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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 Shalom, Israel 샬롬, 이스라엘②Judean Desert·Dead Sea 유대광야·사해, Masada 마사다

    해외여행 | Shalom, Israel 샬롬, 이스라엘②Judean Desert·Dead Sea 유대광야·사해, Masada 마사다

    ●Judean Desert·Dead Sea 유대광야·사해 광야Judean Desert를 지나 사해Dead Sea로 예루살렘을 벗어나 동쪽으로 달린다. 어떤 생명체도 살지 못할 듯 삭막하고 건조한 풍광이 펼쳐진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유대광야Judean Desert’라 부르는 암석사막이다. 예로부터 하느님께 몸을 바치려는 자들에게 황폐하고 쓸쓸한 유대광야는 이상적인 장소였다. 이들은 광야의 절벽을 깎고 수도원을 만들고 기도했다. 예수가 40일간 금식하고, 악마의 시험을 받으며 깨달음을 얻은 곳도 유대광야다. 그는 광야에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 광야의 끝에 사해가 나타난다. 해발 820m의 예루살렘에서 해발 마이너스 423m의 지하세계로 간다. 사해로 가는 길은 해저로 내려가는 길이다. 지구상에서 사람이 사는 곳 중 가장 낮은 곳이 사해다. ‘죽은 바다Dead Sea’라는 무서운 이름과 달리 사해는 곱디고운 옥빛이다. 색이 너무 예뻐 깜짝 놀랐다. 죽음의 색이 이런 거라면 지구상에서 죽음이 가장 매혹적으로 여겨질 곳이 사해일지도 모르겠다. 에인 보켁Ein Bokek의 관광단지에 위치한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수영복을 챙겨 입고 5분 거리의 바닷가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정말 둥둥 떠 있다. 바닷물 속에서 수영은 하지 않고 가만히 둥둥 떠 있는 사람들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사해 바닷물 속으로 발길을 옮긴다. 진한 염도 때문인지 미끈미끈한 바닷물이 기름처럼 쩍쩍 몸에 달라붙는 것 같다. 문득 궁금하다. 이 소금물 속에 얼굴을 담가 보면 어떨까? 장난기가 발동해 눈을 감고 얼굴을 넣어 본다. 아, 순식간에 눈가가 짜릿짜릿하다. 눈을 감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오산이다. 내 손을 잡아끄는 누군가에 이끌려 샤워장으로 갔다. “여기서 수영할 수 없는 걸 몰랐어요?” “저 앞에 대기 중인 앰뷸런스 못 봤어요?” 눈에 스며든 염분을 씻어 내느라 경황없는 내게 그는 몇 번이나 괜찮은지를 되묻는다. 그는 내가 수영을 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어느 한국 신문에선가는 사해 물에 빠지면 실명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던데 나는 말짱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제 다시 사해 물 속에 얼굴을 담글 일은 없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사해의 남북 길이는 약 80km, 폭은 17km 정도다. 크고 넓다. 장소에 따라 사해 소금물은 여러 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염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해의 염도는 대략 33.7%, 보통 바다의 8배로 1리터당 340g의 염분을 갖고 있다. 세계 최고다. 수영을 할 순 없지만 사해를 찾는 관광객들이 빼먹지 않는 건 머드팩이다. 사해 바다 속 진흙은 염화마그네슘, 염화나트륨, 염화칼슘 등 무기질을 풍부히 갖고 있어 피부 미용에 좋다. 생명은 살지 않는데 미용에는 좋다는 곳이 사해다. 사해 건너편은 요르단이다. 동편이니 요르단 저 편에서 해가 떠오를 게 분명하다. 새벽 5시, 다시 사해 바닷가로 나간다. 소금 덩어리가 바닷물 속에 응결된 소금꽃 바닷물 속에 둥둥 뜬 채 떠오르는 태양을 맞는다. 이 순간을 위해 12시간 비행기를 타고 여기까지 왔구나 생각될 만큼 기억에 남은 순간이다. ●Masada 마사다 유대인의 초상, 마사다Masada 사해를 떠나 갈릴리에 도착하기 전에 들른 곳이 있다. 두 개의 사해 사이에 있는 마사다Masada다. 마사다는 사해 서쪽, 깎아 세운 듯 가파른 고원에 지어진 고대의 왕궁이자 요새다. 케이블카를 타고 마사다 정상으로 향한다. 꼭대기에 오르니 서쪽으로는 계단 모양의 단구와 구릉이 많은 유대광야가, 동쪽으로는 옥빛의 사해가 펼쳐진다. 아무리 살펴봐도 동서남북의 끝은 모두 가파른 벼랑이다. 사해 수면을 기준으로 450m 높이에 건설된 마사다 요새의 길이와 너비는 각각 650m, 300m 정도로 사막에 있는 요새라 하기에 장대한 규모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케이블카 오른편의 ‘북쪽 궁전’은 벼랑의 단구를 깎아 3개 층으로 만들었다. 북쪽 궁전 외 서쪽에도 궁전이 있다. 웨스턴 게이트 부근이다. 고대 로마 양식으로 지은 마사다의 궁전은 흔히 헤롯의 ‘요새 궁전’이라 불린다. 궁전 외에도 유대교 회당, 남쪽 물 저장고, 대중목욕탕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마사다 요새 서쪽 아래로는 로마군이 마사다를 공격할 때 사용한 공성의 흔적도 남아 있다. 마사다는 기원 후 70년, 로마 황제 티투스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된 후에도 끝까지 로마에 맞선 유대인 전사들의 마지막 항전지였다. 마지막으로 남은 유대인 반란군은 마사다에 모여 결사항전을 다짐했고, 로마군은 철벽 요새인 마사다 서쪽 웨스턴 게이트 옆에 돌과 흙을 다져 댐을 쌓듯 거대한 경사로를 만들어 공격한다. 기원 후 73년 항전의 마지막 날, 로마군과의 전투에서 패배할 지경에 이른 960명의 유대인은 집단 자결한다. 로마군은 마사다를 포위한 지 3년 만에 성벽을 넘었지만 그들이 마주한 것은 수많은 시신들이었다. 유대인들은 노예로서 목숨을 연장하는 대신 죽음을 선택했고, 살아남은 자들은 이를 명예로운 죽음으로 기억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마사다는 압제로부터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상징뿐만 아니라 유대인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마사다 함락 이후 유대인들은 나라를 잃고 디아스포라가 되었다. 로마군은 40년에 걸쳐 마사다에 주둔하다 철수하고, 마사다는 버려진다. 그 후 몇몇 크리스천 공동체가 마사다에서 생활하기도 했으나 이들마저도 사라지고 1960년대 초반,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인 야딘의 주도하에 발굴이 시작될 때까지 마사다는 세상에서 완전히 잊혀진다. 정작 1960년대 발굴시 집단 자결한 이들의 유골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대인들에게 마사다는 영원한 성지이자 고대 유대 왕국의 증거다. 오늘날 마사다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대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신병 훈련을 마치는 장소로 종종 사용된다. 그들이 훈련을 마치며 외치는 말이 있다. “마사다는 두 번 다시 함락되지 않는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이스라엘정부관광청 www.goisrael.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열린세상] 고 교수의 죽음, 그리고 부산영화제/박홍규 영남대 법학과 교수

    [열린세상] 고 교수의 죽음, 그리고 부산영화제/박홍규 영남대 법학과 교수

    올해도 예년처럼 부산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수업이 없는 닷새, 하루 서너 편씩 열심히 보지만 출품작의 10분의1도 못 보아도 나의 유일한 축제 연휴이자 가장 알찬 세계 여행, 가장 진지한 세계와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는 세계화라는 것이 문화적으로는 기껏 미국 상업문화, 특히 할리우드 상업영화의 세계 독점을 뜻하는 천박한 현실에서 특히 세계 어디에서보다 그런 영화가 판을 치는 이 나라에서 비상업 세계 영화, 그것도 소위 강대국이 아닌 여러 나라 영화를 한꺼번에 뽑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대중이나 언론의 관심은 화려한 개막제의 상업적인 스타들의 레드카펫 따위인지 모르지만 나에게 그것은 언제나 역겨울 뿐이다. 그런 역겨움이 더해져서 영화제가 생긴 뒤 처음으로 거기에 참석해야 할지를 고민한 것은 아니다. 8월 말에 돌아가신 고현철 부산대 교수 때문에 부산에 간다는 것 자체가 괴로웠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영화를 사랑하고 부산영화제를 사랑한 그가 없는 부산영화제에 간다는 것이 괴로웠기 때문이었다. 그의 죽음을 처음 들었을 때 국가 최고법인 헌법에 명시된 대학의 자치가 권력에 의해 유린당하는 현실을 명색이 법학자라는 내가 아니라 시인 국문학자가 죽음으로 규탄하고 대학 총장 직선제라는 민주적 제도의 회복을 죽음으로 요구한 점에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1987년 민주화 투쟁으로 확보한 대통령 직선제 분위기를 타고 나타난 총장 직선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대부분의 대학에서 정부가 직선제와 바꾸라고 흔드는 돈다발에 줄줄이 포기했다. 몇 사람이 반대 서명 등으로 항의했지만 사회적으로는 물론 대학에서도 이슈가 되지 못했다. 스스로 싸워 얻은 자치가 아니었으니 너무나도 쉽게 내준 꼴이었다. 교수들 대부분이 1987년 이전을 살고 있는지, 또는 돈 냄새에 너무나도 민감한 상업적 인간인지, 혹은 대학이 처음부터 상업적이었든지 정말 돈과 권력에 약했다. 진리 추구의 학문을 하는 선비 학자들은 돈과 권력을 싫어한다는데 지금은 회사원이나 정상배 같은 자들이 너무 많다. 자신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학생들조차 그렇게 몰아가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까지 망치고 있다. 대학을 돈으로 제멋대로 통제 관리해 대학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지극히 물질주의적이고 획일적 정책이 시행된 것이 어제오늘이 아니지만 최근의 그것은 더욱 심해져 역사상 최초로 교수의 안타까운 투신 자살까지 결과했다. 부패한 족벌 사학이 부활하고 시대착오적인 권위주의의 망령이 대학 행정을 농단해 대학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자율성은 물론 공공성조차 파괴하는 현실에 철저히 눈을 감으면서 권력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이니 성과연봉제 등에 야합하는 대부분의 대학과 교수들이 그의 죽음을 결과했다. 그래서 지난 9월 18일 전국에서 모인 교수와 직원들이 국회 앞에서 고현철 교수를 추모하며 정부의 잘못된 일방적 대학 정책을 규탄하고 총장 직선제 등의 대학 민주화를 요구했지만 정부나 국회가 그것을 눈여겨보기는커녕 뉴스조차 되지 못하는 비참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외친다. 더이상 대학을 돈으로 타락시키지 말라. 대학도 더이상 돈으로 타락하지 말라. 헌법에 명시된 가치이자 대학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인 자치를 정부도, 대학 당국도, 교수도, 학생도 지켜야만 우리 사회가 더이상 돈에 미친 사회로 타락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도, 예술도, 학문도, 대학도, 국가도 모두 돈이 움직이는 상업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학문과 예술의 전당인 대학의 본질은 자유이고 자치다. 고현철 교수의 유언처럼 대학 민주주의는 국가 민주주의의 초석이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먼저 대학 통제용으로 돈다발을 휘두를 정도로 돈이 남아돈다면 반값등록금이라는 선거 공약을 지키는 것이 옳지 않을까. 영화제도 돈으로 휘두르려고 한다는 고약한 소문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기를 빈다. 그래도 참혹한 현실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작은 나라들의 영화는 진실, 감동 자체다. 스물을 맞은 장성한 부산영화제를 보지 못하고 가신 님이 남긴 대학 민주화의 성스러운 순교지인 부산을 순례하고 돌아가면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 [사설] 굴복·타협 없는 노동개혁 촉구한 지식인 1천명

    지식인과 각계 원로 1000여명이 노동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노사정 합의를 거부하는 세력의 요구에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말라, 정기국회 기간 안에 관련 법을 개정하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이 담겼다. 노동개혁 입법이 늦어지거나 노사정위의 합의 정신이 왜곡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인 만큼 정치권과 정부는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지식인 1000인의 노동개혁 성명서’는 노동개혁이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인지 일깨워 줬다. 교수, 전직 관료, 법조인, 언론인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지도층 인사들이 시국선언과도 같은 성명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는 노동개혁의 성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깔려 있다. 이들은 ‘9·13 노사정위 대타협’은 노동개혁의 물꼬를 트기는 했지만 앞으로 입법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재완(전 기획재정부·노동부 장관) 성균관대 교수는 “나라의 미래인 청년들의 실업난과 급속히 추락하는 성장잠재력, 그리고 다가오는 경제사회 위기를 지켜만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노동개혁을 위해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개정안 등 5개 관련 법안의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 이들 개정안의 법제화를 마무리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계획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지난 5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감이 끝나면 바로 노동개혁 입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노동개혁 법안을 시행하지 않고서는 노동개혁을 완성하지 못하고 일자리 문제도 물 건너간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식인들의 염려대로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입법화는 그리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이 내년 4월 총선을 대비한 공천 싸움에 온 정신이 쏠려 있는 데다 야권은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쉬운 해고를 부추긴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5대 법안을 노동악법이라 지칭하고 있다.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 또한 반대 투쟁을 계속하고 있어 자칫 이번 정기국회 기간에 관련 법안의 처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여야 정치인들은 “심각한 청년 실업을 완화하고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노동개혁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지식인들의 지적을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대다수 국민이 공감하며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 ‘진짜 김일성’ 김경천 장군 집터 표지석 설치

    ‘진짜 김일성’ 김경천 장군 집터 표지석 설치

    일제강점기 만주와 연해주에서 무장 독립투쟁을 이끈 김경천(1888∼1942) 장군을 기리는 표지석이 서울 종로구의 김 장군 집터에 세워졌다. 김 장군은 김일성(1912~1994) 북한 주석이 항일투쟁 경력과 이미지를 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인물이다. 1998년 독립유공자로 대통령장을 받았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돕는 장학재단인 우당장학회는 “지난달 25일 김 장군의 거주지로 알려진 종로구 사직동 풍림스페이스본 아파트 106동 정문 옆에 표지석을 설치했고, 6일 제막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표지석 설립은 전남대 대학원에서 유학 중인 김 장군의 외증손녀 김올가(41·카자흐스탄)씨가 지난해 7월 우당장학회에 김 장군의 거주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추진됐다. 김 장군의 일기 ‘경천아일록’(擎天兒日錄)에는 이 집터가 함경도 북청 출신인 김 장군이 8세 때 서울로 이주한 뒤 살았던 곳이라고 나와 있다. 황원섭 우당장학회 상임이사는 “표지석 설치를 계기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김 장군의 추모 사업이 활발히 전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靑·金 “공천룰 특별기구 일임” 갈등 봉합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싸고 권력투쟁 양상을 보이던 청와대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측이 1일 밤 공천 논란을 일단락하기로 극적으로 합의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공천 문제는 당내에 새로 구성하기로 한 ‘국민공천제 실현을 위한 특별기구’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통화에서 현 수석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논란이 당·청 갈등으로 비치는 데 대한 우려를 표시했고 당·청 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뒤 김 대표의 입장을 잘 알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더이상 주장하지 않고 공천제도 문제는 특별기구에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김 대표는 또 향후 노동 개혁을 비롯한 금융·공공·교육 등 4대 개혁 성공을 위해 청와대와 협력하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비롯한 나머지 국회 일정도 잘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따라 공천을 둘러싼 당·청 간의 갈등은 일단락됐으나 향후 공천 특별기구의 활동 방향 등을 놓고 양측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김 대표와 현 수석이 이날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전략공천을 둘러싸고 다시 한번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와 김 대표 측은 금명간 오해를 풀고 단합을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아직 포연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적당한 시점에 당·청 화합의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와 청와대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을 둘러싸고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군의 날 기념식 등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 김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잠정 합의한 지난달 28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부산 회동에 대해 “(청와대와 사전에) 상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회동 이틀 전인 지난달 26일 현 수석이 김 대표를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심번호는 문제가 많아 반대한다는 얘기를 전했다”면서 “부산 회동이 끝나고 (잠정 합의) 내용을 알려 왔다. 그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한 보고 여부와 관련, “어제(지난달 30일) 처음 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반박에 대해 김 대표는 “현 수석이 걱정하고 우려하는 말씀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반대란 표현은 기억에 없다. 굳이 반대라고 얘기하면 수용하겠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또 “공천권을 국민들께 돌려 드리는 게 우리 모두의 합의”라며 “곧 구성될 특위에서 좋은 방법을 모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공천권은 민생 위에 있는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터져 나온 여권 내부 파열음은 그 어떤 설명으로도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청와대와 집권 여당 대표 간의 갈등과 불화는 권력투쟁 성격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엄청난 폭발력을 내포한 여권의 공천권 문제가 모든 현안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된다면 각종 국정 과제가 표류할 수밖에 없어 공천권 갈등은 기본적으로 심각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민생이 어떻게 되든 말든 공천권 확보를 놓고 다투는 모습은 집권 세력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어제 ‘국군의 날’ 기념식 등의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는 등 자신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공개적으로 반박한 청와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지 않았다. 김 대표는 특히 청와대에 문 대표와의 회동 사실을 사전에 알리고, 안심번호 문제를 상의했다는 사실까지 밝혀 청와대 측의 전날 대응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는 당시 이미 김 대표에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대했다고 재반박했다. 집권당 대표가 당무를 보이콧하고, 청와대 측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철회하라”고 김 대표를 거세게 압박했다. 여권 내부의 공천권 갈등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당장 어제부터 재개된 2차 국정감사가 맥없이 진행되고 있다. 의원들이 온통 공천권 문제에만 집중하느라 국감은 사실상 파장 상황이다. 이러다 예산안도 졸속 처리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도 노동개혁 등 4대 개혁과 주요 국정 과제 추진마저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정·청은 올해를 개혁의 골든타임으로 설정하고 확고한 공조를 다짐했지만 공천권을 둘러싼 당·청 간의 냉기류가 지속된다면 공염불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심스러운 일이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은 정치개혁의 대전제이자 그 어떤 세력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다. 문제는 이런 대전제와 시대적 요청을 특정 정치세력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해석한다는 사실이다. 여권의 이번 공천권 갈등도 결국은 비박계가 주도하는 공천룰에 대한 친박계의 불만에서 비롯됐다. 친노와 비노로 나뉘어 싸우는 새정치연합도 매한가지다. 게다가 여야 모두 국민을 거론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은 안심번호가 뭔지 관심이 적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공천권 문제는 계파 간 이해관계뿐 아니라 국회의원 각자의 정치적 운명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정치권 내부의 최대 관심사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본말이 뒤바뀌어선 안 된다. 무릇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게 이상적인 정치라면 민생을 외면하는 공천권 갈등은 비정상적인 정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정을 책임지는 여권이 그래선 더욱 안 된다. 국정 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는 여권의 내분은 야당의 내홍보다 훨씬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길 바란다.
  • 세월호 참사 이후 1년의 기록 ‘나쁜 나라’ 티저 예고편

    세월호 참사 이후 1년의 기록 ‘나쁜 나라’ 티저 예고편

    세월호 참사 이후 1년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 나라’의 티저 예고편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예고편은 텅 빈 교실에 홀로 앉아 있는 한 학생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로 떠난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의 눈물을 삼키는 학생의 모습은 우리에게 그날을 상기시킨다. 이어 먼지 쌓인 창틀 위 시들어버린 꽃, 아이들의 손때가 남아있는 낡은 사물함을 볼 수 있다. 또 “꼭 살아서 돌아와”, “사랑해” 등 간절한 마음으로 칠판 가득 써 놓은 기다림의 풍경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014년 4월,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는 304명의 희생자가 속해 있는 가족들에게 평생 지고 가야 할 상처를 남겼다. 그중에서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은 자식 잃은 슬픔을 가눌 틈도 없이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앞에서 노숙 투쟁을 해야만 했다. 그들의 질문은 단 하나.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 하지만, 사고의 진실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는 평생 ‘유가족’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마주친 국가의 민낯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년의 투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10월 29일 개봉. 사진 영상=’나쁜 나라’ 배급위원회, 시네마달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책’ 中 통치를 읽다

    ‘책’ 中 통치를 읽다

    중국 혁명을 이끈 마오쩌둥(毛澤東)과 류사오치(劉少奇)는 공산주의 이론의 양대 산맥이었다. 마오쩌둥이 “사흘 동안 책을 읽지 않으면 류사오치 동지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하자 류사오치는 “하루라도 책을 놓으면 마오쩌둥 동지에게 뒤처진다”고 응수했다. 중국 지도자들에게 독서는 생활이자 통치 수단이었다. ●방미 기간 미국 저서 줄줄 읊은 시진핑 중국 인터넷 언론 무계신문망은 3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최근 방미 기간에 미국 작가들의 저서를 줄줄이 읊으며 독서 편력을 뽐낸 것을 계기로 역대 지도자들의 독서 스타일을 분석했다. 시 주석에게 독서는 중요한 외교술이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젊은 시절 미국 정치학의 고전인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와 토머스 페인의 ‘상식’ 등을 읽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러시아 방문에서는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등 러시아 작가 11명을 일일이 거론했고 프랑스에서는 볼테르, 사르트르, 몽테뉴의 철학을 논했다. 인도에서는 타고르의 시를, 쿠바에서는 호세 마르티의 시를 읊었다. 최근 서울대에는 시 주석이 기증한 1만여권으로 채워진 ‘시진핑 서재’가 생겼다. 시 주석은 지방 서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서 5권을 출간할 정도로 책과 가깝게 지낸다. ●고전으로 혁명 의식 가다듬은 마오 마오쩌둥은 고전을 읽으며 혁명 의식을 가다듬었다. 중국 역사를 망라한 ‘이십사사’(二十四史)에 직접 각주를 달아 91권으로 발간하는가 하면 ‘자치통감’을 17번 읽었다. ‘홍루몽’을 읽으며 계급투쟁의 역사를 생각했다. 혁명 시기에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선언’을 끼고 살았다. 장서 10만권을 남긴 마오쩌둥은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온 평더화이(彭德懷)에게 “지식인에게 속지 않으려면 책을 읽으라”고 충고했다. ●독서할 때도 ‘흑묘백묘론’ 덩샤오핑 덩샤오핑(鄧小平)은 독서에서도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을 고집했다. 모두가 ‘자본론’을 가지고 씨름할 때 그는 ‘공산주의 ABC’와 같은 입문서를 읽었다. 덩샤오핑은 “마르크스·레닌주의도 쓸모가 있어야 한다”며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무협 소설의 대가 진융(金庸)의 팬이었던 그는 1970년대 금서였던 진융의 작품을 몰래 읽었다고 회고했다. ●책벌레 장쩌민 고전 두루 섭렵 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장쩌민(江澤民)도 책벌레였다. 부친은 매일 그에게 고전을 한 편씩 외우게 했다. 이공계 출신인 장쩌민은 당시(唐詩), 송사(宋詞), 원곡(元曲)을 좋아하고 셰익스피어, 발자크, 톨스토이 등을 두루 섭렵해 ‘장 박사’로 불렸다. 영어, 러시아어, 루마니아어, 독일어, 일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장쩌민은 자신의 문화적 소양을 외교와 내치에 활용했다. ●수재 후진타오 “읽지 않으면 낙오” 자신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후진타오(胡錦濤)는 독서법을 말한 적이 없다. 하지만 칭화대 최고의 수재였던 그 역시 독서량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주석 시절에는 정치국원들에게 “책을 읽지 않는 지도자는 반드시 낙오한다”며 독서를 독려했다. 2004년 러시아 청년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등 러시아 문학작품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정은, 전 주민에 黨창건 70주년 특별격려금

    김정은, 전 주민에 黨창건 70주년 특별격려금

    김정은(얼굴)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전체 군인과 주민에게 월 생활비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격려금을 지급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 같은 결정이 지난 23일 발표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른 것이라며 특별격려금 지급은 “당에 드리는 충정의 노력적 선물을 마련하기 위하여 헌신적으로 투쟁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격려금은 군인과 현재 직장을 다니는 주민은 물론 대학생, 은퇴자와 무직자까지 고교생을 제외한 모든 성인 주민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전체 주민과 군인에게 월급을 기준으로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정권 수립 후 처음이다. 과거 주요 기념일 때 주민에게 모포 등의 물품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시장 중심의 화폐경제체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을 각종 건설과 정치 행사에 동원하며 부담이 가중되자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탈북자는 “과거 경제계획을 초과 달성한 기업소나 농장에 일괄적으로 또는 개인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한 일은 있어도 전체 주민과 군인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김정은, 노동당 70주년 맞아 ‘1개월 생활비’ 특별격려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전체 군인과 주민에게 월 생활비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격려금을 지급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같은 결정이 23일 발표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른 것이라며 특별격려금지급이 “당에 드리는 충정의 노력적 선물을 마련하기 위하여 헌신적으로 투쟁한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격려금은 군인과 현재 직장을 다니는 주민은 물론 대학생, 은퇴자와 무직자까지 고교생을 제외한 모든 성인 주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전체 주민과 군인에게 월급을 기준으로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정권수립후 처음이다. 과거 주요 기념일때 주민에게 모포 등의 물품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해 볼때 시장 중심의 화폐경제체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같은 행보는 당창건 7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을 각종 건설과 정치 행사에 동원하며 부담이 가중되자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탈북자는 “과거 경제계획을 초과 달성한 기업소나 농장에 일괄적으로 또는 개인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한 일은 있어도 전체 주민과 군인에게 특별 격려금을 지급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文 “숙고”… 安측 ‘살신성인 쇄신안’ 거부

    文 “숙고”… 安측 ‘살신성인 쇄신안’ 거부

    23일 전·현직 대표들에게 열세지역 출마 등 ‘살신성인’을 요구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의 최종혁신안에 대해 문재인 대표를 제외한 당사자들은 거부하거나 외면했다. 당초 혁신위 내부에서 특정 인사들의 ‘불출마’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던 데 비하면 수위는 완화됐지만, 이들의 정치적 위상을 감안하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시스템 공천 확립이라는 혁신위의 기조와 달리 정치공학적 접근을 한다면 혁신의 의미가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중진 하방론’이 혁신위의 ‘타깃’에서 제외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나 호남 다선의 인적쇄신으로 이어진다면 총선에서 예상 밖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공존한다. 혁신위가 가장 염두에 둔 것은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문 대표의 출마와 안철수 의원의 험지 출마다. 문 대표는 “심사숙고하겠다”며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본인의 재신임과 연계시킬 만큼 혁신위에 힘을 실었던 것을 감안하면 선회할 여지는 충분하다. 혁신위가 안 의원에게 특정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고향인 부산을 거론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부산의 야권 정가에서는 ‘문재인·안철수 동반 출마’를 통한 바람몰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안 의원 측은 즉각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현재로선 전직 당 대표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19대 때 각각 서울 광진갑과 종로로 지역구를 옮긴 김한길 의원과 정세균 의원 측은 다시 지역구를 바꾸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정 의원 측은 “종로는 사실상 적지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앞서 친노(친노무현) 최인호 혁신위원의 불출마 주장에 불쾌함을 드러냈던 이해찬 의원은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중진 용퇴 요구가 당 안팎에서 끊이지 않았던 데다 문 대표가 혁신위의 요구에 응한다면 ‘혁신위발(發) 인적쇄신’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종혁신안 중 당장 파급력이 큰 것은 하급심에서 유죄를 받은 인사에 대한 공천 배제 규정이다. 이날 당무위를 통과한 혁신안에 따르면 이미 유죄를 선고받은 박지원·김재윤 의원은 공천심사에서 원천 배제된다. 비리 혐의로 기소된 신계륜·신학용 의원은 정밀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예외조항은 있지만 검찰에 우리 당의 공천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반박했다. 혁신위는 또한 비노 측 조경태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해당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요구했다. 조 의원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반발했다. 한편 당 윤리심판원은 ‘공갈 막말’로 당직(최고위원)이 정지됐던 정청래 의원을 사면했다. 심판원 간사 민홍철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과 화합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류인 정 의원이 복귀하면 최고위원회가 4개월여 만에 정상화되는 것은 물론 문재인 체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시진핑 화려한 고사성어로 미국을 가르치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시진핑 화려한 고사성어로 미국을 가르치다

     “봉황은 죽었다가 더 강하고 아름답게 부활한다.”(鳳凰涅槃, 浴火重生)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시애틀 웨스틴호텔에서 가진 만찬 연설에서 중국 고금의 4자성어를 종횡무진 쏟아내며 화려한 언변을 뽐냈다. ●봉황의 부활 언급하며 중국의 환골탈태 강조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 경제를 ‘봉황열반 욕화중생’이라는 8자성어로 압축해 평가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봉황열반 욕화중생’은 중국 문학가 곽말약(郭末若·1892~1978)이 1920년에 발표한 시 ‘봉황열반’에서 나온 말이다. 작품 속 ‘봉황’은 아라비아 신화 속에 나오는 불사조인데, 500년마다 향나무 가지에 불붙여 자신을 불사른 후 다시 태어난다. ‘열반’은 인도 범어(梵語·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의 음역이다. 타오르는 번뇌를 꺼뜨린 듯한 ‘해탈의 경지’를 의미한다. 이 두 단어의 조어인 ‘봉황열반’은 ‘봉황이 자신을 불사른 후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욕화중생’은 ‘봉황열반’의 의미를 쉽게 풀이한 말로 ‘불 속의 고통을 견디고 새로 태어난다’는 뜻이다. 이 말은 봉황이 자신을 불사른 후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의미로 불속의 고통을 견디고 새로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가 ‘봉황열반 욕화중생’이라고 말한 것은 중국이 치욕의 과거사를 떨쳐내고 오늘의 부흥(열반)을 이뤄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할 때도 이 말을 자주 언급한다. 2006년 저장(浙江)성 당서기 시절 ‘철흔’이란 가명으로 기업의 ‘봉황열반’ 정신에 대한 칼럼을 썼고, 지난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최근 열린 중국 중앙정치국 25차 집체학습회의에서도 ‘봉황열반’을 강조하며 중국 사회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촉구했다. ●”세사람만 말맞추면 호랑이 나왔다는 거짓말도 통한다” 미국의 의구심 경계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 간에 상대방의 전략적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 짬짜미하면 거리에 호랑이가 나왔다는 거짓말도 꾸밀 수 있다)와 열자(列子)의 설부(說符)편에 나오는 ‘남이 도끼를 훔쳐간 것으로 공연히 의심을 한다’(疑人竊斧)는 중국의 고사성어를 소개했다. 그는 “색안경을 끼고 상대방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투키디데스 함정’은 세상에 없는 것이지만 대국간에 전략적으로 오판할 경우 자신을 스스로 여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아테네와 스파르타 전쟁을 두고 ‘패권국과 신흥 강국은 싸우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한 내용으로 최근의 미·중관계를 이야기할 때 종종 거론된다. 그는 국가부주석이던 2012년 2월 캘리포니아에서 ‘투키디테스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오바마에게 ‘신형 대국관계’(미국은 주요 2개국(G2)으로서 중국을 대접하라)를 제의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순자(荀子) 군도(君道)편의 ‘법자, 치지단야’(法者, 治之端也·법이란 것은 다스리는 단서)를 매개로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쇠를 두들기려면 스스로 단단해야 하며(打鐵還需自身硬·자신부터 솔선수범하라) 여기에서 쇠를 두들기는 사람은 중국 공산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의 결정적인 시기에는 용감한 자가 승리한다”며 ‘잉구터우’(硬骨頭·물어뜯기 어렵고 딱딱한 뼈라는 뜻으로 어렵고 힘든 개혁)를 용감히 물어뜯겠다‘는 비유적 표현과 ’의무반고‘(義無反顧·정의를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나아간다)란 성어도 동원했다. 그러면서 반(反)부패 투쟁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호랑이와 파리(부패 고위관료와 하급관료)를 모두 때려잡을 것”(老虎,蒼蠅一起打)이라며 “이는 권력투쟁이 아니다. 미국 정치드라마 ‘하우스오브 카드’는 없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한다” 양국 협력 강조  시 주석은 중국의 평화발전의 길을 강조하면서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의 ’국수대 호전필망‘(國雖大 好戰必亡·나라가 비록 크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멸망한다) 성어를 소개하며 2000년전부터 중국인들이 잘 알고 있는 진리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년여간 미·중이 북핵, 이란핵, 중동문제, 테러 대응 등 각종 국제현안에 협력을 해왔다며 ‘복숭아와 오얏나무는 꽃이 곱고 열매가 맛이 좋으므로 오라고 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그 나무 밑에는 길이 저절로 생긴다는‘(桃李不言 下自成蹊·덕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따른다)란 사기(史記) 속의 고사성어를 인용해 세계의 중심을 잡는 미·중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통점은 취하고 다른 점은 바꾼다’(聚同化異)와 ‘다른점은 인정하고 같은 점은 추구한다’(求同存異)는 외교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하오카 같은 암투 없다”

    “하오카 같은 암투 없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험난한’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우선 첫 방문지인 시애틀 웨스턴 호텔에서 만찬 연설을 했다. 미·중기업협회가 주최한 이 만찬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정·재계 인사 650여명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제기하는 중국의 해킹 의혹과 관련해 “중국 역시 해킹의 피해국”이라면서 “중국은 해킹에 연관돼 있지 않고 지원하지도 않는다”고 부인했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정부 개입에 대해서는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며 시장경제로의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부패 드라이브가 정적 제거를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시 주석은 “반부패 투쟁은 공산당을 더 단련시키라는 인민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백악관 권력 암투를 다룬 정치 드라마)와 같은 권력투쟁은 없다”고 단언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인은 2000년 전 이미 ‘강한 나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망한다’는 진리를 알았다”면서 “중국은 역대로 방어적 군사전략을 신봉해 왔으며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읽혔지만, 미국의 전쟁 개입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측면도 엿보였다. 시 주석은 중국의 최신 스마트폰을 만찬 테이블에 슬쩍 올려 놓아 이목을 집중시키는 ‘간접 판촉활동’도 벌였다. 시 주석의 이름이 적힌 초청장 옆에는 ZTE(중싱통신)가 최근 발매한 액슨(Axon) 스마트폰이 놓여 있었는데, 이 장면을 한 수행원이 찍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렸다. 시 주석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토머스 페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트 휘트먼, 잭 런던 등 미국의 저명한 작가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미국과의 인연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이기도 했다. 시 주석의 노력에 비해 미국 측의 반응은 싸늘했다. 만찬에 참석한 페니 프리츠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우리 정부와 기업은 중국의 불투명한 법과 변덕스러운 지적재산권 보호, 차별 정책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시 주석의 면전에서 직격탄을 날렸다. 백악관은 이날 중국이 간첩 혐의로 체포한 중국계 미국인 여성 사업가 샌디 판길리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여러 경로로 판길리스의 상태를 문의했으나 당혹스럽게도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이 25시간 동안 금식하는 유대 명절인 욤 키푸르와 겹쳐 일부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유대계 인사들을 위해 시 주석의 연설시간도 조정했다. 오후 5시 56분에 연설을 시작해 20분 만에 끝냈다. 저녁 식사를 서둘러 마치면 유대계 인사들이 오후 7시 7분에 시작하는 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호텔 연회장 바로 옆에서 랍비를 초청해 예배를 봤다. 만찬 참가비는 3만 달러(약 3600만원)였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슈&논쟁]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논쟁]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의 2대 주필 단재 신채호는 그의 저서 ‘조선상고사’ 서문에서 ‘역사란 무엇이뇨. 인류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며,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 활동 상태의 기록’이라고 했다. 또 영국의 외교관이자 정치학자였던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2015년 가을, 한국의 교육계와 역사학계, 정계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교과서 검인정제 유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국정화가 다양성을 해치고, 정권이 원하는 사실만 역사적 사실로 학생들에게 주입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한다. 반면 국정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현행 검인정제의 여러 교과서가 같은 사실을 다르게 설명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많은 혼란을 준다”고 비판한다. 이런 입장 차는 양측이 생각하는 ‘아’와 ‘비아’, 끊임없는 대화를 나눠야 할 ‘과거’와 ‘현재’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 정작 현장에서 교과서를 들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교사들의 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직접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들이 교육과정 논의에 소외의식을 많이 느끼는 것은 교육과정의 정당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贊] 수요자 중심 역사교육 위해 필요 서유석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작년 서울교대에서 개최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당시 8종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실린 통일, 북한 파트를 분석한 논문을 작성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나름 관심을 갖고 방청석에 앉아 토론을 지켜보았다. 사실 필자는 8종 한국사 교과서에서 통일, 북한 파트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으며 그 문제점은 무엇인가에 집중했지 국정화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당시 필자도 교과서의 국정화에 그다지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는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고교 8종 한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부분을 분석하면서 필자의 생각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교과서에서 기술하고 있는 내용의 편향에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검인정 제도하에서 출간된 8종 교과서의 문제점을 방치해 온 교육부와 역사학계의 무책임함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때문에 최근 국정화 논의에서 역사학계 일부 전문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집단 반대 의사 표명의 적극적 움직임이 선뜻 와 닿지 않는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쪽의 의견을 들어보면 그 근거나 논리가 매우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정화 논란은 내용과 형식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국정화는 형식이고 교과서의 콘텐츠는 내용이다. 국정화 자체가 역사의 내용일 수는 없다. 국정화 논의에서 의아스러운 것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해당 정권의 입장이 반영된 교과서가 발행될 것’이라는 우려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여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른 역사가 씌여질 것이라는 판단이 앞서게 되는 것일까? 그 자체가 아직 우리나라에서 역사, 특히 근현대사 부분에 대한 해석의 최소 교집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그간 역사학계에서 올바른 역사관 정립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해 왔다는 반증이 아닐까? 여기서 말하는 ‘최소한의 교집합’이란 다양한 역사적 해석을 아우르는 하나의 해석이 횡행하는 도그마를 의미하지 않는다. 역사에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팩트’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닐까? 특히 교과서에서는 말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주장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첫째,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과거 유신 시기의 국정 국사 교과서와 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민주화 이후 역사 해석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과거 회귀를 한국사회가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국정화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키우고 역사인식의 편향성을 심화시킬 것이란 논리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정화는 형식이고 교과서에 담긴 콘텐츠가 내용이다. 국정화라는 형식이 과거 유신체제에서 진행되었다는 이유로 새롭게 쓰여질 교과서의 내용 역시 독재가 미화되고 반공 일색의 내용으로 도배될 것이란 주장은 말 그대로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수많은 매체와 인터넷 등에서 최고 권력자를 향한 비판과 풍자를 쏟아내는 현실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임은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쉽게 다다를 수 있는 결론이다. 또한, 교과서가 많다고 역사 해석이 다양해진다는 주장 역시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1개교당 1종류의 교과서를 채택해 사용하고 있는 현행 체제하에서 8종의 교과서를 보급한다고 해서 1명의 학생에게 8개의 해석과 관점을 전달하고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집필진들에 의해 선택된 학습내용과 관점만을 학생에게 전달하고 있는 검정 체제보다는 다양한 학설이 반영·소개되어 있는 단일한 교과서를 보급하는 것이 다양성을 함양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국정화로 인해 학생이나 학부모의 부담이 커진다는 논리가 가능할까? 차라리 국정화가 수요자의 입장에서 비용을 절감해 주지만 반대로 일반화된 역사인식이 주입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가운데서 해결방안을 고민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여기서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할 것은 한국사 교과서는 역사 관련 학술논문집이 아니란 사실이다. 루이스 개디스가 지적한 ‘역사가는 역사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하는 고민은 학계의 몫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학계에서 합의된 최소한의 교집합을 공부해야 한다. 그래도 양이 만만치 않다. 이제는 이 문제를 역사교육의 생산자가 아닌 수요자의 입장에서 곰곰이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反] 정권 따라 수정 가능 ‘사유화’일 뿐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현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애초부터 그 동기가 불순하다. 검인정이냐 국정화냐 하는 교과제도 자체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역사 인식을 공교육의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교육적 입장과는 무관한, 특정 정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의 본질이다. 2008년 3월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대안교과서 한국현대사’를 발간하면서 역사에 대한 쿠데타가 시작됐다. 이 교과서는 일제강점기 시기에 근대화의 기반이 마련됐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을 마련했다거나 근대화 혁명의 주인공이라는 등 황당한 내용이었기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같은 해 5월 박근혜 의원은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역사적 쾌거’라며 축하 발언까지 아끼지 않았다. 뒤이어 정부 각 부처와 한나라당,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와 수구 언론들은 일제히 검정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뉴라이트 대안교과서를 적극 옹호했다. 일선 고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채택해서 가르치고 있던 금성교과서는 좌경교과서로 몰리면서 불벼락을 맞았다. 이뿐 아니었다. 약속이나 한 듯이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종로에 건립하자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독재자 이승만이나 항일독립군 ‘토벌’을 임무로 했던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특히 교과부는 2011년 일선 학교에 4·19를 ‘데모’로 폄훼하고, 역대 독재정권을 미화한 현대사 영상물 ‘기적의 역사’를 배포했다. 이어 학계의 의견 수렴조차 없이 제멋대로 교과서 집필기준까지 바꿨다. 박근혜 정권 첫해인 2013년 8월 새로운 집필 기준안에 따라 교과서 검정심의가 이루어졌다. 이때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 검정 교과서가 통과됐다. 1500군데 이상 틀린, 즉 교과서 한 쪽당 5개 이상 틀린 내용을 담은 엉터리 책자가 검정을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라면 단 하나, 현 정권의 이익을 대변한 것 때문이 아니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교학사 필자를 불러 역사 강좌를 열면서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선포했다. 박근혜 정권은 엉터리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교육부에 책임을 묻는 대신 교학사 교과서 지키기와 보급에 앞장섰다. 그러나 단 한 학교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함으로써 교학사 검정본은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현 정권의 입맛에 맞춘 엉터리 교과서가 검정제도에서 퇴출되자 뒤이어 나온 것이 바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이다. 도종환 의원이 공개한 올해 6월 2일자 교육부 공문을 보면, 지난해 2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교과용 도서 발행체제의 개선 방향에 대한 지침을 내렸다. 교과서 국정화의 최고 관심자는 박 대통령 자신인 것이다. 그런데 국정교과서 제도를 도입해 시행했던 이는 바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당시 학생들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유신독재를 찬양·미화하는 내용을 배우고 생각마저 정권의 입맛에 맞게 통제됐고, 학교교육은 붕괴됐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국정교과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공교육의 현장에서 국정화는 사고·사상의 획일화를 강요하고 무엇보다 특정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정치도구로 악용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북한이나 베트남 같은 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모든 나라가 검인정이거나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다. 전국 중·고교 사회과 교원 2만 4195명 가운데 응답자 1만 543명 중 77.7%인 총 8188명이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이미 답했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편협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여론마저 무시하고 힘으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이들에게서 어떻게 공정한 내용의 국정교과서를 보장받겠는가. 현 정권이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역사적 정통성을 결여한 특정 세력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국정교과서를 통해 젊은 세대 곧 미래 세대의 유권자를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으로 확보하기 위한 음모가 배후에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과서의 국정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고쳐질 수밖에 없기에 교과서 국정화는 교과서 사유화에 다름 아니다.
  • [포토] “뒤집자 세상을!”…민중총궐기위원회 발족 기자회견

    [포토] “뒤집자 세상을!”…민중총궐기위원회 발족 기자회견

    2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사발통문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민종총궐기투쟁본부를 발족하며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노사정 합의 정신 훼손돼서는 안 돼”

    “노사정 합의 정신 훼손돼서는 안 돼”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위원장이 정부·여당의 노동 개혁 5대 법안과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연내 추진 등의 속도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성명을 내고 “노동시장 개혁은 합의뿐 아니라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속 논의 과정에서 대타협 정신이 존중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당이 발의한 노동 개혁 관련 입법안에 대해서는 “입법만이 노동 개혁의 궁극적인 목적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이번 합의의 의미를 협소하게 해석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발의된 입법 가운데는 합의된 부분도 있고 추후 논의키로 한 부분도 있는 만큼 노사정 합의 정신이 훼손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입법 과제뿐만 아니라 노사가 산업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실천해야 할 사항이 훨씬 많다”며 “실행 방안 이행 등 후속 과정에서도 노사정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노사정 합의문에서 추후 논의키로 한 사안까지 입법안에 포함된 데 대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여당의 입법안에 대해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과 파견근로 확대 등 노사정에서 합의가 안 된 사안들이 포함됐다”며 “합의문을 왜곡, 파기한다면 대타협 무효를 선언하고 입법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평화주의 버렸다..일본 ‘전쟁 일으킬 수 있는 나라’

    평화주의 버렸다..일본 ‘전쟁 일으킬 수 있는 나라’

    일본 참의원은 지난 19일 새벽 본회의에서 집단자위권 등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11개 안보관련 법률 제·개정안을 가결했다. 일본 집단자위권 법안 통과로 일본은 2차대전 패전 70년 만에 평화 체제에서 벗어나 직접 공격받지 않아도 사실상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20일 일본 전국 각지의 대학에 소속된 학자 약 170명은 도쿄 도내에서 회견을 열어 여당이 집단 자위권 법안(안보 관련 11개 법안)을 강행처리한데 대해 “헌법 9조 아래 유지해온 평화주의를 버렸다”며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와세다(早稻田)대 미즈시마 아사호(水島朝穗) 교수(헌법학)는 “법률이 헌법 위반임을 국민이 잊지 않도록 즉시 의원 입법으로 폐지 법안을 제출해야한다”고 호소했다 . 또한 경제학 전공인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 마미야 요스케(間宮陽介) 특임 교수는 “우리의 운동은 새로운 민주주의라고 하는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며 “이제부터가 진정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평화주의 버렸다..일본 ‘전쟁 일으킬 수 있는 나라’ 일본 학자 170명 반대 성명

    평화주의 버렸다..일본 ‘전쟁 일으킬 수 있는 나라’ 일본 학자 170명 반대 성명

    평화주의 버렸다..일본 ‘전쟁 일으킬 수 있는 나라’ 일본 학자 170명 반대 성명 ‘평화주의 버렸다’ 일본이 집단 자위권 법안을 통과시키며 평화주의를 버렸다. 일본 참의원은 지난 19일 새벽 본회의에서 집단자위권 등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11개 안보관련 법률 제·개정안을 가결했다. 일본 집단자위권 법안 통과로 일본은 2차대전 패전 70년 만에 평화 체제에서 벗어나 직접 공격받지 않아도 사실상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지난 7월 16일 중의원 본회의를 통과한 이들 법안은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중심이 돼 찬성 148표, 반대 90표로 가결됐다. 이로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헌법해석을 바꿔 추진해온 집단자위권 법률 정비가 모두 마무리됐다. 아베 정권은 높은 반대 여론과 대규모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다수 의석을 앞세워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20일 일본 전국 각지의 대학에 소속된 학자 약 170명은 도쿄 도내에서 회견을 열어 여당이 집단 자위권 법안(안보 관련 11개 법안)을 강행처리한데 대해 “헌법 9조 아래 유지해온 평화주의를 버렸다”며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와세다(早稻田)대 미즈시마 아사호(水島朝穗) 교수(헌법학)는 “법률이 헌법 위반임을 국민이 잊지 않도록 즉시 의원 입법으로 폐지 법안을 제출해야한다”고 호소했다 . 또한 경제학 전공인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 마미야 요스케(間宮陽介) 특임 교수는 “우리의 운동은 새로운 민주주의라고 하는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며 “이제부터가 진정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날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소속 단체 없이 자발적으로 나온 개인을 중심으로 100여명이 모여 “법이 통과됐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는 등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일본 평화주의 버렸다..무섭네”, “평화주의 버렸다..일본 본색이 드러나는가”, “평화주의 버렸다, 대체 왜 이런 법안을..”, “평화주의 버렸다, 일본 학자들의 말에 귀를 귀울이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서울신문DB(평화주의 버렸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日 안보법안 강행 이후] 日 시민들 “안보법 폐기까지 싸울 것”… 5개 야당 “反아베 연대”

    아베 신조 정권이 안보 관련 11개 법안을 국회에서 강행 처리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강행 처리 다음날인 20일 시민 수천여명이 국회 주변과 도쿄 시내에 모여 “법안이 폐기될 때까지 싸우자”는 결의를 다졌다. 안보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학생 단체가 벌이는 시위 현장에 야당 주요 인사들이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장외 투쟁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안보 법안 강행 처리 직후인 19~20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38.9%로 지난달의 43.2%에서 4.3% 포인트 하락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2%를 기록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보인 아베 정권의 자세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81.6%에 달했다. 그동안 안보 법안 반대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 중심의 청년 단체인 ‘실즈’(SEALDs)는 안보 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등 야당과 협력 강화 의사를 밝혔다.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는 전날 오후 도쿄 긴자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해 “아베 정권이 힘으로 밀어 통과시켰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권심판론을 호소했다. 민주·유신·사민·생활·공산당 등 5개 야당도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반(反)아베 야권 연대’ 공조 움직임을 보였다. 각종 선거에서 독자 행보를 벌인 공산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유신·사민·생활당 등 4개 정당과 후보 단일화 등의 방식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내년 참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가 필생의 과업으로 꼽는 개헌의 분수령이 되는 선거여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개헌하려면 중·참의원에서 각각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집권 자민·공명당이 3분의2 이상을 확보하느냐 야권 연대가 이를 저지하느냐가 관심사다. 또 투표 연령이 만 20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져 실시하는 첫 선거여서 젊은 층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변수가 된다. 위헌 논란이 소송으로 이어질 태세다. 헌법학자와 시민단체는 “집단자위권을 허용한 안보 법안이 교전권 등 무력 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에 어긋난다”며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법률 집행정지를 위한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 헌법학자 고바야시 세쓰 게이오대 명예교수 등은 100명 규모의 소송단을 꾸려 국가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기로 했다. 여러 단체가 도쿄지법 등 전국의 법원에 유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법정 공방이 확산될 전망이라고 NHK가 전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야당의 정권심판론을 의식, 10월 초 개각을 단행해 분위기를 바꿀 방침이다. 안보법 통과의 공신인 나카타니 겐 방위상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총리의 비서실장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고, 참의원 선거 전까지 경제 문제에 집중해 야당의 견제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집단자위권 용인 방침을 담아 제·개정안 안보 법률(11개)에 대해 한국,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설명을 서두를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오는 2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새 안보 법률에 대해 설명한다. 일본 외무성은 재외공관을 통해 개정 안보 법률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특별선거구 설치 촉구, 여야 농어촌 지역 의원 25명 “획정위 결정 철회돼야” 이유가?

    특별선거구 설치 촉구, 여야 농어촌 지역 의원 25명 “획정위 결정 철회돼야” 이유가?

    특별선거구 설치 촉구, 여야 농어촌 지역 의원 25명 “획정위 결정 철회돼야” 이유가? 특별선거구 설치 촉구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이 21일 지역대표성을 유지하기 위한 ‘특별선거구’ 설치를 촉구했다.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20대 총선의 지역구 수를 244~249개 범위에서 정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인구가 줄어드는 농어촌에서 지역구 감소가 불가피해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인구 하한선에 못 미쳐 통폐합 대상인 지역구 26곳 중의 20곳이 농어촌 지역이다. 새누리당 장윤석 권성동 한기호 황영철 김기선 염동열,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농어촌지역 특별선거구 설치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에는 새누리당 의원 15명과 새정치연합 10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된 ‘농어촌 지방 주권 지키기 의원모임’ 이름이 담겼다. 이들은 “농어촌·지방의 지역대표성 확보 및 국토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기형적 선거구 탄생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에 각각 1석 이상의 특별선거구를 채택해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어촌 ·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의석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획정위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여야 지도부는 농어촌·지방의 지역대표성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구 의석수를 확대하고, 비례대표 정수를 축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면서 “우리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한 가운데 이들 의원들 주장대로 농어촌·지방 특별선거구를 채택할 경우 비례대표수를 7∼10명 줄이는 것이 불가피해진다. 앞서 이날 오전 여야 지도부 회의에서도 농어촌·지방 지역구 감소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 지역구 숫자를 244∼249석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비현실적인 안(案)”이라고 지적했다. 황진하 사무총장도 “도시 지역구의 수십 수백 배에 이르는 기형적 농어촌 선거구의 등장으로 지역 대표성 침해라는 위헌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거들었다. 새정치연합에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에 지역구로 둔 주승용 최고위원·이윤석 조직본부장 등을 중심으로 선거구 획정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촉구하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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