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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흥 기폭제 ‘춘향전’ 멜로 이끈 ‘자유부인’… 장르의 신세계 열었다

    부흥 기폭제 ‘춘향전’ 멜로 이끈 ‘자유부인’… 장르의 신세계 열었다

    지금까지의 연재를 통해, 1900년대 초입 한국에 처음 영화가 들어온 시점부터 6·25 전쟁이 끝나고 재건을 시작한 1954년 시점까지 약 50년 동안의 영화사를 살펴봤다. 1901년 미국인 여행가 버턴 홈스 일행이 대한제국기 서울의 풍경을 촬영해 왕실에서 상영회를 개최한 것과 1903년 동대문활동사진소에서 표를 사고 입장한 대중 관객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한 것이 한국에 영화가 소개된 가장 앞선 기록이었다. 또한 1919년 단성사에서 조선인 신파극단의 제작으로 연극 무대와 영화가 결합한 연쇄극을 상연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의 출발로 기록된다. 이후 일제강점하 조선영화계는 무성영화와 발성영화시기를 개척해 가며 조선인 관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일제 말기에는 국책선전영화로 명맥을 이어가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영화 제작을 멈추지 않았던 영화인들의 열정은 1945년 8월 이후 해방 정국과 1950년 6·25 전쟁 시기에도 꾸준히 극영화를 만들고 관객들과 만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는 1950년대 중반 한국영화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게 되는 기반이 되었음에 분명하다. 이제부터의 연재는 1955년 이후 한국영화계가 어떻게 국가 정책 그리고 제작 자본과 협상하며 ‘한국’ 영화를 만들어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이번 지면은 우선 1950년대 중후반까지의 상황을 알아볼 것이다.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계 전후 한국 사람들의 깊은 상처를 위로한 것은 역시 영화였다. 전쟁 중에도 영화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던 영화인들은 폐허나 다름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곧바로 상업영화 제작에 착수했다. 1954년 18편, 1955년 15편을 기록한 한국영화 제작 편수는 1956년 30편, 1957년 37편으로 늘어나더니, 1958년 74편으로 전 해보다 두 배가 증가했고, 1959년에는 111편으로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100편대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영화산업이 휴전 후 불과 6년 만에 이 정도의 급성장을 이룩한 배경은 역시 인력이었다. 영화에 대한 한국영화인들의 열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했던 것일까. 가장 대중적인 예술에 참가한다는 개인 창작자로서의 욕망, 자본을 투여한 것 이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상업영화 셈법의 확고한 인식, 또 직업으로서 계속 영화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영화를 기다리고 지지하는 관객들의 존재가 가장 중요한 동기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 매체는 대중과 만나는 순간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환도한 이승만 정부도 이러한 한국영화의 역할을 인식하고 영화계의 의견을 반영해, 1954년 ‘국산영화 입장세 면세조치’, 1959년 ‘국산영화 장려 및 영화오락 순화를 위한 보상특혜실시’라는 과감한 지원책으로 한국영화 진흥을 도모한다.전후 한국영화 부흥의 기폭제가 된 작품은 이규환이 연출하고 배우 조미령과 이민이 주연한 ‘춘향전’(1955)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고전 소설 ‘춘향전’은 1923년 한국 최초의 상업영화, 1935년 최초의 발성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이후 한국영화산업의 중요한 분기점마다 영화화되었다(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까지 모두 17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1955년 벽두에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이규환의 ‘춘향전’ 역시 몰려드는 관객들로 대성황을 이뤘고, 2주간 상영에 10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들며 제작사에 큰 수익을 안겨주었다. 단 하나의 프린트로 전국 상영을 하던 시절, 서울 상영 이후 지방 각 도시의 상영관에서도 열띤 흥행은 계속되었고, 영화는 2년에 걸쳐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관객들과 만났다. 춘향 역의 조미령과 이몽룡 역의 이민이 이 영화 한 편으로 일약 스타가 된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새롭게 출발한 한국영화계는 이 영화 덕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영화로는 제작비 회수도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채산을 맞추는 것을 넘어 큰 수익도 올릴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잘 만든 한국영화라면 언제든 뜨거운 지지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들의 존재를 확인한 것도 영화의 효과였다. ‘춘향전’의 성공은 이후 사극영화의 전성기를 열었다. 1956년에 제작된 30편 중 무려 16편이 사극 혹은 시대극 장르일 정도로 인기를 구가한다.●사극에서 멜로드라마로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또 다른 축은 바로 현대극 장르였다. 관객들이 시대극 장르에 싫증을 내기도 전에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한 멜로드라마가 흥행 전선에 나선 것이다. 이 경향을 주도한 것이 바로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이다. 영화는 대학교수와 교수 부인 각각의 연애를 다뤄 전후 한국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원작은 작가 정비석이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해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소설로, 연재 당시에도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용납할 수 없는 죄악이며 중공군 50만명과 맞먹는 국가의 적이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1950년대 중반 한국 사회를 휘몰아치던 계, 댄스, 사치라는 세 가지 바람을 시의성 있게 소설화한 원작이 센세이션을 일으키자, 한형모는 영화로까지 여세를 몰아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한편 영화에 등장한 “뭐든지 최고급품으로 주십시오, 최고급입니까”라는 극 중 백사장(주선태)의 대사는 당시 “최고급”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자유부인’은 195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이자,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록되었다. 이듬해 1957년에는 홍성기의 ‘애원의 고백’, ‘실락원의 별’, 김성민의 ‘처와 애인’, 김기영의 ‘여성전선’, ‘황혼열차’, 이용민의 ‘산유화’, 한형모의 ‘순애보’, 유현목의 ‘잃어버린 청춘’ 등의 멜로드라마가 전후 사회의 정서와 시대상을 반영하며,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가주의적 미장센(화면 구도)이 유려한 유현목 감독의 ‘그대와 영원히’(1958), 박종호의 감독 데뷔작이자 배우 김지미의 청초한 매력이 돋보이는 ‘비오는 날의 오후 세시’(1959), 조긍하 감독의 대표작 ‘육체의 길’(1959)도 빼놓을 수 없다. 1950년대 후반의 멜로드라마 지형은 홍성기·김지미 콤비의 영화가 주도하는 가운데, 신상옥·최은희 콤비의 작품이 경쟁 구도를 그리며, 한국 대중영화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전자는 ‘별아 내 가슴에’(1958), ‘산 넘어 바다 건너’(1958), ‘별은 창 너머로’(1959), ‘자나깨 나’(1959)가 대표적이고, 후자는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8) ‘그 여자의 죄가 아니다’(1959) ‘동심초’(1959) ‘자매의 화원’(1959) 등을 들 수 있다. 신상옥 감독이 이 영화들의 성공을 발판으로 ‘신필름’을 설립, 1960년대 이후 한국영화계를 주도하게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양적 증가 넘어 영화 문화·산업 전반으로 성장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성장은 제작편수로 대변되는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영화문화와 산업 전반이 확장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전후 사회적, 개인적 악조건 속에서 ‘미망인’(1955)을 연출한 박남옥은 한국영화사의 첫 번째 여성감독으로 기록되며, 이병일의 ‘시집가는 날’(1956)은 제4회 아시아영화제에서 특별희극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 되었다. 이 시기 한국영화의 중요한 특징은 다양한 장르가 시도된 점이다. 멜로드라마와 스릴러를 혼합한 ‘운명의 손’(1954)의 한형모는, 악극 요소를 가미한 코미디 ‘청춘쌍곡선’(1956), 탐정영화 ‘마인’(1957), 가요를 극 속으로 녹여낸 멜로드라마 ‘나 혼자만이’(1958)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하는 야심 찬 행보를 보였다. 노필 감독 역시 극 중 등장인물의 노래 장면이 삽입된 멜로드라마 ‘꿈은 사라지고’(1959), ‘사랑은 흘러가도’(1959) 등을 연출했다. 이 영화들은 미리 녹음한 음악을 촬영현장에서 틀면서 입 모양을 맞추는 ‘플레이백’ 녹음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음악영화들이 시도된 이유는, 뮤지컬 영화를 만들고 싶어도 기재와 기술력이 부족했던 당시 한국영화계가 절충적 제작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화기술에의 도전과 이를 뒷받침한 물적 기반도 검토해 봐야 한다. 해방기 ‘무궁화동산’(안철영, 1948) ‘여성일기’(홍성기, 1949)에서 도전했던 컬러영화 제작도 다시 시도되었다. ‘선화공주’(1957, 최성관)를 시작으로 ‘사랑의 길’(1958, 장황연), ‘춘향전’(1958, 안종화), ‘콩쥐팥쥐’(1958, 윤봉춘)가 컬러영화로 관객들을 만났다. 한편 홍콩과 합작한 ‘이국정원’(전창근·도광계·와카스기 미쓰오, 1957)은 해외 기술을 빌어 안정적인 컬러 색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한홍 합작영화로 기록되는 ‘이국정원’은 임화수의 한국연예주식회사와 홍콩 쇼브라더스사가 공동 제작했고, 김화랑 감독의 ‘천지유정’(1957)이 그 뒤를 이었다. 두 영화는 1958년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2.35:1의 시네마스코프 포맷을 통해 넓고 긴 화면 즉 와이드스크린도 선보였다. 그 첫 번째 작품은 수도영화사 대표 홍찬이 건설한 안양촬영소의 창립작 ‘생명’(이강천, 1958)이다. 영화는 미첼 카메라에 비스타라마 렌즈를 달아 촬영했고, 오프닝 크레디트와 포스터에는 수도영화와 시네마스코프를 합친 ‘수도스코프’라는 명칭을 내세웠다. ●정릉·삼성·안양 등 영화 전문 스튜디오 등장 컬러와 와이드스크린 등 1950년대 후반의 기술 시도는 영화촬영소라는 공간과 연동된 것이었다. 한국영화문화협회의 정릉촬영소, 삼성영화사의 삼성스튜디오, 수도영화사의 안양촬영소 등 본격적인 스튜디오 세 곳이 등장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제작 기반이 되었다. 사실 스튜디오라는 공간은 선진 영화제작 시스템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주먹구구식 수공업적 제작을 벗어나 할리우드식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한국영화인들의 오랜 꿈이었다. 스튜디오 시대의 첫 주자는 1957년 1월 개소한 정릉촬영소였다. 120평의 촬영장과 100평 규모의 현상소에 미국의 민간원조기구 아시아재단이 기증한 미첼 카메라, 휴스턴 자동현상기 등이 설비되었다. 촬영소를 건립한 한국영화문화협회는 아시아재단으로부터 기증받은 영화기자재를 관리하기 위해 1956년 7월 설립한 단체다. 한편 ‘자유부인’으로 큰 수익을 거둔 삼성영화사는 1957년 7월 군자동에 삼성스튜디오를 만들어 권영순의 ‘오해마세요’(1957), 유현목의 ‘그대와 영원히’, 한형모의 ‘나 혼자만이’(1958)를 제작했다. 규모나 내용에 있어 가장 주목할 곳은, 평화신문사와 수도영화사 사장 홍찬이 이승만 정권의 특혜를 받아 1958년 6월 개소한 안양촬영소이다. 그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을 본떠 본격적인 프로듀서 시스템을 도입했고 자신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안양촬영소는 3만 3500평의 부지에 총건평 1975평으로 9개의 건물이 자리잡은 그야말로 ‘영화공장’이었다. 미첼 카메라 3대, 웨스트렉스 녹음 시설 등 미국의 최신 기재들도 들여왔다.하지만 수도영화사의 홍찬은 한국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 ‘생명’과 두 번째 작품 ‘낭만열차’(1959)의 흥행 실패로 수십억원의 부채를 졌고, 결국 촬영소는 1959년 10월 부도 처리되며 산업은행의 관리로 넘어갔다. 1966년 9월 박정희 정권의 지원하에 신필름에 인수될 때까지 애물단지로 방치되었던 안양촬영소는 영화산업의 근대화가 산업 내부의 동력 없이 국가의 정책적 지원만으로 완성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1950년대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1960년대 한국영화가 중흥기를 맞고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들어서는 기반이 되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단독] 140살 느티나무 마을 수호신 누가 죽였을까

    [단독] 140살 느티나무 마을 수호신 누가 죽였을까

    “이렇게 큰 느티나무가 완벽하게 죽어가는 건 처음 봤어요. 뿌리 깊숙이 구멍 14개를 뚫어 독극물을 투입한 것 같습니다.” 임근석 나무의사는 경기 김포시 통진읍 귀전3리 경자매마을에서 140살 마을 보호수가 고사된 현장을 보고 이렇게 진단했다. 느티나무 고사현상을 처음 신고한 마을 동네 주민 조모(68)씨는 경자매마을 뒷산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예전부터 우리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동네뒷산은 ‘영험한 산’으로 불렸다. 30여년 전 어느날 인근 하성사람이 죽었는데 그 시신을 이곳에 몰래 야장했다. 이후 청·장년들 서너명이 별 이유없이 잇따라 죽어 갔다. 그래서 동네회의를 소집해 영혼을 달래려고 쌀과 돈을 걷어 돼지 200근짜리 1마리를 잡아 3박4일 굿까지 했다. 예전에 동네어르신들은 ‘이 산 흙을 한 삽이라도 건드리거나 파내면 큰일 나는 산’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문제의 고사한 느티나무 자리 바로 앞에는 예전부터 민가 한 채가 있었다. 그 집은 위치상 수호신 느티나무 뿌리가 시작되는 곳인데, 이곳에서 집주인들이 잇따라 죽어 나갔다. 영험한 마을 수호신을 함부로 건드렸다는 얘기다. 한 사람은 농약을 먹고 자살했고 또 한 사람은 목을 매달아 죽었다. 이후 또다른 인천사람이 이 집에 와 살다가 멀쩡했던 부친이 뒷산에서 목을 매달아 죽었다. 또 그 어머니는 화장실에 가다 넘어져 사망했다. 그후 이 집을 허물고 바로 옆에 새로 주택을 지었는데 이상하게 들어오는 사람마다 특별한 이유없이 죽고 사업이 망해 이곳을 떠났다. 현재 집주인은 7년여 전 이사왔는데 어느날 무당을 서너명 데리고 와서 3~4일간 주야로 굿을 하기도 했다. 2년전쯤 아내가 돌연 사망했단다. 현재는 집주인이 발길을 끊고 동네에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느티나무가 말라죽었다. 이 느티나무를 현장에서 확인한 임근석 나무의사는 인위적으로 독극물을 투여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독극물 종류는 ‘글리포세트’ 약성분으로 전멸성 제초제인 ‘근삼이’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으로 외부에서 죽였다는 증거는 독극물 주사 구멍 14개를 뚫어 주입한 흔적”이라고 덧붙였다. “아마 범인은 해당 느티나무 자리의 토지와 관련된 이해관계인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다른 한 주민은 “김포에서 경관이 여기보다 좋은데가 없을 정도로 평안하게 살아왔던 마을이다. 그런데 이전 시장때 허가해 최근 영험한 동네 뒷산을 다 깎아버리고 공장들로 빽빽이 들어차 있다”며, “누군지 모르지만 140살 된 마을보호수를 고사시킨 이후 동네사람들이 예전 일을 떠올리며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번에 독극물 고사사건을 유야무야로 넘기면 훗날 김포시 전역에 있는 마을보호수들이 수난을 겪을 수 있다. 왜냐하면 보호수는 모두가 개인 소유지 땅에 있어 우리마을처럼 너도나도 보호수들을 없애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는 보호수의 점유토지를 보상해줘 개인재산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시에서 배려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이 주민은 “보호수 느티나무에 독극물 주입해 고사시킨 범인을 반드시 잡아야 다른 지역 보호수들도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시 도시녹화팀은 지난 4월 동네 주민들로부터 느티나무 보호수가 죽은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을 방문했다. 시 관계자는 “나무시료를 채취해 서울대학교에 잔류농약 검사를 의뢰했는데 농약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독극물을 주사했을 경우 6개월 내 잔류농약이 나타나는데 이 나무에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잔류농약이 증발돤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최종 사망 진단이 나오면 경기도 담당과에 보내 보호수 해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김포에는 월곶면 17그루, 하성면 15그루, 대곶면에 10그루 등 모두 66그루의 보호수가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김포경찰서 관계자는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얼마전 김포시청 도시녹화팀에서 느티나무 고사와 관련해 수사 요청이 왔다”면서 “오늘 중 귀전리 현장에 나가 나무 상태를 확인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고사한 느티나무 일대에 주택과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집주인은 부동산을 매각하려고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日 엘리트 공무원들 잇단 마약중독에 관가 ‘충격’…대체 왜?

    日 엘리트 공무원들 잇단 마약중독에 관가 ‘충격’…대체 왜?

    일본 공무원들의 자부심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본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선진국으로 다시 발돋움하기까지는 관료사회의 힘이 결정적이었다는 절대적 믿음이 있다. 이는 일본 사회 전체의 믿음이기도 하다. 그 키워드는 ‘가스미가세키’다. 도쿄 중심부 지요다구의 가스미가세키 지구는 한국으로 치면 과거의 ‘과천’, 지금의 ‘세종’처럼 재무성, 경제산업성, 후생노동성, 문부과학성, 국토교통성, 외무성 등 중앙정부 핵심기관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단연 핵심은 ‘캐리어 관료’다. 한국의 국가공무원 5급 공채(행정고시) 출신에 해당하는 말로 도쿄대, 교토대, 와세다대 등 명문대 출신 수재들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성하는 자리다. 이런 가스마가세키에 캐리어 관료들의 마약 복용 파문이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엘리트들에 대해 유달리 높은 도덕성과 윤리관을 요구하는 일본 사회 기준으로 보면 비난이 빗발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들이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를 이유로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1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지난 4월 국제우편을 통해 미국에서 각성제를 몰려 들여온 경제산업성 캐리어 관료 니시다 데쓰야(28)를 마약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했다. 니시다는 도쿄대를 졸업하고 2013년 경제산업성에 들어왔다. 초기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2년 만인 2015년 경제산업성 내 최고 인기부서로 꼽히는 제조산업국 자동차과에 배치됐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니시다는 “내가 정말 이곳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라며 극심한 부담을 느끼게 됐다. 스트레스 증세로 병원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은 그는 점차 강한 약물을 찾게 됐다. 스스로 인터넷을 검색해 올 2월에는 도쿄 이케부쿠로의 길거리 마약 밀매상에게 마약류를 구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의 책상에서는 주사기 6개가 발견됐다. 니시다는 직장 내 화장실과 회의실 등에서 투여를 했으나 주변에서는 전혀 몰랐다고 한다. 지난달에는 문부과학성 캐리어 관료 후쿠자와 미쓰히로(44)가 필로폰과 대마초 등 소지 혐의로 후생노동성 단속반에 붙잡혔다. 후쿠자와는 19년차로 초등·중등교육국 참사관 보좌로서 고등학교의 국제교육 추진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 주변으로부터 성실하고 정중한 업무태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인물이었다. 니시다와 후쿠자와는 전문 마약밀매단과의 관계가 없이 SNS 등 인터넷 등을 통해서 쉽게 정보를 얻어 마약상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들에 대한 동정론도 일부에서 일고 있다. 너무나도 빡빡한 가스미가세키 문화가 이들에게 감당 못할 스트레스를 안겨 마약 중독자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가스미가세키의 노동강도는 ‘살인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국토교통성의 한 20대 캐리어 관료는 “사안 하나를 결정하는 데도 설명을 드려야 할 대상이 너무 많고 공문서 작성에서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다 보니 모든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요미우리신문에 말했다. 국회 질문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새벽까지 일하다 전철 첫차로 귀가해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출근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국가공무원으로서 사명감, 치열한 내부 승진 경쟁 등 때문에 자신을 혹사해가며 몰아붙이지만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돼 사직하고 민간기업으로 가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휴직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일본 인사원에 따르면 질병으로 1개월 이상 쉬고 있는 국가공무원은 전체의 1.94%인 5326명(2016년도 기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정신 및 행동 장애’가 3487명로 3분의2를 차지한다. 오타 하지메 도시샤대 교수(조직론)는 “높은 윤리관과 책임감이 요구되면서도 사회적 평가는 과거보다 못하기 때문에 관료사회의 사기 저하는 어쩔 수 없다”면서 “능력에 맞는 보직 발령 등 적절한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자폐증 모델 원숭이도 뚝딱…팔방미인 유전자 가위 ‘진화’

    자폐증 모델 원숭이도 뚝딱…팔방미인 유전자 가위 ‘진화’

    지난해 11월 말 허젠쿠이 중국 남방과기대 교수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걸리지 않도록 유전자 편집을 한 쌍둥이 아기가 태어나게 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 과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후 중국 과학계 내에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한편 생명과학계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지 않는 연구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모임을 갖는 등 움직임이 있었다.유전자 편집 기술 연구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와 유전자 가위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3일자에는 생명과학자들의 주목할만한 연구 두 편이 한꺼번에 실렸다. 우선 중국과학원 선전고등기술연구원, 중산대, 남중국농업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매사추세츠종합병원, 하버드-MIT 브로드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마카크 원숭이의 ‘Shank3’(섕크3) 유전자를 편집해 사람에게 나타나는 자폐증과 다른 신경발달장애와 관련된 증상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소아 1000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발달장애로 타인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자폐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모두 실패해 현재는 행동·심리 치료법이 유일하다. 자폐증 치료약물 개발에 나선 연구자들은 생쥐를 이용해 전임상실험을 했지만 생쥐와 사람의 신경학적 구조의 차이 때문에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자 연구팀은 영장류를 이용해 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마련하려고 시도했다.섕크3 유전자는 뇌의 선조체라는 부분에 위치해 있다. 선조체는 습관적 행동, 계획, 관계형성은 물론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하는 법 같은 신체 기억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영역이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섕크3 유전자에 변이를 일으킨 마카크 원숭이 배아를 착상시킨 뒤 섕크3 유전자 변이를 가진 마카크 원숭이를 태어나게 했다. 이렇게 태어난 마카크 원숭이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과 같이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했고 다른 원숭이들과 상호작용이 적게 나타나는 것을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들 마카크 원숭이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결과 뇌 신경세포와 선조체 등에서 기능적 연결성이 감소되는 등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의 뇌 활동 패턴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자폐증 치료 후보 물질들을 투여해 약물 치료가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후이후이 중국 선전고등기술연구원 교수는 “생물학 분야에서 생쥐 모델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자폐증과 같은 신경장애 분야에서는 영장류를 이용한 실험모델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는 자폐증의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함께 효과적인 치료제나 유전자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컬럼비아대 생화학·생물물리학과, 약리학과 공동연구팀은 크리스퍼-캐스 유전자 가위의 정확도를 높이고 오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인터그레이트(INTEGRATE)’라는 방법을 개발해 ‘네이처’ 13일자에 발표했다. 기존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가이드RNA가 원하는 유전자(DNA) 지점까지 찾아간 뒤 절단효소로 목표지점을 정확하게 잘라낸 뒤 이어붙이거나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유전자를 편집한다. 문제는 ‘잘라내고 이어붙이고 삽입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콜레라균에서 발견한 ‘점핑 유전자’를 이용해 가이드RNA가 원하는 위치까지 새로운 DNA를 끌고간 다음 바꾸고자 하는 DNA에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유전자를 편집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접착제’ 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방식은 오류 발생 가능성을 기존 방식보다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유전자 치료나 작물 재배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보사 사태’ 뒤늦게 사과한 식약처, 환자 안전대책도 미흡

    ‘인보사 사태’ 뒤늦게 사과한 식약처, 환자 안전대책도 미흡

    안전대책은 회견일 아침까지 수정 거듭 50% 넘는 미등록 환자 추적조사 못 해 코오롱생명과학 도산 땐 보상 대책 없어“허가와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3000여명에 이르는 환자 피해를 낸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식약처의 책임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3월 의약품의 주요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지 3개월 만이다. 지난달 28일 인보사 사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만 해도 식약처는 인보사 생산업체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책임만 지적했을 뿐 식약처의 졸속 허가와 관리 부실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식약처 책임론이 커지고 검찰의 식약처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 처장이 뒤늦게 사과한 것이다. 강석연 바이오생약국장은 사과 배경에 대해 “인보사 사태가 가라앉지 않고 환자들의 괴로움도 있고 해서”라고 설명했다. ‘제2의 황우석 사태’로 불리는 초유의 가짜 의약품 사태에 대한 식약처의 안이한 인식이 읽힌다. 이 처장이 이날 발표한 인보사 투여환자 안전관리 대책은 기자회견 직전에 공개됐다. 전날 저녁 급하게 기자회견 일정을 잡고 회견 당일 아침에도 수정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담아야 할 3000여명 환자의 안전 대책을 회견 일정에 맞춰 부랴부랴 급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안전 대책에는 환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이 담기지 않았다. 우선 15년간 장기 추적 조사를 해야 할 피해 환자 등록부터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인보사 투여 건수는 438개 병의원 3707건으로, 실제 피해 환자는 3000여명으로 추산되지만 4일 기준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에 등록된 환자는 297개 의료기관 1303명이다. 141개 의료기관은 아직 환자 등록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 중에는 폐업한 곳도 있다.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으면 종양(암) 등의 부작용에 대비한 장기추적조사를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인보사를 맞은 외국인 환자는 배제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추적조사는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이 맡는다. 이 처장은 “비용 부담이나 실질적 추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이 하되 식약처는 장기 추적 조사를 제도적으로 이끌며 관리 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식약처와 산하기관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등록된 인보사 투여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부작용 현황을 조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연계해 투여 환자의 병력과 부작용 등을 분석하기로 했다. 일부에선 인보사 사태에 책임이 있는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 대신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등 제3의 기관이 장기 추적 조사를 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식약처는 “가장 많은 정보와 권한을 가진 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이번 조사를)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과 부작용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상한다. 다만 1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코오롱생명과학이 도산할 경우 어떻게 피해기금을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 이 밖에 식약처는 이번 사태처럼 업체가 허가 신청 때 허위자료를 제출하거나 고의로 사실을 은폐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도록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소비자원 “살구씨 다량 섭취시 간 손상·사망”

    소비자원 “살구씨 다량 섭취시 간 손상·사망”

    “살구씨 성분, 암 치료 효과 없어”온라인쇼핑몰 등 시중에서 암 치료에 좋다며 팔리고 있는 살구씨가 암 치료 효과는커녕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시안화수소 중독(시안화 중독) 증상을 유발한다며 판매 중지를 권고했다고 한국소비자원이 4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살구씨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함께 온라인에서 살구씨 식품과 주사제 등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시안화 중독은 살구씨를 다량으로 섭취하면 발생할 수 있으며 구토나 어지럼증, 간 손상, 혼수상태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에서 ‘살구씨’나 ‘행인’으로 검색하면 화장품 등을 제외한 13개 품목 40개 제품이 식품이나 치료 목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식품은 39개였는데 통씨 15개, 캡슐 5개, 두부 형태로 만든 제품 4개 등이었고 주사제 형태로도 1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그러나 살구씨는 아미그달린 성분으로 인한 시안화 중독 위험이 있어 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호주 암 연구소 등에서도 살구씨의 아미그달린 성분이 암 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또 살구씨를 고용량의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면 시안화수소 생성이 가속화돼 위험이 증가하는데도 암 치료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는 이들을 병용한다는 사례가 발견됐다. 아미그달린은 인체에 들어오면 효소에 의해 시안화수소로 분해되면서 두통, 혈압 강화 등 식중독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이 의약품을 직접 투여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지만 직접 주사제를 투여한다는 사례도 빈번하게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자발적 회수와 폐기, 판매중지를 권고했고 해당 업체에서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 보건복지부에는 살구씨 관련 식품과 주사제의 유통·통관 금지와 함께 관리·감독 강화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검사 병동에선 치료 아닌 감정에 초점 약물투여 최소화… 위험상황 발생 많아 ‘PC방 살인’ 김성수·이영학도 정신감정 일반병동엔 심신장애 판정 피고인 수용 확정 판결 후 치료 받아 상대적으로 안정 배구대회·제빵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도‘서OO, 5월 3일, 주치의 OOO.’ 지난달 3일 충남 공주치료감호소 검사병동. 간호사실 한쪽 벽면에 걸려 있는 흰색 칠판에는 정신감정 유치자 31명의 이름과 입소 일자, 담당 주치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공주치료감호소는 수사와 1~2심 재판 과정에 있는 피의자 및 피고인의 심신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병동과 확정 판결을 받은 심신장애 범죄자 등을 치료하고 수용하는 일반병동으로 나뉜다. 검사병동 칠판에 적힌 유치자 명단을 살펴보니 불구속 상태인 유치자 옆에는 빨간색 표시가, 뇌전증(간질)을 앓는 유치자 옆에는 ‘간질’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날 입소한 서모(58)씨의 이름도 있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서씨는 지난 4월 친누나를 살해한 혐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위층 할머니를 살해한 뒤 “내 머리에 할머니가 들어와 고통스럽다”고 횡설수설한 10대 남성도 전날 들어왔다. 2017년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지난해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범인 김성수도 이곳을 다녀갔다. 김성수가 와 있을 당시에는 심신장애 감경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절정에 달하면서 감정 인원(63명)도 크게 늘었다.이곳에서의 한 달은 유치자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정신감정 결과, 심신상실 판정이 내려지고 법관이 이를 받아들이면 무죄가 선고된다. 사물분별능력 또는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하다는 판단(심신미약)이 내려져도 형을 감경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정신감정 결과가 재판 과정에서 심신장애 여부를 다툴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감정의와 유치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의사는 속지 않으려 하고, 유치자는 가급적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려 한다. 정신감정에서는 주치의의 면담과 행동 관찰이 주를 이루지만, 다른 검사도 실시된다. 신경매독, 염색체 이상 등으로 뇌에 문제가 생겨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아닌 정확한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약물 투여는 최소한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자제를 못하고 말썽을 피우는 유치자들도 있다. 위험 상황이 발생해 비상벨이 울리는 횟수도 한 달에 6~7건에 이른다. 난동을 피우면 일단 ‘독방’으로 불리는 보호실로 격리된다. 이날 굳게 닫힌 철문 너머로 한 유치자는 복도에서 원형을 그리며 뱅뱅 돌기만 했다. 또 다른 유치자는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옆에 있던 유치자 얼굴에 주먹을 갖다 대는 시늉을 했다.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유치자들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치료감호소 관계자는 “자살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라면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은 신경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검사병동과 한 건물에 있는 일반병동에는 ‘심신장애 판정’(1호 처분)을 받은 환자들이 수용돼 있다. 확정 판결을 받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라 상대적으로 안정돼 보였다. 운동장에서는 배구 대회가 진행 중이었다. 9명씩 한 팀을 이뤘는데 부상이 염려될 정도로 치열했다. 병동마다 천막에 ‘아자아자~용기 백배’ 등 응원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도 걸어 놓았다. 우승팀에 주어질 트로피도 준비돼 있었다. 배구 대회 때문에 1호 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제과·제빵 실습실은 텅 비어 있었다. 실습실에서 만난 강사는 “해마다 20여명이 자격증을 취득한다”며 뿌듯해했다. 필기시험 합격률은 30~40%에 그치지만, 실기시험 합격률은 80%에 달한다고 한다. 외부로 나가 실기시험을 치를 수 없다 보니 이곳에서 ‘홈그라운드 이점’을 톡톡히 활용하는 셈이다. 영치금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봉투 작업이 인기다. 쇼핑백을 만드는 일인데, 1시간에 400원을 번다. 구멍을 뚫고 핀을 박는 ‘난도’가 높은 작업은 시간당 1100원. 기술이 요구돼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한다. 1호 환자를 돌보는 직원들에게도 애환은 있다. 특히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환자를 대하는 게 쉽지 않다.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약을 바꿨다고 경찰에 고소한 환자도 있다. 그래도 직원들은 퇴원한 환자로부터 “고마웠다”는 전화를 받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공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겨자·고추냉이 매운맛 전혀 못 느끼는 동물 발견 (사이언스紙)

    겨자·고추냉이 매운맛 전혀 못 느끼는 동물 발견 (사이언스紙)

    겨자나 고추냉이를 많이 먹어도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 동물이 처음 확인됐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서식하는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이런 특징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겨자나 고추냉이를 한꺼번에 많이 먹어봤다면 콧속과 두피 전체에 스치는 고통을 느껴봤을 것이다. 이는 세포 내 단백질을 적극적으로 손상하는 이소싸이오사이안산알릴(AITC)이라는 이름의 화학 화합물에서 비롯한다. 연구를 이끈 독일 막스델브뤼크 분자의학센터의 게리 레빈 박사는 “실제로 당신이 보는 모든 동물이 AITC를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5월 30일자에 실린 이 연구 논문에서 레빈 박사와 동료들은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이 물질에 완벽하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사실 연구진은 겨자나 고추냉이를 잘 먹는 동물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약 10년 전, 레빈 박사와 동료들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며 죽을 때까지 늙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신비한 설치류 벌거숭이두더지쥐가 산성이 강한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나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에 노출됐을 때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성분에 대해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은 통증 완화 및 치료 연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쥐를 포함한 근연종 9종을 대상으로 고농도의 이산화탄소에 노출된 것과 유사한 반응을 일으키는 산과 캡사이신 그리고 AITC에 노출됐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폈고,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AITC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 이 쥐를 대상으로 AITC 투여량을 점차 늘렸지만 이 쥐는 그래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후 연구진은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왜 AITC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지를 살피기 위해 근연종 9종 모두를 대상으로 고통 신호와 관련한 뉴런(뇌 신경세포)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하이펠트 두더지쥐들의 뉴런은 NALCN으로 불리는 일종의 이온 채널로 독특하게 얽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채널은 그야말로 누설돼 있어 신경세포를 흥분하게 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레빈 박사는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하이펠트 두더지쥐들에게 이런 채널을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했다. 그러고나서 AITC를 투여하자 이들 쥐는 고통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하루쯤 지나 약효가 다 떨어지자 이들 쥐는 다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연구진에게 왜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AITC에 반응하지 않도록 진화했는가는 의문을 남겼고 그 답은 프리토리아대학의 다니엘 하트 박사가 찾아냈다. 하트 박사는 여러 해 동안 여러 종의 두더지쥐를 연구해 왔으며 하이펠트 두더지쥐의 굴을 조사할 때마다 항상 개미들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문제의 개미들은 나탈 드룹테일이라는 이름의 독개미로, 이들이 지닌 독은 AITC처럼 작용하는 폼산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덕분에 이들 쥐는 AITC 내성이 생겨 다른 두더지쥐들이 접근하기 꺼리는 곳에서도 살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연구 논문을 분석한 이완 세인트 존 스미스 케임브리지대학 박사는 이번 발견은 사람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NALCN의 활동을 조절하기 위한 약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연이은 소송 코오롱생명과학…식약처도 이우석 대표 고발

    연이은 소송 코오롱생명과학…식약처도 이우석 대표 고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우석 대표를 형사고발 했다.식약처 관계자는 31일 “전날 밤 약사법 위반 혐의로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며 “오늘 정식 접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 28일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회사와 대표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가 허위로 밝혀진 데 따른 조치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최근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났다. 시민단체의 고발, 환자들과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 240여명은 이날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 직후 코오롱을 상대로 2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도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소액주주 142명은 지난 27일 코오롱티슈진과 이우석 코오롱티슈진 대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 9명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현재 손해배상 청구액은 65억원 정도이지만 참여하는 주주 수가 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순천시, 하천·저수지에 모기 천적 ‘미꾸라지 방류’

    순천시, 하천·저수지에 모기 천적 ‘미꾸라지 방류’

    순천시가 다음달 3일 순천만국가정원 호수정원에서 시민 100여명과 함께 친환경 모기유충 구제를 위해 ‘미꾸라지 방류행사’를 연다. 순천만국가정원 외 해룡천, 신대유수지, 저수지 등에도 미꾸라지 200㎏을 어린이들과 함께 방류할 예정이다. 모기 유충 방제효과 만큼이나 어린이들의 환경사랑에 대한 실천학습도 기대된다. 방사된 미꾸라지는 1년생 이하로 주로 야간에 활동한다. 1마리 당 하루에 말라리아 모기 매개인 중국얼룩날개모기 유충을 600마리 이상, 일본뇌염 모기 유충은 1100마리 이상 잡아먹는 천적으로 알려져 있다. 하천이나 호수 바닥 진흙에 들어가 산소를 공급, 수질을 개선하는 등 일석이조의 친환경 방제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순금 시 보건위생과장은 “모기성충을 잡는 것보다 모기유충을 잡는 것이 감염병 예방에 훨씬 효과적이다”며 “주민들 스스로 내 집앞 방치된 쓰레기나 폐타이어 등 모기유충의 서식지 환경 개선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는 생태보호와 방역약품을 줄이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미꾸라지 방류, 유용미생물 투여, 구문초 배부 등 친환경 방역에 힘쓰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환자·코오롱 소액주주들 줄소송

    수출 계약 법정다툼으로 비화 가능성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8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함에 따라 인보사를 투여한 국내외 환자들과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의 소송이 잇따랐다. 이날 환자 244명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주사제 가격과 위자료 등 총 25억원을 청구하는 1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환자 집단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오킴스는 2차 소송에 참여할 원고를 모집 중이다. 국내 인보사 투여 건수가 3707건에 달하는 데다 일본과 중국 등지로 기술·제품 수출이 진행되던 상태여서 소송 참여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1월 코오롱생명과학과 463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던 미쓰비시타나베제약이 이듬해 12월 계약취소를 통보하고 낸 계약금(약 270억원) 반환 청구 소송은 국제상업회의소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코오롱생명과학과 2000억원대 수출 계약을 맺은 중국의 차이나라이프메디컬센터, 같은 해 11월 6617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먼디파마와의 후속 협의도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몽골 등지로도 수출을 추진 중이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한 오킴스의 엄태섭 변호사는 “원고들은 자신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공포를 느낄 뿐 아니라 사실을 은폐한 코오롱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 넉 달 뒤인 7월에야 관련 사실을 코오롱생명과학에 통보한 경위는 수사로 밝혀야 할 일이지만 이는 공급 기업 내부의 사정일 뿐 환자들에게 성분 변경을 고지하지 않은 코오롱생명과학 등의 잘못은 이미 명확해졌다고 엄 변호사는 설명했다.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본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6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제일합동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의 주주 142명은 지난 27일 코오롱티슈진 및 이우석 코오롱티슈진 대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 9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냈다. 이는 신약개발 판매사인 코오롱티슈진이 투자 판단상 중요한 사항인 인보사의 성분에 관해 공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주주들이 주가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본 데 따른 것이다. 환자단체는 인보사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식약처가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허가 이전부터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관리·감독 소홀로 알지 못했다면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감사원은 신속히 감사에 착수해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심의 과정 특혜 의혹을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뒤바뀐 세포’로 인보사 허가받은 코오롱… 올 4월에도 거짓 해명

    ‘뒤바뀐 세포’로 인보사 허가받은 코오롱… 올 4월에도 거짓 해명

    올 3월 연골 대신 신장세포 포함 적발되자 코오롱 “2년 전 식약처 허가땐 몰라” 발뺌 자회사, 2017년 3월 ‘세포변경’ 사실 인지 코오롱, 이미 허가 받자 식약처에 안 알려 결국 환자들 식약처만 믿고 인보사 맞은 셈 식약처, 허가·생산·사용 전 주기 관리 강화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연골세포 대신 ‘신장세포’라는 엉뚱한 세포가 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지난 3월 말이었다. 곧이어 4월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 식약처 허가를 받을 땐 몰랐고, 지난 2월 말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해당 의약품에 대한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하던 중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일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한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의 해명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위탁생산업체(론자)를 통해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확인한 건 무려 2년 전인 2017년 3월이었다. 코오롱티슈진은 4개월 뒤인 7월 13일 검사 결과를 이메일로 코오롱생명과학에 보냈다. 강석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코오롱생명과학이 검사 결과를 이메일로 받은 것으로 보아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검사 결과 이메일이 온 것은 인보사 품목 허가가 난 다음날이었다. 이미 허가를 받았어도 의약품에 문제가 있다면 식약처에 당연히 알렸어야 했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알고도 쉬쉬했다. 자회사 역시 인보사에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가 들었을 가능성을 확인하고도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빨리 알리지 않았다. 결국 인보사는 1·2액 모두 연골세포로 허가를 받았고, 환자들은 식약처를 믿고 1대당 700만원짜리 인보사 주사를 맞았다.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식약처는 “추가 검증 과정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2액을 연골세포로 판단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으며,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실은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 고발한 뒤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인보사는 2년 만에 허가 취소돼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식약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약사가 제출한 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단계부터 허가·생산·사용에 이르는 전 주기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신약의 특성을 감안해 개발 초기에 실시한 시험 자료를 재검증해야 할 경우 최신 시험법으로 검사해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고, 중요한 검증 요소는 식약처가 직접 시험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세포 혼입 가능성이 있으면 유전학적 계통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연구개발 단계부터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인체세포만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업종을 신설해 세포 채취부터 처리, 보관, 공급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안전·품질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생산 단계에서는 유전학적 계통검사 결과 보관을 의무화하고, 사용 단계에서는 첨단 바이오의약품 판매·투여 내역, 이상 사례 등록 등 장기 추적 조사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암 유발 우려… 투약환자 전원 15년 장기추적 추진

    식약처 “현재까진 안전성 큰 문제 없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 허가를 취소하면서 이미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들에 대한 관리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식약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진행한 전문가 자문 결과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44일간 세포 사멸 시험 등을 종합해 볼 때 인보사의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포 사멸 시험 결과 문제가 된 세포가 모두 죽었고, 임상시험 대상자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에서도 인보사와 관련된 중대한 부작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보사 2액에 든 ‘신장세포’(293유래세포)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세포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코오롱생명과학은 “철저하고 완벽한 방사선 조사로 종양원성(암 유발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시판 후 보고된 주요 이상 사례도 인보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보고된 이상 사례는 주사 부위 반응 62건, 주사 부위 통증 61건 등인데 주로 주사로 인한 국소적인 부작용이었다. 이 외에 위암종을 포함해 종양 관련 이상 사례가 4건 보고됐지만, 인보사와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식약처는 인보사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로 확인된 만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인보사를 투여한 전체 환자에 대해 특별 관리와 15년 장기 추적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장기 추적 조사에서 검사할 세부적인 항목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또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 시스템’에 등록된 인보사 투여 환자를 대상으로 관련 기관과 연계해 병력, 이상 사례 등을 조사 분석할 계획이다. 현재 1040명이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 시스템에 등록된 상태다. 식약처는 인보사 투여 환자의 등록 절차를 조기에 마무리짓기 위해 병의원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소송밖에 방법이 없다”···인보사 투여 환자 244명 분노의 소송 제기

    “소송밖에 방법이 없다”···인보사 투여 환자 244명 분노의 소송 제기

    인보사 허가 취소되자마자 투약 환자 244명 단체 소송 제기코오롱생명과학 주주와 환자 등 추가 소송 제기 줄이을 전망식품의약품안전처가 28일 국내 첫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자 이날 곧바로 수백명이 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인보사를 투여한 환자 244명의 공동 소송을 대리하는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28일 코오롱생명과학에 주사제 비용과 위자료 등 1인당 1000만원, 합계 약 25억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엄 변호사는 이날 소장을 접수하며 “환자들이 현재 여러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사람에게 투여된 적 없는 미지의 위험물질이 내 몸에 주입됐다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코오롱의 반복적인 거짓 해명과 식약처의 늑장 대응에 대한 분노까지 겹쳐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엄 변호사는 “코오롱 측의 자발적인 배상은 물론 환자들을 위한 정부의 실효적인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환자들을 위한 실질적 배상은 민사소송을 통한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과 함께 소장을 접수하러 온 피해자 장모(52)씨는 “(인보사 사태를) 방송으로 알았다”면서 “식약처에서 15년 장기 추적 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디서 어떻게 할 건지 방법도 얘기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한 소송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27일에는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 142명이 코오롱티슈진과 이웅열 전 회장 등 9명을 상대로 6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코오롱생명과학 소액주주들도 소송에 동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오킴스도 2차 소송에 참여할 환자를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 2017년 7월 식약처가 허가를 내준 때부터 지난 3월까지 국내에서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는 총 3707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엄 변호사는 “오늘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소송 의사를 밝힌 환자는 총 378명”이라고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수마트라 코뿔소 멸종 눈앞…말레이서 ‘최후 수컷’ 숨져

    수마트라 코뿔소 멸종 눈앞…말레이서 ‘최후 수컷’ 숨져

    말레이시아의 마지막 수컷 수마트라 코뿔소 ‘탐’이 27일 세상을 떠났다.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탐이 지난 몇 주 동안 고령으로 인한 복합적인 장기부전으로 치료를 받다가 이날 정오쯤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2008년 타와우의 한 기름야자 농장에서 구조 당시 20대 중반로 추정된 탐은 그 후로 타빈 자연보호구에서 사육사들의 정성어린 관리 속에 생활해 왔다. 탐은 지난달 말부터 급격한 식욕 저하와 경계심 약화 증상을 보였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지냈다.이에 따라 수의사들과 보르네오 코뿔소 동맹(BORA) 소속 자원 봉사자들은 지난 몇 주 동안 보호구 안에 있는 보호시설에서 24시간 체제로 탐을 보살피고 약물을 투여하는 등 회복을 위한 가장 강한 완화 치료를 시도했지만, 탐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이에 대해 치료를 주관한 수의사 바날 자하리 자누딘 박사는 “정확한 사인은 부검 뒤에 알 수 있다”면서도 “탐의 죽음은 고령과 간과 신장 등 복합적인 장기부전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말레이시아에서 사는 수마트라 코뿔소는 ‘아만’이라는 이름의 암컷 한 마리뿐이다. 하지만 아만 역시 심한 자궁근종을 앓고 있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야생당국 관계자는 종 보전을 위한 기술이 더욱 발전하길 기다리며 생전 탐에게서 채취한 유전자를 보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수마트라 코뿔소는 한때 동남아시아 거의 전역에서 서식했지만, 밀렵과 서식지 파괴 탓에 이제는 수마트라 섬과 보르네오 섬에만 총 100마리 미만의 야생 개체군이 존재할 뿐이다. 이에 따라 이 종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 멸종 위험이 매우 큰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된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최근 몇 년 간 단 한 차례도 야생 수마트라 코뿔소가 목격되지 않아 야생 상태 멸종이 확실시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보르네오 코뿔소 동맹(BOR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차가버섯, 베타글루칸·폴리페놀 풍부… 면역력, 당뇨 관리에 효과

    차가버섯, 베타글루칸·폴리페놀 풍부… 면역력, 당뇨 관리에 효과

    최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황사 등 환경 오염 요인으로 인해 건강 관련 질환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면역력과 항산화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식품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면역력 및 항산화 관리를 위한 식품으로는 차가버섯을 꼽을 수 있다. 차가버섯은 면역력 증강 성분인 베타글루칸과 항산화 기능의 폴리페놀이 풍부해 약용버섯의 왕으로 불리며, 할리우드 스타와 유명 셀럽들이 즐겨 먹는 슈퍼푸드로도 알려져있다. 이는 북위도 자작나무의 목질과 수액, 플라보노이드 등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며, 높은 고도에서 서식할수록 혹독한 환경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영양분이 응축돼있다. 주요 효능으로는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간 기능 보호, 혈당 완화, 항염 등이 있다. 더불어 차가버섯은 당뇨 질환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국내 한 연구에서 당뇨유발 물질을 투여한 생쥐를 대상으로 차가버섯추출물이 혈당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차가버섯추출물이 당뇨 생쥐의 혈당 강하 작용에 뚜렷한 영향을 미쳐 당뇨병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확인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기농 인증을 받은 북유럽産 차가버섯을 출시한 핀란드 슈퍼푸드 No.1 푸디스타모(Puhdistamo)가 두 번째 건강 프로젝트로 핀란드산 차가버섯과 핀란드산 야생 베리가 혼합된 파우더 2종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블루차가’와 ‘레드차가’ 두 가지로, 블루차가는 약용버섯의 왕인 차가버섯와 야생 빌베리의 만남을 통해 눈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컴퓨터 사용이 많은 직장인, 수험생, 노안으로 불편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전통 북유럽 지역에서 빌베리는 시력 강화에 사용되어 왔으며, 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쥐에게 빌베리추출분말을 투여 후 고혈당과 인슐린 민감도 개선, 혈액 내 포도당 유입 억제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확인된 바 있다. 레드차가는 약용버섯의 왕인 차가버섯과 야생 링곤베리의 만남으로 다이어트, 당뇨, 여성 생식기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준다. 링곤베리는 체중 억제 이외에도 항산화 효과, 항염, 혈중 콜레스테롤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을 맞아 다이어트를 준비 중인 여성, 꾸준하게 외모를 가꾸는 여성에게 추천된다. 블루차가와 레드차가는 원재료가 가지고 있는 영양과 품질을 보존하기 위해 모든 공정이 핀란드에서 이루어진다. 청정 핀란드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원재료의 오염이 거의 없고 방사능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되며, 핀란드 라플란드 숲에서 혹독한 기후를 이겨낸 야생 빌베리와 링곤베리를 사용해 제조된다. 푸디스타모 관계자는 “건조하고 공기 오염도가 높은 요즘, 안구 건강과 여름철 몸매 관리를 위해 베리류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차가버섯의 생명력과 함께 빌베리, 링곤베리의 활력을 더해 올여름도 활기차게 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0만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정밀의료 고속도로’ 만든다

    100만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정밀의료 고속도로’ 만든다

    맞춤형 신약·신기술 개발 등 기반 마련 203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3배 확대 수출 500억弗·일자리 30만개 창출 기대 2025년까지 R&D 투자 연간 4조로 늘려 文대통령 “바이오헬스 도약 최적 기회 개발부터 출시까지 ‘혁신 생태계’ 조성”정부가 앞으로 10년간 100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모아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이를 활용해 희귀난치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표적항암제 등 개인 맞춤형 신약·신의료 기술을 개발해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3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구체적인 복안을 담은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앞서갈 최적의 기회”라면서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인허가 규제 개선으로 2030년까지 세계시장에서 국산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1.8%에서 6.0%로 3배 이상 확대하고, 수출 500억 달러와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부는 먼저 희망자를 대상으로 내년에 2만명의 유전체 정보와 의료 이용 실태,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2029년까지 100만명 규모의 빅데이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의 근간이 됐듯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은 정밀의료 발전의 경부고속도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빅데이터 보관 빅데이터 구축은 병원에서도 이뤄진다. 우리나라 주요 병원은 한 곳당 핀란드 인구 규모(556만명)에 맞먹는 500만~600만개의 임상진료 데이터를 보유하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데이터 중심병원’을 지정해 임상진료 데이터를 질환연구나 신약개발 등에 활용하게 할 계획이다. 빅데이터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100만명의 바이오 빅데이터는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보관하고, 병원 빅데이터는 병원 내 연구에만 쓰도록 내년에 표준 플랫폼을 만든다.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R&D 투자도 확대한다. 연간 2조 6000억원 수준인 정부 R&D 투자를 2025년까지 연간 4조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또 앞으로 5년간 2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해 국산 신약개발을 지원한다.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를 개선한 ‘바이오베터’ 임상시험비를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는 혜택도 준다. 문 대통령은 “중견·중소·벤처기업이 산업 주역으로 우뚝 서도록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생산·시장 출시까지 성장 전 주기에 걸쳐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의약품·의료기기 인허가 기간 단축 의약품·의료기기 인허가 기간도 단축된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현재 350명 수준인 의약품 허가·심사 인력을 3년 안에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세포의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한 유전학적 계통검사(STR)와 첨단 바이오의약품 투여 환자 장기 추적관리도 의무화한다. 의료인이 심전도를 측정하는 웨어러블기기 등 디지털 헬스케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가령 환자가 매일 수면 중 자동복막투석기기로 ‘셀프 투석’을 하고, 이 정보를 병원에 보내면 의료인은 이를 모니터링하다 대면 진료 때 맞춤 처방을 내릴 수 있다. 대면 진료에서 진단과 처방을 내리기 때문에 원격 의료는 아니다. 임 국장은 “환자 모니터링은 현행법 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원격 의료라는 오해가 빚어져 의료 현장에서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가 시장에 원활하게 진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명경재의 DNA세계] 환자 맞춤형 의학 시대

    [명경재의 DNA세계] 환자 맞춤형 의학 시대

    인간 게놈 사업 이후 개인의 유전자 차이를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질병에 대한 다른 처방을 하는 맞춤형 의학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맞춤형 의학은 개인의 유전자 차이에 따라 처방약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유전정보를 정확히 알게 되면 지금까지의 처방과는 다른 최적화된 처방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기반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질병은 환자의 몸무게, 외부 물질에 대한 면역 반응성 등이 고려돼 치료된다. 맞춤형 의학은 이런 기준 외에 개인별 유전정보를 더해 최적화된 처방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최근 많은 나라들이 건강보험에서 유전정보 분석을 어느 정도 허용하면서 맞춤형 의학이 점점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맞춤형 의학을 적용하기 가장 좋은 질병은 암이다. 지금까지는 암이 인체 어느 기관에서 발생했냐에 따라 치료와 처방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많은 경우 개개의 암마다 다른 기원과 진화 과정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발생한 신체 부위에 따라 획일화된 처방을 하는 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 수십년간 암 생물학이 발전하면서 암이 서로 다른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약물들이 개발돼 왔다. 과거에는 치료가 어렵던 암에도 맞춤형 치료가 서서히 기여를 하고 있다.하지만 아직까지도 환자의 암에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현재 항암제는 다양하지만 맞춤형 치료를 위해 단순히 DNA를 분석하는 정도로는 어떤 항암제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정보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환자의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항암제를 찾아내 투여하는 방식인데 이 방향의 연구는 아직 더딘 상태다. 몇몇 국내 병원과 바이오기업에서 시작한 아바타 생쥐 모델은 환자에게서 나온 암세포를 면역력이 차단된 생쥐에게 주입해 약물 반응성을 검사하는 방식이다. 맞춤형 암 치료법을 찾는 데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식된 암세포가 생쥐에게서 자라날 성공률이 낮다는 점과 약물평가에 필요한 긴 시간, 평가할 수 있는 약물 개수의 한계, 환자당 들어가는 높은 비용 등의 문제가 있다. 약물 평가 기간을 줄이고 평가 가능한 약물 개수를 늘리기 위해 최근에는 오가노이드라는 암세포를 생체 내 환경과 흡사하게 키우는 방법이 개발돼 아바타 생쥐 모델의 대체 방식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오가노이드 방식도 환자당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2017년에는 지브라 피시를 사용한 아바타 지브라 피시 방식이 소개됐다. 이 방법은 아바타 생쥐나 오가노이드에 비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수의 약물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바타 생쥐나 오가노이드 방식에 비해 약물을 평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적 측면도 상당히 낮아 맞춤형 치료를 위한 기반 모델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물론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생쥐에 비해 지브라 피시가 사람과는 진화적으로 상당히 멀다는 단점은 있다. 맞춤형 의학으로 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DNA 염기서열 결정 외에 세포 자체 치료에 대한 반응성 평가가 수행돼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아직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다양한 생체 평가 방식들의 개발에 많은 기대를 해 본다.
  • ‘주사기 돌려써 HIV 집단감염’…파키스탄 피해 아동 400명 넘어

    ‘주사기 돌려써 HIV 집단감염’…파키스탄 피해 아동 400명 넘어

    파키스탄의 한 의사가 주사기 하나를 돌려 쓰면서 환자들이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집단감염된 사건과 관련, 피해자가 500명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어린이 피해자만 400명을 넘어 현지 주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17일 A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에이즈 관리팀이 최근 라르카나시 주민 1만 3800명을 대상으로 HIV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어린이 410명과 성인 100명이 HIV 양성 반응을 보였다. 신드주 당국은 이달 초 환자에게 HIV를 감염시킨 혐의로 현지 의사 무자파르 간가로를 체포해 관련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의사 간가로는 소독하지 않은 주사기를 계속 사용하며 환자를 치료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역시 HIV에 감염된 상태였다. 경찰은 의사가 고의로 HIV를 감염시켰는지를 조사 중이다. 그는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드주 보건당국은 이 지역 어린이 15명이 무더기로 HIV에 감염됐다는 제보를 계기로 조사에 착수한 결과 피해자들이 모두 1곳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조사한 결과 어린이 67명을 포함한 93명이 HIV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후 조사를 확대한 결과 감염자가 5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어린이 등 가족의 HIV 감염 소식을 접한 라르카나시 주민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1살 딸이 HIV에 감염된 니사르 아메드는 “어린이들을 감염시킨 그 의사를 저주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4살배기 딸이 HIV 양성 반응을 보인 한 주민은 “앞으로 누가 우리 아이와 놀아주겠냐”면서 “아이가 자라서 누구와 결혼할 수 있겠냐”고 슬퍼하기도 했다. 인구 2억명인 파키스탄에서 HIV 감염 환자 수는 2만 3000여명 수준이다. 비교적 감염률이 낮은 편이지만 최근 오염된 주사기를 사용하는 마약 투여자와 성매매 종사자를 중심으로 감염자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해마 직접 자극해 우울증 치료효과 높인다

    해마 직접 자극해 우울증 치료효과 높인다

    흔히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해 누구나 한 번 겪고 지나갈 수 있는 것으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아직도 강한 정신질환이다. 그러나 우울증은 일시적으로 마음이 우울한 상태가 나타나는 우울한 기분과는 달리 생각의 내용, 사고과정, 행동, 신체활동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거의 하루종일, 며칠씩 지속되는 증상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우울증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치료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분자정신의학연구실 오용석 교수팀이 학습과 기억,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뇌 해마구역의 모시신경세포를 자극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 최신호에 실렸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가볍게 여기지만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겪게 되고 극단적인 경우 자살에까지 이르게 된다. 현재는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는 세로토닌계 항우울제가 사용되고 있다. 세로토닌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세로토닌이 체내에 많이 분비될 경우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입마름, 변비, 저혈압 같은 부작용 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치료효과가 약물 복용 후 2~3주나 길게는 2달 이후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좀 더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항우울제의 작용 메커니즘이 밝혀져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해마 신경회로를 구성하는 모시세포가 신경회로의 가소성 변화를 나타내는데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항우울제를 장기투여 조건에서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 모시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경우 항우울제 복용보다 우울증 치료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모시세포의 활성화와 함께 항우울제를 투여할 경우 우울증 치료효과나 치료기간이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용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항우울제가 해마 모시신경세포 활성조절과정을 거쳐 약물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존 항우울제 장기복용에 따른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가 가능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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