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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침체 끝이 없나

    경기침체 끝이 없나

    “4분기 이후 나이키 형태로 반등할 것”(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정부 기대와 달리 경기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내수와 투자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생산은 제조업(0.7%)의 상승세에 힘입어 전월보다 0.6% 늘었다. 두 달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여전히 감소세(-0.8%)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5.9%로 전월보다 0.7% 포인트 올랐다. 업종별 전월 대비 생산은 자동차(7.5%), 반도체·부품(5.4%), 의복·모피(9.0%) 등이 증가하고, 기계장비(-5.7%), 기타운송장비(-10.2%) 등은 감소했다. 소비 지표는 여전히 뒷걸음질이다. 소매판매가 9월보다 0.8%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2.9% 감소했다. 서비스업(-1.0%)과 건설업(-1.5%) 등도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과 비교해 0.2% 줄었다. 9월 반짝 상승(1.0%)하더니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추석 연휴가 낀 데다 휴대전화 번호이동 보조금 감소 등으로 10월 지표가 부진했다.”면서 “(11월 무역수지는) 10월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경제 둔화 우려 속에 소비·투자 심리가 좀체 풀리지 않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불황형 흑자 탈출하나

    불황형 흑자 탈출하나

    경상수지가 올해 2월부터 9개월 연속 흑자다. 10월에는 수출과 수입이 나란히 늘어나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잠정)는 58억 2010만 달러 흑자다. 역대 최대치였던 7월 흑자(61억 4430만 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전월(59억 1310만 달러)과 비슷하다. 10월 수출이 482억 11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보다 3.9% 늘어났다. 지난해 7월(483억 1360만 달러) 이후 15개월 만에 최대치다. 석유제품과 화공품의 증가세가 늘어나고 반도체·정보통신기기 등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수입은 430억 32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0.5% 늘어났다. 3월부터 시작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양재룡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내 투자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자본재 수입이 증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재 수입은 5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8월에는 19.4%나 줄어들기도 했다. 10월에는 6.7% 늘었다. 특히 반도체 수입이 17.0%나 늘어났다. 올들어 10월까지 경상수지 누적흑자는 341억 3050만 달러다. 한은의 연간 전망치(34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양 부장은 “11월에도 석유제품, 무선통선기기의 수출 호조로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수지는 3억 7830만 달러 흑자로 전월(3억 2330만 달러)보다 늘어났다. 지적재산권 및 여행수지 개선 등에 힘입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빅데이터로 범인 잡고 재해도 예측

    정부는 내년부터 범죄가 발생하는 시간과 장소를 예측하는 등에 ‘빅데이터’(big data·축적된 다량의 정보를 통해 가치를 찾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를 활용하기로 했다. ●‘빅데이터 마스터플랜’ 등 보고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28일 ‘스마트국가 구현을 위한 빅데이터 마스터플랜’과 ‘플랫폼 기반의 미래 전자정부’ 방안을 청와대에서 보고하며 ▲범죄발생 정보 파악 ▲자연재해 조기감지 ▲교통사고 감소체계 구축 등 3개 분야에 일차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최근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2017년까지 집중 투자해 국가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말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이를 토대로 경찰청 범죄이력·인구통계·날씨 등의 자료를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더불어 탈세 방지·맞춤형 복지 제공·민원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책 수립 등에도 빅데이터를 활용키로 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 연계와 저장, 분석을 위한 공통기반 구축, 민간과 행정 공공기관의 빅데이터 활용 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공공부문에서 축적된 정보를 민간에 개방하고 이용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국책사업으로 국가정보화사업 추진 ▲소프트웨어 제품의 표준화 ▲전자정부를 총괄하는 체계 마련 등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박정호 위원장은 “빅데이터를 잘 관리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엔서 한국전자정부 호평 받아 한편 공공정책 분야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가 유엔 무역개발회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최근 발간한 2012년 정보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의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 공개 전략이 다른 나라의 전자정부 서비스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씨줄날줄] 신(新)백호주의/박정현 논설위원

    언제나 어린 소년 피터 팬이 사는, 모든 것이 있는 상상의 나라이자 호주 퀸즐랜드 북서부의 ‘상상의 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곳. ‘네버 네버 랜드’(Never Never Land)는 어디일까. 1788년 배를 타고 시드니 항에 도착한 유럽의 죄수들에게 다시는 영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유배의 땅, ‘네버 네버 랜드’는 바로 호주였던 것이다. 유럽의 죄수들이 원주민 애버리진을 말살하면서 호주는 백인의 역사를 열었다. 후손들은 자신들의 조상을 머나먼 땅으로 쫓아낸 영국에 대한 적개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영연방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아시아의 유럽’이라고 불린다. 호주는 아시아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1851년 금광이 발견되면서 호주 땅에는 중국인들이 몰려들었고 중국인 유입은 백인들과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백인들은 앵글로색슨 우월주의에 젖어 중국인을 견제했고, 지방정부 차원의 백인 우월주의는 1901년 호주 연방 결성과 함께 국가적 차원으로 확산됐다. 아시아인의 이민과 취업을 제한하는 백호주의(白濠主義)는 1973년까지 지속됐다. 백호주의 정책을 편 호주는 아이로니컬하게도 21세기 들어 아시아 때문에 먹고산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성공은 아시아 국가들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학·관광산업은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3대 산업. 유학과 관광 분야에서 아시아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한국인 유학생 3만명, 워킹 홀리데이 체류자 3만명 등 모두 14만명의 한국인이 호주에 체류 중이다. 중국인 유학생도 많을 때는 20만명에 이르렀던 적도 있다. 백호주의를 폐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에서는 인종테러범죄가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호주 브리즈번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며칠 전 또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올들어 3월 이후 네번째라고 한다. 중국인과 일본인들도 무차별 테러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백인들은 “아시아의 개들”이라면서 폭행을 한다고 하니 신(新)백호주의라고 할까. 호주 직장인 72%가 직장 내 유색인종 차별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30%는 실제 인종차별을 직접 겪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호주를 찾는 아시아 관광객과 유학생은 2009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기업들도 호주 투자에서 백호주의를 우려할 정도라고 한다. 백호주의의 잔재가 남아 있는 한 호주는 관광객과 유학생들이 꺼리는 ‘네버 네버’로 남을 것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대기업에 멍드는 골목상권 2제

    대기업에 멍드는 골목상권 2제

    ■ “대형마트 낙수효과 없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돈을 벌어들이는 규모에 비해 현지 생산품 구매와 고용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낙수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유통 대기업들이 지역 진출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파급 효과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27일 민주통합당 이낙연 의원이 밝힌 ‘광주·전남 대형마트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역 50개(광주 29개, 전남 21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 등이 최근 3년간 올린 매출액은 2조 9525억원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최근의 경기 불황 속에서도 올 10월 말 현재 8258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말까지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에는 1조 440억 9600만원, 지난해엔 1조 825억 85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 순위별로는 광주의 이마트 광주·봉선·광산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전남에서는 홈플러스 순천, 이마트 순천·목포점 순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지역에 대한 기여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지역 내 공익사업에 3년간 투자한 액수는 전체 매출의 0.2%인 59억 1300만원에 불과했다. 1만원어치를 팔아 20원을 사회에 환원한 셈이다. 또 지역 농산물 구매에 쓴 돈은 전체 매출의 20% 수준인 6000억여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농산물이 매출의 50%에 이르는 농협 하나로마트와는 대조적이다. 지역민 고용 인원도 모두 3879명에 불과했다. 이는 점포당 78명꼴로 직원 대부분이 본사 또는 외지에서 충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고용된 주민 가운데 절반 정도가 비정규직임을 감안하면 대형마트를 대표하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최근 ‘대형마트가 점포당 평균 500~600명을 고용한다’고 밝힌 수치와는 동떨어진 실정이다. 이 의원은 “일부 업체가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에 관련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바람에 구체적인 수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럼에도 지역 내 고용률과 공익사업 투자 비중에서 나타나듯이 이들 대형 유통업체가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이 본사가 위치한 수도권으로 쏠린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가 지역에 집중적으로 진출했던 지난 10여년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여·야는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대형 업체의 무분별한 확장과 영업 시간 등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동네 토종빵집 매출 반토막” “동네 토종 빵집을 살립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려 고사 위기에 처한 ‘동네 토종 빵집 살리기 좌담회’가 27일 전북 전주에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좌담회에서는 학계, 토종 빵집 대표,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들의 무분별한 시장 잠식으로 설 자리를 잃어 가는 동네 빵집의 현주소를 조명하고 토종 빵집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 제시됐다. 좌담회는 2003년 전국적으로 1만 8000개에 이르던 동네 빵집이 지난해에는 5184개로 감소하는 등 극심한 쇠퇴 현상을 보이고 있고, 살아있는 동네 빵집마저 매출이 반 토막 나는 등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또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지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것에 그치지 않고 획일화된 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길들이며 나아가서는 지역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원용찬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는 “2008년 8153개였던 전국의 동네 빵집은 2011년 5184개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3572개에서 5290개로 동네 빵집 숫자를 추월해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확대는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소상공인의 빈곤화, 프랜차이즈 독과점을 형성해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깨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 덕진구 인후동에서 30년째 토종 빵집을 운영하는 하니비베이커리 임재호(50)씨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경쟁적 확장과 광고, 영업력으로 자영 제과점은 침체 일로에 빠져 있다.”며 “이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 주요인이지만 동네 빵집의 차별화된 품목 개발 부진, 자본 열악, 주먹구구식 운영, 홍보 부족 등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프랜차이즈보다 좋은 재료 사용,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경영,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신제품 개발” 등을 제시했다. 참여자치 시민연대 김남규 사무처장은 “동네 빵집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지역 순환형 경제, 지역 가치적 소비운동 등 지역 주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교육청의 지역 제과점 우선 구매 협약, 자치단체의 제빵 신기술 교육과 가게 리모델링 지원, 시민단체의 지역적 가치 소비운동 전개, 제과협회의 신제품, 신선빵 생산 노력” 등으로 소비자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내년에도 2%대 성장 ‘악몽’?

    내년에도 2%대 성장 ‘악몽’?

    주요 경제 예측 기관들의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 초중반이 대세다. 하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수출과 소비의 동반 침체 속에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좀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전문가들은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도를 높이고, 저소득층의 구매력 향상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수출·내수·투자 ‘3개의 기둥’ 위축 4% 안팎의 성장을 예상했던 정부도 다음 달 중순 전망치를 수정할 계획이다. “올 3분기가 경기 바닥이 될 것”이라며 내년 회복세를 예측했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3분기가 저점이었으면 하는 기대”라고 말을 바꿨다.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 전망치는 3.2%다. 2%대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는 수출, 내수, 투자 등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삼각 기둥’이 여전히 잿빛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수출은 내년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율이 5%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올해 수출이 워낙 안 좋았던 탓에 ‘기저효과’에 기댄 측면이 커 본격적인 성장세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2.5% 추정)와 비슷한 2.7%에 그칠 전망이다. 설비투자 역시 올해 1.5%에서 소폭 상승한 5.3%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과 투자 부진은 세계 경기 침체, 내수 부진은 가계부채 문제 등 구조적인 한계에 기인하고 있어 급격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유럽 지역의 수출은 올해 감소하고 있지만 FTA 수혜품목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괜찮은 만큼 FTA 활용도를 높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적극적인 민간소비 부양책 필요” 문외솔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경기 침체의 골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빨라지고 있고, 수출 주도에서 내수 주도로 성장 전략을 바꿨다.”면서 “중국을 수출 전진기지가 아닌 최종 시장으로 바라보는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FTA 효과 극대화, 중국 내수시장 개척 등을 통해 수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좀 더 적극적인 민간소비 부양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다. 세계 경기 침체로 기업의 투자 여력이 떨어지고, 정부 역시 재정 악화를 걱정하는 상황이라 결국 내수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병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임금차별 금지 등을 통해 소비성향이 큰 저소득 계층의 소득 증대를 보장해 주는 정책이 절실하다.”면서 “대선에서 누가 집권하든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민간소비 회복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재정지출을 보편적 복지가 아닌 소득 1~2분위의 저소득층에 집중시켜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좋은 일자리를 꾸준히 늘려 나가는 것이 내수 회복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포스코 수출비중 처음 40% 넘는다

    포스코의 올해 수출 비중이 처음으로 4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경기 부진 등 악조건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철강재 수출과 함께 대우인터내셔널 등 새로 품에 안은 계열사들이 효자 노릇을 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26일 포스코와 금융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총 3200만t의 철강재를 판매하고, 이 가운데 41.3%인 1321만t을 수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하지만, 수출 비중은 처음으로 40%를 넘는다. 이로써 연간 수출량과 그 비중은 ▲2009년 1004.7만t, 35.3% ▲2010년 1108.2만t, 35.2% ▲2011년 1332.4만t, 38.6% 등으로 꾸준한 상승·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계열사로 편입된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미얀마의 셰·셰프·미야 등 3개 가스전 개발에 쓰일 생산플랫폼(탑사이드)을 현지로 출항시키고, 향후 25년간 총 9000만t의 천연가스를 시추할 계획이다. 생산된 가스는 내년 중반부터 중국국영석유공사(CNUOC)에 전량 판매돼 연간 3000억~40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2008년까지 31개에 머물던 계열사를 두 배 이상인 70개로 늘렸다. 그러나 핵심사업인 철강과 무관한 회사는 보험 관련법 개정에 따른 포스메이트인슈어, 광고대행사 포레카, 협력업체의 지분 철수로 편입된 엔투비 등 단 3곳뿐이라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나머지는 철강 전후방사업, 에너지·소재 분야, 특수목적법인(SPC) 등이다. 또 전체 계열사 중 20여개가 초기 사업 부진 등의 이유로 적자를 내고 있으나, 적자 계열사의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2.5%, 영업이익도 2.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포스코의 현금보유 비중이 낮아진 이유는 철강 투자액(16조 4400억원)의 25%인 4조 570억원을 대우인터내셔널 인수(3조 3800억원) 등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신용평가기관들이 신용등급 상승 기준으로 삼고 있는 현금성 자산 5조 5000억원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 1조 5000억원에 이어 연말까지 1조원대 비용을 더 줄이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4년간 과도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만 늘렸다는 정치권의 오해와 이에 따른 낮은 신용평가가 억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수익성의 잣대인 영업이익률의 경우 11.5%로 세계 동종업계 가운데 가장 우량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글로벌 시대] 다문화로 아름다운 사회를/장수영 코트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무역관장

    [글로벌 시대] 다문화로 아름다운 사회를/장수영 코트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무역관장

    글로벌화의 진척이 가져온 수많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들은 또 다른 형태의 과제들과 맞닥뜨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문화 사회가 점점 더 확대되면서 생기는 갈등들은 결코 대처가 쉽지 않은 난제들이다. 포용력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조차 이민자 그룹이 일으킨 소요사태를 겪으면서 과거의 정책들을 송두리째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니 다른 나라들이야 오죽할까 싶다. 이런 점에서 다문화 선진국 뉴질랜드의 경험은 우리에게 소중한 참고가 될 것 같다. 다문화 사회가 겪는 갈등의 근본 원인을 살펴보면 경제문제로 귀착되는 경우가 많다. 경제가 호황일 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가 실업률이 증가하고 소득이 감소하는 침체기가 찾아오면 인내심을 잃은 사람들이 경쟁의 판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짜고 싶어 한다. 이때 약자인 소수 이민족이 희생양이 되기 쉽다. 심지어 일부 표에 눈먼 정치인들이 이런 심리를 이용한 득표 전략을 펴면서 갈등을 더 부추기기도 한다. 이곳 뉴질랜드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50년대 말부터 피지, 사모아, 통가 등 남태평양 섬나라에서 많은 이민자들이 뉴질랜드로 건너왔다. 이들은 당시 제조업이 활발했던 뉴질랜드 산업계의 노동현장에 투입되었는데, 1973년 오일쇼크가 발발하자 일자리를 가로채서 실업률을 높인 주범으로 취급받았다. 게다가 각종 도시 문제와 범죄 증가의 책임까지 떠안았으니 이들 입장에서는 억울했을 것이 분명하다. 뉴질랜드에서 이민자 그룹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아시아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부터이다. 주로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아시아 이민자들은 교육수준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자금을 보유한 투자 이민인 경우가 많았다. 이민자들을 받아들여 경제 활성화를 꾀했던 뉴질랜드 정부의 의도에 딱 맞는 이민자였던 셈이다. 이 정책이 효과를 거두면서 이민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크게 개선되었다. 그래서 이민정책은 뉴질랜드의 주요 경제 정책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문화 문제를 경제적 이해관계로만 판단해서는 물론 안 된다. 불황기를 거칠 때마다 똑 같은 갈등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문화는 기본적으로 인류 공통의 보편적 가치인 인류애(愛)의 관점에서 접근할 문제이다. 이와 관련, 뉴질랜드는 훌륭한 자산을 하나 가지고 있다. 1840년 2월 영국에서 온 총독과 원주민 마오리족 추장들 사이에 체결된 ‘와이탕이(Waitangi) 조약’이 그것이다.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어 보이는 이 조약으로 뉴질랜드는 두 인종의 평화로운 공존을 택했다. 영국인은 통치를, 마오리족은 안전을 확보한 것이다. 그 결과, 현재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약 15%가 원주민인 마오리족이고 이들은 사회 각층에서 크게 활약하면서 주류를 이루는 유럽계 현지인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가졌음에도 원주민 비중이 채 1%가 되지 않는 이웃 나라 호주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런 배경 때문일까? 인구 150만명이 사는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는 이민족 축제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뉴질랜드 정부가 적극 지원함은 물론이고 해당 이민족, 현지인,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모두의 축제’이다. 다문화 덕분에 오클랜드가 훨씬 다채롭고 평화로운 도시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듯하다. 우리 역시 다문화 사회로 아주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지방에서 온 우리 중소 수출기업 관계자들은 외국인 노동자들 없이는 단 하루도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한다. 농촌 총각들과 결혼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결혼이주여성들은 또 어떤가? 이들은 이미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제 이들과 아름다운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과제가 우리에게 던져졌다. 반만년을 단일민족으로 살아 온 우리이기에 더더욱 단단한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 KDI “내년 성장 3.0%”… 전망 두달만에 하향

    KDI “내년 성장 3.0%”… 전망 두달만에 하향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두 달 만에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을 내려잡았다. 내년 성장률이 3%에 간신히 턱걸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올해 성장률도 한국은행 전망치(2.4%)보다 낮은 2.2%로 내려잡았다. ‘저성장의 늪’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KDI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야 하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검토할 것을 주문해 ‘박재완 경제팀’과의 시각차를 노출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공격적인 돈 풀기(양적 완화)로 내년에는 환율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도 촉구했다. KDI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놓았다. 우선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2%, 3.0%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지난 9월 전망 때보다 각각 0.3% 포인트, 0.4% 포인트 낮췄다. 내년 전망치는 정부(4.0%)나 한은(3.2%) 전망치보다 낮다. 금융연구원(2.8%)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연구기관이 3% 초중반을 전망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비관적이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세계경기 회복 지연 등 현재로서는 경기 하방(하강) 위험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 불확실성과 미국의 재정절벽(급격한 정부 지출 감소) 우려가 여전한 상태에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 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진단도 곁들였다. 부동산 시장 부진도 내부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위축돼 경기 하강이 심화되고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추가로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 투자는 지난해(-5.0%)에 이어 올해도 역성장(-0.6%)한 뒤 내년 2.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낙관적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KDI가 내년 성장률을 상반기 2.2%, 하반기 3.7%로 봤는데 이는 올해의 빗나간 ‘상저하고’ 전망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부진 등으로 내년 하반기에도 (우리 경제의) 급격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KDI 측은 “하반기 3.7% 전망은 유로존 위기, 미 재정절벽, 국내 소비 부진 등 제반 불안요소가 해결된다는 것을 전제한 수치”라고 해명했다. 바꿔 말하면 내년 3.0%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러 복병 가운데 하나라도 삐끗하면 성장률이 금세 2%대로 주저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DI는 정부의 좀 더 적극적인 경기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고영선 연구본부장은 “내년에도 성장률이 3년 연속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고치인)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면서 “필요하면 추경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가로 정부 곳간을 열어 경기를 살리는 데 부정적이다. 돈을 더 풀기보다는 규제 완화와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KDI는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 가속화도 경고하고 나섰다. 고 본부장은 “대내외 금리차와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기대로 우리나라로의 자본 유입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면서 “내년 원화 절상률이 예년보다 가팔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은이 기준금리(현 2.75%)를 추가로 내려 대내외 금리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경제프리즘] 은행들 해외진출 확대 ‘엇갈리는 명암’

    [경제프리즘] 은행들 해외진출 확대 ‘엇갈리는 명암’

    지난달 25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미얀마 양곤사무소 개설과 관련, 서로 최초 개설이라고 4분 차이로 보도자료를 내는 촌극을 빚었다. 지난 21일 국민은행은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한다며 임원들과 사외이사들이 중국으로 대거 모이기도 했다. 이처럼 왜 은행들이 너나없이 해외 진출을 앞다투고 있을까.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6개 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의 해외 네트워크(지점·현지법인·사무소) 수는 모두 합쳐 258개다. 현재까지 외환은행이 가장 많은 국가(21개국)에 진출했고,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네트워크(62개)를 만들었다. 내년에도 은행들의 해외 진출은 활발하게 진행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내년 중국 베이징에 영업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내년 상반기 필리핀 클라크 지점을 개설한다.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앞장서는 이유는 새로운 수익창출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각 은행들이 지점 통·폐합을 하고 있는 가운데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 자체는 굉장히 힘든 일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중국이나 동남아에 집중해서 진출하는 게 금융 수요도 있어 더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고려해 신입행원을 뽑을 때 중국어 같은 제2외국어 실력도 고려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외진출=성공’이라는 공식이 반드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 외국지점과 현지법인 당기순이익은 3억 7160만 달러(4054억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5%나 감소했다. 해외 진출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영업 등이 가능한 지점이나 현지법인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경우 3년 정도 지난 다음 지점 설립을 허가해 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국가마다 진출 방식이 다르고 정부의 영향력이 큰 국가도 있기 때문에 일단 사무소를 세워서 시장조사를 먼저 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국내 영업점은 설립 후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는 데 2~3년이면 되지만 해외 영업점은 적어도 10년 후에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진출 자체는 가장 위험성이 높은 투자”라면서 “우리와 다른 문화 차이 등 그 나라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빛 잃은’ 세계최대 전자상가 日 아키하바라 직접 가보니…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빛 잃은’ 세계최대 전자상가 日 아키하바라 직접 가보니…

    지난 22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아키하바라 전자상가. 23일이 근로감사의 날인 휴일이어서 3일 연속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었지만 세계 최대의 전자상가로 유명했던 아키하바라는 썰렁하기만 했다.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는 겉모습과 달리 아키하바라 상가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금리 1% 12개월 할부’ ‘최저가 할인’ 등 소비자들을 잡아끌려는 광고문구가 여기저기 붙어 있지만 정작 물건을 구경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실제로 한 전자상가의 가전제품 계산대 부근에서 30여분간 서성였지만 제품을 살펴보기 위해 매장을 찾은 고객은 3명에 불과했다. 아키하바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쏟아지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근근이 버틸 수 있었다. 아키하바라 전자제품 거리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관광버스를 점포 옆에 세워 두고 고가의 카메라 등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단골 손님’이었다. 그러나하루 몇 십대씩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버스 행렬은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본격화한 지난 9월 이후 거의 제로 상태로 끊겼다. 한때 아키하바라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던 톤 높은 중국어도 들리지 않았다. 20대 중국 여성 두 명이 대화하며 모습을 나타냈지만 이들의 행선지는 아키하바라 전자상가가 아니라 근처의 편의점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것이다. 상가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한 직원은 “이런 일은 개점 30년 만에 처음이다. 사흘간 계속되는 연휴 전날이어서 많은 고객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평일과 다름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중국 단체관갱객들이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외교문제라서 상인들인 우리로선 달리 대책을 세울 방법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가전제품 대형 할인매장에서도 중국인 고객은 3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이 매장 책임자는 “일본산 전자제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은 아키하바라를 지탱하는 소중한 고객인데….”라며 고개를 떨궜다. 아키하바라 여러 곳에는 폐점을 알리는 문구를 써붙은 가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폐점 할인행사를 하고 있던 야마다 이치로(43)는 “20년 넘게 아키하바라에서 버텼지만 이젠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 일본 전자산업이 적자에 허덕이고 중국인, 한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아키하바라는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인도에는 젊은 여성들이 분홍 드레스에 파란 조끼와 흰 치마를 입은 메이드 복장을 하고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손에 쥐어주며 말을 건넨다. “‘메이드 카페’에서 차 한잔 하고 가세요.” ‘메이드 카페’는 영어로 ‘하녀’ 또는 ‘가정부’라는 뜻의 ‘메이드’(maid)에 찻집이라는 의미로 ‘카페’를 갖다 붙인 신조어다. 건널목을 건너자 ‘메이드 카페’로 꽉 찬 골목이 나타났다. 전자상가로 명성을 날리던 아키하바라가 ‘메이드’의 천국이 된 셈이다. 아키하바라의 왕복 8차로 메인도로인 ‘주오도리’를 지나 뒷골목에 들어가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전자제품 벼룩시장격인 곳이다. 10여 개의 노란색 상자에 담긴 중고 전자제품을 연신 주워 담고 있었다. 보이스 리코더, MP3플레이어 등 비닐에 싸인 전자제품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오랜 불황을 겪다 보니 새로운 제품보다는 값싼 중고제품을 선호하는 풍조가 이곳에도 역력했다. 일본철도(JR) 아키하바라 역사 건너편의 전자제품 할인점 ‘요도바시 카메라’로 발길을 옮겼다. 빅카메라(BIC CAMERA)와 전자 할인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에는 고객들이 제법 찾아들었다. 1층은 휴대전화 판매 코너. 몇년 전만해도 TV 코너가 1층에 자리 잡았지만, 스마트폰 열풍으로 ‘황금매장’인 1층은 휴대전화 차지가 됐다. 20여종의 스마트폰이 진열돼 있지만 고객들은 아이폰5와 갤럭시S3, 후지쯔폰을 주로 찾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지난 6월 출시된 뒤 월간 판매 순위 1위를 이어갔지만 이달 초 ‘아이폰4S’가 판매되면서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갤럭시S3를 독자적으로 취급하는 NTT도코모보다는 아이폰을 판매하는 소프트뱅크와 au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좀 더 많았다. 일본 제품은 후지쯔의 ‘애로우스’(ARROWS)와 소니 엑스페리아GX가 선전하고 있지만 갤럭시S3와 아이폰 기세에 맥을 못추는 양상이다. 일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BCN과 일본 스마트폰 인기 순위 집계 사이트인 카카쿠닷컴(kakaku.com)에서도 아이폰과 갤럭시S3가 판매 순위 1,2를 차지하고 있다. 휴대전화 시장의 주류가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경영 판단을 늦게 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했다. 영상·음향·가전 매장이 몰려있는 4층에 올라가니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LG전자 제품들이 죽 진열돼 있었다. “LG 3D 영상을 체감하세요.” “가장 인기가 높은 LG 스마트폰”이라는 문구가 선명히 새겨진 플래카드가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TV 매장은 LG전자 제품을 중심으로 소니, 파나소닉, 샤프 제품들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자연스럽게 가격을 비교하며 구입할 수 있게 돼 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LG 제품의 판매가격이 일본 제품들에 비해 전혀 싸지 않았다. LG 55인치 TV는 최고 할인가로 살 수 있는 가격이 23만 9300엔(약 314만원)이었다. 파나소닉과 소니의 동일 인치 제품 가격 17만 9700엔, 13만 5500엔보다 무려 5만 9600~10만 3800엔 비쌌다. 샤프의 52인치는 12만 2200엔에 거래됐다. 판매 점원은 “LG의 3D TV는 일본 제품보다 화질이 뛰어나고, 충전하지 않는 안경 등으로 인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 제품은 싸구려라는 인식은 최소한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0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LG는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초반 크게 고전했지만 “세계에서 인정받는 제품”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끝에 콧대 높은 일본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시작했다. 민영방송인 후지TV는 23일 오후 ‘슈퍼뉴스’에서 일본시장에서도 뿌리 내리기 시작한 LG의 성공비결에 대해 ‘빠른 의사결정, 과감한 투자, 해외 사정에 맞는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환란 때도 버티더니… 해외유학생 7년만에 감소

    환란 때도 버티더니… 해외유학생 7년만에 감소

    외환 위기 때도 꿋꿋이 ‘버텼던’ 해외 유학생 숫자가 7년 만에 감소했다. 유학 중이거나 어학연수를 떠난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금액도 줄었다. 외국 학위를 받는 사람이 늘어나 유학의 가치가 약해진 데다 장기 불황으로 학비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은행,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 기준으로 외국 고등교육기관에서 학위 공부 중인 유학생은 15만 4178명으로 지난해보다 6.1% 감소했다. 학위 과정을 밟는 유학생이 줄어든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에도 유학생 숫자는 줄지 않았다. 학위과정 중인 유학생은 2006년 11만 3735명, 2007년 12만 3965명, 2008년 12만 7000명, 2009년 15만 1566명, 2010년 15만 2852명, 지난해 16만 4169명으로 계속 증가하다가 올해 15만명대로 떨어졌다. 대학에서 어학연수 중인 유학생도 올해 8만 5035명으로 지난해의 9만 8296명보다 13.5% 줄었다. 가장 큰 요인은 소득 감소에 따른 학비 부담 증가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유학·어학연수자를 위해 부모들이 해외로 송금한 금액은 33억 5000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억 6000만 달러보다 5.8% 줄었다. 외국 석·박사 학위의 인플레 현상이 심해져 미국이나 유럽의 상위대학이 아니면 학위 가치가 이전만큼 평가받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삼성전자 투자 축소 왜?

    삼성전자가 3분기 투자 규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9월에 집행된 삼성전자의 시설투자금액은 18조 4834억원이다. 이 가운데 3분기 투자액은 4조 5354억원으로 1분기 7조 7593억원, 2분기 6조 1887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특히 1분기와 비교하면 58% 수준에 머물고 있다. 3분기 투자액은 분기 기준으로 2010년 1분기(4조 1415억원)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액이 2조 2868억원에 그쳐 감소세가 확연했다. 1분기(5조 7551억원)와 비교하면 40%에 불과하다. 2분기(3조 9390억원)보다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투자 축소를 글로벌 장기침체에 대비해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투자를 줄일 것이라는 예상보다 한발 앞서 위기관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기업은 보통 1년, 5년, 10년 단위로 투자계획을 세우고 집행한다.”면서 “한 분기 투자액이 줄었다고 해서 이를 긴축경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시진핑號 어디로] (3) 경제개혁 닻 올리다

    [시진핑號 어디로] (3) 경제개혁 닻 올리다

    “연간 7% 수준의 성장만 유지해도 중국 경제는 2020년이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시대’의 중국 경제 키워드는 여전히 ‘성장’이다. 중국인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2020년까지 2010년의 두 배(1만 달러 수준)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은 중국이 샤오캉(小康·먹고살 만한) 사회 건설을 마무리하기로 정한 최종 타임라인이다. 시진핑 총서기는 16일 새 지도부 출범 후 주재한 첫 공산당 중앙 정치국 회의에서 샤오캉 사회를 강조했다. 향후 10년 발전 노선을 제시한 제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정치보고의 핵심 개념을 되짚은 것이다. 그는 회의에서 “18차 전대에서 지적했듯 더욱 빨리 경제성장 방식을 (내수 확대로)전환하고 민생을 보장·개선하여 (2020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샤오캉 사회 건설을 완성하려면 꾸준히 성장을 유지해야 하며, 당국이 이를 위해 내놓은 해법이 바로 성장 방식을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수출과 정부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성장은 불평등과 부조화를 심화시키는 데다 미국, 유럽 등 해외 경제의 침체 국면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내수 중심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2007년 17차 전대 정치보고에서도 나온 것이지만 내수는 거꾸로 줄고 있다.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소비가 줄어든 반면 정부 위주의 투자로 성장을 이어 가는 패턴이 심화돼 우려를 낳고 있다. 전체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35%에서 2011년 49%로 늘어난 반면 소비 비중은 46%에서 36%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부의 투자가 과도해질 경우 자산 거품 등의 부작용이 양산돼 경제가 자칫 붕괴되거나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수출과 달리 내수가 확대되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 수입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사회보장이 낙후돼 있어 돈이 있어도 양로, 의료, 교육을 위해 일단 저축하지 않으면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로 중국 GDP에서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낮아져 2009년 현재 8%에 불과하다. 미국의 58%, 한국의 44%, 필리핀의 27%에 비하면 세계 최저 수준이다. 내수를 확대하고 국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국유기업으로 돈이 몰리는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 분배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문제는 실천이 제대로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시진핑 총서기 본인이 태자당(당·정·군 혁명 원로 자제 그룹) 출신이고 지도부 전반에 기득권층인 태자당과 상하이방(상하이 지역 정치세력)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부정적인 관측이 높다. 시 총서기의 개혁 의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내수 위주의 성장 패러다임으로 전환된다면 중국의 성장률은 지금까지의 연평균 10% 이상에서 7%대로 조정되겠지만 이 경우에도 2020년까지 국민소득을 두 배로 올리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중국사회과학원 리양(李揚) 부원장은 “중국 경제는 앞으로 질적인 성장을 중시하고 일반 국민의 생활 개선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Weekend inside-대선과 주가] 코스피 “대선이 좋다”… 13~17대 임기 첫해 평균 17% 상승

    [Weekend inside-대선과 주가] 코스피 “대선이 좋다”… 13~17대 임기 첫해 평균 17% 상승

    대통령 선거와 주식시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대선 후보의 공약에 따라 다음 정권의 주요 정책이 결정되고 이는 주식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선 때만 되면 정치 테마주가 난립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이후 국내 증시에선 ‘오바마 수혜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총생산의 5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미국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대선(12월 19일)도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후보들이 내세우는 경제 분야 공약에 따라 개별 종목과 업종, 나아가 전체 주식시장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미 대선 결과가 나오던 지난 7일 코스피 지수는 개장 후 약세를 보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확률이 높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38포인트(0.49%) 오른 1937.55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그 이후 재정절벽(급격한 정부 지출 감소와 감세 혜택 축소로 경제에 충격이 오는 현상) 위험이 불거지면서 1900선이 무너진 상태다. 연말까지 법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는 1360억 달러의 정부 지출이 줄고 5320억 달러의 세금이 오른다. 총 6680억 달러(750조원)의 재정절벽과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함에 따라 타협 가능성도 줄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6일 “소비에 의존하는 경제인 미국이 재정절벽에 빠지면 우리나라의 수출 둔화는 당연한 순서”라고 내다봤다. 그래도 ‘오바마 수혜주’는 무풍지대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부터 전 국민 건강보험 의무 가입 및 의료 보조금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오바마 케어’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병원 기자재 관련 업체인 뷰웍스는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6.39% 올랐다. 셰일가스 관련 주도 상승세다. 오바마 정부는 2035년까지 미 전역 전기 사용량의 80%를 셰일가스나 풍력 등의 청정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와 코스닥 상장 에너지기업 BHI는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2.59%, 5.91% 올랐다. 그동안 미 대선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력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제49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제56대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해까지 미 대통령 당선 이후 1년간 우리나라의 코스피 누적 수익률은 평균 14.84%였다. 특히 제55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2004년에는 40.43%나 됐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된 해만 외환 위기 여파로 -26.11%를 기록했다. 다양한 재료가 영향을 미쳤겠지만 대체로 미 대선은 우리나라 증시에 호재였던 셈이다. 미 증시에도 호재였다. 같은 기간 미 증시는 당선일 이후 1년간 8번 중 6번 상승했다. 누적 수익률 평균은 7.88%다. 부시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같은 충격을 제외한다면 주가는 대부분 올랐다. 재선에 성공하면 더 올랐다. 레이건(1984년), 클린턴(1996년), 부시(2004) 대통령의 재선 이후 1년간 누적 수익률은 각각 12.89%, 31.73%, 6.39%였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이 사라져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면서 “재정절벽도 내년 1분기쯤 되면 해소될 것으로 보여 이 이슈가 내년 미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대선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대신증권에 따르면 직선제가 도입된 제13대 노태우 대통령부터 제17대 이명박 대통령까지 당선일 이후 1년간 누적 수익률 평균은 17%다. 우리나라도 대선이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노무현(2003년) 전 대통령 때가 46.4%로 가장 높았고 김영삼(1993년, 40.3%), 노태우(1988년, 39.6%), 김대중(1998년, -3.3%), 이명박(2008년, -37.6%) 대통령 순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때의 수익률이 낮은 것은 외환 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 탓이 크다. 대선보다는 세계 경제 향배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임기 내 주가 흐름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어느 대통령이 됐든 당선 직후부터 이듬해 6월까지의 코스피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2년차 1분기(1~3월) 수익률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가 23.4%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이명박(13.4%) 대통령이다. 두 경우 모두 취임 1년차에 주가가 떨어진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이어 노태우(7.0%), 노무현(2.8%), 김영삼(1.5%) 전 대통령 순이다. 임기 말이 되면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으로 수익률이 떨어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만 임기 5년차 4분기(10~12월)에 17.1% 올랐다. 김영삼(-20.7%), 김대중(-5.4%), 노무현(-8.5%) 전 대통령 때는 모두 임기 마지막 분기 수익률이 떨어졌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말인 11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코스피가 하락할 것으로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4년 중임제인 미국의 경우 임기 말인 4년차 4분기에 주가가 소폭이나마 오른(50~58대 대통령 평균 0.6%) 것과 대조된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보통 임기 2년차 하반기부터 3년차 상반기까지 주가가 오르는 패턴을 보이는데 연임하면 이 주기가 1년 빨라진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한 만큼 우리나라 증시와 마찬가지로 내년 하반기에서 내후년 상반기까지 미 증시가 상승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미 증시 모두 내년 하반기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 테마주도 수선스럽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두 대선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테마주들의 명암은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제약은 8.23% 오른 반면 ‘안철수 테마주’인 오픈베이스는 28.87% 하락했다. ‘박근혜 테마주’인 아가방컴퍼니도 4.36% 떨어졌다. 통상 정치 테마주의 주가 흐름은 실적과 무관하고 대선 후보와의 밀접한 연관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픈베이스와 더불어 대표적인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미래산업은 회사 경영진이 안 후보와 한때 친분이 있는 정도다. 우리들제약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김수경 우리들병원그룹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일 뿐이다. 테마주의 최대 피해자는 일반 투자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테마주로 의심되는 35개 종목을 거래한 195만 계좌에서 1년 동안 1조 5494억원의 손실이 났다. 한 개인 투자자는 26억원을 날렸다. 반면 테마주의 최대 주주들은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뒀다. 지난 9월 14일 미래산업 최대 주주인 정문술 전 사장은 보유 주식 2254만 6692주(지분률 7.49%)를 모두 장내에서 팔았다. 이 여파로 미래산업 주가는 한동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민간에 맡겼던 공공업무 직영전환 바람

    민간에 맡겼던 공공업무 직영전환 바람

    지방자치단체들이 업무 효율을 내세워 민간업체에 위탁했던 청소용역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업무를 잇따라 직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15일 지자체들에 따르면 직영 전환은 고용승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수익구조와 서비스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 앞으로 더 확산할 전망이다. ●성남·용인 車번호판 업무… 수익 5억 경기 성남시와 용인시는 지난 1월부터 자동차 등록번호판 발급 대행업무를 시 직영으로 전환했다. 성남시는 이와 함께 번호판 발급수수료를 국내 최저인 10~28% 수준까지 내렸고, 용인시도 차종별 발급수수료를 1000원씩 내렸으나 5억여원의 세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민간업체에 맡겼더니 발급수수료가 비싸졌다는 등의 이유로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진주·거제 수영장 8600만원 절감 경남 진주시와 거제시는 실내수영장을 시 직영으로 바꿨다. 지난해 7월 직영으로 전환한 진주시는 운영 인원을 소수 정예화했고, 시민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정규 회원 등록을 줄였더니 연간 이용자 수가 2470여명, 수입은 1388만원 늘고, 지출은 8600만원이 감소했다. 대전 중구는 7월부터 재활용품 수집운반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했다. 직영 2년차부터 3억 3000만원의 예산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포천시와 경북 구미시 등도 시설관리공단 직영 등을 검토한다. 전남도의회 강성휘(목포1) 의원은 “도청 모 직속기관 미화원의 월평균 급여가 217만 5000원인 반면 용역회사 소속은 134만 6000원에 불과하다.”며 “고용형태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직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설 투자했던 업체들 반발 2006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학교급식의 직영도 완결돼 가고 있다. 전북과 경북지역 학교들은 8월과 7월 급식을 100% 가깝게 직영으로 전환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윤을 추구하지 않아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555개 초등학교에 배치돼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하는 학교보안관을 지난 3월부터 학교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고 급여도 25%씩 인상했다. 교장이 학교 상황을 잘 아는 만큼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 밖에 전북 남원의료원장례식장과 충북 제천시립화장장이 지난달부터 직영으로 바뀌었고, 고양시가 한국환경공단에 위탁한 고양환경에너지시설을, 양주시가 한국수자원공사에 맡긴 상수도공급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반면 포천시 관계자는 “직영으로 전환하면 그동안 시설투자를 해 왔던 민간위탁업체들의 반발과 선별적인 고용 승계, 일부 시설의 전문인력 부족 등의 문제점을 불러오기도 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내년 ‘나이키형 성장’ 가능할까

    내년 ‘나이키형 성장’ 가능할까

    최근 일부 경기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바닥 통과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우리 경제가 완만하게나마 바닥을 찍고 회복되는 ‘나이키형’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지만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바닥 국면이 오랫동안 지루하게 이어지는 ‘L자형’ 모습을 예측한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공식적으로는 3.3%로 고수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2%대 초반으로 수정한 상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3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에 그쳐 올해 2%대 중반 성장도 어렵다는 게 내부 공감대”라면서 “최근 글로벌 위기 국면에서 우리나라만 거의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흑자가 늘어났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의 흐름을 거스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내년에 우리 경제가 회복될 것인가다. 정부 전망치는 ‘4% 안팎’이다. 다음 달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3%대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진단에는 변함이 없다. 경기가 급반등하는 ‘V자형’까지는 아니더라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올 4분기부터 ‘나이키’ 로고 형태로 완만하게 반등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4%에 가깝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등의 분석은 정부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와 연구기관 25곳의 내년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3%대 초반(3.2%)이다. 비교적 낙관적으로 본 현대경제연구원(3.5%)과 미래에셋증권(3.6%) 등도 3%대 중반이다. 삼성증권(2.6%), 금융연구원(2.8%), 일본 노무라증권(2.5%) 등은 아예 2%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10곳의 평균 전망치는 지난달 말 현재 3.1%다. 여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자리한다. GDP 대비 수출 의존도가 50%를 넘는 우리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세계 경기 회복을 통한 수출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은 ‘재정절벽’(급격한 정부 지출 감소와 감세 혜택 종료) 위험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중국도 올해에 이어 내년 7%대(7.8%) 성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리스 등 유럽 지역의 재정위기 우려도 여전하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기 하락세는 내년 초에 멈추겠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초 제시했던 내년 성장률 전망치(3.3%)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도 “박 장관의 기대와 달리 실물경제 상황이 훨씬 좋지 않다.”면서 “최근의 저성장 추세가 최소한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는다] (2)복합 경제불황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는다] (2)복합 경제불황

    한국 경제가 심각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직면해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계부채와 끝 모를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이에 따른 내수와 투자 경기도 식어 가고 있다.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도 글로벌 경제 위기의 영향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다. 차기 정부는 집권과 동시에 복합 경제불황에 빠진 한국 경제를 맞을 수밖에 없다. 차기 정부가 우선 풀어야 할 경제 현안과 전문가들의 주문 사항을 짚어 봤다. ‘위기의 한국 경제를 구해 내는 마술 같은 비법은 없다. 세계 경제 여건 이상으로 성장률을 높이려는 무모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분간 성장과 고용 모두 부진해 경제 주체들의 고통과 불만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복합 경제불황에 빠진 한국 경제를 대하는 차기 정부의 자세를 이렇게 주문했다. 정권 치적을 위해 무리하게 판을 키우기보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직시하고 이를 풀어야 또 한 번의 이륙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고성장에 익숙했던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전환점에 서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 미래 먹거리 등에 대한 구조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권이 5%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같은 ‘숫자 경제’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이다. ●성장세 회복 상당한 기간 필요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3일 “과거와 같은 3% 중반 이상의 견고한 성장세를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며 대내외 악재에 노출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도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지금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초기 단계로 당분간 세계 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위기는 실물적 측면에서 볼 때 전 세계적으로 기술혁신에 따른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 감소에 비해 서비스업에서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것이 근본 원인이므로 단기간에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경제 주체들이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고 제도 개혁이 이뤄지는 데 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에 비해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최근 인구의 고령화나 경제의 성숙도 등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것이므로 일정 정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각한 현안부터 손대야 경제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가 집권한 뒤 우선 해결해야 할 경제 현안들로 일자리 창출과 경기·투자 활성화, 가계부채 정리, 수출 증대, 성장 잠재력 확충 등을 꼽았다. 이는 주요 대선 후보들이 대선 공약으로 발표한 내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대선 공약에서는 우선순위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함을 지적했다.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획기적인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모두 효과가 없었다.”면서 “차기 정부는 물가 상승이 나타나더라도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가 걱정보다 성장 동력 자체가 사그라지는 것이 더 우려된다는 의미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한 번의 외환 위기가 온다면 900조원에 이르는 가계빚과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제2의 그리스’가 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좋아졌지만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 외화 유출입에 대한 건전성 강화에 신경 써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오 실장은 거시경제의 안정을 꼽았다. 지금과 같이 2~3%의 저성장이 지속되면 저소득층의 생활이 더 어려워지고 자살과 범죄 증가 등으로 사회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그는 “적절한 수준의 금융 완화와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수요를 유도하고 소득재분배 효과를 높여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복지 확대에 따른 재정 소요가 많기 들어가기 때문에 차기 정부는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정부 개혁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올해 대선의 핵심 이슈인 경제민주화를 경제 현안의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대·중소기업 간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금융과 노동시장의 인프라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협의 리더십 필요 경제 현안은 경제 논리로 풀어 달라는 차기 대통령에 대한 주문 사항도 적지 않았다. 사회적 갈등 확산이 경제의 의욕을 꺾고 성장 잠재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국내외 경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치사회적 측면이 아닌 경제 논리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경제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을 조언했다. 반면 하 교수는 “우리 경제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과거에 비해 합의가 많이 이뤄져 있다.”면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단기적으로는 이해 상충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시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 실장은 “우리 경제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 상태가 양호하고 제조업 경쟁력도 있기 때문에 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일자리 창출에 관광 잠재력을 활용해야/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일자리 창출에 관광 잠재력을 활용해야/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이달 중에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드디어 1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관광객 수에 있어 우리도 세계 상위 20위권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성과의 최대 공헌자는 역시 중국이다. 몇 해 전부터 명동을 비롯한 우리의 주요 상권은 춘제(春節), 국경절 등 중국의 명절기간에 큰 호황을 누려왔다. 지난 10월 초 국경절 즈음에는 10만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방한해 약 2억 달러를 쓰고 돌아갔다고 한다. 세계적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관광 발전의 3대 혁명은 1960년대 항공티켓 가격 하락과 패키지 투어 발달, 인터넷의 등장 그리고 중국 등 신흥시장의 부상이라고 꼽았는데 그 진단이 틀리지 않은 듯하다. 관광은 사람의 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업이다. 따라서 어떤 분야보다도 일자리 창출 효과가 뛰어나다. 선진국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쇠락해 가는 농어촌의 경제활성화와 고용 확대를 위해 지역의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에 눈을 돌렸다. 중앙과 지방정부, 민간단체가 협업하여 직업훈련센터를 만들고 특산품 단지를 조성하는 등 지역 고유의 관광상품을 개발했다. 그 결과 이들 국가의 관광업 종사 비율은 전체 고용인구 중 적게는 3%, 많게는 11%에 이른다. 다만, 관광 고용은 숙련된 기술을 크게 요하지 않고 계절에 따른 변동이 심한 까닭에 파트타임과 비정규직이 많다는 취약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영세성과 낮은 보수 수준이 더해져 아직까지 젊은이들에게 크게 매력적인 취업분야는 아니다. 실제로 관광산업의 경제지표를 분석한 ‘관광위성계정’(TSA)에 따르면 우리나라 관광업 종사자 비율은 3.5%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접한 중국과 일본, 더 멀리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을 감안하면 관광산업의 발전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본다. 과거 수출주도형 경제에서 대규모 투자를 해왔듯이 중국, 일본 등 거대 관광시장을 고려한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 나아가 서비스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킴으로써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예를 들면,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는 호텔 건설 붐이 일고 있다.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참에 호텔 산업도 영세한 개인 경영에서 벗어나 체인 운영을 확대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고려해 봄직하다. 미국의 경우 전체 호텔의 4분의3이, 유럽은 4분의1이 체인호텔이다. 특히 선진국의 비즈니스 호텔 발전은 서비스 산업과 함께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사회도 서비스 산업의 성장과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로 향후 믿을 수 있고 안전한 체인 호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 외국인 방한객이 수도권에 집중돼 그 혜택이 지역에 골고루 분산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아울러 국제관광 지표의 호조와는 대조적으로 국민들의 국내여행 총량은 감소추세다. 주 40시간 근무, 주 5일 수업제 등에도 불구하고 숙박을 하는 여행은 오히려 큰 폭으로 줄었다고 한다. 여행이 일상화된 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국내관광을 장려하는가.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학교 방학과 휴가의 연중 분산이다. 2월 스키방학을 시작으로 부활절 연휴, 여름방학, 11월 중간방학, 성탄절 및 겨울방학 등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일년 내내 주어진다. 관광업계는 사전 확정된 이 일정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미리 기획하고 마케팅한다. 특히 프랑스는 2009년 국내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레스토랑의 부가세율을 19.6%에서 5.5%로 획기적으로 인하했다. 맛은 있지만 비싸기로 악명 높은 음식 가격을 낮춰 내수진작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주민 스스로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 고유의 문화·관광사업을 위해 공적 자금의 지원 아래 지역주민을 고용하거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사회적기업 방식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프랑스와 미국에서처럼 지역 상공인, 문화관광사업자, 관련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지역 상공·관광진흥 협의체를 운영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불확실한 대외 경제여건과 저성장의 우려 속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활로를 관광서비스 산업에서 찾기 바란다.
  • [사설] 대선주자 ‘3저’시대 헤쳐나갈 대책 뭔가

    한국경제가 지금 시련에 직면해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를 밑돌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에도 성장률이 2.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추락하면서 구조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음이다. 게다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확정과 동시에 선거전에 묻혀 있던 ‘재정 절벽’(급격한 재정지출 축소와 증세로 인한 경제 충격)이 표면화되면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있다. 앞으로 2개월 안으로 재정 절벽의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에 해당하는 6700억 달러 규모의 긴축을 단행해야 한다. 세계 경제도 치명타를 입게 된다. 미국이 재정 절벽을 타개하는 방편으로 달러화를 찍어내는 ‘양적 완화’에 의존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 공급 과잉으로 우리 경제는 ‘저성장’ 외에도 ‘저금리’ ‘저환율’(원화값 상승)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전례 없는 ‘3저’시대를 헤쳐나가야 하는 것이다. 저성장은 바로 일자리와 세수 감소로 귀결된다. 저환율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목줄을 죌 게 뻔하다. 수출기업들은 벌써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저금리는 저환율과 더불어 물가 안정에는 기여할지 모르나 비상시 정책대응 능력을 떨어뜨리고 투자상품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3저’시대가 초래할 공포가 이처럼 예견되고 있음에도 임기말 정부나 대선후보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대선후보들은 성장률 추락으로 사라지게 될 일자리를 지켜낼 고민은 하지 않고 현란한 수식어를 앞세워 일자리를 더 만들겠다고 허세를 부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어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유로지역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긴축 문제 등으로 세계경제의 성장 하방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국경제도 성장세가 여전히 미약하다고 분석했다. 대선후보들은 이러한 현실 진단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재원 마련 대책도 없이 무조건 많이 퍼주고 가진 자들을 더 혼내주겠다며 목청을 높인다고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국민들은 ‘3저’시대의 불안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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