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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의 봄’에 在美 미얀마 교포사회도 술렁

    ‘미얀마의 봄’에 在美 미얀마 교포사회도 술렁

    미얀마(버마) 군사정부가 민주화의 아이콘인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구금 조치를 15년 만에 풀고 보궐선거 참여를 허용하는가 하면 정치범 석방과 소수민족 반군과의 평화협상 등 민주화 조치에 나서면서 군사정부의 탄압을 피해 미국 땅으로 건너온 재미 미얀마 교포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인디애나와 동부 주들에 거주하는 상당수 미얀마계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고국으로 돌아가는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한 일부 교포는 이미 귀국을 감행했고 그들로부터 고국에 대한 다양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군사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온 미얀마 사람들은 조국을 군사정권이 들어서기 전의 이름인 버마로 부른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쯤 미국 메릴랜드주 스프링필드의 한 미얀마식 사원. 법당에 들어서자 삭발에 미얀마식 승복을 입은 6명의 승려와 10여명의 미얀마계 신도들이 바닥에 앉아 법회를 하고 있었다. 녹음 테이프를 통해 끊임없이 반복되는 독경 소리를 들으며 신도들은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었다. 불상 머리 주위에 전자식 장치로 광휘가 발산되고 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매주 일요일 이처럼 법회가 진행되는 이 절은 ‘주미 버마 불자 연합회’에 속한 곳이다. 이 연합회 부회장인 틴 멍 터(63)는 “오늘은 저녁에 특별법회가 있기 때문에 아침 법회 참석자가 적은 편”이라면서 “이곳 신도들의 상당수는 미얀마 군사정부의 탄압을 피해 미국에 온 정치적 난민들”이라고 말했다. ●반정부 활동으로 미국행 터 부회장 역시 33년 전 ‘생존’을 위해 조국을 등져야 했다. 당시 랭군대학 경제학과 4학년이었던 그는 군사정부의 폭정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여했다가 퇴학당했다. 그의 부모는 졸업이 3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복학시켜 달라고 탄원했고 군사정부는 졸업과 동시에 학교에 남아 있어선 안 된다는 조건으로 졸업을 허용했다. 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을 계획이었던 터 부회장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아들의 신변 안전을 우려한 부모는 그에게 미국행을 종용했다. 같은 처지의 학교 친구들 중에는 태국이나 인도 등으로 피신한 경우도 있었지만 터 부회장은 미국에 이미 정착해 있던 여동생의 도움으로 1978년 12월 30세의 나이에 버지니아로 부인, 딸과 함께 이민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한 리서치 회사에 취직했고 이후 연방하원의원 보좌관 등으로 일하며 미국 사회에 정착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33년간 단 한번도 고국 땅을 밟지 못했다. 군사정부가 입국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터 부회장은 “버마 교포 20만여명 가운데 30~40%가 정치적 난민”이라면서 “군사정부는 이들에 대해 오랜 세월 비자를 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런 미얀마 군사정부가 최근 일부 정치범을 석방하는 등 정책 변화를 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군사정부가 터 부회장 같은 정치적 난민들에게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얀마 교포 중에는 고국으로의 귀향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생겨났고 그중 일부는 벌써 미얀마로 돌아갔다고 한다. 특히 미얀마 교포들이 많이 모여 사는 인디애나주를 중심으로 6개월 전부터 교포 사회가 동요하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미얀마 부동산값 10년 새 5배 폭등 이날 사원에서 법회가 끝난 뒤 만난 50대 남성은 “버마 교포 중에서도 미국에서 성공한 부류보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포들이 귀국에 더 적극적”이라면서 “미국에서 배운 노하우로 고국에서 사업 기회를 잡으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가족 중 일부가 고국에 남아 집을 소유하고 있던 교포들은 지금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10~20년 전에 비해 미얀마의 부동산값이 무려 50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집이 없는 교포들은 비싼 주택값 때문에 고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미얀마로부터 미국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직장에서 은퇴해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돕고 있는 터 부회장은 고국으로의 귀향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신변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미얀마 정부의 공언을 아직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 버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화 세력이 승리하고 신변 안전이 보장된다면 고국을 방문할 생각”이라고 했다. 스프링필드(메릴랜드)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자랑스러운 경기도민에 선정 박종원씨·故 박제환 선생

    자랑스러운 경기도민에 선정 박종원씨·故 박제환 선생

    개인 땅 4만 3000㎡를 팔아 학교를 설립한 후 경기도에 기부한 고 박제환(오른쪽·1905~1995) 선생과 30년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종원(왼쪽·84)씨가 첫 번째 경기도를 빛낸 자랑스러운 도민에 선정됐다. 도는 지난 21일 ‘경기도를 빛낸 자랑스런 도민’ 시상식을 열고 박제환 선생 기념사업회와 박종원씨에게 증서와 표창패를 수여했다고 22일 밝혔다. 제2·5대 국회의원과 제2공화국 장면 내각에서 농림부 장관을 지낸 박제환 선생은 3·1 독립만세운동에 가담해 다니던 서울 수하 공립보통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본격적인 항일투쟁에 나섰다. 해방 이후에는 경기도청 식량과장 등을 지내다 개인 소유 땅 4만 3000㎡를 팔아 1946년 부천중학원을 설립했고, 경기도에 기부하는 등 도 교육 발전을 위해 공헌한 점이 인정돼 자랑스러운 도민으로 선정됐다. 부천의 ‘키다리 할아버지’ 박종원씨는 지역 사회에서는 이미 유명한 자원봉사자다. 박씨의 봉사는 벌써 30년째로 1977년 부천 모범운전자회 회장을 맡은 뒤로는 아예 ‘전업 봉사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부정입학·불법과외… 추악한 한예종 교수

    국립대학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입시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불법 교습을 한 데다 부정 입학시키고 수억원을 챙긴 한예종 음대 교수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또 해당 교수는 가짜 명품 악기를 입시 준비생들에게 비싼 값에 떠맡기는가 하면 자신의 연주 동영상 DVD를 강매하는 등 온갖 전횡을 일삼았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한예종 음악원 기악과 이모(45) 교수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및 학원법상 교원의 과외 교습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교수는 2010년 10월 치른 2011학년도 한예종 대입 실기시험에서 자신이 가르친 김모(22)씨에게 최고 점수를 줘 부정 입학시킨 뒤 김씨의 부모에게 합격 대가와 사례비 명목으로 2억 6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지원자들은 이 교수로부터 최저 점수를 받았다. 2억 6000만원은 ▲김씨에게 입시 준비 때 자신의 콘트라베이스를 빌려주고 합격한 뒤 팔아 받은 1억 8000만원 ▲입학사정에 도움을 준 다른 교수들에게도 사례비를 줘야 한다며 따로 챙긴 8000만원이다. 그러나 콘트라베이스는 명품이 아닌 짝퉁이었다. 경찰은 “이 교수는 1863년 이탈리아 명장 ‘발단토니’가 생산한 명품 콘트라베이스로 5억원대에 이른다고 김씨 측에 주장했지만 감정 결과 내부에 부착된 라벨의 알파벳 철자까지 틀린 가짜였다.”면서 “라벨에서는 2009년 국내에서 생산된 접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김씨가 한예종에 입학하기 전인 2010년 3월부터 10월까지 시간당 15만원씩을 받고 40여 차례에 걸쳐 불법 교습하는 등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입시 준비생 19명를 불법적으로 가르친 혐의도 받고 있다. 교습생 19명은 모두 한예종 음악원에 합격했다. 경찰은 “2006년 이후 불법교습을 받은 13명의 공소시효는 남아 있는 상태”라면서 “13명으로부터 교습비 4000만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한예종 입학관리과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이 교수는 매번 자신의 제자들에게 최고점을 준 사실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김씨의 부모에게 “아들이 퇴학당하지 않으려면 내가 살아야 한다. 경찰 조사에 함구하라.”며 허위 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콘트라베이스와 관련, 악기사에서 산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자며 증거 조작도 시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2001년 한예종 교수로 임용된 이듬해부터 음대 준비생들을 상대로 불법 교습을 해 왔다. 2004년엔 불법 교습이 적발돼 정직 3개월의 중징계까지 받았지만 2007년부터 부인 이름으로 교습실을 차려 교습을 계속했다. 경찰은 “이 교수가 교습생들에게 자신이 지정한 악기사에서 악기를 구입하도록 한 뒤 악기사로부터 대금의 10%를 받아 1300만원가량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교습생들에게 “지금 쓰는 악기가 너와는 맞지 않는다.”며 고가 악기를 자기 악기와 맞바꾸게 한 뒤 추가금을 요구해 1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학생으로부터 최신 스마트폰도 챙겼다. 경찰은 이 교수가 입학 실기 시험에 참여한 다른 교수들과도 공모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1등만 했던 나인데”… 특목고생의 눈물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1등만 했던 나인데”… 특목고생의 눈물

    공부라면 내로라하는 특목고 학생의 스트레스는 만만찮다. 고교 입시부터 시작되는 치열한 경쟁과 성적 스트레스, 주위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에 억눌린 탓이다. 특히 중학교 때까지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대부분의 특목고생들은 입학 이후 밀려나는 등수에 스트레스를 받기 일쑤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집단이지만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패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 측은 “반에서 20등 하는 학생이 30등으로 떨어졌을 때보다 1등이 2등이 됐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면서 “특히 특목고로 진학한 학생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등수 하락으로 충격을 받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H외고에서 발생한 시험지 도난 사건은 특목고생들이 겪는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당시 2학년이었던 A(17)군은 밤늦은 시간에 교무실로 들어가 교사의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기말고사 시험지를 복사했다. 범행은 오답까지 정답지의 모범 답안과 똑같이 적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친구가 학교 측에 알리면서 발각됐다. 같은 학교 학생들은 “평소 전교 200등대였던 A군이 1학년 기말고사부터 전교 10등 안에 드는 등 성적이 수직 상승해 이전에도 시험지를 훔쳤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성실한 모범생이었던 A군의 비행은 본인 스스로와 부모, 주변에서 가해지는 ‘서울대에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A군은 퇴학 처분을 받았다. 극심한 내신 경쟁과 성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학교를 떠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시험지 도난 사고가 발생한 이 외고에서는 2010년에만 29명이 전학, 11명은 학업을 중단하고 검정고시 등의 길을 택했다. 학업 스트레스 못지않게 학생들을 압박하는 것은 가족들의 기대다. 특목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체로 자녀의 성적에 집착,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서울 지역 한 과학고에 재학 중인 최모(16)군은 해외 명문대에 진학하라는 부모의 강요 때문에 원형탈모증까지 생겼다. 최군은 “어릴 적부터 성적에 관심이 많았던 부모님은 내게 대학은 꼭 미국의 아이비리그로 가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는 수학, 과학과 달리 영어에는 소질도 흥미도 없다.”면서 “영어 성적이 잘 안 나오자 비싼 과외까지 시켜 줬는데 그게 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성적 하락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는 사실은 연구 결과로도 입증됐다. 김영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학력이 우수한 고교 학생들의 성적 하락에 대한 감정척도는 남학생 3.25, 여학생 3.09로 일반고의 남학생 3.43, 여학생 3.38에 비해 낮았다. 수치가 높을수록 성적 저하 등 실패를 의연하게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학업 우수고 학생들일수록 성적이 떨어질 때 느끼는 스트레스와 자아 상실감이 더 크다는 결과다. 김 부연구위원은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예방할 수 있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김동현기자 sam@seoul.co.kr
  • “험담한다”고… 10대들 또래女 폭행살해 암매장

    “험담한다”고… 10대들 또래女 폭행살해 암매장

    고교생 3명이 낀 10대 청소년 9명이 자신들을 “험담한다.”는 이유로 또래 여자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18일 고교를 중퇴한 A(17)양을 집단 폭행, 숨지자 근처 공원에 파묻은 고교생 구모(17)군 등 9명을 폭행치사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군 등 3명은 모두 G고교 2학년으로 폭력과 절도를 저질러 보호관찰을 받고 있던 중이었다. 구군의 누나와 이모(17)양 등 나머지 6명은 고교를 졸업했거나 자퇴했다. 전체 9명 가운데 여자는 5명이다. 이들은 지난 5일 오후 3시 A양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있는 이양의 셋집으로 끌고가 청테이프로 A양을 묶고 야구방망이로 온몸을 마구 때렸다. 이양의 집은 주택가에 위치한 3층 다가구주택의 39.6㎡ 규모 지하 방이었다. 평소 주민들의 통행이 많은 곳이었지만 지하인 탓에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았다. 바로 옆집에 사는 주민조차 “큰 소리 한번 나는 것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해자 9명중 5명 여자 조사 결과, 이들은 A양을 11시간에 걸쳐 돌아가며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다음날인 6일 새벽 2시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의자들은 A양이 화장실로 가다 쓰러지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방으로 옮겨 재웠다. 그러나 잠시 뒤 몸이 굳고 차가워지는 것을 느껴 흔들어 깨웠지만 A양은 이미 코에서 피를 흘리며 사망한 상태였다. A양의 온몸에는 폭행으로 생긴 상처와 멍자국이 가득했다. 이들은 A양의 시신 처리를 고민하다 방에 있던 3단 서랍장에 넣고 인근 야산 형태의 근린공원에 묻기로 결정했다. 7일 새벽 2시, 남자 3명과 여자 1명은 A양의 시신이 든 서랍장을 들고 공원으로 간 뒤 나무 숲에 프라이팬과 망치로 20㎝ 깊이의 구덩이를 팠다. 이어 A양의 시신을 구덩이에 밀어넣고 흙과 낙엽으로 덮었다. 서랍장은 근처 외진 곳에 버렸다. 공원과 A양이 숨진 이양의 집 간 거리는 직선으로 100m 정도에 불과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함께 생활하는 A양이 남자친구 관계에 대해 뒷담화 등 험담을 하고, 말을 잘 듣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양과 가해자들은 3개월~2년 전부터 가출한 상태로 서로 알고 지냈으며, 이양이 얻어 놓은 지하 원룸에서 함께 생활해왔다. 17일 오후 5시 20분 양심에 가책을 느낀 가해자 가운데 2명이 경찰에 자수하면서 범행 일체가 드러났다. 경찰은 같은날 오후 11시 암매장 장소를 확인한 뒤 18일 나머지 7명을 긴급체포했다. ●경찰, 5명 구속영장·4명 불구속 수사 경찰은 이들 가운데 가담 정도에 따라 여자 2명을 포함한 5명을 폭행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4명은 불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G고교 B교장은 “재학생 3명은 평소 학교생활에 충실했으나 근래 며칠 동안 학교를 나오지 않아 담임이 전화연락도 하고 집으로도 찾아 갔었다.”고 말했다. 고양시에서는 연간 800여명의 학생이 자퇴를 하거나 퇴학처분을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가 이 학교로 전·입학하고 있다. 한상봉·김동현·명희진기자 hsb@seoul.co.kr
  • 순수하고 강렬했던 천재의 문학세계

    순수하고 강렬했던 천재의 문학세계

    “내가 더 달란 말이 아니오. 잘 알아요. 이건 자본주의 사회야. 자본주의 사회니까 자본 바깥에서 풀을 뜯어 먹고 사는 염소 같은 내가 또 내 분수를 잘 알지. 잘 아니까 더 달란 말은 아니야. 그러나 내가 일한 것만큼은 누가 줘야 될 것 아니야? 이치가 그렇잖아?(생략)”(247쪽, 단편소설 1948년 4월 발표한 ‘한 화가의 최후’ 중)  일제 식민지와 해방공간의 거친 풍파를 온몸으로 받아낸 월북시인이자 소설가인 오원(梧園) 설정식(1912~1953)의 문학전집(산처럼 펴냄)이 나왔다. 올해 설정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남긴 시 60여 편과 장·단편소설 6편, 문학평론 4편, 그가 한국에 최초로 소개한 셰익스피어의 희곡 ‘하므렡’(햄릿)과 헤밍웨이의 ‘불패자’ 등 번역물 3편 등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을 한 시기는 해방 이후 4년여에 불과했지만 시인 정지용 등은 그를 천재라고 했었다.  해방 공간에서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했던 설정식을 왜 사람들은 알지 못했을까. 설정식이 월북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1988년 납북·월북 문인에 대한 해금 조치가 이뤄진 뒤에서야 조명되기 시작했다.  설정식의 삶은 한국의 역사와 비슷한 경로를 걸었다. 함경남도 단천 출신인 그는 개신 유학자인 오촌(梧村) 설태희(1875~1940)의 4남 1녀 중 삼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물산장려운동을 전개했고 벽초 홍명희와도 친분이 있었다. 둘째 형 설의식(1901~1954)은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동아일보 편집국장직을 물러난 언론인이었다. 지사 집안의 분위기 덕분에 1929년 11월 광주학생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그는 경성공립농업학교(서울시립대 전신)에서 퇴학당한다. 이후 만주 펑톈으로 가 중국 랴오닝성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1931년 7월 한인과 중국 농민이 충돌한 완바오 산 사건에 연루돼 피신했다가 귀국해야 했다. 그 경험을 담은 ‘중국은 어디로’가 1932년 1월 중앙일보의 희곡 현상공모에서 1등에 당선됐다. 1932~1936년에 연희전문대(연세대 전신)에서 공부한 뒤 그는 1937년 9월 미국 오하이오주 마운트유니언대에 입학에 영문학을 전공했고, 1939년 뉴욕의 컬럼비아대에서 2년간 셰익스피어를 연구하고 귀국했다. 1945년에는 미 군정청 공보처 여론국장이 됐다. 다른 한편으로 1946년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하고, 그해 9월 임화를 통해 조선공산당에 입당한다. 1947년 8월 미군정에서 사임한다.  1946년 아버지의 죽음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청춘’, 미국 유학생활을 소재로 민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젊은이의 고뇌를 다룬 단편소설 ‘프란씨쓰 두셋’을 신문에 연재한다. 1948년 단편소설 ‘척사 제조사’, ‘한 화가의 최후’를 발표하고, 장편소설 ‘해방’을 연재하다 중단한다. 1947년에 첫 시집 ‘종’, 1948년에 시집 ‘포도’와 ‘제신의 분노’를 각각 출간했다. ‘제신의 분노’에서 시인으로서 문학적 입지를 굳혔다. 1949년 햄릿을 ‘하므렡’으로 완역해 간행했다. 6·25전쟁이 나자 설정식은 1950년 9월 자수 형식으로 인민군에 자원입대했다. 월북한 그는 1951년 7월 개성 휴전회담에서 조중대표단의 통역관으로 나타났다. 이때 종군기자였던 헝가리의 티보 메러이와 친분을 나누고, 도움을 받아 헝가리어로 ‘우정의 서사시’라는 책도 출간했다. 그러나 설정식은 1953년 7월 휴전회담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해 3월에 임화 등과 함께 체포돼 조선남로당숙청 때 미제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했다. 41살이었다.  그의 죽음이 부인 김증연씨와 자식들에게 전달된 것은 9년이 지난 1962년 9월이었다. 헝가리의 종군기자 티보 메러이가 잡지 사상계에 ‘한 시인의 추억, 설정식의 비극’이란 글을 기고한 덕분이다.  문학평론가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발문에서 “독립 자주의 민족이념, 전 인민을 위한 자유로운 민주주의, 그것의 실천을 위한 사상적 순수성을 다짐하는 수사의 강렬함”으로 그의 문학세계를 규정했다. 곽명숙 아주대 교수도 “논어와 장자 등 한문 고전들을 현학적이고 해박하게 펼쳐놓은 주지주의적 시의 특징을 남겼다.”고 했다.  시와 소설은 식민지 시대와 해방공간에서 느꼈을 청년 지식인의 고뇌, 정치적 성향 등이 물씬물씬 드러난다. 이제는 아버지보다 더 나이 든 막내아들이자 언론인 설희관씨가 전집을 엮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美 총기난사범 고수남이 노린건 등록금 반환거부한 간호학과장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이코스대학 총기 난사범 고수남(43)은 등록금 반환을 거부한 교수를 목표로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클랜드 경찰은 고수남이 권총을 들고 학교로 찾아와 맨먼저 찾은 인물은 간호학과 학과장 엘린 서빌런이라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고수남이 몇 차례 학교에 찾아와 이미 냈던 수업료를 환불해 달라고 하기에 서빌런은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서빌런은 사건 당일은 다른 대학에 강의하러 가느라 오이코스대에 출근하지 않아 화를 면했다. 30년 동안 간호사와 간호학과 교수로 일해 온 서빌런은 그러나 고수남은 퇴학당한 게 아니라 자퇴한 것이며 학생 대부분이 비영어권 국가에서 이민와서 영어가 서툴렀기 때문에 고수남이 서툰 영어 탓에 힘들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고수남은 이날 오후 오클랜드 소재 캘리포니아주 앨러메다 카운티지방법원 산하 와일리 매뉴얼 법정에서 열린 ‘인정심리’에 체포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고수남은 샌드라 빈 판사가 “이름이 ‘원 고’(One Goh)가 맞나요?”라고 묻자 “예”(Yeah)라고 단 한 차례만 짧게 답했다. 고수남은 붉은 죄수복을 입고 손에 수갑을 찬 상태였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판사가 5분여에 걸쳐 10가지 죄목에 대한 공소장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대부분 허공을 응시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이 혐의들이 인정될 경우 법정최고형인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당초 고수남이 영어가 서툰 것으로 판단해 전문 통역사까지 준비했으나 변호사는 통역이 필요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심리는 오는 30일로 정해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학교 교실서 키스한 학생 퇴학 조치 논란

    학교 교실에서 여학생과 키스를 한 남학생에게 퇴학 조치가 내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학생의 부모는 학교 측에 퇴학 조치를 철회할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학교측은 이를 거부해 사태는 장기화 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성 쉬저우시의 한 고등 직업학교에서 일어났다. 이 학교 기계과에 다니는 한 학생(17)은 교실 내에서 여학생과 키스하는 장면이 교내 CCTV에 포착돼 학교 측으로부터 퇴학 처분을 받았다. 학교 측이 퇴학 조치로 내세운 명분은 ‘학생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것. 이에 학생의 부모가 거세게 항의하자 학교측은 “분명한 교칙 위반으로 다른 학생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면서 “과거에도 같은 사례가 있어 이번 경우만 예외로 둘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학생은 평소에도 학습태도가 나빴다. 몇번 주의를 줬지만 고쳐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학교 측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쉬저우시의 한 변호사는 “미성년자 보호법에 따르면 학교는 품행에 문제가 있는 학생이라도 교육 받을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면서 “학교 측의 결정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박종익기자 pji@seoul.co.kr
  • 총기난사 예고한 동양인 학생 검거

    매릴랜드 대학 캠퍼스 내에서 총기를 난사하겠다고 인터넷에 예고한 동양인 학생이 경찰에 검거됐다. 1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매릴랜드주 경찰이 풀톤 출신의 알렉산더 송(19) 군을 총기 난사 위협 혐의로 체포했다. 알렉산더 송은 11일 한 인터넷 웹사이트에 “국제적인 뉴스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을 죽일 것”이라면서 “내일 오후 1시 30분 그곳에서 멀리 벗어나야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경찰 대변인은 “용의자가 체포 당시 총기를 소지하지 않았으며 정신 감정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만 밝혀 그에게 변호사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대학 웹사이트 정보에 따르면 송은 우수 학생들로 선발하는 과학과 기술의 사회적 연구를 위한 프로그램의 회원이며 오는 2014년 졸업 예정이다. 또한 퇴학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당국은 지난 2007년 버지니아텍에서 32명을 숨지게 한 뒤 자살한 한국계 미국인 조승희 사건 이후 총기 관련 사건에 대해 강경한 대처를 하고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전국 1% 외고생의 ‘일그러진 학구열’

    지난해 12월 서울시내 H외국어고 2학년 학생이 교무실에서 시험지를 훔친 사실이 적발돼 퇴학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외고에서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당시 A(17)군은 ‘서울대에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질렀다. 학벌 위주의 치열한 성적 경쟁 속에서 빚어진 사회적 병폐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H외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A군이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기말고사 시험지를 훔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해당 재단 측에 교장과 교사 등 4명의 징계의결을 요구했다고 6일 밝혔다. A군은 밤늦은 시간 학교의 보안이 허술한 틈을 타 학교 본관 1층 교무실에 들어가 교사 컴퓨터의 암호를 풀고 시험문제를 복사했다. A군은 이후 치러진 기말고사에서 4과목 만점을 받는 등 높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오답까지 정답지의 모범답안과 똑같이 적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친구가 학교 측에 알리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A군이 시험지를 훔쳐 나온 장면은 본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녹화됐고, A군도 범행을 인정했다.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 학부모의 민원이 제기되자 지난 1월부터 감사를 벌였다. A군은 평소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내신 성적이 뛰어났다. 수능 모의고사에서도 전국 1%에 들 정도로 성적이 최상위권에 든 학생이었다. 학교 관계자는 “서울대에 진학하려면 내신도 중요한데, 학생이 강박관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월 해당 학교와 학생에 대한 1차 감사가 끝나 현재 학교 재단 측에 통보했다.”면서 “교사들의 재심요구가 있을 수 있어 아직 감사가 종결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내 아이’의 문제 학교폭력/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내 아이’의 문제 학교폭력/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십수 년 전 필자가 가족들과 함께 영국에 유학하던 시절이었다. 둘째 딸이 런던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 반에서 유색인종으로는 유일무이했다. 어느 날 같은 반 영국 아이가 이유도 없이 딸애 얼굴에 침을 뱉는 불상사가 생겼다. 필자는 교장에게 담담한 내용의 장문 편지를 보냈고 교장은 전교생이 모이는 전체 조회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엄정한 주의를 내렸다. 담임 교사도 문제의 영국 학생과 그 부모를 학교로 불러 경고를 주었고 이런 조치 사항을 필자에게 전달했다. 이후 주기적으로 학급에서 ‘인종차별’과 관련된 교육이 실시됐고, 매달 이런 교육 내용과 학급에서의 조치가 기록된 가정통신문이 배달됐다. 덕분에 딸아이는 귀국할 때까지 학교 생활을 무난히 끝마쳤다. 왕따나 차별을 비롯한 학교 폭력 사태가 심각하다. 이를 이기지 못한 학생들 몇몇이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진 뒤에야 실상들이 언론에 알려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이유는 상황이 뒤늦게 알려지기 때문이다. 피해 학생들은 왕따를 당하거나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이 창피하고 수치스러울 뿐만 아니라 보복이 두려워 부모나 선생님에게 사실을 숨기게 된다. 주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급우들도 보복이 두려워 모른 체한다고 한다. 학생과 부모, 학생과 학교, 그리고 부모와 학교 모두의 소통이 단절된 총체적인 난국의 형태라 할 수 있다. 전국 학교자치위원회가 최근 3년간 심의한 학교 폭력 조치 현황에 따르면 2만 2000여 건에 달하는 학교 폭력 사건 중 60% 이상이 ‘사회봉사 등 단순 봉사 활동 명령’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 학교 폭력 재발과 추가 피해자가 늘어났다고 지적하며 심할 경우 형사처벌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물론 처벌만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이들은 ‘법과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폭력에 대한 관심이 적기 때문’이라며 처벌에 무게를 두는 해결 방법은 더욱 많은 학교 폭력을 발생시킬 뿐이라고 주장한다. 맞는 얘기다. 미국은 47개 주가 ‘왕따 방지법’을 만들었고, 독일 같은 나라는 폭행 사건 세 번이면 무조건 퇴학시키도록 하는 ‘삼진 아웃’ 벌칙을 제정했지만 학교 폭력은 줄지 않는다고 한다. 사후 처벌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학교 폭력 문제는 이미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이슈화돼 왔다. 1995년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선배들에게 구타와 함께 괴롭힘을 당하다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족들이 뒤늦게 학교에 찾아가 가해 학생들의 처벌을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지금처럼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대통령의 호통에 정부는 온갖 대책을 쏟아냈으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학교 폭력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학교 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17년의 세월 동안 정권마다 고민해 온 문제다. 청소년기는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 한다. 이러한 격동기에 학교 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 부모와 학교와 단절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기준 학교 폭력 피해 학생 수는 1만 3748명, 가해 학생 수는 1만 9949명으로 나타난 반면 2012년 1월 기준 학교에 배치된 전문 상담교사는 883명에 불과하다. 한국청소년상담원에 따르면 긴급 상담이 필요한 고위험군 청소년은 93만여명에 달하나 2010년 기준 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12만 8000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문 상담 인력 1명당 1000명을 상담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학교 폭력은 근본적으로 청소년들의 심리와 문화를 이해하고 부모와 학교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다. 며칠 전 대통령까지 나서서 학교 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학교 안에 중요한 해결 포인트인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그 출발점일 것이다. 미래의 성장 동력인 청소년에 대해 일과적인 미봉책이 아니라 꾸준하고 일관성 있는 ‘어른’들의 책임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는 향후 ‘내 아이’가 살아갈 사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 [기고] 가정·학교·사회 공조시스템 구축해야/이의동 서울 문현고 교사

    [기고] 가정·학교·사회 공조시스템 구축해야/이의동 서울 문현고 교사

    학교 폭력을 예방할 방안은 없을까. 교육을 정상화할 방안은 무엇일까. 학교 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고 세계 공통의 골칫거리다. 따라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 심지어는 교사들까지도 관심은 오직 일류 대학 입학뿐이다. 그러다 보니 국어, 영어, 수학만 잘하면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모든 것이 용서되고 있다. 설령 예의에 크게 벗어난 행동을 하더라도 제대로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주지 않고 지내다 보니 결국에는 통제 불능의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라도 가정·학교·사회의 공조시스템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부모, 웃어른, 친구에 대한 예절 교육과 질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갖도록 자녀를 가르쳐야 한다. 부모가 교사를 무시하면 자녀도 선생님을 무시하게 된다. 따라서 불신 풍조를 조장하여 교육 붕괴를 가져온다. 학교에서는 입시 위주의 국어, 영어, 수학만을 강조하는 교육 풍토를 바꾸어 도덕, 음악, 미술, 체육 등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교권 확립을 위해 교사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학교 교칙을 확실하게 시행하고 처벌한 내용을 생활지도부장이 생활기록부에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학급담임은 학교 생활기록부를 사실대로 기록하여 학교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이것이 대학 입학 전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각급 학교에서는 담임이 학교 생활기록부를 입력하고 출력해서 학생들에게 확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이러니 어느 담임이 학생의 행동발달상황이나 종합란을 객관적으로 쓸 수 있겠는가? 행동발달상황란과 종합란까지 학생 확인을 거치는 것은 잘못이다. 교원평가는 고쳐져야 한다. 교사들은 칼자루를 학생들에게 뺏겼다. 학생들은 자신의 비위를 맞춰주지 않는 선생님은 최하 점수를 준다. 아예 무관심하면 중간 점수는 받는다. 학교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함부로 대드는데 통제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면 교육은 어떻게 될까? 교육부나 교육청 등 교육 당국은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퇴학이 필요한 학생은 대안학교로 강제 전학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친 온정주의는 교육을 망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권 추락의 원인에서 교육 당국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학교 폴리스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러나 형식적인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학교 생활기록부를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대학 입시 사정관제에 반영하도록 하자. 학교 교육은 붕괴하고 교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 교사들 스스로 교권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가정에서의 올바른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사회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학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의 주체는 교사이며, 그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교육 현장에 설 때 바른 교육이 가능하다고 본다.
  • [오늘의 눈] 아이들 마음 헤아릴 줄 모르는 어른들/김소라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아이들 마음 헤아릴 줄 모르는 어른들/김소라 사회부 기자

    중학교 때 학교 ‘짱’과 2년간 같은 반에서 생활했다. 친구들의 돈이며 옷을 뺏는 것은 기본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는 복도로 불러내 걷어차는 일도 잦았다. ‘짱’은 매주 3차례 학생지도실로 불려가 맞았다. ‘짱’은 체벌에 다리를 절뚝거리며 교문 밖을 나섰지만 밖에서 또 친구들을 괴롭혔다. 2년 동안 지켜봤던 ‘짱’은 부모님이 안 계신 탓에 가족들의 사랑을 그리워했다. 여린 학생이었다. 친구와 다툼이 생기면 주먹이 앞서는 거친 아이였지만 손을 내민 친구에게는 살갑게 웃어줬다. 하지만 선생님들 어느 누구도 ‘짱’의 다른 얼굴을 알지 못했다.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성토를 보면, 어른들의 눈에 청소년은 두 가지 부류만 있는 듯하다. 조직폭력배보다도 악독한 ‘일진’과 한없이 나약한 ‘피해자’다. 정부가 내놓는 대책들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약한 친구들을 괴롭히는 나쁜 일진들을 뿌리뽑겠다며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사실을 기록하고, 심하면 의무교육과도 상관없이 퇴학도 불사하겠다는 식이다. 그러나 정작 학교폭력을 크게 키우는 건 청소년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르는 어른들이다.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대다수의 부모들은 “내 새끼”를 외치며 학교로, 혹은 가해학생의 집으로 달려간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의사는 쉽사리 배제되고, 학교폭력이 부모들의 갈등으로 번지는 순간 청소년들은 또 다른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피해학생의 뜻도 묻지 않고 섣불리 대처하거나 가해학생을 무작정 다그쳐 학교폭력보다도 더 큰 생채기를 남기기도 한다. 집에서는 착한 아이로 생활하며 학교에서는 일진으로 행세하고,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입을 꾹 다무는 청소년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어른들이 자녀의, 청소년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모른다는 방증이다. 그저 ‘독버섯’ 같은 일진들을 제거하고 억누를 생각을 하는 동안 어른들은 그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sora@seoul.co.kr
  • ‘학교폭력’ 학생부에 기록 남긴다

    ‘학교폭력’ 학생부에 기록 남긴다

    올 3월부터 초·중·고교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가해 사실과 처벌 내역이 기록된다.<서울신문 1월 3일자 9면> 생활기록부에 기록된 가해학생 조치 사항은 각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입시 전형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새 학기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교내·외에서 학생 간에 발생한 각종 폭력 사실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재 대상 행위에는 상해·폭행·감금·협박·약취유인·명예훼손·모욕·공갈·강요 등이 포함됐다. 또 성폭력·따돌림과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행위 등 신체적·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도 기재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학적사항’‘출결상황’‘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으로 구성된 학생부에는 학교폭력 관련 처벌 내용이나 행위가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되면서 학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기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이 발생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내린 퇴학·전학부터 학급교체, 10일 이내의 출석정지, 학교 봉사, 사회봉사, 심리치료,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치 내역이 구체적으로 기재된다. 조치 기록은 졸업 후에도 초·중학교는 5년, 고교는 10년간 보존된다. 교과부는 이번 방침은 소급 적용하지 않고 3월 1일 이후 발생한 학교폭력 사안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기록 사항은 고교와 대학에 입시 자료로 제공되며, 입시전형 반영 여부 및 방법은 해당 고교와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교과부는 이 같은 내용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지침’을 조만간 시·도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에 전달할 방침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기고] 학교폭력 해결할 민·관 합동기구 만들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 학술연구소장

    [기고] 학교폭력 해결할 민·관 합동기구 만들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 학술연구소장

    학교폭력이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교 폭력의 대부분은 학생 간 구타나 모욕, 금품 갈취 등 주로 개인적인 반감이나 욕구 불만 등 충동에 기인한 단발성 괴롭힘이 많았다. 그러나 근래 학교폭력은 폭행·공갈·협박은 말할 것도 없고 성폭행 후 촬영, 목숨을 담보로 한 기절놀이, 물고문, 자살 유도 등 흉포화 양상을 띠며 광범위한 장소에서 상습적인 가혹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교사를 농간하거나 위협하여 교실 분위기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학교폭력이 재학생 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퇴학생과 가출학생, 나아가 학교 주변 폭력배와 손을 잡는 사회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특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 지경에 이르자 여기저기서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안전을 위해 ‘당국의 대책만을 믿고 있다가는 큰코다치겠다.’는 푸념과 함께 ‘다른 일을 접고서라도 등·하굣길을 지켜야 하는 것인지’, ‘어떤 호신용구로 무장시켜 내보내야 할지’, ‘어떤 무술을 가르쳐야 좋을지’ 궁여지책을 찾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실 그동안 교육 및 치안 당국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교보안관 또는 청원경찰 배치, 배움터 지킴이 운영과 CCTV 설치, 학교 주변 순찰 강화 등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해 왔으나 인력과 권한 그리고 정보력의 한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4일 발족한 스쿨 폴리스 역시 학교폭력에 어느 정도의 장악력을 보여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렇듯 학교폭력도 이제 내성이 생겨 상징적·선언적 수준의 조치나, 최근 당국이 쏟아내는 자문기구 또는 협의기구의 원론적 대응으로는 예방이나 진압 그 어느 것도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즉, 매우 집요하고도 밀착된 추적과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경찰이 학교폭력과의 전쟁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경찰 주관하에 학교, 학부모, 지자체, 지역언론, 시민단체 등이 공동참여하는 시·군·구·읍·면 단위 ‘학교폭력근절대책협의회’(가칭)를 구성하여 지역별로 학교 또는 학생들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 선도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 참여공동체가 입수한 학교폭력 징후 및 피해 관련 첩보를 수시로 분석·점검하면서 학교가 할 일, 경찰이 취해야 할 조치, 학부모가 맡아야 할 일, 지자체가 분담해야 할 일 등 책임 소재를 실천적으로 명확히 하는 형태의 범사회적이고 체계적인 민·관 합동기구 설치를 통한 공동 치안을 강화하는 일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재 경찰이 전국의 방범 취약 장소에 설치·운영하고 있는 방범 순찰함(순찰날인함)의 명칭을 ‘학교폭력 신고함’으로 바꾸어 교사·학부모·피해자·목격자·관련자 등 시민 누구나, 전국 어디에서든 학교 폭력을 감지 또는 인지한 상황을 신분 노출 없이 자유롭게 기술하여 신고할 수 있게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전화신고는 신고자의 음성이 녹음·기록되는 경우가 많아 이용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신고된 내용을 담당 경찰서의 지역학교폭력대책협의회로 신속히 통보토록 하는 신고환경의 전국적 네트워크도 민관 합동기구의 설치와 함께 연구해 볼 만한 적극적 인 대안이라 하겠다.
  • [영화프리뷰]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영화프리뷰]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6개월 전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 보낸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공원이든, 단골식당이든, 어디를 가도 아내의 흔적이 벤저민을 괴롭힌다.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사춘기 큰아들과 달나라에 토끼가 있다고 믿는 일곱 살짜리 딸을 돌보는 일도 쉽지 않다. 설상가상 아들은 퇴학까지 당한다.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벤저민은 교외에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한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250여 마리의 동물이 사는 폐장 직전의 동물원이 딸려 있었던 것. 포기하려던 순간, “내가 너희들을 돌봐 줄게.”라며 동물 친구들에게 푹 빠진 딸을 발견한다. 벤저민은 직장도 관두고 전 재산을 털어 동물원 재개장을 위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18일 개봉하는 캐머런 크로 감독의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영국 가디언지의 칼럼니스트 벤저민 미의 실화에서 비롯됐다. 아버지가 숨진 뒤 홀로 된 어머니와 형, 가족들과 함께 살 집을 찾던 그는 11만㎡의 정원에 방이 12개나 되는 대저택을 발견한다. 다만 25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벤저민과 가족들의 정성으로 1년 만에 문을 연 다트무어 동물원은 생태와 교육을 테마로 한 동물원의 모델로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 곳곳에서 크로 감독의 대표작 ‘제리 맥과이어’(1996)를 떠올리게 한다. ‘제리 맥과이어’는 잘나가던 스포츠 에이전트가 인생의 쓴맛을 보지만, 여전히 자신을 믿어 주는 사람들을 통해 참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역시 용기와 도전을 통해 진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모처럼 주종목으로 돌아온 크로 감독은 한껏 실력 발휘를 한다. 가르치려 들지 않고 편안하게 속삭인다. 영화관을 나선 뒤에도 한동안 “미쳤다고 생각하고 20초만 용기를 내 봐. 상상도 못할 일이 펼쳐질 거야.”란 대사가 머리를 맴돈다. 벤저민 역을 맡은 맷 데이먼의 연기는 딱 떨어지는 맞춤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다. 첩보액션물의 새 장을 연 ‘본 시리즈’의 살인기계와 두 아이의 따뜻한 아빠가 모두 어울리는 건 쉽지 않은 일. 그게 가능한 배우가 데이먼이다. 지난해 ‘더 브레이브’ ‘히어애프터’ ‘인사이드잡’ ‘컨트롤러’ ‘컨테이전’ 등 5편을 선보였지만, 다작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연기 폭이 넓다는 방증일 터. 흥미로운 점은 여주인공 스칼렛 요한슨보다 조카로 나온 엘르 패닝이 더 돋보인다. 지난해 ‘슈퍼에이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패닝은 친언니 다코타 패닝의 그림자를 이미 걷어냈다.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그를 모델로 발탁한 이유를 알 만하다. 하지만 이렇다 할 갈등구조가 없는 평면적인 이야기 전개 탓인지 미국의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신선도지수를 63%로 평가했다. ‘미션임파서블: 고스트프로토콜’(93%)보다 낮고, ‘셜록홈즈: 그림자 게임’(60%)보다 조금 높다. 북미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했는데 신통치 않았다. 개봉 첫주 936만 달러를 벌어들여 6위에 머물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총리 “학교폭력 대책 겉돌아… 반성”

    김황식 국무총리가 학교 폭력으로 피해를 당한 학생의 부모들 앞에서 머리를 숙였다. 김 총리는 9일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한 제도와 대책은 있지만 현장에서 겉돌고 있는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학교 폭력에 시달린 어린 학생들이 최근 자살하는 사건을 접하면서 너무 안타깝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고인과 고인의 부모님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서울 면목동 중곡초등학교에 있는 청소년상담기관 ‘서울 동부 위(Wee) 센터’에서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원 등 10여명과 학교 폭력의 실효성 있는 대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였다. 김 총리는 “피해 학생은 보복이 두려워서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가해자는 죄의식이 없으며 대부분의 학생과 학교는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저 자신부터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해당 부처와 관계자도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피해 학생 부모는 피해 학생의 물리적·심리적 치료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 학생은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투신 자살을 시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참석자는 중학생을 포함한 가해 학생의 강제전학이나 퇴학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하며 가해 학생과 해당 학부모의 특별교육 이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청소년 상담교사는 학교 폭력의 연령대가 내려가고 있다면서 학교의 적극적인 대처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현장에서 제안된 의견을 총리실과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계 부처가 검토해 학교 폭력 근절 대책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교 폭력의 현실을 감추지 않고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범정부적 추진 체계를 만들어 수립된 대책이 실행되도록 점검·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일진 같은 반장’

    “반장인 데다 덩치도 크니까 다들 입을 다물고 당하기만 했죠.” 충남 논산경찰서는 9개월이나 학교 친구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N고등학교 1학년 반장 A군(16)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6일 불구속 입건했다. 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A군을 퇴학처분했다. A군은 지난해 3월 중순 같은 반 친구 B군과 어깨를 부딪친 뒤 사과를 받지 않았다며 주먹을 휘둘렀다. 나중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B군을 쇠파이프로 마구 때렸다. 사소하게 시작된 폭력은 끊이지 않았다. 급우들 앞에서 목을 팔로 감싸 안는 이른바 ‘기절놀이’를 벌였고, 더러는 성기를 발로 차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장난이라고 생각했고, B군은 내성적인 성격 탓에 반응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에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C군에게 학력고사 시험 예상 문제를 뽑아오라고 시킨 뒤 잘못 알려줘서 점수가 나쁘게 나왔다며 주먹을 휘둘렀다. 주로 교사가 없는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같은 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급우 3명을 테이프로 의자에 묶어놓고 손바닥과 허벅지를 때리기도 했다. 대부분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그해 9월엔 자신의 폭행사실을 알게 된 담임교사로부터 문자메시지로 훈계를 듣게 되자 ‘밀고자’를 색출한다며 C군을 복도로 끌고 나가 걸레 자루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엉덩이를 때렸다. 결국 급우들은 그 뒤 침묵하게 됐고 뒤늦게 C군 가족의 신고로 A군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A군은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뉘우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군은 지난해 3월부터 그해 12월까지 26차례에 걸쳐 3명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처도 입혔다. 시계와 현금 등 42만원어치의 금품까지 빼앗은 것으로 밝혀졌다. 폭행이 점점 심해지면서 피해 학생 친척의 신고로 외부에 알려졌다. 경찰은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A군이 반성하고 있고 학생인 점 등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폭력학생 선도 대책위’ 있으나 마나

    폭력 학생을 선도하기 위해 전국 초·중·고교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별로 연간 한두 번 대책위가 열리는 게 고작이다. 대책위가 겉도는 동안 학교폭력으로 경찰에 붙잡힌 학생은 대책위 개최 건수의 두 배를 웃돌았다. 학교의 미온적인 대처가 학교폭력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5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2010학년도(2010년 3월~2011년 2월) 전국의 각급 학교에서 대책위 심의가 열린 횟수는 초등학교 0.06건, 중학교 2.26건, 고등학교 1.32건에 그쳤다. 2011년 현재 전국에 5851개 초등학교, 3128개 중학교, 2252개 고교가 있음을 감안하면 연간 1만 393회가 개최된 셈이다. 이는 2010년 경찰이 집계한 학교폭력 2만 5175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이는 학생 폭력 사건이 발생해도 학교 측이 대책위를 통한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실례”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학생이 폭력을 행사하다 경찰에 적발되면 즉시 학교와 보호자에게 통보되며, 학교장은 대책위를 소집해 학생을 선도하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대책위가 제대로 운영됐다면 연간 심의 건수가 경찰이 집계한 학교폭력 건수와 근접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 학생을 선도하고 징계를 의결하는 기구인 대책위는 현재 전국의 모든 학교에 구성돼 있다. 교사와 학부모 대표를 비롯해 법조인, 경찰, 의사 등 5~10명의 위원을 위촉해 학교장이나 피해 학부모가 요청하거나 학교폭력이 신고됐을 때 소집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책위는 전체 회의를 통해 가해 학생에 대해 퇴학·전학·출석정지·봉사활동 등의 징계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문제는 위원들이 대책위 활동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대책위를 소집해도 교외 인사는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효율적인 대책위 운영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한 지방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대책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경찰 검거 건수가 더 많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교육계 관계자는 “경찰에 검거됐다고 학생에 대한 선도가 끝난 것이 아니다. 이후에라도 대책위를 열어 후속 조치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학교의 무관심이 학교 폭력을 키우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교육’부가 학생 처벌부터 하겠다니…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형법상 형사 미성년자 나이를 낮추고 중학생의 강제 퇴학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서울신문 1월 3일 자 9면>이 알려지면서 대책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예방보다 무조건 처벌부터 하겠다는 발상이 비교육적이라는 것이다. 대학 구조조정 등 각종 정책 도입 과정에서 ‘강공 일변도’를 펼쳐온 이주호 장관의 스타일이 이번 정책에도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학교생활기록부에 폭력 전력과 처벌 내용을 기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소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상근변호사는 “형법의 목적은 처벌과 범죄 재발 방지인데, 처벌에만 의미가 있고 어떻게 다시 사회 일원으로 데려오느냐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법무부도 아니고, 당연히 학생을 교육적인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는 교과부가 내놓은 대책이라는 점이 실망스럽다.”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만을 내려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금남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사무국장은 “학교 폭력이 점차 강화되고 자극적으로 변하는 것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인데 학생 개개인의 차원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균 ‘평등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상임대표는 “처벌보다는 학교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가해자라고 해서 낙인을 찍고 배제하는 것은 학생들을 돌보는 학교의 의무를 저버리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중학생의 강제 퇴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한 관계자는 “특별법을 만들어서 중학생의 퇴학이 가능하도록 해도 결국 중등과정을 의무교육으로 규정한 헌법에 배치되는 만큼 시행 자체가 불가능한 정책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나 시민단체들도 생활기록부에 폭력 전력과 처벌 내용을 기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서술의 문제’라며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놓았다. 박보희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상담교사는 “학생의 생활을 자세하게 살피고 명확하게 기록하는 것은 교사의 의무”라면서 “새로운 선생님이 지도할 수 있는 자료라는 장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낙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떻게 표현하고 취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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