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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크라프트베르크’ 리더 플로리앙 슈나이더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크라프트베르크’ 리더 플로리앙 슈나이더

    1970년대와 1980년대 음악을 많이 들었던 이들에겐 익숙한 독일 일렉트로닉 팝 그룹이 크라프트베르크다. ‘일렉트로닉 비틀스’란 평을 들을 정도로 대단했다. 거의 모든 장르를 넘나들어 영향을 미쳤고, 지금의 유명 음악인들에까지 영감을 주고 있다. 창립 멤버이자 리더인 플로리앙 슈나이더가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밴드를 함께 만든 랄프 후터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고인은 “73회 생일을 지낸 지 며칠 안돼 암과의 짧은 투병을 마치고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영원한 안식에 든 정확한 일시와 장소, 추후 장례 일정 등은 알리지 않았다. 그는 1970년 랄프 후터와 함께 4인조 밴드를 결성해 본인은 2008년 탈퇴할 때까지 38년을 몸담았다. 신시사이저 음악을 창시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법하다. 대표곡은 ‘Autobahn’과 ‘The Model’이다. 테크노부터 힙합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안겼다. 처음에는 영국 음악 잡지들에게 배척을 당했지만 나중에는 음악적 혁신과 상업적 성공을 모두 거뒀다. 1975년 ‘Autobahn’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1982년 ‘The Model’와 ‘컴퓨터 러브’가 한 면씩 들어간 싱글 음반으로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했다. 1970년대 메카니칼 이미지에 갇혀 있었지만 그 뒤 무대에서 키보드 뒤에 나란히 선 채 옷을 똑같이 입고 로봇 모양을 내기 시작했다. 앨범 커버도 잘 만들어 화가로서의 자질도 드러내 2010년대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전시 공간을 얻을 정도였다.이 무렵 슈나이더는 팀을 떠난 상태였는데 그와 후터의 관계가 어떤지는 상당한 수수께끼였다. 후터는 2009년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슈나이더는 “오랜 오랜 세월 크라프트베르크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마크 새비지 BBC 음악 전문기자는 “그 전에도 일레트로닉 음악은 있었다. 1963년 BBC의 라디오포닉 워크숍에서 녹음된 델 샤논의 ‘런어웨이’나 닥터 후 테마 음악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크라프트베르크는 새로운 음악의 어휘, 조금 더 힙하고 유럽의 낭만적인 과거를 축하하고 약동하는 미래를 내다보는 낮은 주파수 음악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울트라복스’의 리더인 밋지 우레는 슈나이더를 “자신의 시대를 한참 앞선 인물”이라고 묘사했고 가수 에드윈 콜린스는 단 한마디, “그는 신(神)”이라고 했다. 음악계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스팬도 발렛’의 개리 켐프는 “(데이비드) 보위부터 일레트로니카, 80년대의 대부분, 그 너머 오늘날의 테크노와 랩까지 우리가 아는 한 그만큼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는 없었다”며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새로운 음악의 메트로폴리스를 형성했다”고 추모했다. ‘두란 두란’ 키보디스트 닉 로즈는 ‘Autobahn’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다른 어느 음악과 획기적으로 다르게 들렸다. 그들의 혁신과 창의는 일생 내내 존경하게 만들었다. 현대 음악뿐만 아니라 우리네 팝 문화의 모든 것에 깊게 휘감겨 있다”고 적었다.오케스트랄 매노버 인더 다크(OMD)는 “절대적으로 황망하다”는 반응을 내보였고, 장 미셸 자르는 “내 친구 플로리앙, 자네의 ‘Autobahn’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보위는 ‘V-2 슈나이더’란 노래 제목을 붙일 정도로 존경심이 대단했다. 디페치 모드, 뉴 오더, 대프트 펑크 등도 마찬가지였다. 콜드플레이는 히트곡 ‘Talk’에 크라프트베르크의 ‘컴퓨터 러브’ 선율을 넣었고, 제이지와 닥터 드레는 ‘언더 프레저’에 ‘트랜스 유럽 익스프레스’ 멜로디를 차용했다. 크라프트베르크는 또 비슷한 콜라보레이션을 희망했던 마이클 잭슨의 제의를 손사래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잔인한 도둑이 할아버지 기억 빼앗아”

    “잔인한 도둑이 할아버지 기억 빼앗아”

    “2년 전 별세한 할아버지 정말 그리워” 트로피보다 ‘인간 고진영’ 봐주길 바라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이 어린이날인 5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홈페이지에 자신의 가족사를 공개했다. 고진영은 ‘내 할아버지의 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2년 전 알츠하이머병과 싸우다가 84세에 별세한 할아버지 고익주씨를 그리워했다. 할아버지는 고진영이 2018년 4월 롯데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하와이에 머물 때 세상을 떠났다. 당시 고진영은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해 할아버지 장례에 참석한 뒤, 다음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PGA 투어 휴젤 LA오픈에 출전해 준우승했다. 고진영은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의 기억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힘겹게 싸우는 모습을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 채 옆에서 지켜보는 일은 고통스럽다. 언젠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이 힘겨운 시간을 마주하는 것은 더 그렇다”고 아픈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자신의 이름을 지어 준 할아버지의 투병 당시를 떠올리면서 “잔인한 도둑이 매일매일 조금씩 할아버지의 기억을 빼앗는 일은 슬프고 지켜보기 힘들었지만, 병마에 맞서 싸우는 할아버지의 용기와 위엄을 보며 오히려 큰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적었다. 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 시즌이었던 2014년, 할아버지는 이미 더이상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면서도 “기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은, 내가 TV에 나타났을 때 할아버지께서 나를 기억하셨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나는 이후 KLPGA 투어에서 10번이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진영은 “모든 팬들이 스코어보드의 숫자나 진열장의 트로피보다 ‘인간 고진영’을 더 많이 봐 주길 바란다”며 “나는 누군가의 친구이자 딸이며 손녀, 그리고 골퍼다. 모두가 나를 그렇게 봐 준다면 내 인생과 선수로서의 삶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내게 LPGA 투어는 이제 제2의 고향이 됐다. 선수, 캐디, 스태프들은 마치 한 가족 같다”면서 “하지만 신인상, 우승보다 중요한 점은 남은 인생 동안 내 곁에서 함께할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킨 것”이라고 했다. 앞서 고진영은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첫 메이저 우승했을 때에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서 너무 행복하다. 하나님과 부모님은 물론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살아 계신다면 기뻐하시면서 눈물을 흘렸을 텐데 정말이지 그립다”며 할아버지를 언급한 바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軍 지휘관부터 바뀌어야 성폭력도 전시 폭력도 근절”

    “軍 지휘관부터 바뀌어야 성폭력도 전시 폭력도 근절”

    교육 이수 99%인데 성폭력 계속 발생 軍 문화 이해 바탕 둔 다른 교수법 계획 2000년 전투병과 여군 최초 해외 파병 분쟁지 여성 돕기 위해 전역 뒤 새 도전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군도 방역에 주력하며 생활 통제에 나서고 있지만 군 내 성추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간인 최초로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장에 지난달 22일 임용된 박순향 과장은 3일 전화 인터뷰에서 “위계질서가 강한 군에서 지휘관이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면 성폭력·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리 없다”며 “지휘관부터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지휘관 본인이 양성평등과 성폭력 방지에 솔선해야 휘하 병력도 실천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장성급 회의체인 장군반이나 무궁화회의에서 별도로 집중 교육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유엔 평화유지군(PKO)에서는 성폭력 근절을 위해 가해자는 물론 지휘관까지 처벌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15년 PKO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건 발생 부대의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고 본국에 송환시켰다”며 “가해자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는 우리에 비해 매우 강력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군의 양성평등 정책과 성폭력·성희롱 방지 정책 등을 총괄하는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장은 지난해 12월 민간 출신만 지원 가능한 경력개방형 직위로 지정됐다. 국방대 국제평화활동센터 교수로서 여성, 평화, 안보, 양성평등을 가르쳤던 박 과장은 군 내 성폭력 방지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직위에 공모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군 내 성폭력·성추행 방지 교육 이수율이 99%에 달하는데, 성폭력 사건이 계속 발생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을 담당하는 민간 강사들이 생활에서 조심하고 실천해야 하는 행동보다는 이론을 주로 가르치고 있어 수강생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며 “강사들이 군 조직과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강의해 수강생들이 공감하지 못하거나 반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워크숍을 통해 민간 강사들에게 효율적인 교수법을 가르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과장은 11년 전 육군 소령으로 전역한 군 출신이다. 2000년 동티모르 평화유지군으로 파병돼 전투병과 여군 최초로 해외에 파병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동티모르에 갔더니 분쟁 지역에서 여성의 삶은 인간의 삶이 아니었다”며 “분쟁 지역 여성들의 처참한 삶을 알리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군을 전역하고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전시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평시 군 내 성추행을 근절하지 못하면 전쟁범죄인 전시 성폭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남녀 불평등 국가일수록 전쟁을 겪으면 여성에 대한 전시 폭력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언제든 전쟁에 투입될 수 있는 군인은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함께 민간인 여성은 전쟁으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름 갖고 고민을 많이 한 배우 이르판 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름 갖고 고민을 많이 한 배우 이르판 칸

    29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의 한 병원에서 53세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배우 이르판 칸은 발리우드와 할리우드를 오간, 어쩌면 인도 배우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경력을 자랑한 배우였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조사관, ‘라이프 오브 파이’의 어른이 된 파이로 출연해 국제적으로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주라기 공원’에도 억만장자 공원 소유주로 얼굴을 내밀었다. 고인은 결장 감염으로 입원한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났다. 곧바로 장례를 치르는 이슬람 관습을 좇아 고인은 뭄바이에 있는 베르소바 카브리스탄 묘지에 안장됐는데 불과 나흘 전 95세 어머니가 자이푸르에서 세상을 떠났는데 국가 봉쇄령 탓에 아들 칸은 어머니 장례에 가보지도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칸은 지난 2018년 트위터에 희귀병인 신경내분비 종양(neuroendocrine tumor)에 걸렸다고 털어놓아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이 병은 혈류에 호르몬을 옮기는 세포가 죽는 질환이다. 2011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저세상으로 데려간 질병이기도 하다. 칸은 나중에 런던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는 질병을 고백한 지 2개월 뒤에 공개 편지를 써서 암 치료를 받으면서 얼마나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고 삶이 얼마나 불확실한 것인지 토로하기도 했다. 이 때 인용한 것이 소설가 마거릿 미첼의 ‘삶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줘야 할 의무는 없는 법’이란 문구였다. 전 세계 팬들이 보낸 많은 격려 메시지가 답지했음은 물론이다. 80편 가까이의 영화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였지만 텔레비전 단막극에 보수도 받지 못한 채 10년을 견뎌 30대에 영화를 포기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의 얼굴은 매끈하고 잘 생긴 얼굴의 주인공을 선호하는 발리우드 관습에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개성 넘치는 얼굴, 내향적이고 철학적인 면모로 할리우드의 눈길을 붙잡았다. 이슬람 신앙 때문에, 발리우드와도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배우이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난 늘 발리우드란 단어에 반대해왔다. 그 업계는 나름 기술을 갖고 있는데 할리우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할리우드는 너무 정밀한 계획을 짜는데 인도는 계획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 훨씬 즉자적이고 비공식적이다. 인도는 조금 더 공식적일 수 있으며 할리우드 역시 즉자적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칸 만큼 액션이면 액션, 내면 연기면 연기를 고루 보여줄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다고 BBC는 짚었다. 1967년 1월 7일 라자스탄주 통크란 마을에서 태어난 그의 외가는 왕실과 인연이 있었고 아버지는 타이어 사업을 돈을 만졌다. 원래 이름에는 사합자다란 이름이 있었는데 가문의 빛나는 과거를 가리키는 것이었는데 그는 걸리적거린다며 그 이름을 빼버렸다. 또 원래 이름 철자는 ‘Irfan’이었는데 ‘Irrfan’으로 바꿨다. 그저 발음하기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타이어 사업을 물려받을 것으로 누구나 예상했지만 그는 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모두가 놀라워했다. 부끄럼을 타는 데다 너무 야위었기 때문이었다. 1984년 델리의 국립드라마학교에 장학생으로 들어갔는데 연기 경력이 있다고 거짓말을 한 덕분이었다. 그 학교에서 나중에 아내가 되는 작가 수타파 시크다르를 만났다.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지만 주어진 역할은 TV 드라마에서 돈이나 좇는 아저씨 역할 뿐이었다. 그는 출연료를 주지 않으면 자신의 연기가 형편없어서 인가 생각하기 시작했다.영화 데뷔작도 실망스러웠다. 미라 네어의 ‘살람 봄베이!’에 단역으로 출연했는데 편집 과정에 뭉텅 잘려나갔다. 작가는 그에게 위로한답시고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다 영국-인도 합작 영화 ‘전사(The Warrior)’에 출연하게 됐다. 히말라야 고산의 오지인 고향 라자스탄에서 상당 분량을 촬영한 덕이었다. 영국 감독 아시프 카파디아의 첫 연출작이라 발리우드 스타를 기용할 형편이 아니어서 재능 있고 덜 알려진 배우를 찾던 중이었다. 해서 주연으로 기용됐고, 영국 아카데미로 불리는 BAFTA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나중에 힌두어로 제작됐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하지만 이 영화를 계기로 그 뒤 20년 동안 매년 5~6편의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미라 네어와 2006년 다시 손잡고 ‘Namesake’, 2010년 ‘I Love You’를 만들었다. 마이클 윈터바텀은 ‘A Mighty Heart’의 파키스탄 경찰서장 역을, 웨스 앤더슨은 ‘다르질링 리미티드’에서 작은 배역을 맡겼다. 2008년에는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데브 파텔의 캐릭터인 자말보다 더 눈에 띄는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을 들었다. 보일 감독은 그의 연기를 지켜보는 일이 아름다웠다고 돌아봤다. 해서 그는 이제 연기할 캐릭터를 고를 정도의 반열에 올랐다. 9·11 테러 이후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이름이 테러 용의자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두 차례나 구금되는 봉변을 겪은 뒤 성인 칸을 버리려고까지 했다. 해서 영화 엔딩 크레딧에 이르판만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이슬람교에서 동물을 희생양으로 바치는 관습을 비판해 종교 지도자들의 반감을 샀다. “우리는 의미도 모른 채 관습을 따라 하는 연기를 하곤 했다.” 영화 일이나 똑바로 하고 “우리 종교에 대해 함부로 지껄이지” 말라고 화내는 댓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희귀병 투병 와중에 팬들의 편지에 대해 답하며 “신은 우리 각자의 귀에 자신이 우리를 만들었다고 속삭이며 밤으로부터 우리를 조용히 빠져 걸어나오게 하신다”고 인스타그램에 적는 등 신께 귀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칸은 2013년에 일류 육상 선수였다가 나중에 강도가 되는 판 싱 토마르의 일대기에 주인공을 연기해 인도 국가영화상을 수상했고, ‘런치박스’, ‘피쿠’, ‘힌디 미디엄’ 등에 출연했으며 지난달 개봉한 ’앙그레지 미디엄’이 유작이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라이프 오브 파이’ 배우 이르판 칸 별세

    ‘라이프 오브 파이’ 배우 이르판 칸 별세

    ‘라이프 오브 파이’, ‘슬럼독 밀리어네어’ 등에 출연한 인도 영화배우 이르판 칸이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고 29일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53세. 칸의 대변인은 이날 “수년간 투병한 칸이 가족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늘로 떠났다”고 별세 소식을 알렸다. ‘발리우드’의 톱스타인 칸은 ‘쥐라기 월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도 조연으로 출연하며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배우였다. 그는 2018년 희소 암인 신경내분비종양으로 투병하게 된 사실을 알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이르판 칸 희귀병으로 53세에 타계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이르판 칸 희귀병으로 53세에 타계

    인도 발리우드 배우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와 ‘주라기 월드’, ‘라이프 오브 파이’ 등에 출연해 국제적으로도 이름을 알린 이르판 칸이 서부 뭄바이의 한 병원에서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고 영국 BBC가 29일 전했다. 칸은 지난 2018년 트위터에 희귀병 신경내분비종양(neuroendocrine tumor)에 걸렸다고 털어놓아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이 병은 혈류에 호르몬을 옮기는 세포가 죽는 질환이다. 2011년 애프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저세상으로 데려간 질병이다. 칸은 나중에 런던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는 질병을 고백한 지 2개월 뒤에 공개 편지를 써서 암 치료를 받으면서 얼마나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고 삶이 얼마나 불확실한 것인지 토로하기도 했다. 그가 힘겹게 투병 사실을 털어놓을 때 소설가 마거릿 미첼의 ‘삶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줘야 할 의무는 없는 법’이란 문구를 인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전 세계 팬들이 엄청난 양의 격려 메시지가 답지했다. 고인의 홍보 대행사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사랑하고 아꼈던 가족들이 지켰으며 천국으로 떠나는 순간을 함께 했다. 그것이 진정한 그의 유산이었다. 우리 모두 고인이 평안하길 기도했다”고 밝혔다. 칸은 2013년에 일류 육상 선수였다가 나중에 강도가 되는 판 싱 토마르의 일대기에 주인공을 연기해 인도 국가영화상을 수상했고, ‘런치박스’, ‘피쿠’, ‘힌디 미디엄’ 등에 출연했으며 지난달 개봉한 ’앙그레지 미디엄·이 유작이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라이프 오브 파이’ 배우 이르판 칸, 암 투병 끝 별세

    ‘라이프 오브 파이’ 배우 이르판 칸, 암 투병 끝 별세

    ‘라이프 오브 파이’와 ‘슬럼독 밀리어네어’ 등에 출연한 인도 영화배우 이르판 칸이 암 투병 끝에 53세의 나이로 숨졌다고 인도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칸의 대변인은 이날 “몇년간 투병해 온 칸이 가족 등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늘로 떠났다”고 밝혔다. 1988년 영화계에 데뷔한 칸은 이른바 ‘발리우드’로 불리는 인도 영화계에서 톱스타로 승승장구했다. 발리우드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서도 활약해 세계적으로 활동했다.한국 관객에게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성인이 된 파이,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취조 수사관으로 얼굴이 익숙하다. 칸은 2018년 희소 암의 일종인 신경내분비종양(neuroendocrine tumor)으로 투병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화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투병 사실이 공개됐을 당시 칸은 ‘삶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줘야 할 의무가 없다’는 소설가 마거릿 미첼의 글을 인용하며 병을 대하는 심경을 의연하고 담담하게 팬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신경내분비종양은 신경계와 내분비계 조직이 뭉쳐 발병하는 종양으로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뿐만 아니라 췌장 등의 모든 소화기 장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5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투병한 것으로 많이 알려진 병이기도 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애니멀 픽!] 펭귄부터 강아지까지…포옹으로 교감하는 동물들 ‘뭉클’

    [애니멀 픽!] 펭귄부터 강아지까지…포옹으로 교감하는 동물들 ‘뭉클’

    포옹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닌 게 확실하다. 침팬지 같은 영장류는 물론 강아지와 펭귄까지 포옹으로 교감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출신의 사진작가 제니퍼 메드라노(26)는 요즘 반려견 두 마리의 교감을 기록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특히 둘의 포옹 장면은 인터넷에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골든레트리버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한 마리는 길에서 구조한 강아지고 다른 한 마리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던 그녀가 정서적 지원동물로 입양한 강아지다. 생후 7주 만에 입양된 ‘왓슨’과 달리 구조견인 ‘키코’는 곁을 잘 내어주지 않았다. 공격성이 뚜렷했고 다른 개들과도 마찰이 잦았다. 그런 ‘키코’가 유일하게 접근을 허락한 강아지가 바로 ‘왓슨’이었다.메드라노는 “주인에게 버려진 탓인지 키코는 내성적인 성향이 강했다. 그러나 왓슨과는 달랐다. 둘은 만나자마자 곧바로 친구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둘 사이의 유대감을 더욱더 단단하게 만든 건 포옹이었다. 그녀가 처음 포옹하는 법을 가르친 후, 두 강아지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로를 감싸 안으며 교감을 나눴다. 이제는 어딜 가나 꼭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키코는 1년 전 암으로 다리 한쪽을 절단하고 여전히 투병 중이지만 왓슨과의 포옹에는 더없이 적극적이다. 투병의 아픔을 왓슨과의 포옹으로 달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호주 사진작가가 포착한 펭귄들 역시 포옹으로 서로를 위로했다. 호주 멜버른 사진작가 토비아스 바움게르트너는 지난달 25일 해변에서 목격한 펭귄 한 쌍의 오붓한 한때를 공유했다.그에 따르면 펭귄들은 똑같이 짝을 잃은 아픔을 공유하며 부쩍 가까워졌다. 멜버른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보이는 해변에 나란히 선 펭귄은 한쪽 날개로 다른 펭귄을 보듬었고, 둘은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꽤 오래도록 바다를 내려다봤다는 후문이다. 포옹을 통한 동물 사이의 교감은 침팬지 같은 영장류에서 더욱 뚜렷하게 관찰된다. 영국 리버풀 존무어 대학의 진화인류학 및 생태학 연구센터의 올레이스 프레이저 박사 역시 과거 “침팬지는 포옹과 입맞춤으로 교감하며, 이는 스트레스 감소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 바 있다. 프레이저 박사는 “침팬지가 입맞춤으로 상대를 위로할 경우, 위로하는 쪽은 주로 머리 위나 등에 입을 맞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옹할 때는 위로하는 쪽이 상대를 한 팔이나 두 팔로 감싸 안는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인 프란스 드 발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학 심리학과 석좌교수의 설명에서도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40년간 동물 연구의 최일선에서 활동한 프란스 드 발 교수는 침팬지가 진한 입맞춤으로 반가움을 표현하거나 화해하는 행동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 등 자신의 여러 저서에서는 “인간만이 감정이 있다는 자만심을 버리”라고 촉구했다. 유인원이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게 아니라 인간도 유인원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상기하고 동물과 공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의 입맞춤과 달리 로맨스보다는 교감에 초점에 맞춰져 있긴 하지만, 감정의 교류에서 비롯된 행위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프란스 드 발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침팬지는 물론 강아지와 펭귄의 포옹에도 그 바탕에는 교감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 ‘반독재’ 선봉에 선 사제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 ‘반독재’ 선봉에 선 사제

    동일방직사건 대책위원장 등 활동 유신 철폐 기도회 주도하다 구속도 文대통령 “민주화 운동 대부” 애도 정부, 고인에 국민훈장 모란장 추서민주화와 사회운동에 헌신했던 김병상 필립보 몬시뇰이 지난 25일 선종했다. 88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애도 메시지를 전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추서했다. 193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고인이 사제 서품을 받은 것은 37세 되던 1969년이었다. 1948년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과 폐결핵 투병 등으로 학업을 중단했고, 뒤늦게 1963년 가톨릭신학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고인은 반평생을 민주화와 사회운동 현장에 있었다. 지역 선교와 신앙 교육 등 본연의 사목 활동을 하면서도 1970년대 후반 동일방직 사건 대책위원회 위원장, ‘목요회’ 상임대표, 인천 굴업도 핵폐기물처리장 반대 대책위원회 상임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1977년에는 유신헌법 철폐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주도했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초대 위원장,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03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고인에게 몬시뇰 칭호를 내렸다. 몬시뇰은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성직자에게 부여한다. 민문연 이사장 때인 2009년에는 임헌영 민문연 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과 함께 ‘친일인명사전’을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바쳤다. 2018년 12월엔 회고록 ‘따뜻한 동행’을 펴냈다. 사제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현대사 한복판에서 겪은 일들을 담았다. 이후 2년여 투병 생활을 보낸 고인은 25일 0시 5분 영면에 들었다. 빈소는 인천 동구 인천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 장례미사는 27일 오전 10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인천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이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병상 몬시뇰 신부님의 선종을 슬퍼한다”며 “또 한 분의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했다. 이어 “신부님은 사목 활동에 늘 따뜻했던 사제이면서 유신 시기부터 길고 긴 민주화의 여정 내내 길잡이가 돼 준 민주화 운동의 대부였다”면서 “민주화를 위해 애쓰며 때로는 희생을 치르기도 했던 많은 이들이 신부님에게서 힘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또한 “제가 국회에 있을 때 국회에 와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주재해 주기도 했고, 청와대에 입주할 때 와서 작은 미사와 축복을 해 주기도 했다”며 고인과의 개인적 인연을 소개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 ‘반독재’ 선봉에 선 사제

    민주화와 사회운동에 헌신했던 김병상 필립보 몬시뇰이 지난 25일 선종했다. 88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애도 메시지를 전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추서했다. 193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고인이 사제 서품을 받은 것은 37세 되던 1969년이었다. 1948년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과 폐결핵 투병 등으로 학업을 중단했고, 뒤늦게 1963년 가톨릭신학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인은 반평생을 민주화와 사회운동 현장에 있었다. 지역 선교와 신앙 교육 등 본연의 사목 활동을 하면서도 1970년대 후반 동일방직 사건 대책위원회 위원장, ‘목요회’ 상임대표, 인천 굴업도 핵폐기물처리장 반대 대책위원회 상임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1977년에는 유신헌법 철폐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주도했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초대 위원장,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03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고인에게 몬시뇰 칭호를 내렸다. 몬시뇰은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성직자에게 부여한다. 민문연 이사장 때인 2009년에는 임헌영 민문연 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과 함께 ‘친일인명사전’을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바쳤다. 2018년 12월엔 회고록 ‘따뜻한 동행’을 펴냈다. 사제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현대사 한복판에서 겪은 일들을 담았다. 이후 2년여 투병 생활을 보낸 고인은 25일 0시 5분 영면에 들었다. 빈소는 인천 동구 인천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 장례미사는 27일 오전 10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인천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이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병상 몬시뇰 신부님의 선종을 슬퍼한다”며 “또 한 분의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했다. 이어 “신부님은 사목 활동에 늘 따뜻했던 사제이면서 유신 시기부터 길고 긴 민주화의 여정 내내 길잡이가 돼 준 민주화 운동의 대부였다”면서 “민주화를 위해 애쓰며 때로는 희생을 치르기도 했던 많은 이들이 신부님에게서 힘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또한 “제가 국회에 있을 때 국회에 와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주재해 주기도 했고, 청와대에 입주할 때 와서 작은 미사와 축복을 해 주기도 했다”며 고인과의 개인적 인연을 소개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민주화운동 대부’ 김병상 몬시뇰 선종 애도

    문 대통령 ‘민주화운동 대부’ 김병상 몬시뇰 선종 애도

    “또 한 분의 어른 떠나…영원한 안식 기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했던 김병상 필립보 몬시뇰(원로사목)의 선종에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병상 몬시뇰 신부님의 선종을 슬퍼한다. 또 한 분의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김 몬시뇰은 지난 1969년 사제로 서품한 뒤 1977년 유신헌법 철폐 요구 기도회를 주도해 구속되기도 하고,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등을 지내는 등 반평생을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해왔으며, 2년여의 투병 끝 이날 선종했다. 문 대통령은 “신부님은 사목 활동에 늘 따뜻했던 사제이면서 유신시기부터 길고 긴 민주화의 여정 내내 길잡이가 되어준 민주화운동의 대부였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민주화를 위해 애쓰며 때로는 희생을 치르기도 했던 많은 이들이 신부님에게서 힘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국회에 있을 때 국회에 와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주재해 주기도 했고, 청와대에 입주할 때 와서 작은 미사와 축복을 해주기도 했다”면서 김 몬시뇰과의 개인적 인연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하늘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리라 믿는다. 오랫동안 병고를 겪으셨는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코로나19 걸렸던 톰 행크스, 코로나와 ‘친구 먹기’까지

    코로나19 걸렸던 톰 행크스, 코로나와 ‘친구 먹기’까지

    지난달 호주 퀸즐랜드주에서 아내 리타 윌슨과 함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3주간 격리돼 치료를 받고 완치된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 안부를 걱정하고 고민도 털어놓은 소년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와 함께 타자기를 선물했다. 행크스는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에 목소리 출연을 했는데 지난달 퀸즐랜드를 찾았다. 아내 윌슨은 여러 콘서트 무대에 오를 계획이었고 자신은 바즈 루어만 감독이 연출하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기영화에 출연하기 위해서였는데 코로나에 감염됐다. 3주 동안 투병한 뒤 미국에 돌아와 지내고 있던 행크스 부부는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에 사는 코로나 드브리스(8)란 소년으로부터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를 받았다. 이 소년은 “당신과 아내분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아저씨 괜찮아요?”라고 적고는 자신의 이름을 좋아하지만 학교에서 코로나바이러스란 놀림을 듣는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주 슬프고 화가 난다”고 적었다. 행크스는 지난 10일 “좋아하는 친구, 코로나에게”로 시작하는 답장에다 “네 편지는 아내와 날 대단하게 여기게 만들었단다! 좋은 친구로 있어줘 고맙다. 친구라면 마땅히 친구가 어려울 때 기분 좋게 만들어야 하지”라고 적었다. 오스카를 수상했던 그는 “넌 코로나란 이름을 가진 내가 아는 유일한 사람이야. 태양 주위를 도는 고리나 왕관 같다는 뜻을 갖고 있어”라고 격려했다. 그리고 호주에서 격리됐을 때 사용했던, 공교롭게도 코로나가 제품 이름에 들어가는 타자기를 선물로 보낸다고 적었다. 그는 “이 타자기가 내게 어울릴 것 같아. 골드코스트에도 가져갔고 미국에도 가져왔는데 내 마음도 함께 따라왔어. 어른들에게 사용하는 법을 물어서 내게 답장을 쓰는 데 이용해보렴”이라고 당부했다. 행크스는 타자기 애호가로, 지난 30년 동안 수백 대의 타자기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이 스토리에서 우디란 캐릭터 목소리를 연기했던 그는 편지 끄트머리에 손글씨로 “PS(추신)! 나랑 친구 먹었어!”라고 적었는데 우디가 영화에서 불렀던 노래의 가사로 유명한 구절이었다. 드브리스 가족은 코로나의 편지를 행크스 부부에게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준 호주 나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년이 “미국인 새 친구”를 사귀었다고 잔뜩 흥분했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톰 행크스가 전한 코로나19 투병기 “운동 12분 했는데 쓰러져”

    톰 행크스가 전한 코로나19 투병기 “운동 12분 했는데 쓰러져”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미국 할리우드 톱 배우 톰 행크스가 탈진과 메스꺼움을 겪었다고 투병 경험을 털어놨다. 영화 촬영을 위해 아내 리타 윌슨과 함께 호주에 머물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던 톰 행크스는 국방라디오쇼와의 인터뷰에서 “입원 기간 중 고작 12분 운동하고선 완전히 지쳐 병원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저 기본적인 스트레칭을 하고 바닥에서 운동하려고 했을 뿐인데 절반도 하지 못 하는 게 너무나 이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내 윌슨이 자신보다 더 심하게 앓았다고 전했다. 특히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계열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할 때에는 구역질이 너무 심해 제대로 걷는 것조차 힘겨워했다고 전했다. 아내 윌슨은 고열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미각과 후각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3주 동안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도 누리지 못했고, 속이 메슥거려 병원 바닥을 기어다녀야 했다고 톰 행크스는 설명했다. 윌슨은 최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온몸이 쑤셨고, 불편했으며 누구도 나를 만지지 않기를 바랐다”며 체온이 38.8도를 넘어선 탓에 “그간 겪어본 적이 없는 추위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톰 행크스는 지난달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애를 다룬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호주 동부의 골드코스트에 머물던 중 아내와 함께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가 5일 만에 퇴원했다. 퇴원 후에도 호주에 집을 빌려 자가격리를 했던 이들 부부는 지난달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으로 돌아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생후 6개월 아기, 코로나19 투병 사진 공개한 이유

    생후 6개월 아기, 코로나19 투병 사진 공개한 이유

    심장병 이겨낸 생후 6개월 英아기, 코로나19 확진“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 때문” 사진 공개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생후 6개월 아기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리버풀의 한 아동병원에 입원해 있는 에린 베이츠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린 베이츠 부모는 온갖 치료 장비를 온몸에 휘감은 상태로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에린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20일 온라인상에서 사진을 접한 네티즌은 “너무 안타깝다”, “아기가 잘 이겨냈으면”등 반응을 보였다. 태어난 지 6개월밖에 안 된 에린은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감염병과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에린은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지난해 12월 출생 한 달 만에 심각한 수술을 받았고, 1월에는 합병증으로 기관지염과 폐렴을 얻었다. 다행히 에린은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이겨내 건강을 회복했다. 가족은 그런 에린을 ‘기적의 아기’라고 불렀다. 그러나 또 한 번 위기가 덮쳤다. 에린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엠마는 에린의 사진을 공개한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딸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또다시 처해 마음이 아프다”며 “딸은 너무 많은 것을 이겨냈다. 이 바이러스로 딸을 잃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웨인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한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병원까지 몰고 왔고, 결국 입원해 있던 에린까지 감염됐다”며 “아직도 이 바이러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분노한다”고 코로나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전과 다름없이 해변에 줄지어 선 사람들의 사진을 봤다”면서 “아직도 외출금지령을 지키지 않는다는 게 소름 끼친다”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중국은 코로나19 책임져라”…美 시민들, 6조달러 규모 집단소송

    “중국은 코로나19 책임져라”…美 시민들, 6조달러 규모 집단소송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책임을 묻는 집단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는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시작된 손해배상청구 소송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3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주민 4명을 대표해 마이애미연방법원에 소송장을 접수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은폐해 피해가 커졌다며 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중국 위생부와 민정부, 후베이 성정부와 우한 시정부 등을 상대로 한 소송은 5000여 명이 참가한 집단 소송으로 발전했고, 배상요구액도 6조 달러(약 7329조 6000억 원) 규모로 불어났다. 소송을 담당한 ‘버만 로 그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동생이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로펌으로,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튜 무어 변호사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미국 시민과 기업에 미친 영향은 전례가 없을 정도이며, 우리는 중국이 침묵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해당 로펌 수석전략가 제레이 얼터스 역시 “중국 정부는 그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진실을 폭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승소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전 국무부 직원 출신으로 캘리포니아대학에서 국제법을 가르치고 있는 시멘 케이트러 교수는 “외국 정부는 외국주권 면책특권법(Foreign Sovereign Immunities Act·FSIA)‘에 따라 법적조치에서 보호를 받는다. 예외조항이 적용되는 사례는 극히 일부”라면서 “중국 정부를 미국 법정에 세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 견해를 드러냈다. 외국 정부와 미국시민 간의 청구권 갈등을 다루는 외국주권면책특권법(FSIA)은 주권 면책 원칙에 따라 외국 정부를 미국 법원에 기소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예외 미국 시민권자가 죽음이나 고문, 구금 등에 처했을 때는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를 기소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인정하고 있다. 버만 로 그룹 측은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예외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로펌은 “중국 정부는 드러난 위험에 대해 경고하지 않았다. 인류를 상대로 비열한 행동을 저질렀다”고 꼬집으며, 중국 정부는 면책특권 뒤에 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가 사실상 생물학적 테러 무기와도 같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올리비에 바빌론(38)은 이달 초 코로나19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소득도 반 토막이 났다면서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경제적 손실에 그쳤지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라고 지적했다. 결혼식에 참석한 뒤 다른 가족 9명과 함께 바이러스에 감염된 로레인 카기아노 뉴욕 행정관 역시 “나는 돈을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가 맞서고 있다는 것은 상징적인 행동”이라면서 “아버지와 이모를 모두 코로나19로 잃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20일 현재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16만5154명이며, 240만2076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거장의 온라인 선물…‘기부’로 답하는 관객

    거장의 온라인 선물…‘기부’로 답하는 관객

    코로나 기금 모금 캠페인도 진행‘집콕’ 관객들 30만달러 이상 기부‘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 직역하면 ‘공연은 계속돼야 한다’는 뜻이지만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어떠한 역경에도 인생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미로 통용되는 표현이다. 록 음악 전설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 투병 중 마지막으로 녹음한 곡의 제목도 ‘더 쇼 머스트 고 온’이었다. 사상 유례없는 감염병 코로나19로 지구촌이 일상을 잃은 가운데 전 세계 수백만명이 ‘공연은 계속돼야 한다’는 구호 아래 모였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72)가 지난 3일 유튜브에 개설한 동명의 채널이다. 로이드 웨버는 이 채널을 통해 매주 금요일 오후 6시(현지시간)에 자신의 뮤지컬 작품 전막 공연 실황을 1편씩 공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무대와 관객을 잃고 생계의 위협까지 받는 세계 공연계를 돕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우울해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그는 매주 한 작품을 48시간 동안 무료로 공개하면서 코로나19 구호 기금 마련 기부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토요일 새벽인 지난 18일 오전 3시. 로이드 웨버의 유튜브 채널에 접속자가 쇄도했다. 폭주하는 실시간 채팅창에는 세계의 다양한 언어 속에 한국어도 눈에 띄었다. 로이드 웨버의 수많은 명작 중에서도 세계의 뮤지컬 팬들이 특히 기대해 온 작품 ‘오페라의 유령’이 유튜브에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공연 영상은 저작권 문제로 앞서 상영한 뮤지컬 두 편(‘조지프 앤드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보다 한 시간 늦게 관객과 만났다. 로이드 웨버는 온라인 상영회를 통해 코로나19로 ‘집콕’ 중인 세계 각지의 사람들을 2011년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홀로 소환했다. 방의 불을 끄고 유튜브에 접속한 TV 앞에 앉으니 세계 최고의 공연장 1열이 부럽지 않았다. 공연장 관람이었다면 불가능한 캔맥주까지 마시며,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관람한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와 비교하며 작품 속으로 빠져들었다. 로이드 웨버가 공개한 공연은 웨스트엔드 초연 25주년을 기념해 로열 앨버트홀에서 진행한 특별 공연을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생생하게 담아낸 버전이다. 공연장 구조 문제로 대형 샹들리에가 무대로 떨어지는 뮤지컬의 대표적인 장면은 불꽃이 튀며 터지는 장면으로 대체됐지만, 유령의 마스크 주변으로 흐르는 땀과 크리스틴 다에의 눈가에 맺힌 눈물 등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세밀한 움직임과 감정까지 포착할 수 있었다. 특히 본공연이 끝나고 로이드 웨버의 ‘뮤즈’이자 1대 크리스틴인 사라 브라이트만(60)과 역대 ‘유령들’이 함께 부른 넘버 ‘뮤직 오브 더 나이트’는 세계적 비상상황 속에서 음악과 예술이 지닌 힘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공연은 19일 기준 조회수 822만 5000회를 기록했고, 코로나19 모금액은 30만 달러(약 3억 6500만원)를 넘어섰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다리 절단…美 뮤지컬 스타의 안타까운 사연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다리 절단…美 뮤지컬 스타의 안타까운 사연

    미국 브로드웨이 스타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다리를 절단했다. CNN은 19일(현지시간)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캐나다 배우 닉 코데로(41)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토니어워즈 후보에도 올랐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코데로는 지난달 31일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코로나19 검사에서 2차례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3번째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별한 지병도 없었던 젊은 배우의 상태는 갑자기 의식을 잃을 정도로 심각했고, 맥박이 없는 상태로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다행히 고비는 넘겼지만 합병증이 문제였다.코데로의 아내는 18일 “수술 후 오른쪽 다리에 혈액 응고 현상이 나타났다. 혈전 해결을 위해 의료진은 남편에게 혈액희석제를 투여했는데, 부작용으로 저혈압과 장기내출혈이 왔고 결국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배우가 다리 절단이라니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무대에 다시 오르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 아내는 남편이 다시 걸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래도 아내는 남편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보름 넘게 투병 중인 코데로는 심장과 폐 기능이 많이 돌아와 다음 주쯤 에크모 치료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19일 현재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73만5242명, 사망자는 3만9089명이다. 다행히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18일 신규 확진자 3만 명대, 신규 사망자 2500명대였던 것이 19일에는 각각 2만 명대, 1600명대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피해국인 상황에서 플로리다 등 주요 해변에 나들이 인파가 몰리면서 증가세가 올라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방구석 리뷰] 유튜브에 뜬 ‘오페라의 유령’, 1000만 관객 기부 물결

    [방구석 리뷰] 유튜브에 뜬 ‘오페라의 유령’, 1000만 관객 기부 물결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 직역하면 ‘공연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뜻이지만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어떠한 역경에도 인생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통용되는 표현이다. 록 음악 전설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 투병 중 마지막으로 녹음한 곡의 제목도 ‘더 쇼 머스트 고 온’이었다.사상 유례 없는 감염병 코로나19로 지구촌이 일상을 잃은 가운데 전 세계 수백만명이 ‘공연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구호 아래 모였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72)가 지난 3일 유튜브에 개설한 동명의 채널이다. 로이드 웨버는 이 채널을 통해 매주 금요일 오후 6시(현지시간)에 자신의 뮤지컬 작품 전막 공연 실황을 1편씩 공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무대와 관객을 잃고 생계의 위협까지 받는 세계 공연계를 돕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우울해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그는 매주 한 작품을 48시간 동안 무료로 공개하면서 코로나19 구호 기금 마련 기부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한국 시간으로 토요일 새벽인 지난 18일 오전 3시. 로이드 웨버의 유튜브 채널에 접속자가 쇄도했다. 폭주하는 실시간 채팅창에는 세계의 다양한 언어 속에 한글도 눈에 띄었다. 로이드 웨버의 수 많은 명작 중에서도 세계의 뮤지컬 팬들이 특히 기대해온 작품 ‘오페라의 유령’이 유튜브에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공연 영상은 저작권 문제로 앞서 상영한 뮤지컬 두 편(‘요셉 앤드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보다 한 시간 늦게 관객과 만났다. 로이드 웨버는 온라인 상영회를 통해 코로나19로 ‘집콕’ 중인 세계 각지의 사람들을 2011년 영국 런던 로열 알버트홀로 소환했다. 방의 불을 끄고 유튜브에 접속한 TV 앞에 앉으니 세계 최고의 공연장 1열이 부럽지 않았다. 공연장 관람이었다면 불가능한 캔맥주까지 마시며,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관람한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와 비교하며 작품 속으로 빠져들었다.로이드 웨버가 공개한 공연은 웨스트엔드 초연 25주년을 기념해 로열 알버트홀에서 진행한 특별 공연을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생생하게 담아낸 버전이다. 공연장 구조 문제로 대형 샹들리에가 무대로 떨어지는 뮤지컬의 대표적인 장면은 불꽃이 튀며 터지는 장면으로 대체됐지만, 유령의 마스크 주변으로 흐르는 땀과 크리스틴 다에의 눈가에 맺힌 눈물 등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세밀한 움직임과 감정까지 포착할 수 있었다. 특히 본 공연이 끝나고 로이드 웨버의 ‘뮤즈’이자 1대 크리스틴인 사라 브라이트만(60)과 역대 ‘유령들’이 함께 부른 넘버 ‘뮤직 오브 더 나이트’는 세계적 비상상황 속에서 음악과 예술이 지닌 힘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공연은 19일 오후 3시 기준 조회수 916만 3000회를 기록했고, 코로나19 모금액은 33만 6000달러(한화 약 4억 900만원)를 넘어섰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코로나 중환자실서 맞은 伊부부의 결혼 50주년…말없이 꼭붙든 손

    코로나 중환자실서 맞은 伊부부의 결혼 50주년…말없이 꼭붙든 손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한 노부부가 중환자실에서 결혼 50주년을 맞이했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는 코로나19로 투병 중인 노부부가 의료진의 배려로 같은 병실에서 결혼기념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이탈리아 마르케 주 페르모 시의 한 병원 간호사 로베르타 페레티는 노부부 환자를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간호사는 “노부부가 나란히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했는데 병원에서 결혼 50주년을 치르게 됐다. 다른 병실에 떨어져 서로를 더 걱정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파티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남편의 침대를 아내가 입원 중인 중환자실로 옮긴 의료진은 결혼행진곡을 연주하며 축하를 보냈다. 부부의 침대맡에 모여 작은 케이크를 전달하기도 했다. 비록 불을 붙일 수는 없었지만 케이크를 받아든 노부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남편은 말없이 아내의 손을 꼭 붙잡았다. 간호사는 “투병으로 힘이 빠진 부부는 겨우 손을 붙들었고, 남편은 아내에게 끝없이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그런 노부부의 모습에 의료진들도 울음을 터트렸다”고 말했다. 이어 “단 10분이었지만 그동안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며 누적된 피로를 한꺼번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아름답고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병원 책임자는 “환자의 정체성과 삶에 얽힌 이야기를 치료와 회복의 도구로 사용하라고 늘 강조했다. 그리고 그건 가끔 이런 기적을 만들기도 한다”며 기뻐했다. 중환자실에서나마 50년의 결혼 생활을 돌아본 부부의 소식에 자녀들도 “우리 부모님은 함께 하기 위해 태어난 분들 같다. 이 세상에 얼마 남지 않은 구식 커플”이라며 감사를 표했다.노부부의 사랑과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가 통한걸까. 현지언론은 이후 아내 산드라(71)와 남편 지안카를로(73) 부부가 고비를 넘겨 곧 나란히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17일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6만8941명, 사망자는 2만2170명이다. 대규모 인명피해에 이탈리아에서는 이번 참사를 인재(人災) 보고 보건당국과 의료시설의 과실 유무를 따지는 수사도 시작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에 있는 요양원과 병원, 지방 정부를 상대로 직무유기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1만1000여 명의 사망자가 쏟아져 나와 ‘죽음의 도시’로 불린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연애소설 읽는 노인’ 작가 세풀베다, 코로나19로 별세

    ‘연애소설 읽는 노인’ 작가 세풀베다, 코로나19로 별세

    칠레 출신의 세계적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스페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70세. AFP통신에 따르면 세풀베다의 저서들을 출간해 온 바르셀로나의 투스케 출판사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세풀베다가 스페인 북부 오비에도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세풀베다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6주간 투병했다. 세풀베다는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났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학생 운동을 하다가 1977년 군부의 탄압을 피해 망명길에 올랐다. 이후 스페인에 정착해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는 대중적 인기와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대표작으로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 있다. 1989년 피살된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를 기리는 소설이다. 아마존에 사는 노인이 침략자가 파괴한 자연의 균형을 바로잡고자 총을 들고 숲으로 떠나는 과정을 추리소설 기법으로 그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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