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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별 디바 ‘화려한 귀환’

    시대별 디바 ‘화려한 귀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팝의 여왕들의 새 앨범이 잇따르고 있다. ●스트라이샌드, 할리우드 배우들과 듀엣 앨범 모두 아홉 장의 빌보드 넘버원 앨범을 보유하고 있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74)는 최근 신작 ‘앙코르:무비 파트너스 싱 브로드웨이’를 발표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듀엣을 이뤄 브로드웨이 명곡들을 재해석한 앨범이다. 1961년 뮤지컬 배우로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한 스트라이샌드는 그래미·오스카·토니상을 모두 거머쥐며 대중음악·영화·뮤지컬 분야에서 두루 활약해 왔다. 이번 앨범에서는 휴 잭맨과 함께 부른 ‘애니 모멘트 나우’, 패트릭 윌슨과 호흡을 맞춘 ‘러빙 유’ 등이 돋보인다. 알렉 볼드윈, 안토니오 반데라스, 앤 해서웨이, 제이미 폭스, 멀리사 매카시, 크리스 파인 등도 함께했다. 디럭스 버전은 보너스 트랙 4곡까지 합쳐 14곡을 담았다. ●셀린 디옹, 세상 떠난 남편 추모곡 발표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와 함께 1990년대 ‘3대 디바’로 어깨를 나란히 한 캐나다 출신 셀린 디옹(48)도 15번째 프랑스어 정규 앨범 ‘앙코르 언 수아르’를 선보였다. 영어 정규 앨범까지 합하면 26번째다. 앨범 제목과 같은 ‘하룻밤만 더’라는 뜻의 타이틀곡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추모하는 노래다. 유명 작곡가 장자크 골드만과 함께 작업했다. 지난 5월 싱글로 선발매돼 프랑스 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모두 12곡이 담겼다. 암 투병 중인 남편을 돌보기 위해 2014년 8월 무기한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셀린 디옹은 지난 6월 투어를 재개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부진 털고 3년 만에 컴백 마돈나의 뒤를 이어 섹시 여제로 군림한 브리트니 스피어스(35)도 9집 앨범 ‘글로리’를 발표했다. 부진했던 ‘브리트니 진’ 이후 3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디럭스 버전은 보너스 트랙 5곡까지 모두 17곡을 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부침을 겪어 온 스피어스는 절치부심한 새 앨범을 놓고 ‘새로운 시대’라고 표현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피어스와 같은 해인 1999년 데뷔하며 라이벌 구도를 이뤘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36)도 오는 11월 새 정규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5집 ‘로터스’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6월 미국 올랜도 참사 헌정곡 ‘체인지’를 발표했고, 최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식 공연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인과관계 없다니···대법 “삼성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산업재해 불인정”

    인과관계 없다니···대법 “삼성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산업재해 불인정”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던 중 백혈병에 걸린 직원과 유가족 3명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결국 대법원 패소가 확정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30일 삼성반도체 전 직원 김모(47)씨와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모(2005년 사망)씨의 부인 정모(39)씨 등 3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 등은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이 발병했으므로 산재로 보상받아야 한다”며 2007∼2008년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이 “백혈병 발병과 삼성반도체 근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원고 측은 “삼성전자 기흥·온양 공장 등에서 생산직 직원으로 근무하거나 퇴사한 이후 급성골수성 백혈병 등 조혈계 암에 걸려 투병 중이거나 숨졌으므로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 2심은 원고 중 김씨 등 3명에 대해선 “유해 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나머지 원고 2명에게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각종 유해 화학물질과 미약한 전리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발병했거나 적어도 발병이 촉진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며 백혈병 발병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공단이 상고를 포기해 2심 승소가 확정됐다. 패소한 김씨 등 3명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자체 vs 환경단체 ‘케이블카 전쟁’

    지자체 vs 환경단체 ‘케이블카 전쟁’

    속리산·설악산 등 국립공원 등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문제로 전국이 시끄럽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자연 훼손의 첩경이란 주장이 충돌해 심각한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충북도와 보은군은 최근 속리산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 용역을 발주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23일 밝혔다. 토지 소유주인 법주사가 수년 동안 반대하던 입장을 철회하고 최근 케이블카 설치에 동의해 탄력이 붙었다. 케이블카 예정 구간의 코스로는 현재 속리산캠핑장~천왕봉 구간과 수정초~문장대 구간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다른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 두 코스 모두 길이는 3.5㎞ 정도다. 충북도 등은 침체한 속리산 관광을 살리려면 케이블카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보은군 황대운 경제팀장은 “1980년대 속리산 관광객이 한 해 200만명이었지만, 지금은 60만명으로 줄어 3분의1 토막이 났다”며 “속리산 관광 활성화가 지역 경제 활성화의 주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황 팀장은 “특히 속리산 문장대를 3번 올라가면 극락왕생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어 투병하는 노인이나 장애인 중에 꼭 문장대에 가고 싶다는 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들은 케이블카가 오히려 자연을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등산객의 부주의로 산불이 나거나 나뭇가지를 훼손하고 엄청난 등산객이 몰려들어 산과 나무를 망치기도 하는데,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이런 훼손들이 크게 감소한다는 것이다. 또 과거와 달리 케이블카 설치공사도 자연 훼손을 최소화한다고 했다. 유건상 충북도 관광항공과장은 “케이블카 지주를 세울 때 산림 피해 면적을 최소화하고, 헬기로 공사자재를 옮기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자연 훼손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런 지자체들의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더 많은 등산객이 몰려 산 정상부와 능선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또 멸종위기 동식물들의 생존도 위협받는다. 게다가 케이블카가 산불 예방 등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라고 비난한다. 전국 관광용 케이블카 8곳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통영 케이블카 등 고작 3곳에 불과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도 안 된다고 했다. 충북환경운동연합 이성우 정책국장은 “최근 노인과 장애인을 내세워 케이블카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장애인 이동권을 확대하는 사업도 제대로 못 하면서 케이블카를 만들어 도움을 준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개발 논리에 얽매여 주민들을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며 “속리산 케이블카 사업은 시민단체 연대로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강원도 양양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도 지자체는 찬성하고 환경단체는 반대하는 양상이 충북도와 비슷하다. 양양군은 환경영향평가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갔다. 하지만 케이블카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는 “설악산 전체가 산양의 핵심 서식지여서 설악산 생태계를 전체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리산생명연대와 경남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01년부터 추진된 울산 울주군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15년째 표류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반발에 못 이겨 제주도는 한라산 케이블카를, 대구시는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철회했다. 강형기 충북대 교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장애인과 노약자 등이 다 함께 즐길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공익적 가치를 좀 더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종환 국회의원 측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구상하거나 추진하는 지자체는 34곳이다. 케이블카 사업이 구체화된 지역은 예외 없이 찬반 갈등으로 시끄럽다. 도종환 의원은 “정부가 산악 관광을 활성화한다고 해 무분별하게 여기저기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동식물과 전통 사찰들을 배려하는 대책이 마련된 뒤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가발 벗어 던진 용감한 美 17살 모델 살라자르

    가발 벗어 던진 용감한 美 17살 모델 살라자르

    “나에게 더이상 가발은 필요하지 않다” 암투병 중인 17살 모델 안드레아 시에라 살라자르(Andrea Sierra Salazar)의 화보 사진이 SNS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허핑턴포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라자르는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17살 소녀. 아르바이트로 모델 활동을 해 온 그녀가 자신의 목에서 암을 발견한 것은 지난 2월이었다. 혈액암의 일종으로 림프조직 세포들이 악성 전화되어 생기는 암에 걸린 살라자르는 림프종 2단계의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화학치료로 인해 머리카락을 잃게 됐다. 모델 일을 해오던 살라자르는 머리카락이 빠지자 낙담하게 됐고 자신의 변해가는한 모습에 실망하게 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사진작가 제럴드 가르멘디아는 그녀에게 ‘가발 없는 공주’ 컨셉트로 촬영을 제의 했고 살라자르는 이에 응했다. 살라자르는 “가발 없이 사람들 앞에 선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며 “하지만 이젠 ‘가발’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머리카락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 결정하는 건 아니다. 그 사람의 행동과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그 사람을 결정짓는 것”이며 “이 사진을 통해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다른 소녀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살라자르의 매력적인 사진을 직접 촬영한 가르멘디아는 “살라자르는 모델 활동을 정말 좋아한다”면서 “그녀는 인생에서 어떤 불행이 만나더라도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GERARDO GARMENDIA, Andrea Sierra Instagram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미 해병대, 여군 비율 높이려 여고생 운동선수 모병 나서

    미 해병대, 여군 비율 높이려 여고생 운동선수 모병 나서

     ‘성차별 군대’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미국 해병대가 여군 충원을 위해 여자 고등학생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모병 활동에 나서고 있다.  미 해병대는 여군 비율을 현재 7~8%에서 10%로 끌어올리라는 로버트 넬러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여고생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모병 활동을 시작했다고 AP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병대는 올해부터 보병, 수색병 등 모든 전투 병과를 여군에게 개방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군 비율을 높여 이미지 개선을 도모하면서도 임무에 걸맞는 소수 정예 여군 후보를 선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넬러 사령관은 여고생 운동선수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해병대 신체검사를 쉽게 통과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고 규율을 잘 따르며 유연하고 임무 집중도가 높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모병 활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해병대는 전군에서 여군 비율이 가장 낮고 여군에 대한 성폭행 발생률은 가장 높아 성차별 군대라는 안 좋은 이미지가 팽배했다. 해병대는 지난해 12월 국방부가 여군에게도 전투병과를 개방한다고 발표했을 때 육·해·공군과는 달리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바 있다.  이에 해병대는 인사사령관인 폴 케네디 소장을 중심으로 인식 개선 작업에 나섰고, 여고생 운동선수 모병을 계획했다. 전국의 고교를 돌아다니면서 여고생 운동선수들과 코치들을 만나 해병대 근무가 안정적이고 다양한 경력을 쌓는 데 적격이라고 설득하고 나섰다.  케네디 소장의 이번 작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미 3100여명의 여성들이 입대를 결심했다. 케네디 소장은 “해병대 내에서도 기혼 장교와 사병이 많으며, 더는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모병 활동에 성공을 거둔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부고] ‘한컷에 담은 현대사’… 백무현 前서울신문 화백 별세

    [부고] ‘한컷에 담은 현대사’… 백무현 前서울신문 화백 별세

    역대 대통령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화 시리즈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비판적으로 조명했던 시사만화가 백무현 화백이 지난 15일 위암 투병 중 별세했다. 52세. 백 화백은 1988년 평화신문 창간과 함께 시사만평을 그렸고,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신문에 ‘백무현 만평’을 연재하며 편집위원을 지냈다. 2005년부터는 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을 주제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 회장을 지내면서 냉전·학벌·남성 중심 이데올로기에 물든 시사만화계를 자정하겠다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2012년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지난 4월 총선 때는 고향인 전남 여수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당시 위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끝까지 선거를 완주했다. 유족으로 부인 윤정숙씨와 딸 승영, 아들 승건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2호실. 발인은 18일 오전 8시 30분이며, 장지는 천주교 용인공원묘지다. (02)3010-2292.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광복절 특별사면…朴대통령 집권 후 세 차례 모두 정치인은 제외

    광복절 특별사면…朴대통령 집권 후 세 차례 모두 정치인은 제외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에도 특별사면에 정치인을 제외시켰다. 12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확정·공포된 8·15 광복 71주년 사면 명단에 예상대로 정치인은 없었고, 경제인도 극소수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 집권 후 세 차례의 특별사면에서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제인도 작년 광복절과 마찬가지로 모두 14명이 포함됐으나 재벌 총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한 명 뿐이었다. 지난해 사면·복권의 특혜를 누린 재계 인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뿐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화합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고, 어려움에 처한 서민과 중소·영세상공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조속히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생계형 사범 사면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많고 국민의 삶의 무게가 무겁다”며 광복절 특사 실시 방침을 밝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달 8일 박 대통령과 여당 의원단 오찬에서 “분야별로 ‘규모 있는’ 특사 조치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건의한데 대한 화답이었다. 당시만 해도 이번 사면은 ‘경제위기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검토된 만큼 예년보다 많은 기업인이 구제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고, 통합의 차원에서 야당 또는 비박(비박근혜)계 인사 중 일부가 정치인 사면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투병 중인 이재현 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해 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말 가석방되는 등 주요 경제인들의 동향에 변화가 발생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여름휴가 직후인 8월 초 들어 ‘정치인 배제, 기업인 최소화’라는 사면 원칙이 윤곽을 잡았고, 실제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지난 9일 의결한 대상자 명단에서 정치인은 모두 빠지고 재벌 총수도 이 회장 한 명만 포함됐다. 이정현 신임 대표가 11일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민생·경제사범에 대해서는 통 큰 사면이 있기를 국민이 기대하는 것 같다”고 제안해 막판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그동안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사면을 제한적으로 행사해 왔다”는 원칙론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전에도 ‘대기업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 제한’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사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누차 강조해왔다. 대신 박 대통령은 영세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을 대거 사면하면서 “이번에 사면받은 모두가 경제살리기를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으로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힘을 모아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경제살리기 역할을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인들에게는 경제살리기를, 서민들에게는 재기를 위한 희망의 전기를 마련해주자는 것이 이번 사면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하다 생긴 병’ 인정 못 받고 떠난 암투병 소방관

    ‘일하다 생긴 병’ 인정 못 받고 떠난 암투병 소방관

    족·동료들 “그의 뜻 이을 것” 이달 ‘김범석法’ 발의 움직임 “그는 강인한 체력으로 솔선수범하던 소방관이었습니다. 유독물질이 퍼져 있는 현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가 가장 늦게 나왔죠. 그 결과가 혈액암에 걸린 거였고, 공무상 부상(공상)을 인정받기 위해 소송을 하던 중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4일 혈액암으로 사망한 부산소방본부 이성찬(47) 소방관의 후배인 오현민(33) 소방관은 “그저 소방관으로 일하다가 이런 병을 얻었다는 것을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5년 부산시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이 소방관은 18년간 733차례나 현장에 출동해 화재진압·구조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동래소방서에서 근무하던 2013년 11월 혈액암(다발성 골수종) 판정을 받고, 치료를 위해 퇴직했다. 골수에서 항체를 생산하는 백혈구(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병으로 의학계는 방사선, 중금속, 살충제 등 화학물질의 노출을 원인으로 추정한다. 2010년 건강검진에서 특이사항이 없을 정도로 건강했던 이 소방관의 입장에서 충격은 컸다. 그는 이후 2년 8개월간 투병생활을 하며 2억여원의 치료비를 지출했다. 이 소방관은 2015년 3월 공무원연금공단에 공상 신청을 냈지만 “혈액암과 소방업무의 연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재심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11월 행정법원에 ‘공단의 공상 불인정 처분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이 판결을 내리기도 전에 그는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과 동료들은 그의 소송을 계속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방관의 동료는 “성찬이는 항상 ‘동료, 후배 소방관들이 같은 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소송을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며 “그 뜻이 조금이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실이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 동안 암에 걸린 소방관이 공상을 인정받은 경우는 전체 18명 가운데 단 1명(5.6%)뿐이었다. 외상을 포함한 전체 질병 중 공무상 사망이 인정된 경우가 63건 가운데 45건(71.4%)인 점을 감안하면 인정 비율이 너무 낮은 셈이다. 문제는 공단이 아니라 소방관 개인이 업무와 질병의 연관성을 인정해야 하는 점이다. 이는 암·희귀병과 업무상 관계를 규명한 학문적 결과물이 없는 상황에서 불가능하다는 게 소방관들의 하소연이다. 미국의 경우 ‘소방 업무가 암 발생 등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보고서 등을 기반으로 암·고혈압·심근경색·호흡기 질환 등의 질병에 대해 가족병력·근무기간 조건이 충족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다. 표 의원은 이달 말쯤 ‘소방관 공·사상 인정범위 확대를 위한 특례법’(김범석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김범석 소방관은 2014년 6월 혈관육종암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사망했으며 그의 유족은 ‘공무상 사망’ 인정을 받기 위해 현재 공단과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서울신문 2016년 7월 5일자 9면>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날한시, 20분 차로 세상 떠난 63년 해로 부부

    한날한시, 20분 차로 세상 떠난 63년 해로 부부

    한 부부의 사랑은 죽음도 갈라 놓을 수 없었다. 9일(이하 현지시간) 미 CNN등 현지언론은 63년을 해로한 부부가 20분 차이로 세상을 떠난 영화같은 사연을 보도했다.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보여준 아름다운 사연의 주인공은 사우스 다코타주(州) 플래트에 살았던 헨리 드 란지(86)와 그의 부인 자넷(87).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헨리는 63년 전 자넷과 결혼해 5명의 자식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다.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남부럽지 않은 결혼생활을 이어오던 부부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5년 전이었다. 부인 자넷이 알츠하이머로 지역 내 양로원 생활을 하게된 것. 이에 남편 헨리는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양로원을 찾아 부인을 만났다. 그러나 '세월의 병'은 남편에게도 찾아왔다.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들 리는 "아버지가 양로원에 보내달라고 말해 어머니와 같은 방에 입실했다"면서 "한 방에 함께있는 부모님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보였다"고 말했다. 가족과의 이별의 순간은 지난달 31일 찾아왔다. 부부의 건강 상태가 좋지않다는 양로원의 연락을 받고 자식들이 모였고 이날 오후 5시 10분 경 부인 자넷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놀랍게도 20분 후 남편 역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들 리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리자 천천히 눈을 감으셨다"면서 "그리고 5분 후 아버지 역시 어머니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이보다 더 아름다운 죽음은 없을 것 같다. 하나님의 가호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60년 넘게 같이 살다가 20분 차이로 세상 떠난 美 부부

    60년 넘게 해로하다 같은 날 20분 차이로 세상을 떠난 80대 노부부의 이야기가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헨리 드랭과 저넷 드랭은 지난달 31일 함께 지내던 요양원 방에서 20분 차이로 함께 숨을 거뒀다. 1953년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은 63년을 함께 보냈다. 가족은 같은 날 세상을 떠난 부부를 위해 이날 사우스다코다주(州) 플랫에서 합동 장례식을 열 계획이다. 드랭 부부의 아들인 리는 부모가 함께 세상을 뜬 것에 대해 현지 KSFY-TV에 “신의 사랑과 자비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행동”이라고 표현했다. 먼저 떠난 것은 부인 저넷이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저넷은 31일 오후 5시 10분께 87세의 나이로 먼저 눈을 감았다.당시 가족들은 시편 103편을 읽으며 임종을 지켰다. 리는 어머니의 마지막 길이 아주 평온했다고 전했다. 다른 아들이 아버지 헨리에게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말을 전하자 헨리도 곧 삶의 끈을 놓아버렸다. 전립샘암으로 투병하던 그는 그로부터 20분 후에 평생 바람대로 부인과 함께 숨을 거뒀다. 부부의 자녀들은 아버지가 숨지기 직전 눈을 떠 어머니를 바라보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달에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도 조지와 오라 리 로드리게스 부부가 몇 시간 차이로 함께 눈을 감았다고 CNN은 전했다. 58년 동안 해로한 부부는 숨질 당시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되고파”…꿈 이룬 6살 백혈병 소년

    “경찰 되고파”…꿈 이룬 6살 백혈병 소년

    3년째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6세 어린이가 경찰관이 되는 꿈을 이뤘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에 사는 트리스탄 군.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트리스탄을 초청해 명예 경찰관으로 임명하고 이날 하루 경찰관 임무를 체험할 수 있게 해줬다고 미국 CBS 방송 등 현지언론이 7일 보도했다. CHP는 경찰관이 꿈인 트리스탄 군의 사연을 알고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소년은 이날 CHP 경찰관들이 입는 것과 크기만 다를 뿐 똑같은 경찰 제복과 빛나는 금별 배지를 받고 이후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후 소년은 실제 경찰관들의 브리핑에 참석해 이날 맡게 된 임무에 관한 설명을 듣고 동료 경관과 함께 임무 수행에 나섰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순찰차는 물론 순찰용 헬리콥터를 타고 일대를 누볐고, 과속 차량 단속에 꼭 필요한 속도 측정기도 직접 사용해볼 수 있었다. 이날 트리스탄은 온종일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임무를 수행했다. 그런 소년을 많은 사람은 기특하게 바라봤다. 그리고 임무를 완수한 소년에게 경찰은 장난감을 선물로 줬다. 이렇게 이날 하루 트리스탄의 꿈을 이뤄준 CHP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트리스탄은 용감한 소년으로, 훌륭하게 고속도로 순찰대 경찰관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트리스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페이스북에 공개돼 조회 수 22만 회, 좋아요(추천) 2000개, 댓글 200개, 공유 3000회 이상을 기록했다. 사진=페이스북 영상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에베레스트 하산 중 왼손 손가락 모두 잃은 곽정혜의 체험 책으로

    에베레스트 하산 중 왼손 손가락 모두 잃은 곽정혜의 체험 책으로

    ‘도대체 그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책이나 영화로 아무리 간접 경험을 하거나 엿보더라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와 같다. 바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의 베이스캠프(해발 고도 5300m) 위의 그 공간, 3500m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베이스캠프까지가 웬만큼 산행 경험이 있는 체력 좋은 이들에게 허락된 등고선이라면, 베이스캠프부터 정상에 이르는 과정은 그야말로 전문 산악인에게만 허락된 시공간이기 때문이다. 여성 산악인 곽정혜(35)가 책을 냈다. 제목은 ‘선택 스물여섯 청춘의 에베레스트’(종이와 붓). 그는 2006년 5월 18일 낮 12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저자는 캠프4가 있는 사우스콜로 되돌아가던 중 추락해 조난을 당한다. 극심한 추위와 체력 저하로 인해 죽음 직전까지 갔지만, 마침 정상을 향하던 서울 중동고 원정대원들의 눈에 띄어 극적으로 구조된다. 그들의 극진한 간호로 의식을 되찾아 베이스캠프로 내려올 수 있었지만, 심한 동상을 입은 왼손 손가락 모두와 오른손 새끼손가락, 오른발 엄지발가락을 잃는다. 지난 1월부터 두달 동안 ‘다음(Daum) 스토리펀딩’에 연재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내용을 묶어 책으로 냈다. 어차피 남성이 많을 수밖에 없는 등반대 속성 때문에 가슴으로 삭일 수밖에 없었던 여자로서의 외로움, 베이스캠프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사고 당사자로 느꼈던 처참함, 동상 치료로 2년을 넘게 보내며 깨닫는 생의 의미, 고산 등반 도중 유명을 달리한 동료 산악인들을 보며 느낀 비애 등을 여성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다음은 출판사가 고른 책의 문장 중 일부. 어슴푸레 밝아 오는 여명 속에서 눈을 떴다. 작은 물방울들이 맺혀 있는 텐트 천장이 시야에 들어왔고, 산소마스크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신선했다. 가만히 누워 있으니 콩닥콩닥 뛰는 심장이 등에서 느껴졌다. 2006년 5월 19일 아침, 나는 그렇게 다시 살아났다. --- p.31 라마제를 지낸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고소적응 훈련이 시작되어 우리는 드디어 아이스폴로 올라갔다. 하늘에 별이 총총 떠 있는 새벽 시간, 이른 아침을 먹고 제단 앞을 한 바퀴 돌며 마음속으로 무사산행을 기원한 뒤 아이스폴의 입구로 다가갔다. 베이스캠프에서 보던 것과 달리, 아이스폴 안은 복잡하고 출구가 없는 거대한 미로 같았다. 아래에서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워 보이던 눈덩이들은 온데간데없고, 투명하다 못해 푸르스름한 기운까지 감도는 빙탑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삐죽삐죽 솟아있었다. --- p.85 어느 순간 의식이 돌아와 눈을 뜨니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얼굴들이 보였다. 추위 속에 몸만 굳은 게 아니라 뇌까지 굳어버렸는지, 그들이 중동고 팀의 대원임을 알아차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들이 나 때문에 정상으로 향하지 못했음을 깨닫는 순간, 차라리 그대로 죽어버리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움보다 미안한 마음이 앞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그들이 따뜻한 물을 먹여주었지만, 목구멍에 무언가 뜨거운 덩어리가 걸린 듯 삼키기 어려웠다. 또 한편으로는 기필코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기서 죽는다면 이들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것 또한 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 될 것이다.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 것이며,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무섭기만 했다. --- p.114 그 때, 나는 그들이 나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는지 알지 못했다. 당시 박재우 대원은 에베레스트 등반을 위해 직장까지 그만둔 상태였고, 최인수 대원은 부인에게 유급휴가라고 거짓말을 한 채 무급으로 원정을 떠나온 것이었다. 나로 인해 그들이 포기한 건 에베레스트 정상이 아니라,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그들의 젊음과 꿈이었다. 훗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들의 기록을 꼭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내가 그 산에서 내려와 더 높은 세상의 산에서 살아 남겨야 할 기록은, 죽음의 지대에서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꿈을 포기하고 자기를 희생했던 ‘사람들’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 p.119 몸을 쓰지 않으니 밀어내려고 해도 온갖 생각들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라 괴로웠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왜 순간순간에 좀 더 신중하지 못했는지…. 갖은 이유들을 끌어다가 탓해 보았지만, 그러기엔 나의 실수가 너무나 컸다. 그렇다고 그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기엔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냥 모든 게 꿈이었으면 싶었다. 이미 일어난 일들보다 앞으로 마주쳐야 할 현실들이 더 겁났다. 3캠프에서 꾸었던 꿈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친구들이 진짜 날 데리러 온 거였다면, 이제라도 그 손을 잡고 그들을 따라 가고 싶었다. ---p.130 시간이 지날수록 손발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 까맣게 괴사되는 부분이 점점 손가락 안쪽으로 파고들었고, 처음엔 저릿저릿한 정도였던 통증은 팔이 잘려져 나가는 듯 심해져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 되었다. 나중엔 약물 진통제가 듣지 않아 말기 암환자들에게 처방되는 패치를 붙이고 있어야 했다. 드레싱을 하기 위해 붕대를 풀었을 때 환부에서 풍기는 악취도 점점 심해져갔다. 의사들의 표정이 어두워질수록 나와 어머니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사라져갔다. 어머니가 병간호로 인한 고단함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에 쓰러져 잠깐 눈을 붙일 때면, 나는 홀로 휠체어를 타고 나와 비상계단에 숨어 앉아 우는 시간이 많아졌다. ---p.146 쓸 수 있는 손가락은 다섯 개밖에 남지 않았지만, 나 자신은 치료의 결과에 대해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그에 비해 세상 사람들 앞에서까지 의연하지는 못했다. 산 선배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늘 죄 지은 사람처럼 주눅이 들었고, 사람들 앞에서 ‘에베레스트 등정자’ ‘여성산악인’이라고 소개될 때는 괜히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 다른 사람들이 볼까봐 왼손은 늘 주머니에 넣거나 가방으로 가렸고, 그럴 수 없을 땐 오른손으로 가려서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고도 계속 불안했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불편해 의수를 맞추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녔다. ---p.157 ‘선택’이라는 제목처럼, 책은 독자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만약 당신이라면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이 책에는 저자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다양한 선택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답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경남 밀양 출신인 저자는 2000년 대학 산악부에 친구를 따라 가입해 2004년 12월 네팔 히말라야 아마다블람을 오르며 고산 등반을 시작해 2005년 메라피크 등반까지 해발 6000m급 봉우리를 두 개 오른 뒤, 2006년 국내 여성으로는 다섯 번째로 에베레스트를 발 아래 뒀다. 조난 중 입은 동상으로 2년 가까이 투병했고 2007년부터 오지 전문 여행사에서 일한 뒤 2009년 산악 전문지 ‘월간 마운틴’으로 옮겨 지난해까지 근무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국내 납골당, 수목장, 공원묘지 한눈에 볼 수 없을까?

    국내 납골당, 수목장, 공원묘지 한눈에 볼 수 없을까?

    - 한국소비자원 조사결과 전국 장묘업체 33.7%는 홈페이지 없어 최근 한국소비자원에서 장사(장례,장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한 전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68.7%가 검소하고 정직한 장례문화가 정착해야한다고 응답했다. 그에 따른 ‘바람직한 장묘방법’으로는 43.7%가 수목장을 선호하였고, 봉안당(납골당) 21.1%, 다양한 방법의 조화 25.9%, 매장 4.4%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체 응답자의 약 65%가 수목장과 봉안당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장묘방식이 기존 매장 위주에서 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전국의 장묘시설 일일이 돌아볼 수 없어 현재 수목장의 경우 전국에 약 100여개가 운영 중에 있으며, 봉안시설(납골당)의 경우에는 약 500여개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일간의 짧은 장례기간동안 이 모든 곳을 직접 방문해서 살펴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으며, 수많은 업체를 모두 답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더욱, 한국소비자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장묘업체 267개 중 33.7%가 홈페이지가 없어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없으며, 홈페이지가 있는 업체 중에서도 거래조건을 명시한 봉안당(납골당)은 21%, 수목장은 20% 밖에 되지 않아 막상 급하게 상을 당할 경우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꼼꼼히 검토하지 못하고 주위 지인의 말을 통해 결정하거나 또는, 상조회사의 추천을 받아 모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막상 장례가 닥치면 둘러 볼 시간 없다 경기도 용인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강OO(56세)씨는 3년간 암 투병을 해오던 부친이 결국 세상을 떠나는 부친상을 당하게 되어 경기도 한 수목장에 고인을 모시게 되었다. 하지만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상조회사에서 추천한 곳을 급하게 결정한 것을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 막상 현장에 도착하여 확인한 장지가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가격 또한 위치에 비해 너무 높았기 때문이었다. 강씨와 같이 갑자기 상을 당한 유가족의 경우 막상 상을 당하게 되면 3일간의 짧은 장례기간에 장묘서비스를 선택하고 치러야 하는 특성상 소비자는 장묘시설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고 비교한 후 선택할 여유가 전혀 없다. 막상 장례가 진행되면, 유가족들이 고인을 모실 장소를 직접 답사할 시간이 없고, 장례식장에서 상조회사가 전해주는 정보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된다. 결국 대부분의 유가족들은 상조회사에서 추천하는 장지로 결정하고 모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경우 적정한 가격으로 진행되기 어려우며, 막상 현장에 도착했을 때 유가족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선택된 장지를 바꾸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 접근성, 시설규모, 가격, 주위환경 등 상세한 정보 필요 “최근 전국의 화장률이 80%를 넘었습니다. 문제는 화장 이후의 장묘방법이지요. 대부분의 유가족들이 주위의 말을 통해서 결정하거나, 상조회사의 추천을 받아 장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사전에 장지를 검토하고 싶어도 전국의 수많은 장묘업체를 일일이 둘러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유가족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서 둘러 볼 수 없는 현실에서 시설의 장,단점과 접근성, 가격, 주위환경 등의 상세한 정보를 한눈에 살펴보고 검토하여 가장 적절한 장묘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오랜 경험을 지닌 장묘 전문가의 조언을 통하여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장묘절차를 진행해야 장사절차를 끝내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토털장묘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늘그린의 김형욱 상담실장의 조언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장례는 미리미리 준비해야 막상 닥쳤을 때 후회하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돌아가신 고인에 대한 예의를 차린다는 점에서도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다양한 장묘시설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하늘그린 최근 토털장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하늘그린은 전국에 있는 장묘시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 개시 전 장기간 전국의 공,사설 장묘업체를 본사 조사요원이 직접 답사하여 확인하고, 확인된 데이터를 분석 후 장점과 단점을 구분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수한 장묘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선정하여 장묘시설의 특성에 맞춰 분류하였으며, 직접 현장을 볼 수 있는 동영상을 별도로 제작하여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한, 고객의 경제적인 여건과 취향을 고려한 1:1상담을 통해 가장 적절한 장묘시설을 추천하고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시설을 하루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늘그린 고객답사 전용차량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고객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청혼에서 결혼까지 딱 이틀…암투병 10대 ‘병실 결혼식’

    청혼에서 결혼까지 딱 이틀…암투병 10대 ‘병실 결혼식’

    스위프트 마이어(18)는 뼈 안에 생기는 암성종양을 앓고 있다. 간헐적이지만 한 번 고통이 찾아오면 절로 죽음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만큼 혹독한 투병생활을 한지 벌써 7년 째다. 마이어에게는 2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 애비(18)가 있었다. 그동안 장난스럽게 결혼 얘기를 꺼내긴 했지만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툴사의 세인트프란시스 아동병원으로 병문안 갔을 때 스위프트가 사뭇 진지하게 결혼을 청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투데이뉴스와 27일 가진 인터뷰에서 애비는 "처음에는 그냥 여느 때처럼 장난인 줄 알았지만 곧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결혼을 승락해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진지한 청혼임을 알게 됐다"면서 "아버지 역시 '자네와 같은 사위를 두는 것보다 더한 기쁨과 특권이 어디 있겠나'하면서 망설임없이 승락하셨다"고 말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결혼 진행은 일사천리였다. 물론 예비신랑이 암 투병중인 상황에서 지체할 시간 또한 많지 않았다. 바로 다음날인 24일 결혼식 일정을 잡았다. 마침 일요일이었다. 청혼 현장의 증인이 되어준 병원의 간호사 맨디 빔은 자신의 친구인 웨딩플래너를 급히 섭외했고, 그 웨딩플래너는 아무 대가 없이 꽃장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병원의 다른 간호사들은 사진사와 주례를 봐줄 목사를 마련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예비신랑의 고등학교 선생님 켄드라 룰렛은 신랑신부가 나눠서 낄 결혼반지를 마련해줬다. 친구들이 결혼식의 들러리를 서기 위해 병실 결혼식에 예쁘게 차려입고 왔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룰렛 선생은 이들의 결혼식을 동영상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고, 8만 3500회 이상 재생됐다. 룰렛 선생은 "두 사람은 정말 놀라운 아이들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소원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말했다. 신부 애비는 올 가을 툴사대학 간호학과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결혼함에 따라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신랑을 위해 방사선학을 공부하기로 계획을 세운 상태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갑작스러운 당뇨병에 소화불량…혹시 나도 췌장암?

    [메디컬 인사이드] 갑작스러운 당뇨병에 소화불량…혹시 나도 췌장암?

    5년 생존율 20년째 9.4%사실상 조기진단 방법 없어흡연, 췌장암 발병률 2~5배 높여 전문가, 적극적 치료의지 강조 인류는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스스로 무한 증식해 인간의 몸을 망가뜨리는 암(癌)을 정복하려는 노력은 필사적이었습니다. 위암 등 일부 암은 조기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의료인의 이런 노력으로 ‘암 정복은 8부 능선을 넘었다’는 기대에 찬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골칫덩이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유일하게 환자 5년 생존율이 그대로 입니다. 가장 양호한 예후를 보이는 갑상선암조차 그동안 5년 생존율이 6% 상승했는데 이 암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췌장암입니다. 우상명 국립암센터 췌장암클리닉 전문의는 24일 인터뷰에서 “췌장암의 생존율을 이야기할 때마다 담당 의사로서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암정보센터 조사 결과 1993년 췌장암 환자 5년 생존율은 9.4%였는데, 20년 뒤인 2013년에도 제자리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전립선암 환자 5년 생존율은 36.6%, 위암은 30.3% 상승했습니다. 우 전문의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대부분 환자의 경우 이미 병세가 많이 진행된 뒤에 발견되고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비율은 20% 이내에 머문다”며 “완전히 병변을 절제해도 암세포 미세 전이로 생존율 향상 기간이 4~6개월에 불과하고, 병세가 많이 악화된 환자에 대해서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반응이 극히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승민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방 교수는 “조기에 진단한다고 해도 수술 후 재발률이 40~60%이고, 전체 환자 중 75%를 넘는 대다수 환자는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췌장암 치료를 포기해야 할까요. 췌장암 환자 A(56)씨는 8년 동안 췌장암으로 투병해 왔습니다. 그동안 폐에서 종양이 발견돼 폐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이암인 3기나 4기에 종양을 발견하면 대부분 1년 이내에 사망한다는 점에서 그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됐습니다. 4년 전부터는 항암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항암 치료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지만, 치료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우 전문의는 “현재까지 열심히 치료를 받고 있고 암이 더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힘든 암이지만 수술로 완치된 장기 생존자가 분명히 존재하고,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진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초기 췌장암은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주요 증상인 황달과 등 부위 통증, 체중 감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뒤에 생기는 사례가 많습니다. 종양 발생부터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시기를 1년 이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6~7년의 긴 기간이 소요됩니다. 이후 말기암까지 가는 데 2.7년이 걸립니다. 우리가 병 진행 속도가 빠르다고 느끼는 것은 7~8년을 증상도 없이 지내다 갑자기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가족 중 환자 있다면 위험률 더 높아져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징후는 당뇨병입니다.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방 교수는 “당뇨병으로 치료받는 사람이 평소 잘 조절되던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며 “또 40대 이후에 갑자기 당뇨병이 발병하면 췌장암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췌장암 환자는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위염 치료를 받고도 증상이 계속되면 췌장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내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28~30%로 일반인(7~9%)의 3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췌장암 위험 요인은 일부 밝혀져 있습니다. 그래서 췌장암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주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대책입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흡연과 음주, 만성췌장염을 꼽았습니다. 우 전문의는 “특히 흡연은 췌장암 위험을 2~5배까지 높이는 최대 위험 요소”라고 했습니다.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위험은 더 높아집니다. 방 교수는 “우리 연구팀 분석에서 가족력 영향은 6% 정도로 조사됐다”고 했습니다. 당뇨병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방 교수는 “당뇨병은 다소 논란이 있지만 3년 이내에 갑자기 발생한 당뇨병이나 15년 이상 당뇨병을 앓은 환자에서 췌장암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혈액을 이용한 종양표지자검사(CA19-9)를 맹신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만성췌장염이나 담관염에서도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 건강검진으로 췌장암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표준검사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시경 끝에 초음파기기를 장착한 내시경 초음파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고위험군 위주의 선별 검사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전체 환자의 20%만 수술 가능 췌장암에 대한 항암 요법은 여전히 환자나 의료진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이 사실입니다. 전이암을 완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환자에게는 생존 기간 연장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신약이 잇따라 개발돼 전이성 췌장암 치료제 병용 요법으로 중앙생존기간(100명의 환자가 있을 경우 생존 순위 50번째 환자 생존 기간)을 11개월 늘리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가 다른 장기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췌장 주변 혈관을 침범해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췌장암’에서 추가 전이를 억제하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암은 췌장암 3기로, 전체 췌장암 환자의 35%가 해당됩니다.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암세포가 췌장에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전체 환자의 20%만 해당됩니다. 상황에 따라 췌장 전체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수술 전 건강 상태와 체력이 매우 중요하고, 무분별한 채식이나 민간요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방 교수는 “섣부르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며 “정석의 치료법이 어떤 측면에서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분명히 생존 기간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 전문의는 “환자와 치료를 하는 의료진 모두에게 힘든 암이지만 치료 성적을 높이는 노력으로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응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고]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 별세

    [부고]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 별세

    ‘조직 화합’의 기틀을 다졌던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22일 숨졌다. 65세. 서 전 행장은 2015년부터 혈액암으로 투병해 왔다. 상태가 호전돼 잠시 출근도 했지만 최근 갑작스럽게 병세가 악화해 다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행장은 1951년생으로 경북 영천 출생이다. 계성고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신한은행 창립과 함께 입행한 그는 정통 신한맨으로 꼽힌다. 기획조사와 인사, 인력개발, 영업추진 등 은행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7년에는 신한생명 사장을 역임했고 2010년 12월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됐다. 특히 신한 사태 이후 신한은행장을 맡아 분열됐던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의 갈등을 봉합해 금융그룹을 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육아 휴직 후 복직한 여직원들에게 손 편지를 직접 써서 보내는 등 세심한 면도 갖췄다. 신한은행장으로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서 전 행장은 2015년 2월 혈액암 발병으로 행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병세가 완화돼 그해 11월 신한은행 고문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이며 발인은 24일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소방 호스 잡고 활짝…소방관 꿈 이룬 시한부 소년

    소방 호스 잡고 활짝…소방관 꿈 이룬 시한부 소년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암과 계속 싸워나가고 있는 한 어린 소년이 자신의 꿈이었던 소방관으로 임명된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州) 홈우드에 사는 암 투병 소년 코너 윌슨(6)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지역 센터 포인트 소방서로부터 명예소방관으로 발탁됐다고 ABC뉴스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소년은 비록 걸을 수 없고 눈도 잘 보이지 않지만 소방대원들의 도움으로 직접 소방 호스도 잡아보는 등 힘에 부치는 소방관 임무를 직접 체험하면서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소년은 생후 18개월 때부터 발병 사례가 매우 드문 ‘악성뇌질피복세포종’이라는 일종의 뇌종양이 생겨 지금까지 투병 생활을 해왔다. 뇌간 근처에 종양이 생겨 제거 수술을 받고 나서도 30번이나 되는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또 2년이라는 시간 동안 3개월마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기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했다. 이후 소년은 정기 검사에서 같은 뇌 위치에 종양이 재발해 다시 수술을 받아야 했고 고통스러운 방사선 치료도 견뎌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정기 검사에서 여러 개의 종양이 발견되면서 더는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병원에서는 다른 치료 방법으로 화학 요법이나 실험 신약까지 시도했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소년은 종양이 척수까지 전이돼 운동 능력이 떨어져 혼자서 움직이기조차 어렵게 되고 말았다. 또한 수시로 통증과 구토 증상을 겪을 뿐만 아니라 시야도 이중으로 보여 한쪽 눈에 안대를 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주 전쯤에는 담당 의사가 가족에게 소년의 수명이 적게는 2주부터 많게는 2개월 사이라는 사망 선고와 같은 진단을 내렸다. 가족은 아이가 작은 몸으로 지금까지 힘든 수술과 치료, 고통을 잘 견뎌온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소년이 예전부터 동경해왔던 소방관 꿈을 이뤄주고자 지역 센터 포인트 소방서 측에 연락을 취한 것이라고 한다. 소년의 사연을 딱하게 생각한 소방서 측은 흔쾌히 소년을 초대했다. 그리고 소년은 이날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었던 소방관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소년의 할머니 카렌 호지스는 “코너는 정말 행복해했다. 지금은 날마다 힘껏 살려고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뭐든지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기적은 매일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센터 포인트 소방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학생 죽음으로 내모는 교육 외면할 수 없어”

    “학생 죽음으로 내모는 교육 외면할 수 없어”

    “장미만 꽃이냐. 풀꽃도 꽃이죠. 단 한 명의 학생도 버려선 안 됩니다. 모두를 감싸안는 게 교육의 기본이고 최종 목표죠. 그런데 우리 현실은 학교마다 350명을 떠안아 100명은 뽑고 250명은 버립니다. 행복하기 위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받는 교육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청소년들의 자살을 낳는 모순 앞에서 국가도 사회도 부모도 아무 대책이 없어요. 그게 이 소설을 쓴 이유입니다.” ‘국민 작가’ 조정래(73)가 우리 사회에 죽비를 내리치는 신작으로 돌아왔다.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불리는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으로 1550만부, 2013년 펴낸 ‘정글만리’로 150만부를 팔아치운 밀리언셀러 작가의 이번 선택은 ‘교육’이다. 수많은 낙오자를 양산하는 공교육과 몸집을 불리는 사교육을 고발하는 새 장편 ‘풀꽃도 꽃이다’(전 2권·해냄) 얘기다. 노작가는 백내장 수술에 오른팔 마비, 아내의 투병 등의 지난한 시간을 딛고 작품을 위해 지난 3년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그리고 사교육 현장까지 직접 발품을 팔며 취재했다. 일찌감치 “내가 처한 사회와 상황, 그 속의 삶의 아픔을 결코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 다짐한 그인 만큼 멍들 대로 멍든 교육 현장에 고개를 돌린 건 새삼스러운 선택은 아니다. 동시에 개인적인 의미도 있다. 올해 고1, 중1이 된 손자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제가 손자가 둘이에요. 내 손자들이 사교육 시장의 거센 파도에 대책 없이 휩쓸리는 걸 보면서 소설을 쓰는 심정은 27년 전 외아들을 논산훈련소에 데려다주고 돌아올 때의 심정과 그 비감함이 어찌 그리 같던지요. 그간 수많은 작품을 내면서 이번처럼 통렬한 심정으로 쓰고 미래를 걱정한 적이 없었습니다. 선진국들은 모두 토론식 창의 교육, 논술을 생활화한 교육으로 발전된 인간상,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있는데 우리는 암기식, 찍기식 교육으로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어요. 아이들이 성적 때문에 하루 평균 1.5명, 연간 550여명이 자살하는 나라가 됐죠. 제 소설이 교육계에 받아들여져 논의의 장이 마련되면 행복하겠어요.” 작가는 작품에서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일제고사의 폐해, 수많은 낙오자를 양산하는 자율형 사립고의 확대, 40조원 규모로 팽창한 사교육 시장 등 우리 교육의 병폐를 낱낱이 벗겨내며 교육을 바로 세울 해법도 제시한다. 그는 창의식 교육, 대안학교, 혁신학교 지원 등 교육 현장에서의 변화뿐 아니라 임금 격차 줄이기, 대학 서열 없애기, 채용 방식의 변화 등 사회 전체의 개혁을 강조했다. “대안학교와 혁신학교는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교육자들과 학부형들이 모색한 길이에요. 300여개로 늘어난 대안학교들은 공교육에서 버려지다시피 한 아이들을 구해주고 있는데 국가에서는 지원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죠. 사회 지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도 교육을 바꿀 길입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의 차별은 인간에 대한 차별이잖아요. 노동자와 대졸자들의 월급을 50만원만 차이 나게 하자는 거죠. 대학 안 나온 사람도 생활인으로, 사회인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하는 독일처럼 사회의 인식과 구조를 고쳐 재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와 관련, 작가는 “국민 99%는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에 대해서도 작심하고 비판했다. “(나 전 정책기획관은) 굉장히 충격적인 탁월함을 발휘해서 국민들로 하여금 ‘내가 무엇일까’ 하고 회의하게 하는 위대한 업적을 세웠습니다. 국민의 99%가 개·돼지라면 그들이 내는 세금 받아먹고 살아온 그는 어떤 존재일까요. 개·돼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거나 진딧물 같은 존재죠.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겠다는 사람이 대한민국 교육을 세우고 추진해 나가는 핵심 부서의 장으로 있으니 교육이 이렇게 되었겠죠. 그런 자를 국장으로 임명해 일을 추진해 온 장관도 물러나야 합니다.” 내는 대표작마다 ‘밀리언셀러’를 만드는 작가는 요즘도 메모해 놓은 소재가 40가지는 될 정도로 아이디어가 넘친다. 이미 차기작도 결정해 놨다. “3년 후에 나올 소설의 주제는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입니다. 국민에게 ‘개·돼지 같다’고 하는 국가가 무엇인지 국민이 확실히 알아야 우리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죠.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이 과거를 바탕으로 오늘을 밝히고 전망한 것이라면 ‘정글만리’와 이번 작품은 현실을 토대로 우리의 미래를 밝히는 작품입니다. 이런 기획으로 등단 55주년을 맞는 10년 뒤까지 서너 개의 작품을 더 낼 계획이에요. 늙을 시간도 없는데 세월이 가니 늙네요.”(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 아이도 낙오자로 만들어선 안 된다” 교육계 죽비 내리치는 신작 낸 조정래 작가

    “한 아이도 낙오자로 만들어선 안 된다” 교육계 죽비 내리치는 신작 낸 조정래 작가

     “장미만 꽃이냐. 풀꽃도 꽃이죠. 단 한 명의 학생도 버려선 안 됩니다. 모두를 감싸안는 게 교육의 기본이고 최종 목표죠. 그런데 우리 현실은 학교마다 350명을 떠안아 100명은 뽑고 250명은 버립니다. 행복하기 위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받는 교육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청소년들의 자살을 낳는 모순 앞에서 국가도 사회도 부모도 아무 대책이 없어요. 그게 이 소설을 쓴 이유입니다.”  ‘국민 작가’ 조정래(73)가 우리 사회에 죽비를 내리치는 신작으로 돌아왔다.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불리는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으로 1550만부, 2013년 펴낸 ‘정글만리’로 150만부를 팔아치운 밀리언셀러 작가의 이번 선택은 ‘교육’이다. 수많은 낙오자를 양산하는 공교육과 몸집을 불리는 사교육을 고발하는 새 장편 ‘풀꽃도 꽃이다’(해냄) 얘기다.  노작가는 백내장 수술에 오른팔 마비, 아내의 투병 등의 지난한 시간을 딛고 작품을 위해 지난 3년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그리고 사교육 현장까지 직접 발품을 팔며 취재했다. 일찌감치 “내가 처한 사회와 상황, 그 속의 삶의 아픔을 결코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 다짐한 그인 만큼 멍들 대로 멍든 교육 현장에 고개를 돌린 건 새삼스런 선택은 아니다. 동시에 개인적인 의미도 있다. 올해 고1, 중1이 된 손자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제가 손자가 둘이에요. 내 손자들이 사교육 시장의 거센 파도에 대책 없이 휩쓸리는 걸 보면서 소설을 쓰는 심정은 27년 전 외아들을 논산훈련소에 데려다주고 돌아올 때의 심정과 그 비감함이 어찌 그리 같던지요. 그간 수많은 작품을 내면서 이번처럼 통렬한 심정으로 쓰고 미래를 걱정한 적이 없었습니다. 선진국들은 모두 토론식 창의 교육, 논술을 생활화한 교육으로 발전된 인간상,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있는데 우리는 암기식, 찍기식 교육으로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어요. 아이들이 성적 때문에 하루 평균 1.5명, 연간 550여명이 자살하는 나라가 됐죠. 제 소설이 교육계에 받아들여져 논의의 장이 마련되면 행복하겠어요.”  작가는 작품에서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세우는 일제고사의 폐해, 수많은 낙오자를 양산하는 자율형 사립고의 확대, 40조원 규모로 팽창한 사교육 시장 등 우리 교육의 병폐를 낱낱이 벗겨내며 교육을 바로세울 해법도 제시한다. 그는 창의식 교육, 대안학교, 혁신학교 지원 등 교육 현장에서의 변화뿐 아니라 임금의 문제, 대학 서열 없애기, 채용 방식의 변화 등 사회 전체의 개혁을 강조했다.  “대안학교와 혁신학교는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교육자들과 학부형들이 모색한 길이에요. 300여개로 늘어난 대안학교들은 공교육에서 버려지다시피 한 아이들을 구해주고 있는데 국가에서는 지원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죠. 사회 지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도 교육을 바꿀 길입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의 차별은 인간에 대한 차별이잖아요. 노동자와 대졸자들의 월급을 50만원만 차이나게 하자는 거죠. 대학 안 나온 사람도 생활인으로, 사회인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하는 독일처럼 사회의 인식과 구조를 고쳐 재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와 관련, 작가는 “국민 99%는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에 대해서도 작심하고 비판했다.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은) 굉장히 충격적인 탁월함을 발휘해서 국민들로 하여금 ‘내가 무엇일까’ 회의하게 하는 위대한 업적을 세웠습니다. 국민의 99%가 개돼지라면 그들이 내는 세금 받아먹고 살아온 그는 어떤 존재일까요. 개돼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거나 진딧물 같은 존재죠.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겠다는 사람이 대한민국 교육을 세우고 추진해 나가는 핵심 부서의 장으로 있으니 교육이 이렇게 되었겠죠. 그런 자를 국장으로 임명해 일을 추진해온 장관도 물러나야 합니다.”  내는 대표작마다 ‘밀리언셀러’를 만드는 작가는 요즘도 메모해놓은 소재가 40가지는 될 정도로 아이디어가 넘친다. 이미 차기작도 결정해놨다.  “3년 후에 나올 소설의 주제는 ‘국민에게 국가가 무엇인가’”입니다. 국민에게 ‘개돼지 같다’고 하는 국가가 무엇인지 국민이 확실히 알아야 우리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죠.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이 과거를 바탕으로 오늘을 밝히고 전망한 것이라면 ‘정글만리’와 이번 작품은 현실을 토대로 우리의 미래를 밝히는 작품입니다. 이런 기획으로 등단 55주년을 맞는 10년 뒤까지 서너개의 작품을 더 낼 계획이에요. 늙을 시간도 없는데 세월이 가니 늙네요.”(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월드피플+] 백혈병 완치 소년의 첫 마디, “캠프 가도 되요?”

    [월드피플+] 백혈병 완치 소년의 첫 마디, “캠프 가도 되요?”

    백혈병을 앓고 있던 한 어린 소년이 완치 소식을 전해듣고 기뻐하는 모습이 공개돼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州) 바틀즈빌에 사는 캐시 모리스는 최근 자신의 아들 벤(7)이 백혈병을 이겨냈다는 소식을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지난 6월 1일 게시돼 지금까지 7만 7000회 이상이 재생된 이 영상에는 캐시가 직접 나와 “백혈병 검사에서 완전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벤에게 더는 암은 없다”고 말했다. 이후 그녀는 이 기쁜 소식을 아들에게 전하기 위해 벤을 불렀고 “암에서 자유가 됐고 남은 치료만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7세 소년 벤의 첫 반응은 놀랍게도 “그럼 캠프에 갈 수 있어요?”라고 되물으며 캠프 걱정을 먼저 했다. 이후 벤은 카시의 설명을 들은 끝에 겨우 이 소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됐다. 그리고 벤은 “좋아!”라고 소리치고 점프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옆에 있던 벤의 형도 기쁨을 함께 나눴다. 폭스뉴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벤은 지난 2013년 처음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1167일간의 길고 고통스러운 치료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카시는 값비싼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벤의 투병 생활을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공개하며 지원을 받았다. 그녀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기쁜 소식을 우릴 도와준 사람 모두와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영상을 촬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벤은 “3년간 긴 치료에서 병이 낫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벤의 항암 치료는 지난 7월 5일 기준으로 완전히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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