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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 연 힐러리 “편의 때문에 개인 이메일 써”

    입 연 힐러리 “편의 때문에 개인 이메일 써”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국무장관 재직 시절 관용이 아닌 개인 이메일 계정만 사용한 것에 대해 해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8일 만이다. ‘편의를 위한 실수’였으며, 업무와 관련된 개인 이메일 내용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미 지워진 이메일도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편의를 위해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했고, 국무부의 허락을 받았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메일 계정과 휴대폰을 이용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때는 이것이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면서 개인 이메일만 사용한 것이 실수였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그러나 “검토를 위해 국무부에 보낸 업무 관련 개인 이메일 5만 5000쪽은 전체 이메일 6만개의 절반인 3만개에 해당하며, 다른 3만개는 가족 경조사와 요가 등 개인 관련 내용이어서 삭제했다”면서 “기밀 정보를 보내기 위해 개인 이메일을 이용하지 않았고 따라서 보안 위반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개인 이메일 서버는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용을 위해 설치됐으며, 정보기관의 보호 아래 있다”고 덧붙였다. 실수는 인정하지만 법규를 저촉하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힐러리 전 장관이 이번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2일 뉴욕타임스(NYT)가 이 사실을 보도한 이후 처음이다. NYT는 2013년 초 물러난 힐러리 전 장관이 약 4년간의 재임기에 관용 이메일 계정을 따로 만들지 않은 채 개인 이메일만 사용했고, 개인 이메일도 국무부 서버에 저장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정부 관리들의 편지나 이메일을 보관해 의회 위원회나 역사가, 언론인들이 볼 수 있도록 규정하는 연방기록법을 어긴 것이라고 강공을 펼쳤다. 이는 힐러리 전 장관 재임 시절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사건을 조사하는 하원 벵가지 특위의 이메일 제출 요구와 맞물려 정치적 공방으로 확대됐다. 반면 민주당 측은 “이메일 사용 관련 규정이 모호하고 특별한 관련 법률도 없는 만큼 힐러리 전 장관이 어떤 법률도 위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옹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장관의 이메일 공개를 환영한다면서도 “그가 어떻게 개인 이메일 계정을 쓰게 됐는지 등은 알지 못한다”며 거리를 뒀다. 이런 상황에서 힐러리 전 장관이 결국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지만 개인 이메일 절반을 폐기했다고 밝힘으로써 투명성과 책임성 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전 장관 측은 이날 개인 이메일 중에 외국정부 당국자와 주고받은 것은 영국 당국자와의 이메일 1개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국무부는 힐러리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개인 이메일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힐러리 전 장관에 여전히 강한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방송-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민주당 후보로 힐러리 전 장관을 지지한다는 당원은 86%였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호감도도 44%로 지난달과 비슷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개혁 필요성 공감”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개혁 필요성 공감”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개혁 필요성 공감”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10일 연금개혁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연금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는 중간결과 발표형식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당, 야당, 정부, 노조,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타협기구 차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8일 국민대타협기구 활동 시한을 앞두고 참여 주체들이 한 목소리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은 연금개혁 논의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타협기구는 합의문에서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공무원·연금수급자·정부 간 고통 분담을 통한 재정 안정화 노력을 하는 한편, 불합리한 사항들을 일부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공무원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을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대타협기구는 다만 “공직 세대간 및 공적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간 형평성을 고려하고,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 및 공무원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고 추가 개혁의 필요성을 밝혔다. 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한 배경에 대해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연금 수급자가 증가하고 오랫동안 지속된 수급구조 불균형 등으로 재정 안정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차례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최근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금이 크게 늘어나 정부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양 제도(공무원연금·국민연금)에 의한 연금액 격차가 상당한 관계로 제도간 형평성을 높이라는 사회적 요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타협기구는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공무원의 노후소득 보장의 적정성을 추구하며 공적연금 제도간 형평성을 제고하는 한편, 공무원 인사제도 및 사회환경 변화에 맞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등 노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대타협기구가 이날 내놓은 합의문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선언적 성격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입법권을 가진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조만간 내부적으로 준비해 온 자체 개혁안을 대타협기구 분과위 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제시할 경우 기존의 새누리당·정부 측 개혁안과 함께 올려놓고 협상을 통해 개혁안을 도출하는 데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다만, 이날 대타협기구가 중간발표 형식의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일부 공무원노조가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노조의 반발이 구체적인 개혁안 도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공무원노조 반발하나”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공무원노조 반발하나”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공무원노조 반발하나”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10일 연금개혁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연금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는 중간결과 발표형식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당, 야당, 정부, 노조,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타협기구 차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8일 국민대타협기구 활동 시한을 앞두고 참여 주체들이 한 목소리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은 연금개혁 논의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타협기구는 합의문에서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공무원·연금수급자·정부 간 고통 분담을 통한 재정 안정화 노력을 하는 한편, 불합리한 사항들을 일부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공무원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을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대타협기구는 다만 “공직 세대간 및 공적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간 형평성을 고려하고,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 및 공무원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고 추가 개혁의 필요성을 밝혔다. 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한 배경에 대해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연금 수급자가 증가하고 오랫동안 지속된 수급구조 불균형 등으로 재정 안정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차례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최근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금이 크게 늘어나 정부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양 제도(공무원연금·국민연금)에 의한 연금액 격차가 상당한 관계로 제도간 형평성을 높이라는 사회적 요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타협기구는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공무원의 노후소득 보장의 적정성을 추구하며 공적연금 제도간 형평성을 제고하는 한편, 공무원 인사제도 및 사회환경 변화에 맞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등 노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대타협기구가 이날 내놓은 합의문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선언적 성격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입법권을 가진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조만간 내부적으로 준비해 온 자체 개혁안을 대타협기구 분과위 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제시할 경우 기존의 새누리당·정부 측 개혁안과 함께 올려놓고 협상을 통해 개혁안을 도출하는 데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다만, 이날 대타협기구가 중간발표 형식의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일부 공무원노조가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노조의 반발이 구체적인 개혁안 도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내용은?”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내용은?”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내용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10일 연금개혁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연금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는 중간결과 발표형식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당, 야당, 정부, 노조,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타협기구 차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8일 국민대타협기구 활동 시한을 앞두고 참여 주체들이 한 목소리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은 연금개혁 논의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타협기구는 합의문에서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공무원·연금수급자·정부 간 고통 분담을 통한 재정 안정화 노력을 하는 한편, 불합리한 사항들을 일부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공무원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을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대타협기구는 다만 “공직 세대간 및 공적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간 형평성을 고려하고,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 및 공무원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고 추가 개혁의 필요성을 밝혔다. 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한 배경에 대해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연금 수급자가 증가하고 오랫동안 지속된 수급구조 불균형 등으로 재정 안정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차례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최근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금이 크게 늘어나 정부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양 제도(공무원연금·국민연금)에 의한 연금액 격차가 상당한 관계로 제도간 형평성을 높이라는 사회적 요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타협기구는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공무원의 노후소득 보장의 적정성을 추구하며 공적연금 제도간 형평성을 제고하는 한편, 공무원 인사제도 및 사회환경 변화에 맞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등 노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대타협기구가 이날 내놓은 합의문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선언적 성격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입법권을 가진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조만간 내부적으로 준비해 온 자체 개혁안을 대타협기구 분과위 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제시할 경우 기존의 새누리당·정부 측 개혁안과 함께 올려놓고 협상을 통해 개혁안을 도출하는 데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다만, 이날 대타협기구가 중간발표 형식의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일부 공무원노조가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노조의 반발이 구체적인 개혁안 도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4)] 정의·노동당, 지구당 부활 찬성 ‘한목소리’

    정의당, 노동당 등 군소정당은 지난달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구당 부활’ 제안에 찬성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일명 ‘이정희 방지법’으로 불리는 후보자 사퇴 제한 안을 놓고 노동당은 ‘반대’, 정의당은 ‘당론 미정’이라며 조금 다른 입장을 내놨다. 지구당 부활에 대해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9일 “지구당은 지역 중심의 풀뿌리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조직”이라면서 “2004년 폐지되기 전까지 상가임대차보호법과 같은 입법 성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구당 폐지의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보완책을 하루빨리 내놔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상구 노동당 대변인도 “지구당을 폐지하면서 참신한 인물이 지역에서 얼굴을 알릴 기회가 사라졌다”며 지구당 부활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후보자 사퇴 제한 안은 의견이 엇갈렸다. 정의당은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사퇴 제한을 해야 한다는 측과 연합정치의 여지를 봉쇄하는 과잉 제안이라는 의견이 당내에 모두 존재하고, 당론으로 정해진 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노동당은 “선거에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야 새로운 인물도 등장할 수 있는데 선거보조금을 반환하면 기존의 양당 체제가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건강보험은 세금인가, 보험인가/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국민건강보험은 세금인가, 보험인가/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연말정산 폭탄’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소득세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증세 논란이 커지자 고소득층에 건강보험료를 더 부과해 저소득층 600여만명의 부담을 줄여 준다는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안 추진이 중단됐다. 건강보험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 건강보험 부과 체계안의 취지인데 이미 상위 소득자 21.5%가 전체 건강보험료의 58.4%를 부담하고 있으며, 하위 소득자 20%는 월보험료 대비 5배 이상의 급여비 혜택을 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도입한 미국의 공적 의료보험은 납부한 보험료에 따라 의료 혜택에 차등을 두어 국민이 보험 종류를 선택할 수 있으나, 보험료 액수와 상관없이 동일한 의료서비스를 받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조세제도이지 보험이 아니다. 2014년 건강보험료의 부과나 징수 관련 민원이 6000만건을 초과하고 있으나,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가 너무 복잡해 민원인의 이의 제기에 건강보험공단 직원조차도 제대로 설명을 못 하고 있다. 소득에 비해 보험료를 적게 내거나 무임승차하는 사람을 줄여서 건강보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부과 체계를 수시로 변경해 왔으나 형평성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과 정보 시스템을 공유하면 과세 형평성 논란을 줄일 수 있는데도 자동차, 전월세, 생활수준 및 경제활동 참가율 등 별도의 산정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조세 부과 체계와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않고는 어떤 개편안도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보건복지부만 모르는 것 같다. 건강보험제도의 문제가 징수 체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은 조세제도와 달리 상부상조에 입각한 사회보험제도라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사회복지 통합 관리망과 정보 공유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의료복지는 저소득층복지, 노인복지, 육아복지 등과 통합적으로 시행돼야 하는데도 기관마다 정보와 예산을 따로 관리하고 있어 한편에서는 부정 수급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최소한의 의료비도 없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에 투입되는 국가 예산이 100조원을 넘고, 국민건강보험에서 처리하는 비용이 50조원을 상회하는 한국 사회에서 건강보험의 근본 문제는 부과 체계와 예산 부족이 아니라 전문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방만한 운영이다. 보험료는 세금처럼 징수하지만 국회의 심의도 거치지 않고 보건복지부가 건강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해 집행하고 있다. 요양 급여의 기준,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 점수당 금액까지 건강보험 운영에 대한 대부분의 결정이 건정심에서 이뤄진다. 전 국민의 의료복지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건정심의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차관이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 또는 위촉한 근로자·시민·소비자·농어업인·자영업자·의약계 단체, 관련기관 공무원 등 25명으로 구성된다.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서 의료계 대표가 50% 참여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의료와 관련된 정책 결정을 하는 위원회임에도 의료 전문가는 10% 안팎인 2~3명에 불과하다. 정부 발표 건강보험수가 인상률은 2003~2013년 49%로 통계청 발표 소비자물가 상승률 36%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연간 적용 인구 보험료 실제 납부액은 2003년 1인당 36만 2593원에서 2013년 89만 9690원으로 248% 인상됐다. 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확대할 때마다 ‘증세 없는 복지’가 이루어진 것처럼 홍보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국민들에게 더 많은 보험료를 징수해 왔던 것이다. 이렇게 이미 세금이 돼 버린 건강보험료를 ‘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의 관료 집단과 비전문가들에 의해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적 모순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정치적 목적에 의한 선심성 의료서비스 확대와 이에 수반되는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는 피할 수 없다. 국민의 3%가 건강보험 재원의 36%를 사용하고 있는 반면, 필수적인 의료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10%를 상회하고 있다. 건강보험 부과 체계를 어떻게 변경하더라도 이런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지금 시급한 일은 보험료 부과 체계 개혁보다 국민건강보험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것이다. 세금인가? 보험인가?
  • 조달청 우수제품 심사…실시간 CCTV ‘ON’ 참가업체 불신 ‘OFF’

    조달청이 우수제품 심사과정을 공개하면서 업체들의 불신이 완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8일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우수조달물품 지정심사 과정을 참가업체들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폐쇄회로(CC)TV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후 지정 신청한 업체 관계자 2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3.3%(234명)가 투명성·공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81.9%(230명)는 심사장면 공개에 찬성했다. 조달청은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신기술 제품의 판로 지원을 위해 1996년부터 우수조달물품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820여 개 업체, 1140여개 품목이 지정돼 연간 2조원대 계약 실적이 이뤄진다. 지정심사는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심사의 공정성을 놓고 업체들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심사과정이 공개되면서 참가업체의 영업비밀이 누출될 수 있고 심사위원의 자유로운 심사에 제약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조달청은 업체의 기술정보가 누출될 수 있는 질의·답변 등은 음성을 비공개하는 방식으로 공개 범위를 조정할 계획이다. 변희석 신기술서비스국장은 “심사 과정을 공개할뿐 아니라 일정 기간 심사 내용을 보관해 탈락업체가 설명을 요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때 이를 제공함으로써 불신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靑, 실천의지 있는지 의문… MB정부보다 후퇴”

    “靑, 실천의지 있는지 의문… MB정부보다 후퇴”

    김유승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은 8일 전화 인터뷰에서 “대통령비서실은 행정기관을 대표하는 곳이고, 정부3.0은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첫 공약이었다”면서 “정부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3.0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어야 할 정보공개마저 제대로 못하는 것을 보면 청와대가 정부3.0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모든 공공기관이 보유하거나 관리하는 공공정보를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것은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권을 보장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행정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이 보기에 김대중 정부는 정보공개법 입법화를 통해 초석을 쌓았고 노무현 정부는 정보공개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 반면 이명박 정부에선 이에 역행했다. 그는 “지금은 오히려 이명박 정부 때보다 더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감사원이 이번 국민감사청구를 받아들일 지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했다. 그는 “정보공개센터는 정보공개법을 지키자는 준법운동을 하는 시민단체”라면서 “법 테두리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에서 감사원 문을 두드린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수출입 기업, 관세조사 부담 덜어준다

    최근 2년간 평균 수입 실적이 300억원 이하인 중소기업은 정기 관세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 업계 지원을 위해 유연한 관세조사가 이뤄진다. 관세청은 8일 이같은 내용의 ‘2015년도 관세조사 운영방안’을 마련, 시행한다고 밝혔다. 관세조사로 인한 기업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탈세 위험이 높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2년간 수출입 실적 합계가 30억원 이하인 중소기업은 관세조사를 면제하고, 2년간 평균 수입실적 300억원 이하 중소기업은 정기 관세조사 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일자리 창출 100대 우수기업 등 일자리 창출 성과가 우수한 수출입 제조기업에 대해서는 관세조사를 유예할 방침이다. 기업 여건을 고려해 서면조사를 실시하고, 관세조사(방문조사) 기간도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존 20일에서 10일 이내로 축소했다. 그러나 특수관계 이용 탈세나 농산물 저가 수입 신고, 품목 분류 허위신고, 과다 환급 등 탈세 위험이 높은 4대 분야에 대해서는 조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국세청 등 관련 기관과 탈세 정보 공유 등 협업을 강화해 정확한 납세 신고 관행을 정착시켜 나가기로 했다. 한편 관세청은 명의 대여·차용, 무신고 수입 등을 통한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관세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관세조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시작부터 최종 처분까지 전 과정에서 업체의견 수렴을 강화한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종합병원 건보 진료비 비공개 대상 아니다”

    법인이 운영하는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정보공개법상 공개 대상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종합병원 대부분이 전체 매출 규모 등 회계자료를 공시하고 있는 만큼 건강보험 진료비가 공개되면 각 병원의 비급여 진료(MRI, 상급병실, 선택진료 등) 내역과 수익 규모도 추정할 수 있어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차행전)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가 남모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정보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남씨는 지난해 4월 법인이 운영하는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 대한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진료비(급여비, 본인부담 구분)를 공개해 달라고 공단에 청구했다. 급여 진료는 환자 측이 진료비 일부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공단이 지급하는 진료를 뜻하고, 비급여 진료는 환자 측이 전액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공단은 보호해야 하는 영업정보이거나 비밀사항이라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또 해당 정보가 공개되면 병원 서열화의 우려가 있다는 단서도 달았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국민이 납부하는 보험료를 재원으로 지급되는 건강보험 진료비 내역에 대한 공익적 감시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시했다. 또 “해당 정보 공개를 통한 병원 서열화로 환자 쏠림 현상 등 부작용이 우려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건전한 경쟁으로 의료 서비스 질을 개선하도록 유도해 얻는 이익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이번 판결이 병원 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의료 공공성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그동안 종합병원이 급여와 비급여 진료로 얻는 수익을 전혀 공개되지 않아 재무제표 왜곡이 심각했고, 정부와 공단은 왜곡된 자료를 근거로 건강보험 수가를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건강 보험료가 인상돼도 보장률은 60% 수준으로 제자리인 반면, 병원들은 경영이 어렵다며 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비급여 진료를 늘리고 있다”며 “이번 판결로 해마다 가중되는 국민 의료비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하향식 공천 폐해 해소… 동원 선거 차단이 과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와 함께 ‘안심번호’를 통한 휴대전화 여론조사 방식 도입을 제안했다. 안심번호란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일종의 가상 휴대전화 번호를 말한다.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나면 번호는 자동 소멸된다. 따라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각 후보 진영에서 명부 입수나 착신 전환을 통해 여론조사를 조작·왜곡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또 집 전화가 아닌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안심번호를 통한 여론조사가 바람직한 방향이며 한 단계 진일보한 조사 방식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안심번호 여론조사가 오픈프라이머리의 보완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추진된 배경은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겠다는 목적도 있지만 기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민심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기보다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예산 낭비를 막는 데 더 효과적이다. 오픈프라이머리가 시행되면 본 선거까지 사실상 두 번의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혈세가 지출될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도 안심번호 여론조사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월 28일 “유선전화 가입자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는데도 현행 여론조사는 여전히 유선전화 조사에 의존하고 있어 유권자의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심번호를 이용한 여론조사 방식을 도입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출마 후보에게 비용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현재 전화면접 조사에서 샘플 하나(피조사자 1명)당 가격은 1만 2000원 선이다. 그런데 안심번호를 사용하게 되면 이동통신사에 번호 제공 조건으로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샘플당 적어도 2000~3000원의 단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통신사의 샘플 설정 시 투명성 보장을 위해 관련 정부 부처에 별도의 관리 기구가 설치돼야 한다는 점도 제도 시행에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명자 카이스트 초빙교수·前환경부 장관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명자 카이스트 초빙교수·前환경부 장관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최근 2012년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을 논란 끝에 결정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원전 관련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화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기준에 미달한다며 국회 차원의 검증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 지역 주민들은 원안위 해체와 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월성 1호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과 원전 신규 건설 등 앞으로 맞닥뜨릴 현안들을 풀어 나가는 데 선례가 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원자력 딜레마’, ‘원자력 트릴레마’, ‘사용후핵연료 딜레마’ 등의 저자인 김명자(70·카이스트 초빙교수) 전 환경부 장관을 5일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원안위가 지난달 27일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원전 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했습니다. 원안위의 결정에 야당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적지 않습니다. 원안위 결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여러 요인이 얽혀 있어 한마디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결정하기까지 원안위가 기술적 검증을 하고, 민간검증단이 일반적 의견과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하고,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가 사전 검토를 하는 등 다중 단계를 거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안전 운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저해 요소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 그 판단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둘러싼 반대와 쟁점이 해소되지 못한 채 표결로 결정이 나 아쉽습니다. →계속운전 신청 등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보십니까.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설계수명 만료 2년 11개월 전인 2009년 12월 계속운전을 신청했으나, 후쿠시마 사고 등으로 가동 중단 2년이 넘도록 심사가 미뤄졌습니다. 한수원은 계속운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2009년 4월부터 27개월간 압력관 교체 등 9000여건의 설비 교체와 개선에 5600억원을 들였다고 합니다. 절차상 앞뒤가 뒤바뀐 것이죠. 계속운전 기간으로 따지면 10년간 연장 허가를 신청하고도 이미 2년 반을 잃어버린 결과가 됐습니다. →원안위가 만장일치가 아니라 표결로, 그것도 일부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한 것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원안위가 기본적으로 합의제 행정기관이라고 한다면 끝장토론을 해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미 상당히 지체된 상황에서 위원장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봤겠지요. 원안위의 논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야 심층토론이 되니까요. 원자력은 특성상 원자력계와 비전문가 사이의 안전 인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원자력의 특성은 기술만이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까지 확보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합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건 맞는데, 방법론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원자력계는 비전문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느라 고심하겠지만, 원자력은 원래 가치가 개입되는 데다 신뢰가 기본이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원자력을 둘러싼 가치 갈등과 불신 속에서 우리 사회의 협상 능력이 크게 모자라다 보니 합의 도출이 어려운 것이라 봅니다. →환경단체와 일부 원자력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가 1991년 안전기준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가 제시한 국제 기준에도 부적합하다며 국회 차원의 검증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계속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안전성 평가는 핵심이지요. 거기 들어가는 비용이 폐로의 경우보다 경제성이 크면 사업자가 계속운전 신청을 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입니다. 월성 1호기의 안전 평가에서 가장 쟁점이 된 것은 이른바 ‘R7’(격납건물 설계요건)입니다. R7은 캐나다 규제기관(AECB)이 1991년 2월 발간한 규제 문서로, 1981년 1월 이후 건설 허가를 받은 원전에 적용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규제 당국은 월성 1호기는 1978년에 건설 허가를 받아 R7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 따라 계통·구조물·기기에 대해 최신 운전 경험과 연구결과 등을 반영한 기술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은 여전히 ‘심사과정에서 현행 안전기준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어 일반 국민은 과연 안전한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면 안전성 관점에서 두 주장 사이의 차이가 무엇인지 제3의 입장에서 쟁점을 최종 정리해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월 20일 공포된 개정 원자력안전법 103조에 따른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십니까. -원자력안전법 103조의 개정 취지는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제도적으로 반영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월성 1호기는 개정 전인 2009년 12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했으므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규제 당국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강화된 규정대로 주민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법적 규정과 사회적 요구 사이의 괴리인데,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안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모든 논쟁과 갈등은 그간의 원자력 안전규제 행정에 대한 불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때 신뢰를 얻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일부에서 국회 차원의 안전 검증을 촉구하고 원안위 결정 직후 야당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안위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습니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요건과 절차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법적 절차의 결과에 대해 사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된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갈등이 재연되겠지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정치적 역량이 한 걸음이라도 진전되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원안위 결정에 따라 한수원이 45일간 각종 안전 검사와 시설 정비를 마친 뒤 4월 말 재가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과제는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안전성을 설득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무엇이 요구됩니까. -선진국이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지역 주민을 설득이나 교육의 대상으로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잠재적 기술위험에 대한 불안에도 불구하고 전력 생산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삶의 터전 가까이에 받아들였으니 마음으로 통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신뢰 쌓기를 해야 하는데, 한 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이 참 어렵습니다. 모든 정보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운영의 동반자로 만들고자 하는 자세가 기본이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투명성과 민주성이 기본입니다. →10년 내에 원전 6기의 설계수명이 끝납니다. 그때마다 이번처럼 수명 연장 논란이 반복될 텐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청 절차가 개선되고, 안전기준 적용에 대한 원칙도 더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인허가를 신청할 때 안전성 평가보고서와 설비 투자계획을 함께 제출하고, 인허가 승인을 받은 후 설비투자를 하도록 하는 등 보완이 필요합니다. 인허가 신청 시점을 현재의 ‘설계수명 만료 5년 내지 2년 전까지’에서 미국(1995년부터 적용)처럼 5년으로 늘려야 할 것입니다. (2015년 3월 현재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439기 원전 중 30년 이상은 256기(54%), 40년 이상은 73기(17%)이고, 평균 운전 기간은 29년이다.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자로 122기 중 폐로를 결정한 것은 7기다.) →원전 폐로 결정이 내려져도 문제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법적·제도적 체계를 갖춰야겠지요. 원전 해체에 관한 기본 규정은 2015년 1월 원안법 개정으로 기초는 마련된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기술적으로 국제 협력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자체 기술력이 상당 수준이므로 중장기 계획에 의해 해체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면 하지 못할 이유는 없겠지요. 그런데 원자력 계획은 워낙 장기적이라 정부가 바뀌고 공무원 순환보직 속에서 계속 미뤄지고 체계를 잡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취약성입니다. 따라서 법적 체계를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원안위 위원 9명 가운데 5명을 정부가 추천하고, 나머지 4명은 여야가 각각 2명을 추천합니다. 위원들의 전문성과 관련, 4명만 원자력 전문가이고 나머지 5명은 변호가·의사 등 비전문가입니다. 그렇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현재의 구성 취지는 법률, 인문사회 등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반영된 균형 있는 안전 행정 구현을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전문성을 어떻게 단기간에 확충하고 합의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 등 과제를 남겼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여러 분야와 일반 국민의 시각이 반영돼 기술적 차원 이외에 사회적 차원까지 통합돼야 합니다. 그런 거버넌스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안위의 독립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인데요. -원자력안전 규제 기관의 독립성을 비롯해 규제 체제 전반에 대해 종합 검토하는 국제적 시스템이 있습니다. IAEA 주관의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인데, 수검 결과 한국은 ‘훌륭한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국내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원안위의 최우선 과제는 신뢰를 얻는 일입니다. 나름 노력도 하고 지역 주민 참여도 일부 확대되고 있으나 갈 길은 멉니다. 원전 규제 기관이 지역 사회의 안전보다 사업자 편에 서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합니다. 신뢰 쌓기는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한 규제라는 믿음을 주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참여의 결과가 실제 원전 운영에 반영될 수 있어야겠지요. 또 월성 주변 지역 갑상선암 등 역학조사 후속 연구 결과를 비롯해 모든 정보가 공개돼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원자력 정책은 진흥 중심으로 기술력 확보와 해외 수출 등의 성과가 있었으나, 원전 비리라는 오점으로 얼룩졌습니다. 오늘의 원자력 갈등은 그동안의 불신의 골로 인해 사회적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원전 비중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줄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원전을 늘리고 줄이고를 말하기에 앞서 왜 줄이고 늘려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에너지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로서 원자력 기술 자립도는 격동적인 에너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쉽게 버릴 수 없는 자산입니다. 21세기 신에너지 체계가 구축될 때까지 안전 운영에 대한 신뢰를 얻어 원자력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더욱이 동북아 원자력 산업 클러스터를 전망할 때 기술 진보도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 못지않게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이 시급하고 지난합니다. 이 역시 투명성과 민주성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에게 신뢰를 줄 때 추진이 가능합니다. 신뢰는 원자력 리더십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김균미 편집국 부국장 kmkim@seoul.co.kr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장관’ 김명자 김명자 전 장관에게는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이라는 타이틀이 항상 따라다닌다. 김대중 정부에서 3년 8개월 동안 환경부 장관을 지내면서 봇물을 이뤘던 환경 관련 이슈들을 처리했다. 특히 10여년간 낙동강 상하류 지역 간의 난제였던 ‘3대강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낙동강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곽결호 당시 수질국장을 동행해 주민들과 소주를 나누며 대화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영남 지역 주민에게 특별법 제정을 전후해 각각 2만 3000통의 편지를 띄워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치밀함과 섬세함, 신중하면서도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1990년대 들어서는 환경단체와 여성계, 관계 등에서 활동했다. 장관과 국회의원에 이어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도 여러 단체의 이사와 고문으로 현역 때 못지않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웰다잉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호스피스 법안 제정과 재단 설립에 애정을 갖고 힘을 쏟고 있다. ▲1944년 서울 출생 ▲서울대 화학과 졸업,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박사 ▲숙명여대 교수, 명지대 석좌교수 ▲환경부 장관(1999.6~2003.2) ▲제17대 국회의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현재 그리코리아21포럼 이사장
  • [시론] 한·중 FTA, 미완의 성공/최원목 이화여대 교수·싱가포르국립대 방문교수

    [시론] 한·중 FTA, 미완의 성공/최원목 이화여대 교수·싱가포르국립대 방문교수

    역사적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가서명돼 문안이 공개됐다. 정부의 자평에 따르면 미국·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과의 FTA 체결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FTA 허브‘로서의 지위가 확보됐고, ‘아·태 지역 경제통합 과정에서의 핵심축(린치핀)’ 역할 수행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한다. 지난해 말 한·중 FTA 협상의 타결 선언 이후 FTA 혜택이 별로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으나 이제 협정 문안을 공개할 수 있으니 ‘실체적인 이익’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불법 어획 수산물을 FTA 특혜관세 혜택에서 배제하고, 48시간 내 통관 원칙을 규정한 것은 한·중 상품교역 질서를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중국 측이 애초 제시한 까다로운 원산지 결정 기준을 완화한 것(결합기준 적용축소, 역내 부가가치 요건을 40~50%로 하향조정)도 대중교역 확대를 위해 바람직하다. 상표권과 실용신안권 보호를 강화하고 지적재산권 관련 집행력을 강화해 우리 지재권 보호나 한류 콘텐츠의 대중 진출 확대를 꾀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 내 상사 주재원의 체류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것도 우리 기업인의 애로 사항을 다소 해소한 것이다. 환경보호 수준을 지속적으로 제고하고 환경 법규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도록 의무화한 것은 중국발 환경악재 대처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럼에도 실망스런 부분이 많다. 대중 교역 흑자의 효자 품목인 승용차, 자동차 부품, 대형 가전제품,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등이 중국 측 개방 목록에서 제외됐다. 상당수의 철강제품(아연도금강판, 전기강판 등), 기계류(굴삭기 등 건설기계, 고급공작기계), P-X, TPA 등의 석유화학제품, 화섬사와 같은 섬유제품 또한 제외됐다. 중국이 국내적으로 육성 중인 고부가가치 분야는 대부분 제외하고 저부가가치 품목 위주로 FTA 혜택이 발생토록 한 셈이다. 우리 측이 농수산 품목에서 극단적 보호주의(수입액 기준 60%를 개방에서 제외)를 택한 대가인 셈이나 양 부문의 교역 액수와 잠재적 교역 기회를 감안할 때 우리로서는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 중국 내에 만연한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해서는 강력한 비관세 조치 파악 및 대응 메커니즘이 마련돼야 하는데, 투명성 원칙과 공무원들 간의 협의 채널만 구축하는 데 그쳤다. 한국 원산지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범위를 역대 최다(310개 품목)로 확보한 것은 좋으나 ‘협정 서명 당시 존재하는 공단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한해’ 원산지 지위를 인정토록 해 남북한 경협이 개성공단 이외의 지역으로 확대될 경우에는 추가 합의해야 원산지 지위를 인정받게 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서비스 및 투자 분야에서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 내에서의 법률 및 건설 서비스 합작 자유화를 달성하고, 중국 내 한국 관광회사의 관광객 모집 영업이 허용됨을 성과로 내세운다. 그러나 FTZ에서의 적극적 자유화 정책은 이미 중국이 자체 필요에 의해 확립한 정책이고, 관광회사 영업 허가는 중국이 이미 진행하고 있는 관광업 자유화 파일럿 프로그램에 한국을 참여시키기로 한 방침을 재확인한 것일 뿐이다. 오히려 서비스 분야에서의 최혜국 대우 의무가 한·중 FTA에 규정되지 못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FTA 체결국 간에 차별적인 서비스 규제가 형성되는 것을 막는 최혜국 대우 의무 조항은 현대적 FTA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이미 뉴질랜드·스위스와 각각 체결한 FTA에서 이러한 의무를 인정한 바가 있다. FTA 글로벌 허브와 린치핀은 주요 경제권과 FTA를 많이 맺기만 하면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상이한 FTA들 간에 초래되는 복잡성이 거래 비용을 증가시키기 마련이므로 이러한 비용 증가에 체계적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한·중 FTA에는 이러한 교역 복잡성을 줄이려는 의식적 노력이 반영돼 있지 않다. 협정의 전문을 보더라도 그저 양국 간의 양자조약을 맺는다는 선언에 그치고 있고, 아시아 지역의 통합과 평화에 파급효과를 미치려는 역사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양국 정부 모두 호랑이를 그릴 기회에서 고양이를 손쉽게 그려 내는 정치적 편의주의 함정에 결국 빠진 결과다.
  •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포스코] 2000년 민영화… 소유·경영 완전분리

    2000년은 포스코가 민영화라는 커다란 변화를 맞은 시기다.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단순히 손바뀜을 한 것을 넘어 기업의 지배구조가 지속적으로 개선된 때이기도 하다. 민영화 이후 포스코는 전문 경영진의 전횡 가능성을 줄이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민영화 완료 1년 전인 1999년 3월, 전문경영진의 책임경영과 이사회의 경영감시 및 견제기능을 강화한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해 내부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경영기반을 구축했다. 소유와 경영은 완전히 분리됐다. 전문 경영진이 책임경영을 하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은 독립적인 이사회를 거치게 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한다. 외환 위기 당시인 1997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도입한 사외이사제는 상장 기업 중 가장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포스코 이사회는 독립적인 사외이사 7인과 사내이사 5인으로 구성된다. 7명의 사외이사 중 1명이 반드시 이사회 의장 및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사외이사 중심의 운영 체계를 확립했다. 특히 2006년에는 이사회를 대표하는 이사회 의장과 경영진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를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고 경영진 감독 기능을 강화했다. 정기적으로 사외이사만 참석하는 회의를 운영해 각 의제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독립적인 의견을 수렴할 기회도 보장한다. 이사회 내 전문위원회는 모두 6개에 달한다. 철강 투자의 검토와 심의를 담당하는 경영위원회는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나머지 5개 전문위원회는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기에 감사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보장한다. 해외 유력 투자가들이 포스코 지분을 늘리며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도 이와 같은 투명한 지배구조가 배경이 되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뉴스 분석] 한국 사회 ‘反부패 실험’ 시작됐다

    [뉴스 분석] 한국 사회 ‘反부패 실험’ 시작됐다

    한국 사회 초유의 ‘반부패 실험’이 시작됐다.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다. 전체 재석의원 247명 중 찬성 226명, 반대 4명, 기권 17명으로 찬성률 91.5%를 기록했다. 적용 대상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치면서 당초 누락됐던 사립학교 재단 이사장과 이사들이 추가됐다. 2011년 6월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처음 제안하고 이듬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지 2년 7개월 만이다. 법제처 심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면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16년 10월부터 시행된다. 앞으로 기존 공직자뿐 아니라 기자 등 언론 종사자와 사립학교 임직원까지도 직무와 상관없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면 처벌받는다. 직무와 관련된 100만원 이하 수수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우리 사회에서 이 법의 적용 대상은 최소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원안과 달리 공직자 가족 범위를 배우자로 축소하는 등 손을 봤지만 배우자의 금품수수에 대한 신고가 의무화되는 등 과잉 입법과 위헌 논란은 적지 않다. 정작 국회의원의 민원 전달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 예외 활동’으로 폭넓게 인정해 법망을 빠져나갈 구멍도 만들었다. 아울러 공직자가 가족·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는 수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이해충돌 방지’ 조항과 시민단체(NGO), 변호사·의사·회계사 등 전문직들이 적용 대상에서 빠지면서 법 취지가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민심(民心)은 김영란법을 우리 사회에 실험해 보자는 여론이 짙다. 법안 하나가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는 없어도 관행으로 묵인되어 온 부패에 대한 인식 수준은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의 경우 한국은 지난해 조사 대상 175개국 중 43위에 그쳤다. 김영란법이 직무, 기부·후원 등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한 차례 100만원 혹은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수수를 처벌토록 한 건 현행법에서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입증에 실패해 무죄가 선고되는 부패 범죄 현실을 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공직자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우리 사회의 상식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재적 의원 171명 가운데 찬성 83명, 반대 42명, 기권 46명으로 부결됐다. 법안 통과를 위해 필요한 재적 의원 과반수인 86표에 3표가 모자랐다. 한편 청와대는 김영란법 처리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부정청탁을 포함한 부정부패와 그동안의 적폐가 획기적으로 근절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글로벌 시대] 시진핑의 중국 대개조/민재홍 덕성여대 중문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시진핑의 중국 대개조/민재홍 덕성여대 중문학과 교수

    중국 시진핑은 신년 회견에서 2015년 춘제(春節) 메시지로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의거해 나라를 통치)을 제시했다.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주요2개국(G2)의 반열에까지 올라 세계 경제를 호령하는 중국이지만, 그 이면에 자리한 국민들의 문화 의식 낙후, 준법 의식 결여, 부정 부패, 극심한 빈부 격차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문제들로 인해 명실상부한 선진사회 진입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춘제 메시지는 관시(關係)가 아닌 법과 시스템에 따른 원칙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시진핑의 강력한 의지다. 국제 비정부기구(NGO)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2014년 세계부패지수에서 중국은 175개 국가 중 100위를 차지할 정도로 부패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저우융캉(周永康)으로 대표되는 고위 관료들의 부패와 축첩, 관언 유착, 지방 하급 관리들의 부정 축재들이 사회 깊숙이 만연해 있다. 최근 거액의 뇌물을 받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한 부패 관료의 뇌물 수수액은 무려 63억원에 달하고, 중국의 최하위급 관리인 촌관(村官)들도 국가보조금 횡령, 강제철거 주택 빼돌리기 등으로 거액의 불법 자금을 만들 정도다. 이러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진핑은 부패와의 전쟁, 호화 사치 금지령을 선포했다. 공무원들의 회식 제한, 유흥업소 출입 금지 등으로 술 매출이 줄고, 고가의 선물 금지로 백화점과 슈퍼마켓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고급 의류, 가방과 같은 명품 소비가 줄고 카지노와 골프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으며, 5성급 호텔도 도산하는 등 사회 정풍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인의 시민의식과 도덕의식에 대한 시진핑의 강력한 중국 대개조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1993년 출범한 김영삼 문민정부는 금융실명제, 하나회 척결, 공무원 골프금지 등 개혁적인 조치와 이전 군사정권하에 만연하던 권력 부패와 비리 척결을 통해 신한국 건설의 의지를 보여 주었다. 당명도 신한국당이라고 바꿀 정도였으니 말이다. 현재 시진핑의 중국도 대대적인 사정과 뇌물 수수 금지, 권언(權言) 유착 금지 등을 통해 신중국을 건설하고 있다. 정치적·역사적 관점에서 1949년 10월 1일 출범한 중국 대륙의 공산당 정부를 신중국이라고 칭하는데, 2015년 시진핑 중국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문화적·의식적 수준의 신중국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전 후진타오(胡錦濤)로부터 모든 힘과 권력을 물려받아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고, 시진핑이 모든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물론 반부패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시진핑에 대해 궁지에 몰린 부패 관료들의 역습이 있기도 하다. 저우융캉은 시진핑 암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탐관오리들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왕치산(王岐山) 중국 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역시 여러 번 암살 시도를 당했고 청산가리가 담긴 연하장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 체제는 이미 공고해졌고, 개혁과 여유가 함께 뒤따르고 있다. 올 초 시진핑이 신년 인사를 할 공산 원로 100인의 명단에는 정적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자신의 정치 철학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은 안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가 대개조를 주창했다. 현재 진행되는 중국의 대개조는 부패 척결과 사회 정풍을 통해 중국인의 의식과 수준을 대개조하는 차원이다. 중국이 이를 통해 경제 발전 속도에 걸맞은 국민 의식과 문화 수준을 갖춘 명실상부한 선진 중국으로 도약할지 기대된다.
  • ‘두 바퀴의 자유’ 자전거가 선사한 기쁨의 역사

    ‘두 바퀴의 자유’ 자전거가 선사한 기쁨의 역사

    자전거의 즐거움/로버트 펜 지음/박영준 옮김/책읽는 수요일/296쪽/1만 3000원 자전거로 전 세계 5대륙, 50여 나라, 4만㎞를 달린 저자가 전하는 자전거 이야기다. 기본적으로는 자전거의 발전 과정이 주요한 얼개다. 여기에 사회, 문화, 여성 등 여러 분야에서 자전거가 가져온 의미 있는 변화상을 얹었다. 근대화의 시기에 자전거는 ‘두 바퀴의 복음(福音)’이었다. 실용적인 이동 수단을 넘어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도구로 작동했다. 예컨대 유럽의 대중에게 자전거는 귀족들의 말(馬)과 다름없었다. 저자는 이 같은 현상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 계층이 기동성을 갖추게 된 사건”으로 본다. 노동자 계층의 먼 거리 출퇴근이 가능해지면서 도시의 지리적 모습도 바뀌었다. 많은 이들이 교외로 생활 반경을 넓혔고, 덩달아 도시 빈민 지역의 공동 주택들은 빈집이 돼 갔다. 문화와 체육, 건강 등 여러 분야에서 노동자들의 자아 개선 욕구가 분출되면서부터는 시골에도 도시의 삶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엄격했던 계급과 성별의 장벽도 하나둘 무너졌다. 우리가 흔히 자전거를 두고 표현하는 ‘두 바퀴의 자유’란 바로 이 대목에서 진정한 가치를 갖는 것이지 싶다. 책은 발로 땅을 차며 움직여야 했던 1817년의 드라이지네로부터 시작되는 자전거의 역사, 여성이 자전거를 타면 성적으로 자극될 수 있다며 우려했던 빅토리아 시대의 일화, 자전거와 사랑에 빠졌던 유명 인사들의 이야기 등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모든 부품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완벽한 투명성과 고전적 절제의 미학, 부품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청각적 아름다움까지, 자전거가 선사하는 기쁨이라면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美, 요금 따라 인터넷 속도 차별 금지

    앞으로 미국에서 통신업체들은 돈을 더 받고 인터넷 속도를 빠르게 하는 등 속도를 차별화할 수 없게 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해 온 ‘인터넷 평등주의’를 위한 규정이 만들어진 것인데 통신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6일(현지시간) 인터넷 통신망 서비스상의 차별을 없애는 ‘망중립성’ 강화 규정을 확정했다. 통신위는 이날 새 망중립성 강화 규정을 표결에 부쳐 찬성 3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새 규정의 골자는 인터넷 통신업체들이 별도의 대가를 받고 특정 콘텐츠의 전송 속도를 빠르게 해 주는 이른바 ‘급행 차선’ 및 서비스 종류에 따라 합법적인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속도를 느리게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은 “인터넷은 누구나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인터넷의 중요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통신업체들이 관련 규정을 마음대로 만들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인터넷 평등주의 구상을 반영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성명에서 “인터넷서비스공급업체(ISP)가 온라인 상거래에서 승자와 패자를 선택하도록 할 수는 없다”며 ISP가 합법적 콘텐츠를 차단하면 안 되고, 콘텐츠 종류에 따른 전송 속도의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ISP 서비스의 투명성을 높여야 하고, 요금을 더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비스가 느린 속도로 제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통신업체와 공화당은 정부가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고 지나치게 개입한다며 반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국민연금 헤지펀드 투자 이르면 연말부터

    국민연금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수익률과 위험이 모두 큰 헤지펀드에 국민연금을 투자한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올해 첫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열어 국민연금 투자 다변화 방안의 일환으로 헤지펀드에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신규 투자는 지난해 12월에 나온 ‘2015~2019년 해외투자 전략 및 추진과제’의 후속 조치다. 다만 국민연금은 투자 위험성 문제를 고려해 시장 규모가 크고 투자 체계가 잘 정착된 해외 헤지펀드에 우선 투자하기로 했다. 초기에는 재간접투자 형태로 시작해 투자 규모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또 운용사에 대한 실사를 의무화하고, 외부기관을 통해 운영 위험성을 이중 점검할 예정이다. 헤지펀드의 리스크를 감안해 투명성과 위험관리 강화에 중점을 둔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현재 최고 500만원인 ‘국민연금실버론’(노후긴급자금 대부사업) 대부한도를 750만원으로 높여 긴급자금 수요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이날 의결했다. 국민연금실버론은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에게 전·월세 자금, 의료비, 재해복구비, 배우자 장제비 용도로 긴급한 생활안정자금을 대부하는 사업이다. 한편 국민연금 적립금(순자산)은 지난해 말 469조 8229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10%인 42조 8684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국민연금이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해 거둔 수익률은 잠정적으로 5.25%로 나타났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제주, 외국인 카지노 신규 허용에 도민 반대 목소리

    제주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외국인 카지노’ 신규 허용을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 의견을 압도했다. 인터넷 언론인 ‘제주의소리’가 최근 제주지역 오피니언 리더 463명(공무원 93명, 교육계 44명, 경제계 52명, 전문직 90명, 1차 산업 종사자 27명, NGO 36명, 기타 1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외국인 카지노(신규) 허용을 47%가 ‘안 된다’고 응답했다.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4%에 불과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였다. 원희룡 지사가 추진 중인 ‘카지노 규제·감독 기구 설치를 전제로 허용할 수 있다’는 조건부 찬성 의견은 46%였다. 또 원 지사가 밝힌 ‘대규모 카지노 2~3개로의 구조조정’ 방안은 반대 의견이 많았다. ‘제주 카지노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찬성한다’는 의견은 29%인 반면 ‘중국자본에 카지노를 허가해 주기 위한 꼼수로 반대한다’는 의견은 60%나 됐다. 현재 지난해 11월 원 지사가 도의회에 제출해 계류 중인 ‘카지노업 관리·감독에 관한 조례안’ 처리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69%가 “충분한 공론화가 진행될 때까지 처리를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시급히 처리돼야 한다”는 의견은 24%에 불과했다. 도의회는 도민의견 수렴 등 공론화 과정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안건 상정을 보류한 상태다. 중국자본인 란딩그룹과 싱가포르 겐팅그룹의 합작법인인 람정제주개발은 제주신화역사공원 252만㎡ 부지에 1조 8000여억원을 들여 대규모 카지노 복합리조트 조성을 추진 중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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