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투자 압박
    2026-03-31
    검색기록 지우기
  • 출마선언
    2026-03-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99
  • [커버스토리] 워킹홀리데이 이렇게 했더니…성공 vs 실패

    [커버스토리] 워킹홀리데이 이렇게 했더니…성공 vs 실패

    어떻게 하면 워킹홀리데이를 성공적으로 다녀올까. 한국의 지원자 중 대부분은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외국어 능력을 키우면서 돈을 벌고, 여행도 하고, 취업에 필요한 ‘스펙’까지 쌓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것들을 모두 거머쥐기에 1년이란 시간은 너무 짧다. 오히려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수많은 유혹에 자칫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만 낭비한 채 귀국할 수도 있다. 세계 각지에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경험했거나 현재 경험 중인 ‘워홀러’(워킹홀리데이 참가자) 7명과의 인터뷰에서 성공담과 실패담을 들어 봤다. 이렇게 하니 성공 #성공 1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의 1차 목적은 ‘홀리데이’여야 해요. 여행이죠. 그 앞에 붙는 ‘워킹’은 여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단이죠. 그 이상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직업과 아내, 생활 터전까지 모두 얻은 배성환(31)씨. 그는 호주 워홀러들로부터 ‘조상’이라고 불릴 만큼 성공 사례의 대표자다. 2005년 처음 호주 시드니에 발을 들인 그는 그곳에서 만난 최혜진(32)씨와 함께 귀국해 2007년 결혼한 뒤 다시 호주로 갔다. 배씨는 멜버른에 있는 윌리엄 앵글리스 요리학교를 졸업해 지금은 이 도시에 있는 200석 규모의 레스토랑에서 부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호주에서 마음껏 여행을 다니다 요리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했다. 배씨는 “멜버른에는 전 세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수백 개의 식당이 있다”며 “이곳을 여행했던 3개월 동안 평생 먹어 보지 못했던 음식들을 맛보면서 요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 호주에서 번 돈은 호주에서 쓰자고 마음먹었다”며 “1달러라도 한국에 남겨 가는 순간 여행자가 아니라 노동자로 호주에 온 것이 돼 버린다고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여행비 마련을 위해 각지의 농장에서 땀 흘려 일했고, 일이 끝난 뒤 백패커(배낭여행자 숙소)에 모인 세계 각국 출신의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늘고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배우는 재미에 빠졌죠.” 2006년 귀국한 뒤 배씨는 국제공인영어시험인 IELTS에서 요리학교가 요구하는 점수를 훌쩍 넘겨 입학 허가를 받았다. 배씨는 요즘 워홀러들이 처음부터 너무 많은 정보를 갖고 시작해 오히려 기회를 놓친다며 안타까워했다. “제가 워홀을 할 때는 트램(노면전차)에서 맞은편에 앉은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보는 등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해야 생활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다 찾아볼 수 있어서 오히려 입을 열지 않아요.” #성공 2 A(여)씨는 대학 시절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에 다녀와 공인일본어시험인 JLPT와 JPT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일본 연예인을 좋아해 일본어에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서울지역 대학에 다니던 중 전공인 경영학이 자신과 맞지 않음을 깨닫고 일본어에 매진했다. 그래서 일본 방송을 봐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일본어 실력으로 출국했다. 그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의 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설거지 일을 하며 만난 일본 동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일본어 실력을 키웠다. A씨는 번 돈을 다시 일본어 과외에 투자했다. 귀국해서는 한국으로 워킹홀리데이를 하러 오는 일본인들과 함께 살며 일본어 실력을 더 늘렸다. #성공 3 B(여)씨는 아직도 타이완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전 지역을 여행한 경험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는 “여행하다 보니 중국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돼 중국어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중국에 가서 어학을 더 공부하고 싶었던 B씨는 중국에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을 알고 타이완을 선택했다. 그는 중국어가 워낙 어려워 현지에서 일자리를 찾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대신 오전엔 어학원을 다니고 오후에는 한국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며 돈을 벌었다. B씨는 한국에 돌아와 중국을 상대로 무역을 하는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성공 4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으로 2012년 1월까지 캐나다에 다녀온 구병윤(26)씨는 그때의 경험을 살려 캐나다 전문 유학원에 취직해 부산 지사장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외교부에서 운영한 워킹홀리데이 홍보대사 ‘워홀프렌즈’ 2기 부산팀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3개월간 현지 초등학생의 여름 캠프 도우미로 봉사 활동을 하고 5개월 동안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근무했다. 구씨는 “한국인을 멀리하고 외국 친구들과 활발히 교류해 일본, 중국, 터키, 스위스, 브라질 등 거의 모든 대륙에 수십 명의 친구를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이어 “캐나다에서 영어를 잘하기 위해 컴퓨터 운영 체제까지 영문판으로 교체할 만큼 노력했다”며 “소중한 내 경험을 후배들과 나누고 싶어 유학원을 진로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니 실패 #실패 1 C(28·여)씨는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한국인 중개인에게 속아 하마터면 빈털터리가 될 뻔했다. 그는 2011년 9월 ‘퀸즐랜드주 보엔지역에서 망고 수확철을 맞아 워홀러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중개인에게 연락했다. 망고 수확철이 아직 3개월이나 남았다는 사실을 모른 채 중개인이 운영하는 백패커에서 숙박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인 것이 실수였다. 그는 “농장에 일이 전혀 없어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했다”면서 “그렇다고 그 먼 곳에서 달리 갈 곳도 없어, 주당 110달러(당시 약 13만원)의 적지 않은 숙박비와 식비를 쓰며 3개월 이상을 버텨야 했다”고 말했다. #실패 2 2008년 호주 케언스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D(여)씨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한국인끼리만 지내다 돌아왔다. D씨는 “학점은 엉망이고 딱히 꿈도 없어 워킹홀리데이만 다녀오면 영어가 늘고 여행도 하며 경험을 쌓아 좋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만 갖고 떠났다”면서 씁쓸해했다. 그는 자금을 모으기 위해 한 학기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영어 공부를 하지 못했다. 케언스에서 한 달 동안 홈스테이를 하며 집주인에게 말도 못 붙였다. 그는 살 집도 현지에서 알게 된 한국인에게 부탁해 구했다. D씨는 “‘초기 자금이 3개월 만에 동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압박감도 심하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에 결국 한국인들만 모여 사는 집을 구했다. #실패 3 2012년 호주 시드니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F씨는 한인이 운영하는 업체에서만 일하다 온 것을 후회하고 있다. 한국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던 그는 한인 사이트에서 집과 일자리를 구했다. F씨는 “그래픽 디자이너 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슈퍼마켓 점원이었다”면서 “숙소를 제공한다는 말에 덜컥 수락한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주급 500달러라고 적혀 있던 급여도 가서 보니 300달러에 불과했다. 한 달 만에 슈퍼마켓을 나온 그는 그래픽 디자인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영주권자나 현지 대학을 나온 사람을 원했다. F씨는 결국 한인 슈퍼마켓과 식당을 전전했다. 그는 “당시 육체노동이 싫다고 한인 가게에만 취업했던 것이 제일 후회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동양 사태 이후 3번째 계열사 前대표 숨진채…

    수천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동양그룹의 계열사 전 대표이사가 고향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2일 강원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강릉시 강동면 심곡리 한 주택에서 동양그룹 계열사 전 대표이사 김정득(60)씨가 숨져 있는 것을 김씨의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의 아들은 지난 19일 지인을 만나러 나간다며 병원을 퇴원한 아버지가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자 심곡리 고향집을 방문했다가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방안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함께 술병, 수면제, 여러 장의 유서가 있는 것으로 보아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서에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 잘 살아라. 고맙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의 건재부문 대표이사(건설·플랜트부문 및 동양시멘트E&C 대표이사 겸임)를 지낸 김씨는 계열사 대표이사를 여러 차례 역임한 동양그룹의 핵심 인물로 손꼽힌다. 지난해 3월 말 동양생명과학 잔여 보유지분을 동양네트웍스에 매각하고 난 뒤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회사를 떠났다. 김씨는 지난해 동양 투자자들이 회사채 발행을 승인한 동양그룹 임원진 가운데 한 명으로 자신을 지목해 집단소송을 진행하자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금감원에서 동양그룹의 비자금과 관련해 조사를 받으며 주변에 심리적 괴로움을 호소했다. 우울증이 심해져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10월 동양증권 제주지점에서 근무하던 40대 여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11월에도 동양증권 금융센터 인천본부 소속 30대 직원이 인천 강화도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獨 히든챔피언의 비밀… 사표 던지고 창업해도 키워주는 대기업

    獨 히든챔피언의 비밀… 사표 던지고 창업해도 키워주는 대기업

    대학진학률이 70%에 이르지만 대졸자 10명 중 4명은 실업자가 되는 한국에서 청년들은 갈 곳을 잃었다. 하지만 독일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경제성장이라는 기적을 일궈냈고 선진적인 일자리 정책으로 청년들의 시름을 덜어내고 있다. 21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영하는 ‘시사기획 창’의 ‘2014 한국 경제, 독일에서 길을 찾다’ 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며 탄탄한 경제력을 갖춘 독일을 찾아간다. 독일의 피셔는 한국에서도 사양산업이 된 고정용 나사와 볼트로 전 세계를 제패했다. 환경을 고려한 재생용 볼트는 물론 나사를 더 빠르게 생산하기 위한 첨단 로봇팔까지 자체 개발하는 등 세계 나사 시장을 최첨단 제품으로 선도하고 있다. 또 플라스틱 고정용 나사를 개발하면서 얻은 노하우로 플라스틱 완구 시장에 진출했다. 이 같은 전문화에는 가족회사 중심의 장기적인 기술 투자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1500여개에 달하는 독일의 강소기업들은 평균 수명 60년, 평균매출액 4300억원, 평균 성장률 8.8%라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취재진이 찾은 독일 남서부의 투틀링겐 시에는 인구 3만명에 의료업체 450개가 밀집돼 있다. 이 작은 도시가 첨단 의료단지가 된 비결에는 에스쿨랍이라는 대기업의 큰 역할이 있었다. 전 세계에서 1만 1000여명을 고용하는 의료기기 대기업이지만 직원들은 끊임없이 회사를 나와 창업에 성공했다. 그러나 에스쿨랍은 그들을 압박하기는커녕 그들과 선의의 경쟁에 나섰다. 그 결과, 지역 전체가 첨단 의료기기 단지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독일을 첨단 의료기기 강국으로 발돋움시키는 에스쿨랍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독일 중소기업이 강력한 강소기업이 된 데는 근로자에 대한 투자와 교육도 영향이 컸다.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이원학교 제도를 통해 15세 이상 학생들을 직원으로 선발하고 기술과 기초 소양을 가르친다. 이 과정에서 학비가 무료인 것은 물론 교육기간 동안 100만~150만원의 급여를 제공한다. 그리고 교육을 마친 학생들의 95% 이상을 고용한다. 이런 교육 투자 덕분에 독일의 중소기업에 인력난이 없다. 또 직원들은 중소기업에 높은 충성도를 갖게 된다. 이 시스템은 독일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취재진은 독일의 시스템뿐 아니라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하고 기술인들을 홀대하는 한국의 시스템도 짚어봤다. 한국과 독일의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가 독일과 같은 상생을 통해 경제 재도약을 할 수 있을지 현실을 진단하고 가능성을 모색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저임금 좇아 동남아 공장 진출 러시 재고할 때

    최근 동남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에서 현지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국제공동조사단은 캄보디아 노동자 유혈 진압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연루됐는지 여부에 대해 13일부터 18일까지 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결과에 따라 파장이 클 수도 있어 주목된다. 나라 밖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무심코 있다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해외 공장에서 세계 10위권인 무역대국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부당노동행위나 인권 침해가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의 한국 봉제기업에서 발생한 시위가 임금 상승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와 이로 인한 정정 불안으로 생산기지로서의 메리트가 점점 떨어지고 있어서다. 중국은 이미 저임금의 매력이 크게 줄었다. 중국 정부는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기업에 대한 혜택을 대폭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태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임금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한다. 이제 국내 기업들은 국제 노동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저개발 국가 노동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값싼 노동력이 원가 절감의 요인이 되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 외국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만 주면 별문제가 없다거나 노조를 만들면 해고하면 된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신흥국들의 정정 불안과 물가 폭등, 생활 수준 향상,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경제 위기 등을 고려할 때 임금 인상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너럴일렉트릭(GE), 애플, 포드 등 미국의 간판 기업들은 속속 해외에서 철수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본토 귀환을 결정한 대기업만 10여곳에 이른다. 일본휴렛팩커드(HP)도 중국의 노트북 생산기지를 도쿄로 옮겼다. 유턴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 탓도 있지만 해외 진출에 따른 저임금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유턴기업에 대해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턴기업은 일부 소규모 업체에 국한될 정도다. 대기업까지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국내에 돌아와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노동집약적 산업의 유턴을 기대한다.
  • [특별기고] 책임·비난 부메랑 두려워 개혁 미루는 공공기관/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

    [특별기고] 책임·비난 부메랑 두려워 개혁 미루는 공공기관/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

    주무부처 장관들의 고강도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쓸 만한 개혁안을 쉽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나중에 져야 할지 모르는 책임과 비난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 지침’과 ‘부채감축계획 운용 지침’을 심의·의결했다. 정상화계획 지침은 공공기관의 복지후생을 원칙적으로 공무원 수준에 맞춰 개선하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일반국민의 입장에서도 쉽게 공감이 가는 내용이니 공공기관도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 부채감축계획 지침을 보면 2017년까지 부채비율 200% 달성이라는 목표 하나만 크게 눈에 들어온다. 헐값 매각 시비,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세부 지침은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써 있는 느낌이다. 쓸 만한 개혁안은 부임한 지 2∼3년도 되지 않아 내부사정에 해박하지 않은 최고경영진으로부터 나오기 어렵다. 개혁적이고 효과적인 개혁안은 공공기관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 담당자들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다.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며 실무자들은 생각할 것이다. 불과 몇 년 전에 경영성과지표에 포함시켜 박차를 가하며 달성했던 일들이 ‘과도한 부채비율’이라는 부메랑이 돼 압박과 고통을 가하고 있는 현실처럼, 몇 년 후에는 ‘무리한 사업구조조정과 자산매각에 따른 손실’이라는 또 다른 부메랑이 뒤통수를 때릴지 모른다고. 하지만 현재의 이러한 상황은 공공기관 스스로 자초한 바 크다. 정보 비대칭의 그늘에 숨어 공공을 위한 자원의 일부를 자신을 위해 사용해 왔다. 소위 방만경영이다. 새로운 정부는 공공기관을 쉽게 믿지 못한다. 만족할 만한 대안이 나올 때까지 계속 군기를 잡고 엄포를 놓는 까닭이다. 그러나 좋은 대안은 군기와 엄포를 통해 나오기 어렵다. 이들이 불안감을 떨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이 지속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공감 아래 개혁적이고 창조적인 개혁안을 과감하게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주무부처와 협의를 거친 공공기관의 부채감축계획안은 ‘공공기관 정상화협의회’의 점검을 바탕으로 공운위에서 최종 결정한다. 정상화협의회가 합리적인 점검과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부채감축계획안에 해당 기관의 모든 정보를 포함한 대안이 담겨야 한다. 이를 위해 사업구조조정, 자산매각 등의 결정과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공공기관과 주무부처에만 물어서는 안 된다. 대안을 선택한 정상화협의회와 공운위도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한다. 책임의 문제가 해결될 때 공공기관 내부에서 과감하고 개혁적이며 효과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다. 재무이론상 이상적인 부채비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자비용을 감당하고도 남을 충분한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만 있다면 아무리 높은 부채비율도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부채비율이 문제 되는 것은 높은 투자수익을 가져다주는 좋은 투자 기회는 지속되기 어려우므로 경우에 따라 기관 존립에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점관리대상 기관의 부채감축계획 이행실적에 대해 올해 3분기 말 중간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경영평가를 통한 관리는 목표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일지는 모르나 자원의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주기적으로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부채비율을 점검하며 사후적으로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방만경영과 부채비율 증가 요인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임감사와 내부감사실의 역할,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옳다. 문제가 된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등의 해외자원개발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내부 감사기구가 적절한 경고와 견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그동안 해마다 실시하던 상임감사에 대한 직무수행평가가 임기 중 한 번 이루어지는 것으로 축소된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다.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과도한 부채 발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공공기관의 경영자와 감사가 이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상임감사평가를 부활하고 그 질과 내용을 개선·보완하여 견제를 통한 공공기관 경영의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 강제구인 압박에… 이석채 “15일 출석하겠다”

    100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횡령, 배임해 기업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68) 전 KT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춰진 15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강제구인이라는 초강수를 두자 이 전 회장이 자진출두 의사를 밝혀 왔기 때문이다. 14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잡혀 있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양호산)는 이 전 회장의 소재지에 수사관들을 보내 강제구인 절차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도 이 전 회장에 대한 소재 파악이 안 된 상황”이라면서 “오후 5시쯤 변호인이 연락을 해 15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온 만큼 일단 기다려 보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 전 회장이 구인영장 유효기간인 16일까지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은 심문 없이 기록 심사만으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경우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회장은 재직 당시 KT 사옥 39곳을 헐값에 매각하고 계열사 편입 과정에서 주식을 비싸게 사거나 과다 투자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임직원에게 상여금을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이 전 회장의 배임 액수는 100억원대이고 횡령 액수는 수십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새해 부동산 전망] 취득세 인하 등 효력…집 구매 수요 늘 것

    [새해 부동산 전망] 취득세 인하 등 효력…집 구매 수요 늘 것

    새해 주택시장은 정상적인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겠지만 더 이상 침체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많은 전문가는 주택시장에서 보합세 내지는 소폭의 가격 회복과 거래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움직임은 단순 경제논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주택시장의 특징은 구매능력을 갖춘 수요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구매욕구가 뒤따르지 않아 거래부진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주택 공급이 풍부하고, 주택 구매 금융상품이 다양한데도 거래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미래의 집값 상승에 대한 불투명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새해에는 주택시장의 불투명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외부 변수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집값 하락이 멈추고 거래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거로 세계 경제여건 개선과 국내 경기 회복을 든다. 특히 지난해 오랫동안 끌었던 취득세 영구인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법안이 통과돼 정책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장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에 총부채상환비율(DTI),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등 규제가 추가로 풀린다면 주택 구매 수요자들의 심리를 자극, 가격·거래 회복은 눈에 띨 것으로 전망된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1일 “경제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저금리 유지, 취득세 등 거래세 인하, 주택시장에서의 소비자의 기대심리 회복으로 가격 하락보다는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유형 모기지 확대, 재건축 수직증축 바람 등이 주택거래 촉진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수도권은 상승세가 지속되기보다는 보합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지방 주택시장은 차별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상승 압박, 가계부채 증가 등의 복병으로 상반기 주택가격 상승세가 하반기에 소폭 둔화될 여지가 있지만, 정부의 공급조절 정책과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강보합세 내지는 소폭 상승을 점쳤다. 그동안 집값 회복을 소극적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도 대부분 지난해보다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인중개사들도 대부분 보합 내지 상승을 점쳤다. 부동산써브가 회원으로 등록된 공인중개사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보합(51.8%)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완만한 상승(35.3%), 급격한 상승(1.0%)을 예상했다. 주택거래량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가 폭은 2012년 수준에 비해 소폭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셋값은 새해에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상승폭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수요의 구매 전환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유형 모기지 판매로 전세 수요의 구매 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공유형 모기지를 통한 구매 수요 전환은 2만여 가구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따른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이 눈에 띄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전세 선호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세 물량 부족, 월세 물량 증가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시장 이자율(연 3% 정도)보다 수익률이 높은 월세(8~9%)로 돌리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새로 준공되는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것도 전세 감소, 월세 증가 현상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 강세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구는 월세로 돌릴 수밖에 없어 월세 수요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월세는 수요·공급이 모두 증가,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다만 월세 이율(월세 전환율)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월세 물량이 증가, 집주인들의 임대 경쟁이 예상된다. 또 월세 전환은 전셋값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 둔화로 월세 이율도 약세를 띨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빚 많은 공기업들 해외사업 대폭 축소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빚이 많은 주요 공기업들이 국내자산을 포함해 해외자산 매각에 나서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필수자산을 빼고는 모두 팔아서 부채를 줄이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공기업들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6개 해외자원 개발사업 중 큰 손실을 냈거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는 캐나다 유전개발업체인 하베스트가 유력한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석유공사는 2009년 12월 약 3조 8000억원을 투자해 이 회사를 사들였으나 북미지역 석유산업 침체 등으로 지난해 말까지 누적적자는 8000억원 넘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 수급상황에 따라서 알짜 자산이 될 수 있는 곳도 있는데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대한석탄공사는 유일한 해외자산인 몽골 누르스트 훗고르 탄광의 매각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매장량만 1억 900만t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해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석탄공사는 국내에 보유한 6930만㎡ 규모의 임야를 단계적으로 파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국전력은 캐나다 데니슨사 지분 등 3개 우라늄 확보 사업의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 사업에는 2007~2009년 모두 805억원을 투자했지만 지금까지 매장량이 얼마인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호주 GLNG 프로젝트 등 추가 투자비가 불어나거나 손실 나는 사업의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 또 미국과 중국 등 5개 해외지사와 4개 해외법인을 2년 안에 청산할 계획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30여개 해외자산 가운데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과거 해외자원 개발을 내세운 정부 등에 떠밀려 벌였던 사업을 단기간에 정리하기도 쉽지 않은데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공기업들이 이처럼 자산 매각을 서둘러도 단기간에 부채를 큰 폭으로 줄이기는 어려워 공공요금의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스공사는 새해 첫날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5.8% 올렸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전기요금 또한 원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현오석 경제부총리 인터뷰] “올 경제 연중 고른 성장 예상… 예산 조기집행 비율 줄일 것”

    [현오석 경제부총리 인터뷰] “올 경제 연중 고른 성장 예상… 예산 조기집행 비율 줄일 것”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다동 예금보험공사에서 만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철도파업으로 국민들이 방만 실태를 알게 됐다”며 “향후에도 노조가 억지 주장으로 공공기관 개혁을 막는다면 연봉과 방만 경영 실태 등 정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물가로 인한 일본식 저성장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했다. 정부의 올해 3.9%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금년의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세계경제 성장세를 예상할 때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고용률 70% 달성에만 집착하지 않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해에 적자 예산을 편성했지만 지난해보다는 예산 조기집행 비율을 줄이겠다고 했다. 지난해와 같은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니라 1년간 고른 발전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경제성장률을 3.9%로 잡은 것을 두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비판이 많다. -3.9%는 정부의 희망 사항이 아니다. 중립적인 전망치다. 정부는 지난해 3월에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정책패키지의 효과가 없으면 2013년에는 2.3%만 성장할 거라고 전망했고 연말에 경제성장률을 2.8%로 상향했다. 주택거래량, 소비심리지수, 산업생산 등의 지표를 볼 때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또 지난해 실행했던 투자 활성화 대책 등 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올해 나타날 것으로 본다. 주택 매매 활성화 대책도 올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세계경제 상황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파업에서 볼 수 있듯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으로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공공기관의 부채와 방만 경영은 우리나라 경제 전체의 취약점으로 작용한다. 부채가 많으면 대외적인 신뢰도가 떨어진다. 과거 정부와 달리 이번에는 전 부처와 전 공공기관이 나서 첫 번째 국정과제로 추진할 것이다. 개혁안도 정부의 지시가 아니라 노사가 스스로 만든다. 기관의 합리적인 개선안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채나 방만 경영에 대한 정보 공개로 압박할 것이다. 이번 철도파업이 좋은 예다. 많은 국민이 이번 파업으로 철도공사 직원의 연봉, 방만 경영, 정부 지원금 규모 등을 새롭게 알게 됐다. →지난달 발표한 공공기관 개혁안에 ‘낙하산’ 인사 근절 대책이 빠져 있다. -공공기관들이 부채관리개선안 등을 제출하면 2주 단위로 소관 부처가 진행 정도를 살피게 된다. 또 오는 9월에는 중간평가를 한다. 낙하산 논란은 결국 공공기관 기관장의 자질 시비인데 중간평가에서 성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실적이 없으면 그 누구라도 해임 건의를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철도파업에 강경 대응만 한 것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봐야지 철도공사 직원의 입장에서 봐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 서비스를 높이는 방향은 철도 독점이 아니라 공공부문 간의 경쟁이다. 민영화를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른 국가의 예를 봐도 경쟁 없이 서비스 질을 높일 수는 없다. 독점 지위를 버릴 수 없다는 철도공사의 입장은 타당하지 않다. →정부는 의료·철도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는데 시장은 민영화의 초입 단계라고 믿는다. -이번 정부는 공공서비스에 대해 민영화하지 않는다. 단지 공공부문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영리 의료 법인을 허용할 생각은 없다. 의료 법인에 자법인(자회사)을 만들게 해 수익을 병원에 돌려주고, 의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다. 병원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다. 단지 출연만을 기다린다. 따라서 의료 부분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가장 우수한 이들이 의료계로 몰린다. 자본만 있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민영화와 전혀 관계가 없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에만 매달려 일자리의 질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는 경제성장률이 아니라 고용이다. 경제성장률만 높고 일자리가 없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정부의 고용정책 결과가 고용률 70%이지,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고용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성장으로 일자리 중심의 경제회복을 하는 것이다. 둘째, 경제성장에도 잘 늘지 않는 여성 및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셋째,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를 줄이는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아베노믹스, 엔저 현상 등 리스크가 많다. -지난해 왜 경기부양정책을 화끈하게 못하느냐는 비판을 듣곤 했는데 리스크 관리에도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고, 가계부채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조치는 올해뿐 아니라 2~3년간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금리의 큰 방향이 변한다고 보고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가계부채 대책이 이번 달에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가처분소득의 160%여서 규모도 크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크게 3가지 대책이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의 소득을 늘려야 한다. 또 주택 거래 정상화로 매매 수요를 늘리면 추가 대출이 줄어든다. 가계부채 구조도 바꿔야 한다. 비은행권은 신용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원금 만기일시상환 관행을 고정금리·원리금 분할상환으로 바꾸는 방안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문제는 미국도 4년이 걸렸다. 수술하듯 도려내기는 힘들지만 종합적인 접근으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완만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주택 매매 활성화와 전·월세 가격 안정도 숙제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턴어라운드(전환)했다고 본다. 주택가격이 더 떨어진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분양시장이 과열되거나 오픈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리기도 한다. 문제는 전세가격도 같이 오르는 것이다. 주택 거래를 활성화해 전세 수요를 주택 매매로 돌려야 한다. 전세가격이 주택값의 80%까지 올랐는데도 집을 안 사는 것은 세금 때문이다.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의 정책이 큰 의미가 있는 이유다. 반면 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이들은 전·월세에 대해 세제나 금융 지원을 해 줘야 한다. 청년을 위해 공유모기지론도 늘렸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주택 부분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소득세 최고과표구간 조정과 법인세 최저한세율 조정을 볼 때 정부가 증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세목의 신설이나 세율 증가와 같은 ‘좁은 의미의 증세’보다는 세원을 넓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도 과거 10년간 감세 기조로 경제 활동을 활성화했다. 최근 국회의 논의는 본격적인 증세보다 최고과표구간을 낮추거나, 최저한세율을 움직이는 부분적인 변동이다. 따라서 정부도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장기간의 저물가로 우리나라도 일본식 저성장으로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많다. -아직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고 있다. 또 지난해 물가 안정은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이 안정돼서다. 올해에는 2가지 요인이 지난해와 달라지면서 물가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통화량 축소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이 만연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투자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경기의 추가적인 침체 또는 회복 지연을 막기 위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올해 예산 조기집행을 지난해와 같은 정도로 하게 되는가. -올해도 약간의 조기집행은 생각하고 있지만 예산 조기집행 비율은 지난해보다 떨어뜨릴 것이다. 지난해와 같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성장세보다는 고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올해는 정부의 재정 주도 성장만으로 경기회복을 이끈 지난해와 달리 민간 주도 성장을 또 다른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 확장적인 기조는 유지하지만 재정의 역할이 지난해보다 적어질 것이다.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은 과소비 국가 아니다…양적완화 축소 충격 없을 것”

    “한국은 과소비 국가 아니다…양적완화 축소 충격 없을 것”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한국 기업에 미칠 충격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나라는 과소비국이나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 과다유입국, 버블 국가들이다. 한국은 거품이 꺼질 우려도 없고 과소비국도 절대 아니다.” 14만여명 상공인을 회원으로 둔 대한상공회의소의 박용만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한국 경제가 선진국보다 외부변수에 취약한 점을 꼽으며 “환율이 갑자기 충격을 받는 경우에는 정부가 이를 완화하게끔 개입해야 한다”면서 “수출은 고환율이어야 유리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성장 엔진이 다소 식었다는 지적에 대해 박 회장은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 회장은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크게 보면 수출에서 수입 부분을 뺀 순수출과 내수, 기업의 투자, 정부 지출 이렇게 4가지 측면에서 이뤄진다”면서 “현재 수출은 과거에 비해 경기부양 효과를 낳지 못하고 있고, 투자 부문은 국내의 기업 투자가 과잉돼 있어 투자환경이 좋지 않은데다 정부 또한 세수 부족으로 큰 지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결국 성장은 내수 진작에 달렸다”며 “이와 함께 고용 효과를 이끄는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기업인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선 기업의 자정 노력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기업 총수의 잇따른 사법처리와 관련해 “기업이 성장통을 앓은 것”이라고 진단한 뒤 “기업들은 이제 변화 요구에 저항하지 않는다. 기업들도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이에 대해선 사회가 박수를 좀 쳐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기업의 변신 속도는 다른 어떤 부문보다 빠를 것”이라면서 “기업을 변할 생각이 없는, 의도가 나쁜 집단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 정책에 대한 의견도 내놓았다. 그는 “정부의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면서도 “창조경제를 구현시키는 것은 방법론인데, 과거처럼 정부가 주도해서 되는 게 아니다. 기업별로 창조적인 것을 만들어 내고, 기존의 제조업 중심이 아닌 혁신 중심으로 가야 창조경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회장은 “과거 기업가 정신이 ‘하면 된다’였다면 이제는 ‘현명하게 끝까지 솔루션을 찾는 것’”이라면서 “인프라에 대한 요구도 바뀌어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중요해졌다. 창조적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등도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입장에선 임금 압박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재계와 노동계가 서로 이겼다고 주장하는데 각론에 해당하는 후속 소송을 지켜보면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통상임금이 판례에 의존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법으로 분명히 정해야 할 때”라면서 “임금 체계 등을 명시해 논란을 없애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취업시장 쏠림 현상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동반성장 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이를 온실에서 기르면 체력이 약해지듯 중소기업을 위한 칸막이 규제에는 반드시 한시성을 두고 그 기간에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취업시장의 고질적인 대기업 쏠림 현상의 개선책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관계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이 83%에 이를 정도로 취업 준비생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치 현상 해결을 위한 정답은 사실 없다”면서도 “결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도와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중소기업의 발전 가능성을 위해 투자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해 계획에 대해선 “회원사의 요구와 규제 개혁을 국회와 정부에 적극 건의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면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인력난을 해결하는 사업을 활발히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대우·현대·동양증권은 어디로…

    증권업계 1위인 우리투자증권 외에도 현대증권, 동양증권 등 중대형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우리투자증권 매각이 마무리되면 업계 2위인 KDB대우증권도 매물로 나온다. 이들이 어디에 인수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지게 된다. 다만 증권업계가 불황인 데다가 오래전 매물로 나온 소형 증권사도 제대로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M&A가 얼마나 활발하게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업계 10위권 내에 3개 증권사가 매물로 나와 있다.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그룹은 지난 22일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 3개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증권은 올 9월 말 기준 총자산 18조 9000억원으로 업계 5위다. 동양증권은 동양그룹 사태 때문에 매물로 나왔다. 최근 법원이 동양증권 조기 매각을 인가한 상태다. KDB대우증권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될 예정인 내년 7월 이후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도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소형 증권사들도 매물로 나와 있다. 대형 매물이 쏟아지면서 매각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M&A 전망은 밝지 않다. 증권업계가 불황이라 인수에 상당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인수 이후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증권회사 62곳의 순이익은 251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6745억원)보다 62.6% 줄어들었다. 현대증권은 올해 9월 말 현재 255억원 적자다. 증권사 직원과 지점 수는 지난해 9월 말 4만 3091명, 1695개에서 올해 9월 말 현재 4만 1223명, 1509개로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삼성증권이 인력을 감축한 데 이어 한화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최대 450명을 퇴직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매물이 너무 많이 나와 관심이 분산되는 데다 다른 증권사도 불황에 살아남기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쉽게 M&A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오너 리스크’에 잔뜩 움츠린 재계

    ‘오너 리스크’에 잔뜩 움츠린 재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새 청사의 문을 여는 경사를 맞았으나, 재계는 전례 없는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현 정부가 올 한 해 강력히 펼친 경제민주화 기조 탓에 재계와 소원해진 분위기를 해소하고 기업들이 내년 경제활성화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석래(효성그룹 회장) 전 전경련 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신축 회관 건립의 주인공이면서도 개장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배임·횡령 등 혐의로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에서 18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효성은 내년도 투자 계획과 신규 사업을 아직까지 확정하고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500억원을 투자해 결실을 앞둔 플라스틱 신소재 폴리케톤 사업의 경우 2년간 2000억원을 들여 5만t 규모의 양산체제를 구축해야 하지만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효성은 국세청으로부터 추징받은 법인세 3652억원과 양도소득세·증여세 1100억원을 지난 13일 완납했다. 최태원 회장이 구속 수감된 SK그룹 관계자는 “최근 계열사 SK E&S가 호재인 STX에너지 인수전에서 뒤로 물러섰고,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를 포기하고 말았다, 각각 1조원짜리 큰 매물이라 오너가 아니면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투자”라면서 “지난해 2월 인수해 대규모 수출 실적을 거둔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도 지금 상황이라면 아마 마찬가지로 투자 결정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퇴직 임원들의 모임에 나갔다가 ‘기업인들이 마치 교도소 담장 위를 걷고 있는 모양이다’, ‘요새 같아서는 누가 기업을 꾸리고 싶을까’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높은 담장을 위태롭게 걷다가 바람만 불어도 담장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볼멘소리다. 반면 매킨지와 롤란드 버거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의 원인을 지적하면서 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오히려 ‘오너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역설했다. 보고서는 경제위기 기간에 기업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오너 경영 기업의 경우 7.5%로 높지만, 전문경영 기업은 3.1%에 불과했던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미국 경영인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단기 실적에 대한 압박이 심하면 60%가 장기 투자를 자제할 것으로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에 거시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고, 삼성과 현대의 실적에 대한 착시 현상을 빼면 모든 국내 기업들이 어려운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먼저 비경제적 요소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기업들의 투자 욕구를 북돋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업무상 배임죄의 범위가 넓고 애매한 부분이 많다”며 “따라서 대기업 오너들에 대해 사회적 여론을 근거로 마구잡이식 실형 선고가 나오면 경영을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법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M&A 카운트다운… 증권업계 지각변동

    M&A 카운트다운… 증권업계 지각변동

    경기 부진과 과당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에 지각 변동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대형 업체들이 인수합병(M&A)의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을 정리하기 위해 M&A 등에 대한 장려책을 내놓았다. 현재 국내 증권업계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 62개의 과포화 상태다. 하지만 거래량 감소 등으로 수익성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지각 변동의 폭과 깊이다. 첫 신호탄은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나온다. 우투증권은 16일 본입찰 접수를 마감한다. 현재 NH농협금융과 KB금융, 대체투자전문사인 파인스트리트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우투증권은 자산규모 기준으로 업계 1위다. NH농협금융과 KB금융은 각각 NH농협증권과 KB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어디가 됐든 인수와 동시에 업계 1위로 뛰어오른다. 새로운 메가톤급 매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은 자산규모 4위의 현대증권이다.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상선은 지난 12일 현대증권 지분(22.43%)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자구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KDB대우증권(자산규모 2위)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하는 내년 7월 이후 대략적인 매각 시점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도 최근 법원이 조기 매각을 인가했다. 동양증권이 자산규모 기준 10위인 것을 감안하면 ‘톱10’ 증권사 4곳이 M&A의 실질적 혹은 잠재적 매물이 되는 셈이다. 이 외에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소형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15일 ‘증권회사 M&A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시행된다. 증권사를 인수하면 투자은행(IB) 지정의 자기자본 기준을 낮춰주는 등 혜택을 주는 대신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는 적기시정조치 요건을 강화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겠다는 게 골자다. 금융위는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일 경우에만 IB 지정이 가능했던 것을 앞으로는 M&A를 통해 자기자본이 5000억원 이상 증가하면 자기자본이 2조 5000억원만 돼도 IB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우투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 기존 5개사 외에 신한금융투자(2조 2000억원), 미래에셋증권(2조 1000억원), 대신증권(1조 6000억원), 하나대투증권(1조 6000억원) 등도 M&A를 통해 IB로 직행할 수 있다.하지만 증권사 M&A가 활발하게 추진돼 새 주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증권업계가 증시 침체와 거래 감소, 채권 손실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매수자가 좀체 나서기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인센티브도 이런 사정을 알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가장 큰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익 악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 섣불리 M&A를 추진하기란 어떤 증권사를 막론하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M&A 카운트다운… 증권업계 지각변동

    M&A 카운트다운… 증권업계 지각변동

    경기 부진과 과당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에 지각 변동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대형 업체들이 인수합병(M&A)의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한계에 다다른 증권자들을 정리하기 위해 M&A 등에 대한 장려책을 내놓았다. 현재 국내 증권업계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 62개가 난립해 있다. 하지만 거래량 감소 등으로 수익성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지각 변동의 폭과 깊이다. 첫 신호탄은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나온다. 우투증권은 16일 본입찰 접수를 마감한다. 현재 NH농협금융과 KB금융, 대체투자전문사인 파인스트리트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우투증권은 자산규모 기준으로 업계 1위다. NH농협금융과 KB금융은 각각 NH농협증권과 KB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어디가 됐든 인수와 동시에 업계 1위로 뛰어오른다. 새로운 메가톤급 매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은 자산규모 4위의 현대증권이다.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상선은 지난 12일 현대증권 지분(22.43%)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자구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KDB대우증권(자산규모 2위)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하는 내년 7월 이후 대략적인 매각 시점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도 최근 법원이 조기 매각을 인가했다. 동양증권이 자산규모 기준 10위인 것을 감안하면 ‘톱10’ 증권사 4곳이 M&A의 실질적 혹은 잠재적 매물이 되는 셈이다. 이 외에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소형 증권사들도 매물로 나와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15일 ‘증권회사 M&A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시행된다. 증권사를 인수하면 투자은행(IB) 지정의 자기자본 기준을 낮추는 등 혜택을 주는 대신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는 적기시정조치 요건을 강화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겠다는 게 골자다. 금융위는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일 경우에만 IB 지정이 가능했던 것을 앞으로는 M&A를 통해 자기자본이 5000억원 이상 증가하면 자기자본이 2조 5000억원만 돼도 IB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우투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 기존 5개사 외에 신한금융투자(2조 2000억원), 미래에셋증권(2조 1000억원), 대신증권(1조 6000억원), 하나대투증권(1조 6000억원) 등도 M&A를 통해 IB로 직행할 수 있다.하지만 증권사 M&A가 활발하게 추진돼 새 주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증권업계가 증시 침체와 거래 감소, 채권 손실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매수자가 좀체 나서기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인센티브도 이런 사정을 알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가장 큰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익 악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 섣불리 M&A를 추진하기란 어떤 증권사를 막론하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국내 4대 은행 ‘司正정국’에 복잡한 속사정

    국내 4대 은행 ‘司正정국’에 복잡한 속사정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이 모두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는 초유의 ‘사정(司正)’ 정국 속에 개별 은행들이 각기 처한 복잡한 내부 상황들이 금융권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정한 문제에 대해 실시되는 특별검사 외에 하나은행은 회사 경영 전체를 대상으로 한 종합검사도 받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내년 초 종합검사가 유력하다. 금감원은 현안마다 특별검사로 풀기보다는 선제적인 종합검사를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밀 검진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보증부대출 가산금리 부과,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사건 등 3건에 대해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부실, 베이징 법인장 조기 교체 파문 등 다른 의혹과는 별개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27일 행장의 사과로까지 이어진 최근 사태가 1위 은행(자산 기준)의 위상에 먹칠을 할까 우려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한다. 최고가 낙찰 원칙이 있다 하더라도 신뢰도에 흠집이 난 KB금융에 금융당국이 우투증권을 넘기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도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김장나눔 행사에서 “이번 사태가 우투증권 인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 계좌 불법 조회 건으로 특별검사를 받고 있는 신한은행은 당국의 압박 자체는 다른 은행에 비해 약한 편이지만 한동우 현 회장의 연임 도전이라는 이슈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신한 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오는 26일 나올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의 항소심 공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 전 사장의 횡령 부분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신한금융에 파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 전 사장쪽 사람들이 은행이나 계열사에 상당수 있는 만큼 신 전 사장의 입김에 일본 주주나 직원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고민거리는 2007년 파이시티 신탁 불완전 판매에 대한 금감원의 특별검사 결과다. 당시의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게 되면 현 경영진으로도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영화 성공을 위해 자산 클린화 등 내부에서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재직 시절 문제 등으로 종합검사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 2주년을 앞두고 외환은행 노조와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인데 연말 같지 않다. 올해 경영 실적을 정리하고 내년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검사 대상이 아닌 분야도 잘못 눈에 들면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두려워해 조용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패권 경쟁…격랑의 동북아] 中 ‘감투원화’로 美 전방위 봉쇄 돌파

    ‘감투원화’(敢鬪願和·감히 싸우겠다는 자세로 평화를 도모하자). 평화를 추구하겠지만 팽창한 경제 실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핵심이익을 위해서는 감히 싸우겠다는 강경한 자세가 시진핑(習近平) 시대의 외교·안보 노선으로 자리잡고 있다.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치도 이 같은 기조 아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분쟁 중인 일본의 도전을 제압하고 ‘아시아 중시’ 전략을 펴는 미국의 봉쇄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된 것이다.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치 결정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권력 승계가 이뤄지던 지난해 11월 공산당 18기 전국대표대회(전대) 당시 군부는 방공식별구역 설치안을 제출했다. 이에 시 주석은 지난 7월 이를 확정해 최근 선포한 것이라고 1일 뉴스 포털 왕이(網易) 등 중국 언론들이 홍콩 아주주간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주변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예상하고도 이 같은 조치를 감행한 것은 저자세 외교 기조인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조용히 힘을 키우다) 정책이 시진핑 시대를 맞아 공식 폐기됐음을 선포한 셈이다. 중국의 강한 외교는 미국의 전방위적 중국 봉쇄 전략에 밀릴 수 없다는 절박감뿐만 아니라 시 주석의 권력 기반 강화 움직임과도 연계돼 있다. 마오쩌둥(毛澤東)이 국내 갈등을 해결하고 군권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전쟁 참전을 결정했듯, 시 주석의 강한 외교는 민족주의적 감정을 고취시켜 내부 현안으로 쏠리는 국민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응집력을 구축해 권력을 집중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으로도 ‘돌돌핍인’(咄咄逼人·거침없이 상대를 압박하다)식 강경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요구대로 중국이 방공식별구역 설치를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29일 자국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한 미국 군용기 등을 겨냥해 전투기를 급발진시키며 강경 대응한 것도 이 같은 의지를 대변한다. 다만 방공식별구역 내 강경 대처로 미국에 압박을 가하면서도 오는 4일 조지 바이든 미 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타협안도 모색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말하는 신형 대국관계의 핵심이 경쟁과 협력이듯, 아직 미국과 전면전을 벌이기엔 힘이 달리고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의 투자가 필요하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北, 억류 국민 신원확인 통지문접수 거부

    北, 억류 국민 신원확인 통지문접수 거부

    정부가 북한이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주장한 우리 국민의 석방을 위해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 동안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정례브리핑 등을 통해 우리 국민의 신원 확인을 북한에 간접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지난 22일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기점으로 전략을 바꿔 25일부터 대북통지문을 통한 공식 입장 전달을 시도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어제에 이어 오늘(26일) 대한적십자사 총재 명의의 대북통지문을 북한 적십자회로 발송하려 했으나 북측이 접수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이 계속 통지문 수령을 거부한다면 국제기구를 통한 신원확인 압박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 통일전선부 등 대남 사업부서가 통지문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통지문에는 “북측이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측의 신원 확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은 인도주의에 정면 반하는 처사이자, 우리 국민에 대한 강제적인 억류로밖에 볼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다양한 수단을 통해 억류된 국민의 신원을 확인하고 궁극적으로 송환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라고 밝혔다. 북한이 체포한 우리 국민은 중국 단둥에서 활동하던 선교사 김정욱(50)씨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는 북한이 신원확인을 해줄 때까지 자체적으로 파악한 정보사항을 대외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산하 통행·통신·통관(3통)분과위원회를 29일 개최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의에 동의해왔다. 남북이 3통 분과위 개최에 합의함에 따라 연내 개성공단 제도개선의 핵심 문제인 3통 문제 해결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3통을 제외한 출입체류, 국제경쟁력, 투자보호·관리운영 등 3개 분과위 회의는 지난 13~14일 개최됐지만, 3통 분과위는 북한이 보류해 지난 9월 13일 이후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 정부는 북한이 적극 협조할 경우 연내를 목표로 전자출입체계(RFID)와 인터넷 설비를 개성공단에 설치하기 위해 실무적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람들 더 이상 아이 키우기가 자신의 미래 투자라고 생각 안해”

    “사람들 더 이상 아이 키우기가 자신의 미래 투자라고 생각 안해”

    최근 국립타이완대 생명산업통신개발학과 천위화(陳玉華) 부교수의 ‘인구와 발전’ 수업 시간. 70여명의 학생들이 타이완의 저출산 현상과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을 주제로 진행된 조별 토론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대졸 초임 월급 평균이 3만 타이완달러(약 107만원)인 상황에서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것은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고 정부가 국민들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날카로운 비판도 뒤따랐다. 한국의 일명 ‘삼포 세대’(경제적인 압박으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20~30세대를 가리키는 조어)에 비견되는 타이완 청년들의 결혼, 출산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 들어봤다. →향후 결혼할 생각이 있나. 결혼하기에 적당한 나이는 언제라고 생각하나. -추위팅(邱煜庭·19·여·이하 추) 물론 하고 싶다. 결혼은 중요한 삶의 단계라고 생각한다. 27~30살에 결혼하는 것이 적당한 것 같다. 34살에 결혼하신 우리 어머니는 6년 뒤인 마흔에 나를 낳으셨다. 사실 마흔이라는 나이는 너무 늦다.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하기 때문이다. -천위옌(陳愈晏·19·여·이하 천) 사실 결혼이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생기면 당연히 결혼할 것이다. 우리 어머니는 젊은 나이에 나를 낳으셨는데 그래서인지 지금 친구처럼 지낸다. 나도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건강한 아이를 낳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결혼은 26~30살쯤 하고 싶다. -구이청양(歸呈仰·21·이하 구이) 결혼을 하고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와 여생을 함께 보내고 싶다. 하지만 취직을 해서 경력을 쌓고 어느 정도의 자금을 마련할 때까지는 결혼을 미뤄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서둘러 결혼할 생각은 없다. 아마도 35살쯤에는 결혼을 하지 않을까. →타이완의 합계출산율이 1981년 2.45명에서 2010년 0.89명까지 떨어졌다. 출산율이 하락하는 주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추 최근 타이완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크게 높아졌다. 여성들은 집에서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는 것보다 자신의 일터에서 성공을 추구하면서 꿈을 실현하기를 원한다. 유교적 관습이 남아 있는 타이완에서는 일반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것 역시 저출산의 원인이다. -천 먼저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것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결혼을 하더라도 부부들이 아이를 갖는 대신 자신들의 삶을 즐기기를 원한다. 사실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적게 낳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여성들도 많아졌다. -구이 역시 중요한 이유는 ‘돈’이 아닐까. 요즘 아이를 키울 때 교육비가 많이 드는 데다가 많은 젊은이들이 이런 부담을 짊어지기를 원치 않는다. 게다가 사람들이 더 이상 아이를 키우는 것을 자신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샬린 쿠오(20·여·이하 쿠오) 나 역시 동의한다. 사실 월급이 너무 적다. 최근 한 기사를 보니 타이완의 평균 임금이 14년 전과 비슷하다고 하더라.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현 수준의 임금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여성이 사회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쉬운 편인가. -추 쉽지 않다. 전통적으로 타이완에서 가정을 꾸려 나가는 것은 남자보다 여자의 책임이 더 크다. 그래서 밖에서 일하는 남자들은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고, 음식을 만들고, 청소를 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물론 지금은 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여성은 일과 가사를 모두 돌봐야 하는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왕아이칭(王愛靑·21·여·이하 왕) ‘여성이 집안일을 도맡아야 한다’는 것이 타이완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게다가 일부 회사는 여자 직원이 임신을 하면 알아서 퇴사하라는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하더라. -쿠오 우리 어머니는 지난 20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셨다. 어머니는 퇴근 후 집에 돌아오시면 항상 지쳐 쓰러져 주무시곤 하셨다. 어머니를 보면서 타이완의 근로환경이 전혀 여성 친화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타이완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출산 장려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왕 최근 공공 보육시설을 마련하는 등 각 지방정부가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정적인 보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정작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에 대한 이해는 떨어지는 편이다. -천 정부의 정책은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다. 정부는 경제적 조건을 해결해주면 출산율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현재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쿠오 타이완 정부는 국민들이 현재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정부는 출산정책에 앞서 저임금, 고물가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생활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타이완의 저출산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없다. -추 지방정부마다 출산 정책이 각각 달라서 그다지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책의 방향은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시행 면에서 부족하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일관된 정책을 시행한다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 기준 외국인 이주 여성이 타이완에서 낳은 자녀의 수가 전체 출생아의 약 9%를 차지한다. 결혼 이주 여성들의 출산이 저출산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추 물론 외국인 이주 여성들이 아이를 낳는 것은 인구 증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타이완이 이민 가정에만 의지한다면 더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왕 이주 여성들이 저출산의 해결책이 될 수는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이들을 우리 사회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교육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이완 사람들 역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수용할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쿠오 이들이 저출산과 노동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한 대안이라고 본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이들 역시 임금 수준이 낮은 데다가 치솟는 생활비를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만약에 당신이 정책 입안자라고 가정한다면 어떤 출산 장려 정책을 만들고 싶나. -추 여성들이 아이를 키우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고 싶다. 예를 들면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이 임신할 경우, 회사가 이들을 해고하거나 임금을 삭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남성도 여성과 똑같이 집안일과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다. -천 우선 부부를 세 가지 범주로 나눌 것이다. 아이를 꼭 낳고자 하는 부부, 아이가 생기면 낳고 그러지 않아도 상관없는 부부, 그리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부부로 말이다. 그리고 범주에 따라 각각의 정책을 만든 이후 상황에 맞게 시행할 것이다. -쿠오 임금 수준을 올리고 집값을 낮추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다. 아이들을 ‘좋은 사람’이 아니라 시험을 잘 봐서 ‘좋은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현재의 교육 체계도 개선하고 싶다. 방금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 사진 타이베이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경제법안 국회 통과돼야 일자리 창출…창조경제 위해 규제 줄여 투자 활성화”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라는 ‘근혜노믹스’의 기조를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외국인투자촉진법, 관광분야 투자활성화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택 관련 법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 지원 법안 등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법안들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투자촉진법이 통과되면 2조 3000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 4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광진흥법안이 통과되면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 7000여개의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경기부양 효과를 숫자로 제시하며 국회에 경제 관련 법안 통과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세계 각국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불황의 위험에 처했으며 모든 나라들이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국회에 예산안 통과를 강하게 압박했다. 창조경제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 유럽 순방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창조경제를 실현해서 엄청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지금 우리 경제가 가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방향에 확신을 가졌다”면서 “앞으로 창조경제의 핵심인 업종 간 융복합을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보건과 문화, 의료, 환경, 해양, 농식품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금과 기술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12월이 두려운 이유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12월이 두려운 이유

    12월이 두렵다. 아니, 11월부터 불안하고 가슴이 갑갑해진다. 지난 8일 경기도 안양에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가 신문 사회면에 실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다음 날이다. 수능 가채점 결과 점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월에도 수도권의 한 특목고 3학년 남학생이 별다른 연고도 없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에도 대구에서 수능을 하루 앞두고 대입 삼수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매년 수능을 전후해 수험생들이 시험 성적을 비관하거나 심적인 압박감을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불행한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10~19세 청소년 자살자가 10만명당 5.58명이다. 10년 전인 2001년의 3.19명보다 57.2%나 증가했다. 그런가 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아동청소년으로 분류하는 10~24세 자살률은 2000년 10만명당 6.4명에서 2010년 9.4명으로 47%나 늘었다. 순위가 18위에서 5위로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OECD 31개국 평균은 7.7명에서 6.5명으로 줄었다. 이런 한국의 ‘대입병’은 국제적으로도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자 ‘아시아의 광적인 대입시험 열풍’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의 과도한 입시경쟁을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한국 교육과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꼬집었다. 우리야 다 아는 이야기라지만 외국 신문 사설에까지 오르내리는 현 상황에는 할 말이 없다. 뉴욕타임스의 사설이 아니어도 숨막히는 대입 과열경쟁이 우리의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어른들의 자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게 문제다. 기성세대는 ‘대학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얘기를 곧잘 한다. 국내외 명문대를 나와도 취직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고, 취직을 했어도 명문대를 나왔다고 사회적으로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행복한 것도 아닌 것을 보면서 하는 말이다. 지내 놓고 보면 대학만큼 ‘고비용 저효율’인 투자도 없다. 우리 주변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성공한 이른바 ‘고졸 신화’가 적지 않다. ‘청계천 판잣집 소년’에서 국무총리실장이 된 김동연, 국내 100대 기업의 유일한 고졸 출신 사장인 ‘세탁기 박사’ 조성진 LG전자 사장, 장인수 OB맥주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회장 등등. 연예계와 스포츠계, 문화계로 돌리면 학력이 아닌 실력과 재능으로 성공한 이들은 훨씬 많다. 조용필, 서태지, 양현석, 보아, 류현진, 이청용, 김기덕…. 중·고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지인들과 만나면 운동이나 예술 등에 재주가 있으면 밀어줄 텐데 이도저도 아니니 할 수 있는 게 공부밖에 없더라는 얘기를 농 삼아 한다. ‘고졸 신화’는 내 얘기가 아닌 남에게만 해당된다는 듯 말하곤 한다. 그러다 올 들어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교생들의 얘기를 들으면, 성적 스트레스에 신경이 곤두서 위태위태하다는 다른 집 아이들 얘기를 들으면 순간이지만 부모의 욕심을 내려놓게 된다. “건강한 게 최고다”, “살아 있으면 됐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단다. 제도와 사회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겠지만 솔직히 변화를 기약할 수 없으니, 우선 가슴을 쓸어내렸던 부모들부터 한발씩 물러서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간섭이 아니라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자. 집에 가면 방문을 닫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아이를, 귀찮다며 뿌리치는 아이를 한 번 꼭 안아 주자. 12월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 내는 첫걸음이다. km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