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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필립, ‘134kg’ 친누나와 현실 싸움 “내 몸이잖아”

    류필립, ‘134kg’ 친누나와 현실 싸움 “내 몸이잖아”

    류필립 누나의 건강검진 결과가 충격을 안겼다. 19일 방송된 MBN ‘모던 패밀리’에서 류필립 가족이 건강검진을 받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미나는 오랜만에 공연이 잡혀 집에서 춤 연습을 했다. 그런데 이날 공개된 집은 이전에 봤던 집과 달랐다. 미나의 로망이 전원주택이라 남양주에 집을 구했으나, 남편 류필립의 스케줄이 서울에 많아 따로 전세집을 하나 더 구한 것. 미나가 춤을 추는 동안 류필립은 침대에 누워있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3일 동안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기운이 없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필립은 미나에게 검사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었다. 미나는 검사방법을 설명해주며, “아빠가 병 때문에 돌아가셨다. 그 후로 엄마랑 나는 매년 검사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후 류필립과 미나가 먼저 병원에 도착해 어머니와 누나를 기다렸다. 류필립은 “티는 안냈지만 수지 누나가 걱정이 됐어요”라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상태를 알고 건강을 챙기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누나의 몸무게는 134kg. 누나는 “저번에 145kg이었는데, 134kg으로 빠졌다”며 좋아했다. 검사를 마친 후 결과를 들었다. 어머니는 걱정과 달리 약간의 지방간을 제외하면 건강했다. 류필립은 초음파 청정구역이라는 평을 들었다. 미나에 대해 의사는 “뼈까지 미인이었다”며 “문제가 하나도 없어요”라고 말했다. 미나는 “나이가 많아서 시어머니와 누나분께 미안했는데, 건강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류필립보다도 신체 나이가 어렸다. 의사는 “골밀도가 20대보다 위쪽에 있다”고 말했고, 미나는 “나이 먹어도 허리가 안 굽겠다”며 좋아했다. 마지막으로 누나의 차례였다. 모두의 우려대로 누나는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의사는 누나에게 악성 고혈압에 당뇨까지 있다며 “지금 당장 치료 안 하면 10년 안에 실명, 투석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류필립은 “지금까지는 쓴소리하지 않는 게 배려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번 기회로 생각이 바뀌었다. 앞으로는 누나가 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초유의 ‘홍콩입법회 점거’ 시위대 해산…도로에서 투석전

    초유의 ‘홍콩입법회 점거’ 시위대 해산…도로에서 투석전

    홍콩 시위대가 벌인 사상 초유의 입법회 점거 사태가 반나절 만에 마무리됐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시위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이 진압을 위해 접근하자 입법회 안 의사당에 모인 이들은 모두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들은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던 다른 시위대와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입법회 앞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한때 벽돌·우산·계란 등을 집어던지며 맞섰지만 오전 2시 30분(현지시간)쯤 모두 해산했다. 전날 늦은 밤 시위대 사이에서는 점거 시위를 계속 이어가자는 이들과 이미 의사당 진입으로 사실상 승리한 만큼 일단 물러나자는 이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들은 전날 밤 입법회 건물을 둘러싼 유리벽과 유리문 여러 곳에 구멍을 내고 입법회에 진입해 점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입법회 같은 중요 공공 기관에 진입해 점거 시위를 벌인 것은 홍콩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시위대에 점거돼 시설 일부가 파괴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입법회는 사상 최초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1층 로비에서 시위대와 대치하던 경찰은 불법 진입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가라고 경고하기도 했지만 실제 강경 진압은 하지 않고 일단 물러났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12일 고무탄 등 진압용 무기를 대거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가 비난 여론을 받은 것을 의식한 듯 휴대용 최루액 스프레이, 곤봉, 방패 등 기본적 장비만 갖고 시위대에 대처했다. 케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새벽 4시에 경찰 수장을 대동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태수 ‘사망증명서’ 확보… 체납액 2225억원 공중분해되나

    검찰이 2007년 횡령 재판을 받다가 해외로 도피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내렸다. 검찰은 21년간 해외 도피 끝에 파나마에서 검거된 아들 정한근 전 부회장이 “아버지가 지난해 사망했다”며 제출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검증 작업에 나섰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정 전 회장에 대한 에콰도르 관청 사망증명서, 유골함,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위조여권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사망증명서엔 신부전증으로 인한 ‘심정지’가 최종 사인으로 기재됐다. 증명서와 유골함 등은 정 전 부회장이 파나마에서 구금될 당시 압수된 여행가방에서 발견됐다. 화장된 유골은 DNA 분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언제든 밝히기 위해 관련 자료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정 전 부회장이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부회장은 국내 송환된 지난 22일 첫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지난해 12월 1일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진술과 증거자료를 토대로 정 전 회장의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생존해 있다면 올해 96살인 정 전 회장은 신부전증으로 오랜 투석 생활을 이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 전 회장은 2007년 5월 지병 치료를 핑계로 일본으로 출국한 뒤 카자흐스탄을 거쳐 키르기스스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들 국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검찰이 확보한 위조여권엔 정 전 회장이 이미 2010년 7월 에콰도르로 건너갔다는 기록이 기재돼 있었다. 이에 검찰은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아버지와 간호 도우미와 함께 거주했다는 정 전 부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따뜻한 곳을 원해 적도에 가까운 과야킬에 자리잡았다”고 진술했다. 다만 검찰은 허위 진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에콰도르 당국과 접촉하는 등 교차 검증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정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이 확정되면 약 2225억원에 이르는 체납 국세는 환수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체납 국세는 당사자가 사망하면 실명 상속 재산이 있는 경우에 한해 환수가 가능하다. 다만 정 전 회장 일가의 해외 은닉재산이 확인될 경우 범죄수익으로서 추징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부회장의 경우 1997년 스위스 비밀계좌로 회사 자금 322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 데다 2001년 국세청이 추가 고발한 만큼 검찰은 대검 해외범죄수익환수단을 동원해 재산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정 전 부회장 본인도 약 293억원에 이르는 국세를 체납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집에서 평안한 죽음 맞을 수 있게…‘가정형 호스피스’ 확대·도입

    집에서 평안한 죽음 맞을 수 있게…‘가정형 호스피스’ 확대·도입

    국민 60%가 집에서 임종 맞길 원해 일반병동 ‘자문형’ 호스피스도 도입 호스피스 대상 질환 국제 수준 확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22만명 등록 연명의료 상담 병원 건보 수가 지불임종을 앞둔 환자가 자신의 집에서 평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내년부터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가 확대·도입된다. 정부는 호스피스 서비스 대상 질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더 많은 환자에게 임종 관리를 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이런 내용의 제1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19~2023년)을 발표했다. 호스피스는 말기 환자와 환자 가족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줄여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현재 호스피스 서비스는 전문 병동에 입원한 말기 환자를 돌보는 ‘입원형’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입원형 서비스를 받으려면 전문 병동을 찾아야 하는데, 비수도권은 병상수가 적어 이용하기가 어려운 지역이 많다. 정부는 내년에 호스피스팀이 환자의 집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형 호스피스’를 정식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그동안에는 시범 사업 형태로 운영돼 왔다. 국립암센터 조사에 따르면 국민 60.2%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다 임종을 맞길 원하나, 실제로는 76.2%가 병원에서 사망했다. 죽음을 준비할 새도 없이 무의미한 진료만 반복해 받다가 병상 위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다. 2021년에는 호스피스 전문 병동이 아닌 일반 병동에서도 담당 의사의 진료를 받으면서 호스피스팀의 돌봄을 받는 ‘자문형’이 도입된다. 아동에 특화한 ‘소아청소년형’ 호스피스도 제도화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현재 암·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에 한정된 호스피스 서비스 대상 질환을 국제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만성간경화증처럼 구체적인 진단명이 아닌 만성간경화부전과 같은 질환군으로 폭넓게 대상을 정하고, 질환 경과에 따라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간경변, 신부전, 만성호흡부전, 알츠하이머, 치매 등에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하려는 환자가 더 편리하게 상담받을 수 있도록 현재 198개에 불과한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2023년까지 800개로 늘린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거주지 근처에서 작성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상담소’도 운영하기로 했다. 연명의료란 임종이 임박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등을 해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말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미리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밝힌 사람은 지난달 기준 누적인원 22만 170명이다. 지난해 2월 연명의료결정제도 도입 이후 1년 4개월 만에 부쩍 늘었다. 하지만 절반에 가까운 47.1%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알지 못한다고 답할 정도로 인지도가 낮다. 정부는 의료기관이 연명의료 상담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건강보험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기로 했다. 또 질환과 관계없이 생애 말기에 필요한 통증관리, 임종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생애 말기 돌봄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임종 환자의 임종실(1인실) 사용과 통증관리를 위한 마약성 진통제에 건강보험 적용도 검토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5·18 때 잃은 아들 곁으로 떠난 ‘광주의 아버지’

    5·18 때 잃은 아들 곁으로 떠난 ‘광주의 아버지’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1950~1980) 열사의 부친인 윤석동 전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이 16일 별세했다. 93세. 윤 전 회장은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최후까지 저항하다가 계엄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아버지로, 5·18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을 위해 헌신했다. 1982년 노동현장에서 산화한 박기순(당시 21세·여) 열사와 윤 열사의 영혼결혼식 넋풀이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가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이후 고인은 슬픔을 딛고 아들의 죽음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상원이의 삶은) 역사를 위해 희생된 인생이라고 느꼈다···역사는 그리하여 발전한다.”(1989년 5월 4일) “상원이 제일(제삿날)이다. 이토록 허망할까? 산 자들은 무엇을 하여 왔는가. 광주 문제 진상이 규명되고 역사에 바로 반영될 때에 (상원이의 삶도) 빛을 보게 될 것이다.”(1993년 6월 2일) 고인이 일기에 적은 내용의 일부다. 고인은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으로 활동하면서 12·12군사반란과 5·18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가 농성하는 등 5·18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힘쏟았다. 윤상원 열사도 초등학생 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일기에 학생·노동 운동에 대한 고민과 다짐들을 기록했는데, 이런 습관은 윤 전 회장의 영향으로 보인다. 고인은 16살 광주 송정리 농업실습학교 학생 때부터 평생 기록을 남겼다. 일기에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고, 5·18민주화운동 관련 각종 기사도 첨부했다. 고인은 1997년 전씨가 사면복권됐을 당시에는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 대통합에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썼다. 신장 투석 등으로 수년간 지병을 앓았던 고인은 지난해 5월 휠체어를 타고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아들의 묘비를 애틋하게 쓰다듬던 그는 “인자 곧 죽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아들 비석을 만져보고 싶어 왔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은 지난 15일 저녁 손글씨로 “내일 간다”고 적은 뒤 자녀들에게 “고생했다. 감사한다”는 말을 남겼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김인숙씨와 아들 웅원(대원건업)·태원(주식회사 한양 전무)씨, 딸 정희·경희·덕희(봉주초 교사)·승희씨 등이 있다. 빈소는 광주 브이아이피(VIP)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8일 오전 9시다. (062)521-4444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윤상원 열사 부친 윤석동씨 별세

    윤상원 열사 부친 윤석동씨 별세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1950~1980) 열사의 부친인 윤석동 전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이 16일 별세했다. 93세. 윤 전 회장은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당시 30세) 열사의 아버지로,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을 위해 헌신했다. 1982년 노동현장에서 산화한 박기순(당시 21세) 열사와 윤 열사의 영혼결혼식 넋풀이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윤 전 회장은 5·18 유족회장으로 활동하며 5·18 학살 책임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가 농성을 하는 등 5·18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힘을 쏟았다. 고인은 16살 송정리 농업실습학교 학생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평생 기록을 남겼다. 그는 떠나간 아들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5·18 관련 각종 기사를 일기에 기록했다. 윤씨는 논농사와 감나무, 축산, 양봉 등으로 7남매를 가르쳤다. 먼저 간 아들이 생각날 때면 혼자 무등산에 올라 광주시내를 바라보곤 했다. 신장 투석 등으로 수년간 지병을 앓았던 고인은 지난해 5월 휠체어를 타고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아들의 묘비를 애틋하게 쓰다듬던 그는 “인자 곧 죽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아들 비석을 만져보고 싶어 왔어”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15일 저녁 손 글씨로 “내일 간다”고 적은 뒤 자녀들에게 “고생했다. 감사한다”는 말을 남겼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김인숙씨와 아들 웅원(대원건업)·태원(한양 전무)씨, 딸 정희·경희·덕희(봉주초 교사)·승희씨 등이 있다. 빈소는 광주 브이아이피(VIP)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8일 오전 9시다. (062)521-4444.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100만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정밀의료 고속도로’ 만든다

    100만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정밀의료 고속도로’ 만든다

    맞춤형 신약·신기술 개발 등 기반 마련 203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3배 확대 수출 500억弗·일자리 30만개 창출 기대 2025년까지 R&D 투자 연간 4조로 늘려 文대통령 “바이오헬스 도약 최적 기회 개발부터 출시까지 ‘혁신 생태계’ 조성”정부가 앞으로 10년간 100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모아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이를 활용해 희귀난치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표적항암제 등 개인 맞춤형 신약·신의료 기술을 개발해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3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구체적인 복안을 담은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앞서갈 최적의 기회”라면서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인허가 규제 개선으로 2030년까지 세계시장에서 국산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1.8%에서 6.0%로 3배 이상 확대하고, 수출 500억 달러와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부는 먼저 희망자를 대상으로 내년에 2만명의 유전체 정보와 의료 이용 실태,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2029년까지 100만명 규모의 빅데이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의 근간이 됐듯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은 정밀의료 발전의 경부고속도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빅데이터 보관 빅데이터 구축은 병원에서도 이뤄진다. 우리나라 주요 병원은 한 곳당 핀란드 인구 규모(556만명)에 맞먹는 500만~600만개의 임상진료 데이터를 보유하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데이터 중심병원’을 지정해 임상진료 데이터를 질환연구나 신약개발 등에 활용하게 할 계획이다. 빅데이터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100만명의 바이오 빅데이터는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보관하고, 병원 빅데이터는 병원 내 연구에만 쓰도록 내년에 표준 플랫폼을 만든다.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R&D 투자도 확대한다. 연간 2조 6000억원 수준인 정부 R&D 투자를 2025년까지 연간 4조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또 앞으로 5년간 2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해 국산 신약개발을 지원한다.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를 개선한 ‘바이오베터’ 임상시험비를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는 혜택도 준다. 문 대통령은 “중견·중소·벤처기업이 산업 주역으로 우뚝 서도록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생산·시장 출시까지 성장 전 주기에 걸쳐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의약품·의료기기 인허가 기간 단축 의약품·의료기기 인허가 기간도 단축된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현재 350명 수준인 의약품 허가·심사 인력을 3년 안에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세포의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한 유전학적 계통검사(STR)와 첨단 바이오의약품 투여 환자 장기 추적관리도 의무화한다. 의료인이 심전도를 측정하는 웨어러블기기 등 디지털 헬스케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가령 환자가 매일 수면 중 자동복막투석기기로 ‘셀프 투석’을 하고, 이 정보를 병원에 보내면 의료인은 이를 모니터링하다 대면 진료 때 맞춤 처방을 내릴 수 있다. 대면 진료에서 진단과 처방을 내리기 때문에 원격 의료는 아니다. 임 국장은 “환자 모니터링은 현행법 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원격 의료라는 오해가 빚어져 의료 현장에서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가 시장에 원활하게 진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와이파이 비번 왜 바꿨어?” 폭동 일어난 콜롬비아 마을

    “와이파이 비번 왜 바꿨어?” 폭동 일어난 콜롬비아 마을

    남미 콜롬비아의 한 마을에서 인터넷 때문에 폭동이 발생했다. 이웃들의 공격을 받은 주민은 "주동자가 경찰에 붙잡혔지만 아직도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며 외출마저 못하고 있다. 콜롬비아 마가달레나 지역의 오아시스라는 동네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피해자는 최근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바꿨다. 비밀번호가 공개되면서 이웃들이 저마다 접속을 하는 바람에 속도가 느려진 때문이다. 비밀번호를 유출한 건 옆집에 사는 이웃여성이었다. 그는 인터넷요금의 절반을 내겠다며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공유하자고 했다. 통신망이 잘 깔려 있는 선진국에선 인터넷요금이 큰 부담이 되지 않지만 남미의 인터넷요금은 비싼 편이다. 약간이라도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겠다 싶어 피해자는 제안을 수락했다. 그리고 비밀번호를 넘겨줬지만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이웃여성은 주겠다던 인터넷요금 절반을 주지 않은 채 비밀번호를 다른 이웃들에게 계속 알려줬다. 인터넷이 없는 주민들이 24시간 와이파이에 접속하면서 정작 서비스를 정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피해자는 인터넷 속도가 느려져 가슴을 쳐야 했다. 결국 피해자는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변경했다. 사건은 여기에서 발단됐다.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공유하자고 했던 여성은 물론 그간 무단으로 와이파이를 사용하던 주민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난 것. 새로 설정한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주민들은 피해자의 자택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몰려들어 돌팔매질을 벌인 가운데 일부는 마체테(주로 밀림에서 길을 낼 때 사용되는 외날의 큰 칼)까지 들고 나타나 씩씩거렸다. 당장이라도 사람에게 마체테를 휘두를 험악한 분위기였다. 투석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임신부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다.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 사태를 수습했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그는 "언제 어디에서 공격을 당할지 몰라 외출도 못하고 있다"며 "가족들에게도 외출을 자제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라레푸블리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5·18 39주년] “계엄군 무차별 총칼, 혈투로 맞선 시민들… 5월은 잔인했다”

    [5·18 39주년] “계엄군 무차별 총칼, 혈투로 맞선 시민들… 5월은 잔인했다”

    5·18민주화운동 기간인 1980년 5월 18~27일 실상을 낱낱이 밝힌 자필 원고(200자 원고지 140장 분량)의 구체적 내용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박석무(77·당시 광주 대동고 교사)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항쟁 중심지 곳곳을 누비며 직접 보거나 들은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한 ‘5·18 광주 의거-시민항쟁의 배경과 전개 과정’이란 제목의 글이다. 일자별 항쟁 상황과 발생 원인, 의의, 교훈 등 8개 소주제별로 기록돼 있다. 국회 청문회, 검찰 수사,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등 몇 차례 조사를 거쳐 상당 부분 세상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항쟁에 참여한 교사가 직접 작성한 수기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띤다. 내용을 발췌해 그 과정을 되짚어 본다.#18일 군부에 의한 전국 계엄 확대 조치 다음날로 일요일인 이날 오전 9시쯤 전남대생 500여명은 정문 앞에서 이미 시내에 배치된 계엄군과 대치 중이었다. 돌멩이로 계엄군에 맞서던 학생들은 힘이 부치자 삼삼오오 흩어져 4㎞쯤 떨어진 전남도청(현 동구 광산동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으로 몰려들었다. 학생들은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맞서 투석전을 벌이며 금남로·충장로 골목으로 흩어졌다 모였다를 되풀이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오전 투석전 등으로 충장로파출소가 파괴되는 등 시위는 점차 과격해졌다. 계엄사 측은 오후 공수부대 병력을 시내에 투입, 젊은이들을 무차별 구타하는 등 만행을 저질렀다. 가택 수색과 연행 등으로 숱한 학생과 시민들이 짐짝처럼 군용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19일 날이 밝자 도청 인근 골목 곳곳에서 대학생들이 떼 지어 몰려들었다. 시민들이 가세하면서 시가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계엄군은 닥치는 대로 찌르고 구타했다. 시내가 온통 유혈로 물들었다. 동구 계림동 광주고 인근에서 계엄군의 첫 발포로 부상자도 나왔다. 시민들은 육탄으로 총칼 앞에 혈투를 감행했다. 금남로, 공용터미널, 광주역 인근 등에선 인산인해를 이뤄 계엄군과 밀고 밀리는 공방전을 벌였다. 분노한 군중은 식칼, 낫, 몽둥이를 들기도 했다. 사망자가 쏟아졌지만 사람이 쓰러지면 곧바로 연막탄을 뿌려 시야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군용차로 실어 갔다. #20일 아침부터 휴교 중인 고교생들도 거리로 나왔다. 대학생 지도부가 작성한 ‘시민 회보’라는 전단이 뿌려지고, 신문이 없는 터에 신문 구실을 했다. 계엄군 만행과 시민 도륙 참상이 알려지고 외신기자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해질무렵엔 도청 앞 계엄군과 대치하던 금남로 왕복 8차로 도로, 광주역~전남여고~노동청 사잇길도 인파로 메워졌다. 30만~40만 인파가 각목 등을 들고 “전두환 찢어 죽이자”며 어깨를 결었다. 영업하던 택시기사 5명이 무차별 자상과 폭행으로 숨졌다는 게 확인되자 동료 기사 80여명은 공설운동장(무등경기장)에 모여 클랙션을 울리며 차량을 몰고 금남로로 진출했다. 시민들은 밤을 꼬박 새우며 계엄군과 일진일퇴 공방전을 계속했다. 격렬한 ‘전투’로 도청을 뺀 전역이 시민들에게 넘어갔다. #21일 새벽 곳곳에서 총성과 함께 불탄 차량, 혈흔, 흩어진 보도블럭이 어우러져 잔인한 아침을 맞고 있었다. 시민들은 전날 밤 계엄군으로부터 탈취한 M16 소총 20여정으로 아세아자동차(현 기아차)를 털어 차량을 확보하고 일부 자체 무장했다. 낮 12시 30분쯤 계엄군 저지선을 차량으로 뚫으려 접전을 벌였다. 계엄군의 도청 앞 집단 발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부상자를 병원으로 나르고 헌혈을 자처했다. 아낙네들은 차량에 탄 시위대에 물과 음료수, 김밥을 날랐다. 오후 3시쯤부터는 인근 전남 화순과 나주 등지의 예비군 무기고에서 빼앗은 칼빈 소총과 권총, 수류탄, 폭약(TNT) 등으로 무장했다. 도청을 지키던 계엄군은 오후 4시 외곽으로 철수했다. 광주는 ‘해방구’로 변했다. #22~27일 도청 앞에선 시민궐기대회가 열려 ‘독재 타도’ ‘살인마 전두환 퇴진’을 외쳤다. 도청에 작전본부와 수습대책위도 꾸려졌다. 시민군은 도시 외곽에 진지를 구축하고 야간 계엄군 침입에 대비하는 등 자체 경비와 치안을 강화했다. 도청 앞 상무관 등지에는 시신과 부상자를 확인하려는 가족으로 뒤덮였다. 매일 낮 대규모 군중이 시국을 성토했다. 광주는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며칠을 보냈다. 계엄군은 27일 새벽 지상과 공중을 이용해 살육작전을 감행해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워 도청을 접수했다. 항쟁 지도부는 도청 사수를 결의하고 끝까지 저항했으나 5·18은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내리사랑, 내 사랑

    [배민아의 일상공감] 내리사랑, 내 사랑

    요즘 엄마의 가장 큰 기쁨은 아빠를 만나는 일이다. 신장 투석과 치매 초기 증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시게 된 엄마와 그런 엄마를 하루가 멀다 하고 면회 가시는 아빠, 아빠가 다녀가신 것을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잊어버리시는 엄마는 금세 다시 아빠를 보고 싶어 하신다. 기억을 조금씩 더 잃고 계시면서도 아빠에 대한 기억과 애정만은 여전하시다. 아니, 예전보다 더 진하게 사랑하신다. 한 동네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자연스레 사랑을 키우셨던 두 분은 외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골인하신 후 4남매를 낳아 키우시며 평생을 연애하듯 사셨다. 하루를 지낸 서로의 이야기를 밤늦도록 즐겨 나누셨고, 짬짬이 음악감상실이나 영화관 나들이로 취미생활도 공유하셨으며, 주말에는 버스 종점 데이트나 근교 나들이를 통해 필름 카메라에 두 분의 추억을 담아 오시곤 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난 시절에도, 지금에도 부모님의 돈독한 애정은 보기에 참으로 좋았고, 때론 흐뭇하며 존경스럽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한때는 두 분의 사랑만큼 자녀에 대한 사랑은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한 적이 있다. 여러 가족의 단체 모임에서 모든 부모들이 자기 자녀들 음식 먼저 챙길 때 오히려 다른 아이들 챙기시느라 4남매 가까이엔 오시지도 않으셨을 때, 해마다 키와 몸무게가 쑥쑥 자라는 자녀들에게 새옷 한 번 사주지 않으시고 여기저기 지인 자녀들의 옷을 물려받아 입게 하셨을 때, 무릎 꿇려 잘못을 꾸짖으시며 회초리까지 드셨을 때, 촌지를 공공연하게 주고받던 시절에 한 번도 학교에 찾아오지 않으셨던 엄마께 은근한 푸념을 늘어놓은 며칠 뒤 미역 한 다발을 들고 교무실을 찾으셨을 때, 그 철없던 순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뒤늦게야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 흔히 내리사랑이라는 말을 한다. 자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부모님에 대한 본능적인 사랑을 일컫는다. 내리사랑이 인류를 번성케 한 근간이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요즘처럼 과한 것이 문제가 되는 세상에는 내리사랑이 지나쳐 다른 것들에 대한 균형을 깨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한꺼번에 많은 알을 낳는 암컷 가시고기는 산란으로 진을 다 뺀 후 죽고, 수컷 가시고기는 부화를 위해 식음을 전폐하며 알들을 지키다 결국 앙상하게 야위어 죽게 되면 그 새끼들은 부모의 살을 영양분으로 섭취해 자라난다는 가시고기의 사랑은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가혹하다. 자녀를 위해 희생과 사랑을 다 내리부은 부모에게 과연 영광과 행복이 찾아오는 것일까. 자녀의 성공을 위한 부모의 희생이 내리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은 뭔가 불합리하고 시대착오적이다. 자의든, 타의든 희생이라는 것은 신체적, 심리적, 정신적 결핍을 만들고 때로는 좌절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 자녀의 성공과 행복이 부모의 행복이라는 등식은 더이상 당연하게 통용돼서는 안 된다. 누구나 부모라는 역할보다 개개인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자신의 삶을 누리고픈 본능이 있다. 자녀에게 모든 걸 다 내리쏟는 사랑에서 부부간의 사랑을 위해 그 사랑을 조금 아껴 두자. 인생 백세 시대에 품안의 자녀들이 떠나간 자리는 부부 서로가 내 사랑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평생을 한결같이 사랑해 오신 부모님 두 분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욱더 아름답다.그리고 새삼 부모님의 너무 지나치지 않았던, 균형 잡힌 자녀 사랑에 감사한다. 그때는 부족하고 서운한 것 같았으나 지나고 보니 모든 게 딱 적당했다. 아빠 만나는 설레임에 매일이 행복한 엄마의 미소를 더 오래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브루나이 국왕 국제 압력에 굴복, 동성애 사형 집행하지 않기로

    브루나이 국왕 국제 압력에 굴복, 동성애 사형 집행하지 않기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술탄(국왕)이 동성애자에게 돌을 던지는 투석형 사형 집행을 또다시 유예하기로 했다. 볼키아 국왕은 5일(현지시간) 남자끼리 성관계를 맺는 이들과 불륜을 저지르는 이들에게 돌을 던져 처형하는 새 법률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성애 사형 처형 사실이 알려진 뒤 국제적인 압력이 가중된 뒤 처음으로 연설에 나서 샤리아 페널 코드 명령(SPCO)이라고 불리는 이 법을 둘러싸고 “많은 의문점과 오해들“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1957년 이후 한 번도 사형 처형을 집행하지 않은 유예 조치가 이 법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새 법의 이점은 “명백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법은 존속시키되 집행만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미 동성애는 브루나이에서 불법이며 최고 10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조지 클루니와 엘튼 존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앞다퉈 반대 의견을 표시하며 자신의 소유 호텔들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보이콧에 나서는 등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센 것을 감안해 한발 물러섰다. 전체 인구 42만명의 3분의 2가 무슬림인 브루나이에서는 몇몇 범죄에 투석형을 허용하고 있지만 1957년 이후 한 번도 처형이 집행된 적이 없다. 이 나라가 처음 샤리아법을 도입한 것은 2014년으로 샤리아법과 세속법을 이원 운영해왔다. 초범의 경우는 징역이나 벌금에 그치지만 지난달 3일 공포된 새 법은 사지절단과 투석을 허용하고 있다. 새 법에 따르면 강간, 불륜, 남색(男色), 강도, 선지자 마호메트를 중상하거나 명예훼손하는 행위는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다. 또 여자 동성애(레즈비언) 성교를 하는 이들에게는 채찍 40대를 맞거나 최고 10년 징역형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절도범은 손발을 잘리고, 18세 이하 무슬림 어린이에게 “이슬람이 아닌 종교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라고 꼬드기거나 말하거나 부추기는“이들은 벌금이나 징역형을 살게 된다. 몇몇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아직 사춘기가 안된 이들은 대신 채찍을 맞는다. 유엔은 브루나이가 2006년 인준한 1948년 유엔인권선언이 담고 있는 여러 국제적인 인권 규범에 위배된다며 철회할 것을 요구해 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규제와 자율 사이/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규제와 자율 사이/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기업들이 정부에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규제를 풀어 달라는 것이다. 이 비슷한 일이 대학에도 있다. 대학은 늘 교육부에 자율을 달라고 요구한다. 입시제도 등을 대학이 알아서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부 관계자 이야기는 달랐다. 자신들이 대학에 자율을 부여하면 대학은 외려 왜 적절한 통제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관에 대해 양가(兩價) 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자유를 달라고 하면서 동시에 규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흡사 한국의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와 비슷하다. 자식들은 부모, 특히 모친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면서 동시에 부모에게 통제를 받는 것이 편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 때문에 한국인들은 관에 의지하는 정도가 다소 강해 보인다. 자신이 얼마든지 자율적으로 해도 되는 일인데 관이 개입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관은 이런 일에 그다지 개입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할 수 없이 끼어든다. 예를 들어 보자. 나는 수년 전 사전의료의향서 실천 모임의 공동대표를 한 적이 있었다. 이 서류는 본인이 질병이나 사고로 의식불명의 상태가 됐을 때 받고 싶은 치료와 받고 싶지 않은 치료를 미리 밝혀 두는 것이다. 대체로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 투석 등을 안 하겠다고 하면 된다. 이 일은 철저하게 자신과 관계되는 일이라 본인이 하면 된다. 자신이 자율적으로 이 서류를 작성해 갖고 있다가 병원에 제출하면 된다. 그런데 이 서류를 쓴 한국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것을 정부가 보관해 달라는 것이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개입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생각한 것이다. 처음에 정부(보건복지부)는 이 일에 관여할 생각이 없었다. 이 일은 사적인 영역이라 개입하기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줄기차게 요구해 지난해 드디어 이에 관한 법이 만들어졌고 이 문서를 정부가 보관하기로 했다. 그런데 법이 너무 복잡해져 그것을 따르는 일이 힘들게 됐다.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정부가 개입하면서 일의 실행을 더 어렵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개인 차원에서 서류를 만들지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다. 이 비슷한 일이 학계에서도 일어났다. 교수들은 논문을 써서 그것을 학술지에 실어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학술지를 준정부기관인 한국연구재단에서 관장하고 있다. 이 재단에서 평가해 학술지를 ‘등재지’ 혹은 ‘후보지’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교수들은 등재지 등에 논문을 기고해야 인정을 받는다. 학자들의 연구를 정부가 관장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것은 한마디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학술지를 제정하고 논문을 평가하는 것은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교수들이 모여 스스로 해결한다. 스스로 만든 학회가 공정한 권위를 갖기 때문에 연구자들도 이를 따른다. 그런데 한국은 이게 안 됐다. 한국도 이전에는 교수들이 학술지를 만들고 논문을 심사했다. 그런데 한국 교수들은 끼리끼리 학술지를 만들고 그네들의 논문만 게재하게 했다. 그러니 공정한 심사가 안 됐던 것이다. 스스로 자율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하다못해 정부가 나서서 개입한 것이다. 십수 년 전에 정부가 나서서 학술지를 정리한다고 했을 때 이에 항의하는 교수들이 거의 없었다. 우리가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을 왜 정부가 나서서 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한 교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신 모두들 정부가 제시하는 조건에 맞추느라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 웃기는 일이 많이 벌어졌는데 그것은 차마 발설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교수라면 한국에서 제일 많이 배운 사람들 아닌가. 그러나 이 사람들도 자율적인 행동을 하지 못했다. 이것은 한국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에는 아직도 관을 더 신봉하는 관존민비의 정신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자율을 중시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율적인 교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회가 모두 비자율적으로 움직이는데, 이런 사람들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 “내 마지막은 내가 정하고 싶다” 연명치료 거부 등록자 4배 급증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의향서 등록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전북 전주시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존엄사법’ 시행 이후 등록자가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 한 해 동안 922명이 등록했으나 올 들어서는 지난달 현재 995명으로 지난 1년 동안 등록자를 앞질렀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 월평균 84명에 그쳤던 등록자가 올해는 331명으로 4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등록자의 90% 이상은 60세 이상이었고 여성이 70%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존엄사법’으로 불리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 지난해 2월 시행되자 자연스러운 죽음에 이르는 길을 택하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점차 확산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의미하게 연명하고 자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기보다는 언젠가 맞이할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연명의료는 치료 효과 없이 환자의 생명만을 연장하기 위해 시도하는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 투석·항암제 투여 등을 말한다. 김경숙 전주시보건소장은 “‘잘 사는 것’ 못지않게 ‘잘 죽는 것’ 역시 중요하다”면서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점차 확산하면서 연명의료 결정제도가 정착돼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굴복 안한다”…반정부 시위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수단 여성들

    “굴복 안한다”…반정부 시위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수단 여성들

    30년간 장기집권한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 퇴진 운동을 4개월째 벌이고 있는 수단에서 한 여성의 사진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위 군중에 둘러쌓인 한 여성이 ‘저항의 상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다란 흰색 옷을 입고 금색 귀걸이를 한 이 여성은 지난 8일 수도 하르툼 중심부의 시위 현장에서 한 승용차 지붕에 올라 연설을 진행했다. 이날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빵 값을 3배 이상 인상한 뒤 이어진 반정부 시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현장에서 이 여성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라나 하룬은 CNN 인터뷰에서 “그녀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 했고 실제 그렇게 했다”면서 “그녀는 모든 수단 여성과 소녀를 대변하고 있었으며, 그곳에 있는 여성들에게 영감을 줬다. 그녀는 완벽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에겐 목소리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고 더 나은 곳에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자신이 찍은 영상과 사진을 보며 “이것은 나의 혁명이며 우리가 바로 미래라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개월간 진행되고 있는 수단 반정부 시위에서 여성들을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반면 남성은 때때로 시위에서 소수에 불과한 적도 있었다. 널리 알려진 여성 운동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에 의해 체포되고 있다. 바시르 정권이 1989년 들어서고 나서 기존의 샤리아법이 더욱 강화되며 여성들에 대한 억압도 늘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수단 ‘공공질서 경찰’은 바지를 입거나 머리카락을 드러내거나 남성과 함께 차를 탄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체포했다. 간통 등 도덕 범죄에 대해서도 여성에 대해서만 편파적으로 태형이나 투석형 등의 처벌이 집행했다. 2016년 기준 1만 5000명의 여성이 태형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억압의 반작용이 반정부 시위의 역사 곳곳에 남아있다. 한 분석가는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는 여성이 입은 옷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수단의 여성들이 당시 군부정권과 맞서 거리 시위를 할 때 입던 것과 같은 유형이라고 전했다. 수단의사협회 영국지부장 새라 압델갈릴은 “이 정권은 변화와 자유를 위해 싸운 여성을 짓밟을 수 없다”면서 “수단의 여성들은 이미 정부의 억압에 저항하고 극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3일부터 브루나이, 동성애·불륜에 투석사형

    3일부터 브루나이, 동성애·불륜에 투석사형

    동남아시아의 이슬람교 국가인 브루나이에서 불륜이나 동성애 행위를 한 사람을 투석 사형에 처하도록 한 새 형법이 3일부터 시행된다. 이와 함께 절도죄를 저지른 사람의 손과 발을 절단하는 처벌도 도입된다. 브루나이는 2014년 동남아 국가 가운데에서는 처음으로 엄격한 이슬람법을 도입했으나 동성애 행위 처벌을 놓고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 법 시행을 미뤄왔다. 2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새 형법은 이슬람 신자가 아닌 외국인 여행자에게도 적용된다. 절도를 저지르면 초범은 오른손을 절단하고 재범은 왼쪽 다리를 절단한다. 동성간 성행위나 혼외자와의 성행위는 상대방 한 편이 이슬람 교도이면 행위자가 이슬람과 관련이 없더라도 투석사형 등의 처벌 대상이 된다. 아사히는 그러나 이런 행위에는 복수의 증인이 있어야 하는 등 입건하는데 엄격한 조건이 부과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브루나이 정부의 이 같은 법 시행에 대해 국제사회 반발이 커지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는 이 같은 브루나이 정부 결정에 항의해 브루나이 정부 소유 호텔 이용을 거부하자는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투숙 거부 대상은 브루나이 정부 소유 해외 호텔 9곳이다. 런던의 유명 호텔 도체스터와 로스앤젤레스의 베벌리힐스 호텔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지에 있다. 영국 팝스타이자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인 엘튼 존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브루나이 정부의 투석 사형 법률 시행에 반대하는 클루니를 칭찬하며, 그의 행동을 따르기로 했다”며 “호텔 직원들에게 사랑을 보내지만 브루나이 정부의 그런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반드시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클루니는 지난주 “브루나이 정부 소유 호텔에 숙박하거나 이곳에서 회의를 하는 순간 모든 돈이 투석 사형을 집행하기로 한 브루나이 정부의 주머니로 곧바로 들어간다”면서 이용 거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각국 정부와 저명 인사들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페니 모돈트 영국 국제개발부장관은 트위터에 “브루나이 정부의 결정은 야만적인 것”이라며 “그 누구도 그런 사형 집행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는 브루나이의 투석 사형은 충격적이고 야만적이라고 비난했다. 2020년 대선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도 “브루나이 정부의 투석 사형은 끔찍하고 비도덕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은 브루나이 형법이 “인권침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AI는 동성간 성행위 등은 애초 범죄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면서 “인권을 침해하는 형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조지 클루니, 엘튼 존 “동성애·간통죄 ‘투석사형’ 브루나이 왕가 9개 호텔 불매해야”

    조지 클루니, 엘튼 존 “동성애·간통죄 ‘투석사형’ 브루나이 왕가 9개 호텔 불매해야”

    이슬람 국가인 브루나이 왕가가 오는 3일부터 동성애자나 간통을 저지른 사람에게 돌을 던져 사망케 하는 ‘투석사형’을 집행하기로 하자 미국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사진·58)와 영국 가수 엘턴 존(72)이 잇따라 이들 왕가가 소유한 9개의 고급 호텔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클루니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연예매체 데드라인을 통해 “브루나이 투자청이 소유한 ‘도체스터 컬렉션’ 럭셔리 체인이 운영하는 고급 호텔에 머물거나, 모임을 하거나, 식사를 할 때마다 우리는 동성애 또는 간통을 이유로 자국민을 죽을 때까지 돌을 던지거나 채찍질을 하는 사람의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불매를 독려했다. 존 또한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은 잘못됐으며 어떤 사회에서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조지 클루니 “런던 도체스터, LA 비벌리힐스 호텔에 묵으면 절대 안돼”

    조지 클루니 “런던 도체스터, LA 비벌리힐스 호텔에 묵으면 절대 안돼”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가 브루나이 술탄이 투자한 호텔 아홉 곳을 보이콧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르네오섬의 이 나라가 다음달 3일부터 동성애자들에 채찍을 휘두르고 돌을 던지는 처형을 실행하겠다고 공언하기 때문이다. 2014년에 이미 남색이나 불륜을 즉시 응징하는 이슬람의 샤리아 율법을 동아시아 국가로는 맨먼저 채택했는데 다음달부터는 아예 즉결 처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태형과 투석형을 시행하겠다고 하자 성적 소수자(LGBT) 운동에 앞장서온 클루니가 결기있게 나선 것이다. 그는 연예 전문 홈페이지 ‘데드라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살인을 정당화하는 이 소식은 이 나라만 세계의 흐름과 정반대로 전체주의로 회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브루나이는 왕조이며 이런 보이콧을 해봐야 법률을 바꾸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 뻔하지만 인권 침해를 그저 바라만 보지 않고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가 보이콧 대상으로 지목한 호텔들은 영국 런던의 도체스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비벌리힐스를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까지 이른바 도체스터 콜렉션 호텔들이다. 술탄 하사날 볼키아(72)가 소유한 브루나이 투자청이 소유하고 있다. 클루니는 “나도 이곳 호텔들에 많이 묵었다. 숙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그 호텔들을 소유한 이가 누군지 몰랐다”고 털어놓은 뒤 “이들 아홉 곳의 호텔들에 머무르거나 회의를 하거나 식사를 하면 국민들을 채찍으로 때리거나 돌을 던져 죽이는 자의 주머니에 돈을 찔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클루니에 동조하는 이들이 차례로 나타나고 있다. 영화감독 더스틴 랜스 블랙은 트위터에 “비벌리힐스 호텔에 묵거나 얼굴을 비치면 이 살인자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죄를 짓게 된다”고 적었다.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밀크’의 각본을 쓴 블랙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다이빙 동메달리트 톰 데일리의 동성 연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BBC 국제 담당 에디터인 존 심프슨도 도체스터 그룹이 소유한 호텔들을 찾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14년에도 배우 겸 방송인 엘렌 드제너러스와 워낙 아는 바가 많아 영국에서 ‘지식 국보’란 말까지 듣는 스티븐 프라이가 브루나이의 동성애 처벌 입법에 반대해 도체스터 그룹 보이콧을 선언한 일이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로 막대한 부를 쌓은 볼키아 술탄은 세금을 걷지 않고 주택과 의료, 교육을 모두 책임져 말레이계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이슬람 율법에 따른 처벌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국제 여론이 안 좋자 몇년에 걸쳐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 율법이 시행되면 도둑질하다 처음 붙들리면 손 하나를 잘리고, 두 번째 걸리면 발 하나를 잘리게 된다. 그는 이 율법이 “조국의 위대한 역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브루나이 ‘절도범-동성애자 형벌’ “잔혹” 논란…어떻길래

    브루나이 ‘절도범-동성애자 형벌’ “잔혹” 논란…어떻길래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보수 이슬람 국가인 브루나이가 절도범의 손목을 자르고 동성애자나 간통죄를 저지른 사람은 돌에 맞아 죽도록 한 새 형법을 다음달 3일부터 시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성명을 통해 브루나이의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형법이 내달 3일부터 발효한다고 밝혔다. 브루나이 법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말 공지된 샤리아 형법은 동성애자나 간통을 저지른 사람은 목숨을 잃을 때까지 돌을 던져 죽이는 투석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절도범의 경우 초범이라면 오른 손목을, 재범이라면 왼쪽 발목을 절단하도록 했으며, 미성년자도 이런 처벌에서 예외를 두지 않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AI의 브루나이 담당 연구원 레이철 초아하워드는 “브루나이는 이런 잔인한 형벌을 적용하려는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형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특히 동성애 등은 범죄로 간주할 이유조차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당초 브루나이는 2013년 신체 절단과 투석 사형 등을 도입하려 했지만, 인권단체의 비판이 거셌던데다 구체적 시행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던 탓에 적용이 지연됐다. 보르네오섬에 있는 인구 약 45만명의 브루나이는 다른 종교에 관용적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와 달리 2015년 무슬림이 성탄절을 기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이슬람 원리주의를 강화해 왔다. 브루나이 국내에선 개정된 새 형법에 대한 반발이 표면화하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종교지도자를 겸하는 국왕에 대한 비판이 금기시되는 사회 분위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샤리아 형법은 신에 의한 ‘특별한 인도’의 한 형태이며 브루나이의 위대한 역사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의주로 또는 통일로

    [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의주로 또는 통일로

    조선시대에 압록강 남쪽 의주에서 동남쪽 한양으로 이어지는 서북방의 길을 의주로라 불렀다. 박정희 정권 이래로 그 길은 통일로라 불리게 되었지만, 필자는 여전히 이 길을 의주로라 부르고는 한다. 남북 통일은 먼 미래의 일일 것이므로 통일로라는 명칭은 공허하다. 또 통일이 되더라도 통일로라 부르는 것은 좀 뜬금없게 느껴질 터이다. 의주로는 조선시대 이래로 명·청과 오가는 주요한 길이었다. 남북으로 단절된 뒤로는 그 경제적 중요성이 많이 줄었다. 반면 남한의 수도인 서울이 북한의 국경선과 너무 가깝다 보니 의주로의 군사적·정치적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 경기 고양시와 서울시 은평구의 경계인 창릉천 남쪽부터 서대문역 교차로에 이르는 옛 의주로 구간에는 여러 개의 군사시설이 있다. 그 사이사이의 빈틈에 식민지 시대 이래 조성된 단독주택·빌라·고층아파트단지가 있다. 그리고 이들 공간의 외곽에는 화장터와 공동묘지가 존재했거나 여전히 존재한다. 사람이 사는 공간인 주택과 사람의 삶을 지키는 군사시설, 그리고 삶이 끝난 뒤 사후에 이용하는 화장터·공동묘지가 모두 존재하는 공간이 이 의주로이다. 사람이 사는 구역들 사이에 군사시설과 죽음의 공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시설과 죽음의 공간 틈에 사람이 살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 내부에서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사람들은 이들 시설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 군사 시설은 각종 지도에서 안보를 이유로 지워져 있고, 서울시민들이 죽은 뒤에 이용하는 공간들은 경기 고양·남양주·파주시에 자리한 탓이다. 서울시설공단에서 관리하는 화장장과 공동묘지가 대서울 외곽 경기도에 존재하고, 고양시와 서울시의 경계에 자리한 이말산에서 전근대의 무덤과 군사시설, 은평신도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서울시 외곽과 서울시 바깥의 대서울 곳곳으로 이들 시설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혐오시설’을 외곽으로 밀어내어 ‘청결’하고, 가난한 자들을 외곽으로 밀어내어 계급적으로 ‘균질’해진 서울‘특별’시가 만들어졌다. 서울‘특별’시를 ‘청결’하고 ‘균질’한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은 계속된다. 은평구에서 서대문구로 이어지는 옛 의주로 양옆에서는 오늘도 현저동·옥바라지골목과 같은 공간이 철거돼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현저동 입구의 옛 재개발 추진 사무소에는 “돌팔매질 잘 해! 또 해 봐!”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재개발 추진파와 반대파 사이에 투석전이 있었던 흔적이다. 아직 ‘빈민촌’ 시기의 도시 공간이 남아 있고 몇몇 주민들이 남아 있었다. 홍은동 문짝거리 근처의 부동산 정면에는 고층아파트 단지 분양 광고와 개량한옥촌의 풍경이 그려져 있었다. ‘혐오시설’과 가난한 자들의 주거를 모두 밀어낸 뒤 올린 고층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면서 개량한옥으로 상상되는, ‘만들어진 조선의 전통’을 향유하는 중산층의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이런 공간은 서울시민에게 건전하지 못한 결과를 낳으리라고 필자는 예측하고 있다.
  • 의주로 또는 통일로

    의주로 또는 통일로

    조선시대에 압록강 남쪽 의주에서 동남쪽 한양으로 이어지는 서북방의 길을 의주로라 불렀다. 박정희 정권 이래로 그 길은 통일로라 불리게 되었지만, 필자는 여전히 이 길을 의주로라 부르고는 한다. 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통일한다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일 것이므로 통일로라는 명칭은 공허하고, 만약 통일이 된다면 그 후에도 이 길을 통일로라 부르는 것은 좀 뜬금없게 느껴질 터여서이다.의주로는 조선시대 이래로 명?청나라와 오고 가는 주요한 길이었지만, 한반도의 남쪽과 북쪽에 두 개의 국가가 들어서서 교류를 단절한 뒤로는 그 경제적 중요성이 많이 줄어들었다. 반면 한국의 수도인 서울이 북한과의 국경선에서 너무 가깝다보니, 조선시대나 식민지 시대에 비해 의주로의 군사적?정치적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더욱 커졌다. 고양시와 서울시 은평구의 경계인 창릉천 남쪽부터 서대문역 교차로에 이르는 옛 의주로 구간에는 여러 개의 군사시설이 배치되어 있고, 그 사이사이의 빈틈에 식민지 시대 이래 조성된 단독주택?빌라?고층아파트단지가 지어져 있다. 그리고 이들 공간의 외곽에는 화장터와 공동묘지가 존재했거나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공간인 주택과 사람의 삶을 지키는 군사시설, 그리고 사람의 삶이 끝난 뒤에 이용하게 되는 화장터?공동묘지가 모두 존재하는 공간이 이 의주로이다. 서울, 아니 한국의 어디가 그렇지 않겠는가만, 한국은 여전히 군사적 긴장도가 높은 나라여서 곳곳에는 군사 시설이 존재한다. 또한,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듯이 화장터와 무덤도 당연히 존재한다. 사람이 사는 구역들 사이에 군사시설과 죽음의 공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시설과 죽음의 공간 틈에 사람이 살고있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 내부에서 거주하고 근무하는 사람들은 이들 시설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군사 시설은 각종 지도에서 안보를 이유로 지워져서 표시되고, 서울시의 시민들이 죽은 뒤에 이용하는 공간들은 경기도 고양시?남양주시?파주시에 자리한다. 서울시설공단에서 관리하는 화장장과 공동묘지가 대서울 외곽 경기도에 존재하고, 고양시와 서울시의 경계에 자리한 이말산에서 전근대의 무덤과 군사시설과 은평신도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서울시 외곽과 서울시 바깥의 대서울 곳곳으로 이들 시설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국의 다른 지역과는 차별적으로 존재하는, 이른바 ‘혐오시설’을 외곽으로 밀어내어 ‘청결’하고, 가난한 자들을 외곽으로 밀어내어 계급적으로 ‘균질’해진 서울‘특별’시가 만들어진 것이다.이와 같이 서울‘특별’시를 ‘청결’하고 ‘균질’한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은평구에서 서대문구로 이어지는 옛 의주로 양 옆에서는 오늘도 현저동?옥바라지골목과 같은 공간이 철거되어 고층 아파트단지가 지어지고 있다. 현저동 입구의 옛 재개발 추진 사무소에는 “돌 팔매질 잘해! 또 해봐!” 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재개발 추진파와 반대파 사이에 투석전까지 전개되었을 시기를 지나 이제 현저동은 본격적인 철거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이곳에는 ‘빈민촌’ 시기의 도시 공간이 남아 있고 몇몇 주민들이 남아 있었다. 홍은동 문짝거리 근처의 부동산 정면에는 고층아파트단지 분양 광고와 함께 개량한옥촌의 풍경이 그려져 있었다. 이른바 “혐오시설”과 가난한 자들의 주거를 모두 밀어낸 뒤 만들어진 고층아파트단지에 거주하면서 개량한옥으로 상상되는, 만들어진 조선시대의 전통을 향유하는 중산층의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청결’하고 ‘균질’한 환경이 사람에게 도리어 해를 끼치는 것처럼, 군사시설과 화장터와 무덤과 서민의 공간을 모두 고층 아파트단지로 바꾸어버리는 것이 결국은 서울이라는 공간과 서울시민에게 건전하지 못한 결과를 낳으리라고 필자는 예측하고 있다.글 사진: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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