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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 입힌 골목길… ‘동구 밖’으로 떠났던 사람들 돌아온다”

    “문화예술 입힌 골목길… ‘동구 밖’으로 떠났던 사람들 돌아온다”

    한때 광주의 중심이었던 동구는 1990년대 이후 신도시 개발과 인구 유출 등으로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2005년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침체가 더욱 심화됐다. 2015년 ‘인구 10만명’이 무너졌다. 지금은 9만 4000여명으로 줄었다. 광주 5개 자치구 중 규모가 가장 큰 북구(44만여명)의 4분의 1도 안 된다. 그러나 ‘인구 유턴’과 옛 도심 활성화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도심 곳곳이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어서다.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젊음·패션의 거리인 충장로가 맞닿아 있다. 1980년 5·18 때 시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투쟁했던 금남로와 무등산 등 역사·문화·생태 자산이 많다. 계림동 등 구도심 아파트 재개발과 재건축도 활발하다. 매년 가을 열리는 충장축제, 전통시장과 예술을 접목한 ‘야시장 프로젝트’ 등이 골목상권을 되살리고 있다. 초선인 임택(56) 구청장을 28일 서울신문이 만나 동구의 현안과 발전상을 들어봤다.→민선 7기 첫해 소감과 새해 포부는. -지난 7개월 동안 동구 발전의 청사진을 구상하고 밑그림을 그리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지방의원으로 활동하던 때와 많이 다르다. 단기적 성과도 내야 하고 행정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어깨가 무겁지만 서두르지 않겠다. 외적 성장보다는 주민생활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따뜻하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민생과 마을 단위의 복지,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도심 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 주민 참여와 소통, 연대 등의 가치를 공유하고, 이를 지역 발전의 디딤돌로 승화시켜 나가겠다.→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이웃이 있는 마을, 따뜻한 행복 동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일자리민생경제, 도시환경마을복지, 생활문화예술, 자치공동체 등 모두 5개 분야 41개 세부 사업을 추진한다. 청년을 위한 창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취업과 창업을 꾀하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게 급선무다. 중장년층 재취업을 위한 일자리이모작 평생학습센터도 건립한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과 생활기반시설 확충을 통한 정주 여건 개선에 힘쓰겠다. 산수동에 마을복지거점센터 1호점을 건립하고, 모든 주민이 어울릴 수 있는 ‘소통 경로당’ 사업도 추진한다. 주민들을 위한 책마을을 조성하는 등 도시공동체 재건에도 소홀하지 않겠다. →도심재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노후 주택 재개발 등과 별도로 기존 도심에 문화와 예술을 입혀 리모델링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골목과 전통이 서린 건축물 등은 보존하면서 생활 편의와 경제적 활동을 장려하는 방식이다. 동명동 ‘카페 거리’에 대한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대표적이다. 올해부터 4년 동안 국비 등 200억원을 들여 거리와 건축물 등을 새롭게 꾸민다. 동명동은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1980년대까지만 해도 ‘광주의 부자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이후 쇠락하다가 보습학원이 들어서면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젊은 엄마들을 위한 카페가 하나둘씩 생겼다. 2015년 인근에 아시아문화전당이 문을 열면서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등록문화재인 서석초 앞길과 방치된 공·폐가 등을 정비하고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청년과 예술가를 위한 ‘셰어하우스’, ‘공동 공방’ 등도 운영한다. ‘역사 이야기길’과 ‘예술 골목길’ 등도 만든다. 문화와 관광, 골목과 역사를 곁들인 공간 조성이 도심재생의 핵심 과제이다.→아시아문화전당 활용 방안은. -문화전당 개관 이후 “동구가 젊어졌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주말마다 전당 주변에서 펼쳐지는 프린지페스티벌과 국내 대표적 도시 거리 축제인 충장축제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외지인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가장 광주다운 맛과 멋과 역사가 서려 있는 위치에 있다. 금남로·충장로와 맞닿아 있고 인근에 궁동 ‘예술의 거리’, 동명동 ‘카페 거리’, 대인시장, 남광주시장이 있다. 이들 재래시장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야시장 프로젝트’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걸어서 30~40분이면 다 돌아본다. 광주천을 사이에 두고 남구 양림동 근대문화역사 거리와도 마주한다. 문화전당을 단순히 관광객 유치에만 활용하지 않겠다. 민선 7기 들어 문화교류협력관을 신설했다. 문화전당과 협업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현재 함께 동명동 ‘디자인 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일대 음식점과 카페, 게스트하우스, 독립서점 등 상업시설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다.→골목상권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도시는 어느 한 사람이나 특정 분야가 이끌고 가지 않는 살아 있는 유기체다. 골목상권은 온몸에 피를 돌게 하는 혈관과 같다. 사람이 많이 찾아들고, 경제적 교환과 정보가 드나드는 삶의 공간이다. 급격한 신도시 개발 등으로 옛 도심 골목은 죽어가고 있다. 구도심인 동구는 더욱이 자영업자 비중이 90%에 이르고, 그중 서비스업 종사자가 90%에 육박한다. 전통시장을 포함한 골목상권은 지역경제를 이끄는 버팀목이다. 그래서 활력과 생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7대 상권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수 등 전문가, 상인 대표, 청년 등이 참여한 전담팀(TF)을 꾸리고 경영혁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방안 등을 모색한다. 예컨대 무등산권역은 의재미술관 등을 활용해 문화와 예술을 결합하고, 충장로는 뷰티·패션 분야에 중점을 두는 등 특성화 전략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골목상권 택리지 제작, 공영주차장 확충, 상인·주민 상생협의회 구성,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제정 등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자치구 간 경계 조정이 지지부진하다. -몇 년 전 광주시가 자치구 간 경계 조정으로 북구 두암동 일부가 편입됐다. 그러나 소폭에 그쳤다. 시는 최근 다시 경계 조정에 나섰으나 진전이 없다. 시가 마련한 조정안은 자치구 간 인구 편차를 현재 23.5%(북구 대비 동구)에서 전국 광역시 평균인 18.6% 이내로 조정하고, 8개 국회의원 선거구를 유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우리 구는 인위적으로 조정해 적정 인구를 확보해야 한다. 소지역주의와 정치인들 사이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어 있는 만큼 대승적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 ‘윈윈’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새해에 시와 5개 자치구가 열린 마음으로 경계 조정 문제를 논의해 해답을 찾았으면 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임택 구청장은 시민단체 두루 거친 ‘민주 투사’ 학생운동권 출신인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과 지방의원 등을 거친 뒤 지난 6·13 선거에서 당선됐다. 광주시에서 기초·광역의원은 수차례 지냈지만 단체장은 처음이다. 전남 목포 문태고와 전남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시절부터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왔다. 광주 동구의원, 광주시의원 등을 거치면서 풍부한 행정경험을 쌓았다. 원만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지역 정계에서 ‘롱런’이 기대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참여자치21 의원포럼 대표, 사랑마루협동조합 기획이사, YMCA 좋은동네만들기 추진위 전문위원, 광주노동연구소 상임연구원 등을 지내는 등 튼튼한 사회적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행복하고 따뜻한 동구 주민공동체를 만드는 게 꿈이다.
  • 勞, 정부·경영계 불신 여전… 출범 두 달 경사노위 ‘반쪽 위기’

    勞, 정부·경영계 불신 여전… 출범 두 달 경사노위 ‘반쪽 위기’

    대의원 1273명 중 1046명 대거 참여 정부 일방통행식 정책 등에 불신 팽배 ‘참가 말고 투쟁’ 피켓 들고 곳곳 함성 ‘연대의 장으로’ 집행부 리더십 큰 상처28일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위원회(경사노위) 복귀가 불발되면서 양대 노총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가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노동 분야 현안 협의는 당분간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복귀 타진이 결실을 맺지 못한터라 ‘고립을 뛰어넘어 연대의 장으로 나아가겠다’는 현 민주노총 집행부의 약속도 사실상 지켜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이날 대의원대회는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대의원 1273명 중 1046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넘어 개회했다. 경사노위 참여를 놓고 3가지 수정안이 제출됐지만 모두 부결됐고, 집행부 원안은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경사노위에 우선 참여하되 노동 개악시 탈퇴한다는 한 수정안이 집행부 원안과 유사한데다 김명환 위원장이 원안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김 위원장이 “경사노위 관련 논의는 지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대의원대회는 성과 없이 마무리 됐다. 김 위원장은 “질서 있는 토론에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대의원들의 의지는 확인했으나 아쉽게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집행부는 조만간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경사노위 참여를 전제하지 않는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 이후 방안 등을 제출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가 불발된 것은 1998년 2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체제에서 맺어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 체결이 ‘정리해고제’와 ‘파견제’ 등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도입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는 조합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대의원대회 현장에서도 경사노위 참가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경사노위 참가 말고 투쟁 결의로’라는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사노위 참여 결정은 노동개악 합의’ 등과 같은 대자보가 대회장 곳곳에 붙어 있었다. 사회협약 이후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 경영계의 과제 미이행으로 생겨난 사회적 대화에 대한 노동계의 불신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사정위를 대체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경사노위는 양대 노총 뿐 아니라 여성·청년·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까지 포괄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다. 하지만 1999년 노사정위를 탈퇴한 민주노총의 복귀가 무산되면서 경사노위는 상당기간 반쪽자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복귀 무산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복귀 무산

    민주노총이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기구에 복귀하는 안건을 대의원대회에 올렸으나 복귀가 끝내 불발됐다. ●수정안 3건 모두 부결… 원안 표결도 못해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전체 대의원 1273명 중 1046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안건 표결에 나섰다. 현장에서 경사노위에 조건 없이 불참, 탄력근로제 철회 등을 정부가 수용하면 참여, 경사노위에 우선 참여하되 탄력근로제 등이 강행처리되면 탈퇴하는 세 가지 수정안이 제출됐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후 대의원들은 집행부 원안(조건 없는 참여)의 표결 여부를 두고 자정이 넘도록 설전을 벌였다. 결국 김명환 위원장이 “추후 사업 방침을 수정해 중앙집행위에 제출하겠다”고 경사노위 참여 논의 중단을 선언해 대의원대회는 8시간 40분만에 산회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현 정부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감 때문이 아니고 타협과 양보를 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반대 기류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노동자연대 등 일부 단위가 ‘경사노위 불참하고 즉각 대정부 투쟁으로’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경사노위 참가 반대 현장 활동가 결의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한국노총, 31일 경사노위 불참 선언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노동 분야 현안 협의는 당분간 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민주노총의 복귀가 무산된데다 한국노총도 “노사관계 제도 관행 개선을 위한 공익위원안이 노동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오는 31일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고대부터 근대까지 한국 외교사 한눈에

    고대부터 근대까지 한국 외교사 한눈에

    고대에서 근대까지 한국의 대외관계와 외교사를 통사로 정리한 책이 처음 나왔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적 환경 변화와 이에 대응한 우리 노력을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한국의 대외관계와 외교사’ 전체 4권 가운데 고려, 조선, 근대편 3권을 최근 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책은 동북아역사재단이 2015년 7월 구상한 뒤 구대열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한국외교사 편찬위원회’에 위촉해 진행한 3년 6개월 동안의 결과물이다. 한국사, 일본사, 중국사와 국제정치학 전문가 등 모두 50여명이 참여했다. 집필 중인 고대편은 3월쯤 발간한다. 책은 시대별 국제환경의 특징을 살피고, 선조들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했는지, 어떤 선택이 가능했고 무엇을 성취했는지를 다룬다. 고려편은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격변하는 주변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던 고려 외교의 여러 국면을 살핀다. 주변국에서 ‘국격’을 인정받아 정치적 권위를 누릴 수 있었던 고려 외교의 노력을 재조명한다. 조선편은 명과 청의 정치·군사·문화적 압력과 일본의 군사적 도전을 넘어 국가의 생존과 이익을 지키려던 조선 외교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사대교린의 원칙을 지향했지만, 대륙과 일본의 역학관계에 따라 조선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전쟁에 휘말렸다. 근대편은 개항 이후 대한제국 시기,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에 이르는 시기를 다룬다. 좌절과 실패의 역사로 낙인된 이 시기에 관한 오해를 불식하고, 생존과 독립을 위한 한국의 외교적 노력과 그 한계를 들여다본다. 책은 특히 한국의 대외관계를 국제 정치의 종속변수로 여기는 주변국의 역사왜곡에 대응하는 데에도 초점을 뒀다. 한국 외교의 전개과정에서 우리의 시각과 주체적 면모를 서술하고자 노력했다. 구대열 편찬위원장은 “한국외교사는 국제 환경에 관한 한국인의 대응과 투쟁의 기록으로, 한국사의 지엽적인 부분이 아니다”라면서 “이번 책으로 주변국과 엄정하고 건설적인 학문적 토론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여부 오늘 결정할 듯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여부 오늘 결정할 듯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8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는 이날 오후 2시 45분 기준으로 전체 대의원 1270명 가운데 1000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 홀에서 개최됐다. 안건 심의와 의결에 필요한 과반수인 636명을 훌쩍 넘긴 규모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의원 등록이 계속되고 있어 참석 인원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도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상정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위기다. 노동자연대 등 일부 단위는 ‘경사노위 불참하고 즉각 대정부 투쟁으로’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대회장에 내걸었다. 일부 조직은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을 강행하면 경사노위에서 탈퇴한다는 조건부로 경사노위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현 정부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감도 아니고 타협과 양보를 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며 “개혁 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민주노총 오늘 대의원대회, 경사노위 참여 가능성은?

    민주노총 오늘 대의원대회, 경사노위 참여 가능성은?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민주노총)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를 갖고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67차 정기 대의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의원대회 참가 대상인 전체 대의원은 민주노총의 조직 확대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인 1300명이다. 민주노총은 900명 이상이 대의원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의원 과반수가 대회장에 나와야 대의원대회에 상정된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대의원대회 안건은 작년 사업평가와 결산,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 승인, 2015년 총파업 투쟁기금 전환 사용, 정부 위원회 회의비 등 사용 관련 특별회계 설치 등이다. 올해 사업계획에 경사노위 참여 안건이 포함돼 있다.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는 경사노위에 참여해 개혁 의제를 관철하겠다며 경사노위 참여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경사노위 참여가 투쟁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반대하는 기류가 만만치 않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도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상정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경사노위 참여에 반대하는 조직들이 대의원대회 보이콧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노총이 이날 경사노위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 경사노위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지 2개월 만에 모든 단체의 참여가 완료되고 사회적 대화도 힘을 받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 양극화를 비롯한 핵심 문제를 사회적 대화로 푼다는 방침이다. 반면 경사노위 참여에 실패하면 김명환 위원장이 이끄는 민주노총 지도부도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국회 정상화해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하라

    자유한국당이 국회 일정의 전면 보이콧을 선언함에 따라 2월 임시국회의 개점 휴업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당은 그동안 ‘김태우·신재민 폭로’와 관련한 특검 및 청문회,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 국정조사 및 특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2월 국회를 거부하겠다고 주장해 오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임명하자 지난 24일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에는 선거제 개혁을 논의 중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일정도 포함됐다. 시급한 법안이 산적해 있는 국회가 툭하면 열리지 않는 것은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 여야는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어제 ‘문재인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고 국기를 바로 세우기 위한’ 규탄 집회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었다. 규탄을 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려면 국회에 들어가 할 일이지 국민의 위임을 받은 국회의원들이 시대착오적인 장외 투장을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 명분으로 삼고 있는 조해주 위원 임명 건만 해도 그렇다. 지난해 12월 21일 제출된 조해주 위원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은 지난 9일이 되어서야 여야가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으나 한국당이 합의를 파기하고 일방적으로 회의 불참을 통보했다. 결국 대통령이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했으나 법정 시한을 넘기면서 조 위원을 임명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당이 조 위원에 대해 문제를 삼은 것은 조 위원이 민주당 대선 캠프의 특보를 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조해주 상임위원을 본 적이 없고 특보로 임명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이 말로 조 위원 의혹이 해소되기는 어렵다. 한국당이 조 위원에게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청문회에서 따졌어야 했다. 청문회를 거부하고는 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자기 모순이다. 현재 국회에는 연동형 비례대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혁은 물론 ‘유치원 3법’, 체육계 성폭력 근절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법안,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 등 정치·경제·민생 현안이 다수 계류 중이다. 다른 야당조차 ‘웰빙 단식’으로 야유하는 한국당의 릴레이 단식과 국회 보이콧은 명분이 약하다. 한국당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까지 대여 투쟁으로 당력을 결집시킨다는 전략이라면 포기하는 게 국민을 위한 도리다. 민주당이라고 국회 파행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팔짱 끼고 비난할 게 아니라 한국당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로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치를 보여 주길 바란다.
  • [김형준의 정치 비평]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려면

    [김형준의 정치 비평]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려면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됐다는 자부심이 무척 강하다. 촛불 정신에 따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적폐청산을 국정 운영의 최고 핵심 과제로 삼았다. 이에 따라 국정 농단과 권력 남용, 부패 혐의로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다. 사법 농단과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진 전직 대법원장도 수감됐다. 그런데 문재인 촛불 정부도 역대 정부의 악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첫째, 핵심 국정 어젠다의 급격한 변화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초기 ‘창조경제’, 집권 2년차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집권 3년차엔 ‘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경제 4대 개혁’(공공, 교육, 금융, 노동)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정 어젠다가 자주 바뀌면서 정책 집중도가 떨어지고 결국 모두 실패했다. 현 정부도 집권 초기에 제기한 소득주도성장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최근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했다. 문제는 ‘창조경제’와 마찬가지로 ‘혁신적 포용국가’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그 성과를 측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따라서 실체 없는 정치적 수사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리면서 국민의 불신을 촉발시킬 수 있다. 둘째, 청와대 중심의 정치다. 모든 대통령들은 선거에서 국무총리와 장관들의 자율적인 업무 추진과 책임 및 성과를 약속한다. 하지만 막상 집권하면 청와대가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모든 것을 처리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에 빠진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를 ‘민주당 정부’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중심의 국정 운영으로 정부와 집권당이 압도당하는 ‘청와대 정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권력이 청와대에 집중되면 그 반작용으로 도를 넘는 청와대 기강 해이가 발생하게 된다. 셋째, 수직적 당청 관계다. 집권당은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스스로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 지시와 통제에 순응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은 전례가 없다고 버티던 여당은 “출석하라”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맹종했다. 청와대가 집권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무기력한 여당을 제치고 늘 청와대만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는 구태가 발생한다. 넷째, 인사 실패다. 국회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는 장관 임명,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비서 임명, 총선 출마용 청와대 비서진 교체 등 과거 정부의 인사 적폐들이 현 정부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훌륭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캠코더(문재인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 이를 근절하지 못하면 기회는 평등하지 않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으며 결과는 정의롭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 다섯째, 협치 절벽이다. 문 대통령 대선 캠프 특보 출신인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임명에 반발하는 자유한국당이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릴레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정부 여당이 야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고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인식하면 협치는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원래 협치는 힘없는 야당이 아니라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 주도해야 한다. 대통령이 군림하고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야당과 뜨겁게 대화하고 소통해야 협치가 시작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적폐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최근 문 대통령 대선 1호 공약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또한 “경기 부양을 위해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카드를 꺼내 들어 이를 뒤집었다. 대통령 공약의 파기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이자 포퓰리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든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국정 어젠다 성과 도출, 내각 중심 정치, 수평적 당청 관계 구축, 탕평인사, 협치 강화를 통해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 더불어 국정 위기를 몰고 올 ‘집권 3년차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대통령부터 새로워져야 한다.
  • [색다른 인터뷰] “3·1독립선언, 현대적 관점서도 탁월한 동아시아 평화선언문”

    [색다른 인터뷰] “3·1독립선언, 현대적 관점서도 탁월한 동아시아 평화선언문”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과 일본은 과거보다 더 높고 두터운 장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성난 얼굴로 응시하고 있다. ‘피해’와 ‘가해’라는 역사의 대척점에서 상대를 바라보는 방향과 관점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두 나라 사이의 어두운 과거를 정리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추구한다는 당위론적 명제는 갈등과 대립 속에 좀체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한·일 연구에 오랜 시간 천착해 온 도노무라 마사루(53) 도쿄대 교수(한국학연구센터장)를 지난 24일 도쿄 메구로구 고마바 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나 100년 전 한국 독립선언과 만세운동의 의미와 발전적인 양국 관계를 위한 제언을 들어 봤다. 도노무라 교수는 지난해 국내 번역된 책 ‘조선인 강제연행’을 비롯해 활발한 저술활동을 펴고 있다.→오랫동안 일제강점기 한반도 연구를 해 오셨는데, 3·1 독립운동의 의미를 요약한다면. -3·1 독립선언은 현대적 관점에서 봐도 탁월한 내용이 담긴 동아시아 평화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군사력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를 강압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동양의 전통이 아닌데도, 일본이 조선을 힘으로 누르며 그 평화적 전통을 깨고 있음을 지적했다. 일본의 지배하에서는 조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에 독립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당시나 지금이나 3·1 독립선언서를 제대로 읽어 본 일본인은 거의 없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무엇을 주장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3·1 독립선언은 ‘우리 민족이 우리의 힘으로 살아가는 정당한 권리’를 특히 강조했는데. -독립선언서는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인들 스스로 자립의 길을 걷겠다는 선언이었다. 관련해서 일본이 한국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본의 통치로 조선이 발전하고 있다는 일본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일본은 철도와 도로가 놓이고 근대적인 학교와 병원이 세워지고, 농업생산이 늘었음을 통계적으로 보이며 조선 통치를 정당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독립선언서는 그것이 조선인이 추구하는 행복의 본질과는 무관한 것임을 강조했다. →당시 3·1 독립운동을 보는 일본 내 분위기는 어땠나. -일본 언론에서는 ‘천도교라는 미신을 믿는 불온한 사람들이 무지하고 어리석은 한국의 대중을 선동해 만세를 외친 사건’ 정도로 보도했다. 일본은 “천황(일왕) 아래에서는 일본인도 조선인도 평등하다”고 선전했지만, 그렇다면 왜 조선인들이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3·1 운동은 일본에서 어떻게 기억돼 왔나. -식민통치 기간 중에도 3·1 운동을 기념하려는 움직임은 일본 당국의 거센 탄압 속에서도 지속됐다. 특히 당시 공산주의자들은 민족해방을 계급투쟁 혁명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마다 3월 1일을 전후해 조선의 독립을 호소하는 전단지 배포나 집회 개최 등을 시도했다. 일본 경찰들은 이것이 또 다른 민중운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경계했고, 193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이에 대한 탄압이 한층 강화돼 거의 대부분 공공장소에서 3·1 운동을 기념하는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1945년 일본의 패전 후에는 어땠는가. -전쟁이 끝나면서 3·1 운동을 기념하는 움직임이 되살아났다. 1947~48년 신문을 보면 재일 조선인들이 3·1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모임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 진보진영에는 3·1 운동을 세계혁명을 위한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전후로 과거 한국 식민지배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된 일본인이 늘면서 3·1 운동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조선의 독립에 대한 일본사회의 분위기는 어땠나. -일본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일본인들은 타국에 대한 식민지배에 찬성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을 소중히 여기고 국민들의 생활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1894년 청·일 전쟁 이후 제국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1930년대 이후가 되면 대다수 일본 국민들이 침략전쟁을 적극 지지하게 된다. 하지만 침략에 대해 반대했던 사람들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변국을 침략하는 것은 일본의 전통이 아니며, 소국주의와 평화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식민지배에 반대한 정치인과 언론인도 있었다. 물론 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자기 주장을 드러낼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라는 한계는 있었다. 패전 후 조선에 대한 불평등한 지배 관계를 깨닫고 이를 반성하며 속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던 일본인들도 있었다. 이를테면 ‘식민자(植民者) 2세’로 불리는 한반도 출생자로 유명 소설가였던 가지야마 도시유키는 ‘이조잔영’과 같이 식민시대 조선의 아픔을 그린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에서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 분위기가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 ‘무라야마 담화’가 나오던 때는 물론이고 자민당의 하시모토 류타로, 오부치 게이조 총리 등 시절만 해도 과거사와 관련해 반성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자민당 소장파가 세력을 얻은 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역사수정주의 책들이 많이 나온 가운데, 1990년대 말 이후 보수우파의 현실참여 활동이 부쩍 늘어난 것 등도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일 관계 악화의 주된 이슈는 일제 징용 노동자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이다. 강제동원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나. -‘징용’이라는 말은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전시노무동원피해자’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조선인 노무동원의 피해는 매우 광범위하다. 직접 노동을 했던 당사자만이 아니다. 동원됐던 사람의 가족들, 강제동원을 피해 산골에 은신하느라 인간답게 못 살았던 사람들도 모두 피해자다. 특히 미쓰비시니 신일철이니 장소와 시기를 기억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재판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다행인 경우다. 당시 조선은 학교교육을 받지 못해 일본어는 물론이고 한글조차 못 배운 사람이 대다수였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홋카이도에 있었는지, 규슈에 있었는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강제노동을 했는지를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어찌 보면 가장 큰 피해자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재판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피해까지 다 고려해 구제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한·일 관계 미래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일본에는 정치인이나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한국의 3·1 운동 100주년 기념을 통해 일본에 대한 반감과 반일 행동이 강화될 것으로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3·1 운동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응원하고 한국인들 스스로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벌인 독립운동이라는 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중년 이후 세대에게 한국은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오랫동안 군사독재가 지배했던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젊은 세대에게 한국은 경제적으로 잘사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미래 한·일 관계에 희망을 주는 부분이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도노무라 교수는 누구 1966년 일본 홋카이도 출생. 와세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와세다대 사회과학연구소,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등을 거쳐 2007년부터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일본근대사. 주요 저서와 논문으로 ‘재일조선인 사회의 역사학적 연구’(2010년 국내번역), ‘식민지 시기에 있어서 재일조선인의 문화활동’ 등이 있다.
  • 전주 택시 완전월급제 합의…510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 노동자

    전주 택시 완전월급제 합의…510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 노동자

    사납금 유지 업체는 과태료·감차 처분 “하루 12시간 일하던 환경 개선 기대”“전국에 사납금이란 이름으로 노예의 삶을 사는 모든 택시노동자의 노예의 사슬을 끊는 전액관리제가 시행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사납금 폐지와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도입을 주장하며 500일 넘게 20m 높이 조명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여 온 김재주(5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이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 26일 땅으로 내려왔다. 전주시가 “지역 택시회사들이 전액관리제를 제대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확약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10일 만에 땅을 밟기에 앞서 김 지회장은 페이스북에 전국적으로 실질적인 전액관리제가 시행될 때까지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당연한 요구로 2017년 9월 4일 조명탑에 오를 때만 해도 이렇게 길게 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너무도 순진한 생각이었다”면서 “법에 규정돼 있는 전액관리제를 시행해 달라는 것에도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확약에 따라 택시지부는 시청 안 모든 농성장을 철수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김 지회장의 고공농성도 510일 만에 마무리됐다. 앞서 사측과의 교섭 타결로 426일 만에 굴뚝에서 내려온 섬유회사 파인텍 노동자들보다도 84일이나 더 길게 고공농성을 벌인 것이다. 그간 김 지회장은 조명탑에서 “택시기사들은 하루 10만원이 넘는 사납금을 채우려고 매일 12시간 넘게 일하고도 월 150만원을 손에 쥐지 못한다”며 사납금이 장시간 노동의 핵심 원인이라고 외쳐 왔다. 김 지회장은 이번 확약서와 관련해 “전액관리제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액관리제가 전주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도록 계속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확약서에는 전액관리제 위반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그래도 시정하지 않으면 면허취소를 통해 감차 처분(운행 택시수를 줄이는 것)을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다만 시의 과태료 처분에 대해 택시회사들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건 상태인 만큼 시가 패소하면 추가 처분이 중단될 수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설 앞둔 국회 강대강 대치… 민생입법 ‘빈 차례상’ 되나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엔 조롱 쏟아져 민주당 “전당대회용 정치공세” 복귀 촉구 바른미래당, 민주·한국당 싸잡아 비판 평화·정의, 한국당에 “선거제 당론 내라” 1월 임시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내버려둔 국회가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둔 27일에도 출구 없는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짝수달에 자동으로 열리는 2월 임시국회까지 교착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 명절 차례상에 민생입법 성과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김태우·신재민·손혜원 관련 의혹으로 맞서오던 여야는 지난 24일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무산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을 계기로 갈등이 폭발했다. 자유한국당은 2월 임시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대여 투쟁에 나섰다. 특히 2월 말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 레이스와 맞물리면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제 후안무치 청와대와 맹목적 복종하는 여당을 두고 볼 수 없다”며 “협상으로 할 수 없다면 투쟁으로 진실을 알리고 민생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순례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5시간 30분짜리 릴레이 단식에 ‘간헐적 단식’ 등 조롱이 쏟아지자 “지금까지 해오던 투쟁의 형식과 방식은 동일하나 공식 명칭을 ‘릴레이 농성’으로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이 명분 없는 전당대회용 정치 공세라며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임시국회가 소집되면 상임위마다 각 부처 장관이 출석하는 현안보고가 진행되기 때문에 각종 의혹을 물으면 되는데도 한국당이 2월 국회를 거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혁안을 처리하기로 약속한 1월 임시국회를 외면하는 데 이어 2월 임시국회 일정까지 불투명해지면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도 단단히 뿔이 났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도 국민 불신을 초래했음을 직시하고 당장 오만과 독선을 거두지 않으면 안 된다”며 “한국당도 당장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선거개혁안을 마련하지 않은 한국당 비판에 더 집중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한국당의 보이콧은 국회를 마비시켜 선거제 개편논의 자체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기획 패싱이자 꼼수”라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짝퉁 단식 쇼를 할 시간에 한국당의 선거제도 개혁안 당론이나 내놓길 바란다”고 했다. 여야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러시아에서 귀국하는 28일 원내대표 회동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21일 나 원내대표의 거부로 한 차례 회동이 무산된 만큼 전망은 밝지 않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민주노총 위원장, “빨간띠·귀족노조 고립 넘어…들러리 아닌 개혁 주체로 나설 것”

    민주노총 위원장, “빨간띠·귀족노조 고립 넘어…들러리 아닌 개혁 주체로 나설 것”

    민주노총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가 결정되면 20년 만에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시작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경사노위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정기 대의원대회 하루 전인 27일까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가며 1300여명에 이르는 대의원들에게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설득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23일에는 대면으로, 27일은 서면으로 김 위원장과 인터뷰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대의원들에게 전화하고, 지역과 산별노조를 찾아가 설득했다”면서 “28일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의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와 관련,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가 주목받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나.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게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라고 본다. ‘빨간 머리띠를 두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부정적 표현으로 고립된 적도 있다. 이제 고립을 뛰어넘어서 연대의 장으로 나아가겠다. →대통령 면담에서 사회적 대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느꼈나. -정부 의지는 확인돼 왔다. 다만 정부가 사회적 대화의 성과를 빨리 내기 위해 보여주기식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아직은 크게 해소되지 않았다. 경사노위 참여 문제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주요 의제는 아니었지만, 대통령이 회의 참가 의사를 언급한 것은 무게감 있게 들렸다.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참가하겠다는 것이므로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자세가 더 중요하다. →조직 내 반발에도 굳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999년 옛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부는 정리해고와 파견법만 강제하고 노동자를 위한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이때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한 피해는 지금도 남아 있다. 이제 새롭게 달라진 상황을 직시하고 개혁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 국민들이 ‘조합원만의 민주노총이 아니라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를 위해 일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번 대의원대회가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지난해 10월 정족수 미달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예상하나. -전체 대의원 1300여명 가운데 약 650명이 넘어야 과반수가 된다. 이번에는 900명 정도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정도 인원이 참가하는 건 민주노총 역사상 처음이다. 대의원들이 모여 토론하고 질서 있게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1999년 2월 옛 노사정위원회 탈퇴 결정 이후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 기구 참여 결정이다 보니 내부 반발이 거세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대표되는 노동기본권 확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등 정부 핵심과제가 후퇴하거나 멈춰 서 있다. 게다가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에 이어 정부의 잇따른 친기업 행보로 민주노총 내부에서 큰 불만이 있다. 정부의 태도가 저런데도 참여해야 하느냐는 문제제기다. 그러나 대화의 장 자체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선수로서 링 안에서 싸우고, 이 내용을 링 밖에 알리면 응원이 모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링 밖에서도 투쟁이 이뤄질 수 있다. 투쟁과 교섭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사회적 대화 참여 안건이 부결된 이후의 계획(플랜B)은 없다고 밝혔는데. -대의원대회에 상정된 전체 사업계획 중 교섭전략의 중심에 사회적 대화가 포함돼 있다. 이 안건이 빠지면 사업계획이 전면 수정돼야 한다. 바라지 않던 상황(사회적 대화 참여안의 부결)이 발생한다면 산별 대표자들이 지혜를 모으리라 생각한다. →민주노총이 적폐, 암적 존재, 귀족노조, 기득권 노조로 매도당한다. -‘노조는 곧 빨갱이 집단’이라는 과거 프레임이 ‘기득권 집단, 말이 안 통하는 집단’으로 바뀌었다. 양극화의 책임을 민주노총에 씌우는 것이다. 극단적인 불평등의 주된 이유는 정경유착, 부정부패, 재벌독점 구조다. 정규직, 장년의 노동자들은 노동조건과 임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안전하게 일하고, 가정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그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있었다. (노조가) 조직되지 못한 곳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불만이 한쪽의 책임으로 씌워진 것이다. 보수언론의 왜곡 보도, 정책의 문제점을 은폐하려는 관료들이 이런 책임을 조장했다. →청년이나 비정규직이 민주노총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업장 담벼락을 넘어 사회개혁으로 나아가자’는 게 올해 사업 계획서의 캐치프레이즈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100만명에 육박한다. 몸집이 커졌고 이전보다 힘이 세졌다. 이 힘을 조합원의 이익 극대화에만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힘을 쏟아 법 개정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당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폭력에 대한 위드유(with you)를 만들어 내겠다. 민주노총 조합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다. 또 28%는 여성 노동자이고, 최근 새로 가입한 조합원의 다수는 20~30대다. 그들의 의견을 폭넓게 받아 안겠다. →ILO 핵심협약 비준,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이미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경사노위에 참여해도 민주노총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 국정과제인 ILO 핵심협약 비준은 즉시 이행돼야 한다.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은 장시간 노동이 여전한 사회를 만들 것이다. 두 사안은 주고받는 대상이 될 수 없다. 탄력근로제 논의 중단을 비롯해 경사노위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목소리를 내겠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명환 위원장 “링 위에서 싸우기 위해 사회적 대화 참여”

    김명환 위원장 “링 위에서 싸우기 위해 사회적 대화 참여”

    “文대통령 회의 참가 언급에 무게감 느껴” 반대파 변수… 부결땐 집행부 책임론 일듯민주노총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가 결정되면 20년 만에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시작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경사노위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해 정상화되면 (나도) 회의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 23일과 27일 서울신문과 두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갖고 경사노위에 참여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무엇을 주고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링 위에서 싸우기 위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려는 것”이라며 “고립을 뛰어넘어 연대의 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대통령이 경사노위 회의 참가 의사를 언급한 것은 무게감 있게 들렸다”고 평가하면서도 “정부가 사회적 대화의 성과를 빨리 내기 위해 보여주기식(대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크게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 민주노총 지도부는) 개혁을 촉구하고 관철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등 민주노총 내 주요 산별조직이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를 비판하며 경사노위 참여를 반대하고 있어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파는 “경사노위에서 들러리를 서기보다는 경사노위 밖에서 투쟁을 강화할 때”라고 주장한다. 경사노위 참여안이 부결되면 현 집행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나경원 “‘단식’ 용어 조롱거리돼 유감…진정성 알리고 싶었다”

    나경원 “‘단식’ 용어 조롱거리돼 유감…진정성 알리고 싶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자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며 지난 24일부터 국회 안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소속 국회의원들이 돌아가며 5시 30분씩 식사를 하지 않는 ‘릴레이 단식’을 계획해 논란을 초래했다. 이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단식 용어를 쓴 것이 조롱거리처럼 된 것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느끼고,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국회 로텐더홀에 설치된 자유한국당 농성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농성은 우리의 진정성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었다”면서 “진정성을 의심받고 오해를 불러일으킨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조해주 상임위원의 임명에 반대한다면서 지난 24일부터 ‘릴레이 단식’이라는 이름의 농성을 시작했고, 계획대로라면 다음달 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30분,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단식 시간대는 하루 두 번으로 나뉘어 있다. 하지만 소속 의원들이 돌아가며 5시간 30분씩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을 ‘단식’이라고 표현한 것을 놓고 ‘딜레이 식사’, ‘웰빙 단식’, ‘투쟁 아닌 투정’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단식투쟁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나 원내대표는 “원래는 한 분이 종일 단식을 하는 형식을 하려다 의원들이 지금 가장 바쁠 때이므로 취지는 같이 하면서 2개 조로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농성은 “김태우와 신재민, 손혜원에 이르기까지 실체규명을 거부한 여당에 대한 저희의 외침”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농성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을 ‘정치공세’로 보고 계획대로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조 위원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사청문요청안은 지난해 12월 21일 국회에 제출됐다. 그런데 조 위원이 민주당의 지난 19대 대선 백서에 문재인 후보 캠프 ‘공명선거특보’로 이름이 올라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은 백서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면서 실제로 공명선거특보에 임명된 사람은 아예 없다고 해명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지난 9일 개최한 인사청문회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보이콧으로 파행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19일까지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결국 청문회는 열리지 못했다. 23일까지 여야가 청문회 일정을 합의하지 못하자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조 위원을 임명했다. 선관위원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510일 만에 풀린 택시 전주 완전월급제 망루 시위

    전주지역 택시회사의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전북 전주시청 망루에서 진행된 노조의 농성이 510일 만에 풀렸다. 전주시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택시지부(이하 노조)는 26일 오전 시가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전주지역 택시회사에 대해 강력한 행정 처분을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확약서에 서명했다. 전주시는 이날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택시회사들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그래도 시정하지 않으면 감차 처분을 하기로 했다. 전주시는 또 전액관리제 정착을 위해 택시회사들의 차고지를 반기별로 한차례 지도·점검하고 택시운행정보 관리시스템도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과거 전주시의 과태료 처분에 대해 택시회사들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건 상태인 만큼 전주시가 패소하면 이들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노조는 전주시청 안의 모든 농성장을 철수하기로 했다.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의 10m 높이 조명탑 위에서 농성을 해왔던 김재주(57) 민주노총 택시노조 전북지회장도 망루에서 내려왔다. 2017년 9월 4일 첫 농성을 시작한 지 510일 만이다. 김 지회장은 “전액관리제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액관리제가 전주시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도록 계속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합의점을 찾게 돼 다행”이라며 “전액관리제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시는 노조의 농성 이후 전액관리제 시행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20여 차례에 걸쳐 노조와 협상을 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마지막 기회 놓치지 말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면담했다. 문 대통령과 양대 노총 위원장의 만남은 지난 해 7월 이후 반년 만이다. 회동은 청와대가 하루 전날 제안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11일 청와대 김수현 정책실장이 김명환 위원장과 비공개로 만나 문 대통령과의 면담 계획을 거론한 사실이 전해졌으나 그 시점은 2월쯤으로 예상됐었다.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민주노총의 대의원 대회(28일)를 사흘 앞두고 면담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민주노총의 합류를 요청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최저임금, 노동시간, 노동안전 등 분야에서 노동권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인식이지만 정부가 이를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면서 “국민이 바라는 것은 사회적 대화로 합의를 이뤄 노동권 개선이 이루는 것이니 이 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두 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고(故) 김용균 씨의 장례를 설 전에 치를 수 있도록 진상규명과 정규직 전환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김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악, 광주형 일자리 강행 등 현안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이 첨예한 각종 사회·노동 현안을 풀어가려면 경사노위의 완전체 출범은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에도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부결시키면 온전한 사회적 대화 복원은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 등 지도부가 민주노총이 추진하는 개혁 과제를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라도 경사노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민주노총이 가장 반발하는 정부의 탄력근로제 확대도 경사노위 틀 안에서 논의해야 국민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득한다고 한다. 대화의 장을 걷어차고 총파업같은 투쟁 일변도만 고집해선 여론을 얻기 어려운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 합리적인 사고라고 본다. 최악인 청년실업을 비롯한 고용참사, 경제 성장률 추락, 투자와 소비 감소 등으로 민생은 갈수록 고달파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경제 여건도 좋지 않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한다고 해서 각종 현안이 단번에 해결되는 건 물론 아니다. 한국노총도 어제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계 개선위원회에서 대체근로 허용을 논의하는 것에 반발해 대화 중단을 경고한 것처럼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란 공동체를 위해 사회적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아야 노동 현안도 해결의 실마리가 열린다. 그런 차원에서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할 마지막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 자유한국당 5시간30분 단식…“간헐적 다이어트” 쏟아진 조롱

    자유한국당 5시간30분 단식…“간헐적 다이어트” 쏟아진 조롱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특보를 지낸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의 임명을 청와대가 강행하자 지난 24일부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했다. 그런데 단식 투쟁 방식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의원들이 돌아가며 5시간 30분씩 식사를 하지 않는 이른바 ‘릴레이 단식’이기 때문이다. 식음을 전폐하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단식투쟁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온라인에는 다이어트를 위한 ‘간헐적 단식’ 아니냐는 조롱도 쏟아지고 있다. 25일 한국당 내부자료인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규탄 릴레이단식 계획안’에 따르면 한국당 의원들은 전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9일 동안 3~9명씩 그룹을 지어 돌아가며 릴레이 단식을 할 계획이다.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30분,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단식 시간대는 하루 두 번으로 나뉘어 있다. 한국당 의원의 이름은 상임위별로 한 번씩 들어가 있다. 그러니까 9일 동안 각 의원은 5시간 30분 동안만 공복을 유지하면 되는 것이다. 단식은 국회 로텐더홀 계단 이순신 장군 동상 옆에서 진행되며 교대시간을 엄수해달라는 당부도 적혀 있다. 일찍 아침을 먹고 점심을 늦게 먹거나, 점심을 먹은 뒤 늦은 저녁을 먹으면 그만이어서 보여주기식 투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단식투쟁이 아니라 살을 빼기 위해 공복 시간을 유지하는 ‘간헐적 단식’이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강병원 원내대변인 명의의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을 우롱하는 단식투쟁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의료진 대상 범죄를 막기 위한) 임세원법, 체육계 성폭력 비리 근절대책, 2차 북미정상회담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 국민을 기만하는 5시간 30분 단식 투쟁을 선택한 제1야당에게 국민의 분노를 전한다”고 지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한국·바른미래, 조해주 검찰 고발 “헌법파괴 행위”

    한국·바른미래, 조해주 검찰 고발 “헌법파괴 행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5일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과 바른미래당 간사인 권은희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조 위원과 그의 사위 김모씨,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과 당 실무자 등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을 통해 “(조 위원이)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의 공명선거특보로 활동한 사실이 민주당 19대 대통령선거 백서에 기재 돼 있다”며 “그럼에도 자료를 삭제·부정해 사실확인서를 발급하는 방법으로 조 위원을 임명한 것은 헌법 파괴행위이며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조 위원 임명은 헌정질서와 여야 협치를 파괴하고 공정선거에 대한 국민 믿음을 파괴한 것”이라며 “여당 대선 캠프의 선거특보 출신이 선거관리실무를 장악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때 아닌 관권선거의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국회 청문회를 생략하고 선관위원을 임명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선관위 장악을 통한 부정선거의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연쇄 농성과 검찰 고발 등 전면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인 중앙선관위에 특정 정당에서 대통령 선거 참모로 뛴 사람이 국회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위원으로 임명됐다”며 “이는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한 사건으로 대통령의 국회 무시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인사검증의 완벽한 실패를 초래한 조국 민정수석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눈 뜨고도 현실 못보는 전쟁 당사국 향한 경고

    눈 뜨고도 현실 못보는 전쟁 당사국 향한 경고

    몽유병자들/크리스토퍼 클라크 지음/이재만 옮김/책과함께/1016쪽/4만 8000원1911년 이탈리아가 리비아를 침공했다. 지금은 세계사에서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는 이 전쟁에서 공중폭격이 처음 선보였고, 본격적으로 사용된 군용 탐조등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사상자를 낸 당대의 첨단기술이었다. 케임브리지대 역사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저서 ‘몽유병자들’은 1914년 1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에 있었던 유럽 각 국가의 상황에 주목하며 전쟁의 원인을 파헤친다. 1차 대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20세기를 폭력의 악순환으로 빠져들게 한 이 전쟁이 발발한 원인에 대해 유럽 역사학계에서는 개별 국가가 모두 책임이 있다는 집단책임론과 주요한 책임이 독일에 있다는 ‘피셔 테제’ 간 공방이 이어졌다. 이 같은 논쟁에 대해 저자는 전쟁 이전 일련의 사건들이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접근한다. 앞서 소개한 이탈리아의 리비아 침공은 발칸반도 국가들의 연이은 충돌로 이어졌고, 이는 1차 대전의 빌미가 됐다. 1차 대전은 삼국동맹(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이탈리아)과 삼국협상(영국·프랑스·러시아) 간 대결로 시작했다. 사실 독일에서는 러시아가 전쟁에 끼어들지 않을 것이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1914년 직전,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한 편의 ‘난투극’이었던 1912~1913년 발칸의 상황, 발칸에 대한 통제가 약화됐던 러시아의 혼란스러운 정세 등을 보면 왜 이 같은 예상이 빗나갔는지 조금 이해하게 된다.이탈리아의 리비아 침공 사건에서 당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의 명분 없는 행동을 묵인했다. 결국 이들 동맹이 사실 내부적으로는 허술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저자는 이탈리아에 맞선 리비아의 투쟁이 “현대 아랍 민족주의의 출연을 자극한 중요한 초기 촉매 중 하나였다”(395쪽)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1차 대전을 얘기하며 1914년 6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과 그의 부인 조피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에게 테러를 당한 ‘사라예보 사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페르디난트 대공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조피는 대공비 칭호도 얻지 못한 상황이었다. 대부분 누가 죽었는지보다는 사건 장소인 ‘사라예보’를 기억할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의 죽음이 어떻게 당시 유럽의 여론을 바꿨는지를 설명한 저자의 서술도 흥미롭다. 1차 대전이 실제 일어나기 전까지 유럽인들은 이 같은 대규모 전쟁을 상상하지 못했다. 전쟁이 나더라도 1년~1년 6개월의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자는 결국 당사국 모두가 눈을 뜨고도 눈앞의 현실을 보지 못하는 ‘몽유병자들’이었다고 지적한다. 전쟁의 원인이 아닌 과정을 집요하게 연구한 저자의 접근방식은 전쟁 발발 100주년을 맞은 2014년 1차 대전을 조명한 많은 신간 가운데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또한 이 책은 2017년 12월 북한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면담하며 건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북한의 핵개발이 몽유병자와 같은 행동에 불과할 것이라는 경고였겠지만, 이 책을 본 독자라면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국가가 몽유병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설지도 모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3·8의거는 4·19혁명 잇는 징검다리”

    “3·8의거는 4·19혁명 잇는 징검다리”

    “대구 2·28과 마산 3·15 학생의거 사이에 대전 3·8 학생의거가 있죠. 3·8의거가 4·19혁명을 잇는 징검다리인 셈입니다.” 김용재(75)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장은 24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4개 학생의거와 광주 5·18항쟁, 6·10 전국반독재투쟁을 포함한 6대 민주화운동 중 지난해 11월 가장 늦게, 충청권 첫 국가기념일 지정을 받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날 3·8기념탑을 세운 대전 서구 둔산동 둔지미공원 명칭이 국가지명위원회 가결을 거쳐 ‘3·8의거둔지미공원’으로 변경되자 “잊혀졌던 대전 학생의거가 자리를 좀 잡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3·8의거는 1960년 3월 8일 촉발됐다. 대전고 학생 1000여명이 ‘이승만 독재정권 물러나라’, ‘학원 자유를 달라’고 외치며 1㎞ 떨어진 한밭운동장까지 행진했다. 당시 대전고 2학년 진급을 앞뒀던 김 회장은 “대통령 선거 때인데 가정방문 온 교사로부터 자유당을 찍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돌아봤다. 사복경찰이 학교에 상주했다. 운동장 앞에서 행진을 막는 경찰과 육탄전이 벌어졌고 학생 80명과 이들을 선동했다는 빌미로 교사 2명을 붙잡아 갔다. 김 회장은 “기마부대와 학생을 잡아갈 트럭 100여대가 출동했고 소방차로 물을 뿌리며 진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문고, 호수돈여고 등 대전 8개 고교 학생들이 합동시위에 나서려고 했으나 사전 발각돼 봉쇄됐다. 학교마다 강제로 9일과 10일 시험일정을 잡아 학생들을 묶어 놓았다. 낙제제도 때문에 시험을 앞두곤 학생들이 꼼짝도 못했다. 그러나 집단적 학생시위는 대전역 주변에서 사흘이나 계속됐다. 교장이 각서를 쓰고 검거된 학생들을 데려왔다. 대전대 영문학과 교수를 지내고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으로 일하는 김 회장은 “3·8의거 참여 후 자유, 민주, 정의를 새기며 살아 왔다”며 “시민 모두 3·8의거를 알 수 있도록 계속해서 알리고 우리나라 민주화의 꽃도 더 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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