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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공수처 합의안, 대통령 공약과 차이 있지만 찬성”

    조국 “공수처 합의안, 대통령 공약과 차이 있지만 찬성”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2일 여야 4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처리하기로 한 데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수처와 관련해 정당 사이에 존재했던 이견이 절충돼 타결됐다”며 “합의안은 그동안 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했고 문재인 대통령 및 민주당이 공약했고 법무부가 제시했던 공수처의 권한과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검사, 법관, 경무관급 이상 고위경찰 외의 고위공직자(각 부처 장·차관, 군 장성, 국정원 고위간부, 국회의원 등)의 범죄에 대해 공수처가 우선적 기소권을 보유하지 못하고, 재정신청권을 통해 검찰의 기소권을 간접적으로 통제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조 수석은 이어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더욱 확실히 분할하고, 공수처가 더욱 강력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민정수석으로서 이 합의안에 찬동한다”며 “법률은 정치의 산물이고, 정치는 투쟁과 타협을 본질로 삼는다”고 밝혔다. 또 “수사·기소·재판 등 국가형벌권을 담당하는 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 및 기소를 전담할 경우 경찰·검찰·법원의 문제점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해선 안 된다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고, 선거법 및 수사권 조정이라는 다른 중대한 입법과제의 실현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수석은 “일단 첫 단추를 꿰고 첫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여기까지 오는데 당·정·청 각각의 많은 노력과 상호 협력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내일 각 당의 의원총회에서 추인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며 “2020년 초에는 공수처가 정식 출범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 4대 방안 가운데 ▲국정원의 국내 정치 관여를 원천봉쇄하는 국정원법 개정안 ▲자치경찰제 실시·국가수사본부 신설을 위한 경찰법 개정안 등은 패스트트랙에 오르지 못했다면서 “다른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 두 과제 역시 잊지 않고 끈질기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이날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합의한 공수처법은 신설되는 공수처에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재정신청할 권한을 부여키로 했다. 다만 공수처가 수사하는 사건 중 판사, 검사, 경찰의 경무관급 이상이 기소 대상에 포함되면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등 검찰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당, 여야 4당 개혁법안 합의에 “20대 국회는 없다” 반발

    한국당, 여야 4당 개혁법안 합의에 “20대 국회는 없다” 반발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법안 등 주요 법안 처리 방식에 합의하자 자유한국당이 국회 일정 전면 거부 등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개혁 법안 처리 합의문이 발표된 직후 취재진에게 “선거제와 공수처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에 태우는 순간 20대 국회는 없다”면서 “의회민주주의가 조종을 울렸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저희는 앞으로 패스트트랙 등 모든 (개혁 법안 입법) 움직임에 대해 철저히 저지하겠다”면서 오는 23일 오전 10시 대책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총회 소집 사실을 알리는 문자를 통해 “비상상황인 점을 감안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하라”고 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이날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주요 개혁법안 처리와 관련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 4당은 지난달 17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간사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마련한 선거법 개정안에서 일부 조항만 수정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 개정안은 선거에서 각 정당의 득표율만큼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수를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수처와 관련해서는 기소권을 제외하고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했다. 단 판사,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이 연루된 범죄사건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공수처 설치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야 4당은 이번 합의문에 대해 각 당내 추인을 거쳐 오는 25일까지 정개특위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 적용을 책임지고 완료하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콜텍 노사, 해고자 복직에 잠정 합의…13년 만에 결실

    콜텍 노사, 해고자 복직에 잠정 합의…13년 만에 결실

    콜텍 노사가 13년 만에 정리해고 노동자를 복직시키는 데 잠정 합의했다.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오늘(22일)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본부에서 열린 교섭에서 노사가 복직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콜텍 노사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박영호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합의안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다. 합의안에 따라 13년째 복직 투쟁을 벌여온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 임재춘 조합원, 김경봉 조합원이 복직한다. 이들뿐만 아니라 복직 투쟁을 함께한 금속노조 콜텍지회 소속 노동자 22명도 해고 기간에 대한 소정의 보상을 받는다. 콜트는 세계 기타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하던 기타생산업체다. 전자기타를 생산하는 ‘콜트악기’와 통기타를 생산하는 ‘콜텍’으로 나뉜다. 콜트는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펜더와 깁슨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기도 했다. 성장세를 타던 콜텍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도네시아, 중국 등지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반면 국내 생산 규모는 줄였다. 2007년에는 인천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3분의 1을 해고하는 데 이르렀다. 같은 해 4월에는 대전 공장도 폐쇄하고 노동자 89명을 내보냈다. 이에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 지회장은 2008년 10월 14일 한강 망원지구의 송전탑에 올라 고공 단식 농성을 벌였다. 그해 11월에는 노동자들이 본사를 점거했다가 경찰특공대에 의해 강제로 해산되기도 했다. 한 노동자는 정리해고를 규탄하며 분신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2008년 5월 해고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듬해 1심에서 패했다. 곧바로 항소해 서울고등법원은 2009년 11월, 회사가 정리해고를 단행할 만큼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정리해고는 무효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상고심에서 다시 뒤집혔다. 2012년 대법원은 “회사에 경영상 긴박한 위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더라도, 장래에 닥칠 위기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사용자 측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파기 환송심과 재상고 기각 등을 거쳐 2014년 최종 확정됐다. 노조는 올해 ‘끝장 투쟁’을 선언하며 전국 콜트 기타 대리점 앞 동시다발 1인 시위를 비롯해 전방위로 회사를 압박했다. 또 본사 점거 농성과 임재춘 조합원의 단식 투쟁도 감행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첫 교섭에 이어 총 9차례 교섭 끝에 정리해고한 노조원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유치원 개학연기투쟁’ 한유총 설립취소…한유총 “소송낼 것”

    ‘유치원 개학연기투쟁’ 한유총 설립취소…한유총 “소송낼 것”

    교육청 “한유총, 유아학습권·학부모 교육권·사회질서 등 공공이익 심대히 침해”한유총 “개학연기투쟁은 준법투쟁”…“反민주, 공권력의 횡포” 정부가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립유치원에 도입하려는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에 반대하며 지난 3월 ‘개학연기 투쟁’을 벌였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설립허가가 취소됐다. 이에 대해 한유총은 “공권력의 횡포”라며 “행정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오후 용산구 사무실에 직원을 보내 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이로써 한유총은 사단법인으로서 법적 지위를 잃고 청산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달 5일 설립허가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공식 발표한 지 49일 만이다. 잔여재산은 한유총 정관에 따라 국고에 귀속된다. 서울시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 한유총은 민법 제38조에 따라 법인이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하거나 목적 외 사업을 하면 주무관청이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설립허가가 취소된 결정적 사유는 ‘공익을 심대하게 해치는 사실 행위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4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반대해 벌인 한유총 주도 전국 239개 사립유치원이 행한 개학연기 투쟁이 근거가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한유총의 개학 연기 투쟁은 헌법상 기본권인 유아 학습권, 학부모 교육권, 그리고 사회 질서 등 공공의 이익을 심대하고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구체적이고도 사실적인 행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해마다 반복하는 집단 휴업·폐원 예고, 온라인입학시스템 ‘처음학교로’ 참여 집단 거부, 집단적인 ‘유치원 알리미’ 정보 부실공시 및 고의 자료 누락 등도 공익을 해치는 사안으로 거론했다. 또 집단 휴·폐원 추진 시 궐기대회 등 집단행위를 벌인 것은 ‘정관상 목적 외 사업수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교육청은 한유총이 정관을 임의로 고쳐 해마다 일반회비의 절반이 넘는 3억원 안팎 특별회비를 모금한 뒤 이를 토대로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가 금지된 사립유치원장들을 참여시켜 벌인 집단행위는 ‘사적 특수이익 추구 사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교육청은 “공익침해 상태를 제거하고 정당한 법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가 긴요하게 요청되는 상황”이라면서 “학부모 불안감을 해소하고 유아교육의 안정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허가 취소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남은 절차는 법인 청산과 해산이다. 민법 제95조에 따라 법원이 검사·감독한다. 한유총이 법적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오는 7~8월쯤 법인 청산·해산이 완료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법인 해산 및 청산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유총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8일 열린 청문에서 설립허가 취소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궐기대회 등 집단 행위는 “유치원 진흥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행위로 원장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유총은 즉각 반발했다. 한유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의 설립허가 취소처분에 대해 “공권력의 횡포”라고 반발했다. 한유총은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은 민간을 향한 국가권력의 부당한 횡포”라면서 “반(反)민주주의적인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취소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설립허가 취소의 본질은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민간단체를 공권력으로 강제해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유총은 교육청이 ‘공익을 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설립허가 취소 사유로 든 ‘개학연기 투쟁’에 대해 “개학일은 유치원장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서 준법투쟁임을 거듭 밝혔다. 또 “서울시교육청의 주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부정하는 초법적 권력남용”이라면서 “과거 어떤 정권도 시도하지 않았던 반민주적 처사”라고 덧붙였다. 한유총은 이르면 이번 주 서울행정법원에 설립허가 취소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낸 뒤 취소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 소송은 앞서 교육청 청문 때부터 한유총 대리인으로 참여한 정진경 정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가 맡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엄마도 스마트폰 쓰지마” 초딩과의 전쟁

    [우리둘은1학년]“엄마도 스마트폰 쓰지마” 초딩과의 전쟁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딸이 나를 노려본다. 길 한복판에 갑자기 우뚝 서더니 저런다. 질세라 나도 그 버릇없는 시선을 냉랭하게 받아친다. 행인들이 우리 모녀를 힐끔거린다. 또 시작이다. ‘스마트폰 사줘’ 전쟁. 씩씩거리며 앞질러 걷던 딸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온갖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했다. 말끝마다 “짜증나”가 붙었다. ‘쯧쯧. 저 성질머리, 누굴 닮은 거야?’ 투정을 온화하게 받아줄 생각은 없었다. 딸의 행동을 모른척하며 방에 들어가 책을 읽었다. 아이 스스로 흥분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했다. 30분쯤 지났을까. 딸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제야 이성적인 대화가 시작됐다. 딸: 지훈이(가명)가 학교에 스마트폰을 들고 왔어. 엄마가 사줬대. 나도 사주면 안 돼요? 나도 갖고 싶단 말예요. 네? 네?(딸은 필요할 때만 존댓말을 쓴다.)나: 반에 스마트폰 있는 친구가 몇 명이야? 24명 중에서 20명이 사면 너도 사줄게.딸: 왜 친구들 살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딸은 내 제안을 단박에 거절하곤 방을 나가버렸다. 첫 번째 협상이 결렬됐다. ●“반 친구 절반이 사면 너도 사줄게” 10여 분 뒤 딸은 쭈뼛거리며 방으로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소리는 참 잘한다. 두 번째 협상이다. 먼저 사과했으니 엄마로서 성의는 보여야겠지.나: 엄마는 솔직히 스마트폰 안 사주고 싶어. 사주면 매일 그것만 들여다볼 것 아냐. 그렇지만 반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다 갖고 있어서 그걸로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는데, 너만 스마트폰이 없어서 소외된다면 엄마도 속상할 것 같아. 그러니까 네 반 친구 15명이 스마트폰을 산다면, 엄마도 사줄게.딸: 그건 너무 많잖아. 언제까지 기다려.나: 엄마도 양보했는데, 너도 양보해야지.딸: 아 몰라! 안 해! 또다시 결렬. 세 번째 협상은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시작됐다. 나는 모질지 못한 엄마다. 스마트폰 구입 조건을 ‘반 친구 12명이 샀을 때’로 다시 낮춰 제시했다. 대신 단서를 붙였다. 나: 엄마, 아빠가 생각하기에 네게 스마트폰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전이라도 사줄 수 있어. 그렇지만 엄마, 아빠가 보기에 너무 이르다 싶으면 사주지 않을 수도 있어. 이미 딸의 귀에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듯했다. 아이는 스마트폰이 있는 반 친구를 손에 꼽아보곤 “이제 9명만 모으면 되겠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해맑게 말한다. “엄마, 간식 주세요.” 이번 전투는 1시간으로 끝났다. 하지만 종전이 아니라 불안한 휴전이란 건 나도 알고 딸도 안다. 딸은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유치원 친구들이 키즈폰을 목에 걸거나 손목에 차고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떼를 쓰며 성화를 부렸다.●‘스마트폰 중독자’ 엄마 닮으면 어쩌나 중학교 2학년 때 삐삐를 사고, 수능 끝난 고3 겨울방학에 플립을 열면 안테나가 자동으로 스윽 올라가는 핸드폰을 처음 산 나는 그로부터 20여년 뒤 스마트폰 중독자가 됐다. 1년 4개월 전 온라인뉴스부로 소속을 옮긴 뒤 중독 증세는 날로 심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수시로 들락거리고, 인터넷 기사 댓글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과 인스타그램도 ‘분’ 단위로 확인한다. 유튜브 중독도 중증이다. 샤워도 동영상을 자동 재생시켜놓고 할 정도니 말 다 했지.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에는 최대한 신경 써서 자제한다고 하지만 딸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엄마를 자주 봤을 것이다. 아이는 이런 나의 약점을 어김없이 파고든다. 딸이 “엄마도 스마트폰 만날 하잖아. 나 안 사줄 거면 엄마도 하지마!”라고 소리치면 반박할 말이 없다. 나의 심각한 스마트폰 중독증은 역으로 딸에게 절대 스마트폰을 사주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나랑 똑 닮은 녀석인데, 스마트폰을 사주면 ‘백이면 백’ 나처럼 중독될 게 분명하다. 자녀와 이런 전쟁을 벌이는 부모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초등생은 물론이고 유아와 영아들까지 스마트폰 노출이 심각하다는 통계와 연구, 기사들이 넘쳐나는 걸 보면. ●초등 저학년 스마트폰 보유율 37.2% 휴대전화를 쓰는 초등학교 저학년(1~3년)은 해마다 늘고 있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0월 펴낸 ‘어린이와 청소년의 휴대폰 보유 및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 저학년생의 휴대전화 보유율은 2015년 40.8%에서 2017년 52.4%로 늘었다. 일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은 줄었는데 스마트폰 사용자는 2015년 25.5%에서 2017년 37.2%로 빠르게 늘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게임(30.2%), 동영상(22.8%), 카카오톡 등 인스턴트메신저(20.7%) 순이다. 초등 고학년(4~6년)으로 올라가면 게임 이용률(36.5%)이 압도적이다. 특히 초등 고학년의 스마트폰 게임 이용률은 중학생(30.8%), 고등학생(14.2%)보다 높고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9.9%)의 3.6배에 이른다. 이런 통계를 보면 역시 스마트폰을 사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성적 오른 보상으로 사주면 안돼 주변만 봐도 적지 않은 집이 스마트폰 때문에 아이와 갈등을 겪는다. 3년 전 만난 한 취재원은 자녀가 다섯 명이었다.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아직 스마트폰이 없다고 했다. 아이는 몹시 원하지만 절대 사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나이 때에는 ‘책’이 최고라는 게 그의 확고한 지론이었다.전문가들도 아이에게 최대한 늦게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2015년 12월 24일 보도된 EBS 뉴스에 따르면 너무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에 빠지면 뇌가 균형적으로 발달하지 않고 정보를 통합하는 사고력이 떨어져 주의력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저학년 어린이는 스마트폰 중독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스마트폰을 사줄 때에도 잘 사줘야 한다고 뉴스는 전했다. 성적을 조건으로 걸고 보상으로 스마트폰을 사주면 아이가 부모의 사용 통제를 부당한 간섭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와 대화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고 지키도록 유도하라는 조언이 뒤따랐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고등학교 동창의 얘기는 좀 달랐다. 친구는 올해 초 딸에게 스마트폰을 사줬다. 아이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학원 스케줄을 알려주는 용도라고 했다. 반 친구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는 것도 이유였다. 그렇지만 아이가 스마트폰에 매달리는 일이 좀체 없다고 한다. 카카오톡을 쓰지만 친구들의 메시지를 읽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읽어도 답장을 안 하고 관심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남편의 후배 부부는 우리처럼 1학년인 첫째 딸을 두고 있다. 그 집도 스마트폰을 사달라는 딸의 투쟁을 힘겹게 막아내고 있다. ●‘1633 콜렉트콜’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까 그 집 부부는 딸 아이 반 친구의 3분의 2 이상이 스마트폰을 샀을 때, 딸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겠다고 했다. 우리 부부의 생각과 비슷하다.남편과 나는 스마트폰을 필요악으로 보고 있다. 최대한 늦게 사주겠다는 목표이지만 오는 6월 내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하면 안전관리 차원에서 휴대전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 학교 돌봄교실과 학원을 아이 혼자 오가야 한다. 아이가 뜻밖의 상황에 부닥쳤을 때 스마트폰으로 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기엔 스마트폰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 그래서 남편은 구형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주고 전화와 문자만 쓰게 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일단 복직하고 나서 상황을 보자”며 최종 결정을 미뤄뒀다. 딸은 스마트폰, 키즈폰이 없어도 나에게 수시로 연락을 한다. 학교 공중전화로 콜렉트콜(수신자 부담전화)을 거는 것이다. 휴대전화에 1633번으로 전화가 걸려와서 스팸 전화인 줄 알았더니 딸이 “엄마 나야” 소리쳐서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각 초등학교에는 비상시에 대비해 콜렉트콜 전화기가 복도에 마련돼 있다고 한다.딸은 그 뒤로 하교 시간과 장소를 확인한다는 목적으로 매일 전화를 한다. 한번은 부재중 전화가 4번 찍혀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다. ‘무슨 일이 있나. 담임 선생님께 전화해볼까’라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5번째 전화가 걸려왔다. 딸: 엄마, 나 오늘 진영(가명)이랑 놀이터에서 놀다갈게.나: 안돼. 집에 와야지. 후문에서 5시에 만나.딸: 알았어. 끊어, 엄마. 딸과의 통화는 대개 이런 식이다. 군대 간 남자친구도 아니고 콜렉트콜이라니…. 게다가 90초당 265원, 통화료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스마트폰 사달라고 조르는 것보다는 한결 낫지 싶다. 이놈의 스마트폰 전쟁은 또 언제 터질까. 딸의 콜렉트콜을 기다리며 생각해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슬기로운 급식생활”입니다.
  • 나경원 “공수처는 ‘민변 게슈타포’될 것”…민주 “저급한 막말 대잔치”

    나경원 “공수처는 ‘민변 게슈타포’될 것”…민주 “저급한 막말 대잔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2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에 대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으로 가득 채워진 한국판 게슈타포가 연상된다”고 밝혔다. 게슈타포는 독일 나치 정권의 비밀경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지난 주말 광화문 장외집회에 대해 “저급한 막말 대잔치”라고 맞받아쳤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 설치는 공포정치 시대의 개막”이라면서 “검사·판사·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 기소권을 주겠다는 공수처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대통령 하명 수사가 이뤄질 게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와 공수처의 밀실거래 야합정치는 4월 국회뿐 아니라 20대 국회를 마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상적 반민주정치에는 비상적 대처만이 답”이라면서 “일방통행식 독주의 정치를 계속한다면 지난 토요일 집회의 수백·수천배의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생을 외면하고 다음 총선에서 밥그릇을 늘리려고 혈안이 된 여당과 일부 야당이 국회를 파행으로 끌고 가고 있다”면서 “행정부 독재를 정당화하는 의회 쿠데타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대통령 황제 권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면서 “야당을 분열시키고, 여당의 2중대·3중대를 양산해 의회의 행정부 견제를 무력화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 포기와 인사 참사에 대한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하면 여야정 대화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잘못을 바로잡지 않고 독재적 행태를 계속한다면 더 많은 국민이 거리를 메우고 청와대로 진출할 것”이라면서 “우리 당은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이 제자리로 올 때까지 국민과 함께 강력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 “민심의 분노를 가라앉힐 유일한 방법은 잘못된 인사를 철회하고, 책임자를 파면하며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책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열린 한국당의 광화문 장외집회와 5·18 망언 의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를 겨냥해 “극우세력과 태극기 세력을 위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광화문에서 저급한 막말 대잔치를 했다”면서 “황교안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저열하고 치졸한 험담을 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통령의 노력을 구걸이라 폄훼했다”고 맹비난했다. 홍 원내대표는 “망국적 색깔론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기 위한 선동도 서슴지 않았다. 전형적인 구태정치이자 후진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와 한국당은 여전히 80년대 낡고 음습한 수구냉전 시대에 살고 있다. 색깔론이 아직도 먹힐 거라 생각하는 외줄 타기 정치에 모든 걸 걸고 있다”면서 “구태정치와 선동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한국당의 5·18 망언 징계에 대해서도 “유족을 모욕하고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한 범죄적 망언 징계가 고작 3개월 당원권 정지와 경고인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망언과 막말을 저지할 유일한 방법은 국회 퇴출이다. 스스로 자성과 반성을 거부한 만큼 국회 차원에서 의원 중징계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한국당 ‘행동 투쟁’, 어떤 명분에도 정국 파행은 안 돼

    자유한국당이 그제 서울 광화문에서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첫 장외 집회를 열었다. 그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방문 중 전자결재로 ‘35억 주식’ 논란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하자 한국당은 장외 투쟁을 하겠다며 반발했다. 황교안 대표는 페이스북에서도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겠다”는 강경 선언을 했다. 실제로 주말 한국당의 장외 집회에서는 수뇌부가 “좌파독재 심판”, “북한과 적폐청산만 이야기하는 ‘북적북적 정권’” 등 색깔론을 꺼내 지지자들의 ‘묻지마 결속’을 부추겼다. 이대로 또 정치가 심각하게 퇴행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문 대통령이 이미선·문형배 재판관을 임명함에 따라 현 정부 들어 국회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고위공직자는 15명으로 늘었다. 한국당 등 야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청와대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인사 조치는 여론의 지탄을 피하기 어렵다. 청와대와 여당은 그에게 결격사유가 없다지만, 헌법재판관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 눈높이와는 거리가 동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니 한국당의 반발을 덮어 놓고 탓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정국 경색의 근본 책임은 후보자들의 인사검증에 줄줄이 실패한 청와대에 있다고 봐야 한다. 청와대에 각성을 촉구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기는커녕 말짱만 끼고 있었던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 한국당의 강경 투쟁 선언에 “어깃장 정치 집단”이라고 뒤늦게 공격하지만, 그렇게 비판할 자격은 적어도 지금 민주당에는 없다. 청와대와 여당의 일방통행식 국정은 다수의 국민 눈에는 독선과 오만으로 비친다. 그렇더라도 민생정치는 손놓고 강경 대여 투쟁에 들어가겠다는 한국당의 자세도 합당해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5·18 망언을 두 달이나 뭉개다 솜방망이 징계로 넘어간 행태에 가뜩이나 공분이 쏟아진다. 여야 어느 쪽도 자격이 한참 모자란다. 민생 현안을 팽개치면서까지 정치 셈법에만 골몰하는 정당이 어디인지 여론이 꿰뚫어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민생 팽개친 4월 국회…與는 협치 불능, 野는 강경 장외투쟁

    민생 팽개친 4월 국회…與는 협치 불능, 野는 강경 장외투쟁

    “文, 경제 외교 안하고 北제재 해제 구걸” 민주당 “제1야당 책임감 내동댕이쳤다” 여야4당 패스트트랙도 정국 경색의 뇌관 오늘 여야·국회의장 의사일정 합의 시도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사 대립 속에 출발한 4월 임시국회가 청와대의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강행으로 결국 멈춰 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협상 능력 제로(0)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협치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에 나서며 처리가 시급한 민생 법안 처리를 외면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22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회동을 통해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타결 전망은 어둡다. 주말 동안 한국당이 고강도 장외투쟁을 벌이면서 여야 갈등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규탄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가는 데마다 ‘북한 제재 해제해 달라’ 이렇게 구걸하고 있다”며 “경제 살릴 외교는 전혀 하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을 ‘김정은 위원장 수석 대변인’으로 표현한 데 이어 황 대표까지 비슷한 발언을 하자 청와대와 여당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구시대적 색깔론이며 공당 대표의 발언인지 의심된다”며 “과거에 사로잡힌 모습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황 대표야말로 어째서 제1야당의 책임감은 내동댕이치고 태극기·극렬극우세력과 토착 왜구 옹호세력의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도 경색된 정국을 더욱 얼어붙게 할 또 하나의 뇌관이다. 여야 4당은 이번 주 중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에 대한 최종 조율을 마치고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한국당은 제2, 제3의 장외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집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수처 패스트트랙을 한다면 우리는 이제 국회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거대 양당이 정쟁에만 힘을 쏟는 사이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법 개정안, 유치원 3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먼지만 쌓였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이 번갈아 가며 ‘혹세무민 정치’를 펼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야 갈등으로 문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앞서 제시했던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가동도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 재판관 임명으로 정국을 완전히 꼬이게 만들고 나서 한마디 하는 게 여야정 협의체인가”라며 “뺨 때리고 나서 바로 화해하자는 것과 똑같아 진정성이 0%”라고 말했다. 그동안 여야정 협의체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던 바른미래당도 입장을 선회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를 임명한 건 정부·여당이 여야정 협의체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며 “정부가 야당을 들러리 정도로 생각한다면 만남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소련에 반기 든 1956년 김일성처럼… 장기전 대비하는 김정은

    소련에 반기 든 1956년 김일성처럼… 장기전 대비하는 김정은

    반대파 제거하고 자주·자립 행보 나서 北 “오늘의 정세가 그 나날 돌아보게 해” 하노이 결렬 후 조부처럼 자력갱생 강조북한 매체가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자력갱생’ 전략과 김일성 주석의 1956년 ‘자주·자립’ 행보를 동일시하면서 북한이 장기전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21일 ‘위대한 당을 따라 총진격 앞으로’라는 글에서 “강도적인 요구를 내세우는 적대세력의 책동으로 조국과 인민 앞에 시련과 난관이 끊임없이 조성되고 있는 오늘의 정세는 1956년의 그 나날을 돌이켜 보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만 리 장정에 올랐던 우리 수령님(김일성)께서 무거운 마음을 안고 조국에 돌아오시었던 그 준엄했던 1956년”이라고 덧붙였다. 하노이 회담에서 빈손으로 귀국한 김 위원장의 현 상황을 동유럽 사회주의국가 방문 일정 중 급거 귀국했던 김 주석에게 빗댄 것이다. 당시 김 주석은 ‘연안파’와 ‘소련파’가 ‘중공업 우선 노선’을 수정하라는 소련 지도부에 순응해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소식을 듣자 일정 중단 후 귀국했고 8월 전원회의를 열고 반대파를 제거했다. 당시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공산당 총비서가 ‘중공업 우선 노선’을 주창하는 북한에 경공업 발전을 요구했는데 김 주석이 듣지 않자 반대파를 지원한 것이다. 이후 북한은 소련에 대한 사대주의를 배격하고 자주성을 강조했다. ‘8월 종파사건’으로 지칭하며 김 주석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꼽는 이때가 북미 협상이 결렬되고 대북제재가 지속하는 현재의 정세와 같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첫 문장에서도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실현하는 데서 우리 앞에 나서는 기본투쟁과업은 사회주의 강국 건설 위업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주의 국가건설사상은 김 주석의 자주·자립 행보를 담은 것으로 정치에서의 자주, 경제에서의 자립, 국방에서의 자위 등이 그 내용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대북제재를 넘어설 수단으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김 주석도 당시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부각하며 천리마운동을 탄생시켰고 북한은 이때 국민소득이 2.1배 증가하는 등 고도성장을 이뤘다는 입장이다. 할아버지와 같은 길을 가면서 경제적 발전과 함께 내부 결집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현 국면은 김 주석 때처럼 외교적 고립의 시기이며 국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이미 밝힌 대로 올해까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다려 보겠지만 아니라면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LA폭동 27주년, 우정 문화 축제 열린다

    LA폭동 27주년, 우정 문화 축제 열린다

    1992년 4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벌어진 LA 폭동 27주년을 맞아 ‘우정 문화 축제’가 열린다. 이는 당시 폭동이 한흑(韓黑) 갈등으로 번지면서 한인 업소 2300여곳이 불에 타거나 약탈당하는 등 재미 한인사회에 큰 상처를 안겼다. 따라서 이번 축제는 다민족·다인종 간 문화 교류 증진으로 이 같은 비극적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LA한국문화원은 4·29 LA 폭동 27주년을 맞아다. 음악과 무용을 통해 한인과 흑인, 중남미, 아시안 커뮤니티 간에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문화원 관계자는 “다민족 공연가들이 함께 참여해 평화와 조화 속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쳐 의미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무용가 김영주와 소프라노 여선주, 흑인 안무가 팻 테일러, 제임스 매퀸, 남미계 미국인 소냐 오초아, 중국계 미국인 댄서 스테파니 청 등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공연 시작은 흑인 시인이자 여성시민운동가인 마야 안젤루를 기리는 무용작품 ‘마야 안젤루 모음곡’으로 장엄한 여성의 투쟁과 승리를 관객에게 전한다. 무용가 김영주가 슬픔을 환희의 세계로 승화시키고 인간의 감정을 아름다운 춤사위로 표현한 ‘살풀이’, ‘오고무’를 통해 한국 전통춤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위진 문화원장은 “이번 공연은 4·29 LA 폭동을 되새기며 화합이란 주제로 다인종 다문화 사회에서 조화와 균형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나누고자 마련됐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장외투쟁’ 황교안 “문 대통령에게 속았다…더는 말로 안해”

    ‘장외투쟁’ 황교안 “문 대통령에게 속았다…더는 말로 안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말로 하지 않겠다. 이제 행동으로 하겠다”며 대규모 장외투쟁의 지지층 규합에 나섰다. 황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무능과 오만, 문재인 세력 그들만의 국정 독점, 그 가시 꽃들의 향연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을 언급하며 “인사 대참사가 발생했고 인사 독재를 보았다”면서 “속았다. 저도 속고 우리 당도 속았다. 우리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사람이 먼저다’ 등의 문 대통령의 구호를 언급하며 “모두가 거짓말이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발언은 2008년 3월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소속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의 총선 공천이 공정하지 않다며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말한 것을 차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규합해 ‘반문(반문재인) 전선‘을 강화하고 집회의 동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황 대표는 “국민을 마치 조롱하듯 깔보듯 무시했고, 민생의 엄중한 경고도 묵살했다”면서 “오직 국민의 명령에 따라 국민만을 바라보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역설했다. 황 대표는 오는 20일 대규모 집회의 시간과 장소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 이미선 임명 강행에 극한 대치하는 여·야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주식 보유 논란에 휩싸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전자결재 방식으로 강행하면서 야권은 장외 투쟁까지 동원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여야의 대립 국면이 계속되면서 4월 국회도 빈손 국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전자 결재를 통해 이 재판관과 문형배 재판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두 사람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는 이 재판관의 주식 과다 보유 논란으로 여야가 대립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일제히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성토하고 나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제1야당과 다른 야당의 반대에도 무모한 인선을 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했다. 김현아 한국당 대변인도 “문 대통령의 이미선 후보자 헌법 재판관 임명은 국회 포기 선언인 동시에 국민과 야당을 거리로 내모는 폭거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20일 오후 1시30분 서울 광화문에서 1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장외투쟁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를 연다. 청와대 인근인 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도 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은 “여야정 상설 협의체는 물 건너갔다”고 유감을 표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야당을 무시하면서 ‘협치‘를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표리부동일 뿐”이라고 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 역시 “절반의 국민이 부적격이라고 판단한 후보에 대한 임명 강행은 앞으로 개혁 추진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임명에는 문제가 없다며 야권의 주장은 정치공세라는 입장이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내부 정보를 주식 투자에 이용해 사익을 취한 것도 아니고 작전 세력 마냥 불법적으로 주가 조작을 한 것도 아닌데 주식 투자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과도한 정치공세”라며 “문 대통령이 하는 것은 뭐든지 반대하는 어깃장 정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을 향해 “다섯 달째 일은 안 하고 정쟁만 하더니 이제 장외투쟁까지 한다고 한다”며 “자신들 마음대로 일해야 할 국회를 멈추는 게 오만이고,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정쟁만 일삼는 게 불통”이라고 비판했다. 여야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추가경정예산안과 민생 법안 등 현안이 산적한 4월 국회에도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여야는 아직 4월 국회 의사일정에도 합의하지 않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출국 전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가 가동될지도 미지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문재인 정부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 1박 2일 투쟁 나선 장애인 단체

    “문재인 정부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 1박 2일 투쟁 나선 장애인 단체

    ‘장애인의 날’ 앞두고 광화문에서 규탄 결의대회…“함께 살아갈 세상 만들어달라”‘장애인 거주시설은 감옥’ 쓰인 검은 현수막 달고 장례식 퍼포먼스마로니에 공원으로 행진…1박 2일 노숙 투쟁 나서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시민사회단체는 “문재인 정부의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 폐지”라고 주장하며 1박 2일간 집중 투쟁에 나섰다. 장애·인권·노동·사회 분야 1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공투단)은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공투단은 “장애등급제가 국내에 도입된 지 31년 만에 폐지된다고 하지만, 실제 장애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방향과 거리가 멀다”면서 “적절한 지원책이 없는 상황에서 장애인은 여전히 ‘감옥’이라 불리는 거주시설에 살아야 하고, 장애 문제는 가족의 책임으로 미뤄지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투단은 올해 7월로 예정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앞두고 정부가 장애인의 환경, 필요한 욕구를 반영하겠다며 도입한 ‘서비스 지원 종합 조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공개된 조사표를 보면 기존 장애등급제와 동일하게 ‘의학적 관점’에서 기능 제한 수준만 평가하고, 당사자의 필요와 욕구는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8년 한국 정부가 비준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국내 이행 상황을 담은 보고서가 지난달 유엔에 제출됐지만, 문재인 정부는 보고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이 실제 겪는 현실과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공투단은 정부가 시행하는 장애등급제 폐지 노력은 ‘가짜’, ‘허위’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중단하라는 의미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장애등급제 가짜 폐지’, ‘가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보고서 허위보고서’라고 쓰인 검은 현수막을 관에 담고, 이들은 ‘장애인 거주시설은 감옥’이라고 쓰인 검은 현수막을 관에 붙이고 그 안에 들어가 눕는 등 퍼포먼스를 펼쳤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은 ‘유언장’을 낭독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명령 1호로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고 약속했지만 ‘가짜’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분의 1에 불과한 장애인 복지 예산을 확대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실질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투단은 장애인 거주시설이나 장애인의 권익 증진을 위해 활동하다 숨진 장애인 10여명의 영정 사진과 함께 세종로 사거리를 거쳐 대학로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이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420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 문화제’를 연 뒤, 인근에서 1박 2일 노숙 투쟁을 할 예정이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문 대통령의 장애인 관련 첫번째 공약이었다. 정부는 1~6급으로 등급을 매기던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는 대신 ‘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기존 1~3급), 심하지 않거나(기존 4~6급) 둘로만 분류하기로 했다. 기존에 장애인이 활동지원 서비스 등을 지원할 때의 절대적 기준은 등급(1~3급)이었으나, 앞으로는 이를 폐지하고 별도의 심사를 거쳐 경증 장애인에게도 서비스 신청 자격을 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 등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가짜 폐지’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12월 장애등급제 폐지 내용을 담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성명을 내고 “당사자의 가구 특성, 장애 특성 등을 고려한 개인별 지원 체계로 적절하고 충분한 서비스 지원이 이뤄져야만 ‘진짜’ 폐지”라면서 “관련 예산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나눠먹기 하다 보면 오히려 장애 유형별 갈등만 커진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사설]靑 이미선 임명 강행·야당은 장외투쟁, 민생은 안중에 없나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전자결재로 ‘35억 주식’ 논란을 빚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지만 야당 반대로 이뤄지지 않자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이로써 현 정부 들어 국회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인사청문 대상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안 그래도 냉랭한 정국은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게 됐다. 여야의 합의 실패로 이 후보자 뿐만 아니라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까지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는데도 문 대통령이 모두 임명을 강행하면서 자유한국당은 주말 광화문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청와대와 여당에 전면전을 선포한 야당의 강경 대응 후폭풍은 예견됐던 일이다. 한치 양보와 협의도 없이 극단으로 치닫는 싸움판에서 어느 쪽 눈에도 민생은 뒷전으로 보인다. 청와대 독선을 비판하는 것도, 국회의 존재 이유를 따지는 것도 이제는 입이 아프다. 민생을 눈곱만치라도 생각했다면 극단적 대치상황만은 피하려 서로 노력했어야 했다. 4월 국회는 개회 열흘이 지나도록 의사일정도 잡지 못하고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올 들어서만 해도 정쟁으로 치고받느라 본회의 한번 열지 않았고 3월 임시국회도 쟁점법안은 손도 안 대고 허송세월했다. 이제나 저제나 국회만 쳐다보는 민생 법안들이 한둘인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최저임금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화급을 다투는 사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남은 이달 국회 일정도 힘겨루기를 하다 막내릴 가능성이 높다. 구속됐던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보석 허가로 풀려나자 야당은 드루킹 재특검을 논의하겠다고 벼르는 마당이다. 청와대는 조만간 여야정협의체를 가동해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뜻대로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당은 한국당을 향해 “사사건건 발목잡는 ‘오기 정치‘를 한다”고 공박한다. 한국당 정치 행보의 상당 부분이 민생보다는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셈법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국민도 모르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국민 눈높이를 철저히 무시하는 청와대와 여당의 독선이 합리화될 수는 없다. 그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문재인 정부 2년 평가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인사와 일자리 정책에 실망했다”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경제에는 무관심하고, 불로소득의 달인만 골라 장관에 임명했다”는 원색적 비판도 나왔다. 예사로 흘려들을 일이 아니다. 여야 협치 없이 독단적 국정운영을 고수한다면 내년 총선에서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을 것이다. 총선까지 남은 1년은 국정 실책을 만회하기에 결코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 야권, 이미선 임명 강행에 “헌법 모욕” 반발…정국 경색 불가피

    야권, 이미선 임명 강행에 “헌법 모욕” 반발…정국 경색 불가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35억원대의 주식 보유 논란을 빚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을 임명한 데 대해 “헌법을 모욕한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한국당은 장외투쟁을, 바른미래당은 여야정 상설 협의체 불참을 고려하는 등 정국이 심각한 경색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임명 재가 직후 논평을 통해 “오늘은 대한민국 헌법이 모욕당한 날”이라며 “이 재판관의 임명으로 대한민국이 그동안 쌓아온 법적 신뢰와 헌법재판소에 대한 신뢰가 땅바닥에 내팽겨쳐져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배우자와 함께 35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이와 관련된 회사의 재판을 맡아 내부 정보를 유용한 주식 투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 대변인은 “후보자는 의혹에 대해 오락가락 횡설수설을 거듭했고 해명은 남편이 자처했다”며 “청와대 컨설팅을 받아 남편이 해명글을 올리고 인사 검증 담당 조국 민정 수석이 이를 퍼날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대변인은 “좌파 독재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며 “문재인 정부는 ‘친문 상생, 반문 살생’의 칼날을 검찰에게 쥐어줘 독재로의 초석을 놓았고 ‘친문 무죄, 반문 유죄’의 법전을 대법원장에게 쥐어줘 독재로의 기반을 다졌다”고 일갈 했다. 한국당은 20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할 예정이다. 전 대변인은 “한국당은 내일 광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법치를 지키기 위해 일어서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이 후보자 임명에 대해 “국민 무시의 정점을 찍은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헌법재판관마저 이렇게 임명한다면 과연 누가 헌법재판소를 우러르고 헌법재판관을 신뢰하면 존경할 수 있겠나”며 “윤리적 흠결은 물론 심각한 법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헌법재판관을 임명 강행하는 것은 이미 정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 출국 전 제안한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참가 여부를 심각히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전자 결재를 통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은 야당의 의견을 무시하겠다는 것”이라며 “야당을 무시하면서 협치를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표리부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여야정 상설협의체’ 언급은 ‘페인트 모션’이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할 것이며,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심각히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문 대통령,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여야 갈등 격화

    문 대통령,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여야 갈등 격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권은 이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며 장외 투쟁을 예고해 여야 간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순방 중인 이날 오전 8시 40분(현지시간) 두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이 23일까지 우즈벡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방문하고 있어 임명안 재가는 전자결재 방식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기한인 18일까지 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아 청문보고서 없이 두 후보자를 임명했다. 두 후보자의 전임자인 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의 임기는 18일에 만료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의 공백이 하루라도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빈방문 중인 우즈벡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두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결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보고서 채택은 끝내 불발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만 ‘적격’ 의견으로 채택하자는 입장이었지만, 민주당은 두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모두 채택하지 않으면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회의를 보이콧했다. 한국당 등 보수 야권은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며 문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장외 투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예고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선·문형배 두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이 되면 9명 중 6명이 친(親)문재인 정권 성향으로 채워진다”며 “정권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적폐’라 규정한 뒤 헌법재판소로 넘겨 위헌 결정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문 대통령은 특별한 외교 성과도 없이 순방을 돌면서 국민이 반대하는 이미선 후보자를 임명하겠다고 한다”며 “낯이 두꺼워도 너무 두꺼워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오는 2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 국정운영 규탄’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당원 총동원령’을 내렸으며, 집회에는 1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은 헌법재판관 인사 문제뿐 아니라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 현 정부 정책을 규탄한다는 계획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국당 ‘이미선 임명’에 내일 대규모 장외집회…민주 “오기정치”

    한국당 ‘이미선 임명’에 내일 대규모 장외집회…민주 “오기정치”

    광화문서 황교안 취임 후 첫 장외투쟁민주당 “국정 발목 잡는 오기정치, 정치공세”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전자결재로 주식 투자 논란에 휩싸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자유한국당은 오는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을 규탄하기로 결정했다.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첫 장외투쟁이다. 한국당은 1만여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을 동원해 세를 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월 국회 파행은 물론 여야 대치가 극에 달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오기 정치”라며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선과 문형배 두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문재인 정권 성향의 재판관으로 채워져 이제 더이상 의회 내에서 법 개정 투쟁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법연구회와 민변 등 철저한 코드 사슬로 엮여있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은 좌파 독재의 마지막 키”라고 맹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마음에 안드는 법, 스스로 적폐라 규정한 법을 헌재로 넘겨서 무더기 위헌 결정을 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최소한의 염치가 있고, 의회 파행을 우려한다면 법관의 행태라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해충돌 행위를 한 이미선 후보를 임명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문 대통령의 오만한 전자결재 클릭 한 번이 마지막 둑을 넘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이 후보자 임명 강행시 원내외 투쟁을 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한국당은 이 후보자가 자신이 관여한 재판 관련 주식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지명철회를 요구하며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해왔다. 한국당은 20일 오후 1~2시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 등의 규탄 발언 뒤 가두 행진도 검토하고 있다. 장외투쟁은 ‘문재인 정권의 인사 실패 규탄’을 주제로 이 후보자 임명뿐 아니라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강행한 인사 실정을 지적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인사검증 책임자인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등의 경질을 요구하고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 외에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탈원전 정책, 4대강 보 해체 등 현 정부의 경제·사회 정책 전반에 걸친 성토를 할 계획이다. 한국당은 이번 대규모 장외집회를 위해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현역 국회의원은 당협당 400명, 원외위원장은 당협당 300명 이상 당원·지지자를 동원해 1만여명 집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민주당은 한국당이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이미선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최후통첩’이라고 하는 등 정치적 공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이 다섯 달째 일을 안 하고 정쟁만 하더니 이제 (이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며) 장외투쟁까지 하겠다고 한다”면서 “한국당은 이 후보자를 부적격이라고 하는데 아무런 근거도 없이 가짜뉴스와 인신공격으로 여론몰이만 했을 뿐이며 오만과 불통은 한국당 자신에게 해야 할 말”이라고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생은 생각도 안 하면서 국정 발목만 잡겠다는 것은 오기의 정치”라며 “(한국당은) 국회로 복귀해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에 응해달라”고 촉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 오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野 강력반발

    문 대통령, 오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野 강력반발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 19일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전자결재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장외 투쟁 가능성을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여야 간 대치가 격화할 전망이다. 4월 임시국회 파행의 장기화도 불가피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19일 임명안을 결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는 문 대통령이 제시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기한인 18일까지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이들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및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보고서 채택은 끝내 불발됐다. 문 대통령이 23일까지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방문 중인 만큼 임명안 재가는 전자결재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자인 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의 임기가 전날 끝난 만큼 이 후보자와 문 후보자를 이날 임명해야만 헌법재판관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국당 등에서는 이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 정국은 한층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대통령이 끝끝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원내·외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같은 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임명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원내·외 투쟁을 병행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말씀드린다”며 장외투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30년 전 노동영화 메시지가 아직 유효해 안타까워”

    “30년 전 노동영화 메시지가 아직 유효해 안타까워”

    80년대 후반 노동운동 다룬 독립영화 새롭게 단장해 새달 1일 극장 개봉 실제 파업 노동자들과 찍으며 공감 또 다른 한수들 위해 연기하는 게 꿈“최근 가슴 아픈 산재 사고들이 많았잖아요. ‘파업전야’(포스터)에서 다룬 내용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한국 독립영화의 전설’로 통하는 영화 ‘파업전야’가 다음달 1일 노동절을 맞아 극장 개봉한다. 영화 운동을 하는 청년들이 뭉쳐 노동 현장을 정면으로 다뤘던 이 작품은, 최루탄과 헬기까지 동원한 정부의 탄압 속에 극장 상영이 막혔으나 대학가 순회 상영으로 30여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1990년 당시 기준으로 톱5에 드는 흥행 성적이다. ‘파업전야’는 4K 디지털 및 음향·녹음 보강 작업을 거쳐 새로 태어나 지난해 말 독립영화제에서 관객과 다시 만났고, 극장 개봉으로 이어졌다. 1990년 초중반 대학을 다녔던 세대의 뇌리에는 멍키스패너를 번쩍 치켜든 깡마른 청년 노동자 한수를 클로즈업한 엔딩 장면과 뒤이어 흐르는 안치환의 주제가 ‘철의 노동자’가 강하게 남아 있다. 이제 얼굴과 몸매에 직선보다 곡선이 많아진 ‘중년의 한수’ 김동범(53)씨를 만났다. “지난해 작업 때 감독님들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저를 못 알아보더라고요. ‘형, 저예요. 한수’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던데요.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도 영화 포스터를 보고는 이런 아빠 어디 갔냐고, 다시 돌아가라고 하던데요. 하하하.” 그가 연기한 한수는 홀어머니 밑에서 동생을 공부시키느라 학업을 접고 공장 일을 하는 청년이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반장 승진 유혹에 민주노조를 세우려는 동료들을 애써 외면하며 철야와 잔업을 반복한다. 그러나 사측의 폭력에 동료들이 하나둘 쓰러져 나가자 결국 투쟁의 선봉에 서게 된다. 어려서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접한 어린이 뮤지컬 때문에 무대를 동경하게 됐다. 대학 시절에는 전공인 경영학보다 연극 동아리 활동에 흠뻑 빠졌고, 4학년 때 영화 동아리 선배 덕택에 ‘파업전야’와 연결됐다. “저는 못생긴 배우로 통했어요. 단역 정도 하겠구나 싶었는데 주연이라는 거예요.” 1989년 말 인천 부평의 폐업 공장에서 2주간 촬영하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실제 파업 중인 노동자들과 함께 불 꺼진 공장에 전기를 연결해 가며 영화를 찍었다. 노동자들은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모두가 치열한 의식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친구를 돕는다는 생각에, 영화 해보려는 욕심에 함께한 경우도 있었지요. 하지만 촬영 막바지 한수가 공장 선배와 술잔을 나누며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배우와 스태프 모두 눈물을 흘리며 하나가 됐죠.” ‘파업전야’ 덕택에 또래 대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얼굴을 알아봐 ‘운동권 아이돌’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정도였지만 연기자의 삶은 길게 가지 못했다. 대학 졸업 뒤 고 박광정, 추상미 등과 극단을 만들어 대학로 무대에 섰다. 송강호, 김윤석 등과 연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극단은 경영난에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딱 2년 정도만 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먹고 학원 일에 뛰어들었는데 세월은 20년 가까이 속절없이 흘렀다. 이따금 목마름을 느끼며 후배들의 연극을 지원하곤 했다. 2013년 즈음 갈증이 극에 달했을 때 대학 동문 연극회를 통해 무대와의 인연을 비로소 되살렸다. 그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한수들을 위한 연기를 하는 게 꿈이다. 문화창작집단 ‘날’에서 고문과 제작PD를 맡고 있는 그는 2014년 백혈병에 걸린 반도체 공장 노동자 이야기를 그린 연극 ‘반도체 소녀’에 출연했다. 영화 오디션에도 도전하고 있다. “‘파업전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그렇게 할 수 없더라고요. 열정이 부족해, 한편으로는 비겁해 물러선 적이 많았지만 이젠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미선·문형배 오늘부터 헌법재판관 임기 시작

    이미선·문형배 오늘부터 헌법재판관 임기 시작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야권 반발할 듯35억원대 주식 보유 논란에 휘말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와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이 18일 결국 불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늦어도 19일 낮까지 두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안을 현지 전자결재 방식으로 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만 적격 의견으로 채택하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두 후보자의 보고서를 모두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청와대는 헌법재판관 업무 공백을 막으려고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이 퇴임한 18일을 두 후보자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간으로 잡았다.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19일 이들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경우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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