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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 대통령 “밤엔 손전등 들고 화장실 가자”

    베네수엘라 대통령 “밤엔 손전등 들고 화장실 가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줄기차게 내놓고 있는 독특한 에너지절약 방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최근 텔레비전에 나와 “화장실에 갈 때는 손전등을 사용하자.”며 에너지절약을 독려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잠깐 일을 보기 위해 전등을 켜고 끄면 에너지낭비가 심하다.”면서 “밤에 화장실에 갈 때는 손전등을 갖고 가자.”고 말했다. 이에 앞서 차베스 대통령은 ‘공산주의식 샤워’로 물을 아끼자고 주장해 웃음거리가 된 바 있다. ‘1분에 몸을 적시고, 1분에 비누칠을 하고, 1분에 헹구자’는 것이다. 재밌는 건 차베스 대통령이 유독 화장실과 관련해 절약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는 점. 한 베네수엘라 주민은 “대통령이 화장실을 너무 만만히 보고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대통령이 이처럼 앞장서 이색적인 절약대책을 제시할 정도로 전기와 물이 모자라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현지 언론은 “전력과 수도사업이 국영화가 된 후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지만 이에 대한 차베스 대통령의 설명은 또 다르다. ‘소년’ 때문이란다. 차베스 대통령은 “물과 전기가 모자라게 된 건 ‘엘니뇨’(스페인어로 소년이라는 뜻) 때문”이라며 “천재지변이니까 국민들이 힘을 모아 절약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차베스 대통령은 입체적인 압박도 가하고 있다. 국영통신회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태양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정말 필요하지 않다면 전등 스위치는 올리지 마라.” “백열등은 모두 절약형 형광전구로 바꿔라.”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기업에겐 “(내가) 불심 방문해서 에너지를 낭비하는 게 보이면 그 기업을 몰수하겠다.”고 겁을 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현재 베네수엘라에선 물과 전기가 끊겨 생활을 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이 밀려나와 수도 카라카스로 들어오는 주요 진입도로를 점거하고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언프렌들리 정책 기업투자 위축될라”

    “언프렌들리 정책 기업투자 위축될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더니 요즘엔 거꾸로 가고 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표방했던 이명박 정부가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며 재계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독려를 받아들여 올 하반기부터 투자와 고용을 대폭 늘리는 쪽으로 화답했지만, 정작 기업을 옥죄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기업에 대해서는 적어도 이미 ‘출구전략(경기 부양을 위해 취했던 완화정책을 거둬 들이는 전략)’이 시작됐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 폐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도는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쓴 돈의 3~10%를 법인세 등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인데, 정부는 올해 말을 끝으로 이를 폐지할 방침이다. 기업들은 그러나 현재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기업의 투자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지속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여기에다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기업들이) 투자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있는데, 지금 없애는 것은 맞지 않다.”며 반대하고 나서는 등 정부 내에서도 불협화음이 들린다. 4대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임시세액투자 공제제도를 없애면 기업은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투자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고, 결국 전반적인 경기가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연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전업계는 개별소비세 부활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4월부터 용량이 크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TV·에어컨·냉장고·드럼세탁기 등 4개 품목에 대해 5%의 개소세를 부과하려는 것은 5년 전 폐지했던 특별소비세(특소세)를 사실상 부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자업체의 한 관계자는 “개소세를 부과하면, 제품 가격이 오르고 결국 매출도 줄어들게 된다.”면서 “내수부양을 위해 지난해부터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는 중국과 정반대의 정책을 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전자업계는 특히 내년부터 ‘환율효과’가 사라지면서 해외시장에서 일본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는 조치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정유업계의 LPG 가격이나 항공사의 운송료 담합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적잖은 압박을 느끼고 있다. 공정위는 12일 오후 전원회의를 열어 8000억~1조원대로 예상되는 과징금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항공업계도 환율·고유가·신종플루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악전고투를 하고 있는 가운데 화물운송료 등에 대한 밀약 여부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다음주쯤 확정될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안이 예상보다 강화된 것에 대해서는 철강·석유화학업계의 불만이 특히 크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부합하려면 생산을 줄여야 하고, 또 고가의 친환경 장비를 설치해 비용 부담이 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 종합
  • “몇% 내리지…” 카드사 눈치작전

    “몇% 내리지…” 카드사 눈치작전

    신용카드사들이 답안지를 붙들고 고민에 빠졌다. 시험문제를 낸 곳은 금융감독원이다. ‘지난달 국정감사때 지적받은 신용카드 대출 수수료 문제와 관련, 11일까지 각 카드사의 인하 방안을 제출해 달라.’는 문제지였다. 상대는 “협조를 바란다.”며 정중한 태도이지만 당사자인 카드사들은 답안 제출을 하루 앞둔 10일까지도 ‘누가 더 낮은 숫자를 써내나.’를 두고 막판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였다. 금감원은 지난 27일 국내 전업카드사 5곳과 은행계 카드사 15곳에 ‘신용카드 수수료 합리화 협조 요청’이란 e메일 공문을 보냈다. 이후 구두로 답안지 제출일을 11일로 못박았다. 카드사들은 “올 것이 왔다.”면서도 수수료 인하 폭과 방법을 두고서는 불만스런 표정이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전면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통상 현금서비스에는 평균 연 26%의 이자 외에 0.5~0.6%의 취급수수료가 붙는다. 예컨대 100만원을 빌리면 5500원을 선(先) 수수료로 내야 하는데 이를 연이율로 환산하면 4~5%에 이른다. 따라서 취급수수료를 없애면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 0.5%를 없앴을 때 카드사 현금수수료 수입이 15%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삼성카드의 경우 연간 추정 순이익 4700억원 가운데 270억원(5.7%) 가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렇듯 대출 수수료가 수익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인 데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민간회사 상품의 수수료율에 대해 정부가 일괄적으로 기준을 정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고객 신용도와 대손 비용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제출일까지 합리적 기준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막상 답안지를 제출했다가 다른 회사 ‘인하 수준’에 못미치면 감독당국에 미운 털이 박힐 수 있어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카드사들의 ‘엄살’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장 조달금리가 2003년 신용카드 대란 때와 비교해 8.15%에서 5.16%로 떨어졌다. 조달비용이 줄어든 만큼 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지 않은 셈이다. 한때 28.28%까지 치솟았던 연체율도 최근 3% 수준으로 낮아졌다. 카드사들은 “영업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 데다 카드론과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등 경영압박 요인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고 항변한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국장은 “조달 비용 감소 등 수수료 인하 여력을 적극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국감 이슈를 반영해 반짝 행정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카드 수수료도 은행 금리처럼 기업의 자율 권한에 속하는 만큼 정부의 일방적 인하 요구는 관치금융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일괄 폐지하면 고신용자에 혜택이 더 가는 문제점도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 합리적 인하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금값 ‘금값’ …일주일새 5% ↑

    금값 ‘금값’ …일주일새 5% ↑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국제 금값의 오름세가 좀처럼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불안한 투자자들이 앞다퉈 금에 투자하고 있고,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가 늘어나면서 제2, 제3의 자산거품이 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돈이 몰리고 있다. ●장중 1100弗 최고치 경신 국제 금값은 지난 6일 뉴욕 상품시장에서 온스당 장중 한때 1100달러를 돌파했다 1095.70달러로 마감했다. 1주일 새 5%나 올랐다. 수십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각국의 중앙은행들에서부터 부유한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금에 투자하고 나서면서 금 광풍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주 인도 중앙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67억달러어치의 금 220t을 사들이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모았다. 인도 중앙은행은 이번 대규모 금 매입으로 2855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 가운데 6%를 금으로 보유하게 됐다. 이는 종전의 4%에서 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미 재무부 채권 보유 물량을 줄이고 대신 금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 5일 스리랑카 중앙은행도 금의 보유 물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지난 6년 새 금의 보유 물량을 두배로 늘렸다. 지난달 영국 런던의 160년된 백화점 헤로즈가 1g짜리 금화에서 12.5㎏짜리 금괴까지 다양한 금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하자, 백화점에는 금을 사려는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조세회피 목적 투자 크게 늘어 일반인들의 금에 대한 수요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아시아와 중동 국가들뿐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 투자수단으로서 금에 대한 선호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정치적인 상황도 국제적 골드 러시에 한몫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각국 정부가 조세회피국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비밀주의를 유지해오던 스위스 은행들이 최근 미국 고객 명단을 미 정부에 제공하면서 부자들이 세무당국의 감시로부터 쉽게 재산을 숨길 수 있는 금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 사재기 열풍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금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귀금속 담당 투자전략가인 수키 쿠퍼는 수요층이 확대되면서 금값은 내년 중반에는 온스당 114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금값이 온스당 최고 2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금값을 2000달러까지 끌어올릴 만한 어떤 경제적 압박이나 상승 요인도 현재로서는 없다.”며 이 같은 전망을 일축했다. kmkim@seoul.co.kr
  • 中 오바마 방중 앞두고 디즈니랜드 허가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이 상하이(上海) 디즈니랜드 건설을 허가함에 따라 미국이 내년 상하이엑스포에 참가할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두 가지 사안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결국 ‘맞교환’으로 합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실제 중국은 상하이 디즈니랜드 건설 허가를 1년 가까이 저울질하다 공교롭게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 방중(오는 15~18일) 및 상하이 방문을 앞두고 최종 결정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하이를 방문, 엑스포 현장을 참관한 뒤 참가를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4일 보도했다.상하이 디즈니랜드는 푸둥(浦東)신구의 황루어(黃樓) 일대 400여만㎡에 둥지를 틀게 된다. 2014년 개장 예정으로 총 투자규모는 250억위안(약 4조 2500억원)에 이른다. 상하이와 월트디즈니의 지분 규모 등은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지만 지난 1월 신청 당시 상하이시가 57%, 월트디즈니가 43%를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서 발행되는 양자만보(揚子晩報)는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입장료가 1인당 300위안으로 정해졌다고 5일 보도했다.홍콩 측의 반발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중국은 프랑스 파리 디즈니랜드의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홍콩이나 도쿄 등 아시아권의 디즈니랜드가 여전히 호황이라는 점에서 상하이 디즈니랜드 완공 이후 상하이와 홍콩간에 고객유치전이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하이시 측은 완공 이후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했다.중국에 ‘반대급부’를 내줘야 할 미국은 상하이 엑스포 참가 비용 모금으로 분주하다. 법적으로 미국관 건립 비용 6100만달러(약 720억원)를 연방자금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 모금을 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현재까지 4100만달러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내년 상하이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미국의 참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미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stinger@seoul.co.kr
  • “민간 회복세 확신 없어… 금리인상 신중해야”

    “민간 회복세 확신 없어… 금리인상 신중해야”

    26일 뚜껑이 열린 3·4분기 경제성장률을 두고 전문가들은 “놀랄 만한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일시적 호재에 기댄 측면이 큰 만큼 재정·통화 등 정책기조 변경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내 경제연구소의 거시정책 총괄 책임자들이 보는 경기 분석과 대응 과제를 들어 보았다. ●채권금리 큰 폭 상승…연중 최고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졌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시장도 이 같은 우려감으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5.10%에 거래를 마쳤다. 5년물은 물론 3년물(4.62%), 10년물(5.63%) 금리도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실제 단행하는 데에 회의적 반응을 더 많이 보였다. 지금까지의 성장세가 재정 확대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고환율에 따른 기업 실적호조, 그에 따른 고용 조정의 최소화와 가계 소비 확대 등의 요인들이 기대 이상의 경제 회복을 가져왔다.”면서 “일상적인 경기 사이클이라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타이밍이지만 호재들이 사라지고 있고 민간 회복세도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금리 인상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소진된 재고를 다시 확충하는 재고 조정의 효과가 큰 것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기업이 재고 조정을 한 뒤에도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으면 생산활동이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 바로 출구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성급하고, 최소한 4분기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향후 시장에서 기대 심리가 높아지고, 물가와 유동성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등 인플레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면서 출구전략을 생각할 시기가 됐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미국도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고 착시효과…4분기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에도 크게 주목했다. 장민 실장은 “소비나 투자가 아직 부진하지만 가장 큰 불확실성은 해외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 것이냐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수출은 환율에 따른 가격 변동보다 글로벌 수요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더블딥(이중침체)까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원유와 원자재 가격 동향도 우리 경제에 적잖은 짐이다. 이부형 실장은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회생하고 있어 내년 초반 이후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는 만큼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세계 경제나 환율, 유가 등 현재의 불확실 요인은 다 외부에서 왔다. 그만큼 이를 컨트롤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리가 인내력을 갖고 외부 요인을 잘 관찰하고 적절한 대처를 취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두걸 이경주기자 douzirl@seoul.co.kr
  • 中 “원자재 얻는다면 도덕성쯤이야…”

    中 “원자재 얻는다면 도덕성쯤이야…”

    중국이 서아프리카의 최빈국 기니에 70억달러(약 8조 2000억원) 상당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아프리카의 ‘불량’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단, 리비아 등과 석유 거래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아프리카가 필요한 것을 가져다 주지만 유럽과 미국은 아프리카에 미래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며 중국을 두둔했다. ●中CIF·기니정부, 개발회사 설립 모하메드 시암 기니 광업장관은 중국인터내셔널펀드(CIF)가 사회간접자본, 광물개발, 석유 탐사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협상이 연말쯤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암 장관은 “앞으로 5년에 걸쳐 70억달러 이상이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에 소재한 CIF는 앙골라의 국영석유회사 손앙골과 중국의 국영석유회사 시노펙의 연결고리로 활동 중이며 앙골라 정부에 수십억달러 차관을 제공했다. 투자는 CIF가 75%, 기니 정부가 25% 지분을 갖는 기니개발회사를 만든 뒤 이 회사가 각종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중국 정부에 자원개발권을 이양한 앙골라, 콩고 등이 자원 개발에 따른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반면 아프리카연합은 17일 기니에 대한 제재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기니의 군정 지도자 무사 카마라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반정부 시위대에 정부군이 발포, 150명 이상이 숨진 것에 따른 조치다. 카마라는 20년간 독재를 했던 랑사나 콩트가 지난해 숨지자 쿠데타를 통해 집권했다. 인권단체와 유엔기구들은 민간에 정권을 이양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中자본 기니군사정권 좌우할 듯 기니의 2008년 국내총생산(GDP)은 45억달러로 추정된다. CIF가 투자할 70억달러는 1년치 GDP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군사정권의 생명줄이 될 전망이다. 야당 지도자인 시디아 투레 전 총리는 “어떻게 그렇게 큰돈이 기니 경제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느냐.”며 협상 진행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투자를 둘러싼 군벌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기니는 알루미늄의 원재료인 보크사이트의 세계 최대 매장국이다. 금, 다이아몬드, 우라늄, 철광석의 매장량도 풍부해 독재자들이 서방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건재할 수 있던 동력이 됐다. 최근에는 상업적으로 채산성이 있는 석유의 매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뉴스&분석]호주發 글로벌 출구전략 시동?

    호주가 6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앞서 이스라엘도 금리를 올렸지만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금리 인상 조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글로벌 출구전략(Exit Strategy·경기 침체기 때 대거 풀었던 돈을 금리 인상 등을 통해 거둬들이는 조치)에 시동이 걸린 셈이다. ‘G20 회원국 최초의 금리 인상’이라는 부담을 던 한국은행의 행보가 주목된다. 동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1600선이 무너졌다. 호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하지만 G20 회원국이 불과 얼마전 국제 공조를 합의한 만큼 동시다발적으로 출구전략이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주된 관측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가 정부의 강력한 견제로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한은으로서는 상당한 인상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호주보다 기준금리(연 2.0%)가 훨씬 낮은 상태다. 호주가 금리를 올리면서 주택가격 상승 등 저금리 부작용을 언급한 것도 한은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달 “부동산 시장 과열이 우려된다.”며 연내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은 관계자는 “호주의 결정으로 한은의 입지가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결정적 변수가 될 수는 없다.”며 “3분기 성장률과 집값 동향 등을 면밀히 살펴 금리 인상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 총재가 오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시그널을 다시 한번 강화한 뒤 11월에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우려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46포인트(0.53%) 떨어진 1598.44로 마감했다. 그러나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으로 집값 오름세가 주춤해진 점 등을 들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채권딜러는 “호주는 원자재라는 자원산업이 있고, 그에 따른 인플레 우려가 높아 우리나라와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국제공조를 앞세워 한은을 압박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출구전략은 각국의 사정을 반영한 시기와 순서가 중요하다.”며 한은의 금리 인상 가세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미현 장세훈기자 hyun@seoul.co.kr
  • 유무선 통합 VS 신사업 진출

    유무선 통합 VS 신사업 진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정점에 서 있는 KT와 SK텔레콤이 사뭇 다른 미래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정체된 통신산업의 한계 속에서 새 먹을거리를 찾아 나선 숙명의 라이벌이 어떤 길을 개척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KT와 SKT의 미래전략은 최근 발표된 통신요금 인하 방안에서 읽을 수 있다. 정부와 시민단체의 강한 압박 속에서도 KT는 10초당 과금체계를 고수했고, SKT는 당장 2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감수하면서 1초당 과금체계로 전환했다. KT는 더 확실한 요금인하 효과를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셈이고, SKT는 기존 통신 서비스를 뛰어넘는 ‘신천지’를 찾아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KT의 미래전략은 이석채 회장의 의중인 ‘유무선 융합’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무선통합(FMC) 서비스와 무선인터넷 활성화가 주요 전술로 떠오르고 있다. KT는 이달 중으로 홈FMC 서비스를 내놓는다. 이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무선랜(와이파이)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나 전용단말기로 집이나 회사 등 무선랜이 가능한 지역에서 이동통신망이 아닌 인터넷망을 통해 전화를 걸 수 있게 된다. 휴대전화 요금보다 훨씬 싼 인터넷전화(VoIP) 요금이 적용된다. FMC 전략은 결국 절대 우위의 초고속인터넷망과 이통통신망, 와이브로망을 합치겠다는 뜻이다. 연결고리는 와이파이다. 와이파이를 활짝 열어 조만간 출시될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이 초고속인터넷망이나 와이브로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 무선인터넷과 FMC 시장의 새 지평을 연다는 계산이 숨어 있는 것이다. KT는 공짜로 자사망에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설 무선인터넷공유기 규제 방안을 방송통신위원회에 건의했고, 정부도 ‘얼리 어답터’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SKT의 미래전략은 통신 서비스 영역을 뛰어넘는 이종산업 간 융합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상식을 깨는 5대 성장기술 과제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정만원 사장의 구상이 하나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SKT는 6일 자체 개발한 보급형 무선인식(RFID) 반도체 칩을 처음 공개했다. 가로, 세로가 각각 7㎜의 작은 칩으로 RFID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휴대전화 등 작은 단말기에 탑재할 수 있고 전력소모량도 적다. 전자 제조업체가 아닌 이통사가 RFID 칩까지 개발한 것은 더 이상 ‘통화’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지난달에는 종이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전자종이(e페이퍼), 사람의 음성을 휴대전화가 인식해 자동 조작하는 음성인식 기술, 휴대전화로 차량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모바일텔레메틱스 서비스를 내놓아 업계를 놀라게 했다. SKT 관계자는 “언뜻 보기엔 통신 서비스와 상관없어 보이지만 결국 이런 근본적인 기술이 뒷받침돼야 통신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면서 “ICT와 이종산업 간 융합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구조조정 실종… ‘여신회수’ 카드 뽑을까

    구조조정 실종… ‘여신회수’ 카드 뽑을까

    구조조정이 실종됐다. 금융당국은 속도를 내라고 거듭 압박하지만 경기회복 분위기가 완연해 기업들이 급하지 않은 데다 서둘러 매각할 경우 제 값을 받기 어렵다는 채권단의 우려까지 겹쳐져서다. ‘채권단 중심의 자율적 구조조정’,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시적 구조조정’을 내건 금융당국으로서는 속이 탄다. 구조조정이 부진한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여신을 회수하고 신규 여신을 중단하겠다거나, 구조조정을 엄격히 못하는 채권은행은 제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크지 않다는 게 고민거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구조조정에 따른 계열사 정리 차원에서 대형 매물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매물 홍수에도 거래 부진 대우건설과 금호생명 매각을 추진 중인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대표적이다. 팔겠다고 내놓은 지 한참 지났지만 손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대우건설은 29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을 예정이지만 외국계 자금 외에는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생명도 마찬가지다. 칸서스자산운용이 나설 때만 해도 잘 풀릴 것 같더니 칸서스자산운용이 자금 수혈에 실패함에 따라 어찌될는지 확답하기 어렵다. 최근 매물로 나온 하이닉스도 대표적 사례다. 그나마 효성이 나서서 체면치레는 했지만, 효성이 감당할 수 있을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까닭은 불확실성 때문이다. 아직까지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데다 인수합병을 잘못했다가는 탈이 날 수도 있다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공포도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점도 구조조정을 흐지부지하게 하는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의 영업이익은 15조 441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21.2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추정치를 토대로 한 예상치라지만 지난해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치 역시 62조 953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37.1% 늘었다. ●경기 회복 기대감도 한몫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장 매력적인 매물은 당장 눈에 띄게 그룹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금을 많이 쥔 회사이거나, 경기 사이클을 덜 타면서 적더라도 꾸준히 수익을 내주는 회사들인데 지금 나온 매물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결국 인수 뒤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회사들인데 지난해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에 한 번 크게 덴 기업들이 쉽게 나서긴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구조조정이 쉽게 안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파는 측에서 ‘안 팔리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높은 가격을 고수하기 때문”이라면서 “경기가 살아나는 와중에 팔기 아깝다고 쥐고 있다가는 나중에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글로벌 시대] 글로벌 코리안의 정체성/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글로벌 시대] 글로벌 코리안의 정체성/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이탈리아 피렌체 토박이인 알렉산드로는 관광객들로 득실대는 피렌체 시내 골목 구석구석을 일행을 앞장서 여유롭게 걸었다. 손가락으로 여기저기를 가리키며 현재 자신의 삶의 터전에 공존하는 과거의 유산을 진정 자랑스러워했다. 사업상 세계 여러 곳을 다니지만 그는 이탈리아의 모든 것?말, 음식,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여인-을 진심으로 이 세상 최고라고 생각했고 사랑했다. 뼛속까지 이탈리아인인 그의 영혼은 모국의 토양에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에게서는 단단한 정체성을 가진 이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자기안정감과 자긍심이 느껴졌다. 알렉산드로를 보며 강한 국가브랜드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그 나라 국민이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행복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브랜드 평가기관인 안홀트-지엠아이는 국민, 정부, 수출, 관광, 문화, 투자 등 다양한 분야별 대외 이미지를 분석해 2005년부터 국가브랜드지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관광, 문화, 국민 매력도에서 국가브랜드 상위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국민 개개인의 건강한 정체성이 국가 브랜드라는 경제적 효용가치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글로벌시대에 필요한 소양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희석시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우리말보다 영어를 잘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거나, 우리나라를 제대로 아는 것보다 국제적 안목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며, 유럽여행에선 잘 보존된 과거의 아름다움에 경탄을 보내면서도 우리는 강박적으로 서울에 존재하는 모든 과거의 흔적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는 식으로 말이다. 요즘 글로벌 기업에서는 글로벌 감각으로 무장한 비서구권 출신의 고급인력들을 예전보다 훨씬 많이 볼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의 생태계도 시대에 걸맞게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을 보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처럼 글로벌 인재들의 공통분모는 여전하지만 문화적 정체성은 예전보다 다양해지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강한 문화적 정체성을 가질 때 이들은 오히려 훨씬 매력적으로 보이는 편이다. 모국어 억양이 묻어나는 좋은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 자기 나라에 대한 문제의식과 자부심이 조화를 이룬 사람, 문화적 뿌리가 견고하면서도 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은 사람처럼 말이다. 나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의 역사, 문학, 문화를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돌처럼 단단한 나의 정체성이야말로 결국 글로벌 무대에서 내가 내밀 수 있는 경쟁력의 밑천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곳의 말과 공기와 문화적 코드를 바탕으로 키워진다.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인간에게 운명적으로, 하지만 공평하게 주어지는 생의 기초를 이루는 자양분이다. 정체성이란 결코 국제적 감각이나 다문화적 소양과 대치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를 풍성하게 키우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체력과 같은 것이다. 밀란 쿤데라는 그의 소설 어딘가에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기를 열망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모국을 떠나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을 지구 위의 빈 공간을 걷는 사람이라고도 표현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유치원에서부터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모국어보다는 영어의 우월적 효용성을 주입받으며, 조기유학을 통해 일찍부터 ‘지구 위의 빈 공간을 걷는’ 정신적 이방인이 된다. 건강한 문화적 정체성을 가꾸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 아닐 수 없다. 20~30대 자살률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마음 무거운 소식이나 ‘코리아디스카운트’에 대한 문제도 결국 이 모든 우리네 풍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 부산 숙원 중입자가속기 건설 진통

    부산 숙원 중입자가속기 건설 진통

    부산시가 2003년부터 공을 들여온 ‘중입자가속기’ 건설에 대한 건설타당성 연구용역 최종결론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4월 발표한 타당성 중간보고에서 낮은 평가를 내놓자, 정부도 거액의 예산지원에 난색을 표명하며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건설이 무산되면 부산시는 미리 받은 30억원의 선행연구비를 고스란히 반납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의 반발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 몰린다. 부산시는 부산·경남권 첨단의료사업 성장을 위해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가속기 건설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바로 옆에 8만 8360㎡의 부지를 확보하고, 국비 700억원과 시·군비 500억원, 민간투자 750억원으로 총사업비 1950억원을 충당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KDI는 중간보고에서 “부산시가 유치하려는 중입자가속기가 충청권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에 들어설 중이온가속기와 중복투자인 점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의 분석을 내놓았다. KDI는 ▲중입자가속기로 30년간 치료받는 환자가 2만 953명일 뿐이고 ▲치료 후 5년 생존환자 중 재발환자 42.7%의 완치율을 불인정하며 ▲1인당 생명가치가 5년간 1억 2700만원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4억여원보다 낮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로 예정된 KDI의 최종보고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 다음달초 건설사업의 첫 단계인 기본조사설계비 책정 등에서 다른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부산기장군 중입자가속기 범군민유치위원회’와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지역 국회의원들은 최근 잇따라 ‘중입자 치료기 유치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부지까지 확보해둔 기장군에 중입자가속기를 건설하지 않으면 ‘신고리 원전4기 추가건설 반대투쟁’에 나서고, ‘내년 3월 개원 예정인 의학원에 대한 군비지원(100억원)도 중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서울대병원 김일한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와 김충락 부산대 통계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은 “충청권에 들어설 중이온가속기는 기초과학 연구를 위한 시설이며, 중입자가속기는 환자 치료용이어서 용도가 서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송삼종 부산시 신성장산업팀장은 “중입자가속기를 부산에 건설하는 것은 정부가 시민에게 약속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용어클릭 ●중입자가속기 탄소원자를 빛의 속력으로 가속하는 장치로, 중이온가속기와 같은 개념의 용어다. 수소원자를 가속하는 양성자가속기에 비해 의료용에서 효과가 더 탁월하다.
  • 美 MD폐기 도박 통했다…러 “이란 추가 제재” 화답

    ‘오바마의 대담한 도박이 보상을 받았다.’ 유엔총회 본회의가 개막된 2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만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경우에 따라선 제재가 불가피하다.”며 처음으로 이란 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에 힘을 보탰다. 지난주 오바마가 전격 발표한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폐기 방침에 응답한 것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제재가 생산적인 결과를 낳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을 경우 진지한 추가 제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 시스템은 유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로써 오바마는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핵정상회담에서 러시아, 중국의 지지뿐 아니라 유엔총회 데뷔 첫날부터 러시아의 이란 제재 동참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얻어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은 특히 새달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주요 6개국(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핵협상에서 이란과 30여년 만에 처음 직접 대화를 가질 예정이어서 러시아의 변화가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전향적 자세는 회담 전부터 예견됐다. 러시아 관영통신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단 관리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나올 경우 새 제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최종 입장은 광범위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이란에 대한 새 제재로는 ▲외환정책의 압박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해외투자금 유치 금지 ▲석유·가스 탐사 장비와 기술 수출 금지 ▲석유 정제품 수출 금지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전했다. 러시아와 미국의 의견 통일로 자국의 핵프로그램 목적이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 때문이라는 이란의 전제는 더욱 위협받게 됐다. 그래선지 이날 총회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 진전과 핵문제 등 협상 의제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핵개발 상황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새 핵협상을 ‘시간벌기용’으로 이용할 경우 오바마에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란이 국제사회가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비극적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금융계 검투사’ 제재 보름만에 백기

    “억울하다.”며 버티던 황영기 KB금융지주회사 회장이 23일 사의를 표명한 것은 금융당국의 사퇴 압력을 더는 견디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금융권 투자 자체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주변 사퇴 압박 못 이긴 듯 황 회장의 사퇴 결정은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해 금융당국 안팎의 거센 사퇴 압력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파생상품 투자 손실은 평면적으로 보면 해임사유에 해당하나 당시 경제여건을 고려해 정상을 참작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압력을 넣었다. 이어 우리은행장 출신인 박해춘 전 국민연금 이사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KB지주 이사회가 공식 발표를 자제하면서도 “황 회장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것도 황 회장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황 회장은 이날 사임 발표문에서 “금융위의 징계 조치가 회장직 유지에는 법률적 문제가 없으나 본인 때문에 조직의 발전이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투자 위축 우려” 금융권 촉각 ‘검투사’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황 회장이 당국의 제재 보름만에 사임한데 대해 금융권은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증권 투자 문제로 횡령이나 분식회계 등 위법 행위에 준하는 중징계를 받는 전례가 생겨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이 해외투자나 투자금융(IB) 등과 관련해 결정을 꺼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도 이날 “도전과 창의력이 성장의 기반이 돼야 하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이번 일로 금융인들이 위축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은행권 한 고위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금융위기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나중에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린다면 앞으로 누가 선뜻 해외투자에 나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예보, 황 회장 징계 후 손배소송 검토 예금보험공사는 조만간 황 회장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예보 고위 관계자는 “황 회장이 KB지주 회장에서 물러나는 것과 우리은행 투자책임 실패를 묻는 것은 별개”라고 선을 그은 뒤 “예보위원들과 협의해 임시회의 날짜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보는 우리은행을 통해 황 회장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다. 황 회장이 사퇴 뒤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간 징계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소수라도 황 회장을 옹호하거나 변호하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황 회장 측에서 여러 논리를 동원해 반론을 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법정으로 가더라도 승산 있다는 얘기다. 조태성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박해춘 전격 사의

    국민연금공단 박해춘 이사장이 11일 오후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을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해 6월 부임해 1년 3개월동안 재직해 왔다. 박 이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징계가 주요 원인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 이사장은 지난 9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우리은행장 시절 투자자산의 사후관리 책임 등을 물어 이종휘 현 우리은행장과 함께 ‘주의적 경고’를 받으면서 사퇴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 이사장과 함께 징계를 받은 이종휘 행장과 직무정지 상당 처분을 받은 황영기 현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이사장은 “재충전의 기회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며 “향후 거취는 쉬면서 생각할 것이고 가능하면 고향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금융당국 황영기회장 연일 압박 왜?

    금융당국이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압박과 제재의 수위를 연일 높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장 재직 때의 투자 손실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중징계(직무정지 상당) 처분을 내린 데 이어 민·형사 소송까지 제기될 움직임이다. 6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황 회장에 대한 민·형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 이전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처음 중징계가 거론될 때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황 회장이 금융당국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통해 징계가 부당하다거나, 제재 수위가 지나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희생양만 찾았다.’는 역풍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중징계 처분은 강행됐고, 먼저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은 증거가 충분하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황 회장 측이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의 위험을 의도적으로 숨긴 정황이 뚜렷하다고 보고 있다. CDO와 CDS는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명분 아래 복잡한 구조로 이뤄진 상품이라 이를 이해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관이 극소수인 상품으로 꼽힌다. 때에 따라서는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될 수 있는데, 우리은행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수익률만 의도적으로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후임 은행장들에 대한 징계 형평성 문제에까지 연결된다. 황 회장 측은 “후임자들이 손절매만 잘했어도 손실이 커지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상품 특성상 손절매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은행들은 CDO와 CDS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한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그렇게 좋은 상품인데 유독 우리은행만 투자했다면 다른 은행들은 모두 바보들이라는 얘기냐.”면서 “다른 은행들은 상품 내용은 둘째치고라도 20~30년짜리 만기상품에 고액을 묶어둔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위험이라고 판단했지만 우리은행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의 독단도 명확하다는 입장이다. 황 회장 측은 투자 결정이 독단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금융당국은 사외이사나 외국인 주주의 견제가 없는 우리은행 내부 역학관계를 고려하면 은행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우리은행 안팎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황 회장의 투자를 관철시킨 증거도 다수 확보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론] 다시 도전해야 할 나로호 발사/진호 경희대 우주과학 교수

    [시론] 다시 도전해야 할 나로호 발사/진호 경희대 우주과학 교수

    “혹독함과 불만족이야말로 진보의 첫 번째 필요다.”라는 토머스 에디슨의 말처럼 나로호 개발 기간 동안 기술진이 겪은 혹독함과 발사 실패라는 불만족이 다음의 성공을 위한 진보의 초석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선진국의 지표로 여겨지는 우주과학 및 우주개발 분야는 과학 선진국에서만 진행할 수 있는 특수분야로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도전한 지 19년여라는 그리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위성 ‘우리별1호’로부터 과학로켓, 그리고 대형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호’ 개발까지 어찌 보면 숨 쉴 틈 없는 우주개발이 진행돼 왔다. 또한 발사체 분야도 과거 군사 목적의 개발은 있었지만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대형 발사체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러한 어려운 여건과 짧은 개발 기간을 감안하면 이번 나로호 발사가 이뤄낸 성과는 큰 발전이다. 그러나 나로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사 일정에 대해 너무 조급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의 일정 등을 감안해 여러 번의 발사 연기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 또한 개발의 완성도보다 일정의 압박감에 쫓겼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우리는 러시아에서 도입된 1단 로켓을 통해 단계적으로 기술을 축적해 나가겠지만, 독자적으로 개발한 페어링 및 2단 추진체도 이번 발사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통해 시간을 두고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자국 우주 기술력에 대한 대외적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나로호와 같은 우주발사체 기술력은 컴퓨터의 문서 편집기처럼 선진기술을 복사해서 끼워 넣고 개선하는 것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때문에 향후 나로호 2차 발사와 KSLV-II 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초과학기술 분야 연구에 많은 투자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국내 우주관련 분야는 발사체를 비롯해 인공위성의 개발 등 다양하다. 이를 연구하는 기관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가 출연 연구원에서부터 쎄트렉아이 등 민간 기업까지 여러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대학에서도 최근 우주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나 미미한 실정이다. 이번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고 있는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도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미래를 위한 기초 다지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막대한 예산으로 국내 우주 개발을 주관하고 있는 항우연도 개발기간의 단축보다는 미래를 위해 이번의 경험을 철저히 분석하고 자체개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 연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공개할 수 없는 내용도 있을 수 있으나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자체개발한 연구 성과에 대한 대국민 홍보도 필요하다. 이번 나로호 발사는 우주개발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교과부와 항우연 및 관련 기관 연구자들의 보이지 않은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우주개발 1세대로서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시행착오는 미래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들의 노력 없이는 우주개발의 미래도 없기에 대통령의 격려사 내용처럼 다시 용기를 내 재도전하면 된다. 나로호의 성공적인 개발을 기원한다. 진호 경희대 우주과학 교수
  • [글로벌 시대] 변화된 중국의 무역협상 전략/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글로벌 시대] 변화된 중국의 무역협상 전략/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중국이 최근 호주와 철광석 무역협상서 보이는 협상전략이 주목을 끈다. 중국은 가격협상이 결렬되자 협상대상인 리오틴토사의 중국대표를 산업스파이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 협상 상황서 상대회사 대표를 체포함은 이례적이다. 국가기밀을 유출한 범인에 대한 정당한 법집행이란 중국의 강변에도, 철강 가격협상 실패에 대한 보복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호주는 총리까지 나서 중국 행위에 불만을 제기하고 중국은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의 호주 방문을 취소해 외교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평론가들은 이 사건을 전형적인 중국 협상전략의 하나로 보고, 중국이 에너지시장서 새 게임규칙을 만들려 한다고 분석한다. 중국철강협회장도 철광석 협상서 ‘중국식 모델’을 구축할 것을 공언하면서 중국이 위상에 걸맞은 영향력을 행사해야 함을 숨기려하지 않는다. 중국은 올 상반기 세계 철광석시장의 67%를 수입했지만 가격결정권은 일본 등 몇개국이 쥐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일본과 함께 금년 호주산 철광석 수입가격을 33% 낮추기로 합의한 반면 중국은 이를 거부하고 최소 45%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외교분쟁 중에도 거의 받아들여져 수입 철강 가격을 50%까지 내리기로 합의했다. 그래서 분석가들은 외교마찰을 감수하고 경제실익을 앞세운 중국의 노련한 양면작전의 승리라고 평가한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중국 협상전략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즉 중국은 최근 대외무역 협상을 매우 공격적인 형태로 전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압박전략의 사용이 중국 강대국화 전략의 한 방법으로 추구된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중국의 전통적인 협상 전략과 공산당 지도부의 협상에 대한 인식을 반영해 향후 외교협상과 무역협상의 경향성을 보여준다. 즉 중국은 패권 장악을 위해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다(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라는 손자병법 원칙을 신봉하고 있다. 그러나 ‘싸우는 것을 겁내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다(敢于鬪爭, 善于勝利)’는 행동 원칙이 없다면 상대를 제압할 수 없다는 신념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행동원칙은 상대가 대화로 나오면 대화하고, 물리적 방해를 하면 보복하는(以談對談, 以打對打) ‘중국식 행동 대 행동’ 협상문화로 표출된다. 이번 호주와의 철광석 협상이 이런 중국의 협상문화를 보여주는 전형이다. 중국은 금년 초 220억달러를 투자해 호주 광산업체 지분을 사들이려 했으나 호주정부와 여론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리고 세계3대 광산업체인 리오틴토사와 가격협상이 결렬되자 그 회사직원을 산업스파이 혐의로 체포, 사실상 보복조치에 돌입했다. 일련의 조치로 결국 호주와의 철광석 가격협상서 중국이 주도권을 쥐게 되었고, 가격결정 구조까지도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결과로 매듭지어지고 있다.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중국의 압박전략이 관철된 사례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중국 협상문화와 최근 협상패턴을 더욱 연구해야 한다. 우리도 중국의 협상문화와 중국 지도부의 의지를 모르고 협상에 임했다가 봉변당한 일이 있다. 바로 ‘한·중 마늘협상’이다. 또 무역협상과는 다른 차원이지만 북한이 2002년 신의주 행정특구를 만들려다 중국이 양빈 특구행정장관 임명자를 전격 구속하면서 북한의 신의주개방이 수포로 돌아간 경험도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중국과 FTA협상을 진행할 과제가 있다. 이 모두가 중국 협상문화와 전략을 이해하고 연구해야 할 당위를 말한다. 강대국과의 협상이 늘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협상에는 국익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협상문화도 강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중국의 협상문화를 연구하면 우리의 협상력도 충분히 높일 수 있다. 다만 준비정도와 자신감의 문제이다. 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與 “법인·소득세 인하 2년유예 검토”

    한나라당은 대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법인세와 소득세 추가 감면조치를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3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낮추려고 한 것은 감세(減稅)를 통해 투자확대와 소비진작을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현재 그런 긍정적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 감세기조의 큰 틀은 유지하되 내년부터 적용될 법인·소득세의 추가 감면을 2년간 유예하자는 의견이 있고, 그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기업이 당초 예상한 만큼 투자를 하지 않으면 차라리 법인·소득세 추가감면을 유예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재원을 경기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출확대 정책에 쓰는 게 낫다는 취지”라면서 “대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으면 법인·소득세 감면 유예 주장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이 법인·소득세 추가 감면 유예 검토를 밝힌 것은 기업들에 투자와 고용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법인세율 추가 인하를 반대하고 있다. 재계는 법인세·소득세 감면 유예 검토에 대해 반발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는 “정부가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힌 데 이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믿었던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까지 유예한다면 기업의 투자 의지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며 “경기가 불확실한데 정부 정책마저 불확실하면 어떤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주현진 이창구기자 jhj@seoul.co.kr
  • [서울광장] 장자연 죽음과 동방신기의 반란/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장자연 죽음과 동방신기의 반란/김성호 논설위원

    연예인의 죽음이 부쩍 늘고 있다. 가수 유니와 배우 정다빈의 자살, 사업자금 압박으로 자살한 한류스타 안재환, 안재환 죽음 이후 악성 루머에 시달리다 간 최진실, 그리고 장자연…. 어느 죽음치고 애석하고 안타깝지 않은 것이 있을까. 하지만 장자연의 죽음은 스타의 죽음에 대한 상실감을 넘어 ‘약자의 희생’ 측면에서 애틋함을 더한다.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장자연이 죽기 전 남긴 비망록. 원치 않는 접대 술자리 강요와 동석, 성상납까지 암시하는 메모속 고통의 기록들은 파문을 일으켰고 일파만파로 번졌다. ‘그렇고 그렇다더라.’는 식의 소문이 공공의 기록으로 현실화한 순간.메모가 언론에 유출되면서 수사의 초점은 관계자들에 맞춰졌고 덩달아 의혹도 부풀려져만 갔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는 물결이 전국을 휩쓸던 지난 19일, 1년 넘게 끌던 장자연 사건이 마무리됐다. 소속사 전 대표와 전 매니저가 불구속 기소되고 강요죄 공범 혐의로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리던 드라마 PD며 전직 언론인 등 피의자 12명은 무혐의 처리됐다. 굴욕적인 연예인의 입장과 사생활 침범의 실상이 사실상 베일에 가려진 셈이다. 장자연 사건의 종결 이후 ‘연예인 표준계약’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공시하고 권고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를 둘러싼 불협화음이다. 계약기간을 7년으로 한정한 데다 연예인이 항상 자신의 위치를 소속사에 통보하고, 모든 활동을 소속사의 승인·통제 하에 실행토록 한 종전 관행을 뺀 표준계약이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크다. 약자인 연예인이 기획사에 표준계약서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느냐는 우려이다. 인기 아이돌스타 동방신기의 세 멤버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벌이는 법정싸움도 불공정계약에 따른 문제제기이다. 동방신기는 ‘SM측과 맺은 계약기간이 사실상 종신계약인데다 수익배분도 불공정했다.’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SM측은 ‘해외진출을 계획하는 가수는 오랜 계약기간이 불가피하며 수익배분도 멤버들이 인정했다.’며 맞섰다. SM측은 특히 동방신기 멤버들의 화장품 사업투자는 전속계약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동방신기 팬 12만여명은 ‘노예계약에 반대한다.’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일간지에 광고까지 냈다. 장자연이 죽음으로 불공정계약을 고발했다면 동방신기는 법에 호소한 정면돌파로 보인다. 법원은 일단 양측의 ‘원만한 합의’를 유도했지만 본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종신계약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인격권, 행복추구권, 자기결정권을 돌려달라는 동방신기. 그리고 ‘13년 장기계약은 연예산업 특성에 따른 것’이라는 SM측. 법원의 판결과 상관없이 파문은 확산될 조짐이다. 문제는 표준계약의 재정비다. 연예제작자들은 ‘현실성 없는 계약’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이고 연예인은 근본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양측이 근본적으로 합의한 타협점을 찾아 강제성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매니지먼트 등록제나 표준계약서 의무화를 담은 엔터테인먼트산업 관련법안이 빨리 마련돼야 하는 까닭이다. ‘연예인은 돈벌이의 수단’이라는 지배적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제2, 제3의 장자연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동방신기의 반란(?)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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