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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선 변호사, 민변 회장 당선

    조영선 변호사, 민변 회장 당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제15대 회장에 조영선(사진·56·사법연수원 31기) 법무법인 동화 변호사가 선출됐다. 민변은 선거권자 1101명 가운데 624명(56.7%)이 참여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조 변호사가 다수의 찬성으로 당선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조 변호사의 임기는 오는 5월 28일부터 2년이다. 이날 신임 감사로 김준현 법무법인 우리로 변호사(37기)와 여연심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36기) 2명도 함께 선출됐다. 조 변호사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 투쟁과 연대로써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를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진보적 법률가 단체로서 시민사회와 연대해 강건하게 돌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민변 차기 회장 조영선 변호사 당선

    민변 차기 회장 조영선 변호사 당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제15대 회장에 조영선(56·사법연수원 31기) 법무법인 동화 변호사가 선출됐다. 민변은 선거권자 1101명 중 624명(56.7%)이 참여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조 변호사가 다수의 찬성으로 당선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조 변호사의 임기는 오는 5월 28일부터 2년이다. 이날 신임 감사로 김준현 법무법인 우리로 변호사(37기)와 여연심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36기) 2명도 함께 선출됐다. 조 변호사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 투쟁과 연대로써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를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진보적 법률가단체로서 시민사회와 연대해 강건하게 돌파해나가겠다”며 “인권, 민주주의 옹호를 위한 변론활동과 더불어 공익인권소송을 기획·개발하고, 보편적 인권보장과 확대를 위한 국가보안법 폐지 및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변호사로 출발함과 동시에 민변에 가입했다. 그는 긴급조치 사건 변호를 비롯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법률지원단장, 국정교과서 저지 TF 단장, 고(故) 백남기 변호단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특히 노동과 과거사, 미군문제 등 분야에서 인권 옹호 운동에 주력해왔다.
  • [서울포토]최옥란 열사 20주기 빈민 장애인 투쟁 선포 기자회견

    [서울포토]최옥란 열사 20주기 빈민 장애인 투쟁 선포 기자회견

    2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열린 최저생계비 현실화 및 최옥란 열사 20주기 빈민 장애인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들고 있다. 2022.3.21
  • [애니멀S] 산불의 또 다른 비극...불구덩이 속에 남겨진 어미 소의 죽음

    [애니멀S] 산불의 또 다른 비극...불구덩이 속에 남겨진 어미 소의 죽음

    죽음의 현장 동물권행동 카라의 신입 활동가로서 현장을 나가게 되면, 살아있는 동물을 구조할 수 있는 현장에 도착하게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얼마전 처음 발 디딘 곳은 산불이 그을리고 간 울진의 한 축사였습니다.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가 비닐을 태우는 비릿한 냄새와 곳곳에 녹아내려버린 건축자재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의 한 가운데는 죽은 소 ‘소원’이가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화재로 소 주인은 동물들을 챙기지 못하고 탈출했고, 소원이는 하반신에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약물 치료를 시작한지 이틀만인, 3월 8일 새벽에 소원이는 죽었습니다.살아있는 소들 사이에 누워있던 소원이의 몸은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엉덩이와 뒷다리에 넓은 화상 자국이 선명했고 부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앞다리는 몸에 포개져 있었습니다. 화염을 마주한 공포와 탈출하려던 절박함은 몸에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재난 속에서도 움튼 생명 비극 속 위안은 소원이가 도살장으로 끌려가지 않았고, 약물 치료를 시도해서 죽음 직전의 고통이 덜 했을 거라는 점입니다. 제 발로 걸어 나가지 못한 축사에서 소원이는 포클레인에 매달려 나왔지만 향한 곳은 도살장이 아닌 터 좋은 땅이었습니다.한국의 소들은 축사를 벗어나 향하게 되는 곳은 도살장뿐이기에, 평생을 살았던 곳에서 눈 감은 소원이가 다른 소들은 한편으로 부러울까요?  소원이는 누군가의 식탁 위 고깃덩어리가 아닌, 몇 개월 뒤면 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정중한 장례는 그 과정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었습니다. 소원이가 필사적으로 불길을 탈출하려던 날, 같은 축사에서 송아지가 태어났습니다. 비록 처참한 환경 속에서 태어났지만, 아직 다리의 감각을 익히는 듯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송아지의 모습은 사랑스러울 뿐이었습니다. 존엄한 죽음과 갓 태어난 생명의 활기찬 발길질을 목도한 것은 앞으로의 제 활동에서도 의미 있게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남겨진 과제, 그리고 희망 재난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에게 가혹합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동물들에게 피난길은 없었습니다. 산불이 타버리고 남겨진 자리에 발 딛고 있던 동물들은 고군분투하며 살아남은 것일 겁니다. 많은 것을 잃은 재난이었지만 삶에 대한 투쟁은 다양한 모양새로 계속 이어집니다. 카라는 이후 재난재해에서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 활동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반려동물, 농장동물, 야생동물 등 분류에 따른 행동요령, 피난 장소, 구호 방법, 인도적 행동 의무화 등을 포함한 매뉴얼 마련을 지자체와 정부에 촉구합니다. 정책적인 변화와 더불어 위기 상황에서도 동물을 포함한 대응체계의 필요성을 많은 시민들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제로 죽은 동물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화재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의 내일은 무사하길 바랍니다. 같은 마음으로 후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울진의 현장에서 희망을 찾고자 뛰어다닌 모든 이들에게도 존경을 표합니다. 첫 현장의 모습은 예상과 달랐지만 그 속에서 생명과 죽음과 희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모든 생명이 동일한 무게로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더욱 힘차게 걸어보고자 합니다. 
  • 본지 특별기획팀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도…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상 수상작 선정

    본지 특별기획팀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도…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상 수상작 선정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최훈진, 민나리, 김주연, 최영권 기자)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 보도가 제24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17일 서울신문 보도를 포함해 7건을 본상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심사위원단은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인권 실태를 드러내는 중요한 기획”이라며 “법제도적 한계 역시 세심하게 지적해 어떤 문제를 다뤄야 할지에 대해서도 잘 보여 줬으며,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특별상 수상자로는 부당 해고에 맞서 36년간 복직 투쟁을 통해 한국 노동자의 인권 향상에 애쓴 김진숙 민주노동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22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 [이슈&이슈] ‘해상풍력 힘드네’ … 어민들 “수산업 붕괴”對 업체들 “장려할 땐 언제고”

    [이슈&이슈] ‘해상풍력 힘드네’ … 어민들 “수산업 붕괴”對 업체들 “장려할 땐 언제고”

    서해 인천어민들이 수산업 붕괴를 우려하며 우후죽순 추진중인 해상풍력발전사업에 반발하자 인천시가 갈등조정에 나섰다. 시는 2주간 어업인 단체와 덕적·자월·용유·무의 등지에서 총 12회에 걸친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 ‘숙의경청회’를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인천 해상에서는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을 두고 풍황계측기 점·사용허가 등 사업 초기 단계에서 일부 사업자들의 지역의견 수렴 부족 등으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인천수산업협동조합은 지난 16일 인천 연안부두를 비롯한 국내 9개 권역 주요 항에서 ‘어업인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인천에서는 경기남부·경인북부·옹진·영흥 등 수협 조합원들과 인천·경기 지역 어업인들이 참가했다. 어업인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해상풍력발전 사업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반대하고 있다. 국내 수산업을 붕괴시킬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총궐기 대회에서 민간주도 해상풍력개발 폐지와 기존 사업 전면 재검토, 풍력사업 추진 특별법 제정 강행 중단, 헌법이 보장하는 수산업 보호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어업인들은 시와 정부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어업인들의 반발이 커지자, 옹진군은 덕적·자월도 인근 해역에서 추진 중인 일부 사업자들의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중단시켰다. 군은 지난 11일 덕적·자월도 인근 해역에서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 중인 업체 5곳이 제출한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실시계획 승인신청을 불허했다. 군은 불허가 처분 사유로 해역 난개발로 인한 조업구역 축소와 민간 주도 사업에 대한 어업인들의 불신을 들었다. 이어 무분별한 해상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주도형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미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내준 업체 한국남동발전·오스테드 등을 제외하고 다른 업체들은 모두 해상풍력사업에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군 관계자는 “남동발전·오스테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해상풍력발전을 위한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모두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불허 사유가 해소된다면 방침이 바뀔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자들은 군이 기존 업체인 한국남동발전·오스테드 등과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제이씨에너지·경일종합기술공사·지앤코리아·옹진풍력·케이에스파워 등 업체 5곳은 “옹진군이 행정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행 공유수면법을 적용하면, 군은 풍황계측기 실시계획 신고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이를 수리해야 한다. 업체들은 “군은 법 조항에도 없는 실시계획 보완을 요구했고 풍향계측기를 설치한 남동발전·오스테드·씨앤아이레저 등은 없었던 절차”라며 행정기관의 과도한 초법적 명령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같이 어업인들과 업체츨간 갈등이 커지자 시가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중점갈등관리 대상사업으로 선정하고 지역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섬지역 여건을 감안해 직접 해당 지역에 찾아가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경청과 숙의를 진행해 주민들의 의사형성 과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숙의경청회는 일회적 기존 사업설명회와 달리 숙의와 경청에 초점을 두고, 이해당사자의 참여와 정보공유 과정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달 말 일까지 진행하는 1차 숙의경청회에서는 해상풍력과 관련한 각종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숙의를 통해 사업에 대한 주민과 어업인들의 우려와 요구를 수렴한다. 인천시는 이를 바탕으로 중앙부처 및 사업자와의 협의를 진행하고, 협의결과를 2차 숙의경청회에서 주민, 어업인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 연안부두와 소래포구부터 열린 숙의경청회에서 어업인들은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들어서면 어획량 감소, 소음 피해, 발전 과정에서 발생할 전자파로 인해 바다 생태계 파괴 등의 우려를 쏟아냈다. 특히 어업인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진행된 풍황계측기 점사용허가로 인해 많은 어장을 뺏길 위기에 처해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예상 피해현황 조사와 그에 따른 보상 계획에 대해 묻고, 앞으로 시가 사업자와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17일 자월도에서 진행한 숙의경청회장에서는 인천시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갈등을 예방하고, 주민과의 소통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종우 시 시민정책담당관은 “사업의 일방적 설명과 설득이 아닌 정확한 정보제공을 통해 시민과 함께 숙의하고 경청하는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라며 “행정이 직접 현장을 찾는 숙의경청회가 또 하나의 새로운 소통행정 시스템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 해역인 덕적, 용유·무의·자월 등에서 공공기업 및 민간기업이 추진중인 해상풍력사업은 총사업비 18조 5000억원 규모로, 발전용량은 3673MW에 이른다. 현재 풍향의 적합성 조사를 위한 풍황계측기 설치 및 발전사업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우수한 자연조건을 가진 옹진해역에서 신재생에너지인 해상풍력발전 단지가 조성될 경우 친환경 에너지 확보는 물론 수려한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산업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에 큰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해상풍력 배후항만 및 배후산단 타당성 연구 용역을 올해 말까지 추진하고 발전사업과 관련한 설명회 및 컨설팅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 배달·대리운전·심부름… 여섯 식구 ‘플랫폼 생존기’

    배달·대리운전·심부름… 여섯 식구 ‘플랫폼 생존기’

    각자 삶에서 불안 느끼는 사람들생계형 배송·대행 업무 뛰어들어가족의 힘·여성 연대로 구원 노력플랫폼 노동은 근로자를 사업자라 하고, 고용주를 중개자라고 칭한다. 그렇게 사업자가 된 근로자는 노동의 시간과 양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중개만 하는 고용주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 같은 플랫폼으로 일을 시킨다. 산업재해 처리도 안 되고, 작업 비용도 자기가 다 감당해야 한다. 소설가 이서수는 플랫폼 노동이 근로자를 ‘현대판 노예’ 혹은 ‘사이버 프롤레타리아’로 만드는 구조를 경계한다.그는 2020년 장편소설 ‘당신의 4분 33초’로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받으며 “한국문학을 한 단계 비약시킬 중요한 자산”이라는 평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단편 ‘미조의 시대’로 이효석문학상까지 거머쥐며 문학계가 주목하는 젊은 작가로 급부상했다. ‘헬프 미 시스터’는 이효석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문학의 힘을 빌려 전해야 할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둔다”고 밝혔던 이 작가의 신작이다. 그는 이번 소설에 여성 노동자 그리고 플랫폼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았다. 전작인 ‘미조의 시대’가 생존의 고통 속에 시름하는 우리 사회 젊은이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했다면 이번에는 나이대가 제각기 다른 여성 인물들 그리고 삼대가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족을 등장시켜 그들을 성장시킨다.가까웠던 회사 동료에게 약물 성범죄를 당할 뻔한 뒤 회사를 그만둔 수경, 그런 딸의 곁을 지키는 엄마 여숙, 사기를 당하고 딸의 집으로 들어온 아버지 천식,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큰 전업투자자 남편 우재, 수경의 집에 얹혀살고 있는 조카 준후와 지후, 수경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틴챗’ 유저 은지와 수경을 위해 ‘투쟁’하는 보라까지. 수경의 상처는 모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불안한 존재라는 것이다. 30대인 수경은 범죄 피해자이지만 제 손으로 회사를 그만둔다. 회사가 그를 ‘녹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동사할 때까지 품고 있을 수도 없는, 독극물이 가득 차 있는 얼음’으로 치부하기 때문. 수경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를 칼로 찔러 죽이자. 이런 분노를 안고 사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지’라며 고통에 허덕이면서도 ‘그러면 누가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지’라는 근원적인 고민을 하는 존재다. 60대 여숙은 평생 2평짜리 방 한 칸에서 맴돈 것 같은, 시대에 저항해 보지 못한 인물이다. 10대 은지는 ‘틴챗’에서 자신의 사진을 산 낯선 남자들에게 신상 폭로 협박을 받을 수 있다는 상상에 시달리고, 20대 보라는 ‘여자가 남자보다 무해하다’고 느끼고 그런 감정이 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물음표를 안고 있는 존재다.수경의 가족은 생계유지를 위해 자차배송, 뚜벅이 배달, 대리운전, 여성을 위한 심부름 대행 앱 ‘헬프 미 시스터’ 등 각자 할 수 있는 플랫폼 노동에 뛰어든다. 15평짜리 낡은 빌라에 사는 여섯 식구와 그 집을 오가는 두 여성의 좌충우돌 플랫폼 노동 도전기는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족의 온기와 여성의 연대가 서로를 구원해 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것이 “볕들 날 없는 일상에서도 기어이 윤슬 한 조각을 찾아낸다”고 추천사를 남긴 소설가 박상영이 발견한 반짝임이다.
  • 미얀마 군부, 대량 살상무기 ‘진공폭탄’ 썼다…불발탄 발견

    미얀마 군부, 대량 살상무기 ‘진공폭탄’ 썼다…불발탄 발견

    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공습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대량 살상무기인 ‘진공폭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동부 카야주(州)에서는 대형 진공폭탄 불발탄이 발견됐다. 진공폭탄의 정식 명칭은 열압력탄으로, 주변 산소를 빨아들여 강력한 초고온 폭발을 일으키는 무기다. 폭발 시 높은 압력파가 발생해 인체의 장기에까지 손상을 주는데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무차별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이유로 국제사회에서는 진공폭탄을 비윤리적인 대량 살상무기로 인식한다. 미얀마에서 발견된 진공폭탄 불발탄은 지난 8일 미얀마군이 전투기를 이용해 카야주의 마을을 공격할 당시 떨어뜨린 2개의 폭탄 중 하나로 파악됐다. 카야주 무장세력인 카레니민족방위군은 터지지 않은 채 3m 깊이의 땅에 박힌 불발탄을 발견한 뒤, 불도저와 철제 사슬 등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이를 꺼냈다. 불발탄의 무게는 약 250kg에 달했으며, 세워 놓았을 때 성인 키 만할 정도로 거대했다. 카레니민족방위군은 “발견된 불발탄은 미얀마 내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공군 장교로 복무하다 민족 방위군에 합류한 텟 나잇 아웅은 “이 폭탄은 폭발 시 산소를 사용해 열파를 발생하고 고압을 방출한다. 이런 엄청난 고압은 폭발 지역 인근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출혈을 유발할 수 있을 만큼 파괴력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폭탄은 국제적으로도 잔혹한 무기로 간주되고 있으며, 내가 아는 한 미얀마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방위사업체에서 복무하다 지난해 5월 반군부 투쟁에 합류한 또 다른 민족방위군은 “공장에서 이런 종류의 폭탄을 본 적이 없다. 공군이 해외에서 직접 수입한 것 같다”면서 “군부가 벙커나 동굴, 참호 속에 숨어 있는 무장투쟁 대원들을 겨냥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미얀마 나우는 자체적으로 입수한 문건을 통해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가 세르비아에서 생산된 고성능 폭탄과 미사일 60t 가량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세르비아 탐사 저널리즘센터·발칸탐사보도 네트워크 등이 지난달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세르비아가 지난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미얀마에 로켓 2500기 이상을 수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 외에도 세르비아가 쿠데타 이후 로켓과 포를 미얀마에 수출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고 반군부 인사들을 유혈 탄압해 왔다. 태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최소 1670명이 목숨을 잃었다.  
  • 송곳 질문 쏟아진 삼성전자 주총장… 90도 고개 숙인 한종희 부회장

    송곳 질문 쏟아진 삼성전자 주총장… 90도 고개 숙인 한종희 부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고사양 게임 구동 시 화질을 떨어트려 제품 발열을 막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과 관련해 16일 공식 사과했다. 이날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GOS 사태와 주가 폭락 등에 뿔난 ‘500만 동학개미’의 성토와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경영진은 재발 방지와 주가 회복 등을 약속하며 진땀을 흘렸다. 주총장 주변은 이른 시간부터 전국에서 모인 소액주주들로 붐볐다. 여든이 넘은 고령의 주주부터 교복을 입은 중고교생, 할머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주가 모여 총회 안건을 꼼꼼히 살폈다. 서울에서 홀로 주총장을 찾은 중학생 홍모(14)군은 “학원에 다니는 대신에 집에서 공부하고, 학원비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는데 주총을 직접 경험하고 삼성을 더 알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지만 주총장을 찾은 인원은 지난해 900여명에서 올해 1600여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삼성전자 소액주주가 2020년 말 기준 214만명에서 지난해 말 506만명대로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액주주들은 단순 투자자를 넘어 자신들이 ‘삼성전자의 주인’임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의 영업보고 이후 가장 먼저 질의권을 얻은 남성 주주는 “최근 갤럭시S22의 성능을 제한해 놓고서는 ‘최대 성능’이라고 광고를 해 과대광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자리에서 사과하실 의향이 있느냐”고 따졌다. 한 부회장은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단상 옆으로 나와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이어 “사용자에게 (GOS)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배포했다”면서 “앞으로 고객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이런 이슈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GOS 논란과 관련해 스마트폰 사업 총괄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청년 주주는 “노 사장은 GOS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이전에도 삼성전자의 팬들에게 불안한 행보를 보이신 분”이라면서 “여기 계신 주주분들께서도 현명한 표결을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노조도 주총장 입구에서 노 사장에게 GOS 사태 책임을 묻는 침묵 시위를 벌였지만, 주주들은 97.96% 찬성 의견으로 노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임금협상안을 두고 파업 투쟁까지 예고한 노조에 대한 경영진의 강경 대응 주문도 이어졌다. 한 여성 주주는 “삼성을 사랑하고 제 자산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 주식으로 있다”며 “경영진은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선도하는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며 생떼를 부리고 있다. 노조에 발목이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여성의 발언이 끝나자 주총장에서는 박수세례가 터져 나왔다. 이 밖에 일부 청년 주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삼성전자의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 및 현지 사업 철수와 재생에너지 소비 확대 등 글로벌 기업 위상에 맞는 기업 경영을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급증한 MZ세대 주주들을 고려해 ‘주총 참석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주주 참여를 높이기 위한 이벤트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 [나우뉴스] “러 연방보안국 기밀문서, 中 대만 침공 예정은 올 가을”

    [나우뉴스] “러 연방보안국 기밀문서, 中 대만 침공 예정은 올 가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침공을 이어가며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대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對) 대만 침공 시기에 대한 내용이 담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기밀문서의 내용이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공개돼 대만에서 뒤늦게 관심을 모았다. 16일 대만 자유시보, TVBS 등에 따르면,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그.넷‘(Gulagu.net) 블라디미르 오세치킨 대표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중국이 대만 침공 시기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FSB 분석가 들이 작성한 기밀 보고서에는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을)를 앞두고 ‘대만 수복’을 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을 이전에 ‘완전히 대만을 장악’하는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야 시진핑 자신이 순조롭게 주석을 연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두고 공산당 내의 거대한 권력 투쟁으로 묘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을 바짝 긴장 시키며 중국과 반대 진영에 오히려 상황이 유리하게 되었다며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기회는 희박하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미국에게 “시진핑을 협박하고 경쟁자들과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밝힌 문서의 앞 부분에는 중국이 러시아에 유가안정을 위해 전쟁을 끝내라는 최후의 통첩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저널리스트 크리스토 그로제프는 이 문서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이를 보여준 FSB 2명은 “동료가 작성한 편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로제프는 그들이 이 내용 전부를 동의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 13일(현지시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폭스뉴스에서 “중국이 무력을 이용해 대만을 점령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중국이 (러시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세계가 러시아에 매우 큰 제재를 가했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지만 중국의 대만 점령 시도를 억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주펑 난징대 교수는 중국 정부가 다양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며 “중국은 그 어떠한 군사적 충돌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류정엽 타이베이(대만) 통신원 koreanlovestaiwan@gmail.com
  • “GOS 사태 책임자 반대” “러시아 사업 철수”…주총 벼른 개미에 고개 숙인 삼성전자

    “GOS 사태 책임자 반대” “러시아 사업 철수”…주총 벼른 개미에 고개 숙인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고사양 게임 구동 시 화질을 떨어트려 제품 발열을 막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과 관련해 소액주주들에게 허리를 굽혔다. 16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는 GOS 사태와 주가 폭락 등에 뿔 난 ‘500만 동학 개미’의 성토와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고, 경영진은 재발 방지와 주가 회복을 등을 약속하며 진땀을 흘렸다.이날 주총장 주변은 이른 시간부터 전국에서 모인 소액주주들로 붐볐다. 여든이 넘은 고령의 주주부터 교복을 입은 중·고교생 주주, 할머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 주주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총회 안건을 꼼꼼히 살폈다. 서울에서 혼자 수원 주총장을 찾은 중학생 주주 홍모(14)군은 “학원에 다니는 대신에 집에서 공부하고, 학원비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는데 주총을 직접 경험하고 삼성을 더 알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총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하고, 온라인 투표도 열었지만 주총장을 찾은 인원은 지난해 900여명에서 올해 1600여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삼성전자 소액주주가 지난해 초 ‘10만 전자’ 붐을 타고 2020년 말 기준 214만명에서 지난해 말 506만명대로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소액주주들은 단순 투자자를 넘어 자신들이 ‘삼성전자의 주인’임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의 영업보고 이후 가장 먼저 질의권을 얻은 남성 주주는 “최근 갤럭시S22의 성능을 제한해놓고서는 ‘최대 성능’이라고 광고를 해 과대광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자리에서 사과하실 의향이 있느냐”라고 따졌다. 이에 한 부회장은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하며 단상 옆으로 내려와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한 부회장은 이어 “최상의 성능을 원한다는 고객 목소리가 많아 이를 반영해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배포했다”라면서 “앞으로 고객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이런 이슈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GOS 논란과 관련해 스마트폰 사업 총괄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청년 주주는 “노 사장은 GOS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그 이전에도 삼성전자의 팬들에게 불안한 행보를 보이신 분”이라면서 “그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하드웨어 사업에서 손을 떼셔야 한다. 여기 계신 주주분들께서도 현명한 표결을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삼성전자노조도 주총장 입구에서 노 사장에게 GOS 사태 책임을 묻는 침묵시위를 벌였지만, 주주들은 97.96% 찬성 의견으로 노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임금협상안을 두고 파업 투쟁까지 예고한 노조에 대한 경영진의 강경 대응 주문도 이어졌다. 한 여성 주주는 “삼성을 사랑하고 제 자산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 주식으로 있다”며 “경영진은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선도하는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며 생떼를 부리고 있다. 노조에 발목이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여성의 발언이 끝나자 주총장에서는 박수세례가 터져 나왔다. 이 밖에 일부 청년 주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삼성전자의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 및 현지 사업 철수 계획 등을 묻기도 했다.
  • [대만은 지금] “러 연방보안국 기밀문서, 中 대만 침공 예정은 올 가을”

    [대만은 지금] “러 연방보안국 기밀문서, 中 대만 침공 예정은 올 가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침공을 이어가며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대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對) 대만 침공 시기에 대한 내용이 담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기밀문서의 내용이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공개돼 대만에서 뒤늦게 관심을 모았다.  16일 대만 자유시보, TVBS 등에 따르면,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그.넷'(Gulagu.net) 블라디미르 오세치킨 대표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중국이 대만 침공 시기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FSB 분석가 들이 작성한 기밀 보고서에는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을)를 앞두고 ‘대만 수복’을 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을 이전에 ‘완전히 대만을 장악’하는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야 시진핑 자신이 순조롭게 주석을 연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두고 공산당 내의 거대한 권력 투쟁으로 묘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을 바짝 긴장 시키며 중국과 반대 진영에 오히려 상황이 유리하게 되었다며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기회는 희박하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미국에게 "시진핑을 협박하고 경쟁자들과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밝힌 문서의 앞 부분에는 중국이 러시아에 유가안정을 위해 전쟁을 끝내라는 최후의 통첩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저널리스트 크리스토 그로제프는 이 문서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이를 보여준 FSB 2명은 “동료가 작성한 편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로제프는 그들이 이 내용 전부를 동의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 13일(현지시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폭스뉴스에서 “중국이 무력을 이용해 대만을 점령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중국이 (러시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세계가 러시아에 매우 큰 제재를 가했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지만 중국의 대만 점령 시도를 억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주펑 난징대 교수는 중국 정부가 다양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며 “중국은 그 어떠한 군사적 충돌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 ‘추자현♥’ 우효광, 불륜 논란 후 근황, 중국에서…

    ‘추자현♥’ 우효광, 불륜 논란 후 근황, 중국에서…

    배우 추자현의 남편이자 중국 배우 우효광이 드라마로 복귀한다.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우효광이 출연하는 드라마 ‘애병회영’이 중국 CCTV에서 방송을 시작한다. 이미 2019년에 촬영을 마쳤으며, 2년 만에 공개된다. ‘애병회영’은 중국 유명 감독 리샤오핑이 연출을 맡았으며 중국 개혁개방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다. 극 중 우효광은 주인공 가오하이성(고해생) 역으로 활약한다. 우효광은 이날 웨이보에 애병회영 포스터를 올리며 “오늘 밤 CCTV 황금시간대에 방송한다. 아이치이, 유큐, 텐센트에서도 동시 방영한다. ‘고해생’이 찾아온다. 투쟁하는 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홍보했다. 앞서 우효광은 지난해 7월 불륜설이 불거졌다. 우효광이 늦은 밤 한 술집에서 시간을 보낸 뒤, 차에 타면서 한 여성을 무릎에 앉힌 모습이 포착된 것. 이후 추자현 우효광 부부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지난 5월 지인들과의 모임 후 귀가 과정에서 있었던 해프닝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가족끼리도 왕래하는 감독님과 친한 동네 지인들이다. 아무리 친한 지인이어도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우효광 추자현 부부는 직접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추자현은 “나 역시 잘 아는 지인들이다.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 했다. 경솔한 행동에 (우효광도) 많이 반송하고 자각하고 있다. 애정과 관심으로 너그러이 지켜봐 준다면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효광 역시 “심려를 끼친 점 깊은 반성하고 사과한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행동에 주의가 필요한데 내 경솔한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어떠한 설명으로도 이해가 어려우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영상 속 내 모습을 보고 많은 반성과 후회한다. 한 아내의 남편,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품행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추자현과 우효광은 2012년 드라마로 인연을 맺어 3년 뒤 연인으로 발전했다. 2017년 1월 혼인신고를 하면서 법적으로 부부가 됐고, 이듬해 6월 1일 첫 아들을 품에 안았다. 우효광은 다정다감한 남편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 [유정훈의 간 맞추기] 정치의 언어/변호사

    [유정훈의 간 맞추기] 정치의 언어/변호사

    ‘긍정적 언어의 힘’ 같은 평범한 자기계발서에 나올 법한 얘기는 믿지 않는다. 대체로 언어는 그 사람의 내면에 있는 것을 드러내지 그 반대 방향은 아니다. 하지만 언어의 표현 방식이 사람의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일본 유전학회가 2017년 유전형질이 발현되는 양상을 나타내는 ‘우성’과 ‘열성’이라는 용어가 나음과 못함을 뜻하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우성은 ‘현성’(顯性·눈에 띄는 성질), 열성은 ‘잠성’(潛性·숨어 있는 성질)으로 바꾸기로 한 것은 이 점을 고려한 좋은 결정이다. 정치의 언어도 마찬가지다. 물론 정치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할 때가 많다. 하지만 국민에 대한 믿음이나 국민통합 같은 가치를 말하는 정치인과 입만 열면 반대 정파에 대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유불리만 따지는 사람 중 누가 결정적 순간에 국민을 위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을까. 농부는 밭을 탓하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과 지지하는 정당이 패배했다고 해서 다른 정당에 투표한 유권자를 비난하는 사람 중 어느 쪽이 나은 정치를 하게 될까. 정치의 언어가 정치인의 사고를 드러내는 차원이든 반대로 정치의 언어가 정치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이든, 정치의 세계가 원래 그러려니 하고 넘기지 않아야 할 이유다. 대선 당일 박빙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팔로어를 거느린 소위 논객 중에 너무나 쉽게 ‘한국은 향후 5년간 내전 상태일 것’이라는 글을 올린 경우를 봤다. 즉각적이고 명쾌한 말이 호응을 얻는 소셜미디어의 특징일 수 있다. 혹여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쓴웃음이 나왔다. ‘서로의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같은 국민으로 중간지점을 찾아보자’ 정도의 언급이 그리 어려웠을까. 저런 진단을 내놓고 ‘좋아요’를 많이 받는 것 외에 얻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민주주의에서는 선거가 권력을 둘러싼 투쟁의 방식이고, 유권자를 설득하기 위한 말이 주된 수단이다. 무력을 쓰는 전쟁에서조차 인류는 어떤 수단은 동원하지 않아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를 이루어 가고 있다. 정치의 언어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고, 선거 과정에서 흩뿌려지는 말을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허용할 수는 없는 이유다. 특정 유권자 집단에 대한 혐오 혹은 갈라치기가 대표적 사례다. 이런 발언이 어떻게 국민을 분열시키고 종국에는 사회를 약화시키는지 우리는 트럼프 같은 선례를 통해 확인했다. 선거에서 오간 공방, 특히 2030 여성을 향한 말들은 때로 끔찍했다. 하지만 정면으로 맞서 버텨 낸 사람들이 있었다. 선거에 이긴 당에서도 그 언행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모양이다. 그러기에 정치의 언어에 대한 희망은 놓지 않으려 한다.
  • “0.73%P, 정권교체 vs 여성결집 결과… 尹, 여가부 폐지 대안 내놔야”

    “0.73%P, 정권교체 vs 여성결집 결과… 尹, 여가부 폐지 대안 내놔야”

    지난 20대 대선에 출마한 12명의 후보 중 여성은 단 두 명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김재연 진보당 후보.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와 손솔 진보당 기후위기대응특위 위원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건 두 후보의 캠프에서 각각 활약했다. 20대로서 ‘이대녀’들이 온몸으로 겪었을 대선을 듣기 위해 지난 14일 두 사람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대선 결과를 어떻게 보나.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여성 중 58.0%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았다. 강민진 “20대 여성들이 이준석 식의 여성혐오 정치를 심판하기 위해 민주당으로 결집한 셈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20대 여성들이 왜 또다시 ‘소수정당 사표론’에 반응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원래 청년 세대는 본인이 찍고 싶은 사람을 뽑는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유력한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고 본다. 심정은 이해되지만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거대 양당 체제가 지탱해 온 것이다. 민주당이 정말 여성 청년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민주당에서는 많은 권력형 성범죄가 일어나 수많은 2차 가해자들을 양산했으며, 그들에 대해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 대선 초기만 해도 이준석의 ‘이대남’ 전략을 허술하게 따라해 ‘에펨코리아’(온라인 남성 커뮤니티)의 문을 두드리고, ‘닷페이스’나 ‘씨리얼’ 같은 소수자 이슈에 주목하는 유튜브 채널의 출연을 번복했다. 민주당이 진정한 페미니스트 정당이 되려면 정치인과 당원, 지지층 모두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것이 단시간 내에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20대 여성들이 새로운 선택지를 만드는 정당으로 결집될 때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이들이 ‘나의 정당’이라고 여길 수 있는 정당으로 힘을 가지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손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맞다. 갤럽에서 진행한 대선 사후 조사를 보면 윤석열 후보 투표자들 중 ‘상대 후보가 싫어서, 그보다 나아서’ 뽑았다는 응답이 17%, 이재명 후보 투표자들 중에서는 26%가 나왔다. 모두가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 표를 던진 건 아니라는 뜻이다. 이건 사실 집권 여당의 비판과 성찰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촛불혁명’ 이후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있었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이후로 야당의 완승, 여당의 완패가 눈에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투표 결과를 접전으로 만든 건 여성들이 집결했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전면적으로 무시를 당하는 느낌을 받았던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인 투표로 증명해 낸 게 이후의 정치에서도 한 줄기 희망이라고 본다.” -심상정 후보는 득표율 2.37%로 3위, 김재연 후보는 0.11%로 5위를 기록했다. 아쉬운 득표다. 손 “김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특성화고 노동자, 택배 노동자들처럼 투쟁하고 있는 현장을 많이 찾아다녔고, 진보 정치에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는 호소를 많이 했다. 그 호소들이 유의미하게 남았다고 본다. 득표에 대한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결국 지방선거까지 가야 가능하다.” 강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조건이 안 좋았던 선거인 건 맞다. 거대 양당으로의 집결이 심했다. 제3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이 많이 부각되지 못한 채 선거가 끝나 아쉽다. 다만 반대로 얘기하면 선거가 이렇게까지 박빙 구도로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에 표를 준 80만 국민이 있다. 이런 것들이 정의당이 계속해서 존재해야 할 이유로 증명이 됐다.” -새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강 “윤·이 두 후보 간 0.73% 포인트라는 득표율 격차는 ‘정권 교체는 해야 한다. 그러나 갈라치기 정치는 심판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더이상 국민의힘 후보가 아니라 전 국민의 당선인이 됐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 보다 실질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성범죄 문제를 자꾸 형량 강화로 접근하는데, 성범죄가 일어나는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먼저다. 폭행·협박을 당했으나 증명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동의 여부’에 따라 강간을 판단하는 비동의강간죄를 도입해야 한다.” 손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잘 지켜 줬으면 좋겠다. 선거 기간 내내 보여 줬던 갈등과 대결을 양산하는 모습이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젠더 이슈뿐 아니라 노동이나 외교 같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5월에 임기를 시작해 앞으로 어떤 행정부를 꾸릴 것인지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을 텐데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의견을 들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손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 서대문구 구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 예비등록을 완료했다. 대선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얘기할 수 있는 공간,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지방선거다. 당선되고 싶다. 그럼 내가 이준석 대표보다 더 빨리 선거에서 당선되는 거다.” 강 “이번 선거 결과를 정리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방선거 출마는) 아직 고민 중이다.”
  • [단독] 윤희숙 “윤석열, 586과 맞장 뜨게 국민이 불러낸 것”

    [단독] 윤희숙 “윤석열, 586과 맞장 뜨게 국민이 불러낸 것”

    20대 대통령 선거는 ‘5년 만의 정권교체’, ‘역대 최소 표차 승부’, ‘극한의 진영 대결’ 같은 외피(外皮)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 정치의 ‘탈(脫) 국회화’라는 매우 주목되는 특질을 내포하고 있다. 국회가 정치의 중심인 것은 맞지만, 정치의 외연은 국회 담장을 훌쩍 넘었다. 이를 상징하는 인물이 정치판에 발을 디딘 지 불과 8개월 만에 20대 대통령에 오른 전직 검사 윤석열이다. 국회의원 한 번 한 적 없는 20대 대선 낙선자 이재명이 또 그러하다. 국민의힘 대표 ‘0선’ 이준석도 같은 선상에 있다. 뉴미디어를 통한 정치 담론이 부쩍 활발해지면서 전현직 교수 강준만, 진중권, 서민, 이한상 같은 이들의 정치 비평도 여론에 무시 못 할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탈국회 정치의 한 모서리에 1년 4개월짜리 ‘전직 초선’ 윤희숙이 있다. 2020년 7월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되는 임대차 3법 반대 국회 5분 연설로 세인의 이목을 붙든 그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이어가다 부친의 부동산 논란이 불거지자 “공인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그야말로 시원하게 의원직을 던졌다. 자신의 지역구 서울 서초갑이 어떤 곳인가. 국민의힘 텃밭 중에 텃밭인 이곳을 그는 “의원직에 연연하는 건 윤희숙이 생각하는 정치가 아니다”라며 내려놨다. ‘정치는 무엇인가’ ‘정치인은 누구인가’를 우리 사회에 물었다. 죽어야 살고, 버려야 얻는다. 의원직 사퇴로 그는 지금 오히려 정치의 중심에 섰다. 새 정부 첫 국무총리설도 조심스레 나온다. 거칠 것 없어 보이는 이 70년생 경제학자 초짜 정치인에게 이번 20대 대선은 무엇이었는지, 윤석열 정부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15일 오후 서울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물었다. - 20대 대선을 어떻게 보나. “윤석열이라는, 아무 정치 자산이 없는 사람을 왜 국민들이 불러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더는 지금의 정치가 우리 시대에 맞지 않다, 정치를 갈아엎고 싶다는 열망 아니었겠나 싶다. 공인의식으로 무장돼야 할 정치판이 그저 사적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돼 버렸다는 생각에, 특히 지난 5년 문재인 정부와 586 집권세력의 공사를 구분 못 하는 행태를 이제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생각에 국민들이 권력과 맞짱을 뜨는 윤석열을 불러낸 것이라 생각한다. 윤석열의 당선은 한 시대를 정리하고 싶은 국민들 마음이라 본다.” - 거의 대등한 수의 국민이 여당 후보 이재명을 택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은 60%였다. 그런데 윤석열은 48%를 얻는 데 그쳤다. 12%의 간극이 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이 그만큼 부족했다는 뜻이다.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47%에 대해서는 지금 대한민국의 지역·계층·세대·이념·젠더 갈등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을 국민의힘은 주목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낸 40대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50대 다수는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586집권세력의 허상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그 아래 세대인 40대는 586세대 민주화 투쟁의 이면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반면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권을 만든 일종의 자부심이 강한 것 같다.” - 현 정부에서 해소되지 않은 권력형 비리 의혹을 놓고 현 정부와 차기 정부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이런 건 국기문란 사건 아닌가. 시계를 40년은 뒤로 돌린 사건들이다. 정치보복 논란이 있는데 오히려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논란이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들 사건을 보면서 대통령의 명시적 지시를 떠나 대통령 의중을 미리 떠받드는 행태, 소위 알아서 기는 게 더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철저한 수사로 가려야 할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경제 범죄들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대장동 개발비리, 성남FC 후원 의혹 등등. 이들 사건은 특정인이 아니라 특정세력의 돈줄과 관련된 문제로, 정치가 얼마나 썩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건들이라 의심된다. 정치 권력의 유지, 획득을 위해 국민의 눈을 속이고 국민의 돈을 빼돌리는 경제범죄들은 시스템의 허점이 무엇이었는지 철저히 수사해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이 특검 수사를 주장하는데. “민주당이 특검을 하자고 하면 고마운 일이다. 상설특검을 주장하는데, 결국 특검을 누가 임명하느냐가 문제 아닌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을 청와대가 당선인과 협의하겠다고 했다는데, 특검도 국회 추천 후보 가운데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과 조율해 임명하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 -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적폐청산’을 외치며 국민을 편 갈랐다는 비판이 많다. 윤석열 정부가 이들 비리사건을 파헤친다고 마냥 시간을 끌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선 문재인 정부가 적폐라는 말을 끌어댄 것 자체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해선 책임회피이고 상대방에 대해선 무조건 나쁜 놈이다, DNA가 나쁘다 하며 낙인을 찍는 거다. 새 정부에서도 적폐라는 말은 쓰지 않았으면 한다. 다만 지금 얘기한 경제범죄는 적폐 운운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매우 구체적인 문제다. 검찰이 의지만 있으면 금방 실체를 가릴 수 있다. 당선인이 거듭 시스템을 강조하지 않나. 수사해서 혐의가 나오면 기소하고 법원의 판결에 따르는 거다. 그런 식이라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의혹들이 있는데도 이를 덮고 가려 한다면 국민들이 답답해할 거다.” -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크다. “사실 저도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여가부 폐지에 반대했다. 잘하는 쪽으로 고쳐나가야지 그냥 없애는 건 좋지 않다고 봤다. 잘못한 부처를 없애기로 하자면 여가부보다 국토부가 먼저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런데 윤석열 캠프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땐 사실 여론조사를 했었다. 놀랍게도 국민의 60%가 여가부 폐지에 찬성했다. 여기엔 다수의 여성도 포함돼 있다.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부처라는 인식이 많았다. 여가부의 원죄가 그만큼 컸던 거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부처를 없애고 합치고 하는 건 많은 나라에서도 늘상 있는 일이다. 기획예산처도 늘 정권에 따라 붙였다 뗐다 하지 않았나.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부처 통폐합을 통해 양성평등의 가치를 좀 더 실질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이다.” 여가부 존폐에 대한 언급은 자연스레 청년세대 젠더 갈등 문제로 이어졌다. 윤 전 의원은 이 대목에서 말이 무거워졌다. 마음이 무겁다는 얘기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잘못했다고 본다. 우선 민주당이 페미니즘을 묘하게 써먹으면서 20~30대 남성들이 굉장한 모멸감과 박탈감을 느꼈고, 이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이를 너무 들쑤시면서 선거 막판 2030 여성들이 대거 이재명 쪽으로 집결했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볼 때 정말 걱정스러운 건 자칫 이들 세대의 큰 싸움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결코 남녀의 전쟁이 아니고, 청년세대도 점점 나이가 들면 서로 타협하고 조화를 이뤄나갈 일인데 정치권이 갈등을 키우고 일부 언론이 부채질한다. 굉장히 무책임하다. 코로나 위기 극복, 기후변화 대응, 국민연금 개혁 등 지금 중차대한 과제가 얼마나 많나. 이런 국가적 과제들을 헤쳐가기 위해서라도 기성세대가 정신 차리고 젠더 갈등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 -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를 꼽는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 앞으로 나아갈 힘이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고갈돼 있다. 새 정부는 이걸 채워야 한다. 우선 정신적 측면에서는 국민통합을 이루면서 원칙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갈라치기와 적폐몰이로 상처받은 국민들 마음을 치유하는 한편, 정치적 판단으로 불법과 비리를 적당히 덮어주는 구태는 청산하고 사법·검경 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아울러 나라의 기초체력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오늘만 산다는 식으로 나라를 운영했다. 경제의 잠재력을 높이고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노력은 전무했고, 재정은 빚잔치하는 집안처럼 탕진했다. 새 정부는 국내외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를 이겨나갈 장기적 지도를 제시하고 추진해야 한다. 공수표가 아니라 정직한 청사진을 국민들과 공유하고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까. “정권교체로 목표를 이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면 제발 정신차리라 외치고 싶다. 문 정권을 심판하고 싶어도 국민의힘은 죽어도 못 찍겠다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시작으로 삼아 그간의 무책임 웰빙정치를 청산하고 변화를 향해 몸부림쳐야 한다.”
  • 분권형 정부로 개헌 필요… 과도한 적폐청산 악순환 반드시 끊자

    분권형 정부로 개헌 필요… 과도한 적폐청산 악순환 반드시 끊자

    20대 대선 결과 승자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패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8.56%와 47.83%, 차이는 0.73% 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선을 거칠수록 첨예해진 진영 간 대립이 마침내 갈 데까지 가면서 대한민국이 정확히 둘로 쪼개진 셈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통합‘을 외쳤지만,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치유가 절실한 까닭이다. 서울신문은 14일 합리적 진보·보수·중도 성향 전문가들과 대면 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출발선에 선 윤 당선인이 전임자들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사는 물론 정책과 의제의 탕평을 조언했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법 위반은 수사하되 직권남용죄 적용은 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인위적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이번 대선에서 국민 분열이 극단으로 치달은 것 같은데. 김호기 교수(이하 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확대되면서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가 강화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공통된 현상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정치가 가진 대립적 속성이 극명하게 표출됐다. 마치 보수적 국민의 대한민국과 진보적 국민의 대한민국으로 나뉜 것처럼 됐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승자독식 시스템인 대통령제에선 대립과 갈등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갈등 구조를 빼놓을 수 없다. 1960~70년대 산업화 세대 집권기엔 민주화 세력이 탄압받았고, 민주화 이후 진보세력이 ‘시민권’을 얻고 공존의 실험을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보수·진보의 대립과 갈등이 견고하다. 상대 존재를 거부하고 경우에 따라선 악마화하는 문화도 자리잡았다. 상대를 ‘종북좌파’, ‘수구꼴통’으로 부르는 한 화해와 통합은 어렵다.” 이상돈 교수(이하 이) “앞서 국민통합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문재인 두 대통령이 그 약속을 버리고 코드 인사 등 편들기 정치를 했던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분열로 치달은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인사와 정책이 철저하게 편파적이고 파당적이었다.” 전원책 변호사(이하 전) “국민 분열은 문재인 권력의 ‘편 가르기’가 낳은 산물이고, 어느 대선보다 세대 대결이 표면화됐다. 4050과 6070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4050은 아직도 경제적 ‘평등’에 목말라했다. 정확히는 35~55세까지다. 반면 그들이 기득권층으로 보는 6070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대중 굴종외교와 한미동맹 균열로 빚은 안보 불안, 이재명의 포퓰리즘으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했다. 2030세대는 ‘조국 사태’ 때부터 문재인 권력의 ‘불공정 부정의’에 가장 분노했던 세대다. 국민의힘이 불필요한 젠더 갈등을 선거판에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2030은 온전히 반민주당 세대가 됐을 것이다.” 적대와 분열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김 “중도·진보 인사를 널리 쓰는 탕평인사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에서 상대 정책 중 의미 있는 것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 진보 의제인 불평등 해소나 대북 포용정책을 실용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대통령제하에서 가능한 통합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증오의 정치문화를 넘어서려면 지지자들만의 정부가 아닌, 반대한 사람들까지의 정부라는 점을 유념하고 중립적 위치에 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중립적인 자세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 “인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여러 정당, 여러 캠프를 옮겨 다닌 ‘정치 퇴물’을 기용하는 게 탕평인사가 아니다. 과거 그런 인사가 위원장을 한 국민통합위원회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또 대통령제 정부에서 장관은 철저하게 능력 있는 최고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현직 의원들을 너무나 많이 장관으로 기용했고, 몇몇 정치인 장관들은 문재인 정권의 몰락에 크게 기여했다.” 전 “문재인 정권에 대중이 가장 분노한 건 ‘일자리’와 ‘집값’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중산층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고 근본적으로 국민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급해하면 안 된다. 일자리를 위해서 대통령 당선인은 다수당인 민주당, 노조와 ‘노동개혁’을 담판해야 한다.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야 ‘노동친화적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은 취임 직후부터 이 일을 하는 데 1년이 걸렸다. 마크롱이 ‘연금개혁’에 나선 건 그다음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필요하다면 ‘타운홀 미팅’ 같은 국민 설득에도 직접 나서야 한다.”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김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은 구체제의 극복을 위해 중요한 과제였다. 다만 기간이 길었고, 법과 원칙만 강조하는 와중에 조국 사태와 같은 ‘내로남불’이 발생하면서 정당성을 잃었다. 그 결과 정권교체 프레임이 선거를 지배하게 됐다. 적폐청산에는 법과 원칙에 의한 것과 정치적인 해법, 두 가지가 있다. 대통령은 행정가인 동시에 정치가다. 행정가 측면에선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정치가 측면에선 여론을 고려해 원칙에 상반되는 정치적 결정을 할수도 있다.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한 균형감각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신(新)적폐청산을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니 통합을 하겠다고 바꿨는데, 정부 출범 이후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엔 심판을, 국민의힘엔 경고를 안겨 준 승자 없는 선거였다. 이에 주목해 국민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나.” 이 “획일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실정법 위반이 밝혀지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직권남용으로 기소했던 박근혜 정부 고위직과 고위 법관들이 상급심에서 무죄판결이 난 경우가 많았다. 직권남용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직권남용죄는 기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많은 법 조항이라서 웬만하면 적용해선 안 된다.” 전 “대중은 정치보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신(新)적폐를 눈감아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한다. ‘대장동 게이트’와 ‘대법원 재판거래’ 등 이 전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도 재수사를 해 구악을 청소해야 한다. 이런 일은 정치보복이 아니다. 유의할 점은 검찰 수사에 대통령은 물론 집권세력이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인정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인데. 김 “모든 것은 정부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경쟁하고, 경우에 따라선 타협하고 통합을 이뤄 낸다. 정부가 제대로 된 통합을 추진한다면, 적어도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새 정부를 마음속으로 거부하던 사람들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서 인사와 정책을 통해 최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정치적 불복 문화는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양대 정당의 극단적 지지층이 상대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현상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전 “패한 쪽의 불복은 불가피하지만 그 치유를 얼마나 단기간에 하느냐에 그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가 달렸다. 우리나라는 이념이나 정책보다 지역감정이 아직도 선거에 크게 작용하는 걸 볼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장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 불복의 정치 문화는 언제나 정치인이 만든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감성투표인 것도 심정적 불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새 정부는 야당과 어떻게 협치해야 할까. 김 “새 대통령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할 만한 범위를 고려해 새 정부 인사들을 제안해야 한다. 야당 역시 대립과 투쟁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협치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정부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 이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입법과 예산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민주당과 협의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는 파당적 성격이 적은 인물, 즉 민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청문회가 필요한 장관급도 민주당이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전 “총선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 당연히 윤 당선인으로서는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통치자에게 가장 힘 있는 처음 2년을 허송하지 않으려면 의회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판 지형을 바꾸는 정계개편을 도모하기보다는 지난한 길이지만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재정건전성 확보,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쌓인 난제는 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이다.”이제라도 양당제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 “대통령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양당제일 수밖에 없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은 그 내재적 특성으로 잘 나눠지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려면 권력을 가진 리더의 초인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헌법 개정 사안이다. 우리 사회가 대통령제를 계속 고수할 것인가, 내각제로 갈 것인가를 고민해 볼 시점이다. 대통령제를 고수한다면 프랑스의 결선투표제를 받아들인다면 소수당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 “제3당에 대한 수요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한 여망을 받을 만한 정치세력도 없고, 리더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인위적으로 제3당을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있다. 선거제도 개혁 자체도 쉽지 않다. 개헌을 해서 의원내각제를 토대로 한 분권형 정부를 채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전 “대통령제 아래에서는 양당제가 오히려 다당제보다 우월하다. 보수·진보 두 정당 안에서 색깔이 다른 정파는 있을 수 있지만, 중간지대는 사실 불필요하다. 말하자면 보수당 안에서도 신자유주의자가 있을 수 있고, 빈부격차에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진보정당에서도 국가 개입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제에서 다당제는 여당이 소수당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정국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치 지형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일이다.” 그동안 제3지대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이 “20대 국회가 다당제를 구현했던 드문 기회였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은 완전히 실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20대 국회에서 제3당이 처참하게 종말을 고해서 당분간 제3당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전 “지금까지 사회의 여러 욕구를 충족한다는 명분으로 나온 다당제 주장은 대부분 자신들의 정치적 욕구 실현을 위한 주장에 불과했다. 정당은 이념이나 정책으로 뭉쳐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집단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안 대표는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처음부터 정체성이 모호했다. 말하자면 이념이나 정책으로 대중에 어필하지 않고 보수·진보 양 진영을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대중정당으로서 성장할 수 없었다. 또 정의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미미하다. 우리 진보 대중은 대부분 온건 진보주의로서 민주당에 쏠려 있다.” 문 대통령도 야당 인사 입각을 제의한 바 있었다. 협치를 시도해도 성사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을 제외하곤 야당 인사가 입각한 사례가 없다. 집권 세력이 야권 인사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을뿐더러 설사 제안을 받았다 하더라도 구색 맞춤용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김대중 정부 전반기의 DJP연합 같은 연립정부는 21대 국회에선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혹시 민주당에서 일부 세력이 갈라져 나와서 제3당을 만들면 장관을 몇 자리 나눌 수는 있겠으나 그런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 “대통령이 야당 인사에 입각을 제의한다는 것은 이른바 ‘거국내각’을 만드는 경우로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초당적 통치를 하겠다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그런 일은 있기 어렵다.”  제왕적 대통령 극복을 위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한가. 김 “내각제 개헌을 시도해 볼 시점이다. 1987년 헌법은 산업화를 끝내고 민주화 시대를 새로 출범시키기 위한 기본 얼개였다. 지난 30여년 나름 역할을 수행했으나 변화된 환경에 따라 바꿀 때가 됐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산업화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대통령제의 역할이 끝났다. 선진국 가운데 내각제를 채택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뿐이다. 미국은 주정부의 자율성이 높은 연방제 기반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제이고, 프랑스는 분권형 대통령의 이원집정부제다. 아직 내각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지 않지만 심도 깊게 논의했으면 한다. 지금의 정치·사회·시민사회의 조건이라면 내각제 개헌으로 대립과 투쟁의 정치를 극복하고 이른바 소수 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2030 여성이 보여 준 전략적 투표가 시민사회가 성숙됐음을 보여 준 사례였다. 정치권이 차별과 불평등을 강화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했음에도 시민들이 지혜롭게 대응했다.”  이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에 토대를 둔 분권형 정부, 즉 핀란드나 오스트리아 같은 정부와 양원제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의원내각제 정부의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궁에 은둔하면서 언론을 회피하고 그림자 통치를 하는 비민주적 행태는 가능하지 않다. 전 “5년 단임제보다는 4년 중임제가 대통령제에서 훨씬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책임제를 하는 한 국무총리제는 없애야 한다.” 새 대통령이 정치 발전을 위해 임기 내 꼭 매듭지어야 할 과제는. 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끝냈으면 한다. 진보정부가 5년 만에 교체된 배경에는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고 본다. 과도한 적폐청산은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를 강화시켰다. 이번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으면 한다. 통합을 위한 구체적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이 “문재인 정부가 편향된 인사와 정책으로 한국 정치를 퇴보시켰다. 과연 윤석열 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 같다.” 전 “정치발전을 위해 할 일은 ‘헌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장관이 장관다워야 하며 청와대 비서관들은 어디까지나 대통령 비서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대통령의 참모는 장관이지 청와대 비서관이 아니다. 대통령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국민에게 국정을 브리핑하고 질문에 답해야 한다. 권력자가 국민 질문을 받지 않거나 답하지 않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적어도 중요 인사를 해임하거나 임명할 때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가급적 조각 때부터 전통을 세웠으면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에서 집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윤 당선인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해외 사례를 조언한다면. 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오바마는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전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라면, 대통령이 야당 국회의원과의 소통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윤 당선인이 통합을 위해선 오바마처럼 17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요청할 수도 있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이 “의원내각제 또는 의원내각제에 직선 대통령을 가미한 분권형 정부로 개헌을 해야 한다.” 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반대 진영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그는 진영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중시했고, 냉전을 종식시킨 대통령이 됐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역사에서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 준 대표적인 인물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늘 국민과 대화하기를 원했던 대표적인 대통령이다. 모두 눈앞의 인기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국민통합은 저절로 이뤄졌다. 세상에 나쁜 제도는 없다. 통치자가 제도를 악용했을 뿐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은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일하지 않아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대통령과 그 대통령 아래에서 출세에 눈이 먼 자들이 아첨을 일삼으면서 생긴 말이다.”
  • 탕평 인사가 국민통합의 시작… 양질의 일자리로 중산층 살려야[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탕평 인사가 국민통합의 시작… 양질의 일자리로 중산층 살려야[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20대 대선 결과 승자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패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8.56%와 47.83%, 차이는 0.73% 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선을 거칠수록 첨예해진 진영 간 대립이 마침내 갈 데까지 가면서 대한민국이 정확히 둘로 쪼개진 셈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통합‘을 외쳤지만,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치유가 절실한 까닭이다. 서울신문은 14일 합리적 진보·보수·중도 성향 전문가들과 대면 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출발선에 선 윤 당선인이 전임자들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사는 물론 정책과 의제의 탕평을 조언했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법 위반은 수사하되 직권남용죄 적용은 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인위적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이번 대선에서 국민 분열이 극단으로 치달은 것 같은데. 김호기 교수(이하 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확대되면서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가 강화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공통된 현상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정치가 가진 대립적 속성이 극명하게 표출됐다. 마치 보수적 국민의 대한민국과 진보적 국민의 대한민국으로 나뉜 것처럼 됐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승자독식 시스템인 대통령제에선 대립과 갈등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갈등 구조를 빼놓을 수 없다. 1960~70년대 산업화 세대 집권기엔 민주화 세력이 탄압받았고, 민주화 이후 진보세력이 ‘시민권’을 얻고 공존의 실험을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보수·진보의 대립과 갈등이 견고하다. 상대 존재를 거부하고 경우에 따라선 악마화하는 문화도 자리잡았다. 상대를 ‘종북좌파’, ‘수구꼴통’으로 부르는 한 화해와 통합은 어렵다.” 이상돈 교수(이하 이) “앞서 국민통합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문재인 두 대통령이 그 약속을 버리고 코드 인사 등 편들기 정치를 했던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분열로 치달은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인사와 정책이 철저하게 편파적이고 파당적이었다.” 전원책 변호사(이하 전) “국민 분열은 문재인 권력의 ‘편 가르기’가 낳은 산물이고, 어느 대선보다 세대 대결이 표면화됐다. 4050과 6070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4050은 아직도 경제적 ‘평등’에 목말라했다. 정확히는 35~55세까지다. 반면 그들이 기득권층으로 보는 6070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대중 굴종외교와 한미동맹 균열로 빚은 안보 불안, 이재명의 포퓰리즘으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했다. 2030세대는 ‘조국 사태’ 때부터 문재인 권력의 ‘불공정 부정의’에 가장 분노했던 세대다. 국민의힘이 불필요한 젠더 갈등을 선거판에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2030은 온전히 반민주당 세대가 됐을 것이다.” 적대와 분열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김 “중도·진보 인사를 널리 쓰는 탕평인사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에서 상대 정책 중 의미 있는 것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 진보 의제인 불평등 해소나 대북 포용정책을 실용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대통령제하에서 가능한 통합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증오의 정치문화를 넘어서려면 지지자들만의 정부가 아닌, 반대한 사람들까지의 정부라는 점을 유념하고 중립적 위치에 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중립적인 자세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 “인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여러 정당, 여러 캠프를 옮겨 다닌 ‘정치 퇴물’을 기용하는 게 탕평인사가 아니다. 과거 그런 인사가 위원장을 한 국민통합위원회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또 대통령제 정부에서 장관은 철저하게 능력 있는 최고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현직 의원들을 너무나 많이 장관으로 기용했고, 몇몇 정치인 장관들은 문재인 정권의 몰락에 크게 기여했다.” 전 “문재인 정권에 대중이 가장 분노한 건 ‘일자리’와 ‘집값’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중산층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고 근본적으로 국민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급해하면 안 된다. 일자리를 위해서 대통령 당선인은 다수당인 민주당, 노조와 ‘노동개혁’을 담판해야 한다.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야 ‘노동친화적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은 취임 직후부터 이 일을 하는 데 1년이 걸렸다. 마크롱이 ‘연금개혁’에 나선 건 그다음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필요하다면 ‘타운홀 미팅’ 같은 국민 설득에도 직접 나서야 한다.”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김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은 구체제의 극복을 위해 중요한 과제였다. 다만 기간이 길었고, 법과 원칙만 강조하는 와중에 조국 사태와 같은 ‘내로남불’이 발생하면서 정당성을 잃었다. 그 결과 정권교체 프레임이 선거를 지배하게 됐다. 적폐청산에는 법과 원칙에 의한 것과 정치적인 해법, 두 가지가 있다. 대통령은 행정가인 동시에 정치가다. 행정가 측면에선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정치가 측면에선 여론을 고려해 원칙에 상반되는 정치적 결정을 할수도 있다.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한 균형감각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신(新)적폐청산을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니 통합을 하겠다고 바꿨는데, 정부 출범 이후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엔 심판을, 국민의힘엔 경고를 안겨 준 승자 없는 선거였다. 이에 주목해 국민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나.” 이 “획일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실정법 위반이 밝혀지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직권남용으로 기소했던 박근혜 정부 고위직과 고위 법관들이 상급심에서 무죄판결이 난 경우가 많았다. 직권남용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직권남용죄는 기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많은 법 조항이라서 웬만하면 적용해선 안 된다.” 전 “대중은 정치보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신(新)적폐를 눈감아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한다. ‘대장동 게이트’와 ‘대법원 재판거래’ 등 이 전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도 재수사를 해 구악을 청소해야 한다. 이런 일은 정치보복이 아니다. 유의할 점은 검찰 수사에 대통령은 물론 집권세력이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인정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인데. 김 “모든 것은 정부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경쟁하고, 경우에 따라선 타협하고 통합을 이뤄 낸다. 정부가 제대로 된 통합을 추진한다면, 적어도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새 정부를 마음속으로 거부하던 사람들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서 인사와 정책을 통해 최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정치적 불복 문화는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양대 정당의 극단적 지지층이 상대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현상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전 “패한 쪽의 불복은 불가피하지만 그 치유를 얼마나 단기간에 하느냐에 그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가 달렸다. 우리나라는 이념이나 정책보다 지역감정이 아직도 선거에 크게 작용하는 걸 볼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장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 불복의 정치 문화는 언제나 정치인이 만든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감성투표인 것도 심정적 불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새 정부는 야당과 어떻게 협치해야 할까. 김 “새 대통령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할 만한 범위를 고려해 새 정부 인사들을 제안해야 한다. 야당 역시 대립과 투쟁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협치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정부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 이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입법과 예산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민주당과 협의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는 파당적 성격이 적은 인물, 즉 민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청문회가 필요한 장관급도 민주당이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전 “총선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 당연히 윤 당선인으로서는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통치자에게 가장 힘 있는 처음 2년을 허송하지 않으려면 의회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판 지형을 바꾸는 정계개편을 도모하기보다는 지난한 길이지만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재정건전성 확보,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쌓인 난제는 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제라도 양당제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 “대통령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양당제일 수밖에 없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은 그 내재적 특성으로 잘 나눠지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려면 권력을 가진 리더의 초인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헌법 개정 사안이다. 우리 사회가 대통령제를 계속 고수할 것인가, 내각제로 갈 것인가를 고민해 볼 시점이다. 대통령제를 고수한다면 프랑스의 결선투표제를 받아들인다면 소수당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 “제3당에 대한 수요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한 여망을 받을 만한 정치세력도 없고, 리더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인위적으로 제3당을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있다. 선거제도 개혁 자체도 쉽지 않다. 개헌을 해서 의원내각제를 토대로 한 분권형 정부를 채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전 “대통령제 아래에서는 양당제가 오히려 다당제보다 우월하다. 보수·진보 두 정당 안에서 색깔이 다른 정파는 있을 수 있지만, 중간지대는 사실 불필요하다. 말하자면 보수당 안에서도 신자유주의자가 있을 수 있고, 빈부격차에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진보정당에서도 국가 개입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제에서 다당제는 여당이 소수당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정국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치 지형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일이다.” 그동안 제3지대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이 “20대 국회가 다당제를 구현했던 드문 기회였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은 완전히 실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20대 국회에서 제3당이 처참하게 종말을 고해서 당분간 제3당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전 “지금까지 사회의 여러 욕구를 충족한다는 명분으로 나온 다당제 주장은 대부분 자신들의 정치적 욕구 실현을 위한 주장에 불과했다. 정당은 이념이나 정책으로 뭉쳐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집단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안 대표는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처음부터 정체성이 모호했다. 말하자면 이념이나 정책으로 대중에 어필하지 않고 보수·진보 양 진영을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대중정당으로서 성장할 수 없었다. 또 정의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미미하다. 우리 진보 대중은 대부분 온건 진보주의로서 민주당에 쏠려 있다.” 문 대통령도 야당 인사 입각을 제의한 바 있었다. 협치를 시도해도 성사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을 제외하곤 야당 인사가 입각한 사례가 없다. 집권 세력이 야권 인사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을뿐더러 설사 제안을 받았다 하더라도 구색 맞춤용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김대중 정부 전반기의 DJP연합 같은 연립정부는 21대 국회에선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혹시 민주당에서 일부 세력이 갈라져 나와서 제3당을 만들면 장관을 몇 자리 나눌 수는 있겠으나 그런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 “대통령이 야당 인사에 입각을 제의한다는 것은 이른바 ‘거국내각’을 만드는 경우로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초당적 통치를 하겠다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그런 일은 있기 어렵다.”  제왕적 대통령 극복을 위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한가. 김 “내각제 개헌을 시도해 볼 시점이다. 1987년 헌법은 산업화를 끝내고 민주화 시대를 새로 출범시키기 위한 기본 얼개였다. 지난 30여년 나름 역할을 수행했으나 변화된 환경에 따라 바꿀 때가 됐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산업화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대통령제의 역할이 끝났다. 선진국 가운데 내각제를 채택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뿐이다. 미국은 주정부의 자율성이 높은 연방제 기반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제이고, 프랑스는 분권형 대통령의 이원집정부제다. 아직 내각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지 않지만 심도 깊게 논의했으면 한다. 지금의 정치·사회·시민사회의 조건이라면 내각제 개헌으로 대립과 투쟁의 정치를 극복하고 이른바 소수 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2030 여성이 보여 준 전략적 투표가 시민사회가 성숙됐음을 보여 준 사례였다. 정치권이 차별과 불평등을 강화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했음에도 시민들이 지혜롭게 대응했다.”  이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에 토대를 둔 분권형 정부, 즉 핀란드나 오스트리아 같은 정부와 양원제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의원내각제 정부의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궁에 은둔하면서 언론을 회피하고 그림자 통치를 하는 비민주적 행태는 가능하지 않다. 전 “5년 단임제보다는 4년 중임제가 대통령제에서 훨씬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책임제를 하는 한 국무총리제는 없애야 한다.” 새 대통령이 정치 발전을 위해 임기 내 꼭 매듭지어야 할 과제는. 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끝냈으면 한다. 진보정부가 5년 만에 교체된 배경에는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고 본다. 과도한 적폐청산은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를 강화시켰다. 이번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으면 한다. 통합을 위한 구체적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이 “문재인 정부가 편향된 인사와 정책으로 한국 정치를 퇴보시켰다. 과연 윤석열 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 같다.” 전 “정치발전을 위해 할 일은 ‘헌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장관이 장관다워야 하며 청와대 비서관들은 어디까지나 대통령 비서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대통령의 참모는 장관이지 청와대 비서관이 아니다. 대통령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국민에게 국정을 브리핑하고 질문에 답해야 한다. 권력자가 국민 질문을 받지 않거나 답하지 않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적어도 중요 인사를 해임하거나 임명할 때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가급적 조각 때부터 전통을 세웠으면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에서 집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윤 당선인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해외 사례를 조언한다면. 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오바마는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전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라면, 대통령이 야당 국회의원과의 소통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윤 당선인이 통합을 위해선 오바마처럼 17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요청할 수도 있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이 “의원내각제 또는 의원내각제에 직선 대통령을 가미한 분권형 정부로 개헌을 해야 한다.” 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반대 진영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그는 진영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중시했고, 냉전을 종식시킨 대통령이 됐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역사에서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 준 대표적인 인물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늘 국민과 대화하기를 원했던 대표적인 대통령이다. 모두 눈앞의 인기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국민통합은 저절로 이뤄졌다. 세상에 나쁜 제도는 없다. 통치자가 제도를 악용했을 뿐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은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일하지 않아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대통령과 그 대통령 아래에서 출세에 눈이 먼 자들이 아첨을 일삼으면서 생긴 말이다.”
  • [데스크 시각] 여소야대 앞에 선 윤석열 당선인/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여소야대 앞에 선 윤석열 당선인/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 앞에 선 대통령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노태우 정권 때의 ‘3당 합당’ 사건을 보면 알 수 있다. 1990년 1월 22일 노태우의 민정당, 김영삼(YS)의 통민당, 김종필(JP)의 공화당이 하루아침에 합당을 선언했다. 국민들은 경악했다. 전두환·노태우 군부의 탄압에 맞서 목숨걸고 민주화 투쟁을 한 사람이 YS였기 때문이다. 지금으로 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당하는 것보다 열 배는 더 충격적인 일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합당 선언문을 읽을 때 그 앞에 나란히 선 YS와 JP의 당당한 모습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그로테스크한 느낌마저 줬다. 당시 민정당이 2년 전 13대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헌정 사상 최초의 여소야대 국회가 됐고, 노태우 정부는 야권이 주도하는 ‘5공 청문회’ 등으로 임기 초반 질질 끌려다녔다. 그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3당 합당이란 인위적 정계개편을 감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여대야소로 입법권력까지 손에 넣은 노태우 정권은 결국 성공했을까. 인간은 힘이 세지면 겁이 없어지는 법이다. 노 전 대통령이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 게 3당 합당 이후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결국 그는 퇴임 후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감옥에 갔다. 그리고 뒤이어 대통령 자리에 오른 YS는 재임 중 사상 초유의 국가부도 사태를 초래한다. 만약 여소야대 구도가 계속돼 서슬퍼런 거대 야당이 존재했더라도 과연 그렇게 간 크게 청와대에서 검은돈을 받고 정책적 판단 미스로 외환위기를 초래했을까. 우리 정치권은 여소야대를 비정상적이라고 보지만, 대통령제의 원조인 미국을 보면 여소야대가 오히려 정상이다. 양원제인 미국은 상원과 하원이 동시에 여대야소인 경우가 극히 드물다. 때문에 대통령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야당을 설득하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거나 전화를 걸어 수시로 대화하고 설득한다. ‘바이든 정부’라고 하지 않고 ‘바이든 행정부’라고 부르는 것은 그만큼 미국 의회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통령들이 퇴임 후 감옥에 가는 등 말로가 좋지 않은 건 청와대 터가 안 좋아서라기보다는 여대야소로 더 큰 권력을 휘두르려 하기 때문이다. 여대야소는 절대권력에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절대권력을 다른 말로 하면 독재인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재자들은 하나같이 어처구니없는 독단으로 파멸했다. 히틀러의 소련 침공 같은 전략적 실수는 강력한 내부 견제세력이 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처칠(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존경한다는 인물)은 히틀러의 침공이 임박한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미국으로부터 구축함을 들여오는 일까지 의회의 눈치를 봐야 했다. 처칠의 승리와 히틀러의 패배는 어쩌면 강력한 의회의 존재 유무와 직결된다. 윤 당선인이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는 굉장히 자연스런 일이고 여소야대는 민주주의가 훨씬 성숙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합리적 국민의 생각과 같다. 문제는 정치를 오래한 조언 그룹이다. 윤 당선인이 임기 초 거대 야당의 반대에 부닥쳐 힘들어하면 인위적 정계개편을 부추기는 세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견제세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대통령 본인의 파멸을 자초했다는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국회에서는 소수당이더라도 대통령으로서 일을 멋지게 해서 여론을 크게 얻으면(與大) 아무리 거대한 야당이라도 작아 보일 것(野小)이다. 그게 윤 당선인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여대야소다.
  • 확진자수 정점 치닫는데…도심 집회 잇따라

    확진자수 정점 치닫는데…도심 집회 잇따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주말을 맞은 12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회가 열렸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이날 오전 10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오늘도 광화문 광장에 모여 대회를 이어갈 것”이라며 “오늘부터 1천만명 자유통일 회원을 다시 조직해 그 누구도 대한민국을 흔들지 못하도록 윤석열도 좌파 종북도 자기 맘대로 못하도록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혁명당은 지난 1일과 5일 각각 경찰 추산 8천여 명, 4천100여 명이 모인 기도회를 열었다. 두 행사는 모두 국민혁명당 선거 유세로 신고돼 진행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늘 행사는 집회로 신고된 만큼 집회로 관리할 것”이라며 “지난 두 기도회가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반미투쟁본부 소속 30여 명은 이날 오전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어 “미군을 철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라, 한미동맹을 파기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는 한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를 규탄하고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1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1천만 자유통일을 위한 기도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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