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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소득층 저축률 급감

    씀씀이가 커지면서 저축률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외환위기 이후 저소득층과 30대 이하의 저축률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커졌는데도 소비패턴은 크게 변하지 않아 소득계층간 저축률 차이는 확대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저축률 변화와 요인’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 가운데 소득 하위 30% 계층의 저축률은 지난 97년 9.7%(흑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3.4%(적자)로 낮아졌다.예를 들면 한달에 100만원 벌어 9만 7000원 저축했으나 이제는 저축은커녕 3만 4000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상위 30%의 부유층은 97년 37.5%를 저축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36.1%를 저축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저축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저축률 차이는 97년 27.8%포인트에서 올 상반기 39.5%포인트로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으나 소비패턴은 변하지 않아 소득계층간 저축률 차이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함께 저금리 기조 아래 씀씀이가 커진 20대 후반의 저축률은 97년 34.1%였으나 23.9%로 10.2%포인트 줄었다.저축률 감소율은 30대 초반 8.0%포인트,30대 후반 5.8%포인트,40대 초반 2.0%포인트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저축률이 감소하는 경향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전반적인 저축률 하락은 주택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내집 마련을 위한 저축의 필요성이 줄었고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언제라도 돈을 꿀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은은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저축을 통한 투자재원이 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하고,중·저소득층의 재산 형성이 이뤄지도록 정책을 펴야한다고 촉구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KDI 전망·해법 “금리 올리고 재정 긴축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7일 발표한 내년도 한국경제전망은 ‘순항속의 풍랑’으로 요약된다.올해보다는 못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세를 탈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에 상륙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대외변수 못지 않게 내부적인 위험 요소도 주목하고 있다.노동시장에서의 실업률과 임금,외환시장에서의 환율,부동산가격 등은 인플레이션 기대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반면 금융시장에서의 금리·주가 등은 반대 방향(디플레)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락하는 지표들 그동안 경기부양의 버팀목이었던 총소비증가율이 올해 6.8%(추정치)에서 내년에는 4.7%로 급감하고,총고정투자 역시 증가율이 6.1%에서 6.0%로 둔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수출(물량)도 10.2%→9.8%로,총수입(물량)은 14.1%→11.6%로 증가율이 각각 둔화된다.경상수지는 상품수지규모(127억달러→93억달러)의 급감으로 흑자가 43억달러에서 3억달러로 크게 줄어 적자로 반전될 위기에 놓였다.반면 소비자물가는 2.9%→3.6%로,실업률은 3.0→3.2%로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대외변수도 불안 세계경제의 회복지연 가능성이 큰 변수다.미국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주가·주택가격 등 자산가격의 추가 하락이 걱정이다.유럽연합(EU)과 일본경제의 소비 증가세가 둔화조짐을 보이는 등 세계경제의 내년도 성장률은 2∼3%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세계경제가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0.5%∼1.0%포인트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KDI의 해법은 해외의 위험 요소들이 가사화하지 않을 경우 보수적인 통화·금리정책을 통해 위험 요소를 줄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특히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적용 금리를 상향 조정해 시장 실세금리와의 격차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고 KDI는 주문했다. 현 단계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재정확대가 요구되지 않고 있는 만큼,재정정책은 중립적 혹은 다소 긴축적인 재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병철기자
  • 개발 청사진/ 강북 권역별 특화… 균형발전 ‘날개’

    1100만 수도 서울 시민들의 눈이 서울시의 강북개발 구상에 쏠리고 있다.시는 낙후된 강북지역을 중점개발해 강남·북 지역간 균형을 이루고 시민화합을 도모,사람이 살 만한 매력이 넘치는 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시의 구상과 전망,문제점,외국사례 등을 짚어본다. ◆왜 강북개발인가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강남북 불균형문제는 없었다.그러나 70년대 이후 정부가 강남권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집중투자하면서 강남·북 차별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강남권이 업무·상업기능은 물론 주거·교육 등 생활환경 전반에 걸쳐 살 만한 도시의 뼈대를 갖춘 반면,강북권은 도심 공동화가 심화되고 외곽지역도 계획성 없는 난개발로 몸살을 앓는 등 지역간 불균형 현상이 누적되면서 국민통합의 저해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표 참조).게다가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등 현행 지방세제도 지역불균형을 심화시켜 잘사는 동네와 못사는 동네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것이다. 이명박 시장이 지난 7월 취임과 동시에지역균형발전 추진단을 발족시킨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시가 ‘강북 개발’이란 용어 대신 ‘지역 균형발전’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금천·구로 등 한강의 서남부에 위치한 열악한 자치구들도 우선개발 대상이기 때문이다. ◆어디에? 재개발 모델사업의 대상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이 시장은 오는 28일 시정운영 4개년계획을 발표하면서 3곳의 시범사업 대상지를 확정,발표할 예정이다.도심지를 중심으로 도심인접지역,외곽지역,도심·외곽 연결지역에 각각 하나씩 정해질 전망이다. 현재 노후불량 주택지역 3곳과 주택재개발구역 3곳 등 모두 6곳이 후보지로 거론된다.후보지를 낀 자치구로는 ▲도심인접지역은 종로 마포 서대문 중구 ▲외곽지역은 성동 광진 은평구 ▲도심·외곽 연결지역은 동대문 성북 성동 중랑구 등 10여개 구가 거명된다.시는 해당 자치구 주민들의 호응도와 도시정비효과,상징성 등 3가지 요인을 감안해 최종 대상지를 정한다. ◆언제,어떻게? 시는 개발대상지가 정해지면 바로 사업에 착수한다.시기는 이르면 내년 초가 된다.사업은 개발 대상지를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하는 공영개발인 도시개발사업방식이나 기존의 주택재개발 사업방식(민영개발)을 병행하게 된다. 시는 이번 개발의 개념을 구릉지 등 지역적 여건에 맞는 특화개발로 잡고있다.도심인접지역은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도록 ‘직주근접형’으로 개발한다.따라서 용적률과 건폐율을 최대한 허용,고밀도로 개발한다.밤만 되면 텅비는 도심공동화 현상을 막자는 취지다.반면 북한산 자락 등 구릉지를 낀 외곽지역은 자연생태환경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저밀도 개발을 하게 된다.이른바 ‘생태형’ 개발이다.중간권역은 주거중심형으로 개발된다. 공영개발에 필요한 재원은 도시개발특별회계의 3700억원을 활용한다.모자라면 국고보조나 금융권 차입 등도 고려하고 있다. ◆미래상은? 4∼5년 뒤 강북권은 주거여건은 물론,교육·문화·경제여건이 대폭 개선돼 쾌적하고 매력이 넘치는 살 만한 도시로 변하게 된다. 우선 공영개발로 도로·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이 대폭 확충돼 주거환경이 쾌적해지고교육여건도 개선된다.재개발사업구역에는 학교가 들어서고 낡은 학교시설은 보수된다.우수자립형 사립학교와 외국 우수학교의 분교도 유치,자녀교육문제 때문에 강남으로 이주하는 현상은 사라진다.침체된 강북경제도 살아난다.재래시장은 현대시장으로 바뀌고 복원된 청계천 일대 주변에 다국적기업이 입주하는 등 동북아 금융거점도시의 핵심센터로 부상한다.역사와 문화도 살아 숨쉬게 된다.광교·수표교 등 문화유적을 원상회복,21세기 시민들이 600년 수도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향유하게 된다. ◆남은 과제 이러한 ‘서울신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챙겨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시 산하 도시개발공사가 사업주체가 되어 공영개발할 때 생길 수 있는 부자를 위한 도시개발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국고나 시비의 전폭 지원이 없는 한 독립채산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도시개발공사로서는 적정한 수익성을 내야 한다.고밀도 개발로 이어지고 보행환경 등 미래 환경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토지수용 때 보상문제를 둘러싸고 지주들과 마찰도 예상된다.게다가 세입자들로서는 이런 경우 전세보증금만 챙길 수밖에 없어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오히려 서민들의 주거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대진대 도시공학과 김현수 교수는 “강북지역은 못사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곳으로 소형 평형의 임대아파트를 많이 지어야 이들이 밖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도개공 입장으로서는 못 팔아먹는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는 것이어서 결국 국고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정의철 교수는 “소득 불균형에 따른 괴리를 해소하려면 임대아파트를 짓기보다는,가격이 안 맞아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다세대·다가구 주택 매입을 시가 최대한 추진,개·보수해 서민들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도심재개발 구역과의 형평성도 문제다.다동·서소문·을지로 등 서울중구 도심재개발은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다.도로·공원 등 사회기반시설 설치를 민간 사업시행자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시는 이런 도심재개발구역을 이번 공영개발 시범사업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시범사업 대상지역이나 도심재개발구역이나 주거환경이 나쁘기는 마찬가지인데,지역에 따라 공공기관의 지원에 차이가 난다면 도심재개발구역 내 주민들로서는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도심재개발구역이 서울시 전체의 절반이나 되는 중구의 한 관계자는 “이 때문에 도로·공원 등의 공용용지를 시가 먼저 설치해주고 나중에 민간사업 시행자에게 설치비용을 부담시키는 방안으로 도심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해줄 것을 시에 건의했으나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3개 시범단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청계천 주변 일대에 대한 개발방향과 연계성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청계천 복원 추진본부는 동대문 패션타운을 청계천까지 확대하고 문화관광산업을 유치,서울형 신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또 일부 지역을 ‘외국인 투자촉진지구’로 지정,입주 외국기업에 대해 세제혜택과 사업 인허가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세계적인비즈니스센터로 만든다는 구상이다.이렇게 청계천이 복원되면,비싼 임대료 등의 부담 때문에 이 일대 원주민들의 재입주는 시의 의도 여부에 상관없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중앙부처와의 업무협조도 중요하다.우선 건설교통부는 서울시가 강북권을 미니 신도시 형태로 재개발하려는 데 대해 부정적이다.기존 주거지나 시가지를 재개발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뿐더러 공급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신도시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게다가 건교부 산하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시가 추진중인 3개 재개발 시범단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을 갖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세제개편 문제도 협의해야 한다.시는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지방소비세’를 만들고 양도소득세를 지방으로 넘기는등 시와 자치구의 재정력을 모두 넓히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그러나 재경부는 양도소득세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도시속 도시' 외국사례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는 ‘도시 속의 도시(Town in town)’들이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특히 선진국들은 수도(首都)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데 힘을 기울이는 추세다.독립된 권역 건설로 강력한 이미지와 정체성을 살리는 한편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환경친화적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의 다목적 포석이다.지하철,경전철 등 대중교통 시스템 개편을 개발의 축(軸)으로 한 것도 공통점이다.허허벌판에 조성하기도 하지만 기존 시가지를 재개발,특화하는 경우도 많다. 수도 ‘신도시’ 건설에 가장 앞선 나라는 프랑스.장기적인 계획과 뚝심을 갖고 개발에 나선 게 특징이다.루브르궁 서쪽 8㎞ 지점 230여만평을 대상으로 1994년까지 무려 37년간 ‘라 데팡스(La Defense)’ 프로그램을 진행했다.8㎞의 일직선 도로를 통해 라데팡스에서 개선문 등이 곧바로 보인다. 파리시는 프랑스혁명의 ‘역사 현장’으로 오랜 전통이 서린 곳이지만 발전이 정체된 라 데팡스를 크게 두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을 추진했다.상업·업무권역인 A지구에는 호텔 4곳,회의·전시장 60여곳,각종 공연장 등을 세웠다.B지구는 ‘주거 벨트’다.학교,교회 등 거의 전체를 공원지역으로 지정한 점이 특색이다. 현재 유럽 최고의 상업지구로 각광받는 라 데팡스에는 3600여개 업체의 본사가 몰려 있다.이 가운데 14개가 프랑스 기업 랭킹 20위권에 들어있을 정도다.13개 회사는 세계 ‘톱 50’으로 꼽힌다. 영국도 수도 속 ‘신도시’ 조성에 적극적이기는 마찬가지다.1994년부터 ‘런던 밀레니엄 타운 개발계획(Greenwich Peninsula)’을 내년까지 10개년 사업으로 펼치고 있다.규모는 660여만평으로 상업,주거,교육시설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이곳은 1980년대 중반 이래 세계적 대기업인 ‘브리티시 가스’ 등이 들어선 산업단지다.대규모 철근 적재소와 쓰레기 처리장 등 오염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전락한 오명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독일의 경우 서울의 ‘강남북 균형 개발’과 비슷한 취지의 ‘포츠다머 플라츠(Potsdamer Platz)’를 진행중이다.19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동·서베를린 균형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93년 착수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밀레니엄] “IMF 일방 처방 빈곤·혼란 초래”

    ■노벨경제학상 스티글리츠에 듣는다 세계는 싫든 좋든 선진국 주도의 ‘세계화’로 가고 있다.경제발전과 생산확대를 위해 ‘세계화가 대세’라는 주장도 많다.반면 세계화를 반대하는 대대적인 시위도 빈발한다.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미 컬럼비아대 교수가 최근 방한해 15일 기자회견을 가졌다.때마침 국내에서 발간된 ‘세계화와 그 불만’(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세종연구원 출간)저서내용과 기자회견 내용을 간추려 싣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세3회 세계지식포럼’(매일경제 주최)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가 세계화를 개혁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경기 전망은. (세계경제를 이끄는) 미국경제에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주식시장이 큰폭으로 하락해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잃었다.대 이라크전쟁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지금까지는 통화정책이 소비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지만 향후 전망은 부정적이다.지난 2년간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미국인들의 낙관적인 경향이 약해지고 있다. 미래 상황은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자기 리스크관리를 하지 않으면 언제고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 전세계적으로 디플레 압력이 더 큰가,인플레 압력이 더 큰가. 글로벌경제로 가면서 디플레 압력이 커지는 추세다.일본에서는 이미 심각하게 현실화됐다.분명한 것은 디플레인지,인플레인지 명확히 규정한뒤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일본은 디플레가 심각한데도 인플레적인 사고로 대응하다 실패를 거듭했다. IMF(국제통화기금)가 1980년대 남아메리카에서 썼던 디플레 치유 중심의 처방을 90년대말 동아시아에 적용한 것도 비슷한 오류다. ◆ 한국에서는 가계부채가 큰 문제다.어떤 처방이 가능한가. 가계부채는 기업부채만큼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가정에서는 부채가 늘면 지출을 쉽게 줄일 수 있다.그러나 가계부채가 늘면 통화량이 늘기 때문에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평균소득 대비 부채비율만 볼게 아니라 부채비율이 높은 일부 부문은 금리가 오를 경우,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염두에 둬야 한다.주택담보대출때 대출자가 상환 기간·방법 등을 유연하게 바꿀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금리인상때 리스크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 미국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부시 행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전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다.미국이 기침만 해도 세계가 흔들린다는데 미국은 지금 독감에 걸려 있다.부시 행정부는 2년간 경제정책을 잘못 관리했다.경기침체를 직접 일으켰다고 할수는 없지만 잘못 운영한 것만은 사실이다.나는 미국에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으나 부시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바람직한 세계화는 어떤 것인가. 한국 등 동아시아는 세계화의 혜택을 본 사실상 유일한 지역이라고 할수 있다.수출시장이 보장됐던 게 가장 큰 이유다. 반면 남아프리카,중남미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컸다.중남미는 IMF식 개혁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50∼60년대 성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국제기구들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요한 탓이다. 동아시아는 세계화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왔으므로 세계화의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혜택없이 소외만 받은 지역에서 세계화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이 목소리를 더욱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제3세계 경제개발에 천착해온 저명한 경제학자로 이론과 현실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줄곧 미국과 IMF가 주도하는 세계화를 비판,반세계화 진영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 왔다.93년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의장으로 정부개혁을 주도했다.97년 세계은행 부총재로서,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IMF의 고금리 처방을 강력하게 비난했다.“환자가 다르면 처방도 달라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당시 한국이 저금리정책으로 전환,경기를 부양할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직선적인 성격으로 “IMF에는 일류 대학을 나온 3류학생만 모여 있다.” “IMF는 미국의 손아귀에 쥐여 있다.”고 비판하기도했다.지난해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 1943년 미국 인디애나주 출생 ◇ MIT박사 ◇ 예일·스탠퍼드·옥스퍼드·프린스턴대 교수 ◇ 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부총재 ■저서 '세계화와 그 불만' 요약 - 한국등 동아시아국 '세계화' 개혁 주도를 ◆ 세계화의 두 얼굴 세계화는 전세계인의 평균 수명 연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다.서구사람들은 개발도상국에 세워진 나이키(미국의 스포츠용품회사)공장의 저임금을 인력 착취로 본다. 개도국 사람들은 나이키 일자리를 커다란 혜택으로 생각한다.세계화 비판론자들은 종종 이런 양면성을 간과한다.이들 비판론자들보다 세계화 주창자들의 시각은 훨씬 더 불균형하다.세계화 지지자들은 개도국이 성장을 통해 빈곤을 극복하고 싶다면 반드시 ‘개발’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외친다.분명한 것은 그런 방식의 세계화를 통해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됐고,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는 극빈자는 더욱 늘었다는 점이다.90년대 세계 전체 소득은 연평균 2.5%가 높아졌지만 빈곤층은 오히려 1억명이 늘었다.선진국은 개도국에게 공업제품 시장의 개방을 강요하면서 개도국의 섬유·농산물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개도국에는 산업보조금 축소를 요구하면서자국에는 수십억달러의 농업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 IMF의 위선과 무능 IMF(국제통화기금)는 오랫동안 ‘동아시아의 경제기적’을 믿었다.그러나 정작 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지자 “아시아 국가들의 제도는 썩었고,정부는 부패하다.”고 목청을 높였다.투자·저축 등 각국의 정책적 성과는 무시됐다.한마디로 IMF의 처방은 대부분 실패했다.인도네시아·태국·러시아등 IMF를 따른 나라들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않다.‘IMF의 모범생’으로까지 불리웠던 태국은 GDP(국내총생산)가 아직도 경제위기 이전보다 낮고 기업구조조정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잘못된 진단과 함께 구조조정을 망치는 조치들 때문이었다. IMF는 그때마다 해당 국가가 필요한 개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개별국가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뿐 아니라 만병통치식 접근법을 취한다는 것이 문제이다.IMF는 인플레이션을 막겠다며 대부분 나라에 재정긴축과 금리인상을 강요했다.자국 사정을 들어 은행 개방에 반대했던 에티오피아에 IMF는 “개혁에 뜻이 없다.”며 자금지원을 중단하기도 했다.이런 IMF의 접근법은 ‘식민종주국’의 행동처럼 보인다.위기국가에는 팽창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로 이끄는 게 맞다.부채상환 동결 등도 필요하다.시장주의자들은 정부가 시장보다 비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이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도 필요하다. ◆ 잘못된 통치구조 가장 큰 문제는 국제기구에 소속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가난한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어야 할 사람들이 상부 보고기관의 사고방식에 얽매여 있는 것이다.실제로 국제기구들은 선진국이나 개별국가의 상업·금융 이익에 의해 지배된다.IMF에서 발언권이 있는 각국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미 재무부 사람들은 자국 금융계를 대변한다.WTO의 통상장관들은 자국 수출·생산업체들의 이해에 좌우된다.골드만삭스 출신인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과스탠리 피셔 전 IMF 부총재는 임기를 끝낸 뒤 모두 시티그룹으로 갔다.투명성은 IMF같은공공기구에 더없이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비밀주의가 실수를 숨겨주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한다.국제기구는 ‘햇볕은 가장강력한 방부제’라는 속담을 명심해야 한다. ◆ 아찔했던 IMF의 한국 프로그램 97년 외환위기때 한국의 경제학자들은 IMF가 강요하는 정책들이 재앙을 몰고 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한국의 경제관료들은 침묵했다.공개적으로 이견을 표하기가 두려웠던 것이다.당시 IMF는 자체 지원금 외에 “한국경제를 의심하고 있다.”는 따위의 말 한마디로도 한국투자를 위축시키고 차입금리를 폭발적으로 상승시킬 위력이 있었다.IMF는 정치의 영역에까지 간섭했다.중앙은행이 독립적이라고 해서 더 좋다는 증거도 없는데 “한국은행을 더욱 독립적으로 만들라.”고 종용했다.특정 일본상품에 대해 시장개방 일정을 앞당기라는 주문까지 했다.한국은 은행 폐쇄와 반도체 과잉설비처분 등 IMF의 처방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대규모 은행 폐쇄 대신 자본재확충에 주력했고,기업구조조정을 정부가 주도했다.환율도 낮게 유지했고 반도체 설비도 처분하지 않았다.그 덕에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회복세를 보일 수 있었다. ◆ 인간적인 세계화를 향하여 세계화의 폐해는 세계화 자체에 있는 게 아니다.IMF,WTO(세계무역기구)등 국제기구 뒤에 숨은 권력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선진국은 세계화를 단순한 경제현상으로 본다.개도국에게 세계화는 문화적 정체성과 전통적 가치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선진국보다 훨씬 심각하다.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세계화가 제시되는 한 그들에게 세계화는 ‘공민권 박탈’만을 의미할 뿐이다.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들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국제사회가 주어야 한다.국제기구들은 세계화를 작동시키기 위해 그들이 반드시 해야할 역할만 담당하는 고통스러운 자기 변화에 착수해야 할 시점이다. 김태균기자
  • 오피니언 중계석/ 부유세 도입 가능한가

    연말 대선을 앞두고 갖가지 이슈가 제기되는 가운데 ‘부유세’를 걷겠다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발상은 새롭게 들린다.우리사회에서 ‘부유세’를 걷는 게 가능한지,그렇다면 그 전제 조건은 무엇인지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장인 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의 주장을 듣는다.이 글은 인터넷사이트 ‘이슈 투데이’에 최근 실린 글이다. 세금 부과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부유세 11조원을 포함해 34조원의 세금을 더 걷겠다고 했다.과연 현실성이 있는 것인가.그 필요성과 현실성에 관해 생각해 보자. 부유세 도입 등 부유층에 대한 증세는 왜 필요한가.우선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외환위기 이후 도시가구 소득의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가 1996년 3.3배에서 2001년 5.4배로 올라갔다.다음으로 여성·노인이나 빈곤층 등을 위해 정부가 써야 할 돈이 너무나 많이 필요하다. 2001년 현재 가임 여성당 평균 1.3명의 아이밖에 낳지 않는다. 1991년 1.78명에 비해 너무나 급격하게 감소한 셈이다.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보육시설이 너무 부족하다.노동자들은 보육과 자녀교육에 드는 비용 때문에 허리가 휜다. 그러면 부유세 도입,즉 부유층에 대한 증세가 과연 가능한가를 따져 보자.우리 경제발전 단계나 경제여건이 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경제여건이 되더라도 과연 실행에 옮길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나눠서 살펴 봐야 한다. 우선 능력에 관해서 판단할 때 한국의 실질적 국민소득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2000년 중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8910달러지만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구매력평가환율(PPP·Purchasing Price Parity)로 환산하면 1만 7300달러로 1.9배나 높아진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5620달러인데 PPP로 계산하면 2만 7080달러로 내려간다. 그런데 여기서 부유층에게 세금을 많이 내게 하면 경제가 주저앉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감세로 자본가 수중에 이익이 많아지면 투자가 확대돼 고도성장을 하게 되고 일자리도 늘어나므로 저소득층의 생활도나아진다는,‘넘처 흘러내리기(spill-over)’논리를 편다.따라서 증세하면 투자가 위축되므로 곤란하다는 것이다. 과연 올바른 주장인가.결코 그렇지 않다.1960∼70년대처럼 수요에 비해 공급능력이 모자란 시대에는 통할 수 있는 논리다.그러나 지금은 수요가 부족해서 공황이 발생하는 공급과잉시대로 들어섰다.부유세 등 증세를 통한 소득분배는 소비수요를 창출함으로써 경제 안정과 지속적 성장을 가능하게 해준다.또한 정부의 사회보장이 확대돼 노동자들이 얻는 사회임금이 커지면 중소기업 등이 직접 지불해야 할 시장임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음으로 기득권자들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세금부담이 너무 무겁다고 자본가들이 해외로 자본을 도피시키고 대거 이민할 가능성이 있는가를 살펴 보자.그러면 국경에서 중과세하면 된다. 유럽에서는 국가 재정이 전체 국민소득의 50%에 가깝다.고소득층은 세금 부담이 무겁다고 엄살을 떤다. 그러나 그들은 외국으로 자본을 도피시키지 않는다.예컨대 스웨덴에서는 대기업들이 해외투자를 확대했지만 스웨덴 내의 거점을 버리지 않았고,오히려 세금을 많이 내 노동자들의 IT 기술훈련으로 이 부문을 선도할 인력을 육성했다. 결국 부유세 도입의 현실성 여부는 이것을 실행에 옮길 만한 정치적 힘이 있느냐의 문제다. 이번 대선에서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10% 이상 지지를 얻으면,부유세를 바로 도입할 수는 없지만 국민여론을 바탕으로 바로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 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 교육재정수요비도 강남 편중

    강남·북간 교육여건의 격차가 심각한 가운데 서울시교육감이 별도의 예산심의없이 사용할 수 있는 ‘특별교육재정수요비’마저 강남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회 서종화(한나라당·성북1)의원은 10일 열린 시의회 질의에서 “지난 96년부터 7년간 특별교육재정수요비 집행내역을 보면 강남교육청(서초·강남)에는 28억 8000만원이 집행된 반면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열악한 북부교육청(노원·도봉구)에는 7억 300만원,동부교육청(동대문·중랑구)에는 7억 600만원,성북교육청(성북·강북구)에는 8억 9400만원이 집행됐다.”고 주장했다. 특별교육제정수요비는 각 교육기관에서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사업추진 등을 위해 사용하는 경상교육지원사업비나 투자교육지원사업비로 예산심의없이 사용할 수 있다. 조덕현기자
  • [열린세상] 평화 공존과 ‘통일한국’

    북한이 최근 개혁·개방의 방향으로 몇 가지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였다.비무장 지대를 관통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공사 착공식을 거행하였고,신의주를 특별행정구역으로 선포하고 외국인을 행정장관으로 임명하였다는 소식 등이 그것이다.개혁으로 가는 당연한 조치들로 보이지만 북한 당국으로서는 상당한 내부적 검토와 고민을 거친 후에 취한 조치들로 평가된다.농업개혁,집단농장의 개혁은 언제 할 것인가 궁금하여진다. 개혁과 개방은 주민에게 바깥세상의 물정과 역사의 흐름을 보게 한다.북한과 같이 폐쇄된 나라는 나라의 개방을 정치적 안정과 균형을 맞추면서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개방으로 향한 조치는 하나하나가 다 조심스러운 결정임에 틀림없다.최고 지도자의 결정으로만 가능한 조치들이다.평양정권은 김일성의 유훈통치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느껴진다.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유도하고 남북간의 교류·협력을 제안하고 있는 우리의 대북 햇볕정책은 북한이 개방하는 조치를 취하는 만큼 전진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평화공존은 교류와 협력으로 시작하고 그리고 군사적 신뢰구축으로 그 기초가 튼튼해지는 것이다.군사적 신뢰구축은 군축 특히 대량살상 무기(WMD)의 감축 및 사찰에 그 핵심이 있다.대량살상무기의 문제는 미·북 회담에서 다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도 의미있는 시작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평화공존이란 이데올로기를 달리하는 상이한 두 체제간의 공존이므로 처음부터 내재적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상호간에 전쟁 억지력을 유지하고 경쟁하고 경계하면서 공존하자는 제안이기 때문이다.평화공존은 그러므로 같은 민족 사이라 하더라도 바로 평화 통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통일은 남북간에 정치체제와 경제질서에 관한 최소한의 공통분모가 있어야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아직 그 이데올로기를 바꾼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는 아니하다.그래서 공존은 통일과 구분되어야 한다.그리고 공존 관리는 대결 관리만큼 어렵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통일을 과장되게 노래하는 것,그리고 ‘민족끼리’의 ‘자주’를 과장되게 내세우는 것은 공존과 통일의 거리를 호도하려는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 독일은 1972년 동서독간의 기본조약이 체결된 후 18년만에,그것도 고르바초프의 등장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힘입어 통일된 바 있다.남북한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평화공존의 제규칙을 완벽하고도 상세히 열거한 바 있고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도 합의한 바 있다.그 후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거쳐 오늘에까지 왔다. 평화공존의 진행 과정에서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중간 목표는 남북경제공동체로의 점진적 움직임이다.북한은 수요와 공급,주고받는 거래,개인의 자유와 창의 등을 존중하는 시장경제의 제원칙을 국가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실천하여야 한다.경제질서에 관한 최소한의 공통분모는 군사적 신뢰구축에 기여하고 결국에는 정치 질서에 관한 최소한의 공통분모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통일이 언제 어떤 모양으로 올지 예측하기가 곤란하다.그것은 북한의 개방속도와 방법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다만 통일한국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지는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통일한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질서 위에 서 있을 것이다.통일한국은 동아시아 경제공동체의 주요한 일원으로 역할하고 있을 것이며 동아시아의 중간국가로서 합리적 충족(reasonable sufficiency)의 요구에 맞게 재래식 무기로 무장되고 중간규모의 병력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독선적 민족주의를 배격하고 그 실상에 맞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외교를 지향하고 있을 것이다. 통일한국은 내부적으로는 많은 어려운 과제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무엇보다도 남북간에 있을 의식의 간격과 빈부의 격차를 해소하여야 하는 큰 과제가 있다.통일은 지상천국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고 자유와 풍요의 약속의 문을 여는 계기일 뿐이다.그러므로 통일한국은 깊이 있는 준비와 계획을요구하고 있다.이 모든 준비와 계획은 지금 분단시대 그리고 평화공존시대에 이루어져야 한다.이 준비의 핵심은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확신과 공약을 더욱 강화하고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높여서 민주역량과 경제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이것이 바로 미래의 통일한국에 대한 투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 홍순영 전 외교통상부장관 명예논설위원
  • 2003년 연기금운용계획안 내용/ 흑자 올 2배로… 국민부담 경감

    정부가 2일 확정한 내년도 기금운용계획안은 그동안 각 부처의 ‘쌈짓돈’으로 불리며 방만하게 운용됐던 ‘기금 운용’을 체계화해 기금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이는 지난해 말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국회의 심사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 데 따른 것이다. 기획예산처는 “기금운용계획안을 만들면서 예산과 기금의 중복을 방지해 효율성을 높이고,수입과 지출의 연계를 통해 국민부담을 줄이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기금수지 개선- 운용계획에 포함된 기금은 총 58개 기금 가운데 예금보험기금 등 금융성기금 10개와 연말 폐지되는 법률구조기금 등 11개를 제외한 47개기금이다.이 가운데 사업성기금은 39개,연금성기금은 4개,계정성기금은 4개다. 정부는 기금수지개선을 위해 흑자규모를 올해 5조 3000억원에서 내년에는 11조 6000억원으로 6조 3000억원 늘리기로 했다.이를 위해 기금의 자체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예산의 기금에 대한 출연·융자지원을 4000억원가량 축소하기로 했다.국채발행 등 민간차입 규모도 올해 41조 9000억원에서 32조 8000억원으로 줄인다.연금성 기금은 국민연금의 흑자 증가에 힘입어 흑자 규모가 13조 2000억원에서 16조 4000억원으로 3조 2000억원 늘어난다. ◆국민부담 경감-기금수지의 개선으로 국민부담도 덩달아 줄어든다.적립금이 증가한 고용보험,산재보험,임금채권보장기금의 보험료 인하로 연간 7100억원 가량의 국민부담이 줄어든다. ◆기금과 예산의 역할분담-그동안 예산과 기금에서 중복지원하던 사업이 사업성격과 재원여건 등을 고려해 예산 또는 기금으로 일원화된다. 예컨대 생활체육분야는 기금에서,국가대표선수 관리운영은 예산에서 지원하게 된다.또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정보화교육사업은 예산에서,정보통신관련 연구개발사업은 기금에서 수행한다.기획예산처는 이같은 역할 분담으로 약 2000억원의 재정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점과 대책-기금운용계획안은 여전히 효율성과 투명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남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혜훈(李惠薰)박사는 “환경과 여건변화로 기금 설치목적이 소멸된 상태에서도 조직의 존치를 위해 기금을 살려두는 일이 없도록 기금 일몰제를 도입하고,불안정한 개별기금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혜리기자 lotus@ ■분야별 역점 사업 - 임대주택 13만호 건설 3조 지원 정부는 내년에 47개 기금을 통해 국민임대주택건설 지원확대와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등의 사업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분야별 역점 사업을 소개한다. ◆서민주거생활 안정-국민주택기금 등에서 시중임대료의 50∼60% 수준으로 제공되는 국민임대주택 8만가구 건설에 1조 6735억원,전용면적 18평 이하의 공공임대주택 5만 3000가구 건설에 1조 4608억원 등이 지원된다.주거환경 개선에도 995억원이 투입된다. ◆중소기업 경쟁력강화-중소기업의 생산 및 경영구조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조개선자금이 85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고 기술의 사업화와 상품화 촉진을 위한 자금도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어난다.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위해 2000억원이,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공제금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1723억원이 각각 지원된다. ◆농수산업 경쟁력 강화 및 농수산물 가격안정-쌀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6809억원이 투입돼 영농규모화 및 우량농지조성사업이 계속사업으로 추진된다.가축계열화사업에 320억원이 투입되고 ‘기르는 어업’과 ‘자원관리형 어업’육성을 위한 지원도 늘어난다.마늘재배 농가에 대해 경영안정자금1000억원이 새로 지원된다. ◆정보화 및 과학기술문화 확산-4세대 이동통신기술개발 등 차세대 원천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비가 690억원에서 895억원으로 늘어난다.정보기술(IT)기기 핵심전자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230억원이 투입되고 대학의 IT연구 활성화 지원금도 142억원에서 216억원으로 확대된다.해외 고급IT인력의 국내유학을 유도하기 위해 20억원이 지원된다. ◆생산적 복지-주5일 근무제를 조기 도입하는 중소기업에 신규채용 인건비 1000억원을 지원한다.중·장년층의 고용확대를위해 150억원이 새로 지원되고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경우 장려금도 지급된다. 장애인 고용 장려금이 828억원에서 932억원으로 늘고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사업도 확대된다.공공·직장 보육시설 확충을 위해 318억원이 투입된다.재해를 입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위로금 지원수준이 2배 이상 높아진다. ◆남북화해-인도적 지원사업에 1600억원,동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개성공단조성 등에 75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대북경수로사업에도 올해보다 330억원 증가한 3870억원이 지원된다. 함혜리기자 ■여유자금 운용 어떻게/ 국채매입등 37조원 채권 투자 내년에 여유자금 운용규모는 올해보다 29.1% 늘어난 56조 7000억원 수준에 이르며 기금의 대부분은 금융자산으로 투자된다. 특히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나 수익률 제고는 물론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주요 연기금의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는 국민연금 1조 9000억원,공무원연금 500억원,사학연금 3850억원등 모두 2조 3000억원이다.그러나 이들 기금의 주식 직접투자 규모는 내년에 국민연금이 4조원,공무원연금 3000억원,사학연금 6000억원 등 모두 4조 9000억원으로 올해의 2배를 넘게 된다.여기에 수익증권(펀드)을 통한 간접투자를 감안할 경우 6조원 이상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연기금 주식투자잔액은 올연말 5조원에서 내년말에는 9조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채 매입규모가 10조 1000억원에서 11조 2000억원으로,회사채와 공채·지방채·금융채 등의 매입규모는 13조 7000억원에서 26조 2000억원으로 각각 늘어나는 등 채권에 대한 투자도 올해 23조 8000억원에서 37조 4000억원으로 57% 이상 늘어난다. 기금이 채권을 매입 하는 규모가 늘어나면 국채 물량을 소화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회사채 매입 등으로 기업의 자금수급도 원활해지게 된다. 이밖에 투자다변화의 일환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민간투자 등 대체 투자에 81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함혜리기자
  • 美 선행지수 석달째 하락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했다.이라크 전쟁과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로 가뜩이나 불안해하는 월가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돼 나스닥종합지수는 6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폴 오닐 재무장관이 “모든 경기지표가 아주 좋다.”고 말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그렇다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4일 금리를 인상할 것 같지는 않다.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월가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경기약세의 조짐-뉴욕의 콘퍼런스 보드는 8월 경기선행지수가 111.8로 7월보다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1996년을 100으로 기준,3∼6개월 뒤의 경기를 반영하는 이 지수는 7월에 0.1%,6월에 0.2% 감소했다. 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기 직전인 2000년 10∼12월 이후 처음이다.때문에 전문가들은 경기가 둔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다만 이중침체를 의미하는 ‘더블 딥’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경기선행지수가 감소한 데는 투자부족으로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의 금리와 은행간 하루짜리 금리의 격차가 줄고 지난 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가 다시 40만건으로 증가한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내구재와 기업장비에 대한 주문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소비자 심리가 부정적으로 나타났으나 소비가 위축됐다는 직접적 증거는 없다.8월중 소매지출은 3개월 연속 상승했다.주택과 자동차 판매도 저금리를 바탕으로 호조를 유지하고 있다.오닐 장관은 “인플레이션,실질임금,생산성,이자율,기업이윤,주택부문,실업률 등의 지표들이 좋아 보인다.”며 “미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대로 3∼3.5%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는 기업 스캔들의 여파는 가라앉았으며 4·4분기부터는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을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뉴욕증시 하락-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 3% 하락,1996년 9월12일 이후 최저치인 1184.93으로 떨어졌다.올해에만 39% 하락한 셈이다.시장 전체의 주식가치는 3조원 이상 줄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1.4% 하락,7872.15로 마감했다.일렉트로닉 데이터시스템 등 기술주에서 JP모건 체이스은행,맥도널드에 이르기까지 3·4분기중 기업실적 전망이 나쁘게 나오기 때문이다. ◆단기금리의 유지-FRB는 24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현행 수준인 1.75%로 유지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FRB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보다 경기약세에 초첨을 맞추되 금리는 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가 좋아진다거나 침체로 빠진다는 확증이 없기 때문에 FRB가 시장에 대한 경고만 내릴 것이라는 얘기다.지금까지 앨런 그린스펀 의장과 FRB는 “현행 금리수준은 경기회복을 위해 돈을 빌리기에 충분히 낮다.”고 강조해 왔다. 특히 이라크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인상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가 약세를 보인다고 금리를 더 내릴 것 같지는 않다.전쟁으로 국내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mip@
  • 주가 680선 붕괴 원인과 전망/ 시장체력 고갈… 장기침체 조짐

    증시가 좀처럼 반전될 모멘텀을 잡지 못한채 미끄러지고 있다.종합주가지수 700이 또다시 무너지며 670선으로 곤두박질한 23일 시장의 분위기는 ‘무기력증' 그 자체였다.미국 다우지수 8000이 붕괴되고 나스닥도 전저점인 1230선대가 깨진 지난 19일 이후 첫 개장일인 이날의 주가폭락은 일찌감치 예고됐다.전문가들은 그러나 일시적 주가하락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로 장기불황조짐을 보이는 종합주가지수의 패턴을 지적한다. ◆주가,찔끔찔끔 700밑으로-지난 4월 937.61로 고점을 찍은 종합주가지수는 두달 넘게 800∼900 사이를 오가더니 7월 하순 750 밑으로 곤두박질한 뒤 좀처럼 이 지수대를 되찾지 못했다.지수가 한단계 하락할 때마다 지루한 박스권 공방을 펼쳤으면서도 상승 모멘텀을 분출하지 못했다.이는 지난 3월 29일 92.73에서 23일의 51.83까지 수직하락한 코스닥지수와도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번번이 바닥권 다지기에 실패해 왔다는 점을 들어 종합주가지수의 추가 하락 방향성을 되돌리기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미래에셋증권 이정호(李禎鎬) 투자전략팀장은 “23일 신세계·현대백화점 등의 내수주와 하나은행 등의 금융주,삼성전자 등 지수를 떠받쳐왔던 테마주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꺾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미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타이완 등 동남아 증시와 그동안 상대적으로 잘 버텨온 한국 증시와의 갭(격차)이 한 단계 더 좁혀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진이 빠졌다-장득수(張得洙)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체력이 고갈된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지난주 내내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오간데 없고,프로그램매매만 장(場)을 좌우해온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팀장은 “23일은 미 증시 휴장일인데다 해외시장 불안으로 외국인 매매세력 자체가 줄었는데도 소량의 외국인 매도만으로 오전장부터 폭락했다.”면서 “이는 수급기반이 워낙 얇아져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미국이 문제다-주요 경기지표와 기업실적발표를 앞둔 미국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것이 당면한 악재다.23일 한 미국금융기관이 3분기 S&P 500 기업들의 전년동기 대비수익성장률 전망을 종전 11.2%에서 8.5%로 내린 것을 비롯,증권사마다 한자릿수로의 성장률 하향조정이 잇따랐다. 홍춘욱(洪椿旭) 한화투신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기업실적 악화 우려로 JP모건,마이크론 테크놀러지 등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19일 미증시 폭락을 주도했다.”면서 “3분기 실적 예상치 발표시즌인 이번주 내내 미증시의 향방을 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중(金碩中) 교보증권 상무는 “최근의 미증시 폭락세는 1930년대 나스닥 버블붕괴 때와 흡사하다.”면서 “그 당시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다우와 나스닥 모두 10%가량 추가하락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오피니언 중계석/ 科技정책硏 신태영 연구위원 논문 요약-연구개발투자와 지식축적량

    한국 경제규모가 연평균 5%씩 커지고 국내총생산(GDP)의 3%씩 연구개발에 투자된다면 미국이 2000년에 확보한 ‘국가 지식축적량’을 우리나라가 따라잡는 데 50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과학기술정책연구원 신태영(申泰榮·사진)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개발투자와 지식축적량의 국제비교’논문을 요약한다. 한국의 연구개발 활동은 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초기에는 정부주도의 연구개발 활동이 주종을 이루었으나,1983년 이후 민간주도 연구개발 활동 시대가 열렸다.연구개발 활동은 80년대 중반 이후 산업활동의 일부분으로서 정착·발전하게 된다. 한국의 연구개발 투자는 지난 71년 1조 8700억원이던 것이 2000년 127조 5510억원(95년 가격 기준)으로 약 68배 증가했다.선진국과 비교할 때 경제규모에 비해 투자규모가 크게 뒤지지는 않으나 절대규모 면에서 선진 5개 국가(G5) 중 미국·일본·독일에 비해서는 30년 이상 뒤떨어진 수준이다. 유량(流量·flow)으로서 연구개발투자는 저량(貯量·stock)으로 파악되는 지식을생산하는 핵심적인 활동이다.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조직은 지식의 축적량을 늘려나갈 수 있으며,혁신은 이렇게 축적된 지식량의 크기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인다.기업이 생산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기술혁신은 대부분 과거에 산출된 지식 및 경험이 계속 축적되어온 결과로 파악된다.따라서 어떤 국가(혹은 산업이나 기업)의 기술혁신 능력과 잠재력은 지식생산 활동 즉,연구개발 활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나라(혹은 산업이나 기업)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의 누적적 보유량에 의해 표현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단순한 연구개발 투자 비교에서 한걸음 나아가 기술혁신능력을 결정짓는 지식축적량을 추계해 한국과 G5 국가를 비교했다.이를 위해 각국의 통계를 95년 가격으로 환산하고,국제비교에 흔히 쓰이는 PPP 환율을 적용했다.추계 결과,한국의 지식축적량은 기준년도 75년의 18.8억 PPP달러에서 약 37배가 증가하여 2000년에는 687.7억 PPP달러에 이르렀다.지식축적량의 증가분 중 약 72%가 90년대에 증가한 것이다. 75년을 기준으로 선진 5개국과비교하면 미국의 지식축적량은 한국의 약 270배였고,일본은 72배,독일 80배,프랑스 42배,영국 49배 등으로 나타났다.2000년 기준으로 보면 미국의 지식 축적량은 한국의 약 17배이며 일본은 7배,독일 4배,프랑스 3배,영국 2배다.지난 25년 동안 지식축적량 규모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고 할 수 있다. 만약 한국 경제가 향후 연평균 5%의 성장률을 보이고 GDP의 3%가 연구개발에 투자된다고 가정하면,한국이 2000년도 미국의 지식축적량을 따라잡는 데 50년 이상이 걸리고,일본을 따라잡는 데는 3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같은 가정 아래 GDP의 5%가 연구개발에 투자된다면,한국이 2000년도 미국의 지식축적량을 따라잡는 데 약 42년,일본을 따라잡는 데는 25년 정도로 단축될 수 있다.돌이켜 보건대,한국 경제의 성장과정에서 지식생산 활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개발 활동은 거의 무에서 시작해 30여년간의 누적된 지식량을 보유하고 있다.특히 80년대 초 이후 민간이 연구개발 활동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연구개발 투자도 급속히 늘어 민간부문의기술축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세계 500대 기업에 10개이상의 한국 기업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기술혁신 능력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그렇지만 미래의 한국 산업·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가늠할 연구개발 활동의 현주소를 보면,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한국의 기술혁신 능력을 정량화하여 지식축적량으로 표현한다면 한국의 지식축적량의 규모는 2000년에 미국의 5.8%,일본의 13.5% 수준에 불과하다.이는 한국의 연구개발 활동이 지난 20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하더라도 선진국 수준의 기술혁신 능력을 보유하려면 장기간에 걸쳐 지금보다 한층 더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를 늘리고 후발국으로서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과거 한국이 경험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선진국 수준에 이르는 데 걸리는 기간을 훨씬 단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백악관 본뜬 저택서 한끼 600弗짜리 식사

    중국 최고의 부자중 한 명인 황 차오링(43)을 가리켜 직원들은 ‘황 대통령’이라고 부른다.항저우 외곽에 1000만달러를 들여 미국 백악관을 그대로 본따 지은 대저택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집무실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고 바닥에는 미국 대통령 문장이 새겨진 카펫이 깔려 있다.황은 이것도 모자라 집 밖에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흉상을 조각한 러시모어산과 워싱턴 기념비를 축소해 세워놓았다.중국 최대 여행사 등 22개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는 그는 “돈은 꿈을 실현시켜 준다.”며 자본주의 예찬에 침이 마른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중국 백만장자들의 호화로운 생활상을 집중 소개했다.이에 따르면 중국의 남자 신흥 백만장자라면 최고급 이탈리아제 수제 양복을 입고 벤츠나 검정색 롤스로이스를 몰며 한끼에 600달러짜리 식사는 기본이다. 여자들은 루이뷔통과 샤넬 정장에 펜디 고급 핸드백,금목걸이에 최신형 노키아 휴대폰을 갖고 다닌다.쇼핑과 태국·호주 여행은 기본.피부 미백효과가 있다면 뭐든 먹고 애완견을키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경제개혁·개방 이후 재산이 1000만달러(약 120억원)가넘는 백만장자가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1999년 600만달러였던 중국의 50위 부자의 재산이 지난해에는 1억 1000만달러로 18배나 늘 정도로 중국의 고소득층은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신흥 갑부들은 경제개혁 이후 밤낮없이 일만 하며 부를 축적한 계층이다.상당수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가난에 한이 맺혀 있다.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을 모은 이들의 ‘과시적 소비’는 세가지 형태로 나타난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첫째 해외 명품 제일주의다.중국 선천에 광고회사와 부동산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왕 더위안(35)부부는 주말이면 홍콩으로 건너가 해외 명품점을 돌며 쇼핑을 즐긴다.둘째 해외여행 붐이다.오는 2020년에는 1억명이 해외여행을 나갈 것으로 추산된다.셋째,자식들에 대한 투자다.외국의 기숙학교에 유학보내고 주말마다 승마 교습은 물론 2500달러를 들여 초상화까지 그려주는 부모도 허다하다. 중국의 빈부격차는 50년만에 최대로 벌어졌다.일부 계층의 과소비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부정적이다.베이징의 인민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이들이 불법·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균미기자 kmkim@
  • [밀레니엄] ‘경제, 거대한 사탄인가’ 弗 경제학자 지로와의 대담/노동생산 줄여야 공황 막는다

    신설되는 ‘밀레니엄’면에서는 국내외 정치·경제·과학기술 등의 큰 흐름과 그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소개합니다.숨가쁘게 돌아가는 나날의 사건에서 벗어나 세계 사조(思潮)의 큰 줄기를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미래지향적인 기획물을 싣습니다.새로운 현상을 분석하면서 변혁의 흐름을 제시하는 국내외 강연,외국의 기사·저서를 소개합니다.아울러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기획좌담 등을 통해 깊이있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헤지펀드(환투기세력)의 공략,외환시장 붕괴,모라토리엄(지불유예),세계적금융위기,IMF(국제통화기금),뼈를 깎는 구조조정…. 21세기 문턱을 넘는 터널에서 인류는 통과의례를 톡톡히 치렀다.이제는 수요부족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경고까지 나온다.이런 가운데 밀레니엄 대변혁기를 조망해보는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경제,거대한 사탄인가?’(피에르 노엘 지로와의 대담,김교신 옮김,동문선). 작은 분량이지만 이 책은 지구 사회가 안고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학과 사이버세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철학박사이자 프랑스 언론인인 필리프 프티가 주요 이슈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피에르 노엘 지로가 대답한다.필리프 프티는 프랑스의 지성들과 10여차례의 릴레이 대담을 하고 있다.책의 대담을 요약한다. 口오늘날 경제는 인간 행동의 ‘견본’이 됐다.만사가 경제로 설명된다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적 시각 또는 경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제 사탄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경제란 지나친 경의도,모욕도 받아 마땅치 않다.예컨대 노동시장이 시장원리대로 작동하면 각자는 전체 생산물 가운데 자신이 기여한 부분만큼을 요소소득으로 받는다는 경제학 개념이 있다.이는 ‘공정’과 관련된다.반면 ‘평등’은 정치적 개념이다.사람들은 평등을 공정으로 대체하면서 경제학과 정치학간의 불가피한 긴장을 피하려 한다. 口정부의 정책능력이 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해 무력해졌다는 ‘금융시장의 독재’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영토간 자본이동을 통제할 수 있었던 60년대에 국가는 자유롭게 성장론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하지만 펀드매니저,기업 자금담당,은행들이 국경을 넘나들어 투자하게 되면서 환율은 시장에 따라 결정되고 국가가 정책을 펼 운신의 폭은 상당부분 상실됐다.인플레정책을 펴려면 자본이탈을 각오해야 한다.반대로 돈을 맡기는 이들의 입장은 강화됐다.높은 이율을 따라 옮겨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口‘저축자들의 독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과거엔 저축자들이 정부의 독재 아래 있었다고 반박하고 싶다.그것도 소액저축자들이 최대의 피해자였다.큰 손들은 언제든 스위스로 달아날 방법이 있었지만 중산층 저축자들은 약탈당해 왔다. 口투자자들의 최대수익 추구도 이젠 더이상 ‘시장경제 법칙’이 아닌 ‘카지노 법칙’에 따라 이뤄지는 것 같다.= 인정한다.투기는 집단적 현상이 됐다.자본시장이 완전 자유화로 가면서 환율과 이자율 등 모든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다보니 불확실성이 커졌고,위험을 헤지(회피)하기 위한 옵션들,2차 파생상품들이 봇물을 이뤘다.2차상품의 본질은 위험 헤지다.그러나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위험을 부담하려는 이들이 있어야만 거래가 이뤄진다.이른바 투기꾼들이다. 환율,이자율,주가,원자재 가격 등 무엇이든 투기적 거래가 가능하다.투기꾼들은 초고수익을 위해 거품을 부풀리는 위험한 도박을 마다하지 않는다.그들이 한탕 챙겨 떠나 버리면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출렁인다.글로벌화는 이런 메커니즘을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口분데스방크(독일연방은행)의 총재는 2차상품들이 금융시장을 실물경제로부터 완전히 분리시켰다고 비난했는데.= 실물경제가 굴러가려면 어떤 형태로든 금융이 반드시 필요하다.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싫다고 그걸 없앨 수는 없다.2차상품시장 참여자는 투기꾼만이 아니다.정부도 ‘복권사업’으로 참여한다.투기를 더 높은 투자수익을 노린 금융수단간 ‘옮겨타기’로 정의한다면 SICAV(프랑스 투자신탁회사)에 돈을 넣은 소액투자자들도 다 투기꾼이다.투자자금이 투기적 자산인 주식에 일부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투기냐 아니냐가 아니라,어느 정도이냐에 있다. 口자본이 설비투자 등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고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위험한 금융수단 사이를 옮겨다니는 것은 문제 아닌가?= 투기가 심해지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지난 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화폐와 주식시장을 공략한 투기꾼들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그 전에 증시와 부동산에는 이미 투기거품이 있었다.첫째,정부가 은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은행은 돈을 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빌려줬다.둘째,이런 나라들의 특징은 내부 분배가 매우 불공평했다는 점이다.투자처를 찾던 극소수의 부자들은 실물부문 투자수익률이 금융부문 수익률보다 훨씬 낮다는 걸 간파한다.소득불균등으로 인해 생산해봤자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그러나 실물 뒷받침없이 늘어난 잉여자본은 거품붕괴와 함께 결국 터지고 마는 법이다.정부는 은행의 투기적 대출을 엄격히 감시하고 국내소비를 진작시켜 실물부문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口글로벌화에 관한 많은 비판 가운데 글로벌 기업이 국가간 불평등을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불평등이 더 심화될 위험은없는가?= 경험에 따르면 선진국내에선 빈부격차가 심해져도 나라간 빈부격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한국,타이완 등 신흥공업국이나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등은 빠르게 선진국을 따라 잡으려 한다.선진국내 빈부격차가 가속화된 것은 ‘경쟁률 높은 일자리’가 국제사회에 개방되면서,여기서 해고된 사람들이거센 국제경쟁의 외곽지대에 놓인 허드렛 일자리로 떨어지기 때문이다.한국등 ‘아시아의 용들’외에도 앞으로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인구나 기반산업,저력 면에서 훨씬 위협적인 국가들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나설 것이다.선진국에서 경쟁률 높은 일자리의 파괴는 훨씬 가속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중간계급의 축소’를 불러올 것이다.그렇게 되면 마르크스의 예언대로 전세계적 소비저하-자본과잉-공황의 연쇄고리가 또 한번 작동될 지도 모를 일이다. 口이런 재앙의 시나리오에서 중간계급을 구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소비부족과 과잉생산은 동전의 앞뒷면이다.노동자에게 더 소비할 수단을 주거나 덜 일하게 해야 한다.나는 후자가 바람직스럽다고생각한다.‘돈대신 시간’이다.문화와 정치에 짬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口그렇다면 글로벌 경제에서 국가는 무력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의 결론이다.특히 분배의 형평에는 국가개입이 필요하다.다만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인플레 정책,세수(稅收)의 사용처를 정하는 예산상의 힘,공적 일자리의 창출,최저임금을 준조세로 보전하는 정책 등 정부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다만 정책이란 갑에게서 빼앗아 을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늘 뒤따른다.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뿐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피에르 노엘 지로/ “미국주도의 세계화 반대 투명경영 신뢰회복 시급” 피에르 노엘 지로(Pierre Noel Giraud·53)는 미국 주도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경제학자이다.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명문 그랑제콜의 하나인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고,현재는 그랑제콜인 파리 광산학교(Ecole des Mines)의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다.파리 9대학에서도 강의한다. 지로는 세계화와 금융문제를 주로 연구하는 세르나(Cerna·산업경제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그는 “불평등의 책임은 기술진보에 있지 않고 세계화에 있다.”며 세계화의 폐해를 지적한다. 세계화되면서 국민의식의 경제적인 토대가 사라졌다고 통탄한다. 지로는 9월초 프랑스 유력신문인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본주의를 비난하기보다 빨리 찬양했다.”고 토로하면서도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가 근본적으로 1930년대와 다르다고 진단했다.미국 엔론사의 분식회계에서 드러났듯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의 분식회계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해 경제위기의 원인이 신뢰상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구사해온 금융 ‘마법’도 더이상 통하지 않아 기업 신뢰 상실에 따른 제2의 엔론사태가 계속된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런 위기는 금융시장에 내재돼 있던 것이며 전혀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뢰가 무너졌다는 충격 때문에 우리는 자본주의가 훨씬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지만,불안정성은 자율적인 조정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째 방안은 회사 경영진들의 속임수와 분식회계에 소액 주주들이 맞설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벗어나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마지막으로 스톡옵션을 규제해야 한다.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이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규제는 항상 이런 제도개혁보다 늦다는 것이라고 지로는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기고] 21세기 인적자원 개발 전략

    21세기는 노동이나 자본보다는 지식과 정보가 생산의 원동력이 되는 지식기반사회이다. 이러한 시대에 국가경쟁력과 개인의 행복은 얼마나 많은 양질의 지식·정보·기술 등의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개발·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인적자원 현황은 다음의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세계화·정보화시대가 요구하는 국제경쟁력 있는 양질의 인재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둘째,불필요한 분야의 인력을 양산하는 등 인적자원의 개발·활용에 낭비와 비효율이 너무 크다.마지막으로,우리나라 교육이부와 소득격차를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인적자원에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였는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그 동안 우리나라에 인적자원정책이 국가발전전략의 핵심적 위치에 놓이지 못했고 그 결과 인적자원문제에 대한 국가차원의 장기적·종합적·전략적 접근이 없었다는 데서 기인한다.따라서 인적자원에 대한 국가적차원의 ‘비전과 큰 그림’ 없이 산업정책,노동정책,교육정책,과학정책,훈련정책이 각각 따로따로 기획되고 상호 긴밀한 연관성 없이 각자 운영되어왔다. 이러한 근본문제에 대한 올바른 문제의식에서 정부조직법이 개정(2001년 1월29일)되었고,교육부가 부총리부처인 교육인적자원부로 승격하여 부처간 인적자원정책을 총괄 조정하게 되었다.또한 정부는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을 수립(2001년 12월17일)해 이 근본문제의 해결을 위한 범부처적인 노력을기울이고 있다.노력의 일환으로 인적자원개발기본법이 지난 8월 말 제정 공포됐다. 이 법률 제정을 계기로 몇 가지 정책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먼저,우리나라 인적자원의 문제 중에서도 소위 ‘풍요 속의 빈곤’현상을 바로 잡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즉,필요한 인재의 부족 속에서 인적 투자의 비효율과 낭비가 초래된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인적자원의 미래에 대한 종합적 ‘비전 내지 큰 그림’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이 그림을 전제로 각 분야별로 세부전략을 짜고 부문간 협력안(기업,정부,대학,연구소간의 협력체제구축 등) 등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다행스럽게도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가 18개 부처와 협의 조정을 거쳐 수립한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은 이러한 방향으로 진일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앞으로 보다 세부화하고 실효성이 있도록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인적자원정책이 부와 소득분배의 격차를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저소득층,실업자,여성근로자 등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인적자원정책 면에서의 각별한 지원과 대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인적자원정책이 부와 소득의 격차를 개선,사회적 형평성의 제고에 기여토록 해야한다. 아울러,인적자원정책의 정책 결과가 과학적으로 분석·평가·공개되는 체제가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평가 결과의 환류를 통해 지속적인 정책의 질적 개선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이같은 의미에서 이번 기본법이 인적자원정책에 대한 평가와 투자분석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다만 평가기구를 비상임으로 하지 말고 반드시상임평가기구로 만들어 집행-평가-개선-재평가의 선순환(善循環) 구조가 실효성있게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수립한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을 뒷받침하는 법이 제정된 만큼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첫째,예산의 충분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 반드시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하고,둘째로 정책내용이 내적으로 상호모순·충돌하지 않도록 정책의 정합성 유지에 유의하면서 정책집행의 일관성을 반드시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 개혁정책이 그 내용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도중에 책임자와 정책을 자주 바꿔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사실을 거울삼아 최고 정책책임자는 물론이고 비록 정권이 바뀐다 하더라도 최소한 10년은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박세일 서울대 교수 법경제학
  • 스프레드 ‘마녀’오나

    주식시장에 네번째 ‘마녀’가 나타날까? 선물(先物)과 옵션 및 개별주식의 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트리플 위칭데이(Triple Witching Day)가 12일인 데다 제4의 파생상품인 ‘스프레드’(Spread)가 투자자들을 뒤흔들 또 다른 마녀로 떠오를 지 주목된다. 그렇지 않아도 주식시장이 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가라앉아 있는 터여서 더욱 그렇다. 스프레드 거래는 현물과 선물간의 가격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에서 한 단계 더 진전된 거래방식으로,선물(3월물,6월물,9월물,12월물)끼리의 가격차이를 이용한다.따라서 투자자들이 스프레드 거래를 이용해 12일에 9월물을 얼마나 이월할 지 여부가 관심이다. 삼성증권 전균(全均) 연구원은 “한번 학습효과를 누린 기관들이 너도나도 선물간 차익거래를 노릴 경우 시장의 변동성이 줄기는 커녕 불안정성이 더커질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스프레드 거래에서 손해를 보면 현물거래에까지 손을 뻗치기 때문에 스프레드 거래가 시장에 영향을 끼칠수 있다.”고 말했다. 스프레드 거래는 선물만기일때 시장의 급변동성을 누그러뜨린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9월 도입됐다. 선물만기일에 청산(처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주가는 급락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스프레드를 이용해 고객의 미결제 약정이 만기가 돌아온 선물을 청산하지 않고 다음 만기물로 이월되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스프레드 거래는 도입 당시만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그러나 지난 6월 한 증권사가 만기일에 스프레드 거래가 집중 확대되는 점을 이용,투기적 차익거래 전략을 구사해 수억원대의 매매차익을 올린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급기야 외국인들도 지난주부터 스프레드의 매수·매도 포지션(사고 파는 물량)을 널뛰듯 오가며 투기적 차익거래에 몰두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상장지수펀드까지 차익거래에 가세할 것으로 보여 만기일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네티즌 마당/ 사이버 청와대엔 성역이 없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뉴스에서 대통령님을 봤는데 너무 힘들어 보이셨어요.”“대통령께서는 과연 우리나라 국민들의 배가 부르다고 생각하십니까? 북한에 갖다 줄 물자가 그렇게 넘치고 남아돌던가요.”청와대는 아직도 접근하기 두려운 성역일까.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거치면서 일부 개방되었지만 아직 아무 때나 아무 곳에 드나들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그렇다고 할수도 있다.그러나 최소한 사이버세상에서의 청와대는 성역이 아니다.그곳에는 담도 출입금지 팻말도 없다.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청와대 인터넷사이트(www.cwd.go.kr)의 자유게시판은 여론의 백화점이다.그만큼 다양한 계층이 드나들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놓는다.대통령을 위로하는 초등학생의 안타까움부터 잘못된 정책을 질타하는 목소리,정책제안,도와달라는 호소까지 하루에도 수백 건의 글이 올라온다.현안을 놓고 네티즌들끼리 뜨거운 설전을 벌이기도 하고 때로는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 시위를 하기도 한다. ●재방부를 설치합시다 “이번 태풍의 피해액이 수조원에 이를 정도다.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피해를 고스란히 당하고 있을 것인가.해마다 되풀이되는 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재방부는 왜 없는가.재방부를 설치해서 전국의 모든 재해가능시설들을 확인하고 또 튼실하게 새로 설치하는 대대적인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수해 등으로 한해에 손해보는 정도의 금액을 재해방지시설에 투자하라. 그러면 적어도 국민들이 이런 고통은 겪지 않을 것이다.” (hsh) ●차가운 물속에 있을 우리누나를…“저는 이번 태풍으로 인해 하나밖에 없는 누나를 잃어버렸습니다.하루하루 몸이 고달픈 건 참겠지만 마음에 찾아드는 아픔이란 이루 말할 수 없군요.사고가 발생한 건 태풍 ‘루사’가 동해안지역을 덮었을 때인데…. 벌써 5일째이군요.5일이 지난 지금도 누나의 시신조차 찾을 수가 없습니다.범람한 강물에 차가 휩쓸린 뒤 타고있던 5명중 2명은 다행스럽게 빠져나왔지만 누나를 비롯한 3명은….얼마나 무서웠을까요.깜깜한 밤에 야수처럼 덤벼드는 급류에 몸이 휘감기어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떠내려갔을 생각만 하면….우리누나 좀 찾아주세요.” (김낙주) ●왜 서민에게 덤터기를…“부동산 투기억제책이라고 하는 게 알맹이는 빠진 채 여전히 1가구 1주택소유자에게 정책의 실기를 덤터기 씌우고 있다.부동산 투기억제책의 핵심은 1가구 다주택 소유자에게 누진중과세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세금이 무서워서 부동산의 매점매석을 못하게 해야 한다.이번 대책의 골자는 아파트 청약제한과 재산세 양도소득세 중과를 통해 수요를 억제하는 데에 있다.하지만 공급의 확대 없이 수요만 억누르는 방법으로는 아파트값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일시적으로 아파트값이 주춤할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안정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a)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운다고? “최근 일부지역 부동산가격이 급등한다고 해서 정부가 금리인상을 검토 중에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곳은 특정지역 일부에 불과하다.결론적으로 금리인상은 서민들에게 아주 치명적인 조치가 될 것이며,가진 사람들만이 기쁨을 나누게 될 것이다. IMF 당시 서민들은 높은 금리로 인해허덕인 반면,가진 자들은 이자벌이로 인해 소득격차가 더 벌어진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가진 자들의 투기로 인해 발생된 문제는 발생원인 제공자들을 엄중히 다루고,철저한 세금징수와 적절한 규제로써 막아야지,엉뚱한 서민들에게 피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될 것이다.”(회사원)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엄마를 살리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저희 엄마께서는 골수암에 걸리시고 난 뒤부터 삶의 의욕을 잃으신 것 같습니다.너무나도 고통스러워하는 엄마를 보고 있으면 제가 대신 아프고 싶어요. 저희는 엄마의 그런 모습을 바꿔드리고 싶어요.하지만 그러려면 수술을 해서 완치가 돼야 하고,수술을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저희는 아직 어려서 돈을 벌 수 없습니다.그리고 번다 해도 엄마의 수술비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그러니 도와주세요.”(박대승) ●시중에 쌀이 없어요 “농협창고에 쌀이 넘친다고 하던데,지금은 쌀이 없어요.정부에서 정부양곡을 풀지 않아서 정미소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정부양곡을 풀어주세요.”(유수형) ●주5일 근무제 뭔가 잘못됐습니다 “죽자살자 6시에 출근해서 밤9시까지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1시간 더 근무하면 근무수당이 따른다는 말에 일찍 가지도 못하고 일요일마저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일요일 출근 안 했다고 해고시키는 이상한 사업자들….힘들게 고생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조금이나마 공평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 정작 이런 근로자들을 쉴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돈 많은 사업장들에서만 주5일 근무제가 이루어진다니 아! 불공평한 세상….”(선은미) 이호준기자 sagang@
  • 지자체 ‘부익부 빈익빈’ 뚜렷, 재정상태도 갈수록 악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과 꼴찌인 전남의 격차가 4.8배,기초자치단체에서는 경기도 과천시와 전남 신안군의 격차가 5.1배에 달하는 등 지역재정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치단체의 투자사업이 감소하는 반면 경상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 재정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일 행정자치부가 공개한 ‘2000년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에 따르면 전국 248개 광역·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재정자립도는 서울시(94.3%)와 과천시(93.41%)가 각각 1위를 차지했고,전남(19.79%)과 전남 신안군(18.2%)이 각각 가장 낮았다.특히 9개 도(道) 가운데 경기도를 제외한 8개 도와 91개 군(郡)가운데 85개 군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 58.3%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평균 재정자립도는 지난 98년 55.4%,99년 54.2%에 비해 다소 나아졌다. 투자사업비의 비율은 지난 98년 71.7%에서 99년 66.1%,2000년 64.9%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리고 인건비 등이차지하는 경상경비 증감률는 98년 97.3%에서 99년 101.7%,2000년 106.3%로 갈수록 높게 나타나 경상경비 절감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투자비 비율은 대구와 전남이 가장 높았으며,서울과 경기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또 경상경비 증감률은 대구와 경북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부산과 강원은 가장 낮았다. 행자부 박승주(朴昇柱) 지방재정국장은 “일부 지방재정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지방재정의 총 세입은 96조 3337억원,세출은 75조 656억원으로 세입으로 세출을 충당하지 못하는 적자 결산 단체는 없었다.”면서 “자치단체 재정의 투명성과 자치단체간 재정상황 비교를 위해 지방재정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
  • [강남특구 대해부] (3)꺾일줄 모르는 아파트값

    ■31평 아파트 2년만에 2억 ‘껑충' ‘순간의 선택이 1억원을 좌우한다.’서울 강남의 집값이 폭등하면서 우리주변에서 가볍게 웃어 넘기기에는 씁쓸한 얘깃거리들이 양산되고 있다.‘새집에서 살고 싶어 남편을 졸라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팔고 새 아파트로 이사한 아줌마가 집 팔고 몇달만에 1억원이 오르자 홧병으로 드러누웠다.’는 얘기는 최근에 나돈 얘기이다.강남으로 이사하자는 부인의 권유를 뿌리치고 강북을 고수(?)하다가 1년만에 집값 차이가 1억원 이상 나자 부부싸움을 크게 벌였다는 가정도 있다.강남 집값 상승 랠리가 빚어낸 이런 얘기들은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월급쟁이가 평생 월급을 모아도 벌까말까한 돈을 강남 아파트 투자를 통해 모은 경우도 있다.그만큼 강남의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다. ◇1억원은 기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P(43)씨는 지난해 1월 33평형 삼성아파트 1차를 2억 7000만원에 팔고 8000여만원을 보태 3억 5000여만원을 주고 대치동 선경아파트 31평형을 샀다. 당시에는 좀 무리인 듯했지만 1년 8개월여가 지난 지금P씨는 자신의 탁월한 선택을 뿌듯해 하고 있다. 현재 선경아파트는 5억 6000여만원.하지만 공덕동 삼성아파트는 3억 3000여만원에 불과하다.이사를 통해 2년도 안돼 무려 2억원 이상을 번 셈이다. 반면 같은 아파트에 살다가 이사 권유를 뿌리치고 그대로 남은 P씨의 동서K(41)씨는 한순간 선택을 잘못해 가만히 앉아서 2억원이 넘는 돈을 놓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P씨의 경우는 실수요자인 경우지만 본격적인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늘린 경우도 있다. 여의도에 살고 있는 C씨는 지난해 중반 여윳돈으로 재건축 대상인 도곡동 주공 1차 13평형을 3억 5000여만원에 샀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지난 1월 재건축 사업승인이 나면서 지금은 6억 3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1년새 2억 8000여만원을 번 셈이다. 강남의 아파트 보유자 가운데 가격이 오르자 이를 팔아 이익을 본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고 아직 보유중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특성을 감안하면 투자자든 거주자든 이번 상승랠리를 통해 보통 1억∼2억원가량의 평가이익을 남겼다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얼마나 올랐나-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월 이후 올 8월 현재 63.5%가 올랐다.그러나 이는 재건축 아파트를 포함한 가격이다. 이 기간동안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이 무려 91.8%가 올랐다.2년이 채 못돼 아파트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재건축 대상이 아닌 강남의 일반아파트는 50.9%가 올랐다.재건축 대상 아파트만은 못해도 상승폭이 높기는 마찬가지이다. 반면 서울 전체 아파트는 39.9%가 올랐다.강북(서초·송파·강동구 등 제외)은 29.7%가 올랐다. 상승률에 있어서 강남의 아파트는 강북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처럼 강남의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공급부족에다가 재건축 아파트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주변 아파트까지 덩달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강남의 아파트 가격상승이 정상적인 패턴은 아니지만 정부의 투기단속 등으로 쉽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면서 “강남아파트의 가격 추이는 몇달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강남에 살아보니/ “딸 교육때문에 이사 집값까지 올라 기뻐” “딸 교육 때문에 서울 강남으로 이사했는데 덤으로 집값이 오르니 좋기는 좋네요.” 미국 지사로 발령난 남편을 따라 5년여 미국생활을 하다가 지난 98년 3월 귀국,강남구 대치동에 5년째 살고 있는 주부 이인수(44)씨의 얘기다. 미국에 가기전 용산구 동부이촌동에 살던 이씨 가족이 귀국후 강남에 자리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녀의 교육 때문이었다. 한창 성장기에 5년여를 미국에서 보낸 딸이 어떻게 하면 귀국해 잘 적응할까를 생각하던 중 주변의 친지와 동료들이 강남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귀국해보니 강남 일대에 외국에 살다가 온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한 학원이 많아 딸의 한국 적응에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강남에는 외국생활을 하다가 귀국한 상사 주재원이나 유학생 부부가 많다는 게 이씨의 얘기다. 강남 진입은 교육 때문이었지만 덤으로 얻은 것은 가격상승에 따른 재산가치의상승이었다.당초 이씨는 귀국후 전세를 살았다.그러나 전세를 살다보니 이사 등이 불편해 아예 대치동 우성아파트 31평형을 2000년에 3억 3000여만원을 주고 사버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강남의 집값이 오르면서 현재는 6억 3000여만원으로 크게 올랐다.자연스레 3억원 가량을 번 셈이다.이씨는 주식투자에서 입은 손실 1억여원을 만회하고도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부동산에 몰린 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가지 않고 계속 부동산에 머무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곳은 재건축 대상 소형 아파트가 3억∼4억원에 달해 외부에서 진입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은 살던 집을 처분하고 인근의 아파트로 옮기는 등 나름의 재테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값이 크게 오르고 일부 투기꾼이 가세하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지만 강남 거주자가 특별하게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곳 주부들도 아침이면 남편 출근시키고 자녀 등교시키느라 북새통을 떠는 다른 주부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다만 생활수준이 높아 취미생활 등을 맞추는 게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교통문제다. 지금도 하루종일 막히는데 재건축으로 가구수가 늘면 교통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씨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남편 등 가족과 함께 양재천을 걷는 것을 이곳에 사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김성곤기자 ■대치동 뜨고 압구정동 지고 서울 강남의 터줏대감 자리를 놓고 대치동과 압구정동의 경쟁이 뜨겁다. 얼마전까지 압구정동은 강남의 대표적인 고급아파트 단지여서 강남이라고하면 압구정동을 떠올릴 정도였다. 압구정동이 강남을 상징하는 단지가 된 것은 1980년대 들어선 80평형대 아파트가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선도했기 때문이다.지금도 구 현대 7차 80평형은 20억원대로 압구정동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그러나 90년대 초반 대치동에 괜찮은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압구정동의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91년 1월 압구정 현대 65평형은 7억 5500여만원이었던 반면,대치동우성의 같은 평형은 8억 4500만여원이었다. 가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더욱 벌어졌다.지금은 부활된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깨지면서 강남에 대형평형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압구정동 현대·한양아파트가 대치동 아파트 가격에 근접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달 현재 대치동 우성아파트 1차 55평형이 10억 4000여만원,압구정 구현대 2차 54평형은 8억 8000여만원이다.또 압구정 한양 5차 54평형은 9억 8000여만원으로 가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대치동과 압구정동을 직접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압구정동은 전통있는 단지답게 각종 문화시설을 갖춘 장점을 갖고 있는 반면 대치동은 좋은 교육여건을 지녔기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강남 아파트 시가총액 111조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얼마나 될까.’ 27일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시가총액은 무려 111조 294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올해 우리나라의 1년 예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파트수는 총 24만 552가구로 평균 평당가는 1524만원이었다. 특히 학원 밀집가로 강남 아파트의 투기 진원지로 지목됐던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시가총액은 2조 2542억원으로 지난해 1월 1조 522억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났다. 매매가도 지난해 1월 31평형이 2억 2500만원에서 4억 7000만원으로 2억 4500만원 올랐다.34평형은 2억 7300만원에서 6억원으로 3억 2700만원이나 뛰었다.아파트 재건축 추진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앉아서 2억∼3억원을 번 셈이다. 닥터아파트 곽창석(郭昌石) 이사는 “강남권 아파트는 가격이 일단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며 “강남의 대체 주거지가 개발되지 않는 한 비(非)강남권과의 아파트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취임6주년 유인종 서울시교육감/ “영어교육 40억 투자”

    유인종(劉仁鍾)서울시교육감이 26일로 취임 6주년을 맞았다.유 교육감은 지난 6년간 초등학교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지필고사를 폐지했고,초·중·고교의 특기적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학교 교육을 크게 변화시켰다. “아직 보충수업과 선행학습 등에 있어 교장과 교사들을 완전히 설득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학부모들의 자기중심적인 태도도 바꿔놓지 못했습니다.하드웨어인 제도를 바꾼다고 달라질 문제가 아닌 만큼 내실을 다지는 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유 교육감은 취임 초기에는 대학교수 출신이라 초·중등교육의 현장을 모른다는 비판도 적지 않게 받았다.그러나 이제는 나름대로의 교육철학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행복한 교육자’로 통한다. 유 교육감은 ‘내 자식만은…’이라고 말하는 자녀교육에 대한 욕심을 ‘우리 자식…’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숙제라고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다.당장은 어렵겠지만 차세대라면 가능하다는 게 유 교육감의 생각이다.현재 초등·중학교 학생이 부모가 되는 20년후쯤 뒤에는 ‘더불어 사는 건강한 사회’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유 교육감은 설명했다.그때쯤이면 강남·강북간의 격차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유 교육감은 초·중·고교를 마치면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은 어렵지않게 하겠다는 목표 아래 교사들의 영어교육에 40억원을 집중투자할 계획이다.겨울방학 한달간 교사 300여명이 참가하는 ‘교사 영어캠프’를 여는 한편 홈스테이를 활용하는 외국연수로 중·고교 영어교사 4000여명의 실력을 한단계 높일 방침이다. “영어교육이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교사의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신임 교사에게 토플 600점 이상을 요구하고 영어점수에 가산점을 주면 현직 교사들도 자극을 받을 겁니다.” 선진국에서는 장애학생에게 일반학생의 10배의 교육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하면서 장애학생과 부적응학생에 대한 집중투자를 약속했다.직업교육 커리큘럼을 다양화해 획일화된 교육환경에 부적응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유 교육감은 “중등교육은 대학입시 준비과정이 아니다.”면서 “고교를 마치면 ‘교양인’으로 살 수 있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또 수능시험 출제위원을 대학 교수가 아니라 고등학교 교사가 맡도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사설] ‘세금도둑’들의 투기 행각

    국세청 조사로 드러난 서울·수도권 재건축아파트 투기행각은 악질적이다.남이야 죽건 말건 자기이익만 챙기는 이런 이웃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겨야할지 의문이다. 국세청은,수년에 걸쳐 재개발 아파트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범이었음에도 일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할 수밖에 없었는지 궁금하다. 강남에 사는 50대 부인은 아파트 9채를 보유한 것도 모자라 2000년 이후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만 17채를 사들였다.그럼에도 당사자나 남편이 그동안 소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돼 있었다니 해괴하다.변호사 남편과 의사 아내도 재건축 아파트만 10채를 구입했는데 이들 부부의 4년간 신고소득이 3300만원에 그쳤다고 한다.아파트 분양권만 12채를 구입한 사람도,부인과 미성년자인 자녀명의로만 아파트 7채를 구입한 자영업자도 있다.이들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 조사에서만 3채 이상이 61명,4채 이상이 34명,5채 이상이 48명이나 된다니 가진 사람들의 시민의식이 놀랍다. 제대로 세금을 내고 부동산에 투자했다면 반사회적이지만 ‘투자’로 이해하고 싶다.그러나 이들이 탈세한 돈으로 공동체를 파괴할 정도의 투기행각을 벌인 것은 법정신으로나,시민정신으로 용서할 수 없는 흉악한 범죄행위다.탈세로,투기로 서민들을 영원히 무주택의 빈곤층으로 만들고,빈부격차로 계층간 골을 깊게 한 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응징해야 한다. 투기대책에 국가의 징세권이 동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면이 있다.그러나 이미 국민 모두의 세금 관련 정보를 종합한 전산시스템을 보유한 국세청이 이러한 파렴치한들을 놔두고 도대체 지금까지 뭘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평소 하명(下命) 사안에 대해서는 비호처럼 달려드는 국세청이 아니던가.하물며 강남지역은 수십년간 투기의 진앙지였다.적어도 몇 사람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가 파괴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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