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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親트럼프’ 폭스뉴스마저 등돌렸다

    “바이든 10%P 앞섰다”… 조사업체 퇴출 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공식 출정식을 앞두고 잇달은 악재로 궁지에 몰리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보수성향 폭스뉴스가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관련 입장 발표 후 대통령 탄핵 여론이 급증했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의 대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는 16일 미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7%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들어가기에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 달 전 같은 조사보다 무려 10%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뮬러 특검이 지난달 2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죄’에 선을 그은 것이 원인이라고 WSJ는 해석했다. 폭스뉴스도 9~12일 미 성인 100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트럼프 대선캠프가 러시아 측과 연루됐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뮬러 특검이 법무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인 3월 같은 조사보다 6% 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역대 최고치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폭스뉴스는 또 이번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 등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vs 바이든 1대1 대결’ 문항에서 응답자의 49%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39%에 그쳤다. 친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의 여론조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가 그에게 불리한 결과를 담은 내부 조사가 유출된 뒤 관련 여론조사 업체 및 담당자 퇴출에 나섰다고 전했다. ABC가 최근 공개한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주요 격전지에서 모두 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과에 격노했으며, 참모들은 유출 책임을 누구에게 지울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일하고픈 노인…“고용률 등 65세이상 경제활동참가율 역대 최고”

    일하고픈 노인…“고용률 등 65세이상 경제활동참가율 역대 최고”

    일하거나 구직활동을 하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일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시기는 72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지만 OECD국가들과 비교해 임시직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65세 이상 노인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이런 상황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육체노동 은퇴연령인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5.2%로, 1999년 6월 통계집계 기준을 변경한 이후 월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경제활동참가율(취업자+실업자/인구)은 전체 인구 가운데 수입을 목적으로 일을 한 ‘취업자’와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의 비율을 말한다. 지난달 65세 이상 인구 765만 3000명 중 취업자는 263만 1000명, 실업자는 6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0만명, 2만명 늘었다. 65세 이상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월 기준으로 2001년 31.9%에서 시작해서 2003년 30.2%까지 떨어졌다가 2012년 이후 꾸준히 33%대에서 머물렀으나 올해 35%를 처음 넘어섰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역대 최고를 찍은 배경에는 고용률과 실업률의 동반 상승이 있다. 65세 이상 고용률은 34.4%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뛰었다.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9년 1월 이후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65세 이상 실업률도 2.3%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해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실업통계를 조사한 1999년 6월 이후 5월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노인 인구의 구직의사는 실업자 증가세에서도 감지된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가 114만 5000명으로, 1999년 6월 통계집계 기준 변경 이후 5월 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한 것도 고령층 실업자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만 4000명 늘었는데 연령별로는 15∼19세 4000명, 20∼29세 2만명, 30∼39세는 1000명이 각각 감소했고 40대와 50대는 보합세였지만, 60∼64세는 2만 8000명, 65세 이상은 2만 1000명 각각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육체적으로는 65세로 은퇴연령이 됐지만,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며 “은퇴연령에 다다랐지만, 노동시장에 남아 퇴출이 안 되거나 구직자 또는 잠재구직자 등으로 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이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연령은 남성은 72세, 여성은 72.2세(2016년 기준)로 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후 2위는 멕시코(남성 71.6세, 여성 67.5세), 3위는 칠레(남성 71세, 여성 67.2세), 4위는 일본(남성 70.2세, 여성 68.8세)이 각각 차지했다. OECD 평균은 남성이 65.1세, 여성은 63.6세다. 다만, 우리나라의 고령자는 다른 OECD 회원국보다 임시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55∼64세 노동자 중 임시직 비중은 30.3%(2017년 기준)로 비교 대상 32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15∼64세) 노동자 중 임시직 비중은 18.3%였다 OECD 회원국 평균으로는 55∼64세 노동자 중 7.9%만 임시직에 종사한다. 15∼64세 노동자 중 임시직 비중은 11.1%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늘어난 고령층 취업자(60세 이상 35만4천명) 중 3분의 1가량인 10만명은 임시직인 재정 일자리에서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밖에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나 자영업이 포진해있는 도매업이나 제조업 쪽에 고령층의 취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당 대표 도전 심상정 “한국당 퇴출” 양경규 “어대심 없다”

    당 대표 도전 심상정 “한국당 퇴출” 양경규 “어대심 없다”

    정의당 차기 당권경쟁이 심상정 의원과 양경규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심 의원과 양 전 부위원장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정의당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심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당 대표가 돼 총선 승리로 기필고 승리하겠다”며 “당 역량을 총화해 30년 낡은 기득권 양당정치 시대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정의당은 더 이상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 머물러 있을 수 없고, ‘크고 강한 정당’으로 발돋움 해야 한다”며 “지역구 국회의원을 대폭 늘려 ‘비례 정당’ 한계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한 혁신 방안에 대해 “공직후보 선출 방식에 당원 뿐만 아니라 지지자와 국민이 참여 하는 개방형 경선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총선 후보 공모로 자격과 실력을 갖춘 인재를 발굴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심 의원은 또 “유능한 경제정당이 돼 집권의 길을 열고,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고 육성해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하겠다”고 역설했다. 심 의원은 기자회견 말미에 “오늘 아침 영원한 동지 고(故) 노회찬 전 대표를 뵙고 왔다”며 “촛불혁명을 완수하는 집권정당을 향해 당당히 국민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승자독식의 선거제도가 바뀌면 양당 체제는 바로 무너질 것이고 정의당은 교섭단체 이상의 유력 정당으로 발돋움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선거”라며 “오랫동안 기득권에 안주해 온 민주당은 한국당의 부활을 막을 수 없다. 정의당이 승리해야 한국당을 퇴출시키고 과감한 개혁을 견인 할 수 있는 만큼 대표가 됐을 때 가장 중요한 소명이 바로 총선 승리”라고 말했다. 3선인 심 의원은 정의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지냈으며, 정의당 후보로 지난 2017년 대선에 출마했다. 현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양 전 부위원장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리더와 정치인의 당이 되어 가는 것이 오늘 정의당의 모습”이라며 “당 운영 방식의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전 부위원장은 “거대 양당과 구분되는 제3세력으로서의 진보 야당임을 강조하고, 민주적 사회주의 지향을 담은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전면적 녹색 전환, 소득격차 해소, 강력한 자산 재분배를 3대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이번 당 대표 선거가 심상정 의원의 독주로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어대심’, 즉 어차피 대표는 심상정이라는 말은 진보정당인 정의당에는 매우 심각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훌륭한 정치인, 국민에게 사랑받는 대표 정치인이 반드시 필요하고 심 의원이 그런 역할을 한 것은 전혀 부정하지 않지만 그것만으로 진보정당은 성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오는 19∼20일 후보등록을 한 뒤 다음달 8∼13일 투표를 진행하고 13일 투표 마감 당일 선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마약 의혹’ 비아이, 아이콘 탈퇴→YG 전속계약 해지[공식입장]

    ‘마약 의혹’ 비아이, 아이콘 탈퇴→YG 전속계약 해지[공식입장]

    ‘마약 의혹’을 받은 아이콘 멤버 비아이(23·김한빈)가 팀 탈퇴에 이어,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에서도 퇴출된다. YG는 12일 오후 “YG 소속 아티스트 김한빈의 문제로 실망을 드린 모든 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한빈은 이번 일로 인한 파장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당사 역시 엄중히 받아들여 그의 팀 탈퇴와 전속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YG는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관리 책임을 절감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비아이의 마약 의혹이 불거졌다. 한 매체는 비아이가 지난 2016년 지인 A씨와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일부를 재구성해 공개했다. 이 매체는 이 대화 내용을 통해, 비아이가 마약을 구하고 싶다고 했음은 물론, 약을 해 본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아이는 이날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SNS)을 통해 “우선 저의 너무나도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면서 “한때 너무도 힘들고 괴로워 관심조차 갖지 말아야 할 것에 의지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또한 겁이 나고 두려워 하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비아이는 “그럼에도 제 잘못된 언행 때문에 무엇보다 크게 실망하고 상처받았을 팬 여러분과 멤버들에게 너무나도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저의 잘못을 겸허히 반성하며 팀에서 탈퇴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비아이의 마약 의혹 파문으로 현재 출연 중인 JTBC2 ‘그랜드 부다개스트’ 측은 그의 분량을 최대한 편집하기로 했다. 비아이는 오는 15일부터 방송될 SBS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 정글’ 촬영을 마친 상태였으나 ‘정글의 법칙’ 측 역시 그를 최대한 편집하기로 했다. <다음은 비아이 인스타그램 글 전문> 김한빈입니다. 우선 저의 너무나도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한때 너무도 힘들고 괴로워 관심조차 갖지 말아야 할 것에 의지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또한 겁이 나고 두려워 하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제 잘못된 언행 때문에 무엇보다 크게 실망하고 상처받았을 팬 여러분과 멤버들에게 너무나도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저의 잘못을 겸허히 반성하며 팀에서 탈퇴하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팬분들과 멤버들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전남 진보시민사회단체, 전광훈 목사 전라도 비하 망언 강력규탄

    전남 진보시민사회단체, 전광훈 목사 전라도 비하 망언 강력규탄

    전남지역 진보시민사회단체가 전광훈 목사의 전라도 비하 망언을 강력규탄하고 나섰다. 전남지역 진보시민사회단체는 12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광훈 목사가 지난달 5일 실촌수양관 집회에서 “전라도 빨갱이”, “전라북도와 경상도 김천하고를 묶어서 한 도를 만들어야 해”라고 한 발언은 전라도를 비하하고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을 부추기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전 목사의 ‘전라도 빨갱이’ 발언은 전라도의 명예를 실추하고 깊은 상실감을 준 막말이다”고 규탄하며 “전라도민에 사죄와 법적 처벌”을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호남은 역사의 고비 때마다 분연히 일어서 이 나라를 지켜왔다”며 “호남민이 이 땅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왔음은 대다수 국민들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에 더욱 힘을 모아야할 이때, 좌파·우파·빨갱이 운운하며 시대착오적인 망언을 일삼는 전광훈의 거짓선동이야 말로 반기독교적 행위다”고 지적했다. 전남지역 진보시민사회단체는 “전광훈 일탈에 교회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정광훈의 발언은 목회자로서의 정당한 발언인지 또다른 불순한 저의가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어 “전라도인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망언을 일삼는 전광훈은 즉각 회개하고 전라도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기독교계에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전광훈을 즉각 퇴출할 것을 요구했다. 수사기관에게도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정부와 국회에 대해서도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왜곡 처벌 특별법’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여신도가 나를 위해 속옷을 내리면 내 신자고 그렇지 않으면 내 교인이 아니다”, “여자가 짧은 치마를 입고 교회에 와서는 안된다”는 등 성희롱적 발언과 “마음만 연합하면 문재인을 바로 끌고 나올 수 있다”는 발언 등으로 사회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국내 음악축제에 욱일기 등장…서경덕 교수 “욱일기 금지법 시급”

    국내 음악축제에 욱일기 등장…서경덕 교수 “욱일기 금지법 시급”

    최근 국내에서 열린 뮤직 페스티벌에서 한 일본인이 욱일기(전범기)를 두르고 참석해 큰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욱일기 금지법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경덕 교수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울트라 코리아 2019’에서 한 일본인이 욱일기를 들고 설친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며 “네티즌들을 통해 여러 개의 같은 제보를 받게 되어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그런데 이를 확인한 한국인들이 페스티벌 시큐리티에게 항의를 해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문제”라며 “축제 관계자들은 당연히 이런 상황을 저지해야 마땅했고, 더 반항을 한다면 축제장에서 끌어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욱일기를 두르고 참석한) 일본인이 일본으로 돌아가 분명히 한국에서 욱일기를 펼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에 다 퍼트리고 다닐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서 교수는 ‘욱일기 금지법’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욱일기 금지법을 빨리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들이 국내에서 절대로 벌어지지 않도록 어서 빨리 국회에서 움직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서경덕 교수는 지금까지 세계적인 기관 및 글로벌 기업에서 노출된 욱일기 디자인을 꾸준히 퇴출해 왔고, 현재는 전 세계 학교에 노출된 욱일기 문양을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관세·블랙리스트·제재… 트럼프 대량교란무기는 ‘막대한 경제력’

    관세·블랙리스트·제재… 트럼프 대량교란무기는 ‘막대한 경제력’

    美 주도 네트워크에도 악영향 미칠 듯 동맹 35개국 중 화웨이 퇴출은 3곳 뿐 트럼프 트윗에 무역 협정 무산 우려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자국의 막대한 경제력을 대량교란무기처럼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량교란무기는 핵·생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완해 사이버 공격처럼 인명 살상 없이 상대국을 무력화시키는 수단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현지시간) 최신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블랙리스트, 제재 등을 교란 무기로 휘두르며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영향력은 미국이 보유한 11척의 항공모함, 6500개의 핵탄두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전 세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중추로서 국가 간 인터넷 대역폭, 벤처 캐피털, 전화 운영 시스템, 일류 대학, 자금 관리 및 자산의 과반을 관리하거나 보유한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9년 38%에서 지난해 24%로 줄었지만 그 영향력은 오히려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한 무역 질서 때문에 미국이 적자를 본다면서 경제 민족주의적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관세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막지 않으면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윽박지른 것이 구체적인 사례다. 이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미·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정신을 위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영향력을 남용한다고도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와 같은 적들은 매우 엄격한 제재를 받는다”며 “지난해 1500명의 개인, 회사, 선박 등이 제재 명단에 추가됐는데 이는 기록적 수치”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적국이 만든 반도체, 소프트웨어의 거래를 금지했고 이를 위반하면 은행 거래가 불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독이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관측했다. 미국과 새로운 무역 협상을 하려는 나라들은 애써 맺은 협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한 줄로 무산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고 있으며, 중국은 대미 보복에 착수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네트워크도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35개 동맹국 가운데 화웨이 퇴출에 합의한 나라는 3곳뿐이다. 중국은 국가 간 상업 분쟁을 해결할 자체 법원을 만들고 있으며, 유럽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우회할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네트워크가 엄청난 힘을 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옳지만, 이를 마구잡이로 썼다가는 잃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인 정당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축구장 욱일기 퇴치”…서경덕, 프랑스 여자 월드컵 개막식 맞춰 캠페인

    “축구장 욱일기 퇴치”…서경덕, 프랑스 여자 월드컵 개막식 맞춰 캠페인

    ‘전 세계 욱일기(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이 “2019 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 개막식에 맞춰 욱일기 응원에 관한 제보를 받는다”고 7일 밝혔다. 서경덕 교수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국제축구연명(FIFA) SNS 계정에 올라온 욱일기 응원사진과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스포츠 뉴스를 제공하는 ‘스포츠 360’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욱일기 만화 등을 항의해 이를 없앴다. 이에 대해 서경덕 교수는 “지금까지 세계적인 축구대회 때마다 욱일기를 퇴출할 수 있었던 건 네티즌의 제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에도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제보는 프랑스 현지 축구장을 찾아 관전하거나 TV,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시청하다가 욱일기가 발견되면 사진을 찍거나 화면을 캡처해 메일로 제보(ryu1437@hanmail.net)하면 된다.서 교수는 접수 내용을 국제축구연맹(FIFA) 측에 먼저 신고하고, 보도자료를 내 국내외 언론에 알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욱일기를 이용한 응원 잘못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욱일기 퇴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서 교수는 “세계적인 축구 대회 때마다 늘 욱일기가 등장하여 논란이 됐다”며 “프랑스 여자 월드컵 때도 욱일기가 등장한다면 신속한 조치로 퇴출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경덕 교수는 지금까지 세계적인 기관 및 글로벌 기업에서 노출된 욱일기 디자인을 꾸준히 퇴출시켜 왔고, 현재는 전 세계 학교에 노출된 욱일기 문양을 없애기 위해 노력중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환경파괴 주범 퇴출” vs “대안 없어 시기 상조”

    “환경파괴 주범 퇴출” vs “대안 없어 시기 상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하라는 환경단체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100억개의 플라스틱 빨대가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것만 줄여도 환경파괴를 크게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안도 없이 플라스틱 빨대를 전면 규제하라고 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6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법적 사용 금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도 법률상 일회용품에 포함시켜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명 활동을 진행 중이다. 비영리민간단체 ‘통감’은 최근 ‘빨대혁명’이라는 이름의 빨대 퇴출 운동을 벌이고 있다. 통감은 매월 11일을 빨대 사용을 자발적으로 중단하는 ‘빨대데이’로 정해 빨대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1년까지, 인도는 2022년까지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시도 올해 6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규제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등 일부 커피 소매점이 플라스틱 빨대를 없앴다가 시민 불편이 커졌다는 점을 들며 ‘무조건 금지’엔 반대한다. 이날 서울의 한 스타벅스를 찾은 회사원 이모씨(28)는 “입에 컵을 대고 마셔야 해 종종 흘릴 때가 있다”며 “플라스틱 빨대가 아예 금지되면 불편이 클 것 같다”고 우려했다. 법으로 규제하는 대신 ‘업체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5월 24일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었는데, 참여한 업체들은 모두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데 긍정적인 결과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는 “이미 대체재가 마련돼 있고, 법으로 규제하지 않으면 시민들의 참여를 장담할 수 없어 한계가 있다”고 반박한다. 김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금지한다고 해도 장애인이나 노약자에 한해 종이 빨대, 대나무 빨대 등을 제공한다”며 “반면 플라스틱 빨대를 규제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매장의 플라스틱 빨대를 무제한적으로 사용해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현행법상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규정하는 일회용품에 들어 있지 않아 일반 소매점에서 플라스틱 빨대는 사용억제무상제공 금지 대상이 아닌데, 이런 상황에서는 시민들이 빨대를 집에 가져가는 등 과소비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전면 금지하는 게 가능할까. 환경부는 현재 플라스틱 빨대 금지 등을 포함한 일회용 규제 대책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일회용품 규제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해법도 담고 있다”며 “논의 결과에 따라 규제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사흘 만에 끝난 타워크레인 파업

    사흘 만에 끝난 타워크레인 파업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 방안 등 구체화 결함 장비 리콜… 전복 사고 의무 보고 노조 핵심 요구 관철 안 돼… 갈등 불씨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지난 3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벌인 타워크레인 점거 및 파업을 5일 종료했다. 쟁점이었던 소형 타워크레인 문제는 노·사·민·정 협의체를 꾸려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양대 노총, 시민단체 등과 협의한 결과 노·사·민·정 협의체를 구성해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 강화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도 이날 오후 파업을 철회하고 협의체에서 대책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의체는 국토교통부와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한국노총 연합노련 한국타워크레인 조종사노조, 시민단체, 타워크레인 사업자, 건설단체 관련 인사 등으로 구성된다. 협의체에서는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제기한 소형 타워크레인의 규격 제정, 안전 대책, 글로벌 인증 체계 도입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또 기계 임대사업자 특성에 맞지 않는 계약이행보증제도 개선 등 건설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고치는 방안도 논의된다. 기계 대여료 지급보증이 의무화돼 있음에도 일부 건설업체는 영세한 대여업자에게 계약이행보증을 강요하는 실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도 개선과 함께 불법으로 구조를 바꾸거나 설계에 결함이 있는 장비를 현장에서 퇴출하고 모든 전복 사고는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할 것”이라며 “제작 결함 장비에 대한 조사, 리콜도 즉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공동 파업을 벌였다. 대형 건설 현장의 경우 보통 민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이 50%,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이 25%를 각각 차지하는데 두 노총이 동시에 참여한 이번 파업으로 70~80%의 타워크레인이 멈춘 상태였다. 이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비 상승과 아파트 건축물 입주 지연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파업을 사흘 만에 종료한 것도 공사 지연에 따른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파업 이면에는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확산으로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건설사들도 파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전전긍긍했다. 타워크레인 가동 중단으로 공기가 연장될 경우 손실 비용은 모두 건설사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아파트 공사 현장에선 공사가 지연돼 예정된 날짜에 입주를 하지 못하면 건설사들이 분양자들에게 지체보상금도 지급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일단 파업이 철회됐지만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소형 타워크레인을 아예 금지하라는 노조의 핵심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소형 타워크레인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트럼프 왔냥”…美 대통령 전용 ‘비스트’ 아래서 포착된 고양이 래리

    “트럼프 왔냥”…美 대통령 전용 ‘비스트’ 아래서 포착된 고양이 래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비스트' 아래에 앉아있는 고양이의 재미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영미권 언론들은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사진으로 촬영된 고양이 래리에 관한 소식을 화젯거리로 전했다. 트위터 등을 통해 큰 화제를 일으킨 래리 사진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총리 관저를 방문한 과정에서 촬영됐다. ‘더 비스트’(The Beast)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캐딜락 원’ 아래에서 비를 피하는 모습이 촬영된 것. 또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테레사 메이 총리 내외의 기념촬영 과정에서도 래리는 '숨은그림찾기'처럼 창가에 조용히 앉아있다.흥미로운 것은 비스트 밑에 앉아있는 래리 사진에 대한 언론들의 재미있는 해석이다. USA투데이는 NBC 기자의 트윗을 인용해 래리가 '엄청난 안보이슈'를 일으켰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뽑아 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래리가 트럼프 리무진 아래에서 외교적 그늘을 드리웠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물론 본질과는 무관한 농담이 섞인 해석이지만 트럼프의 영국 방문을 반대하는 ‘반(反)트럼프 시위대’에게 래리는 '비밀병기' 대접을 받고있다.  총리 관저 수렵보좌관이라는 직함을 달고있는 래리는 지난 2011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쥐를 잡으라고 공식 임명한 고양이다. 그러나 근무태만이 지적되며 새 보좌관 프레야가 임명됐으나 프레야 역시 잦은 근무지 이탈로 퇴출되자 현재까지 래리가 보좌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지난 2016년 브렉시트 여파로 캐머런 전 영국총리가 사임하면서 래리 역시 동반 위기를 맞았으나, 여론에 힘입어 유임돼 지금까지 다우닝가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특히 2017년 래리는 영국의 정보공개법(FOIA)에 따른 정보 청구의 대상이 돼 '업무 평가'가 공개됐다. 공개된 정보 내용에 따르면 래리는 임명 이후 쥐를 잡은 기록이 거의 없다.생쥐와 놀고 있는 장면이 유일한 성과 아닌 성과로 주 업무가 낮잠 자기와 사람들과 사진 찍는 것으로 바뀐 지 오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졸 채용·전문성 둘 다 놓친 ‘9급 고교 과목’ 퇴출 기로에

    고졸 채용·전문성 둘 다 놓친 ‘9급 고교 과목’ 퇴출 기로에

    ‘공시의 꽃’으로 불리는 국가직 9급 공개채용이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인사혁신처가 9급 공채에 포함된 수학·사회·과학 등 고등학교 교과목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고교 졸업생의 공직 진출 확대를 위해 도입했지만 고졸자 합격률은 되레 떨어지고 공무원 전문성도 하락하는 부작용이 나타나서다. 그동안 인사처는 수험생을 비롯해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지난달 31일에는 공청회도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고교 과목 폐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뿐 아니라 9급 공개채용 제도 전반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교 과목은 어쩌다 천덕꾸러기가 됐나 4일 인사처에 따르면 고교 과목 폐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처가 지난 4월 올해 9급 공채에 응시한 수험생 72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5266명(73.1%)이 고교 과목 폐지에 찬성했다. 같은 내용으로 지난달 국민 38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987명(77.3%)이 고교 과목을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시생을 포함해 국민 10명 중 7명은 이미 공시에서 고교 과목이 사라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천덕꾸러기’가 된 고교 과목의 역사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고교 졸업생의 공직 진출 기회를 넓혀준다는 명목으로 국가직 9급 공채에 수학·사회·과학 등 고교 과목을 포함하는 내용의 ‘공무원 임용시험령’을 개정했다. 그러나 정책 기대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감사원이 2017년 공개한 ‘국가공무원 인사 운영·관리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에 고교 과목을 추가하기 전 고졸자 9급 합격률은 전체 1.7%였지만 법령 개정 이후(2013~2016년)에는 평균 1.5%로 되레 줄었다. 이는 고교 과목이 대학 졸업 응시생의 ‘전략 과목’이 됐기 때문이다. 행정학·행정법 등 새로 배워야 하는 과목 대신 학창 시절 배웠던 고교 과목을 선택하면 조금만 공부해도 합격선에 이를 수 있어 수험 생활이 훨씬 짧아진다. 실제로 2013~2016년 9급 공채 합격자 1만 1626명 가운데 6739명(58.1%)이 고교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했는데, 이 중 6622명(98.3%)이 대졸자였다. 9급 공무원은 법과 제도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가장 가까이서 국민을 만나고 이들에게 알맞은 정책을 설명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공시생이 고교 과목에 집중하면서 전문성이 크게 떨어졌다. 이런 행정서비스의 품질 저하는 국민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대검찰청 최모 검찰수사관은 검찰직 9급 공채 시험을 치르면서 선택 과목으로 사회와 행정학을 골랐다.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 수사관은 “단순히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고교 과목을 고른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빠르게 합격할 수 있었지만 형법 지식이 하나도 없어 수사관으로 일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라면서 “결국 퇴근하고 개인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따로 들여 (형법을) 다시 공부했다. 그럼에도 민원인에게 만족스러운 답변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직무 교육만으로는 전문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특히 복잡한 세법을 정확하게 알아야 기본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세무직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심각했다. 최신재 국세교육원 교수는 “당장 현업에 투입돼야 할 예비 세무직 공무원의 70% 정도는 세법개론과 회계학을 공부하지 않아 교육 시간에 원론적인 얘기만 하다가 끝이 난다”면서 “국세청이 예산을 들여 현장실무 수습 교육을 하고 있지만 점점 복잡하고 어려워지는 국세행정의 추세를 따라잡기엔 버거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기본 업무를 하기 위해 중급 수준의 회계학 지식이 필요한데 이는 대학에서도 2년 과정의 교육 과정이어서 이를 6~9주 만에 가르치긴 어렵다. 이런 과목들이 필수로 지정됐던 시절 세무직 공무원의 임용 포기율은 8.5%에 그쳤지만 선택 과목으로 바뀐 2013년 이후 임용 포기율은 21.4%로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개편 방향엔 공감하지만…고민 깊은 인사처 인사처도 9급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그럼에도 고교 과목 퇴출에 대해선 아직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인사처는 우선 직무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과목들을 시험 과목으로 지정한다. 예컨대 세무직은 세법개론과 회계학, 검찰직은 형법과 형사소송법, 교정직은 교정학개론 등을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다만 일반행정직에서는 여전히 고교 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두는 방안(1안)과 행정법총론과 행정학개론을 반드시 선택하는 방안(2안)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일반행정직을 준비하는 공시생 박모씨는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구청과 동사무소 공무원들이 바로 일반행정직렬이고 이들의 전문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 행정법과 행정학도 반드시 치를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인철 인사처 인재정책과장은 “고교 과목 개편 필요성에 대해선 모두 공감하지만 세부 방안에는 이해관계자 간 이견이 있다”면서 “이런 부분도 감안해 충분한 유예 기간을 두고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공직자 전문성·기본 소양도 제대로 검증해야 공무원에게는 크게 두 가지 덕목이 요구된다. 행정에 대한 뛰어난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국민에게 봉사하는 직업으로서 인간성과 성품도 갖춰야 한다. 똑똑하지만 도덕성이 결여된 공무원도, 마음만 앞서는 무능한 공무원도, 국민 입장에선 모두 바람직한 공무원이 아니다. 고교 과목 논란을 계기로 이런 점도 고려해 9급 공채 제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무 전문성 강화를 넘어 기본 소양까지도 채용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황성원 군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무직 공무원은 세무 행정을 집행하는 사람이다. 사기업 채용 시험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하는 이유”라면서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 시점에서 과연 국어·영어·한국사가 공직자의 기본적인 소양을 평가할 과목인지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시 낭인’을 막고자 공무원시험과 민간기관 채용 시험의 호환성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태준 상명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직렬에 따라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문은 전문 지식을 묻는 과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지만 과연 그렇게 했을 때 민간 부문과의 호환성이 어떻게 될지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가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도덕성을 비롯해 기본 자질을 어떤 시험 과목으로 측정할 것인지는 정부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계속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사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올해 내내 사실상 휴업 중인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국회는 지난 1월과 2월 개점휴업했고, 3월에도 일부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이후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뒤에는 장외투쟁이 계속이다. 임시국회 소집 요구 없이 5월을 흘려보냈고 6월에도 국회의 문은 닫혀 있다. 올 들어 단 한 번만 회의를 연 상임위원회도 부지기수다. 국회를 열어 민생과 경제를 챙기라는 민심은 분노로 바뀌고 있다. 포항지진특별법 제정이 한없이 늦춰지자 포항시민 800여명이 어제 상경 시위를 벌였다. 이러다간 이번 국회가 19대보다 더한 ‘최악의 식물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에 대한 찬반 여론을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는 국회의원을 퇴출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77.5%에 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24일 올라온 ‘국회의원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는 청원글도 21만 344명에 달했다.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의 기준을 넘어선 것이다. 국민소환제는 선출직 공직자가 법을 위반하거나 부당 행위를 했을 때 국민이 발의하고 투표해 의원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에게는 적용되고 있지만, 국회의원은 예외로 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국민소환제 법안은 3건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박주민 의원,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지역구 의원은 해당 지역구 유권자의 15% 이상 서명으로, 비례대표 의원은 해당 총선 전체 투표자 수를 국회의원 전체 숫자로 나눈 투표자 수의 15% 이상 서명하면 국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있게 했다. 이 법안들은 발의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 논의조차 안 됐다. 21대 총선을 불과 10개월 남겨 두었지만, 국민소환제 도입 여지는 유효하다. 여야가 합의하면 된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이 요구하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검토한다면 반드시 국민소환제를 신설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의 무능과 잘못에 관해 책임을 물을 권리가 국민에게 있는 만큼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 청와대 청원 정치개혁 부문에서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 183만여명,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 청원´ 약 34만명이 의미하는 바를 국회는 잘 살피기 바란다.
  • 한선교 ‘걸레질’ 발언에 여야 4당 “막말배설당의 위엄” 맹비난

    한선교 ‘걸레질’ 발언에 여야 4당 “막말배설당의 위엄” 맹비난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3일 기자들을 향해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먼. 걸레질을 해”라고 언급해 막말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일제히 비난 논평을 냈다. 한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의 취재환경이 열악해 고생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로 상대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최근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정용기 정책위의장, 민경욱 대변인 등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막말로 국민적 비판을 받으면서도 반성이나 자제보다는 더욱 강력한 막말로 기존의 막말을 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막말 논란’을 비꼰 것이다. 이어 그는 “황교안 대표가 당내 의원들에게 깊이 생각하고 조심히 말하라는 뜻의 ‘삼사일언’(三思一言)을 언급했지만 막말을 중단하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며 “한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내려놓고 정치인으로서 자성의 시간을 갖는 묵언수행부터 실천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5·18 막말, 세월호 막말, 달창 막말, 대통령 비하 막말, 3분 막말에 이어 걸레질 발언까지, 당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대변인·사무총장 하나같이 정상이 없다”며 “한국당의 한계”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막말배설당의 위엄을 보여줬다”며 “천박한 언어 구사력의 소유자 한 의원은 혀를 다스리는 정치인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발언은 ‘입에 XX를 물고 다니냐’는 비하성 속설에 딱 들어맞는다”며 “자유한국당의 DNA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막말 본성을 청산하지 않고서는 황 대표가 백번 유감표명을 해봐야 헛수고”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한국당은 정치를 오염시키고 있는 막말 릴레이에 대해 공당답게 해당 정치인의 퇴출과 21대 총선 공천배제 조치 등을 약속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한 사무총장은 과거 동료 국회의원 성희롱 발언, 당직자 욕설에 이어 취재기자 걸레질 발언까지 막말 대열에 빠지면 섭섭한 것인 양 합류했다”고 비꼰 뒤 “한국당은 하루라도 막말을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가 보다”라고 논평했다. 정 대변인은 “지금 자유한국당과 한선교 사무총장은 입에 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제발 직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속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찬성 78% 반대 16% [리얼미터]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CBS 의뢰로 지난달 3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에 대한 찬반 여론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는 국회의원을 퇴출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77.5%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의정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고 정치적 악용의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는 응답은 15.6%에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6.9%였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타다와 혁신의 그늘/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열린세상] 타다와 혁신의 그늘/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잇따르는 택시 운전사의 자살. 죽음 앞에서 논리는 무용하다. 서울만이 아니다. 뉴욕시도 작년에 무려 여덟 운전사의 자살을 목도했다. 혁신이 기성 권리의 가치를 폭락시키니 생계의 공포는 전지구적이다. 여기에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말라’는 이재웅 쏘카 대표의 화법은 낙제점이다. 관료인 최종구 장관, 정치인 김경진 의원, 심지어 과거의 동료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까지 그를 ‘무례하고 이기적’이며 ‘즉시 구속 수사해야 할 범법자’고 ‘4차 산업 한다며 날로 먹으려는’ 무뢰한 취급이다.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혁신의 그늘에 선 패자를 보호하자는 데 누가 감히 토를 달겠나? 그러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면허 비용을 내지 않고 사업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며 신규 진입을 위해서는 면허 대가를 치르라는 김정호 대표의 주장을 살펴보자. 면허는 정부의 자격심사로 서비스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다. 의사와 변호사는 시험을 통과해 자격을 얻지만 그 자격을 매매하거나 상속할 수 없다. 택시라고 예외가 될 수 있나? 일본은 면허 반납제로 개인에게 주어진 면허의 매매가 불가능하다. 영국은 누구나 택시를 몰 수 있지만 엄격한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1972년 9월 택시면허 매매를 허용해 정부가 공급 규제를 통한 서비스 품질 규제를 사실상 포기했다. 면허 양수도로 인한 영업권리금은 정부가 만든 건데 왜 이것을 신규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나? 불법영업이니 즉시 구속 수사하자는 김경진 의원에게 묻고 싶다. 타다의 영업활동이 법규 위반이라면 법적 판단을 미루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우선 영업을 정지하는 행정처분을 내리라고 주장하시라. 영업금지의 행정처분이 있으면 타다는 소송으로 다투면 될 것이고, 실제 많은 혁신은 정부와 신규 진입자 간의 치열한 소송의 결과 잉태됐다. 그런데 행정관청이 금지도 하지 않은 영업을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도 없는 멀쩡한 사인을 구속해 해결하라는 게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수호해야 할 국민 대표가 할 소리인가? 차라리 무능한 관료를 꾸짖으시라. 혁신으로 인해 뒤처지는 계층에 대한 보호가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는 최종구 장관에게 묻고 싶다. 그걸 누가 모르나? 문제는 정부는 제대로 일하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다. 도대체 7년 동안 논의만 계속하고 해 놓은 것이 무엇인가? 공식적인 법령 해석 하나 없이 기업인을 비난하고 언론플레이에 여론의 눈치를 보며 행정이 할 일을 형사로 미루는 관료들이 아직도 막강한 규제 권한과 재량권을 지니고 있는 것이 두려울 따름이다. 기존 시스템을 유지ㆍ개선할지, 호주형 기금 조성으로 보상할지, 캘리포니아 교통망회사(Transportation Network Company) 형식의 강화된 신규 라이선스를 부여할지, 아니면 전면적으로 공유경제형 이동수단을 허용할지는 정책적 판단의 몫이다. 다만 소비자 후생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한다. 왜 젊은이들이 승차거부, 손님 골라 태우기, 불결한 차량, 무례한 대화와 간섭, 난폭운전을 피해 타다로 이동하는지 이해하고, 소비자의 판단을 존중하라. 둘째, 어떠한 신규 진입자도 기존 면허제도가 지향하는 안전한 이동, 운전자의 노동권리, 법적 책임 문제를 우회하는 길을 막아야 한다. 변화는 필수적으로 갈등을 수반한다. 정부는 공정한 중재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정부가 특정 산업에 개입해 보상과 배상을 논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혁신의 그늘은 사회적 안전망과 복지라는 가치중립적인 수단으로 보호해야 한다.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니 손대지 말라는 사람들에게 기득권 적폐라던 사람들이 왜 택시 라이선스를 사유재산처럼 보호하라는 운전자들에게는 다른 태도를 취하는가? 사립유치원은 큰 재산, 택시는 작은 재산이라서? 소리소문 없이 권리금 털리고 사라지는 자영업자들이 울고 갈 소리다. 특정한 선호, 사업자의 크기와 이해관계의 조직화 여부가 정책 판단의 기초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갈등은 정부 정책 실패의 결과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부가 혁신 사업자의 지분을 확보하고 배당 수령을 통해 퇴출되는 노령 운전사의 소득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혁신을 방해하지 않는 시장 친화적 변화관리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열린세상] ‘첨단바이오’라는 위태로운 희망/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첨단바이오’라는 위태로운 희망/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국내 최초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결국 허가 취소됐다. 제조판매한 코오롱생명과학은 형사 고발됐다. 허가받은 지 2년 만에 한국 바이오산업의 환한 불씨 같던 인보사는 이렇게 꺼져버렸다. 관절염을 치료하는 유전자변형 세포치료제가 화려한 약속과 달리 실험실에서 중간재료로 쓰던 엉뚱한 세포였다는 사실은 솔직히 무슨 소설같이 들렸는데, 제조사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는 영화에서 볼 법한 사기극을 보는 심정이다. 종양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세포를 치료제로 믿고 값비싼 돈을 주고 투약받은 천여 명의 환자들이 얼마나 놀라고 어이없어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인보사의 추락은 한국 바이오의약의 부끄러운 민낯이고 한국 보건행정의 민망한 현주소이다. 2004년 치료제 세포를 확립한 지 15년이 지나도록 제조사가 치료제 성분이 바뀐 줄도 몰랐다는 해명은 도저히 믿기 어렵다. 또 의약품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다니 민망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이번 사건은 인보사 퇴출로 서둘러 마무리되기보다는 앞으로 철저히 규명돼야 하겠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의 부도덕함과 식약처의 무능함으로만 정리돼서도 안 될 듯하다. 이번 인보사의 추락은 ‘첨단바이오’라는 이름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 준다. 인보사와 같은 유전자치료제는 줄기세포치료제나 면역세포치료제 등과 함께 국내에서 흔히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린다. ‘첨단’과 ‘바이오’가 연이어 붙은 이 용어는 이 기술에 대한 문화적 상상을 특정한 방식으로 자극한다. 화학적으로 제조된 기존 의약품과 달리 뭔가 새롭고 더 우수할 것이라는 기대. 환자들에게는 효능 좋고 부작용 없는 치료법을, 제약회사에는 새로운 수익원을, 투자자들에게는 바이오산업 투자의 기회를, 국가 경제에는 새로운 산업의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는 그런 희망. ‘첨단바이오’라는 용어는 이런 기대, 희망과 미래에 대한 어떤 약속을 담고 있다. 정부에서 인보사 허가를 심의하던 2017년 당시 연골재생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가 없었는데도 최종적으로 시판 허가를 받았을 때부터 이런 약속과 희망이 엄밀한 평가를 대신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퍼져 있었다. 정부가 기업, 투자자, 일부 환자들에게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육성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여겨졌다. 그 후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의 유전자치료제 규제 조항은 바이오산업과 숱한 경제신문 기사들의 공격 대상이 됐고 개정 논의로 이어졌다. 인보사가 ‘첨단바이오’의 약속이 실현된 예로 언급되면서 안전을 위한 규제 조항의 완화를 넘어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인보사의 개발에는 거액의 정부연구비까지 지원됐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10년 동안 인보사 개발에 82억1000만원을 지원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도 동참했다. 국민은 세금으로 이 연구를 지원하고 그 결과로 개발된 치료제에 다시 1회 주사당 700여만원을 지불하고 구입해야 했다. 현대 생명과학기술의 사회적 의미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생명과학기술이 점차 ‘투기적 성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첨단바이오’가 불러오는 문화적 상상에 기대어서 기술실현이 미래에 이뤄질 것처럼 약속하고 그 약속으로부터 수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기술의 미래 실현을 약속하면서 정부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실현되지 않을 때는 또 다른 약속을 하면서 주가를 유지한다. 바이오기업들 중 영업이익은 형편없는 반면 주가는 고공 행진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정부는 이런 생명과학기술 기업들이 내놓는 미래의 약속을 구매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한다. 최근 정부는 소비자직접 유전자검사(DTC)의 규제를 완화하고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등을 발표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첨단바이오’의 미래를 충분한 검토 없이 또 믿으려는 모양이다. 정부는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효능이 없거나 유해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검사하는 데 큰돈을 내는 국민은 무슨 잘못일까. 세금으로 겨우 일으켜 세운 ‘첨단바이오의 위태로운 희망’에 국민이 자신의 몸과 재산까지 걸어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 화웨이 제쳤다… 삼성, 5G장비 점유율 1위 ‘우뚝’

    삼성전자가 한국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힘입어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30일 삼성전자와 미국 이동통신장비 시장분석업체인 델오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G 통신장비 매출 점유율 37%를 기록했다. 화웨이(28%), 에릭슨(27%), 노키아(8%)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연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31%), 에릭슨(29.2%), 노키아(23.3%), ZTE(7.4%)에 이어 삼성전자 점유율은 6.6%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의 5G 통신장비 시장 선전은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상용화한 국내 통신 3사가 전국망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5G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델오로는 1분기까지 전 세계 5G 투자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초기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5G 투자가 이뤄졌는데 SK텔레콤, KT가 화웨이를 배제했고 미국 주요 통신사도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5G 통신장비 업체로 선정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화웨이 퇴출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다른 통신장비업체의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순간 음주 운전, 恨뿐인 은퇴 인생

    한순간 음주 운전, 恨뿐인 은퇴 인생

    박, 술 마신 다음날 차 몰다 접촉 사고 삼성 구단에 자진 신고… 불명예 퇴진 은퇴식·33번 영구 결번도 물 건너가 임의탈퇴 등 가중 처벌 분위기 한몫 최근 징계 11명 중 5명만 계속 현역최고령 현역 타자 ‘삼성 라이온즈맨’ 박한이(40)의 전격 은퇴 선언은 음주운전에 대한 프로 스포츠계의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박한이가 벼락같은 은퇴를 선택한 것도 올 들어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사회 여론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제재 기조 때문이며, 이런 분위기가 현실로 드러난 사실상 첫 사례라는 점에서다. KBO 관계자는 28일 “KBO와 구단 모두 이제는 강력한 처벌로 대응한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아 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한이의 야구 인생은 급전직하했다. 지난 26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9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대타로 짜릿한 4-3 역전승 안타를 친 프랜차이즈 스타에서 오점을 남긴 은퇴 선수로 박수마저 받지 못하게 됐다. 키움전 승리 후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27일 오전 접촉사고를 낸 박한이는 경찰 음주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65%로 면허정지 수준으로 판정됐다. 그는 구단에 자진신고했고 당일 오후 은퇴 의사를 밝힌 후 저녁에 은퇴를 공표했다. 박한이는 2001년 KBO리그 데뷔 후 이승엽(2156안타)보다 많은 통산 2174안타를 쳤고 16시즌 연속 100안타 이상 때린 유일한 선수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7번 우승에 헌신했던 삼성밖에 모르던 박한이로서는 허망하고 충격적인 은퇴였다. 그를 기념할 명예로운 은퇴식과 영구결번(33번) 영예도 사그라졌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박한이가 은퇴를 결정했다고 하지만 음주운전은 KBO 규약이 금지하는 유해 행위로 상벌위는 개최된다”고 밝혔다. KBO 규약에 따르면 음주운전 접촉사고 경우 출장정지 90경기와 제재금 5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의 중징계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사실 확인이 이뤄졌고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며 “박한이가 스스로 유니폼을 벗겠다고 한 만큼 임의탈퇴 공시도 없다”고 말했다. 음주사고에 따른 전격 은퇴는 2014년 8월 삼성 정형식 사례가 가장 유사하다. 혈중알코올농도 0.109%의 음주운전 상태에서 건물을 들이받은 정형식은 KBO로부터 제재금 500만원 및 봉사활동 120시간 징계를 받은 지 한 달 만에 임의탈퇴해 은퇴했다.한편 최근 5년 동안 음주운전 관련 제재를 받은 전체 11명 선수 가운데 4명(MLB 진출 외국인 1명 포함)이 국내 KBO 리그에서 퇴출(은퇴)됐지만 5명은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KBO 사무국에 확인한 결과 지난 5년간 음주운전 제재 선수는 모두 11명이었다. 지난 2월 음주운전(혈중알코올농도 0.106%)으로 경찰에 적발된 윤대영(LG)과 지난 4월 음주운전(0.089%) 접촉사고를 낸 강승호(SK)는 KBO 제재뿐 아니라 구단으로부터 모두 임의탈퇴됐다. 두 선수를 제외하고 음주운전 제재 이후 현역에서 은퇴한 선수는 정형식(삼성), 오정복(KT), 손영민(KIA)과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테임즈(NC) 등 4명이다. 은퇴·임의탈퇴 선수 6명을 뺀 5명은 현재도 현역 선수(코치 포함)로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형사처벌 결과를 구단이나 KBO에 보고하지 않은 채 현역 활동을 했다. 올 들어 프로야구 선수들의 음주운전 징계도 출장정지와 제재금, 봉사활동 등 기존 제재뿐 아니라 구단의 임의탈퇴 공시로 가중처벌되는 추세다. 소속 팀에 신분은 묶여 있지만 최소 1년 이상 경기와 훈련에서 배제되는 임의탈퇴가 KBO의 공식 제재에 더해 강력한 처벌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인보사 결국 허가 취소… ‘제2 황우석 사태’ 비화

    인보사 결국 허가 취소… ‘제2 황우석 사태’ 비화

    2년 전 성분 바뀐 사실 알고도 안 알려 환자 1000여명 피해… 코오롱 형사 고발 코오롱 “은폐 없었다”… 소송전 본격화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를 허가받을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가 전에 추가로 드러난 주요 사실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리지 않았다.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는 것이다. ‘황우석 사태’는 논문 조작으로 일단락됐지만, 인보사 사태는 현재까지 등록된 피해 환자만 1000명(주사 투약 3707건)이 넘는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제2의 황우석 사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세포가 담긴 2액으로 이뤄진 유전자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식약처에 제출한 서류에 1, 2액 모두 연골세포라고 기재했는데 최근 2액에 ‘신장세포’(293유래세포)라는 엉뚱한 세포가 든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293유래세포는 종양(암)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조사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제출한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가 허위라고 결론 내렸다. 2액이 1액과 같은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려면 1액과 2액을 비교·분석해야 하는데 ‘1액과 2액의 혼합액’과 ‘2액’을 비교한 것이다. 식약처가 다시 성분 검사를 한 결과 2액에서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유전자 ‘개그’(Gag)와 ‘폴’(POl)이 발견됐다. 인보사 사태가 불거진 것은 최근이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에 이미 이런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위탁생산업체(론자)를 통해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확인했다. 식약처가 인보사 품목 허가(2017년 7월 12일)를 내주기 4개월 전이다. 코오롱티슈진은 품목 허가 다음날인 7월 13일 검사 결과를 코오롱생명과학에 이메일로 통보했지만, 이미 허가를 따낸 코오롱생명과학은 모른 척했다. 김성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허가 하루 뒤에 알았더라도 도의적으로 밝히는 게 상식적인 행동이 아니겠냐”라고 지적했다. 허가 전 2액 세포에 삽입된 TGF-β1 유전자 개수와 위치가 변동된 사실도 숨겼다. 유전자치료제에서 세포에 삽입되는 유전자 개수와 위치는 의약품 품질과 일관성 유지 차원에서 중요한 정보다. ‘가짜 의약품’을 판 코오롱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입장문에서 “품목 허가 제출 자료가 완벽하지 못했으나 조작·은폐는 없었다”며 “(품목 허가) 취소 사유에 대해 회사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향후 절차를 통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보사 개발을 이끌었던 이웅열 전 회장이 지난해 말 전격 사퇴한 상황에서 인보사 퇴출뿐 아니라 형사고발 조치가 단행되자 코오롱 측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과 환자들의 소송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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