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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 100번 났는데”… 포항 항사댐 강행

    “지진 100번 났는데”… 포항 항사댐 강행

    시민단체 “단층대와 수직 선상 내진설계 무의미…강력 투쟁”경북 포항시가 지난해 일어난 규모 5.4 강진과 이후 계속되고 있는 여진에도 불구하고 항사댐(조감도) 건설 강행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9일 “올 상반기 중 국토교통부 산하 댐사전검토협의회가 재가동되면 항사댐 건설과 관련한 최종 결정 사항을 매듭지을 방침”이라고 했다. 현재 국토부는 지난해 말 임기 만료된 댐사전검토협의회 위원들을 새로 구성 중에 있다. 항사댐 건설 사업은 시가 지난해 3월 국토부의 ‘댐희망지 공모제’를 통해 선정했으며 지난해 말까지 국토부 댐사전검토협의회와 5차례에 걸친 협의를 진행했다. 시는 늦어도 2022년까지 포항 남구 오천읍 항사리 일대에 저수량 476만㎥, 높이 50m·길이 140m 규모의 항사댐을 건설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807억원으로 예상되며 이 중 90%인 726억원은 국비로 추진된다. 포항 지역의 고질적인 생활용수 부족 문제, 호우 때마다 반복되는 주거지 및 농경지 침수 피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항사댐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지진에 대비해서는 실시설계 과정에서 내진 설계를 철저히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시민·환경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강진 이후 여진을 포함한 지진 횟수가 100회가 넘고 1000여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등 지진 공포가 이어지고 있는데 시가 댐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지질 전문가들은 포항시가 국내 대표적인 활성단층대인 양산단층 위에 댐을 짓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하다는 입장”이라면서 “단층대와 댐 위치가 평행선이면 그나마 내진설계로 버틸 수 있지만 수직인 경우는 내진설계가 무의미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가 아직 지진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 시민들의 정서를 무시하고 댐 건설을 강행할 경우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 등과 힘을 합쳐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했다. 항사댐 예정지 하류 100여m 지점에는 이미 대규모 저수지인 오어지(저수량 495만㎥)가 건립돼 있는데, 지진으로 댐이 무너지면 하류 저수지와 수량이 합쳐져 시내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김명철 포항시 형산강사업과장은 “국민안전처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 결과 양산단층이 위험지역에 있긴 하지만 활성단층이라고 단정할 순 없는 상태”라면서 “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의협 “文케어 반대” 27일 집단휴진

    대한의사협회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27일 ‘문재인 케어’ 저지를 목표로 한 집단휴진에 나설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 여론을 감안해 정상회담 뒤 집단휴진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의협은 예정대로 이날 휴진을 강행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와 16개 시도의사회장단은 문재인 케어 저지 투쟁 일정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의협은 우선 오는 27일 집단휴진과 함께 전국 시·군·구의사회 및 대학병원 특별분회 비상총회를 열 계획이다. 29일엔 전국의사총궐기대회와 문재인 케어 저지 투쟁 계획안 확정을 위한 전국의사 대표자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다음달도 13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의협은 구체적인 집회 일정을 최대집 회장 당선자와 16개 시·도의사회장 모임에서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의협은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건보 재정을 악화하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최 당선자는 “환자를 치료하는 소명을 가진 의사로서 의료를 멈추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큰 의료재앙을 막기 위해 의료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2012년 포괄수가제 반대, 2014년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반대를 이유로 집단휴진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복지부가 집계한 휴진율은 각각 36%와 21%였다. 대다수 의료기관이 정상적으로 진료해 큰 혼란은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대화 채널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의협이 실제로 집단휴진을 강행해 환자 불편이 발생할 경우 ‘업무개시’ 규정을 적용하는 등 강경 대응할 방침이다. 의료법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했을 때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업무개시 명령에 불응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재인, 천안함 주범에 면죄부”…MB의 ‘옥중서신’

    “문재인, 천안함 주범에 면죄부”…MB의 ‘옥중서신’

    구속 직전 작성한 페이스북 원고 공개“화풀이 넘어 자유민주주의 와해 의도” 성토이명박(MB) 전 대통령은 9일 “오늘 검찰의 기소와 수사결과 발표는 가공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놓고 그에 따라 초법적인 신상털기와 짜 맞추기 수사를 한 결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헌정사상 유례없는 짜 맞추기 표적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은 나를 구속기소를 함으로써 이명박을 중대 범죄의 주범으로, 이명박 정부가 한 일들은 악으로, 적폐대상으로 만들었다”며 “검찰은 일부 관제언론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혐의를 무차별적으로 유출해 보도하도록 조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덧씌워진 혐의가 마치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왜곡되고 전파됐다”며 “검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하면 구속되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줄줄이 구속되는 현실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이 목표다’는 말이 문재인 정권 초부터 들렸다. 그래서 저 자신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한풀이는 있을 것이라 예상했고, 제가 지고 가야 할 업보라고 생각하며 감수할 각오도 했다”며 “그렇지만 이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를 겨냥한 수사가 10개월 이상 계속됐고, 댓글 관련 수사로 조사받은 군인과 국정원 직원 200여 명을 제외하고도 청와대 수석, 비서관, 행정관 등 무려 100여 명이 넘는 사람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가히 무술옥사(戊戌獄事)라고 할 만하다”고 꼬집었다. 2018년 무술년에 발생한 옥사(獄事·살인이나 반역 등의 중대한 범죄를 다스리는 일)라는 의미에서 ‘무술옥사’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안보의 최일선에 섰던 국정원장과 청와대 안보실장, 국방부 장관들은 거의 대부분 구속 또는 기소된 실정”이라며 “그들에게 씌워진 죄명이 무엇이든 간에 외국에 어떻게 비칠지 북한에 어떤 메시지로 전달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전용 ▲다스 소유권 문제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등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구속 이후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은 그동안 공격을 자제해 온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도 작심한 듯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통령은 “감정적인 화풀이고, 정치보복인가보다 했지만, 그것은 저 이명박 개인을 넘어서 우리가 피땀 흘려 이룩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천안함 폭침을 일으켜 46명의 우리 군인들을 살해한 주범이 남북 화해의 주역인 양 활개 치고 다니도록 면죄부를 줬다”며 “매년 천안함 묘역을 찾겠다고 영령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학생 시절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다가 감옥에 갔다. 그 이후에는 전 세계를 무대로 뛰었던 기업인이다”라며 “대통령이 돼서는 국민의 지지 속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경제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렇기에 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에 깊이 분노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대북 정책에 대해 대한민국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흔들기 위한 시도라고 규정하고, 보수진영의 결집을 주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이전에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작성했으며, 기소 시점에 맞춰 글을 올리도록 측근들에게 맡겨 놓았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협, 남북 정상회담일 ‘집단휴진’ 강행

    의협, 남북 정상회담일 ‘집단휴진’ 강행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27일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집단휴진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날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다. 국민 여론을 감안해 정상회담 뒤 집단휴진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의협은 예정대로 이날 휴진을 강행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와 16개 시도의사회장단은 지난 8일 회의를 갖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 저지 투쟁 일정을 확정했다. 우선 오는 27일은 집단휴진과 전국 시군구의사회 및 대학병원 특별분회 비상총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29일은 전국의사총궐기대회와 문재인 케어 저지 투쟁 계획안 확정을 위한 전국의사 대표자 대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다음달도 13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5월 집회 일정 등 세부사항은 최대집 회장 당선인과 16개 시도의사회장 모임에서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의협은 2012년과 2014년에도 각각 포괄수가제 반대,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반대를 이유로 집단휴진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복지부가 집계한 휴진율은 각각 36%와 21%였다. 절반 이하의 의료기관이 참여해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최 당선인은 “환자를 치료하는 소명을 가진 의사로서 의료를 멈추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큰 의료재앙을 막기 위해 의료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일단 대화를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협이 집단휴진을 강행할 경우 ‘업무개시’ 규정 등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법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했을 때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만약 업무개시 명령에 불응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뭉쳤다 흩어졌다 세 갈래… ‘온건’ 공노총·‘강성’ 전공노·‘중도’ 통합노조

    [관가 인사이드] 뭉쳤다 흩어졌다 세 갈래… ‘온건’ 공노총·‘강성’ 전공노·‘중도’ 통합노조

    법외노조였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지난달 30일 9년 만에 합법노조로 인정받았다. 이로써 공무원 노동조합 구성은 ‘삼분지계’ 형태가 됐다. 가장 규모가 크고 온건한 노조로 분류되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약 10만명)과 총파업 등도 불사할 정도로 강성으로 알려진 이와 비슷한 규모의 전공노(약 9만명), 전공노에서 합법화 노선을 추구하며 갈라져 나온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통합노조·약 2만명)가 큰 축이다. 세 노조 모두 1999년 1월 공무원직장협의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의 노동3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개정 헌법안에 밝힌 만큼 공무원의 노조할 권리는 더욱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공무원 노조는 1999년 1월부터 부처별로 만들어진 공무원직장협의회에서 출발한다. 외환위기 당시 노사정위원회가 ‘2·6 사회적 협약’의 산물로 공무원직장협의회를 허용하면서 6급 이하 실무직 공무원들은 권익대변기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상명하복 문화와 소극적 공직문화로 초반 참여율은 저조했지만, 근무환경 개선 등 활동 사례가 알려지면서 공무원직장협의회 가입률은 급격히 상승했다. 2000년 말 7.3%였던 조직률은 2004년 2월 56.8%까지 올랐다. 그러나 한계도 명확했다. 직장협의회 소속 실무직 공무원들은 권리를 내세우면서 상급자 및 상급기관과 충돌했고 부당 징계나 전보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결성한 게 공무원 노동조합이었다. 정부의 엄단 방침에도 2002년 3월 16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대공련), 같은 달 24일 전공노가 결성됐다. 두 조직은 ‘전국공무원직장협의발전연구회’(전공연) 활동을 같이했다. 역사는 이때부터 엇갈렸다. 2001년 법외 조직인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연합(전공련)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전공련은 전공노로, 전공연은 대공련으로 갈라졌다. 대공련이 “법 테두리에서 활동한다”며 전공련 합류를 거부했다. 대공련은 2004년 4월 21일 설립된 전국목민노동조합총연맹과 같은 해 7월 통합해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을 설립했다. 그리고 2012년 6월 광역연합, 교육청노조와 통합해 현재 공노총이 됐다. 한 노조 관계자는 “공노총은 온건한 노선을 띠며 중앙행정기관 중심으로 순혈주의를 자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공노가 법외노조일 때 공노총이 정부와의 교섭을 주도해 왔다”고 말했다. 공노총 내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은 지난해 말 인사혁신처와 행정부 교섭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사협의회를 설치하고 정기대의원대회 등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반해 전공노는 투쟁의 역사를 써 왔다. 공노총은 노동3권 가운데 단체행동권을 유보했지만, 전공노는 ‘노동3권 완전 보장’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2003년 공무원 노조 허용을 공약했던 참여정부가 입법안을 공포하자 본격적인 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투쟁의 분기점은 2004년 11월 15일 총파업 투쟁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파업차단 방침과 일반 국민의 반발로 총파업은 파업 사흘 만인 11월 20일 파업 철회로 마무리됐다. 공무원 2609명이 징계를 당했고, 파면·해임을 당한 인원은 444명이다. 현재도 130여명은 여전히 해직 상태다. 결국 2006년 1월 공무원노조법이 시행됐다. 이후 공노총 및 산하 조직들은 2006년 9월 4일 설립신고를 통해 합법성을 획득했다. 전공노 내부에선 설립신고 여부를 두고 논쟁이 격렬하게 진행됐다. 법내 노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들은 2007년 7월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과 법원공무원노동조합 등으로 전공노를 탈퇴하고 합법성을 획득했다. 이때 전공노는 12만명 조직에서 4만명 조직으로 축소됐는데, 전공노 역시 법외노조를 유지하다가 2007년 10월 17일 설립신고 절차를 모두 마쳤다. 모든 공무원단체가 합법적 틀 안에서 노조활동을 했다. 이후 세 조직은 2009년 9월 하나의 전공노로 통합된다. 그리고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0월 정부는 전공노를 법외노조로 규정했다. ‘민주사회·통일조국 건설을 위하여’ 등 전공노 일부 규약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배했다고 본 것이다. 또 노조 가입 자격이 없는 해직자가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 전공노가 6번째로 낸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고용노동부가 받아들였다. 정부가 임원 중 해직자가 없고, 노조 규약도 수정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공노는 또 갈라졌다. 통합노조가 2015년 6월 합법화 노선에 따라 전공노를 탈퇴했다. 통합노조는 민주노총을 탈퇴, 현재 공공노총 소속이다. 통합노조는 전공노와 달리 교섭 중심 정책 노조 건설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강성으로 분류되고 세력이 막강한 전공노가 법내 노조로 들어오면서 제1세력인 공노총과 양대 산맥이 됐다”며 “공노총 중심으로 통합노조도 협의기구에 들어와 있는데, 전공노도 여기에 들어올지 아닐지, 노선을 어떻게 가져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뉴스 분석] ‘성과급 요구’ 사장실 점거 이틀 만에 푼 GM노조

    [뉴스 분석] ‘성과급 요구’ 사장실 점거 이틀 만에 푼 GM노조

    폭력 행사 여론 악화… 사측 “법적 대응” 社 “지도부 방향 못 정하고 갈팡질팡” 勞 내주부터 농성… 갈등 장기화될 듯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사장실을 무단 점거해 온 한국GM 노조가 이틀 만에 농성을 풀었다. 무단 점거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해 국민 여론이 급속하게 나빠진 가운데 사 측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자 노조도 출구전략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표면적인 갈등은 잦아들었지만, 무단 점거 과정에서 노사 양측 갈등의 골도 깊어져 회사정상화 과정에 필요한 노사 합의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 지부는 6일 낮 12시 30분쯤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카허 카젬 사장실에서 이틀째 벌이던 점거 농성을 풀었다. 노조 측은 “처음부터 사장실 점거 농성이 목적이었다기보다 대화 요청을 거부하는 카젬 사장에게 경고 메시지를 던지려고 했다”면서 “농성은 풀지만 성과급은 지급돼야 하며 사장 역시 면담 요청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집행부는 전날인 5일 오전부터 카젬 사장 사무실을 점거하고서 “약속대로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농성을 벌였다. 카젬 사장이 “자금난에 성과급(1인당 450만원)을 당장 지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발이다. 점거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은 사장실에 있던 집기와 화분을 부수는 등 소동을 벌였으며, 카젬 사장은 급히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했다. 한국GM 내부에선 점거 농성은 우발적이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노조 지도부가 강경파와 협상파 사이 이견 조율을 이뤄내지 못하는 가운데 일부 돌출 행동이 터졌다는 것이다. 실제 점거 농성 여부를 두고 5일 사장실 앞에선 노조원들 사이 고성이 오갔다. “일단 철수하자”는 조합원들에게 흥분한 일부 조합원이 몸싸움과 욕설로 맞섰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사장실을 방문한 조합원 중 30여명은 자리를 떴고, 나머지 약 20명은 집기 등을 때려 부순 채 6일까지 점거 농성을 이어 갔다. 노조 내부에서도 “자살골을 넣었다”며 뒤늦은 반성론도 제기된다. 기회만 되면 ‘철수설’을 뿌려대는 본사 GM에 좋은 핑곗거리만 안겼다는 거다. 노조 관계자는 “백번 항의 방문을 하더라도 물리적 충돌이나 기물 파손은 반드시 피했어야 했다”면서 “일부 노조원이 감정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는 걸 지도부가 계산하지 못했다. 얻을 것 없는 점거로 GM에 빌미만 안겨 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사 갈등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사 측은 노조 집행부의 진심을 모르겠다고 말한다. 노사협상 테이블에 참가해 온 한국GM 임원은 “군산공장 직원들을 중심으론 공장 폐쇄 철회를 전제한 강경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추가 구조조정을 막는 등 남은 조합원의 권익을 챙겨 달라는 입장이 강하다”면서 “중간에서 지도부는 방향을 정하지 못한 듯하다. 뚜렷한 방안 없이 원론적으로 강경투쟁만 외치다 보니 아까운 시간만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조 집행부는 다음주(9일)부터 부평공장 내 조립사거리에서도 철야 농성에 돌입한다. 11일에는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단체교섭에 대한 보고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후 한국GM 부평공장을 방문해 각각 카젬 사장과 노조 대표 등을 만나 원만한 타결을 당부했다. 백 장관은 카젬 사장에게 “어제오늘 같은 노사 간 대립이 재발하면 국민 지지도 정부 지원도 받기 어렵다”면서 “노조를 설득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루려면 장기 투자와 진정성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노조 측에도 “국민들의 시각을 고려해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노사협상이 조기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소녀 시계공들 ‘산재 기업’과 맞짱 뜨다

    소녀 시계공들 ‘산재 기업’과 맞짱 뜨다

    라듐걸스/케이트 모어 지음/이지민 옮김/사일런스북/616쪽/1만 9800원프랑스 물리학자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부부가 1898년 발견한 라듐은 경이로운 물질이었다. 종양 제거를 비롯해 통풍, 변비 등 온갖 질병을 고치는 기적의 치유제로 통하며, 심지어 부유한 사람들은 라듐을 넣은 물을 건강 음료처럼 마셨다. 그야말로 광풍이었다. 1910~1920년대 미국 10대 소녀들이 앞다퉈 ‘시계 숫자판 도장 스튜디오’에 취직하게 된 것도 라듐의 그 명성 때문이었다.빛을 내는 특성이 있는 라듐은 야광 시계 숫자판을 만드는 데 쓰였다. 대부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어린 소녀들에게 주어진 일은 라듐이 들어간 야광 물질로 숫자판을 칠하는 것이었다. 가장 작은 시계는 숫자판의 지름이 3.5㎝인 데다가 칠하는 부위의 폭이 1㎜밖에 되지 않았다. 도장공들은 라듐 염료를 묻힌 붓을 최대한 가느다랗게 만들기 위해 붓을 입에 넣어 끝을 뾰족하게 하는 ‘립포인팅’ 기술을 이용해야 했다. 아무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지만 라듐을 삼키는 것이 께름칙했던 소녀들은 회사에 괜찮은지 물었고 회사는 “문제없다”며 소녀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소녀들은 의심 없이 붓을 입에 넣은 뒤, 라듐에 담그고, 숫자판을 칠하는 작업을 수만 번 반복했다. 라듐처럼 세상을 빛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소녀들의 꿈은 이때부터 빛을 잃기 시작했다.방사능을 방출하는 라듐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도장공들의 몸에서 심상치 않은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뼈가 썩어들어 가고 턱은 으스러지고 다리가 검게 변하더니 급기야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몸속 곳곳에 침투한 라듐은 삶을 서서히 갉아먹었다. 피해자들은 대책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했다. 막대한 재력에 연줄이 풍부한 기업을 상대로 싸우려는 변호사들은 거의 없었다. 사망자가 발생하고 피해자들이 소송을 포기하는 가운데 뉴저지주와 일리노이주의 라듐 제품 제조공장에서 일하던 몇몇 여성들은 정의를 위해 끝까지 라듐 기업과 싸우기로 결의한다. 영국의 작가이자 연극 연출가 케이트 모어가 이 이야기를 책으로 쓰게 된 이유가 그 여성들의 남다른 투지에 감읍해서다. 2015년 라듐걸스의 인생을 그린 미국 극작가 멜라니 마니치의 연극 ‘이 반짝이는 삶’을 연출하면서 실존 인물들의 인생을 처음 접하고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결심한다. 미국으로 건너가 유가족들과 장기간 면담을 나눴고 지역 도서관과 법원의 자료를 샅샅이 조사하는 등 취재에 공을 들였다. 덕분에 600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에도 라듐걸스의 눈물겹고 생생한 분투기가 소설처럼 잘 읽힌다. 1925년 한 라듐걸스가 처음으로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된 기업과의 싸움은 1939년에서야 여성들의 승리로 끝이 났다. 당시 언론의 표현대로 ‘산업재해에 맞서 싸운 가장 극적인 전투’였다. 라듐걸스의 승리는 다른 근로자들의 목숨을 구하는 계기로도 이어졌다. 미국에서 ‘도장공 2세대’를 보호할 안전 지침이 도입됐고, 전쟁으로 야광 문자판 수요가 급증했던 유럽에서도 안전 지침이 적용됐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유산을 남긴 셈이다. 책을 읽다 보면 여전히 수많은 ‘라듐걸스’의 눈물겨운 투쟁이 우리 주변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으로 옮아간다. 휴대전화 부품 공장에서 일하다 메틸알코올 중독으로 실명한 파견노동자들, 전자회사에서 일하다 백혈병·뇌종양 등 직업병 피해를 입은 사람들, 그 외 알려지지 않은 무수히 많은 산업재해 피해자들이 그렇다. 유해한 물질만이 사람을 죽게 하는 건 아니다. 치명적인 독은 사람을 귀히 여길 줄 모르는 기업과 천박한 자본주의가 아닌지.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신정권 균열의 시작 청년학생을 기억하다

    유신정권 균열의 시작 청년학생을 기억하다

    민청학련/민청학련계승사업회 지음/메디치미디어/712쪽/3만 2000원정문화가 말했다. “박정희 정권의 파쇼성이 핵심이니까, 여기에 대항하여 투쟁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반파쇼전국학생연맹’이 좋겠네.” 김병곤이 덧붙였다. “민주 회복을 넣어서 ‘민주회복학생총연맹’ 같은 게 좋겠어요.” 황인성은 “민주 회복은 좀 약한 느낌이야. 학생뿐 아니라 근로자, 종교계, 양심세력도 동참한다는 뜻에서 학생 말고 청년학생이라고 하는 게 좋겠어”라고 말했다. 이철은 “그러면 전국적으로 동시 투쟁한다는 의미로 앞에 전국을 붙여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이라고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그거 좋겠습니다.” 1974년 3월 27일 이른바 ‘민청학련’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오게 됐다.(‘민청학련’ 본문 329쪽)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촛불 시민에 의해 탄핵당하고 ‘적폐 청산’이 사회 이슈가 됐다. 적폐의 뿌리를 따라가면 1972년부터 7년 동안 한국 사회를 장악했던 박정희의 유신 체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유신 체제에 대한 도전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1979년 ‘부마민중항쟁’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이하 민청학련) 항쟁을 빼놓을 수 없다.‘민청학련’은 1974년 4월 발생한 대규모 반독재 투쟁인 민청학련 항쟁의 원인, 전개 과정, 결과, 의의까지 모든 것을 정리한 책이다. 민청학련계승사업회가 4년 동안 200여명의 관련자들을 인터뷰하고 책, 신문 기사, 논문 등 80여개의 자료를 참조해 사건을 재구성했다. 1972년 유신 선포와 이에 대항하는 전국 학생 조직의 움직임부터 1975년 박정희 정권이 관련자들을 석방하기까지 850일의 기록이 온전하고 생생하게 담겼다. 1971년 대통령 선거를 끝으로 집권이 불가능했던 박정희는 1972년 10월 유신헌법으로 독재체제를 구축한다. 1년 뒤인 1973년 10월 서울대 문리대 학생 300여명이 반정부 시위에 나서고 이를 발판으로 유신체제 아래에서 침묵하던 각계 민주화 세력이 결집한다. 위기를 느낀 박정희는 1974년 1월 8일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 명령을 내린다. 유신헌법을 부정하는 일체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어기면 비상군법회의에서 심판, 처단한다는 내용이었다.서슬 퍼런 정권의 칼날 앞에 서울대 사회학과 이철과 유인태 등은 물러나지 않고 1974년 4월 3일을 디데이로 정해 전국 동시다발적인 대학생 반대시위를 계획한다. 사전 움직임을 포착당해 항쟁은 수포로 돌아가고, 붙잡힌 학생들은 무지막지한 고문에 거짓 자백서를 쓰기에 이른다. 박정희 정권은 “민청학련은 공산계 불법단체인 인민혁명당(인혁당) 조직과 제일 조총련계의 조종을 받은 일본인 공산당원 및 국내 좌파 혁신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용공딱지’를 붙였고, 이윽고 7월 14일 민청학련 학생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각계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 끝에 박정희는 결국 1974년 8월 23일 전격적으로 긴급조치 4호를 해제했다. 다음해인 1975년 2월 15일 대통령 특별조치를 통해 여정남을 제외한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 대부분을 석방했다. 책은 그 당시 재판 기록, 판결문 등을 참고해 민청학련 항쟁을 용공 사건으로 조작하거나 방조한 가해자들의 명단 또한 실명으로 그대로 수록했다. 사건을 주도적으로 조작한 중앙정보부 요원뿐만 아니라 당시 대법원장, 검찰총장, 국방장관 등 불법적인 체포, 구금, 고문을 막을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방조한 이들의 명단, 수사 및 재판 담당 검사와 비상군법회의 판사 및 대법원 판사의 명단을 제시해 그들이 국가폭력 행위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했는지를 낱낱이 보여 준다. 민청학련 항쟁 이후 수많은 반유신 투쟁과 부마민중항쟁이 이어져 박정희 정권을 붕괴시킬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청학련 항쟁에 담긴 정신이다. 공포의 시대, 목숨을 내놓고 민주화에 투신한 대학생들의 항거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 등을 지낸 유시춘 작가가 원고를 썼다. 수많은 관련 인물의 이야기를 속도감 있는 소설 형식으로 그려냈다. 712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상당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레이디 버드

    [지금, 이 영화] 레이디 버드

    크리스틴(세어셔 로넌)은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본인을 명명한다. “레이디 버드”(LADY BIRD). 그녀는 이것이 자신의 진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레이디버드(ladybird)라고 붙여 쓰면 ‘무당벌레’ 혹은 ‘연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나는 레이디 버드를 ‘아가씨 새’로 직역하고 싶다. 진부하게 들리겠으나, ‘데미안’의 저 유명한 구절 때문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이렇게 보면 자칭 레이디 버드는, 기성 질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삶을 살려는 그녀의 의지가 담긴 선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레이디 버드는 두 개의 세계에 맞선다. 하나는 그녀의 고향 새크라멘토다. 이곳은 캘리포니아주에 속해 있다. 그러나 같은 행정 구역인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다. 영화 오프닝에 아예 이런 문장이 나올 정도다. “캘리포니아의 쾌락주의를 말하는 자는 새크라멘토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 봐야 한다.” 새크라멘토 출신 작가 존 디디온의 말이다. 한마디로 새크라멘토는 흥미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심심하고 지루한 동네라는 이야기다. 고등학교 졸업반인 레이디 버드가 기어코 뉴욕 같은 대도시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려고 애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그녀가 맞서는 다른 하나의 세계는 엄마 매리언(로라 멧캐프)이다. 매리언은 미국 명문대에 진학하겠다는 레이디 버드를 향해 차갑게 대꾸한다. “넌 그런 학교 못 가. 그냥 시립대학에나 가. 그런 정신 상태로는 시립대 아니면 감방밖에 못 가. 그런데 들락대다 보면 자립 방법은 배우겠지.” 아무리 평소 딸의 행실을 잘 알고 있어도 지나치다 싶은 언사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평범함을 거부하는 레이디 버드의 성품이 어디서 왔겠는가. (이 대화는 매리언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이루어졌고, 레이디 버드가 달리는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리면서 끝났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정말로 죽을 만큼 싸우는 것이다) 모전여전이다. 이 영화는 이처럼 두 개의 세계에 대항하는 레이디 버드의 분투기를 담아낸다. 한데 동시에 다음과 같은 질문거리도 던진다. 이를테면 ‘알은 새를 가두기만 하는, 그러니까 산산이 부숴버려야 할 세계인가?’ 하는 점이다. 적어도 그레타 거위그 감독은 그렇게 보지 않는 것 같다. 영화는 뒤로 가면서 새로운 명제를 제시한다. 새가 아니었던 어떤 생명체가 새로 태어날 수 있도록 따뜻하게 지켜준 세계가 바로 알이라는 사실이다. 새가 알을 깨야 하는 것은 맞다. 그래야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으니까. 하나 그렇다고 새가 지금까지 자신을 보호해 왔던 알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을 테다. 새크라멘토―엄마라는 알 없이는 레이디 버드도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것을 체감한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프랑스 마크롱 개혁 칼날, 노동계 이어 정계로

    “기득권 흔들겠다는 의지 반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개혁의 칼날이 노동계에 이어 정계를 향했다. 의회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선출직의 연임 제한 규정을 두는 방안이라 정치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동시다발적으로 추진 중인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다음 총선이 열리는 2022년까지 현재 577명인 하원의원을 404명으로, 348명인 상원의원은 244명으로 줄이는 정치개혁입법안을 발표했다. 하원의원 정원의 15%는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상·하원 의원과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의 3연임을 금지한다. 주민 수가 9000명 이하인 지자체의 단체장은 연임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필리프 총리는 “개혁안이 통과되면 의회의 효율성, 대표성, 책임성이 높아져 의회와 정치과정의 혁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개혁은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후 “프랑스의 선출직 의원 규모가 너무 커서 정치의 효율성이 저해되고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자주 피력해 왔다. 지난해 7월 베르사유궁 특별 시정연설에서는 “의회 정원을 3분의1 정도 감축하겠다”면서 “의회가 1년 안에 개혁안을 통과시키기 바란다. 필요하다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했었다. 마크롱 정부의 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하기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법안이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파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과반을 점유한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야당인 공화당이 1당인 상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상원 지도부는 그동안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이견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의원들을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 적지 않은 의원들이 반감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라르 라르셰 상원의장은 “정부안은 의회에서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르피가로는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련의 개혁에는 기존 정당의 기득권을 흔들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 소수정당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부르노 코트레 파리정치대 정치 애널리스트는 “그는 취임 초부터 개혁 의지를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인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철도와 연금뿐 아니라 정계까지 개혁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정치 평론가 토마스 귀에노레는 그러나 “이번 정부 개혁안은 현재 프랑스가 경제 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을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국민의 대표를 줄여서 어떻게 더 나은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의석이 줄면 선거구를 다시 정해야 한다. 특정 후보자나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조정하는 게리맨더링을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이후 개헌을 추진하면서 자치주인 코르시카의 특별한 지위를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코르시카는 과거 프랑스를 상대로 무장독립투쟁까지 벌였다. 최근 민족주의 성향의 자치정부가 들어서면서 분리독립 요구가 들끓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방배초 인질범 구속

    서울 방배초등학교에 침입해 초등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붙잡힌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4일 인질강요와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를 받는 양모(25)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다음 “범행 경위 및 피의자의 현 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3일 서울 방배경찰서는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양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2일 오전 11시 47분쯤 방배초 교무실에서 4학년 A(10)양에게 흉기를 들이댄 채 “기자를 불러 달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양씨는 인질극을 벌인 지 1시간 만인 낮 12시 43분에 체포됐다. 양씨는 범행 당일 “‘학교로 들어가서 학생을 잡아 세상과 투쟁하라. 스스로 무장하라’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군 복무 중 가혹행위로 발생한 뇌전증 등에 대한 보훈 보상’을 거부하는 국가보훈처 통지서를 받은 뒤 환청을 들었다는 것이다. 양씨는 2014년과 지난해 보훈처에 두 차례 국가유공자를 신청했지만 군에서 생긴 질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경찰, 방배초 인질범에 구속영장 신청

    경찰, 방배초 인질범에 구속영장 신청

    경찰이 전날 방배초등학교에서 인질극을 벌인 양모(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서울 방배경찰서는 3일 인질강요 및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를 받는 양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했다고 구속영장 신청 사유를 설명했다. 양씨는 전날(2일) 오전 11시 39분께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교무실에 들어가 심부름을 온 A(10)양을 흉기를 들이대며 인질로 잡고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씨와 1시간가량 대치하다 격투 끝에 양씨를 제압하고서 A양을 무사히 구출했다. 조사결과 양씨는 범행 당일 오전 ‘군에서 생긴 질병이 아니어서 보상이 불가하다.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훈처 통지서를 우편으로 받고 불만을 품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양씨는 경찰에서 “‘학교로 들어가서 학생을 잡아 세상과 투쟁하라. 스스로 무장하라’는 환청을 들었다. 집에서 흉기를 챙겨 방배초등학교로 갔다”고 진술했다. 2013년 2월부터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한 양씨는 그해 7월 불안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고, 복무 부적격으로 2014년 7월 조기 전역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제대 후에도 조현병 증세로 정신과 진료를 받아왔으며, 2015년 11월에는 ‘뇌전증(간질) 장애 4급’으로 복지카드를 발급받았다. 양씨는 2014년과 2017년 보훈처에 2차례 국가유공자를 신청했지만, 모두 ‘비해당’ 처분을 받았다. 앞서 양씨는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게 “군에서 가혹 행위·부조리·폭언·협박으로 정신적 압박을 크게 받아 뇌전증과 조현병이 생겼다”며 “그 후로 4년 동안 보훈처에 계속 보상을 요구했는데 어떤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방배초 인질범 “학생 잡고 투쟁하라 환청 듣고 범행”

    방배초 인질범 “학생 잡고 투쟁하라 환청 듣고 범행”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인질극을 벌였던 20대가 ‘학생을 잡고 투쟁하라’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서울 방배경찰서는 인질강요 혐의를 받는 양모(25)씨가 경찰 조사에서 “‘학교로 들어가서 학생을 잡아 세상과 투쟁하라. 스스로 무장하라’는 환청을 듣고 교무실에 들어갔다”고 진술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애인 일자리 근로자 양씨는 전날 오전 8시쯤 출근한 뒤 오전 10시 30분쯤 약을 먹기 위해 집으로 귀가했다가 우편함에서 국가보훈처에서 발송한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해당 통지서에는 ‘군에서 생긴 질병이 아니어서 보상이 불가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이러한 보훈처의 답변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통지서를 받은 후 ‘스스로 무장하라’는 환청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양씨가 방배초 졸업생인 것을 확인했고, 양씨가 2015년 11월께 뇌전증 4급으로 복지카드를 발급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조현병 치료를 하고 있다는 양씨 진술에 따라 해당 병원에 사실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양씨에 대해 인질강요·특수건조물침입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지연의 생각의 창] 4·3 항쟁, 존엄한 삶의 기록

    [백지연의 생각의 창] 4·3 항쟁, 존엄한 삶의 기록

    얼마 전 학생들과 함께 수업시간에 4·3 항쟁과 관련된 작품으로 현기영의 ‘마지막 테우리’(1994)를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십대 청년들에게 4·3의 이야기가 어떻게 읽힐까 내심 궁금했는데 다채롭고 깊이 있는 논의들이 많이 나와서 보람을 느꼈다. 4·3 항쟁에 대한 역사적 환기뿐만 아니라 문명 비판적 상상력,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성찰, 애도와 속죄의 문제 등 다양한 해석들이 등장해 귀를 기울이고 들었다.그동안 현기영의 대표작으로는 4·3을 처음으로 소설화한 ‘순이 삼촌’(1978)이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지막 테우리’는 ‘순이 삼촌’에서 시작된 4·3의 서사적 기록이 도달한 문학적 현재화의 성과를 보여 주는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의 평화로운 목장이 배경이 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은 테우리(목동) 고순만 노인이다. 드넓은 초원에서 소를 키우고 보살펴 왔던 고순만은 4·3의 참극을 온몸으로 겪은 증인이다. 친구 현태문과 함께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는 남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 비밀을 갖고 있다. 4·3 때 토벌대에 협박당해 뜻하지 않게 한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게 된 그는 이후 지울 수 없는 죄책감 속에서 살아왔다. 초원에서 소를 돌보며 살아온 그에게 4·3의 참극은 애지중지했던 소들과의 관계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적어도 이만의 인간과 이만의 마소가 비명에 죽어 초원의 풀 밑으로 돌아간” 야만의 시간은 초원이 품고 있는 4·3의 고통스러운 역사였다. 지난 시대의 역사를 뒤로한 초원은 포클레인과 골프 잔디로 뒤덮이기 시작한 개발 과정 속에서 또 다른 풍파를 겪는 자연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것은 “오름마다 봉화가 오르고 투쟁이 있었던” 해방 공간의 의미와 더불어 평화와 생태의 공간을 열어 가야 할 4·3의 현재적 의미를 일깨운다.올해 4·3 항쟁 70주년을 맞아 해방과 상생의 역사적 맥락을 조명하려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마지막 테우리’에서도 항쟁의 현재적 의미가 심도 있게 다뤄지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4·3을 특정 지역에서 벌어진 희생의 기록으로 한정하지 않으려는 역사적 관점이다. 한 예로 재일 시인 김시종은 자신의 디아스포라적 삶을 통해 4ㆍ3의 현재적 의미를 되묻고 있다. ‘경건히 뒤돌아보지 말라’(‘창작과비평’ 2018년 봄호)에서 그는 4·3 항쟁이 남긴 희생과 참극, 역사적 민중봉기의 의미를 찬찬히 떠올린다. 항쟁 당시 무장봉기의 중간연락원으로 돌아다녔던 그는 도망치는 과정에서 자신을 숨겨 준 친척의 죽음과 수많은 사람의 참사를 겪었다. 그에게 4·3 은 오랜 시간 동안 쉽게 말할 수 없었던, 자신의 생존과 관련된 고통스러운 과거였다. 김시종 시인은 아직도 4·3 관련 희생자 규모가 온전히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희생자를 경건한 기분만으로 추모하는 것은 희생자들의 풀지 못한 원한을 더욱 응고시키는 행위”라고 절박하게 호소한다. 살아 있는 역사는 박제된 기념비로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그의 말대로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기록 속의 희생자들은 단정하거나 신성한 형태로 재현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썩을 대로 썩어서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육체를 드러내고 목숨이 끊어진, 성불 못할 원한을 가진 시체”는 현재적으로 되물어야 할 4·3의 의미를 거듭 환기한다. ‘마지막 테우리’에서 고순만 노인의 지난 시절이 울림을 주는 이유 역시 그가 기억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에게 초원은 고통의 기억만이 아닌, 한때 마소와 사람들이 어울려 흥청거리며 변화를 꿈꾸던 해방 공간이었다. 어느덧 황혼을 향해 기울어 가는 자연의 처연한 풍경 앞에서 그는 ‘행복이라는 것도 인간이란 것도 믿지 않았던’ 지난날을 돌아본다. 그러나 순식간에 불어온 강풍과 구름, 휘몰아치는 눈보라 앞에서 그는 자연의 변화무쌍함, 목숨의 소중함을 생생하게 실감한다. 살기 위해 마른 소똥을 주워 모닥불을 피우고 몸을 녹이는 그의 모습은 ‘살아 있음’이라는 존엄한 현실 앞에서 겸허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깊은 감동을 남긴다. 그것은 고통의 기록을 관통해 소설이 새롭게 만나게 하는 역사의 현재적 모습이다.
  • 2조 3600억 빚더미·노사는 평행선… 한국GM ‘잔인한 4월’

    2조 3600억 빚더미·노사는 평행선… 한국GM ‘잔인한 4월’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이 막판 노조의 결단으로 극적 타결 됐지만, 또 하나의 난제인 한국GM 노사 협상은 여전히 교착상태다. 4월 유동성 위기론도 고개를 든다. 노사 대립이 길어지는 가운데 전년대비 내수 판매는 반 토막 났고, 이달 안에 돌아오는 채권 만기 등 당장 필요한 돈은 2조 3600억원이 넘어섰기 때문이다.2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자본잠식에 들어간 한국GM의 유동성 문제는 이달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차는 점점 더 팔리지 않는데 빚은 빠르게 덩치를 불리는 모양새다. 한국GM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 대수는 4만 1260대(완성차 기준)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8.9% 감소했다. 특히 내수(6272대)는 57.6% 줄었다. 군산공장 폐쇄 발표로 재점화된 ‘철수설’이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더 큰 문제는 하루가 멀다고 늘어나는 빚이다. ‘2016년 한국GM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8일까지 한국GM에 돌아오는 차입금 만기액은 9880억원에 달한다. 미뤄놓은 기존 차입금 7220억원은 별도다. 임금과 상여금 위로금 등 이달 중 나가야 하는 돈도 유동성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당장 이번달 6일 한국GM은 지난해 성과급 가운데 절반인 1인당 약 45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직원 수(1만 6000명)를 감안하면 약 72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희망퇴직을 신청한 약 2600명에 대한 위로금 5000억원 역시 이달말까지는 해결해야 한다. 남은 직원의 이달 임금 800억원(생산직 10일, 사무직 25일)조차 적잖은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GM 노사는 향후 추가 교섭 일정도 잡지 못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상황이 급한 만큼 최대한 합의를 내는 시간을 줄여보려 한다”면서 “하지만 오는 4일 노조가 대규모 장외투쟁 계획을 밝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자유한국당, ‘올드보이 귀환’ 표현에 “750만 노인 모독”

    자유한국당, ‘올드보이 귀환’ 표현에 “750만 노인 모독”

    자유한국당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공동위원장을 맡은 홍문표 의원은 2일 자당 후보들을 두고 언론에서 ‘올드보이의 귀환’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750만 노인이 분통 터질 노인 모독 발언”이라고 말했다.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올드보이라고 하면 65세 이상 750만 노인은 어떻게 보는건가”라면서 “노인을 모독하는 이런 발언을 서슴없이 대놓고 하는 아침방송을 보면 750만 노인 어른들이 얼마나 분개하고 분통이 터지겠냐”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노인은 밥도 먹지말고 정치도 하지 말고 이 사회에 살 존재 가치가 없다는 건가. 우리 사회는 경험 없는 분들이 정치를 하는 것은 두렵고 불안하게 생각하지만 경륜이 있어야 한다. 투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팀장급을 전국에 배치해서 6ㆍ13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속마음을 확실히 확인하는 선거”라며 “우리도 여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을 가져야겠다고 해서 발빠르게 지난주부터 우리당의 훌륭한 좋은 분들을 모시는 걸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1일 현재까지 김무성·정진석 의원과 이재오·김문수 전 의원을 내세웠다. 충남지사 후보로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을 공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한국GM 배짱 명분 없다

    금호타이어가 어제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해외 매각을 최종 결정했다. 경영난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가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 되살아났다. 법정관리의 파국을 면한 금호타이어는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중국의 타이어 회사 더블스타는 6400억여원을 유상증자 형태로 투자한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3년 고용 보장과 지분매각 제한 등 투자 조건을 구체화하게 된다. 외국 회사로 넘어가 안타깝지만 노조가 현실적 방안으로 회생 기회를 붙들었다는 점에서 천만다행한 일이다. 극적 타결로 발등의 불은 껐으나 현실은 답답하다. 정부와 채권단의 끈질긴 설득과 단호한 압박이 없었다면 파국으로 치달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사측과 채권단의 해외 매각 방안에 아무 대안도 없으면서 끝까지 반대만 했다. 업계 순위가 한참 낮은 더블스타가 기술만 챙기고 ‘먹튀’할 거라는 것이 노조가 내세운 반대 사유였다. 노조 집행부의 강경 투쟁에 만기가 돌아온 기업어음 260억원도 못 갚을 판에 버티기로 무슨 실익이 있겠느냐는 내부 성토가 높았다. 자율협약 종료일까지도 회생의 길을 만들어 줄 거라 기대하던 노조에 청와대는 “정치적 논리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며 쐐기를 박았다. 법정관리 시한을 몇 시간 앞두고도 청와대가 강경 입장이니 노조는 외통수로 해외 매각을 받아들인 셈이다. 좀비기업의 밑 빠진 독에 계속 혈세를 부어 줄 거라는 기대는 시대착오적 오산이다. 이번 일로 또 한번 분명해졌다. 지난달 정부는 자본잠식 상태인 성동조선에 법정관리의 극약 처방을 했다. STX조선에도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지원은 없이 자구 노력만을 전제로 생존을 모색하게 했다. 부실이 눈덩이처럼 느는데도 두 회사에 지난 8년간 밀어넣은 혈세가 10조원이 넘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줄 알고도 구조조정을 미룬 대가는 그렇게 혹독했다. 그런 선례들은 이번 금호타이어 사태에 뼈아픈 반면교사로 작용했다.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좀비기업에는 헛돈을 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학습효과를 얻기까지 국민 혈세로 치른 대가는 너무 컸다. 금호타이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데에는 채권단의 책임도 크다. 채권단은 노조의 ‘먹튀’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더블스타에 대한 견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배짱을 부리다 십년감수한 금호타이어를 보고도 한국GM은 정신이 번쩍 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한국GM은 임단협 합의에 또 실패해 본사의 신차 배정을 받지 못했다. 1인당 주식 3000만원 지급,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등의 주장을 노조는 여전히 고수한다. 지방선거가 코앞이라도 예전처럼 정치 논리가 먹히지 않는 현실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명분 없는 배짱을 접어야 한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도 제 잇속만 차리는 강성 귀족노조를 곱게 봐줄 현실이 아니다.
  • “상처받고 쫓겨난 이들 품었던 예수의 뜻 따라야”

    “상처받고 쫓겨난 이들 품었던 예수의 뜻 따라야”

    남북 평화-4·3 규명 위해 기도 “교회 전체에 정화와 쇄신 필요”기독교 최대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1일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는 부활절 미사와 예배가 잇달아 열렸다. 종교계는 남북 관계와 제주 4·3사건 등 사회 주요 이슈를 언급하고 우리 사회의 아픔에 동참해 이를 개선하는 데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열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전날 부활절 성야 미사에서 “오랫동안 상처로 억눌려 있던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교회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성직자들의 잘못된 행동이 약한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면서 “교회 전체에 정화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론했다. 천주교 주교회는 이날 낸 부활절 선언문을 통해 “70주년을 맞은 제주 4·3이 절망과 고통의 상징이 아니라 치유와 생명, 희망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며 제주 4·3사건의 올바른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오는 7일에는 명동성당에서 제주 4·3 70주년 추념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개신교계의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 모임’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예수, 쫓겨난 사람으로 오시다’를 주제로 젠트리피케이션 피해자들을 위한 부활절 예배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희생된 철거민, 민주화를 위해 희생당한 분들, 길 위에서 투쟁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국가폭력, 혐오와 차별로 고통받는 이들을 기억한다”면서 “사회에서 상처받고 쫓겨난 사람들을 품었던 예수의 뜻을 이루며 살겠다”고 기도했다. 이날 모인 헌금은 모두 젠트리피케이션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개신교 약 70개 교단은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소외 이웃을 초청해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봉헌했다. 이 예배에서는 대한민국의 안정과 통일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전날 밤 11시 안중근의사기념관 앞에서 진행된 부활절 철야 예배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도했다. 교회협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이 땅에 찾아온 평화의 기운을 살려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가 되게 해 달라”는 내용의 공동 기도문을 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안철수 4일 공식 등판… 김문수 출마 ‘저울질’

    안철수 4일 공식 등판… 김문수 출마 ‘저울질’

    與 박원순 확정땐 ‘동지서 적으로’ “유동인구 많은 곳서 출마 선언식” 金 “선당후사 각오로 힘껏 노력”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이달 말 남북 정상회담과 개헌 등으로 관심이 쏠리기 전에 출마를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검토하는 등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바른미래당은 “안 위원장의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식이 4일 오전 10시 30분에 예정돼 있다”고 1일 밝혔다. 출마 선언 장소와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광화문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했던 2011년 이후 7년 만에 ‘제3당 후보’로 출마한다. 당시 그는 서울시장 후보로 50%를 넘는 지지를 받는 야권의 유력 주자였지만, 박원순 현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박 시장이 여당 후보로 확정되면 두 사람은 ‘친구에서 경쟁자’로 전환해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 창당과 함께 서울시장 출마 압박을 받아 왔던 안 위원장은 앞서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당무에 복귀했다. 그동안 “출마 선언을 빨리 해 달라”는 당 안팎의 요구도 컸다. 후보난을 겪는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김 전 지사에게 출마를 제의했다. 김 전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선당후사의 각오로 6월 선거에서 당이 선전하도록 힘껏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등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김 전 지사는 현재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으로 서울과 접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당은 경기 고양시 국회의원이었던 한명숙 전 총리가 과거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는 점을 거론하며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앞서 지난달 30일 ‘사회주의 개헌저지 투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김 전 지사를 김무성 의원 등과 함께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경험이 많은 ‘올드보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경남지사 출마설이 나돌던 김태호 전 최고위원도 출마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경남 의원들이 김 전 최고위원과 오찬을 하며 출마를 강하게 권유했고, 홍 대표도 출마를 부탁했다”면서 “10일쯤 직접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국당은 2일 여의도 당사에서 ‘충남도지사 후보 추대 결의식’을 열고 이인제 전 최고위원의 충남지사 공천을 확정할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北신문, “북·중 친선은 피로써 맺어진 관계”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30일 북한과 중국은 ‘피로써 맺어진 관계’라며 북·중 협력 강화가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 수호에 필수불가결하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침을 겪었던 북·중 관계가 지난 26일 북·중 정상회담으로 복원됐다는 점과, 북한의 배후에 중국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부각하는 의도로 보인다. 신문은 지난 25~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중국 방문을 다룬 ‘조·중(북·중) 친선의 새로운 장을 펼친 역사적인 방문’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싣고 이같이 밝혔다. 사설은 “조·중 친선은 공동의 위업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 속에서 피로써 맺어진 관계”라며 “뗄래야 뗄 수 없는 친선이기에 역사의 온갖 돌풍 속에서도 굳건히 이어져 왔고 사선의 언덕을 넘으면서도 그 본태를 잃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나라들의 구체적 실정과 환경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언급하며 북·중 관계가 그간 부침도 겪어 왔음을 시사했다. 사설은 “그러나 조·중 인민의 운명이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역사의 진리는 변하지 않았으며 세월의 모진 풍파 속에서 오히려 두 나라 사이의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인민들의 행복한 미래를 건설하고 지역의 평화적 환경과 안정을 수호해 나가는 데서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라는 것이 다시금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들은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40분짜리 기록영화를 만들어 공개하는 등 지난 29일부터 방중에 대한 긍지와 환영을 표출하는 보도를 하며 내부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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