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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포스트 BRICs] (14) 남아프리카공화국(하)

    [이젠 포스트 BRICs] (14) 남아프리카공화국(하)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남아공) 이석우특파원|요하네스버그 관문인 O R 탐보공항과 제3의 도시 케이프타운 공항은 최근 2010년 월드컵개최를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저기 우뚝 선 타워크레인, 뼈대가 올라가고 있는 건물들, 땅을 파헤치는 소리…. 탐보 공항서 요하네스버그 시내와 강남격인 샌턴, 그리고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를 잇는 80㎞의 도심고속철도 ‘하우트레인’ 공사도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월드컵에 대비,530억달러(약 49조 3430억)짜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셈이다. 경기장 신축·확장 비용만 12억달러. 세계적인 관광지 케이프타운이나 항구도시 더반 등 5곳에 4만 5000∼7만명의 수용이 가능한 경기장을 짓느라 부산하다. 요하네스버그, 포트 엘리자베스 등 4곳엔 기존 경기장의 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530억달러 프로젝트… 경제성장 불붙어 “치솟는 광물자원 가격의 오름세 속에 월드컵특수란 호재는 남아공 경제성장에 불을 붙였다.”고 광산재벌 하모니사의 재무담당 요한 반 히덴은 설명했다.“남아공은 월드컵대회 개최가 어렵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개최지 교체를 고려중”이란 소문도 최근 FIFA의 공식 해명으로 일단락되면서 월드컵특수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7배나 늘어난 외국인 직접투자(FDI)나 다국적기업들의 현지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진출 열풍은 월드컵 특수와 함께 장기적인 원자재 확보를 겨냥한 포석”이라고 무역산업부(The DTI) 유누스 후센 과장은 지적했다. “월드컵과 관련된 주요 건설 프로젝트는 현지 남아공업체들이 싹쓸이를 했지만 하청 공사나 기자재 수주 등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의 참여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코트라 남아공 무역관 고일훈 과장은 설명했다. ●한국기업 자원 확보위한 교두보 이런 열기를 타려고 한국기업의 몸놀림이 빨라졌지만 한국의 남아공 진출은 아직은 초기단계이다.“공장 건설과 대대적인 투자보다는 시장의 잠재력을 고려, 상품시장을 개척하고 아프리카 광물자원을 확보, 구매하면서 교두보로 이용하는 단계”라고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JSE)의 미셸 주버트 상담역은 평가했다. 교민도 3000명 남짓이다. 한국은 남아공에서 철강과 백금, 알루미늄괴 등을 수입하고 남아공에 전자제품과 건설장비, 자동차 등을 판다. 그중에서 으뜸가는 수출품은 휴대전화다. 특히 삼성 애니콜은 모토롤라를 추월,1위 노키아를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의 남아공 매출액은 지난해 5억 5000만달러.“올해 6억 5000만달러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는 구본중 삼성전자 남아공 법인장의 설명이다. 흑인 중산층 확산과 빠른 구매력 증가 탓에 2010년에는 10억달러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허브… 잠재시장 선점부터 30여만명이 모여 산다는 요하네스버그 흑인 집단거주지역 소웨토나 사자와 기린이 뛰노는 사파리지역에서도 삼성 휴대전화나 LG TV와 에어컨 등은 흔히 볼 수 있다. 태석진 LG 남아공 법인장은 “흑인소비층의 급증으로 시장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구본중 삼성 법인장은 “남아공 법인을 현지기업으로 키워 시장이 더 커졌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과 아프리카에 뿌리 내리기를 시작했다는 의미다.“남아공은 아프리카의 허브다. 커가는 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남아공 정부도 반짝 특수보다는 경제체질의 한 단계 ‘레벨 업’에 고심 중이다.“월드컵 행사의 최대 도전은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관념을 변화시키고 지속적인 발전의 계기로 삼는 것”이라고 부통령실 경제고문인 논라밀라 음조이 음쿠베는 설명했다. ●지속적인 성장이 화두 이같은 고민의 해결책을 음베키 정부는 ‘남아공의 뉴딜정책’으로 불리는 신경제정책(Asgisa)에 담았다. 정책을 총괄하는 부통령실 사비 음투웨클 국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로, 항만,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전자·통신, 자동차, 조선 등 고용효과가 큰 산업에 중점을 둬 연 6%의 경제성장률을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경제정책의 추진을 위해 2009년까지 GDP의 2%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2010년을 넘어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다지고 성장동력을 넓혀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또 이 기회에 그동안 유럽자본이 지배해 온 경제 틀도 다양화하겠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고 JSE 주버트 상담역은 지적했다. 그동안 남아공에 대한 누적 투자는 옛 식민 종주국 영국이 전체 투자의 69%를 차지하는 것을 비롯해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네 나라의 누적투자액이 91%에 달했다.“백인 손에 있던 남아공 경제를 흑인 주도경제로 세우기 위해 활동공간을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란 평가다. 자원확보는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놓칠 수 없는 영역.“자원민족 바람이 거세게 이는 아프리카에서 거대 다국적기업들의 틈을 뚫고 생존에 직결되는 전략자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한국에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관건”이라고 김종인 광업진흥공사 남아공 사무소 소장은 지적했다. jun88@seoul.co.kr ■ 인구79% 흑인들의 씀씀이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 이석우특파원|흑인들은 과시를 좋아한다?. 200만명선으로 늘어난 남아공의 흑인 중산계층들은 눈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오랜 영국식민지의 백인통치 아래 유럽문화가 스며든데다, 아프리카의 거점이라는 국제화된 분위기 탓에 ‘유럽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는 시장이란 평이다. 그 가운데 전체 인구의 79%인 흑인들의 소비행태는 백인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남아공 백인들은 럭비에 열광하는 반면 축구는 단연 흑인들 차지인 것과 비슷하다.”고 케이프타운서 여행업에 종사하는 윌리 헤이예는 지적했다. 오래 지니고 있기보다는 자주 물건을 바꾸고 유행에도 민감하다. 또 흑인들의 씀씀이는 소득에 비해 백인들보다 훨씬 과감하고 충동적이다. 이종건 코트라 남아공 무역관장은 “흑인들의 소비성향이 백인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영향으로 가계 부채율도 75∼78%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고 말했다. 흑인들은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안에 들어와서 살아 왔지만 여전히 종족과 대가족, 가부장적인 문화가 여전하다. 개인주의적인 백인들과는 차이가 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실용성이 강한 백인에 비해 흑인의 소비패턴은 과시적인 게 특징이라고 케이프타운 관광상가인 워터프런트에서 일하는 중국인 리리산은 지적했다. “1970년대부터 신용카드를 사용해 온 백인들은 카드 사용이 일반적이지만 흑인들은 현금사용을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쇼핑하는 것도 즐긴다.”는 설명이다. 고급 휴대전화와 대형 및 고급 평면 TV판매가 급증하는 것도 고가를 선호하는 흑인의 취향과 무관치 않다는 평이다. jun88@seoul.co.kr ■ “선진형 시장·투자대상 다각화 추진” 제리 빌라카지 비즈니스 유니티 사무총장 |요하네스버그 이석우특파원|남아공 흑인들은 1994년 백인 무단통치를 종식시키고 평화로운 흑백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이런 자부심은 최근 자원가격 폭등 속에 경제적 자신감으로 스며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 유니티 남아공(BUSA)의 제리 빌라카지 사무총장도 자신감 넘치는 남아공 경제의 분위기를 대변했다.BUSA는 남아공 전체 경제기구들을 총괄하고 흑인정부 입장을 전달한다. 또 단체들의 입장을 조율하는 반관반민의 경제단체들의 최상위기구다. ▶남아공 경제에 활기가 넘치는데. -흑인정권이 들어선 지난 94년부터 10년 동안 3%의 경제성장을 유지했다.2004년부터는 연 4% 이상의 성장세다. 인종간 다양성을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에서 남아공을 ‘무지개국가’라 부른다.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이 내전 속에서 피를 흘릴 때 우리는 대화와 타협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드물게 백인과 혼혈 등 흑인 아닌 인구가 2할을 넘는다. ▶눈여겨볼 변화가 있나. -정부가 추진하는 흑인경제 활성화조치인 BEE정책에 주목하라. 변화하는 남아공 경제에 부응하고 아프리카 흑인경제권에 접근하기 위해서라도 이 정책과 흑인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기업들은 검은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끈을 갖고 있지 못하다. ▶각종 세금 등을 고려할 때 외국기업들의 남아공 진출 문턱이 결코 낮지 않은데. -조심스러운 거시조정을 통해 개방 기조와 국제규범 수용을 넓혀가고 있다. 서구 위주에서 시장·투자대상의 다각화를 추구 중이다. 한국, 인도, 일본 등과 보다 확대된 관계를 원한다. ▶집중 육성 분야는. -자동차, 전자, 생명공학, 조선 등이다. 재무회계, 물류구매, 계약관리 등 한 단계 나아간 기업업무 아웃소싱인 BPO도 집중 육성하려 한다. 우린 영어사용국가이고, 인도처럼 BPO수준을 세계적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과의 관계를 평가한다면. -백금과 철이 한국에 대한 남아공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한국은 기계류와 자동차, 전자제품이 주요 수출품이다. 남아공 농산물 가공에 대한 참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제품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 일본 제품에 비해 손색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최근 최신형 평면TV와 고액 휴대전화가 출시되고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것에서 보듯 세계적인 업체들의 경쟁이 쏠리는 만만찮은 곳이다. ▶남아공 경제도약의 걸림돌이 있다면. -기술인력이 부족하다. 전체인구의 8할에 육박하는 흑인 인력의 고도화 없이 도약은 없다. 기술 인력교육을 위해 산업연수생 등을 해외에 대규모로 보내고 있다. 한국의 지원을 바란다. BUSA는 남아공 전체 기업의 80%가 회원사며 38개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jun88@seoul.co.kr ■ “흑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필요” 김종인 광업진흥공사 소장 |프리토리아 이석우특파원|“자원확보를 위해 ‘매머드’ 다국적 기업들, 국제 투기자본들이 아프리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남아공은 생존을 위해 자원을 확보하려는 국가들과 이익 극대화에 혈안이 된 국제 금융자본들의 대결이 펼쳐지는 전쟁터다.” 지난해 프리토리아에 문을 연 광업진흥공사 김종인 남아공 사무소 소장은 “한국경제 생존에 불가결한 전략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하다.”며 “유망한 자원개발 기업에 지분 투자,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자원확보의 길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원민족주의의 확산에 따라 현지 흑인기업들과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남아공과 아프리카가 ‘자원전쟁’속에 각광받고 있는데 아프리카 자원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지난 몇년 사이에 전략광물 가격이 10∼100배씩 뛴 것은 수요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국제 투기자본들의 공세적인 입도선매식 싹쓸이도 한 몫 했다. 아프리카 광산업의 큰 손은 유럽자본이다. 이를 피해갈 수 없다. 기존 서구 회사들과 함께 탐사개발에 참여하면서도 유럽 메이저들에 좌우되지 않으려면 현지 흑인기업들과 손을 잡고 투자할 때다. ▶한국은 국제자원시장에서 ‘상투잡는 나라’로 유명한데. -자원확보는 장기적이고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미리 광산이나 현물을 확보해 놓지 않으면 전자, 자동차 산업에 꼭 필요한 구리, 동, 아연 같은 광물자원 확보에 차질을 빚는다.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거나 비싼 값에 광물을 들여온다면 경쟁국들보다 더 비싼 원가에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한국 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원전쟁 속에 자원확보 대책은. -우선 자원의 탐사 광구를 해당 국가로부터 배분받아 흑인기업들과 함께 초기탐사를 시작해야 한다. 전략 광물의 경우엔 장기구매계약을 맺어야 한다. 비쌀때 허둥지둥해 봐야 늘 상투만 잡는다. 또 가공기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최근 원자력발전 수요가 늘면서 그에 따른 우라늄이 각광받고 있는데. -매장량은 세계 4위이고 생산은 세계 10위다. 교토의정서 발효와 지구 온난화 현상 악화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원자력발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라늄 가격도 뛰고 있다.2006년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란 파운드당 100달러선을 돌파했다.3∼4년 사이 20배나 뛰어오른 가격이다. jun88@seoul.co.kr
  • [中 안후이성을 가다] (상) 인공태양 개발기지 ‘허페이물리학硏’

    [中 안후이성을 가다] (상) 인공태양 개발기지 ‘허페이물리학硏’

    |허페이(合肥·중국 안후이성) 이지운특파원|“차세대 에너지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초강대국이 될 수 없다.”‘에너지’는 중국의 최대 화두(話頭) 가운데 하나다. 성장을 유지해야 하는 중국은 지금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시피하다. 중국은 2050년까지 170∼240기의 원전을 건설해야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원전 440여기의 절반 안팎이다. ‘오늘의 에너지’ 확보를 위해 온 외교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중국은 대체 에너지와 차세대 에너지 개발에도 진력을 다하고 있다. 그래야 13억 인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태양은 그 최고 정점에 위치한 목표다. 중국의 인공 태양이 자리잡고 있는 중국과학원 허페이물리학연구원. 안후이(安徽)성 성도 허페이시 외곽에 위치한 연구원은 천연 요새와 같다. 퉁푸(銅鋪)댐 안의 섬에 자리잡고 있어 무장 공안(公安)이 지키고 있는 긴 교량 입구를 통해서만 진입할 수 있다. 대외적인 주소도 ‘허페이시 사서함 1126’으로만 적고 있다. 그만큼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7일 외국 언론에 인공태양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연구소 전체는 하나의 공원 같았다. 구획 정리된 내부는 아파트와 학교, 유치원 등을 비롯한 각종 시설이 잘 조성된 조경과 어우러졌다. 고체물리학연구소, 광학연구소, 미세기술연구소, 지능기계연구소, 플라스마물리연구소 등 5개 산하 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플라스마물리연구소는 지난해 9월26일에 이어 올 1월23일 인공태양 방전실험을 통해 플라스마 확보에 잇따라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인공태양은 수소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무한대로 발생시키는 장치다.‘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력 발전과는 다른 기술이다. 크게 3가지 방식이 있으나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은 과거 옛 소련에서 개발된 ‘토카막(Tokamak)형’이다. 이 방식으로 핵융합 발전을 하려면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1억℃ 정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 정도 온도의 물질을 담아낼 장치가 없기 때문에 플라스마를 진공 공간에 띄워놓고 핵융합을 유도하는 ‘토카막’이라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 장치가 바로 인공태양이다. 중국이 인공태양인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EAST)’ 개발에 본격 착수한 것은 1998년부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인공태양 제작을 승인한 뒤 중국과학원은 2000년 10월 EAST 제작에 착수했다.2005년 연말 조립을 마쳤으며 지난해 3월 방전실험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중국은 인공태양 연구분야에서 후발주자이지만 오는 2050년쯤 인공태양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인공태양 EAST는 진공 공간에서 기체상태의 이중수소를 5000만∼6000만℃ 정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로 바꿔 핵융합이 일어나게 하는 정도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이 2030∼2040년쯤 상용화한다는 계획에 비하면 10년 이상 늦는 셈이다. 이에 우쑹타오(武松濤) 중국과학원 플라스마물리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정부에 새 계획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앙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제부터는 투자액과 지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선진국들이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에너지 자급뿐 아니라 향후 거대한 관련 시장이 창출될 가능성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 60조원 규모의 전 세계 반도체 관련 시장 가운데 핵융합에너지 파생 기술인 플라스마 기술이 포함된 분야가 3분의2를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수소발생 장치,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을 고려하면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수백조원 규모로 추산되기도 한다. 미래의 에너지 개발을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또 다른 배경이다. jj@seoul.co.kr ■ 용어 클릭 ●플라스마 전기를 띠고 있는 기체. 고체·액체·기체 외에 물질의 ‘네번째 상태’로 불린다. 우주의 99%는 플라스마로 이뤄져 있다. 자연상에는 번개, 오로라 등의 형태로 존재. 인공 플라스마는 PDP TV, 형광등, 네온사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 “개발 실투자액은 3억2000만위안” |허페이(合肥·안후이성) 이지운특파원|우쑹타오(武松濤) 중국과학원 플라스마물리연구소 부소장은 인공태양 실용화 가능성에 대해 “현 단계에서 기술 수준이 일정 정도에 올라와 있는 나라라면 인공태양의 실용화 속도는 투자에 비례한다.”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관건은. -정부에 새 계획을 제출했다. 계획서에서 우리는 플라스마의 가열과 플라스마 전류의 구동 및 효율이 관건이라고 제시했다. 중앙정부는 핵융합 연구개발을 매우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중국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사업에 참여했다. ▶현재 인공태양 연구의 관건은 무엇인가. -온도와 플라스마의 밀도, 지속시간이다. 이 3가지가 목표대로 달성되면 핵융합발전이 가능하다. ▶중국 인공태양의 상용화 시기는. -미국과 일본, 유럽은 구체적으로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국가들은 30년 정도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 5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인공태양 기술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수준은 매우 높다. 투자비용이 중국보다 더 많다. ▶한국도 인공태양인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오는 8월 완공할 예정인데. -우리의 EAST(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는 직경이 1.8m인데 반해 한국의 KSTAR는 직경이 1.9m로 약간 더 크다. 한국과 중국의 인공태양은 매우 비슷하다. ▶인공태양 추가 건설 계획은. -2050년을 목표로 세번째 토카막을 건설할 예정이다. 세번째 인공태양은 건물 3층 높이의 토카막이 될 것이다. ▶EAST를 통한 플라스마 제작에 투입한 예산은. -공식적으로는 1억 6000만위안(약 200억원)이 투입됐지만 실제로는 3억 2000만위안이 들었다.(그는 “한국은 인공태양 연구에 3억달러의 거액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러워했다.) ▶EAST에서의 온도 생성이 부족하지는 않나. -우리는 5000만∼6000만℃ 정도 상태에서의 플라스마를 만들었다. 이 정도는 돼야 핵융합이 일어난다. 이는 비교적 온도가 낮지만 지속시간이 길고 플라스마의 밀도가 높으면 핵융합이 일어난다. jj@seoul.co.kr ■ “中 핵융합 장치 성능 한국의 3분의1 수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인공태양 기술의 한국 수준은 중국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일까. 한국의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KSTAR)’는 오는 8월에나 조립이 끝날 예정이다. 시험운전을 거쳐 내년 6월께 KSTAR를 통한 첫번째 플라스마를 만들 예정이다. 중국이 2005년 연말 핵융합장치 조립을 마치고, 지난해 9월 처음으로 플라스마를 확보했다고 발표한 것을 단순 비교하자면 1년6개월가량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 기초과학연구원의 이경수 박사는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난센스’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KSTAR 연구를 총괄해온 이 박사는 “중국의 핵융합장치는 성능이 한국의 3분의1에도 못미친다.”면서 “중국의 EAST(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는 열처리 자체가 필요없는 장치이지만, 한국의 KSTAR에는 열처리만 40개월이 걸리는 대단히 고난도 기술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의 EAST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채용한 관련 업계의 2세대 장치이지만 한국의 KSTAR는 3세대 것으로, 기술 수준은 미국·일본의 95% 수준에 도달해 있다. 또한 “KSTAR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두산중공업 등 세계적인 업체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연구실에서 ‘뚝딱’한 중국의 EAST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이 박사는 “한국은 장치 제조에 있어 세계 최정상 수준에 근접해 있지만, 아직 운행을 해보지 못해 실험 측면에서 다소 뒤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세계 수준에 도달할 기회를 확보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중국, 인도 등 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경수 박사는 “ITER가 완성되는 2016년에는 한국도 이미 10년 가까운 운영 경험이 쌓일 것이므로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이를 위해 적잖은 투자를 결심했다.ITER 실험로는 프랑스에 들어서기 때문에 EU가 절반 가량을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 남짓을 6개국이 각각 나눠 낸다. 추산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한국은 2040년까지 1조6000억원 정도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420억원 정도지만,ITER 건설 기간인 2007∼2015년 사이에는 약 8700억원을 집중 투자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핵융합 에너지 개발진흥법’을 제정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jj@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0) 인도네시아 (하)

    [이젠 포스트 BRICs] (10) 인도네시아 (하)

    |자카르타·차궁칠린칭(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우기(雨期) 막바지에 접어든 인도네시아는 찜통 더위가 계속되다가도 오후에는 어김없이 한 차례씩 장대비가 내렸다. 지난달 25일 자카르타 북쪽의 차궁칠린칭에 있는 보세 수출공단인 KBN공단을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 올랐을 때에도 비가 쏟아졌다.1시간 남짓의 폭우로 고속도로는 차량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물에 잠겼다. 비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허술한 배수로 시설이 문제였다. 경제 관료들이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가장 절실하다.”고 외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었다. 2시간에 걸쳐 조심스레 달려간 끝에 도착한 KBN공단은 1970년대 구로공단을 깨끗하게 업그레이드한 모습이었다. 컨테이너를 짊어진 트럭이 쉴 새 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젊은 여공들의 눈빛이 빛났다. ●한국의 전방위 투자 53만평에 펼쳐진 KBN공단은 한국 업체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주 봉제업체 165개 가운데 120개가 한국 기업이다. 숫자뿐만 아니라 규모나 시설 면에서도 타이완이나 중국 업체에 비할 바가 아니다. 타이완 업체 사장은 “임금은 한국 기업과 차이가 나지 않는데 복리후생이나 시설 면에서 격차가 커 노동자들이 한국 업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공단에서 두 개의 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는 한세상사 박정운 전무는 “한국에서는 이제 봉제 공장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인도네시아의 봉제 산업은 한국 기업이 다 장악했다.”면서 “캄보디아나 필리핀에 비해 임금이 비싼 편이지만 노동자의 자질은 훨씬 훌륭하다.”고 말했다. 실업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도 노동집약적 산업인 봉제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한국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봉제 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시장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다.1979년 진출 이후 19개의 대형 공사를 따낸 쌍용건설은 지난해 일본 최대 건설사인 시미즈와 17개월간의 경쟁 끝에 1억 3000만달러 규모의 ‘플라자 인도네시아’ 확장 공사를 따냈다.47층 규모의 초호화 주상복합 건물로 자카르타의 새 상징물이 될 전망이다.SK㈜도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페르타미나와 합작해 하루 8000배럴 이상의 윤활유를 생산하는 정유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BKPM)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한국의 투자액(승인기준)은 8억 7740억달러로 4위였다. 건수로는 312건으로 가장 많다. 코트라(KOTRA) 자카르타 무역관 김병권 관장은 “1102개의 한국 업체가 진출했고,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도 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1992년 이후 304억달러 투자 ‘세계 최다´ 한국의 투자 경쟁상대는 일본이다.1942년부터 3년간 인도네시아를 지배했던 일본의 자본은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빠져나갔다가 최근 회귀하는 양상이다.1992년 이후 일본의 인도네시아 투자액은 304억달러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 BKPM의 하리 바키티오 규제개혁국장은 “일본이 없으면 인도네시아도 없을 정도로 일본 자본이 우리 경제의 바탕을 이룬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총외채 1307억달러 가운데 33%가 일본 부채”라고 밝혔다. 특히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시장은 일본 업체가 90% 이상 장악해 좀처럼 틈새를 찾을 수 없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팔린 31만 8883대의 자동차 가운데 29만 6492대가 일본차다. 한국의 KOTRA격인 일본 제트로(JETRO) 자카르타 센터에는 제트로 직원은 물론 경제 부처와 대기업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상주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일본 대기업들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 각국에 진출한 현지법인간 거래를 활성화시켜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한다. 미쓰이물산에서 제트로에 파견된 미노루 야수이 투자자문관은 “올해가 인도네시아 투자의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면서 “대기업들이 현지화한 만큼 이젠 대기업에 납품하는 일본 중소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window2@seoul.co.kr ■ 코린도 그룹 이원제 사장의 현지 진출 전략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3만여명에 이르는 한국 교민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업은 단연 코린도(KORINDO·코리아+인도네시아) 그룹이다.1969년 인도네시아에 진출, 목재업으로 사업을 일궈 지금은 연매출액 8000억원 규모의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펄프·제지·컨테이너·금융에 이어 최근 팜오일 등 바이오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사세를 확장했다.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20위권에 들어간다. 승은호 회장은 해외에서 가장 성공한 한상(韓商)으로, 동남아에서 화상(華商)과 맞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한국 기업인으로 꼽힌다. 현지 한인회장, 상공회의소회장은 그의 당연직처럼 여겨진다. 승 회장과 함께 34년 동안 ‘코린도 신화’를 일군 이원제 사장은 “합판 수출액이 지난해 3억 5000만달러이고, 지난 3월 현대자동차와 상용차 및 버스 조립공장을 세웠다.”면서 “1만 3000㏊에 이르는 팜오일 플랜테이션 농장을 10만㏊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1998년 폭동이 났을 때에도 한국인들만 떠나지 않았고, 이 사실을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수마트라와 보르네오 밀림에서 맹수와 싸우며 벌목을 했던 기상으로 한국 기업들은 이제 새 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망한 진출 분야에 대해 이 사장은 “코린도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경쟁력을 지닌 원목에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라면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인도네시아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KOTRA 자카르타 무역관은 인도네시아 진출 전략으로 ▲소비계층 분화에 대비한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 개발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및 IT 투자 확대 ▲석유대체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을 꼽았다. window2@seoul.co.kr ■ “폭발적 증가 중산층 겨냥 고급 생필품·IT쪽 승부를”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일본 기업들은 앞으로 식품가공이나 화학, 의약품 쪽에 눈을 돌릴 전망입니다.” 제트로(JETRO·일본무역기구) 자카르타 센터의 다케시 혼조 부관장은 “자동차, 전자, 휴대전화 등 그동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성공한 일본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다른 국가들이 하기 힘든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케시 부관장은 특히 “도로·철도 건설이나 에너지 개발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은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인도네시아와 인접한 국가들이 투자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일본과 한국은 인도네시아 경제가 성장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산층이 요구하는 수준 높은 생활필수품이나 최첨단 정보기술(IT) 제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강점으로 풍부한 천연자원,2억명이 넘는 거대한 내수시장, 근면한 노동력, 일본에 우호적인 감정 등을 꼽았다. 반면 인도네시아 투자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는 불분명한 조세정책과 노동법을 들었다. 다케시 부관장은 “부가가치세율의 산정 근거가 모호하고, 환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8년 근무한 노동자가 직장을 그만둘 경우 11개월치의 월급과 위자료까지 줘야 하는 현행 노동법 때문에 ‘야반도주’하는 외국기업까지 생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케시 부관장은 현대자동차가 최근 현지 한국 기업 코린도그룹과 함께 상용차와 버스 조립공장을 세운 데 대해 “관공서 버스나 앰뷸런스, 경찰 순찰차 등 공공부문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window2@seoul.co.kr ■ 공장설립 첫발 18개월 소요 “기다릴 줄 알아야 사업 성공”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기다릴 줄 알아야 이긴다.’ SK㈜ 자카르타지사의 이경일 지사장은 인도네시아 비즈니스의 성공 요인으로 ‘시간’을 꼽았다. 이 지사장은 “국영석유기업과 공장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첫 대면을 하는 데만 1년 반이 걸렸다.”면서 “한국적인 ‘스피드’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시간 개념이 약하다. 기자는 10여명의 현지 관료와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면서 약속 시간에 맞춰 나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인터뷰 직전에 시간과 장소를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쌍용건설 자카르타지사 이희원 지사장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웬만하면 ‘노(No)’라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상대방의 태도에서 긍정과 부정을 느껴야지, 말만 믿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은행 자카르타법인 이민재 법인장도 “‘뭉킨 비사’라는 말이 있는데,‘아마 가능할 것’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부정을 뜻할 때가 더 많다.”고 소개했다. KOTRA 무역관 복덕규 차장은 “‘고맙다.’는 표현이 ‘트리마 카시’인데 이는 ‘받고, 주다.’라는 뜻”이라면서 “상대방이 뭔가 먼저 해주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봉제업체 한영의 박창후 과장은 “이슬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이슬람을 폄하하는 발언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window2@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9) 인도네시아 (상)

    [이젠 포스트 BRICs] (9) 인도네시아 (상)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중심도로인 수디르만에 들어서면 손가락을 치켜든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심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3명 미만이 탑승한 승용차의 도심 진입을 제한하는 ‘3 in 1’ 제도가 시행되면서 생겨난 풍속도다.‘조키(Jockey)’라고 불리는 이들은 합승해 주는 대가로 5000∼1만루피아(약 500∼1000원)를 받는다.‘조키’ 풍경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10년간 지속된 불황을 딛고 일어서려는 인도네시아의 ‘두 얼굴’을 잘 보여준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부쩍 늘어난 교통량과 여전히 10%가 넘는 실업률의 고통이 ‘조키’ 문화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KOTRA(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의 복덕규 차장은 “교통량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데 국가 예산이 부족해 도로는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면서 “조키는 물론 차량 진입이나 주차를 도와주면서 돈을 받는 사람들까지 생긴 것을 보면 교통 혼잡이 역설적이게도 실업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패·강성 노조가 걸림돌 도약과 침체의 갈림길에 선 ‘인도네시아의 역설’을 나타내는 것은 비단 ‘조키’만이 아니다. 인구 2억 4000만명(세계 4위)이 한반도 면적의 9배(203만㎢)에 이르는 1만 7500여개의 크고 작은 섬에 모여 사는 이 나라는 43억 배럴(세계 25위)의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지만 세계 8위의 원유수입국이다. 정제 시설을 갖추지 못해 생긴 아이러니이다. 1966년부터 33년간 독재를 한 수하르토, 이후 등장한 와히드와 메가와티 대통령이 모두 부패로 하야했고, 현재의 유도요노 대통령이 날마다 부패척결을 외치지만 해외 투자자들은 여전히 투자 제약의 제1원인으로 부패를 꼽는다. 이런 와중에 1만 5000개가 넘는 비정부기구(NGO)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민사회가 형성됐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663달러에 불과하지만 수십년간의 노동운동으로 공장마다 강성 노조가 결성된 것도 인도네시아의 두 얼굴이다. 수하르토 집권 내내 공산주의를 막는다는 미명하에 중국어를 금지하는 등 철저한 화교 배척 정책을 썼지만 전체 인구의 5%에 불과한 화교들이 10대 그룹 중 9개를 소유할 정도로 화교 자본에 대한 의존성이 크다는 것도 인도네시아의 역설이다. ●지난해 156억달러… 외자유치 갈수록 늘어 수많은 ‘두 얼굴’을 지니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무한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원목 등 천연자원이 지천에 널렸을 뿐만 아니라 바이오 디젤로 쓰이는 팜오일(야자수의 일종인 팜나무 열매에서 짜낸 기름)과 같은 대체 에너지까지 무궁무진하다. 이선진 인도네시아 대사는 “인도네시아가 우리의 입맛에 맞는 시스템을 지녔다면 벌써 선진국이 됐을 것”이라면서 “이 나라가 지닌 불안정과 모순이 바로 우리에게는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특히 “그토록 비효율적이고 부정부패가 심하다고 생각했던 중국이 지금 어떻게 변했나.”면서 “인도네시아는 현재 기초를 닦는 과정이고, 그 방향은 누가 보더라도 옳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2004년 총선과 2차례의 대선,2005년 쓰나미 피해, 유류보조금 폐지에 따른 유가 150% 인상과 이로 인한 혹독한 인플레이션, 거듭된 폭탄 테러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는 5.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직은 투자매력도가 135위(세계은행 기준)에 그치지만 외국인투자액(승인액 기준)은 2002년 99억 5400만달러에서 지난해 156억 24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BKPM)의 모카마드 나집 부위원장은 “외국인과 내국인의 차별을 완전히 철폐하는 새 투자법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으며, 강경한 노동법과 엉성한 세법도 고치려 하고 있다.”면서 “해외자본의 유치만이 인도네시아가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window2@seoul.co.kr ■ 현지 민·관 전문가 3인이 본 印尼 현재와 미래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인도네시아에서 만난 경제관료와 학자들은 하나같이 “외국인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자본의 국적이나 액수 투자 분야에 상관없이 무조건 들어오라는 것이다.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려고 해도 정부 재정과 토종 자본이 빈약해 외국 자본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외자 유치를 총괄하는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BKPM)의 모카마드 나집 부위원장,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경제조정부의 리잘 룩만 차관보,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레이먼드 아체 박사(경제분과장)에게 인도네시아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인도네시아의 경제 상황을 짚어달라. -나집 부위원장 외환위기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올해 1∼3월 외국인투자가 2억 500만 루피아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00만 루피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아체 박사 외환위기 전에는 연 8%의 성장을 이뤘지만 최근 몇년간은 5%대에서 정체돼 있다. 외국인 투자가 살아나고 있지만 발전, 에너지 개발과 같은 대규모 신규투자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도요노 행정부의 경제개혁 방향은. -룩만 차관보 투자유치와 부정부패 척결이 최우선 과제다. 올해 목표는 거시 경제의 안정과 경제성장률 6.3% 달성이다. 인프라 투자가 절실하며 국가 재정의 건전성도 확보해야 한다. ▶개정된 새 투자법의 내용은. -나집 부위원장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별을 없앴다. 사업 신청부터 사업 개시까지 걸리는 기간이 전에는 97일 정도였는데 절차 간소화로 25일로 줄어들 것이다.SOC나 바이오 에너지 등 신규사업 진출 업체에는 ‘세금 휴일제’를 적용, 세금을 크게 낮춰줄 것이다. 국가 소유 토지를 사업에 따라 50∼60년간 장기 임대해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개혁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비판이 많은데. -아체 박사 60%의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의 개혁 의지는 아직 높으나 혼자서 할 수는 없다. 대통령이 소수당 출신이어서 당선에 도움을 준 기존 거대 정당들과 권력을 나눠야 하는 원천적인 한계도 있다. 우선 해고가 거의 불가능한 노동법을 고쳐야 한다. 독재 정권 시대와 지금이나 부패 문제는 별로 나아진 게 없다. -룩만 차관보 개혁 속도가 더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투자 환경 개선 의지는 굳건하다. 노동법 개정과 세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세법이 개정되면 법인세율이 현재 30%에서 25%로 내려갈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은 관료들의 부패를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 -나집 부위원장 부패는 사람의 손을 거치는 과정이 많기 때문에 발생한다. 투자 관련 업무를 전산화해 부패의 소지를 줄여나갈 것이다. 지방자치 실시에 따라 지방 관료의 뇌물수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에 한해서 중앙 통제로 일원화할 생각이다. -아체 박사 부패가 줄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법원이 부패했기 때문이다. 부패를 단죄해야 할 법원이 뇌물에 따라 형량을 조정한다. 또 세무 당국이 자의적으로 징수할 수 있는 조세의 ‘회색지대’가 너무 많다. ▶투자가 가장 시급한 분야는. -룩만 차관보 인프라 투자다.SOC와 같은 인프라가 우선 정비돼야 다른 산업의 투자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발전, 에너지 개발 투자도 절실하다. 외국 기업은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하길 바라고, 정부는 외국 기업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나라가 투자에 적극적인가. -나집 부위원장 과거부터 일본의 투자가 가장 많았다. 한국이 농산품 가공 및 유통, 자동차 부품, 석유화학 등에 투자했으면 좋겠다. -아체 박사 중국이 전력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투자 대상국이면서 최대 투자국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도 더 많이 진출하길 바란다. window2@seoul.co.kr ■ 정치·경제 개혁에 미래 걸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인도네시아의 변화가 더디게 보이는 것은 두 개의 큰 개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화와 지방분권으로 대표되는 정치개혁과 외자유치, 부패척결을 목표로 하는 경제개혁이 바로 그것입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자 정치인인 무하마드 히캄(전 연구과학부장관) 박사는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은 돌이킬 수 없는 큰 흐름이며, 이 개혁의 성공에 인도네시아의 미래가 있다.”고 진단했다. 350여년간 네덜란드와 일본의 지배를 받은 뒤 곧바로 30년 이상 군부독재에 시달렸던 인도네시아는 요즘 거대한 개혁 실험을 하고 있다.2004년 비로소 처음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았으며, 이듬해에는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가 열렸다. 지난달에는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투자법을 전면 개정해 외국 자본에 모든 문호를 개방했다. 여전히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는 군부와 거대 관료집단,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법과 노동법 전면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2005년에는 폭동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에 걸쳐 국가 재정의 발목을 잡아온 유류보조금을 대폭 삭감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공부하다 이슬람 정당에 관한 박사논문을 쓰기 위해 자카르타에 머물고 있는 정은숙씨는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민주주의의 실험실”이라면서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이자 석유 등 천연자원이 경제의 기반이 되는 국가가 왕정이 아닌 민주공화제를 실현하고 있는 것은 정치학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빈민 등 사회 문제뿐만 아니라 금융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성장한 시민사회단체의 힘도 인도네시아의 버팀목이라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의 실험은 성공할까. 현지 전문가들은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히캄 박사는 “구석기 시대에 머문 사람들부터 최첨단 3G(3세대 이동통신) 이용자들까지 다양하게 분포한 나라가 바로 인도네시아”라면서 “다양성을 국가발전의 에너지로 모으는 데 많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경제조정부 장관 특별자문관인 모하마드 익산 박사(차관급)도 “2억 4000만명의 인구 가운데 80%가 연간 소득이 1000달러 미만인 저소득층인 반면 인구의 10%는 세계적인 상류층”이라면서 “빈곤과 부정부패 척결의 가시적인 본보기가 우선 확립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indow2@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8) 베트남 (하)

    [이젠 포스트 BRICs] (8) 베트남 (하)

    |하노이(베트남) 윤설영특파원|“베트남 여성들은 역사적으로 부지런하고 전쟁 때 용감하게 맞서기도 했습니다. 이런 바탕이 있기에 지금까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베트남의 성장 동력으로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26세 이하의 젊은 노동력을 꼽는데 이중 절반이 여성이다. 베트남 노동인구 중 여성의 비율은 무려 52%로 남성보다 많다. 교육, 의료, 금융, 과학,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여성인력이 30% 이상 포진해 있다. 쭈옹미호아 국가 부주석을 비롯해 국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27.3%로 중국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달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30%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 성(省)의 의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20%를 넘는다. 베트남 여성연합의 짠티호아(51) 국제협력부장은 “여성의 문맹률이 매우 낮아 대졸자 중 여성이 30%에 이른다.”면서 “중소기업의 경우 여성 사장의 비율이 25% 이상일 정도로 경제분야에서의 활동도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올 7월부터는 ‘남녀평등법’이 시행된다. 지난해 11월 완성된 이 법은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은 책임과 기회를 줄 것을 명시했다. 대상은 베트남의 정부기관, 사회정치 조직, 경제분야는 물론이고 외국계 회사에도 적용된다. 특히 이 법에 따라 인민위원회나 국회 등 국가조직에 최소 33% 이상 여성이 참석하게 된다. 베트남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맞벌이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공산주의의 영향도 있지만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돼 있다. 출산휴가에 대한 개념은 1986년부터 확립됐다. 현재 출산휴가 4개월에 출산 후 1년 동안은 아이가 아플 때 어머니가 언제든지 휴가를 낼 수 있다. 아빠도 휴가를 낼 수 있도록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snow0@seoul.co.kr ■ 작년 對베트남 투자 26억弗로 ‘세계 1위’ |호찌민·하노이·흥옌(베트남) 윤설영특파원| 서울로 치면 광화문쯤에 해당되는 호찌민시의 레주앙. 포스코가 지난 2000년 지은 다이아몬드 플라자는 경제도시 호찌민의 랜드마크다. 이곳에서 채 100m도 떨어지지 않은 레주앙 39번지에서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될 건물의 지반공사가 한창이다. 금호건설이 지난해 10월부터 착공을 시작한 ‘금호아시아나 플라자’다.37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에 10여대의 대형 크레인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금호건설은 2009년까지 4124평의 부지에 아파트, 주상복합건물, 백화점 등 3개동 31층 규모의 최고급 대형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예정이다. 금호건설 이연구 사장은 “베트남을 기점으로 앞으로 5년내 해외사업의 비중을 10%대로 끌어올리겠다.”면서 “이 밖에도 호찌민시 투덕∼연짝간 고속도로, 골프장 개발 사업 등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작년 對베트남 투자 건수 207건… 2000년보다 6배 증가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2006년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투자액은 26억 8300만달러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투자액은 2000년 67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꾸준히 늘어 2005년 5억 5100만달러를 넘긴 이후 지난해 4배 이상 급증했다. 투자건수도 2000년보다 6배 가까이 늘어난 207건에 달했다. 하노이 무역관 김영웅 관장은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베트남 투자가 금액기준 34.2%, 건수기준 24.8%로 각각 1위를 차지해 투자국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투자는 대부분 건설 분야에 집중돼 있다.2006년 베트남 전체 투자의 55%가 제철소, 철구조물 공장 건설 등 중공업 분야에 집중돼 있고 그 다음으로 신도시 건설 20%, 호텔 및 아파트 건설이 10%를 차지한다. 현재 베트남에는 1050여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약 30만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처음엔 인구 8500만명의 베트남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진출했던 기업들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투자환경의 변화로 해외수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역할을 전환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달 하노이시 장보에 위치한 무역박람회에는 한국기업 40여개가 참가했다. 디지털카메라용 방수팩을 제작해 현재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디카팩의 전영수 사장은 “의외로 구매력을 가진 계층이 넓어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무한한 곳이다. 블루오션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장기적 투자 필요 그러나 일부에서는 우리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안목이 아쉽다는 볼멘소리도 한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정부개발원조(ODA)를 통해 항만, 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규모로 참여해 일본 기업에 대한 시설 사용료를 면제받는다. 당장은 투자수익을 뽑아낼 수 없지만 향후 기업들이 진출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는 것. 한 기업가는 지난해 11월 하노이에서 WTO 협상이 끝난 후 보고 들은 목격담을 들려주었다. “당시 각국 대표단은 모두 귀국했는데 일본의 아베 총리만 남아서 국가 주석과 단독면담을 했습니다. 정부 관료들도 고급 호텔에서 2∼3일 동안 추가로 회의를 했고, 이후에 베트남 관료들이 1주일간 일본으로 벤치마킹을 가더군요. 그게 바로 국가간 정책자문을 통해 동맹제휴를 맺는 일본의 전략입니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snow0@seoul.co.kr ■ 한국기업의 사회공헌 사업 |흥옌(베트남) 윤설영특파원|베트남에선 한국 기업의 이미지가 일본·미국 등과 비교해 월등히 좋은 편이다. 전쟁을 겪었다는 공통의 경험, 유교적 문화를 바탕으로 한 동질감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사회공헌 활동을 벌인 기업들의 선견지명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LG전자 베트남법인은 베트남판 장학퀴즈인 ‘올림피아 퀴즈쇼’를 7년째 후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인 ‘올림피아 챔피언십’은 1년에 한 번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대회가 진행되는 내내 전국에 생중계되며 각 지역의 출연자를 위한 응원전의 열기는 뜨겁다. 전국적 축제 수준이다. 우승자는 베트남의 영웅이 되는 영광뿐 아니라 3만 5000달러를 받고 호주 스윙번대학으로 유학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LG전자 베트남 법인에서 PR를 담당하는 찐한짱(24)은 2001년 이 대회 출신이다. 당시 챔피언십에서 전국 3등을 한 찐한짱은 하노이에서 30㎞ 떨어진 빈푸 출신으로 이 지역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그는 “다른 친구들은 국제기구나 정부기관에 주로 취업하지만 올림피아 퀴즈쇼로 맺어진 인연이 LG전자로 이어졌다.”면서 “언론의 통제가 심한 베트남에서도 LG전자를 비롯해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올림피아 퀴즈쇼’는 벌써 200∼300명 규모의 출연자를 내면서 명실상부한 ‘영재배출소’로 거듭나고 있다. 입상자들이 자체적으로 갖는 정기 모임도 있다.LG전자 베트남법인의 이재성 법인장은 “올림피아 출신들이 미래 베트남의 오피니언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법인 차원의 지원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초코파이의 오리온제과가 ‘황금벨을 울려라’라는 대학생 퀴즈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고, 삼성비나는 5년째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돕기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비나 관계자는 “연간 50만달러 규모의 이 사업은 어린이들이 수술을 받을 때마다 지역언론들도 큰 관심을 갖고 보도한다.”고 말했다. snow0@seoul.co.kr ■ “전체 車시장의 25% 점유 현대차와 합작은 성공적” |하노이(베트남) 윤설영특파원|베트남의 시내를 다니다 보면 ‘○○관광‘,‘자동문’ 등 한글 문구가 붙어있는 버스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한국의 중고차를 수입한 것인데 한글이 붙어 있으면 인기가 더 좋아 그대로 둔 것들이다. 비싼 값을 받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는 GM대우,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가 각각 외국인 합작회사 형태로 자동차를 조립, 생산하고 있다. 그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1998년부터 투자해 합작회사 형태로 운영중인 비나모터(VINAMOTOR)는 가장 성공한 합작회사로 꼽힌다. 비나모터는 전국에 32개 자회사에 총직원 1만명을 두고 있는 대규모 국영회사로 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건설용 중장비, 화물차, 버스 등을 조립해 생산하고 철강, 도로포장, 해외인력 송출도 한다. 하지만 자동차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비나모터 뚜반훙 부사장은 “기술·품질·가격 면에서 다른 나라나 다른 기업보다 현대자동차와의 합작이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는 98년 오토바이 수입으로 시작해 비나모터사와 반(半)조립공장(CKD·Complete Knock Down) 형태로 2005년 2월부터 포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2006년에는 CKD로 1050대를 수출했으며 올해부터는 현대자동차 마크를 붙인 29인승 버스도 생산하고 있다. 뚜반훙 부사장은 “비나모터가 연간 생산하는 버스의 50%가 현대자동차 제품이고 30%가 중국, 나머지 20%를 일본·인도 등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트럭의 경우 50%가 현대자동차 제품일 정도로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뚜반훙 부사장은 이어 “비나모터는 올해 15%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우즈베키스탄, 베네수엘라, 도미니카, 호주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now0@seoul.co.kr
  • 일자리 정책 효율성 낮다

    중앙부처의 고용·인적자원개발(직업능력개발) 관련 사업이 100여개에 이르는 데다 사업의 연계기능마저 떨어져 예산낭비 등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성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9회 KPF포럼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효율적인 고용 및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지역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조 위원장은 기획예산처 내부자료에 근거한 미발표 논문을 인용해 일자리 창출 및 훈련과 관련한 중앙부처의 추진 산업은 지난해 말 현재 12개 부처에서 84개 사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이에 들어가는 연간 예산이 1조 5000억에 이르는 데다 3조원을 웃도는 고용보험사업과 근로복지진흥기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자활사업 등을 포함하면 고용·훈련 관련 복지사업의 종류는 100여개가 넘고 예산도 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대통령자문 사람입국일자리위원회의 ‘동반성장을 위한 평생 직업능력개발 체제 혁신’ 자료에도 정부부처의 투자액이 1조 663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르면 노동부의 경우 지난해 직업능력개발 관련 26개 사업에 1조 2243억여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교육부는 17개 사업에 2133억여원, 산자부 15개 사업 918억여원, 정통부 10개 사업 322억여원, 문화부 12개 사업 148억여원 등이다. 분야별로는 정규직 재직자 직업능력개발을 위해 노동, 문화, 산자, 정통부와 중기청 등 5개 중앙부처에서 모두 24개의 관련 정책(예산 합계 4459억여원)이 추진됐다. 여성을 위해서는 여성부, 노동부, 복지부, 교육부 등에서 11개 사업이 펼쳐져 270억여원이 투자됐다. 반면 실업자와 비정규직 재직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위해서는 노동부에서만 각각 3059억여원,360억여원만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위원장은 “중앙부처의 이같은 중복, 불합리한 투자는 부처별 입장차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면서 “대통령 또는 총리실 주도의 법제화 작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복적인 정부지원사업을 통합·조정하기 위해서는 노사정 모두가 참여하는 지역단위의 고용·훈련 협의체 구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국내기업들 지주회사 설립 ‘바람’

    국내기업들 지주회사 설립 ‘바람’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꾸려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자산 순위 4위인 LG그룹이 이미 지주회사 체제로 바꾼 데 이어 3위인 SK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CJ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신고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등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다. 금호산업은 자산 3조 8800억원으로 GS홀딩스를 제치고 ㈜LG에 이어 비금융 지주회사 2위에 오른다. 금호석유화학은 2조 5400억원으로 4위가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CJ홈쇼핑 등이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했다며 지난달 지주회사 전환을 신고해 왔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면 국내 지주회사는 31개에서 38개(일반 34개, 금융 4개)로 늘어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 등 자회사 13개를 둔 금호산업(건설·물류 중심)과 금호타이어, 금호생명 등 자회사 10개를 가진 금호석유화학(화학 중심)의 양대 지주회사 체제가 된다. CJ그룹은 모기업인 CJ㈜와 지주회사로 전환한 CJ홈쇼핑으로 구분된다.CJ홈쇼핑은 CJ케이블넷과 엠플온라인 등 자회사 5개와 드림네트윅스 등 손자회사 7개로 재편된다. 3개사 외에도 KEC홀딩스(자회사 4개)와 바이더웨이CVS홀딩스(1개),AON21유한회사(9개), 넥슨홀딩스(3개) 등도 지난달 공정위에 지주회사 전환을 신고했다. 지주회사가 되려면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서 보유한 자회사들의 주식합계액이 지주회사 자산총액의 50%를 넘어야 한다.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사업연도가 끝난 지 4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하며 공정위는 별도의 승인절차 없이 2∼3주 이내에 확인공문만 발송한다. 이번에 지주회사 전환을 신고한 7개 기업의 경우 공정위의 요건만 확인되면 지난 1월1일부터 지주회사의 법적 의무와 권리가 소급 적용된다. 아울러 2009년 말까지 지주회사 부채비율 등의 의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한도를 200%로,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은 상장 20%와 비상장 40%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앞서 지주회사 전환을 밝힌 SK그룹은 오는 7월쯤 SK㈜를 지주회사 SK㈜와 사업자회사 SK에너지로 분할할 계획이다. 네오위즈도 지주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CJ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드림시티를 인수하고 엠플을 설립하면서 투자액이 자산의 50%가 넘어 지주회사로 자동전환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경영 투명성 확보 등 다양한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주회사로 바뀌면 투자이익과 영업이익이 구분돼 계열사 책임경영이 강화되고 부실회사를 떨고 유망회사를 인수하는 등 기업구조조정이 유리해진다. 또 경영의 중심축이 기업 총수나 구조조정본부 등 비제도권에서 지주회사라는 안정된 틀로 통합돼 대외 신인도가 높아지는 등 효과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03년 LG카드 사태가 났을 때 LG그룹이 비교적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LG라는 지주회사 체제였기 때문”이라며 “이전과 같은 시스템이었다면 경영난이 자칫 그룹 전체로 파급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백문일 김태균기자 mip@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하노이 국제공항에서 수도 하노이 시내에 이르는 탕롱노이바이 고속도로. 베트남에서 기자를 가장 반갑게 맞이한 것은 다름아닌 다국적 기업들의 입간판이었다. 산요 파나소닉 LG 삼성 도요타 인텔 후지쓰 도시바 BMW 소니에릭슨 노키아 등 왕복 4차선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어림잡아 100개는 돼 보였다. 조금 더 지나자 입간판에서 본 기업들의 공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밤 중인데도 불을 켠 공장 사이로 곳곳에서 지게차가 열심히 상자를 나르고 있었다.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 김영웅 관장은 “최근 중국이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철회하고 저부가가치 산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베트남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 성장…26년째 상승 베트남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브릭스’,‘VISTA’,‘TVT’,‘넥스트11’ 등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합성어) 이후 주목받는 나라를 가리키는 신조어는 모두 베트남을 포함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8.17% 증가,5년째 7%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8년 동안 플러스 성장을 해온 중국에 이어 26년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64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2012년까지 1200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시장도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월 304.23으로 출발한 호찌민시 증권거래소 지수(VN-Index)는 올 1월10일 1023을 넘어서면서 3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선출된 응우옌 민 찌엣 베트남 국가 주석이 최우선 공약으로 내놓은 부패 척결과 인프라 건설도 착착 진행중이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전 녹 다오 부의장은 “수출은 매년 20% 이상 늘면서 전체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곧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베트남 사람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국가도 서방국으로까지 확대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에 따르면 2006년 외국인 투자액은 78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투자국도 타이완,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 아시아권서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로 확대되고 있다. 수출관련 법령이 정비된데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시면서 불안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안희완 베트남 경제연구소 소장은 “2007년은 베트남호가 WTO라는 돛을 달고 오대양으로 나가는 해다.1995년 아세안에 가입하면서 역내 경제에 편입됐고 지난해 11월 WTO에 가입하면서 이제 세계 경제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 베트남 법인의 이재성 법인장은 “1인당 GNP가 1000달러일 때 산업 수요는 배로 뛰는데 그 시기가 바로 2009년”이라면서 “그 때쯤이면 석유, 화학, 자동차 공장이 완성돼 베트남도 2차 중화학공업의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인프라 부족…전기도 쉬 끊겨 베트남 경제가 넘어야할 산도 많다. 전력, 도로, 석유정제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부분 수력발전이어서 건기에는 호찌민 시내에서도 하루 한두번 전기가 끊기기도 한다. 또 산유국이지만 정제시설이 없어 원유를 수출해 재수입하느라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 신흥국가의 특징 중 하나인 빈부격차도 성장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다오 부의장은 “WTO 가입에 따라 세계표준에 맞는 법률제도 정비를 무엇보다 서두르고 있다.”면서 “인프라에 못지않게 인적 자원이 중요한 만큼 의무교육제도를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now0@seoul.co.kr ■ 베트남 사람들은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전 녹 다오 호찌민시 상공회의소 부의장은 투자처로서 베트남의 강점으로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이점 ▲질 좋은 노동력 ▲안정된 정치사회 환경을 꼽았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중국과 가깝다. 중국 다음의 아시아 투자처로 베트남이 1순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다.3000㎞가 넘는 긴 바다도 수출입을 용이하게 하는 조건이다. 호찌민시의 사이공강은 수심이 12m나 돼 큰 배가 드나들기에도 좋다. 산유국인 베트남은 가스, 철, 마그네슘 등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또 인구가 8500만명으로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으면서도 60% 이상이 26세 이하의 젊은이다. 손재주가 좋고 빨리 보고 배운다. 기본적으로 베트남 사람들은 무척 부지런하다. 새벽 4∼5시만 되면 오토바이를 끌고 일터로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집앞을 쓰는 모습은 다른 동남아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교육열도 상당히 높다.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쯤에는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오토바이가 밀려든다. 이곳 고3생은 우리나라 고3 못지않은 공부량에 파묻혀 산다. 직장인 중에는 야간대학이나 학원을 다니면서 자기개발을 멈추지 않는다.1960∼70년대 한국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다른 동남아시아국가와 비교해 안정된 정치·사회적 배경도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공산당 1당 체제로 쿠데타 등 정치적 위험사태가 발발할 가능성이 적고 지도자가 바뀌더라도 외국인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기조는 유지된다.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달리 화교나 군부세력이 전혀 힘을 못쓰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1994년부터 97년까지 삼성전자 베트남 지점장을 지낸 뒤 인도, 두바이 등 성장시장을 거쳐 올 2월 베트남으로 돌아온 삼성비나 박제형 법인장은 “왜 베트남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인구가 많아 내수시장으로서 성장가능성이 충분하고 인건비가 싸 수출기업으로서도 매력이 있습니다. 정부가 외국기업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데다 WTO가입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텐데 오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나라와 같은 유교문화권이라 사고방식도 비슷하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한국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전한 나라”라는 호찌민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snow0@seoul.co.kr ■ “경제 막 걸음마 땐 수준이지만 제도·절차는 세계 기준에 맞춰” |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호찌민 경제대학 무역학과 학과장 보 탄 뚜교수는 현 베트남 경제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라고 비유했다. 뚜 교수는 “아기일 때는 몇달 만에 쑥쑥 자라는 게 눈에 보이지만 저처럼 쉰살이 되면 시간이 지나도 더이상 자라지 않고 성숙해 가죠.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자라고 나면 안정적인 단계가 올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뚜 교수와의 일문일답. ▶WTO 가입이 베트남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우선, 절차와 제도가 세계 기준에 따라 바뀌면서 간단해졌다. 둘째,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가속화돼 국내 기업이 많은 자극을 받을 것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베트남 기업의 외국진출 기회도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베트남은 원료의 60∼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세율이 낮아지면 전체 제품의 가격도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절차가 간단해져 시간비용이 줄고 고질적인 뇌물관행도 사라질 것이다.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나? -WTO에 가입했지만 1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다. 그동안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불리한 대우를 받을 것이다. 또 경험이 없고 규모가 작은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미 파산한 사람들도 꽤 있다. 외국제품들의 시장 독점이 심해져 소규모 사업자의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미 음료시장의 경우 80∼90%를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차지하고 있다. 영화산업도 한국영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 금융, 건설·부동산 등으로 개방분야가 확대되면 베트남 토종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심해질 것이다. ▶베트남 경제가 거품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학자 입장에서 일정 부분 거품이 보이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컵에 맥주를 따르면 당연히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다. 계속해서 거품을 최소화하고 맥주로만 잔을 채울 수 있도록 정부와 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snow0@seoul.co.kr
  • [월드 이슈-대체에너지 전쟁(하)] ‘가솔린 사용량 20% 줄이기’ 나선 미국

    [월드 이슈-대체에너지 전쟁(하)] ‘가솔린 사용량 20% 줄이기’ 나선 미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미국은 국가전략 차원에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23일 의회 연두교서에서 “향후 10년 동안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가솔린 사용량을 20% 줄이겠다.”는 이른바 ‘20/10 계획(The 20 in 10 Plan)’을 천명했다. 미 의회도 공화당과 민주당 구별없이 외국에서 수입하는 석유에 대한 의존율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인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미국의 석유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중동 지역과 베네수엘라와 같은 나라의 독재정권을 강화시켜 주고 있다.”면서 대체에너지 개발이 미국의 국제전략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시작돼 대체에너지, 청정에너지, 자연에너지, 그린에너지 등의 용어가 사용됐으나 주무 부서인 에너지부는 대체에너지(Renewable Engergy)로 용어를 통일했다. 미 에너지부는 무려 14억 7000만달러(약 1조 4000억원)에 이르는 대체에너지 예산을 보유하고 있다. 에너지부는 막대한 예산을 통해 정부와 기업의 대체에너지 개발 연구를 지원하고, 연구의 성과를 산업화하며, 산업화된 대체에너지를 일반 국민에게 보급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에너지부 내에서도 대체에너지 분야의 업무는 ‘에너지효율 및 대체에너지국’에서 담당한다. 이 조직을 이끄는 알렉산더 카스너 차관보는 석유와 대체에너지에 투자하는 기업 ‘에너코’의 창업자로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이다. 에너지효율 및 대체에너지국은 올해 들어서만 대체에너지 개발을 지원하는 데 7억 2720만달러(약 72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에탄올 생산공장 건설에 3억 8500만 달러, 태양열 발전 프로젝트에 1억 6800만달러, 수소 배터리 개발에 1400만달러 등을 지원했다. 에너지부는 이와 함께 생물자원(Biomass)과 지열(地熱), 풍력, 조력을 통한 발전의 연구에도 예산을 배정한다. 미 에너지부는 이와 함께 이미 개발된 대체에너지 기술들을 주거 및 업무 건물에 적용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만 1억 1160만달러의 예산이 저소득층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지원된다.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및 예산 지원 아래 미국의 기업들은 대체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기술(IT)의 발전에 중대한 기여를 했던 실리콘밸리에서도 바이오테크와 함께 대체에너지 연구가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대체에너지 시장이 향후 10년간 1670억달러(약 1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기술력있는 대체에너지 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CNN의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2.0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의 투자액 가운데 대체에너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1년 2.3%. 2002년 2.7%,2003년 3.0%,2004년 3.3%로 서서히 늘다가 2005년 4.2%로 뛰었다.2006년에는 전해에 비해 투자 비율이 22% 상승했다고 비즈니스2.0은 전했다. 이에 따라 태양열이나 풍력처럼 이미 상업화되고 있는 대체에너지 외에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통해 성장하는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미 관련 업계와 미디어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자리잡은 테슬라모터스는 전기로 움직이는 스포츠카를 생산한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를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 아니라 포르셰 등 기존의 스포츠카와 비교할 때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시동을 걸고 4초안에 60마일의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구글이나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의 경영진들이 테슬라를 주문하거나 아예 투자까지 하고 있다. 오리건주에서는 서핑에 심취해 40년 동안 조류를 관찰해온 전기공학도 출신 사업가 조지 테일러가 창업한 ‘오션파워테크놀로지’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조류가 오르내리는 움직임을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부유물 장치을 개발했다. 이 장치는 해변에서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바다속의 생태계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오리건주립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력의 0.2%만 이용해도 전세계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 회사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큰 것으로 미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의 G-Sky는 도심 빌딩의 옥상과 벽을 담쟁이와 같은 관목으로 덮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의 10층짜리 빌딩의 옥상과 4개 벽면을 담쟁이로 덮으면 1년 전기료가 22만 1000달러에서 14만 1000달러로 줄어들 뿐만 아니라 대기중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를 40t까지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dawn@seoul.co.kr ■‘에너지 수입국’ 일본의 사례 |도쿄 이춘규특파원|석유나 가스 등 대부분 에너지자원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은 바이오 에탄올이나 태양력, 풍력 등 대체 에너지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대체)에너지 개발 분야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다만 전기모터(출발·저속주행시)와 휘발유(주로 일반 주행)를 함께 이용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자동차 부문에서는 도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 등 일본 업체들이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연료전지차 개발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일본 정부가 우선 힘을 기울이는 부분은 화석 연료의 대체 에너지로 기대되는 바이오에탄올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바이오에탄올을 휘발유 소비량의 10분의1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의 연간 휘발유 소비량은 6000만㎘이지만 바이오에탄올의 생산량은 현재 연 30㎘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경제산업성과 농림수산성, 환경성 등 관계 성·청은 2010년까지 사탕수수나 옥수수, 규격외 소맥 등을 사용한 생산 체제를 확충하고, 볏짚과 목재 등 식물성 재료를 이용한 신기술 실용화도 추진한다.1ℓ당 300엔 정도인 생산비용을 100엔 수준까지 끌어내린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교토의정서에 따라 사용한 만큼의 이산화탄소(CO)의 배출삭감을 인정받기 위해 2003년 바이오에탄올을 3% 혼합한 휘발유의 판매를 허용했으나 주유소 등의 대응이 늦어 보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바이오 에탄올 연구수준도 높지는 않다. 석유 가격이 비쌀 때 연구가 활발하다 싸지면 흐지부지된다. 쌀 주생산지로 에탄올 연구가 활발한 니가타시의 시노다 아키라 시장은 최근 “쌀을 이용해 에탄올을 생산하는 연구는 십수년전부터 재개와 중단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금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량생산되는 쌀을 이용한 에탄올 생산 연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신에너지 분야에도 일본 정부는 신경쓰고 있다. 문제는 상업성이다. 현재 일본의 전체 전력 사용량의 60%는 화력이고, 원자력은 30%다. 나머지는 거의 수력이며, 이른바 신에너지는 1.4%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2003년부터 ‘신에너지 이용 특별조치법’을 시행중이다. 전력회사들에 총발전량의 일정비율을 풍력 등 신에너지를 이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신에너지 비율은 2003년 0.39%에서 2010년에는 1.35%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조금 등으로 연 2000여억엔(약 1조 6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기술면으로만 보면 태양광 발전 기술은 일본이 세계 최고수준이다. 일본의 태양광발전 총 생산량은 2005년 독일에 뒤졌지만 개별업체들의 경쟁력은 세다. 샤프는 세계 태양전지 시장에서 6년 연속 1위를 지켰다. 교세라, 산요, 미쓰비시전기 등도 세계최강급이다. 하지만 경제성과 안정성 면에서 신에너지 분야는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일본 전기사업연합회 관계자는 “태양력, 풍력 발전은 날씨나 바람에 의존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장애가 많다. 따라서 이용 확대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희망과 업계측의 현실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도 큰 장벽이다. 예를 들면 태양광 발전은 원자력 발전과 비교하면 전력생산 비용이 거의 5배에 이르며, 풍력발전도 역시 원자력 발전에 비해 2배 이상이 든다. 따라서 전력회사들에 있어 신에너지 비율 증가는 현재로서는 비용증가를 의미해 소극적이다. 신에너지는 이처럼 기존의 에너지와 비교할 때 안정성이나 양, 비용 등 제반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본격 개발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기존 전력회사들의 입장에서 신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자칫 성과없이 끝날 수도 있어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에서 바이오에탄올, 태양력, 풍력 등 신에너지 투자가 활발한 것에 대해 도이치 쓰토무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전무이사는 “공공사업 분야 투자가 축소된 가운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에탄올 등에 대한 연구예산은 따내기 쉬워져 정치인들이 경쟁적이다.”라면서 “찬·반 양론이 있고,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있다.”고 소개했다.taein@seoul.co.kr
  • 이름 뿐인 ‘장애자복지법’…예산 0원 8년째

    정부가 장애인 재활보조기구 연구개발 지원을 위해 1999년 장애인복지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푼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이 보건복지부 재활지원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법 제정 후 장애인 재활보조기구 연구개발에 단 1건도 지원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답변 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관련 예산을 확보한 바 없고, 우수업체 및 연구개발 지원 실적이 전혀 없어 제출할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지원없어 연구개발 힘들어 장애인복지법 제58조(재활보조기구업체의 지원·육성)와 59조(재활보조기구 연구개발의 지원 등)에는 ‘재활보조기구업체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생산장려금 지급 및 기술지원’,‘재활보조기구에 관한 연구개발 장려’,‘연구개발 보호·육성 및 자금지원 시책 강구’ 등을 통해 정부가 연구사업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은 장애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정부가 다품종 소생산으로 이윤이 얼마 남지 않는 재활보조기구 연구개발을 지원, 제품가격을 인하하고 체형에 맞는 기구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한재각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은 “‘장애인 치료 목적’을 전면에 내세웠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연구에 정부가 천문학적 연구비를 지원했던 2005년에도 장애인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재활보조기술 연구개발 지원이 전무했다.”면서 “장애인 치료 운운하며 줄기세포연구에 투자해야 한다고 난리를 쳤을 때도 재활보조기술 연구개발에 단 1원도 투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복지부 “어떤 지원 필요한지 현황 파악 안돼” 99년부터 05년까지 장애인 재활보조기구에 대한 지원이 일부 있었지만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지원은 아니었다. 지원은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 교육인적자원부 등 6개 부처의 산발적인 지원에 불과했다. 6개 부처에서는 그동안 재활보조기술 관련 연구개발투자 목적으로 총 318개 과제에 440여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는 전체 국가연구개발투자액 33조 6813억원의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정부는 또 05년 건강보험을 통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에 69억 6800만원,06년 1∼4월 의료급여 형태로 68억 4300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그러나 이는 연구지원이 아닌 해외 저가 상품을 수입해 파는 업체를 지원하는 결과를 낳고 있어 국내기업 지원을 통한 산업육성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인 재활보조기구 연구개발 예산이 책정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활보조기구에 대한 장애인의 수요나 산업화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실제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현황 파악이 안 됐다.”고 말했다. 99년 장애인복지법 전면 개정 당시 실무위원장을 맡았던 박을종 성내 사회복지관장은 “법을 만들었으면 우수업체 기준을 만들고 지원자금 확보 방안도 마련해야 하는데 정부가 아무런 후속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복지부가 법 추진 의지도 없을 뿐더러 내용도 잘 모르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정부 주도 ‘이색펀드’ 쏟아진다

    광물·유전·탄소·로봇펀드…. ‘이런 펀드도 있어?’ 하고 반문할 만한 이색펀드들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라는 사실이다. 세제 혜택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 최소 5년 이상 돈이 묶이는 단점도 있다. 원금 손실의 위험이 따르기는 일반펀드와 마찬가지다.●정부가 머니게임 뛰어든 이유 간단하다.▲미래 산업을 위해 장(場)이 서야 하고 ▲돈도 분명히 되는데 ▲아직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서다. 정부가 주도한다고 해서 100%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誤算)이다. 원금을 날릴 위험은 언제든 도사리고 있다. 다만 시장을 만들기 위한 초기 상품인 만큼 펀드에 따라 원금의 절반(50%)은 보장해주는 게 많은 편이다. 수출보험공사의 보험보증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사에 5년간 총 500억원의 종자돈을 대줘 보험료 부담을 낮췄다.●유전펀드 순항에 광물·탄소펀드 탄력 대표작은 유전펀드다. 베트남 유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해말 출시돼 증권시장에 상장됐다.17일 종가는 5300원.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측은 “환매금지형 장기투자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2탄 제작’(유전펀드 2호)에 들어갔다. 유전펀드의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최근 가장 주목하는 펀드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에 투자하는 광물펀드다. 니켈펀드로도 불린다. 광업진흥공사가 지난 10일 개최한 설명회에는 100여명의 기관투자가 등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유전펀드보다 변동폭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반면 만기는 3년 더 길다. 비슷한 시점에 출시되는 탄소펀드도 눈길을 끈다. 로봇펀드는 이제 막 구상에 들어간 상태다. 연말쯤 나올 예정이다. 소득세나 법인세 면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밖에 인프라펀드(기획예산처), 선박펀드(해양수산부), 해외건설펀드(건설교통부) 등도 있다.●장단점은 세제 혜택도 짭짤하다. 투자액 3억원 이하까지는 배당소득세(15.4%)가 면제된다. 하지만 어떤 법에 근거해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세제 혜택이 달라지는 만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유전펀드와 광물펀드는 특별법(해외자원개발사업법)에 근거하고 있어 세제 혜택이 따른다. 탄소펀드는 일반법(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근거해 세제 혜택이 없다. 로봇펀드는 근간법이 미정이다. 실험적인 상품인 만큼 ‘대박’은 아니어도 최대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도록 설계됐거나 된다는 점도 이점이다. 대신 돈이 오래 묶이는 것은 흠이다. 중간에 돈을 찾을 수도(중도 환매) 없다. 펀드 자체가 증시에 상장되는 만큼 만기 전에 주식처럼 사고팔 수는 있지만 대부분 ‘단타 매매’가 아닌 ‘장기보유’가 목적이라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특파원 칼럼] 東으로 건너간 젠전/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젠전(鑒眞) 대사가 지난 11일 입적했다. 그토록 어렵게 건너간 동쪽의 땅. 도착 10년만이다. 향년 76세. 젠전은 중국 당나라 시대 고승이다. 그가 일본에 건너간 때는 66세였던 서기 753년.12년간 5전6기 끝에 이룬 꿈이었다. 무려 다섯차례나 ‘조각배’로 동중국해를 건너 일본에 가려다 실패했으며,5번째는 고향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를 떠난 배가 폭풍우를 만나 14일간이나 표류하기도 했다. 그때 하이난다오(海南島)까지 떠밀려간 젠전은 열병을 앓아 실명에까지 이른다. 그래서 그는 일본에서 ‘장님 성자(盲聖)’로 불렸다. 중국 CCTV의 최근 드라마 ‘젠전이 동으로 건너가다(鑒眞東渡)’는 그의 일대기를 그린 것이다. 드라마는 그를 일본 율종(律宗)의 태조이며, 일본 의학의 시조로 묘사하고 있다. 일본에 두부를 처음 소개하고, 자수를 가르친 것도 젠전 일행인 것으로 설정했다. 중국 시청자들이 뿌듯한 우월감을 느끼게 할 만하다. 드라마 시청률 1위의 배경도 여기에 있어 보인다. CCTV가 대단히 이례적으로 불교 드라마를 제작·방영한 것도 이처럼 젠전이 갖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었을 것이다.CCTV는 이 16부작 드라마를 1번 채널에 편성했다. 저녁 8시∼9시30분 황금시간대였다.CCTV는 “중·일 수교 35주년을 맞아 준비했다.”며 편성 의도를 분명히 했다.“이 드라마는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중·일 우호 역사의 교과서”라고 자평했다. 드라마는 4월4일 시작해 11일 막을 내렸다. 젠전의 극적인 입적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2박3일 방일 일정 첫날에 맞췄다. 드라마 앞뒤 뉴스에는 원 총리와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악수 장면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원 총리는 이튿날 12일 일본 국회 연설에서 젠전을 언급했다. 잘된 드라마처럼 잘 짜여진 구성이다. 젠전 이야기가 아니어도 조금 과장해보자면, 중국의 TV와 신문은 지금 ‘일본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역사 문제는 종적을 감췄다. 쏟아지는 일본 특집에 밀려 방일에 앞서 이뤄진 원 총리의 1박2일간 한국 방문은 당초부터 가려졌다.1박2일과 2박3일의 여행일정 차이가 있다지만, 원 총리의 이번 한·일 순방을 다루는 비중은 이렇게까지일 수 있나 싶을 정도다. 중국에서는 요사이 일본 전문가가 아니어도 외교·경제·국제정치 전문가들이 일본 관련 업무에 동원될 정도로 일본 연구 열기가 뜨겁다. 모처럼 조성된 일본과의 화해 분위기를 살려가려는 중국의 노력은 이처럼 전방위적이다. 현시점에서 외교·전략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가 설치되자 한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긴장하는 눈치다. 한·중간에는 없는 형태의 대화 채널이기 때문이다. 이 채널이 당장 양국의 협상력을 높이게 되고 그 여파로 한국이 곳곳에서 밀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벌써 나온다. 실제 1972년 수교 이후 중·일관계가 최악이었다는 지난 5년간에도 중·일간 투자 및 교역액은 한국을 크게 앞섰다.2006년 한국의 대중 무역액과 실행투자액은 각각 1343억달러와 39억달러였지만, 일본은 2723억달러와 46억달러였다. 중국측 관계자들은 최근의 중·일관계에 대해 “‘정치는 냉각돼도 경제는 뜨겁다.’는 정랭경열(政冷經熱)이었다지만, 사실은 정랭경랭(政冷經冷)이었다.”고 말한다. 정치관계가 식어 경제도 싸늘했다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투자와 교역규모는 한국을 앞섰으니, 향후 정치관계가 뜨거워지면 완전히 압도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많은 이들이 중·일 관계는 역사문제라는 근본적인 걸림돌에 결국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잠깐 녹아내린 얼음물에 물난리를 겪는 일도 허다하다. 이번 중·일 정상회담 이후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터키

    [이젠 포스트 BRICs] (1)터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면서 유럽 등 다른 나라와의 FTA 움직임도 거세졌다.FTA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포스트 브릭스, 즉 브릭스 이후의 신흥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대상국이 뚜렷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자격조건은 확실하다. 인구, 자원, 인프라(허브)가 있어야 한다. 브릭스와 달리 시장성이 입증되지 않아 투자 실패의 위험도 상존한다. 포스트 브릭스의 대표주자군인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칠레,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8개국을 현장 리포트를 통해 소개한다. |이스탄불(터키) 안미현특파원| 보스포러스 다리의 교통 체증은 악명 그대로였다. 터키의 ‘경제 수도’ 이스탄불(행정수도는 앙카라)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로 유럽권과 아시아권으로 나뉜다. 말그대로 유럽권은 유럽대륙에, 아시아권은 아시아대륙에 붙어있다. 매일 출퇴근 시간이면 양쪽을 잇는 보스포러스 다리는 전쟁을 치른다. 한시간 넘게 다리 위에 갇혀 조바심내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니 건너편으로 거대한 첨탑의 회색 모스크(이슬람 사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끝없이 꼬리를 물고 늘어선 차량 행렬과 묘한 대비를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내내 말이 없던 렌터카 운전기사가 불쑥 말을 건네온다.“최근 몇년새 터키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보스포러스 다리의 교통체증도 더 심해졌다.”고. ●왜 터키인가 터키는 최근 5년간 평균 7%의 고도 성장을 거듭했다.30%를 넘나들던 살인적 물가는 2004년 30년만에 한자릿수(9.3%)로 떨어졌다.1인당 국민소득은 2002년 2622달러에서 2006년 5126달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지하경제까지 포함하면 8000달러를 훌쩍 넘는다는 게 세계은행의 추산이다. 한·터키 민간 경제협력위원회 터키측 위원장인 알리 키바르는 터키 경제의 고공행진 동인을 “거대인구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이점, 양질의 노동력, 비교적 잘 깔린 인프라”에서 찾았다. 터키 인구는 지난해말 현재 7471만명이다.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많다. 이스탄불 도시 한 곳의 인구(1158만명)만도 유럽연합(EU) 8개 회원국 인구를 전부 합친 것과 같다. 유럽 교두보라는 이점은 차치하고라도 그 자체로 충분한 소비시장(내수)이 형성된다는 게 키바르 위원장의 얘기다. 그는 “더 큰 매력은 인구의 63%가 35세 이하라는 것”이라며 ‘젊은 터키’를 강조했다. 양질의 노동력은 여기서 나온다. 터키 굴지의 재벌 키바르그룹의 오너(창업주 2세)이자 명예 한국 총영사이기도 한 그는 “터키인들은 1000달러 벌면 700∼800달러를 쓸 만큼 소비성향이 강하고 눈에 보이는 것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스탄불의 대형 시장 ‘그랜드 바자르’에 ‘짝퉁 명품’이 범람하는 이유가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외국자본 블랙홀 이같은 장점을 무기로 터키는 외국자본을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다. 올 1월 외국인이 터키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61억달러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4억 5200만달러)의 무려 13.5배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부동산 투자액을 빼고도 220억달러가 넘었다. 세계 6번째다. 우리나라(50억달러)보다도 4배 이상 많다. 현대차·도요타 등 터키에 투자한 260개 외국계 기업 회원사로 구성된 ‘외국인투자가협회’(야세드)의 무스타파 알페르 사무총장은 “정치, 물가, 환율의 3대 불안이 걷히면서 외국인 투자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 한때 유망 투자처로 꼽혔던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가 경쟁 심화로 ‘레드 오션’(출혈 시장)으로 변하면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나라를 말한다. hyun@seoul.co.kr
  • [한·미 FTA 시대] 1994년 NAFTA 발효후 환란 맞은 멕시코 그후

    [한·미 FTA 시대] 1994년 NAFTA 발효후 환란 맞은 멕시코 그후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1994년 멕시코에는 농민봉기와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이듬해부터는 물가가 30%대까지 치솟고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FTA 반대론자들은 미국 경제에 종속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10년 뒤 멕시코의 경제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외환보유고는 NAFTA 발효 직전인1993년 249억달러에서 10년 뒤인 2004년에는 628억달러로 2.52배로 증가했다. 물가도 2000년부터 한자릿수로 떨어져 2005년에는 4%를 기록했다. 멕시코에 대한 직접투자액도 93년 47억달러에서 2003년에는 166억달러로 4배 가까이 늘었다.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책임연구원은 한국과 멕시코를 비교한 보고서에서 “만약 멕시코가 NAFTA와 같은 개방정책을 취하지 않았으면 여전히 부패와 경제위기가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농민들 역시 절대빈곤 수준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NAFTA 출범으로 미국 자본이 진출하면서 임금격차 현상이 심화되고 토지제도 붕괴로 남부 지역의 이농현상이 격화되는 등 부작용이 적잖게 드러났다. 그러나 1996년을 고비로 물가는 안정되고 실업률도 2%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불안은 94년 세디요 정권이 교육과 의료 등 복지정책을 줄이면서 재정개혁을 단행한 데다 NAFTA 출범으로 생필품 등에 대한 가격지원정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상업자본이 등장한 북부 농업지역에선 생산규모가 확대되고 기업농이 나타나면서 활기를 띤 반면 보조금에 의존하던 남부 농업지역에선 지역 토호들의 횡포까지 겹쳐 농민봉기로 이어졌다. 그 결과 농촌으로부터 비숙련 노동력이 공급되면서 임금이 하락,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 반면 기술집약적 분야에서의 근로자 임금은 증가했다. 다만 2000년 이후 소득불균형 지표는 개선과 후퇴를 거듭했다. 김형주 책임연구원은 “멕시코는 소수 엘리트 집단이 눈앞에 닥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FTA를 서둘러 전략산업 육성이나 후속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그 결과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은 무너지고 성장가능성이 있는 유치산업들은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치인·관료·금융인·기업인·농장주들이 밀착한 탈법행위로 개혁이 지연되고 경제주체간 불신과 갈등이 심화됐다.2000년이 지나서야 이같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해결책 모색에 나섰으나 소모적인 찬반 논쟁으로 아직도 후유증을 적잖게 앓고 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 연구원은 3일 “멕시코는 우리와 많이 다른 나라이지만 외환위기를 경험했고 미국과 FTA를 체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FTA 추진의 최대 수혜자는 (국적을 초월한) 자본이고, 기업이고, 주주”라고 평가했다. 멕시코는 1995년 페소화 위기를 맞았다. 김 연구원은 “순서는 바뀌었지만 두가지 경험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외피를 쓰고 나타났던 미국식 자본주의 이식과정으로 ‘자유교역의 증진’,‘주식시장이 중시되는 주주 자본주의’ 등이 도입됐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멕시코가 농민들의 저항운동과 반세계화 운동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마킬라도라’라 불리는 단순 조립 가공산업은 성공했지만 발전이 덜 돼있던 내수 지향의 전기전자 업종은 몰락했고, 농업도 미국과 가까운 북부지역은 흥하고 남부의 곡물생산농가는 퇴출되는 등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백문일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 한국 사교육비 OECD 최고 평균 근로시간도 2년째 1위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지출 비중과 연평균 근로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평균수명과 보건지출, 문화여가비 등 삶의 질도 선진국보다 낮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교역 규모는 세계 12위를 유지했으나 서비스 수지 적자는 확대되면서 순위는 3단계 떨어졌다. 탈북사태로 난민유입 인구는 1위를 차지했다.●사교육비 지출비중 OECD 평균의 2배 넘어OECD가 2일 발표한 ‘2005년 기준 통계연감’에 따르면 GDP 대비 민간교육기관에 대한 지출 비중은 2003년 2.9%로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OECD 평균 1.3%의 2배를 넘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교육비가 계속 느는 추세여서 2005년 기준으로도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공공 교육기관을 포함한 교육기관 지출액의 비중은 7.5%로 2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4위에서 2위로 좋아졌지만 과학은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수학은 2위를 지켰다.●평균수명·보건 등 삶의 질 부분 최하위삶의 질 측면에서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비만율이 29위로 양호했지만 2005년 평균수명은 77.4로 24위,1인당 보건지출은 1149달러로 26위,GDP 대비 문화·여가지출비는 4.4%로 18위에 그쳤다. 노동 부문에서 연평균 근로시간은 2354시간으로 2004년 2394시간보다 줄었지만 2년째 OECD 회원국 중 1위를 달렸다. 실업률은 3.7%로 변동이 없으나 순위는 27위에서 25위로 상승했고 장기실업자 비율도 1.1%에서 0.8%로 떨어졌다. 하지만 고용률은 당시 경기둔화를 반영해 20위에서 21위로, 비정규직 취업자 비율은 25위에서 26위로 각각 1단계씩 내려갔다.GDP 대비 정부 부채 비중과 조세부담률도 24.9%와 24.6%로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이민 등 외국인 유입은 20위로 낮은 수준이나 난민유입인구는 탈북사태로 2000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5년에는 953으로 1위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11.16명으로 최하위인 31위를 기록했다.●1인당 GDP 23위·실질총소득 22위한편 1인당 GDP와 실질총소득(GNI)은 각각 23위와 22위를, 경제성장률은 11위에 올랐다.GDP 대비 수출입 비중은 41.2%로 12위를 유지했으나 국내로의 직접투자액은 2004년 92억달러(15위)에서 2005년 43억달러(25위)로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SK, 페루 LNG사업 5600억 투자

    SK, 페루 LNG사업 5600억 투자

    해외유전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SK㈜가 ‘페루 LNG 개발사업’(위치도)에 5억 9000만달러를 투자한다. 국내 LNG사업 중 최대 규모다. SK㈜는 “현재 페루 수도 리마 남쪽 170㎞ 지점에 있는 팜파 멜초리타 지역에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대규모 플랜트를 건설 중”이라면서 “투자액은 이 공장 건설과 광구에서 공장까지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데 사용된다.”고 밝혔다. 페루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는 페루 카미시아 광구와 56광구에서 개발되는 천연가스를 LNG로 바꾸어 미국 서부 및 멕시코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멜초리타 지역에 짓고 있는 천연가스 액화공장은 오는 2010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 해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투자액 5억 9000만달러(약 5600억원) 가운데 2억 5000만달러는 올해 투자된다. 나머지는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페루 LNG 프로젝트는 SK㈜를 비롯해 미국 헌트사, 스페인 렙솔사 등 3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지분율은 헌트 50%,SK㈜ 30%, 렙솔 20% 등이다. 투자는 지분율에 맞춰 이뤄진다. 한편 SK㈜는 페루 외에 예멘(지분율 6.9%), 오만(0.8%), 카타르(0.4%) 등지에서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국가재정 운용계획 국민토론회 2題] 뿌린만큼 못거두는 정부 R&D투자

    [국가재정 운용계획 국민토론회 2題] 뿌린만큼 못거두는 정부 R&D투자

    정부가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공공연구기관들이 내놓는 연구 성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기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5일 열린 ‘2007∼2011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연구개발 분야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정부 R&D 투자, 뿌린 만큼 거두고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R&D 총 투자액은 1995년 9조 4410억원에서 2005년 24조 1550억원으로 10년 만에 2.5배 이상 양적으로 팽창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2005년 기준 2.9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2.26%를 웃돌고 있다. 공공연구기관은 2005년 현재 전체 연구개발비의 13.2%인 3조 1929억원을 사용했다. 특히 정부출연연구기관의 1998∼2006년 예산 증가율은 153.5%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특허 등록건수와 기술료 수입 실적은 각각 72.5%,80.2% 증가하는데 그쳤다. 공공연구기관 전체의 기술 이전율은 20.1%로, 미국 37.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국내 대학의 기술 이전율도 13.6%에 머물러 미국 37.5%보다 뒤처졌다. 김 연구위원은 “공공연구기관들의 기술사업화 전담인력은 3.6명으로, 미국 6.1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사업화 부진의 또 다른 원인”이라면서 “기초·원천기술, 공공·복지기술, 산업기술 등 연구 분야별로 차별적인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中企 R&D 지원 ‘속빈강정’

    中企 R&D 지원 ‘속빈강정’

    정부가 중소기업에 매년 1조원 가까운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나눠먹기’식 지원 방식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중소기업 역시 정부의 지원 혜택을 받기 위해 개발이 어려운 원천기술보다 손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단순기술 개발에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은 R&D 개발 성공률은 선진국의 9∼18배에 이르고 있지만, 영업 이익률은 갈수록 떨어지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김갑수 산업기술재단 기술정책연구센터장은 13일 열린 ‘2007∼2011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산업·중소기업 분야 토론회’에서 ‘중소기업 경쟁력 어떻게 높일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중소기업 R&D 지원 규모는 2005년 기준 8285억원으로, 전체 투자액 2조 6000억원의 32%를 차지했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재정 규모가 훨씬 큰 일본의 2배 수준이다. 그러나 4881개 중소기업 5606개 과제에 분산되면서 기업당 정부 지원액은 1억 7000만원에 불과했다. 김 센터장은 “업체당 지원액이 많지 않아 핵심 원천기술 개발보다는 단순기술 개발에 집중돼 사실상 기업 보조금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의 연구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성장 기반이 훼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도 “정부의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 R&D 개발 성공률이 90%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선진국의 5∼10%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면서 “중소기업들이 개발을 사실상 완료해 놓고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KTF ‘배수진’ SKT ‘초긴장’

    KTF ‘배수진’ SKT ‘초긴장’

    화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3G·WCDMA) 이동통신 시장을 두고 사업자들은 사활을 걸고 준비해 왔다. 전국 규모의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하는 KTF는 3월1일 CDMA망 대신 HSDPA 전국망을 완성한다.6월부터는 고속상향패킷접속(HSUPA)으로 진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KTF는 지난해 WCDMA 네트워크 조기 안정화를 위해 HSDPA 분야에 7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HSDPA 전국망 완성을 위해 약 4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KTF가 3G 시장에 적극적인 것은 투자액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SK텔레콤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렀던 사세를 확장할 기회이기 때문이다.KTF 임원 56명은 지난해 말 “3G에서 1등 하지 못하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뜻으로 사표까지 제출했다. 본사 사무실 곳곳에는 ‘이기지 못하면 돌아올 곳이 없다!’는 플래카드도 내걸어 ‘배수진’을 쳤다. SK텔레콤은 겉으로는 느긋하지만 KTF의 기세에 긴장하는 눈치다. 당초 5월로 예정돼 있던 3G 전국망 구축을 3월 말로 앞당겼다.KTF가 3G 서비스 브랜드 ‘SHOW’의 티저 광고를 시작하자 “보여 주기 위한 쇼는 싫다.”는 문구의 ‘T3G+(T3G플러스)’ 광고로 ‘맞불’을 놓았다.5월부터는 HSDPA 전용인 단일밴드·모드인 SBSM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SK텔레콤의 무기는 50%대인 시장 점유율이다. 현재 주류인 2G 시장과 새로 시작된 3G 시장에 대한 힘의 분배로 KTF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이다. KTF와 SK텔레콤의 경쟁 속에서 LG텔레콤도 본격적으로 참여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양사와 달리 HSDPA를 도입하지 않은 LG텔레콤은 3G급 서비스가 가능한 ‘EVDO 리비전A’로 틈새를 노린다. 올초부터 리비전A를 제공하기 위한 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6∼7월쯤 단말기도 선보인다. 연말까지 전국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韓-日기업 ‘적과의 동침’ 봇물

    韓-日기업 ‘적과의 동침’ 봇물

    LG필립스LCD에 일본 마쓰시타의 지분 참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일간의 공고한 기업 동맹이 주목받고 있다. 철강·석유·전자산업을 중심으로 두 나라의 대표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김진영 M&A연구소장은 “세계적인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으려는 자구책”이라고 말했다. 즉, 세계 시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경쟁자이면서도 후발 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고, 초대형 업체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당하지 않기 위해 동반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신일본제철, 삼성전자-소니,SK-신일본석유의 전략적 제휴가 한·일 기업 동맹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은 지난해 10월 철강 중간소재인 슬래브를 교환하는 등 전략적 제휴의 깊이를 더했다. 신일본제철이 포스코 보유지분 3.32%를 5.32%까지 늘리고, 포스코는 신일본제철의 투자액만큼 신일본제철의 지분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 이같은 포스코-신일본제철의 제휴 배경에는 중국의 급신장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조강 생산량 4억 1880만t으로, 일본(1억 1620만t)과 미국(9850만t)을 앞서며 1위로 올라서 두 회사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자업종에선 삼성전자와 소니가 2004년 제휴,S-LCD(액정표시장치)라는 합작사를 세웠다. 지분은 50대 50이지만 삼성전자가 1주를 더 보유하고 있다. 합작사를 통해 7세대(2.2x1.87m) LCD 판을 생산한 데 이어 지난해 8세대(2.5x2.2m) 라인 투자에 합의했다. 두 회사는 이해관계가 일치했다. 삼성전자는 TV용 LCD 판을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회사를 확보한 반면 소니는 TV용 LCD 판을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이미 2001년 메모리스틱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형성한 바 있다. 최근엔 블루레이디스크(차세대 DVD로 개발된 광디스크로 보통 DVD보다 5배의 저장 가능)와 DLNA(홈 네트워크 연결기술로 가정의 여러 디지털 기기를 관리하는 기술 표준)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석유업종에서 SK㈜가 지난달 일본 최대 정유사인 신일본석유와 포괄적 전략제휴를 맺었다. 주식도 서로 1% 가량 매입,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로 했다. 신일본석유는 1일 정제량이 122만배럴에 이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3위 정유사.SK는 111만 5000배럴로 4위다. 세계적 석유 메이저 회사에 대응하기 위해 두 나라의 대표적 정유사가 힘을 합친 것이다. 중국석화(SINOPEC)와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업체가 아·태 지역 1,2위 정유사로 급부상하면서 SK와 신일본석유는 위기감을 느꼈다. 양사가 손을 맞잡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일본 2위 철강사인 JFE스틸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JFE스틸이 동국제강 지분을 4.1%에서 15%까지 늘려 2대주주가 되는 데 합의했다. 동국제강도 JFE의 지분을 약간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충남 당진의 조선용 후판공장을 짓는데 기술제공 차원에서 JFE가 참여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을 걱정하는 JFE에는 동국제강이 우호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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