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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교육 백년대계 ‘주먹구구’

    우주교육 백년대계 ‘주먹구구’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청소년 스페이스 캠프’ 조성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돼 예산낭비와 중복투자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은 기획예산처로부터 2차례 부적합 판정을 받으며 당초의 3분의1밖에 예산을 배정받지 못했지만 청소년위는 당초 사업규모를 전제로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 타당성 조사도 끝나기 전에 부지 미리 매입해 2003년 문화관광부는 전남 고흥군 동일면에 지을 청소년 스페이스 캠프 사업에 착수하면서 150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다. 하지만 예산처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이 0.35(1.0 이하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뜻)로 경제성이 매우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과학기술부가 2007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우주센터 우주체험관과 8㎞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별 차이점도 없다며 480억원만 예산을 내주었다. 이후 소강상태에 빠졌던 스페이스 캠프 사업은 지난해 4월 문광부 청소년국이 청소년위로 독립하면서 재개됐다. 청소년위는 새롭게 1413억원 규모로 예산을 편성, 신청했으나 예산처는 지난해 8월 “기존 사업안과 별 차이가 없다.”며 다시 480억원만 승인했다. 그러나 청소년위는 예산처의 결정을 2개월 앞둔 지난해 6월 말 3억여원을 들여 9만 6400평의 땅을 매입했다. 이는 예산처가 수정해 제시한 사업부지 규모 1만 5000여평의 6배에 이르는 것이다.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 최인욱 예산감시국장은 “부지 등을 매입해 두고 일을 벌여놓은 뒤 ‘이미 추진한 사업인데 어떡하느냐.’는 식의 전형적인 ‘배째라’식 예산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산처도 정부부처이다 보니 나중에 이렇게 나오면 그대로 용인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4년 말 감사원이 발표한 ‘주요 재정투자사업 예산관리실태 감사결과’에 의하면 2000년부터 5년 동안 예비 타당성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78건의 사업 가운데 30.8%인 24개 사업이 결국 사업주체가 원하는 대로 예산을 배정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위,“내년 로켓 발사되면 상황이 바뀔 것” 청소년위는 이에 대해 현재는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2007년 7월 국내 최초의 로켓 발사가 이뤄져 고흥군이 우주사업의 메카로 떠오르면 민간투자가 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과기부가 추진하는 우주체험관은 전시용일 뿐이지만 스페이스 캠프는 체험시설뿐만 아니라 체력단련장과 숙박시설 등을 갖춘 합숙형 수련원이어서 사업중복에 따른 예산낭비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소년위 내부에서도 이번 사업의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체험시설 기초장비 구입비를 조사해 봤더니 500만달러(약 50억원) 규모로 나타나 예산처가 조정한 대로 장비구입비를 900억원에서 150억원 정도로 낮춰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결국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신청했음을 자인하는 셈이다. 다른 관계자는 “예산처의 예산 타당성 검증에서 나타난 것처럼 당장 민간투자가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졸업후 갚도록” “정부 절반부담”

    “졸업후 갚도록” “정부 절반부담”

    ‘선(先) 무상 교육 vs 등록금 반값 줄이기.’ 연세대 총학생회의 본관 점거 농성 등 대학가에 등록금 인상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가 등록금 인하 방안을 경쟁적으로 내놓아 주목된다. 특히 여야 모두 ‘교육 양극화’ 해소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해법은 달라 입법 추진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등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12일 한나라당 분석에 따르면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0.3%에 불과하다.OECD 가입 30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이마저도 국립대에 치중, 전체 대학의 86%를 차지하는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등록금 인상-반대 투쟁’의 악순환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열린우리당은 ‘대학 선(先) 무상교육제’를 내놓았다. 국가가 국채를 발행해 등록금을 먼저 납부하고 졸업 후 취업을 한 뒤 수입의 정도에 따라 ‘졸업세’ 형태로 납부하는 제도다.‘등록금 후불제’ 형식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인 정봉주 의원은 “국민의 15%에 이르는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의 자녀 10명 중 1명이 경제적 이유로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등 교육 양극화가 심각하다.”며 “이 제도를 도입하면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성을 강화하고 등록금 투쟁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학 운영비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75%로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수익자 부담’ 원칙에 입각한 것이다. 정 의원의 제안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서 국가와 사회의 책임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정 의원은 “매년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 인상률의 4배에 육박하지만 인상분이 교육환경 개선에 쓰여지지 않고 이월 적립금으로 넘어가는 등 재정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데 ‘선 무상교육제’는 대학재정 투명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제도를 시행할 경우 연간 국채 발행 등록금 총액은 1조 5000억원, 국가가 부담하는 이자는 75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 주에 ‘대학등록금 반값 줄이기 정책안’을 발표하고 14일 토론회를 거쳐 입법을 추진한다. 대학의 등록금 10조 5000억원 중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하는 액수는 8조원이다. 이 가운데 4조원을 다양한 방식의 재원 확충으로 줄여서 부담을 줄인다는 게 한나라당 안이다. 구체적으로 국가 차원의 장학기금으로 3조원을 설립해 이 가운데 매년 1조원을 장학금으로 지출하고, 정치후원금과 같은 수준인 10만원 세액공제를 통해 1조원을 확보한다는 방안이다. 또 근로장학금을 40%로 늘려 4800억원, 저소득측 30%에 주는 학자금 대여를 장학금으로 전환해 3000억원, 사립대 규제 완화 등을 통한 4000억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를 놓고 포털사이트 다음 등에서는 치열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양당의 해법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취지는 좋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아 약간의 포퓰리즘 요소가 담겼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두 안 모두 예산을 확충해야 하는데 결국 세금을 늘려야 하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한만중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정책실장도 “고교 의무교육과 고등교육 개혁을 위한 해소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국채 발행이라는 극약 처방을 통해 고등교육 재정구조를 혁신하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선심성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나라당 안에 대해서는 “특히 사학규제 완화를 통해 재원확충을 하겠다는 것은 기여입학제의 변형된 도입으로 고등교육 양극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수 구혜영기자 vielee@seoul.co.kr
  • 시·도지사 반대하면 재건축 불가

    이르면 8월부터 시·군·구청장이 내린 재건축 안전진단 시행결정을 시·도지사가 취소할 수 있게 된다. 건설교통부는 “3·30 부동산대책에 따라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 등이 제출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에 재건축 사업추진과 관련한 시·도지사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군·구청장이 재건축 사업추진 단지의 요청에 따라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진단을 통과시키더라도 시·도지사가 반대하면 재건축 사업이 불가능해진다.건교부는 도정법이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돼 5월중 공포되면 3개월간의 경과조치를 거쳐 8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시·군·구청장은 안전진단 신청이 있는 경우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의견 청취를 거쳐 안전진단 실시여부를 결정한다. 시·군·구청장은 재건축 사업 시행이 결정되면 시·도지사에게 결정 내용과 해당 안전진단 결과 보고서를 반드시 내야 한다. 건설교통부 또는 시·도지사는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해당 안전진단 결과의 적정성 여부 검증을 요청할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재건축 사업 시행 결정 취소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시장·군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 결정에 따라야 한다. 개정안은 이와 함께 시·도지사가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의 수립 과정에서 건교부 장관과 사전 협의를 하도록 명문화했다. 이외에도 재개발 사업 등 추진에서 시공사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택재개발사업과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시행자가 조합설립을 받은 뒤 시공자를 선정할 때 경쟁입찰을 통해 하도록 규정했다. 건교부측은 “개정안은 재산증식을 목적으로 행해지는 무분별한 재건축 추진을 방지하고 안전진단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 주체간의 역할 체계를 재정립하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北 개혁·개방이 유일한 선택이다/정종욱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오늘부터 평양에서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매년 이때쯤 열리는 연례행사이고 하는 일도 그 내용이 미리 정해진 법률안 몇 개를 통과시키는 정도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일이 일어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일은 북한의 개방에 관한 새로운 조치가 발표되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 내부의 움직임이나 주변의 상황 등이 그런 가능성을 뒷받침해 준다. 금년 들어 중국의 개방에 관한 북한 지도부의 관심은 매우 특별했다.1월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3월 말에는 장성택이 10박 11일 동안 같은 지역을 30여명의 실무진과 함께 돌아봤다. 이들이 찾았던 지역은 27년 전 덩샤오핑(鄧小平)이 대외개방을 시작했던 남방의 큰 도시들이었다. 오늘의 중국의 경제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개방의 성공 현장들이었다. 과거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후에는 북한의 개방과 개혁에 관한 중대조치들이 발표된 일이 있었다.2002년에 발표되었던 7·1조치가 대표적 경우이다. 이번에는 장성택의 실무 답사까지 있었다. 장성택은 김 위원장의 하나밖에 없는 누이동생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 위원장이 가장 신임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가끔 제2인자로 꼽힐 정도로 실세 중의 실세라 할 수 있다. 그는 몇 년 전 경제사절단에 끼여 남한을 돌아본 적도 있다. 개혁 개방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김 위원장의 생각도 가장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돌아본 후 그 후속조치를 위해 장성택을 중국에 보냈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변 상황으로는 북·중관계와 북·미관계를 들 수 있다. 최근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경제적 밀착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에 중국이 북한에 투자한 금액이 5000만달러 이상이었다. 광산과 항만시설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졌고 교역도 빠르게 증가했다. 북한의 대 중국의존도는 소비재의 경우 80% 이상을, 에너지의 경우에는 70%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북한이 중국의 위성국가나 동북4성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현재의 상황은 북한이 중국의 위성국가나 동북 4성으로 전락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북한의 전략적 상황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위폐사건을 계기로 그 기조가 바뀌었다. 핵문제 해결보다 북한 정권을 겨냥해서 직접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제 6자회담이 개최된다 해도 핵보다 정권의 투명성이 더 중요해 질 전망이다. 해외자금줄이 끊어진 북한으로서는 대단히 고통스러운 선택을 해야 할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개혁 개방보다 정권의 존립 그 자체가 걸린 심각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 생존권 수호를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물론 북한으로서는 받아 주기 힘들다. 그래서 북한과 중국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 북한의 고민은 중국에도 고민이다. 개혁 개방이 북한의 유일한 선택이지만 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국의 시각이다. 개혁 개방이 본격화될 때까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유지를 위협하는 극단적 선택을 북한이 못하게 막으면서 동시에 미국을 설득해서 대북압력의 수위가 군사적 충돌을 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중국의 고민이다. 후진타오 주석이 최근에 내놓은 화자위선(和字爲先)이 바로 이런 고민을 말해준다. 한반도의 평화가 없으면 국내에서 조화발전을 추구하는 허시에(和諧)정책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후진타오 주석의 미국방문에서 화자위선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될지가 지대한 관심사이다. 정종욱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고교성적 평가기준 공개 의무화

    일선 고교에서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평가 내용과 기준, 문항 등이 이번 학기부터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0일 시·도 교육청 담당장학관 회의를 열고 2006학년도부터 학업성적과 관련된 교수 학습계획, 평가계획, 평가내용, 평가기준, 평가문항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했다. 학업성적 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이에 따라 학부모나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별로 평가와 관련된 궁금한 사항을 알 수 있게 된다. 시험이 끝난 뒤에는 평가 문항도 살펴볼 수 있다. 교육부는 또 고 1,2학년과 달리 절대평가 방식이 적용되는 고3의 경우 ‘성적 부풀리기’ 방지를 위해 시·도교육감 합의기준(과목별 평어 ‘수’ 비율 15% 이내, 과목별 평균 70∼75점)을 지키도록 학교에 대한 장학지도를 강화키로 했다. 교육부는 성적 부풀리기로 판정된 학교에 대해서는 1차 주의,2차 경고에 이어 3차에는 행ㆍ재정적 조치를 내리고 학교장과 관련자를 엄중 문책키로 했다.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영역에 대해서도 기록 내용의 공정성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증빙자료를 구비한 뒤 기록하도록 지도하고 봉사활동의 경우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봉사활동기관 인정제를 확대할 방침이다.초중등교육정책과 남부호 연구관은 “학교 평가는 물론 시·도교육청 평가에서도 학업성적 관리 부분을 집중적으로 반영해 재정지원 등과 연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강금실, 진대제와 공조

    강금실, 진대제와 공조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선거 전략은 투트랙(Two-track:두가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출마선언 이후 이같은 기류는 더욱 뚜렷하다. 강 전 장관은 우리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조만간 ‘수도권 드림팀’의 이벤트를 연출할 예정이다. 수도권의 미래 모습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 등이 주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수도권내 ‘강풍(康風)-진동(陳動)’의 파괴력을 노리는 지도부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이같은 이벤트는 강 전 장관이 사실상 당 후보로 확정된 모양새를 띠고 있다. 지도부와 공감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행사라는 점에서 당내 경선이 ‘통과 의례에 거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다르다. 유인태 서울시당 위원장이 마련한 지난 7일 만찬에서 이계안 의원과 강 전 장관은 ‘아름다운 경선’을 갖자고 의기투합했다. 유 위원장과 서울지역 국회의원들도 공정한 경선관리를 다짐했다. 후보 선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은 가능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처럼 ‘같지만 다른 현장’은 본선을 앞둔 당 지도부의 고민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양자대결의 긴장감을 흥행의 보증수표로 활용하려던 지도부가 오세훈 전 의원의 한나라당 경선 가세로 판세를 예단할 수 없는 급박한 지경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도부가 10일 중앙공천심사위에서 경선 방식과 시기를 확정, 이슈 선점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강 전 장관과 이 의원의 휴일 동선은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이 의원은 오랜 습관대로 공식 일정을 삼간 채 서대문구의 한 교회를 찾았다. 반면 강 전 장관은 오후 신문로 선거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숨가쁜 일정을 이어갔다. 강 전 장관은 이날 “서울시청을 시민이 주인이 되고 주주가 되는 서울시민청, 서울시민주식회사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책평가단의 역할을 할 시민위원회를 내주 중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박찬구 황장석기자 ckpark@seoul.co.kr
  • [녹색공간] 한·미FTA 국민투표를 활용하라/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세상에서 제일 외교를 잘하는 나라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스위스 외교를 거론할 것 같다. 역사상 스위스 외교 최대의 위기는 역시 나치에 맞서 중립을 선택한 2차 세계대전 직전의 상황일 것인데, 유럽으로 봉쇄된 스위스에 유럽 각국의 난민들이 몰려들어 스위스 내부에서 극심해졌던 식량난은 역시 전쟁을 피해나갔다고는 하지만 내부의 고통까지 피해나가지 못한 경우이고, 이때에도 수많은 스위스 사람들 역시 연합국이나 연맹국 중에 한 진영을 선택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었다. 또 다른 스위스 외교위기 중의 하나가 최근에 벌어진 이라크 전쟁에 대한 파병문제의 경우였었는데, 유엔 가입을 계기로 높아진 스위스 좌파 계열의 정치인들은 이라크 파병으로 EU 가입 및 각종 국제외교에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스위스 정부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이라크 파병에 긍정적이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때 이라크 파병을 문제 삼으면서 전면적으로 문제제기한 세력은 민족주의 극우파 정당인 ‘중앙민주연합(UDC)’이었는데, 이들은 국민투표에서 중도좌파와 중도우파의 연합세력을 이기고 결국 스위스는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게 되었다. 이런 스위스 외교의 특징은 거의 정보낭비라고 할 정도로 외교 협상의 다양한 문서들을 공개하고 또 주요 협상은 국민투표에 부쳐지기 때문에 사실상 스위스 외교관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카드 하나를 더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아주 현실적으로 협상에 임할 때 나름대로 ‘비준’이나 ‘국민투표’ 혹은 ‘공청회’ 같은 카드들을 준비하는데, 한미 FTA의 경우도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주도하는 정부협상팀도 상원의 우선협상권을 일종의 카드로 가지고 나온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미 FTA와 관련해서 별 특별하게 준비된 자료도 없고 예측치도 대외경제연구원의 일반적 경제 모델링 자료 외에는 없을 뿐더러 게다가 준비된 외교카드도 전무한 실정이다.4년 넘게 각종 자료를 준비했던 한·일 FTA가 여러 가지 난항에 의해서 일단 정지한 것에 비하면 한국 경제를 넘어 사회 일반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한·미 FTA에 대해서는 너무 무방비로 진행되고 있다. 한·미 FTA에 의해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을 도시 자영업자들은 아직 이 협상이 미칠 파장에 대해서 별로 설명을 들은 적도 없고 무역도 수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하면서 서비스업의 구조개선에 의해서 결국은 잘 살게 될 것이라는 불투명한 간접효과로 한·미 FTA를 정부가 강행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 외교 시스템의 투명성과 진행과정에 아직은 제도적 미비점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헌법 72조의 국민투표는 이 경우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헌법 제도로 보인다. 정부도 국민투표라는 또 다른 카드가 있다면 양자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기에 좋을 것이고, 국민들도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는 EU 가입만큼이나 경제적 영향이 높을 한·미 FTA에 대해서 의견을 갖고 표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모든 FTA를 다 국민투표를 할 필요는 없겠지만 한·미 FTA는 국민투표건이 될 정도로 큰 일이기도 하다. 국민투표는 좌파나 우파 모두 활용하는 선진 민주주의 기법인데, 우리나라는 한 번도 정책 국민투표를 해본 적이 없다. 정부는 소신껏 협상을 하고, 국민들에게 잘 설명하면 찬성과 반대의 양극단에서 적절하게 현실적 타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와 같이 ‘좋은 것이다’라고 무조건 강행하면 반대하는 국민들은 ‘국민불복종’ 외에는 할 수 있는 의사표시 방법이 없다. 다른 이해관계가 부딪칠 때를 위해서 민주주의 시스템은 투표라는 제도를 준비하고 있는데, 한·미 FTA는 국민투표라는 ‘레퍼렌덤’이 꼭 필요해 보인다. 지금의 밀실외교는 너무 불안해 보인다. 현실적으로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면 더 좋은 협상결과가 생겨날 것이고, 그렇게 해서 국민투표에서 이기면 될 거 아닌가. 이것이 민주주의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정회장 귀국 보따리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약속’대로 8일 귀국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향후 ‘수습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7일 0시30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톰 브래들리 공항에서 출발하는 KE012편으로 8일 새벽 5시1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대국민 사과문 발표할듯 현대차그룹은 아직 후속대책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검찰 조사 결과 ‘비리’ 내역이 확인되면 어떤 식으로든 개선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우선 정 회장이 귀국하면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사과나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밝히고 신속한 후속조치 천명 등의 대국민 사과를 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지난 2월 귀국 때 “소란을 피워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었다. 또 삼성이 그룹 구조조정본부를 축소키로 한 것처럼 현대차그룹의 구조조정본부격인 기획총괄본부를 해체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SK 역시 2003년 구조조정본부를 전격 해체했다. 기획총괄본부는 이미 압수수색을 받았고 본부장인 채양기 사장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對) 정부 업무, 계열사별 경영전략 및 사업추진 등을 담당하는 전략기획실과 계열사 투자 및 재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경영기획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원은 190여명이다. 검찰 수사가 비상장 계열사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에 쏠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내부거래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을 신설할 가능성도 있다. ●그룹 기획본부 해체·축소 가능성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정의선 사장이 갖고 있는 글로비스, 엠코 등 비상장계열사의 지분 처리 문제다. 현대차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 사장이 최소한 글로비스 지분(약 5000억원어치)이라도 처분해 공익사업에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분분하다. 참여연대가 글로비스의 ‘회사기회 편취’를 묵인한 이사들을 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키로 한 것도 부담이다. 삼성은 이미 8000억원을 내놓았고, 최태원 SK 회장도 개인재산을 담보로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글로비스 지분 등은 정 사장의 지분 승계를 위한 ‘종자돈’이라는 측면에서 완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이미 실현한 차익(글로비스 1000억원, 본텍 570억원)만 처분할 가능성도 있다. 정 사장은 현대차 주식 6445주와 기아차 1.99%, 글로비스 31.88%, 엠코 25.06%, 이노션 40%, 오토에버시스템즈 20.1%, 위스코 57.8%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박용성 회장, 박용만 부회장 등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두산그룹처럼 정몽구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극약처방’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 경영에서 정 회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사강도 세지고 여론악화에 ‘백기´ 한편 현대차는 정 회장이 방미 기간에 당초 방문 예정이었던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주 공장은 가지 못했지만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기아차 디자인연구소 신축공장과 멕시코 티후아나 현대트랜스리드 공장을 방문하는 등 활발한 현장경영을 펼쳤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검찰의 수사강도와 비난여론이 갈수록 거세지자 조기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버텨야 한다는 강경파와 삼성처럼 털고 가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수뢰 공무원 줄줄이 감형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수뢰혐의 공무원들에게 잇따라 감형 판결이 내려지고 있어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법원의 엄벌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7일 부산고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수뢰액이 3000만원 이상일 때만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종전까지는 1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으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에 처해지는 특가법의 적용을 받았다. 부산고법은 1500만원을 수뢰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김종규 창녕군수에 대해 6일 특가법이 아닌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토지분할 허가 등의 편의를 부동산업자에게 제공하고 업자 2명으로부터 2830만원과 250만원을 받은 모구청 공무원 배모(43)씨에 대해서도 특가법이 아닌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배씨는 두 수뢰사건을 합쳐 판단한 1심 재판부에 의해서는 특가법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밖에 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던 군청 공무원 전모(36)씨도 항소심에서는 특가법이 아닌 뇌물수수죄만 적용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나는 등 수뢰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이전보다 관대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법원은 지난 1980년 관련법 개정후 세월이 많이 흐른데다 물가상승과 경제여건의 변화가 있어 이를 고려한 법개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잇따른 감형 판결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엄단하겠다던 최근의 의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법원 관계자는 “특가법 조항은 수뢰액에 비해 법정형이 과도하게 높았던 것을 바로잡기 위해 개정됐으며 그 조항에 따라 판결을 하다보니 감형이 되고 있지만, 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법원의 엄단의지는 단호하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혁신도시 후유증 2題] 춘천-강원도 법정공방 시작

    강원도 원주시 혁신도시 입지선정을 둘러싼 첫 공판이 열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초단체(춘천시)가 광역단체(강원도)를 상대로 행정행위의 위법여부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첫 사례이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어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6일 혁신도시 최종입지 확정처분 취소소송 첫 공판이 열린 춘천지법 재판장 밖에는 도와 춘천시 관계자를 비롯한 이해당사자,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재판부는 지역주민 등 이해 당사자들의 궁금증 해소와 재판의 투명성을 위해 이례적으로 법정을 공개했다. 재판부는 첫 공판을 시작으로 3∼4회가량의 변론을 더 진행한 뒤 선고할 계획이다. 그러나 선고결과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지방선거가 끝난 6월에 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서류심리보다는 원고와 피고측의 구술 주장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오는 27일 2차 공판에는 혁신도시심사위원장이 증인으로 나서 당시 상황과 심사내용을 증언할 예정이다. 춘천시가 강원도를 상대로 제출한 심사당시 녹취록과 심사위원 전원의 점수정보 공개청구 결과도 이번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춘천지법 관계자는 “혁신도시 문제가 도민들의 관심사인 만큼 향후 재판기일 변경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등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수행종풍 진작… 인사 투명성 강화”

    “수행을 중시하는 종단으로 거듭나기 위해 수행종풍을 강화하겠습니다. 또 총무원에 문화부를 신설하고 변화하는 장례문화에 맞춰 장례예식장을 운영하거나 납골묘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장례문화에도 적극 대처하겠습니다.” 최근 천태종 제14대 총무원장에 임명된 주정산(58) 스님이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단 운영 구상을 밝혔다. 정산 총무원장은 무엇보다 종단의 수행 종풍을 진작할 것과 인사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인사위원회 설치를 적극 추진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교육부에서 담당하는 문화 부문을 독립 부서로 떼어내고, 현 교육부를 교육원으로 개편하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1969년 천태종 중흥조인 상월 대조사를 은사로 득도한 정산 스님은 재무부장과 사회부장, 부원장 등 총무원의 주요 소임을 두루 역임한 뒤 감사원장과 종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현대건설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이종수 현대건설 신임 사장은 3일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에서 취임식을 갖고 “대외 신인도 회복과 경영 정상화로 성장의 기반을 닦았으나 현실에 안주하면 또 다른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임직원 모두가 변화의 주역이 돼 수주, 매출, 순이익, 재무 건전성, 투명성, 윤리성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기업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매출을 더욱 증대시켜 주주 가치를 높여야 한다.”면서 “특히 주택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규 아파트 브랜드를 조속히 확정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택 명가의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사장은 “기업의 경쟁력은 사람에게 달려 있는 만큼 인재중심 경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임직원 구조조정과 관련, 이 사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매출을 증대시켜 구조조정의 단초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임직원들의 노력을 요구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한점 ‘수억’ 경매 미술품 진품 맞나? 재감정 봇물

    한점 ‘수억’ 경매 미술품 진품 맞나? 재감정 봇물

    경매로 거래되는 미술품 중 고가의 낙찰 물건을 중심으로 구매자들의 재감정 의뢰가 속출하고 있다. 구매자들이 경매회사의 자체 감정 시스템을 불신하기 때문으로 경매매출의 비중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미술시장에서 감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술품 감정기구인 한국감정연구소 엄중구 대표는 “국내 양대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에서 낙찰된 중요 미술품 중 상당수에 대해 재감정을 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엄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경매에서 낙찰된 미술품에 대한 감정의뢰가 여러 건 들어와 감정서를 발부해 줬다.”며 “의뢰 작품은 박수근·천경자·김환기 등 수천만∼수억원대의 고가 근·현대 미술품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낙찰자들이 ‘안전장치’ 차원에서 낙찰액 지불 전 외부 감정기구의 감정서를 요구, 옥션측이 어쩔 수 없이 의뢰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밀을 지켜 달라는 의뢰인측의 요구 때문에 구체적인 작품명을 밝힐 수는 없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또 다른 감정기구인 화랑협회 산하 감정위원회 권상능 위원장은 “지난해 이중섭 위작 사건 이후 경매사의 자체 미술품 검증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며 “낙찰 전 사전 검증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낙찰 후 낙찰자의 요구 때문인지는 몰라도 경매 출품작에 대한 감정의뢰가 들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옥션은 10여명의 감정위원을 비공개로 선정, 판매 의뢰된 미술품을 자체 감정하고 있으며, 검증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특별한 작품에 한해 작가의 유족이나 또 다른 전문가들에게 보여 감정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K옥션은 30여명의 감정위원들에게 기본적인 감정을 맡기는 가운데, 일부는 외부 감정기구를 통하기도 한다. 낙찰된 미술품에 대한 재감정 의뢰와 관련, 두 옥션측의 반응은 엇갈린다.K옥션 김순응 대표는 “낙찰자들이 요구하면 화랑협회나 감정협회 등에 의뢰해 감정서를 받아주고, 감정료는 사안에 따라 출품자나 옥션측이 부담한다.”고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반면 서울옥션의 이학준 전무는 “자체 감정을 통해 작품을 검증해서 경매를 실시하고, 낙찰되면 (경매회사의 임무는) 거기서 끝난다. 화랑협회든 감정협회든 재감정받는 것은 낙찰자 소관이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매 미술품에 대한 불신을 의식, 경매회사들은 감정을 외부기구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매회사의 자체 감정 말고도 미술품 감정은 화랑협회의 감정위원회와 한국감정연구소에서도 맡고 있는데 두 기구를 통합하는 방안을 화랑협회가 추진하고 있다.K옥션측은 “수백명의 감정인을 두지 않는 한 자체감정은 항상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감정기구가 통합되면 경매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도 전문가들로 구성된 TF팀을 지난 1월 발족시켜 감정제도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3·30 부동산대책] Q&A로 본 개발부담금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인 재건축제도 합리화와 관련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안전진단의 강화 내용은. -민간 안전기관선에서 끝나던 안전진단 예비평가를 시설안전기술공단, 건설기술연구원 등 공적기관에 맡겨 객관성을 확보토록 했다. 안전진단 재검토 의뢰 권한도 시·도지사 및 건교부로 상향조정해 기초 지자체장들의 무분별한 재건축 추진을 막도록 했다. 이르면 상반기 중 안전진단 판정 기준에 주관적인 잣대 대신 객관적 항목의 비중을 늘려 안전진단을 깐깐하게 강화한다. ▶개발이익환수 부과 예상액은. -개발이익 발생 규모가 크지 않은 사업장은 실제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 조합원당 개발이익이 1억원인 경우는 누진체계를 감안한 실효 부담률이 약 15%(1500만원) 안팎,2억원은 약 30%(6000만원),3억원은 40%(1억 2000만원) 정도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부과대상은 조합에 부과하되, 조합이 해산된 경우 당시 조합원에게 부과한다. 일정액 이하 개발이익이 발생하면 0%가 적용되는 만큼 수도권 외곽, 지방, 서울 강북지역 등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부담금을 조합원당 평균 개발이익으로 한 이유는. 조합의 재건축사업 개발이익 전체를 기준으로 누진율을 적용할 경우 단지가 큰 사업장은 개발이익 절대 규모가 커 조합원의 실제 이익이 크지 않아도 높은 부담률이 적용된다. 반면 단지 규모가 작은 사업장은 조합원의 실제 이익이 크더라도 낮은 부담률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 선정 강화조치는. -조합·시공사간 담합 및 불공정 입찰을 막기 위해 일반경쟁방식 또는 지명경쟁방식으로 선정토록 한다. 지명경쟁이라도 최소한 3∼5개 업체를 의무적으로 참여시켜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꾀하도록 했다. ▶재건축 착수 시점을 추진위 승인일로 앞당기는 까닭은. -개발이익 환수의 효율성을 위해서다. 재건축 사업 초기부터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므로 초기 상승분도 개발이익에 포함, 이를 환수하자는 취지다. ▶개발이익환수에 적용하는 집값은. -착수시점 집값은 주택공시가격에 정상 주택가격 상승률을 기준으로 한다. 공시가격이 없는 경우는 기준시가를 토대로 보정해 산정한다. 준공시점 가격은 당시 감정에 따른 공시가격을 적용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R&D예산 카드사용 의무화

    오는 5월부터 정부 부처와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연구개발 예산을 집행할 때는 반드시 ‘연구비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적립되는 마일리지 포인트(캐시백)는 국고로 환수된다. 기획예산처는 연구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세출예산집행지침을 이같은 내용으로 개정,5월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비 예산 가운데 인건비나 위탁연구개발비 등 카드 사용이 불가능한 항목을 뺀 나머지 모든 부문의 연구비는 카드 사용이 의무화되며, 카드 사용액에 따라 적립되는 캐시백의 1%는 국고에 납입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부처들에 따라 카드 사용액을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해 개인이 사용하거나 연구관리기관의 운영비로 사용해왔다. 기획예산처는 이번 조치로 국고수입이 연간 최소 15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처는 앞으로 공기업과 산하기관까지 의무적으로 연구비 카드를 사용하도록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기획처는 “지난 1월 예산낭비신고센터에 접수된 연구비 카드 관련 예산낭비 지적 사례가 타당하다고 판단돼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연구비 카드와 관련된 신고사례에 대해서는 예산성과금 지급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예산낭비 신고자에게는 최대 3900만원까지 예산성과금을 지급하게 된다. 아직 이 성과금이 지급된 적은 없으나 현재 2건이 지급 대상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편 기획처는 1월 중 예산낭비 신고 가운데 연구비 카드 사용 등 타당성이 인정된 10건에 대해 사례금 명목으로 문화상품권 5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盧대통령 “평등 요구수준 낮춰야”

    盧대통령 “평등 요구수준 낮춰야”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양극화 해소방안과 관련, 세금을 올려도 부자가 더 내고 하위층은 혜택을 본다고 말했다. 또 동반 성장과 상생 협력을 위해 양극화를 형성하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이해와 양보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기업지배구조·출자총액제 등 각종 기업의 활동 규제에 대해 투명성 등이 높아지면 완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가진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인 350여명을 대상으로 한 ‘미래를 준비하는 사회, 멀리보는 기업’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세금 인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에서 결정한다.”고 전제,“세금은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내고, 세금을 거둬서 복지에 지출하는데 소득을 10분위로 나눌 때 하위 1∼3분위 계층이 혜택을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상생협력에 대해 “고소득을 가진 사람은 어려운 사람과 차이를 좁히기 위해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평등에 대한 요구 수준을 좀 낮추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기업 활동 규제에 대해 “투명성이 높아지고 개별행위 규제가 쉬워지고, 위반 사례가 적어지면 원천봉쇄 규제 부분은 완화시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칙적으로는 개별행위를 규제하고 단속하면 되지만, 조사기능도 부실하고 투명성도 부실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원천봉쇄 규제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기업들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개별행위 등에 대한 규제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고 투명성이 없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면서 가자는 것이 이른바 ‘규제완화 로드맵’”이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재건축 이익 하반기부터 환수

    올 하반기 안전진단을 통과하거나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하는 단지부터 최고 50%까지 재건축 개발이익을 환수한다. 개발이익을 환수하더라도 임대주택 의무비율과 소형주택 건설 의무비율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같은 내용의 제2기 부동산 종합대책을 사실상 확정, 고위 당정협의를 거쳐 30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대책에 따르면 재건축으로 발생하는 조합원의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해 재건축 사업추진 초기부터 재건축 아파트 준공까지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최고 50%까지 부담금 형태로 징수한다. 개발이익 환수제의 적용을 받게 되면 이중규제 논란을 피하기 위해 8·31대책 때 입안돼 7월부터 부과예정인 기반시설부담금을 비용으로 빼기로 했다. 그러나 임대주택 의무비율(25%)과 중소형주택 의무비율(전용 25.7평 이하 60%)은 용적률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짓는 만큼 실질적인 개발이익 환수와는 관계없다는 판단 아래 현행 규정을 유지키로 했다.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법(가칭)은 다음달 의원입법 형태로 제정돼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시행령, 시행규칙 등 하위규정을 만들어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당정은 재건축 규제안 외에도 안전진단 요건을 강화, 광역자치단체나 중앙정부가 예비안전진단의 적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키로 했다.또 그동안 재건축 추진위가 시공사 선정을 맡으면서 건설사와 조합간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판단,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조합원의 참여를 확대하고 건설사별 주민 홍보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하는 등 추진위의 운영 투명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전셋값 상승에 따른 서민 주거불안을 없애기 위해 도심 내 재개발지역 등에서 임대주택 매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주택비축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관련기사 18면
  • [열린세상] 이제 다시 교육이다/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우리는 지금 거대한 역사적 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다. 세계화, 지식정보화, 탈냉전화라고 하는 세계사적 대전환이 지구촌 전체를 휘감고 있으며, 탈권위주의와 지방화 물결이 한국 사회를 집어삼키고 있다. 전환기와 이행기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첫째 조건은 역사적 통찰력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고 어디에 서 있는지, 이 역사적 전환의 의미와 본질은 무엇인지를 통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역사적 통찰은 우리가 서둘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응전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지도자에게 역사적 통찰력은 필수 자질이다. 지도자가 역사적 이행을 통찰하지 못할 때, 그래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때, 그가 이끄는 조직이나 지역사회나 국가에 미래가 있을 리 없다. 지도자를 뽑을 때, 역사적 통찰력과 거기서 비롯되는 비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도자는 교육자다. 교육 정책을 설계하는 교육당국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야말로 전환기 이후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존재다. 그들에게는 어느 직능집단보다도 역사를 통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또 누구보다도 미래지향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미래사회가 우리 아이들에게 요구할 덕목이 무엇인지, 지금 우리 아이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통찰해서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재설계하고 아이들 앞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역사적 전환기에 교육자가 갖춰야 할 첫째 덕목인 것이다. 그런데 둘러보면 우리 교육계는 아직도 낡은 사고와 관행과 제도에 발목 잡혀 있다. 사립학교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놓고 좌파 운운하는가 하면,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기까지 한다. 누구로부터도 평가받을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이 지금 학교 선생님들의 발상이기도 하다. 사고의 틀과 관점이 너무 편협해 보인다. 이래서야 열린 21세기의 주역을 제대로 키워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 같다.21세기 아이들을 20세기 학교에서 19세기 선생님들이 가르친다는 항간의 우려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요즘 새삼 깨닫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21세기의 키워드는 상상력과 창의력과 자발성과 문화적 감수성인데, 대학생은 판·검사, 의사, 공무원 되겠다며 줄서 있고 중고생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끌려 다니며 파김치가 되어 있다. 중고생은 여전히 두발규제로 속앓이하고 있고 학원이 싫다며 자살하는 초등학생까지 나온다. 학교 주변은 불법 찬조금으로 어수선하며, 어른들의 부당한 돈거래를 눈치챈 아이들 가슴은 세상에 대한 냉소와 불신으로 차 오르고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이 산적한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책임있는 어른들이 대책없이 손놓고 있다는 데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조차도 정권출범 후 3년이 걸렸는데, 대학서열 구조와 대학생들의 고시행렬은 언제나 바로잡힐지 막막한 실정이다. 사교육비에 한숨짓는 학생·학부형의 시름이 머잖아 잡힐 것으로 믿는 이는 불행하게도 거의 없다. 정권 출범 초기, 교육부와 선생님과 학교와 교실이 달라져 우리 아이들이 웃음과 희망을 되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 많은 이들이 어느새 그 기대를 내려놓고 있다. 참교육을 외치던 선생님들에게서도 미래 세대에 대한 뜨거운 책임감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기세등등하던 정부에서도 어느덧 교육개혁의 의지를 읽어낼 수 없어 더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다시 교육에 대한 열정을 일깨울 때다. 교육은 곧 우리의 미래이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영원한 숙제다. 사립학교법 개정도 미래를 다시 설계하고 희망을 일궈내는 계기가 되지 못한다면 별 의미가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교육이어야 하는 것이다. 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 간 큰 철도公

    한국철도공사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에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내 눈길을 끌고 있다. 문구는 ‘감사원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지만 내용은 감사원 발표 내용을 강력히 반박한 데 가깝기 때문이다. 철도공사는 23일 ‘철도공사 17개 자회사 가운데 10개사를 구조조정하라.’는 감사원 요구에 “감사가 이뤄진 지난해 4∼6월은 대부분의 계열사가 설립 6개월 미만의 상태로 정확한 경영평가가 불가능한 시점”이라고 ‘감사 시기의 부적절성’을 제기했다. 그것도 1년이나 지나 감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현재와 괴리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감사원을 꾸짖은 셈이다. 철도공사는 특히 감사원이 KTX관광레저의 청산을 요구한 데는 “2005년 회계연도 가결산 결과 흑자로 전환됐다.”면서 “청산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정면으로 거부했다.KTX관광레저는 철도공사가 ‘건실한 기업’이라며 KTX 여승무원 사업의 위탁운영을 새로 맡긴 업체이다.KTX 여승무원들은 현재 안정적인 신분으로 만들어달라며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다. 철도공사는 “공사 출신의 임원 비율을 줄이고, 민간 출신의 전문 비상임이사를 확대해 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며, 경영악화가 지속되는 계열사는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그동안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이 자회사간 상호출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음에도 공사 자회사들이 순환출자방식으로 자본금의 상당 부분을 조달했다는 지적에는 아무런 해명도 없었다. 또 많은 자회사가 매출액 대부분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내부거래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임원의 퇴직금을 정부 기준보다 3배나 많이 지급했다는 지적에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금산분리,출총제 재검토돼야/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이달 말로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강연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 원칙은 과거 재벌들이 부채에 의존해 양적으로 팽창하던 시기에나 필요하고, 기업의 국내 투자가 절실한 현시점에서는 맞지 않으므로 완화 또는 폐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함으로써 출자총액제와 금산분리 문제에 대한 논쟁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금융감독위원장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재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금산분리와 출자총액제의 폐지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장이 새로 취임하였고, 여당의 정책위의장도 출자총액제의 원래 취지인 경영의 투명성과 소유지배구조가 많이 개선되었으므로 출자총액제한제는 폐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지의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정부의 대 재벌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자산 6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는 순자산의 25% 이상을 계열사에 출자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제도이다. 출자총액제는 1986년에 도입된 후 1998년 폐지와 2001년 부활을 겪으며 끊이지 않는 논란 속에 뜨거운 감자로 인식되어 왔다. 20년 전 출자총액제 도입 배경은 소위 재벌이라 불리는 대기업들에 대한 경제력집중을 견제하고, 순환출자와 같은 폐해를 줄여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기업규제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출자총액제는 기업의 경쟁력 향상보다는 재벌총수들에 대한 불신과 반재벌 정서에 기초한 제도로서 도입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기업을 둘러싼 경제 환경과 지금의 시장여건은 매우 달라졌다.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들은 상호출자를 통해 가공자산을 만들고 문어발식 다각화를 할 여유가 없다.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코어 산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의 감시 기능도 많이 개선되었다. 사외이사제도라는 사전적 감독시스템의 도입과 집단소송을 통해 소액주주들도 사후적으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되었다. 대 재벌규제정책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금산분리원칙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교차 소유를 금지하는 것으로,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이상 소유할 수 없고 보험이나 카드사 등 금융회사는 기업의 지분 소유를 제한받는 것이다. 금산분리원칙은 재벌이 은행이나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원천 봉쇄함으로써 은행이 일종의 대기업 사금고화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규제이다. 그러나 금산분리원칙은 외국자본에 관대한 반면 국내자본에 대한 역차별을 초래하고, 국내 우량기업들조차도 외국자본의 무차별한 공격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뉴브리지, 칼라일, 론스타 등 외국계 투자기업들은 국내은행 매매를 통해 손쉽게 막대한 차익을 취하고 있고 이 차익은 고스란히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우리 자원이라는 점에서 금산분리원칙을 계속 고수해야 하는 명분이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금융자본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글로벌시대에 정확한 정답이 없는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소유지배구조 문제는 기업이 생존을 위해 스스로 개선해야 할 문제이지 정부의 직접규제를 통해 해결되기 어렵다. 기업의 손발을 묶어 놓고 왜 제대로 달리지 못하느냐고 윽박질러봐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변화하는 환경은 이 두 제도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강화시키고 있는데 무조건 때가 아니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금산분리원칙과 출자총액제는 이제 경제력집중의 억제라는 네거티브 전략보다는 기업들의 경쟁력 배양이라는 포지티브 전략의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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