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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유층 해외부동산·펀드 ‘기웃’

    금융권에서 일하는 최모(36)씨는 올해 초 중국 상하이에서 아파트를 한 채 샀다. 올 들어 해외주택 취득가 제한이 100만달러로 확대됐지만 국세청 조사를 염두에 두고 신고는 하지 않고 편법으로 장만했다. 중국은 수출을 위해 위안화를 달러에 연동시켜 놓았고,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어 언젠가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A은행의 한 PB담당자는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해외 부동산 구입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부자들의 ‘돈’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에 ‘달러 사재기’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는 게 시장의 분석. 주식시장은 조정 장세이고 부동산도 재건축 규제 등 정부의 서슬퍼런 정책으로 국내에선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부자들이 많은 이유다. 변호사 강모(43)씨도 지난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의 주식·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브릭스(BRICS) 펀드에 투자해 대박을 냈다. 수익률이 무려 40%에 달했다. 달러에 대한 투자 상품들은 당분간 환차손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향후에도 제3시장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전당포 성행…외국인 발길도 북적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전당포 성행…외국인 발길도 북적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좀 더 쳐줄 수 없나요? 급전(急錢)이 필요해서요….” 직원의 표정이 탐탁지는 않아 보인다. 그래도 물건을 이리저리 훑어보는 게 어느 정도 형편을 봐줄 모양이다.‘협상’은 의외로 간단히 끝나고 학생으로 보이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는 몇푼을 받아쥐고 총총히 사라진다. 설(春節)을 며칠 앞두고 있던 지난주 베이징 도심의 한 전당포 풍경.1980년대 중반까지 서울에서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전당(典當)’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업소의 작은 유리 현관문이 제법 바삐 움직이고 안쪽에서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는 이런 모습들이 요즘 베이징에선 그리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중국인민공화국의 출범과 함께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낙인찍혀 전당업이 공식 금지된 과거를 생각해보면, 역시 또 하나의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아닐 수 없다. ●부활하는 전당포 1949년 공화국 출범 이후 공식적으로 금지된 전당업이 서서히 부활한 건 80년대 개혁·개방이 시작되면서부터다. 하지만 그나마 구색을 갖춘 건 지난 10년 남짓이다. 그 넓은 중국땅에 전당포 수는 고작 1400개를 밑돌 정도다. 국가가 업계 진출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업소 등기비용마저 200만위안(약 2억 6000만원)에서 300만위안(약 3억 9000만원)으로 올렸다. 이쯤되면 통념상의 전당포가 아니다. 제법 구색을 갖춘 사(私)금융이랄 수 있다. 베이징에서 전당포 경영자격을 받은 곳도 59개뿐이다. 그럼에도 올해 전국에서 ‘전당포 경영자격’ 신청 예상자가 500여명이라고 하니 전당업이 분명 신(新)산업으로 확장되는 양상임에는 분명하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연말연시와 이번 설에는 매출이 20∼30% 늘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지난해 크리스마스부터 외국인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해 설 들어 절정을 이뤘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외국인 고객 “외국인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요. 대부분 학생들이에요. 무슨 일 때문인지는 안 물어봐요, 업계 관행상…. 개인적인 문제는 절대 물어보지 않거든요. 그래도 느낌으로 대강은 알지요….” 주로 술값이나 유흥비로 펑크난 학비나 과외활동비 등을 메우려 하거나, 갑자기 꾸려진 여행팀에 참가하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국적도 다양하다. 한국, 일본인에서 필리핀 등 동남아인, 미국사람, 유럽사람까지. 외국인 유학생이 많다는 건 한국 유학생도 주요 고객이라는 말과도 같다. 대부분은 알음알음 소개를 받아서 온다고 한다. 외국인 고객의 주축이 학생들이다 보니 주요 품목이라는 게 노트북, 카메라, 휴대전화, 시계, 반지 등이다.“학생들로부터는 귀금속이나 의류·액세서리 가운데 가끔 ‘명품’도 들어오는데 중고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정도로 쳐준다.”고 한 점원이 귀띔해준다. 외국인 가운데는 여행객도 많은데 귀국행 비행기표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외교관도 있다고 하는데 쉽사리 믿기지는 않는다. ●역시 중소기업인이 단골 그러나 역시 업소의 주요 고객층은 중소기업주와 자영업자들이다. 거래량으로 따지면 주민이 60%가량으로 가장 많지만 금액수로 따지면 중소기업주와 자영업자들이 제일 많다. 중소기업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전당포를 찾는 이유는 세계 공통인듯 하다. 역시 은행 문턱이 높아서다.“은행은 수속이 복잡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평가비, 담보비, 변호사비 등을 내야해요. 전당포는 그렇지 않지요. 빠르고, 편하고….” ‘만만디’ 중국에서 전당포가 경쟁력을 얻어가는 이유인가보다. 이유는 또 있다.“이미 은행 대출이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죠. 은행 대출을 연장하거나 대출을 더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전당포를 찾지요.” 특히 설을 앞두고는 많은 기업주들은 상여금 지급 압박을 느끼기 때문에 전당포의 대목은 설이다. 요즘 세상에 상여금을 주지 않으면 직원들이 그냥 나가버리기 때문에 사람을 잡아두려면 전당포를 이용해서라도 상여금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설을 앞두고 회사 공용차 몇대를 한꺼번에 맡기고 돈을 받아가는 기업주들도 많았어요.” jj@seoul.co.kr ■ 3만위안 넘으면 경매… 부동산만 처분금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전당포에는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저당기한과 전당품 처분 방식에서 주택만 유독 달리 대접을 받는 일이 대표적이다. 저당기한은 보통 달로 계산한다. 계약 쌍방이 상의한 뒤 최종 저당기한을 확정하는데 일반적으로는 6개월을 넘지 않는다. 기한이 되면 연기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한이 됐는데도 물건을 찾으러오지 않으면 ‘저당관리방법’ 규정에 따라 처리된다. 물론 판매 처분이다. 다만 인민폐 3만위안(약 390만원)을 기준으로 처리 방식이 달라진다.3만위안 이하 저당품은 전당포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지만 3만위안 이상의 저당품은 반드시 경매를 거쳐야 한다. ●주택은 절대 처분 금지 처분 금지 대상도 있다. 주택 등 부동산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가가 금지하기 때문이다. 전당포로선 억울하지만 돈을 갚지 않으면 잘 구슬러서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 이자율을 낮춰주기도 하고 기간을 연장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인다(銀達)전당주식회사의 천타오(陳濤)는 “부동산을 저당잡히고 찾아가지 않은 사례는 겪어본 적도 없다.”면서 “주변에서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전당 주요 품목 1등은 역시 부동산이다. 평균적으로 부동산이 전체 전당 물량의 60%쯤 되고 업소에 따라서는 90%나 되는 곳도 있다. 가격도 부동산은 후하게 쳐주는 편이다. 현장실사 등을 거쳐 보통 시세의 70%까지 값을 쳐준다. 부동산을 제외하고 주요 품목은 역시 승용차, 각종 채권, 귀금속 등이다. 한때는 주식이 엄청나게 전당포로 쏟아진 적도 있다고 한다.2003년 전당업계 총물량 가운데 70% 이상이 주식이었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2003년을 기점으로 주식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국채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자동차는 대개 50만위안(약 6500만원) 이상 고급차량이 주류라고 한다. 한달 관리비만 해도 5000위안(약 65만원)이 넘기 때문에 가격이 10만위안(약 1300만원) 미만의 차를 전당잡히면 나중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한국 사채보다 낮은 이자율 전당의 약점은 역시 수수료가 비싸다는 점이다. 부동산을 예로 들면 은행은 연 이자율이 5.58%이지만 전당은 월 3.2%, 즉 연 38.4%로 7배 가까이 비싸다. 그래도 한국의 어지간한 사채보다는 싸다. 전당포의 주 수익은 전당수속비에서 온다. 전당수속비는 가치평가비용, 보관비용, 보험 등 종합비용과 이자를 말한다. 이 두가지 비용은 국가가 허가한 합법적인 비용이다. 최근 중국 젊은이들은 집이나 차를 산 뒤 할부금 납부 등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 ‘월급카드’ 등을 맡기고 돈을 빌려간다. 은행감독원이 금지하는 일이지만 종종 벌어지는 일이라고 한다. 유학 지망생들이 유학 수속을 위해 유학서류를 전당잡히는 일도 많아졌다고 한다. 비자발급 과정 등에서 요구하는 20만위안(약 2600만원)의 출국 보증금을 전당포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jj@seoul.co.kr ■ “저당품 평가사 귀한몸 웃돈 얹어서 스카우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사람 빼가기’가 중국의 전당업에서도 예외가 아니에요. 보통 치열한 게 아니지요.” 인다(銀達)전당주식회사의 천타오(陳濤)가 전한 업계 상황이다. “지금까지 전국에 저당품 전문평가사를 육성하는 기관이 없었습니다. 갑자기 수요는 폭증하고 숙련된 인재는 달리니 현직에 있는 분들을 웃돈을 얹어 모셔오는 수밖에요….” 감정사가 필요한 분야는 주로 보석 분야다. 지금 전당포에서 일하는 감정사들의 대부분은 지질대학 보석감정과 졸업자라고 한다. 그는 “좋은 평가사는 복합적인 인재여야 한다.”고 했다. “평가사는 모든 분야의 지식을 알아야 하는데, 예를 들면 저당품의 진위(眞僞)나, 각종 상품의 품질과 가격 등 광범위하게 많은 경험을 축적해야 하지요. 특히 자주 시장에 가서 시세를 알아봐야 되는데, 그러려면 부지런해야겠지요.” 천타오는 “시대 발전의 추세를 보면 전당포의 앞날은 밝다.”고 단언했다. 그는 “왜냐하면 중국 정부가 비교적 전당업을 지지하고 있거든요. 본래 은행이 해야 할 일이지만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수요자들과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전당포가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은 여기서 생기지요.” 중국의 전당포는 수천년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고, 전체적으로 업계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발전의 여지가 많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최근 베이징에 있는 일부 전당포가 경영문제로 문을 닫기도 했기 때문에 전당업에 대한 투자는 조심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인다(銀達)는 현재 전국적으로 1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전당업계의 중견업체다. 올해 1개뿐인 베이징 영업장을 4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jj@seoul.co.kr
  • 美 北맞춤형봉쇄 압박

    북한에 대한 미국의 ‘맞춤형 봉쇄’가 가시화되고 있나. 맞춤형 봉쇄는 북한의 미사일·핵 등 대량살상무기(WMD) 수출을 봉쇄하고 달러 위조·마약의 생산과 유통을 통한 불법 외화수입을 막겠다는 미국내 강경파들의 구상이다. 경제봉쇄로 북한의 핵포기 등 굴복이나 체제전환을 유도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은 24일 ‘WMD 확산 주범’을 겨냥한 재정적 고립 동참을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은 북한과의 신규 거래중단을 선언, 북한 당국의 외환 거래에 비상등이 켜졌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해상·항공 봉쇄정책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부분 협조하기로 했다. # 대북 재정 고립에 협조 요청 북한의 달러 위조 문제를 조사한 대니얼 글레이서 미 국무부 테러자금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는 우리 정부측에 “WMD 확산 대응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한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 주범과 그들을 돕는 지원망을 재정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더욱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고 미 대사관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글레이서 부차관보는 북한의 불법활동을 포함한 전세계적 금융위협을 금융기관에 경고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을 설명하고, 한국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실질적 조치를 신속히 취함으로써 미국에 의해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된 방코 델타 아시아(BDA)와 같은 금융기관들이 북한의 불법활동과 기타 범죄행위에 용이한 환경을 마련해 주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내외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이미 국제 규범에 따라 돈세탁과 불법금융문제 등의 초국가적 범죄에 대해서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스스로 취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요청에 따라 특별히 조치를 취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글레이서 부차관보는 특히 북한의 달러 위조 혐의에 대해 ‘북한 정부 주도의 불법 금융활동’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개인 차원의 범죄’로 규정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북한의 시도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 PSI관련 부분 협조 외교통상부는 PSI와 관련해 동북아 안팎의 훈련에 참관단을 파견하고 PSI 회의결과를 브리핑 받는 등 부분적으로 협력하기로 미국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PSI는 대량살상무기 부품과 물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나 항공기를 육·해·공에서 나포 또는 제지한다는 개념이다. 반기문 장관은 “PSI에 정식참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PSI 훈련 결과 브리핑을 듣거나 참관단을 보내는 등에는 협조하겠다.”고 부분 협조 입장을 설명했다. # 국제금융계의 돈줄죄기 CSFB 대변인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란 및 시리아와 새로운 비즈니스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북한에도 이번 조치가 적용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취리히발로 보도했다. 조치는 즉각 발효되며, 기존의 비즈니스 관계는 예외다. 전날에는 스위스 은행 UBS가 이란 및 시리아와 모든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경영 개입? 먹튀 전략?

    `맨해튼의 냉혈한’ 한국 기업에 선전포고? 주가 부양을 압박하기로 유명한 ‘억만장자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에 주가 상승과 부동산 매각 등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거대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는 최근 주가 상승을 요구하는 대주주 칼 아이칸의 경영쇄신 으름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8일 칼 아이칸의 대리인이 지난해 말 KT&G를 방문, 전반적인 투자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아이칸의 대리인은 KT&G의 최고경영진을 면담한 자리에서 과감한 체질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칸은 지난해 KT&G 주식 3∼4%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KT&G 관계자는 “주주로서 저평가된 KT&G의 전반적인 주가 상승방안, 한국인삼공사 상장, 유휴 부동산과 자사주 매각 등을 요구했다.”면서도 “단순 의견개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KT&G의 경영 노력을 지켜봐 달라.”고 대리인에게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계자는 “아이칸이 장기적인 투자 목적보다 주가를 한번에 올린 뒤 빠지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이칸의 KT&G 이사회 교체나 시장 개입은 그의 활동무대인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FT는 “아시아의 대기업들은 정부와 재벌이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며, 소액 주주들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칸이 자칫 외국계 투자자의 기업인수 시도에 적대적인 한국에서 정치·사회적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T&G는 2004년에는 영국계 헤지펀드로부터 자사주 소각과 경영진 교체를 요구받았었다. 국내 담배시장의 75%를 점유한 KT&G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현재 62.1%다. 주가는 지난 12개월동안 50%쯤 올랐다.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6.67포인트 폭락했으나 KT&G는 전날보다 1000원(2.13%) 오른 4만 8000원에 장을 마치는 강세를 보였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일본경제 재도약(중)] ‘황금 사이클’ 올라탔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제의 재가속 국면 진입은 각종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주가는 40% 이상 폭등했다. 도쿄 도심의 땅값도 무려 15년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긴자·아오야마 등 알짜배기 구역은 수십%씩 뛴 곳이 속출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도 4년째 플러스를 기록, 올해에는 디플레이션 탈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제 2의 거품’까지 우려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연초 전문가들은 경제를 짓눌러온 개인의 소비가 본격 회복되면서 재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다. 토리노 동계 올림픽과 독일 월드컵 축구가 가전제품과 여행 수요를 자극하고, 전기전자와 자동차 분야가 중심인 설비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점친 것이다. 이에 따라 1960년대 말의 두 자릿수 성장은 아니지만 올해에도 실질 GDP 성장은 5년째 플러스를 이어갈 것으로 점쳤다. 후고쿠 증권은 가장 높은 3%대, 다이와 증권은 최저 1%대 성장을 예상하는 등 주요 기관들이 모두 성장세를 전망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고가 사장은 “기업과 가계의 선순환이 형성돼 내수 성장세가 살아나 성장률도 조금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미국 경제 둔화, 유가 압박의 어려움 속에서도 실질 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1만 6000엔대를 보이는 닛케이 평균주가는 최대 1만 9000엔이 될 것으로 보는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무라카미 펀드는 2만엔선 상승까지 점치고 있다. 일본은행이 통화 팽창정책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2001년 9월 경기 확장을 위한 ‘명목 GDP 성장목표 설정’ 정책을 정부·일본은행에 제안, 이를 현실화시킨 미쓰비시UFJ 리서치 앤드 컨설팅의 시마나카 유지 투자조사부장은 지난 13일 “올해 일본 경제는 단기(재고 조정),10년(설비 투자),20년(건설 투자),55년(인프라 투자) 주기 등 4개의 경제 순환 사이클 모두 상승기로 맞물린 황금의 사이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시마나카 부장은 “비 정보통신(IT)분야와 소재업의 재고 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이것마저 빨리 마무리되면 경기 재가속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5월쯤 일본은행의 통화팽창 정책이 해제되면 주가 등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마저 6개월 뒤인 11월에나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13일 일본은행 전국 9개 지점장 회의를 주재한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는 “물가가 전년 대비 플러스 기조가 정착됐다.”면서 곧 통화팽창 정책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추이를 보며 금리도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지역간 정도의 차는 있지만 홋카이도를 포함, 전국의 9개 지방 모두 경기 회복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일본은행의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중론을 폈던 학자들도 낙관적인 전망으로 속속 돌아서고 있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부실 채권 문제가 모두 해소되는 등 올해 전망이 매우 밝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우리 경제는 막 대수술을 끝낸 환자 같았다.”고 밝히는 등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재정 전문가인 국중호 요코하마 시립대 교수도 “현재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 특히 개혁의 방향에 오류가 발견되고 있지 않다.”며 “일본경제는 점차 향상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일본경제는 단순한 악재로 흔들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taein@seoul.co.kr
  • 철강·자동차시장 중국발 쇼크 온다

    철강·자동차시장 중국발 쇼크 온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중국 무역흑자가 2년 연속 200억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올해도 대 중국 수출이 7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대 중국 교역규모는 1006억달러(수출 620억달러, 수입 386억달러)로 전체 교역의 18.4%를 차지했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한국경제를 논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철강, 자동차를 중심으로 중국내 공급과잉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져 한국기업과 국내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내 600개 주요 소비품 중 73.3%가 이미 공급과잉 상태다. 12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서울신문과 산업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하자’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투자의 40% 이상, 수출의 25% 이상이 중국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중국경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철강협회 김성우 국제협력팀장은 “중국내 철강 공급과잉이 지난해 300만t에서 올해는 1600만t으로 늘어나고 2007∼2010년에 매년 2000만t의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중국 정부는 신철강 정책을 통해 2010년 중국 철강설비를 4억 5000만t 체제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중국의 2010년 철강수요는 4억 600만t에 불과해 4000만t 이상의 과잉설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준규 조사연구팀장은 “중국의 자동차 생산능력이 2001년 515만대에서 올해 1082만대로 늘어났고 2010년에는 1747만대로 불어날 전망”이라면서 “반면 중국의 자동차 내수는 2010년 1010만대에 그칠 전망이기 때문에 설비가 총가동되면 무려 637만대의 공급과잉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중국산 자동차의 수출압박이 거세져 2010년 100만대,2015년 200만대 이상 수출돼 세계시장에서 국산차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양평섭 무역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의 공급과잉 자체도 문제지만 산업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과 제품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도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차이나 리스크 대비하자’ 토론회 지상중계

    ‘차이나 리스크 대비하자’ 토론회 지상중계

    ■ 이문형 산업硏 연구위원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경제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올해부터 3만개 기업에 중국 관련 정보를 e메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경제모니터링 시스템이란. -최근 위안화 절상, 철강 공급과잉 등 중국경제의 급격한 변화가 우리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취약했다. 산업자원부는 정부, 연구기관, 협회의 분산된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기업의 차이나리스크 대응능력 강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중국경제 모니터링 시스템’을 지난해 7월부터 구축하기 시작햇다. 지난 연말에 전용 홈페이지(www.china.go.kr)를 공식 개통했고 참여 기관별 역할분담과 네트워크 구축 등 1단계 사업을 완료했다. ▶네트워크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산업연구원 주관 아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연구소, 수출입은행, 철강협회, 자동차협회 등 13개 연구기관과 각 협회가 참여하고 있다. 중국 현지와 한국의 전문가, 언론인, 기업인 등 20여명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존의 중국 관련 사이트와 차별성은. -기존 사이트가 중국 관련 단순 정보 중심이라면 모니터링 시스템은 무엇보다 차이나리스크에 대한 분석과 처방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11개 기관이 각 기관별로 차이나리스크를 평균 3개씩 선정, 그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대응방안을 작성해 정부 유관부처와 기업들에 e메일로 제공했다. 자문위원들도 리스크를 선정하고 있는데 중국 자동차기업들의 생산량 증가,2006년 중국정부 긴축재정 유지 가능성, 임금 상승, 노동력 부족현상 심화, 칭다오지역 태업현상 발생 등 다양한 리스크가 감지됐다. ▶앞으로 계획은. -올해는 리스크 요인 조기발굴 능력을 강화하고, 기업들이 정보를 빠르고 쉽게 받아볼 수 있도록 e메일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문재도 산자부 통상지원심의관문재도 산업자원부 통상지원심의관은 올 하반기에는 ‘한·중 무역투자정보망’이 개통돼 중국 경제 관련 기본정보는 물론 기업들이 실제로 요구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간 정보망 구축 작업이 추진 중이라는데 어디까지 진행됐나. -한·중 무역투자정보망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제4차 한·중 투자협력위원회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정보기술을 활용한 정보 교류와 협력 확대, 양국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에 필요한 비즈니스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주로 어떤 내용을 담게 되나. -이미 운영 중인 중국-러시아, 중국-싱가포르 공동 홈페이지와 비슷하게 양국의 통상정책과 법률, 경제 및 시장 동향, 무역·투자 환경, 기업 및 상품 정보 등을 담게 될 것이다. 특히 전문가 DB 활용을 통한 전문가 자문 시스템을 구축, 기업들이 정보를 요청하면 전문가의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기업들에 필요한 정보를 발굴하고 그룹화하는 등 특히 중소기업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보망 구축과 관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중국측에서는 상무부가, 한국측에서는 산업자원부가 주관 부처가 되고 산업연구원이 위탁 운영기관이 된다. 양측이 각자 하드웨어 구축과 관리를 담당하고 한글판과 중문판 2가지 형식으로 구축될 것이다. ▶한·중교역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정책방향은? -양국간 통상마찰 요인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우리 정부는 중국에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했고 무역투자협력 확대 및 무역구제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대중국 산업협력 방향은. -자원 및 에너지 분야 공동개발 및 기술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은 에너지 부족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우리도 새로운 자원 및 에너지원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철강부문-김성우 한국철강협회 팀장중국 내 철강경기 과열 현상은 2005년 2·4분기 이후 중국 정부의 긴축 강화 및 신철강산업정책 발표 이후 진정되고 있지만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급락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의 철강시장은 이제까지의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 상태로 전환 중이다. 공급과잉은 지난해 300만t에서 올해는 1600만t으로 늘어나고 2007∼2010년에는 매년 2000만t의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2010년 중국 철강설비를 4억 5000만t 체제로 구축하겠다는 입장인데, 중국의 2010년 철강수요는 4억 600만t으로 4000만t 이상의 과잉설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도 철강 과잉설비가 현재 1억t에서 2010년 3억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철강수출은 2004년 149%에 이어 지난해도 75% 증가했고 올해도 2000만t을 수출할 전망이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물량공세에 의한 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해 해외시장에 대한 수출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중국 정부의 신철강정책이 철강의 과잉공급을 완화시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오히려 중소 철강사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인해 철근, 강관, 선재 등의 수입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의 최대 철강 수출시장은 한국으로, 지난해 1∼10월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86.5% 증가한 566만t에 달했다. 한국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인 378만t을 이미 크게 초과했다. 중국산 철강수입 증가가 계속될수록 한·중간 철강 무역마찰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철강업계는 고급 판재류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중국 철강업체에 대한 통제력이 강한 중국 정부, 중국강철협회와 협력채널을 더욱 다져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건축물의 안전강화를 위해 표준 철강제품 사용의무제도를 부활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안전규격을 맞추지 못하는 중국산 강재 사용을 막기 위해 수입모니터링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다만 불필요한 통상마찰이나 극단적인 수입규제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 자동차부문-김준규 자동차공업協 조사연구팀장중국의 자동차 수요는 중국경제의 높은 성장에 따라 2004년 507만대에서 지난해 560만대,2010년 101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4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세계 3대 자동차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올해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대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능력은 외자계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서 2005년 현재 1082만대(승용차 693만대, 상용차 389만대)에 육박했다. 판매증가를 초월하는 급속한 설비확장으로 가동률은 2003년 65%에서 지난해 52%로 하락했다. 폴크스바겐,GM, 도요타 등 중국 진출기업의 설비확장계획에 따르면 2010년 총생산능력은 1747만대로 확장되고 이 중 승용차는 1262만대(비중 72%)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자동차 내수시장은 당분간 고성장이 예상되지만 그 성장세는 대폭 둔화될 전망이어서 점차 공급과잉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J.D. 파워는 중국 내수가 2010년까지 매년 10% 이상 성장해 2010년 1010만대(승용차 57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의 설비확장계획이 예정대로 실현된다면 중국 자동차산업의 평균가동률은 2010년 57.8%에 그칠 것이며, 특히 승용차는 45.2%에 머물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06∼2010년 시장점유율 15% 이상 업체를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업체의 독자모델 개발과 완성차 및 부품 수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010년 100만대,2015년 200만대 이상으로 확대돼 한국차와 치열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중소형차의 차별화와 함께 중대형급에서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를 앞설 수 있는 품질·성능·디자인 혁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부품업체들은 수출주력 품목의 선정 및 정보수집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기업들의 현지화를 포함한 중국내 경영여건을 개선하고, 한·중 FTA를 추진해 한·일 FTA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 토론내용 ■ 사동철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중국의 조강 설비능력은 2004년과 2005년 각각 7000만t씩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수요량을 3000만t가량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정책인 신철강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구조조정 대상 대부분이 국유기업인데 설비가 폐쇄되면 대량실업으로 지역경제가 악화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이 중국 내 생산조절로 완화되지 않고 대량 수출로 연결되는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시장 유입 확대로 국내 철강재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게 되고 국내 철강업계도 경영환경이 악화될 전망이다.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유지와 함께 국내 철강시장 상황에 대한 공동 모니터링과 각종 강재 사용 기준의 강화, 비관세 장벽 등 철강협회와 정부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중국의 자동차 공급과잉도 심각하다.2010년 중국의 승용차 생산능력은 1262만대로,2006∼2010년 승용차 수요가 연평균 35.3% 증가해야 공급과잉이 해소되는데 이 정도 폭발적인 수요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 양평섭 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연구위원 중국 정부는 최근 산업정책에 있어 구조조정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집단화가 성공하면 기업과 제품의 경쟁력이 강화돼 역수입이 급증하고 세계시장 경쟁에서 우리기업들의 점유율이 잠식당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의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위협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즉, 중국이 철강산업에서 제품 생산구조를 고도화함으로써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고급강에서 수입대체가 가속화될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중국 완성차의 본격적인 수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국 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중국 자동차 업체의 수출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향후 철강, 자동차에 이어 개별산업에서 산업정책을 제시함으로써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진입장벽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현대차가 중국공장을 늘리려고 하니까 엔진기술 이전을 요구했듯이 앞으로 기술과 시장을 교환하려 할 것이다. 중국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맞춰 대중 수출상품, 특히 부품과 소재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함으로써 중국효과(China effect)를 유지해야 한다. 부품과 소재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핵심기술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 김석진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중국 산업의 공급과잉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공급과잉이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 문제인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구조적 문제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통계자료로만 보면 공급과잉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 보이지만, 자료가 일부 과장되었을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공장과 설비의 파산 처리가 원활히 되지 않아 실제 경제적 의미는 없으나 통계상·장부상으로는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공급과잉은 경쟁압력의 심화를 의미하며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됨과 동시에 살아남은 기업들은 질적 수준을 크게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즉, 공급과잉 문제 그 자체만이 아니라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중국기업들의 실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공급과잉 문제는 또 단순히 총계 기준으로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세부품목별로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철강의 경우처럼 공급과잉 실태는 품목별로 편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품목별·기업별로 영향 및 대응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 이석우 서울신문 국제부 차장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국내기업의 압박은 철강, 자동차뿐만 아니라 전자제품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중국 내 LCD·PDP TV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 현지업체와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업체들의 가격경쟁이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양적·질적 수준의 향상에 대해 모니터링이 강화돼야 한다. 또 중국 독자브랜드가 한국시장과 세계시장에 나오면 큰 위협이 될텐데 이에 대한 개발상황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이 진입장벽을 높이면서 기술을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도 대응전략을 가져야 한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에 따라 진출기업에 대한 옵션이 다르고 리스크도 다르다. 현대차가 광둥지역 진출을 시도하면서 기술이전 비율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데, 기술을 놓치지 않으면서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중국 국내 정치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은 수출 의존과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대미·대일관계, 타이완 등 국제분쟁과 국제관계에 취약하다. 차이나리스크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니 이를 적극적인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정리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국제플러스] 美 14억달러 성차별 소송

    미국에서 성차별로 인한 소송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14억달러 소송이 제기됐다. 독일 투자은행인 드레스드너 클라인보르트 바서슈타인의 여직원들이 여성에 대한 차별을 깨기 위해 14억달러 소송을 제기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1일 보도했다. 뉴욕지사 소속 5명과 런던지사 소속 1명 등 6명의 여직원들은 지난 9일 제출한 소장에서 공정한 대우와 균등한 급여를 막고 여성들을 ‘눈요깃감’으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여성들은 저녁 회식에서 남성 동료들이 스트립바에 간다는 이유로 자리를 뜨도록 압박했고, 신입사원들 앞에서 특정 여성직원을 성인배우인 파멜라 앤더슨으로 빗대어 소개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은행측은 “이들에게서 받아들일 만한 어떤 주장도 없다고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 SKT “이달부터 공짜” KTF·LGT “고민중”

    SK텔레콤이 이달부터 ‘효자 서비스’인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을 무료로 전환하면서 이동통신 업계가 격랑에 휩싸였다.3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 정체 현상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중·장기적 전략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반면 경쟁업체인 KTF와 LG텔레콤은 경영 압박을 우려해 선뜻 동참을 꺼리고 있다. 특히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이 이통3사의 기업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휴대전화 이용료 가운데 CID 요금이 차지하는 금액(1000∼2000원)보다 ‘어디는 무료인데 어디는 돈을 받는다.‘는 식의 선악개념 고착화를 우려하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금도 비싸고 짜다는 이미지를 줬던 게 사실”이라며 “선발 사업체로서 고객에게 줄 것은 준다는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라고 말했다.●고민하는 이통 2사 KTF의 CID 관련 마케팅 및 실적관련 부서는 SK텔레콤의 CID 요금 무료 전환 조치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KTF의 CID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930억원 정도.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이 4조 5000억∼5조원임을 감안할 때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특히 “CID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서비스”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무엇보다 CID 요금을 포기할 경우, 올해 신규 사업 투자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WCDMA(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에 3000억원을 투자한 KTF는 올해에도 3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서비스 투자가 위축을 받는데 경쟁 사업자가 무료로 전환했다고 무조건 따라갈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KTF는 일단 시장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CID 요금 무료화가 가입자 이탈의 원인이 되는지 여론조사도 벌이기로 했다. LG텔레콤도 우려하기는 마찬가지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가입자당 월 2000원을 받고 있는 CID 요금을 포기할 경우 한해에 1200억원이 날아가 경영상 큰 압박요인이 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요금 경쟁력으로 돌파, 먹힐지는 의문 KTF와 LG텔레콤은 다양한 요금제로 맞설 계획이다.SK텔레콤에 비해 요금 경쟁력이 있다는 게 이들 회사의 주장이다.KTF 관계자는 “가입자가 다양한 요금제를 통해 얼마든지 적은 요금으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얘기다. LG텔레콤도 현재로서는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요금 경쟁력 부분 등 3∼4가지 대응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하버드가 지배한다/리터드 브래들리 지음

    1636년, 미국 독립보다 140년 앞서 하버드대학교가 문을 연다. 이후 7명의 대통령,3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명망있는 정치가, 대법관, 학자, 예술가 등을 배출하며 세계 지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한다. 하버드는 이같은 물리적 가치를 넘어 ‘정신의 제국’이란 평가를 받아왔다.1960년대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 들불처럼 번진 반전운동과 흑인 인권운동의 핵이었으며, 널찍한 하버드 야드 중앙에 세워진 메모리얼 교회는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하버드의 의지를 상징한다. ●서머스, 400대1 경쟁률 뚫고 총장에 하지만, 이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하버드에 대한 ‘진실’은 지금도 유효할까?‘하버드가 지배한다’(리처드 브래들리 지음, 문은실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는 하버드에 대한 지금까지의 인식에 강력한 의문부호를 던지며 하버드가 전통적 상식 밖으로 달음질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 책이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프리랜서로서 글을 써온 저자는 예일대에서 학부를 나와 하버드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저자는 마치 잘 짜여진 다큐멘터리를 진행하듯 하버드 외피속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세계로 여겨지던 하버드는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변화하게 되었는가? 책은 그 변화의 핵심 인물로 로렌스 헨리 서머스 현 하버드대 총장을 지목한다. 래리 서머스란 이름으로 더 친숙한 그는 젊은 시절 하버드에서 최연소 종신교수직을 따내고 미래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까지 언급되었던 인물. 하지만 돌연 워싱턴의 경제전문가로 진로를 바꾼 뒤 재무부 장·차관을 거쳐 지난 2001년 10년 만에 하버드로 돌아온다.400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돌아온 서머스는 하버드에 매머드급 돌풍을 몰고 왔다. 10년간의 ‘워싱턴식’ 게임이 하버드에서 시작된 것. 책에 따르면 하버드엔 이제 외곬같은 ‘착한 교육’은 없다. 오로지 경쟁 속에서 세계 초일류 대학 정수리에서 낙마하지 않기 위해 서머스는 이렇게 주장한다. 시대의 트렌드, 생명공학에 투자하라. 찰스강 인근에 자리잡은 하버드를 올스톤 구역까지 확대해 하버드 제국을 건설하라. 커리큘럼을 바꾸고, 세계화에 발맞춰 세계 각국에 하버드 분교를 설립하라. 하버드는 지난 4년간 그야말로 엄청난 지각변동을 겪게 된다. 보통 15∼20년인 총장 재임기간을 고려해볼 때 하버드의 변화는 누구를 총장으로 앉히고, 누가 지배하느냐에 따라 결정적 영향을 받는다. ●“학생·교수 본분에 돌아가 성과 만들라” 지금 하버드 교정에선 반유대주의를 인정할 수 없고, 한갓 회의주의에 빠진 인종·종교 관련 문제에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학생과 교수의 본분으로 돌아가 오로지 경쟁, 그리고 성과를 만들어 내라는 것이 서머스의 강력한 논리다. 이 논리를 거부하는 학생이나 교수는 버텨낼 수 없다. 총장에게 길들여지거나, 아니면 일찌감치 하버드인이기를 포기하거나, 선택의 기로에 선 것이다. 인종 종교 사회문제 등에 적극적이었던 미국흑인학과 교수 코넬 웨스트는 학생들을 선동하고, 수업에 소홀하다는 서머스의 트집에 첫번째 희생양이 된다. 서머스의 동갑내기로, 서머스보다 1년 앞서 종신교수직을 따냈던 하버드 학부 학장 해리 루이스도 축출된다. 교육에 대해 ‘속도 줄이기’를 요구했던 그는 2003년 서머스가 베네딕트 그로스를 학부 학장에 앉혀 완벽한 ‘서머스계’ 인사를 감행한 후 자진 사임의 형식으로 하버드에서 완전히 밀려난다. 극심한 경쟁과 성과주의 압박은 학생도 마찬가지. 공부벌레로 불려지는 하버드 학생들은 90년 이래 16명이나 하버드의 새로운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의 몸뚱이를 해체하는 극단적 방법, 즉 자살을 택했다. ●‘서머스계 인사´ 감행 반대교수들 축출 학교가 배움의 전당이라는 숭엄한 권위 보다는 각종 데이터로 수치가 매겨지는 산술의 공간으로 변모해 간다는 저자의 우려는 의미심장하다.‘속도만능’‘성과만능’의 시대를 교육이 거리낌 없이 좇아가야 하는지,21세기 교육의 자화상은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1만 9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림산업-이준용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림산업-이준용 회장家

    대림산업은 지난 1976년 상장 이후 주주들에게 기업 이익을 돌려주고 있다. 건설업체 가운데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배당을 한 기업을 찾기란 여간 쉽지 않다.30여년 동안 배당을 거르지 않았다는 것은 부침이 심한 건설업계에서 대림이 오랜 전통을 지켜온 명실상부한 전문 건설업체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업종으로 출발했던 현대건설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늘린 것과 사뭇 다르다. 특히 단순 제조업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대림산업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보수적인 기업 이미지를 떠올린다. 대림 스스로도 이를 인정한다. 그러나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는 아니다. 단지 정통 건설 기업에서 벗어나지 않고 조용하게 기업을 일구겠다는 것이 대림산업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1세대, 정미소에서 건설 명가로 성장 고 이재준(수암) 대림산업 창업주는 경기도 시흥(현재 산본 신도시 일대)에서 부친 이규응 옹과 모친 양남옥 여사의 5남4녀 가운데 차남(넷째)으로 태어났다. 고 이재형 전 국회의장이 이 창업주의 바로 손위 형이며 이재연(74) 아시안스타 회장이 막내 동생이다. 부친은 장남에게는 공부를 시켰지만, 사업 기질이 보였던 차남에게는 장사를 배우라면서 보통학교만 졸업시킨 뒤 자기 밑에 두었다. 수암은 이 때부터 부친이 경영하던 서울 서대문 한일정미소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것이 오늘날의 대림을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 대림의 태동은 1939년 부평에서 목재와 건자재상으로 문을 연 부림(富林)상회에서 출발했다. 초기 부림상회를 이끈 주인공은 3명. 이재준 창업주와 그의 고종 사촌형인 이석구 전 대림산업 사장, 이석구의 매제 원장희로 알려졌다. 사촌지간은 각각 1만 5000원씩 출자했고, 원장희씨는 1만원을 출자했다는 것이다. 이석구는 풍림산업 이필웅 회장의 부친. 결국 대림과 풍림의 뿌리는 부림상회로 같다. 부림상회는 원목을 개발, 사세를 키웠고 광복 이후 군정청으로부터 원목을 값싸게 인수해 교실을 짓는데 들어가는 목재 등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이후 사업이 번창해 1947년 건설업에 진출하면서 상호를 대림산업으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평경찰서 신축 공사 수주는 건설업체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 계기였다. 주한미군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즈음부터 우리나라 건설업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당시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대림산업·현대건설·삼환기업 등이었다. 49년부터는 건설업이 목재업을 앞질러 주력업종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전쟁 중에는 피란민 수용소를 짓는 등 군 시설 공사를 맡았고, 한국경제 재건기를 거치면서 굵직한 공사를 따냈다.58년 시작된 청계천 복구공사와 청계고가도로 건설, 경부고속도로, 소양강댐건설 등 굵직한 사회간접자본시설 현장마다 대림의 깃발이 나부꼈다. 60년에는 풍림산업을 인수, 자회사 형태로 두었다. 서울 영동·잠실·반포지구 개발과 광진교, 영동대교, 양화교 등 한강 다리 공사에도 대림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지하철 시대를 여는데도 대림은 처음부터 참여했다. 동시에 해외공사 수주를 늘리는 등 사세를 키웠다. 54년에 설립한 서울증권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99년 구조조정차원에서 소로스에 매각했다. 지금은 지분을 전혀 소유하지 않고 있다. 대림통상은 아예 동생 재우씨에게 떼어줘 형제간 사업 분리를 마무리지었다. 대림요업 역시 98년 매각하면서 지분을 대림통상에 넘겼다. 창업주가 생전 계열 분리를 통해 경영권 분쟁의 씨앗을 남기지 않았다. ●난형난제(難兄難弟)…운경 이재형 대림산업을 말할 때 흔히 고 운경 이재형 전 국회의장을 끌어들인다. 수암 이재준 창업자와 비교하기도 한다. 정계와 재계에서 각각 독특한 개성으로 주목받으며 거목으로 우뚝 섰던 인물이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고집스러운 면모, 흐트러짐 없는 자세와 말을 아끼는 점에서 같았다. 운경은 자유당·공화당 시절 내내 골수 야당을 했다. 그래서 동생이 운영하는 대림은 자주 곤욕을 치렀다. 대림에서 정치자금을 대주지 않나 하는 의심과 함께 야당 정치인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대림은 수시로 세무사찰을 받아야 했다. 민정당 시절에도 운경과 수암, 그리고 이준용(67) 회장은 형과 동생, 백부와 조카라는 혈연 빼고는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았다. 운경이 정치한다고 자금을 요구하지 않았고, 대림 역시 운경에게 베풀거나 받지도 않았다. 서로 철저하게 독립된 길을 걸어온 것이다. ●2세대, 건설업에 유화부문 키워 양대축 형성 수암 이재준은 열아홉 되던 해 수원지역 대지주의 딸인 이경숙과 결혼했다. 이 여사는 그러나 장남 준용(현 대림산업 회장)을 낳은지 4년만에 세상을 떴다. 창업주는 박영복 여사와 재혼, 차남 부용(전 대림산업 부회장·61)을 얻었다. 단출하게 두 아들만 두어 경영권 이양 등에서 큰 불협화음이 없었다. 이 회장은 부친과 달리 정규 교육 혜택을 입고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았다. 경기고,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미국 덴버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귀국했다. 귀국 후에도 영남대와 숭실대에서 잠시 강의를 맡는 등 학자풍의 엘리트였다. 그러면서 한경진 여사와 결혼하고 66년부터 대림산업 사무실에 출근했다. 경영 참여와 관련, 이 회장은 “본격적으로 해외 건설시장을 개척할 시기였는데 해외감각과 국제업무에 정통한 사람이 필요했고, 명예 회장의 강력한 요청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국내외 공사를 막론하고 창업주를 도왔다. 유창한 영어는 해외공사 수주는 물론 각종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 국내에서는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했다.78년 당시 부사장이었던 그는 건설업계 최초로 업무 전산화 작업을 추진하는 등 경영정보시스템 구축에 앞장섰다. 업계는 이 회장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79년에는 사장에 오르면서 색깔을 내기 시작한다. 동생 부용씨는 상무로 승진했다. 건설과 양대 축을 이루는 유화부문의 틀도 이때 마련됐다. 창업주가 목재상을 건설업으로 키웠다면, 이 회장은 여기에 유화부문을 더해 건설과 석유화학의 양대 사업을 구축해 안정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대림산업은 66년 베트남 진출로 국내 최초 해외건설시장을 개척한 이래 중동건설붐의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지금까지 해외건설 맥을 유지하고 있다.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포항제철 3,4호기 건설공사 등도 대림의 손을 거친 건축물이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대림은 국내외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이미지가 실추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86년 개관 11일을 앞두고 독립기념관에서 화재가 발생,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87년 8월까지 당초보다 더 완벽한 복구공사로 전화위복의 계기를 삼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88년에는 이란-이라크 전쟁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란 캉간가스정제공장 현장에서 이라크 공군기의 무차별 폭격으로 13명이 죽고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대림이었다. 그런데도 대림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속죄양으로 몰리기도 했다. 대림 역사상 최대 위기였다. 대림은 그 뒤 국내 아파트 공사, 관공서 건물, 평화의 댐공사 등 굵직한 일감을 따내면서 덩치를 키웠으나, 사업 다각화 등으로 몸집을 불린 다른 업체와 달리 한 우물만 고집, 업계 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밀렸다. ●3세대, 건설·유화 오가면서 경영 보폭 확대중 이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37) 대림산업 부사장은 건설과 유화부문을 오가면서 경영 수업을 쌓고 지난 7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미국 덴버대 경제학과를 나와 부친과 동문을 이룬다.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95년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했다.2000년 건설부문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04년부터 전무를 맡았다. 지난 5월에는 대림산업 지분의 21%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지주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공동 대표이사에도 취임했다. 대림산업은 계열사 12개를 거느린 재계 27위 규모의 대림그룹 모기업이다. 이 부사장은 현재 대림산업 0.47%, 삼호 1.85%, 비상장 종합물류 회사 대림H&L의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 움직임이 없어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라기보다 다양한 경험 축적 과정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혼맥 1세대는 평범,2·3세대는 화려 이재준 창업자는 조선 선조대왕 7번째 왕자인 인성군(仁城君)의 9대손이다. 가문이 번창했기 때문에 수암의 집안은 늘 북적댔다. 생가가 서울로 향하는 길목이라서 오고 가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500여섬지기 자작농 겸 지주였고 서울에서 큰 정미소를 운영하면서 경영의 덕목을 키워나갔다. 창업주 세대는 대부분 평범한 가정과 연을 맺었다. 큰 누이는 평범한 가정으로 출가했고, 둘째 누이도 작은 사업가에 시집을 갔다. 형님 이재형 전 국회의장 역시 평범한 집안의 류갑경 여사를 아내로 맞았다. 수암도 예외는 아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배필을 맞았다. 아래 동생들도 일반적인 가문과 결혼을 올렸다. 하지만 막내 이재연 아시안스타 회장의 결혼에서는 국내 굴지의 재계와 혼인을 맺는다.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차녀 구자혜(68)여사와 결혼하면서 대림과 LG는 사돈의 연을 맺는다. 이를 계기로 이 회장은 줄곧 LG그룹 경영에만 참여하고 있다. 자녀들도 명문가문과 연을 맺었다.LG카드 부회장을 지냈으며 LG그룹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 회장은 장인이 강세원 전 희성금속 사장과, 박동복 전 금호전기 회장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어 이들과는 한다리 건너 사돈지간이다. 이준용 회장의 형제로 이어진 2세부터는 본격적으로 정·관계, 재계 혼맥이 형성된다. 이 회장은 1965년 연애끝에 이화여대 출신의 한경진 여사와 혼인했다. 장인인 한순성씨는 천안 사업가 집안 출신이었다. 처음에 양가에서 두 사람의 연애결혼을 반대하는 바람에 결혼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차남 이부용 전 대림산업부회장도 경희대 출신의 이선희 여사와 결혼, 재계 인맥을 쌓는다.1970년 집안 어른의 중매로 만났으며 장인이 서울주철회장과 헌정회 이사를 지낸 이종수씨다. 이 회장의 백부인 이재형 전 국회의장은 은행간부 출신인 배상준씨 집안에서 큰 며느리를 맞았다. 이어 큰 딸은 원용덕 전 헌병사령관 아들에게 시집을 보냈다. 작은 사업가와 결혼했던 둘째 고모 고 이임출의 딸은 윤용구 일동제약 회장 아들과 혼인을 맺었다. 숙부 이재연 아시안스타회장은 오세중 세방회장과 추경석 전 건설교통부장관 집안에서 며느리를 얻었다. 3세에 들어서 재계 혼맥은 더욱 두터워진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은 LG그룹 구자경 명예회장의 외손녀인 김선혜(34) 여사와 결혼했다. 장모가 구자경 회장의 큰 딸 구훤미 여사, 장인은 희성금속 회장을 지낸 고김화중씨다. 이들은 친지의 소개로 만나 연애결혼했다. 이로써 대림산업은 LG가와 두번째 혼맥을 만들었다. 차남 이해승씨의 부인 김경애 여사는 전 미국 미주리대 김현영 박사의 딸이다. 3남 이해창(34)씨의 부인 최영윤(30) 여사는 같은 건설업종인 삼환기업 최용권 회장의 큰딸이다. 초창기 우리나라 토목 건설산업을 일군 두 집안이 사돈을 맺게 된 것이다. 아는 사람이 소개해 연애결혼했다. 결혼 당시 양가 부모들은 청첩장에 결혼 일자만 표시하고 장소, 시간은 넣지 않았다. 친지들에게 두 사람의 결혼 사실만 알리고 식장 참석과 축의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막내딸 윤영(33)씨 남편은 외국계 금융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이다. 가족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요일마다 이 회장 집에서 모인다. 이 회장은 손자들이 보고 싶을 땐 아침 일찍 자식들 집을 찾곤 한다. ●전문 경영인, 업계 최장수 베테랑 대림산업㈜ 이용구(59) 사장은 6년 가까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71년 대림에 입사, 해외·주택 영업 담당 임원, 기획조정실장, 행정본부장, 사우디 사업본부장, 공사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정통 건설맨. 몇 안되는 해외건설 전문가로, 국제감각이 탁월한 국제신사로 알려져 있다.35년간 이 회장과 함께 하면서 임직원들의 맏형 역할을 하는 등 이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대림산업의 한 축인 유화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CEO는 한주희(53) 대표이사 부사장.80년 입사해 관리, 기술기획 및 영업 핵심 업무를 맡았다. 대림 코퍼레이션 기획 담당 임원, 대림 H&L초대 대표이사를 지냈다. 중국 전문가로 바이어 협상에 있어 귀재로 평가받는다. 고려개발㈜ 오풍영(63) 사장은 95년 관리인 사장으로 임명돼 10년 넘게 장수하는 최고경영자.ROTC중앙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하다. 대림산업에 근무하다가 87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로 옮겨 기획·재무부문을 담당했다. 관리인 취임과 동시에 경영혁신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당초 2007년까지 계획됐던 법정관리를 9년 앞당겼다. ㈜삼호 신일철(56) 사장은 현장중심 경영자.2001년부터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81년 입사하기 전 금융기관과 제조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기획, 예산, 재경 등을 담당하다가 임원 승진 이후 인사, 자재, 안전 등 전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업계 최상위 수준의 안전경영을 하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 H&L을 동시에 맡고있는 박준형(53) 사장은 76년 대림 석유화학에 입사한 여천 석유화학단지 건설의 역군. 유화 부문 공장장, 구조조정 담당 임원, 석유화학사업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석유화학 주력 무역회사, 대림H&L은 유화 부문 물류 회사. 석유화학 산업 위기를 구조조정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했다. 대림콩크리트공업㈜ 서봉삼(61) 사장도 장수 CEO.200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70년 대림산업 입사 이후 주요 건설 현장을 누볐다. 상·하 구분없이 조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합리적인 경영을 하는 CEO로 평가받는다. 지시와 통제보다 자율과 협력을 강조한다. 오라관광㈜ 김부경(57) 사장은 국내 최대 관광지인 제주에서 512실 규모의 특급호텔과 국제적 수준인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83년 오라관광에 입사, 국내·외 판촉, 객실 운영 등 회사의 주요 업무를 두루 거쳤다. 제주도 관광업계의 산증인. 제주관광협회 부회장, 제주지역골프협회장으로 활동중이다. 대림 I&S 김영복(46) 사장은 38세에 임원,40세 대표이사 등 대림그룹내 최연소 기록을 두루 갖고 있다. 늘 새로운 발상으로 주위를 놀라게 해 ‘아이디어 뱅크’로 소문났다.81년 대림산업에 입사,4년 6개월간 쿠웨이트 현장에서 전산업무를 담당한 것이 인연이 돼 대림그룹의 디지털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대림자동차공업㈜ 박노균(57) 사장도 2000년부터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73년 대림산업에 입사, 사우디아라비아 현장과 대림엔지니어링 재무담당 이사 및 행정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장경영을 중시해 수시로 지방 사업장을 둘러본다. 외환위기 이후 이륜차 산업의 극심한 침체로 인한 경영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냈다. 웹텍 창업투자 이대영(50) 사장은 금융 전문가.79년부터 94년까지 은행, 레이니어은행, 한미은행,JP모건, 한국신용정보에서 근무하고 화동창업투자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95년 대림엔지니어링 국제금융 이사로 인연을 맺어 대림산업 구조조정 담당 상무로 있다가 99년부터 웹텍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chani@seoul.co.kr ■ ’닮은꼴’ 창업주 父子 대림산업 창업주 이재준 명예회장과 이준용 회장은 여러 면에서 닮은 기업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곁눈질하지 않고 한 우물을 파는 고집쟁이라는 점에서 같다.66년 된 회사지만 건설에서 벗어난 적이 한번도 없다. 건설이 제자리를 잡을 즈음해서 확장한 분야라고 해봤자 유화 부문 정도다. 덩치를 키우는 것을 자제한 것도 닮았다.‘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라.’는 말이 있지만 대림은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 회사다. 하지만 옳다싶으면 금방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는 장점도 지녔다. 청탁을 하지도 않고 받을 줄도 몰랐다. 창업주는 인사 청탁에 있어서는 매우 완곡해 부모님이 살아 돌아와 청탁해도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빽’이나 동창생을 찾아다니면 아예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다. 고 박정희 대통령 생전에 청와대에서 들어온 인사 청탁을 거절한 일화도 있다. 그는 대통령의 부탁을 감히 거절할 수는 없겠지만, 본인이 경영일선에서 물러서 있을 때면 몰라도 당시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명예회장과 현 회장 모두 쉽게 권력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사업가로서 자기 일에만 매달렸다. 이런 분위기는 지금도 이어져 형제간 독립된 사업을 일구거나 아예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친인척이 배제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움직인다. 그래서 친인척들로부터는 ‘남남만도 못한 회사’라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이 회장은 “대림은 대주주라고 무조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본인의 의지와 그에 합당한 능력이 뒤따라야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친인척 경영에 있어서 창업주와 똑같은 모습이다. 이 회장의 동생 부용씨는 대림산업 부회장을 지냈지만 지금은 대림산업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 전 부회장은 대림통상 지분을 놓고 숙부와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chani@seoul.co.kr ■ 李회장 부부 ‘남다른 문화사랑’ 서울 종로구 통의동 경복궁 옆에 위치한 대림미술관. 화려하지 않지만 멋스러운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대림미술관은 유난히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대림산업 임직원들은 물론 점심 때는 주변 사무실 직장인과 공무원들이 단골 관람객이다. 대림 관련 업체들은 단체로 다녀간다.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문화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이 문화예술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은 이준용 회장 부부가 문화예술에 갖는 관심의 크기와 비례한다. 이 회장은 94년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탄생할 때부터 부회장으로서 활발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대외 직함을 좀처럼 갖지 않으려는 이 회장이지만 10년넘게 이 단체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여기에는 문화예술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한경진 여사의 역할도 크다. 한 여사는 대림미술관을 맡아 대림의 문화공헌 사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대림미술관은 대림이 120억여원을 출연해 문을 연 사진매체 전문 미술관.93년부터 대전에서 운영해 온 한림미술관이 모태인데 2003년 서울로 옮겨 한 단계 발전시켰다. 이 미술관은 프랑스의 미술관 전문 건축가인 뱅상 코르뉘와 루브르 미술학교의 장 폴 미당 교수가 설계했다. 대지 253평에 지상4층, 연면적 366평 규모다. 대부분의 기업은 미술관 설립 때 한번 출연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대림은 운영에도 적극적이다. 문화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현실에서 미술관이 자립운영을 해나가기에는 아직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대림은 전시가 바뀔 때마다 직원들에게 전시를 관람토록 장려하고 경영전략회의나 송년회 등 사내 각종 모임을 미술관에서 열기도 한다. 예술에 대한 친숙도는 직원들의 창의적 사고를 키워주고 제품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림이 개발한 아파트 외벽 디자인은 미술저작권 등록을 통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건축조형물들이 건축분야의 저작권에 등록되는데 비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술분야의 저작권을 얻기는 쉽지 않다. 이 외벽디자인이 적용된 역삼 e-편한세상의 경우 외관의 차별화로 주변 다른 아파트들에 비해 가격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직원들은 문화적 소양과 미적 안목이 결국 다른 업체와 다른 품질 경쟁력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내년 ‘경기회복’ 느낀다

    내년 ‘경기회복’ 느낀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기가 좋아진다.’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내년도 ‘경제 기상도’는 대체로 ‘맑음’이다. 한은은 6일 발표한 ‘2006년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5%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이 3.9%로 잠정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낙관적인 예측이다. 수출과 소비가 내년에도 ‘쌍끌이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에 기초한다. 내년에도 수출은 10%대의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올 하반기부터 살아나고 있는 소비도 더욱 뚜렷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은 내년에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국제유가 오름 폭이 10%를 밑돌고,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예측되는 등 대외여건도 국내 경기회복에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건설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설비투자도 기대한 만큼 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부정적인 요소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돼 선제적 대응을 위한 ‘콜금리 인상론’이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상반기 5.5%, 하반기 4.6%로 연평균 5%에 달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전망대로 된다면 4년만에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하는 셈이다. 2002년 7.0% 성장 이후 2003년 3.1%,2004년 4.6% 등으로 우리경제는 3년 연속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세를 거듭해 왔다. 한은은 특히 최근 몇년 동안 내수침체로 수출에만 의존했던 기형적인 경제성장 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올해 2.3%포인트에서 내년에는 3.8%포인트로 높아지는 반면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올해 1.6%포인트에서 내년에는 1.3%포인트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올해보다 10% 늘어난 31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민간소비도 가계부채 조정의 진전 등에 힘입어 올해 3% 증가에서 내년에는 4.5%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회복세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실업률은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확대 등으로 올해 3.8%에서 내년에는 3.6%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가 오름세는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불안 요소가 많다. 성장률이 회복되면서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있는 데다, 교통요금 등 일부 공공요금의 인상과 함께 내년 7월 담뱃값 인상이 예정돼 있어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에는 2.6%, 하반기에는 3.4%가 될 전망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주목되는 남남협력의 지정학/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13일 도하개발어젠다(DDA)를 다루기 위해 홍콩에서 열린다. 하지만 아직도 협상은 정체국면에 있다. 선진국들의 농산물 보조금을 철폐할 것을 주장하는 브라질과 인도의 입장에 미국은 어느 정도 양보할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프랑스를 위시한 유럽연합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2003년 칸쿤 회의에서 브라질이 주도한 G-20은 선진국의 농산물 보조금 철폐를 강력하게 주장했고 그 결과 DDA는 무산되었다.1980년대부터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잃었던 제3세계가 2003년 인도, 브라질, 남아공(IBSA)이 결성한 G-3를 계기로 다시 발돋움을 하고 있다.G-3는 칸쿤회의에서 G-20으로 확대되었고, 선진국의 협상 주도에 블록을 만들어 대응했다. 룰라 대통령과 셀조 아모링이 이끄는 브라질 외교부가 이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 간다. 룰라의 공세적인 남남협력 모델은 그동안 공산품과 서비스 시장의 개방으로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던 제3세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룰라 정부는 인도, 중국, 남아공과 더불어 전략적 동맹을 결성하고, 유럽연합과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협상 테이블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 이런 변화에는 차이나 달러가 일조한다. 에너지와 식량을 찾아 공세적으로 접근하는 중국의 투자와 무역의 흐름 때문에 제3세계 각국은 그만큼 미국과 글로벌 금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미주의 뒤뜰에서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쿠바가 미국과 IMF에 큰소리 치는 것도, 브라질이 미국의 미주자유무역지대안(FTAA)에 맞서는 남미국가공동체를 구체화한 것도 1990년대보다는 다극화된 지정학적 변화의 산물이리라. 룰라의 지정학적 구상은 거대한 남남 벨트를 짜는 것이다. 브라질은 중국에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한 대가로 에너지와 인프라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였다. 양국의 무역도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올해에는 300억달러 규모가 되었다.G-3 국가 외에도 라틴아메리카와 아랍의 정상회담도 정례화시켰다. 중동과 남미를 연결하는 새로운 축을 미국이 곱게 볼 리 없다. 브라질의 공세적 다자협상 전략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와 브라질은 2003년 8월에 빈국에 제너릭 의약품을 쉽게 접근케 하는 잠정합의를 WTO 146개국으로 끌어낸 바 있다.HIV로 고통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 나라들이 혜택을 입게 되었고, 이 분야 제약업이 발달한 브라질과 인도가 덕을 보게 되었다. 같은 해 설탕산업 대국인 브라질은 태국 및 호주와 더불어 유럽의 설탕산업 보조금 지급 사례를 문제 삼았고, 유럽위원회로부터 1년 뒤에 삭감하겠다는 동의를 얻어내었다. 경쟁력이 있는 브라질 설탕업계가 환호하는 것은 당연했다.2004년에는 미국 정부의 면화재배에 지불하는 보조금을 문제시하여 WTO에 제소하여 승소하였다. 면화를 재배하는 제3세계 역시 이 조치의 덕을 볼 것이다. 올해 있었던 제4차 미주정상회담에서는 농산물 보조금을 문제시하여 미국의 FTAA 제안에 각을 세웠고, 또 베네수엘라는 남미공동시장에 정회원으로 가입하여 룰라의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 주었다. 외채 때문에 국제금융권의 압박을 강하게 느끼는 브라질 경제에도 불구하고 룰라 정부는 다자협상의 공간에 제3세계의 목소리를 다시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의 노선은 비동맹외교나 반제국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그가 바라는 것은 크게는 남측이 북측으로부터 정당한 대접을 받는 것이고, 작게는 브라질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는 실리주의자이지 이데올로그는 아니다. 그래서 이런 비판도 있다. 제3세계 대변자로 나서는 그가 남측의 공동이익은 제쳐두고, 자국 이익만 옹호하고 관철하며, 남측 시장의 보호와 전통적인 소농의 보호에 무관심하다고.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 미·중 내년 경제 기상도

    세계 초강대국 미국과 경제뿐 아니라 외교·군사적으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주목받는 중국. 이라크라는 암초에 걸린 미국은 내년에 경제마저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하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간 분열이 심화돼 암울한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중국은 과열 우려를 낳은 경제의 중심 축을 성장에서 안정으로 옮기면서도 8%대라는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며 미국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내리막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다소 암울한 2006년을 맞을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2일(현지시간) 발행된 내년도 특집호에서 미국이 내년 11월로 예정된 상·하원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와 마찬가지로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개의 미국’으로 분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민주당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이 잡지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매우 힘든 한 해를 맞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기 6년차는 전통적으로 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이 시작되는 해다. 중간선거가 끝나면 부시 행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정치적 관심은 차기 후보들에게 집중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인가를 놓고 깊은 고심에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부족한 병력을 채우기 위해 독일에 주둔중인 미군의 철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적으로도 미국은 내년부터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미국 시민의 지칠 줄 모르는 소비 성향으로 미국 경제가 지탱해 왔으나 내년에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고유가 시대에 맞는 이번 겨울은 미국 가정의 난방비 지출을 늘려 다른 소비를 위축시킬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내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것이며 이로 인해 단기 이자율은 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이 잡지는 내다봤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미국의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60대에 진입하게 된다. 아직 건강하고 부유하며 숫자가 많은 이 세대는 ‘노인’이라는 개념을 다시 정의하도록 만드는 등 미국 사회에 문화적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dawn@seoul.co.kr ■ 중국 다소 주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욱일승천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향후 기상도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주요 국책연구소들은 2006년 경제성장률을 올해의 9.5% 안팎에서 다소 둔화된 8%대를 예상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내년도에는 거시조정 정책을 통한 과잉투자 억제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5%로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 중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지난 4월 8.5%에서 9.0%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내년도 GDP 성장률은 8.2%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민은행은 올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했던 9.0%보다 높은 9.2%로 전망하고 내년 상반기 GDP 성장률을 8.7%로 예측했다. 이러한 경제 전망은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 공산당은 16기 5중전회에서 경제기조를 성장 우선주의에서 ‘균형과 분배’로의 안정적인 발전 모델로 전환시켰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급격한 디플레이션 충격도 우려하고 있다. 성장보다 안정을 중시할 경우 성장률 둔화가 자칫 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모건 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 강연회에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6.7%로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경제가 20년 동안 줄곧 8% 이상의 고성장률을 유지했고 최근 10년간 9% 이상으로 상승한 점을 감안, 내년도에는 ‘주기적’으로 대폭 하락이 연출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하면서 내년도에도 내수 소비진작과 적절한 수준의 투자를 유지하고 통화정책도 다소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신중한 재정 및 통화정책을 유지할 경우 올해보다 둔화된 수준이기는 하지만 8%대의 경제성장률이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oilman@seoul.co.kr
  • 한성항공 ‘불시착’ 위기

    국내 최초의 저가항공 시대를 연 충북 청주의 한성항공이 내분과 자금압박 등으로 출항 3개월도 안돼 삐거덕거리고 있다. 23일 서울지방항공청 청주공항출장소에 따르면 한성항공이 최근 주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자금압박에 크게 시달려 경영 위협을 받고 있다. 한성항공은 지난 8월31일 주총에서 이사 2명을 해임하자 이들이 이에 반발,9월 2일 이사회를 열어 한모 현 대표이사를 해임한 뒤 직무정지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갈등을 겪었다. 이 소송은 기각됐지만 이모 전 대표이사가 “2003년 3월부터 작년 9월까지 일하면서 발생한 임금 1800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낸 임금반환 소송에서 승소, 최근 사무실 컴퓨터, 프린터 등과 예비타이어 10여개를 압류하기도 했다. 당장 운항에 지장은 없지만 비상시 운항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일부 주주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 대표이사에게 경영부실, 허위 지분납입 등 책임이 있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어 내분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성항공은 또 매달 직원 월급과 항공기·사무실 임대료 등 5억여원을 지출하고 있으나 수입은 3억원에 그치면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이 달 30일 주총에서 현 이사 2명을 해임한 뒤 새 이사를 선임해 회사가 안정이 되면 투자자를 찾아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항공청 청주공항파출소 관계자는 “내년에 비행기를 추가로 들여오고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리는데 회사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투자자가 나설지 의문”이라며 “자금압박이 장기화되면 문을 닫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8월31일 취항한 한성항공은 청주∼제주간 요금을 기존 요금의 70%선인 3만 5000∼4만 5000원대로 책정, 저가항공시대를 열었었다.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월드이슈] 이주자 급증…흔들리는 유럽

    [월드이슈] 이주자 급증…흔들리는 유럽

    |파리 함혜리특파원|‘소요, 범죄…공화국의 적들.’프랑스의 대도시 외곽 저소득층 집단거주지역에서 발생한 소요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파리의 곳곳에는 자극적인 붉은 글씨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포스터가 나붙기 시작했다.‘공화국 수호연합’이란 극우단체가 제작한 포스터는 이민자들을 배척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프랑스 소요사태를 계기로 극우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들은 과거 사회당 정권은 물론 현 중도우파 정부의 정책이 모두 실패했음을 강조하며 공화국의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업과 경기침체로 고전하는 독일에서는 신자유주의 노선에 반대하는 좌파연합이 지난 9월 치러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러시아에서는 국수주의를 고취하는 극우파들이 외국 혐오증과 반유대주의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안정과 평화’의 상징이던 유럽사회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이민자 문제, 가속화되는 세계화 등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극단주의가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목소리 높이는 극우세력 이민자들의 차별과 소외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프랑스 소요사태를 계기로 극우세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장마리 르펜 당수는 14일 저녁 파리도심 팔레롸얄에서 대중 집회를 갖고 “지난 30년간 좌·우파 정부를 막론하고 추진한 이민자 정책이 실패했음이 이번 소요사태로 입증됐다.”면서 “외국인들에 대한 모든 사회보장 혜택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뉴스전문채널 LCI의 토론프로그램에서도 “경찰에 돌을 던지고 학교를 불태우는 극단적인 폭력행위로 사회 신고식을 치르는 이민 2·3세들은 장차 테러리스트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들이 바로 시라크가 공들여 키운 자녀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자동적으로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지만 자신들이 프랑스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심지어 프랑스를 적으로 여긴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프랑스인으로 대우받아서는 안된다.”고 유화책을 비판했다. 역시 이민자 수용에 반대하는 다른 국수주의 우파정당인 ‘프랑스운동’(MPF)의 필립 드 빌리에 당수도 사태 초반부터 “20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통금령을 실시하고 파리 교외 지역에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었다.FN과 MPF는 지난 5월말 프랑스의 유럽헌법 국민투표 당시 프랑스를 보호하기 위해서 EU헌법이 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투표결과가 부결로 나타나면서 힘을 얻은데다 이번 소요사태로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정치분석가들 사이에 이번 소요사태로 시라크 대통령과 정부 입지가 약화된 틈을 타 극우정당이 다시 세를 얻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지난 200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 대신 르펜 당수를 선택, 르펜이 2차 결선투표에서 자크 시라크 후보와 맞붙는 이변이 발생했었다. ●뿌리내리는 유럽의 신좌파 한편 여야 정당간 뚜렷한 승자없이 끝난 지난 9월18일의 독일 총선에서 최대의 돌풍을 일으킨 정당은 좌파연합이었다. 좌파연합은 구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PDS)과 사민당의 우경화에 반발해 분리해 나온 사민당 좌파와 노조 지도자들이 만든 ‘선거대안’이 통합한 정당이다. 좌우 이념대립이 극심했던 지난 60년대 중반∼70년대 초반 이후 독일에서는 각 주 단위로 반급진주의 조례를 채택, 정치적인 극단주의를 지양해 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극우·극좌파는 의회내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5% 이상의 지지를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총선결과 좌파연합은 총 54석을 확보하면서 8.7%의 지지를 받으며 의회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했다. 독일의 한 언론인은 “좌파연합의 정책들은 대부분 재정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것들이다. 실현가능성과 현실성이 거의 없지만 경제가 어렵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달콤한 약속’에 이끌리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정치 지형에서 신좌파를 표방하는 정치운동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개혁이냐 사망이냐.’의 문제로 고민해 왔던 유럽공산주의가 그동안 우파 정책노선을 포용하는 개혁을 추구해 왔으나 영국의 노동당과 독일의 사민당이 우파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생긴 커다란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좌파 운동이 새로이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반전운동과 반세계화운동, 반 신자유주의의 토양에서 독일의 좌파연합과 같은 신좌파 성향의 정당이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네오-코뮤니스트들과 신좌파들이 모여 지난해 조직한 유럽좌파정당(ELP)은 지난 달 29·30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첫 총회를 갖고 신자유주의가 야기한 유럽의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를 재정립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lotus@seoul.co.kr ■ 양극을 이끄는 대표적 인물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장마리 르펜과 독일의 오스카 라퐁텐은 극우·극좌 양 극단으로 치닫는 유럽정치상황을 상징한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그들의 목소리가 곧 유럽 정치상황의 변화 방향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 신자유주의 맹비난…신좌파 상징 오스카 라퐁텐 독일의 좌파연합을 이끌고 있는 오스카 라퐁텐(62)은 유럽에서 태동하고 있는 신좌파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골수 좌파인 그는 신자유주의가 유럽 위기를 불러왔다며 비판한다. 대학생 때인 1966년 사민당에 가입하고 1976년 32세에 프랑스 접경 산업도시 자르브뤼켄의 최연소 시장이 된 그는 68세대 스타급 정치인으로 한때 게르하르트 슈뢰더, 루돌프 샤르핑(94년 사민당 총리후보)과 함께 독일 사민당 3두체제를 이루면서 당내 좌파를 이끌었다. 그는 우파에 가까운 중도좌파 성향의 슈뢰더와 정책적인 대립으로 1999년 3월 모든 정치적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슈뢰더 총리의 노선에 실망한 당원들과 노동계를 규합한 뒤 옛 동독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까지 끌어들여 좌파연합을 결성했으며 지난 9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 노골적 인종주의…극우파 수장 장 마리 르펜 극우파 정치인으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장마리 르펜(77) 당수.1972년 이후 FN당수를 맡고 있는 그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프랑스 정치사상 처음으로 극우파가 대통령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벌인 정치 파란을 일으켜 프랑스와 세계를 함께 놀라게 했다. 노골적인 인종주의와 국수주의를 기초로 한 극우파의 부상은 평등·박애·자유를 이념으로 하는 프랑스 민주주의의 위기론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르펜은 최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파리 교외 폭동이 시작된 이래 당으로 지지 e메일과 당원으로 가입하겠다는 요청이 넘치고 있으며 자신의 ‘제로 이민’ 정책에 대한 지지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2007년 대선에도 출마할 것이라고 밝힌 그가 또 다시 극우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사다. lotus@seoul.co.kr ■ ’배우자 이민’도 언어시험 통과해야 유럽에서 무슬림들의 이민은 복지 제도의 부담 가중, 기독교 문화와의 충돌 등으로 오래전부터 논쟁거리였으나 이제는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문제거리가 되고 있다. 7·7 런던 테러와 프랑스 소요 사태 및 무슬림 청년의 네덜란드 반 고흐 영화감독 살인사건 등으로 무슬림은 유럽에서 위협적인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서유럽 국가들은 1960년대 이후 경제 활황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북아프리카나 가난한 인접 이슬람 국가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경제가 침체하자 본국으로 돌아갈줄 알았던 이민자들은 도심 밖에서 그들만의 거주지나 ‘접시 도시’를 형성하면서 냉대와 차별의 대상이 됐다. 접시 도시란 이슬람 커뮤니티에서 아랍 위성방송을 보기 위해 접시 모양 안테나를 집집마다 달아 붙여진 이름이다. 해마다 유럽연합으로 가는 합법 이민자는 130만명쯤이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700만명 가량이 불법이민을 시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모로코나 튀니지 등에서는 매년 수천명이 스페인 카나리 제도나 이탈리아 람페투사 섬 등으로 밀입국을 시도한다. 때문에 유럽연합에서는 이들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공동경비정을 띄우는 지중해 해상 작전을 계획 중이다. 유럽의 이민은 망명, 가족의 재결합, 결혼이란 크게 세가지 법적 형태로 이뤄진다. 망명 조건은 까다로워져 해마다 탈락자가 증가추세다. 가족 결합이나 결혼도 네덜란드에서는 언어 시험을 통과해야 가능하도록 하는 등 점점 관문이 좁아지고 있다. 친척이나 배우자를 데려오기 위한 나이와 연봉 조건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 시민이 아니거나 기술이 없을 경우 자국에 정착하는 길을 막는 이민 법안을 추진 중이다. 오직 투자자나 기술이 있을 경우에만 영국 시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도 시민권을 따기 위한 시험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시민권을 받게 되면 미국처럼 국가를 연주하는 의식도 마련할 예정이다. 높아지고 있는 유럽의 ‘이민 장벽’은 미국 등 다른나라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세계적인 추세로 확산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DDA협상 내년까지 타결”

    “DDA협상 내년까지 타결”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들은 18일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2006년까지 타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21개 APEC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정상회의를 개막,DDA 타결을 위해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전했다. 또 농업·서비스·무역 등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전 분야에서 개발이익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상들은 이같은 내용의 WTO(세계무역기구)·DDA 특별성명을 채택키로 합의하고 19일 발표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APEC이 무역 자유화에 기여한 점을 평가하면서 “무역 자유화가 투자 증진에 기여했지만 개방의 과정에서 성과가 이분화된 측면이 있는데 이게 심화되면 성장 위축과 투자 부진으로 시장이 부진할 수 있다.”면서 양극화 해소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역내 사회적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해 “지원기금으로 2007년부터 3년간 한국이 200만달러(미화)를 공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상들은 WTO의 진전을 위해서는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회의에서 수출 및 농업보조금의 철폐를 강조해 APEC 정상회의는 EU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상회의에 앞서 노 대통령은 롯데호텔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서밋)에 참석해 “무역과 투자장벽을 지속적으로 낮춰서 개방된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경제·기술협력을 통해 역내 국가간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화와 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흐름이나 세계화의 진전과 함께 양극화라는 부작용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양극화는 사회 통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소비를 위축시켜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축소와 투자의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양극화 해소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역설했다. 정상들은 19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인간안보와 반부패분야를 토의한 뒤 정상선언문과 WTO·DDA 정상 특별성명을 채택하고 정상회의를 폐막한다. 부산선언에는 최근 테러 위험과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 세계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데 대한 신속한 정보 공유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특별취재단
  • [APEC] 정상들 “WTO위해 EU에 각 세워야 ”

    [APEC] 정상들 “WTO위해 EU에 각 세워야 ”

    18일 개막된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는 유럽연합(EU)에 각을 세우고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과 관련된 입장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이날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정상들은 WTO(세계무역기구)의 진전을 위해서는 EU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수출 및 농업보조금 철폐를 촉구하면서 EU를 압박했다. 노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로비서 20개국 정상 차례로 영접 존 하워드 호주 총리와 폴 마틴 캐나다 총리는 DDA와 관련한 특별성명 내용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당국자는 “특별성명 내용은 오랜 시간 협의됐기 때문에 처음부터 논의하는 문제에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특별성명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의는 노 대통령의 모두발언(4분), 부시 대통령·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의 발언(각 7분), 자유토론(1시간30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노 대통령은 20명의 정상들을 상대로 회의를 주재하면서 때로는 정상들의 발언을 요약하면서 회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저녁 7시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1000여명의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 대통령 주최 공식 만찬이 열렸다. 부산에서 생산되는 상황버섯 약주인 ‘천년약속’으로 건배를 했다. 정상들은 무대를 중심으로 V자형으로 앉았으며 뒤에는 다른 참석자들이 원탁테이블에 앉아 만찬을 했다. ●반기문 장관·라이스 나란히 앉아 대화 특히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나란히 앉아 대화를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만찬에 이어 문화공연에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열창과 한류스타 보아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정상회의에 앞서 노 대통령은 오후 1시25분쯤 벡스코 로비에 서서 정상들을 차례로 영접했다. 정상들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를 시작으로 약 1분 간격으로 승용차를 타고 벡스코 입구에 내렸다. 정상들이 승용차에서 내리면 백영선 외교통상부 의전장이 영접을 했고, 입구를 들어서면 노 대통령은 악수를 교환하고 일일이 기념촬영을 했다. 정상들은 APEC 정상 의전용 차량인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도착했으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에서 가져온 경호용 캐딜락 리무진과 벤츠 리무진을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등을 세차례 두드리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부산 롯데호텔에서 외국 기업인 5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APEC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연설을 갖고 대한민국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노 대통령은 “지금이 한국에 투자해야 할 적기”라면서 “가능성을 보고 도전했을 때 이익도 그만큼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특별취재단
  • ‘묻지마 엔투자’ 조심

    ‘묻지마 엔투자’ 조심

    1년 전 개업한 의사 김모(43)씨는 요즘 엔화로 횡재한 기분이다. 김씨는 지난해 병원을 차릴 당시 거래 은행의 권유로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40원일 때 엔화대출을 이용,5000만엔을 빌렸다. 이후 환율은 바닥을 모르고 떨어져 15일 현재 870.06원까지 내려앉았다. 김씨는 1년 동안의 원화 가치상승으로 갚아야 할 원금이 원화로 5억 2000만원에서 4억 35000만원 남짓으로 줄어든 효과를 봤다. 더욱이 엔화대출 금리는 연 2.5%에 불과해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5∼6%)보다도 훨씬 낮다. 원·엔 환율이 나날이 곤두박질치면서 김씨처럼 엔화의 저금리와 저환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중은행에는 엔화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고,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저금리 엔화를 미끼로 아파트 담보대출 시장에까지 뛰어들었다.S대부업체 관계자는 “엔화대출은 사업자등록증이 없으면 불가능하지만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내세우고 친인척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을 제공해 대출받는 직장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반면 일본의 저금리 추세는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다 달러나 원화에 비해 엔화의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엔화 투자’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환율이 겹쳐 엔화를 둘러싼 ‘머니게임’이 마치 주식투자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활황인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존 엔화 대출자들이 환차익을 보고 조기상환에 나설지 고민한다는 것이다. 또 뒤늦게 주식에 뛰어드는 심정과 마찬가지로 지금 엔화를 사놓았다가 환율이 오를 때 팔아치우려는 고객들도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엔화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기업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10월 말 현재 2100억엔으로, 지난 7월 말 1720억엔에 비해 380억엔이나 늘었다. 국민은행의 10월 말 잔액은 782억엔으로 지난해 말 365억엔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시중은행의 업무규정상 외화대출은 원칙적으로 외화수급이 필요한 수출·입 및 해외투자를 하는 기업체나 법인에게만 가능하다. 그러나 엔화의 경우 대출수요 폭증으로 개인사업자나 일반인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의사처럼 신용등급이 높은 전문직 종사자나 부동산임대업자들은 엔화로 대출받아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소득 전문직이나 신용이 확실한 부동산 부자들이 엔화 대출을 요구해오면 이를 거부하기가 힘들다.”면서 “요즘은 일반인들도 엔화 송금 시기를 묻거나, 엔화저축을 하면 돈이 되는지 여부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식시장보다 더 불확실한 게 환율시장”이라며 섣부른 엔화대출이나 저축을 삼가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외환은행 영업부 박철수 차장은 “일본은 장기화된 저금리로 자금이탈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어 조만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고, 원·엔 환율이 최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도 팽배하다.”면서 “무분별하게 엔화대출에 나섰다가는 엄청난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감세논쟁

    2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의 화두는 ‘세금’이었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8조 9000억원 규모의 감세안과 여권의 8·31 부동산대책이 논란의 매개가 됐다. 감세안 논란은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기업과 서민의 세부담을 줄여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국가 재정을 축내는 포퓰리즘적 발상으로 부자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열린우리당의 반박이 그 핵심이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정부는 조세부담률과 국민부담률이 낮아 세금을 늘릴 여력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과 국민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서병수 의원도 “감세는 택시 노동자와 장애인,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준다.”며 “경상경비와 공무원 봉급조정수당을 절감하는 것만으로 세수부족분의 1조 3000억원을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소득세율 인하 혜택은 고소득층에 집중돼 소득양극화를 악화시킬 것이며, 법인세 인하안은 기업의 투자촉진 효과는 없는 대신 재정적자를 확대시키며 소득재분배에 역행한다.”고 반박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8·31대책으로 중산층까지 세금 폭탄을 맞게 됐고,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와 내릴 때 정책 잣대가 다르면 국민들이 안심하고 거래를 할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은 “역대 경제수장과 관료들은 투기꾼과 함께 부동산을 부추겨 임시방편적 경기부양을 해왔으나 경제의 암적 존재인 부동산 투기에 맞서,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8·31대책은 경제발전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산자부장관 출신 열린우리당 정덕구 의원은 “대규모 감세안은 내수 진작에 도움되기보다 오히려 저축을 늘리고, 만성적 재정 적자로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증세 역시 모처럼 움직이는 가계 부문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며 중립적 입장을 취해 눈길을 끌었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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