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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신춘문예 시 당선작-심사평] 깔끔한 표현으로 서정적 구체성·투명성 살려

    [2016 신춘문예 시 당선작-심사평] 깔끔한 표현으로 서정적 구체성·투명성 살려

    이번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많은 분이 응모해주셨다. 심사위원들은 본심에 부쳐진 작품들을 함께 읽어가면서, 일부 작품이 만만찮은 시간을 축적한 결과라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대상을 좀 더 일상 쪽으로 구체화하여 우리 주위의 타자들을 애정 깊게 응시한 결실도 많았고, 스스로의 경험적 구체성에 정성을 쏟은 사례도 많았음을 깊이 기억한다. 이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함께 주목한 이들은 모두 세 분이었다. 이혜리, 최혜성, 정신희씨가 그분들인데, 오랜 토론 끝에 심사위원들은 정신희씨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이혜리씨의 작품들은 감각적 장면들을 상상적으로 모자이크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충격과 반응으로 연쇄해 가는 감각 운동이 진정성과 독자성과 연관성을 두루 지니고 있었다. 최혜성씨의 시편은 특별히 ‘미동’이 끝까지 경합하였는데, 매우 밀도 높은 관찰과 표현이 특장으로 거론되었다.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소묘의 집중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결국 정신희씨의 ‘가족’을 당선작으로 정했다. 전언의 구체성과 깔끔한 표현, 그리고 착상과 비유의 과정이 안정된 역량을 보여주었다고 판단한 결과이다. 이 시편은 규칙적으로 서로를 향해 다가가면서도, 맹목과 위험을 동시에 지닌 관계로 ‘가족’을 파악한다. 물론 이러한 파악이 정신희씨만의 개성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당선작은 그러한 파악을 ‘그가 먼저 돌을 놓기를 기다리는 동안/나는 끝까지 돌을 움켜쥐고 있었다’는 표현에서 보이는 긴장과 예각적 균열을 통해 보여주고, 나아가 ‘길’의 뒤섞임, 팽창, 멈출 줄 모르는 질주의 형상과 그것을 어울리게 하면서 서정적 구체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살려주는 데 성공하였다. 이 점 여러모로 신뢰를 주기에 족했다.
  • “아베 총리가 자기 말로 직접 설명·호소해야”

    “아베 총리가 자기 말로 직접 설명·호소해야”

    “일본 측이 일본군 위안부 지원재단에 적잖은 정부 예산을 출연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법적 배상을 의미하며 과거 아시아여성기금 형태보다 한 걸음 진전된 것이다. 이번 합의로 한·일 협력을 가로막던 걸림돌이 치워졌다.” ●정부 예산 출연 자체가 법적 배상 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한국 측,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어려운 결단을 내렸으며 합의에는 한국 측 결단이 더 컸다”면서 “국가 이익과 한·일 관계 진전을 위해 어느 정도 비난은 감수하겠다는 미래와 역사를 고려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정부 예산 지출은 실질적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과”라며 “법적 배상을 고수하면 1965년 청구권협정을 마지노선으로 삼는 일본과는 절대 타협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 총리의 자격으로 ‘책임 통감’과 ‘사죄’를 표명한 것도 의미가 있으며, 과거 도덕적 책임에서 도덕적이란 표현을 뺀 것도 해석의 폭을 넓혔다고 평가했다. 일본 국내적으로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주문하는 연립여당 공명당에 대한 배려도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일은 경제적이나 지정학적으로 협력을 통해 국익을 서로 극대화할 수 있는 ‘윈원 구조’ 속에 있는데도 역사 인식, 위안부 문제란 걸림돌에 걸려 협력을 진전시킬 수 없었다”면서 “걸림돌 제거를 계기로 전방위적으로 협력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동북아 구도와 관련, “두 나라는 북한의 불투명성과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안보협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도 아시아 회귀전략에서 3국 협력과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등 한·미·일 3국 협력이 더 속도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양국 갈등 속에서 한국에서 거리를 두려고 했던 적잖은 일본인을 다시 한국 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됐으며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이고, 식어 버린 한류도 다시 점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니 적극적인 활용을 고민할 때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피해자 비판 설득이 합의 성공 관건 오쿠조노 교수는 “앞으로 중요한 점은 두 나라 정부가 서로 국내와 상대방의 여론을 자극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을 설득·납득시키면서 합의를 소중하고 신중하게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합의의 성공 열쇠는 정대협 등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 등의 비판적 입장을 어떻게 한·일 양국이 설득하고 다독거려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는 아베 총리가 앞서 참의원 등 몇 차례 공적인 자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며 “아베 총리가 피해자들과 한국인들에게 직접 자기 말로 설명하고 호소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정당 후원회 부활, 정경 유착 우려된다

    2006년 폐지된 정당 후원회 제도가 9년여 만에 부활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그제 정당을 후원회 지정 대상에서 제외한 정치자금법 규정인 45조 1항에 대해 위헌 여부를 따지는 헌법소원에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이 정당 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이 조항을 2017년 6월 말까지 개정하라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다음 대선 때부터 정당들이 공개적으로 후원회를 열어 대선 자금을 모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요즘의 현실이지만 정당은 민주주의 발전이나 책임정치의 구현을 위해 지금보다 더 발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이 정당에 대한 재정적인 후원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에 대해 헌재가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은 타당하다.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 행사라는 측면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기부를 함으로써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고, 나아가 정당을 통해 국가의 정치적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특히 정당 후원회 폐지 이후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이 점차 확대되면서 여야의 국고보조금은 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재정 충당을 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손쉽게 돈이 들어오니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기 위한 정치 구현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고, 정당 간의 경쟁력도 상실했다. 국회의원 의석수에 따른 보조금 배분으로 거대 정당 중심의 양당화를 고착시키기도 했다. 현행 정치자금제도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후원은 허용하면서 정당은 제한한 것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대기업으로부터 선거자금을 트럭째 넘겨받은 이른바 ‘차떼기’ 사건 이후 정경유착이라는 후진적 정치 문화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그 이후에도 우리 사회는 ‘김영란법’ 제정 등을 통해 공직사회와 민간 기업 간의 부패 고리를 끊기 위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시기에 자칫 정당 후원회의 부활이 기업의 정치권에 대한 유착 유혹의 불씨를 되살리지 않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차떼기야 사라졌다지만 정당 후원회가 열린다면 나 몰라라 할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선거를 앞두고 미리 보험을 들어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 기업의 생리이고, 정당 또한 ‘수금’하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다. 헌재의 결정으로 여야는 상임위를 열어 정치자금법을 비롯해 관련법 개정에 착수한다고 한다. 우선 관련법 개정 시 법인과 단체 명의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한 31조 조항은 그대로 살려 놓아야 한다. 정당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주체를 개인으로만 국한해야 한다. 기업 등의 기부를 허용하면 대기업의 과도한 영향력, 여당에 대한 기부 쏠림, 정당의 정치자금 전용 가능성 등 부작용으로 인한 폐해가 더 클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이다. 불법 정치자금이 오가지 않도록 익명의 기부를 철저히 금지하고, 기부자의 직업을 포함해 모든 기부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정당 후원회 폐지를 전제로 했던 국고보조금의 대폭 삭감도 불가피하다.
  • 큰 이슈 없이 자성·개혁 ‘몸짓’… 갈등 속 남북교류 ‘물꼬’ 성과로

    큰 이슈 없이 자성·개혁 ‘몸짓’… 갈등 속 남북교류 ‘물꼬’ 성과로

    종교계는 이렇다 할 이슈 없이 자성과 개혁에 힘을 쏟은 한 해였다. 종단·교단별로 분규와 갈등이 이어진 가운데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튼 게 성과로 여겨진다. 크고 작은 기념행사가 줄을 이었고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둘러싼 논란과 실천들도 적지 않았다. ●다시 물꼬 튼 남북 교류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원 200명이 금강산에서 진행한 ‘민족의 화해와 단결,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모임’이 큰 성과로 꼽힌다. 7대 종단이 2011년 이후 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잦은 교류를 통해 자주적인 통일운동을 추동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남북 종교인들이 국제사회와 연대해 지속적으로 일본에 항의할 것을 다짐해 눈길을 끌었다. 조계종과 천태종은 각각 금강산 신계사와 개성 영통사에서 대규모 법회를 열었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평양에서 열린 ‘평화통일 기원 미사’에 참석했다. 천주교주교회의는 북한에서 조선가톨릭교협회 관계자와 만나 이르면 내년 봄 부활절에 평양 장충성당에 대한 사제 파견을 추진하는 등 북측과 매년 정기적으로 미사 봉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종교의 사회적 역할 관심 고조 경찰 수배를 피해 조계사로 피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종교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정치권과 경찰, 노동계의 대화에 나서 주목받았다. 화쟁위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의 노력으로 제2차 민중대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자승 총무원장의 중재로 한 위원장이 자진 출두했다. 천주교와 개신교계의 사형제 폐지와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도드라졌다. 천주교주교회의는 국회의원들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사형제 폐지를 위한 특별법 공동 발의에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현직 주교 26명 전원과 수도자·평신도 등 8만 5000여명이 참여한 서명도 국회에 전달됐다. 이 노력으로 7대 종단 대표들이 사형제 폐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 해 내내 분규와 갈등 조계종립대학인 동국대의 이사장과 총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이 뜨거웠다. 교수회와 학생회 등이 50일 단식농성을 이어 간 끝에 이사회 참석 임원 전원 사퇴로 일단락됐지만 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사면복권 논란도 뜨거웠다. 호계원이 승적 박탈된 서 전 총무원장에 대한 재심을 열어 ‘공권 정지 3년’으로 징계를 경감하자 불교계가 반발했고 복권 절차는 보류됐다. 총무원장 인선을 놓고 벌인 태고종 내분도 부끄러운 사건이다. 총무원과 비대위가 일으킨 폭력 공방 끝에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구속됐고 불교종단협의회는 태고종의 회원 자격을 정지했다. 개신교에서는 교회, 목회자 세습을 둘러싼 마찰과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자성과 개혁의 몸짓들 조계종은 처음으로 출가자와 재가자가 모여 종단 현안을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놨다.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무기관장, 교구본사 주지, 중진 스님,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9차례 토론을 벌여 사찰 50여곳의 재정을 일반 신도에게 공개하고, 예산 지출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각 사찰에 전달했다. 개신교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교단 감독회장 선거 파행 역사를 총정리한 백서를 펴내 눈길을 끌었다. 미래목회포럼은 한국 교회에서 제기되는 현안에 대한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건강한 방향성을 제시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도 ‘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를 출범, ‘목회자 윤리선언문’을 발표했다. ●종단·교단별 기념행사 봇물 개신교계와 성공회는 각각 선교 130주년과 125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미국 장로회 선교사 언더우드와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는 한 배를 타고 조선에 들어온 뒤 이해와 협력을 통해 개신교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 인물이다. 두 사람이 서울 정동에 나란히 세운 대한예수교장로회 새문안교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정동제일교회는 선교 130주년을 맞아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성공회는 영국의 존 코프 신부가 한국 초대 주교로 성품돼 선교를 시작한 지 125주년을 맞아 한인 최초의 성공회 사제인 고 김희준 신부의 흉상 제막과 감사성찬례를 열었다. 원불교도 창교 100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이면서 성업 100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현장 블로그] 시간강사 처우 눈감은 서울대

    24일 오전 서울대 성악과 시간강사 김상진(38)씨는 학교 본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악보를 들고 있어야 할 그의 손에는 ‘예술가도 사람이다.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피켓이 들려 있었습니다. 지난해 이탈리아 유학 도중 시간강사 오디션을 위해 비행기까지 타고 왔던 이 젊은 예술가는 시급 8만원을 받으며 일주일에 2시간 강의로 생계를 꾸려 온 가장입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2일 서울대 음대 홈페이지에 신규 강사 채용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이른바 ‘시간강사법’에 따라 강사 임용을 새롭게 할 수밖에 없는 학교 측의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시간강사법은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면서 ‘1년 이상 임용’과 ‘4대 보험 적용’을 보장하는 게 핵심입니다.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것이지만 재정 부담 탓에 도리어 대량 해고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던 바로 그 법입니다. 그런데 서울대 음대가 지난 8일 시간강사법 유예와 관계없이 강사 채용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습니다. 23일 국회에서 시간강사법을 유예하기로 했는데도 서울대에서 계속 잡음이 들리는 이유입니다. 학교 측이 새롭게 든 이유는 채용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해 실력 있는 강사들을 뽑겠다는 것입니다. 학연, 지연으로 얽힌 채용 과정에서 부적격자들이 강사가 되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기존 시간강사들은 황당해했습니다. 김씨는 “채용 과정의 문제를 강사들에게 전가하는 것이자 부적격 강사로 낙인찍는 명예훼손이나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특히 성악과의 경우 고용 보장, 학생 지도의 연속성을 위해 시간강사에게 5년간 재임용을 관행처럼 해 온 터라 신규 채용은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대 음대 강사 113명 해고 위험’이라는 자극적인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닌 이유입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대법 ‘4대강 담합’ 건설사 6곳 벌금형 확정

    대법 ‘4대강 담합’ 건설사 6곳 벌금형 확정

    4대강 사업 공사에서 입찰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건설사들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4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형 건설사 6곳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은 벌금 7500만원을, 삼성중공업은 벌금 5000만원을 각각 물게 됐다. 벌금 7500만원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담합 행위를 한 업체에 법원이 내릴 수 있는 최고 형량이다. 재판부는 항소심까지 징역 7500만원을 선고받은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통합돼 법인이 존속하지 않는다고 보고 공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판결을 받아들여 상고하지 않은 대우건설에는 벌금 7500만원, 포스코건설·금호산업·쌍용건설에는 벌금 5000만원이 각각 확정됐다. 이들은 2009년 1월부터 9월까지 14개 보(洑) 공사 입찰에서 건설사 협의체를 만들어 놓고 ‘들러리 설계’ 등의 수법을 동원해 담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들러리 업체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속칭 ‘B설계’를 제출하고 응찰 가격은 낙찰받기로 한 업체의 요구대로 써 주도록 해 공사를 나눠 가졌다. 입찰 직후부터 담합 의혹을 받았던 해당 건설사들은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담합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1115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듬해 검찰은 4대강 사업 비리를 대대적으로 수사해 담합에 가담한 건설업체 11곳과 전·현직 임원 22명을 기소했다. 1심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투입된 국가 재정 규모가 방대하고 사업의 정당성 자체에 대한 국민적 논란까지 많아 절차적 공정성·투명성 확보가 특히 중요하다”며 건설업체 7곳에 벌금 7500만원을 선고했다. 김중겸(65) 전 현대건설 사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서종욱(66) 전 대우건설 사장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건설사협의체 운영위원을 맡아 담합을 주도한 손문영 전 현대건설 전무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나머지 전·현직 임원 가운데 18명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2년에 집행유예 1∼3년을 선고했다. 2심은 건설업체들의 항소를 전부 기각하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일부 임원들의 형량을 벌금형으로 낮췄다. 손 전 전무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임원 대부분은 상고를 포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국제적 관광레저도시 태안기업도시 ‘라티에라’, 9조원 효과 부동산시장도 덕 본다

    국제적 관광레저도시 태안기업도시 ‘라티에라’, 9조원 효과 부동산시장도 덕 본다

    태안기업도시 ‘라티에라’는 현대건설의 자회사 현대도시개발이 사업기간 2007년~2020년에 걸쳐 태안군 태안읍과 남면 천수만 B지구일원에 대지면적 14,644천㎡에 총 사업비 9조원에 이르는 국제적인 규모의 관광레져도시로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미래지향적인 독특한 복합레저도시로 조성되는 라티에라에는 ▶콘도&스파리조트, ▶골프장, ▶테마파크, ▶국제비즈니스단지, ▶첨단복합단지, ▶주거단지, ▶생태공원, ▶상업업무단지 등이 들어설예정이고 태안군 남면 당암리 2-10번지에 홍보관을오픈중에 있다. 국내 6개 기업도시 중 가장 먼저 추진되는 ‘라티에라’는 앞으로 태안의 부동산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지역민의 고용창출과 다양한 지역문화 콘텐츠 개발을 통해 지역내 경제적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라티에라’ 9조원효과 덕볼 아파트는?태안읍 동문리에 동일토건이 시공하는 지역주택조합아파트인 ‘태안동일하이빌’의 조합원 모집이 시작됐다. 주변시세보다 3.3㎡당 100여만원 가량 저렴하게 조합원들에게 공급하고 태안기업도시 조망이 가능한 최고입지에 들어서는 만큼 지역주민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태안동일하이빌’이 들어설 태안읍 동문리는 미래가치가 우수한 지역인데 반해 아직까지 부동산 가격이 저평가되어 있는 곳으로 향후 태안기업도시’라티에라’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곳이다. 생활인프라도 충분히 구축되어 있고 백화초, 송암초, 태안중, 태안여중, 태안고, 태안여고를 비롯해 군립중앙도서관, 청소년수련시설 등 다양한 교육편의시설이 인접해 있어 우수한 학군과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아시아신탁이 자금관리를 맡아 사업의 투명성과 신뢰성를 확보하여 안심하고 조합원 가입을 할 수 있으며, ‘매경살기좋은아파트’, ‘한경주거문화대상 종합대상’, ‘경기도 건축문화대상 은상’ 등 각종 언론사에서 주최하는 주거분야 시상에서 수 많은 수상경력이 있는 동일토건의 검증된 브랜드’동일하이빌’은 향후브랜드가치를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합원 신청자격은 무주택 세대주이면서 조합설립인가 신청일 전 충청남도, 대전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에 6개월이상 거주하였다면 누구나 조합원 자격이 주어지고, 전용면적 85㎡이하 1주택 소유자도 조합원신청이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설] 공무원 인사혁신 온정주의·부패 척결 방향 맞다

    비위 공직자 징계 대상을 확대하고, 징계 수준을 강화하는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인재개발법 등 ‘인사혁신 3법’이 새해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22일 국회에서 지난 9일 통과된 3개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사혁신 3법은 먼저 비위 공무원 퇴출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는 횡령이나 배임과 관련된 벌금형을 받은 공직자로 제한했지만 앞으로는 성폭력 범죄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사람도 퇴출 대상에 포함된다. 공무원 임용 결격 사유도 ‘금고형 이상’에서 ‘300만원 이상 벌금형’으로 범위를 넓혔다. 특히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징계를 피할 목적으로 퇴직부터 하는 것을 막기 위해 퇴직 희망자에 대해서는 먼저 징계 내용을 확인해 중징계 사유에 해당하면 징계 절차부터 밟도록 했다. 정부의 방안은 늦은 감도 없지 않으나 방향은 옳다. 그러나 처벌 범위를 넓히고, 처벌 수위를 강화한다고 공무원 범죄나 비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국민은 ‘대한민국은 부패 공화국’이라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 데에는 공직사회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가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매년 발표하는 공공부문 청렴도 평가다. TI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75개국을 대상으로 한 공공부문 청렴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5점을 받아 43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서는 27위로 여전히 하위권이다. TI의 부패인식지수는 공공 영역의 부패를 전문가들이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70점 이상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 50~70점은 ‘절대부패에서 벗어난 정도’로 받아들인다. 부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직자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온정주의가 사라져야 한다. 방산 비리 등 각종 공직 비리의 처리 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 식구 감싸기가 횡행하는 한 아무리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도 부정부패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공직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공직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부정부패를 근절하기는 어렵다. 자체적인 정화 운동도 벌여 나가야 한다. 인사혁신 3법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100대 과제 중 하나다. 정부의 노력에 거는 기대가 크다.
  • 복지부 “일반인은 의료광고 판단 어려운데…” 당혹

    의료광고 사전 심의에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는 23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의료법상 의료기관은 광고를 낼 때 복지부 장관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현재 사전 심의 업무는 의료인 협회인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협회가 각각 대행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복지부 장관이 의료인 협회에 맡긴 사전 심의 기능을 회수할 수 있어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상 복지부는 사전심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도 “복지부는 각 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구성과 운영에만 관여할 뿐이지 의료광고 심의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8년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광고를 사전심의하도록 한 것은 일반 광고와 달리 내용이 전문적이어서 일반인이 허위·과대 광고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강해 의료인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소비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인 국민은 의료기관의 광고를 전문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의료광고 사전 심의에 관여하는 게 문제라면 아예 협회에 권한을 넘기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협회에 법률적으로 사전 심의 고유 권한을 넘기거나, 민간에 별도의 자율 심의 기구를 만들어 사전심의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단 정부의 감독 없이 의료기관의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작용할 수밖에 없는 협회에 사전심의 권한을 온전히 맡기면 투명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복지부 안팎에선 이번 결정이 의료광고 사전심의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전 심의 절차가 무력화되면 허위·과대 광고로 환자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된다. 대한의사협회는 헌재 판결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의협 관계자는 “내부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자율성을 높이라는 주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면서 “복지부가 위원 구성이나 운영 등 여러 부분에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판결이 나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차떼기’ 11년 만에 정당 후원 허용… 국고 보조금은 줄어들 듯

    ‘차떼기’ 11년 만에 정당 후원 허용… 국고 보조금은 줄어들 듯

    헌법재판소가 23일 정치자금법 6조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정당 후원 제도’가 폐지 11년 만에 부활한다. 국회는 정당에 대한 후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2017년 6월 30일까지 처리해야 한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국회의원, 대선 후보, 예비후보, 당 대표 경선 후보 등에 한해 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당 후원 제도는 2002년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기업으로부터 불법 대선 자금을 ‘차떼기’(차 트럭째 운반)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4년 3월 폐지가 결정됐다. 정당은 현재 국고보조금과 2005년부터 도입한 책임당원제도 등을 통한 당원들의 ‘당비’와 기탁금 등으로 살림을 꾸려 가고 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각 정당의 후원회를 부활시키되 국고보조금은 줄이겠다는 뜻으로 요약된다. 즉, 정당의 정치자금 확보 방식을 ‘배급체제’에서 ‘자율 경쟁체제’로 전환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지지자가 많고 의석수가 많은 거대 정당이거나 친기업적인 정당일수록 많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은 정당은 사정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차기 유력 대권 후보가 있는 정당에 후원금 쏠림 현상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 후원 제도 부활과 함께 과거 활개 쳤던 ‘정경유착’ 현상이 다시 정·재계를 휩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사회적 감시 수준이 높아졌고, 과거처럼 정치 권력이 경제 권력보다 우위에 있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정치자금의 투명성이 충분히 담보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야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 후원은 자유이자 권리”라면서 “다만 정당이 이를 악용해 부를 축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불법 정치자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당사자 격인 정의당의 한창민 대변인은 “헌재의 판결을 매우 환영한다”면서 “정당정치의 앞길을 막은 포퓰리즘 악법인 오세훈법이 부분적으로나마 정상화됐다”고 논평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비위 공무원 ‘꼼수 퇴직’ 차단

    앞으로 퇴직을 신청한 공무원이라도 비위가 적발됐을 때는 징계 절차를 밟는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2일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인사혁신 3법’(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인재개발법)이 의결됐다. 국가공무원법 개정으로 비위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한층 강화된다. 현재 공무원 퇴출은 횡령과 배임 관련 벌금형에 제한되지만, 앞으로는 성폭력 범죄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퇴출 대상이 된다. ‘금고형 이상’이던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도 ‘300만원 이상 벌금형’으로 높였다. 특히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징계를 피할 목적으로 퇴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 퇴직 희망자에 대해 먼저 징계 내용을 확인해 중징계 사유에 해당하면 징계 절차부터 밟도록 했다. 또 공직자윤리법 개정으로 고위 공직자가 본인 및 가족의 보유 주식을 백지신탁했더라도 매각이 지연되면 해당 주식 관련 업무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한 ‘직무회피 의무’, 보유 주식과 직무 관련성이 없는 직위로 변경하도록 하는 ‘직무변경 의무’를 도입했다. 주식을 금융기관에 위임해 처분하도록 한 백지신탁제도는 공무수행 과정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막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자의적 금리 결정 명백한 실수” vs “수학 공식 따라 결정땐 재앙”

    [글로벌 인사이트] “자의적 금리 결정 명백한 실수” vs “수학 공식 따라 결정땐 재앙”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결정은 마치 소련 정치국의 소수 지도부가 빵의 가격을 결정하던 것과 같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연준이 9년여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난 16일(현지시간) 연준이 계획경제체제의 소련처럼 자의적으로 금리를 결정한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폴 의원은 이날 연준의 금리 결정 방식을 소련의 빵값 결정 방식에 비유하면서 “소련은 결국 빵의 가격 결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붕괴됐다”며 “정부가 임금과 물가를 통제하는 것은 명백한 실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연준에 돈의 가격(금리)을 결정하는 권한을 거리낌 없이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준에 대해 정치적이며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탄생 102년을 맞은 연준은 그 자체가 ‘달러 가치’라고 할 정도로 신용받는 기관이다. 연준에 대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의 이런 비판은 연준의 독립성에 도전하려는 것이다. 보수적이고 자유지상주의적인 정치인과 경제학자들은 2008년 이전에 연준이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많은 사람이 빚을 내며 부동산을 매수했고, 결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융위기를 맞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금융위기 사태 이후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과도하게 돈을 찍어내는 양적 완화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2011년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재선시키기 위해 경제 거품을 조장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한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는 “재닛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을 미룬 이유는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연준에 대한 미국 보수파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지난달 19일 공화당은 의회의 연준 통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연준 감독 개혁과 현대화 법안’(FORM Act)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연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회계감사, 정책감독의 강화를 골자로 한다. 법안은 기존에 연준 회계감사를 독립 기관인 연준 감찰국(OIG)이 진행하던 것을 의회 소속의 회계감사원(GAO)이 진행하도록 했다. 또 회계감사원이 연준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 결정 및 집행도 감독하도록 규정했다. 이 법안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연준의 금리 결정 권한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법안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고용 등의 경제 지수를 변수로 한 ‘수학 공식’을 만들어 이 공식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도록 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이 이 공식에서 벗어날 경우 연준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공식을 따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이 밖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도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을 구제하는 데 활용됐던 연준의 긴급자금 지원 권한도 엄격히 제한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옐런 의장은 이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이 법안은 통화정책 결정자들을 방해하고 FOMC의 독립성을 파괴하는 재앙”이라면서 “특히 법안에 규정된 ‘수학 공식’과 같은 단순한 규칙에 따라 금리가 결정됐다면 실업률은 지금보다 훨씬 높고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2%에 비해 턱없이 낮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연준의 금리 결정이 단순한 수학 공식에 의해 결정되거나 의회의 입김에 크게 흔들릴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전문 온라인매체 더스트리트는 “경제 상황과 조건은 매우 복잡하다”면서 “정책 결정에서 고려할 변수와 목표를 미리 결정해 단순화한다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들을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할 스콧 하버드대 법학 교수는 “의회의 통제를 강화하고 연준의 권한을 제한한다면 2008년과 같이 긴급한 금융위기가 닥쳤을 경우 연준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준이 독립성은 보장받아야 하지만 투명성 또한 확보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크 레본트 미 의회 거시경제정책 전문위원은 이달 의회에 제출된 연구보고서에서 “연준에 대한 감독과 연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을 강화할 경우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경제학자 대다수는 연준이 정치적 독립성이 보장될 때 더 나은 정책을 생산한다고 결론 내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연준의 정책 결정 과정 등 내부 정보에 대한 투명한 공개는 의회와 국민이 연준의 결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투명성의 강화는 연준이 특정 정파와 기업을 부적절하게 도와준다는 정실주의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로스쿨 문턱 낮추기보다 투명성이 관건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어제 교육부가 새로 내놓았다. 빠르면 2017년부터 전국 25개 로스쿨에 야간수업 과정을 허용하겠다는 요지의 개선안이다. 방송통신대에 로스쿨을 신설해 야간 및 온라인 수업을 병행시킬 계획도 있다고 한다. 주간의 생계 활동을 접을 수 없어 법조인의 꿈을 포기했던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다. 서민층에게 입학의 기회를 더 많이 열어 주겠다는 취지는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시간과 경제력이 전제된 탓에 로스쿨은 그동안 ‘돈스쿨’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야간 로스쿨 방안은 전국로스쿨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먼저 제안했다. 개원 6년째인 로스쿨은 지금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음서제 논란을 거듭하다 결국 사시 폐지 유예 논쟁의 후폭풍까지 뒤집어쓴 판국이다. 높은 진입 장벽에 국민들은 진작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뒤늦은 개선안에 박수만 보낼 수 없는 까닭이다. 사시 존치 여론이 높아지자 발등의 불끄기가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야간 로스쿨은 근치적인 처방일 수 없다. 비싼 학비는 그대로인 데다 법조 인력의 질적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 높다. 로스쿨은 대학원 3년 과정에 여러 스펙까지 챙기는 제도다. 로스쿨 변호사들의 법률지식 수준 저하는 안 그래도 법조계의 걱정거리다. 이런 마당에 야간 과정으로 실무형 법조인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상처를 덧내는 땜질이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일이다. 로스쿨 개혁은 사시 폐지 여부에 눈치를 보며 완급을 조절할 일이 결코 아니다.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어야 한다. 사시가 폐지되더라도 턱밑까지 차 있는 국민 불신을 걷어 내지 못한다면 로스쿨 폐지 논란에 불이 댕겨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로스쿨 제도 개선에 대한 여론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온갖 잡음에도 꿈쩍 않던 교육부가 입학전형 의혹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는가. 로스쿨 제도 개선은 투명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합격과 탈락의 기준조차 오리무중인 입시 체계부터 선명하게 손질해야 한다. 특혜 시비가 끼어들지 못하게 입시전형을 손보는 작업은 교육부의 몫이다. 법무부도 팔짱 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책임 있는 역할이 한시가 급하다. 불공정 논란에 법조인 양성 정책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변호사 시험의 성적뿐만 아니라 등수, 합격자 명단 공개를 더 머뭇거릴 까닭이 없다. 비공개의 그 어떤 변명도 지금 상황에서는 옹색하다.
  • 빚 못 갚는 지방공기업 퇴출시킨다

    빚 못 갚는 지방공기업 퇴출시킨다

    내년 3월부터 부채 비율이 400% 이상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사업 전망이 없어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지방공기업은 정부 요구로 해산 절차를 밟게 된다. 행정자치부는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공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21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법안 시행의 세부 요건들이 담겼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부채 비율(자본금 대비 부채 비율)이 400% 이상이거나 완전 자본잠식(누적적자가 많아져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상태) 또는 두 회계연도 연속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인 지방공기업에 대해서는 행정자치부 장관이 직접 해산을 요구할 수 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경우 부채 상환능력이 없는 것으로 규정한다. 해산요구를 받은 자치단체장과 지방공기업 최고경영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따라야 한다. 전체 부채 규모 73조 6500억원에 이르는 지방공기업들은 그동안 방만한 경영과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지방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치단체는 지방공기업을 새로 설립할 때 행자부 장관이 지정·고시하는 전문기관에서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지방공기업이 신규사업을 실시할 때도 마찬가지다. 타당성 검토를 수행하는 전문기관의 요건은 ▲최근 3년 이내에 공기업 또는 지방재정 관련 연구용역 실적 보유 ▲사업타당성 검토 3년 이상 경력자 5명 이상 또는 5년 이상 경력자 2명 이상 보유 등이다. 지방공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실명제도 실시된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지방공기업은 주요 사업내용과 사업 결정 관련자, 사업 담당자 등을 지방공기업 경영정보사이트 ‘클린아이’에 공개해야 한다. 또 경영 개선 명령 또는 해산 요구를 받은 단체장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주민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상·하수도 직영기업 등 자산규모가 1조원 이상이거나 부채규모 2000억원 이상인 지방 직영기업은 중장기경영관리계획을 수립해 경영효율성을 향상시키도록 했다. 행자부는 여론 수렴을 거쳐 내년 3월 말부터 새 지방공기업법령을 시행할 예정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종교인도 특혜 없이 근로소득 과세해야”

    종교·시민사회 단체를 주축으로 한 ‘종교인 근로소득 과세를 위한 국민운동본부’(종세본·공동대표 박광서·김선택)가 출범, 종교인의 면세 혜택 폐지 운동에 돌입했다. 종세본은 지난 16일 출범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인 소득을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원천징수 의무도 강제하지 않은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며 “국민개세주의에 의한 조세형평과 재정투명성 확립을 위해서는 종교인의 소득을 즉각 근로소득세로 과세해야 한다”고 밝혔다. 종세본은 이어 “종교인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는 법을 2년 유예 기간까지 둬 입법한 국회는 사실상 조세 정의를 내팽개쳤다”면서 “소수 종교인들의 반발에 밀려 조세 정의를 외면한 19대 국회와 일부 특권적 종교계를 심판하는 것이 한국 사회 발전과 선진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세본은 이와 관련해 19대 국회의 종교인 과세입법이 ‘조세법률주의’와 ‘조세공평주의’를 위배했는지를 따지는 위헌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종교인 과세를 명문화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세법상 기타소득 항목에 종교인 소득을 추가한 것으로, 2018년 1월 1일부터 종교인 개인이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해 구간에 따라 6∼38%의 세율로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종세본은 전 국민적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면서 ‘종교인 근로소득 과세를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도 벌여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먼저 종교인 소득 근로소득세 과세를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종세본에는 한국교회정화운동협의회와 한국종교개혁시민연대, 정의평화민주가톨릭행동, 원불교인권위원회, 원불교환경연대, 민권연대, 인권연대, 조세정의를위한불교연대, 대한불교청년회, 바른불교재가모임, 불교환경연대, 참여불교재가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한국납세자연맹, 한국청년연대, 한국청년연합(KYC), 함께하는시민행동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필운 경기 안양시장, 생명 흐르는 하천·인문학 꽃핀 거리…‘제2의 부흥’ 이끈다

    [자치단체장 25시] 이필운 경기 안양시장, 생명 흐르는 하천·인문학 꽃핀 거리…‘제2의 부흥’ 이끈다

    행정가에서 정치인으로 무난하게 자리매김한 이필운 경기 안양시장은 ‘진짜 시장’이란 애칭을 갖고 있다. 그는 안양 토박이로 안양초교를 나온 후 서울 양정 중·고를 거쳐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21회)로 공직에 입문해 여주군수, 청와대 민정비서실, 경기도 지역경제국장, 안양시 부시장 등 요직을 지낸 정통관료 출신이다. 직업 공무원 생활 30년에 2차례 민선 시장 경력 4년을 더하면 무려 34년을 공복으로 지내 온 셈이다. 안양시민들이 그를 ‘진짜 시장’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전국 최초로 민·관이 참여하는 ‘공직비리척결위원회’와 ‘건전재정위원회’를 운영하게 된 것도 공직사회의 원칙을 세우고 재정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오랜 행정경험에서 비롯됐다. 소통시정으로 대변되는 ‘진심토크’와 ‘열린시장실’ 등은 주민 눈높이 행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8시 30분쯤 시청 집무실에 도착한 이 시장은 책상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켰다. 그동안 밀렸던 전자결재를 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 부친상을 치르느라 며칠간 출근하지 못했다. 이 시장은 조문객들로부터 조의금이나 화환을 받지 않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를 아끼는 사람들은 “단체장 정도면 수억 원의 조의금이 들어왔을 텐데 넉넉지 않은 형편에 많은 조문객을 받느라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걱정을 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우리의 장례문화도 달라져야 한다. 고위 공직자나 사회 지도층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진짜 시장다운 면모는 직원들로부터 대면 결재를 받는 소통의 시간에 빛을 발했다. 평촌도시첨단산업단지 내 추진 중인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공간배치를 보고받으면서 “고용 절벽 상황에 직면한 대학생과 청년층이 도전정신을 키우고 창업에 성공할 수 있는 사업 공간으로 운영해 줄 것”을 강조하는 등 크고 작은 업무 지시를 내렸다. 또 근린생활시설에는 이곳을 이용하는 청년층이 토론하며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북카페’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사실 인문학 도시 조성은 내년을 ‘제2의 안양 부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이 시장의 포부 중 하나이다. 이 시장은 “인문학 도시 안양을 조성해 정체된 도시에 새로운 혼을 불어넣겠다. 관련 조례를 제정해 체계적인 지원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격적인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10시에는 안양동 늘푸른 경로당 관계자와 경로당에 쌀 등 각종 물품을 지원해 주는 독지가가 집무실을 찾았다. 이 시장은 이들을 격려하며 “안양시는 향토 기업인이 자신의 공장부지를 공원부지로 기부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1월 3일을 ‘기부의 날’로 정해 뜻깊은 행사를 갖고 있다. 여러분의 작은 선행이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 시장은 이어 남부아동일시보호소 자원봉사자 후원자 감사의 날, 시새마을부녀회 사랑·나눔 이웃돕기 일일찻집, 지역자활센터 사업성과보고회, 안양지역 세무대리인연합회 송년모임 등 시내 곳곳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한 음식점에서 30여분 만에 점심을 마친 이 시장은 오후 1시 20분쯤 안양천 지류인 학의천 자전거도로·산책로 확장 공사 현장을 찾았다. 안양천은 기적의 현장이다. 공해에 찌든 죽음의 하천을 민·관이 힘을 모아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생태 하천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시는 ‘제2의 안양천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살아난 안양천에 더 큰 생명력을 불어넣어 시민 모두의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최근 노선 재정비 공사가 끝난 학의천 자전거도로 현장을 둘러보며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곳은 없는지 꼼꼼히 챙겨 달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그는 “제2의 안양천 살리기 사업은 수질 보전과 생태기능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시민이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편익시설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시청에 들어온 이 시장은 인재육성재단 장학기부금 전달식 등 2건의 행사를 끝낸 후 자신을 찾아온 안양 교도소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 대표단을 맞았다.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는 지역의 핫이슈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국유재산 효율화 및 지역활성화 차원에서 의왕시 외곽에 ‘경기법무타운’을 조성해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 등 교정시설을 한곳으로 모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는 법무타운 예정지 일부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교도소 이전 대신 재건축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간담회에서 지역 대표주민들은 “1963년에 건립된 안양교도소가 안양과 의왕의 중심에 위치해 지역 발전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의왕 주민의 70%가 찬성하고 이 문제 때문에 의왕시장이 주민소환 위기를 맞기도 했다”며 법무부를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의왕 주민과 힘을 합쳐 교도소 이전을 추진할 때가 됐다”며 안양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이 시장은 “30%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교도소 이전을 포기하는 것은 지역 발전을 원하는 대다수 주민의 염원을 외면하는 것”이라면서 “교도소 이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한편 법무타운 유치를 원하는 의왕 지역 주민들과 연대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며 시의 입장을 정리했다. 이 시장은 이날 하루에만 모두 15건의 공식 일정을 소화해냈다. 취임 후 줄곧 이 같은 살인적인 일정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그의 열정에 수행 직원들은 혀를 차기 일쑤다. 늘 시간에 쫓겨 여유 있는 식사 시간을 가져본 적이 몇 번 없다고 했다. 이 시장은 “지역이 그리 넓지 않아 별 무리 없이 일 처리를 하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장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얘기를 들어줘야 한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시론] 파리 기후변화 협정은 기회의 보고다/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파리 기후변화 협정은 기회의 보고다/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 12일 프랑스에서 저탄소 성장을 촉진할 역사적인 파리협정이 채택됐다. 2009년 코펜하겐에서 포스트 2012 기후변화체제에 대한 합의가 무산된 지 6년 만이다. 이번의 성공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방식을 완전히 바꾼 덕분이다. 이제 기후변화 대응은 저탄소 경제성장을 통해서다. 국가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저탄소 국가경제성장 5개년 개발 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고 이를 자발적기여(INDCs)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제출하는 것이다. 기존 교토의정서는 국가에 강압적인 온실가스 감축 의무만을 부과하니 국가들에 거부감만 주면서 효과를 제대로 가져오지 못했다. 교토의정서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퍼센트를 다루지만, 이미 국가들이 유엔에 제출한 자발적 기여는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해 제출하다 보니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6퍼센트를 다룰 수 있다. 자발적 기여는 매 5년마다 검토되고 수정·보완될 것이다. 저탄소 경제성장 정책의 투명성도 보장될 것이다. 일단은 국가별로 적절한 투명성 제도를 갖추고 이를 국제적 수준으로 모니터링하며 검토할 수 있는 제도를 개발해 나갈 것이다. 소위 배출권거래제 연계와 같은 국제온실가스감축결과이전(ITMOs)을 통해 국가 간 시장 메커니즘은 물론 필요한 정책도 연결할 것이다. 상호 간의 유기적인 연관을 맺게 되면 시너지 효과와 효율성 제고를 모두 담보할 수 있다. 저탄소 성장을 담보할 재원 마련도 이뤄질 것이다. 비록 파리협정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국가들은 2025년까지 현재의 1000억 달러 규모의 재원을 기본으로 다시 논의하기로 총회 결정에서 합의했다. 역사적인 파리협정의 채택에 따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모범적인 저탄소경제성장정책의 개발과 이행을 통해 계속적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저탄소 경제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저탄소 경제성장 전략과 이행 방안이 빨리 수립돼야 한다. 범부처적 노력과 함께 도시, 비즈니스, 시민들의 참여가 병행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기후기금(GCF)과 같은 국제기구들과 협력해 우리의 저탄소 성장 모델이 글로벌 저탄소 성장 모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주요 20개국(G20), 주요국 포럼, 믹타(MIKTA)와 같은 유관 국제협력체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신기후 체제하에서는 산림 문제가 매우 중요해졌다. 현재의 산림 이슈는 주로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에서 산림 벌채를 막는 것에 집중돼 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0퍼센트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북한과 동북아에 중요한 재조림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메커니즘이 산림 관련해 더욱 중요하게 다뤄지도록 해야 한다. 북한의 산림녹화는 물론 동북아 차원의 산림 협력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생태보호, 식량,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위 규모의 배출권 거래시장을 갖고 있는 우리는 유엔에 제출한 자발적 기여에서 2030년 37퍼센트의 온실가스 감축 중 11퍼센트를 배출권거래제 연계를 포함해 국제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번 파리협정에서는 국제온실가스감축결과이전의 일환으로 국제시장 메커니즘의 연계를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북한 산림녹화 사업 지원 등을 통한 남북한 간의 배출권거래제를 확대함은 물론 중국, 캘리포니아, 퀘벡, 유럽 시장 메커니즘과의 연계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다양한 혜택이 창출될 것이다. 아직도 기후변화 대응에 부담을 느끼는 비즈니스 리더들에 대한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저탄소 경제는 비즈니스 리더에게 미래의 희망이 아닌 바로 옆에 놓여 있는 기회임을 보여 줘야 한다. 또한 미래세대와 시민들에게 저탄소 경제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 제고 노력도 해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신기후 체제를 여는 파리협정을 속히 국회에서 비준 동의하는 것이다. 역사적인 파리협정이 발효되지 않는다면 기회는 현실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 부산역 광장, 창조경제 거점공간으로 조성

    부산의 관문인 부산역 광장이 새로운 창조경제 거점공간으로 변신한다. 부산시는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부산역 광장에 창조경제거점 공간을 조성하는 국제공모의 최종심사를 18일 오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국제공모전은 1차 아이디어 공모와 2차 국제설계 공모로 나눠 진행했다. 이번 최종 심사에 참가하는 건축가는 지난 8월 1일 아이디어 공모에서 공동 1등에 오른 일본, 독일, 미국의 3개 팀이다. 시는 이들 3개 팀이 제출한 기본계획(안)을 대상으로 4개월간 공정성, 투명성, 시민관심 분야 등에서 엄정한 사전 심사를 벌였다. 공모전 심사발표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심사 작품의 디자인과 발표를 직접 들을 수 있다. 부산역 광장 창조경제거점 공간 조성사업은 부산역 주변 옛 도심 3.12㎢를 정보기술, 창업, 지식 등 창조경제 산업의 기반이 되는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입대·면제 과정 개별 추적… 700명 명단 따로 만든다

    정부가 내년부터 고위 공직자 아들의 병역 사항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한 것은 사회 지도층의 병역의무 이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역차별 논란을 무릅쓰고서라도 우선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하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조치다. 앞서 이명박 정부도 2011년 2월 ‘공정한 사회’를 기치로 내세우며 사회 지도층 자제, 연예인 등의 병역 이행을 특별 관리하겠다고 밝혔으나 “특정 계층에 대한 차별”이라는 반대 논리에 가로막혀 결국 무산됐다. 병무청은 1급 이상 고위 공직자 아들의 병적을 제1국민역에 편입된 만 18세부터 현역 장병으로 군에 입대할 때까지, 또는 병역면제가 타당할 경우 최종 면제 처분을 받을 때까지 별도의 명단을 작성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병무청이 직접 관리하는 사회복무요원(옛 공익근무요원)의 경우 복무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가 관리 대상이 된다. 다만 해당 고위 공직자가 현직에서 물러날 경우에는 특별 관리 대상에서 해제된다. 병무청은 이를 통해 700여명으로 추산되는 해당 고위 공직자 자식들의 징병검사 과정, 입영 기일 연기, 병역면제 신청, 불법 병역 면탈 여부 등의 모든 과정을 개인별로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15일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했기 때문에 장병 신체검사를 할 때 대상자의 아버지가 고위 공직자인지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며 “이제 누가 고위 공직자의 아들인지를 미리 파악해 이들이 처음 신체검사를 받는 순간부터 갑작스러운 사유로 재검을 받는 등 변동 사항이 생길 때마다 의심하고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연예인, 체육인도 특별 관리 대상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범위를 한정시키기 모호한 측면이 있어 일단 제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무청이 사전에 특별 관리 대상자를 따로 분류함으로써 역차별 논란은 여전하고 또 다른 부정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위 공직자에 대해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나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사전에 특별 관리하면 특혜를 얻을 소지도 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핀테크 시대 더 주목받는 ‘생체인식’

    핀테크 시대 더 주목받는 ‘생체인식’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이 등장한다. 소형 감시로봇이 홍채를 통해 신분을 확인하고 거리를 지날 때 주변 폐쇄회로(CC)TV가 홍채와 얼굴 윤곽 인식을 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장면이 나온다. 최근 금융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핀테크 시장이 열리면서 생체인식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하고 인터넷뱅킹을 온라인으로 이용할 때 본인 확인과 개인 정보 보안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체인식 기술은 자동화 장치를 이용해 지문이나 홍채, 망막, 정맥, 손금, 얼굴 윤곽은 물론 목소리, 필체, 체형, 걸음걸이 등 인간의 다양한 신체적, 행동적 특성을 측정해 개인 식별 및 인증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아이디(ID)와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일회용 패스워드(OTP) 카드 등을 인증 수단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도난, 분실, 망각 등 문제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생체인식은 사용자 본인의 고유한 특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도난, 분실, 위조의 위험이 없으며 보안성도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체인식 기술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국경 관리나 공항 출입통제 시스템 같은 군사적 보안이나 치안 문제 이외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PC 보안, 휴대전화 사용자 인식, 콘텐츠 거래 인증, 차량 운전자 인식 등은 물론 신종플루 같은 감염병 검역에도 얼굴 인식 등 생체인식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생체인식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 사람마다 달라야 할 것, 시간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할 것 등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다양한 인식 기술 중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지문 인증과 정맥 인증이다. 지문과 정맥 인식은 손가락이나 손등을 인식기에 대는 것만으로도 높은 정밀도로 개개인을 구분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문 인식을 활용하는 기관이나 기업 역시 다른 생체인식 기술 기기보다 설치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실제로 지문 인식은 생체인식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면서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얼굴 인식 기술은 대상이 측정기기에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이 어느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측정할 수 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해상도를 가진 카메라만 있으면 실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얼굴 인식 시스템은 전통적으로 범죄자의 식별 같은 감시 및 보안 영역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해 범죄 용의자를 탐지하거나 몽타주 사진 자료와 CCTV를 이용한 인물 검색으로 잠재적 범죄자를 검색하고 추적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도 전국 공항과 항만에 안면 인식 시스템이 설치돼 범죄 전력을 가진 외국인 사진과 입국자 사진기록 등을 대조해 범죄자를 골라내는 데 쓰고 있다. 기업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것처럼 소비자의 얼굴 정보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에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는 등 신규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찾고 있다. 또 자동차업계는 운전자 얼굴을 인식해 졸음운전을 할 경우 경고음을 내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않거나 안경, 가발 등을 쓰고 있을 때는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눈의 중심부에 위치한 동공을 통해 전달되는 빛을 조절하는 홍채를 이용한 인식 기술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생체인식 분야다. 1960년대 초 홍채정보가 지문처럼 개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눈의 지문’으로 밝혀진 뒤 1987년 미국에서 원천특허를 등록해 갖고 있다. 홍채정보가 유사할 확률은 5억명당 1명꼴로 개인별 차이가 크다. 실제로 홍채는 출생 뒤 3세 이전에 모두 형성되고 완성된 후 평생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유전정보와 무관하게 일란성쌍둥이도 서로 다르며 동일인도 왼쪽과 오른쪽의 홍채정보가 다르다. 그렇지만 홍채 인식 시스템은 지문 인식 기기보다 10배 이상 비싸고 장치가 커서 설치와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홍채를 기기에 댔을 때 지문만큼 빠르게 홍채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 밖에도 과학계에서는 뇌파를 이용해 개인 인증을 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 뇌파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머리에 전극을 꽂거나 접촉시켜야 한다는 문제점 때문에 실용화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생체정보 활용에 따른 개인의 거부감 해소와 생체정보 이용과 관리의 투명성 확보가 관련 기술 대중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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