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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상임금 판결은 이념 따른 판결” 經總 본부장의 세미나 발언 논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간부가 통상임금의 산정 범위를 넓히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오는 데 대해 “판사의 이념에 따른 판결”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판중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16일 열린 코스닥협회 조찬세미나에서 “1980년대 반정부·반미 투쟁이 활발했는데 이쪽(운동권)에서 공부하시던 분이 사회 각계에 진출했다”면서 “법조계도 마찬가지로 이들이 상당히 많이 진출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쪽(운동권)에서 대법관도 나왔는데 이들은 성향이 진보적이고 노동자를 약자로 보고 임금을 많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통상임금 확대 판결이 법리적 논리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념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 결과 통상임금을 무지막지하게 늘려 놓아서 오늘의 사태가 있었다”면서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3년이라는 점을 들어 노동계에서 통상임금을 재산정해 3년치 수당을 소급해 달라고 소송하는데 대법원에서 명시한 신의칙에 따르면 회사가 추가 지급을 하지 않아도 되리라는 게 경총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시진핑에 힘 실어주기?

    시진핑에 힘 실어주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관련이 깊은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의 생가를 방문한 것을 두고 중국 정가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반부패 운동으로 권력 투쟁이 촉발된 가운데 당내 최대 계파 중 하나인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의 대부가 공청단의 태두이자 중국인들로부터 널리 존경받는 정치인의 기치를 높이 든 것은 모종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15일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서거 25주기를 앞두고 후 전 주석 부부가 지난 11일 후난(湖南)성 류양(瀏陽)시 중허(中和)진에 있는 후야오방의 생가와 기념관을 방문해 그의 동상에 꽃을 바치고 절을 하는 등 극진한 예를 표했다고 홍콩 명보가 14일 보도했다. 후야오방은 1987년 자산계급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원로들에 의해 실각당했다. 이어 1989년 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대학생들이 톈안먼 광장에 모여 그가 추구하던 정치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6·4 톈안먼 사태가 발발했다. 베이징 정치평론가 가오위(高瑜)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사법처리가 1년 가까이 지연되는 등 시 주석의 권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후 전 주석의 후야오방 생가 방문은 시 주석에게 힘을 실어주는 의미로 두 사람을 대표하는 세력 간의 정치적인 연합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는 후야오방에 의해 복권됐으며, 1987년 후야오방 실각을 결정하는 원로 회의에서 후야오방 실각에 반대하는 등 후진타오와 시진핑의 공통분모로 통한다. 반면 톈안먼 강경 진압에 찬성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은 최근 시 주석의 반부패 행보에 제동을 걸며 시 주석과 대립 중이어서 이 같은 해석이 나온다는 것이다. 반면 사회과학원 출신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후진타오를 포함해 최근 전직 정치인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은 권력 부족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 주석을 향해 정치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톈안먼 사태에 대한 재평가를 알리는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개혁 세력들은 후야오방 사후 줄곧 톈안먼 사태에 대한 재평가와 후야오방의 복권을 요구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광복군총사령부/서동철 논설위원

    대한민국 광복군은 1940년 9월 17일 중국 충칭(重京)에서 창설됐다. 임시정부가 광복군을 조직한 것은 연합국의 일원으로 일본과 싸워 이김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의 자격으로 조국의 독립을 쟁취하겠다는 뜻이었다. 앞서 장개석 정부는 1937년 중일전쟁에서 일본군에 밀리자 양쯔장(揚子江)과 자링장(嘉陵江)의 삼각주에 자리한 충칭을 임시수도로 삼았다. 1932년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虹口)공원 의거 이후 중국의 지원을 받던 임시정부도 상하이에서 충칭으로 옮겨갔다. 광복군은 목적을 달성하고자 다양한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인도와 미얀마 전선에서 영국군과 첩보 작전을 펼친 인면전구공작대(印緬戰區功作隊)도 중요한 군사활동의 하나였다. 공작대는 1943년 충칭에서 현지로 파견됐고 ,1945년 해방 직후 귀환하기까지 최일선에서 광복군의 존재 이유를 세계에 알렸다. 일본어에 능했던 9명의 대원은 3개월 동안 인도 델리 외곽의 가지아바드에서 영어를 비롯한 특수 공작 훈련을 받았다. 이후 영국군과 일본군 사이에 벌어진 대표적 전투로 꼽히는 1944년 임팔 대회전에도 투입돼 선무방송, 포로심문, 기밀문서 해독에 전과를 올렸다. 1945년 광복군의 한반도 진공 계획인 독수리작전(Eagle Project)도 같은 목적이었다. 3개월의 첩보 및 통신 훈련을 통과한 대원들을 5개 전략거점인 서울, 부산, 평양, 신의주, 청진에 침투시켜 육·해·공군 기지와 군사 산업 시설, 교통망에 대한 정보를 수집토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지하운동의 규모와 활동 내용, 그리고 한국인의 호응 정도를 파악해 대중봉기를 지원하는 임무도 부여되었다. 하지만 50명의 1기 훈련생 가운데 38명의 수료식이 열린 9월 4일은 이미 전쟁이 끝난 뒤였다. 충칭을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엊그제 쑨정차이(孫政才) 당서기를 만나 광복군총사령부 건물의 ‘원형복원’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한다. 이 건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사조직의 본거지이자, 한말 의병에서 비롯된 항일무장투쟁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본거지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도심 재개발로 헐릴 위기에 있는 총사령부 건물을 이전 복원하는 방안을 충칭시와 협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정 총리가 직접 나서 ‘문화는 있는 자리에 보존해야 한다’는 논리로 제자리 복원에 긍정 답변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하얼빈역의 안중근 기념관에 이은 고위 인사 방중이 거둔 역사 협력의 두 번째 중요한 성과가 된다. 하얼빈이든, 충칭이든 많은 한국인들이 찾아가 중국인들에게도 협력의 보람을 느끼게 해 주면 좋을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진보여, 이념에서 나와 서민에게 가라

    진보여, 이념에서 나와 서민에게 가라

    진보의 착각/크리스토퍼 래시 지음/이희재 옮김/휴머니스트/768쪽/3만 5000원 “진보라는 관념에 논박할 만한 수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진보를 믿을까?” 역사가 늘 더 나은 방향으로 진보할 것이라는 기대는 무너졌다. ‘공동체’와 ‘모두가 윤택한 삶’을 기치로 내걸어 지지를 얻은 좌파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20세기 말에는 우파가 재부상했다. 복지국가가 자유시장주의를 대체하리라던 좌파의 신념도 무너졌다. 그런데도 진보에 대한 믿음이 여전한 현실을 두고 미국 역사가이자 사회비평가 크리스토퍼 래시는 ‘괴이한 현상’이라고 규정한다. 래시는 ‘진보의 착각’(원제 The True and Only Heaven)에서 이 시대 지식인들이 길 잃은 진보를 향한 맹목적인 낙관주의와 오해에서 깨어나야 한다면서 진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원제(참되고 오직 하나뿐인 천국)의 의미는 곧 진보가 추구하는 이상향이다. 과거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저자는 1970년대 중반부터 성 해방, 여성의 직장생활, 전문기관의 아동 보육 등으로 대변된 좌파의 기획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이때 등장한 새로운 좌파는 초창기 좌파의 역사에 무지해 분파주의는 극에 달하고, 이념적 순결성에 집착하며, 낙오된 사람들의 집단 감상주의처럼 그 역사에서 가장 불미스러운 모습을 자꾸 되살려 내려 했다. 더불어 “미래와 싸운 것이 아니라 후지고 몽매하고 생각이 짧아 진보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싸우면서 우월감을 느끼는 엘리트주의에 매몰됐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진보의 천국은 더이상 없다고 주장하며, 사회 내부의 심리·문화·정신적 질서를 다시 세우는 일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19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진보에 관한 논쟁을 이끌어 온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좌파의 궤적을 고찰하면서 그동안 오독했던 기독교 전통, 계몽주의와 세계주의, 자유주의와 서민주의 등 다양한 이론과 가치관을 재조명하는 이유다. 저자는 좌파와 우파는 생산물의 분배를 두고 극심하게 갈등했으나 양쪽 모두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긍정했다고 해설한다. 대량 생산을 통한 생활 수준의 향상을 추구하면서 결국 환경재앙과 빈부격차의 심화, 전 세계적 폭동과 테러, 기후변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제 미래를 위협하는 것은 좌우의 이념 공방이 아니라 사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리·문화·정신적 기초의 붕괴다. 노동의 즐거움과 안정된 관계, 가정생활, 향토애, 역사적 귀속감 등 정신적 가치가 무너지는 상황이다. 이때에 진보가 추구해야 할 것은 전체주의나 집단주의 등 이념적 재무장이 아니다. 현재의 한계를 명확하게 바라보고 사회·문화적 질서를 바로 세우는 ‘서민 철학’이다. 욕망을 절제하고 한계를 받아들이는 기독교 금욕주의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봤다. 보통 ‘대중 영합주의’로 쓰이는 포퓰리즘(populism)을 저자는 자립과 책임, 검약과 절제를 중시하는 미국 중하류층의 특성을 일컫는 ‘서민주의’로 풀이하면서 진보에 필요한 태도의 연장선에 두었다. 또한 저자는 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호한 인도주의와 보편성 대신 ‘평범한 이들’의 개별적 속성에 눈을 돌리고 향토애에 기반한 공동체 의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를테면 진보는 흑인과 백인이 같은 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살고 싶어 하는 공동체 본능은 생각보다 강하므로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공동체의 보존은 평등 못지않게 소중한 가치인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평등에 꼭 필요한 가치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더불어 다른 진영에 있는 상대방에게도 공동체나 집단에 대한 충성이 있다는 점을 존중해야 진정한 연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관용’이라는 보편주의적 처방이 아니라 ‘용서’라는 종교적 이상이 전제된 것이다. 이 책의 함정은 저자가 사망하기 3년 전 1991년에 나왔다는 점이다. 출간 당시 저자는 좌파에게는 파시스트로, 우파에겐 반기업주의자로 비난받았다. 번역본이 나온 현재 한국에서는 ‘23년 전의 사유가 현재에 적용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생길 법도 하다. 진보 이론을 정리한 사유의 결과물이 서민의 삶과 유리된 채 이념 논쟁과 권력 투쟁을 반복하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지는 것은 분명하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유토피아? 공산주의 실험? 스페인 남부 마을의 ‘이상한’ 협동조합을 가다

    유토피아? 공산주의 실험? 스페인 남부 마을의 ‘이상한’ 협동조합을 가다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댄 핸콕스 지음 윤길순 옮김/위즈덤하우스/288쪽/1만 5000원 스페인 남부 인구 2700명의 마을 마리날레다는 ‘유토피아’인가 아니면 ‘공산주의 테마파크’인가. 안달루시아 자치주의 주도 세비야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작은 도시 마리날레다는 별다른 산업 시설이나 관광자원 없이 올리브와 농작물을 가꿔 가공하는 농장과 공장을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면서 이를 수출까지 하는 곳이다. 주민 대부분은 이곳에서 하루 6시간 반을 일하며 모두 똑같이 월 1200유로(약 172만원, 스페인 최저 임금의 2배)를 받는다. 협동조합은 주민들에게 임금을 주고난 뒤 이윤이 생기면 분배하지 않고 재투자해 일자리를 늘린다. 그래서 마을에 최근 이주해 온 사람들을 제외하면 실업률이 제로다. 또 마을 주민들은 지방 정부로부터 건축 자재를 지원받아 방 3개짜리 집을 직접 짓고 한 달에 15유로(약 2만 1500원)의 월세를 낸다. 집은 공동체 소유이므로 다른 사람에게 팔 수는 없다. 이 마을엔 경찰 병력도 없다. 치안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확립하고 경찰 예산은 학교나 주민 복지를 위해 쓴다. 마을엔 축구 경기장, 야외 수영장, 종합 실내 스포츠 센터 등 운동 공간이 있다. 대개 무료인 레저시설들은 마을 규모에 비하면 대단히 넓다. 나투랄 공원에는 정원과 벤치, 테니스 코트, 야외 체육관, 석조 원형 극장이 있다. 원형 극장에서는 영화 상영은 물론 각종 축제나 록 콘서트도 열린다. 자체 텔레비전 방송국도 있다. 카뮈가 ‘반란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안달루시아는 스페인 역사에서 줄곧 빈곤과 소외의 지역이었다. 1970년대 후반 마리날레다의 소작농들은 일년에 한두 달밖에 일거리가 없어 다른 지역이나 해외로 일거리를 찾아 떠났다. 그러다 1979년 시장에 당선된 산체스 고르디요는 주민들과 함께 투쟁에 나선다. 1980년 이 지역의 실업률이 60%를 넘자 분노한 주민 700명이 9일 동안 ‘굶주림에 맞선 굶주림 투쟁’ 즉 단식 투쟁을 했고 국가로부터 생계 보조금을 얻어 냈다. 그러나 이들은 미봉책인 보조금에 만족하지 않고 토지 개혁 및 재분배를 요구하며 10년 넘게 싸웠다. 1980년대 내내 그들은 안판타도 공작의 땅인 우모소를 100차례 넘게 점거했고 여름에는 매일 16㎞씩 행진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점거하고 쫓겨나기를 무수히 반복했다. 그들의 불굴의 저항에 진이 빠진 정부가 1991년 마침내 굴복해 1200만㎡(약 360만평)에 대해 공작에게 일정한 보상을 한 뒤 마리날레다에 공유지로 주었다. 그동안 놀리던 땅으로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넓은 농경지였다. 주민들은 만세를 부르며 이 땅에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고르디요 시장이 있다. 역사 교사였던 그는 정치가이자 노동자 단결을 위한 집단인 안달루시아 좌파연합의 대표이다. 그는 “나의 정치적 신념은 예수와 간디, 마르크스, 레닌, 체 게바라가 뒤섞인 것에서 왔으며 낫과 망치로 상징되는 공산당에 가입한 적은 없지만 공산주의자 또는 공동체주의자다”고 말한다. 저자는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에 정치·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는 영국의 언론인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씨줄날줄] 만찬 외교/박홍환 논설위원

    한때 세계 최강 대영제국을 건설했던 영국 왕실이 주최하는 만찬은 화려하고 세심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버킹엄궁전이나 윈저성 등에서 열리는 만찬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직접 상대방을 배려해 메뉴와 식기 등을 정하고 최고의 의전을 제공한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방문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초청받은 사람들이 “제대로 대접받았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물론이다. 여왕 초청 국빈만찬은 1년에 상·하반기 각각 한 차례씩 두 번뿐이라니 희소성 때문에라도 만찬 자체가 최고의 외교인 셈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런던 인근 윈저성의 세인트조지홀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더욱 특별한 ‘만찬 외교’가 펼쳐졌다. 손님은 2세기에 걸쳐 영국과 반목했던 아일랜드의 마이클 히긴스 대통령 일행. 영국에 맞서 무장투쟁을 벌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사령관 출신 마틴 맥기네스 북아일랜드 제1부장관도 참석했다. 1979년 사촌을 IRA 테러로 잃은 여왕은 “과거보다 현재가 중요하다”며 화해의 건배를 제의했다. 영국과 아일랜드 언론들은 “200년간 지속된 양국의 대립을 종식하는 역사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여왕은 아일랜드의 상징인 초록색 에메랄드가 박힌 왕관과 목걸이를 착용, 상대 측을 배려했고, 만찬장에는 IRA 전사들이 애창하던 아일랜드 민요가 울려 퍼졌다. 영국 왕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미국 백악관 역시 만찬 외교에 상당한 정성을 들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국빈만찬 한 끼 식사 비용으로 20만~50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중국도 화려하고 장엄한 만찬 외교를 선보인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거대한 홀에서 전통 연회음식인 만한전석(滿漢全席)까지는 아니지만 불도장(佛跳墻)이 포함된 일품요리를 내놓고 경극과 소수민족 공연 등으로 손님의 입과 눈, 귀를 만족시킨다. G2인 미·중 간의 만찬 외교에서는 묘한 신경전도 펼쳐진다. 2009년 가을 방중한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후진타오 당시 중국 주석은 두 차례의 국빈만찬을 베풀었다. 앞서 2006년 봄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중국 측의 후 주석 국빈방문 요청을 거부했고, 이에 후 주석은 오찬장에서 ‘망악’(望嶽)이라는 두보의 시를 읊어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결국 후 주석은 2011년 초 미국을 국빈방문, 백악관 올드패밀리다이닝룸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사적(私的) 만찬’까지 이끌어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 외교와 관련해선 뚜렷하게 기억나는 게 없다. 우리만의 독특하고도 세련된 만찬 외교를 세계인들이 주목할 날은 언제쯤일까.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부패 겨눈 시진핑 늙은 호랑이 반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을 둘러싸고 전·현직 지도부 간 ‘권력 투쟁’이 격화되는 조짐이 일고 있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이외의 다른 거물급 원로들이 대거 반격에 나선 가운데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과 당시 총리를 지낸 원자바오(溫家寶)가 최근 잇따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양측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후진타오는 지난 9일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의 후난대 악록서원(岳麓書院)을 방문해 7개월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섰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중국신문사는 이날 원자바오가 지난 8일 카타르 알아티야국제에너지기금이 수여하는 국제에너지 공로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도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인터넷 뉴스 인민망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인민망은 장 전 주석이 최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으로부터 “톈안먼(天安門) 사건으로 고립됐던 중국을 국제사회에 복귀시킨 지도자”라는 평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전직 지도부가 관영 언론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이들이 시 주석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통해 압력을 행사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후진타오는 측근인 링지화(令計劃) 당 중앙통일전선부장(장관)이 사정 대상에 올라 있으며, 원자바오는 일가 부정 축재 의혹에 휩싸여 있다. 원로들은 시 주석이 척결할 첫 ‘호랑이’(부패 몸통)로 통하는 저우융캉이 사법처리될 경우 자신들도 무사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장 전 주석이 시 주석에게 당 고위층의 계파와 그 측근들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의 반부패 실행 기구인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의 심복으로 통하는 궈융샹(郭永祥) 전 쓰촨(四川)성 부성장의 공직과 당적을 동시에 박탈했다고 9일 선포했다. 중국 언론들은 그가 직무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서도 거액의 뇌물을 챙겼으며, 최소 3명 이상의 첩을 거느리는 등 도덕적인 문제도 있다고 그의 부패상을 적시했다. 앞서 저우융캉의 아들 저우빈에 이어 저우융캉의 사돈과 동생 가족까지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저우융캉에 대한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이다. 사회과학원 출신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시 주석의 반부패는 개혁을 내세운 명분일 뿐 그 실질은 권력투쟁”이라면서 “투쟁에서 밀릴 경우 후진타오 전 주석과 같이 허울뿐인 지도자가 될 것이어서 반부패를 밀어붙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조코 위도도 자카르타 주지사

    [피플 인 포커스] 조코 위도도 자카르타 주지사

    9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총선에서 출구조사 결과 19% 득표율로 야당인 투쟁민주당(PDI-P)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야당 돌풍의 주역인 조코 위도도(52) 자카르타 주지사가 주목받고 있다. 별명인 ‘조코위’로 더 널리 알려진 주지사는 부정부패로 점철된 인도네시아 정치판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코위는 가구 수출업자 출신으로 중소 도시 수라카르타 시장을 거쳐 2012년 자카르타 주지사에 당선됐다. 중앙 정치 경험이 전혀 없지만 서민친화적인 이미지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는 지난해 8월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대통령을 외면했던 국민들이 ‘조코위’를 환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코위는 주지사 취임 직후 빈민촌을 찾는 등 서민 주거 문제에 관심이 많다. 다른 정치인들이 경호원을 대동하는 것과 달리 스스럼없이 지지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 전문가인 더글러스 래미지는 가디언에 “인도네시아의 다른 정치인에게 없는 정직함과 성실함이 그의 인기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이날도 흰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친근한 모습으로 투표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인도네시아 국회와 지방의회 선거는 오는 7월 9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까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무대다. 인도네시아 선거법상 총선 득표율이 25%가 넘거나 의석 점유율이 20% 이상인 정당만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코위는 투쟁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다. 조코위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를 기록, 2위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거린드라당(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를 두 배 이상 앞서고 있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저우융캉, 장쩌민 집 찾아가 구명 로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칼끝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이외의 다른 거물급 전직 원로들까지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이 공동전선을 형성해 시 주석에게 대항하면서 ‘권력 투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저우융캉은 자신의 공식 체포설이 중화권 매체에 보도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머물고 있는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의 집에 직접 찾아가 ‘구명 로비’를 벌였다고 해외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明鏡)이 8일 보도했다. 당시 저우융캉은 며칠 밤낮을 기다린 끝에 장 전 주석을 겨우 만나 자신의 구명을 요청했고, 장 전 주석이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만나 협상을 벌였으나 “지도부 출신 가운데는 저우융캉까지만 사법처리한다”는 묵계를 맺었다고 명경은 전했다. 이에 저우융캉 이후 사정 대상이 될 차기 ‘호랑이’(부패 몸통)로 불리는 다른 원로들은 저우융캉이 사법처리될 경우 자신들도 무사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원로 중에는 장쩌민 시절 총리를 지낸 리펑(李鵬)뿐만 아니라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시절 상무위원을 지낸 자칭린(賈慶林), 우방궈(吳邦國), 원자바오(溫家寶), 허궈창(賀國强) 등 지도부 출신도 대거 포함됐다고 명경은 보도했다. 전직 원로들이 공동전선을 형성하면서 시 주석의 반부패 행보가 장애에 부딪히고 권력투쟁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리펑 전 총리 등이 차기 ‘호랑이’로 거론된 직후 저우융캉 가족들이 미국에서 언론을 통해 “시 주석이 이끄는 새 지도부가 전 정권에 대한 정치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저우융캉이 희생양이 됐다”며 반격에 나섰다. 리펑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도 최근 부동산 투자 등 홍콩 언론을 통해 제기된 자신의 부정부패 의혹을 이례적으로 직접 부인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부모 후광에 헬리콥터 승진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부모 후광에 헬리콥터 승진

    중국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 당위원회는 지난달 23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 부서기를 정법위원회 서기로 임명했다고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들이 보도했다. 칭화(淸華)대 산하의 벤처캐피털 칭화홀딩스 사장 등을 거쳐 자싱시 부서기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직에 입문한 그는 불과 1년도 안 돼 부부장(차관급)에 해당하는 요직인 정법위 서기직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신화통신 등 일부 언론은 곧바로 그 기사를 삭제해 버렸다. 중국 고위 관료 자제 그룹인 태자당 인사들이 부모의 후광을 등에 업고 너무 빨리 승진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베이징 정가의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 후진타오 아들 정법위 서기 임명 중국의 태자당이 공직자로 서서히 정계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후 부서기 외에도 리펑(李鵬) 전 총리의 아들과 덩샤오핑(鄧小平) 전 당중앙군사위 주석의 유일한 손자, 문화혁명 4인방 체포를 주도한 예젠잉(葉劍英)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증손자, 우방궈(吳邦國)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아들 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리펑의 아들 리샤오펑(李小鵬) 산시(山西)성장. 국유전력기업인 화넝(華能)그룹 사장을 지낸 리 성장은 2008년 산시성 부성장으로 자리를 옮겨 정계 입문 5년 만에 성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아버지의 막강한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나돈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리펑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그는 취임과 동시에 터널 붕괴 사고, 화학 물질 누출 사고 등으로 입지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한다는 이미지로 포장한 관영 언론들의 엄호를 받아 정치 지도자로서 첫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이징 정가에서 그가 ‘중국 최초의 부자(父子) 총리’의 꿈을 불태우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덩샤오핑의 손자인 덩줘디(鄧卓棣)는 중국 남부의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바이써(百色)시 핑궈(平果)현 부현장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핑궈현은 자치구 성도인 난닝(南寧)에서 북서쪽으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다. 인구는 50만명 정도로 자치구 내에서 재정 수입이 가장 넉넉한 현이다. 덩줘디는 현에서 법률과 농업, 빈곤 퇴치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핑궈현은 덩샤오핑이 1929년 국민당 정부에 맞서 투쟁을 벌였던 인연이 있는 곳이며, 2011년에는 높이 9m의 덩샤오핑 동상이 세워졌다. 그는 덩샤오핑의 2남 3녀 중 막내아들인 덩즈팡(鄧質方)과 류샤오위안(劉小元) 사이의 외아들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한 덩줘디는 2008년 미국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의 로펌인 화이트앤케이스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가 지방에서 하급 관리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것은 중국 지도자들의 후손들이 일정 기간 시골에서 하급 관리로 근무하는 관행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1982~1985년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의 부서기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 리펑 아들 리샤오펑 父子 총리 노려 예젠잉의 증손자 예중하오(葉仲豪·31)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 대표와 광둥(廣東)성 대표위원에 선출됐다. 예중하오는 광둥성 중산(中山)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2006년 광둥성 체육대외교류센터 공무원으로 관가에 입성했다. 2009년 광둥성 윈푸(雲浮)시 뤄딩(羅定)시장 조리(보), 2011년 윈푸시 발전개혁국 부국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공청단 윈푸시 당서기로 승진했다. 그의 할아버지 예쉬안핑(葉選平)이 광둥성장을 역임하면서 광둥성을 예씨 집안의 세력 기반으로 구축했다. 우방궈의 아들로 알려진 우레이(吳磊)는 지난해 상하이시경제신식(信息·정보)화위원회 부주임으로 승진했다. 상하이시 기관지 해방일보에 따르면 1977년생인 그는 1996년 공직에 진출한 뒤 공업정보화부 기획사(司) 부사장과 상하이자동차의 부총재를 지냈다. 상하이자동차 부총재로 승진할 당시 다른 부총재들보다 최소 15세 이상 어릴 정도로 헬리콥터 승진이어서 구설에 올랐다.  공직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태자당 인사도 여럿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공산당 주석의 유일한 손자, 류샤오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의 아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아들 등이 대표적이다. 마오의 손자 마오신위(毛新宇)는 최고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오의 둘째아들 마오안칭(毛岸靑)과 인민해방군 소장 출신인 사오화(邵華) 사이에 외아들로 태어났다. 인민해방군에 투신해 군사과학원에서 ‘마오쩌둥 군사상(軍思想)’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군사과학원 전쟁이론 및 전략연구부 부부장을 맡고 있다. ● 장쩌민 두 아들도 공직으로 류샤오치의 아들 류위안(劉源)은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당서기)이다. 계급은 상장(대장)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어릴 적부터 큰형으로 존경하는 인물이다. ‘반당 분자의 아들’이라는 어려움을 같이 겪으며 동배(同輩) 의식이 강해졌다. 공직 입문도 같은 길을 걸었다. 베이징이 아닌 지방 하급 관료의 길을 선택한 것. 시 주석은 2000년 여름 “당시 기층으로 가겠다고 먼저 자기 입으로 말하고 선택한 사람은 바로 류위안과 나 둘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의 부시장을 거쳐 1988년 36세의 나이로 당시 최연소 부성장이 됐다. 류위안은 현재 군 부패 척결을 총지휘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장쩌민의 두 아들도 공직자다. 맏아들 장몐헝(江綿恒)은 지난 2월 개교한 상하이과학기술대학의 총장으로 변신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를 졸업한 그는 중국과학원에서 반도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드렉셀대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 1999년 중국과학원 부원장을 맡았다. 둘째아들 장몐캉(江綿康)은 상하이 화둥(華東)사범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다음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조직부장 등을 거쳐 상하이시도시발전정보센터 주임과 상하이시도시경제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khkim@seoul.co.kr
  • 신경민 “무공천하려면 당 해산하라”… 새정치 ‘자중지란’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최고위원이 3일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기초선거 공천 폐지 방침과 관련해 당 해산을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6일 창당한 통합신당의 해산을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신 최고위원은 이날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에 출연해 “무공천에 반대한다. 무공천을 하려면 차라리 정당을 해산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한길·안철수 두 대표에게 입장을 바꾸라는 결단을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과정이 조만간 있을 것이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해 당내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 지면서 트리플 크라운(총선·대선·지방선거 모두 패) 해트트릭하는 것은 전혀 명예롭지도 않다”면서 “앞날을 생각해도 맞지 않고 정당의 기본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정치는 없다”며 “정치다운 정치를 제대로 하는 게 맞다”고 말해, 안철수 대표의 새 정치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최고위원은 논란이 일자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사로 나갔던 것들이 진의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며 “(정당해산 발언은)모든 문제에 무공천이라는 해답을 내놓는다면 당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뭐가 있냐는 거지 현안, 합당에 대해 언급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전 당원 투표를 통한 입장 재정리와 제한적 무공천 등을 요구했다. 그는 “(안 대표가 제안한)여야 대표회담만 갖고는 안 된다. 지금 당장이라도 (두 대표가)광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신 최고위원과 함께 당내 강경소장파 그룹 ‘더 좋은 미래’ 소속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 당원 투표로 무공천에 대한 당론을 다시 정할 것을 제안했다. 정청래 의원도 트위터에 무공천을 고수하는 안 대표를 압박하는 글을 올렸다. 당내 구주류 강경파 인사들이 중심인 ‘혁신모임’ 의원 20여명도 지난 1일부터 국회 본관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 두 대표를 압박하고 있어 신당 내 무공천 후폭풍이 신·구주류 간 노선투쟁 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새정치 “최경환, 윤리위 회부를” 與 “길거리 정치가 새정치인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향해 “너나 잘해”라며 막말성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여야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정성호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여당의 원내대표라는 분이 야당 대표가 본회의장에서 국민을 앞에 두고 대표연설을 하는데 면전에서 ‘너나 잘해’라며 반말을 하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품격을 스스로 내팽개친 여당 의원들의 막말에 같은 의원이라는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심재권 새정치연합 의원은 “‘하룻강아지가 범에게 대들듯이 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는 여당 대변인의 해명도 가관”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우리가 국회 윤리위에 회부해서 징계 처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새정치연합 창당 이후 보여준 모습은 국민 서명운동, 노숙 투쟁 등 길거리 정치쇼에 대통령 면담 요구 등 이벤트성 정치쇼”라면서 “이것은 진정한 새 정치의 모습이 아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안철수 청와대 찾아간 이유는 “박대통령이 아무 반응이 없어서”…靑 반응은?

    안철수 청와대 찾아간 이유는 “박대통령이 아무 반응이 없어서”…靑 반응은?

    ‘안철수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 면담 신청’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4일 오전 청와대 면회실을 직접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직접 신청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청와대 면회실 2층에서 면담신청서를 직접 작성,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청하고 청와대 박준우 정무수석과 53분간 대화하면서 오는 7일까지 이에 대해 답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안철수 대표의 청와대 방문은 지난달 3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초선거 무공천 등 정국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제안한 지 엿새만이다. 제1야당의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고 종전의 관행·의전과는 다른 파격적인 일이다. 안철수 대표는 박 수석에게 “그동안 기자회견과 국회 대표연설, 국무총리나 청와대 정무수석 면담, 그밖에 여러 회의 때 국정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하고자 하는 뜻을 밝혔는데 아무 반응이 없어 국민의 한 사람 자격으로 대통령과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고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이 전했다. 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문제에 대해 언급, “서로 다른 규칙을 갖고 선거를 치르게 되면 대단히 정상적이지 않은 선거될 것이며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먼저 말씀하셨으니까 말씀하신 분이 푸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무공천 논의를 위한 회동 수용을 촉구했다. 특히 회동 장소 및 형식과 관련, “3자가 되든, 4자가 되든 그런 문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장소나 형식을 구애받지 않고 만났으면 좋겠다”면서 “다음 주 월요일(7일)까지 (회동) 가부만이라도 말씀을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각 당이 지방선거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마당에 정치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으며 선거가 끝난 다음에 민생문제 등을 여야를 막론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밝혀온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기초공천 폐지는) 공직선거법을 고쳐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를 이루면 거기에 따르겠다는 뜻을 갖고 있고 대통령이 결단할 사안은 아니며 여당과 당대당 차원에서 논의하는 게 순서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하신 말씀을 (대통령께) 보고 드리겠다”면서 “7일까지 알려드릴 수 있을지 모르기만 어쨌든 답을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대표의 이날 청와대 방문에 대해 무공천 및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 성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함께 청와대의 ‘불통정치’를 부각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박 수석과 대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를 지지하는 국민께 답을 해주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에 면담이 힘들다면 왜 힘드신지, 그리고 언제, 어떤 형식으로 어떤 장소에서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시면 그에 따라 만나뵙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김한길 대표나 최고위원들의 요구로 청와대를 방문한 것이냐’는 질문에 “계속 고민하다가 왔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나 면담 신청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신경민 양승조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천폐지 관철을 위해 전(全)당력을 집중하고 영혼을 걸고 싸워야 한다. 침묵하는 박 대통령이 대선 때 약속을 지키도록 온 몸을 던져서 호소해야 한다”며 강경투쟁을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부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관철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진핑에 충성맹세… 알아서 기는 中 군부?

    중국 군 최고 통솔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상대로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관 18명이 ‘공개 충성 맹세’를 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7대 군구(軍區)와 공군, 전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부대, 무장경찰부대, 총정치부, 총참모부 등을 이끄는 사령원(사령관)과 일부 부사령원 18명은 지난 2일 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에 두 개 면에 걸쳐 시 주석이 주창한 ‘중국의 꿈’과 ‘강군의 꿈’ 등 군대 지침을 적극 옹호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전문가들은 “개혁·개방 35년 이래 군 지휘부가 이처럼 대규모로 최고 통솔자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시 주석이 군을 상대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반부패 운동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공개 충성 맹세는 시 주석이 최근 전개 중인 반부패 운동으로 구쥔산(谷軍山)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이 기소되면서 군에 긴장감이 팽배해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권력투쟁으로 어수선한 때에 반대파로 찍혀 숙청되지 않기 위해 시 주석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사회과학원 출신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시 주석의 군내 권위가 확고하다면 이런 식으로 위신을 과시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시 주석이 권력 강화를 위해 전개 중인 반부패 운동이 어려움에 부딪혔음을 의미하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정은 “현 정세 매우 엄중”

    김정은 “현 정세 매우 엄중”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지방을 방문한 모습이 처음으로 북한 매체에 공개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양강도 삼지연 대기념비에서 열린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들의 결의대회를 찾은 소식을 전하며 삼지연 비행장에 도착해 여객기에서 내리는 사진을 실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 제1위원장이 “삼지연 비행장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삼지연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항일투쟁을 한 ‘성지’로 여겨지는 곳으로 이날 연설도 김 주석의 동상 앞에서 이뤄졌다. 김 제1위원장이 지방 방문 때 비행기를 이용한다는 것은 최근 정부소식통을 통해 알려지기는 했지만, 북한 매체가 사진을 통해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한 정부소식통은 최근 김 제1위원장이 북한의 단거리로켓 발사가 있었던 지난달 16일 전날 경비행기를 타고 로켓 발사지역인 원산을 방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로 열차를 고집했던 것과 비교된다. 아버지 김정일은 최고권자에 오른 뒤에도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았고, 중국이나 러시아를 방문할 때도 모두 열차를 이용했다. 비행기는 납치나 폭발 등의 위험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열차를 선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김 제1위원장은 스위스 유학 경험 등으로 상대적으로 비행기를 타는 것이 익숙하고, 젊은 지도자의 개방성을 보여주려는 ‘이미지 만들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할 때도 외국산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위원장은 ‘삼지연 연설’에서 “북남관계 개선의 활로를 열어 나갈 염원으로부터 조국통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중대제안을 발표하고 현실적인 조치들을 연속 취했지만 지금 나라에 조성된 정세는 매우 엄중하다”고 밝혀 북한의 최근 무력시위 이후 자신의 정세 인식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이어 “우리의 군대와 인민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철저히 짓부숴버릴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북한 인권 문제와 노동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유엔의 규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으로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발해 도발 수위를 더 높일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의·정, 원격진료 시범사업 위태로운 동행

    대한의사협회의 내홍으로 차질이 예상됐던 원격의료 시범 사업이 예정대로 이달부터 추진된다. 의협은 2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최재욱 상근부회장을 총괄단장으로 하는 ‘의정합의 이행추진단’을 구성하고 곧 정부와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노환규 의협회장의 현 집행부에 반기를 든 의협 대의원회가 3일 새 비대위를 꾸리기로 했지만 이들도 원격의료 시범 사업을 실시하는 데는 이견이 없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원격의료의 안전성이 입증되기를, 조만간 출범이 유력한 의사협회 중심의 새 비대위는 원격의료의 위험성이 입증되기를 바라는 분위기여서 시범 사업 종료까지 앞으로 6개월간 위태로운 동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상이몽’의 정부와 의료계가 한배를 타게 되는 셈이다. 의협 새 비대위 구성에 참여하고 있는 최장락 대의원회 대변인은 “의협 회원들의 기본적인 입장은 원격의료 원천 반대”라면서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의료계가 걱정한 오진 가능성, 동네 의원 경영 악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날 경우 새로운 투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대변인은 “새 비대위가 출범해도 의정 협의안의 큰 틀은 흔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주 중 의협 측 의정합의 이행추진단과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한 뒤 시범 사업 규모와 방법 등을 확정해 적어도 오는 15일부터 시범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병왕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협 사정으로 협의가 좀 늦어지기는 했지만 동네 의원과 경증 질환자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기존에 의료인 간 원격의료를 했던 경험을 접목하면 완벽하지는 않아도 6개월 안에 검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협 대의원회는 노 회장을 빼고 새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한 기존 방침을 바꿔 노 회장을 고문 자격으로 비대위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새 비대위 출범이 의협 내 세력 간 내홍으로 비치는 것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최경환 막말논란 “너나 잘해”에 여야 신경전 과열

    최경환 막말논란 “너나 잘해”에 여야 신경전 과열

    ‘최경환 막말논란’ ‘너나 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3일 전날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안철수 대표를 향해 막말성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까지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갔다. 새누리당은 이에 맞서 안철수 대표가 자신의 브랜드인 ‘새 정치’는 구현하지 못하고 구태 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심재권 의원은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국회 본회의에서 이런저런 의원들의 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제 같은 경우 야당의 대표연설이었다. 심지어 불만을 표시한다 해도 어떻게 ‘너나 잘해’라는 막말을 할 수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하룻강아지가 범에 대들듯 한다’는 여당 대변인의 해명도 가관이고 있을 수 없는 작태”라며 “이 문제는 국회 차원에서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부의장도 “이틀간 벌어진 각 당 대표의 연설에서 국회가 보여준 모습은 국민을 실망하게 하고 있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야 모두 각 당 대표의 말에는 경청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도 “국회의원으로서의 품격을 스스로 내팽개친 여당 의원들의 막말에 같은 의원이라는 게 부끄럽다”며 “원내대표가 그 지경이니 이를 배우고 따라 하는 초선 여당 의원들도 품격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는 논평으로 야당 대표를 조롱했다”고 비판했다. 김성주 의원도 “여당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의 연설 시작 전 새누리당 의석을 돌면서 사전에 야유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며 “이게 새누리당이 원하는 국회 선진화 모습인지 참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박광온 대변인도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집권당의 원내대표로서 품격을 스스로 무너뜨린 말이고 야당 대표가 연설하는데 이야기했다는 것도 옳지 않다”며 “안철수 대표와 새정치연합 지지자, 국민께 정중한 사과의 뜻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이에 안철수 대표가 ‘길거리 정치’, ‘이벤트 정치’를 하면서 기존 민주당의 구태 정치를 따라 한다고 맞붙었다. 민현주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안철수 대표가 헤게모니를 잡고 새 정치의 기틀을 제대로 보여줄 대표연설을 기대했는데 기존의 민주당이 주장하고 반복해 온 공약이나 정책을 짜깁기한 느낌”이라며 “여전히 새 정치에 담는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대변인도 “새정치연합이 공식 창당한 이후 보여준 모습은 국민서명운동, 노숙투쟁 등 길거리 정치쇼에 대통령 면담 요구 등 이벤트성 정치쇼”라며 “이것은 진정한 새정치의 모습이 아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김재원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여당을 배제하고 대통령을 상대로 이야기하는 자체는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정치적 제스처나 공세”라며 “다른 야당 정치인의 보여주기식 정치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새 정치는커녕 전형적인 구악정치다”라고 비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안철수 대표가 최경환 원내대표의 ‘대리 사과’를 지적한 데 대해 “당시 새누리당의 공약이었고 당이 공약을 지키느냐 마느냐는 새누리당의 책임”이라며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새누리당이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저우융캉 아들 체포·독방 감금…中 당국 “반부패 속도조절 없어”

    중국에서 사법처리설이 나오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의 아들 저우빈(周濱·42) 일가가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는 소식이 친인척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 보도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저우빈의 장모 잔민리(詹敏利·71)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딸 황위안(黃苑)과 사위 저우빈, 그리고 올해 69세 된 남편이 베이징 당국에 의해 체포돼 감금 상태에 있다”고 확인했다. 잔민리는 특히 “우리 가족은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한 뒤 권력투쟁을 위해 전임자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은 다반사”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중화권 언론들은 저우빈이 아버지 저우융캉의 비호 아래 일가 부정 축재에 앞장선 핵심 인물이며, 저우빈의 장인, 장모를 비롯한 처가 식구들은 저우융캉이 장악하고 있던 중국 다수 에너지 기업의 핵심 주주로 등재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의 반부패 선봉인 당 감찰기구가 향후 반부패 업무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면서 시 주석의 사정 행보는 거침없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중앙기율위원회는 이날 자체 사이트를 통해 뇌물수수는 물론 권력으로 사리사욕을 도모하는 부패 분자를 적발하는 것이 올해 첫 순시 업무의 핵심 지침이라며 반부패만이 당의 살길이라고 밝혔다고 제일재경일보가 보도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날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시 주석의 반부패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고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공천폐지’ 강경투쟁 압박… 안철수, 새정치 딜레마

    ‘공천폐지’ 강경투쟁 압박… 안철수, 새정치 딜레마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대여 강경투쟁 목소리가 확산하면서 안철수 공동대표가 주장해온 ‘새 정치’에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실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는 하지만 안 대표의 평소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데다 강경파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흐르고 있어 지도부가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출신 강경파 의원들이 주축인 ‘정치교체·정당 재구성을 위한 혁신모임’ 소속 의원 20여명은 1일 국회 본관 중앙홀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입법 관철을 위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여당이 홀로 기초선거 공천을 고수하는 것은 선거라는 국민주권 확인과정에 부당한 테러를 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에는 신경민·우원식·양승조 최고위원이 서울광장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을 시작했고, ‘486’ 의원들과 강경파 초선 의원들이 주축인 ‘더 좋은 미래’ 소속 의원들도 지지 방문을 하고 있다. 이는 민주당 시절 김한길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다가 통합 과정에서 주춤했던 강경파 의원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혁신모임 소속 이목희 의원은 이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두 공동대표가 선두에서 의원들과 함께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다만 여론의 반발을 의식한 듯 국회 보이콧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새 정치’를 주장해온 안 대표로서는 농성 형태의 투쟁은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대여 강경투쟁에 대해 거리를 두고 민생을 강조하며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입장 전 농성 중인 의원들 앞을 지나치며 “농성에 같이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난처한 듯 “안타까운 마음입니다”라는 짤막한 답변만 남겼다. 반면 문재인 의원은 본회의장 입장 전 같은 질문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맘은 같으니까요”라고 답해 대조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김·안 공동대표는 이날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온라인서명운동 발대식’에 참석하는 등 장외여론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강경파 의원들이 요구하는 강경 투쟁의 수위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세계의 창] 호랑이 겨눈 시진핑 권력을 낚다

    [세계의 창] 호랑이 겨눈 시진핑 권력을 낚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파리(하위직)부터 호랑이(부패 몸통)까지 모두 때려잡겠다”며 선포한 ‘부패와의 전쟁’이 해를 바꾸며 속도를 내고 있다. 석유방 출신 공직자와 기업인들이 줄구속되면서 석유업계 대부인 최고 지도부 출신의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에 대한 사법처리설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전력 업체 고위 인사들까지 낙마하면서 전력 업계 대부인 리펑(李鵬) 전 총리가 차기 ‘호랑이’로 지목되는 등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상하이 동방조보(東方早報)는 30일 “세계 최대 수력발전 프로젝트인 중국 싼샤(三峽)댐을 건설한 중국 최대 수력발전 국영기업 중국창장싼샤(長江三峽)집단의 차오광징(曹廣晶) 이사장과 천페이(陳飛) 사장이 최근 당 중앙조직부가 주최한 이 회사 고위간부회의에서 해임 조치됐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3세대 지도자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시절 총리를 지낸 리펑의 측근들이어서 이들의 낙마는 전력 업계를 장악해온 리펑 일가에 대한 부패 조사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홍콩 언론들은 이 두 사람이 지난 2월 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위원회의 순시 감사를 통해 리펑의 딸 리샤오린(李小琳)이 소유한 기업의 지분을 실제 거래가보다 두 배 비싸게 인수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허난(河南) 다허바오(大河報)는 이날 “차오광징 이사장 등의 낙마는 창장싼샤집단 뒤에 숨어 있는 더 ‘큰 호랑이’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 전력공업부 부장(장관) 출신인 리펑은 전력업계 큰손으로 불린다. 딸 리샤오린은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이다. 국유전력기업 화넝(華能)그룹 이사장을 지내다 2008년 산시(山西)성 부성장이 된 아들 리샤오펑(李小鵬)은 전력은 물론 관련 업계인 석탄 분야까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당 총서기 취임 연설에서 “당 간부들은 부패와 직권남용, 군중과의 괴리, 형식주의, 관료주의 등의 문제가 있다”며 공직 사회에 대한 대규모 사정을 예고했다. 이후 시진핑의 반부패는 ‘인적 청산’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저우융캉 측근들이 대거 낙마하면서 저우융캉이 첫 번째 사법처리될 ‘큰 호랑이’라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성 부서기 등 일명 저우융캉의 4대 비서가 잇달아 구속됐으며, 이에 홍콩 언론들은 저우융캉도 이미 가택연금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의 지시로 지난 연말 저우융캉 수사 전담 태스크포스가 구성됐으며, 그 결과 당국이 저우융캉의 가족 등으로부터 최소한 900억 위안(약 15조 50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압수했다는 외신 보도도 이어지는 등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무풍지대였던 군부(軍部)도 반부패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시절 군부 실세였던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병원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쉬차이허우는 구쥔산(谷俊山)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 부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으며 최근 방광암 말기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언론들은 쉬차이허우는 물론 국방부장인 창완취안(常萬全)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도 구쥔산으로부터 뇌물성 황금 1000㎏을 받은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반부패에 목을 매는 궁극적인 목표는 지도자로서의 귄위 수립과 권력 강화이다. 그러나 ‘큰 호랑이’들이 저우융캉, 리펑 등 장쩌민 계열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권력투쟁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양젠리(楊建利)는 “일가족 부패가 보도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에 대한 조사는 없는 대신 장쩌민 계열만 조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이 반부패 기치를 들고 권력투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유 업계는 저우융캉, 전기 업계는 리펑, 텔레콤 업계는 장쩌민’이 관리한다는 말처럼 개혁·개방 30년 이래 중국은 분야마다 최고 지도부 출신 일가가 관리하는 거대한 이익집단이 형성돼 있는 만큼 반부패 운동을 통해 특정 계파를 쳐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존 이익집단의 반발이 심해 시 주석의 반부패 행보가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된 쉬차이허우가 돌연 체포된 것도 시 주석의 ‘호랑이’ 잡기가 장애에 부딪히면서 당국이 저우융캉 대신 쉬차이허우로 공격 대상을 바꿨기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사회과학원 출신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시 주석은 권력 강화를 위해 반부패를 진행하고 있고, 또 이로 인해 적을 키우면서 지금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세로 반부패 행보를 멈출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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