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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포스트 BRICs] (10) 인도네시아 (하)

    [이젠 포스트 BRICs] (10) 인도네시아 (하)

    |자카르타·차궁칠린칭(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우기(雨期) 막바지에 접어든 인도네시아는 찜통 더위가 계속되다가도 오후에는 어김없이 한 차례씩 장대비가 내렸다. 지난달 25일 자카르타 북쪽의 차궁칠린칭에 있는 보세 수출공단인 KBN공단을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 올랐을 때에도 비가 쏟아졌다.1시간 남짓의 폭우로 고속도로는 차량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물에 잠겼다. 비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허술한 배수로 시설이 문제였다. 경제 관료들이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가장 절실하다.”고 외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었다. 2시간에 걸쳐 조심스레 달려간 끝에 도착한 KBN공단은 1970년대 구로공단을 깨끗하게 업그레이드한 모습이었다. 컨테이너를 짊어진 트럭이 쉴 새 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젊은 여공들의 눈빛이 빛났다. ●한국의 전방위 투자 53만평에 펼쳐진 KBN공단은 한국 업체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주 봉제업체 165개 가운데 120개가 한국 기업이다. 숫자뿐만 아니라 규모나 시설 면에서도 타이완이나 중국 업체에 비할 바가 아니다. 타이완 업체 사장은 “임금은 한국 기업과 차이가 나지 않는데 복리후생이나 시설 면에서 격차가 커 노동자들이 한국 업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공단에서 두 개의 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는 한세상사 박정운 전무는 “한국에서는 이제 봉제 공장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인도네시아의 봉제 산업은 한국 기업이 다 장악했다.”면서 “캄보디아나 필리핀에 비해 임금이 비싼 편이지만 노동자의 자질은 훨씬 훌륭하다.”고 말했다. 실업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도 노동집약적 산업인 봉제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한국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봉제 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시장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다.1979년 진출 이후 19개의 대형 공사를 따낸 쌍용건설은 지난해 일본 최대 건설사인 시미즈와 17개월간의 경쟁 끝에 1억 3000만달러 규모의 ‘플라자 인도네시아’ 확장 공사를 따냈다.47층 규모의 초호화 주상복합 건물로 자카르타의 새 상징물이 될 전망이다.SK㈜도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페르타미나와 합작해 하루 8000배럴 이상의 윤활유를 생산하는 정유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BKPM)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한국의 투자액(승인기준)은 8억 7740억달러로 4위였다. 건수로는 312건으로 가장 많다. 코트라(KOTRA) 자카르타 무역관 김병권 관장은 “1102개의 한국 업체가 진출했고,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도 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1992년 이후 304억달러 투자 ‘세계 최다´ 한국의 투자 경쟁상대는 일본이다.1942년부터 3년간 인도네시아를 지배했던 일본의 자본은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빠져나갔다가 최근 회귀하는 양상이다.1992년 이후 일본의 인도네시아 투자액은 304억달러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 BKPM의 하리 바키티오 규제개혁국장은 “일본이 없으면 인도네시아도 없을 정도로 일본 자본이 우리 경제의 바탕을 이룬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총외채 1307억달러 가운데 33%가 일본 부채”라고 밝혔다. 특히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시장은 일본 업체가 90% 이상 장악해 좀처럼 틈새를 찾을 수 없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팔린 31만 8883대의 자동차 가운데 29만 6492대가 일본차다. 한국의 KOTRA격인 일본 제트로(JETRO) 자카르타 센터에는 제트로 직원은 물론 경제 부처와 대기업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상주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일본 대기업들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 각국에 진출한 현지법인간 거래를 활성화시켜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한다. 미쓰이물산에서 제트로에 파견된 미노루 야수이 투자자문관은 “올해가 인도네시아 투자의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면서 “대기업들이 현지화한 만큼 이젠 대기업에 납품하는 일본 중소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window2@seoul.co.kr ■ 코린도 그룹 이원제 사장의 현지 진출 전략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3만여명에 이르는 한국 교민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업은 단연 코린도(KORINDO·코리아+인도네시아) 그룹이다.1969년 인도네시아에 진출, 목재업으로 사업을 일궈 지금은 연매출액 8000억원 규모의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펄프·제지·컨테이너·금융에 이어 최근 팜오일 등 바이오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사세를 확장했다.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20위권에 들어간다. 승은호 회장은 해외에서 가장 성공한 한상(韓商)으로, 동남아에서 화상(華商)과 맞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한국 기업인으로 꼽힌다. 현지 한인회장, 상공회의소회장은 그의 당연직처럼 여겨진다. 승 회장과 함께 34년 동안 ‘코린도 신화’를 일군 이원제 사장은 “합판 수출액이 지난해 3억 5000만달러이고, 지난 3월 현대자동차와 상용차 및 버스 조립공장을 세웠다.”면서 “1만 3000㏊에 이르는 팜오일 플랜테이션 농장을 10만㏊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1998년 폭동이 났을 때에도 한국인들만 떠나지 않았고, 이 사실을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수마트라와 보르네오 밀림에서 맹수와 싸우며 벌목을 했던 기상으로 한국 기업들은 이제 새 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망한 진출 분야에 대해 이 사장은 “코린도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경쟁력을 지닌 원목에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라면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인도네시아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KOTRA 자카르타 무역관은 인도네시아 진출 전략으로 ▲소비계층 분화에 대비한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 개발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및 IT 투자 확대 ▲석유대체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을 꼽았다. window2@seoul.co.kr ■ “폭발적 증가 중산층 겨냥 고급 생필품·IT쪽 승부를”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일본 기업들은 앞으로 식품가공이나 화학, 의약품 쪽에 눈을 돌릴 전망입니다.” 제트로(JETRO·일본무역기구) 자카르타 센터의 다케시 혼조 부관장은 “자동차, 전자, 휴대전화 등 그동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성공한 일본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다른 국가들이 하기 힘든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케시 부관장은 특히 “도로·철도 건설이나 에너지 개발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은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인도네시아와 인접한 국가들이 투자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일본과 한국은 인도네시아 경제가 성장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산층이 요구하는 수준 높은 생활필수품이나 최첨단 정보기술(IT) 제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강점으로 풍부한 천연자원,2억명이 넘는 거대한 내수시장, 근면한 노동력, 일본에 우호적인 감정 등을 꼽았다. 반면 인도네시아 투자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는 불분명한 조세정책과 노동법을 들었다. 다케시 부관장은 “부가가치세율의 산정 근거가 모호하고, 환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8년 근무한 노동자가 직장을 그만둘 경우 11개월치의 월급과 위자료까지 줘야 하는 현행 노동법 때문에 ‘야반도주’하는 외국기업까지 생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케시 부관장은 현대자동차가 최근 현지 한국 기업 코린도그룹과 함께 상용차와 버스 조립공장을 세운 데 대해 “관공서 버스나 앰뷸런스, 경찰 순찰차 등 공공부문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window2@seoul.co.kr ■ 공장설립 첫발 18개월 소요 “기다릴 줄 알아야 사업 성공”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기다릴 줄 알아야 이긴다.’ SK㈜ 자카르타지사의 이경일 지사장은 인도네시아 비즈니스의 성공 요인으로 ‘시간’을 꼽았다. 이 지사장은 “국영석유기업과 공장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첫 대면을 하는 데만 1년 반이 걸렸다.”면서 “한국적인 ‘스피드’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시간 개념이 약하다. 기자는 10여명의 현지 관료와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면서 약속 시간에 맞춰 나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인터뷰 직전에 시간과 장소를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쌍용건설 자카르타지사 이희원 지사장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웬만하면 ‘노(No)’라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상대방의 태도에서 긍정과 부정을 느껴야지, 말만 믿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은행 자카르타법인 이민재 법인장도 “‘뭉킨 비사’라는 말이 있는데,‘아마 가능할 것’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부정을 뜻할 때가 더 많다.”고 소개했다. KOTRA 무역관 복덕규 차장은 “‘고맙다.’는 표현이 ‘트리마 카시’인데 이는 ‘받고, 주다.’라는 뜻”이라면서 “상대방이 뭔가 먼저 해주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봉제업체 한영의 박창후 과장은 “이슬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이슬람을 폄하하는 발언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window2@seoul.co.kr
  •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 그 속에서도 임금 최대 3배차이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 그 속에서도 임금 최대 3배차이

    공공기관별로 기관장 및 직원들이 받는 연봉 격차가 각각 최대 9배,3배 가까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들의 임금이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월등하게 높아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8일 기획예산처와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과 대형 기타공공기관 등 38개 핵심 공공기관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5300만원, 기관장 평균 연봉은 2억 32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평균 5300만원…금융 ’빅5’ 7500만원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관은 산업은행으로,8600만원이다. 가장 적은 국립공원관리공단(3200만원)의 2.7배에 이른다. 산업은행을 비롯, 한국투자공사, 수출입은행, 증권예탁결제원, 기업은행 등 이른바 ‘빅5’ 금융 공기업들의 직원 평균 연봉은 7500만원으로, 나머지 비금융 공기업 4800만원에 비해 56.2%인 2700만원이 더 많았다. 금융 공기업 11곳의 직원 평균 연봉은 전년보다 300만원 가량 늘어난 6600만원이었으며, 비금융 공기업보다 37.5% 높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 임금 상승률도 금융 공기업은 4.8%를 기록한 반면, 비금융 공기업은 2.1%에 머물렀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5곳은 직원 평균 연봉이 4000만원을 밑돌았다. 기술보증기금 직원의 평균 연봉은 6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었다. 이는 전년에 명예 퇴직자들에게 위로금을 주기 위해 직원 임금을 일부 반납했기 때문이라고 기금측은 밝혔다. ●수출입행장 7억…산재의료원장의 8배 기관장 연봉(기본급+성과급)으로는 산업은행 총재가 7억 4200만원으로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8500만원으로 기관장 연봉이 가장 적은 환경관리공단·산재의료원은 산은 총재 연봉과 격차가 8.7배까지 벌어졌다. 특히 이들 기관장 연봉은 산업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11개 금융 공기업 기관장 평균 연봉은 4억 1200만원으로, 비금융 공기업 기관장 1억 5900만원의 2.6배로 파악됐다. ●기관장 연봉 대부분 인상 기관장의 경우 경영실적 하락에 따른 상여금 감소 등으로 연봉이 삭감된 곳도 있으나, 대부분 인상됐다. 가스공사 사장은 연봉이 3억 3700만원으로 37.0% 늘었는데 2005년 소송문제로 성과급 지급이 유보됐다가 지난해 경영실적 호전으로 성과급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코트라 사장 연봉이 급감한 데는 지난해 고객만족도 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성과급을 반납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석유공사 등의 기관장 연봉 증감 폭이 큰 것은 취임 시기에 따른 영향이 크다. ●감사 평균 1억 8000만원 ‘황금 보직’ 감사와 상임이사의 평균 연봉은 각각 1억 8000만원,1억 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감사의 경우 산업은행이 5억 4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상임이사 연봉으로는 산업은행 4억 2700만원, 수출입은행 3억 6200만원, 기업은행 2억 8100만원, 주택금융공사 2억 1000만원 등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보수 수준을 제대로 비교하려면 업무 성격, 조직 규모, 평균 근속연수 등 기관별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298개 공공기관의 인건비 내역은 다음달 초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 시스템’을 통해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업무용 신도시 만들어야/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업무용 신도시 만들어야/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지금과 같이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도 결국 강남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대체관계에 있는 인접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시차를 두고 상승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보유세 강화를 비롯한 각종 조세정책을 동원했으나 강남 아파트 가격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국회를 통과하자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할 경우 막대한 이익이 남는 재건축이 불가능해져 재건축 아파트의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동산가격이 상승한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원인은 재건축 때문이었다. 한동안 금기시되어 오던 재건축을 지난 정부부터 허용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여 강남 아파트의 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재건축을 통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는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킬 수 없다. 한정된 지역에 늘어나는 작은 공급물량으로는 투기적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건축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후 아파트는 층수가 늘어나지 않는 리모델링으로 유도하고, 동시에 최근 국회를 통과한 분양가 상한제와 같이 재건축 수익에 대한 기대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강남의 주택수요를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업무용 대체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신도시와는 달리 강남 테헤란로의 상업용 건물을 대체하는, 새로운 직장이 밀집한 업무용 신도시를 수도권에 건설하는 것이다.1990년대 이후 만들어진 분당·일산과 같은 신도시는 주거용이지 업무용 신도시는 아니었다. 신도시에는 주거용 아파트만 있고 직장은 모두 강남에 있기 때문에 강남의 주택 수요는 계속 늘어났던 것이다. 우리 경제는 나날이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업무용 도시를 수도권에 만들지 않는다면 강남의 업무용 빌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직장과 인접한 강남지역의 주택수요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선진국에서는 업무용 신도시를 만들어 늘어나는 도심의 업무용 사무실 수요를 분산시키고 있다. 우리도 과거 강북이 업무용 빌딩의 중심지였으나 강남을 개발하면서 그 수요를 분산시켰던 경험이 있다. 물론 강남에 있는 직장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강남 주택에 대한 선호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지지 않을 것이다. 또 강남 아파트가 재건축되면서 막대한 투자이익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강남 주택의 수요도 줄어든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강남의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가장 좋은 대책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처방 없이 지금처럼 강남지역의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빌딩 신축을 허용하여 강남에 있는 직장 수를 늘어나게 하는 정책으로는 강남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과도하게 높아진 부동산 가격은 결국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약화로 귀결돼 미래의 우리 경제를 깊은 수렁으로 떨어뜨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상승은 돈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빈부격차를 심화시켜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사회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 노동자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보다 많은 임금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원가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업무용 신도시 개발을 통해 강남 집값부터 잡아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중국측 백두산 인삼 “한국인삼 게 섰거라!”

    중국이 지린(吉林)성 백두산에서 생산되는 인삼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시켜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 인삼과 경쟁을 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차이나 데일리는 8일 지린성 백두산에서 생산되는 인삼이 품질이나 효능 등에서 한국산 인삼과 대등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지린성 인삼관리판공실의 장후이 주임은 “지린성 인삼은 ㎏당 25위안에 불과한 반면 한국산 인삼은 ㎏당 300-400위안에 팔리고 있다”면서 “갈수록 가격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에 비해 인삼 수출량이 3배 정도에 달하지만 중국이 인삼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연간 2천800t의 인삼을 생산해 30% 정도를 수출하고 있는 한국은 다년간의 마케팅을 통해 국제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아주 비싼 값에 인삼을 팔고 있다. 장롄쉐 중국농업대학 한약재대학 학장은 “시장 지향성이 떨어지고 브랜드 가치가 없으며 지금까지 연구를 게을리 한 것이 지린성 인삼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학장은 또 “옛날 방식의 인삼 처리기술과 낡은 장비, 단순하고 조잡한 포장술, 불충분한 마케팅 노력도 지린성 인삼의 값어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지린성에는 유명한 브랜드가 없다”면서 “지린성 인삼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린성에서 생산되는 모든 인삼에 대해 단일 브랜드를 만들어 달라고 국가공상총국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린 인삼’의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엄격한 규정을 만들 계획이며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들에 대해서만 이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 학장은 “백두산의 자원 개척을 위해 모두 5억위안(65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지린성에 인삼공원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백두산 일대 4천여개 농가가 입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삼공원이 완공되면 약재와 건강보조제품, 화장품 등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며 인삼 재배업자들의 수입이 연간 4천200위안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산(白山)시 당서기인 옌바오타이는 “지린 인삼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동북아투자무역박람회가 열리는 오는 9월 전세계를 대상으로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하노이 국제공항에서 수도 하노이 시내에 이르는 탕롱노이바이 고속도로. 베트남에서 기자를 가장 반갑게 맞이한 것은 다름아닌 다국적 기업들의 입간판이었다. 산요 파나소닉 LG 삼성 도요타 인텔 후지쓰 도시바 BMW 소니에릭슨 노키아 등 왕복 4차선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어림잡아 100개는 돼 보였다. 조금 더 지나자 입간판에서 본 기업들의 공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밤 중인데도 불을 켠 공장 사이로 곳곳에서 지게차가 열심히 상자를 나르고 있었다.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 김영웅 관장은 “최근 중국이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철회하고 저부가가치 산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베트남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 성장…26년째 상승 베트남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브릭스’,‘VISTA’,‘TVT’,‘넥스트11’ 등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합성어) 이후 주목받는 나라를 가리키는 신조어는 모두 베트남을 포함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8.17% 증가,5년째 7%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8년 동안 플러스 성장을 해온 중국에 이어 26년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64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2012년까지 1200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시장도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월 304.23으로 출발한 호찌민시 증권거래소 지수(VN-Index)는 올 1월10일 1023을 넘어서면서 3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선출된 응우옌 민 찌엣 베트남 국가 주석이 최우선 공약으로 내놓은 부패 척결과 인프라 건설도 착착 진행중이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전 녹 다오 부의장은 “수출은 매년 20% 이상 늘면서 전체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곧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베트남 사람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국가도 서방국으로까지 확대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에 따르면 2006년 외국인 투자액은 78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투자국도 타이완,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 아시아권서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로 확대되고 있다. 수출관련 법령이 정비된데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시면서 불안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안희완 베트남 경제연구소 소장은 “2007년은 베트남호가 WTO라는 돛을 달고 오대양으로 나가는 해다.1995년 아세안에 가입하면서 역내 경제에 편입됐고 지난해 11월 WTO에 가입하면서 이제 세계 경제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 베트남 법인의 이재성 법인장은 “1인당 GNP가 1000달러일 때 산업 수요는 배로 뛰는데 그 시기가 바로 2009년”이라면서 “그 때쯤이면 석유, 화학, 자동차 공장이 완성돼 베트남도 2차 중화학공업의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인프라 부족…전기도 쉬 끊겨 베트남 경제가 넘어야할 산도 많다. 전력, 도로, 석유정제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부분 수력발전이어서 건기에는 호찌민 시내에서도 하루 한두번 전기가 끊기기도 한다. 또 산유국이지만 정제시설이 없어 원유를 수출해 재수입하느라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 신흥국가의 특징 중 하나인 빈부격차도 성장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다오 부의장은 “WTO 가입에 따라 세계표준에 맞는 법률제도 정비를 무엇보다 서두르고 있다.”면서 “인프라에 못지않게 인적 자원이 중요한 만큼 의무교육제도를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now0@seoul.co.kr ■ 베트남 사람들은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전 녹 다오 호찌민시 상공회의소 부의장은 투자처로서 베트남의 강점으로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이점 ▲질 좋은 노동력 ▲안정된 정치사회 환경을 꼽았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중국과 가깝다. 중국 다음의 아시아 투자처로 베트남이 1순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다.3000㎞가 넘는 긴 바다도 수출입을 용이하게 하는 조건이다. 호찌민시의 사이공강은 수심이 12m나 돼 큰 배가 드나들기에도 좋다. 산유국인 베트남은 가스, 철, 마그네슘 등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또 인구가 8500만명으로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으면서도 60% 이상이 26세 이하의 젊은이다. 손재주가 좋고 빨리 보고 배운다. 기본적으로 베트남 사람들은 무척 부지런하다. 새벽 4∼5시만 되면 오토바이를 끌고 일터로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집앞을 쓰는 모습은 다른 동남아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교육열도 상당히 높다.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쯤에는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오토바이가 밀려든다. 이곳 고3생은 우리나라 고3 못지않은 공부량에 파묻혀 산다. 직장인 중에는 야간대학이나 학원을 다니면서 자기개발을 멈추지 않는다.1960∼70년대 한국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다른 동남아시아국가와 비교해 안정된 정치·사회적 배경도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공산당 1당 체제로 쿠데타 등 정치적 위험사태가 발발할 가능성이 적고 지도자가 바뀌더라도 외국인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기조는 유지된다.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달리 화교나 군부세력이 전혀 힘을 못쓰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1994년부터 97년까지 삼성전자 베트남 지점장을 지낸 뒤 인도, 두바이 등 성장시장을 거쳐 올 2월 베트남으로 돌아온 삼성비나 박제형 법인장은 “왜 베트남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인구가 많아 내수시장으로서 성장가능성이 충분하고 인건비가 싸 수출기업으로서도 매력이 있습니다. 정부가 외국기업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데다 WTO가입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텐데 오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나라와 같은 유교문화권이라 사고방식도 비슷하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한국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전한 나라”라는 호찌민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snow0@seoul.co.kr ■ “경제 막 걸음마 땐 수준이지만 제도·절차는 세계 기준에 맞춰” |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호찌민 경제대학 무역학과 학과장 보 탄 뚜교수는 현 베트남 경제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라고 비유했다. 뚜 교수는 “아기일 때는 몇달 만에 쑥쑥 자라는 게 눈에 보이지만 저처럼 쉰살이 되면 시간이 지나도 더이상 자라지 않고 성숙해 가죠.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자라고 나면 안정적인 단계가 올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뚜 교수와의 일문일답. ▶WTO 가입이 베트남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우선, 절차와 제도가 세계 기준에 따라 바뀌면서 간단해졌다. 둘째,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가속화돼 국내 기업이 많은 자극을 받을 것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베트남 기업의 외국진출 기회도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베트남은 원료의 60∼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세율이 낮아지면 전체 제품의 가격도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절차가 간단해져 시간비용이 줄고 고질적인 뇌물관행도 사라질 것이다.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나? -WTO에 가입했지만 1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다. 그동안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불리한 대우를 받을 것이다. 또 경험이 없고 규모가 작은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미 파산한 사람들도 꽤 있다. 외국제품들의 시장 독점이 심해져 소규모 사업자의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미 음료시장의 경우 80∼90%를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차지하고 있다. 영화산업도 한국영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 금융, 건설·부동산 등으로 개방분야가 확대되면 베트남 토종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심해질 것이다. ▶베트남 경제가 거품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학자 입장에서 일정 부분 거품이 보이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컵에 맥주를 따르면 당연히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다. 계속해서 거품을 최소화하고 맥주로만 잔을 채울 수 있도록 정부와 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snow0@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코트라 무역관이 자리한 칠레 산티아고 서부 프로비덴시아 지구의 셉티엠브레 11번가에는 기업체,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깔끔하게 꾸민 상점, 카페, 레스토랑은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를 방불케 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산타아고시가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라스 콘데스 지구가 나온다. 하얏트, 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과 칠레 최대의 복합 쇼핑몰(아푸만케) 파르케 아라우코가 들어서 있다. 파르케 아라우코에서는 팔라벨라, 파리스 등 대형 백화점들이 패션의류·가전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의 발길을 붙든다. 삼성,LG, 대우의 전자제품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최숙영 산티아고 무역관 과장은 “평균 1%대에 불과한 초(超) 저관세가 이곳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칠레가 ‘세계의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칠레가 농업·수산업·광업(1차 산업)과 서비스업(3차 산업)으로 양극화된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강중국(强中國)’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렛대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등 첨단산업이다. ●1차 산업의 확실한 경쟁력 칠레는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이 17%(한국 28%)에 불과하다. 북부 아리카 지역 등 일부를 빼면 산업공단이 없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다. 제조업 수출도 표백펄프, 제재목, 포도주, 어분, 메탄올 등 농림수산물 가공제품이 태반이다. 산업의 원천은 세계 공급량의 40%에 이르는 구리다. 지난해 333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하며 최대 무역흑자를 견인했다.2004년 파운드당 1.30달러이던 국제 구리값이 지난해 2.27달러로 뛴 덕이다. 연어도 지난해 노르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2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포도·아보카도 등 농산물도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과 통신, 금융이 강세를 보인다. 한국처럼 칠레에서도 카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팔라벨라, 파리스, 리플레이, 리데르, 에코노, 알마크, 소디막 등 경쟁력 높은 토착기업에 밀려 철수했다. 이동통신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텔레포니카 모빌, 엔텔PCS, 클라로 등 3개 토착기업이 시장을 100% 차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칠레는 무역 빗장을 건 다른 중남미 국가와 달리 1970년대에 개방과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구축했다.73년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는 ‘시카고 학파’를 대거 기용해 개방정책을 폈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제조업은 몰락했지만 질 좋고 값 싼 공산품들이 들어와 국민들의 생활은 나아졌고 1,3차 산업도 안정 속에 성장할 수 있었다.90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져 2003년에는 모든 수입상품에 일괄적으로 6%의 단일관세만 적용하고 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체 평균 관세율이 1%대에 불과하다. 현재 56개국과 17건의 FTA를 맺고 있다. ●IT와 BT로 도약 칠레는 북유럽의 핀란드를 개발모델로 설정했다. 한선희 산티아고 무역관장은 “통신·화학·제약 등 IT와 BT를 강화하기 위해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IT기업에 최고 7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산진흥청(CORFO)의 ‘이노바 칠레’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체 기술로 만든 고속도로 요금징수 시스템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로 가는 1시간 거리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 과속감시 카메라처럼 생긴 장치가 도로 곳곳에 세워져 차량 안에 부착된 센서와 감응, 자동으로 요금을 기록한 뒤 매월 은행계좌를 통해 징수한다. 하지만 이런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초 추진한 ‘트란 산티아고’(산티아고 교통개혁) 프로젝트는 오히려 대혼란을 가져와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투명성 높은 사회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칠레 외국인투자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칠레의 진정한 경쟁력은 대외개방 외에 정치·사회적 안정, 공공부문의 투명성과 청렴성, 선진국 수준의 치안 등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발표 부패인식지수에서 세계 20위(한국 42위)에 올랐고 지난해 산티아고의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율도 2명(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48명)에 그쳤다. 부가가치세율이 19%나 되지만 조세행정이 철저해 구멍가게에서조차 영수증을 내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칠레 가톨릭대 학생 로만 조시프는 “부의 편중과 교육의 불균형 해소가 칠레 성장의 관건이라는데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중산층 이하 자녀의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칠리안’ 특징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산티아고 공항에서 미국인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가 따로 있다. 초강대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별도의 입국세를 받기 위해서다.“미국이 우리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니 우리도 미국인에게 비자 발급비용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걷는다.”는 게 칠레 정부의 논리다. 칠레는 다른 나라보다 ‘반미감정’이 강하다.‘유럽의 후손’이라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미국이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지원한 데 대한 반감이다.2004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칠레 경호원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따라 만찬장에 들어가는 미국측 경호원들을 제지하다 싸움이 크게 붙었던 것은 유명하다.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역시 좋아할 리가 없다.“중남미에서 가장 잘 산다고 으스대고 다른 나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질시를 받는다.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등 인접국들과 모두 사이가 좋지 않다. 일본에 대한 한국·중국의 국민감정과 비슷한 데가 있다.”(교포 장기현씨) 인구 중 백인이 29%로 아르헨티나와 함께 중남미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다.60%에 이르는 메스티소(원주민·백인 혼혈)도 상당수가 육안으로는 백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스페인계와 독일계가 많아 정치·사회·경제 제도를 유럽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이고 친분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중남미인들의 특징이 약한 반면 논리적·이성적이며 검소하고 신중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1800년대 중반에 대거 이주한 독일계의 영향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동양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지만 한국·중국 등의 빠른 성장에 대해 부러움도 갖고 있다. 이곳의 가족중심 문화는 유명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저녁에 서둘러 퇴근해 집으로 직행한다.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고 놀아주는 것이 남자들에게 관행화돼 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 비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잠시 쉬라는 뜻의 배려라고 한다. 이런 관행이 간혹 회사의 잔업 등 요구와 충돌하기도 한다. windsea@seoul.co.kr ■비즈니스 환경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인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높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특히 그렇다는 얘기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공통적 특징이긴 하지만 칠레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길거리나 상점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칠레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 아니라 정규교육에 영어과목이 매우 빈약한 탓이다. 유럽을 종주국으로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도 작용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스페인어가 기본이고 부득이하게 영어를 쓸 때에는 반드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칠레인들은 웬만해선 모험을 하지 않는다. 안전 위주의 신중한 거래가 철칙이다. 수입상의 시험주문의 개념도 다른 나라와 다르다.1회 시험주문을 해보고 품질이 확인되면 정식거래를 트는 게 보통이지만 칠레인들은 3회 시험주문이 보통이다. 기계·장비류는 통상 1∼2년간 시험해 본 뒤에 정식 거래를 시작한다. 오랜 철권통치의 여파로 사회에 아직 불신풍조가 강하다. 믿음을 주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설령 칠레인들이 미덥지 않더라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우리쪽에서 먼저 못 믿겠다는 식의 표정이나 몸짓을 하면 그걸로 거래협상은 끝이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 성기주 과장은 “구두로 협의한 내용은 나중에 번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떨어진다고 얕잡아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같은 데서는 혹시 먹힐지 몰라도 자존심 강한 칠레인들에게는 상종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교포 방민수씨·식당업) windsea@seoul.co.kr ■후안 코이만스 칠레카톨릭대 교수 인터뷰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 최고의 명문으로 통하는 칠레가톨릭대학 경제학부 4층 연구실. 후안 코이만스 교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코레아’의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기면서 쉴 새 없이 설명과 주장을 쏟아냈다. 무엇보다도 칠레가 ‘제조업 없는 농산·광산물 수출국’이란 일부의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칠레의 포도와 아보카도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 단순히 기후 때문에 그런 게 아니지요. 우리나라 아보카도 농장에서는 물방울을 이용한 첨단농법을 씁니다. 과학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우리만의 ‘과일 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컴퓨터·네트워크 등 뉴 테크놀로지에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칠레가 항공기 제작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장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칠레 경제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계기로 ‘혁신적인 실험’을 꼽았다. 다른 어떤 중남미 국가도 시도하지 않았던 개방경제를 1970년대에 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성장-위기-성장-위기의 악순환을 무역장벽 완화와 자유시장체제 도입으로 끊은 것이지요.80년대에 시작한 세제·재정 혁신과 사회보장제도·노동시장 개혁은 거기에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부문의 성공은 사회의 안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빈곤계층 비율이 90년대 초반 전 국민의 절반 가량에서 지금은 18% 정도로 줄었고 생계 자체가 곤란한 극빈층은 5%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이 대목에서 ‘피노체트 17년 독재’를 언급했다.“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누가 뭐래도 국민을 탄압한 철권통치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경제성장의 동력이 그의 통치기간에 나왔던 것도 일정부분 사실입니다. 자유경제, 개방경제, 관료사회 숙정 등은 잘 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는 경제개혁의 완성작이었습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해 “한국의 일부 산업분야는 FTA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농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칠레조차 FTA로 생과일 수출에서는 득을 봤지만 과일 통조림 수입에서는 큰 손해를 입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산업간 득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상쇄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인천 아시안 게임 성공 관건은 결국 ‘돈’

    ‘12년 만의 안방 개최에 망신당할 수 있나.’ 지난해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안게임. 한국은 금메달 58, 은 53, 동 82개를 따내 중국(금 165, 은 88, 동 63)에 이어 대회 3연속 종합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일본(금 50, 은 71, 동 77)을 3위로 밀어냈지만 한국과 일본의 금메달을 합쳐도 중국의 3분의2에 불과할 정도로 월등한 경기력 격차를 확인해야 했다. 문제는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이라는 점. 인천이 치열한 접전 끝에 2014년 여름 아시안게임 개최권을 따냈지만 한국이 안방 잔치에 걸맞은 성적을 내려면 남은 7년은 짧기만 하다.1986년 서울 대회(금 93, 은 55, 동 76)와 2002년 부산 대회(금 96, 은 80, 동 80) 등에서 한국은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올린 바 있다. 따라서 7년 뒤 난감한 상황을 피하려면 도하 대회에서 드러난 메달종목 편중 현상을 고치기 위한 집중적이고도 과학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도하에서 한국은 역도·배드민턴·탁구 등 전통적인 금밭에서 중국의 힘에 밀렸고 육상·수영 등 기초종목에서 중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여기에 2010년 대회가 중국 광저우에서 열려 텃세가 만만찮을 것을 감안하면 인천 대회에서 종합 2위 수성의 자존심을 곧추세워야 할 당위성은 더욱 커진다. 아울러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족한 경기장과 숙박시설을 짓는 재원을 확보하는 일이 떠오른다. 인천 유치위원회는 기존 문학종합경기장을 메인 스타디움으로 활용하되 5곳의 종목별 종합시설을 짓는 한편,45개국 선수들이 묵을 23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계획 아래 국비, 시비, 민간 투자 등으로 4조 9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1만 2000여명의 선수단이 16일간 머무르면서 39개 종목의 경기를 치러내기에는 부족하다. 인천시는 가까운 부천, 안양, 안산 등의 체육시설을 활용하는 한편,2009년 상반기까지 9곳의 숙박시설(총객실 3484)을 더 지을 계획이다. 인도 뉴델리의 물량공세를 뒤좇아 45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에 항공료와 체재비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는데 200억원의 추가 재원 소요가 예상된다. 회원국 가운데 이 대회에서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나라가 절반을 차지하는데 이들을 매혹시킨 것으로 알려진 ‘비전 2014’의 탄탄한 이행도 필요하다. 인천 유치위는 시 금고인 신한은행으로부터 스폰서십 계약 대가로 130억원을 지원받고 나머지를 다른 기업과 시비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기장과 도로 등 기반시설 비용까지 합쳐질 경우 엄청난 출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멕시코시티·몬테레이·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12일 오전 멕시코 몬테레이공항에서 30분을 달려 찾아간 몬테레이 광역지구내 아포다카 산업공단. 주택과 상점이 차츰 뜸해지더니 광활한 녹색 벌판에 대형 공장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수백m 길이의 1층짜리 직사각형 건물들. 미주시장 공략을 위한 다국적 기업들의 전진기지다.LG전자를 비롯해 월풀, 덴소, 바스프, 메탈사 등 굴지의 기업들이 이곳에 터를 닦았다. 미국을 200㎞ 지척에 둔 지리적 위치, 안정된 노사관계 등이 이곳을 멕시코 최고의 다국적 산업단지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그 덕에 몬테레이가 속한 누에보 레온주(州)는 멕시코 제조업 생산의 10%가량을 차지하며 전국 평균의 두 배 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LG전자 직원 후안 페레스는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오르는 등 생활이 풍요로워졌다. 얼마 전부터 아이들을 학비는 비싸지만 선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오전 멕시코시티 서부의 신도시 산타페. 왕복 6차선 도로 한 편으로 20층이 넘는 고층 건물들이 200m가량 줄지어 마천루를 형성했다.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IBM, 휼렛패커드(HP) 등 다국적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밀집해 있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다는 옛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도심중앙에는 초대형 복합쇼핑몰 센트로 코메르시알이 위용을 자랑한다. 팔라시오 데 이에로, 시어스 등 유명 백화점에 진열된 고가품들이 부유층의 소비능력을 대변한다. 사회 양극화의 상징으로 비난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1996년부터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키우기 위해 쏟은 노력의 산물임도 부인할 수 없다. 멕시코 경제가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오랫동안 계속된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서 드디어 ‘성장’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비드 우르타도 멕시코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국민들이 ‘트리콜로스(녹·백·적 삼색 국기)’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고 있다. 물가와 실업률이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성장 고속도로를 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증권거래소(BMV) 종합주가지수(IPC)가 3만포인트를 돌파하느냐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결국 2만 9762포인트로 마감됐지만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1년 전에 비해 50% 이상 오른 것이다. ●국토와 자원… 마야문명의 축복 멕시코 경제의 잠재력은 땅과 바다, 사람에 있다. 그들이 숭상하는 마야, 아스텍 문명의 햇발처럼 이렇게 복받은 나라도 없을 정도다. 광활한 국토가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좌우로 품는다. 해안선의 길이가 미주대륙에서 두번째로 긴 9219㎞에 이르고 미국과는 3300㎞에 이르는 국경을 나눠갖고 있다. 세계 5위의 산유국이면서 풍부한 가스전이 널려 있고 금·은·동·우라늄·텅스텐 등 안 나오는 광물이 없을 정도다. 1억 750만명 인구는 중남미에서 브라질(1억 9000만명) 다음이고 8000달러에 이르는 1인당 소득은 외국인에게 미주 진출의 거점 외에 광대한 내수시장의 매력을 안긴다. 올 1월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멕시코가 2050년 중국, 미국 등에 이어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빛나는 경제지표… 높아진 소비성향 멕시코는 지난해 4.8%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거뒀고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각각 4.1%와 3.6%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고유 자동차 회사는 없지만 도요타, 혼다, 닛산,GM, 포드,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내수 및 수출시장을 겨냥해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2위 부호(531억달러) 카를로스 슬림의 통신회사 아메리카모빌과 텔멕스는 중남미 각국에 진출했다. 시멘트, 철강, 맥주산업도 강세다. 푸에블라 POSCO-MPC(철강가공센터) 심경휘 법인장의 말.“10여년 만에 멕시코를 다시 찾았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멕시코시티의 공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맑아졌다는 것이었다. 금방 멈춰버릴 것만 같던 자동차들이 사라지고 현대식 차들로 대체된 것이다.” 그만큼 소비성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매년 1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팔린다. ●약이 되고 독이 되는 대미 의존도 지난해 멕시코 수출의 85%가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내 멕시코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25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경제가 재채기만 해도 멕시코에는 태풍이 되는 구조다. 최근 주식인 토르티야(옥수수빵)의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한 것도 미국에서 비롯됐다. 미국내 에탄올 수요가 늘면서 미국이 에탄올 원료인 옥수수의 대멕시코 수출량을 줄인 탓이었다. 지난 11일 멕시코시티 중심부 독립기념탑 부근의 미국대사관 앞에는 꼭두새벽부터 줄잡아 1000명 이상의 멕시코인이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4중,5중으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30대 중반 근로자는 “미국에 가면 지금의 월 500달러보다 3∼4배 많은 임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에는 1000만명의 합법 근로자 외에 1000만명의 불법 입국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에블라 공단내 기계부품업체의 구매과장 리카르도 코토는 “대미 경제의존이 높은 것은 문제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현재 멕시코의 관심은 미국경기의 하강세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쏠려 있다.”고 전했다. ●빈부격차와 치안부재… 정부의 과제 빈부격차와 치안 불안은 멕시코의 과제다. 못사는 치아파스, 게레로 등 남부지역의 1인당 소득은 잘사는 잘리스코, 누에보 레온 등 북부지역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10여년 새 심해진 마약과 납치·강도는 어느덧 ‘멕시코 디스카운트’의 상징이 됐다. 우르타도 상의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제1과제는 빈부격차의 완화”라면서 “1억 인구에 국민소득 8000달러 수준이면 나쁜 것이 아닌데도 빈부격차가 심하다 보니 국부의 생산적인 투자가 저해되고 있다.”고 했다. 인적·물적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하느냐에 칼데론 정부는 물론 멕시코 경제의 성패가 달렸다는 말이다. windsea@seoul.co.kr ■ ‘멕시칸’ 그들의 특징은 |멕시코시티·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 지난 10일 저녁 멕시코시티의 관문인 베니토 후아레스 공항. 다른 나라 입국심사대 앞에 서면 늘 다소간의 긴장이 일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리로 오기 전 미국에서 빡빡한 입국심사를 거친 터. 하지만 멕시코 관리는 콧수염을 만지며 익살스럽게 “오, 소, 오, 세, 요.(어서 오세요)”라고 한국말을 건네온다. 이게 말로만 들은 멕시칸(멕시코인)의 여유인가. 반면에 자부심과 오기도 대단한 사람들이다. 푸에블라에 있는 POSCO-MPC 임승룡 이사의 말.“한국사람에게 우호적이긴 하지만 내면에는 자기들이 더 우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마야, 톨텍, 아스텍 등 찬란한 아메리칸 인디오 문명의 원조이고 이미 1968년과 70년에 각각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른 나라다.‘한국이 경제적으로야 우리보다 나을지 몰라도 지도에 거의 보일락 말락 하는 작은 나라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는다.” 멕시코인들의 낙천성은 중남미에서도 알아준다.2004년 미국 미시간대학이 자기만족도를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세계 2위를 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치안도 불안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이들에게 생활을 즐기는 것은 절대적인 가치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문화는 이들에게 이해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처음 주재원으로 오면 십중팔구 현지인들과 갈등을 겪는 이유다. 한 주재원의 말.“공장라인 직원은 매주 금요일 1주일 단위로 주급을 받는데 다음 1주일치 먹을 것을 사두고 남는 돈으로 토∼일요일에 밤샘파티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이면 결근율이 높다. 여전히 이해는 안 되지만 이 문화를 존중하려고 애는 쓰고 있다.”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의식에 적잖은 변화가 오고 있다. 특히 자녀교육에 공들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외국인들과 함께 다니는 고급 인터내셔널 스쿨의 경우 등록금만 우리 돈으로 월 60만원이 되지만 허리띠 졸라매고 절약하며 자녀들을 이곳으로 보내기도 한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편이지만 외부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식민지시대의 전통에서 생겨난 인종·계층 차별의 유습도 남아 있다. 백인(전 인구의 9%)-메스티소(60%·원주민과 백인 혼혈)-원주민(30%)으로 이어지는 신분질서는 강하게 때로는 가혹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멕시코에 들어온 외국기업에 대한 차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푸에블라공단에서 만난 현지인 근로자는 “한국이나 미국의 기업이 멕시코에 왜 들어왔겠느냐. 우리나라를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그렇게 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수출 13년새 5배↑… 빈부 양극화 |멕시코시티 김태균특파원|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논란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13년이 지난 멕시코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NAFTA의 공과(功過)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한국도 그렇게 될까. NAFTA의 성과는 외형적으로는 눈부시다. 지난해 수출(2502억달러)은 NAFTA 직전인 1993년(519억달러)에 비해 5배 가까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같은 기간 49억달러에서 189억달러로 4배 가까이 뛰었다. 노동집약 산업에서 벗어나 전자, 생명공학,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NAFTA로 인해 중소 제조업, 서비스업 및 농업은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미국자본과 대기업이 경제를 독점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세 델라크루스 몬테레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NAFTA의 명암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말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94∼95년 경제공황이 왔을 때 두 얼굴의 NAFTA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많은 기업이 NAFTA로 인해 도산했지만 반대편에서 많은 기업들이 NAFTA로 인해 이윤을 창출했습니다. 우리 경제가 회복의 기틀을 다진 것은 그 덕이었는데 결국 NAFTA가 병도 주고 약도 준 셈이었지요.” 델라크루스 교수는 “미국과 닿은 북쪽은 NAFTA의 혜택을 보지만 남쪽은 그렇지 못하다. 대기업의 이윤도 중소기업이나 일반 서민들에게 고루 전달되지 못하고 있어 남북·빈부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NAFTA 시스템에 걸맞은 산업구조로 변모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세계 5위 산유국이지만 원유 정제시설을 갖추지 못해 미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휘발유 등 가공제품을 수입해 오히려 미국인보다 비싼 값에 기름을 쓰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도 미국과 FTA를 하기로 한 만큼 지금부터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곳곳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FTA의 사회 시스템 혁신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시장개방을 잘만 하면 빈부격차와 부의 세습을 완화할 수 있지요. 그래야만 멕시코 경제가 지금과 달리 스스로 가진 경쟁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답은 정부가 찾아 주어야 하며 이런 사정은 한국도 멕시코와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의 경제개방은 대외채무 이행연기(모라토리엄)를 했던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폐쇄정책을 버리고 ‘마킬라도라(보세가공 수출입공단)’를 확대하는 등 개방정책을 추진했고 그 결정판이 1994년 발효된 NAFTA였다. 현재 멕시코는 43개국과 12개의 FTA를 맺고 있다. windsea@seoul.co.kr
  • 못믿을 증권사

    못믿을 증권사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을 대거 보유한 증권사들이 이번 실적발표 기간에 정확한 전망을 못해 체면을 구겼다. 이들은 실적발표 직전까지 전망치를 조정했지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포스코 등의 실제 실적은 이와 크게 어긋났다. 영업이익 전망이 한달 사이에 40% 가까이 늘어나거나 영업이익에서 영업적자로 바뀌는 경우도 있어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 ●영업이익 전망 한달새 무려 40% 격차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 추정치는 발표 직전까지 계속 내려갔다. 15일 증권정보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말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은 15조 9676억원, 영업이익 2조 1105억원, 순이익 2조 2389억원으로 전망됐다.1분기가 끝나는 시점인 3월 중순에는 각각 14조 9818억원,1조 7781억원,2조 75억원으로 전망치가 내려갔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에는 14조 6726억원,1조 5106억원,1조 7983억원으로 다시 내려갔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내놓은 수치는 이보다도 낮은 14조 3860억원,1조 1831억원,1조 599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실제치와 가깝게 제시된 전망치는 없다. 우리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전망치 1조 3260억원이 1500억원 정도 차이가 나지만 가장 가까운 전망치였다.LG필립스LCD와 포스코도 전망치가 오락가락하다 실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이 보통 기업이익에 대해 낙관적 시각을 갖고 있고, 기업은 성장한다는 가정 등에 의존한 결과로 추정된다. ●시가총액 100개사 중 94곳 실적 빗나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가운데 SK네트웍스, 대한통운, 태평양,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과거와 실적 기준에 차이가 있는 6개사를 제외한 94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한달새 크게 달라졌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이 한달새 1% 이상 오르거나 내려간 회사는 각각 80개사,84개사다.1% 미만의 거의 변화가 없는 회사는 16개사,12개사에 불과했다.LG카드는 3월15일(1864억원)에 비해 4월12일(2608억원)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39.9% 늘어났다. 한진해운과 대우인터내셔널도 각각 27.3%,25.9% 올라갔다. 반대로 삼성전기는 한달새 전망치가 23억원 영업이익 흑자에서 48억원 적자로 변했다.STX조선,LG, 대한전선, 한화도 20% 이상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내려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인도 FTA 연내 타결 가능성

    한·인도 FTA가 연내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9일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6차 협상을 마친 결과 연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CEPA는 상품교역과 서비스, 투자, 경제협력 등을 포괄하는 내용으로 사실상 FTA와 같다. 이 관계자는 “한·미 FTA와 달리 큰 쟁점이 없는 데다 이미 상품분야에서는 추가 양허안을 교환하기로 하는 등 대부분 합의했고 서비스와 투자 분야에서도 내국민 대우를 인정하기로 하는 등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도 CEPA는 중국과의 FTA를 앞두고 브릭스(BRICs) 국가와 처음으로 추진되는 FTA로 정부는 연내 타결을 목표로 삼았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이날 ‘인도경제의 성장지속 가능성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인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FTA를 적극 추진하고 FTA에서 제외되는 품목들은 우회진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도 경제는 2003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8%가 넘고 있으며 수출도 연평균 20%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2002∼04년 인도로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평균 24.4% 늘어났다. 인구는 2005년 10억 2000만명으로 중국 13억명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2050년에는 16억명으로 중국을 추월할 전망이다. 연구소는 “인도는 소득계층간 격차가 크지만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1만달러 이상 소득계층이 5000만∼6000만명에 이르러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수하면서 저렴한 인적자원 등은 투자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이 인도와 FTA를 체결한 스리랑카와 태국 등 주변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관세인하 대상에서 제외된 산업이나 품목은 주변국으로 우회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대기업의 근로자 해고가 불가능할 만큼 노동시장이 경직됐고 사회 인프라도 미비해 인도 시장 진출 때 저렴한 노동력만 활용하려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서울 초·중·고에 400억원 투입

    서울 초·중·고에 400억원 투입

    서울시는 올해 서울시내 초·중·고교 712개를 선정해 400억원을 투입, 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 격차를 줄인다. 서울시는 8일 2010년까지 2099억원을 교육지원사업에 투자하는 ‘교육지원 4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2007년도 교육지원 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학습환경 개선에는 348억 3400만원, 교육격차 해소에는 51억원 등 총 399억 3400만원을 예산으로 책정했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보면 283개 학교의 오래된 책상과 의자를 교체하는 사업에 184억 5400만원을 지원한다. 낡고 사용이 불편한 화장실 개선사업에는 53개 학교에 134억 7800만원을 투자한다. 수업시간에 칠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등학교 110개 학교에 29억 200만원을 들여 칠판을 교체한다. 또 학습프로그램 지원사업의 하나로 학교당 5000만원씩 43개 학교에 22억원을 들여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두고, 매주 22시간씩 영어수업과 영어캠프를 담당하도록 한다.‘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지원사업’에는 156개교 15억6000만원을 지원해 학교와 지역간 교육격차 완화를 시도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한·미 FTA 시대] 1994년 NAFTA 발효후 환란 맞은 멕시코 그후

    [한·미 FTA 시대] 1994년 NAFTA 발효후 환란 맞은 멕시코 그후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1994년 멕시코에는 농민봉기와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이듬해부터는 물가가 30%대까지 치솟고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FTA 반대론자들은 미국 경제에 종속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10년 뒤 멕시코의 경제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외환보유고는 NAFTA 발효 직전인1993년 249억달러에서 10년 뒤인 2004년에는 628억달러로 2.52배로 증가했다. 물가도 2000년부터 한자릿수로 떨어져 2005년에는 4%를 기록했다. 멕시코에 대한 직접투자액도 93년 47억달러에서 2003년에는 166억달러로 4배 가까이 늘었다.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책임연구원은 한국과 멕시코를 비교한 보고서에서 “만약 멕시코가 NAFTA와 같은 개방정책을 취하지 않았으면 여전히 부패와 경제위기가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농민들 역시 절대빈곤 수준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NAFTA 출범으로 미국 자본이 진출하면서 임금격차 현상이 심화되고 토지제도 붕괴로 남부 지역의 이농현상이 격화되는 등 부작용이 적잖게 드러났다. 그러나 1996년을 고비로 물가는 안정되고 실업률도 2%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불안은 94년 세디요 정권이 교육과 의료 등 복지정책을 줄이면서 재정개혁을 단행한 데다 NAFTA 출범으로 생필품 등에 대한 가격지원정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상업자본이 등장한 북부 농업지역에선 생산규모가 확대되고 기업농이 나타나면서 활기를 띤 반면 보조금에 의존하던 남부 농업지역에선 지역 토호들의 횡포까지 겹쳐 농민봉기로 이어졌다. 그 결과 농촌으로부터 비숙련 노동력이 공급되면서 임금이 하락,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 반면 기술집약적 분야에서의 근로자 임금은 증가했다. 다만 2000년 이후 소득불균형 지표는 개선과 후퇴를 거듭했다. 김형주 책임연구원은 “멕시코는 소수 엘리트 집단이 눈앞에 닥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FTA를 서둘러 전략산업 육성이나 후속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그 결과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은 무너지고 성장가능성이 있는 유치산업들은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치인·관료·금융인·기업인·농장주들이 밀착한 탈법행위로 개혁이 지연되고 경제주체간 불신과 갈등이 심화됐다.2000년이 지나서야 이같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해결책 모색에 나섰으나 소모적인 찬반 논쟁으로 아직도 후유증을 적잖게 앓고 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 연구원은 3일 “멕시코는 우리와 많이 다른 나라이지만 외환위기를 경험했고 미국과 FTA를 체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FTA 추진의 최대 수혜자는 (국적을 초월한) 자본이고, 기업이고, 주주”라고 평가했다. 멕시코는 1995년 페소화 위기를 맞았다. 김 연구원은 “순서는 바뀌었지만 두가지 경험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외피를 쓰고 나타났던 미국식 자본주의 이식과정으로 ‘자유교역의 증진’,‘주식시장이 중시되는 주주 자본주의’ 등이 도입됐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멕시코가 농민들의 저항운동과 반세계화 운동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마킬라도라’라 불리는 단순 조립 가공산업은 성공했지만 발전이 덜 돼있던 내수 지향의 전기전자 업종은 몰락했고, 농업도 미국과 가까운 북부지역은 흥하고 남부의 곡물생산농가는 퇴출되는 등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백문일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 [프로야구 개막 D-3] 롯데·LG “올해는 일낸다”

    ‘개막 D-3’ 2007년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오는 6일 개막,6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9월2일까지 8개 팀이 팀당 126경기, 팀간 18차전 등 모두 504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은 약체의 전력이 크게 보강돼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롯데와 LG의 활약이 주목된다. 두 팀은 거의 매년 관중 동원 1,2위를 다툴 정도로 전통의 인기 구단이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평균 관중이 LG가 1만 1138명, 롯데가 9496명이다. 두 팀이 살아야 프로야구가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올시즌 프로야구는 위기다. 현대가 주인을 찾지 못한 데다 다른 ‘소일거리’에 밀려 인기가 하락하는 등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부산 갈매기의 함성, 다시 울리려나 다행히 단골 하위팀 롯데가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시범경기에서 투타의 조화로 2위(8승3패)를 차지한 것. 물론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롯데는 지난해 타격 3관왕 이대호를 앞세워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팀타율(.256)과 팀 타점(44)에서 1위, 팀 득점(46)에서 2위에 올랐다. 마운드도 강해졌다. 위력이 여전한 에이스 손민한(방어율 0)에 해외파 최향남, 송승준이 가세해 튼실한 선발진을 갖췄다는 평가. 다만 외국인 선수가 걸림돌. 펠릭스 호세가 부상을 당한 데다 마무리 호세 카브레라의 투구가 불안하다. ●투자와 성적은 비례? 지난해 최하위 LG는 올시즌 부활을 위해 뭉칫돈을 풀었다.‘해외파’ 투수 봉중근을 영입한 데 이어 김재박 감독을 끌어들이는 등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두산의 자유계약선수(FA) 거물 투수 박명환을 40억원을 주고 잡았다. 지난해 삼성에서 12승을 올린 팀 하리칼라를 재빠르게 챙겨와 선발진에 여유가 생겼다. 게다가 지난해 주전 소방수였던 우규민이 허리 부상에서 완쾌됐다. 해외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한 채 국내에서 재활 및 피칭 훈련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SK와의 시범경기에서 3타자를 맞아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시범경기 성적이 2승1무7패로 꼴찌지만 김재박 감독은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 달라진다고 자신한다. 다만 김재박 감독은 “타자들의 페이스가 다른 팀보다 일 주일 정도 늦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롯데와 LG가 일으킬 돌풍의 강도에 구단은 물론 팬들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전문가 3인이 본 올시즌 판도 ●허구연 MBC 해설위원 가장 예측하기 힘든 한 해다. 외국인 선수가 변수다. 롯데도 송승준이 잘해 주면 상위권으로 부상한다. 현 시점에서 투타가 안정된 한화,SK가 강팀이다. 나머지는 비슷하지만 현대가 선수보강이 없어 처진다. 박명환 등이 빠져나간 두산도 약하다. LG는 전력이 보강돼 김재박 감독과 호흡이 맞으면 4강이 가능하다. 구원이 강한 삼성은 4강 진입에는 문제가 없지만 배영수 등의 공백이 크다.2강5중1약이다. 넓게 보면 삼성을 포함해 3강4중1약이다. ●박노준 SBS 해설위원 이렇게 치열한 시즌을 맞은 적이 없었다. 올해는 1위와 8위의 승차가 줄어들 것이다. 병역파동을 겪은 선수가 돌아왔고 지난해 부상과 수술로 시름했던 주력 선수들이 거의 다 복귀해 전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삼성 한화 SK가 우승할 저력이 있다.3강5중이다. SK는 우승할 전력을 갖췄다. 기아는 투타의 밸런스가 좋고 김진우 외에 에이스가 없어 선발진이 삼성, 한화보다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이에 따라 4위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 격차가 좁아져 재미있게 됐다. 김성근 감독의 SK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좁아진 것이 큰 힘이다.3연패를 노리는 삼성은 임창용의 활약이 관건이지만 중간 마무리가 강해 올해도 강팀이다. 한화는 류현진의 2년차 징크스에 달려 있다.LG는 김재박 감독의 용병술이 선수들과 어떻게 맞물리느냐가 관건이다. 현대는 시즌 초반 4할 승률을 지키지 못하면 떨어질 것이다. 롯데는 최향남의 활약이 변수다. 삼성 SK 한화가 조금 앞서 3강5중이다.
  • [FTA 시대-향후 절차·협상 주역들] 용어클릭

    ●계절관세 가격이 계절에 따라 현저하게 차이 나는 상품으로 유사물품 또는 대체물품의 수입으로 국내시장이 교란되거나 생산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 경우, 계절구분에 따라 국내외 가격차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기본관세보다 높거나 낮게 부과하는 관세.●세이프가드 수입 증가로 국내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경우 관세율을 인상하거나 수량 제한 등으로 수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조치.●존스 액트 미국 내 연안운송을 미국에 의해 소유·등록·건조된 선박으로, 미국인이 승선한 선박에 한정하여 허용하는 미국 연안운송 관련법. 국가간 무역 마찰의 원인이 되고 있음.●상업적 주재 서비스 거래의 한 형태로서, 상업적 주재는 서비스 공급자가 소비자의 국가에 자회사, 합작투자회사, 지사 등을 설립하거나 기존 국내기업을 인수하여 현지에서 서비스를 공급하는 형태.●상계관세 수출국이 지급한 보조금의 효과를 상쇄하기 위하여 수입국이 보조금의 지원을 받은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공동의견제출제도 양 당사국이 국제노동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노동계, 시민단체 등 일반대중이 양국 정부를 상대로 의견을 제출하는 제도.●관세환급 수출용 원재료가 수입될 때 일단 관세를 부과하였다가, 완제품으로 수출되는 시점에서 관세를 환급하여 주는 제도.●내국인대우 외국제품 및 제품공급자가 국내시장에서 국내제품 및 제품공급자보다 열악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원칙.●무역구제 조치 다른 나라의 무역조치 효과에 대처하기 위한 반덤핑 조치, 상계관세 조치 및 긴급수입제한조치 등을 의미.●법정손해배상 제도 민사소송에서 원고가 실제 손해를 입증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전에 법령에서 일정한 금액 또는 일정한 범위의 금액을 법원이 원고의 선택에 따라 손해액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제도.●비누적 수입증가에 따른 실질적인 피해를 조사함에 있어 2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수입된 물품을 동시에 조사대상 물품으로 하고 그 수입으로부터의 피해를 누적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개별 수입국별로 산업피해를 조사하도록 하는 것.●역외가공방식 당사국이 원재료 및 부품을 수출하여 역외지역에서 가공을 거친 후 재수입된 최종물품(당사국→제3국→당사국→수출)에 대하여, 일정 요건 내에서 원산지 지위를 인정하는 제도.●얀 포워드 최종제품이 직물 또는 의류인 경우 FTA 체결국 내에서 생산된 원사로 직물을 짜고(제직·편직), 의류를 재단·봉제할 것을 요구하는 원칙.●최혜국대우 통상·항해조약 등에서 한 나라가 어떤 외국에 부여하고 있는 가장 유리한 대우를 상대국에도 부여하는 원칙으로 GATT 기본원칙 중 하나.●신속처리 권한(TPA) 미국 행정부의 통상협상 권한. 미국은 통상협상 권한이 의회에 있기 때문에 행정부가 통상협상에 책임있게 나서기 위해서는 의회로부터 TPA를 부여받아야 함. 현재 미 행정부가 부여받은 TPA 시한은 7월1일로 한·미 FTA협상 타결시한은 3월31일 오전 7시(한국시간). ●관세할당률(TRQ) 특정품의 수입에 대해 일정량까지 저율 관세를 부과하고 그것을 초과하는 수량의 경우에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여 수입량의 과도한 증가를 방지하고 동시에 동종상품의 국내생산업체를 보호하고자 하는 이중과율제도.●빌트 인 어젠다 협정 타결시점에서 합의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협정 타결 이후 또는 협정 발효 이후에 다시 논의할 쟁점으로 미뤄두는 것.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국 1인당 소득 2050년 세계 2위”

    한국이 세계 2위 부자국가가 될 것이라던 골드만삭스가 또 같은 보고서를 업데이트해서 내놓았다. 한국이 포함된 ‘N-11’(Next Eleven)은 투자자들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며, 특히 한국의 1인당 소득은 2050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29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1인당 소득이 6만 5000달러를 뛰어넘는 ‘부자 클럽’에 이탈리아를 제외한 G7 국가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러시아,N-11의 한국이 포함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한국의 1인당 소득은 9만 294달러로 전망된다. 미국의 9만 1683달러에 조금 뒤질 뿐 영국(8만 234달러), 러시아(7만 8576달러), 캐나다(7만 6002달러), 프랑스(7만 5253달러), 독일(6만 8253달러), 일본(6만 6846달러) 등 G7 국가와 일본을 모두 앞서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2005년 말 ‘N-11’ 개념을 처음 소개하면서 한국의 1인당 소득이 미국을 제외하고 현 G7 국가를 넘어설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기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2050년 한국의 1인당 소득은 8만 1462달러로 미국의 8만 9663달러와 5000달러가량의 차이가 났지만, 이번 자료에서는 그 격차가 줄었다.2025년과 비교해도 한국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2025년 한국의 1인당 소득 전망치로 3만 6813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미국(5만 7446달러), 영국(5만 2220달러), 캐나다(4만 8621달러), 프랑스(4만 8429달러), 일본(4만 6419달러), 독일(4만 533달러), 이탈리아(4만 1358달러)에 이어 세계 8위 수준이다.‘N-11’은 골드만삭스가 처음으로 명명한 ‘브릭스’처럼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국가군을 일컫는 말로 방글라데시,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란, 한국, 멕시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터키, 베트남이 이에 해당한다. 골드만삭스는 “N-11 국가 가운데서 한국은 수입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를 향후 몇십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비해 선진국은 성장 속도가 늦다.”면서 “N-11은 브릭스의 세계 경제 파괴력만큼은 아니겠지만, 투자자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용원 칼럼] 학생의 권리, 대학의 권리

    [이용원 칼럼] 학생의 권리, 대학의 권리

    2007년 봄 한국사회에서 교육 관련 쟁점이 드디어 대폭발을 시작한 모양이다. 이달 초 고려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들이 2008학년도 입시에서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인원을 늘린다고 발표하자 특목고 출신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잇달았다. 이어 서울대 쪽에서 ‘3불(不)정책’이 대학 발전의 암초라며 즉각 폐지를 요구한 뒤로 3불정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교육·정치·언론계는 물론 일반국민 사이에서도 격렬하게 타올랐다. 이처럼 큰 쟁점만 있었던 게 아니다. 고려대는 비교내신제를 도입한다거나 수능 커트라인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할 때마다 교육 질서를 뒤흔드는 주범으로서 특정집단의 뭇매를 맞았다. 특목고와 관련해서는,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말을 안 들으면 특목고 지정을 해제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반면 전국외고교장단협의회 대표들은 도리어 서울대를 찾아가 역차별을 시정하라고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한국사회가 가히 ‘교육대란’에 빠진 것이다. 이달에 벌어진 각종 교육 쟁점을 훑어 보면 뚜렷한 하나의 흐름이 읽힌다. 한쪽에는 교육당국과 진보를 표방하는 단체·개인이 있다. 이들은 현행 교육제도 유지를 일관되게 강조한다.3불정책은 고수해야 하며, 수능성적 위주로 신입생을 뽑는 것은 안 되고, 특목고 학생의 성적 우위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능점수를 표준점수·백분율 없이 9등급만으로 구분하더라도 변별력 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요구한다. 이러한 주장이 갖는 공통점은 단 하나이다. 엄존하는 학생간 실력 격차를 각종 제도로 물타기해서 얼버무릴 테니 대학은 신입생을 적당히 뽑으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한결같이 ‘대학은 우수학생을 선발하려 하지 말고, 뽑은 학생을 우수하게 육성하라.’고 점잖게 나무란다. 그러면 반대쪽에 선 대학사회의 입장은 어떠한가. 대학들은 물론 인재를 선발하려고 노력한다. 교육부가 현재 장치해 놓은 각종 규제로는 우수학생을 고를 수 없으니 수능성적을 우대하고, 본고사 부활을 요구하며, 고교등급제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우등생보다는 각 고교에서 학생을 고루 뽑으라는 교육당국과, 이를 거부하고 우등생을 뽑으려는 대학 간의 평행선이 온갖 교육 갈등을 불러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이 우등생을 뽑으려는 게 그리 부당한 일인가. 아무나 스카우트해 노래연습시킨다고 가수가 될 수 없듯이 성적 따지지 말고 아무나 받아 인재로 키우라는 말은 명백한 속임수이다.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 대학의 책무라면 우등생을 뽑아 학교를 발전시키는 일은 대학의 권리이다. 그러니까 각 대학이 첨단시설 투자, 장학제도 확대, 우수교수 확보에 열을 올리며 수험생들에게 손짓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의 권리이다. 학생은 노력의 결과를 성적으로 보상받는다. 그런데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고 덜 우수한 학생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좋은 성적을 낸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학생의 권리, 대학의 권리를 무시하면서 교육 발전을 운위하는 것은 거짓된 행태이다. 그래서 ‘대학이 우수학생 선발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자녀가 최상급 성적을 거뒀는데도 “명문대에 우등생이 몰리는 건 잘못이므로 너는 지방 신설대에 지원하라.”고 말할 것인가.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日 전국 공시지가 16년만에 상승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국토교통성은 22일 2007년 1월1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공시지가가 16년 만에 모두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주택지는 전국 평균 0.1%, 상업지는 2.3% 상승했다.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3대 도시권으로 한정하면 주택지는 2.8%, 상업지는 8.9% 올랐다. 공시지가가 정점이었던 91년에 견줘 주택지는 절반, 상업지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도쿄의 미나토구 미나미아오야마 5가는 상승률이 무려 45.5%로 전국에서 최고였다. 긴자 츄우오토리(야마노 악기긴자 본점)의 경우 1㎡에 3060만엔으로 6년 만에 최고 가격을 회복했다. 최고가격이 3000만엔을 넘은 것은 14년 만이다.3대 도시권의 주택지가 2.8%, 상업지가 8.9% 오른 데 비해 지방권은 각각 2.7%,2.8% 떨어져 지역간의 격차를 더욱 크게 했다. 주택지·상업지 등 3만곳의 조사 대상에서 상승 지점에 비해 하락 지점이 많았지만 대도시 중심부의 지가 상승이 평균치를 끌어 올렸다. 주택지의 3대 도시권 상승률의 경우, 도쿄권 3.6%, 오사카권 1.8%, 나고야권 1.7%이다. 상업지는 각각 9.4%,8.3%,7.8%이다.3대도시권 이외에 후쿠오카시, 센다이시 등의 상업지에서도 부동산 투자에 따른 상승률이 컸다.hkpark@seoul.co.kr
  • 신한銀, 국민연금공단 낚았다

    신한은행이 한해 보험료 수입이 20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기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주거래은행이 됐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막대한 기금 운용 수익과 더불어 최근 은행권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각종 금고 쟁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또한 신한과 우리은행과의 업계 ‘넘버 2’ 싸움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국민연금 ‘신한 품으로’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국민연금공단과 주거래은행 협약을 체결,5월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앞으로 5년 동안 국민연금공단의 모든 자금의 지급과 이체 서비스 등을 제공하게 된다. 국민연금공단의 지난해 기준 보험료 수입은 연 20조 2000억원. 적립금 누적액은 182조 2000억원, 연금 지급액은 4조 8000억원의 ‘매머드급’이다. 국내 기관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다. 신한은행은 주거래은행에 선정되면서 하루 2500억여원의 저리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연금공단의 자금은 한국은행에 계정을 두고 있지만 한은의 결제업무가 끝나는 오후 4시30분 이후에는 신한은행에서 자금을 굴리면서 얼마든지 추가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예치금에 대한 이자는 은행간 콜금리(현재 4.40%)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보험료 수입이 은행 계좌로 들어왔다가 채권, 주식, 예금 등으로 운용될 것”이라면서 “여러 파생 이익과 더불어 연금 지급권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등 다양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은행권 ‘넘버 2’ 경쟁 우위 국민연금공단의 원래 주거래은행은 SC제일은행. 지난 1991년부터 도맡아왔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8월 신한은행 등 7개 은행이 공개경쟁에 참여,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장실사, 구술·면접심사 등을 거쳤다. 그해 9월 최종 우선협상대상 1순위 은행은 국민은행. 그러나 전산시스템 확충 협의가 무산되면서 공이 신한 쪽으로 굴러갔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함께 아동발달지원계좌(CDA·저소득층 아동 보호자 등이 후원금을 지원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을 불입, 자립자금으로 사용) 위탁 사업을 계약한 것도 신한 쪽의 ‘공들이기’로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에서 통상 주거래은행이 설치해야 하는 자금결제시스템뿐 아니라 인사, 예산 등 내부 전산시스템 확충을 요구했다.”면서 “비용이 100억원에서 200억원까지 예상되면서 5년 동안 주거래은행을 맡아도 손익분기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협상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국민연금공단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은행과의 2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신한과 우리의 2월 말 현재 수신 총액(신탁계정 포함)은 각각 105조 1000억원,101조 3000억원. 국민연금공단이 고객이 되는 5월부터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큰 손’ 고객들의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신한 역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최근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는 시·도금고, 기관 투자가 유치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오상도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中 첨단기술 국가 ‘야심’

    中 첨단기술 국가 ‘야심’

    거침 없는 경제성장으로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중국이 이제 첨단 기술산업국가로의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국가개발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인 인텔의 최첨단 반도체공장 건설계획을 승인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했다.25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곳은 다롄(大連) 동북지역이며,90나노미터 기술을 활용한 메모리칩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공장이 들어설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다롄 공장 건설 계획이 실행된다면 첨단 기술투자 유치에 애쓰고 있는 중국에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인텔은 이미 중국 상하이(上海) 등에 기술적으로 덜 정교한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다롄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은 수십억달러의 자금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의 이점을 노려 중국으로 이전한 기존 생산 설비들과는 뚜렷이 차별된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인텔의 다롄 공장이 국내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켜 외국에서 비싼 기술을 수입하는 대신 첨단 기술의 자립화를 이루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산하 기술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인텔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은 향후 수년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첨단 기술산업을 향한 중국의 노력은 항공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2020년까지 국내 기술로 대형 여객기를 만들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보잉, 에어버스 등과 맞대결을 벌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중국의 현 기술 수준은 미국과 유럽에 못 미치지만 막대한 소비시장을 노린 미국 GE, 일본 소니와 같은 세계적 기업의 도움을 받는다면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여러 면에서 일본,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과 유사한 길을 걸어왔다. 장난감에서 출발해 DVD플레이어, 자동차 생산 등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다국적 기업의 봇물 투자에 힘입어 재빨리 몸집을 불려온 중국은 이제 창의력을 기반으로 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연구·교육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발빠른 행보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워싱턴의 경제학자 맥밀리언은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선진국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면서 “문제는 다국적기업이 이제 최상급 제품을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만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 스태린의 스테판 로치는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은 고비용 선진국의 고용 안정과 임금정책을 압박하고 있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경고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막오른 中 ‘兩會’… 외국기업들 ‘비상’

    막오른 中 ‘兩會’… 외국기업들 ‘비상’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의 계절’이 찾아왔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10기 전국위원회 5차회의(전국정협)가 지난 3일 시작된 데 이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0기 제5차 회의가 5일부터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다. 4일 장언주(姜恩柱) 전인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갖고 회의 일정을 소개한 뒤 “올해 국방비는 3509억 2000만위안(약 42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529억 9000만위안,17.8%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예산의 7.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3일 정협 개막식에서는 전체 전국정협위원 2267명 가운데 2144명이 출석, 자칭린(賈慶林) 전국정협 상무위원회 주석의 공작보고와, 황멍푸(黃孟復) 부주석의 현황보고를 청취했다. 전인대에서는 사유재산제를 인정하는 내용의 물권법 초안과 외국기업들에 대한 특혜를 철회하는 내용의 기업소득세법 초안이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향후 순차적으로 취업촉진법, 순환경제법, 사회보험법, 노동합동법, 돌발사건응대법, 행정강제법, 마약금지법, 독점금지법 등도 다뤄진다. 이 가운데 내·외국인 간의 법인세를 통일하는 기업소득세법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칠 주요 법안이다. 현재 중국 회사의 법인세율은 33%, 외국계 회사는 17%였으나 법안이 통과돼 하반기쯤 시행되면 내·외국인이 모두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로서는 세금 증가에 따른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물권법은 공유재산과 사유재산을 동등 보호하는 내용을 담아 시장경제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취업난, 의료난, 비싼 학비, 사회보장, 식품안전, 공정한 사법행정, 산업안전, 빈부격차, 국유기업개혁, 토지수용, 도시개발, 환경오염 등은 전인대와 정협에서 논의될 주요 의제다. 중국은 국민적 이목이 주목되는 양회에 앞서 대규모 부패사건이었던 상하이(上海)시 사회보장기금 비리사건과 관련, 주쥔이(祝均一) 전 상하이시 노동사회보장국장 등 공무원 9명과 기업인들을 사법기관으로 이송시켰다고 상하이시 감찰위원회가 밝혔다. 중국은 이번 양회부터 외국기자들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전인대 대표나 정협 위원들의 직접 인터뷰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외국기자들이 이들을 자유롭게 만나거나 인터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지금까지 중국 양회 프레스센터에는 중국 기자 1400여명, 홍콩·마카오·타이완 기자 390여명, 외국 기자 500여명 등 모두 2300여명이 신청했다. 상해증권보와 중국증권망이 공동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는 양회 기간에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상푸린(尙福林)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주석이 꼽혀 증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리룽룽(李榮融) 주임, 인민은행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 등의 순으로 경제 분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중국증시 거품 논란’ ‘국유기업 개혁’ ‘국유자산 손실 방지’ 등에 있음을 보여줬다. 베이징시는 양회 기간 차량 통행과 베이징시 상공 안전 강화를 위해 다음달 1일부터 16일까지 관광지나 주변지역에서 체육행사나 오락성 비행활동을 전면 금지시켰다. 한편 중국 상하이방(幇)의 거두인 황쥐(黃菊) 국무원 부총리가 이번 양회(兩會)에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국 권력서열 6위인 그가 건강 이상으로 은퇴한다거나 비리 연루 의혹이 있다는 등의 신변이상설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황 부총리는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정협 개막식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황 부총리는 또 4일 발표된 전인대 주석단 및 비서장 명단에서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는 유일하게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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