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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에서 찾은 ‘삶의 진실과 비밀’

    벼랑 끝에서 찾은 ‘삶의 진실과 비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손미’(배두나)는 죽음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하나의 문이 열린다.” 소설가 최인호(68)는 최근 출간한 ‘인생’(여백 펴냄)에서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꽃잎은 떨어지지만 꽃은 지지 않는다.” 아시아적 정서로 보면 ‘윤회’ 정도 되겠다. 서울고 2학년이던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가작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한 최인호가 올해로 데뷔 50년을 맞았고 신간 ‘작품집’을 냈다. 2008년 5월 암 판정을 받고 투병에 들어간 작가가 쓴 5년간의 투병 기록이자 벼랑 끝에서 발견하게 된 인생의 비밀을 들려주는 책이다. 느닷없이 찾아든 병마와 항암치료의 괴로움, 죽음에 대한 공포, 불면의 밤과 신앙 고백으로 가득하다. 2011년 장편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이후 2년 만이다. 1부 ‘아무것도 청하지 말고 아무것도 거절하지 말며’는 서두에 “그동안 나는 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써 놓았다. 묵상록처럼 보이는 1부는 5개월 동안 가톨릭 ‘서울 주보’에 일주일에 한 번씩 연재한 글들이다. 2부는 연작 단편소설이다. 2부에서는 고(故) 법정 스님 등 세 사람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수단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다큐멘터리 ‘울지 마 톤즈’로 잘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 고 김수환 추기경과의 인연이 그것이다. 특히 법정 스님에 관한 글은 2010년 9월에 쓴 미공개 작품으로 문학지에 발표하려다 ‘주제넘은 것 같아’ 그냥 갖고 있던 단편소설이라고 했다. 이태석 신부는 최인호가 2010년 1월 4차 항암치료를 위해 성모병원에 입원했을 때 만났다. 옆 병실이었다. ‘절대 안정’ 팻말이 붙어 있는 병실에는 쾌활하고 밝은 표정의 젊고 키 큰 신부가 있었단다. 그 신부는 “걱정 마세요. 나는 스무 번도 넘게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라며 작가를 위로했다. 그때 작가는 “나나 신부님이나 이제 모든 운명이 엿장수 마음에 달렸음을 알고 있으니, (중략) 우리야말로 목판 위에 놓인 엿가락에 불과하지 않는가”라며 담담하게 죽음을 응대한다. 최인호는 2003년 김수환 추기경과 한 행사에서 만난 이야기도 들려준다. 행사를 마치고 떠나는 최인호를 향해 김 추기경이 “왜 함께 식사를 하지 그래”라고 했지만, 왠지 모를 자존심과 싸늘함으로 작가는 그 자리를 피했다. 그것이 마지막 대화가 됐다는 사실에 최인호는 김 추기경이 선종한 뒤 일주일을 울었다. 작가는 법정 스님과도 전남 송광사에서 만리장성을 쌓을 수 있었던 인연을 놓쳤다고 아쉬워한다. 그러나 작가는 “만나고 싶은 사람은 굳이 찾아가지 않더라도 인연이 닿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는 법”(269쪽)이라고 장담한다. 하나의 문이 닫히고 또 다른 문이 열리는 것일까. ‘인생’을 작가가 머리글에 올린 바람처럼 독자들이 읽어 주면 어떨까 싶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어서 어서 꽃 피는 춘삼월이 왔으면 좋겠다. 혹여나 이 책을 읽다가 공감을 느끼면 마음속으로 따뜻한 숨결을 보내 주시면 한다. 그 숨결들이 모여 내 가슴에 꽃을 피울 것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암투병’ 차베스 두 달여 만에 귀국

    쿠바에서 암 치료를 받아온 우고 차베스(59)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두 달여 만에 깜짝 귀국했다. 그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트위터를 통해 귀국 소식을 신속하게 알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베네수엘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리고 “우리는 이곳에서 치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그리스도에게 매달릴 것이고 나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믿을 것”이라며 “항상 승리를 향해! 우리는 계속 살면서 승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치료를 도와준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의장과 라울 카스트로 현 의장,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무한한 사랑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그가 트위터에 글을 남긴 것은 지난해 11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2시 30분쯤 베네수엘라에 도착한 차베스 대통령은 곧바로 수도 카라카스의 카를로스 아르벨로 군병원에 입원, 치료를 계속 받을 것이라고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밝혔다. 마두로 부통령은 이어 차베스 대통령이 돌아와 “매우 기쁘다”고 말했지만, 그의 현재 건강 상태나 향후 활동에 대한 추가 설명은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암 수술을 위해 쿠바로 떠났던 차베스 대통령은 60여일이나 공개 행보가 없어 각종 추측을 낳았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15일 차베스가 두 딸과 함께 병상에서 웃는 사진을 공개하며 논란을 불식시키려 애썼다. 지난해 4선에 성공한 차베스 대통령은 암 수술을 받으면서 지난달 취임식을 무기 연기한 바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경찰 “부장검사 외 검사 3명 추가 조사”… 검찰, 특임검사 임명해 별도 수사 ‘충돌’

    서울고검 김모(51) 부장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 부장검사 외에도 현직 검사 3명이 더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파문이 커지면서 검찰은 김수창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특임검사로 임명, 이 사건을 별도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중수사’라고 반발하며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혀 검경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9일 “사건에 연루된 현직검사가 3명 더 있다.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김 부장검사와 함께 유진그룹의 계열사인 유진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수백만~수천만원 상당의 손실을 입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투자경위 등을 파악 중이다. 경찰은 김 부장검사가 지난해 이 회사에 대한 별도 주식거래를 통해 2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를 캐고 있다. 또 김 부장검사가 4조원대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55)씨의 측근 강모(51)씨에게서 2억 4000만원, 유진그룹 측에서 6억원을 받은 것 외에도 최근까지 ‘제3의 인물들’로부터 추가로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 자금 흐름을 좇고 있다. 김 부장검사는 “2008년 5월 고교 동기인 강씨에게 돈을 빌린 뒤 2009년까지 모두 갚았다. 처의 암 투병 등으로 집을 옮겨야 해 20여년의 친분이 있는 (유진그룹 측) 후배에게 돈을 빌려 전세금으로 사용했고, 아직 갚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두문불출 푸틴 투병설

    육순의 나이에도 다부진 체력을 과시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 방문을 줄줄이 미루고 두문불출하면서 건강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다. 지도자의 건강문제에 대해 철저히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크렘린은 이번에도 딱 잡아뗐다. 푸틴 대통령이 심각한 허리 디스크로 공식일정을 줄이거나 미루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크렘린 대변인은 “지난 9월 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전 운동을 하다 근육이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미 지난 8월부터 공개석상에서 다리가 불편한 모습을 보이며 연단에 몸을 지탱하기도 했다며 투병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APEC 정상회의 당시 푸틴 대통령이 절룩이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그가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다는 소문은 급속도로 번져 나갔다. 최근 푸틴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대폭 줄어들었다. 한 달에 몇 건씩 소화해 내던 외국 방문은 지난달 5일 타지키스탄 방문 이후 ‘올스톱’ 상태다. 10~11월 예정됐던 인도, 터키, 불가리아, 투르크메니스탄 방문 일정도 모두 12월로 연기됐다. 지난 2주간은 모스크바 외곽에 위치한 ‘노보오가료보’ 관저에 머물며 거의 바깥 출입을 하지 않았다. 크렘린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업무 일정이었다. 모스크바의 교통 정체 때문에 대통령은 크렘린으로 매일 통근하는 걸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투병설의 진위 여부를 떠나 푸틴의 부재가 길어질수록 13년째 ‘절대군주’로 군림해온 푸틴 체제가 요동칠 것으로 관측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수사반장’ ‘호랑이 선생님’ 조경환씨 하늘로

    ‘수사반장’ ‘호랑이 선생님’ 조경환씨 하늘로

    드라마 ‘수사반장’과 ‘호랑이 선생님’으로 잘 알려진 탤런트 조경환씨가 간암으로 투병하다 13일 별세했다. 67세. 조씨는 지난 8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잠실동 자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는 사별한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이 있다. 조씨는 한양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1969년 MBC 공채 탤런트 1기로 데뷔했다. 1970년대 MBC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조 형사’ 역으로 큰 인기를 모은 뒤 1980년대 MBC 청소년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에서 인자하고 엄한 선생님 역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호랑이 선생님’에서의 연기로 MBC 방송연기상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모래시계’ ‘왕과 비’ ‘허준’ ‘대장금’ ‘종합병원’ ‘이산’ 등 굵직한 드라마에 출연해 중후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쌓아 왔다. 최근에는 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 ‘노란복수초’에 출연했고 지난 7월에는 JTBC의 의학 토크쇼 ‘닥터의 승부’에도 참여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연예계 선후배와 동료들이 찾아와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극 ‘이산’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서진은 침묵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가수 조경수는 “몇 달 전만 해도 ‘운동으로 10㎏을 빼 건강하다’던 형님과 술을 마신 내가 죄인”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생전 연예계의 대표적인 ‘주당’으로 꼽힐 만큼 애주가였다.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애주가라는 사실을 공개한 적이 있으며 32년 전에는 간경화를 앓았다. 발인은 16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02)3410-6903.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주말 하이라이트

    ●KBS 스페셜(KBS1 일요일 밤 8시) 서울대 이상묵 교수는 6년 전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장애를 입고도 기적처럼 6개월 만에 강단에 선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다. 전 세계를 누벼야 할 자연 과학자에게 전신마비 장애는 사망선고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가 1만 2000㎞의 미국 횡단을 통해 전신마비의 좌절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꾸리는 삶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피쉬와 칩스(KBS1 토요일 오후 2시 30분) 칩스는 우연히 TV에서 코르테즈라는 인류학자가 인류의 조상은 물고기라는 학설을 주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칩스는 잔꾀를 내어 자기가 코르테즈 행세를 하며 피쉬가 곧 진화할 것이라고 속여 유인한다. 한편 피쉬는 역사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고 흥분하고, 판단력을 잃은 채 칩스의 계략에 말려든다. ●이야기쇼 두드림(KBS2 토요일 밤 10시 25분) 김기덕 감독이 출연해 자신만이 가진 영화 철학을 털어놨다. 그리고 저예산영화를 제작하면서 지금까지 가장 오래 찍은 영화가 4개월이 걸렸으며, 가장 짧게 찍은 영화는 3시간 20분 만에 완성했다고 고백했다. 배우 이정진도 함께 출연해 쉬운 작품만 하려고 한다는 편견 때문에 힘들다는 고민을 털어놓는다. ●나눔 0700(EBS 토요일 오후 3시 50분) 단칸방에서 홀로 생활하며 투병해온 할머니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병원비이다. 3년 전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지만,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암 의료비 지원서비스가 만료된 상태다. 그 때문에 현재 본인부담금 발생이 큰 상황으로 할머니는 병원비가 항상 마음에 걸린다는데…. ●드라마 스페셜 - 유리감옥(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10년 전 뺑소니 사고로 동생을 잃은 수정은 범인을 찾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도록 진범을 밝혀내지 못한다. 한편 수정은 정체불명의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된다. 수정은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나고, 다시 눈을 뜬 곳은 인적이 드문 어느 주택이었다. ●특별기획 다섯손가락(SBS 토요일 밤 9시 50분) 영랑(채시라)은 여론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뽑히고, 부성악기가 아니라 부성그룹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야심을 품는다. 최 변호사는 영랑에게 이제 때가 된 것 같다며 부성그룹의 새로운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한편 지호(주지훈)는 영랑의 생일파티를 준비한다. ●차인태의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10시 25분) 한국미술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한 김영나 교수. 그는 교육과 휴식이 있는 박물관을 책임지는 관장으로서 한국미술 발전을 위해 기여해 온 인물이다. 과거 두목으로 불렸던 어린 시절부터 담대함을 길러준 여행과 후학을 양성하던 시절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공개한다.
  • [영화프리뷰] ‘크로니클’

    [영화프리뷰] ‘크로니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샘 레이미 감독의 영화 ‘스파이더맨’(2002)에서 주인공 피터 파커의 삼촌이 숨을 거두며 한 말이다. 원해서 초능력을 갖게 된 건 아니더라도, 힘을 가진 이상 책임을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역설적으로 준비되지 못한 자에게 초능력이 주어질 때 치명적인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드 ‘히어로즈’의 사일러 같은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세계평화나 정의실현 따위에는 관심 없는 사일러처럼 상처받고 비뚤어진 영혼에 초능력을 주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다. 고교생 앤드루는 사촌 맷을 빼면 마땅히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 하나 없다. 투병 중인 어머니와 툭하면 주먹을 휘두르는 주정꾼 아버지가 가족의 전부. 어느 날 외딴 농장에서 열린 파티에 간 앤드루와 맷, 스티브는 함몰된 땅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발광물체를 발견한다. 그날 이후 작은 변화가 생긴다. 손짓으로 원하는 대로 물건을 움직이고, 포크로 손등을 힘껏 찔러도 다치지 않는다. 초능력을 얻은 소년들은 처음에는 낄낄대며 장난친다. 별생각 없이 친 장난으로 다른 사람을 죽일 뻔한 이유로 소년들은 당황한다. 하지만 한번 선을 넘기가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문제도 아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초능력을 익힌 앤드루가 공격적인 본능을 드러내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다면. 슈퍼맨 같은 슈퍼히어로처럼 악의 무리를 처단하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게다. 하지만 10대라면 다르지 않을까. 평소 괴롭히던 동네 건달이나 학교 일진을 두들겨 패주거나 구름 위에서 축구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자연스럽다. 소년들의 판타지를 28세의 신예 조시 트랭크 감독은 고교 동창 맥스 랜디스(각본)와 함께 ‘크로니클’(15일개봉)로 만들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가장 먼저 달려든 20세기폭스 사에 트랭크는 “나를 감독으로 채용해야 대본을 살 수 있다.”는 당찬 조건을 내걸었다. 형식적으로 ‘크로니클’은 ‘블레어위치’(1999) ‘파라노멀액티비티’(2007)처럼 실재 기록이 담긴 테이프를 누군가가 발견해 다시 관객에게 보여주는 척하는 이른바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방식을 취했다. 캠코더를 분신처럼 지니던 앤드루가 염력으로 카메라를 허공에 띄워놓고 조작할 수 있다는 설정으로 나름대로 리얼리티를 얻었다. 카메라를 통해서만 세상과 소통하는 앤드루의 모습은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세대 관객들과 통하는 지점이다. 트랭크 감독은 “별다른 설명이나 묘사가 필요없는 이런 영화가 나타날 때가 됐고, 누군가가 찍은 장면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관객은 영화가 재미있다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12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짜릿한 시각적 쾌감을 구현한 이 영화는 북미에서는 지난달 3일 개봉했다. 유튜브에 예고편이 공개되자 8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으더니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흥행수익은 이미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내 아내는 최고 영부인감” 공화당 경선 ‘팔불출 경합’

    “부인이 미래 영부인으로서 어떤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나.” 지난 26일(현지시간) 밤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CNN 사회자 울프 블리처가 불쑥 이런 질문을 던지자 4명의 후보들은 순간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예상 질문’의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보들은 이내 정신을 수습하고 치열한 ‘부인 자랑’에 나섰다. 이들의 ‘팔불출’ 경쟁은 주말 내내 미 여론의 화제가 됐다. ●론 폴 “손주 18명 둔 할머니” 론 폴 하원의원은 76세 최고령 후보답게 “나와 54년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 캐럴은 다섯 아이의 어머니이자 손주 18명의 할머니”라는 말로 기선을 제압했다.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그는 “아내가 ‘론 폴 가족의 요리책’이라는 책을 썼다.”면서 “그것은 나를 돕기 위한 사랑스러운 선거전략”이라고 치켜세웠다. ●롬니 “암 극복한 챔피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부인이 중병을 겪은 사실을 공개하며 ‘뭉클한 칭찬’을 쏟아냈다. 그는 “요리책 저자인 아내는 1997년 유방암과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았지만 그것을 극복한 진정한 챔피언”이라면서 “아내가 영부인이 된다면 투병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깅리치 “세번째 아내 베스트셀러 작가” 롬니의 발언은 다음 차례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을 머쓱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는 암투병 중인 아내와 이혼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깅리치는 굴하지 않고 세 번째 부인 칼리스타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았다. 그는 “아내는 베스트셀러 어린이책 작가이자 여러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등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다.”면서 “그녀와 백악관에서 지내는 상상을 하면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샌토럼 “낙태 반대 운동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아내 캐런은 1996년 출산 직후 숨진 아들에 대한 책을 저술해 ‘낙태 반대’를 전파함으로써 많은 생명을 구한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샌토럼의 세살배기 딸도 ‘에드워즈 신드롬’이라는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국가 담배판매는 보건권 침해” 첫 憲訴

    국가의 담배 제조·수입·판매를 허용하는 담배사업법이 헌법에 보장된 국민 보건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11일 시민들이 헌법소원을 냈다. ‘금연전도사’로 불리는 박재갑 전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흡연 피해자 9명은 “담배사업법은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국가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유해 물질인 담배를 국가가 합법적으로 제조 또는 수입, 국민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라면서 “보건권은 물론 생명권과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지금껏 담배의 유해성과 관련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국내외적으로 많았지만 국가를 상대로 담배 제조·유통 등을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이 제기되기는 처음이다. 이들은 청구서에서 “보건권은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소극적으로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국민의 보건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책무를 지우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헌재 결정 전에라도 담배사업법을 폐지하고, 담배 연기에는 62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으며 주성분인 니코틴은 중독성이 강한 물질인 만큼 담배를 엄격한 마약류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한 해 5만여명이 담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구인은 ‘한국 담배 제조 및 매매 금지 추진 운동본부’를 결성해 금연운동을 펴는 박 전 원장을 비롯해 현재 흡연에 따른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시민과 간접흡연의 폐해를 우려한 임산부, 청소년 등이다. 정부는 현재 담배의 제조와 광고, 판매, 가격, 성분 공개 등 담배와 관련해 포괄적 규제를 담은 ‘담배안전관리 및 흡연예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남미 대통령 줄줄이 암에 걸린 것은 ‘악마 저주’?

    중남미 대통령들이 줄줄이 암에 걸린 건 악마의 저주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멕시코의 대주술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안토니오 바스케스는 최근 “남미에 ‘악마의 눈’ 저주가 내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저주가 계속돼 올해에도 중남미 대통령 2명이 또 암에 걸릴 것”이라고 대예언(?)을 했다. 그러나 어느 국가 정상이 저주의 표적이 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바스케스는 “남미 대통령들이 암의 저주를 털어내기 위해선 의식을 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미에서 ‘암의 저주’를 받은 대통령은 전직과 현직을 포함해 모두 6명에 이른다. 가장 최근에 암 선고를 받은 사람은 여자대통령이다. 아르헨티나의 미녀대통령 크리스티나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정기검진에서 갑상선암이 발견돼 4일(현지시간) 수술을 받았다.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과 지우마 조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암에 걸렸지만 극복했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은 암투병 중이다. 알바로 우리베 전 콜롬비아 대통령도 피부암에 걸려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암에 걸리는 전현직 정상들이 속출하면서 올해 베네수엘라에서는 전현직 정상들이 참석하는 암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울랄라 세션의 승리가 이변·반전인 이유

    울랄라 세션의 승리가 이변·반전인 이유

    9개월간 국민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 대국민 오디션 ‘슈퍼스타K3‘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최후의 승리는 울랄라 세션이 차지했다. 울랄라 세션은 이소라의 ‘난 행복해’와 신곡 ‘너와 함께’를 불러 버스커 버스커의 ‘서울 사람들’을 큰 점수차로 제치고 결국 국민스타가 됐다. 리더 임윤택의 암투병 스토리와 매번 프로에 가까운 완벽한 무대 등으로 화제를 모은 울랄라 세션의 우승은 이변과 반전의 결과였다. 지역예선 당시, 울랄라 세션은 그리 주목받는 참가자가 아니었다. 허각의 지인으로 알려진 신지수와 ‘어린 소울’ 손예림, 예쁜 외모의 김민석과 박필규, 이승철의 극찬을 받았던 박장현, 그리고 어느 참가자들 보다 더욱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 투개월 등에 비해 울랄라 세션을 그저 평균 연령 높은 ‘딴따라들’로 비춰질 뿐이었다. 사람들은 투개월과 신지수, 크리스티나 등을 우승후보로 예측했다. 실력과 스타성을 고루 갖춘 경쟁자들 사이에서 울랄라 세션은 언제나 양보하고, 침착하며, 한발 물러서 있을 뿐이었다. 이들은 애초부터 정상을 욕심내지 않았다. 매번 미션이 공개될 때마다 극도의 불안 또는 욕심을 내비치던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이들은 그저 무대를 즐겼다. 울랄라 세션의 승리가 이변이자 반전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난 1등하고 거리가 멀어요.”라고 말하던 조용한 학생이 전교 1등을 했다면, 이것이 이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울랄라 세션의 ‘과거’를 보아도 현재의 우승은 반전이라 할 수 있다. 임윤택과 멤버들은 15년 전 흔히들 ‘논다’고 말하는 딴따라였다. 어른 뿐 아니라 또래 눈에 그들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졌을지는 뻔하다. “서른살 넘어 왜 그러냐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라던 임윤택의 말처럼, 그들의 15년은 영광과 박수와 우승과 관심, 이러한 것들과는 거리가 먼 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울랄라 세션의 반전과 이변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 그들이 보여준 반전의 충격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됐고,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이 됐다. 이제 국민들은 울랄라 세션의 새로운 도전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들 역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신선한 이변과 반전의 무대로 국민을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다. 사진=울랄라 세션 ‘너와 함께’ 무대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화·문서선교 새 장 연 ‘한 알의 밀알’

    문화·문서선교 새 장 연 ‘한 알의 밀알’

    “설교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고집스럽게 마이크 앞에 섰던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가 2일 오전 8시 40분 서울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65세. 고인은 전날 새벽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엄숙한 설교의 틀을 깨고 팝, 패션쇼, 심지어 댄스까지 끌어들이며 ‘열린 선교’ ‘문화 선교’ 개념을 도입한 그는 선교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치 목사’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녔다. ●이 대통령 조화… 각계 조문 줄이어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본당 두란노홀에 마련된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조화를 보냈다. 생전의 폭넓은 인맥이 말해주듯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등 종교계 인사들은 물론 배우 엄지원 등 연예인, 기업인, 스포츠 스타들의 발길도 줄을 이었다. 고인은 1946년 평남 진남포에서 태어났다. 건국대와 장로회신학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0년 개신교 출판사 두란노서원을 설립했다.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 닉 부이치치의 ‘허그’ 등 일반 독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던 베스트셀러가 여기서 나왔다. 고인의 이름 앞에 ‘문서 선교’ 개척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그로부터 5년 뒤인 1985년, 서울 한남동 한국기독교선교원에서 12 가정을 모아 놓고 기도를 올렸다. 오늘날 교인 수만 7만 5000명에 이르는 온누리교회의 시작이었다. ‘온 세상을 위한 교회’라는 이름처럼 고인은 해외 선교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저 유명한 ‘러브 소나타’이다. 2007년 일본에서 한류와 선교를 결합시킨 ‘문화 선교’를 시도한 것이다. ●교회 변질 질타… 대선때 MB 지지 논란 2003년에는 비전 ‘29장’(Acts29)을 발표했다. 28장으로 끝나는 사도행전의 다음 장을 온누리교회가 앞장서 실천하자는 의미였다. 성경 중심의 복음주의 운동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개혁이란 결국 본래로 돌아가는 것이다. 예수를 10년 이상 믿으면 변질되고 교회도 10년이 넘으면 비뚤어진다. 성경으로 돌아가고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며 한국 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하지만 200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며 이명박 당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논란의 복판에 서기도 했다. ●걸어다니는 종합병동… 간암 투병 왕성한 행보와 달리 그의 별명은 ‘걸어다니는 종합병동’이었다. 대학 때 폐결핵을 앓은 것을 시작으로 늘 병을 달고 다녔다. 1980년대 간암 판정을 받고 소천하기 전까지 암 수술만 일곱 차례나 받았다. 하지만 그는 “건강이 나빠 일을 못한 적이 없다. 다만 한계와 분수를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까불지 않게 됐다.”고 말하곤 했다. 지난 5월 17일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글도 “바쁘다는 것과 피곤하다는 것은 다르다. 의무적으로 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할 때에는 바쁘지 않더라도 피곤할 뿐이다.”라는 내용이었다.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글 화제 유족으로는 부인 이형기씨와 1남 1녀가 있다. 발인예배는 4일 오전 9시 서빙고 본당에서 열린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담임목사,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 김지철 소망교회 담임목사 등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장례위 측은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조화와 조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장지는 강원 원주시 문막읍 온누리동산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죽은 아버지가 보낸 ‘천국의 편지’ 감동

    죽은 아버지가 보낸 ‘천국의 편지’ 감동

    죽음의 문턱에서도 오직 자식만 생각했던 한 영국 남성의 아름다운 부성애가 많은 이들을 감동으로 적셨다. 생사를 오가는 암 투병 중에도 이 남성은 자녀들을 위해 훗날 자신의 빈자리를 대신할 아름다운 선물을 준비해뒀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경제학 교사였던 폴 플래내건은 2009년 11월 5세 아들 토마스와 1세배기 딸 루시를 남기고 45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플래내건은 피부암을 진단받은 지 9개월 만에 암이 온몸으로 전이되는 고통 속에서도 자녀들을 위한 선물을 묵묵히 준비했다. 최근에야 공개된 그의 선물은 위대했다. 평소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던 폴은 자녀들을 위한 편지 수백통을 손수 써서 집안에 숨겨뒀다. 또 성인이 되기 전까지 매년 생일에 토마스와 루시가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스무 개 남짓의 선물을 손수 사뒀다. 뿐만 아니었다. 플래내건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었던 책들로 서재를 꾸민 뒤 모든 책에 감명을 받았던 이유와 읽고 난 뒤의 소소한 감정을 적었다. 나중에 자녀들이 컸을 때 아버지와 책에 대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특히 플래내건은 ‘삶에 만족하는 28가지 방법’(On finding fulfilment)이란 긴 메모를 컴퓨터에 남겼다. ’천국의 편지’에서 플래내건은 행복한 인생을 위해선 ‘충성’, ‘진실성’, ‘도덕적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 주 전 말기암 판정을 받은 뒤 나는 슬픔 속에서도 지혜를 찾으려 노력했다.”면서 “행복한 인생을 사는 공식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고, 너흰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격려했다. 이 아름다운 선물을 가장 먼저 발견한 건 부인 맨디(44). 그녀는 “남편이 남긴 뜻밖의 선물을 보고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면서 “죽음을 코앞에 두고도 남편은 자신을 동정하려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생각했다. 지혜롭고 다정했던 아버지다운 따뜻한 선물에 나 역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플래내건의 사연은 영국 전역에도 큰 감동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많은 네티즌들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한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에 감동했다.”, “행복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알려줬다.”며 그의 위대한 사랑을 곱씹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삼성 “반도체 공장 발암과 무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근무환경이 암 발병과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14일 경기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미국 안전보건 전문 컨설팅업체인 ‘인바이론’사에 의뢰해 진행한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를 총괄한 폴 하퍼 인바이론 소장은 “조사 대상 라인인 기흥 5라인, 화성 12라인, 온양 1라인을 직접 정밀 조사한 결과 모든 측정 항목에서 위험물질 노출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장의 근무환경이 근로자에게 위험을 주지 않으며 회사 측이 모든 노출 위험을 높은 수준으로 관리·제어하고 있다고 인바이론은 평가했다. 인바이론은 화학물질 50종에 대한 벤젠, 트라이클로로에틸렌(TCE), 포름알데히드 정량 분석 결과 모든 시료에서 ‘불검출’ 결론이 나왔고 방사선 안전성 평가에서도 작업자에게 방사선 노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총괄 사장은 “객관성과 투명성을 가진 제3의 기관을 통해 재조사했다.”면서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납품업체나 회사의 기밀사항을 제외하고 공개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퇴직 이후 암으로 투병하는 임직원들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근속기간, 발병시점, 수행 업무와의 상관관계 등을 따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반도체 공장 내 미확인 위험 요소를 찾아내기 위해 산학 협력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국내외 전문기관으로부터 정기 컨설팅을 받는 한편, 입사부터 퇴사 때까지 임직원의 건강을 개별 관리해 주는 ‘토털 케어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조사결과는 최근 법원이 백혈병으로 사망한 환자 2명에 대해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과 배치된다. 반도체 사업장 환자와 근로자를 대변하는 ‘반올림’ 등 시민단체들이 인바이론의 조사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종란 노무사는 “인바이론은 과거에도 기업에 유리한 조사 결과를 여러 차례 내놓았던 곳”이라면서 “이들의 조사결과를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퍼스트레이디로 산다는 것

    美 퍼스트레이디로 산다는 것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으로 지난 8일 별세한 베티 여사의 장례식이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팜데저트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에는 미셸 오바마와 로절린 카터, 낸시 레이건, 힐러리 클린턴 등 미국의 전·현직 퍼스트레이디 4명이 참석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베티 여사의 영면을 계기로 미셸 오바마까지 7명의 퍼스트레이디들의 변화하는 역할을 조명했다. ●베티 포드(1974~1977) 솔직하고 여성 등 소수의 평등한 권리 쟁취를 위해 앞장섰던 퍼스트레이디로 기억된다. 1974년 남편인 제럴드 포드가 대통령에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고 유방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데 앞장섰다. 나중에는 약물·알코올 중독 사실까지 공개하고 캘리포니아에 알코올과 약물중독 재활 치료를 위한 ‘베티 포드 센터’를 세웠다. 공화당원임에도 불구하고 혼전 성경험이나 대마초 사용에 관용적인 입장을 보였고, 동성애자 결혼과 직장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지지했다. ●로절린 카터(1977~1981) 퍼스트레이디의 정치 활동의 기준을 새롭게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처음으로 퍼스트레이디의 집무실을 백악관의 동쪽(이스트윙)에 만들었고, 매주 수요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리는 오찬을 겸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했다. 정신건강 관련 정책에 관심이 많아 대통령자문위원회 명예회장에 임명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를 직접 꾸리고 만성적인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정책을 개혁하는 데 일조했다. ●낸시 레이건(1981~1989) 영화배우 출신 특유의 매력과 우아함을 백악관에 불어넣었다. 이 같은 외형적 변화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마약을 비롯해 약물 오·남용을 막는 데 자신의 장점을 쏟아부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에 ‘낸시 레이건 재단’을 설립해 약물 오·남용 방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바버라 부시(1989~1993) 조용한 내조의 대명사로, 아들 닐이 난독증 진단을 받은 뒤 문맹 퇴치와 읽기 교육에 관심을 쏟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가족들이 함께 책을 읽는 활동을 지원했다. 인화력과 흡인력으로 공화당 내 당파 간 화합을 이끌어 냈다. ●힐러리 클린턴(1993~2001)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인 엘레노어 루스벨트 이래 퍼스트레이디의 역할과 위상을 가장 많이 바꿔 놓은 인물로 꼽힌다. 백악관 안주인뿐 아니라 대통령의 정책 자문으로 영역을 넓혔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가장 중시했던 건강보험 개혁을 진두지휘했다. 퍼스트레이디 출신으로 미 연방 상원의원에 처음 당선되고,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막판까지 버락 오바마 후보와 피 말리는 경쟁을 하며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로라 부시(2001~2009) 사서 출신으로 8년간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하면서 교육과 문맹 퇴치에 열의를 쏟았다. 의회도서관과 공동으로 매년 가을 워싱턴 시내 내셔널몰에서 대규모 ‘북페어’를 정례화해 책 읽기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섰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미셸 오바마(2009~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든든한 인생 파트너로 아동비만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백악관에 들어오자마자 텃밭을 일구고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원봉사와 지역사회 활동을 활성화하고 소외계층 여학생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5살 ‘어린이 테러리스트’ 포착돼 충격

    최근 파키스탄에서 AK-47 소총을 들고 테러리스트 훈련을 받는 어린 소년들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년들은 긴 총을 가까스로 손에 쥘 만큼 작고 어린 5~10세로 보이며, 알카에다의 비밀기지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영국군 사령관은 “탈레반 전투병들이 아이들을 자살폭탄이나 테러리스트로 훈련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들은 실제 전투에서 ‘총알받이’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훈련을 받는 어린 소년들은 소총 뿐 아니라 휴대전화를 이용해 작은 모형 경찰차 등을 폭파시키는 위험한 훈련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이들은 현재 파키스탄 서북부의 산악지대인 와지리스탄에서 훈련 중이며, 그 수는 수 백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테러리즘 전문가인 넬리 도일은 “이 비디오는 불법 웹 사이트를 통해 유포됐으며, 새로운 훈련병을 모집하는데 쓰일 영상 중 일부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머니 유언에…” -100kg 감량한 남성 화제

    “어머니 유언에…” -100kg 감량한 남성 화제

    “어머니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미국의 한 남성이 12개월 만에 ‘반쪽’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폭풍 다이어트에 성공한 남성은 “수년 전 사망한 어머니의 유언을 받들기 위해서였다.” 이유를 밝혔다. 미국 조지아 주에서 태어난 알렉스 레스페스(23)는 불과 1년 전 만해도 육중한 몸매 때문에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 없었고 현관문에 몸이 끼여 제대로 외출도 하지 못하는 신세였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불과 12개월 만에 레스페스는 180도 변신했다. 200kg를 육박하던 몸무게가 절반수준인 92kg까지 빠진 것. 최근 미국 ABC방송 쇼프로그램에 출연한 레스페스는 몰라보게 날씬해진 몸매를 공개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는 4년 전 암투병을 하다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독하게 다이어트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아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어머니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려고 3개월 동안 약 40kg를 감량하는 데 성공한 것. 레스페스는 이후 9개월 동안 꾸준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수술을 받지 않고도 몸무게를 100kg 이하로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뚱뚱했을 때는 외출하는 게 무서웠지만 이젠 자신감이 생겼고 행복하다. 곧 취업도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또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안타깝다.” 며 “하늘에서라도 어머니가 나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흐뭇하고 자랑스러워 하셨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가수 임재범 ‘나가수’ 출연 이유가 아내 암투병 때문

    가수 임재범 ‘나가수’ 출연 이유가 아내 암투병 때문

     가수 임재범이 MBC 에브리원 ‘수요예술무대’는 물론 ‘나는 가수다’에도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자신의 아내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뮤지컬 배우 출신인 아내 송남영이 암투병 중이란 사실을 공개했다.  임재범은 최근 ‘제 아내 송남영 암투병 중에 있다. 여러분의 기도 부탁드립니다.’란 글을 통해 절절한 사연을 전했다. 그는 “저와의 결혼 10주년 기념일을 즈음해 고대 안암병원에서 갑상선 암을 진단받았고 건국대병원서 갑상선 암 제거를 했고 간암, 위 전이가 됐다는 추가 진단을 받았다.”면서 “육체의 병보다는 지수 엄마가 무척이나 외롭고 힘들어 할때 한 여인의 남자로, 남편으로 많이 마음이 아프고 힘이 드는군요.”라고 심정을 밝혔다.  그는 이어 “4월8일 저의 딸 임지수 10살 생일. 건강히 잘 자라줘 고맙고 그렇더군요. 제가 ‘수요예술무대’ 때 왜 그리도 몸이 안 좋고, 눈물을 보였는지 이제야 제 설명으로 아셨으리라 믿습니다. 많은 기도로 회복의 기적을 지수엄마가 누릴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라고 수요예술무대에서 ‘독종’을 부르다 눈물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임재범은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최근 각종 행사와 드라마 OST에 참여하고 ‘나는 가수다’에 출연을 결심한 것은 가장이자 남편으로서 투병 중인 아내 때문이었다.  팬들은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 생각도 못했다” “빨리 완쾌되길 기도한다.” “많이 괴롭겠지만 힘내길 바란다.” “한국 보컬의 계보를 잇는 가수가 가족을 위해 나는 가수다 무대에 선다. 부인과 자식에게 가수로서 관객 속 임재범을 보여주려 하는듯 싶어 뭉클하다.”라며 응원에 나섰다.  임재범은 2001년 2월 뮤지컬 배우인 송남영씨와 결혼식을 올렸고,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임재범은 5월1일 한달여만에 방송을 재개하는 ‘나는 가수다’를 통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20년 만에 방송 진행… OBS ‘명불허전’ MC 차인태 아나운서

    [김문이 만난사람] 20년 만에 방송 진행… OBS ‘명불허전’ MC 차인태 아나운서

    #문: ‘벽창호’라는 말을 아시나요. #답: 물론이죠. 앞이 꽉 막힌 사람을 비유하는 것 아닌가요. #문: 그럼 ‘벽창호’의 어원에 대해서는? #답: ? 잘 모르겠다? 그럼 여기서 잠깐,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말을 빌려 보자. 강 전 총리는 평소 강연이나 공개 석상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스스로 “저는 벽창호 출신입니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약간 의아하게 여긴다. ‘벽창호’라는 말이 썩 좋은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 전 총리는 다시 “사실은 평북 창성군에서 태어났습니다. 바로 옆에 벽동군이 있는데 벽동(碧潼)과 창성(昌城)의 소가 어찌나 억세고 우직했던지…”라고 하면서 지금의 ‘벽창호’가 북한 지역의 소 ‘벽창우’에서 유래되었음을 설명한다. 그제야 좌중들은 ‘아!’ 하고 감탄하며 박수를 보낸다. 원래 ‘벽창우’는 주인에게 충직하면서도 무뚝뚝하게 일만 해 오다가 배알이 뒤틀리면 일도 안 하고 주인도 몰라본다는 소를 가리키는 말로 현재 북한 지방에서 사용되고 있다. 앞이 꽉 막혔다는 벽(壁)과 그런 속성을 가진 사람을 연상할 때 쓰는 ‘벽창호’라는 말은 이렇게 벽동과 창성의 소 벽창우(碧昌牛)에서 비롯된 것이다. 평안북도 벽동과 창성은 압록강변에 있으며 백두산과 수풍댐 중간쯤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우리나라 아나운서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차인태(67)씨. ‘벽창우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1969년부터 1992년 MBC 임원으로 승진할 때까지 23년 동안 일선에서 아나운서와 방송 진행자의 길을 소처럼 우직하게 걸었다. 이후 1998년 제주 MBC 사장을 거쳐 경기대 교수로 자리를 옮겨 후학 양성에 매진할 때도 그러했다. 그가 요즘 화제에 올라 있다. 암을 극복하고 20년 만에 다시 일선으로 돌아와 방송 진행을 맡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 5일부터 매주 화요일 밤 10시 OBS 경인TV의 ‘명불허전’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화를 걸어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는 “내가 언제 방송계를 떠났나요. 은퇴한다고 얘기도 안 했는데 언론에서는 ‘20년 만에 복귀’라고 합디다. 그건 맞지가 않고요.”라고 했다. 또 그는 “사람이 살면서 아플 수도 있는 건데 못 밝힐 것도 없고 또 드러내 놓고 얘기할 것도 없고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차나 한잔 하자며 지난 11일 오후 그를 ‘잠시’ 만났다. 6년 전 차씨가 평안북도지사로 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인사를 했다. 활짝 웃는 모습이 여전히 천진한 아이 같다고 하자 파안대소했다. 암투병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 다시 방송 진행을 하게 됐을까. 그는 김종오 OBS 경인TV 사장과의 인연을 먼저 꺼냈다. 김 사장은 MBC 보도본부장 출신으로 대구 MBC 사장 등을 지냈다. “MBC 입사 후배인 김 사장과는 자연스럽게 가끔 만나지요. 최근에는 지난 3월 초에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김 사장이 ‘차 선배의 격에 맞는 거 하나 생각하고 있다’는 식으로 제게 의견을 물어 왔습니다. 2, 3일 동안 생각하면서 다른 방송이면 부담이 되겠지만 이번 일은 순수한 마음에서 (후배를) 도와주자고 결론을 냈지요. 그러면서 아무런 조건 없이 응하게 됐습니다.” 그가 후배의 제의를 수락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모든 것이 아날로그가 아닌 요즘, 특히 밤 10시쯤 되면 대부분의 방송 프로그램이 ‘시끄럽거나’ 신변잡기를 늘어놓는 것 일색인 데 반해 ‘명불허전’은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내용이어서 선택했단다. 그 시간이면 하루를 정리하면서 조용히 잠을 잘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론을 편다. 인생 성공담을 얘기하는 프로그램은 시청률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명불허전’은 사회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그들이 살아온 길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배우 정한용, 박재동 화백 등이 진행한 OBS의 간판이다. “시끄러운 것들이 아닌, 한 박자 물러서서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비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말입니다. 인기인과 정치인은 빼고 한 분야에서 고집스럽게 살아온 사람들을 만나는 그런 부담 없는 프로그램이지요.” 20년 만에 돌아온 소감은 어떨까. “다시 말하지만 복귀가 아닙니다. 타던 자전거를 오랫동안 세워 놨다가 다시 꺼내 페달을 밟는 것입니다. 그때와 다른 점은 대부분 디지털화됐다는 것입니다. 방송 기자재도 그렇고 카메라도 그렇고, 그 앞에 다시 섰을 뿐이지요.” 그의 이력을 보면 1966년에 데뷔한 것으로 돼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그해 1월 KBS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했다. 그런데 지방 발령을 하기에 그만두고 군대에 갔다.”면서 군 복무 이후인 1969년 MBC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해 그 길로 줄곧 MBC에서 아나운서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8년 동안 ‘장학퀴즈’를 진행해 40대 이상에게는 여전히 반가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오죽하면 ‘장학퀴즈 세대’라는 말도 있을까. “저 역시 가장 기억에 남지요. 단일 프로그램을 18년 동안 했다는 것도 기록이고, 전철을 타면 ‘장학퀴즈의 차인태’가 아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간혹 저한테 ‘차인표’가 아니냐고 인사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면 ‘제 동생입니다.’ 하면서 웃어넘깁니다.” 차씨는 특유의 너털웃음으로 그런 에피소드를 추억했다. 그는 제주 MBC 사장 이후 경기대 다매체영상학부 책임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의 1막을 정리하려고 잠시 쉬고 있었지요. 그동안 소홀했던 가정에 악센트를 주는 방향으로 설정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하루는 경기대 손종국 전 총장에게서 식사하자는 연락이 왔어요. 손 전 총장은 학군(ROTC) 13기로 제 후배이기도 했습니다. 다매체영상학부를 만들려고 하니 좀 맡아 달라고 간곡히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예정에 없던 교수 자리로 가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당시는 처음이어서 모든 것이 열악했지만 지금은 학부 안에 다섯개의 학과가 있고 교수만 해도 15명이 있으며 경기대에서 가장 커트라인이 높은 인기 학부가 됐다.” 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11년 동안 헌신한 결과다. 화제를 건강 얘기로 돌렸다. 그는 2009년 말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으면서 1년 6개월여간 투병 생활을 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아플 수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림프종은 혈액암이나 마찬가지지요. 지금 저의 상태를 말하면 항암 표적 치료는 끝냈습니다. 모든 것이 건강해졌고요. 저와 의료진이 서로 잘 어우러져 다행스럽게도 좋은 상황이 됐습니다. 하지만 한번 암에 걸리면 재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암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원히 떠나보낼 수는 없으며, 또 그렇게 같이 가면서 서로가 서로한테 이기려고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합니다.” 그는 또 “암 환자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나 주변에서 편안하게 대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너무 침소봉대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숨길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투병 중에 얻은 또 하나의 교훈을 얘기한다. “주치의가 몇 가지 얘기를 하더군요. 첫째 암 환자들은 귀가 얇아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리산 채식이다, 알래스카산 뭐다 하는 식의 얘기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감기를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셋째는 넘어지지 말라고 했습니다. 회복력이 젊은 사람에 비해 더뎌지거든요.” 그는 이런 얘기를 하면서 “병상에 누워 진정 얻은 것은 ‘내가 살아오면서 과분하게 대접받았구나. 남은 인생은 참으로 겸손하고 매사에 고맙게 살아가자’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90살이 넘은 노부모를 모시고 산다. 아침마다 부인과 부모 등 네 식구가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한다. 이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우리 네 식구는 314살입니다. 내년에는 318살입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그의 집에는 중국 쪽에서 벽동마을을 바라보면서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비록 어린 나이에 월남했지만 차씨가 태어날 때 태를 묻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차인태 아나운서는… 1944년 평북 벽동에서 태어났다. 다섯살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월남했다. 1963년 휘문고를 나와 1966년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그해 KBS 아나운서 공채시험에 합격했으나 군 복무를 위해 그만두고 1969년 MBC 아나운서 시험을 통해 입사했다. 이후 ‘뉴스데스크’ ‘장학퀴즈’ ‘출발 새아침’ ‘별이 빛나는 밤에’ 등 100여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MBC의 역사를 만든 ‘아나운서계의 전설’로 불린다. 특히 ‘장학퀴즈’의 경우 1973년 2월부터 1990년 4월까지 18년간 진행을 도맡아 MBC 대표 프로그램으로 각인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권투와 축구 등 각종 스포츠 경기를 생생하게 중계해 40대 이상에게는 추억의 목소리로 남아 있다. 1992년 MBC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방송 일선을 떠났고, 이후 제주 MBC 사장과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 평북도지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장 등 다양한 직함으로 활약했다. 최근 OBS 경인TV의 ‘명불허전’으로 20년 만에 방송 현업으로 돌아왔다. 경원대 교수인 부인과 슬하에 딸 둘을 두었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구순의 노부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 ‘슈스케3’ 지원자 보름새 68만명 돌파...기록 세울까

    ‘슈스케3’ 지원자 보름새 68만명 돌파...기록 세울까

    오디션 열풍의 주역인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 ‘슈퍼스타K(슈스케) 3’에는 원서 접수 시작 보름여 만인 25일 현재 68만여명이 몰려들었다. 여기, 두 명의 젊은이가 있다. 한 명은 오디션을 통해 가수의 꿈을 이뤘다. 대신, 들춰내고 싶지 않던 가족사를 해부당해야했다. 또 한 명은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그리고 뮤지컬배우 오디션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의 도전은 아직 진행형이다. 가수 김보경(21). 아직은 전철을 타거나 시내를 활보해도 알아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그는 가수다. 꽤 괜찮은 가수다. 지난해 숱한 화제를 일으켰던 ‘슈스케2’ 출신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슈퍼위크’(도전자 11명을 추려 생방송 무대에 올린 뒤 차례로 탈락시키는 무대) 직전까지 갔다. 심층면접 과정에서 어릴 적 부모의 이혼과 어머니의 투병, 어린 동생들을 보살핀 사연 등이 알려지면서 시청자와 심사위원의 눈가를 젖게 만들었다. 아쉽게 ‘톱 11’에 뽑히지는 못했지만 서너 곳의 기획사에서 손을 내밀었다. ‘슈스케2’ 출연자 중 가장 먼저 소속사(소니뮤직)를 만났다. 5곡이 실린 첫 미니앨범 ‘퍼스트 데이’(The First Day)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처음에는 오디션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했다. “그런 건 화려한 아이돌을 꿈꾸는 애들이나 나가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지원서를 쓴 이유는 딱 한 가지.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오디션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 성공한 미국의 켈리 클락슨이 ‘슈스케2’의 3차 예선에 심사위원으로 온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지원서에 나와 있는 ‘노래를 하게 된 이유’, ‘가장 힘들었던 고비’ 등의 항목은 적지 않고 빈 칸으로 놔뒀다. 정작 클락슨과의 조우는 실패했다. 외려 걱정했던 일이 현실화됐다. “(부모님 이혼 등은) 다 지난 일인데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인 동생 친구들이 뒤늦게 알게 돼서 무척 힘들어했어요.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부른 것도 삼촌 친구가 운영하는 곳에서 경험 삼아 아르바이트를 한 건데 생계형 소녀가장으로 편집됐죠.” “우리 사회의 가혹한 경쟁을 단기간에 경험한 기분”이라는 김씨는 “오디션이 ‘양날의 칼’일 테지만 짧은 기간에 담금질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털어놓았다. “슈스케에서 탈락하고서야 비로소 ‘아, 그동안 막연하게 음악을 하겠다고 설쳤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만의 (음악)색깔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보게 됐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스타 탄생’을 꿈꾸고 있을 숱한 오디션 도전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을까. “또래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의지와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심사위원이나 멘토의) 날 선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도 매우 중요해요. 상처를 음악으로 메워 나간다면 약이 될 테지만, 그렇지 않으면 중심을 잃어버린 채 추락할 수 있습니다. 맷집이 강해져야 해요.” 뮤지컬 배우 양경원(29). 언제든 다시 ‘마찰적 실업자’(이직 직전의 실업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래도 당당한 뮤지컬 배우다. 지난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로 처음 무대에 섰다. 오디션에 합격해 오는 6월 ‘아가씨와 건달들’에, 9월에는 ‘조로’에 거푸 출연한다. 고교 때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할 만큼 춤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도 고민이 컸다. 눈길은 ‘이쪽’으로 쏠렸지만, 현실은 ‘저쪽’(건축설계)을 선택했다. 졸업 이후 건축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 회사에 취직했다. 그런데 몸이 근질근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과야 모르지만 어쨌든 ‘최선’이 있는데 ‘차선’을 택한 게 납득이 안 되더라고요. 직장생활 2년차가 됐을 때부터 이중생활을 했죠.” 퇴근하면 곧장 서울뮤지컬아트센터로 달려가 연습생 생활을 한 것. 1년쯤 지났을 때 확신이 들었다. 사표를 던지고 아예 서울뮤지컬아트센터로 출퇴근했다. 외부 활동을 해도 좋다는 허락을 얻고 ‘브로드웨이 42번가’ 오디션에 도전했다. “회사 다니면서 (오디션) 준비하려면 포기해야 하는 게 많아요. 사회생활 하면서 생긴 경제관념이나 인간관계 같은 건 다 놓아버려야 합니다.” 사표를 내고 1년 동안은 수입이 한 푼도 없었다. 보험을 해약하고 적금을 깨서 버텼다. 오디션을 통과해도 연습이 시작돼야 비로소 수입이 생기는 게 이 바닥이다. 지금도 연수입으로 따진다면 회사 다닐 때의 절반밖에 안 된다.“6월에 작품 시작하기 전까지는 수입이 없으니까 아르바이트를 해요. 관공서나 기업 행사에서 갈라쇼 식으로 뮤지컬 명장면이나 노래를 3~5곡 정도 부르는 거죠.” 이런 행사는 주로 연말에 많아 비수기에는 또 다른 아르바이트 일감을 찾아야 한다. 요즘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해 놓은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퍼포먼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뮤지컬계는 어차피 최상급 스타가 되기 전까지는 끊임없는 오디션의 반복이다. 작품에 따라 5~6차에 걸친 치열한 오디션을 통과해야 배역을 따낼 수 있다. 피 말리는 오디션이 이미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에게 방송사 오디션은 어떻게 비칠까. “대단하죠. 아마추어들인데 공개된 장(場)에 나서는 용기가 대단한 것 같아요.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까지도 까발려지는 공간이란 걸 알면서도 나서는 것을 보면 저 사람들이 정말 절실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뮤지컬을 보러 오는 관객 중에도 나보다 더 목마르고 간절한 분들이 있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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