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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재용·서현 올해 승진 없어”

    이건희 “재용·서현 올해 승진 없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승진설에 대해 부인했다. 새해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올해 인사와 관련해서는 ‘신상필벌’을 강조해 인사 폭이 좁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건희 회장은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과 관련해 “승진 가능성은 없다.”면서 “현재의 위치나 역할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한 딸 이 부사장에 대해서도 승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과 이 부사장 모두 승진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로 예정된 연말 인사에 대해서는 “인사 방침은 예년과 다를 바 없지만 항상 ‘신상필벌’의 원칙을 지킬 것”이라면서 “잘한 사람은 더 잘하게 하고 못한 사람은 누르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전 세계 경제가 어두우니까 긴장을 더 해야 되겠다.”면서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경제 상황이 안 좋으니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새해 투자 계획에 대해 묻자 이 회장은 “투자는 보통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 때 투자를 많이 하던 그런 기조가 이어지는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맞다.”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가 어려울수록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던 ‘이건희식 경영’을 내년에도 이어 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올해 재계 역사상 최대 규모인 43조 1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집행했다. 이 회장의 발언을 근거로 할 때 내년 삼성그룹의 투자액은 올해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한편 이 사장도 시상식에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번 연말 인사의 포인트는 내가 아니다.”라면서 “삼성이 구멍가게도 아니고 모든 게 순리대로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 잘 모신 유망업체, 대기업 안부럽네

    잘 모신 유망업체, 대기업 안부럽네

    23일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외국인투자지역. 미국의 RMI사(광주 법인명 피닉스텍)가 공장 건립에 한창이다. 광주시와 지난 3월 투자협약을 맺은 뒤 9월부터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RMI는 1991년 걸프전 때 미국이 사용한 패트리엇 미사일에 장착된 야간 투시용 렌즈를 생산할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광학소재 회사다. 그런데 이 회사 공장 건립에 따른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 정창균 광주시 외국기업유치 담당은 “이 회사가 만드는 소재를 활용하기 위해 일본의 스미토모와 이스라엘의 관련 기업 등 10여개 외국인 업체와 100여개의 국내 업체가 RMI의 광학소재를 사용한 첨단장비를 생산하기 위해 광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MI는 아예 미국의 본사를 통째로 광주에 옮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계자들을 더 흥분시키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광주첨단산단에 스마트폰 등에 필수적인 터치패드 원천기술을 보유한 솔렌시스가 둥지를 틀었다. 이 회사는 광산업 집적화단지 공장을 건립한 뒤 터치스마트폰의 터치센서 모듈과 패널 등을 생산하고 있다. 2단계로 1만 6500㎡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제2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광주시가 민선 5기 들어 유망한 첨단 광산업체 유치에 힘을 쏟으면서 고용 창출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시는 그동안 국내 113개사와 해외 35개사 등 모두 148개사의 첨단기술 업종과 잇따라 투자 협약을 맺었다. 투자 의향 금액은 2조 2174억원, 고용은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실제 투자로 이어진 기업은 45개사(국내 40개·외국 5개)로 투자액은 3124억원, 고용은 980명으로 집계됐다. 강운태 시장은 23일 “현재 규모는 작더라도 RMI 같은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데려올 경우 협력업체 추가 유치 등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며 “좋은 기업 유치는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만큼 이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론스타 ‘5조원 먹튀’

    론스타 ‘5조원 먹튀’

    금융위원회는 18일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펀드(LSF-KEB홀딩스)에 6개월 내 외환은행 초과지분을 매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금융위는 임시회의를 열어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잃은 론스타에 한도초과소유지분(41.02%)을 매각하라고 결정했다. 매각 조건은 붙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기존 계약대로 하나금융에 주당 1만 3390원에 2억 6500만주를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지난 7월 4조 4059억원에 외환은행 지분을 넘기기로 하나금융과 합의한 바 있다.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론스타는 한국시장 진출 13년, 외환은행 지분 인수 8년 만에 한국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에서 배당 및 블록세일로 인한 수익까지 합치면 7조 3086억원의 수익을 거뒀으며, 투자액 2조 1549억원을 제외하면 8년 만에 5조원의 차익을 챙긴 셈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 진출해 모두 10조원가량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어 ‘먹튀 논란’이 거세게 일어날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정치권의 요구대로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매도하도록 하는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관계자는 “적격성 심사제도의 목적은 부적격자가 대주주가 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 매각방식까지 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처분하도록 강제 명령한 사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 등에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론스타에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산업자본으로 판명돼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체를 무효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다. 한편 여야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금융위의 이번 결정을 맹비난했다. 특히 야당은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 추진 의사까지 드러냈다.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법원이 범죄자로 규정한 투기자본세력 론스타에 대해 금융위가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도 “금융위의 매각 명령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경주·이현정기자 kdlrudwn@seoul.co.kr
  • [ISD 충돌] 공공정책 무력화? 글로벌 스탠더드?

    [ISD 충돌] 공공정책 무력화? 글로벌 스탠더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통과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등 야당 측은 한·미 FTA에 포함된 ISD 조항이 공공 부문에 대한 정부의 정당한 규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외국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느라 우리 국민의 복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당과 정부 측은 한·미 FTA 협정문에 ‘안전장치’가 마련됐기 때문에 피해 가능성이 크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맞서고 있다. 여당과 정부는 ISD가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기준 2676개의 양자간투자협정(BIT) 가운데 2100여개에 ISD 조항이 포함됐다. BIT는 국가 간 투자를 촉진·보호하려고 외국기업의 자유로운 사업활동을 정부가 서로 보장하는 협정이다. 우리나라가 85개국과 맺은 BIT의 대부분도 ISD를 포함하고 있다. 칠레, 싱가포르, 인도 등과 맺은 FTA 협정에도 ISD가 들어갔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3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SD는 1976년 영국과 맺은 BIT 때부터 들어가 있던 내용”이라면서 “그 뒤로 81개 국가와 맺은 BIT에도 ISD가 모두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BIT와 FTA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BIT는 국내법에 따라 설립된 외국 기업만 보호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진입을 정부가 제한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ISD가 있더라도 외국 기업이 우리 정부를 제소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호주가 2004년 미국과 FTA를 맺으면서 ISD 조항을 뺀 사례도 근거로 든다. 사법제도가 성숙한 나라들은 제3의 중재인이 없어도 법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ISD가 우리나라와 미국 중 어느 편에 유리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여당은 미국의 ISD 자료를 인용한다. 지난해 10월까지 미국 기업이 투자상대국 정부를 제소한 사례 108건 가운데 미국 기업의 승소는 15건, 패소는 22건으로 패소 건수가 많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도 “국제 중재 절차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에 우리가 가입한 지 45년이 됐지만 한번도 제소를 당한 적도, 제소를 한 적도 없다.”면서 “대외 투자가 많은 미국 관련 소송이 많은데 미국 투자자가 패소한 경우가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은 자본수출국인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맞선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44개의 제소가 발생했는데 멕시코 기업이 미국을 제소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는 것이다. 여당은 해외 투자가 활발한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ISD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06년부터 4년간 한국의 대(對)미 투자액은 168억 77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미국의 대한 투자액 685억 4000만 달러의 2.5배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반면 야당은 현재 우리 기업이 ISD를 포함한 BIT 체결국을 상대로 제소를 한 사례가 한 번도 없기 때문에 기업 보호에 필수는 아니라고 반박한다. 야당 측은 중재판정부의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ISD로 인한 분쟁을 해결하는 ICSID 중재판정부는 양 당사자가 임명하는 1인과 양측 합의에 의해 임명되는 1인 등 총 3인으로 구성된다. 합의가 없으면 ICSID 사무총장이 추천한다. 야당은 ICSID가 미국인이 65년째 총재를 독식하고 있는 세계은행 산하이기 때문에 미국에 유리한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여당은 억측에 불과하며 ICSID가 FTA 협정과 적용가능한 국제법 규칙에 따라 공정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새달 3일 개봉 ‘워리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새달 3일 개봉 ‘워리어’

    물리학 선생인 브렌든(조엘 에저튼·오른쪽)은 정직을 당한다. 선생 신분으로 무허가 격투기에 나선 게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아픈 딸의 치료를 위해 돈이 필요한데, 집을 저당 잡은 은행은 그를 빚쟁이로 몬다. 그의 동생 토미(톰 하디·왼쪽)는 중동지역 전투에 참전했다 돌아와 아버지를 찾아간다. 14년 만에 만난 아버지에게 지난날의 울분을 토한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로부터 도피하던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서 토미는 깊은 상처를 품고 살았던 것. 분노의 탈출구가 절실한 토미는 우연히 격투기 챔피언십 리그를 접하고 출전을 결심한다. 이어 브렌든도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소원하던 형제는 링 위에서 재회한다. ‘워리어’는 그룹 ‘더 내셔널’의 노래를 짧게 삽입하며 시작한다. ‘복서’ 앨범에 수록된 ‘전쟁을 시작하다’라는 영화의 주제를 잘 요약한다. 기대했던 미래가 오지 않았을 때, 문제를 회피하면 전쟁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에 형제가 꿈꾼 미래는 현재와 달랐을 것이다. 아버지가 초래한 비극은 죄 없던 형제를 서먹서먹한 관계로 만들었고, 형의 허무한 손짓은 성난 동생을 위로하지 못한다. ‘워리어’의 마지막 경기를 보노라면 누구의 편을 들지 갈등할 수밖에 없다. 슬픔으로 무장한 형제가 피 터지게 싸우는 광경이 가슴을 적신다. 브렌든은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무너진 가장이다. 초라한 아파트에 살다 돈을 모아 예쁜 집을 장만한 것까지는 좋았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그에게 다시 하층민의 삶을 떠안긴다. 부동산 평가액이 은행 차입금 아래로 떨어지면서 그와 아내는 밤낮으로 돈벌이에 매달린다. 동생 토미는 평생 하층민의 삶 속에서 허덕인 남자다. 군인이 되어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나눈 기쁨도 잠시, 전쟁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명예심마저 앗아버린다. 격투기 리그를 개최한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헤지펀드로 갑부가 된 자다. 우승 상금은 그에겐 최소단위 투자액에 불과한데, 하층민의 양산을 가져온 인간이 내민 알량한 미끼를 희생자들이 덥석 문 형국이다. 하층민 선수의 이야기란 점에서 ‘워리어’는 작년에 좋은 평가를 받은 ‘파이터’와 얼핏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야수 같은 남자들의 격투가 빚는 진한 드라마는 멀리 월터 힐의 ‘투쟁의 그늘’부터 가까이로는 데이비드 마멧의 ‘레드 벨트’의 영향 아래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연출을 맡은 개빈 오코너는 10여년 전 ‘텀블위즈’로 소개된 감독이다. 모녀의 갈등을 유머러스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던 그는 표정을 완전히 바꾸어 거친 형제와 부자의 묵직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워리어’는 여러 빈틈을 지녔으나 주먹이 매서운 격투기 선수를 닮은 작품이다. 첨언할 사실은, 영화의 허술한 면이 수입사의 삭제 탓이라는 거다. 원본에서 20분 가까운 장면이 사라졌으니 영화가 구멍을 드러내는 건 당연하다. 요즘 인도영화를 사들인 몇몇 회사를 필두로 일부 영화사들이 자진해서 상영시간을 줄여 극장에 내걸고 있다. 그들은 대중성을 감안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한다. 바람직하지 못한 상영 행태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상영이 늘어나면서 장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열악한 화질로 상영되는 일도 빈번한 실정이다. 두 가지 문제점은 지적해 마땅하다. 영상 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실수들이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1월 3일 개봉. 영화평론가
  • 수도권 기업규제 완화, 충남에 직격탄

    수도권 기업규제 완화, 충남에 직격탄

    충남이 수도권 규제 완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충남은 전국 지방 가운데 수도권 기업이 가장 많이 이전하던 곳이다. 25일 충남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도내에 입주한 582개 기업 중 수도권에서 옮겨 온 기업은 12.7%인 74개에 그쳤다. 이는 2009년 817개 중 34.5%인 282개, 지난해 683개 중 29.3%인 200개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수도권 규제 완화 초기 정책이 착수된 2008년만 해도 855개 가운데 수도권에서 이전한 기업은 34.2%인 292개에 달했다. 한 해 전인 2007년에는 1004개 입주기업 중 37.7%인 378개가 수도권에서 이전한 업체였다. 정부는 2008년 대기업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2009년 수도권 그린벨트 141㎢ 해제(2020년까지), 지난해 수도권 과밀억제에서 경쟁력 강화 및 성장으로의 정책 전환 등 기업의 수도권 입주 규제를 잇따라 풀어 왔다. 김남경 충남도 주무관은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점점 더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기업들 사이에 퍼지면서 지방 이전을 더욱 꺼리고 있고, 충남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취소하는 기업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수도권과 가까워 수도권 규제 혜택을 많이 받던 천안과 아산 등 서북부 지역 타격이 가장 심하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올 들어 9월 말까지 입주한 183개 업체 중 수도권 기업 이전은 4.4%인 8개에 불과하다. 2009년 218개 중 26.1%인 57개, 지난해 204개 중 29.4%인 60개 업체에 비해 턱없이 줄어 수도권 규제 완화의 파괴력이 심했음을 보여 줬다. 천안으로 이전하는 수도권 기업의 업체당 평균 투자액도 올해 36억원으로 지난해 41억원보다 13.9%나 감소했다. 반면 고용인원은 업체당 평균 2명 가까이 늘어나 노동집약적 업종으로 바뀌고 있다. 게다가 기업 유치에 큰 도움이 됐던 지방투자촉진보조금 혜택도 줄어들었다. 유치 실적에 따라 지원하던 것을 지난해 정부가 전국 지역에 골고루 나눠 주는 방식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충남은 연간 평균 350억원에 이르던 보조금이 올해 152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천안시가 수도권 기업 이전 시 토지매입비 70%를 보조하던 것을 20%로 줄이는 등 충남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보조금 감소와 함께 기업 혜택이 크게 줄어들어 경기 반월, 인천 남동공단 등 수도권에서 기업유치 설명회를 열어도 업체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고 하소연한다. 김남경 도 주무관은 “지방에 기업이 올 수 있도록 하려면 예산을 골고루 나눠 주는 것보다 제도와 정책적 배려가 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재계 뜨거운 감자’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내년 폐지 논란

    ‘재계 뜨거운 감자’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내년 폐지 논란

    요즘 국내 정유사들은 내년 투자와 관련해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데다 투자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이하 임투제)가 폐지될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기본공제율이 비수도권의 경우 5%에서 4%로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이 수백억원 사라질 상황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대표적 장치산업인 정유업은 한번 투자에 1조~2조원을 쓰지만 일자리는 그만큼 늘리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불황 때는 영업이익 적자도 감수해야 하는 처지인데 누가 손해를 보면서 투자를 하려고 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투제’가 재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임투제도를 놓고 그동안 수많은 논의가 오갔지만 최근 정부가 내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임투제도 폐지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임투제도 대신 고용에 따라 세제 혜택을 주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고투제)가 마련됐지만 기업들은 “법인세 인하도 되돌린 마당에 임투제도까지 없애면 투자를 하지 말라는 거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단순한 물량 투입이 아닌 고용과 연계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고투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00억원 투자 때 세제혜택 1억원 줄어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임투제도는 기업의 설비 투자액 중 일부를 법인세 등 세액으로 공제해 주는 국내의 대표적인 기업 투자 촉진 세제다. 1982년 처음 도입됐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한번도 중단된 적이 없어 사실상 ‘임시’가 아닌 ‘상시’적인 제도로 정착됐다. 임투제도와 고투제가 투자에 대해 세금을 깎아준다는 점은 동일하다. 최고 세액 공제 비율 역시 모두 6%다. 대신 기본공제율은 수도권 밖을 기준으로 5%에서 4%로 축소되고, 고용 규모에 따른 세제 혜택은 1%에서 2%로 확대됐다. 예를 들어 올해 모 전자회사가 경북 구미에 100억원을 투자하면 기존 임투제도 아래에서는 기본공제로 내년에 100억원의 5%인 5억원의 세제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고투제에서는 4%인 4억원에 그친다. 순고용인원 1인당 평균 1500만원의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명을 더 뽑으면 7500만원의 세액 공제가 추가된다. 결국 임투제도하에서는 5억 7500만원을 공제받지만 고투제가 시행되면 4억 7500만원으로 1억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향후 채용 규모에 따라 올해 공제받지 못한 고용에 따른 세액 공제액 1억 2500만원은 5년 내에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올해 필요없던 수요 인원이 갑자기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한해 임투공제액은 2조원 정도지만 고투제로 전환됐을 때 1조원 정도로 축소되는 것도 투자한 만큼 고용을 늘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설비 투자의 상당 부분은 자동화 쪽에 투입되는 상황이라 기존 인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현장 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정부가 고용의 부담을 기업에만 떠맡기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임투제 폐지땐 GDP 2조4242억 감소 재계가 임투제도 폐지에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세계 경제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서 임투제도 폐지가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소비와 수출, 투자 등 3대 지표 중 소비와 수출은 불경기에 따라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투자 메리트의 감소에 따라 투자도 줄어들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임투제도를 폐지하면 설비 투자는 2.5% 정도 감소한다. 2009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은 0.23%, 2조 4242억원 정도 줄어든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관계자는 “내년은 총선과 대선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가 커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기업 투자가 예상보다 줄어들면 3%대에 그칠 내년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에서도 임투제도 폐지에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외의 지역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임투제도를 폐지했을 때 지방과 수도권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만장일치로 임투제도 폐지 반대를 의결하고, 광주 등 지방상공회의소들도 임투제도 유지를 국회에 건의했다. ●중기 인력난 가중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도 우려가 높다. 국세청에 따르면 임투제도에 따른 전체 공제액은 2009년 기준 1조 9417억원. 이 중 87.4%를 대기업, 12.6%를 중소기업이 가져간다. 하지만 수혜 대상 기업 수는 중기가 89.1%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중기의 전체 세액공제액 3783억원 중 임투제도(2447억원)의 비중은 64.7%, 세액 공제를 받는 중기 중 임투제도의 혜택을 받는 기업은 48.7%에 달한다. 지난 8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중소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92.7%가 임투제도 유지를 희망하고, 57.0%가 고투제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답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자를 하더라도 상시근로자를 유지하거나 늘리는 것 역시 중기 입장에서 쉽지 않다. 제조업 중기 총근로자 수는 2009년 208만 7541명에서 지난해 206만 9724명으로 감소한 상태다.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구직자들이 중기를 기피해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탓이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투제 도입은 노동생산성이 낮거나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장려하고, 단순기능직 외국인 근로자의 채용만 늘리는 역효과를 낳게 될 것”이라면서 “설비 투자 세액 공제는 유지하는 동시에 고용 세제 혜택을 늘리는 등 투자도 유지하고 고용도 늘리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도입 효과

    현행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임투제)와 내년부터 도입되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고투제)는 투자한 만큼 세금을 공제해준다는 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 다만 투자에 따른 기본 세액 공제율을 기존 5%에서 4%(대기업 비수도권 투자)로 낮추고, 고용에 따른 세액 공제를 늘린 게 차이점이다. 1인당 고용 세액 공제는 일반 근로자 1000만원, 청년 근로자 1500만원,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졸업자 2000만원 등으로 세분화했다. 고투제 도입에 따른 효과는 아직까지 예단하기 힘들다.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고투제 도입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의 고용과 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나라 살림살이에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기획재정부는 고투제 도입에 따라 2015년까지 1조원 정도의 세수가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본 세액 공제율이 1% 포인트 낮아지면서 그만큼 세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법인세·소득세 인하 환원과 일감 몰아주기 과세 등을 통해 모두 3조 5000억원의 세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30대 그룹의 고투제 도입에 따른 추가 부담은 5400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30대 그룹이 설비투자액의 2%에 해당하는 추가공제 혜택을 전부 받기 위해서는 총 근로자 수가 9만 7573명 늘어나야 한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총 근로자 수는 7만 6000명 증가한 만큼 계획되었던 신규채용 인원에 더해 2만 1573명을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임금과 복리후생비 등으로 1명 채용 때 연 250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5393억원을 추가로 써야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민연금, KB·신한금융 최대주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최근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분을 대거 늘려 최대 주주가 됐다고 10일 공시됐다. 국민연금은 이미 하나금융의 최대 주주로, 이제 4대 금융지주사 중 우리금융을 제외한 3곳의 최대 주주가 됐다. 예금보험공사가 1대 주주인 우리금융에서도 국민연금은 4.69%의 지분을 확보,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외국계 투자자의 견제세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관치금융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가뜩이나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곽승준 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도 지난 5월 “주주권 행사는 세계적 추세”라며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김희석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특별히 의도를 갖고 금융지주사 지분을 늘린 것은 아니고, 폭락장 국면에서 투자하다 보니 저가매수를 통해 지분이 확대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금융지주 주주권 행사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은 끊이지 않았다. 금융지주사 주주권 행사를 통해 채무기업에 대한 간접적인 지배력까지 기대할 수 있는 등 일반 기업의 주주권 행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금융지주사 최대 주주가 갖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인기 걸 그룹 ‘소녀시대’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주식도 무더기로 사들여 대주주 반열에 올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장내 대량매수를 통해 에스엠 주식 103만 4802주(지분율 6.24%)를 보유 중이며 ▲에스엠 이수만 회장(24.43%) ▲파트너스벤처캐피탈(7.35%) ▲KB자산운용(6.94%)에 이어 4대 주주가 됐다.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 역시 올해 상반기 현재 5조 86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5642억원보다 9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채권 투자액 역시 2008년 말 8조 6408억원에서 해마다 증가해 올해 7월 말 현재 13조 3185억원을 기록, 54%가량 늘었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같은 기간 9조 9166억원에서 18조 4437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외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주식 투자는 위험 가능성이 큰 만큼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의 2007~2010년 연평균 해외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7.6%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차이나머니 국내 채권투자 1위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계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지만,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주식과 채권, 부동산, 기업 등을 전방위로 사들이고 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해외투자 허용 규모를 더 늘릴 방침이어서 ‘바이 코리아’(Buy Korea)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과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중국이 올해 들어 9월까지 사들인 주식·채권·부동산·기업 등 국내 자산 규모는 총 4조 7426억원에 달한다. 미국을 제외하면 단일국가 중 최대 규모다. 중국은 한국 채권시장에서 이미 미국을 제치고 ‘큰 손’으로 떠올랐다. 중국 본토에서만 3조 1285억원어치의 한국 채권을 사들였고, 특별행정구역인 홍콩을 더하면 3조 3609억원어치를 매입해 미국(3조 2220억원)보다 많았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영국(2조 1818억원)과 프랑스(2조 507억원)가 대량으로 국내 채권을 팔아치운 가운데, 중국이 이들 국가의 빈자리를 급속도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사들인 국내 부동산 면적은 336만㎡로 여의도 면적(290만㎡)을 넘어섰으며, 올해 들어서만 반년 새 953억원어치를 새로 사들여 일본의 투자액(790억원)을 앞질렀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달러에 편중돼 있어 다각화할 필요가 있는데 유럽은 최근 상황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한국은 중국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현정은 회장 제4이통으로 ‘돌파구’

    현정은 회장 제4이통으로 ‘돌파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해운업 불황과 남북관계 경색의 이중고를 털어내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낙점했다.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적극적인 유상증자로 쌓아 놓은 자금은 든든한 실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의 이번 선택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 현대전자를 통해휴대전화 제조사업을 하다가 철수한 뒤 통신사업에 재도전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20일 재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 주도로 준비 중인 제4 이동통신 IST(인터넷스페이스타임) 컨소시엄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제4 이동통신 컨소시엄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실무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투자액 등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컨소시엄에 2000억~2300억원을 출자해 2대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금주 내에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양승택 IST 컨소시엄 대표와 만나 컨소시엄 구성과 운영 등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 회장에게 이동통신 참여는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카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이 중기중앙회와 함께 이동통신 시장에 참여한다면 SK·KT·LG 등 국내 10대 그룹이 주도하는 국내 통신시장에서 본격적인 요금인하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동통신 사업이 과거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회재 대신증권 통신서비스 연구위원은 “이동통신사업 추가 참여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정부가 와이브로 사업을 정치적으로 밀어주는 게 변수”라고 전망했다. 만약 현 회장이 성공한다면 현대그룹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주력사업인 해운업(현대상선)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으나 이동통신 참여로 추후 해운시황 호황 때까지 시간을 벌고, 동시에 그룹 경영권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현대건설 인수 실패와 대북사업 재개 좌절로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포석도 지닌다. 그룹의 재무사정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현 회장은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계열사에 적극적인 유상증자를 주문했고,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현대그룹은 올해부터 재무구조약정 체결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2009년 말 277%이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99%로 크게 낮아졌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고비용·저효율 출연硏 ‘대수술’

    고비용·저효율 출연硏 ‘대수술’

    해마다 국가 연구·개발(R&D) 투자액의 40%가량을 지원받는 27개 정부출연연구소의 구조 개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투자 대비 효율성을 높이고, 부처별로 산재된 지배구조를 통합해 집중적인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개혁 당사자인 출연연은 물론 각 부처의 입장이 크게 달라 개편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18일 교육과학기술부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8일 청와대에서 교과부,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모여 ‘출연연 구조개혁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국과위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각 부처가 이달 중에는 방안을 매듭짓기로 의견을 조율했다.”고 밝혔다. 출연연 개혁의 핵심은 지난해 ‘출연연 발전 민간위원회’가 마련한 개선안에서 다뤄진 지배구조 개편에 맞춰지고 있다. 민간위 안은 전문성과 실용성이 두드러진 식품연구소를 제외한 교과부 산하 13개, 지식경제부 산하 14개 출연연을 국과위 등 하나의 부처 아래로 옮겨 총괄 관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최근 “한국의 출연연은 독일식 구조를 표방하면서 만들어졌지만 지배구조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많은 연구소를 하나의 재단으로 관리하는 독일이나 일본식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도연 국과위원장 역시 “확실한 당면과제”라며 “관계부처들도 큰 틀에서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출연연 개혁의 당위성은 상당부분 입증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작성된 ‘2010년 국가연구개발 사업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출연연은 국가 R&D 예산의 39.8%인 5조 5000억원을 지원받고도 논문은 25%를 지원받은 대학의 5분의1, 특허는 3분의2에 불과하다.”면서 “각 부처의 단기 과제를 받아 운영하는 출연연 구조가 이같은 한계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나의 지배구조 아래 출연연을 두면 중점 과제별로 운영이 가능하고, 예산의 효율적 배분과 기관 간 융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안에서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과위 관계자는 “지경부 측이 산업과 직접 연관된 기관들은 직접 챙겨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내부 사정을 전했다. 출연연 구성원들의 반발도 걸림돌이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독일식을 내세우면서 하나로 통합하려고 하는데, 독일은 기초기술(막스플랑크)과 융합·응용연구(프라운호퍼), 거대연구(헬름홀츠) 등 세 가지 구조로 각기 운영하고 있다.”면서 “유리한 논리만을 가져오는 것은 일단 바꾸고 보겠다는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가수 윤하 ‘노예계약’ 소송

    가수 윤하 ‘노예계약’ 소송

    가수 윤하(본명 고윤하)와 소속사 라이온미디어가 전속계약의 효력을 놓고 소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윤하는 지난 4월 라이온미디어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 부존재 확인과 함께 그 동안 미지급된 수익 정산금으로 4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윤하는 소장에서 “라이온미디어와 2003년 7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전속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나치게 장기간이어서 연예활동의 자유를 침해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라이온미디어는 이에 대해 “계약 당시 윤하의 아버지가 함께했고, 계약상 연예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활동을 중지할 때 손해액과 함께 총투자액의 3배, 잔여 계약기간 예상이익금의 2배와 1억원을 별도로 배상해야 한다.”며 윤하를 상대로 10억원을 소송을 제기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윤하, 소속사 맞소송 ‘노예계약 vs 계약 불이행’

    윤하, 소속사 맞소송 ‘노예계약 vs 계약 불이행’

    가수 윤하(본명 고윤하)와 소속사 라이온미디어가 전속계약의 효력을 놓고 소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윤하는 지난 4월 라이온미디어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 부존재 확인과 함께 그 동안 미지급된 수익 정산금으로 4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윤하는 소장에서 “라이온미디어와 2003년 7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전속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나치게 장기간이어서 연예활동의 자유를 침해해 무효”라면서 “계약상 10만장을 초과해 음반이 판매될 때만 장당 50~100원의 수익을 지급받고, 온라인 음원은 총수입이 아닌 순수익의 10%만 지급받게 돼 있어 불공정하다.”고 밝혔다. 이어 “2003년 전속계약 당시 15세에 불과해 그야말로 노예계약을 체결했고,라이언 미디어는 계약에 따른 매니지먼트 지원 의무를 다하지도 않았다.”면서 “조금만 사회경험이 있었거나 음반,가요업계의 현실을 알았더라면 이같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라이온미디어는 계약 위반의 책임이 윤하에게 있다며 10억원을 배상하라는 반소를 냈다. 라이온미디어는 “계약 당시 윤하의 아버지가 함께했고, 계약상 연예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활동을 중지시킬 때 손해액과 함께 총투자액의 3배,잔여 계약기간 예상이익금의 2배와 1억원을 별도로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하가 2009년 말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 후두염에 걸려 한 달간 입원진료를 받고 그 이후 5개월간 연예활동을 하지 않았으며 최근 2년간 공연이나 방송출연 제안에 대해 일부를 제외하고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했다.”면서 “손해배상 예정액 가운데 10억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윤하의 사건을 심리중인 이 법원 민사합의26부는 사건을 조정에 부쳐 내달 21일 조정기일을 열기로 했다. 2004년 일본에서 ‘오리콘 혜성’이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데뷔한 윤하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비밀번호 486’,‘오늘 헤어졌어요’ 등의 히트곡을 냈다. 현재 MBC라디오 표준FM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DJ를 맡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北 “재산파손 말라” 경고 왜

    북한이 22일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재산권을 처분한다고 통보하자 현대아산은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아산은 “긴급회의를 열었으나 일단 북측으로부터 재산권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고 정부와 협의해 봐야 대응방안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자산은 투자액 기준으로 4841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소유 시설은 2008년 7월 완공한 이산가족면회소와 소방서,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 등 5개로 투자액은 1242억여원이다. 이산가족면회소의 경우 현 정부 들어 3차례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현대아산의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소유한 온정각 동·서관, 에머슨퍼시픽의 금강산 아난티 골프·스파리조트, 일연인베스트먼트의 금강산패밀리비치호텔 등 민간시설은 동결조치됐다. 또 전력 공급을 위한 현대아산의 발전차량(1700㎾급 발전기 탑재) 3대도 고성항 부두에 있다. 북한이 남측에 대해 ‘재산파손 엄중처리’ 경고를 내린 것은 발전기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발전기가 없으면 전력 공급이 안 돼 북측의 법적 처분 이후에도 금강산지구 시설을 활용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남측 인원이 출경하면서 발전기에 손을 대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이 시각부터 관광지구의 모든 남측 시설물을 봉쇄하고 남측 인원들의 접근과 출입을 차단한다.”는 강경 조치를 취했다. 정부나 현대아산 측이 향후 발전기 반출이나 북측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불능화’를 시도할 경우 남북 간 물리적 충돌뿐 아니라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곽노현표 무료 인강’… 영어 사교육비 줄일까

    ‘곽노현표 무료 인강’… 영어 사교육비 줄일까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학기부터 ‘무료 인터넷 영어강의’를 전격 도입한다. 사교육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어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의도에서다. 시교육청은 15일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영어 인터넷 강의 프로그램 컨셉트를 확정했다.”면서 “2학기부터 일선 학교에 시범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서울시내 11개 지역교육청에 1곳씩, 초등학교 6곳, 중학교 5곳을 선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다. 곽노현 교육감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교육비 절감의 핵심은 영어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이라면서 “학원에 안 가고도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인터넷 강의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온라인 강의는 자발적 흥미를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흥미와 필요를 일깨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쌍방향성, 학업 성취도 점검, 고급 콘텐츠 등을 인터넷 영어강의의 핵심 키워드로 설정해 온라인 교육업체들의 제품을 검증해 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기존 제품을 시교육청의 목표에 맞게 20% 정도 개량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시범 운영을 통해 여러 업체 제품 중 하나를 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당 수십만원씩 하는 최고급 인터넷 강의 프로그램과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영어강의는 시교육청이 사용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학교 수업용, 방과 후 수업용, 가정용 등 세 가지 형태로 서비스하며 몰입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대화 중심의 영어를 배우는 형식으로 꾸민다. 특히 기존의 인터넷 영어강의가 진행 상황에 대한 사후관리가 잘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학습자원관리시스템(LMS)을 적용해 학생들의 성취도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시범사업 예산으로 올 하반기 1억 5000만원을 책정했다. 국내 초·중등 영어 사교육 시장 규모는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제품을 개량하는 것인 만큼 예상보다 투자액은 크지 않다.”면서 “내년부터는 모든 초·중학교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며, 향후 고등학생용 프로그램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김효섭기자 kitsch@seoul.co.kr
  • 막 지르는 국회…보상 ‘갈팡지팡’ 재원 ‘오락가락’

    막 지르는 국회…보상 ‘갈팡지팡’ 재원 ‘오락가락’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피해자 구제 문제를 놓고 원칙과 소신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법이 정한 한도를 무시한 채 피해를 보상하기로 한 것이다. 국조특위 위원들 스스로가 지역 민심이라는 꼬리 때문에 국민 경제라는 몸통을 흔들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퍼주기 보상 대책에 앞을 다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피해액 1억미만 95%까지 보상 국조특위 산하 피해대책 소위원회는 9일 부실 저축은행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들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 현행법의 범위를 넘어선 투자액까지 보상해 주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예금 보장 한도 5000만원보다 1000만원 많은 6000만원까지는 100% 보상하기로 했다. 6000만원이 넘는 액수는 구간을 나눠 보상 비율을 다르게 적용한다. 후순위채권도 1000만원까지 전액 보상하기로 했다. 당초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2억원까지의 예금과 후순위채권 전액을 보상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보상 한도를 대폭 낮춘 것이다. 금융시장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정부 측 반발과 정치권의 ‘표퓰리즘 입법’에 대한 비판에 꼬리를 내린 셈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주변에서는 국조특위가 ‘2억원 보상’이라는 애드벌룬을 띄워 놓고 여론 동향을 살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융 시스템에 혼란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은 예금 5000만원까지만 보호해 준다. 주식시장의 우선주와 비슷한 투자 리스크를 안고 있는 후순위채권을 구제하는 법은 없다. 소위는 또 보상 재원을 두고도 오락가락했다. 당초 부실 저축은행이 이익을 부풀려 납부한 법인세와 예금자들의 이자소득세를 환급받아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국세청 환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예금보험기금에서 충당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소위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면서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면 9월부터 일괄 지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이진복·고승덕 의원, 민주당 우제창·조경태 의원이 소위 위원들이다. ●재원도 이자세→예보기금 급변경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은 당장 동료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이 이성을 잃었다. 예금보호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면서 “이 법이 통과되면 과거 투자 실패자는 물론 미래의 투자 실패자까지 모두 국가가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조특위 소속인 민주당 신학용 의원조차도 “금융 원칙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앞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있을 경우 이로 인해 피해를 볼 사람들까지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시장에선 늘 승자와 패자가 있다.”면서 “선량한 서민이 낸 세금으로 투자 이익을 노렸던 이들의 아픔을 씻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5000만원 초과 예금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이는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보상해 줘선 안 되고, 후순위채 투자자들은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채권으로 인정받아 채권의 변제 순위를 격상시켜 투자금 일부를 환수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현재까지의 손해는 현재의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국조특위 소속 의원조차도 “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의 감독 부실로 피해를 봤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게 원칙이지만 피해자들이 소송을 꺼리고 있다.”면서 “특히 여야가 내년 총선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부산 지역에 피해자들이 집중돼 있어 경제 논리로만 접근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시 풍수해 예산 매년 증가…오세훈시장 재임때 2741억원

    서울시가 민선 1기부터 민선 5기 시작 연도인 올해까지 풍수해 관련 예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민선 시기나 정당 출신에 관계없이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시에 따르면 민선 2기 고건 시장 재임 때에는 4년 평균 1658억원 규모, 민선 3기 이명박 시장 재임 때에는 평균 2233억원 규모, 민선 4기 오세훈 시장 재임 때에는 평균 2741억원 규모로 전체 예산 규모 면에서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예산내역을 보면 민선 1기(1995~1997년) 조순 시장 시절이 상대적으로 민선 2기 이후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1984년 망원동 수해와 1990년 풍납동 지역의 대수해 이후 수방사업에 집중 투자한 결과 이 사업이 마무리된 1990년 중반 이후부터 풍수해 관련 피해가 급감된 반면, 조 시장 재임 시절 직전에는 성수대교, 삼풍사고 같은 시설유지 관리형 대형 사건이 연이어 터져 시설물 안전유지 관리 분야에 시 재정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총예산 대비 비율 또한 민선 전체 평균 1.4%, 민선 2기(1998~2002년) 고 시장 재임 때에는 4년평균 1.6%, 민선 3기 이 시장(2002~2006년) 재임 때에는 평균 1.6%, 민선 4기(2006~2010년) 오세훈 시장 재임 때는 1.4%로 나타났다. 시 전체 투자예산 대비 비율을 보면 민선 전체 평균 5.2%, 고 시장 재임 때에는 4.6%, 이 시장 재임 때에는 6.7%, 민선 4기 오 시장 재임 때에는 5.9%로 나타났다. 민선 이후 풍수해 관련 예산의 연평균 규모는 전체 투자 사업비의 5.2% 내외였다. 다만 풍수해 종합대책 수립 때에는 평균 투자액 대비 50% 이상 증가한 8~9%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투자 평균액은 3109억원 규모다. 김상한 예산담당관은 “민선 4기 오 시장은 취임 직후 2006년 양평동 수해 이후에 수방종합대책을 수립, 2007년에 설계 등을 마친 뒤 2008년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했다.”면서 “민선 5기 2년차인 올해 마무리하는 형태로 민선 4기 중반부터 민선 5기 초반 기간에 역시 투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과학비즈니스벨트 논란 현실화…길잃은 ‘기초과학’

    과학비즈니스벨트 논란 현실화…길잃은 ‘기초과학’

    역대 최대의 과학사업으로 일컬어지는 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을 둘러싼 논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문제의 초점은 정부 당국과 과학계의 괴리된 인식이다. 오는 2017년까지 과학벨트에 들어가는 투자액은 ▲기초연구지원 3조 5000억원 ▲중이온가속기 상세설계 및 구축 4600억원 ▲연구기반 조성 8700억원 ▲과학벨트 기능지구 지원 3000억원을 포함, 모두 5조 2000억원이다. 그러나 막상 과학벨트의 출발과 같은 50개 기초과학연구단의 구성부터 흔들리고 있다. 연구단 1곳씩에 연간 130억원의 지원 조건을 내세웠지만 과학자들이 좀처럼 움직이 않는 것이다.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정권이 끝나기 전에 모습을 갖춰야 한다.’며 적극적인 추진을 주장하는 쪽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인 속도전을 펴는 쪽으로 양분돼 있다. ●정부 vs 과학계 인식차… 연구비가 핵심 아니다? 과학계에서는 법안 도입 과정에 정치논리가 끼어들면서 ‘태생적인 한계’에 직면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130억원으로 책정된 연구비의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20~30명의 학생을 이끄는 5명의 국가과학자의 경우에도 연구비는 6년간 15억원씩 90억원 수준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내는 창의연구단 역시 해마다 6억~8억원씩을 9년간 받을 뿐이다. 창의연구단의 한 단장은 “연구비가 많으면 좋기는 하지만 솔직히 100억원을 운용할 수 있는 과학자는 국내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특히 수학이나 이론물리학과 같은 분야는 약속한 금액의 10분의1도 필요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장으로 오르내리는 교수들은 향후 몇 년간의 연구비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데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지역 안배를 감안해 연구단을 분산 배치하기로 결정한 정책도 골칫거리다. 과학벨트 거점지구 선정에서 탈락한 경북과 전남에 일부 연구단을 몰아주면서 비롯됐다. 현재 국내 핵심 과학자들은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 일부 대학과 연구소에 집중돼 있다. 정부 측에서 보면 정책 목표를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이들을 활용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지금까지 쌓은 실적과 결과물, 앞으로의 계획이 모두 여기에 있다.”며 불참 입장을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재외 과학자들에게 예전처럼 ‘애국심’만 호소할 상황도 아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적극 추진 vs 신중… 진행 속도 놓고도 이견 사업 진행 속도를 놓고도 시끄럽다. 일각에서는 관련 법제화가 늦어지는 사이 경쟁국들에 과학자를 뺏기고 있다며 빠른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물리학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중이온가속기 개념설계에 참여했고, 한국행이 유력했던 독일 다름스타트 중이온가속기(GSI) 설계자 발터 헤닝 박사가 최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부소장으로 영입됐다.”면서 “싱가포르나 홍콩까지 해외과학자 유치에 뛰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생물학계의 유명 교수는 “일부 학자들이 정부 방침에 영합해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면서 “기초과학의 토대를 닦는 일인데 방향을 잘못 잡으면 돌리기도 쉽지 않다.”며 신중론을 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기초과학’ 투자에 인색한 정부

    지난해 정부가 연구·개발(R&D) 사업에 13조 7000억원을 투자했으나, 이 중 3분의2가 국방과 보건 분야에 집중된 반면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저조해 당초 정부가 제시한 계획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28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수행한 ‘2010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정부의 R&D 총투자 규모가 2009년의 12조 4145억원보다 10.2% 늘어난 13조 6827억원이었으며, 이 중 99.9%가 집행됐다고 밝혔다. 투자 분야별로는 ‘국민 안전과 삶의 질 개선’ 분야에 8조 7497억원이 투입됐다. 나머지 산업분야(4조 9330억원)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방(1조 8159억원)과 건강증진 및 보건(1조 1574억원) 분야의 비중이 각각 13.3%, 8.5%를 차지했고 증가율 역시 각 13.3%, 8.5%로 비교적 높았다. 이에 비해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액은 2조 9563억원으로, 정부 R&D 예산의 29.2%를 점유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9년에 비해 고작 1.6%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낮은 증가폭이며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투자 비중 31.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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