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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진하는 공기업] 한국석유관리원, 시장 감시 강화로 가짜 석유 일망타진

    [약진하는 공기업] 한국석유관리원, 시장 감시 강화로 가짜 석유 일망타진

    종전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은 2009년 5월 석유유통 전반까지 관리하는 ‘한국석유관리원’으로 확대 개편됐다. 가짜 석유제품 불법 유통 등 석유시장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동안 석유제품의 유통은 적정한 품질관리, 유통시장의 투명성 제고 및 판매업 대형화 유도 등을 위해 수직계열화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나 에너지세제 개편 및 고유가 등의 환경변화에 따라 유통구조가 더욱 불투명해지고 불법 유통이 증가하는 문제점이 부각됐다. 이에 석유품질 및 유통관리 전담기관 운영을 통한 효율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게 돼 석유관리원이 출범했다. 석유관리원은 2012년부터 가짜 석유 제조 주요 원료의 불법 유통 차단을 위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주요 단속 사례로는 지난해 경북지방경찰청과 합동으로 5000억원대 전국 규모 가짜 석유 유통조직을 일망타진한 사건을 꼽을 수 있다. 브로커를 통해 지속적으로 가짜 석유를 전국적으로 유통(약 2만 4000ℓ)한 공급 총책 등 27명을 검거, 그중 13명을 구속했다. 이로 인해 가짜 석유 원료로 전용 가능한 특정 원료의 지난해 유통량은 3년 전보다 8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석유관리원은 현행 월 1회 수기로 보고하는 석유수급·거래상황을 석유관리원으로 매주 수기·전산보고하도록 변경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관악구 민선 5기 공약 평가 2년 연속 ‘최우수’

    관악구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민선 5기 전국 시군구청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SA등급)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민선5기 선거 공약의 내용과 재정 현황 등을 분석해 지난 4년 동안 공약 이행·완료, 2013년 목표 달성, 주민 소통, 웹 소통, 공약 일치도 등 5개 분야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평가했다. 최우수인 SA부터 최저인 D까지 총 5개 등급으로 나눴다. 구는 지난해까지 완료된 공약의 이행 비율을 검증하는 공약 이행·완료 부문, 공약 평가의 제도적 기반 마련과 자발적 참여, 결과 공개의 투명성 등 풀뿌리 자치를 위한 주민소통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지난해에 이어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공약 이행을 위한 재정 확보에 있어서도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3조 400여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용미 기획예산과 매니페스토팀장은 “열악한 재정 여건에도 주민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지키기 위해 직원 모두가 현장을 발로 뛰며 땀과 열정, 창의력으로 구민 중심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지난 4년 동안 구는 달동네 이미지를 벗고 ‘도서관 도시’, ‘지식복지 도시’로 탈바꿈했다. 또 아이들이 마음껏 꿈꿀 수 있도록 175교육지원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특화사업을 추진했다. ‘175’는 학교에 가는 190일을 뺀 날도 아이들이 행복을 느끼도록 돕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국 최초로 ‘목요일마다 동장이 되는 구청장’(목동)을 통해 구청장이 직접 주민을 찾아가는 소통 행정으로 ‘우문현답(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하기도 했다. 정경찬 구청장 권한대행은 “지난 4년 동안 도서관의 도시, 지식복지 도시로 거듭나 전국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도 벤치마킹하러 다녀갈 정도로 관악구 이미지에 큰 변화가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또 “직원 1300여 명이 한마음으로 주민을 위한 행정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실천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강북구, 서울 자치구 공약이행 1위

    강북구, 서울 자치구 공약이행 1위

    서울 강북구는 14일 법률소비자연맹 주관 민선 5기 전국지방자치단체장 공약이행평가에서 서울시 1위 자치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중앙선관위에 게재되어 있는 5대 공약을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장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평가로 공약이행보고서나 언론보도 등의 자료를 분석, 2010년 7월부터 4년간의 공약 이행도를 따졌다. 박겸수 구청장은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감동행정 ▲서울 동북부의 중심도시 ▲아이키우기 좋은 동네 ▲청렴으로 신뢰받는 열린 구정 등 11개 분야 47개 공약을 내걸었다. 이 가운데 초·중학교 친환경 무상급식 100% 달성, 풀뿌리 도서관 구축 사업, 북한산 주변 고도제한 완화 등 34개 사업은 완료했다.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을 위한 근현대사 기념관 건립, 미아사거리 동북부 자족거점도시 육성, 동별 1개소 이상 공영주차장 증설 등 13개 사업은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공약 추진 상황을 구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공약이행 주민평가단을 통해 평가를 받는 등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인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 구청장은 “구민들의 소중한 염원이 담긴 공약이라 사업 추진에 온 힘을 쏟았다”면서 “민선 5기 최초의 약속이 마지막까지 지켜지도록 더욱 성실하게 공약 실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15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도봉구 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 공개

    도봉구 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 공개

    서울 도봉구의회가 구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장단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일반에 공개한다. 서울시 기초의회 가운데 처음이다. 다른 의회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도봉구의회는 최근 임시회에서 ‘업무추진비 사용 및 공개 등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고 14일 밝혔다. 의회에서는 2011년부터 여러 가지 의회 개혁 조례 제정이 꾸준히 추진됐으나 의정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견에 따라 부결과 보류를 거듭했다. 그러다 일부 의원들의 업무추진비 남용 논란이 일며 개혁 조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급물살을 탔다. 서울시 기초의회 의장에겐 업무추진비가 한 달에 330만원,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에겐 각각 160만원과 110만원이 지급된다. 시 전체로는 연간 20억원을 웃돈다. 조례안은 업무추진비의 사용일시, 집행 목적, 대상 인원수, 금액, 결제방법 등이 포함된 내역을 건별로 분기마다 1회 이상 구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용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오후 11시 이후 심야나 휴일, 자택 근처 등 공적인 활동으로 보기 힘든 시간대와 장소에선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의정활동을 입증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으면 예외다. 특히 연 1회 이상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점검단을 구성해 집행 실태를 점검할 수 있다는 임의 조항도 포함됐다. 제재 조항도 있다. 조례를 위반한 당사자는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되고 의장은 환수, 징계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아울러 공정한 직무 수행, 부당이득 수수 금지, 건전한 풍토 조성, 위반 시 조치 사항 등을 규정한 의원행동강령 조례도 제정했다. 서울에서는 송파·은평·성북구에 이어 네 번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권장하는 표준조례안을 대부분 수용했다. 조례안들을 대표발의한 이영숙 의원은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년을 넘겼지만 구의회는 여전히 주민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지와 신뢰를 받으려면 투명하고 깨끗한 의정활동을 하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부터 투명해야 집행부도 감시·견제할 수 있다”며 “안전행정부 지침으로 이뤄지는 집행부의 업무추진비 공개도 더욱 투명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美·日 연봉근거 밝히는데… 한국은 깜깜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된 대기업 임원별 보수공개제도가 기업의 투명성 확보라는 취지를 살리려면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 비슷한 제도를 가진 미국, 일본은 연봉 기준 시점과 산출 근거를 밝히고 있지만 한국은 허술한 제도로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는 숫자놀음, 흥밋거리 위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서울신문이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의 업계 1위 자동차기업 대표들의 연봉공개 내역을 분석한 결과 가장 구체적으로 산정 근거를 밝힌 나라는 미국이었다. 올 초 물러난 미국 1위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대니얼 애커슨(66) 전 회장은 2012년 1110만 2808달러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급여로 170만 달러, 주식 기준 보상으로는 933만 달러를 받았다. 미국 GM의 2012년 당기 순이익은 61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2.7% 감소한 데 비해 연봉은 44.1% 증가했다. 이익은 떨어졌지만 급여가 오른 것은 주식 기준 보상액이 2011년 594만 달러에서 933만 달러로 크게 늘어서다. 반면 한국은 임원 연봉 책정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지난달 31일 현대자동차가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정몽구 회장의 지난해 연봉이 56억원이란 것만 나와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은 8조 9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700억원이 하락했는데 이에 견줘 정 회장의 연봉이 오른 것인지 내려간 것인지 알 수 없다. 근거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한국 임원 연봉은 일반 국민소득과 비교해 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3개국 자동차기업 대표들의 연봉과 지난해 기준 각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비교한 결과 정 회장의 연봉은 한국의 1인당 GNI 대비 206.2배를 더 받았다. 애커슨 전 회장과 도요타 사장의 연봉은 각각 204.4배, 36.9배였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설치를 규정해 연봉 산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는 누가 평가하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는 누가 평가하나

    신용평가기관은 채무자나 채권의 원리금 상환 능력, 파산 가능성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이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신용평가기관이 있지만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부분의 국제적인 기관투자자들이 이들 3대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한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거래 상대방이나 채권의 신용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등급을 어떻게 받느냐는 수익률과도 직결된다.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채권과 무위험자산 간의 이자율 차이(스프레드)가 커져 손실을 볼 수 있다. 채권의 이자율이 높아지면 채권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채와 같은 신용채권 투자자들에게 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평가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투자자뿐 아니라 채권 발행자 등 차입자들은 더욱 신용평가기관의 눈치를 보게 된다. 왜냐하면 발행 채권에 부여된 신용등급이 직접적으로 자금조달비용(채권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채권 발행자가 국가일 때도 마찬가지다. 신용등급이 국채 금리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국가의 신용도나 국가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투기등급 수준인 Ba1(무디스 기준)까지 강등됐던 국가신용등급은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금은 네 번째로 높은 등급인 Aa3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대외신인도가 오르고 차입금리가 떨어지는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신용등급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지만 신용등급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아 왔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시장국과 남유럽국가들에 이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신용평가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고조됐다. S&P가 미국, 프랑스 등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AAA)에서 강등하자 미국 및 유럽연합의 주요 인사들이 S&P 신용평가의 일관성 부족을 비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에 기반한 주택저당증권(MBS)과 구조화채권(CDO) 등에 대한 관대한 신용평가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의회의 금융위기조사위원회는 무디스가 2006년 최고등급(Aaa)을 부여했던 MBS 중 73%가 2010년 4월까지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고 추산했다. 결과적으로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을 믿고 서브프라임 MBS 등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봤다. 일부에서는 신용평가기관들의 관대한 신용등급 책정 관행이 신용평가기관과 피평가기관(채권 발행기관)과의 밀착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신용평가기관이 해당 채권 발행기관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신용등급을 부여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고객(발행기관)에게 관대한 신용등급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3대 신용평가기관이 세계 신용평가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과점적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과점적 구조에서는 신용평가기법 개선 등을 위한 기관 간 경쟁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은 신용평가 관행 자체가 경기의 진폭을 확대시키는 경기 순응성을 내재한다는 것이다. 호황기에는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하다가도 2008년 같은 위기 상황이 닥치면 뒤늦게 신용등급을 대거 강등하는 행태가 급속한 거품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투자 대상 선정 시 신용등급에 크게 의존하는 관행도 경기 순응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위기 때 대규모 신용등급 강등이 집중되면 대다수 투자자가 동시에 해당 채권을 투매하는 벼랑 끝 효과와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불황기에 채권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이 경우 시장 불안도 문제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매 현상으로 인해 자신이 팔아야 되는 채권가격이 계속 급락해 엄청난 매각 손실을 부담할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신용평가기관은 평가 인력 및 방법론을 보강하는 등 자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국제사회 차원에서도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국제증권위원회기구(IOSCO)는 주요20개국(G20) 국가들과 긴밀히 협조, 2008년 ‘신용평가기관 행동강령’을 개정해 신용평가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을 촉진하는 노력을 강화했다. 즉 신용평가에 대한 시장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 신용평가정보의 수요자인 투자자들이 각 신용평가기관의 평가 방법 및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수한 평가 능력을 가졌으나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중소형 신용평가기관들의 시장 진입이 쉬워지면서 신용평가시장의 왜곡된 과점 체제가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중소형 신용평가기관의 시장 진입은 평가 대상자가 곧 고객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신용평가의 이해 상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중소형 신용평가기관은 채권 발행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신용정보가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신용평가정보를 제공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갖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위기 시 벼랑 끝 효과 및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의 신용평가기관 의존도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가 2010년 제정한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의존도 완화 원칙’이 대표적이다. 이 원칙의 기본 방향은 신용등급의 기계적 사용을 지양하기 위해 내부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 이를 활발히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여전히 많은 투자자와 금융감독당국이 신용 리스크 관리 시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는 또 다른 평가기관이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구나 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신용평가기관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여 신용등급을 맹목적이고 기계적으로가 아니라 균형 있고 슬기롭게 활용하려는 정책기관 및 투자자들의 노력이 신용평가기관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그 유효성을 평가하는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쏙쏙 경제용어] ■주택저당증권(MBS) 금융기관이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해 발행한 증권으로 자산담보부증권(ABS)의 하나다. 주택담보대출을 해 준 은행이나 은행으로부터 이 담보대출채권을 사들인 기관이 발행한다. 발행자 입장에서는 증권을 발행함으로써 대출채권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다. 투자자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과 연계돼 현금을 받는다. MBS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의 신용도에 따라 에이전스, 점보, 알트A 및 서브프라임(비우량)으로 나뉘는데 이 중 가장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MBS에서 원리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벼랑 끝 효과(cliff effect) 시장 참여자들이 특정 충격에 크게 영향을 받아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 들어 투자 가능한 최저신용등급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보유 채권의 신용등급이 투자 기준 미만으로 강등될 경우 해당 채권을 급히 매각하면서 시장을 더욱 위축시킨다. ■구조화채권(CDO) 회사채나 대출채권 등으로 구성된 풀(pool)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채권이다. 기초자산의 신용등급에 따라 이익을 분배받는 순위가 정해진다. 2007년 미국 주택가격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기초자산인 CDO 가격이 급락, CDO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던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 문화재 개·보수 참여 수리기술자 공개키로

    앞으로 중요문화재 개·보수 작업에 참여한 기술자는 물론 일반 기능공까지 명단이 공개되는 ‘수리 실명제’가 도입된다. 또 문화재 수리업체 등록 시 수리기술자 4명을 의무 보유해야 했던 현행 기준을 2명으로 낮춘다. 문화재청은 9일 문화재 수리 체계의 부정과 비정상적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문화재 수리 체계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안에 따르면 문화재 수리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요문화재 개·보수 현장에 누가 참여했는지와 설계도면, 공사 내역 등을 공개하는 ‘수리 실명제’가 실시된다. 또 숭례문 부실 복구 논란에서 불거진 수리기술자 자격증 불법 대여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문화재 수리업체 등록 자격을 완화한다. 업체 등록 시 수리기술자 4명을 의무 보유하기로 돼 있는 현행 규정이 과도해 오히려 자격증 불법 대여를 유도한다는 판단에 따라 2명으로 낮췄다. 의무 보유해야 하는 기능자 수도 현행 6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대신 자격증 대여 사실이 두 차례 적발되면 자격이 취소된다. 아울러 기술(기능)자와 수리보수업체를 경력과 능력에 따라 1~3등급(군)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터넷 기반의 ‘문화재 수리 종합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 문화재 수리기술(기능)자를 근무처·경력·학력 등에 따라 등급별로 관리한다. 현장 수석에 해당하는 경력 15년 이상의 1등급 기술자는 5억원 이상의 국가지정 문화재 수리를 맡는다. 또 기술력을 갖춘 우수 업체를 선별해 평가점수 90점 이상인 1군 업체에 한해 5억원 이상의 국가지정 문화재 수리를 맡길 방침이다. 일반 건설공사 입찰에 쓰이는 낙찰 하한가 중심의 현행 적격심사제가 업체 간 담합 등을 불러왔다고 판단, 일괄 낙찰율제의 예외 적용도 추진한다. 또 업체를 대상으로 부실 설계, 감리, 시공에 대한 영업 정지 등 기존 행정처분 외에 부실 벌점제를 적용한다. 현행 수리공사가 대부분 3억원 이하의 소액사업으로 감리에서 제외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감리 대상을 크게 확대하고, 문화재 수리 현장을 일반에 공개하는 ‘문화재 공개의 날’도 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무원과 업체 간 유착을 방지할 대책이 부족하고, 시민 옴부즈맨 장치 등이 배제됐다며 솜방망이 대책이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독점적 문화재 공사 수주 등 업계 내부의 불합리한 관행을 바꿀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안행부 심사 통과한 마포중앙도서관·청소년 교육센터 건립 또 표류

    안행부 심사 통과한 마포중앙도서관·청소년 교육센터 건립 또 표류

    “임기 말이니 다음 집행부에 넘기자는데, 이번에 그냥 넘겨보세요. 최소 6~7개월은 더 시간이 걸립니다. 선거도 있잖습니까. 구의회 인적 구성이 바뀌는데 또 언제 다시 추진한단 말씀입니까.” 8일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은 격앙된 말투였다. 지난달 31일 구의회 임시회에서 ‘2014 구유재산 관리계획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구 소유 재산을 움직일 땐 구의회에 관리계획을 내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번 계획안에는 ‘마포중앙도서관 및 청소년 교육센터’ 건립에 필요한 투융자심사 결과, 연도별 투자계획 등이 포함됐다. 그러니까 당인리발전소 지하화에 따른 지원금을 이용해 성산1동의 옛 구청부지에다 도서관과 교육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설계공모를 거쳐 내년 착공, 2017년 완공될 예정이었다. “이제는 청소년 교육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해보자”며 열정적으로 달려온 박 구청장 입장에서는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결된 주된 이유인 예산 확보의 불투명성에 대해 박 구청장은 핑계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이 사업은 이미 안전행정부 투융자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이미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이 확보됐다는 얘기입니다. 이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신청만 하면 바로 돈을 타다 쓸 수 있다는 말이죠. 재원 문제는 하나도 걱정할 게 없습니다.” 이 때문에 박 구청장은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구유재산 관리계획안이라는 것은 도서관과 교육센터를 짓겠다는 정책적 합의가 이미 이뤄진 상태에서 진행되는 절차적 승인 과정입니다. 이런 사업을 하기로 동의했으니, 이 사업에 따라 재산이 이러저러하게 움직인다고 확정 짓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이걸 구의회에서 부결했다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둔 정략적 행위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실제 구의회는 이미 지난해 ‘도서관과 교육센터 건립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이를 근거로 구는 건립기금 운용심의위원회에다 건립자문단까지 구성해 둔 상태다. 박 구청장의 격앙은 간절한 호소로 이어졌다. “마포의 대표도서관 규모가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겨우 21위에 불과합니다. 아이들에게 특기적성교육을 시킬 곳이 마땅찮습니다. 그래서 짓기로 한 게 도서관과 교육센터입니다. 숱한 어려움과 논란을 뚫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또 손을 놓을 순 없지요. 꼭 이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비리 차단 ‘청렴 중구’

    비리 차단 ‘청렴 중구’

    서울 중구가 불법 광고물 단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리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렴도 향상 방안을 이달 중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업무 처리 기준 절차를 알려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신속하고 책임 있는 구정을 펼치기 위해서다. 각 부서에서 내놓은 96건이 대상이다. 예컨대 불법 광고물 단속과 과태료 부과 업무를 분리하는 것이다. 단속 직원이 휴대용단말기(PDA)를 활용해 현장 사항을 곧바로 ‘과태료 부과 전산 시스템’에 전송하면 과태료 부과 담당자가 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단속에서 과태료 부과까지 기간도 3일 이내로 줄일 수 있다. 기존엔 불법 광고물 단속 직원이 서류를 작성한 뒤 구청에 들어와 일일이 전산에 입력했다. 또 단속과 과태료 부과 업무를 함께해 과태료 미부과 등의 부조리 발생 가능성이 컸다. 구 관계자는 “최근에도 다른 자치구에서 광고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불법 광고물 부착을 눈감아 준 직원이 경찰에 적발됐다”며 “이 같은 비리를 막을 수 있는 단속·과태료 부과 업무 이원화는 자치구에서 처음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는 자체적으로 계약정보 공개 시스템을 구축해 공공계약체결 정보도 낱낱이 공개한다. 입찰, 계약정보뿐 아니라 계약금액 조정, 감독, 검사, 대가 지급 등 계약 이행과 관련된 정보까지 알릴 예정이다. 모든 수의계약 사항도 전자계약을 통해 홈페이지에 공개, 업체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적극적인 정보 공개를 통해 정책 투명성을 높이는 등 청렴 중구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권기일 동구청장 예비 후보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권기일 동구청장 예비 후보

    권기일 동구청장 예비 후보는 ‘처음’이란 단어와 인연이 깊다. 그는 대구 덕원고 1회 졸업생이다. 또 대구경북경제구역청조합회 초대 의장을 지냈다. 대구시의회 예결위가 상설화된 뒤 첫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당시 시 예산을 처음 부결시켰다. 그는 8년간의 의정 활동 동안 성실하다는 평가와 함께 전문성도 인정받았다. 특히 서민 정책 제시에 노력했고 규제 철폐에 관심을 기울였다. 공공단체 투명성 확보와 중소기업 지원 정책 강화에 힘썼다. 그 결과 비정상적인 규제였던 개인택시 차고지 증명제 폐지를 실현했고 참전 유공자에게 보훈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달구벌 명인제도를 도입해 지역 기능장의 자긍심을 높였다. 출자출연 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조례 제정으로 최우수 조례상을 받았다. 그는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건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등으로 동구가 대구의 중심이 된다”면서 “더 나은 동구를 위해 봉사한다는 심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단독]인권위 ‘등급 보류 판정’ 국제 망신

    세계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가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에 등급 결정 보류 판정을 내렸다. 독립성 강화 등 ICC 권고 내용을 이행하지 않아 하반기에 재심사를 받으라는 결정으로, 등급이 강등될 가능성도 있다. 인권위가 등급 결정 보류 판정을 받은 것은 2004년 ICC 가입 이후 처음이다. 최상위 등급을 받아온 인권위가 2008년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평가에서 재심사 대상에 포함돼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였다. 4일 인권위와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실 등에 따르면 ICC 승인소위원회는 지난달 18일 등급 심사를 벌여 그 결과를 지난달 31일 통보했다. ICC는 권고문에서 “한국 인권위가 2008년 11월 우리가 권고한 내용의 일부를 고치지 않아 등급 결정을 보류한다”면서 “오는 6월 30일 차기 승인소위 때까지 지적당한 문제에 대한 설명과 답변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ICC는 인권위의 설립·운영 근거인 ‘국가인권위원회법’에 각종 결정을 하는 인권위원 11명에 대한 임명 과정의 투명성과 다양한 사회적 구성원의 참여를 보장할 조항이 없고, 위원들이 독립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면책특권 등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행 인권위법에는 대통령과 국회가 각 4명, 대법원장이 3명의 위원을 지명하도록 돼 있어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4명 이상의 여성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다양성을 담보할 조항도 없다. 인권위 관계자는 “ICC가 최근 심사를 강화해 재심사 통보를 받은 국가가 많다”면서 “지난해부터 인권위원장 임명 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등 제도 개선을 했지만 미진하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ICC는 5년에 한번 105개 가입국 인권기관의 독립성과 인권보호 활동을 평가해 A∼C로 등급을 매긴다. 우리는 2004년 4월 ICC 가입 때 A등급을 받았고 2008년 11월에도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ICC 회원국 중 66.7%인 70개국이 A등급이며 B등급 25개국, C등급은 10개국이다. B등급으로 강등되면 ICC의 각종 투표권을 박탈당한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현 위원장 취임 이후 인권위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인권위 위원 선임 때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인선기구를 만드는 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그동안 용산 참사,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밀양 송전탑 문제 등에서 ‘정권 눈치 보기’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재임 기간 수십명의 위원과 직원들이 사퇴하기도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국고보조사업 이대로 괜찮나] 안행부도 모르는 국고보조사업

    [국고보조사업 이대로 괜찮나] 안행부도 모르는 국고보조사업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재정 악화를 거론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게 ‘과도한 복지비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전체 국고보조금 가운데 사회복지 분야가 절반 가까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진짜 ‘불편한 진실’은 지금도 연간 수십조원씩 지방으로 흘러가는 ‘토건’(토목·건설) 관련 국고보조사업이다. 그 중심에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광특)가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가 기획재정부에 퇴짜를 맞았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일 기재부에 광특 지역계정 한도액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얼마씩 배분하는지 등의 기초 자료를 요청했다. 기재부에선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이어 “지역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지역별 배분 내역과 관련 자료는 아예 만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광특은 광역발전계정, 지역개발계정, 제주특별자치도계정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광역계정은 소관 부처가 직접 편성, 운영하고 제주계정은 제주에 배정된다. 반면 지역계정은 시·도 자율 편성과 시·군·구 자율 편성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기재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세출 한도액을 산정해 배분한다. 익명을 요구한 광역자치단체 부단체장은 “그저 기재부가 광특 사업별로 우리한테 배분해 주면 받는다. 다른 지자체가 얼마씩 받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지방자치 관련 주무 부처인 안전행정부조차도 광특 지역계정이 지역별로 어떤 기준으로 얼마씩 배분되는지 알지 못한다. 기재부에서 행정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지자체에 전화해서 지역별 배분액 규모를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2005년 신설된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를 2010년 개편하면서 생긴 광특은 지역의 특화 발전과 광역경제권의 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내년부터는 지역발전특별회계로 개편될 예정이다. 광특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지역계정의 지자체별 한도액, 산정 방식, 절차, 결과를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김 의원은 “기재부가 광특을 안행부 특별교부세나 교육부 특별교부금처럼 지역을 통제하고 소관 국회 상임위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예산처에 따르면 광특으로 진행되는 사업 중 제주계정 78개를 뺀 209개(2012년도 기준) 가운데 도로 관련 사업은 105개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재정 규모로 보면 국비와 지방비가 약 1조 737억원과 5727억원으로 전체 국비 중에서 17.6%, 지방비 중에서 15.3%를 차지한다. 도로 관련 사업을 위한 교통시설특별회계(교특)가 따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자체에 왜 심각한 도로 공급 과잉이 계속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광역시 관계자는 “토건사업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지역구 의원과 단체장의 로비가 집중되는 게 바로 광특”이라고 귀띔한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도 “사회복지에 대한 철학이 투철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하는 것으로 자기 치적을 쌓으려 한다”면서 “사실 SOC 사업은 지금도 지자체 사이에서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광특 지역계정에서 자의적인 배정이 없다고 간주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 “로비에 휘둘릴 가능성이 큰 구조인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예산안 심사 때 항상 문제가 되는 쪽지예산은 거의 다 도로건설이고 토건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쪽지예산 재원이 모두 광특은 아니겠지만 출처를 좇아가다 보면 광특과 만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기재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광특 지역계정은 지자체 간 재정 상황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점도 드러난다. 투명성이 없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다.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지자체가 재정력이 열악한 지자체보다 더 많은 투자 재원을 받기도 한다. 가령 지난해 가장 많은 지역계정 교부를 받은 경기 화성시와 가장 적은 교부를 받은 경북 문경시를 비교해 보면 재정력지수는 문경이 훨씬 열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성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원장은 “지자체에서 과거보다 SOC 분야 비중이 굉장히 줄어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도로나 건설은 이미 과잉 상태라는 걸 감안하면 일자리와 연결되는 지방재정 조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원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업무 성격상 기재부는 광특 관리에서 손을 떼고 예산 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지자체에 대해 지방채 심사와 투융자심사 등 각종 통제 장치를 시행하는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향해 무리한 투자를 했다느니, 방만한 재정 운용을 했다느니 비난하는 것은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에 불과하다”면서 “국고보조사업에서 핵심은 중앙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역 난개발을 부추긴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뉴스 플러스] 환경R&D 국민배심원제 도입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국가 환경기술 개발사업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환경 연구개발(R&D) 국민배심원’ 제도를 도입한다고 3일 밝혔다. 주부, 교사, 자영업자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30명으로 구성된 국민배심원단은 12개 개발사업의 기획, 평가, 관리 등 전 과정에 참여해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환경문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공정성, 투명성을 점검한다. 배심원단은 1인당 연간 5∼10회 활동 보고서를 작성하며 임기는 1년이고 1년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
  • “한국 노동시장 너무 불평등… 복지국가 아니다”

    “한국 노동시장 너무 불평등… 복지국가 아니다”

    “한국은 아직 복지국가가 아니다. 노동시장이 너무 불평등하고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미래가 보장된다. 그렇지 못한 계층은 기회를 얻지 못한다. 특히 부모가 교육비를 내지 못하면 가난이 대물림된다. 이것에 대한 개선이 굉장히 느리다.” 저서 ‘세상을 바꾸는 착한 돈’(문학세계사)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방한한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70) 파리정치학교 교수가 2일 서울 중구 봉래동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의 복지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서유럽식 보편적 복지국가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장 위급한 보건, 실업문제 등 각종 위험요소에 대비할 기본적인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런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미래 경제 번영의 기본이 돼야 하지만 한국은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복지에 대해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데 사회적 압력이 충분하지 않아서가 아닌가 싶다”면서 “아주 강한 사회적 압력이 있어야 복지국가로 발전하고 노동시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의 기부문화를 소개하고 분석한 새 책을 언급하면서 “국가나 기업이 담당할 수 없는 부분에서 박애주의를 기반으로 한 민간 기부는 혁신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모든 이에게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 국가의 몫이다. 하지만 마약 퇴치나 중독자 지원 프로그램 등은 국가가 운영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들을 민간에 넘겨 더 경쟁적인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그는 기부문화 발전을 위해 비정부기구(NGO)의 기부금 관리·배분을 관리할 독립기구를 설치해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띤 NGO 활동가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을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고액연봉 ‘반쪽짜리 공개’ 개선 목소리

    기업 투명성 제고와 투자 판단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대기업 총수 등 등기이사의 고액 연봉이 공개됐지만 ‘반쪽짜리 공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연봉 산정기준이 드러나지 않았고, 정작 관심을 끄는 ‘대어’(미등기이사)들은 다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연봉을 공개한 총수만 바보가 된 모양새다. 지난달 31일 현대자동차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등기이사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지난해 연봉(보수 총액)은 모두 56억원이다. 전액 근로소득으로 상여나 성과급이 이 중 얼마인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지급 기준 또한 ‘임원 임금 책정기준 등 내부기준에 의거’라고만 설명했다. 비교적 자세히 공시한 축에 들어간 삼성전자의 경우를 봐도 구체적인 연봉 산정기준은 파악하기 어렵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연봉은 67억 7300만원으로 급여 17억 8800만원, 상여 20억 34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9억 5100만원으로 뭉뚱그려져 있다. 모두 삼성전자의 임원처우규정에 따른 것이다.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회사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면 수십 억~수백 억원 급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산정기준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으면 오너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연봉이 결정됐는지 주주들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연봉공개 대상에서 미등기임원을 배제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부회장,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 부문 사장 등은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연봉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신세계그룹에서도 정용진 부회장과 정 부회장의 모친 이명희 회장, 동생 정유경 부사장 등 오너 일가 대다수는 미등기이사로 돼 있다. 연봉을 한 푼도 받지 않는 이건희 회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오너 및 오너 일가가 회사로부터 얼마를 받는지는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301억원의 연봉을 받아 ‘연봉킹’에 오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 등의 연봉도 최근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내년부터는 연봉을 알 수 없게 된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오너들은 등기이사를 할지를 경영 효율성에 따라 결정한다”며 “연봉 공개를 피하고자 꼼수를 부리는 오너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은 따갑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대부분의 선진국이 등기·미등기를 따지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 연봉을 받는 임원은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최고액 연봉자 3명 등 연봉이 높은 상위 5명 임원의 보수 현황을 등기·미등기 구분없이 공개한다. 일본도 등기 여부에 상관없이 연 보수총액이 1억엔 이상이면 개인별 연봉을 공개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서울 국제중 입시 12월 18일 전산추첨

    서울 국제중 입시 12월 18일 전산추첨

    서울 지역 국제중 입시제도가 또 바뀌었다. 2015학년도부터 국제중 입시는 전원 추첨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국제중 지원자가 다양해질 것이란 관측과 함께 연 1000만원이 넘는 비싼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학부모만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함께 나오고 있다. 일단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31일 “추첨 선발 방식이 도입되면 입학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되고 사교육 유발 가능성도 감소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서울에 있는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오는 8월 26일 학교별 전형요강을 발표할 계획이다. 원서접수는 11월 27일부터 인터넷으로 진행되고, 12월 18일 전산추첨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게 된다. 모집정원의 80%는 일반전형으로, 20%는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 선진화, 유권자의 힘에 달렸다/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정치 선진화, 유권자의 힘에 달렸다/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서로 약속을 지키라고 손가락질하고 있다. 포문은 야권이 먼저 열었다. 기초단체 정당공천 폐지를 고리로 신당창당에 합의한 김한길, 안철수 두 야권 대표들은 대통령과 여권을 향해 지난 대선 때 공약했던 기초단체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지키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은 민주당과 함께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과 여당에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할 자격이 있는지를 묻고 있다. 공약실천의 문제는 한국 정치에 늘 있어 왔던 재방송되는 드라마와 같다.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까지 받았지만 결국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수정 추진돼 오늘날 세종시가 탄생했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공약을 집권 후 실천하려 했으나 오히려 야권이 절대 공약을 지키면 안 된다고 막아섰고, 영남권 신공항 공약은 스스로 포기했다. 그런가 하면 세종시 수정을 강력히 반대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정작 자신의 공약인 기초노령연금은 수정했고, 기초단체 공천 폐지는 아예 지킬 생각이 없다. 도대체 공약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말이 많은가. 선거 과정에서의 공약은 당선 후 직무수행계획서의 성격을 갖는 것이지만 현실 정치에선 선거 과정에서 표를 얻기 위한 수단적 성격이 더욱 강하다. 그러다 보니 유권자들에게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기 마련이고 가지고 있는 것이 열이라면 백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어떤 선거든 당선자가 내건 공약을 모두 지킨다면 대한민국은 진작에 파산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것이다. 공약은 약속할 때와 실행에 옮길 때의 상황이 다르다. 무엇보다 후보자의 입장에서 약속할 때는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당선 후에는 현실적인 여건의 제약을 받게 된다. 경제여건 등 제반 상황도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오히려 나라 전체를 위해 불합리한 경우도 생긴다. 그렇지만 이를 설득하고 이해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반대자의 입장에선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만이 문제가 될 뿐, 국익이나 상황 변경은 핑계로만 여겨지기 때문이다. 공약 중에서도 정치개혁이나 선진화와 관련된 공약의 실천문제는 국익이나 상황 변경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주로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나 정치자금 흐름의 투명성 제고, 선거 과정이나 정당 운영의 민주성 확대, 선거구 획정, 원활한 국회운영 등 정치인들의 이해와 직결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정치개혁 의제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은 매우 느리고, 합의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모든 개혁이 그렇지만 정치개혁은 특히 기득권 구조를 변화시켜 개혁의 주체이면서 객체인 정치인들의 이해관계를 급격히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역대 국회에서 정치개혁 특위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운영해 왔지만 성과가 크지 않은 것은 바로 입으로는 특권 폐지를 주장하면서도 이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정치권의 이율배반적 특성에 원인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치에서는 끊임없이 정치개혁이 논의되고 있고 실제로도 드물기는 하지만 상당한 성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성과가 2004년에 있었던 소위 ‘오세훈 선거법’이라고 불리는 정당법, 선거법, 정치자금법을 한꺼번에 개정한 일이다. 당시에도 ‘입으론 찬성 행동은 반대’, 혹은 ‘총론 찬성 각론 반대’라는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정치권의 저항이 계속됐지만 결과적으로 이후의 정치판을 크게 바꾼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거기에는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강남구 재선 출마를 포기한 오세훈이라는 젊은 정치인의 강한 개혁의지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정치개혁을 지지하고 선택한 유권자의 힘을 의식한 정치권이 개혁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나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항상 하위를 기록해 우리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정치권을 개혁하는 길은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밖에 없다. 슬그머니 연봉을 올리고 온갖 특권을 놓지 않는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유권자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선거다. 6·4 지방선거는 진정한 정치선진화를 위한 유권자의 힘을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 [시론] ‘만신창이’ 개인정보, 어찌 해야 하나/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시론] ‘만신창이’ 개인정보, 어찌 해야 하나/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올 초 카드 3사에서 1억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고, 그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KT에서 1200만건의 개인정보가 다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 3사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모두 회수돼 2차 유출은 없다던 정부의 장담을 반박이나 하듯 8000만건의 개인정보가 대출중개업자에게 팔려나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은 기업이 보안의 기본 원칙을 철저히 지키지 못함에 근본 원인이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해당 회사가 유출 사실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해당 정보가 불법 유통되는 과정에서 수사 당국에 의해 인지돼 알려졌다는 점이다. 2년 전 유사한 해킹으로 87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뒤 세계 최고 보안 인프라를 갖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KT의 약속도 말뿐이 되고 말았다. 정보통신강국인 대한민국이 ‘개인정보 공개 공화국’이라는 불명예로 휘청거리고 있다. 공개된 국민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막막할 지경이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모든 당사자들이 보안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평범한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외주 인력에 대한 보안 관리가 철저히 강화돼야 한다. 외주 인력의 내부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은 적절히 제한돼야 한다. 해킹 사고로 정보 유출은 100% 막을 수는 없지만, 상시 모니터링으로 유출 사실을 조기 탐지해 피해 확산을 최소화해야 한다. 시스템 설계에서 운영까지 모든 과정에서 보안이 최우선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시스템 설치와 운영 과정에서도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취약점을 부단히 찾고, 상시 모니터링으로 대규모 정보 유출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는 최소화돼야 한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비정상적 카드 결제가 이뤄질 수 있으므로 정부의 대책 마련과 국민의 주의가 요구된다. 의심스러운 인터넷 주소는 절대 클릭하지 말고 전화로 요구하는 어떤 개인정보 제공 요구도 응하지 않아야 한다.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유통과 활용에 대한 모니터링도 여러 기관이 협력해 강화돼야 한다. 금융소비자가 자기정보결정권을 확보하고, 불법 활용에는 징벌적 과징금을 매출액의 3%로 확대하며, 정보유출 기업에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주민번호 노출을 최소화하고, 최고경영자(CEO)의 보안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지난 10일 발표된 정책은 국회와 협조해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 이번 대책은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며 이번 대책이 담지 못한 추가 대책도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프라이버시 3대 원칙은 기업이 어떻게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있는지 상세히 알려 주고, 소비자의 동의 및 통제하에 개인정보가 처리되며, 다른 사이트 간 개인정보가 연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정보 보안대책은 주로 자기정보결정권과 처리 투명성 요구에 집중돼 마련됐으나 개인정보 연계 방지 요구는 고려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사이트 간 개인정보 연계를 가능케 하는 만능열쇠인 주민번호가 여전히 수집처리되기 때문이다. 사이트 간 개인정보 연계를 막을 수 있는 영역별 대체 식별정보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민간 분야 영역별 식별정보 체계는 조세 기반, 실명제 그리고 신용도 조회를 확보하도록 해야 하며 기존 식별 인프라를 활용하도록 구성돼야 한다. 국가 보안의 기본 방향성 변경도 고려돼야 한다. 모든 기업에 일관적으로 최소 수준의 보호조치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상위 수준 가이드 라인만 제시하고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스스로 하위 세부 보안 수준을 마련해 그에 따른 피해는 기업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는 방침도 고려해야 한다.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의 도입도 장기적으로 고려할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기업들의 보안 의식을 높이고 실질적인 보안 투자를 유도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지배구조를 포함한 법 제도 정비와 환경 조성이다.
  • [문화마당] 비디오 판독/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비디오 판독/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지난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한국인 투수 류현진은 흥미로운 체험을 했다. 1사 2, 3루의 위기에서 외야플라이가 나왔으나 3루 주자가 홈에서 태그아웃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상대편 감독의 요청에 따라 비디오 판독이 이루어졌고, 홈에서 태그가 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이에 주심은 즉각 판정을 번복해 득점을 인정했다. 비디오 판독이 아니었다면 류현진은 그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겠지만, 그만 1실점을 한 채 2사 3루 상황에서 계속 수비에 임해야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올해부터 다양한 상황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허용하도록 규정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비디오 판독을 처음 도입한 2008년에는 홈런 여부에 대해서만 허용했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심판의 판정에 절대적 권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오심은 끊이지 않았고, 그만큼 승부의 공정성은 훼손됐다. 이에 올해부터 비디오 판독을 정식으로 규정에 넣었다. 물론 아직도 스트라이크·볼의 판정과 태그에 의한 아웃·세이프 판정은 심판에게 절대적 권위를 부여하고 있지만, 경기 중에 흔히 일어나는 여러 상황에 대해서 비디오 판독을 제한적으로 인정했다. 미식축구에서 시행하는 비디오 판독 범위에 비하면 아직 일천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번 새 규정은 객관적 사실을 최대한 경기에 반영함으로써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의지에 따른 개혁의 결과다. 이 새로운 규정에 따른 판정번복으로 류현진은 1실점을 기록했으나, 홈에서 태그가 안 된 것이 객관적 사실이기에 아무런 항의도 할 수 없었고, 특별한 불만도 표하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 때문에 자신의 첫 판정이 오심이었음이 드러난 심판도 특별히 불쾌해하지 않았다. 객관적 사실 앞에서는 누구도 자기주장만 고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인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도 심판의 권위를 내세우며 보수적으로 일관하던 축구계도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고 있다. 영국은 이미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며, 독일은 반대 의견이 많아 시행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시행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하지만, 기술적인 문제까지 더해져 아직은 계속 논란 중이다. 그렇지만 세계축구연맹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골인 여부에 대해서는 비디오 판독을 도입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실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져 앞으로 더 많은 스포츠 종목에서 더 자유롭게 비디오 판독 제도를 시행할 것이다. 인류는 최대한 공정하고 사실에 근거해 판단을 내리는 행위에 대해서만 진정한 권위를 인정하는 쪽으로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분명한 오심을 단지 심판의 권위라는 명분만으로는 고집할 수 없다. 오심에는 반드시 피해자가 있게 마련인데 그 피해자는 당연히 억울해한다. 누군가의 억울함을 짓누름으로써 유지되는 권위는 더 이상 권위가 아니라 더러운 권력일 뿐이다. 국정원의 문서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과연 어느 정도 진실을 사실 그대로 파헤칠지 궁금하다. 꼬리 자르기 식으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런 행태를 지겨우리만치 보았기 때문이다. 요즘 왠지 모르게 비디오 판독 제도가 자꾸 머리에 맴돈다.
  • “모처럼 살아나던 주택거래 끊겼다” 불만 높아

    지난 주말 서울 강남구 개포동 부동산중개업소 밀집지역. 한 달 전과는 분위기가 너무나 달랐다. 투자상담 대기 손님은 없고 많은 업소가 문을 닫았다. 성남 분당 신도시 중개업소들도 마찬가지였다. ‘2·26 전·월세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이 다시 가라앉고 있다. 주택임대시장 투명성 확보, 조세정의 실현이라는 당위성을 담고 있는 정책이지만 주택거래 활성화에는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주택시장 정상화라는 큰 정책 목표 간 미스매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득세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결정되는 6월까지는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3단지 35.87㎡는 1월에 1채, 2월에 3채가 팔리면서 값도 2500만~3000만원 올랐다. 하지만 이달에는 한 건도 거래되지 않았다. 주공1단지 50.38㎡도 1월에 1채, 2월에 3채가 팔렸지만 이달 들어서는 거래가 사라졌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1월 13채, 2월에는 10채가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2채밖에 팔리지 않았다. 대치동에서 만난 D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모처럼 살아나던 주택 매매가 끊겼다”며 정부 대책에 불만을 터뜨렸다. 주택경기가 가뜩이나 침체된 상황에서 구매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분당의 S공인중개사 대표 역시 “올 들어 주택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대책 발표 이전까지는 실수요자 위주로 간간이 거래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매매가 끊겼다”며 “다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처분하겠다는 분위기여서 매물만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전세 물건도 남아도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26대책이 임대차 시장 관행에 큰 충격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전·월세 소득과세 세액이 무겁고 가벼움을 떠나 자신의 부동산 임대소득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데에 따른 부담감 때문에 투자 목적의 거래가 끊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포동 강남공인중개사무소 이혁수 사장은 “다주택자들이 소유 현황을 넘어 임대수입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데 따른 거부감이 발동한 것”이라며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웬만한 호재로는 전·월세 과세 파장을 가라앉히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통계에서도 드러났다. 감정원은 지난 20일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 주 대비 0.07% 상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름 폭은 전주(0.10%)보다 크게 둔화됐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은 0.06%로 전주(0.14%)의 절반 이하로 꺾였다. 감정원은 정부의 전·월세 소득 과세 방침으로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를 미루거나 관망하면서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전 주(0.06%)보다 상승폭이 다소 확대된 0.07%를 기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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