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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조국 최고위’ 집결…문 대통령, 이르면 오늘 임명 결정

    여야, ‘조국 최고위’ 집결…문 대통령, 이르면 오늘 임명 결정

    여야 지도부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일제히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등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이날 조 후보자를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하는 등 정국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민주당은 검찰이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밤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전격 기소한 배경과 의도를 살피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이 대부분 소명됐고 사법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조 후보자 임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 교수에 대한 기소로 검찰이 조 후보자 저지를 위한 정치적 의도를 드러냈다며 검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한국당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 주재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회의에는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조 후보자 인사검증 활동을 한 ‘인사청문 태스크포스’ 위원들이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조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할 전망이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 시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과 국정조사, 대규모 장외집회 등 원내외 투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임명 여부를 보고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다면 ‘민란’이 일어날 것이며, 그 민란에 한국당은 동참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당은 특히 지난 7일로 예정했다가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미룬 대규모 장외집회를 서울에서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바른미래당과의 공조를 통해 추석 전 민심을 ‘반 조국 전선’으로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조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정국 경색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섭단체 대표연설(17∼19일), 대정부질문(23∼26일), 국정감사(30일∼내달 19일)와 이후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일정이 연쇄적으로 파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태풍에도 내려갈 수 없는 고공농성자들…“포기 못한다”

    태풍에도 내려갈 수 없는 고공농성자들…“포기 못한다”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 “전원 직접 고용 전까진 못 내려가”영남대의료원 간호사들, 2차례 태풍 견디며 69일째 농성중“태풍이 끌고온 강풍 탓에 힘들지만 이곳에서 내려갈 수는 없어요.” 초속 52.5m의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 전역을 강타한 7일 도명화 민주노총 톨게이트지부장은 여전히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지붕 형태의 구조물) 위를 지키고 있었다. 그와 동료들은 한국도로공사 측에 “불법 해고한 요금 수납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촉구하며 지난 6월 말부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로 70일째다. 도 지부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단 태풍에 대비해 짐을 한 쪽에 묶어두고 있는데 언제 날아갈지 모르겠다”면서 “우리끼리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하자’고 다독이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 지부장과 동료들의 고공투쟁은 2주전쯤 끝맺음될 줄 알았다. 대법원이 지난달 20일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의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요금 수납원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6년만에 나온 최종 결론이다. 하지만 고공 농성은 그날 이후로도 계속되고 있다. 도로공사 측이 “소송에 참여한 300여명만 직접 고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판결 효력은 해고된 노동자 1500여명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선고 결과를 두고 “파견법 등에 따르면 파견근로자가 직접 고용에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한 (소송 참여 여부에 관계없이) 사용자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의미를 분석했었다.서울과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들도 태풍을 견디며 버티고 있다. 대구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하는 해고 간호사들이 대표적이다. 박문진 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 영남대의료원 노조 부지부장은 영남대의료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다 해고돼 13년째 원직복직 투쟁하고 있다.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옥상 아래에서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서장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교육선전국장은 “옥상 난간이 20㎝ 높이 밖에 안되는데다 바람이 많이 부는 장소라 모두 긴장하고 있다”면서 “태풍이 없을 때도 바람 때문에 고공농성자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해 했던 터라 더 걱정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옥상에 올라간 건 지난 7월 1일이었다. 서 국장은 “지난 7월 태풍 ‘다나스’ 때도 태풍 걱정에 두 분이 밤을 꼬박 샜다”면서 “의료원 측도 ‘위험할 것 같으면 내려와 있으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 부지부장은 “절박한 요구로 오른 만큼 쉽게 내려갈 수 없다”며 버텼다. 영남대 노사는 지난 6일 사적 조정에 합의했다. 사적 조정은 공정한 제3자를 섭외해 노사 의견을 듣고 타협점을 찾는 제도다. 향후 세 차례 조정을 통해 해고자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강남역 사거리 교통 폐쇄회로(CC)TV 철탑 위에서 고공 농성 중인 삼성 해직 노동자 김용희(61)씨도 태풍을 견디며 계속 농성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은 안전을 이유로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만이라도 내려와 있으라”고 김씨를 설득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곳에 올라올 때 이미 목숨을 내놨다”면서 “바람이 많이 불어 철탑이 흔들리는 것도 느껴지지만 계속 농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측은 “우선 안전 문제로 철탑 주변에 김씨 측이 걸어둔 현수막은 다 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재난에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선 사람들

    재난에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선 사람들

    흰 도시 이야기/최정화 지음/문학동네/324쪽/1만 3500원 어느 날 도시를 점령한 정체 모를 전염병 ‘다기조’. 이 병에 걸리면 과거의 기억은 사라지고, 세계에 대한 인식도 재정립된다. 개별적 자아는 붕괴되고 전체 속에서 흐릿한 형상만을 인지하며 오직 현재 속에서만 살아가게 된다. 이에 정부는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도시를 봉쇄한다. 재난은 철저히 인간을 파편화, 개인화한다. 재난에 맞서 빈자가, 소시민이 얼마나 무력해지는가는 우리가 여러 번 몸으로 겪어서 안다. 최정화 작가의 장편소설 ‘흰 도시 이야기’ 속 인물들도 그렇다. “왜 어떤 사람들은 싸우고 어떤 사람들은 굴복하고 어떤 사람들은 견디는가. 또 어떤 사람들은 왜, 이 삶을 견디지 못할까.” 소설은 이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자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교역소에서 일하는 이동휘는 오히려 전염병에 잘 ‘적응’했다. 그는 과거의 기억이 사라져서 오히려 명쾌해졌다고 느낀다. 동휘는 정부가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진실을 알리기 위해 투쟁하는 단체 ‘흰개들’을 비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시민들의 가계도 정보를 관리하던 동휘는 자신에게 아내와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언젠가부터 도시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자신의 딸을 찾기 위해 ‘흰개들’이 거주하는 ‘모래마을’에 찾아간 그는 공식적으로는 아무도 살지 않는 것으로 기록된 그곳에 다기조에 저항해 기억을 잊지 않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딸을 찾기 위해 교역소를 나와 ‘흰개들’과 살아가는 동휘. 그러던 중 L시에서는 모래마을을 폐쇄하라는 조치가 내려오고, 소시민 동휘는 얼결에 그들의 대표가 된다. ‘흰 도시 이야기’는 가상 도시의 일이지만,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전혀 위화감이 없다. 이는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나 세월호 같은 참사를 마주했던 우리의 경험에도 근거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에 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최정화의 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첫 장편 ‘없는 사람’(2016)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를 모티브로 한 노조 문제를 그린 작가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직시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SF적 설정은 독자에게 허황된 이야기로 느껴지기보다 더욱 몸서리치게 만든다. 책의 말미에 작가는 이렇게 썼다.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난 뒤에, 독자들이 활자에서 눈을 떼고 현실의 어딘가를 바라보게 되기를 바란다. (중략) 이 소설이 우리들이 책임져야 할 어떤 구체적인 장소를 연상시키기를 바란다.’ 어느 정도는 성공적인 듯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설] 홍콩 송환법 철회, 성숙한 민주주의 거름 되길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그제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했다. 이 소식에 미국, 유럽의 주요 증시가 상승 마감했고, 미중은 다음달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어제 합의했다.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78일간의 ‘우산혁명’은 실패했지만, 홍콩 시민들은 이번 ‘제2차 우산혁명’에서는 88일째 시위 만에 기념비적인 결실을 거뒀다. 지난 6월 9일부터 송환법 반대 시위가 계속되면서 중국은 인민해방군 소속 수천명의 무장경찰을 홍콩과 차로 10분 거리인 선전에 배치해 무력 투입을 위협하고 홍콩 주둔군 교체 작업을 통해 긴장감을 조성했다. 미국 등 서방세계는 강경 진압이 이뤄질 경우 제2의 톈안먼 사태가 될 것이라며 중국을 압박했고, 홍콩 시민들은 지난 2일부터 총파업(罷工), 동맹휴업(罷課), 철시(罷市·불매운동) 등 ‘3파 투쟁’으로 맞섰다. 송환법 철회는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 중 첫 번째 요구 사항에 불과해 앞으로 사태가 끝날 것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시위대는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도 촉구하고 있다. 중국은 155년간 영국이 통치하던 홍콩을 1997년 넘겨받으면서 홍콩의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50년간 유지한다는 일국양제를 약속했다. 일국양제로 홍콩은 여전히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남아 있고, 이는 중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홍콩이 중국 본토와 조화롭게 공존해야 하는 이유다. 홍콩 행정 당국과 중국 정부는 이번 송환법 반대 시위를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달 1일 시진핑 지도부 집권 2기의 발판이 될 신중국 건국 70주년 행사가 세계의 축하를 받는 자리가 될 것이다.
  • 50세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미술 100년 돌아본다

    오는 10월 20일 개관 50주년을 맞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덕수궁·과천을 잇는 대규모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전을 연다. 일정 기간엔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다. 1969년 10월 20일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 유일 국립미술관으로서 한국미술의 연구·수집·전시 및 해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 왔다. 미술관은 지난 50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한국미술과 미술관이 나아갈 미래를 그려 보기 위해 ‘광장’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미술문화 행사를 준비했다. 20세기 시작부터 현재까지 ‘광장’을 뜨겁게 달군 한국 근현대미술을 조명하는 기획전은 덕수궁(1부), 과천(2부), 서울(3부)에서 시대별로 각각 진행한다. 한국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570여점을 총망라하는 대규모 전시다. 전시에선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광장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고 질문한다. 광장이 민주화 투쟁의 역사, 촛불집회를 통해 역사성과 시의성을 모두 지니며 장소성을 뛰어넘는 특별한 단어가 됐다고 해석하면서 오형근·송성진·함양아·홍승혜·에릭 보들레르·날리니 말라니 등 작가 12명의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소설가 7명(윤이형, 박솔뫼, 김혜진, 이상우, 김사과, 이장욱, 김초엽)이 전시를 위해 광장을 주제로 쓴 단편 소설 7편을 묶은 소설집 ‘광장’도 개막일에 맞춰 출간한다. 3부에 해당하는 서울관 전시가 오는 7일 가장 먼저 개막하고, 1부와 2부는 10월 17일 동시 개막한다. 추석연휴(12~14일)와 2019 미술주관(25일~10월 9일), 개관 50주년 당일에는 무료 개방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시진핑 “홍콩·마카오·대만 중대위협”… 홍콩사태 직접 개입하나

    시진핑 “홍콩·마카오·대만 중대위협”… 홍콩사태 직접 개입하나

    장기적 투쟁 대상으로 직접 거명 주목 무역협상에 송환법 폐기 카드 활용한 듯 주말시위 기점으로 무력투입 가능성도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과 대만, 마카오를 ‘중국 공산당의 중대 위협’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이 홍콩 시위 사태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당 내부에서 명분을 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홍콩 정부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폐기 선언을 용인했지만 이것이 홍콩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는 근본 목표를 포기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중앙당교 연설에서 “홍콩과 마카오, 대만은 중국 공산당의 주요 위협이다. 3개 지역의 도전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공산당의 지배를 철저히 관철해야 하며 어떠한 도전에도 과감히 맞서 이겨 내야 한다”고 밝혔다. 량안쓰디(중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 가운데 민주주의를 채택한 이들 세 지역을 장기적 투쟁 대상으로 직접 거명했다. 시 주석이 연설한 다음날인 4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송환법 완전 폐기를 공식 선언했다. 시 주석의 발언에는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환법 폐기 용인 카드를 꺼내 든 것도 다음달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이런 혼란 상황에서는 행사를 제대로 치를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진 데다 홍콩 시위가 길어지면서 대만, 마카오에도 ‘반중 연합전선’이 생겨나자 서둘러 봉합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중 무역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도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미중 무역협상의 중국 측 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미 협상대표단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10월 초 미국 워싱턴에서 제13차 미중 경제무역 고위급 협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USTR은 “협상에 앞서 의미 있는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이달 중순쯤 차관급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7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가진 고위급 무역협상을 끝으로 공식 대화가 중단됐다. 하지만 람 장관이 송환법 철회를 선언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미중 무역협상 재개 발표가 나왔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홍콩 문제를 무역협상과 연계하겠다”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 왔다. 중국 지도부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송환법 폐기 카드를 무역협상에 활용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문제는 홍콩 시민들이 송환법 폐기와 상관없이 시위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 있다. 람 장관은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 가운데 송환법 철회를 제외한 경찰 강경 진압 진상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과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등을 수용하지 않았다. 시 주석이 중앙당교 연설을 통해 홍콩 시위 개입 정당성을 주장한 만큼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홍콩 시민들이 또다시 대규모 시위에 나선다면 본토 무력 투입 등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제조업 3년 만에 위축… 세계 경제 동반침체 경고등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3년 만에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다. 이에 글로벌 경제가 동반 침체 국면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1로 전월 51.2보다 하락했다.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에 경기 확장과 위축을 구분하는 기준인 50.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 2016년 1월(48.2)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ISM 관계자는 “응답자들의 답변은 기업 심리가 눈에 띌 정도로 위축됐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서 “3년여간 이어지던 제조업 PMI 확장 국면이 끝났다”고 해석했다. 조사업체 IHS마킷이 이날 발표한 미국의 8월 제조업 PMI도 50.3으로, 전월 50.4보다 하락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1%에 불과하지만 종종 경제의 전조로 여겨진다”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불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 PMI뿐 아니라 일본, 대만, 유럽 등의 PMI도 50.0을 밑돌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IHS마킷은 일본의 8월 제조업 PMI가 49.3으로, 4개월 연속 50을 밑돌면서 경기 위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대만의 8월 PMI는 47.9로 전월(48.1)에 비해 하락했고, 유로존의 PMI도 47.0으로 8개월째 50을 밑돌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전 세계의 제조업 부문이 위축되면서 이제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장기 투쟁”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관세 2배’ 인상 카드를 흔들며 “시간을 질질 끌지 말라”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가 재선할 때 중국은 어떻게 될까. 합의는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초심 잃고 녹슬어 버린 ‘홍콩판 철의 여인’

    초심 잃고 녹슬어 버린 ‘홍콩판 철의 여인’

    英통치 상징 건축물 철거 지휘로 中 호감 우산혁명 저지하며 첫 여성 행정장관에 정치 경력서 한 번도 물러선 적 없던 전사 “사퇴하고 싶다” 녹취로 中 신뢰 금간 듯홍콩 정부가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공식 철회를 선언하면서 수백만명이 참가한 홍콩 시위를 촉발시킨 주인공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생애와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957년생인 람 장관은 중국 저장성에서 이주한 홍콩 완차이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홍콩대를 졸업하고 1980년 홍콩 행정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홍콩 개발국장이 된 뒤 영국 식민 통치를 상징하는 건축물 ‘퀸스피어’ 철거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영국 시절을 그리워하며 철거를 반대하던 시민들의 항의에 단호하게 대처해 ‘전사’로 불렸다. 이때부터 중국 정부의 호감을 얻기 시작했다. 2011년 홍콩 외곽 신카이 지역에 산재한 불법 건축 주택을 정비해 행정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2년 4대 행정장관 렁춘잉은 그를 홍콩 정부의 2인자인 정무사장(정무부총리)으로 발탁했다. 세계 언론에 이름을 드러낸 것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때부터다. 시민들은 홍콩 행정장관 후보를 친중국 인사로 제한한 것에 반발해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 지구를 점령하고 ‘우산혁명’을 일으켰다. 그는 강경대응 원칙을 고수해 79일 만에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고 행정장관 선출 방식 변경 요구도 거부했다. 중국 정부는 우산혁명 진압 실적을 인정해 그를 차기 홍콩 행정장관으로 낙점했다. 2017년 치러진 5대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전체 1194표 가운데 777표를 얻어 첫 여성 행정장관에 올랐다. 람 장관은 ‘홍콩판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답게 수많은 정치 투쟁에서 단 한 번도 물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행정장관으로서 송환법의 부작용을 두려워하는 홍콩 시민들의 생각을 읽지 못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 말 홍콩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폭력과 혼란을 멈출 수 있는 모든 법규를 검토할 책임이 있다”며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람 장관이 최근 홍콩 기업인들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그는 “행정수반으로서 홍콩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내게 선택권이 있다면 (홍콩 시민에게) 깊이 사과하고 (직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와 강대강 대치로 맞서던 모습과 반대로 송환법 강행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토로한 것이다. 이후 ‘그가 중국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의심이 퍼지면서 베이징과의 신뢰에도 금이 간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中송환법 끌어내린 홍콩 피플파워… ‘제2 우산혁명’은 웃었다

    中송환법 끌어내린 홍콩 피플파워… ‘제2 우산혁명’은 웃었다

    실패했던 우산혁명 79일의 기록 넘어서 중고생까지 나와 주말마다 대규모 집회中, 무역전쟁·건국절 앞두고 부담 느낀 듯 5대 요구사항 중 하나만 수용… 불씨 남아 시위대 “직선제 도입 없이는 비극 반복” 민주화 요구 등 당분간 시위 이어질 수도 홍콩 정부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4일 밝히며 3개월 가까이 진행된 홍콩 시민들의 반(反)정부·반중국 시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지난 6월 9일 100만명이 모인 가운데 첫 시위가 시작된 지 88일째로, 79일간 진행된 2014년 우산혁명이 실패로 끝났던 것과 달리 홍콩 시민들은 귀중한 승리의 경험을 얻게 됐다.●캐리 람, 녹화 연설로 송환법 철회 발표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공식적으로 법안의 철회를 선언했다. 오후 6시 녹화된 연설이 공개되기에 앞서 람 장관은 입법회 의원,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등 친중파 진영과 회동한 자리에서 송환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람 장관은 연설에서 “폭력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달부터 자신과 모든 부처장이 사회 각계각층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자, 전문가들이 이번 시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빈부격차, 청년층 기회 제공 등의 문제를 독립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두 달 넘게 발생한 일들은 홍콩 사람 모두에게 충격과 슬픔을 줬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바란다”고 했다. 표면적으로 이번 송환법 철회는 홍콩 시민들의 요구에 정부가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람 장관은 앞서 7월 초 “송환법은 죽었다”고 말하면서도 공식적인 법안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으며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주말마다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며 국제공항 폐쇄 등 홍콩의 정치·경제·사회가 비상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최근에는 중·고교생과 직장인들의 주중 시위가 이어지며 정부를 압박했다. 시위대가 이른바 ‘삼파 투쟁’으로 불리는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를 전개하며 홍콩 전역에 반정부의 물결이 퍼져 나갔다. 홍콩 경제 등에 대한 악영향이 중국 본토로까지 번지며 중국 중앙정부로서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세계 각국이 중국에 직접적으로 우려를 나타냈고 미중 무역전쟁과 신중국 건국 70주년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도 홍콩 사태를 어떤 식으로든 수습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다. ●“너무 늦은 결정”… 향후 전망은 엇갈려 하지만 이번 발표가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사그라지게 할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시위대의 첫 번째 요구사항이었던 송환법 철회는 받아들였지만, 나머지 4대 사항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시위의 근본 원인으로 빈부격차와 청년층의 상실감을 꼽은 람 장관의 발언은 직선제 요구 등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한 시위대의 인식과 너무 큰 괴리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또 체포된 시위대가 1100명이 넘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대로라면 이들에 대한 사법적 절차는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경찰의 강력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람 장관은 “새로운 인사들은 현존하는 경찰 감시 기구에 새로이 배치할 것”이라며 “홍콩 정부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환법 철회 발표 직후 나온 시위대의 부정적인 반응은 당분간 시위가 계속될 것임을 전망하게 했다. 반정부인사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대표는 “중국 중앙정부가 시위대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들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너무 늦은 결정”이라고도 했다. 시위대의 텔레그램에는 “홍콩의 선거는 여전히 베이징이 결정한다. 이 같은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비극은 반복될 것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을 받아들인다면 세상을 떠난 동료들이 우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람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폭력은 현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며 폭력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해 향후 시위가 계속될 경우 대응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낙동강 보 해체 반대”…상주 낙단보서 1700명 집회

    4대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연합(이하 4대강국민연합)은 4일 오후 경북 상주시 낙단보 우안 체육공원 축구장에서 ‘낙동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 투쟁대회’를 열었다. 상주·구미·군위지역 농업인과 사회단체 회원 등 1700여명이 참석해 “정부의 보 해체 정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재오 4대강국민연합 대표와 장석춘·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대회 격려사에서 “농업인을 포함한 지역민은 보 해체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근 상주보 투쟁위원장은 “지역민이 찬성하는 보 유지를 정부는 왜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보를 해체하려고 하느냐”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영희 낙단보 투쟁위원장과 손정곤 구미보 투쟁위원장, 농업경영인회 간부, 이장, 학생 등도 보 해체를 반대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냈다. 대회 참석자들은 ‘낙단보 해체 결사반대’, ‘낙동강 수문 개방 결사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흔들며 낙동강 보 해체를 반대한다고 외쳤다. 주최 측은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보 해체를 결정한다면 온몸으로 막아내 주민 생명수인 보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 참석자들은 낙단보를 행진한 뒤 대회를 마쳤다. 한편 정부는 금강·영산강의 일부 보 해체 방안을 제시한 데 이어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연말까지 낙동강·한강의 보 해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4대강에는 낙동강 8개, 한강·금강 각 3개, 영산강 2개 등 모두 16개의 보가 있다. 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두번째 주민소환 추진되는 정상혁 보은군수

    두번째 주민소환 추진되는 정상혁 보은군수

    이장단 워크숍에서 친일 성격 발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고 있는 자유한국당 정상혁(78·3선) 보은군수의 주민소환이 본격 추진된다. 주민소환 대상이 되는 것은 흔치않은 일인데, 정 군수는 이번이 두번째다. 4일 보은지역 시민단체인 보은민들레희망연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관내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주민소환 준비모임을 갖는다. 이들은 추석 전까지 주민소환투표청구인 대표자 등을 정해 보은군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주민소환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구금회 희망연대 대표는 “정 군수가 자신을 비난하는 지역신문사 광고를 중단하고 시민단체 보조금을 끊는 등 갑질행정을 일삼아 주민들 불만이 계속 쌓여오다 이번에 폭발한 것”이라며 “정 군수 친일발언으로 타 지역 사람들이 보은농산물 불매운동까지 거론한다. 이 때문에 농민들 사이에서 ‘군수 때문에 왜 우리가 피해를 보냐’는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정 군수 주민소환 투표가 실시되려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보은지역 19세이상 인구 2만9534명 가운데 15%인 4431명 이상이 찬성 서명을 해야 한다. 서명은 선관위의 청구인대표자 공표일로부터 60일 안에 받아야 한다. 청구인대표자가 위임한 사람이면 누구나 서명을 받을수 있다. 수임자 인원 제한은 없다. 호별방문을 통한 서명은 안된다. 조건이 갖춰져 주민소환 투표가 실시될 경우 투표권자 3분의 1이상 투표에 과반수 이상 찬성이면 단체장은 직위를 상실한다. 2007년 주민소환법이 시행된 후 우리나라에선 총 93건의 주민소환이 추진됐다. 이 가운데 8건이 투표까지 갔고, 하남시 의원 2명이 주민소환으로 직위를 잃었다.정 군수를 겨냥한 주민소환은 두번째다. 2013년 정 군수가 LNG발전소 유치에 나서자 반대투쟁위원회가 구성돼 주민소환 서명활동을 벌였다. 그런데 발전소 유치가 물거품 되면서 주민소환은 없던일이 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친일발언은 지난달 26일 울산에서 열린 이장단 워크숍에서 나왔다. 당시 정 군수는 특강 도중 “가난한 시절 한·일협정때 일본이 준 돈으로 한국이 발전했다. 중국, 필리핀도 위안부로 끌려갔지만 보상금을 받은 것은 한국뿐이다. 대통령이 사인을 했으면 지켜야 하는데 그것을 무효화 하고 ‘돈 가져와라’ 그러면 약속을 안 지킨다고 일본사람들이 그런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하면 우리가 손해라고 대학교수가 말했다”고 이장들에게 전했다. 이후 자진사퇴 촉구가 이어지자 정 군수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퇴 여부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다. 정 군수는 농촌진흥청 공무원, 충북도의원 등을 지냈다.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글로벌 In&Out] 일본 재군비화와 NHK의 한국전쟁 역사 왜곡/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일본 재군비화와 NHK의 한국전쟁 역사 왜곡/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한국전쟁은 한민족의 역사적 비극이면서 일본 현대사에도 특별한 영향을 미쳤다. 일본 점령 미군은 그 병력의 일부 한반도 파견으로 인해 1950년 8월 10일 일본 무장조직으로 경찰예비대를 결성했다. 이는 일본 육상자위대로 발전해 최근 아베 정권이 개헌함으로써 일본 육군으로 바꾸려고 하는 주춧돌이 됐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본 우파들에게는 최근 보도된 일본 쇼와 천황의 반성을 통해 일본이 이제 ‘정의의 편이 됐다’는 인식을 자국민과 국제사회에 주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NHK가 냉전시대의 사고를 부활시키고 한국전쟁의 역사를 왜곡한 ‘조선전쟁 비록’이라는 기록 영화를 제작하고 지난 2월 상영했다. 한국전쟁은 동족의 내전이기도 하고 미소의 국제전이기도 해 두 차원에서 바라봐야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NHK는 한반도의 내부적 모순을 완전히 무시하고 이 전쟁을 소련의 지도자인 스탈린이 처음부터 계획한 침략전쟁으로 해석하며 일본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NHK가 가장 많이 활용한 방법은 사이비 역사학자들이 애용하는 부적절한 인용, 즉 실제 문헌에서 그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를 삭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1949년 12월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한 마오쩌둥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스탈린을 만났다. NHK에서는 이 회담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스탈린은 핵을 보유한 것으로 인해 미국에 대항하는 자신감이 깊어지고 있었다. 스탈린: ‘미국은 우리와의 전쟁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하고 있다. 일본도 아직 부활하지 않았고 전쟁할 능력이 없다.’” 이 부분만 보면 스탈린이 마오쩌둥에게 전쟁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실제 문헌을 보자. “마오쩌둥: 가장 중요한 문제는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다. 중국은 전쟁 이전 경제 수준까지의 회복과 국내 정세 안정화에 3~5년 정도의 평화가 필요하다. 중국의 중요한 문제 해결의 가부가 평화 가능성의 유무에 달려 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가 세계 평화를 어떻게 얼마 동안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스탈린 동지, 당신의 의견을 물을 것을 저에게 위임했다.” “스탈린: 중국은 지금 평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평화 보장은 4년 동안 평화를 누린 소련에도 중요한 문제다. 지금 중국에 위협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아직 부활하지 않아 전쟁할 능력이 없고, 전쟁을 부르고 있는 미국에는 전쟁이 제일 두려운 것이다. 유럽인들도 전쟁을 두려워하고 있다. 중국과 전쟁할 대상이 없는 것이다. 김일성이 중국을 침략하면 다른 이야기이지만, 평화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 우리가 협력한다면 평화는 5∼10년뿐 아니라 20∼25년, 아마도 더 긴 기간 동안 보장할 수 있다.” 스탈린이 남침을 암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마오쩌둥을 안심시켜 주는 내용이다. 또 한 가지 예는 중국과 소련이 1950년 2월 24일 체결한 창춘철도, 뤼순항 및 다롄에 대한 협정의 다롄 군사시설에 관한 조항이다. 이 조항은 중국이 일본이나 일본 동맹국의 침략으로 인해 군사행동을 한다면 양측은 공동 군사작전을 위해 뤼순항 해군기지의 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인데, NHK는 일본이나 일본 동맹국의 침략이라는 관건적 부분을 생략해서 “스탈린이 부동항을 얻기 위해 한국전쟁을 발발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탈린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져도 중국이 직접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아무리 왜곡해도 한국전쟁을 “일본이나 일본 동맹국을 향한 침략전쟁”으로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NHK의 주장은 근거가 전무하다.
  • “평화특별자치도 성사되면 남북경협 시스템 구축 나설 것”

    “평화특별자치도 성사되면 남북경협 시스템 구축 나설 것”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통일 전도사’로 통한다. 휴전선과 연접한 지형 탓에 낙후성을 면치 못하는 강원도가 살아갈 길은 남북 화해와 통일만이라는 일념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취임 이후 스스로 ‘토종감자’로 부르다 최근에는 ‘평화감자’를 자처한다. 통일시대가 되면 대한민국 경제가 대박의 기회를 맞겠지만 특히 강원 경제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와 고성의 홍콩형 남북 합작도시 등 굵직굵직한 청사진 마련에서부터 문화·스포츠 교류 등 남북이 어울리는 행사까지 평화시대의 초석을 놓는 데 노심초사하고 있다. 3일 최 지사를 만나 남북 평화시대를 준비하는 강원도의 구상을 들었다. -남북 화해와 통일시대를 누구보다 앞장서 준비하고 실천하는 이유는. “강원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된 광역자치단체로 ‘평화가 곧 경제’인 지역이다. 국토의 중앙이고 남북을 잇는 요충지에 있지만 북한과 휴전선을 마주하며 수십년 동안 대결의 시대를 절절하게 체감하며 살아온 지역이다. 그런 탓에 개발은 뒷전이고 다양한 규제와 불이익을 받으며 낙후된 고장으로 남아 있는 곳이 강원도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이 평화의 시대로 나가는 기회를 맞았다. 이런저런 걸림돌이 있어 다소 느린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언젠가는 평화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 뒷걸음으로 기회를 잃어버릴 수는 없다는 판단으로 강원도가 앞장서 평화시대를 준비하고 이끌어 가고 있다. 분단됐다는 이유만으로 긴 세월 서러움을 받아 온 강원도가 이제는 누구보다 잘사는 고장으로 일어설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연계해 강원도와 관련된 환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평화지역벨트 등의 사업들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와 홍콩형 남북 합작도시 청사진은 어떤 그림인가. “분단의 아픔을 누구보다 많이 겪었고, 통일을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강원도가 중심이 돼 평화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일념에서 마련했다. 평화특별자치도가 성사되면 법적 지위는 물론 조직·운영 등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고 남북 간 안정된 지역개발과 균형발전 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발전과 주민지원사업에 필요한 제원 확보를 위해 발전기금 마련도 가능하도록 추진된다. 각종 특례도 부여해 남북 경제협력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도 갖추게 된다. 평화특별자치도가 되면 남북일제(南北一制) 개념의 점진적 평화통일 모델의 준비 단계로 남북 경제협력 시스템 구축에 나설 수 있다. 남북 정부의 제도적 지원으로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을 강원도에서 시범 추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분단된 강원도에서부터 남북이 같은 제도를 운용해 다양한 교류 활동을 추진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고성군에는 홍콩형 남북 합작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북방문화교류센터를 조성해 공연장과 식당, 쇼핑시설을 갖추고, 남북공동시장을 개설해 고성 지역에 국한해 무비자 왕래를 통한 관광 등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올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앞서 두 가지 사업은 결국 미국을 포함해 유엔과 정부, 국회, 남북한이 협의를 통해 가능한 일이다. 가능성 있다는 신념으로 입법 과정을 준비하고 추진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주변의 평화와 관련된 각종 관광 사업들의 추진이 돋보인다. “DMZ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고 세계인들에게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이다. 최근 평화 바람을 타고 DMZ 생태평화관광이 급부상해 강원도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다. DMZ 평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문화재청, 경기도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남북 공동 등재’를 추진한다. 또 생태평화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해 철원의 궁예태봉국 테마파크와 인제 소양호 빙어체험마을, 양구 박수근미술체험마을 등 지역의 전통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해 특화된 관광 인프라를 조성 중이다. 올 들어 새로 개방된 철원과 고성의 DMZ 평화의길을 비롯해 철원 용양보 생태길, 화천 비수구미 한뼘길 등 다채로운 매력의 생태 탐방로를 새로 발굴하고 있다. DMZ 피스트레인, 세계평화예술축제, 평화아리랑축제 등 국제 규모의 축제도 해마다 여는 등 DMZ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이들 지역이 통일을 대비하며 단단한 뿌리가 내리도록 유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평화시대를 앞둔 강원도의 행정체제 변화와 사회간접자본(SOC) 준비는 어떠한가. “정부의 대한민국 신경제지도 구상 정책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 SOC 사업을 지지한다. 이는 강원도의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 철도 사업은 현재 유엔 제재 등으로 사업의 본격화보다 공동조사 단계에 있다. 다만 도로 개설은 국제 간 예민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지만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강원도는 평화 SOC 사업으로 환동해 경제벨트의 핵심 교통망인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와 DMZ 평화벨트 접근성 개선을 위한 동서 9축 평화고속도로를 비롯해 백마고지~군사분계선 간 경원선, 철원~유곡을 잇는 금강산선 철도 복원 사업이 시급하다. 한반도 남북 내륙 종단을 위한 춘천~철원, 포천~철원 고속도로 건설 사업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평화시대를 준비하며 강원도 행정에도 변화를 줘 도청에 평화지역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남북 교류 협력에 관한 업무를 맡고 앞서 말한 강원평화특별자치도와 홍콩형 남북 합작도시도 추진한다. 평화 지역 군사시설 보호구역 축소를 위한 관련법 개정과 DMZ의 가치를 높이고 관광 명소화하는 일도 한다.” -평화시대를 앞장서 준비하는 지사의 ‘평화 철학’은 무엇인가. “모든 생명체는 평화와 자유를 추구한다. 누가 누구의 지배를 받지 않고 서로 동등한 가치와 권리를 보장받는 게 평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를 보장받기 위해 싸우기도 하고 투쟁하기도 한다. 강원도는 평화로운 곳이어야 한다. 먹고살고, 노후의 근심이 없어야 할 것이다. 깨끗한 물과 산이 사람들과 잘 어우러진 곳이어야 할 것이다. 먼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그 행복과 자존이 대한민국 곳곳으로 흘러가는 곳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최문순 도지사는 누구 2011년 보선 당선 후 3선째…평창올림픽 유치춘천 출신…국회의원·MBC 사장 거쳐 2011년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임기 중에 낙마하면서 4월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3선째 강원도지사를 지내고 있다. 도지사에 처음 당선된 뒤 3개월 만에 남아프리카 더반을 찾아 강원도가 갈망하던 2019 평창동계올핌픽 유치에 성공했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키며 ‘행운의 도지사’라는 별칭도 얻었다. 스스로 ‘불량감자’를 자처하며 감자원정대를 구성해 강원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나섰다. MBC 사장 때는 ‘내 이름은 김삼순’, ‘굳세어라 금순아’, ‘대장금’을 히트시켜 드라마 한류 바람을 일으켰다. 강원도 춘천 토박이로 어머니가 삼악산 상원사에서 기도한 뒤 뒤늦게 얻은 아들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무백관(文武百官) 한자를 따라 이름 붙인 4형제 중 장남이다. 1956년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고·강원대·서울대대학원 영문학 석사를 마쳤다. MBC 보도국 기자, 전국언론노조 초대위원장, MBC 사장, 제13대 한국방송협회장, 제18대 국회의원, 제10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감자의 꿈’이 있다. 부인과 딸 둘이 있다.
  • “관두고 싶다” 속내 들킨 캐리 람… 파문 커지자 “사퇴 안 해”

    “관두고 싶다” 속내 들킨 캐리 람… 파문 커지자 “사퇴 안 해”

    “송환법 후회… 미중 갈등에 선택권 없어 中은 군대 투입 계획 없어… 장기전 감수” 회견 열고 “사퇴 생각해 본 적 없다” 진화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비공개 회의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문제로 “용서받을 수 없는 대혼란”을 초래했다며 사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홍콩판 철의 여인’으로 불리며 시위대와 강경하게 맞서던 모습과 반대로 홍콩의 미래와 자신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 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파문이 커지자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수습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람 장관이 지난주 홍콩 기업인들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그는 13주째 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져 극도의 혼란을 겪는 홍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송환법을 밀어붙인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행정수반으로서 홍콩에 큰 혼란을 일으킨 점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가장 먼저 (홍콩 시민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행정수반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홍콩 시위를 통제할 수 있는 결정권이 나에게는 없다. 미국과 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홍콩 시위는 중국 주권의 문제가 돼 버렸다”고 덧붙였다. 람 장관은 “중국 당국은 오는 10월 1일 국경절에 앞서 홍콩 사태를 마무리하고자 어떤 기한도 설정하지 않았다. 중국은 홍콩 거리에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은 홍콩의 혼란을 극복하고자 기꺼이 장기전을 감수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홍콩이 경제적 고통을 겪을지라도 중국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보도 녹취 관련 보도가 나간 직후인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람 장관은 “홍콩 문제 해결을 위해 나와 홍콩 행정부가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끊임없이 되새겨 왔다”면서 “중국 정부와 행정장관 사퇴를 논의하는 방안조차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화 내용이 유출된 것에 대해서도 “점심 식사를 겸한 지극히 사적인 자리에서 이뤄진 발언이 외부로 흘러 나갔다. 이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명보 등은 이날 “총파업과 동맹휴학, 철시(시장 폐쇄) 등 ‘3파 투쟁’이 이틀째 이어지자 홍콩 경찰이 지난달 30일에 이어 2차 검거작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SCMP는 홍콩 경찰 발표를 인용해 “6월 첫 시위 때부터 지금까지 모두 1117명이 검거됐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 대통령 “미얀마, 전쟁 폐허 한국에 쌀 지원…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 “미얀마, 전쟁 폐허 한국에 쌀 지원…잊지 않았다”

    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수도인 네피도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상생번영을 위한 실질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과 미얀마는 역사적, 문화적, 정서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양국 모두 식민지의 아픔과 민주화 투쟁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향하는 가치도 다르지 않다. 미얀마의 ‘지속가능 발전 계획’과 우리의 ‘신남방정책’은 모두 ‘사람, 평화, 번영’이라는 핵심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양국이 함께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때 수치 고문을 만났으나 그때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오늘 다시 뵙게 돼 기쁘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수치 국가고문은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통해 양국 관계가 더욱 지평을 넓히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나아가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한국이 아세안 내에서 지평을 넓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준 데 사의를 표하고 미얀마 역시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통해 민족 간 화합과 국가 통합을 이루기를 기원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올해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서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미얀마의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인 ‘지속가능 발전계획’이 사람 중심의 발전을 추구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국 기업 애로사항 전담 처리 창구인 ‘코리아 데스크’와 고위급 정례 협의체인 ‘한·미얀마 통상산업협력 공동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수치 국가고문은 양국의 대표적 경제협력 사업인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내 인허가 등 제반 절차를 처리하는 원스톱서비스센터를 설치해 산업단지 입주 기업의 편의도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신도시 개발, 항만 개발 등 인프라 분야 협력을 증진해가는 동시에 전력·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윈민 미얀마 대통령 주최로 열린 국빈만찬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 답사에서 “윈민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과감한 경제개혁을 추진해 연 6% 이상의 고속성장을 이끌고 계신다”라며 “(한국의) ‘한강의 기적’에 이은 (미얀마의) ‘에야와디강의 기적’을 기원하며 한국도 미얀마의 노력에 언제나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나는 대통령님, 국가 고문님과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통된 입장을 확인하고, 농업, 교육, 과학기술, 스타트업,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아세안, 한·메콩 협력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미얀마 평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올해 11월 한국 부산에서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의 협력은 한층 더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미얀마는 세계 1위의 기부 국가라고 들었다. 70여년 전 한국전쟁 당시 미얀마가 한국에 지원해 준 5만 불 규모의 쌀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매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한국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한국은 아직도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은 서로를 아끼고 좋아한다. 한국인들은 위빳사나(미얀마 불교의 명상수련법) 명상센터에서 마음을 수련하고, 미얀마 국민들은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등 한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양국의 풍경을 배경으로, 미얀마 마웅마웅 감독이 영화 ‘구름 위의 꽃’을 제작하기 시작했다”며 “미얀마 방문객 수는 올해 상반기 6만여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5%나 증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오늘 아침 미얀마에 도착해 네피도를 둘러보며 미얀마의 매력에 푹 빠졌다. 네피도의 평화로운 기운과 미얀마 국민들의 따뜻한 미소에서 부처님의 자비가 느껴진다”며 “양국의 우정과 미얀마의 번영을 위해”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윈 민 대통령은 “문 대통령 내외의 방문은 7년만의 국빈 방문으로, 양국 관계의 초석이자 우호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얀마의 중요한 투자국이 되고 있다. 한국이 미얀마가 포함된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신남방정책을 펴는 것을 강력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윈 민 대통령은 특히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한국의 지속적 노력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번영으로 이어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나경원 “조국 임명 땐 중대결심”…결국 ‘장외투쟁’ 가나

    나경원 “조국 임명 땐 중대결심”…결국 ‘장외투쟁’ 가나

    청와대가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가시화하면서 정국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6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 자유한국당의 ‘5일 후 청문회 개최’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청와대가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장외투쟁’ 등 모든 방안을 동원한다는 계획이어서 정치권의 마찰음은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조국 후보자의 거짓! 실체를 밝힌다’는 이름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이 그토록 법적인 기한 5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청와대가 (재송부 요청 기한을) 3일 후인 6일로 정한 것은 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내심을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핵심 쟁점인 조 후보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 등이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 등으로 상당 부분 해명됐다고 판단해 조 후보자가 장관직에 적격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당이 이날 개최한 ‘조국 후보자의 거짓! 실체를 밝힌다’라는 제목의 기자간담회에서도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청와대가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중대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어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우리 정치는 회복할 수 없는 격랑에 빠져들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종말과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과 함께 한국당 역시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조국 후보자의 거짓! 실체를 밝힌다’ 기자간담회에서도 “한국당이 그토록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하려면) 법적인 기한 5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청와대가 (재송부 요청 기한을) 3일 후인 6일로 정한 것은 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내심을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 청와대는 그대로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시 한번 개탄을 금할 수밖에 없다. 추후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때 한국당으로서는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또 한 차례 ‘중대 결심’을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중대 결심’과 관련해 “국회는 지키되 국민과 함께하는 투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대대적인 장외투쟁을 시사했다. 한국당은 이미 한국당은 오는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외에도 한국당이 특검 및 국정조사 법안 발의, 해임건의안 제출 등의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른미래당도 문 대통령의 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부적격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추천해서 이 소동을 일으키고 헌정사상 유례없는 ‘셀프청문회’로 국민과 국회를 우롱해 놓고는 어떻게 사흘 안에 인사청문보고서를 내놓으라는 뻔뻔스러운 요구를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 보면 후보자의 자진 사퇴나 청와대의 지명철회가 맞다”면서도 “후보자나 청와대가 그럴 생각이 없다면 속히 청문회를 여는 것이 차선”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원칙과 원칙’ ‘을과 을의 충돌’ 공무직 조례 파국 치닫나

    ‘원칙과 원칙’ ‘을과 을의 충돌’ 공무직 조례 파국 치닫나

    6차례 회의에서도 이견 커 합의안 도출 못해명퇴 외에도 인사권, 충돌 문제 등 난제 수두룩타협•양보 절실, “불지른 시의회가 풀어야” 지적도서울시의회가 불을 지른 공무직 처우개선 조례를 놓고 시의회와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서공노), 서울시공무직노동조합(공무직노조), 서울시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막판 힘겹게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시의회는 타협안이 나오지 않으면 임시회 마지막 날인 6일 조례를 통과시킬 계획이지만, 서공노의 반발이 거세 여의치 않아 보인다. 서공노는 시의회가 조례 제정을 강행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과 연대 투쟁에 나서는 것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지난 23일에는 서공노가 속한 대한민국공무원노조총연맹까지 가세해 500여명이 시의회 앞에서 항의 집회도 벌였다. 공무직노조도 서울시청 옆에 천막을 치고, 조례 제정을 요구하며 90여 일째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3일 관련단체에 따르면 서울시와 시의회, 서공노, 공무직노조 등으로 구성된 ‘공무직 차별금지 조례 제정 태스크포스(TF)가 6차 회의를 가졌지만, 쟁점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시의회와 공무직 노조는 20년 근속자에 대한 명퇴금 조항을 삭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보인 대신, 공무직인사위원회의 위원 추천이나 결원 시 채용 규정 등에 대해서는 당초 시의회 안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는 논란 확산을 원치 않는 서울시는 한 발짝 물러서는 모양새지만, 서공노의 자세는 완강하다. 앞서 지난 5월 1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1명은 ‘서울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안’을 공동발의했다. 공무직인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처우와 복무, 차별금지 등을 담은 조례안에 다른 의원 33명도 가세했다. 시의회 110석 가운데 102석이 민주당이어서 강행 시 통과가 유력하다. 하지만, 서울시와 서공노가 서울시장이 가진 인사권 침해 우려와 명퇴수당의 문제점, 권리만 있고, 책임은 결여한 공무직 관리체계의 부당성 등을 들며 강력히 반대하면서 각 주체가 참여하는 TF를 구성, 6차례의 회의를 통해 접점을 모색했다. 전국 첫 공무직 조례의 발의에 대해 광역은 물론 기초지자체까지 초미의 관심사다. 시의회 안대로 통과되면 다른 지자체로 조례 확산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서울시와 달리 재정자립도가 빈약한 지자체로서는 비상이 아닐 수 없다. 명분은 모두 충분, 현실적 제약이 한계 시의회나 공무직노조, 서울시, 서공노 모두 명분과 논리가 있다. 공무직의 처우를 개선하고, 차별적 요소를 없애자는 것은 원칙이자 훌륭한 명분이다. 공무직노조는 “정규직화됐다고 좋아했는데 처우는 그대로”라며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조례로 만들자는 시의회나 이를 요구하는 공무직을 마냥 탓할 수만도 없다. 하지만, 서공노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채용방식이 다르고, 공법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과 사법상 근로계약 관계인 공무직이 같을 수 없다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시의회나 서공노가 밀어붙이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의회 너무 서둘렀다” 지적도 시의회는 명분은 좋지만, 너무 서둘렀다. 상위법도 없는 상태에서 급하게 조례를 만들다보니 곳곳에 문제가 불거졌다. 서공노 등이 “선거를 의식한 민주당 시의원들의 ‘포퓰리즘’”이라고 맹공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나아가 조례가 시의회 안대로 통과되고, 이것이 확산되는 것까지는 좋으나, 나중에 부작용이 생기면 시의회는 물론 민주당에 역풍이 불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다. 서공노는 공무직 조례를 놓고 ‘노노갈등’ ‘을과 을 다툼’으로 비쳐지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신용수 위원장은 “조례 반대가 곧 공무직 처우개선을 반대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한다”면서 “시의회가 졸속 입법으로 을과 을의 갈등만 부추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렇다고 전국의 지자체가 걸린 문제라 서공노가 선선히 양보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서공노, ‘을과 을 다툼’ 비쳐져 부담 서울시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시 조례에 담긴 인사위원회가 시장의 인사권 침해 소지도 있고, 곳곳에 문제가 있지만, ‘공무직 처우개선’이라는 명분을 거스르긴 쉽지 않다. 만약 조례가 강행돼 서공노가 박 시장에게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면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 시장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타결지으라고 김원이 정무 부시장을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3개 가운데 핵심은 5~6개로 압축 TF 논의를 통해 쟁점 43개 가운데 미해결 쟁점은 공무직인사위원회 구성과 권한, 명예퇴직, 결원 시 채용, 경과조치 등으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명퇴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다가 직급도 없는 공무직에 명퇴금을 주는 것은 특혜라는 서공노의 주장과 상위법의 미비 등의 이유로, 시의회와 공무직노조가 삭제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첨예하다. 상시·지속적 업무 신규 발생 시 공무직 우선채용 조항을 놓고, 서공노는 ‘공무직의 세습’이라며 타당성 검토를 거쳐서 공무원 채용의 길도 열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사위원회에 시의회와 공무직노조 추천 몫을 두도록 한 것도 시장의 인사권 침해 소지가 있고, ‘공무직 스스로 자리를 만들 수 있게 돼 있다’는 주장 때문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사위원회에 근무평가, 전보 등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의견이 갈린다. 서울시와 서공노는 인사위는 채용과 시험 심의, 징계 등만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첫술에 배부르랴 과욕 부려선 안돼” 주장도  이들은 사실상 마지막인 회의라고 할 수 있는 4일 7차 TF회의를 앞두고 막후 조율 중이다. 타협을 위해서는 큰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시의회·공무직노조·서공노·서울시가 조금씩 양보를 해야 한다. 막판 각 주체의 타협과 배려가 절실한 때인 셈이다. 김원이 부시장은 “43개에서 10개 이내로 쟁점이 줄었지만, 남아 있는 게 모두 핵심 쟁점”이라며 “그래도 계속 협의를 계속해 접점을 찾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결국, 열쇠는 시의회가 쥐고 있다. 공무직 처우개선 문제를 세상에 내놓고, 인사위 구성 등을 이끌어낸 것도 큰 성과인데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례를 제정한 뒤 조금씩 보완해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주장도 대두된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 [데스크 시각] 조국과 정쟁/이경주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조국과 정쟁/이경주 정치부 차장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던 여름이 지나고, 정쟁의 가을이 왔다. 소위 ‘조국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책임이 어느 편에 있느냐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핵심이다. 민주당의 입장은 한국당이 조 후보자의 가족들을 청문회 증인으로 대거 부른 게 파국의 직접적 이유다. 실제 인사청문회 역사상 가족을 증인으로 부르는 전례는 없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패륜적인 증인 요구는 처음 봤다. 한국당이 하는 것을 보면 거의 광기에 가까운 일”이라고까지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한 것이 소위 ‘조국 청문회’ 무산의 직접적인 이유다. 야당 10명에 비해 8명으로 수적 열세인 민주당이 야당 3명, 민주당 3명의 안건조정위를 열어 증인 문제가 결론 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문회를 보이콧해서 조국 임명을 강행하려 하지 말고, 제대로 열어서 국민들 의혹을 풀어 주는 데 책무를 다하라”고 비난했다. 양측 모두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상대편 때문에 무산됐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을 위해 인사청문회는 열어야겠는데, 자신들에게 불리한 청문회는 열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2일 아침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한국당의 자세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가족 증인·참고인의 출석을 양보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인사청문회가 9~10일까지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막판 합의에 나서 보자는 거였다. 하지만 기존의 9월 2~3일 청문회 일정도 부담스러워했던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애초에 없었다. 외려 민주당이 조국 청문회의 무산을 선언하고 일명 ‘조국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자 한국당이 청문회 무산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음을 강조하려 성사 가능성 없는 마지막 대안을 던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가 여러 의혹과 관련해 해명할 자리를 원했다며 갑작스런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 후보자의 해명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발휘했는지 아직 판단 내리기는 이르다. 하지만 국민들이 이 자리를 통해 기존의 의혹을 얼마나 해소했냐가 민주당이 국회 청문회 대신 소위 국민 청문회를 택한 것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여야의 선택은 정쟁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할 경우 야당은 이번 국정감사부터 법무부 장관이 아닌 차관에게 질의를 하며 조 후보자의 의혹을 쟁점화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야당은 장외 투쟁에 나설 것이고, 더 나아가 식물국회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일 관계 악화,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경기하강 우려, 중러 항공기의 카디즈 침입 등 안보 문제, 민생현안 등을 감안할 때 국회 직무유기의 원인을 두고 공방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조국 청문회’ 자체다. 갑자기 벌어진 기자회견이 아니라 딸, 부인 등 가족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정책 과제들에 대해 의원들의 꼼꼼한 준비와 전문적인 식견이 들어 있는 ‘청문’이다. 여야의 정쟁 때문에 조 후보자가 사법개혁을 맡을 법무부 장관에 적합한 인물인지 국민들이 판단할 기회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 누구는 이미 늦었다고, 이미 무산됐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적 합의면 성별 바꾸는 것 말고는 안 되는 것 없다는 게 우리 국회의 통설 아닌가. 지금 다시 합의하라.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머니 우선주의에… 美최고 군사브레인 ‘제이슨’ 해체 위기

    트럼프 머니 우선주의에… 美최고 군사브레인 ‘제이슨’ 해체 위기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는 핵융합 발전이 가까운 장래, 최소 30년 이내에 저비용으로 성공할 전망이 매우 회의적이라는 한 보고서가 지난해 세계를 휘저었다. 보고서는 태양과 풍력 에너지를 포함한 다른 주요 기술의 발달사에 비춰 본 것으로, 핵융합 발전은 디자인이 더 개선되고 새로운 재료 개발로 많이 진척된다고 하더라도 대다수 산업 전문가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핵융합 에너지가 실용화되는 데 적어도 30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측한 이는 제이슨(JASON)이었다. 도대체 제이슨이 누구길래 최고의 과학자들이 개발하는 핵융합에 대해 이렇게 단정할까. ●“최고만 선발한다”… 멤버 선정에 배타적 이런 보고서를 낸 제이슨이 최근 다시 뉴스에 올랐다. 제이슨은 평범한 남성 이름 같지만 미국 연방정부의 과학기술 자문단이다. 대학교수 등 민간인으로 이뤄졌으며, 국가 기밀을 취급할 수 있다. 제이슨은 주로 미 국방부와 에너지부,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 및 연방수사국(FBI) 등이 의뢰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이들 기관의 장관이나 기관장을 상대로 국가안보 이슈와 관련된 과학과 기술의 ‘까다롭고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일반인은 제대로 들은 적도 없지만 미국 최고의 ‘두뇌집단’으로 꼽히는 제이슨을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해체하려 한다는 소식과 함께 이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까지 모든 연방기관이 독립 자문위원회 숫자를 현재 1000여개에서 3분의1 수준인 350개로 줄이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 및 행정절차 등 간소화를 이유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제이슨의 존폐를 놓고 연방정부에서 옥신각신하고 있다. 마이클 그리핀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은 폐지를 주장하는 반면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 국장 리사 고든 해거티는 존치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이슨이 의뢰받아 수행하는 연구의 대다수는 기밀로 분류된다. 참여한 면면을 보면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최고의 두뇌라는 별칭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제이슨 설립 주축인 존 휠러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1967년 ‘블랙홀’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레이저 발명 공로로 1964년 노벨 물리학상은 받은 찰스 타운스, 쿼크의 존재를 입증해 199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헨리 웨이 켄들 등 노벨상 수상자 11명을 포함해 미 최고의 물리학자, 생물학자, 화학자, 해양학자, 컴퓨터공학자 등 60여명이 참여한다. 제이슨은 젊은 과학자가 주축이다. 초기인 1960년대에는 회원 모두가 남성이었으나 지금은 여성이 10%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멤버의 추천이 있어야 회원이 될 수 있다. 국방부 산하 연구개발조직인 국방고등연구기획국(DARPA)이 2002년 제이슨에 회원 3명을 추천했다. 그러나 제이슨이 이를 거절했고, 분개한 DARPA가 후원을 끊어 버렸다. 최고의 과학자들을 선발한다는 자부심에 멤버 선정이 배타적이다. 비영리단체 ‘우려하는 과학자 동맹’(UCS)의 선임학자인 데이비드 라이트는 로이터에 “그들은 돈을 지원하는 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이고자 한다. 지원 기관이 원하는 답을 항상 내놓는 게 아니어서 눈엣가시와 같다”고 말했다. 제이슨에 가입하려면 철저한 신원 조사를 거쳐야 한다. 제이슨 멤버가 바깥으로 드러나는 것은 일부 학자가 자신들의 프로필에 쓰면서 흘러나오는 정도다. 제이슨 회원들은 연방정부 의뢰로 해마다 여름휴가 6~8주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북서쪽에 있는 라호이아에서 연구와 실험을 한다. 물론 다른 전문가들과 토론하기도 한다. 연간 12~15건 정도의 연구를 수행하며 그 결과물은 대다수가 기밀로 분류된다. 연구비는 건당 50만 달러(약 6억 700만원) 정도이고, 회원들은 연구하는 동안 하루 1200달러가량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여름에는 7개 정부기관으로부터 프로젝트 15건을 의뢰받았다.제이슨은 주로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 사이버 보안 및 전자 감시 등과 관련된 연구를 많이 했다. 최근엔 기후변화와 바이오 정보, 인공지능 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공개된 적도 있다. 2002년 비밀이 해제된 ‘동남아에서의 핵무기 전략’에 따르면 제이슨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7년 3월 핵무기 사용을 강력히 반대했다. 2009년 미 핵무기와 관련해 새로운 비축이 필요 없다는 것을 비밀리에 권고했다. 2010년에는 국방부에 사이버 보안 연구 강화를 건의했다. 2011년에는 국제적 온실효과 가스 모니터링 권고를, 2014년엔 보건정보 교환에 관한 권고를 내기도 했다. 미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저비용 핵융합 개발 전망(2018년), 해군 핵추진체를 위한 저농축 우라늄 연구(2016년 11월), 미 핵무기 비축에 관한 기술적 고려 사항들(2015년 1월), 북한 원심분리기 능력(2009년 10월) 등이 연구 주제였다. 제이슨과 같은 과학자문위원회는 그동안 정치적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국무부 산하 국제안보자문위원회(ISAB)의 셰리 W 굿맨 전 위원은 “이들은 매우 기술적인 전문가”라며 “미국의 첨단 국방력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국가적인 전문가 저장고”라고 말했다. 이를 폐지하는 것을 독립된 과학의 역할을 무시하는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NNSA 국장을 지낸 린턴 브룩스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은 과학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과 충돌하면 중요하지 않다는 기조를 세웠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원회 축소 방침을 좇아 그리핀 국방부 차관은 제이슨 해체에 나서 지난 3월 계약을 종료했다. 헤더 밥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는 독립된 기술 자문과 검토를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가장 경제적인 의미에서 책무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저렴한 비용으로 자체적으로 하거나 다른 연구기관을 통해 과학적·기술적 검토를 계속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제이슨 존속을 주장하는 해거티 NNSA 국장은 지난 3월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제이슨은 경험이 많고 기술적 전문 지식은 유효하다”고 증언했다. 제이슨 의장인 엘런 윌리엄스 메릴랜드대 물리학과 교수는 제이슨 해체 논리가 “해괴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부는 의뢰한 연구들에 대해 지불할 뿐이지만 다른 정부기관들은 자신들의 연구에 자금을 댄다”고 일갈했다.●제이슨에 정책 거부당한 국방차관 해체 앞장 이런 가운데 해체 주장의 중심에 선 그리핀 차관과 제이슨의 악연이 눈길을 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제이슨 해체의 결정적 원인은 그리핀 차관의 야심작인 ‘스타워즈’(Star Wars), 즉 우주 기반의 무기화인 국방부 전략방위구상(SDI)에 제이슨이 과거 심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제이슨의 연구가 기밀에서 해제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흘러나온 이야기를 종합하면 제이슨은 정부가 지원한 일부 연구 결과에 대해 “계산이 잘못됐다”거나 “특별히 무능하다”며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렸다. 제이슨 폐지론자들은 “위원회가 비용과 불필요한 요식행위를 더할 뿐”이라고 비판하지만 존속론자들은 “공적 관심사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침묵시키려는 움직임”이라고 맞받아친다. 제이슨이라는 명칭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이슨(그리스식 이름 이아손)이 아르고호 원정대를 이끌고 나가 잠들지 않는 용이 지키는 나라 콜키스의 ‘황금 양털’을 가져온 것에서 유래한다. 영웅의 길이자 정의를 위한 투쟁으로 묘사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핵무기와 레이더 등 전쟁 연구에 종사했던 과학자들이 캠퍼스로 돌아가면서 연방정부는 최고급 과학자들과의 연결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했다. 1959년 12월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연구소에서 핵 로켓을 연구하던 물리학자들이 다음 여름휴가 때 연구하자고 약속함으로써 다음해부터 제이슨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홍콩 200여개 중고교 ‘동맹 휴학’…거리나온 반환둥이 “난 홍콩시민”

    홍콩 200여개 중고교 ‘동맹 휴학’…거리나온 반환둥이 “난 홍콩시민”

    지도자 없어도 SNS 이용해 시위 기획 의료·항공 등 21개 업종도 총파업 돌입 中, 학생들 참여로 무력 진압 고심 커져홍콩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2일 중·고교생과 대학생의 동맹휴학과 총파업으로 확대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이날 오전 홍콩 전역 200여개 중고교의 1만여 학생들이 참여하는 송환법 반대 동맹휴학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휴학에 참여한 학교 가운데에는 고위 관료와 경찰 서장 등이 졸업한 곳도 포함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동맹휴학에 참여한 중고등학생들은 홍콩 도심인 센트럴의 에든버러 광장에서 이날 낮 12시쯤 모였고, 앞서 오전 7시쯤 홍콩섬 동쪽 끝 차이완 지역에서는 사이케이완 공립학교 등 3개 학교 학생과 졸업생들이 600여m 이상의 인간띠를 형성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상당수 학생들은 교복과 검은 옷을 입고 집회에 참여했고 ‘선생님, 저는 학생 자격은 없을 수 있지만 홍콩 시민으로서 분명한 자격이 있습니다’ 등 반(反)정부 메시지를 쓴 팻말을 든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또 이날부터 2주 동맹휴학을 예고했던 홍콩 10개 대학 학생회도 홍콩중문대학 캠퍼스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학생들이 이날 오전 집단행동에 나선 가운데 오후부터는 의료, 항공, 건축, 금융, 사회복지 등 21개 업종 종사자들이 이틀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홍콩 정부청사가 위치한 애드미럴티 지역의 타마르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송환법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 홍콩 시위대는 이른바 ‘삼파 투쟁’으로 불리는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시장 폐쇄)를 전개할 예정이다. 학생·직장인 등으로 확산되는 이번 송환법 반대 시위는 지도자 역할을 맡은 재야 인사들이 전면에 섰던 2014년 ‘우산혁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인사들이 체포되면서 동력을 잃었던 과거 시위와 달리 젊은 세대들이 지도자 없이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시위를 기획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당초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던 지난달 31일 하루 전 우산혁명 주역인 조슈아 웡 등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지만 시위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어린 학생들로까지 시위가 확대되며 무력개입 여부 등 대응 수위에 대한 중국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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