천 최고위원 등 4명이 주장한다. 기구 위상을 높여야 국민 공감대 확산에 유리한 데다, 최소한 개헌이라는 여권 내 핵심 쟁점에 대한 헤게모니를 쥘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렇게 논의기구를 만들려면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최고위원 과반수 찬성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홍준표·나경원·정두언·서병수·박성효 최고위원 등 절반이 넘는 5명이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5명의 속내가 달라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바꿔 말하면 이들 중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친박계 서 최고위원은 논의기구를 최고위보다 위상이나 무게감이 떨어지는 정책위 산하에 만들자는 입장이다. 이 경우 개헌 추진 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어 기구 출범이 곧 출구 전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박 최고위원은 “일단 들어보고 판단하겠다.”는 유보적인 자세지만, 친박계인 만큼 서 최고위원과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홍 최고위원은 개헌·호헌파 모두와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홍 최고위원은 “개헌 자체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동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계파 간 투쟁처럼 진행되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전자는 개헌파, 후자는 호헌파의 손을 각각 들어 주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개헌파는 홍 최고위원 쪽에서 ‘한 표’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범친이계로 분류되는 정 최고위원에게도 구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반면 정 최고위원은 “개헌에 대한 여론이 싸늘한데 (논의기구 설치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논의기구 위상 문제를 놓고 최고위원들이 표결하는 것도 반대하며, 표결하면 아예 빠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나라당은 14일 열리는 최고위원 회의에 논의기구 구성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최고위원 간 입장 차가 뚜렷해 논의기구 설치 문제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일정 기간 냉각기를 거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각 세력들의 물밑 접촉이 당분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고전톡톡 다시읽기] (54) 이기영 ‘고향’

    [고전톡톡 다시읽기] (54) 이기영 ‘고향’

    1930년대 조선의 농촌은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맞는다. 하지만 대공장, 철도, 전신은 ‘농민’을 ‘개명(開明)’하게 한 것이 아니라, 소작농과 임노동자로 전락시킨다. 이러한 계급분화와 함께 일본에서 건너온 ‘사회주의’는 3·1운동 이후 식어 버린 혁명의 열기를 다시금 점화시키고 있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정점’이라 불리는 이기영의 ‘고향’(1933)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했다. ●계몽의 꿈은 스러지고 ‘원터’는 조선의 여느 마을과 다름없이 가난하다. 그곳의 농민들은 수백년간 대대로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 왔지만, 술지게미로 보릿고개를 연명하고, 한낮의 볕조차 피할 수 없는 움막에 살고 있다. 그곳으로 도쿄 유학을 마친 ‘김희준’이라는 청년이 귀향한다. 그는 ‘금융조합 서기나 면서기와 같이 돈냥 깨나 되는’ 직업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고토(苦土)에 진리의 경종을 울린다.”는 거창한 ‘계몽의 꿈’을 안고 돌아온 것이다 희준은 곧장 기미년 이후 놀이터로 전락해 버린 청년회를 재건하고, 노동야학을 세워 농민들에게 한글과 산수를 가르친다. 혹자는 별 소득도 없는 일에 힘을 쓰는 그를 “식자의 우환”이라며 비웃지만, 매사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희준은 곧 마을의 구심점이 된다. 심지어 인동과 같은 젊은 농군들은 ‘실천을 동반한 그의 이론’에 감화받기까지 한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나날이 몰락해 가는 집안과 조혼(早婚)으로 인한 아내와의 불화가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고, 농민들은 여전히 ‘숙명적 인생관’이라는 묵은 사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그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임노동’의 확산으로 인해 굳건히 세워진 사람들 간의 ‘울타리’였다. 화폐 법칙이 지배함에 따라 두레, 쥐불놀이와 같은 공동체의 장은 사라져 갔고, 사람들은 자신의 잇속을 채우기에 급급했다. 콩 몇 포기에 생사를 오가는 싸움이 일어나고, 돈 몇 푼을 빌려 주지 않아 마을 사람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적 결핍’ 속에서 희준은 ‘계몽의 선각자’가 아니라 단지 ‘주의’가 다른 별난 사람이 되었고, 그의 행동은 ‘동정의 산물’로 치부되었다. 심지어 희준에게 가장 우호적이었던 김선달까지 청년회 일을 부잣집 자제들의 심심풀이라며 폄하해 버린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농민과의 거리를 실감하게 된 희준은 자신의 인텔리 근성을 자책함과 동시에 농민들의 무기력과 청년 회원들의 이기심을 탓하기 시작한다.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해 선택한 ‘계몽의 길’이었건만 그 길은 마침내 자신에게도, 타인들에게도 상처와 깊은 골만을 남긴 채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두레, ‘되라’에서 ‘되기’로 그 와중에 희준은 ‘두레’라는 재래의 풍속과 마주친다. 그동안 언제나 ‘제안하던’ 희준이 농번기로 인하여 청년회가 중단된 순간 거꾸로 두레를 ‘제안받은’ 것이다. 그러자 희준은 곧장 청년회와 야학 활동을 통해 형성된 인맥을 활용하여 두레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축제에 필요한 장구·징·꽹과리 등을 장만한다. 이 속에서 희준은 기존의 만남과는 전혀 다른 만남을 경험한다. 야학과 청년회에서 희준은 언제나 그 장을 주도하는 ‘선도자’였다. 하지만 두레에서 희준의 역할은 선도자가 아닌 만남을 조직하는 ‘매니저’가 되었다. 청춘남녀의 중신아비가 되어 주기도 하고, 숨은 재주꾼을 찾아내 두레라는 축제의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그렇다고 대열을 이끄는 중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다쟁이에 불과했던 김선달은 상쇠잡이가 되어 신나게 풍물패를 이끌었고, 마을 최고의 얼뜨기 쇠득이는 신명 나는 춤으로 춤판을 주도한다. 악기를 든 이, 심지어 음식을 마련하는 이까지 앞을 다투어 두레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느닷없이 벌어진 흥겨운 축제는 삽시간에 서로의 울타리 속에 갇혀있던 이들을 화해하게 만든다. 희준 역시 그 속에서 ‘희생’과 ‘헌신’이라는 짐을 내려놓고, 사람들과 어울려 한바탕 춤을 춘다. “두레가 난 뒤로 마을 사람들의 기분은 한껏 통일된다.” 그 결과 마을 사람들과 ‘인텔리’ 희준의 관계는 삽시간에 좁혀지고, 희준은 비로소 그들에게 자신이 품었던 꿈과 이념을 자연스레 토로할 수 있었다. 그제야 원터 사람들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두레를 통하여 희준과 농민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계몽의 ‘되라’에서, 변신의 ‘되기’로의 변화. 희준은 이제 농민을 이끄는 ‘지도자’가 아니라 농민들 속에서 그들과 어우러져 매순간 새롭게 변신하는 ‘살아 움직이는 인물’이 된다. ●일상, 축제, 그리고 혁명 두레를 통한 연대의 힘은 수해를 맞아 다시금 폭발한다. ‘소작료’를 두고 마름과 한판 ‘소작쟁의’가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굳건해 보였던 연대감은 먹을 것이 떨어지고, 변통할 돈이 사라지자 곧 깨어진다. 그러자 희준은 두레 때와 같이 인맥을 적극 활용하여 지주를 만나 소작료 협상에 나서는 한편 농민들과 마름을 설득하러 다닌다. 사심 없는 열정과 친화력에 촉발 받아서일까? 곧 소작쟁의를 포기할 듯 보였던 마을 사람들이 각자의 관계와 능력을 발휘하여 공동의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공장에 취업한 노동자들은 임금을 농민들에게 기꺼이 내놓고, 비교적 넉넉한 농민들은 분배받은 자신의 몫을 양보한다. 심지어 마름의 수족이었던 이까지 연락책이 되어 농민에게 힘을 보탠다. 결정적으로 지금은 어엿한 노동자가 된 마름 댁 딸 갑숙이가 철없는 시절 저지른 부적절한 ‘혼전 관계’를 희준에게 무기로 내놓는다. 이는 여전히 양반 행색을 하며 사는 자신의 아버지, 마름 안승학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이로써 길고 긴 소작쟁의는 농민들의 승리로 끝이 난다. 원터 사람들이 소작쟁의를 통해 얻은 것은 단지 소작료 감면만이 아니었다. 두레의 신명에 힘입어 소작쟁의에서 모든 사람들은 중심이자 배경이 되었다. 그 속에서 공동체적 유대감은 되살아났고,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키는 경이로움을 체험한다. 일상과 축제, 그리고 투쟁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 비로소 혁명은 이념도, 판타지도 아닌 ‘현실’이 된다. ‘고향’이 사회주의와 리얼리즘을 동시에 성취하는 혁명 소설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우준 수유+너머 연구원
  • YS “박정희는 군사쿠데타 원흉” 원색적 비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정희는 군사쿠데타 원흉”이라며 원색적 비판을 퍼부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에 대한 논평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유탄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날린 셈이이다.  13일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독재정권은 반드시 붕괴되고야 만다는 역사의 진리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면서 “이집트 시민혁명의 승리를 민주주의와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인들과 함께 환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이승만 대통령을 하야시킨 4.19 민주혁명,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을 붕괴시킨 부마민주항쟁,전두환 독재에 저항한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민주항쟁 등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투쟁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조국에 군사쿠데타라는 죄악의 씨를 뿌린 원흉이 바로 박정희 육군 소장”이라며 “이후 일제 치하 36년에 버금갈 만한 32년 동안 군사정권이 이 나라를 지배했고, 독재자 박정희는 18년간 장기 집권하며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일 세습 독재정권도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이 나라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크게 번영해 세계사의 주역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CEO형 영웅 조조 어떻게 탄생했나

    중국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시점은 한나라 말기, 무대는 낙양이다. 한 사내가 술에 취해 비틀대며 인적 끊긴 거리를 걷고 있다. 당시는 야간통행 금지가 있던 시절. 덜컥 낙양북부위(陽北部尉), 요즘으로 치면 경찰서장에게 걸리고 만다. 그런데 사내가 잘못했다고 싹싹 빌기는커녕, 되레 북부위를 향해 강짜를 부린다. 사내의 정체는 당대의 세도가였던 환관(宦官) 건석의 숙부다. ‘거세당한 남자’ 건석은 당시 황제였던 영제의 총애를 받으며 나라를 쥐락펴락할 만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인물이다. 쉽게 말해 조카의 ‘빽’만 믿고 북부위에게 행패를 부렸던 것. 하지만 이 사내, 사람 잘못 만났다. 북부위는 눈도 깜짝 않은 채 사내를 사형시키고 만다. 주색잡기와 수탈에만 몰두하는 권력층에 신물이 났던 백성들 사이에서 약관(弱冠)의 북부위는 단박에 스타로 떠오른다. 그가 바로 삼국지의 영웅 조조다. 대다수 장삼이사들이 알고 있는 조조는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인 유비의 상대 인물일 뿐이다. 그러나 조조만큼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도 흔치 않다. 수많은 업적과 복잡한 인생 역정, 독특한 성격으로 인해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고, 시대와 평가자의 이해 관계, 논점 등에 따라서도 달라졌다. ‘치세지능신, 난세지간웅’(治世之能臣 亂世之奸雄·평화로울 때는 유능한 신하, 난세에는 간교한 영웅)이란 평가에만 가둬둘 인물은 아니란 얘기다. ‘조조’(장야신 지음, 박한나 옮김, 휘닉스드림 펴냄)는 조조의 삶을 최대한 기록에 근거해 복원하는 한편, 껄렁한 ‘동네 장난꾸러기’였던 그가 한 시대를 풍미하는 영웅이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출생 과정의 미스터리부터 정계 진출과 한나라 말기의 정치·군사적 투쟁, 개혁과 지략, 인재 등용 등의 다양한 면모를 드라마틱하게 담았다. 저자는 이를 통해 국가를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조조에 주목한다. ‘아Q정전’의 저자 루쉰(迅)은 1927년 광저우에서 열린 학술강연회에서 “조조가 누렸던 시대가 아주 짧기 때문에 후세 사람들이 그의 나쁜 점들을 많이 기록했다. 역사적 인물 조조와 소설·희곡의 조조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실 조조는 다재다능한 장수이자 군주였고, 정치가이자 시인이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전장을 누비면서도 부하들을 아꼈고, 인재를 귀하게 여겼다. 물론 잔인하고 교활한 면모도 보였다. 또 여색을 좋아해서 처첩들 중 성씨가 분명한 사람만 15명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일부 과오 때문에 조조의 전부가 폄하돼서는 안 된다고 경계한다. 특히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적국 출신까지 포용했던 능력 우선의 인재 등용은 오늘날 CEO들이 본받아야 할 점으로 평가한다. 6만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충북 지방의회도 “과학벨트 사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사수 투쟁에 지방의회도 가세했다. 충북도의회는 9일 도청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과학벨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 후보 당시 행복도시와 대덕연구단지, 오송·오창 산업단지를 하나로 묶어 충청권에 조성하겠다고 약속했고, 한나라당 대선 정책 공약집에도 그렇게 명시돼 있다.”면서 “이 대통령은 충청도민에게 약속한 과학벨트 조성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도의회는 이어 “이 대통령이 방송 좌담회에서 ‘과학벨트 사업은 공약집에도 없고 충청도에서 표를 얻으려고 한 말이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과학벨트가 정치적 논리에 따라 특정지역에 조성되는 어떠한 시도도 좌시하지 않고 강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충북도의회를 비롯한 충청권 3개 시·도의회는 오는 15일 국회에서 과학벨트 충청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청주시의회도 이날 “과학벨트 입지는 관련 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된 유일한 지역인 충청권이 최적이라는 게 학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면서 “국회와 정부는 ‘과학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충청권 입지’를 지정, 고시하라.”고 촉구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격앙된 화훼농가 “공직기강에 왜 난을 들먹이나…생존권 투쟁할 것”

    ‘공직자가 3만원 이상 승진 난()을 받으면 징계에 처해진다.’는 소식을 접한 화훼농가나 재배협회는 한결같이 격앙된 목소리로 정부를 성토했다. 한국난재배자협회는 9일 즉각 성명서를 내고 말도 안 되는 ‘정부의 반부패 청렴서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고위공직자의 임명·전보 등 인사 때 3만원 이상의 축분 등을 받을 수 없도록 한 공무원 행동강령은 화훼 생산농가나 유통상인 등 60만여명의 화훼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박지연(40·여) 협회사무장은 “농림수산식품부는 화훼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생산기반과 꽃소비 촉진대회까지 열어 왔다.”면서 “일부 부정한 공직자들의 기강을 확립하는 데 왜 하필이면 난이 도마에 올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난 선물을 공직자의 부정부패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다.”면서 “난이나 꽃과 관련된 조항 삭제가 안 되면 화훼인들이 생존권 사수를 위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고양시에서 6600㎡(2000평)의 화훼농을 하고 있다는 이유태(54)씨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시설 하우스에서 난은 1년 반에서 3년 가까이 키워야 출하된다.”면서 “태풍이나 한파 등 기상이변과 구제역까지 겹쳐 판로가 막혀 있는데 하필 난을 들먹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27년간 화훼 농사를 짓고 있지만 최근이 가장 어렵다.”면서 “가뜩이나 난방비와 농자재값 인상으로 빚더미에 앉아 있는데 화훼농가는 죽으란 소리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화훼농가 윤희덕(48·김포시)씨는 “정부가 화훼농가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선 안중에도 없고 편협한 판단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향후 난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여 화훼농가들이 도산한다면 정부가 왜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한편 정부는 1998년 3월에도 모든 정부청사에 축하 화분 반입을 금지했다가 화훼농가의 반발이 커지자 2003년 9월 전면 해제시킨 바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손학규 “유가급등 청문회 추진”

    손학규 “유가급등 청문회 추진”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를 규탄하며 나섰던 ‘희망대장정’ 한달을 맞아 8일 중간 평가를 가졌다. 손 대표는 지난 한달간 20여곳의 지역을 돌며 4000여명의 시민들을 만났다. 지난해 연말 장외투쟁과 달리 지역별 현안에 맞춰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손 대표는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희망대장정 시민정책보고회’에서 “물가, 저출산, 중소기업 등 7개 민생 분야에 걸쳐 시민들로부터 받은 174건의 제안을 면밀히 분석해 적극 정책에 반영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실제 저출산 문제의 경우 ‘무상보육’을 명시하며 3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 수도 요금 감면과 국민건강보험료 전액 지원 등 법안을 개정하기로 했다. 공공요금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원가절감 실적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스템 개선 방안도 내놨다. 특히 손 대표는 유가 급등과 공공요금 인상의 문제점을 따지는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기름값과 유류세의 적정성 여부를 규명하고 가격인하 효과가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유가 청문회’ 개최를 요구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기름값 안정을 위해 유류세 탄력세율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요금 인상 청문회’는 공공요금처럼 서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품에 대해 국회가 가격 인상의 적정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논리다.. 오는 11일 한나라당이 ‘물가 당정회의’를 소집한 데 대한 맞대응적 성격도 짙어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희망대장정 활동이 당내 조직을 재정비하고 차기 대권주자로서 기반을 쌓는 계기였다고 평가한다. 한 핵심 측근은 “당장 성과가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향후 중요한 정치 일정 속에서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정치 행위’가 아닌 탓에 조직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무게감을 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섞여 있다. 손 대표 지지율이 3%대까지 떨어졌고 민주당도 제1 야당의 위상을 올곧게 세웠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 관계자는 “의원이나 당직자들이 조직적 관점을 갖고 움직였다기보다 대표 개인 일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원내대표 일방 독주 문제… 靑도 ‘통 큰 리더십’ 발휘해야”

    정치권이 정치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좌충우돌하고 있다. 여와 야, 당과 청 모두가 폭풍 속의 조각배들처럼 중심을 잃고 서로 부딪치며 표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사될 것 같던 여야 영수회담이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 표명 문제와 연계되면서 뒤엉켜 버렸다. 민주당이 7일 긴급 의총을 열고 등원 여부를 논의했지만 ‘조건부 등원’이라는 애매한 결론을 내면서 국회 표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국 표류의 원인을 ‘리더십의 실종’에서 찾았다. 정치 세력 간, 또 세력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 정리하고 대외적으로 책임 있는 결론을 내놓을 수 있는 구심점을 우리 정치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당·청 간 ‘엇박자’를 리더십 부재의 대표적 증상으로 꼽았다. 그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청와대 간에 (영수회담 개최 여부와 시기에 대한)사전 조율이 안 됐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영수회담 당사자인 손학규 대표를 만나 관련 문제에 대해 충분한 소통을 하지 않아 문제가 더 꼬였다.”면서 “자신감은 좋으나 원내대표들이 일방적인 독주를 하는 느낌을 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도 “여야 원내대표의 독주가 (이번 사태를)자초했다.”면서 “여권 입장에서 영수회담은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이 우선돼야 하고, 야당 입장에서 국회 등원 문제는 원내대표가 양보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를 ‘여권 내 레임덕의 가시화와 야권 내 권력투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임덕의 조기 가시화 또는 심화 문제는 권력 집중화와 연관이 있다. 청와대가 권력을 나누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한나라당 김무성·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일 이 대통령이 신년좌담회에서 영수회담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전날 이를 언급한 것일 뿐 (국회 정상화의)전제조건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국회 정상화 등을 위한 해법으로 이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를 주문했다. 김 교수는 “집권 후반기 대통령은 ‘통 큰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여권은 야당에 명분을 주고, 실리를 추구하는 게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도 “청와대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해결의 실마리”라고 내다봤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야당 의원들이 싫든 좋든 장외투쟁을 오래 했다. 그렇다면 청와대와 여당은 민주당의 체면을 살려주는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대통령이 정국 경색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통해 ‘여러 현안들이 많은데 여야의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든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정도의 표현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규·장세훈·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기로에 선 이집트] 무슬림형제단 勢불리기 서방 위협?

    이집트 정부가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을 비롯, 일부 야권세력의 개헌 요구를 수용하는 등 전격 협상에 돌입하면서 13일째 지속된 이집트 시위사태가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1928년 이슬람학자인 하산 알반나가 창설한 무슬림형제단은 1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1952년 이집트 최고 실권자였던 가말 압둘 나세르 초대 대통령의 암살을 기도해 이후 이집트 정부로부터 불법조직으로 규정, 배제돼 왔다. 하지만 6일(현지시간) 무슬림형제단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가진 대화에서 개헌을 비롯, 여러 요구사항을 관철하면서 정부와의 관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형제단’ 정계진출 확대되나 이번 합의로 이집트 시위사태와 정국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무슬림형제단이 웹사이트에 게재한 요구사항에 따르면 이들은 모든 부정부패에 대한 신속하고 책임있는 조사와, 모든 정당에 대한 공정한 기회 부여, 언론의 자유, 국가 통합정부 구성, 투명한 의회 선거 보장, 구금된 활동가 석방 등을 주장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수십년 전부터 폭력투쟁을 포기하고 자신들도 다른 정당처럼 선거에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이집트 정부에 민주적 개혁과 선거를 요구해 왔다. 이를 통해 2005년 선거에서는 전체 하원 의석의 20%인 88석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11~12월 총선에서는 단 한 석도 획득하지 못했다. 이들이 이번 합의를 계기로 정부에 입김을 불어넣고 세를 불리게 될 경우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에 위협으로 작용하게 된다. 급진주의 이슬람단체로의 권력 이양을 우려해 왔던 미국정부는 기존의 입장을 바꿔 이집트 정부의 점진적인 권력 이양을 지지한다고 5일 밝혔고 이 과정에서 이집트 군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이집트와의 4차례에 전쟁 끝에 1979년 평화협정을 체결해 중동의 ‘왕따’를 피했던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로 반 이스라엘 기치와 이슬람 정부 확대를 내세우는 무슬림형제단의 세 확대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야권 전체 갈등 비화 가능성 이번 합의가 야권의 대표주자였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을 배제하고 이뤄진 점이라는 데서 야권 전체의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야권 세력 간의 정권 이양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로 권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일 로이터통신은 현자 협의회를 자칭하는 유력 엘리트 단체가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실권을 위임, 그가 9월 대선까지 과도정부를 이끌며 대선을 치르는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야권의 인사 25명이 정부 수립을 위한 정권교체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로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을 요구해왔던 시위대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날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반정부 시위의 메카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메우며 시위를 이어갔지만 시위대는 반 무바라크와 친 무바라크파로 나뉘어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대부분의 기업과 시중은행들이 업무를 재개하면서 시민들은 일상을 서서히 회복했다. 강국진·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정국 현안 분야별 해법-개헌 및 여야 영수회담] 1987년엔 민주화 중심 개헌, 디지털·스마트 시대 맞춰야

    [정국 현안 분야별 해법-개헌 및 여야 영수회담] 1987년엔 민주화 중심 개헌, 디지털·스마트 시대 맞춰야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개헌 성사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이 다수이지만, 시기적으로 올해 개헌 논의를 하면 늦지 않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해서는 17대 국회부터 연구해 온 것이 많다.”면서 “헌법학자들도 연구해 온 것이 있기 때문에 여야가 머리만 맞대면 늦지 않다. 새로 시작할 게 없으며 내년에 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올해 하면 괜찮다.”고 말했다. 이미 개헌 논의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정치권 다수의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개헌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실현이 가능하고 안 하고 이전에 시대에 맞게 (개정)하는 것이 맞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정치권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정치적으로 이걸 어떻게 자꾸 생각하다 보니 안 되는 것이며, (개헌을) 청와대가 주관할 시간도 없으며 국회가 해야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민주화와 독재정권 (타도)투쟁을 하다가 1987년에 개헌을 했는데 디지털 시대, 스마트 시대가 왔다. 거기에 맞게 남녀동등권의 문제, 기후변화, 남북관계에 대한 것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개헌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른바 ‘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을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입장을 직접 밝힌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4년 중임제와 같은 권력구조에만 논의가 집중될 경우 자칫 정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개헌의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개헌 추진이 정략적인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했다. 분권형 개헌이 차기 유력 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등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이 대통령은 “누구한테 불리하고, 유리하고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좌담회를 계기로 여야 갈등관계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여야 영수회담 추진에 대해 묻자 이 대통령은 “연초가 됐으니 한번 만나야겠죠.”라며 설 연휴 이후 영수회담을 갖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집트 反무바라크 →反美시위 비화

    무바라크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주말을 넘기며 반미 시위로 비화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비난하며 정권 타도를 외치는 목소리와 함께 “미국이 무바라크를 비호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 구호도 시위 현장에서 거침없이 등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반미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으로의 급진적인 정권교체를 경계하면서 무바라크 정권 주도의 정치개혁을 강조하고 나섰다. 31일로 일주일째를 맞은 이집트 민주화 시위 사태가 독재 대 반독재와 친미 대 반미가 뒤엉킨 복잡한 국면으로 빠져드는 형국인 것이다. 미국 등 서방의 입장에서는 경우에 따라 이집트 사태가 무바라크 개인의 진퇴 차원을 넘어 대(對)중동 정책 전반을 새로 써야 할지 모르는 중대한 고비가 되고 있음을 강력히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 중심부를 장악한 시위대는 31일 경찰의 진압에도 불구하고 계속 세를 확산시킨 데 이어 1일(현지시간)을 기해 무기한 총파업과 함께 100만명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곳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혀 이날이 이집트 사태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의 반정부 투쟁에 맞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개각 단행 하루 만인 30일 아흐메드 샤피크 신임 총리에게 경제개혁과 민주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정권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자신의 주도로 정치개혁과 권력 이양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시위대는 “지금 필요한 것은 무라바크의 퇴진뿐”이라고 일축했다. 무슬림형제단 등 반정부단체들은 무바라크가 임명한 새로운 내각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과도정부 구성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반면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CNN방송 등에 출연, “우리는 ‘질서 있는 전환’(orderly transition)을 촉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무바라크가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진정한 민주화에 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연·유대근기자 carlos@seoul.co.kr
  • 여야 잠룡 설 연휴 ‘내실 다지기’

    여야 잠룡들은 최장 9일간의 설 연휴를 정국 구상 등의 내실 다지기에 할애할 계획이다. 본격 대권 경쟁까지 1년 이상 남기도 했지만, 사상 최악의 구제역 피해와 물가 상승 등 경기 불안 상황이 잠룡들의 행보를 움츠러들게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설 연휴 첫날인 2일 59번째 생일을 맞는다. 하지만 특별한 축하 이벤트 없이 삼성동 자택에서 동생 지만씨 부부 등과 조용히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친박근혜계 의원들 대부분이 설을 맞아 지역구 활동으로 바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최근 오색 가래떡을 설 선물로 보내 인사를 대신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4일 설날 자택 개방 행사를 갖는다. 세배객들에게 떡국을 대접하고 덕담을 나누며 음력 새해 첫날을 맞을 예정이다. 다만 나머지 휴일에는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정몽준 전 대표도 연휴 기간 내내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연휴 동안 구제역 발생 지역을 위로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도리어 축산농가에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정을 취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일과 3일 각각 예정돼 있는 독거 노인 돌봄 서비스와 남산 한옥마을 문화 체험 행사 참석 외에는 가족·친지와 함께 설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반면 김문수 경기지사는 복지, 안보, 민생 등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계획하고 있다. 1일에는 지적장애인 공동체인 용인 한울공동체에서 1박 2일간 봉사 활동을 하고, 이튿날에는 수원에서 택시기사로 변신해 민심 탐방에 나선다. 또 4일에는 최북단 대성동마을에서 1박 2일 동안 안보 정책을 구상한 뒤 5일에는 안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떡국을 나눠 먹기로 했다. 야권 잠룡들도 설 연휴를 장외투쟁으로 소진한 기력 회복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자택에서 정국 구상을 하며 조용히 보낼 계획이다. 구제역 축산농가에서의 봉사 활동을 준비했지만 지역 사정을 고려해 잠정 보류했다. 대신 고아원 등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할 예정이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며 정치 행보를 정리할 생각이다. 지역구인 전북 무주·진안·장수·임실에 구제역이 번질까 봐 귀향 활동은 취소하기로 했다. 반면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전북 전주에서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지역 어르신 및 아동 복지시설에서 2~3일간 봉사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지난 연말부터 시작한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란 책 집필에 주력할 예정이다. 차기 당 대표가 유력한 유 원장은 오는 3월 전당대회 전까지 집필 활동과 정국 구상을 마무리하느라 나름대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장세훈·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시위대 “1일 100만명 거리행진” 내무장관 교체 등 국면전환 시도

    시위대 “1일 100만명 거리행진” 내무장관 교체 등 국면전환 시도

    30년 철권통치를 종식시키려는 이집트 시민들의 반정부 외침이 시위 발생 7일째를 맞으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새 내각을 발표하고 일자리 창출 등 민심을 달래기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싸늘하게 돌아선 시민들은 ‘무바라크의 퇴진이 유일한 답’이라며 맞섰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개각 단행 이틀만인 31일(현지시간) 시위대로부터 사임을 요구받은 하비브 알 아들리 내무장관을 마후므드 와그디 전 경찰 총사령관으로 교체하는 등 전면 개각을 단행했다고 이집트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재무장관에는 사미르 모하메드 라드완, 무역장관에는 사미하 파우지 이브라힘을 각각 임명하는 등 경제 각료도 새로 내세웠다. ●시위대 총파업 경고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신임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에게 경제개혁 및 민주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자신이 샤피크 총리에게 보낸 지시 서한을 이집트 관영 나일 TV를 통해 공개하며 내각에 시위의 도화선이 된 경제난 극복을 위해 물가상승 억제 및 일자리 창출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또 정치 개혁 방안을 세우기 위해 야권과 폭넓은 대화를 시작하라고 총리에게 지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을 만나 사태 수습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정부의 개혁 약속이 ‘헛공약’에 불과하다며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별렀다. 투쟁의 근거지가 된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는 정상 출근일인 30일에도 수만명의 시민이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무바라크, (출국할)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구호를 외치는 등 평화 시위를 벌였다고 BBC가 전했다.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 지도부는 “1일 카이로에서 10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거리행진이 계획됐다.”고 밝혔다. 또 운하도시인 수에즈를 중심으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타흐리르 광장의 주진입로가 철조망으로 봉쇄되는 등 시위세력을 약화시켜려는 정부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반정부 시위 취재를 금지 당한 알자지라 영문 뉴스채널 소속 기자 6명이 31일 카이로 호텔에서 이집트 경찰에 한때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또 1일 예정된 100만명 거리행진에 대비, 이집트정부가 모든 열차 운행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알자지라 기자6명 체포됐다 석방 시위 일주일째에 접어든 31일 정지됐던 도시 기능이 일부 복구되는 모습도 감지됐다. 주말 이후 거리에서 종적을 감췄던 경찰과 환경미화원이 이날 아침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군부와 시민 간 시위현장의 ‘불안한 동거’는 이날도 계속됐다. 전날 카이로 등 주요 도심에 배치된 군 탱크와 장갑차는 30일에도 자리를 지켰고 시위대는 탱크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군인을 무동 태우는 등 서로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군인들도 밤새 거리를 활보한 시위대를 연행하지 않았다. 한편 안보 공백을 틈탄 일부 폭도의 상점 약탈이 이어졌다. 특히 30일 새벽 이집트 전역 교도소에서 수감자 수천명이 달아났으며, 이집트 최대 야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의 간부와 조직원 34명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조직원들도 탈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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