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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닥 호가단위 1단계 축소 / 7월부터 4단계로 시행

    코스닥위원회는 29일 시장의 거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호가 가격단위를 현행 5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또 기업의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은 6월부터 등록유지 수수료 등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7월21일부터 5000원 미만 저가주의 호가 단위를 현행 10원에서 5원으로 낮춰 세분화하고,5000원 이상 고가주의 호가 단위는 현행 100원·500원·1000원에서 100원으로 단일화한다.이로써 코스닥시장의 호가 단위는 현행 10원·50원·100원·500원·1000원의 5단계에서 5원·10원·50원·100원의 4단계로 축소된다. 이는 전체 등록종목의 80%(703사)를 차지하는 5000원 미만 저가 종목의 가격대비 호가 단위가 커 거래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점을 개선하고,초저가주의 가격제한폭이 축소되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위원회는 또 매년 6월말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를 통해 지배구조 우수기업 10곳을 선정,1년간 등록 및 등록유지 수수료 등을 면제해 주는 조항을 신설해 다음달부터 시행키로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외교관 통신] 이웃 강대국과의 공생전략

    투명성과 여성의 활발한 사회참여로 이름난 핀란드 수도 헬싱키 중심에는 노천시장 광장이 있다.광장에는 러시아의 상징인 금빛 찬란한 쌍독수리 탑이 우뚝 솟아 있다.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씌어 있다.“1833년 러시아 황비 알렉산드라가 핀란드를 처음으로 방문하다.”. 러시아는 나폴레옹과의 대접전에 대비,수도 페테르부르크로부터 전선을 최대한 멀리하기 위해 1809년 핀란드를 속령으로 하였으며,1833년 러시아 황제로서는 최초로 니콜라이 1세 부부가 핀란드를 방문한 것이다.당시 핀란드인들은 종주국 황제 방문을 기념하기는 해야 하는데,기념탑에 니콜라이 1세라고 쓰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아무 것도 쓰지 않을 수는 없어,절충안으로 황비 알렉산드라의 이름만을 새겨 두었다.당시 피지배 국민의 지혜가 돋보이는 장면이다. 노천시장 광장에서 가까운 헬싱키 중심 광장에는 니콜라이 1세의 아들인 알렉산드르 2세 황제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많은 여행객들은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지 90년이 되어가는데 어떻게 아직도 러시아 황제의 동상이 남아 있느냐는 질문을 한다. 알렉산드르 2세는 핀란드어를 공용어로 허용한 황제로서 핀란드인들에게 계몽 군주로 기억되기 때문에 그 동상을 보존하는 이유의 일부다.하지만 이웃 강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실용적 사고방식이 작용한 결과라고 봐야 할 것이다.핀란드인들의 실용적 사고는 현대에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폴란드인들은 외부세력의 지배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저항하면서 국가를 송두리째 잃기도 하는 비운을 겪어 왔으며,헝가리와 체코의 자유운동도 소련의 무력진압을 당한 바 있다.이에 비해 핀란드인들의 생존전략은 러시아 황제에 대한 충성을 늘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민족적 정치적 입지 확대를 집요하게 요구하면서 이를 확보해 나가는 것이었다. 파아시키비 대통령(1946∼1956년)은 대 소련 관계에 있어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모든 지혜의 출발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실용주의 정책을 구사했다.또한 케코넨 대통령(1956∼1981년)이 흐루시초프와 ‘사우나 외교’ 등을 통한 개인적인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핀란드의 중립과 경제적 실리라는 국익을 확보해 나간 것은 잘 알려져 있다.그는 소련에 대한 불신을 개인적으로 마음 속에 평생 갖고 있으면서도,대통령 재임 중에는,핀란드가 소련에 대하여 좋은 이웃으로서의 신뢰를 강화해 나갈수록 핀란드와 서방간의 협력증진은 더욱 원활해진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러한 실용주의 정책은 핀란드의 ‘법의 지배’전통과도 상통한다.이 전통은 19세기부터 이어지는 것으로서,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가 핀란드의 독자적 입법권 제약 등 억압정책을 펴자,53만 명의 핀란드인들은 자치 헌법 및 약속에 근거하여 청원서를 만들어 서명하고 이를 황제에게 제출했다.이 전통은 이웃 강대국의 압력에 대한 저항수단으로 유효하게 활용돼 왔으며,현재 세계 제일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핀란드인들은 러시아와의 두 차례 전쟁 등 오랜 역사적 관계에서 러시아에 대한 ‘공포심’을 잠재의식 속에 갖게 되었으나,1995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함으로써 이러한 공포심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핀란드는 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러시아와 접경(1300㎞)하고 있으며,러시아 북서부 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가장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일례로 핀란드는 러시아와 공유하는 핀란드 만(발트해 동부해역)의 오염 완화를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 하수처리 공장을 건설하고 또한 세계3대 박물관의 하나인 에르미타지 박물관의 하수처리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30건 이상의 실질 협력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핀란드는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국익 확보를 통해 투명하고 부강한 복지 국가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병화 駐핀란드대사관 참사관 ●이병화(47) 대동상고,외시14회,주러시아대사관,러시아과장
  • 운전면허취소 이의신청구제 확대

    서울경찰청은 28일 운전면허가 취소돼 생계 곤란을 겪고 있는 민원인의 이의신청 구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운전면허행정처분 심의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행정처분이 내려진 날로부터 30일로 제한하던 이의신청 접수기간을 60일로 늘리고 심의위원회를 매월 정기 개최키로 했다.또 행정처분 감경 사유를 완화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정부기구(NGO) 등 외부인사가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지난해 7월부터 운영된 심의위는 운전면허취소자가 행정심판 청구에 앞서 제기한 이의신청에 대해 취소처분이 적정한지 심의하는 기구다.심의위는 취소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면 취소처분을 정지처분으로 감경하고 있지만,이의신청 기간이 짧고 감경사유를 제한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모두 5차례에 걸쳐 12건을 감경 처리하는 데 그쳤다. 장택동기자 taecks@
  • [사설] 지분 1%로 50개社 지배하나

    참여연대가 최근 공개한 4대 그룹의 총수와 가족,친인척의 주식소유 지분 내용은 재벌가의 ‘거미줄 출자’라는 소유구조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꺼리던 비상장사의 총수 가족 및 친인척 지분은 처음 발표된 것이어서 앞으로 재벌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참여연대측의 ‘한국의 재벌’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말 기준으로 삼성 이건희 회장은 62개 계열사 전체 지분의 1.53%,LG 구본무 회장은 47개 계열사 지분의 1.42%,SK 최태원 회장은 59개 계열사 지분의 3.35%,현대자동차 정몽구회장은 25개 계열사 지분의 3.53%를 소유하고 있다.가족과 친인척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삼성 3.79%,LG 13.01%,SK 3.91%,현대 3.60%로 나타났다.이같은 소유구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총수가 불과 1%대 지분으로 50개 안팎의 계열사를 쥐락펴락한다는 사실이다.공정위가 지난해 발표한 12개 대기업의 총수 지분율도 평균 1.7%였다.이처럼 적은 지분을 가진 총수가 많게는 매출 100조원을 넘는대기업의 경영전권을 휘두르는 폐단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총수일가가 모든 계열사의 지배권을 행사한다는 점이 거듭 확인됐다.12개 재벌 총수가 1주의 주식도 없는 계열사가 전체의 3분의2 수준인 207개사에 달하고,내부지분율이 46.5%에 달한다는 공정위 조사와 일맥상통한다.특히 4대 그룹은 비상장 계열사 3∼4개에 출자한 뒤 이 계열사들이 다른 계열사들에 다시 출자케 한 사례가 밝혀짐으로써 자금조달 및 부당내부거래의 문제점이 제기됐다.이와 함께 재벌 2·3세에 대한 부의 정당한 상속 여부는 물론 출자총액제한제도의 강화 필요성을 더해줬다. 재벌의 지배구조는 결국 총수가 온갖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 모순을 안고 있다.정부는 하루빨리 총수일가의 지분을 낱낱이 공개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정책을 정착시켜야 한다.
  • ‘성공하는 투자전략’번역서 발간

    삼성증권 황영기(黃永基·사진) 사장이 27일 인덱스펀드의 투자지침에 관한 번역서인 ‘성공하는 투자전략 인덱스펀드(연암사)’를 발간했다. 황 사장은 세계 최대의 인덱스펀드인 ‘뱅가드펀드’의 설립자 존 보글이 쓴 원저 ‘Common Sense On Mutual Funds’에 대해 삼성투신운용 사장 재임 때부터 틈틈이 번역작업을 진행,3년만에 역서를 펴냈다. 황 사장은 서문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통해 투명성이 높아졌고,인덱스펀드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안정성도 증가해 투자환경이 잘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종목분석 / 하이스마텍

    하이스마텍은 현대전자의 IC(집적회로) 카드사업부가 분사,설립한 IC카드 전문업체다.주 사업분야는 IC카드 및 스마트카드 발급시스템 등 솔루션 개발이다.스마트카드는 IC칩이 표면에 부착된 전자식 카드로,기존 자기띠 방식의 신용카드 위·변조 등과 같은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활용이 보편화될 전망이다.현재 전세계적으로 시장 초기 단계이며,국내에서도 은행권을 중심으로 올 2·4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 업체는 2분기부터 시작될 금융권의 스마트카드 교체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핵심기술에 대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증을 획득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그런데다 금융결제원이 주도하고 시중은행이 참여한 ‘K-Cash 컨소시엄’의 기술부문을 주도,국내 시중은행의 대부분이 이 업체의 발급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는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카드사 문제에 따른 불투명성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1분기 수익성 악화,SK텔레콤 모네타서비스 부진 등이 이유다.그러나 은행권과 사업 연관성이 커,카드사 문제가 이 회사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으며,2분기 실적 모멘텀에 따른 흑자전환도 예상된다. 김동준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위원
  • 반부패회의 / 기고 / ‘받는 부패’ ‘주는 부패’ 근절 시스템 구축을

    반부패세계포럼은 99년 2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당시 앨 고어 미국 부통령 주관으로 부패척결 업무를 담당하는 세계 각국 장관들의 회의체로 시작됐다.이 회의에선 세계 각국 정부의 반부패투쟁 전략과 성공사례가 심도 있게 논의되며,반부패투쟁을 위한 정부간 협력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반부패국제회의는 83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1차 회의가 개최된 이래 2년마다 개최되는 반부패 분야 최대의 국제회의다.이 회의엔 세계 각국의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국제기구,시민단체,학계,재계,언론계 등 각계 각층이 참가,부패의 원인과 대책에 대하여 논의하고 시민적 차원에서 반부패투쟁의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 왔다. 이 두 회의의 설립배경과 구성은 다르지만 부패척결을 위한 지식·정보·경험·전략을 교환하고 반부패투쟁을 위해 세계적 차원에서의 유기적 협력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동일하다.2003년 서울 반부패세계회의는 두 회의가 통합 개최되는 최초의 사례다.150여 개국에서 10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대거 이 회의에 참여한다.미국의 경우 국무부의 주도하에 백악관·법무부·재무부 등 7개 중앙 부처의 고급공무원들이 35∼50명 정도로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 반부패세계회의가 개최된다고 서울이 국제적인 반부패의 메카가 되는 것은 아니다.국제투명성기구(TI)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부패지수’는 40위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이며,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홍콩·일본은 물론 대만·말레이시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이번 서울 반부패세계회의를 계기로 우리 정부,기업,시민단체는 부패척결을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도를 수립하기 위해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 습득한 각국의 사례를 참조하여 ‘받는 부패’와 ‘주는 부패’ 모두를 근절하기 위해 민·관 모두를 아우르는 반부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최근 국제투명성기구는 서울시의 ‘오픈 시스템’에 대해 세계가 본받아야 할 개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또 오픈 시스템을 유엔과 공동으로 189개 유엔 회원국에 보급하기로 결정,부패 척결에 있어 세계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우리나라가 이러한 모범들을 계속 창출,세계적인 반부패투쟁의 향도국(嚮導國)이 된다면,자연스레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 편집자에게/ 北 ‘상당한 수준’ 사과표시 성과

    -‘쌀 40만t 새달부터 북송’등 남북경협 기사(24일자 1면)를 읽고 제5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가장 큰 수확은 북핵문제로 인한 남북관계의 단절위기속에서 ‘경제협력’의 연결고리를 끌어낸 점이다.우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게 됐다.남북경협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대외신뢰도는 상승,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미치게 된다.만약 이번 회담이 파행으로 끝났다면 미국 내 ‘대북 강경파’들이 다시 득세하게 됐을 것이다. 대북 쌀지원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한 점도 성과다.종전에는 쌀을 인도하면서 현장을 점검하는 차원이었지만 이번에는 북한 동쪽과 서쪽을 각각 1곳씩 정해 쌀 10만t을 넘길 때마다 제대로 분배되고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일각에서 북한의 ‘헤아릴 수 없는 재난…’ 발언에 대한 해명이 합의문에 없고 구두유감에 그친 것을 두고 아쉬움을 표한다.하지만 남북관계에서 ‘완전한 항복’이란 있을 수 없다.북은 “대결이 격화돼 북남관계가 영(0)으로되면 북이나 남이나 모두 불행해진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북한을 자주 접촉한 실무자로서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수준의 사과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성한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과장
  • 기고/‘對北지원’ 장기적 안목으로 보자

    언제부터인가 정부의 대북지원에 대해 ‘퍼주기’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어왔다.대북지원 자체에 대한 반대의사의 표시이기도 하고,총선이나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쟁점으로 떠오르곤 하는 것으로 보아 다분히 정략적 차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올해는 북한의 핵 개발 및 보유 문제가 쟁점화되면서,대북지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갖게 된다. 대북지원에 대한 반대는 금액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흔히 하는 말로,우리 국민 각자가 북한주민들에게 해마다 ‘자장면 한 그릇’을 사주는 셈인데,이를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금액보다는 군사전용과 투명성의 문제 그리고 대가성의 문제 등 제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요약컨대,우리가 해마다 자장면을 사줘도 돌아오는 것이 없고,주민에게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이용할 뿐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이 직접 쓰거나 먹을 수 있도록 분배의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데,결코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국가안보에 대한 건전한 의식의 발로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증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우리가 북한에 대해 언제까지나 피해의식과 불신감을 갖고 살아 갈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제 우리는 GDP가 세계 12위,무역액이 세계 13위에 달하는 등 적어도 경제적 측면에서는 선진국을 바짝 쫓아가고 있다. 이런 성취는 우리 국민들이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그러나 이제까지는 우리만 열심히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본격적인 선진국 진입은 아무래도 우리의 의지와 노력만 가지고는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육로를 통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봉쇄되어 있는데다,한반도가 불안정하면 외국의 투자자도 망설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자와 마주 앉아 대화를 하고 그들의 협력을 얻어야 하는데,그들이 처해 있는 실정을 외면한 채 결실있는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북한에 끌려만 다닌다는 비판도 없지 않아 있지만,그래도 그들이 얻는 것이라도 있기에 대화에 나오는 것이 아닌가. 대북지원은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우리가 통일을 이루려면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고,여기에는 대북지원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독일의 통일도 결국은 동독주민이 동의했기에 가능했던 것처럼,우리도 북한주민에게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매일 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북한 주민들이 우리의 ‘퍼주기’ 논쟁을 본다면 뭐라 할 것인가? 오뉴월은 우리에게는 산과 들로 나가는 여유의 계절이며 농부들도 풍년을 기약하며 땀을 흘리는 기약의 계절이겠지만,북한의 오뉴월은 문자 그대로 암울한 계절이다.가을걷이 식량도 이쯤 되면 소진되고,씨앗을 뿌리려 해도 비료가 모자라 농민들이 수심의 나날을 보내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북한 당국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식량과 비료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모양이다.어떻게 해야 할 건가? 또 ‘퍼주기’ 논쟁이나하면서,굶주림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동포를 외면할 건가.북한의 핵문제가 꺼림칙하기는 하지만,그래도 보낼 때는 보내야 하지 않을까. 북한을 ‘악의 축’이라 몰아붙이는 미국도 해마다 쌀이나 밀가루를 지원해주고 있고,올해도 이미 10만t의 곡물을 지원해주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외국 그것도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도 보내는데,하물며 동포인 우리가 팔짱만 끼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정부 당국자도 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으면 설득하고,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면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등 책임있는 자세로 대북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싶다.줄 때는 주자.그리고 요구할 것이 있으면 요구하자. 고성호 통일교육원교수 명예논설위원
  • [열린세상] 대통령의 정체성

    방미 기간 중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친미 외교’니 ‘저자세 외교’ ‘굴욕외교’니 심지어 ‘반민족 행위’라는 등 말들이 많다.방미 외교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오히려 여권 내나 노무현 지지층으로부터 나오고,긍정적인 평가는 야당에서 나오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이런 엇갈린 평은 노 대통령의 대미 외교의 의외성에서 비롯되었다. 여기서 의외성이란 선거 전 노 대통령의 대미관이 대통령이 된 다음 바뀐 것처럼 보인 것을 말한다.과연 미국 땅을 밟자마자 이틀만에 대통령의 대미 인식 코드가 바뀐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대통령은 대선 때 자신에게 표를 던진 지지자들을 속이거나 배신한 것이다.적어도 사전에 코드가 바뀌게 된 원인과 경위에 대한 대국민 해명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코드가 바뀐 게 아니라고 해도 국민에게 그런 혼란을 주게 된 것에 대해 대통령은 좀 더 설득력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실용주의’란 단어 하나로 대통령의 정체성 확인과 향후 대미 외교의 방향을 잡기에는 부족하다. 실용주의 외교 노선이라는 게 무엇인가? 예를 들어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해도 국익을 위해 힘이 센 나라 눈치를 보며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는 일인가? 국제기구와 세계 여론을 무시하며 한 나라를 침공한 나라지만 우리 한반도의 운명을 거머쥔 나라이기 때문에 비난하지 않고 침공을 돕는 것인가? 노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결정도 평소 노 대통령의 코드와는 다르다고 생각되어 일부 국민이 실망하고 의아하게 생각했던 일이 기억난다.그러면 그후 우리가 얻은 실제적인 이익이 무엇이었던가? 그리고 이번 방미 외교의 실용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그후 미국의 태도나 북한의 태도는 과연 우리에게 실용적이었나? 대북송금 특검,북핵 문제,신당 문제,노사 문제,공무원노조 문제,나라종금 사건,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의혹,전교조,한총련 문제 등 산더미처럼 쌓인 국내외 문제들은 대통령의 코드와 명확한 입장 표명을 원하고 있다.대통령과 여당의 노선은 무엇인지,그리고 실용주의 노선이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이번 방미 기간 중외교적 발언들이 햇볕정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인지,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실용주의적 선택이었는가를 설명해야 한다. 방미 기간 중 대통령의 친미적 발언들은 단순한 립서비스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귀국해서 말 바꿀 정도로 신뢰없는 한 나라의 원수는 없다.분명히 대통령의 발언들은 의미가 있었고,그의 대미관과 대북한관에 변화가 생긴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왜 이를 밝히기를 주저하는가? 대북정책과 외교에 있어서 투명성과 국민적 합의를 강조했던 대통령이 아니었던가? ‘대통령 못 해먹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정이 뜻대로 되지 않고 힘든 것을 안다.여당과 언론,각종 이익 집단들이 발목을 잡는다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왜 상황이 이렇게 더 악화되어가는지 이제 대통령은 자신을 돌이켜봐야 할 시점에 와있는 것 같다. 요즈음 국민은 도무지 대통령의 정체성을 알 수 없다고들 한다.대미관이나 대북정책,한총련 등 사안별로 왔다갔다 하여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그러니 밑에서 보좌하는 참모나 각료들도 눈치보며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닌가.총체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라의 분열과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코드와 원칙을 보다 더 명확히 해야 한다.그런 다음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야당의 협조를 받을 것은 받고 반대가 있어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명확한 입장 표명이 곧 대결과 분열을 불러올 수 있다.그러나 이해나 타협을 전제로 한 명확한 입장 표명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그리고 이해나 타협은 원칙이나 서로의 주장이 명확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현 택 수 고려대교수 사회학
  • 北 “재난발언은 남북 불행방지 의미” 해명 / 쌀40만 새달부터 北送

    남북한은 23일 평양에서 5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 전체회의를 열어 대북 차관 형식의 쌀 40만t 지원과 경협사업 일자 등이 포함된 7개항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관련기사 3면 이날 회의에서 북측은 지난 20일 박창련 북측 단장이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발언의 취지는 대결이 격화되어 북남관계가 영(零)으로 되고 재난이 닥쳐와 북이나 남이나 불행하게 되지 않고 다같이 잘되기를 기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음을 명백히 한다.”고 구두로 해명했다. 그러나 북측의 해명 시기와 장소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아 추후 논란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대북 쌀 지원은 연리 1%,10년거치 30년 상환의 조건으로,다음달부터 매달 10만t씩 북측에 전달된다.남북 양측은 쌀 분배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10만t이 전달될 때마다 북한이 배분 상황을 보고하고,남측은 북한의 동·서 각각 1개 지역에서 이를 확인하기로 했다. 남북한은 합의문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중단된 금강산 육로 및 해로 관광을다음달중 재개하기로 했다. 또 남북은 다음달 10일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행사를 군사분계선 연결 지점에서 진행하고 연결공사를 계속 추진,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완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건설 착공식이 사업자간에 합의되는데 따라 6월 하순 개최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 임진강 수해를 방지하기 위한 공동조사를 다음달 실시하고 장마전에 홍수예보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임남댐(금강산댐) 방류는 장마전에 북측이 방류계획을 통보하기로 했다. 남북은 오는 8월 하순 서울에서 6차 경추위를 열기로 했다. 이밖에 양측은 경제협력의 제도적 보장을 위한 4개 합의서와 남북해운합의서,개성공단 건설을 위한 통신·통관·검역합의서를 빠른 시일안에 발효하기로 했다. 남측대표단은 북측이 제기한 ‘추가적 조치’에 대해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불필요하게 확대 해석하지 말고 핵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사설] 진통 끝의 남북 합의는 새 출발점

    지난 19일부터 평양에서 열린 제5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가 일정을 하루 연장하는 파행 끝에 어제 7개항의 합의문을 채택했다.북측은 이날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헤아릴 수 없는 재난)발언의 취지는 대결이 격화되어 북남관계가 ‘영’으로 되고 재난이 닥쳐와 북이나 남이나 불행하게 되지 않고 다같이 잘되기를 기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정부는 미국과 합의한 ‘추가적 조치’가 군사적 행동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보유 발언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남북이 경협 관련 현안을 논의하고 합의를 이뤄낸 것은 다행이다.위기일수록 남북이 대화채널을 유지하고,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남북대화는 북측에 핵포기가 체제유지와 생존이란 사활적 목표를 달성하는 최선의 선택임을 설득하는 귀중한 통로이다. 정부가 이번에 북측의 위협성 막말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해명을 받아낸 것은 새로운 남북관계와 건설적인 회담문화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된다.이는 북측의 거친 언사나약속파기,일방주의적 대화자세 등 잘못된 관행을 고쳐 나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북한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지 않겠다.’는 정부의 대화방침이 북측에 전달되고,일정 부분 수용된 결과로 여겨진다.물론 북측의 해명이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정부는 엄격한 상호주의를 주장하는 국민정서와 여론을 대북정책에 십분 반영하되,남북대화 결렬이 부를 부작용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분배 투명성 확보를 전제로 40만t의 쌀을 차관 형식으로 북측에 지원토록 한 것도 잘된 일이다.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올해 식량수요는 632만t에 이르나 자체 생산량 413만t과 세계식량계획(WFP)의 지원량 51만t,중국에서의 수입량 20만t을 감안해도 148만t이 부족하다.특히 식량난의 피해는 아동·여성·노인 등 취약계층에 먼저 돌아간다는 점에서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은 미룰 일이 아니다.
  • 판사26명, 사법부 개혁 집단건의 / 대법원에 연대서명안 제출

    서울지법 민사항소1부 문흥수(文興洙·사시21회) 판사 등 부장판사 및 단독·배석 판사 26명은 22일 ‘대법원장과 법관인사제도 개선위원회에 대한 건의문’이라는 연대서명 건의문을 작성,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에게 전달했다. (대한매일 1월 21일자 31면 보도) 문 부장판사 등은 건의문에서 “법원은 상급자에 의한 주관적인 근무평정을 바탕으로 한 피라미드식 승진구조 때문에 관료주의가 팽배한 상황”이라면서 “이는 독립적인 법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법부 독립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3월 대법원은 법원 안팎의 비판에 직면,법관인사제도 개선위원회를 발족했다.”면서 “그러나 개선위 구성과 활동내용 등에 대해 일선 판사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 시대가 요구하는 인사개혁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법원 민주화를 위한 내부 의견개진 통로 확립▲피라미드식 인사제도 탈피▲법관인사의 공정성·투명성 확보▲소수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개혁적·진보적 인사의 대법원 참여▲사회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법관의 끊임없는 재교육 실시▲전관예우 문제의 근본적 해결▲법조일원화의 실질적 시행 등 7가지 사법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 [열린세상] 모내기 철

    요즈음 출퇴근할 때 차창 밖으로 모내기가 한창인 들녘을 바라보면서 싱거운 생각을 해보곤 한다.풍성한 추수를 기대한다면 제때 씨를 뿌리고 가꾸어야 하는데 이 같은 일은 소홀히 하거나 아예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머리로만 또는 말로만 대신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씨 뿌리고 돌보더라도 기회를 놓치면 가을걷이는 바랄 수 없다는 것이 천리이다.오늘 우리 사회의 처지가 이처럼 단순한 진리를 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효율성의 극대화는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결과를 얻는 것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이 길만이 무한 경쟁의 시대에 대외 경쟁력을 높이는 비결이며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경제 시대에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보장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Ceteris Paribus)’이라는 전제를 망각하고 영(零)에 수렴하는 비용으로 무한대의 효용을 실현할 수 있다는 허구를 신봉하게 하고,봉이 김선달이 바로 신지식인의 귀감이라는 비약을 확신하도록 강요한다. 금본위 통화제도에서 금화는 거래의 유일한 결제 수단이다.그런데 금화는 거래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마모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깎이기도 하여 갈수록 애초의 정량에 미달하게 된다.이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거래 과정에서 정량에 가까운 금화는 자기가 보관하고 함량 미달된 금화부터 거래 대금으로 결제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익이라는 것을 간파하게 될 것이며,시장 거래의 되풀이는 실제 거래에서 통용되는 금화의 정량이 시간이 갈수록 함량 미달의 금화만으로 채워질 것이다. 정량에 가까운 금화는 좋은 돈,함량 미달의 정도가 큰 금화는 나쁜 돈이라고 한다면 시장 거래에서 남게 되는 돈은 나쁜 돈뿐일 것이다.이처럼 악화가 양화를 내쫓는다는 것이 바로 그레셤의 법칙이다.그러나 이 같은 법칙에는 한계가 있다.아무리 악순환이 되풀이되더라도 마지막에 금이 조금도 섞이지 않은 통화만이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는 극한 상태는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교육과 여론이 시민들에게 정의의 의미를 절감하도록 만드는 시점이 있기 때문이다.즉 만인이 만인의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정글 상황으로까지 타락하지 않는 극한점이 있으며 극한 수준을 한계윤리라고 부른다.한계윤리는 비윤리가 아니라 허용 한도 범위에서의 윤리 의식이다. 투입량의 크기를 초과한 산출량의 크기의 부분을 흔히 마진(Margin)이라고 부른다.인간의 이기심은 바로 이 부분의 크기에만 관심을 두게 만들고 다른 조건들을 고려하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짓이라고 치부하게 한다.무조건적인 이윤 극대화의 기대를 하게 만들어 정상적인 투입·산출의 관계를 왜곡시키고 인간의 삶의 질을 후퇴시켜 마지막에는 비인간화의 상황을 고착시킨다.더욱 나쁜 것은 이 같은 상황에 반드시 무임 승차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경제 환경의 투명성이 결정적으로 훼손된다는 점이다. 클수록 그리고 빠를수록 좋다는 환상이 바로 병든 사회의 대표적인 증상이다.극대치만을 추구하는 타성은 급기야 투입과 산출의 순리적 관계를 무시하게 만들고,인위적 조작을 강요하며,억지와 무리를 요구하여 상식과 합리에 대한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즉 거짓과 불신을 조장하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기 때문이다.순리에 어긋나는 투입·산출의 관계는 비정상을 당연시하게 하고 이러한 관행에서 비롯된 숨겨진 비용이 부당한 뒷거래이거나 환경 파괴라는 재앙으로 남게 된다. 상품의 질은 같거나 오히려 나쁜데도 판촉에 현혹되어 충동 구매를 하거나,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필요량 이상으로 즉흥 구매한다면 소비자는 이미 시장의 주인이 아니라 노예일 뿐이다.인간적 삶을 유지시키는 데 필요한 적정량을 의식적으로 소비할 때 생산과 소비는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한정된 자원의 고갈을 막을 수도 있고,적정수준을 초과하는 이윤을 겨냥한 숨은 비용을 최소화해 소비자가 객이 아니라 주인이 되어 우리 경제의 투명성이 확보될 것이다. 김 어 상 서강대교수 경제학
  • “언론사 과징금 취소 부적정”/ 감사원, 공정위 감사

    감사원은 2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언론사 과징금 부과취소 결정은 부적정했다고 밝혔다.그렇더라도 취소명령을 다시 번복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과징금부과 판정기준의 모호성으로 과징금제도의 일관성·투명성·명확성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공정위에 제도개선을 요구했다.아울러 하도급법 위반사건에 대한 벌점부과 운영,과징금 부과기준매출액 적용 등의 부적정성도 시정하라고 통보했다. ▶관련기사 6면 감사원은 지난 1월20일부터 2월18일까지 공정위의 과징금 취소 경위와 적정성 여부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감사원 감사는 지난 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공정위의 과징금부과 취소에 대한 감사를 요청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감사원은 “공정위가 언론사 과징금을 직권취소할 만한 사정변경이나 중대한 공익상의 요구가 없었는데도 언론사의 경영악화와 공익상의 이유를 들어 직권 취소한 것은 부적정한 업무처리였다.”고 결론지었다. 이남기 전 위원장이 사무처장 등 직원들의 반대에도불구하고 과징금 미납 언론사에 청원서 제출을 먼저 요구했고,간부회의를 주재해 과징금 직권취소 방침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中 고위공직 첫 공개채용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이 부현장(副縣長·과장과 국장의 중간급)급 고위간부 선발을 위해 처음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개 필기시험을 실시,행정개혁의 신호탄을 올렸다. 광둥(廣東)성 정부는 지난 18일 중앙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먀오궁청(種苗工程·인재양성을 위해 씨를 뿌리는 사업)’의 일환으로 그동안 내부승진이나 추천,면접 등을 통해 뽑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공개전형 방식의 필기시험을 성내 21개 시험장에서 동시에 치렀다. 관영 신화사는 광둥성은 물론 중국에서 처음으로 공개 필기시험을 통한 고위직 채용이라고 보도했다.선발 원칙과 시험 성적,선발 결과 등도 모두 공개키로 해 행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획기적 조치로 평가된다.연령 제한은 35세 이하로 100명 모집에 3500여명이 응시했다.시험 문제는 ‘공공기초지식’을 중심으로 현의 구역경제 발전과 농민의 수입 증대는 물론 사스관련 문제도 나왔다. 중국 행정조직은 성(省)의 경우 하부 행정단위로 시(市)-현(懸)-진(鎭)-촌(村) 등으로 구성돼 있다.응시자의 학력은대졸이 2995명,석·박사가 555명 등이다. 광둥성은 내달 하순 시·현의 처장급 인사로 급을 높여 공개 채용시험을 확대할 방침이다. ●공채도입은 철밥통 타파 신호탄 ‘톄판완(鐵飯碗·철밥통)’의 대명사로 알려진 관료체제의 개혁은 중국 4세대 지도부의 핵심과제다.지난 3월 제10기 전인대(全人大)를 통해 중국 정부는 ‘행정개혁’을 주요 사업으로 선정했다.방향은 문호개방과 연소화(年小化),실력 위주 선발 등이다.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알려진 관료체제를 정비하지 않고는 중국 인민들의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과 공산당 일당통치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이번 광둥성의 공개채용은 일종의 ‘개방직 제도’를 도입,관시(關係)로 얽힌 관료사회의 폐쇄성과 경직성·비효율성을 깨뜨리자는 취지로 보인다. ●외부전문가 수혈 등 다양한 실험 베이징시는 지난해 종신고용 혜택을 받아 온 58만명의 시 당국 및 산하 사업장 고용자에 대해 ‘철밥통’을 박탈하는 인사개혁을 단행했다.초빙제도를 도입,능력있는 외부전문가 수혈에도 나섰다. 올초 경제특구 선전(深)에서는 기존 행정조직을 기획·정책·감독으로 나누는 ‘중국식 삼권분립’을 도입했다.당 중앙은 3년 전 부성장급 가운데 절반을 비공산당원으로 선발하라는 지시를 내릴 정도로 문호개방에 적극적이다.최근 사스 파문의 책임을 물어 120여명의 관료들을 처벌한 것도 무사안일 주의에 대한 경종이다.하지만 기득권을 쥐고 있는 관료사회의 내부 저항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oilman@
  • [임영숙 칼럼] 민족과 동맹 사이

    북한반발 대응준비 소홀 북핵해결·남북협력 병행해야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 결과를 둘러싸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지만 문제는 이제부터가 아닌가 싶다.삐걱거리던 한·미 동맹관계가 순조롭게 풀려가게 된 반면 북한과의 교류협력이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이하 경추위)에서 북측은 남측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 발언을 했다.20일 경추위 첫날 회의에서 박창련 북측 수석대표는 기조발언을 통해 “남측이 핵문제요,추가적인 조치요,하면서 대결 방향으로 나간다면 북남관계는 영(0)으로 될 것이다.이렇게 되면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김광림 남측 수석대표는 “북측의 발언은 우리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내용”이라며 엄중 항의하고 북측에 납득할 만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북측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추가적 조치’가 무엇인지 설명하라고 되받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됐고 회담이 중단됐다. 북측의 발언은 지난 94년의 ‘서울이 불바다가 될것’이란 발언을 연상시키는 불쾌한 것이지만 사실 이같은 사태는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 남북 공조를 약화시킨 것으로 이해되는 마당에 북한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기조연설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깨고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발표한 것도 북한의 내부 사정을 감안하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따라서 예상되는 북한의 반발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사전에 층분히 준비했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협의에서 대응방안을 놓고 강·온 기류가 엇갈렸다는 보도는 우려를 자아낸다.협상 테이블에서는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말아야 하고 협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지만 우리 정부 당국의 강온기류가 그런 전략적 차원의 것은 아닌 듯하다.오히려 내부 입장 정리가 아직 안 됐다는 인상이다.실제로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핵과 남북 교류를 분리해야 한다는 통일부의견과 ‘국제규범’에 맞춰 북핵과 남북교류를 일정 부분 연계할 수밖에 없다는 외교부간에 의견대립이 있었고 노 대통령이 외교부 손을 들어 주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 경추위 결과가 어떻게 되든 북한은 앞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제 당국이 할 일은 내부 이견을 해소하고 일관된 대북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그 원칙은 남북교류와 한·미 동맹의 조화라는 바탕에서 마련해야 한다.노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새로운 대북 정책으로 ‘평화번영정책’을 천명했지만 이 정책의 구체적인 알맹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국민의 정부의 화해협력정책,즉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교류의 ‘병행’정책이었다면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은 ‘연계’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한·미 정상 회담 결과가 그런 추정을 낳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밝힌 ‘추가적 조치’가 검토되어야 할 정도로 북한 핵문제가 악화되기 이전까지는 종전의 ‘병행’정책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현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과 남북 교류 협력은 병행돼야 하는 것이다.북한과의 최소한의 대화채널이 유지돼야 한반도의 숨통이 막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도적인 대북 쌀·비료 지원은 물론 개성공단 착공 등 경협도 이루어져야 한다.여기에 ‘할 말은 하고 따질 것은 따지는’ 새로운 남북회담 문화와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담보돼야 함은 물론이다.북이 주장하는 ‘민족공조’와 한·미 동맹이 선후관계가 아니라 공존관계를 이루어야 평화(안보)와 번영(경제)이 상호보완적인 선순환 관계를 이룰 수 있다. 미디어연구소장ysi@
  • [사설] 북, ‘협박’태도는 버려야

    평양에서 개최중인 제5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가 파행을 겪고 있다.북측이 그제 첫날 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한·미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문제삼으며 협박성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이에 남측이 엄중 항의하며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북측의 사과가 없어 어제 이틀째 회의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먼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리는 남북대화라는 점에서 대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경추위가 진통을 겪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 남북은 이번 경추위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처음부터 예견됐다.북측이 ‘한반도 위협시 대북 추가조치 검토’ 및 ‘북핵 전개상황과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연계 방침’ 등 한·미간 합의 내용에 강력 반발하며 진의를 따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하지만 북측의 태도는 적정한 선을 넘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남측이 핵문제에 추가적인 조치라며 대결방향으로 나간다면 북남관계는 영(零)이 될 것이며,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말은 9년전 ‘서울 불바다’의 발언을 떠올리게한다.툭하면 ‘민족공조’를 내세우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풀이식 막말을 하는 북측의 자세는 바뀌어야 한다.북한 방송이 비보도 원칙을 깨고 북측 대표의 기조발언을 공개한 것도 남측을 자극하려는 계산된 행동으로 여겨진다. 다만 우리는 남과 북 모두 이를 빌미로 대화 자체를 파탄시켜서는 안 된다고 본다.한·미에 이어 미·일(23일),중·일(31일),미·중(6월초) 정상회담이 릴레이식으로 열리는 중대한 시기에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것은 관련국들의 대북 압박을 자초할 수 있다는 점을 북측은 인식해야 한다.북측은 협박성 발언을 삼가고,남측에 솔직하게 대북지원과 경제협력을 요청해야 한다.남북은 오늘 마지막날 회의에서 당초의 경협의제로 돌아가 실질적인 협의를 하기를 촉구한다.아울러 정부도 대북 쌀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분배 투명성 보장을 전제로 10만t씩 나눠 지원하는 등 구체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 공정위 ‘공정성 추락’ 망신 / 이남기 전위원장 구속·과징금 부과취소 부적정

    ‘경제검찰’로 불리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이남기 전 위원장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돼 공정위의 도덕성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언론사 과징금부과 취소 결정이 부적정했다는 감사원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감사원으로부터 과징금 부과제도 개선을 요구받아 과징금제도의 신뢰성도 바닥에 떨어졌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최대 위기’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재벌개혁에 나서기 전에 자체 개혁을 먼저 해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이남기씨가 부과취소 주도 이 전 위원장이 간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징금 부과취소를 밀어붙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졌다.그는 지난해 12월2일쯤 신문사로부터 경영상의 어려움을 담은 청원서를 제출받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실무진이 반대하자 3일후 간부회의에서 청원서를 받는 방안을 다시 꺼냈고 일부 간부는 반대의견을 냈다. 공정위의 이런 결정은 절차의 투명성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해당 국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위원회에 제출하면 위원회가 심의하는 게 행정절차지만 과징금 취소 건은 간부회의에서 먼저 결정하고 해당 국에 알려줬다.감사원 관계자는 “실제로 언론사 경영상태는 과징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어렵지 않았고,일부 언론사는 이미 과징금을 내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과징금 취소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책임 물을 곳이 없다 결정을 주도한 이 전 위원장은 지난 3월초 퇴임했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관련 직원들은 당시에 반대의견을 냈기 때문에 책임추궁이 불가능하다.감사원 조치는 결국 공정위의 주의 요구에 그쳤다. 최종 결정이 형식상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에서도 벗어났다.하지만 전원회의에서 내려진 결정이 부적정했다는 평가를 받음에 따라 공정위의 위상과 과징금부과제도의 신뢰성은 바닥에 떨어졌다. ●무원칙한 과징금 부과 현행 과징금제도가 판정 기준이나 객관적 근거를 갖추지 못해 공정위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부과 판정기준의 미비,가중·감경 기준 불명확,산출근거 미제시 등이 지적사항의 주류를 이룬다.그런 관계로 과징금이 부과되면 기업들의 이의신청 등이 잇따르는 게 현실이다. 최근 부당내부거래 행위 등으로 공정위에 적발된 M기업은 스스로 시정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한 푼도 부과하지 않았으나,같은 행위를 한 D기업에는 35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부터 개혁하라’ 공정위는 ‘과징금제도가 판정기준이나 객관적 근거없이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운용되고 있다.’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과징금제도 손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하지만 공정위가 자체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에 한 네티즌은 “재벌이 경제력 집중하면 혼나야 하고 공정위가 권력을 집중하면 잘하는 일인가.”라며 “남에게 사정의 칼을 사용하려면 개인이나 조직은 몇배의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기고 / ‘동아시아 정체성’ 함께 찾아야

    동아시아 지역 정체성의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가장 긴박하고 가시적인 필요성으로 ‘위기의 지역화’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이다.정치·경제적인 문제가 일국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는 많이 있어 왔다. 그러나 세계화의 조류와 더불어 국가적인 차원은 물론 그 하위 단위에서의 잦은 접촉과 협력을 가져옴으로써 문제의 발생과 해결에 있어 지역적 차원의 시각을 요구하게 되었다.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가 경제영역에서 이런 새로운 흐름을 가장 긴박하게 보여준 예라면,황사현상에 대한 중국과 한국의 공동대응 요구나 탈북난민에 대한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관련국들의 공동대응 필요성 등은 환경과 정치영역에서 지역화의 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 문제들은 문제 자체가 전통적인 정치 주체로서 일개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일 뿐만 아니라 그 해결에서 단순히 국가간의 외교적인 차원을 넘어 장기적인 협력과 지속적이고 제도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동아시아 지역이 공유한 역사의 해석과 이해를위한 전제이자 동시에 결과로서의 지역 정체성이 요구된다.지역이란 잦은 접촉과 빈번한 교류에 의해 자연스럽게 협력이 발생함과 동시에 갈등과 분쟁도 일어나는 일정 영역을 일컫는다. 즉 오랜 시간 동안의 접촉은 역사적 체험에 있어서도 공동의 과제를 낳는다.동아시아는 무엇보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접어들자 서구의 충격에 대해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지역적인 위기를 겪으면서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게 되었다. 한·중·일 3국은 이후 서로가 소원한 채 냉전의 상황을 견디면서 각 국은 서로 다른 방법을 통해 근대화의 길을 걸어왔다.이제 탈냉전과 탈이데올로기 시대를 사는 동아시아는 지난 역사적 경험에서 서구와의 대결이라는 문제와 그에 연관된 근대화의 문제,그 근대화의 방법을 둘러싼 적대적 이데올로기 문제를 어떻게 독자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서구에 의해 강요된 근대화의 와중에 겪게 된 식민지와 전쟁,분단,이데올로기의 대립이라는 문제는 동아시아 지역이 공동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역사적 과제로남아 있다.동아시아의 정치·경제 협력의 과제와 더불어 역사 해석의 문제도 동아시아가 무엇이며,무엇이어야 하느냐라는 동아시아 정체성의 문제가 선결될 것을 요구한다. 정치·경제 협력도 기술적인 것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동아시아지역이 지향하려는 공동의 가치에 기반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공동의 가치 창출은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적 경험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럼 동아시아의 지역 정체성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될 수 있고,형성되어야 하는가? 우선은 일국적으로 정치·경제적인 면에서의 민주화를 통한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동아시아 지역에 대해 개방적일 만큼 정치와 경제에 있어 서로의 수위가 맞춰져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지역 정체성의 형성에서 한국의 역할이다.지난 150여 년간의 동아시아를 결정지어온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식민지와 전쟁,분단,압축 근대화와 민주화라는 한국의 경험은 그대로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적 경험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동아시아 지역화와 그 토대로서의 동아시아 지역정체성의 모색에서 한국은 지역화의 보편적 가치를 창출해 내고 동아시아적 시각을 계발하는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 향 미 서강대 사회과학硏 연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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