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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끼리처럼 부푼 다리도 ‘춤은 막을 수 없다’는 여성의 사연

    코끼리처럼 부푼 다리도 ‘춤은 막을 수 없다’는 여성의 사연

    코끼리처럼 부푼 다리도 춤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다는 여성이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타일러 톰슨(38)은 선천적으로 림프부종(Lymphoedema)을 가지고 태어났다. 림프부종은 림프관의 문제로 피하조직에 림프액이 축적되면서 부종이 생기는 희귀질환이다. 톰슨과 같은 유전성 림프부종은 출생시 혹은 출생 직후 부종이 발생하며 대부분 다리에 증상이 나타난다. 일생동안 계속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톰슨은 영아일 때 이미 일반 기저귀가 맞지 않을 정도로 부종이 심했다. 오른쪽 다리에 증상이 있는 그녀는 청바지를 입지 못하게 될 정도로 다리가 부어오르면 림프부종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톰슨의 어머니는 딸의 치료를 위해 안 다녀본 병원이 없을 정도지만 톰슨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됐다. 유전성 림프부종은 아직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다. FDA 승인 치료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압박밴드와 항생제 사용으로 부종의 증가나 감염 등 부작용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톰슨은 “다른 여자애들처럼 예쁜 다리를 갖기 위해 좋다는 치료는 다 해봤다. 하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톰슨은 실제로 19살 때 부종 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그때뿐이었다. 톰슨은 이제 몸무게가 200kg을 넘어설 만큼 부종이 커졌다. 그녀는 “만약 내가 이 병을 앓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뚱뚱해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끼리 같은 다리와 뚱뚱한 외모로 학교에서 줄곧 놀림감이었다는 톰슨은 나쁜 친구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병이 전염되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친구들에게 받은 상처는 연애에도 영향을 미쳤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접근한 남성이 있었지만 그녀 스스로 외모에 집착해 관계를 망치고 말았다. 그때 톰슨에게 위안이 된 게 춤이었다. 일자리는커녕 집밖을 나서는 것조차 어려운 그녀의 유일한 낙은 그저 모든 것을 잊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뿐이다. 춤을 추면서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그녀는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받아들이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매일 부종과 싸우는 일이 쉽지는 않다. 매일이 나와의 투쟁”이라고 털어놓은 톰슨은 “계속 두꺼워지는 다리를 지탱하기가 힘들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나는 매일 춤을 출 것이고 이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설] 민주노총, 투쟁 일변도로 고립 자초할 건가

    민주노총이 그제 여의도에서 탄력근로제 국회 통과 저지를 주장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국회 담장이 무너지는 등 큰 혼란이 벌어졌다. 김명환 위원장을 포함한 25명은 경찰에 연행된 뒤 이날 저녁 석방됐다. 충분히 이해한다. 현행 3개월인 탄력근로제를 6개월로 확대하면 노동 강도가 유지되면서 임금은 주는 불합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은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의 배경인 일자리 추가 창출 노력은 전혀 기울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 소위는 탄력근로 단위 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 내지 못하고 산회했다. 민주노총은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 개최 불발은 투쟁의 결과이며 민주노총 조합원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과연 그러한가. ‘승리‘라는 아전인수식 해석은 자유이지만, 향후 민주노총의 영향력 확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한다. 어제 오후 열린 제68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 집행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참가 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않아 사회적 대화 움직임 자체를 원천 차단했다. 지난 1월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를 위해 수정 안건을 냈던 언론노조, 보건의료노조 등은 이번에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 방침을 정한 김 위원장의 설득에 동의했다. 민주노총은 어제 ‘100만 민주노총’을 공식 선포했다. 1995년 출범했으나 한국노총과 ‘제1노총’을 다툴 만한 상황이 됐다는 의미다. 감격스럽겠으나 물리력 동원의 힘이 커졌다는 의미는 아니어야 한다. 조합원의 저변이 넓어진 만큼 대중성을 확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더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는 의미다. 갈등과 대립 속 물리력을 행사하는 투쟁 일변도의 사업 방식만 고집한다면 민주노총의 정당성은 물론 자칫 소속 조합원들로부터도 고립될 수 있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는 것이 마땅하다.
  • 민주노총, 대화 대신 투쟁 택했다

    민주노총, 대화 대신 투쟁 택했다

    민주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등 사회적 대화 참여 가능성을 닫고, 대정부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투쟁 수순을 밟는 민주노총의 행보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 추진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4월 총파업·총력투쟁 내용이 담긴 2019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임시 대의원대회에는 재적인원(1293명)의 과반을 웃도는 736명이 참석했다. 사업계획에는 ‘경사노위’ 또는 ‘사회적 대화’ 관련 내용은 빠져 있었다. 1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수정안으로 제출된 경사노위 관련 안건은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전날 국회 앞 시위 과정에서 연행됐다 밤늦게 풀려난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최저임금 추가 개악을 막기 위해 총력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직의 명운을 걸고 무기한 총파업을 해서라도 반드시 노동 개악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1월 대의원대회 때와 달리 이번 행사에서는 경사노위 참여를 주장하는 대의원들의 의견 표시가 없었다. 경사노위의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합의안 채택과 전날 집회에서 경찰과의 충돌 등으로 분위기가 굳으면서 대정부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포토] 세쌍둥이 자매 가정 방문, 민심 살피는 김정은

    [포토] 세쌍둥이 자매 가정 방문, 민심 살피는 김정은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을 행정구역으로 하는 삼지연군을 찾아 건설 중인 읍 지구 주택단지와 삼지연들쭉공장, 삼지연군 초급중학교, 삼지연감자가루생산공장 등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북미정상회담과 중국 방문 등 10여 차례의 외교일정과 각종 내부 대회 일정을 소화했지만, 경제현장 시찰은 이번 삼지연이 처음이다. 백두산과 삼지연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과 역대 최고지도자의 ‘백두산 혈통’을 의미하는 ‘혁명성지’이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고비마다 중대한 정책적 결단을 내리고 대내외에 자신의 의지를 과시하는 정치적 상징의 장소다. 연합뉴스
  • 국회 진입 시도하다 연행된 민주노총 조합원 전원 석방

    국회 진입 시도하다 연행된 민주노총 조합원 전원 석방

    여야가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을 “노동법 개악”이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된 민주노총 조합원 25명이 모두 석방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3일 밤 11시 10분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사를 마치고 석방됐다고 밝혔다. 자정을 넘긴 4일 0시 5분쯤에는 서울의 다른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다른 민주노총 조합원 24명도 조사를 마치고 석방됐따. 경찰은 김 위원장과 조합원 24명이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고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된 집회 참가자 외에도 채증자료 등을 정밀 분석해 추가 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민주노총 조합원 200여명은 국회 정문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 노동법 개악을 중단하라면서 항의 투쟁 집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국회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담장을 넘는 등 국회 진입을 계속 시도했다. 이를 막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전날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심사한 날이다. 그러나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산회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탄력근무제 단위기간 연장은 정부 스스로 추진해 온 노동시간 단축을 무력화하고 연장수당 등을 삭감해 과로사를 부추기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탄력근로제란 일이 많을 때는 법정 노동시간을 넘겨 일하는 대신 일이 적으면 노동시간을 줄여 주당 평균 노동시간을 최대 52시간(주 40시간+연장노동 12시간)으로 맞추는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는 노사 합의에 따라 최장 3개월 안에서 주당 평균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맞추면 된다. 그런데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지난 2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경사노위 합의안에 따라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투쟁의 길로 뛰어든 ‘임정’ 4인을 만나다

    투쟁의 길로 뛰어든 ‘임정’ 4인을 만나다

    이승만, 김원봉, 김구, 안창호. 출생도, 성장도, 추구한 독립 방법도 달랐다. 그러나 이들을 묶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상하이 임시정부’다. 이승만은 초대 대통령, 김구는 초대 경무국장, 안창호는 내무총장이었다. 김원봉은 의열단장으로 무력투쟁을 통해 임시정부를 도왔다.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에 인생을 던진 4인과의 가상 대화집 ‘내 직업은 독립운동이오’(들녘)가 최근 출간됐다. 서울신문 기자 출신 김문 작가가 4인을 현재로 불러내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각 인물을 상징하는 곳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예컨대 김 작가는 지난 3월 인왕산 전망대에서 이승만을 만났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독립운동 투신 계기, 상하이 임시정부에 가지 못했던 이유, 광복 이후 대통령 활동과 탄핵까지를 듣는다. 영화 ‘암살’로 최근에야 알려진 김원봉은 그의 고향인 경남 밀양에서 만났다. 검은색 양복에 시원시원한 인상의 청년으로 설정했다. 김원봉이 ‘의열단’이란 어떤 단체인지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 효창공원에서 만난 김구는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과정, 이봉창, 윤봉길과의 만남 등을 풀어낸다. 도산공원에서 만난 안창호는 임시정부를 나오게 된 계기 등을 단호한 어조로 설명하기도 한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재밌다’는 데 있다. 기자 시절 500명 이상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인터뷰했던 저자의 실력이 돋보인다. 인터뷰가 상당히 매끄럽고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인물마다 개성을 잘 살려내 그들이 당시 겪었을 법한 고뇌를 풀어낸다. 여기에 관련 학자 연구 결과를 꼼꼼히 덧붙여 자칫 엇나가지 않게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탄력근로제 반대” 민주노총 국회 진입하려다 무더기 연행

    “탄력근로제 반대” 민주노총 국회 진입하려다 무더기 연행

    오늘 임시 대의원대회 개최 불투명김명환 위원장 등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겠다며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현직 민주노총 위원장이 집회 도중 연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열리는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 차질이 예상된다. 민주노총과 경찰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 200여명은 오전 10시부터 국회 앞에서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 등 노동법 개악 중단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오전 10시 30분쯤 김 위원장 등은 국회 환노위 고용노동소위 참관을 요구하며 경찰 저지선을 뚫고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일부 조합원이 국회 울타리를 넘어뜨리거나 담장을 넘는 일도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신승민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2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민주노총 대변인은 “환노위 고용노동소위는 노동법 개악 강행의 분수령”이라면서 “소위에서 환노위 전체회의와 본회의까지 빠르게 개악안을 날치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회 진입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환노위는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 등 간부급 조합원들이 대거 체포되면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경찰이 긴급체포하면 최대 48시간까지 신병 확보가 가능하다. 대의원대회는 4일 오후 2시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못하면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이 대신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주노총 관계자는 “위원장이 연행된 상황에서 강행하는 것이 맞는지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美원폭에 日 항복했지만… 광복 직전 ‘독립작전’은 이미 시작됐다

    美원폭에 日 항복했지만… 광복 직전 ‘독립작전’은 이미 시작됐다

    “일본은 오늘 정오를 기해 미국에 항복한다.” 1945년 8월 15일 일왕 히로히토(1901~1989)가 떨리는 목소리로 종전을 선언했다. 광복을 기뻐하는 국민의 만세 소리가 거리에 가득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중국군으로부터 일본의 항복 소식을 전해 들은 김구(1876~1949)는 크게 낙담했다. 그는 회고록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일본의 항복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었다.” ●일본 항복 받아낸 미국의 ‘리틀보이’ 이날 히로히토가 발표한 종전 방송은 “짐은 제국정부(일본)로 하여금 미·영·소·중 4국에 대해 공동선언을 수락할 뜻을 통고하게 했다”로 시작한다. 히로히토가 말한 ‘공동선언’이란 1945년 7월 26일 발표한 독일 포츠담 선언을 가리킨다. 연합군이 일본에 항복을 권고한 이 선언에는 전후 일본 처리 문제 등이 담겼다.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은 이미 연합군에 항복했다. 포츠담 선언 당시 일본은 혼자서 연합군과 싸우고 있었다. 사실상 승패는 정해져 있었다. 일본이 항복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을 뿐이다. 결국 미국은 일본 도심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다.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코드명 ‘리틀보이’가, 9일 나가사키에 ‘팻맨’이 투하됐다. 10일 일본은 스위스에 있던 국제연맹(유엔의 전신) 본부에 포츠담 선언 수락 의사를 전달했다. 일본이 항복한 직접적 이유는 원자폭탄이라고 할 수 있다. 히로히토가 발표한 종전 방송에도 “적국은 잔학한 원자폭탄을 사용해 수많은 국민들을 살상하고 있다. 그 참상의 범위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이상 교전을 계속한다면 결국 우리 민족의 멸망을 초래하고 인류의 문명까지 파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폭탄의 위력을 짐작할 만한 구절이다. 민중운동가 함석헌(1901~1989)은 원자폭탄 투하 뒤 찾아온 광복에 대해 “도둑같이 뜻밖에 왔다”고 했다. 그만큼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뉴라이트’ 계열의 일부 학자는 “우리의 광복은 미국의 원자탄 두 발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정말로 우리는 미국의 폭탄이 없었다면 나라를 되찾지 못했을까. ●독립단체 “광복 위한 결정적 시기 온다” 확신 1930년대 후반부터 국내외 독립운동 세력은 일제가 패망하고 한국이 독립하는 ‘결정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다. 1941년 일본이 미국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며 태평양전쟁이 시작되자 이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전쟁을 일으킨 일본을 상대로 국외 무장운동 세력과 연합군이 한반도에 진격하고 동시에 국내에서도 폭동과 무장봉기에 나서면 충분히 독립을 쟁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32년 윤봉길(1908~ 1932)의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 의거 뒤 중국 각지를 떠돌다가 1940년 충칭에 터를 잡았다. 김구는 이때부터 한국광복군을 훈련시키며 국내에 진입할 준비를 했다. 광복군은 지청천(1888~1957)을 총사령관으로 1940년 9월 결성된 임정 최초의 정규군이다. 초기에는 장교 30여명으로 이뤄진 ‘사병 없는 부대’였다. 1942년 김원봉(1898~1958)이 조선의용대 300여명을 이끌고 합류한 것이 큰 힘이 됐다. 광복군은 1945년 4월쯤 340여명, 같은 해 8월 700여명 정도였다. 아무리 많아도 1000명을 넘지는 않았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일본군은 군속을 포함해 최대 750만명으로 추산된다. 임정이 일대일로 맞붙어 이길 상대가 아니었다. 일부 언론에서 “원자탄이 없었어도 김원봉 등 걸출한 혁명가들이 일본을 몰아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우리의 역량을 지나치게 과장한 것이다. 장세윤 동북아역사재단 수석 연구위원은 “광복군의 규모와 전투 능력을 아무리 높게 쳐도 일본을 몰아내기는 어려웠다. 광복군은 그저 항일투쟁의 상징적 존재였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일본군 750만… “광복군이 몰아내긴 힘들어” 그렇다고 임정이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체념에만 빠져 있었을까. 아니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 승전국 지위를 확보해 우리 스스로 독립을 얻어내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1944년에는 버마(현 미얀마) 임팔전투에 참가해 1945년 7월 일본군이 패배해 철수할 때까지 영국군을 도왔다. 1945년 8월 중국에 있던 미국 정보기구 육군정보전략본부(OSS)에서 광복군 38명이 특수요원 훈련을 마치고 국내 잠입을 기다렸다. 미군과 함께 한반도 진공 작전도 추진했다. 역사소설 전문 이원규(72) 작가는 “일본이 일주일만 늦게 항복해 광복군이 한반도에서 독립전쟁을 수행했다면 대한민국의 역사가 달라졌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43년 11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전후 일본 처리 문제를 두고 국제회담이 열렸다. 여기서 장제스(1887~1975) 중국 국민당정부 총통은 프랭클린 루스벨트(1882~1945)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1874~1965) 영국 총리의 반대를 물리치고 한국의 독립을 명문화했다. 김구 등 임정 수뇌부의 간절한 청원을 받아들인 것이다. 애초 한국은 카이로 회담의 논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장제스가 예외 조항까지 만들어 우리를 도왔다. 독립을 갈망하는 우리 민족의 염원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인도의 독립운동가로 훗날 총리가 되는 자와할랄 네루(1889~1964)는 한국을 “아시아 식민지 국가 가운데 열강에게 독립을 보장받은 유일한 나라”라고 부러워했다. 장 연구위원은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하지 않았어도 일본은 소련의 참전 등으로 결국은 패했을 것이다. 어찌됐든 당시 한반도는 (임정의 다각적 노력 등이 맞물려) 광복을 맞이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국 덕에 해방? 독립노력 폄하해선 안돼” 일부 학자들은 “연합국이 해방을 가져다줬다”고 말한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일제를 이길 힘이 없었고 국제사회도 임정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제패를 꿈꾸며 전 세계로 세를 넓혀 가던 강대국 일본을 우리 혼자 막지 못했다고 해서 독립을 위한 선조들의 노력을 폄하할 이유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연합국이 임정을 승인하지 않았던 것은 일본이 항복한 뒤 전리품을 더 많이 차지하려는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의 시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한시준(65)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해방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어느 나라보다도 오래 그리고 치열하게 일제와 싸웠다. 대한민국은 임정이 중심이 된 독립운동 세력의 길고 긴 투쟁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광복 이후 우리를 기다린 것은 ‘한반도 분단’이었다. 당시 소련은 8월 9일 일본에 선전포고한 뒤 거침없이 한반도로 진격했다. 당시 미군은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어 한반도로 바로 들어오기 어려웠다. 결국 미국은 소련에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한반도에 나눠 들어오자”고 제안했다. 당시 임시로 친 철조망이 지금까지도 한반도를 반으로 갈라놨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우리가 좀더 주도적으로 독립을 얻어냈다면 해방 이후 한반도 분단과 전쟁, 이념 갈등 등은 없었을 수도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노동법 개악 저지” 민주노총 국회 진입 시도…김명환 위원장 등 연행

    “노동법 개악 저지” 민주노총 국회 진입 시도…김명환 위원장 등 연행

    김명환 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여야의 ‘노동법 개악’을 막겠다며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3일 민주노총과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와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참관하겠다면서 경찰 저지선을 뚫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은 국회 환노위 고용노동소위가 열리는 날이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 외에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신승민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19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 조합원 200여명은 국회 정문에서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 등 노동법 개악을 중단하라면서 항의 투쟁 집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국회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담장을 넘는 등 국회 진입을 계속 시도했다. 이를 막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민주노총은 “오늘 열리는 환노위 고용노동소위는 노동법 개악 강행의 분수령”이라면서 “소위에서 여야가 합의하고 전체회의와 본회의까지 빠르게 개악안을 날치기할 가능성이 커져 국회 진입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간부들은 전날에도 환노위 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가 8명이 연행된 적이 있다. 전날 연행된 민주노총 간부들은 당일 석방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난 민심에 ‘휠체어 대통령’ 무릎… 독립투사·내란중재자 불명예 퇴진

    성난 민심에 ‘휠체어 대통령’ 무릎… 독립투사·내란중재자 불명예 퇴진

    차기대선일 연기에 반대시위 확산 군부까지 등돌리자 “28일 전 사임”독립투사, 내란 중재자로 존경받으며 20년간 집권했던 압델 라지즈 부테플리카(82) 알제리 대통령이 ‘노욕’ 때문에 결국 불명예 퇴진한다. 알제리 대통령실은 1일(현지시간)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공식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28일 전에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국영 APS통신이 전했다. 다만 구체적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차기 대선일을 미루면서까지 자리를 지키려 했던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퇴진 촉구 여론의 추이가 심상치 않은 데다 군부까지 등을 돌리자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지난 2월 10일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해 알제리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는 2013년 뇌졸중 발병 이후 휠체어 생활을 하면서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정상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알제리 전역에서 수십만명 규모의 반(反)부테플리카 집회가 열렸다. 부담을 느낀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그러나 대선일을 올해 말까지 연기하겠다고 밝혀 불에 기름을 부었다. 시민들은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공식 임기가 끝나는 28일 이후에도 대통령직을 유지하려 한다고 보고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아흐메드 가이드 살라 알제리 육군참모총장도 지난달 26일 “의회가 대통령의 직무수행 가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이던 1956년 무장투쟁에 투신한 독립투사다. 1962년 독립 당시 25세로 국회의원이 됐고 1963년에는 외무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정부와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 간의 내전이 9년째로 접어든 1999년 군부와 집권 민족해방전선(FLN)의 지지를 받아 70%의 득표율로 대통령이 됐다. 같은 해 10월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이슬람 반군 전원을 사면한다는 ‘특별 사면령’을 발표해 내전 종식에 기여했다. 윌리엄 로렌스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첫 걸음이나 시민들의 첫 번째 요구가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사임이라면 두 번째 요구는 국가 시스템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덕선 전 한유총 이사장 구속영장 기각…“다툼의 여지 있다”

    이덕선 전 한유총 이사장 구속영장 기각…“다툼의 여지 있다”

    유치원비를 전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덕선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수원지법 김봉선 영장전담판사는 2일 검찰이 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전 이사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는 구속에 필요한 충분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본건 범죄 사실의 성립에 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서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기망행위(허위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함)의 내용 및 방법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은 2017년 8월 감사 과정에서 이 전 이사장이 설립 운영자로 있는 유치원과 교재·교구 납품업체 간에 석연찮은 거래 정황을 포착했다. 도 교육청은 문제의 납품업체 6곳의 주소지가 이 전 이사장 및 그의 자녀 소유 아파트 주소지와 동일한 데다가 거래 명세서에 제3자의 인감이 찍혀 있는 점에 미뤄 부적절한, 혹은 허위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지난해 7월 이덕선 전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이덕선 전 이사장의 자녀가 감정평가액 43억원 상당의 숲 체험장을 사들인 것과 관련, 이덕선 전 이사장과 자녀 사이에 불법 증여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이덕선 전 이사장이 유치원 계좌에서 한유총 회비로 550여만원을 납부하거나 자신의 계좌로 750여만원을 이체한 사실도 고발장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덕선 전 이사장에 대한 소환조사 및 자택과 유치원 압수수색 등 수사 끝에 이덕선 전 이사장이 원비를 정해진 용도 외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덕선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앞으로 검찰의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도 고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 3월초 사상 초유의 사립유치원 등원 거부 투쟁을 주도했다가 정부의 초강경 방침과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단 하루만에 백기를 들었다. 그 여파로 한유총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름다운 세상’ 이청아 “나를 반성하고 돌아보는 기회”

    ‘아름다운 세상’ 이청아 “나를 반성하고 돌아보는 기회”

    JTBC 새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제작 MI, 엔케이물산)이 첫 방송까지 3일을 남겨둔 가운데, 박희순, 추자현, 오만석, 조여정, 이청아가 기대 포인트를 밝혔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들이 아들의 이름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드라마에서 이들은 함께 어떤 세상을 기대하고 만들어갈까. ◆ 박희순, “극중 누구와 가장 흡사할지 상상해보는 것.” 아들을 위해 진실을 찾으려 투쟁하는 아빠 박무진 역을 맡은 박희순. “행복했던 가족이 아들의 사건의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고통을 겪으며 점점 강해져 가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들이 어떻게 진정한 어른이자 올바른 부모로 변화하고 성장해 가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며, 인물들의 변화에 주목했다. 또한, 진실을 찾으려는 자들과 숨기려는 자들의 대립이 벌어지는 만큼 “시청자분들이 극중 누구와 가장 흡사할지 상상해 보는 것”도 기대 포인트라고 전했다. ◆ 추자현, “아픔보단 극복.” 진실을 찾기 위해 온몸으로 투쟁하는 엄마 강인하 역의 추자현. 아들이 사고로 생사를 오갈 때, 그 엄마의 심정은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드라마의 방점을 아픈 상처보단 극복에 찍었다. 아들 박선호(남다름)에게 벌어지는 사고로 화목한 가족의 일상이 무너지지만, 추자현은 “인하의 가족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고난과 극복의 반복 속에서 어떻게 행복을 찾는지가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또한 “대한민국 엄마들의 공감”에도 기대를 더했다. 선호의 사고가 마치 내 아이의 일인마냥 느껴지는 이 시대 엄마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 ◆ 오만석, “주어진 상황을 풀어나가는 과정.”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아빠 오진표 역의 오만석은 “진표가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고 풀어나가는지 그 과정을 유심히 살펴봐달라”고 전했다.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제각각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하나의 단면만으로는 정확하게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에 무진-인하와는 또 다른 성향을 가진 진표라는 인물이 선호의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기대 포인트. 또한, “나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 오만석의 전언은 다가올 첫 방송에 궁금증을 더했다. ◆ 조여정, “캐릭터 각자의 입장에 집중.” “캐릭터 각자의 입장에 집중해주시면 좋겠다”는 기대 포인트를 전한 조여정. 그녀는 아들의 죄를 덮기 위한 잘못된 선택으로 벼랑 끝에 선 엄마 서은주 역을 맡아 “순간적인 두려움과 피하고 싶은 무책임, 용감하기 어려운 순간들로 후회하고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하와는 또 상반되는 공감대를 자극한다. ‘아름다운 세상’은 같은 상황 속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나였다면 어땠을까’를 깊이 생각하게 만들 예정이다. ◆ 이청아, “나를 반성하고 돌아보는 기회” 무한 긍정의 소유자이자 선호의 친구 같은 이모 강준하 역의 이청아는 시청자들에게 남기는 아름다운 메시지를 기대 포인트로 꼽았다. ‘아름다운 세상’은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학교폭력을 소재로 삼았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나를 반성하고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함과 동시에 “다친 마음들에 위로가 되고, 나아가 작은 변화의 씨앗이 될 거라고 믿는다”며, ‘아름다운 세상’이 시청자들에게 들려줄 따뜻한 메시지를 기대케 했다. ‘아름다운 세상’, 오는 5일 금요일 밤 11시 JTBC에서 첫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언론전시회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언론전시회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 서울마당에서 열린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언론전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는 당시 언론에 보도된 애국선열들의 독립 의지와 항일 투쟁을 재조명한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코미디언이냐 노회 정치인이냐…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투표서 갈린다

    코미디언이냐 노회 정치인이냐…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투표서 갈린다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과 노회한 정치인이 우크라이나 대권을 놓고 겨루게 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열린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에서 코미디언 출인의 대선 후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30.4%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은 17.8%로 2위,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14.2%로 3위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이 2차 결선투표를 치러 다수 득표자가 당선된다. 따라서 1위 젤렌스키와 2위 포로셴코 대통령은 결선투표를 치른다. 결선투표일은 오는 4월 21일이다. 젤렌스키는 출구조사 결과가 알려진 뒤 “(기대했던) 일이 일어났다. 30.4%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결선투표에서 티모셴코 전 총리와 통합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누구와도 통합할 생각이 없다. 그런 주장은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미 오늘 스스로 승리(포로셴코 낙선)를 기대한 와중에 2차 투표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투쟁을 계속할 가능성을 준 데 대해 감사하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노선을 굳건하게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포로셴코 대통령의 결선 진출을 요란하게 보여주는 출구조사 결과는 우리 평가로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는 전적으로 주문되고 조작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젤렌스키 돌풍을 “포로셴코 행정부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국가 재정 낭비의 추문이 이어졌고 내부 갈등이 깊어졌다”면서 현 정부의 실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WP는 그러나 젤렌스키는 정치적 지도력을 검증받지 못한 후보라는 점을 지적했다. WP는 현지 전문가를 인용해 “젤렌스키가 어떤 대통령이 될지 지금으로서는 말하기 어렵다. 자신도 스스로 어떤 정치를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더 이상 못참겠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상화 촉구 집회

    이석주 시의원, 주민 400여명과 함께 서울시청 앞 집회에 참석하여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市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재개 강력촉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 정상화 촉구 집회’가 주민 400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3월 29일(금)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40년 전 준공된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추진을 위해 2016년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진행하고 총괄건축가의 자문을 받았으나 서울시는 2030 서울플랜 높이규정을 이유로 심의를 거절했고, 35층 수정안에 대해서는 부동산시장 안정화 등을 이유로 보류하면서 현재까지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기약 없는 심의지연에 뿔난 주민들은 재건축 사업의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서울특별시의회 이석주 의원(자유한국당, 강남6)은 이날 주민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하여 “2010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일방적 심의 지연으로 주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으며, 서울시가 요구한 국제현상설계 실시, 35층 층수제한, 기부체납 조건 모두를 수용했지만 돌아온 것은 부당한 사업 지연 뿐”이라며, “상식적인 절차가 통하지 않으니 투쟁을 통해 주민의 권리를 되찾아야한다”고 주민들을 격려했다. 집회종료 후 이어진 서울시 정무수석과의 면담에서 이 의원은 “서울시 집값 상승은 통합개발 추진 등에 기인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법도 명분도 없는 분풀이성 재건축 규제로 언제까지 은마아파트 주민의 권리를 제한할 것인가”라고 질타하며,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 관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속히 재개하여 재건축 사업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탄력근로제 폐기하라’

    [서울포토] ‘탄력근로제 폐기하라’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탄력근로제 폐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슬로바키아 첫 여성 대통령 된 정치 신인

    슬로바키아 첫 여성 대통령 된 정치 신인

    불법폐기물과의 투쟁…환경분야 노벨상 정경유착 질린 국민들, 두자녀 엄마 선택환경운동가 출신의 정치 신인이 동유럽 슬로바키아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 31일(현지시간) CNN 등은 슬로바키아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전날 열린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진보적 슬로바키아’의 주사나 카푸토바(45)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선관위는 전국 투표소 개표율 96.8% 기준으로 카푸토바 후보가 58.3%를 득표해 41.7%에 그친 연립정부 여당 사회민주당의 마로스 세프쇼비치 후보를 이겼다고 밝혔다. 이로써 카푸토바는 슬로바키아 제5대 대통령이자 첫 여성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그는 지난 14년간 수도 브라티슬라바 인근의 고향 마을 페지노크에서 불법 폐기물 매립 문제와 싸운 환경운동가다. 긴 법정 투쟁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매립 불허 판결을 받아내 2016년 환경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드만 환경상’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진보적 슬로바키아 당 부대표를 지낸 것 외에는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카푸토바는 두 자녀를 둔 이혼녀이며 동성애를 옹호하고 낙태 금지에도 반대한다. 슬로바키아가 카푸토바를 선택한 것은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분노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월 슬로바키아 정치인들과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의 유착 관계를 파헤치던 잔 쿠치악 기자가 피살당한 이후 정경유착 척결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계속됐다. BBC는 “카푸토바 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끌고 갔다”고 승리 이유를 분석했다.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자리라 실권은 총리에게 있다. 하지만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내각 구성 승인권, 헌법재판관 임명권 등을 가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카푸토바 당선자의 승리를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폴란드, 헝가리, 독일, 이탈리아 등의 포퓰리즘과 다르고 우익, 민족주의와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민주주의 훼손 호칭 ‘대통령’·성차별 언어 ‘미망인’… 바꿔야죠

    민주주의 훼손 호칭 ‘대통령’·성차별 언어 ‘미망인’… 바꿔야죠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으로 사회적 약속이지 진리가 아닙니다. 생각이 커져서 그릇에 담을 수 없다면 그릇을 바꾸면 됩니다.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신지영(52)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지난해 11월 출간한 ‘언어의 줄다리기’에서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과 호칭의 변화를 화두로 던졌다. 언어 표현 뒤에 숨은 의미를 연구해 온 국어·언어학자는 “무조건 바꾸자는 게 아니라 고민해 보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논의의 과정을 가져 보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바꾸는 데 거부감을 갖는다. 습관화되면 질문조차 하지 않게 된다. 더욱이 가족관계 호칭은 ‘전통’과 연계돼 있어 논란이 커질 수도 있다. 신 교수는 “전통에 대한 반발이라는 접근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문제 제기이며 언어는 맞다, 틀리다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누구나 쓰는 언어가 아니라 듣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고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적절한 말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언어의 줄다리기’라는 말이 신선하고 생소한데. “우리는 말을 할 때 어떤 말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음속으로 계속 고민한다. 타인과의 대화는 끌려가고 때로는 끌어당기는 과정의 연속이다. 마치 줄다리기 경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다리기는 사회 차원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익숙하게 쓰여 온 표현들이 지금 우리의 생각을 적절히, 잘 표현하고 있는지 의문을 던지는 모습은 마치 새로운 표현이 기존의 표현에 줄다리기 시합을 거는 것과 같다. 언어는 적절성을 따지는 대상이다. 어제의 생각과 오늘의 생각이 충돌하는 순간 줄다리기는 시작된다. 언어의 줄다리는 더욱 많아져야 한다.” -줄다리기의 결과는. “언어는 학습에 의해 습득되는데, 그 과정은 전적으로 ‘따라하기’다. 언어 표현이 숨기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생각과 관점을 지배한다. 언어 표현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이데올로기에 동의하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언어를 둘러싼 줄다리기를 관전하다 보면 사회를 읽을 수 있다. 사회가 고민하는 문제, 알지 못했던 함정 등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언어 감수성이 높아진다. 언어 감수성은 사상과 생각을 담고 있어 민감하다. 이전까지 관심이 없었던 표현들이 자꾸 거슬리게 되는데, 마음에 걸리는 표현이 많아지면 말을 조심하고 점검하려는 태도가 생겨난다.” -민주주의 훼손 단어로 ‘대통령’을 꼽았다. “미국의 ‘프레지던트’(President)는 봉건주의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제도로 뽑은 국가의 대표자에 대한 호칭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일본에서 봉건주의적인 세계관을 담아 대통령을 ‘크게 거느리고 다스리는 사람’으로 번역했다. 대통령은 봉건주의적인 이데올로기가 담긴 표현이다. 왕은 통치자고 백성은 통치의 대상인 것이다. 일본은 왕이 존재하는 나라지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를 대통령으로 부르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정면 배치된다. 더욱이 대통령은 일제 잔재로 순화 대상이다. ‘대체 호칭’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망인’은 성차별 언어이자 사라져야 할 언어라고 지적했다. “미망인(未亡人)은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아내를 지칭한다. 그런데 뜻이 고약하다.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이다. ‘과부’나 ‘홀어미’보다 고급스러운 표현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일 것이다. ‘춘추좌씨전’에 나오는데, 남편이 죽으면 따라 죽었던 중국의 순장제도에서 나왔다. 당연히 죽었어야 했는데, 살아남은 죄인으로 자신을 낮춰 표현한 것이다. 현재는 타칭으로까지 확대됐다. 미망인이나 과부라는 말은 사라져야 할 언어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몰카’(몰래카메라)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범죄행위인 ‘불법 카메라’가 정확한 말이다. 몰카는 예전 예능 프로그램도 있어 죄가 안 되는 놀이처럼 잘못 인식하고 있다. 세상은 결혼한 사람(기혼)과 아직 안 한 사람(미혼)만 존재할까. 이 표현 뒤에는 결혼에 대한 관습적인 세계관과 결혼에 대한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강조되고 있다. 결혼 여부가 그렇게 중요한지 반문하고 싶다.” -언어는 ‘사회적 약속’인데 바꾸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사회적 약속은 고정불변의 진리나 금과옥조가 아니며 불가침의 성역도 아니다. 언어는 사회 구성원 간 합의하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반면 합의 없이는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언어 변화의 방향과 속도는 전적으로 언어 사용자들의 의식 수준에 달려 있다. 일제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1996년 ‘황국신민의 학교’라는 뜻을 가진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이름이 변경됐다. 반대와 논란이 있었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언어가 지닌 문제는 언어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의식 수준이라는 아픈 결론에 이르게 된다.” -호칭, 특히 가족관계 호칭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조차 놀이터에서 처음 만나면 ‘몇 살’인지를 묻는다. 명함을 건넨 후 나이 등 신상 정보 파악은 의례적인 절차다. 한국 사람은 어떤 호칭을 쓸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민감하다. 세계 207개 언어 중 ‘공손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2인칭 대명사(YOU)로 타인을 지칭하지 못하는 언어가 7개가 있는데 한국어가 포함된다. ‘너’, ‘당신’이라고 말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시대의 변화에 따르지 못하는 대표적인 언어는 가족관계 호칭이다. 가족관계는 축소되는데, 호칭은 많고 여전히 복잡하다. 여성은 ‘출가외인’이라는 세계관과 남성 중심의 성차별적 요소가 더해져 피로감을 더한다. 남편의 남동생과 여동생은 ‘도련님’, ‘아가씨’로 존칭하는데, 아내의 형제는 ‘처남’, ‘처형(제)’으로 호칭한다. 관계는 언어로 시작하는데, 불편한 호칭은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화목한 가정을 위해서라도 바꿔야 한다. 공론화되면 합리적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시작이다.” -성문화된 어문 규정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2011년 8월 31일 ‘짜장면’이 해금됐다. 표준어로 인정되는 데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오랜 세월 사람들은 ‘자장면’이라고 쓰고 [짜장면]이라고 말했다. 돈가스와 버스도 같은 범주다. 어문 규정 때문이다. 짜장면은 규정에 없지만 오랜 투쟁을 통해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외래어표기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등 규정을 갖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남한과 북한뿐이다. 사전(표준국어대사전)이 만들어지면 사라졌어야 했다. 영어를 배울 때 사전으로 찾지, 철자법이나 발음법 원칙을 확인하지 않는다. 규정은 한국어 사용을 억압하는 수단이다. 폐지해 실제 사용되는 언어를 만날 수 있는 사전 중심 규범을 현실화해야 한다.”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신지영 교수는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언어 탐험가’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국어학자가 되겠다며 고려대 국문과에 진학, 박사 과정 수료 후 런던대에서 말소리의 방법을 공부했다. 귀국 후 음성공학과 언어병리학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2003년 모교 국문과 첫 여성 교수로 임용됐다. 신 교수는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려는 인문학자다. ‘쉬운 것은 재미가 없다’며 후배들에게 도전하고 멈추지 말며 고이지 말 것을 설파한다. ‘열자’에 나오는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 주는 친구, ‘지음’(知音)이라는 말을 좋아하고 아낀다. ‘한국어의 말소리’, ‘쉽게 읽는 한국어학의 이해’, ‘한국어 문법 여행’, ‘말소리 장애’ 등 저술을 통해 더 넓은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동숭학술논문상과 고려대 명강의상 등을 받았다.
  • ‘멘붕’에 빠진 뇌과학자 정신질환 투쟁의 기록

    ‘멘붕’에 빠진 뇌과학자 정신질환 투쟁의 기록

    2015년 미국 국립정신보건원 인간두뇌수집원 원장 바버라 립스카는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하고 무시무시하게’ 변했다. 동네에서 길을 잃어 집을 찾지 못하는가 하면 가족들에게 뜬금없이 화를 낸다. 머리에 바른 염색약이 줄줄 흘러내리는 줄도 모르고 동네를 하염없이 달리고, 전날 먹은 피자가 플라스틱 덩어리라는 생각에 누군가 자신을 독살하려 한다는 망상에 시달린다. 30년 이상 동물과 인간의 뇌를 해부하고 정신질환의 원인에 대해 연구하던 뇌 과학자의 정신이 붕괴했다는 징후였다. 흑색종이 뇌에 전이돼 곳곳에 종양이 생겼던 립스카는 결과적으로 1~2년 사이에 건강을 회복했다. 심각한 뇌 기능장애를 겪은 사람이 치료에 성공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터라 스스로도 극적이라고 여겼다. 자신의 특별한 경험을 다룬 이 에세이는 정신질환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던 한 생존자의 투쟁기인 동시에 불안·망상·분노·기억상실에 빠진 뇌에 대한 한 과학자의 탐구기다. 립스카는 정신질환을 직접 경험한 과학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신경과학적 지식을 바탕 삼아 생생하게 들려 준다. 뇌는 어떻게 정신질환을 만들어 내는지, 정신이 망가져도 알아채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기분은 어떤 것인지, 뇌는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지에 대해. 정신을 잃었다가 되찾은 이후 립스카는 다른 사람의 감정과 곤경에 더 세심하게 주파수를 맞추게 됐다고 한다. 무엇보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됐다는 그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여전한 사회에 중요한 깨달음을 안긴다. 암이 환자의 잘못이 아닌 것처럼 정신질환 역시 환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 정신질환자를 대할 때는 깊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화순군 ‘민주화운동 대부’ 홍남순 변호사 생가 복원

    화순군 ‘민주화운동 대부’ 홍남순 변호사 생가 복원

    1960~80년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고 홍남순(1912~2006) 변호사가 태어나고 자란 전남 화순의 생가가 복원된다. 홍 변호사의 광주시 동구 궁동 주택이 5·18사적지( 제29호)로 지정된 데 이어 그의 의로운 삶을 기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이 생기는 셈이다. 28일 전남 화순군에 따르면 오는 10월까지 도곡면 효산리 209 홍 변호사의 생가터(383㎡)에 목조 초가(84.24㎡) 형태의 집을 복원한다. 앞서 홍 변호사의 가족들은 현재 밭으로 이용 중인 생가터를 화순군에 기부했다. 화순군은 실시설계용역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착공, 10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군은 관련 사업비로 2억 6600만원을 확보했다. 군은 가족들의 기억을 살려 안채(51.84㎡)와 부엌·사랑채 등 최대한 원형을 살리는 형태로 꾸민다. 화순군은 이번에 복원되는 생가를 도곡면 일대에 이미 조성된 캠핑장·고인돌공원 등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 홍 변호사는 1960년 대일 굴욕외교 반대투쟁위원회 전남부위원장, 1969년 3선개헌 반대 범국민투쟁위원회 전남위원장, 1980년 5·18 수습대책위원을 지내는 등 제1세대 인권 변호사이자 ‘영원한 재야의 대부’로 통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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