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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성도 아닌 성과따라 임원연봉 결정돼야”

    ‘경제민주화’ 바람이 확산되면서 재벌 총수 등 상장사 임원의 개별적인 보수를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상장사들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등기임원들의 전체 보수액만 공시하고 있어 임원 개개인에게 얼마씩 지급됐는지 알 수 없다. 이는 재벌총수 등 지배주주가 이사회를 장악하는데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여야는 임원의 개별보수를 공시하자는 제도 도입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부자’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 등을 고려해 제도 도입을 꺼리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일정도 이 제도의 연내도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 재계 반발에 번번이 무산…이번은 다를까 국내에서 상장사 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은 2003년께다. 그러나 당시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2006년 17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당시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과 열린우리당 임종인 전 의원 등 10명이 임원의 개별공시를 골자로 하는 ‘증권거래법’ 개정안을 국회 재정경제위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논란 끝에 17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됐다. 18대 국회에서는 당시 민주노동당 대표였던 이정희 전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아 비슷한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2009년 대표 발의했으나 역시 재계와 금융계의 반발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12월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이번 19대 국회는 뭔가 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임원의 개별보수를 공시하는 것은 재벌 총수 등 지배주주의 이사회 장악을 차단하는 의미가 있다. 임원들의 보수가 최고경영자나 총수일가에 대한 충성심이 아닌 기업의 성과에 연동해 결정되도록 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19대 국회에서도 민주통합당 이목희 의원 등 10명이 6월 말 비슷한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 정무위에 제출해 놓았다. 경제개혁연대 강정민 연구원은 “자본시장 선진화 측면에서 볼 때 이 방안은 경제민주화의 또 다른 길”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기웅 간사도 “합리성과 투명성 차원에서 임원의 보수가 공개된다면 주주로서의 피드백이 가능해 경제 민주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임원의 개별 보수공시를 경제 민주화 차원에서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선진국에서 개별 공시를 한다면 우리도 그런 방안에 대해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박근혜 경선캠프’의 핵심 경제 브레인 중 한 명이다. 금융당국도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화감 조성이나 (임원들이) 질시의 대상이 되는 등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도 “투명성 확보란 측면에서는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의 대대적인 개혁을 바라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 정무위에 제출해 놓은 것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정무위가 같은 법을 대상으로 한 개정안을 병합심사하는 과정에서 임원의 개별 보수 공시 방안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 연내처리 가능할까 경제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임원 보수 개정 내용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촉박한 정치일정이다. 8월 임시국회는 ‘방탄국회’ 논란 속에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고, 여야는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특검 범위 등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예산 결산 심사와 헌법재판관 청문회 등 현안이 쌓여 있는 만큼 내주에는 국회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9월부터는 정치권이 대선에 ‘올인’하면서 진지한 논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무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은 결국 정무위서 할 수밖에 없는데 결산심사부터 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국정감사인데 법안 심사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10∼11월쯤은 돼야 하는데 대선판에 심도 있게 법안을 심사한다는 것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이후 경제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부 여권 인사들은 재벌 총수의 횡령ㆍ배임에 대한 집행유예 금지, 신규순환출자 금지 등 경제민주화 움직임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경선캠프’의 최경환 총괄본부장은 “본선에서는 경제민주화를 폐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최 총괄본부장은 이에 대해 “복지나 경제민주화라는 두 화두만 갖고 대선을 끌고 갈 수 없고 일자리 담론, 미래비전도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측에서도 크게 힘을 실어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무위 야권 관계자는 “말로는 그런 법안까지 다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할 수 있지만 대기업ㆍ재벌 지배구조 개편 등에 비해 중요도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목희 의원이 정무위가 아닌 보건복지위 야당간사로 선임되면서 추진 동력이 상당 부분 상실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연합뉴스
  • ‘성역’ 재벌 총수 급여 낱낱이 공개되면…

    재벌 총수를 포함한 상장사 임원의 개별적인 보수를 공시하는 방안이 다시 추진돼 주목된다. ’성역’으로 남은 재벌 총수의 급여 상황을 낱낱이 공개하면 경제민주화 흐름과 맞물려 큰 파문이 일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민주통합당 이목희 의원 등 10명은 19대 국회에 상장사 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공시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내용은 공시 대상인 ‘임원보수’를 ‘임원의 개인별 보수’로 바꾸고 구체적인 산정기준과 방법을 공개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현재는 사업보고서에 등기임원 모두에게 지급된 보수총액만을 기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작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정몽구 회장 등 사내이사 4명에게 총 83억9천900만원이 지급됐다는 사실만 공개돼 있다. 정 회장 개인의 연봉은 알 수 없다. 임원의 개별보수를 공시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은 1992년 이 제도를 도입했고 영국은 2002년부터 시행했다. 일본도 2010년 등기임원 중 연봉이 1억엔 이상인 경우 공시하는 쪽으로 규정을 마련했다. 여야는 관련 법안에 대해 경제 민주화의 한 방안으로 보고 공감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선진국에서 개별 공시를 한다면 우리도 그런 공시 방안에 대해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포럼 공동대표인 유승희 의원은 “상장사 등기임원의 개별보수 공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대다수 선진국도 시행 중이고 재벌총수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대선 정국에 돌입하면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8월 임시국회는 공전 중이고 9월부터는 정치권이 대선에 ‘올인’하면서 진지한 논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17대, 18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기웅 경제정책팀 간사는 “임원의 보수가 개별 공시된다면 주주의 권한 강화와 사회적 피드백이 가능해 경제 민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임원의 개별 보수가 공개되면 다른 기업과 비교로 경영의욕이 저하하고 노사간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며 “미국, 일본처럼 일정 수준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 [사설] 여야 ‘김영란法’ 이상의 부패척결 의지 보여라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널리 쓰이는 게 부패인식지수(CPI)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이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5.4점을 얻어 조사대상 183개국 가운데 43위를 차지했다. 3년째 하락세다. 경제규모가 세계 14위이고,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에 들었고,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80%에 이르는 나라라며 어깨에 힘 주기엔 남 부끄러운 수치다. 국민소득이나 경제규모만 따져 선진국 진입 운운하길 주저하게 만드는 게 바로 이 우리나라 권력계층의 고질적인 부패와 비리 구조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어제 김영란 위원장 주도로 부정청탁금지법을 마련해 입법예고한 것은, 그래서 때 늦은 감이 있다 싶을 정도로 시급한 조치다. 이른바 ‘김영란법(法)’은 대가성이 있든 없든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수수액의 5배에 이르는 벌금을 물도록 하는 내용이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국회의원, 판검사, 공공기관 직원, 교사가 주된 적용 대상이다.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고, 그래서 주고받으며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했던 ‘떡값’을 공직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작은 도둑은 죄다 걸리고 큰 도둑은 어찌된 영문인지 모두 빠져나가는 요지경의 법망(法網)이 온존해서는 결코 공정사회 구현은 불가능하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강력한 처벌과 단호한 이행이다. 우리 사회 부패구조의 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는 권력형 비리부터 발본색원할 엄정한 법체계가 필요하고, 한번 처벌을 받으면 중간에 어물쩍 용서받고 사회로 복귀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국가 지도자가 단호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 김영란법을 통해 강력한 처벌 체제는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여야는 마땅히 김영란법이 목표한 2014년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나아가 이에 머물 게 아니라 대통령의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도 강구해야 한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사면권 제한을 다짐하고는 있으나 제도적으로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밝힌 인사는 없다. 후보들은 사면권 제한의 구체적 조치를 공약으로 제시하기 바란다.
  • [사설] 정치후원금 투명화로 ‘돈 공천’ 퇴출해야

    검찰 수사를 좀 더 지켜봐야겠으나 새누리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비리는 결국 정치자금의 은닉성에서 비롯됐다고 할 것이다. 정치자금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이 정치자금 비리의 주된 구조적 배경이지만, 정치인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해서 어디에 쓰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 현실도 비리를 끊이지 않게 하는 토양인 것이다. 무엇보다 공식적 정치자금 조달 수단인 정치후원금 제도가 정치의 투명성 차원에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불법 정치자금 근절을 위한 처방과 더불어 그동안 온갖 논란을 낳은 정치후원금 제도 역시 손을 볼 때가 됐다고 본다. 새누리당이 정치후원금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일단 시의성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민주통합당은 공천 헌금 비리에 따른 수세 국면을 벗어나려는 술수라며 일축하고 있으나, 엄정한 비리 규명과 별개로 제도 개선을 위해 진력하는 게 좀 더 열린 자세라고 할 것이다. 새누리당의 구상은 정치자금 완전공영제와 후원금 기부내역 공개 확대, 그리고 이 둘을 절충한 방안 등 셋으로 나뉜다. 국회의원 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중앙선관위가 일괄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아 각 국회의원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방안이 첫째이고, 정치후원금 기부자 공개 대상을 ‘연간 300만원 이상 기부자’에서 ‘반기별 60만원 초과 기부자’로 확대하는 게 둘째 안이다. 면밀한 장단점 검토가 이뤄져야겠으나 정당정치의 취지나 정치행위의 자유 등 헌법 정신을 감안하면 후원자 공개 범위를 확대하되 이로 인해 정치후원금이 말라 버리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특히 개선책 논의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대목은 ‘청목회법’과 같은 꼼수다. 여야는 지난 18대 국회에서 현행 법상 금지된 법인과 단체의 편법 지원을 합법화하는 ‘법인 후원금 쪼개기’ 양성화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런 행태를 되풀이한다면 후원금 제도 개선은 죽도 밥도 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석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과도한 선거비용’이지, ‘선거비용의 불투명성’이 아니다. 선거비용이 수조원에 이르지만, 수입과 지출이 투명하니 시비가 적다. 그것이 미국 정당정치의 신뢰 기반이다. 한국의 정치자금에 대한 빈약하기 짝이 없는 신뢰를 되살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
  • 성북 투명행정 파수꾼 구민감사관 27명 떴다

    성북구가 구민의 구정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감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민 감사관 27명을 위촉했다. 구민 감사관들은 2014년까지 활동하면서 하도급공사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구청의 자체 감사와 동 행정 종합감사 등에 참여해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주민불편사항 시정과 불합리한 법령 및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시행 중인 주요 사업에 대한 의견 제시 ▲공공사업 감독 참여 ▲청렴 모니터링 ▲위법 부당한 행정사항 및 공무원부조리 신고 등의 역할도 맡는다. 성북구민감사관은 30대 2명, 40대 9명, 50대 8명, 60대 6명, 70대 2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변호사와 토목, 세무, 복지 분야 전문가 등 전문구민감사관이 8명, 일반구민감사관이 19명이다. 구는 이들이 불편사항을 제보하거나 제도개선을 건의하면 열흘 안에 감사부서로 하여금 직접 조사·처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구는 이 밖에도 서울시 최초로 아파트 단지 내 주민의 안전과 편안한 생활을 위해 자율방범활동에 참여할 노인 보안관 21명을 위촉했다. 노인 보안관들은 휴게장소나 공원 순찰 등을 통해 살기 좋은 아파트 단지 만들기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 김영배 구청장은 노인 보안관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청소년 비행과 탈선, 음주자 소란, 어린이 대상 범죄를 예방하는 활동에 나서는 것을 통해 생활안전망 강화와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3부) 한국형 공익재단의 도전 (10) 좌담 (끝)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3부) 한국형 공익재단의 도전 (10) 좌담 (끝)

    ‘재단 천국’인 미국의 공익재단들이 복지·교육·보건분야 등의 각종 사회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부자들이 기부한 엄청난 자산 때문만은 아니다. 슈퍼리치들은 돈뿐 아니라 자신의 상상력과 리더십, 세상을 바꾸려는 열정 등을 온전히 재단에 쏟아냈다. 양적으로 전성기를 맞은 우리 재단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서울신문 창간 특별기획 ‘공익재단,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가 13일 10회로 막을 내린다. 시리즈를 통해 국내 재단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국내외 재단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운영 실태를 살펴봤다. 또 재단 관계자와 전문가들에게 우리 재단이 가야 할 길을 물었고 창의적 활동을 가로막는 장벽 등을 확인했다. 걸림돌을 뿌리 뽑으려면 민간 재단과 정부, 학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마지막회에서는 김응권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원윤희 서울시립대 정경대학장(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장), 유승권 SPC 행복한재단 사무국장 등의 좌담을 통해 국내 재단이 우리 사회의 진짜 희망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남은 과제들을 알아봤다. 대담은 지난 10일 김균미 문화에디터가 진행했다. →지금 우리사회에 공익재단이 필요한 이유는. 김응권 차관 사회가 발전하면서 국민이 바라는 서비스 분야는 많아졌는데 정부 기능은 과거보다 축소됐다. 결국 정부가 다 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해 줄 주체로 공익재단 등 사회단체가 주목받는다. 박태규 교수 자수성가한 부자 중 자녀에게 무작정 상속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이 여럿 있다. 또 성공한 사업가들은 매우 진보적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적인 사회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기 때문에) 공익재단을 세우는 것 같다. 성취감 등 개인적 동기와 사회적 동기, 세제 혜택 등이 결합하면서 공익재단이 활성화하고 있는 듯하다. →국내 재단의 목적사업이 장학·학술 분야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지적이 있다. 김 차관 우리처럼 교육을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배움에 대한 갈증을 느끼며 살아온 이들은 돈을 벌었을 때 장학재단을 세워 자선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또 경제가 발전하기 전에는 정부가 (국민이 원하는) 교육 수요를 다 채워 주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교육 격차 해소·공교육 방향 선도했으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재단이 대부분인데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 대한 지원 등 이제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 선도하고, 필요하면 교육기관을 압박하는 곳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교육격차를 보완하는 운동을 주도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교과부도 공익재단들이 교육기부 사업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도 교육청이 맡던 대형 장학재단 5곳을 교과부 소관으로 최근 바꿨다. 또 기업, 공공기관, 금융기관, 대학 등 총 73개 기관과 교육 기부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재단들이 고유 목적사업에만 얽매이지 않고 과학교사 연수 등 영구적 교육기부사업 등을 벌일 수 있게 유도할 예정이다. 원윤희 학장 공익법인 설립 운영법을 보면 공익의 범위를 교육 및 자선사업으로 한정해 뒀다. 법률에서 범위를 제한하고 있어서 국내 재단들의 목적사업이 교육 등에만 집중된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외국 재단들은 문화예술, 학술진흥, 복지 등 사회변화의 동력을 제공하는 선도적 역할을 많이 했다. 찬반이 확연히 나뉘는 주제까지 공익의 범위에 포함시키기는 어렵더라도 주제를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유승권 국장 공익법인 설립을 위해 관청의 주무관을 만나면 기존에 설립된 재단의 서류를 보여 주며 ‘같은 사업을 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사업을 하면 관리·감독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목적사업의 다양성이 줄어든다. 재단 설립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국내 재단의 경우 설립 초기에 전문적 사업을 벌일 능력과 노하우를 갖춘 직원들이 참여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재단들이 (직원 급여 등에 드는) 운영비는 최소화하고 사업비를 늘려 직접 지원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사회적 이슈 해결에 도전하고 싶어도 재단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제 역할을 못하는 군소재단이 많다. 원 학장 과거 예금금리가 연 10%를 넘었을 때는 총자산 10억원만 있어도 큰 돈이었다. 그러나 이자율이 떨어져 적은 예산 탓에 거의 활동을 못 하는 재단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사회적 역할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상법에서 휴면회사를 통폐합할 수 있도록 하듯 재단 통폐합의 길을 열어 줄 수도 있고, 사용이 제한된 기본재산을 특정 목적사업에 쓸 수 있도록 해 주는 방법도 있다. 군소재단이 활동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은 정보나 관리능력이 없기 때문인데 이 부분을 지원해 줄 지원재단이 필요하다. 박 교수 등기소에 등록된 재단이 50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어떤 법에 근거해 설립됐는지조차 알 수 없는 재단이 상당히 많다. 그중 많은 재단이 활동을 안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단들이 협의회를 만들어 정보나 어려움 등을 공유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재단 협의체가 별로 없다. 협의체를 만들어 정부에 재단이 당면한 문제도 알리고 아이디어도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 ●재단 설립 원스톱서비스 지원 있어야 유 국장 재단들이 모여 서로 생각을 나누도록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정부 부처다. 특정 재단이 “우리 사무실에 모여 토론해 보자.”고 하면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가 간담회를 제안한다면 재단들이 모일 것이고 건설적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재단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법·제도적 문제는. 유 국장 공익법인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정부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좋겠다. (재단 설립 업무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다 보니) 관청 실무자의 업무 경력 등에 따라 설립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 행정적 낭비다. 자산가 중에는 선한 마음으로 재단을 만들려다 중도에 지쳐 포기하는 사람도 여럿 있다. 민간 쪽에서는 미국의 재단센터처럼 재단 설립을 원하는 이들을 교육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기존 비정부기구(NGO)들과 연결시켜 주는 등의 역할을 하는 지원재단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 또 재단의 사업영역을 제한하는 것도 문제다. 예컨대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은 장학사업, 의료사업, 교육개선사업 등을 벌인다. 그런데 국내 재단은 장학을 목적으로 세워졌다면 의료사업이나 복지사업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다른 공익사업을 못 하도록 막을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장학사업, 의료사업 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 김 차관 공익재단은 세금 혜택을 받는 만큼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세제 혜택 얻으려고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부정적 시선을 피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재단 수가 증가하는 데 비해 관련 인력, 인프라, 제도는 이를 절대적으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익재단 업무를 포괄적으로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어디인지 불명확하다. 박 교수 사업 영역을 넘나들 수 없게 벽이 쳐진 것은 사업별 주관부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사업을 넘나들려면 총리실에 재단 등록을 하도록 했다. 공익재단뿐 아니라 다양한 NGO가 늘고 있는데 총괄 관리하는 기구 설립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공익재단 설립을 희망하는 자산가들에게 조언한다면. 원 학장 설립자는 재산을 왜, 어떤 목적으로 내놓을 것인지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설립·운영 과정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이 같은 부분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박 교수 출연자는 돈뿐 아니라 리더십과 상당한 시간, 자신의 경험을 재단에 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단이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출연자가 재단의 이사장이나 최소한 명예 이사장을 맡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김 차관 재단이 늘어나고 더 큰 역할을 하려면 투명성을 확보해 신뢰를 얻어야 한다. 특히 재단 이사회 구성을 지인 위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뢰를 얻으려면 이 같은 관행부터 깨야 한다. 정리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3부) 한국형 공익재단의 도전 (9) 천안 풀뿌리희망재단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3부) 한국형 공익재단의 도전 (9) 천안 풀뿌리희망재단

    가족의 학대로 공동생활 가정에서 자란 연우(가명·10)는 외톨이였다.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고, 말을 걸어도 묵묵부답이었다. 그런 연우가 달라졌다. 고사리손에 바이올린을 쥐게 되면서부터다. 함께 사는 형의 생일날 “축하곡을 연주해주겠다.”고 먼저 나섰다. 음악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도 생겼다. 연우에게 이런 꿈을 지펴준 곳은 지난 1월 출범한 ‘클로버청소년오케스트라’이다. 국내 첫 지역재단인 충남 천안의 풀뿌리희망재단이 ‘한국판 엘 시스테마’를 만들겠다며 내놓은 세 번째 인큐베이팅 사업이다. 엘 시스테마는 1975년 빈곤, 폭력, 마약에 무방비로 노출된 베네수엘라 빈민 어린이들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끌어들인 무상 음악 프로그램이다. 전쟁터 같던 빈민촌의 범죄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무기력했던 아이들은 미래를 말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로스앤젤레스필하모닉 상임지휘자)도 여기서 배출됐다. 이를 본뜬 클로버청소년오케스트라는 저소득, 다문화 가정,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40명으로 꾸려졌다. 오케스트라 출범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풀뿌리희망재단의 창립 멤버인 박성호(53) 상임이사. ●복지·환경등 지역문제 품는 ‘인큐베이터’ 8일 천안시 성정1동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박 이사는 “영화 ‘엘 시스테마’를 보고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라는 걸 깨닫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사업지원 배경을 밝혔다. “엄마, 아빠에게서까지 학대당한 아이들이 있어요. 자칫하면 소외감, 폭력에 빠질 위험이 있는 이 친구들이 화음을 이뤄가는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면서 ‘함께하는 삶’의 기쁨을 어른이 되어서도 누리길 바랍니다.” 재단의 뜻을 전해들은 천안시립교향악단 연주자 등 지역 음악가 30여명도 흔쾌히 재능기부에 나섰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 속에서도 요즘 아이들은 내년 1월 첫 연주회를 앞두고 맹연습하고 있다. 오케스트라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품고 해결하는 인큐베이터가 되겠다’는 풀뿌리희망재단의 설립 목표를 그대로 구현한 결과물이다. “지역사회에서 부족한 공익 인프라를 발굴하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거기서 일할 수 있는 사람도 키우자. 이렇게 새로운 분야의 비영리 단체가 만들어지면 처음엔 우리가 품고 돌보지만 자립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됐을 때 독립시키자는 아이디어였죠.” 각 분야의 전문 비영리단체와 활동가들을 지원할 지역재단이 절실하다는 문제의식은 1990년대 초부터 천안 지역 시민운동가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계기가 마련된 것은 2005년이었다. 윤혜란 고문이 천안 YMCA와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 등에서 키워낸 인큐베이팅 사업의 성과로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것. 상금 5만 달러(약 5600만원)가 재단을 세울 종잣돈이 됐다. 여기에 시민 143명이 힘을 보태 만든 3억 4500만원을 토대로 2006년 풀뿌리희망재단이 뿌리를 내렸다. ●나눔문화 활성화… 지역재단 확산 기여 박 이사는 “지역재단이라는 도전에 나서기 전에는 돈이란 건 우리와 거리가 먼 것, 우리는 늘 힘들게 몸으로 때워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느리지만 꾸준하게 시민, 기업들의 기부가 이어져 국내 첫 지역재단의 무모한 실험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설립 이듬해 1억원이었던 기부금은 지난해 4억 8000만원까지 불어났다. 기부방식도 다양하다. 천안의 산부인과 의사 3명은 새 생명이 태어날 때마다 5000원씩 모아 5년째 한달에 50만원씩을 꾸준히 재단에 보내오고 있다. 이 같은 ‘연쇄 나눔’은 마침내 ‘지역재단이 대체 뭐냐’며 갸우뚱하던 시민들의 기부의식을 깨웠다. 박 이사는 그 비결로 첫 손에 “지역사회의 요구와 딱 맞아떨어진 인큐베이팅 사업 덕분”이라고 꼽았다. 저소득가정 청소년들의 방과 후 쉼터인 ‘해누림청소년센터’, 학대·빈곤·유기된 아이들을 키워내는 공동생활가정 ‘꿈찬그룹홈’ 등 절실하면서도 밥벌이 때문에 엄두를 못냈던 사업들을 2년간 지원해 안착시켰다. 박 이사는 기부·활동 내역을 낱낱이 알리는 투명성과 이사들의 활발한 기부 네트워킹 능력, 경상비 최소화 등을 또 다른 성공 비결로 꼽았다. 재단의 나눔은 지구촌으로도 뻗기 시작했다. 천안에서 10년째 일해온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무하마드 자키룰 이슬람의 고향 마을 바길핫에 2010년 이후 우물 30여개를 파주고, 화장실도 만들어 줬다. 정부에 손을 벌리는 대신, 시민들의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 문제를 스스로 풀어나가겠다는 풀뿌리희망재단의 도전이 빛을 발하면서 최근 전국적으로 지역재단 설립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부천희망재단에 이어 지난 3월에는 성남이로운재단이 설립됐고 안산에서도 최근 재단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풀뿌리희망재단이 첫 지역재단으로 터를 닦은 지난 6년에 대해 박 이사는 “청소년, 환경, 복지 등 지역 사회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태세를 갖추게 된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천안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北, 한미을지연습 항의문 미군측에 발송

    북한이 오는 20∼31일 열리는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맹비난하는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6일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박림수 대표’ 명의로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앞으로 UFG 연습을 비난하는 통지문을 발송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미국과 남측의 이번 훈련을 “‘연례적이며 방어적인 성격’으로 가리워 보려고 획책하고 있다. 그 무슨 ‘신의와 투명성에 기초한 사전통보’ 놀음으로 우리를 심히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앞에서는 무력침공 의사가 없다고 공언하고 뒤에서는 우리를 적대시하다 못해 최고 존엄을 해치는 특대형 국가정치 테러 음모를 꾸미며 반공화국 침략적대전쟁연습을 계단식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미국의 대조선 정책”이라면서 “지금 우리 군대와 인민의 반미 보복 의지는 극한점에 이르렀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9일 이른바 ‘동까모’(김일성 동상을 까는 모임) 사건과 관련해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내고 미국과 남한에 대한 ‘강력한 물리적 공세’를 거론하며 위협한 뒤 UFG 연습을 비난했다. 노동신문도 이날 논평에서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이 실전으로 더 접근하는 반공화국침략전쟁연습으로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정보공개정책과 신설… 시민 ‘알권리’ 보장

    서울시는 시민 알 권리 보장을 위한 행정정보공개 업무가 빈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전담하는 정보공개정책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정보공개정책과는 기존 총무과, 정보화기획단 등에 흩어져 있던 대시민 행정정보 서비스와 시에서 생산하는 각종 기록물 관리를 담당한다. 시에서 생산한 각종 행정문서, 간부회의 및 위원회 회의록, 통계조사 결과 등을 정리해 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업무를 맡는다. 정보공개정책팀, 공공DB관리팀, 정보통계팀, 정보조사팀, 기록물관리팀 등 5개팀 총 40여명 규모로 구성된다. 시는 더불어 산하기관·보조금·민간위탁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감사담당관을 도입하고, 시민참여 감사를 확대하기 위한 민원해소담당관도 운영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올림픽과 나-이병효] 국제스포츠계 감찰기구 서울에 만들자

    “한국만 당하는 것 같다.” 런던올림픽을 지켜보는 이들 사이에 자주 나오는 말이다. 잘못된 심판 판정이 우리 선수에게 집중되는 것처럼 비쳐서일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이래 일곱 차례 대회 가운데 2000년 시드니 대회만 제외하고 모두 10위 안에 들었던 스포츠 강국이란 점이 겹쳐진다. 과거에 얕보였던 한국이 최근 급부상하면서 스포츠에서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한국은 선진국 클럽의 준회원에서 정회원으로 발돋움하는 통과의례를 치르는지 모를 일이다. 또 한국의 강세 종목이 심판 판정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기 종목이란 점도 빠뜨릴 수 없다. 펜싱 같은 종목은 유럽 국가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이들 종목에서 한국이 신흥 강호로 떠오르는 것이 시기와 텃세를 불러온 것이다. 더욱이 국제펜싱연맹 등은 세계 스포츠계의 마이너 리그에 속하는 경기단체라서 전문성이 떨어지고 편협함이 더 심할 여지가 있다. 스포츠계의 승부 조작과 매수, 오심, 편파 판정 등의 문제는 사실 ‘국제 스포츠 귀족들’의 책임이 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부패의 온상이자 복마전이란 악평이 자자하다. 2001년까지 21년 동안 IOC를 이끈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회장은 갖가지 추문에 시달렸고, 24년 동안 ‘축구계의 황제’로 군림한 FIFA의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과 제프 블라터 현 회장은 각각 뇌물 사건과 회장 선거 부정에 연루됐다. 또 올림픽 및 월드컵 개최권과 관련해 은밀한 거래를 해 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조준호 선수에 대한 우세승 판정을 뒤집도록 한 후안 카를로스 국제유도연맹 심판위원장이 이끄는 심판위원회는 독립기구가 아니라 집행기구다. 따라서 불공정 판정의 경우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고 정해진 절차를 밟아 때를 놓치지 말고 또박또박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며 수긍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그들이 예쁘게 봐줄 리 없다. 제 밥도 찾아 먹지 못하는 바보 취급당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려면 여자 펜싱팀의 심재성 코치처럼 외국어에 능통한 임원이 현장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스포츠 귀족들을 상시적으로 감시할 기구가 없다는 데 있다. FIFA의 지배구조에 대해 국제투명성기구가 문제를 제기하고, 집행 임원들의 부패 혐의에 대해 본부 소재지인 스위스 경찰이 내사에 들어간 일은 있었지만 국제 스포츠 기구들은 치외법권 지대로 여겨진다. 인터폴이 그들의 비리를 감시하는 것도 아니고 유엔이나 유네스코 같은 국제기구가 규제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앞장서서 국제 스포츠계의 비리, 부패와 불공정 사례를 감시하는 상설기구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국제투명성기구 본부는 독일에, 세계화장실협회 본부는 싱가포르에 있는데 새로 태어날 이 기구의 본부가 서울에 있으면 어떨까. 스포츠계의 인권 및 소수자 보호, 인종차별 반대, 부패 및 회계 감시, 판정의 공정성 확보 등 할 일은 너무나 많다. bbhhlee@yahoo.co.kr
  • 국방부 연구용역은 ‘묻지마 전관예우’

    해군과 공군 등 군 기관들이 예비역 장교들에게 ‘묻지마 전관예우’ 용역을 내주고 있는데도 국방부가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11년 국방부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공군, 합참, 기무사, 정보본부 등이 2010년과 지난해 2년간 잇따라 퇴직 장교들을 대상으로 개인별 연구용역을 위탁했다. 예비역 장교에게 발주된 용역은 2010년에는 총 98건에 10억 2300만원, 지난해에는 106건에 10억 8800만원 규모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의 경우 각 군은 예비역 장교 개인에게 연구과제를 발주하면서도 난이도나 내용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같은 금액의 연구비를 책정·지급했다.”면서 “연구의 내용, 규모, 난이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정액으로 비용을 일괄 지원하는 것은 연구과제의 특성을 반영한 예산 배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해·공군, 기무사, 정보본부는 과제당 1000만원, 합참은 과제당 980만원을 각각 책정해 퇴직 장교들에게 줬다. 선정 기준도 없이 임의로 개인에게 맡겨진 연구용역이 모두 수의계약 형태로 발주되는 것도 문제였다. 수의계약으로 연구과제가 발주됨에 따라 용역자 선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공기관의 불합리한 수의계약 개선 방안을 권고해 온 국민권익위원회의 관계자는 “법령상으로도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계약에서는 개인에게 용역을 줄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일부 예비역 장교의 급여 보전적인 성격으로 용역을 활용했거나, 기관들이 입맛에 맞는 용역 결과를 얻기 위한 차원에서 이를 운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행 국가계약법시행령에 따르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서 경쟁입찰 참가 자격은 관련 사업에 관한 사업자등록증이나 고유번호를 교부받은 경우에만 주어지게 돼 있다. 수의계약에서도 계약자의 자격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퇴직 장교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용역을 주는 관행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권익위는 향후 공공기관 용역발주 실태 조사를 거쳐 제도개선 권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고]

    ●김중백 중호(동화특수강 이사)중근(주인도 대사)중범(SK케미칼 본부장 상무)씨 모친상 정재만(제임스인터내셔널 대표)씨 장모상 2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30분 (031)787-1502 ●김거성(한국투명성기구 회장)해성(지구촌사랑나눔 대표)씨 부친상 김용중(SK E&S 심천본부장 상무)김상헌(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씨 장인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2227-7587 ●김기철(SK건설 부장)씨 모친상 백우기(화신문화사 대표)최한성(의정부 신곡초 교감)씨 장모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02)2227-7572 ●김갑수(양산시 부시장)씨 장모상 2일 밀양 영남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55)355-8525 ●김영호(단국대 석좌교수·전 산자부 장관)영덕(유썹 사장·전 삼립식품 사장)씨 부친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6시 (02)2227-7580 ●정원돈(세명대 교수)미실(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씨 모친상 이희숙(대구가톨릭대 교수)씨 시모상 박영선(서경대 교수)씨 장모상 2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4일 오전 5시 (02)932-4442 ●심현수(고려신용정보 전무이사·전 KT 임원)씨 장인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2)3010-2263 ●김상수(헤럴드경제 산업부 기자)씨 조모상 1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4일 오전 5시 (02)2001-1091 ●서광조(전 코알 대표이사)씨 별세 동원(민성회계법인)리라(테이블스푼 실장)씨 부친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02)3010-2237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서울 ‘행정정보 공개 4대 원칙’ 시행

    서울시는 ‘행정정보 전면공개 4대 원칙’을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4대 원칙은 ▲사전공개 행정정보를 64종에서 올해 말까지 100종, 2014년 150종으로 확대 ▲정보 비공개 제로화 추진 ▲직원 정보공개 마인드 내재화 ▲정보공개 스피드 지수 적용 등 수요자 중심의 만족도를 지속관리하는 것이다. 시는 의회나 감사에서 지적되는 등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사업에 대해서도 기본계획 수립부터 사업완료까지의 모든 문서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비공개 결정에 시민이 이의를 제기했을 때만 정보공개심의회가 심의했지만 앞으로는 비공개되는 모든 사항을 직권 심의하도록 했다. 비공개 결정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부서에 제재를 가해 재발을 없앤다는 취지다. 실국 및 부서별 ‘정보공개 책임관’도 운영해 업무에 대한 정보공개의 조타수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아울러 행정정보의 전면공개엔 직원의 자발적인 공개·공유 의지가 필수인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정보공개 활동가를 통한 정기적인 주제별 맞춤 교육을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민원서비스 향상을 위해 도입한 스피드 지수를 정보공개에도 적용해 현재 10일인 정보공개 처리기간을 7일 이내로 줄일 방침이다. 이창학 행정국장은 “공급자 위주에서 벗어나 수요자 입장에서 행정정보를 공개해 알 권리를 최대한 충족하겠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경유차 운행거리 따라 환경부담금 깎아준다

    경유차를 적게 운행하면 기존 환경개선부담금에서 일정액을 깎아 주는 ‘운행거리 연동제’가 내년부터 도입된다. 경유차에 대해선 일괄적으로 배기량 2000㏄ 기준으로 연간 부담금 15만원을 부과해 왔다. 정부는 27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45개 부담금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 45개 부담금제도 개선안 확정 경유차의 운행 거리에 따른 환경개선부담금 차등화는 적게 운행할 경우 10~20%가량을 감액해 줄 방침이며 구체적인 기준과 감액액은 환경부에서 마련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준 운행 거리를 1만㎞로, 할인율을 10%로 설정했을 때 113억원의 감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행 해마다 두 차례씩 내는 환경개선부담금을 한꺼번에 내면 10% 깎아 준다.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에 설치된 건축물을 증축할 때 내는 그린벨트 보전 부담금 부과율도 내년부터 100%에서 50%로 완화된다. 이 조치로 당장 경기도 광명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과 경기도 남양주 빙그레 도농 1공장 등이 혜택을 받게 됐다. 이와 함께 2014년까지 재건축부담금 징수를 유예하고 누진 부과율을 0∼50%에서 0∼25%로 하향 조정한다. 침체된 재건축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정부는 또 과밀부담금 등 18개 부담금 체납에 따른 가산금 요율을 5%에서 국세징수법 규정인 3%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총 3800억 부담완화 효과 기대 개발이익 재산정과 과오납에 따른 이의제도 규정을 마련하는 등 준(準)부담금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개선안으로 국민과 기업은 약 3800억원의 부담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 김 총리는 “부담금은 국민과 기업을 피규제자로 하는 만큼 규정의 합리성과 운영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후속조치 마련과 부담금 제도 전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주문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기록적 폭염 전국 강타… ‘가마솥 더위’ 비상] 살얼음판 예비전력에…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

    “8월 3일 이전에 고리원전 1호기를 재가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범국민 절전운동에도 불구하고 전력수급 상황이 매우 어렵고 다음 달에는 심각한 수준에 처할 것 같다.”면서 “늦어도 다음 달 3일 이전에 고리1호기의 재가동에 나서야 8월 중순 전력피크 때 100% 출력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5분 최대 전력사용량이 7327만㎾까지 치솟으며 예비전력이 기준치(400만㎾) 아래인 375만㎾까지 떨어졌다. 전력당국은 20만㎾ 정도 예비 공급량을 늘리면서 정전 위험을 벗어났다. 하지만 오후 3시가 넘도록 안정권인 예비전력 500만㎾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동 후 58만㎾의 전력을 공급하는 고리1호기의 재가동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홍 장관은 “(고리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과 재가동에 대한 의견 차이는 좀더 대화를 나눈다면 잘 해결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도 부산·울산지역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반발했다. 이들은 “주민이 반대하면 재가동에 나서지 않겠다던 정부가 전력난을 핑계로 슬쩍 고리1호기 재가동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면서 “주민 안전 확보와 고장 원인 공개 등 원전 운영의 투명성 확보가 재가동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재가동 시점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김장훈 “새달 독도문화캠프 설립”

    김장훈 “새달 독도문화캠프 설립”

    가수 김장훈이 2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안에 독도 홍보를 위한 복합 문화 공간(가칭 ‘독도랜드’) 조성 및 독도 연구 지원 등을 위한 재단인 ‘독도문화캠프’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간 독도랜드를 계속 추진해 왔는데 사업에 필요한 성금을 받을 때 투명하게 정리하려면 재단이 필요할 것 같아 ‘독도문화캠프’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독도문화캠프’는 김장훈을 포함해 10명 내외의 이사진이 운영할 예정이다. 김장훈과 함께 한국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재단은 서울 시내에 조성될 예정인 ‘독도랜드’ 사업을 비롯해 각종 독도 홍보 사업을 지원하게 된다. 김장훈은 “재단 운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라면서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만들기 위해 은행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성금이 들어오면 재단에는 10원 한 장 거쳐 가는 일 없이 바로 은행에서 입·출금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장훈과 서경덕 교수는 독도문화캠프 설립에 앞서 한국체육대학교 수영부 학생들과 함께 다음 달 13~15일 경북 울진의 죽변항에서 출발해 독도까지 직선거리로 220㎞를 헤엄쳐 건너는 ‘독도 횡단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트라이애슬론 마니아로 알려진 배우 송일국이 ‘수영 요원’으로 동참한다. 이와 함께 김장훈은 27일 0시부터 2012 런던 올림픽 응원가도 무료 배포한다. 일제 강점기 만주에서 활동하던 독립군이 불렀던 애국가를 편곡해 ‘독립군 애국가’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해외 재산도피 3년새 10배… 자금세탁 적발도 11배 급증

    조세피난처를 활용한 국외 은닉 자산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세정당국이 국부 유출 막기에 나섰다. 부유층의 탈세나 부의 편법 대물림을 위한 수단으로 조세피난처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세금이 싼 지역의 조세피난처를 찾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한승희 국세청 국제조사관리관은 24일 “금융자본주의와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영원한 부’를 찾는 자산가들이 국내에서 점증하고 있다.”며 “과세정의를 위해 철저히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누락 세원을 차단하기 위해 세원 투명성을 높이고 국제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상반기 현재 77개국과 조세조약 맺어 올해 상반기 현재 77개국과 조세조약을 맺었고 조세피난처 의혹이 짙은 15개 지역 또는 국가와 조세정보교환협정을 체결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정부 기관의 공식통계에 잡힌 투자는 이른바 절세나 사업계획에 따른 ‘택스 플래닝’(Tax Planning)에 가깝다.”면서 “공개투자 증가분만큼 탈세를 위한 재산도피도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세청이 적발한 국외 재산도피 사례는 2007년 13건 166억원에서 2010년 22건 1528억원으로 금액으로만 보면 10배가량 급증했다. 자금 세탁 적발건수도 6건 83억원에서 43건 924억원으로 11배나 늘었다. ●합법적 조세피난처 투자만 24兆 합법적으로 신고된 조세피난처의 투자 금액만도 210억 달러(약 24조원)에 이르고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국내기업의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는 5000개에 육박한다. 국외 재산도피와 자금세탁 적발건수는 4년 새 10배 이상 급증했다. ●조세피난처 자산 888兆 한국 3위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매킨지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제임스 헨리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2010년까지 40년 동안 한국에서 외국의 조세피난처로 이전된 자산은 7790억 달러(약 888조원)로 세계 3위 규모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1968년부터 지난 3월까지 조세피난처 35곳에 내국인이 투자한 금액은 총 210억 달러다. 투자 대상지는 싱가포르가 43억 달러로 가장 많고 말레이시아와 케이만군도가 각각 31억 달러, 버뮤다 26억 달러, 필리핀 25억 달러 등이다. 이 기간(44년간)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총액이 1966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대외 투자액의 10.7%가 조세 피난처에 집중된 셈이다. 관세청 집계로는 홍콩과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케이만군도 등 대표적인 10개 조세피난처에 투자된 금액이 2007년 74억 8600만 달러에서 2010년 126억 32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대기업 투자는 2007년 51억 8800만 달러에서 2010년 115억 6200만 달러로 4년 새 두 배가 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세피난처에 등록된 국내 기업의 페이퍼 컴퍼니는 4875개로 파악됐다. 재벌닷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세피난처로 지목한 44개 국가 또는 지역에 국내 30대 재벌그룹이 세운 외국법인은 47개라고 발표했다. 롯데가 178개 국외계열사 중 13개, 현대차는 212개 중 5개, 현대중공업은 46개 중 5개가 조세피난처에 있다. LG와 삼성은 각각 4개, 3개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대통령 지시사항 ‘관보’서 실종 왜

    대통령이 국무회의 및 각종 현장을 방문하며 내리는 ‘대통령 지시사항’이 2009년 1월 이후 관보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지시사항이 공식적으로 관보에 게재되기 시작한 것은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일선행정기관까지 신속히 시달되도록 국무총리훈령인 ‘대통령지시사항 관리지침’을 개정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총리 훈령 개정으로 대통령 지시사항은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상황점검회의’ 지시사항을 끝으로 더이상 게재되지 않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는 대부분 현장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법률적 검토를 거치지 않거나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것이 많아 관보에 게재된 뒤 정책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대통령 지시사항은 주로 공무원을 상대로 하는 것인데 지금은 온나라시스템(공무원들만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에 실시간 공개하며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만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대통령 지시사항을 공무원들만 봐도 된다는 발상은 정보공유 추세와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관보에 지시사항을 남겨 국민들이 이행 및 왜곡 여부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부 운영의 투명성, 민주성의 가치와도 맞는다.”고 주장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선순환 복지’ 닮은꼴… 재벌 순환출자·한미FTA “贊” vs “反”

    ‘선순환 복지’ 닮은꼴… 재벌 순환출자·한미FTA “贊” vs “反”

    범야권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사실상 국정 구상을 밝히면서 대척점에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책 비전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안 원장과 박 전 위원장이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정치권 안팎은 두 후보의 국정 구상을 올 대선판을 관통하는 ‘시대적 키워드’로 보고 무게를 싣고 있다. 안 원장에 대한 박 전 위원장의 태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안 원장이 자신의 생각 보따리를 풀어 놓으면서 박 전 위원장도 그의 출마 가능성에 방점을 찍기 시작했다. 박 전 위원장은 20일 “(안 원장의) 책만 갖고 해석할 수는 없고 아직 (출마 여부가) 확실하지는 않다.”며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으면 국민에게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견제했다. 이는 박 전 위원장이 지난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안 원장에 대해 “사실 잘 모르겠다. 무엇을 생각하고 계신지….”라고 했던 평가보다 진전된 셈이다. 안 원장이 저서를 통해 이번 대선을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로 규정했고 “현 집권 세력의 정치적 확장성에 반대한다.”고 발언한 만큼 그의 국정 구상이 박 전 위원장과 얼마나 차별화될지도 관심이다. 두 후보 모두 복지 정책에 대한 인식 기반은 유사하다. ‘박근혜 복지’의 뼈대는 선순환 구조의 자립적 복지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0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통해 국민의 자립, 자활을 이끌어내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 역시 소비적인 복지보다는 일자리와 복지를 결합하는 선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안 원장은 “지속 성장을 위해서도 복지는 성장의 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 패러다임의 변화도 두 후보가 비슷하게 짚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형 모델이 아닌 선도형 모델로 바꿔야 한다.”고, 안 원장 역시 “선도자 전략이 필요한 때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안정적 남북관계를 위해 대북 정책이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박), “채찍만 써서 남북 갈등이 심화됐다.”(안)는 유사한 인식을 드러냈고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근본적 변화는 만들지 못했다.”(박), “퍼주기 논란과 투명성이 부족했다.”(안)고 비판적 인식을 보였다. 경제민주화에서는 시각차가 있었다. 박 전 위원장은 재벌의 경제력 남용은 바로잡되 재벌의 역할은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입장을 보여 왔다. 반면 ‘안철수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재벌 개혁이다. 그는 “재벌은 한국 사회에서 초법적 존재”, “내부 거래 및 편법 상속에 단호한 대처,”, “대기업 특혜 폐지, 중소기업 육성형 경제구조로의 전환” 등 재벌 개혁을 정의와 공정의 문제로 봤다. 안 원장은 금산 분리 강화를, 순환 출자는 “유예기간을 주되 단호하게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순환 출자의 현실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용산 참사 등 사회 현안에 대해 안 원장은 진보적 인식, 박 전 위원장은 보수적 논리로 서로 갈렸다. 안 원장은 한·미 FTA에 대해 재재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제주 해군기지와 용산 참사는 소통을 생략하고 개발 논리로 강행한 참극으로 봤다. 안 원장이 제시한 국정 키워드인 ‘복지, 정의, 평화’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문재인 상임고문의 ‘공평과 정의’, 손학규 상임고문의 ‘경제민주화, 진보적 성장, 한반도 평화공동체’,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평등국가, 나눔성장’ 등과 닮아 있다. 범야권 안팎에서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 간의 정책과 가치 연대가 대선 국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이유다. 안동환·이재연기자 ipsofacto@seoul.co.kr
  • [오늘의 눈] ‘알릴 게 많은 정부’ 숨길 게 많네/강국진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알릴 게 많은 정부’ 숨길 게 많네/강국진 사회2부 기자

    “모든 정부는 거짓말을 한다.” 20세기 미국 독립언론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이지 스톤은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때론 알리고 싶은 게 많아서, 때론 감추고 싶은 게 많아서 거짓말을 한다. 그 피해는 국민 몫이다. 거짓말을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구려 도읍이었던 평양성에는 공사구간별 책임자 이름을 새긴 돌덩이가 지금도 남아 있다. 학계에선 이걸 ‘각자성석’(刻字城石)이라고 부른다. 수원 화성 건설 과정을 기록한 조선시대 문서를 보면 노비에게 지급한 일당까지도 꼼꼼하게 기록했다. 정부가 투명성을 높이면 책임감이 높아진다. 위정자들의 말과 행동을 모조리 기록하고 공유한다면 거짓말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덥다. 에어컨과 선풍기에 자꾸 눈길이 간다. 정부에선 전력사용량이 늘어 걱정이란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정부종합청사를 대상으로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을 정보공개청구해 봤다. 하다 못해 국방부도 자료를 공개했는데, 대통령실은 비공개 결정을 했다. “청와대 주요시설은 국가보안목표 최상위 시설로서 관련사항이 공개될 경우 국가안전보장 등에 어려움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공개할 수 없음”이란다. 처음 알았다. 청와대 전력사용량이 그렇게 무시무시한 정보였다니. 그러고 보니 지하벙커에 태권V를 숨겨 놨다는 소문이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얘기 나온 김에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정보를 전격 공개하련다. 2009년 대통령실 전기 총 사용량은 622만 6980, 사용요금은 6억 7500만원이었다. 어떻게 알아냈을까? 2010년에 시민단체인 정보공개센터가 정보공개청구했더니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내용이다. 당시 그 기밀 정보를 공개한 대통령실 담당자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해야겠다. 업무 담당자 이름을 보니 죄다 윤OO, 정OO로 돼 있다. 무척이나 특이한 이름이니 검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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