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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셜미디어는 나토 ‘정보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도 리비아 공습에서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의 막강한 정보력에 기대고 있다. 나토군이 리비아 공습에 앞서 타격 대상을 정하고 공습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소셜 미디어를 ‘정보 센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 보도했다. 이집트, 튀니지 등 중동 시위와 결합해 독재자 퇴진이라는 극적인 역사를 일궈낸 소셜 미디어가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에도 필수 무기가 된 것이다. 리비아 현지인들과 현지 상황을 꿰고 있는 사람들이 올리는 각종 메시지를 분석·종합·가공해서 유용한 정보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비아 군사작전 대변인인 영국공군(RAF)의 마이크 블래큰 사령관은 “트위터는 이곳 상황의 전체 그림을 그려 보는 데 도움이 되는 오픈소스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모든 출처에서 정보를 취합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극히 소수의 특수부대가 활동하고 있는 지상전에서 어떻게 정밀유도무기를 사용할지 계획하는 데 트위터에서 얻은 정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역효과도 만만치 않다. 우선 리비아에 거주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올리는 메시지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14일 한 여성 트위터 사용자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친위대가 미스라타에 있다는 메시지를 나토군 페이지에 띄웠다. 하지만 이 사용자가 어디에 살고 있고 어떻게 이 정보를 얻어 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허위 정보가 확산될 위험도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주 당국자들에게 “영국의 적에게 우위를 뺏기지 말라.”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업데이트를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고 경고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日 간 총리, 이달 내 사퇴?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센고쿠 요시토 관방부장관이 간 총리의 이달 중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센고쿠 부장관은 지난 12일 센다이시를 방문해 기자단에게 “동일본 대지진의 부흥구상회의에 대한 1차 의견 제출이 끝남에 따라 간 총리가 이르면 이달 중으로 사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내에 열릴 민주당 양원(참의원·중의원) 의원총회에서 간 총리가 구체적인 퇴진 시기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오는 8월쯤 처리할 2차 추경예산은 여야의 광범위한 공동 작업을 통해 이뤄야 한다. 간 총리는 과제를 인수인계하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해 간 총리를 더이상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간 총리는 당 안팎의 사퇴 압력에도 불구하고 8월까지는 재임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최측근인 센고쿠 부장관까지 돌아서자 간 총리는 고립무원에 빠졌다. 간 총리에 대한 센고쿠 부장관의 충성도는 각별했다. 그는 관방장관 재직 시 의회 답변에서 야당 의원이 간 총리를 지명해 질문했는데도 본인이 불쑥 답변석에 나가 간 총리를 변호했다.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자민당 의원으로부터 “센고쿠 장관이 총리냐.”라는 지적까지 나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간 총리를 위해 몸을 던져 ‘그림자 총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간 총리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위기에 몰리자 지난 1월 참의원에서 문책 결의로 물러난 센고쿠 전 장관을 자신의 비서실 격인 관방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워낙 급히 부르느라 부분 개각을 할 수 없어 에다노 유키오 장관 아래인 부장관에 기용했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야를 넘나드는 부총리급으로 부상했다. 그가 후임 총리 선정 작업과 야당과의 대연립을 위한 조율에 나서는 등 막후 조정 역할을 맡고 있어 간 총리 조기 사퇴 발언에 더욱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카다피 차남 반군접촉… 출구모색

    ‘결사항전’의 뜻을 굽히지 않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한 발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연합(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리비아 사태 관련 연락그룹 회의에서 “카다피와 가까운 측근들이 다른 교섭 담당자를 통해 권력이양 가능성을 놓고 지속적인 접촉을 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명확하게 진전된 것은 없다.”고 말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블룸버그TV도 이날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이 카다피 퇴진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최근 반군과 접촉했으며,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카다피가 리비아에 남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망명국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카다피가 퇴로를 찾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반군을 지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이날 회의에서 외교적 지원뿐 아니라 반군에게 11억 달러(약 1조 2000억원)의 금전적 지원도 약속했다. 이탈리아는 긴급 자금으로 6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쿠웨이트도 1억 8000만 달러를 즉시 송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동결된 리비아 중앙은행의 자산 4억 2000만 달러를 반군 소유로 인정했고 터키도 지원기금 1억 달러를 조성했다. 나아가 미국과 호주는 이번 회의에서 반군의 국가위원회를 리비아 국민을 대표하는 대화 상대로 인정했다. 압둘라예 와데 세네갈 대통령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반군의 거점 도시인 벵가지를 방문해 카다피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하며 반군 측에 힘을 실어 줬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를 겨냥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군사 공격은 이날도 계속됐다. AP통신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주변 지역에 있는 군사시설, 카다피 관저의 주요 건물 등에 대한 공습이 계속돼 최소 14차례의 폭격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삼성 개혁 칼 빼드나] 미래전략실 주도 쇄신회오리 예고

    최근 들어 매주 화·목요일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며 경영 현안을 직접 챙겨 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그룹 내 조직문화 개혁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삼성테크윈을 자체 감사하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부정이 발견된 데 따른 것이지만, 이면에는 최근 삼성 내에 번지고 있는 기강 해이와 나태를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8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은 지난 2월부터 사상 최대 인력인 120여명을 동원해 삼성테크윈에 대한 내부 감사에 착수해 일부 임직원들의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확인했다. 이 회장은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비리 사실을 보고받고 “삼성에서는 이런 일이 당연히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고 아무리 작은 부정도 용납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자부심으로 여겼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경영자(CEO)의 명예를 감안해 진퇴에 대해 신중하게 반응하는 삼성의 인사 스타일로 볼 때, 이 회장이 오창석 사장의 ‘불명예 퇴진’을 수용한 것은 그만큼 삼성테크윈에 비리가 컸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장의 질타는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일을 잘하려고 하다가 저지른 실수는 너그럽게 용서하겠지만, 사욕을 위해 부정을 하거나 거짓 보고를 하거나 불성실한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것은 용인하지 않는다.”면서 “이를 용인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기업이나 국가에 다같이 누를 끼치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실제 2007년에도 보안업체인 에스원 직원이 다세대 주택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였을 당시 회사 측은 그가 현직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사퇴한 전 직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들통이 나 CEO가 즉각 사표를 내 수리됐다. ‘업의 본질’을 훼손하는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잣대를 들이댔다. 때문에 사소한 것이라도 부정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벌백계’를 통해 그룹 임직원에게 부정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한편 이 회장이 “감사 책임자의 직급을 높이고 인력도 늘리고 자질도 향상시켜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그룹 내 감사 조직의 기능과 위상이 크게 높아지게 됐다. 우선적으로 전무급인 삼성 미래전략실 내 경영진단팀장의 직급이 상향되고, 미래전략실과 계열사들의 감사 담당 인원도 보강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계열사 내 감사 조직을 없애는 대신 미래전략실 내 경영진단팀을 별도의 독립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는 조직 개편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그룹 미래전략실의 계열사 간 ‘컨트롤 타워’ 역할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고, 회장-미래전략실-계열사로 이어지는 삼성 특유의 ‘삼각편대’ 경영 또한 토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길자연·이광선 목사 화해의 손 잡았는데…

    길자연·이광선 목사 화해의 손 잡았는데…

    ‘한기총 사태 종식인가, 더 깊은 수렁의 시작인가’ 금권 선거 논란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겉으로 보기엔 일단 수습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대행인 김용호 변호사가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허가 결정을 받아 다음 달 7일 특별총회를 열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총회에서는 직무 정지된 길자연 대표회장의 인준 문제와 이광선 목사 측이 요구해 온 개혁 법안이 동시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다. 개신교계에서는 한기총 분란 사태 4개월 만에 도출된 한기총 총회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금권 선거 후 교계 안팎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한기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차단할 사태 수습의 단초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곪아 터진 한기총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엔 먼 ‘야합의 이벤트’라는 시각이 혼재하는 것이다. ●환영 측 “총회 개혁안, 한기총 개혁 방안 제대로 담았다” 우선 총회를 환영하는 측은 평행선을 달리며 첨예하게 대립해 온 당사자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가 사태 해결을 위해 화해한 데다 총회에서 결정될 개혁안이 한기총 개혁 방안을 제대로 담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여기에 김용호 변호사가 지난 3일 총회 개최 사실을 각 교단장·단체장에게 통보하면서 공개한 한기총 개혁안도 총회를 반기는 측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개혁안은 대표회장 임기를 현행 1년 연임에서 1년 단임제로 바꾸고, 실행위원회에서 선출해 정기총회에서 인준하는 대표회장 선출 방식을 정기총회에서 바로 선출, 인준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이번 한기총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된 대표회장 선출 방식과 임기를 제한해 분란의 원인을 제거한다는 게 골자다. ●반대 측 “야합 이벤트… 개혁안도 입장 조정 정도” 그러나 반대 측의 입장도 만만치 않다. 총회에 앞서 전격적으로 화해의 모습을 보여준 두 당사자의 진정성이 의심스럽고, 김용호 직무대행이 발표한 개혁안의 내용도 결국 분란을 일으킨 당사자의 입장 조정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반대의 이유다. 이 같은 부정적 시각엔 길자연 목사와 관련된 한기총 본안 소송 2차 공판이 8일 예정돼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이광선 목사 지지 측인 ‘한기총 개혁 범대위’는 두 당사자의 합의를 곱지 않게 보고 있다. 대표회장을 지낸 이광선 목사나 직무 정지된 길자연 목사 모두 한기총 사태 수습을 논의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기독인네트워크도 두 사람의 동반 퇴진과 한기총 해체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목회자 1000인 선언’을 이어갈 태세다. 결국 길자연 목사의 당선 유·무효를 가릴 본안 소송과 한기총 총회 결과에 상관없이 한기총 개혁을 위한 개신교계의 진통은 계속될 것 같다. 글 사진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일반약 슈퍼판매 무산·선택의원제’ 역풍맞는 진수희

    ‘일반약 슈퍼판매 무산·선택의원제’ 역풍맞는 진수희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궁지에 몰렸다. 최근 불거진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와 ‘선택의원제’가 불씨가 됐다. 이를 두고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장관 퇴진까지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적 요구이기도 했던 ‘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접고 ‘의약품 재분류’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장관이 약사회 입장만 두둔한다.”며 의사회와 시민단체가 강력 반발하는 등 거센 역풍을 맞은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시민단체는 “복지부 장관이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며 장관 퇴진을 위한 서명 운동과 가두시위에 나설 태세여서 앞으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추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은 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국민이 아닌 특정 이익집단을 위해 일한다면 존재 의미가 없다.”면서 “진수희 장관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 회장은 또 “전문가인 의사들이 일반약 약국 외 판매와 관련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데도 복지부가 안전성을 내세워 국민을 기만하고 협박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하도록 약사법 개정을 당장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의협은 조만간 각 의료기관에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정당성을 담은 포스터를 부착하고, 서명 운동과 가두집회도 할 방침이다. 시민단체도 장관 퇴진 운동에 가세했다. 2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가정상비약시민연대는 8일 대전에서 전국 대표자 회의를 갖고 진수희 장관 퇴진 운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시민연대는 “약사회가 제시한 입장만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면서 “전국 7개 지역 대표자 회의를 긴급 소집해 범국민 퇴진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진 장관이 자초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진 장관은 지난 4월부터 가진 네 차례의 기자간담회에서 “약사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는 시행하기 어렵다.”는 요지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와 시민단체에서는 “국민적 요구가 있는데도 약사회만 배려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런 가운데 복지부는 지난 3일 공식 브리핑에서도 의약품 재분류와 관련한 향후 일정을 밝히지 않아 일반약 약국 외 판매 요구를 잠재우려는 ‘시간 끌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일부에서는 현재 시행 중인 당번 약국제를 강화하겠다는 약사회의 대안을 반영한 점을 들어 ‘복지부는 약사회 2중대’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의협 측도 “의료기관이 문을 닫은 시간이라면 약국도 일반약만 판매해야 하는데 별 수요가 없는 일반약 판매를 위해 심야까지 문을 열 약국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보건의료단체의 이전투구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던 의협이 ‘장관 퇴진’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선택의원제’를 무산시키기 위한 맞대응 전략이라는 분석이 없지 않다. 의협 관계자는 “일차적인 문제는 복지부에 있지만 이익단체들도 ‘무조건 정책에 맞서려고만 한다’는 국민들의 시각을 의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안석기자 junghy77@seoul.co.kr
  • “살레 퇴진 땐 신변안전 보장”

    미국과 영국이 부상 치료차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간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에게 예멘의 소요 사태를 해소할 출구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레 대통령이 예멘으로 귀국하지 않고 33년째 이어온 권좌에서 물러난다면 반정부 세력의 탄압 등에 대한 면책과 향후 재정 보증을 약속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예멘 야권도 부통령에 권력을 넘겨주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살레 대통령의 퇴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 같은 조건으로 살레 대통령을 설득하도록 사우디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외교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살레 대통령이 ‘거래’를 받아들이고 이행할 것을 재촉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살레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는 가슴의 포탄 파편을 제거하는 수술과 목 부위의 신경외과 수술을 받았다. 사우디 정부 당국자는 “수술은 성공적”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반군과 정부군은 이날 휴전에 합의했다. 현지의 수헤일 TV는 살레 정권에 반기를 든 하시드 부족연맹의 대표격인 아흐마르 그룹이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진 휴전 합의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측 간 충돌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레 대통령의 부상과 출국, 서방의 출구전략 제시, 휴전 합의 등에 따라 예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아직 상황은 불투명하다. 외신들은 살레 대통령의 아들과 친지들이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막강한 공화국수비대 사령관인 아들 아메드와 공군을 지휘하고 있는 동생, 보안군을 책임진 조카 야하와 아마르 등이 어떤 후속 반응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압두 알자나디 정보부 차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살레 대통령이 2주 동안 요양한 뒤 귀국할 것”이라면서 “살레는 여전히 예멘의 합법적 지도자이며 권력 승계는 민주적인 방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호언했다. 반면 반(反)살레 진영에서는 살레 정권의 완전 해체와 민주적 선거를 위한 과도정부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예멘 야권여권연합인 공동회합당(JMP)은 6일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과 예멘 헌법을 토대로 하디 부통령에게 권력을 임시로 이양하는 방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하메드 콰탄 JMP 대변인은 “만약 부통령에 권력 이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당은 과도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부상’ 살레 대통령 출국… ‘예멘의 봄’ 전기맞나

    국민적 퇴진 요구를 받아온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69) 대통령이 부상 치료차 출국하면서 넉달 넘게 끌어온 예멘의 반정부 소요사태가 분수령을 맞았다. 살레 대통령이 출구전략을 위한 첫 행보를 시작함으로써 33년 독재정권 퇴진의 서막이 열렸다는 관측도 있지만 ‘공공의 적’을 잠시 떠나보낸 야권이 분열해 더 큰 혼란 이 발생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한편 시리아에서는 정부의 유혈진압으로 숨진 반정부 시위대원들의 장례식에 10만명이 모여드는 등 ‘아랍의 봄’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머리 등 부상 흔적… 생각보다 심각 사우디 왕실은 4일(현지시간) “살레 대통령이 부상한 관리 및 시민들과 함께 치료받기 위해 사우디에 도착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살레 대통령은 지난 3일 수도 사나의 대통령궁에 머물다 반정부성향의 하시드 부족의 포탄 공격을 받고 머리 뒤쪽 등에 상처를 입었다. 그는 4일 항공기를 타고 35명의 측근 등과 함께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살레 대통령은 걸어서 비행기에서 내려왔지만 목과 머리, 얼굴 등에 부상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었다. BBC방송은 그가 심장 아래 7.6㎝의 포탄 파편을 맞았고 가슴과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고 CNN은 사우디 소식통의 말을 인용, 살레의 부상 정도가 처음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살레 대통령이 내전상황에서 출국한 것이 비록 치료를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권력 유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정치 전문가인 압델칼레크 압달라 교수는 “예멘 사람들이 인내심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건강을 구실로 떠난 것은 최고의 출구전략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살레의 출국을 장밋빛 신호로만 볼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살레를 주적 삼아 단결했던 예멘 야권의 여러 당파와 청년 그룹이 권력진공 상태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로 다퉈 자중지란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알카에다 등 이슬람 과격세력이 예멘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지역 기반을 다지려할 것이라는 예측도 힘을 얻는다. 예멘 정국이 새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와 예멘의 대테러전쟁을 지원해 온 미국은 한층 바빠졌다. 우선 사우디는 지역의 안정을 위해 살레가 권좌로 돌아갈 수 없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리아, 희생자 장례식 10만 운집 미국 백악관도 예멘의 압드 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과 4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사태의 변화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반정부 시위가 날로 격화하는 시리아에서는 지난 3일 집회 중 70명 숨진 가운데 4일 중부 하마 등에서 거행된 희생자의 장례식에 모두 10만명의 시민이 운집, 당국을 긴장시켰다. 시리아에서는 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을 펼치면서 지금까지 모두 1100명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키스탄에서는 3일 알카에다의 차기 지도자 후보 중 한 명인 일리아스 카슈미리가 미군 무인전투기의 공습으로 숨지는 등 아랍권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日 간 총리 “8월쯤 퇴진”

    간 나오토 총리가 일본 중의원에서 불신임 결의안이 부결된 뒤 조기퇴진을 거부해오다 민주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오는 8월쯤 퇴진 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간 총리는 지난 4일 밤 이시이 하지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부흥기본법과 2011년도 2차 추가경정예산 등을 언급하며 “(내가) 처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 총리의 측근인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도 4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렇게 오래 총리 자리에 앉아있겠다는 생각이 간 총리에게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간 총리가 8월에 퇴진할 것이라는 말을 직접 밝히진 않고 측근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한 셈이지만 앞으로의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8월 사퇴가 유력하다. 하지만 자민당 등 야당은 간 내각을 상대로 2차 추경예산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내에서도 “부흥기본법이 처리되면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6월 퇴진설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금호아시아나 연관”…‘형제의 난’ 재연되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비자금 조성 및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매매 등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비자금 조성의혹을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검찰발 ‘형제의 난’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 비자금 조성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차맹기)는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위반 등의 혐의로 박찬구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14시간여에 걸쳐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배임·횡령,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매각 등의 혐의에 대해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박회장을 4일 오후 3시 재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오전 9시 50분쯤 남부지검에 도착한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비자금 조성에 개입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관련 있다. 나중에 (검찰에서) 조사하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고 답했다. 앞서 박 회장은 검찰 수사 초기에도 “죄 지은 사람은 따로 있을 것이다. 누구인지는 알아서 판단하라.”며 박삼구 회장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금호석화의 박 회장은 ‘300억원 비자금 조성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금호산업 주식 매도로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회피한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검찰에서 이야기하겠다.”며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 구속 여부는 조사하면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비자금 조성에 박삼구 회장이 관련됐다는 박 회장의 언급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회장의 비자금과 배임·횡령액 등 ‘수상한 돈’의 규모가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 회장은 비자금 외에도 2009년 6월 내부정보를 이용해 자신과 아들이 보유하던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해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회피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12일 서울 신문로 금호석화 본사와 협력사 등을 압수수색한 지 52일 만에 핵심인 박 회장을 소환 조사함으로써 금호석화 비자금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형국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박삼구 회장의 비자금 조성 개입을 거론하면서 수사의 불똥이 금호아시아나로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호그룹은 2009년 6월 박삼구·박찬구 회장의 형제 간 경영권 다툼으로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쪼개졌다. 두 회장은 ‘형제의 난’ 당시 동반퇴진했다. 이후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 3월 금호석화 대표이사로, 박삼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간 “사퇴 내년1월…” 하토야마 “사기꾼”

    간 “사퇴 내년1월…” 하토야마 “사기꾼”

    일본 민주당이 간 나오토(왼쪽) 총리의 불신임안을 부결시킨 뒤 불과 하루 만인 3일 총리의 사임 시기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불신임안 처리 이전보다 당 내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간 총리는 전날 중의원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사퇴의사를 밝혀 불신임안을 추진한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마음을 막판에 극적으로 돌렸다. 특히 오자와 전 간사장과 보조를 맞춰 내각불신임 결의안에 찬성 의향을 밝혔다가 반대로 돌아서 분당 위기의 민주당과 내각을 구한 하토야마(오른쪽) 전 총리는 간 총리가 조기 퇴진을 부인하자 격노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전날 본회의에 앞서 간 총리와 오찬 회동을 갖고 민주당을 깨뜨리지 않고, 자민당에 정권을 내주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대지진 사태의 수습 전망이 보이는 대로 간 총리가 사퇴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주고받았다. 표결 이후에 하토야마 전 총리는 “간 총리가 길어야 6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간 총리는 이날 밤 늦게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기 퇴진을 강하게 부정했다. 명확한 퇴진 시기도 제시하지 않았다. 간 총리는 “방사성물질의 방출이 거의 멈추고, 원자로가 냉온 정지 상태가 될 때까지 (총리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로드맵으로 제시한 냉온 정지 상태가 완료되는 시점은 내년 1월이다. 간 총리가 적어도 내년 1월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하토야마 전 총리는 “(간 총리가) 배신했다. 사기꾼이다.”라며 분노감을 표출했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중의원 표결 이전보다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본회의 직전 계파 의원들에게 불신임 찬성의사를 번복하도록 지시한 오자와 전 간사장도 간 총리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간 총리 “지진복구후 사퇴”… 퇴진시기 논란일 듯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부결됐다. 일본 중의원(하원)은 2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자민당과 공명당, 일어나라 일본당이 함께 제출한 ‘간 나오토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찬성 152표, 반대 293표로 부결했다. 찬성표는 이번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한 세 당의 의석수 141표에 불과 11표만 추가된 것이다.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진 셈이다. 1일 밤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에서 간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그룹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불신임 결의안에 찬성 의사를 보이면서 결의안 가결이 유력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막판 간 총리가 동일본 대지진 복구 이후 자진 사퇴할 의사를 밝혀 대반전이 이뤄졌다. 간 총리는 불신임 결의안에 대한 투표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재해와 원전 사고 복구에 어느 정도 전망이 보이는 단계에서, 젊은 세대 여러분에게 여러 가지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며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는 머지않아 자진 사퇴해 당내 다른 인사에게 대표와 총리직을 물려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간 총리를 몰아세우던 오자와 전 간사장은 “지금까지 없었던 발언을 이끌어 냈으니 (불신임안 표결은) 자율로 판단하면 될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번복했다. 오자와파 의원 상당수는 본회의 직전 모임을 열고 불신임안에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표결에 불참했다. 간 총리는 오전 하토야마 전 총리와 연립 파트너인 국민신당의 가메이 시즈카 대표를 만나 수습책을 논의했다. 가메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22일까지인) 이번 국회 회기를 연장해 원전 사고나 대지진 대응을 확실히 한 뒤에 퇴진하는 게 좋겠다.”고 요구했고, 간 총리는 하토야마 전 총리와 ‘민주당을 깨지 않는다.’, ‘자민당에 정권을 내주지 않는다.’ 등의 ‘간-하토야마 합의’를 작성한 뒤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간 총리가 퇴진 시기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대지진 복구 이후’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해 퇴진 시기를 둘러싼 당내 잡음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야당은 불신임안이 부결되긴 했지만, 조만간 ‘여소야대’인 참의원(상원)에 간 총리 문책결의안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어 정국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참의원의 문책결의안은 통과되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는 권고 수준인 데다, 간 총리가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이어서 의미가 반감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간 총리가 조만간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차기 총리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이는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다. 에다노 관방장관은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관련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푸석한 얼굴로 브리핑하는 모습이 국민의 큰 지지를 받았고, 최근에는 총리감 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섰다. 간 총리가 2일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젊은 세대 여러분에게 여러가지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고 거론한 것도 올해 47세로 총리 후보 가운데 가장 젊은 에다노 장관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과 오카다 가쓰야 당 간사장도 차기 총리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마에하라 전 외무상은 외국인(재일 한국인)의 정치 헌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각료직에서 물러난 뒤여서 총리 자리를 바로 이어받기가 쉽지 않다. 특히 퇴임 이후 인기가 낮은 간 내각과 일정한 거리를 뒀다는 점에서 발탁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오카다 간사장은 깨끗한 이미지가 호감을 주긴 하지만, 파벌을 만들지 않는다는 소신으로 인해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게 약점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이재오 “전당대회 출마 안 한다”

    이재오 “전당대회 출마 안 한다”

    이재오(얼굴) 특임장관이 한 달 만에 입을 열었다. 이 장관은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에서 패배한 이후 ‘침묵 모드’를 유지해 왔다. ●“좌클릭, 당직자 개인 의견일 뿐” 이 장관은 1일 오전 한경밀레니엄 특강에서 한나라당 내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 정치는 국민과 국가에 책임질 일이 있을 때 책임을 누구에게 떠넘길지, 책임을 떠넘기고 난 뒤에 자기가 어떤 자리에 갈지를 계산하기에 바쁘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재·보선 패배 이후 당내 쇄신 움직임 속에서 자신 등 주류의 퇴진론이 불거진 데 대한 섭섭함과 함께 보다 근본적인 개혁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한나라당의 7·4 전당대회와 관련,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국무위원으로서 한나라당의 민심 이반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출마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어 전대 출마 후보가 금품 사용 일절 금지, 후원회 제도 폐지 등을 선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합동 유세와 정책토론회, 트위터나 페이스북, 이메일과 전화 등으로만 한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B 성공 위하는 게 구주류냐” ‘반값 등록금’ 등 ‘좌클릭 정책’과 관련, 이 장관은 “지금 당직을 맡은 사람들이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고, 최고위원 구성 전까지 한 달간 당을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좌편향, 우편향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을 비롯한 친이(친이명박)계가 구주류로 불리는 데 대해서는 “당에 주류와 비주류가 있는 것은 맞지만 대통령 임기가 2년이나 남았고 대통령 성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과연 구주류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당 조기 복귀와 전대 출마 등으로 논란이 있었던 만큼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정리하고 넘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산행… 정치 복귀 본격화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오후 트위터 활동을 재개한 데 이어, 오는 11일에는 지지 세력인 재오사랑·조이21 등의 회원 3000여명과 함께 충남 천안 흑성산을 오를 예정이다. 이 장관은 트위터에서 “한 달 동안 나 자신과 정국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당적을 갖고 있는 국무위원으로서 당의 이러저러한 모습에 대한 반성의 시간도 가졌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내전으로 치닫는 예맨

    예멘 최대 부족과 정부군이 휴전협정을 깨고 교전을 벌여 예멘사태가 사실상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 31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예멘 최대 부족인 하시드 무장대원들과 정부군이 지난 28일 휴전협약을 파기하고 박격포, 수류탄, 기관총 등으로 맞붙었다. 예멘 정부 당국자는 “하시드 부족이 정부 청사를 장악했다.”면서 “휴전은 끝났다.”고 밝혀 4개월간 이어진 시위사태가 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예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남부 타이즈에서는 정부군이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7명의 시민들이 숨졌다. 전날인 30일에도 정부군이 타이즈 시내 자유광장에 모여든 시위대 300명을 강제해산하는 과정에서 저격수를 배치하고 최루탄을 쏘는 등 유혈진압을 강행, 21명이 숨졌다고 AFP가 보도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이로써 지난 29일 이후 타이즈에서만 50명 이상의 시민들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남부 아비얀주 주도인 진지바르에서는 정부군과 알카에다가 죽음의 교전을 펼쳤다. 전날 정부군이 알카에다 세력이 장악한 진지바르에 대대적인 공습작전을 단행했으나 알카에다 반군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군의 인명피해가 급속히 늘고 있다. 정부군은 이날 알카에다의 두 차례 공격으로 13명의 군인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8명은 알카에다로 추정되는 무리와의 충돌로, 5명은 군 호송대를 타깃으로 한 자살폭탄 테러로 숨졌다. 군용차량 10대도 불에 타 파손됐다. 예멘군은 이날 공격 이전에 21명의 병사와 정부 관리가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일주일간 소요사태로 인한 예멘 내 전체 사망자수는 115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1) ‘재스민혁명 150일’ 이집트 현지 르포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1) ‘재스민혁명 150일’ 이집트 현지 르포

    2일은 ‘재스민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중동의 민주화 운동이 시작된 지 150일이 되는 날이다. 1월 4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야채 행상을 하던 26세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 자살로 촉발된 중동의 민주 혁명은 이후 이집트와 시리아, 예멘, 리비아, 바레인 등으로 이어지면서 삽시간에 2011년을 중동 혁명의 해로 만들었다. 특히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를 몰아낸 이집트의 민주 혁명은 중동 지역 전체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혁명 150일. 지금 중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 타흐리르 광장의 모습을 시작으로 민주화의 새 아침을 열고 있는 중동의 다양한 표정을 현지 르포와 전문가 진단 등을 통해 6회에 걸쳐 짚어 본다. 이집트 민주화 혁명의 성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이곳은 지금 두 얼굴이 공존한다. 아니 무슬림의 주일인 금요일과, 금요일이 아닌 나머지 6일의 그것으로 얼굴이 바뀐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철권독재는 사라졌지만, 민주화는 아직도 오고 있는 중이고, 그 자리를 혼돈이 눙치고 앉아 있었다. 지난 30일 기자가 찾은 타흐리르 광장은 불법주차 차량들로 넘쳐났다. 혁명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풍경이다. 경찰 한 명이 차를 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곧바로 그 경찰은 수십명의 군중에 둘러싸여 버렸다. 경찰이 노점상과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려 하자 군중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었다. 한참을 떠들어도 도저히 안 먹히자 경찰은 결국 지원을 요청했고 곧이어 경찰 서너 명이 더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과 군중들의 실랑이는 그로부터 한참 더 이어졌다. 옥신각신 끝에 결국 불법주차했던 차 주인이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노점상이 물건들을 주섬주섬 거둬들이는 것으로 실랑이는 끝이 났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바로 옆에 불법주차돼 있는 수십대의 차량을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던 듯 경찰은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석달 전 타흐리르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민주화의 열기는 이렇게 표정을 바꿔 가고 있었다. 독재자를 몰아낸 이 시민의 힘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타흐리르 광장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독재는 몰아냈지만 그 자리를 메울 민주적 질서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혁명의 발단이 됐던 식품가격 상승도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관광객이 줄면서 최대 수입원인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정권퇴진 운동이 정점으로 치닫던 1월 말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치안 역시 불안하다. 관광객들을 다시 불러 모으려면 치안을 안정시켜야 하는데 정작 시민들은 불법주차 단속 같은 정당한 공무집행조차도 경찰 말이라면 일단 반발부터 한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추락한 공권력의 권위는 이처럼 아직도 바닥을 기고 있었다. 지금 타흐리르 광장은 이집트의 무질서를 상징한다. 사람들은 뭔가 조급해 한다. 차선과 신호등도 없는 곳이 태반인 카이로 시내 도로에선 과속과 난폭운전이 부쩍 늘었다. ●페이스북으로 집회 참석한 학생들 그러나 이것이 타흐리르 광장의 모든 것은 아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7일, 즉 금요기도회가 열린 광장은 전혀 딴판이었다. 평소엔 귀청을 울리는 경적소리와 난폭운전으로 난리법석이지만 금요일만은 해방구로 변신했다. 무바라크 퇴진 운동과 함께 시작된 수십만명의 집회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 ‘타흐리르’는 아랍어로 ‘해방’이란 뜻이다. 금요일만은 이름값 제대로 하는 광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광장은 여전히 삼엄했다. 그러나 경비는 경찰이 아닌 시민들이 섰다. 기자가 광장에 들어설 때에도 시민들로 이뤄진 자율대원들의 검문을 받았다. 신분증을 보여주고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하자 환영한다며 길을 내줬다. 10m쯤 더 가자 이번에는 소지품 검사와 몸수색을 한다. 검색이라고 해 봐야 1~2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이를 통해 위험한 물건이나 수상한 사람들이 광장에 섞여드는 걸 막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 모여 있는 대학생들에게 집회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 물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혁명 당시 광장에서 노숙하며 농성을 했다. 한 학생은 당시 친정부 시위대가 휘두른 각목에 맞아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들에게 오늘 집회에 왜 나왔느냐고 물었다. “이집트의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이렇다. “무바라크를 감옥에 보내야 한다.” 짧은 검문을 마치자 붓을 든 한 사람이 다가와 왼쪽 팔에 이집트 국기와 숫자 ‘25’를 그려 준다. 검문을 통과했다는 인증인 줄 알고 팔을 내맡기고 그림을 다 그린 뒤 ‘고맙다’고 했더니 “20파운드”라고 했다. 알고 보니 시위대와 무관한 장사꾼이다. 혁명을 상징하는 티셔츠, 국기, 그리고 국기를 팔에 그려 주는 노점상은 타흐리르 광장을 누비며 대목을 한껏 누리고 있었다. 타흐리르 광장 중심부에 들어섰다. 플래카드가 여럿 걸려 있었다. “국민들은 무바라크와 부패 정치인을 재판하길 원한다.” “국민들은 혁명과 언론 자유를 원한다.” “국민들은 군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 광장 곳곳에 무대를 설치하고 있었다. 이날 집회는 주최 단체가 아예 없다.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로 타흐리르 광장은 금요일에는 언제나 붐빈다. 혁명이 낳은 새로운 풍속도다. 정당이나 단체들은 각자 알아서 무대를 설치하고 연설을 하며 청중들에게 호소한다. 그런 연단이 광장 주변에 다섯 곳이 넘는다. 사람들은 각자 광장 주변을 돌아보며 연설도 듣고 이런저런 피켓과 플래카드도 살펴본다. 그러다 정오가 되면 다같이 기도를 했다. 기도가 끝나고 나면 다시 오전과 똑같은 모습이 저녁까지 이어진다. 연단에서 한 연사가 “아직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혁명은 여전히 원하는 게 많다.”며 열변을 토했다. 연설 뒤에는 구호와 노래가 뒤를 이었다. 2-2-3으로 박자를 맞추는 구호 역시 혁명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무대에서 울려퍼지는 경쾌한 노래 역시 혁명 와중에 나온 ‘민중가요’다. “이집트 사람이라면 손을 머리 위로 올려라”라는 노래가사에 맞춰 연단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국기를 흔들며 호응했다. ●여성들 ‘보수’ 벗고 화려한 옷차림 광장엔 온갖 사람들로 넘쳐 났다. 다섯 살도 안 된 어린이부터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들까지 각양각색이다. 가족단위 참가자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중동권에서 가장 개방적이라는 말이 실감나듯 다양한 복장을 한 여성 참가자들을 볼 수 있었다. 한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히잡을 멋스럽게 머리에 두른 젊은 여성은 손사래를 치며 한사코 사진 찍는 걸 거부했다. 화장을 안 해 사진이 예쁘게 안 나올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그녀 말고도 광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색깔을 한 히잡과 화려한 옷차림으로 멋을 낸 젊은 여성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부르카를 입은 여성, 머리를 드러낸 여성도 있다. 사실 이집트는 1960년대 이전까지 카이로 시내에선 히잡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넘쳐났던 카이로가 50년 가까운 보수화 뒤에 다시 기지개를 펴는 셈이다. 30년 독재를 이겨낸 혁명은 ‘이집트’를 호출하고 있다. 모두가 이집트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자신들의 손으로 독재자를 몰아냈다는 자부심과 결합하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나는 이집트를 사랑한다’거나 ‘1월 25일’이라고 쓴 티셔츠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국기는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응원물품에 불과했다. 국기를 파는 한 노점상은 20이집트파운드에 판매하는 국기가 잘 팔린다며 흡족한 표정이다. 오늘 얼마나 팔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70개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단다. ●혁명 도화선 식품가격은 여전 콧수염을 멋스럽게 기른 한 중년 남성이 한 손엔 이집트 국기를 들고 젊은 여성과 어린이와 함께 광장으로 향하고 있는 게 보였다. 정부에서 일한다는 것 말고는 자세한 자기소개를 거부한 이 공무원은 시골에 사느라 그동안 집회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딸과 외손자에게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광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미래가 밝습니다. 우리에겐 우수한 인재도 많고 자원도 많습니다.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광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마흔 살이 넘도록 지금까지 선거에 참여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독재정권을 지지할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지만 투표를 하더라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그랬던 그가 오는 9월 총선과 11월 대선을 손꼽아 기다린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선거인데 무척 설렙니다. 이집트를 이끌 지도자를 우리 손으로 뽑는 것이잖아요.” 혁명의 발단이 됐던 식품가격은 여전히 내릴 줄 모른다. 정치 격변 한편에선 극단주의 정당이 활동을 시작했다. 공권력은 무너졌지만 새로운 질서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런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기자 앞을 스쳐가는 한 승용차의 뒤쪽 유리창에 큼지막하게 써붙여진 문구는 이집트인들이 지금 중동의 새 역사를 직접 써가고 있음을 웅변했다. 뒷유리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난 이집트가 자랑스럽다.” 글 사진 카이로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장교 120명 이탈에도 카다피 결국 퇴진 거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끝내 퇴진을 거부했다. 31일(현지시간)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카다피는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리비아를 떠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석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날 아프리카연합(AU) 특사 자격으로 트리폴리를 찾은 주마 대통령의 휴전 및 카다피 퇴진 중재 노력이 지난 4월에 이어 연거푸 실패한 것이다. 주마 대통령은 카다피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서 카다피와 만나 휴전 조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11일 이후 자취를 감췄던 카다피는 주마 대통령을 영접하는 장면이 TV에 방영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카다피가 ‘버티기’를 고집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과 반군의 한층 강화된 공세 속에 카다피 친위부대 장성 등 장교·병사 120명이 이탈하는 등 내부 붕괴마저 가속화하면서 리비아 사태는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31일 리비아 반군 거점 벵가지를 찾은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부 장관도 “카다피 정권은 끝났다. 측근들은 떠났고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그를 거부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도 상실했다.”는 말로 카다피의 최후가 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주마 대통령은 회동을 마친 뒤 리비아, 남아공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나토군의 공습을 포함한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내용의 휴전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리비아의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리비아인들끼리 대화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카다피의 요구를 전하며 카다피가 서방의 개입 없이 반군과 협상할 용의를 피력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주마 대통령과 카다피의 회동 결과를 전해들은 반군 측은 카다피 퇴진이 빠진 어떠한 휴전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즉각 거부했다. 리비아 정부도 주마 대통령의 6시간이라는 짧은 방문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어 휴전 전제조건에 진전이 없었음을 뒷받침했다. 점점 옥죄어 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휴전 중재 노력도 무위로 끝남에 따라 카다피는 나토의 강화된 공습과 반군들의 공세, 가속화하는 내부 붕괴 등 삼중고에 직면했다. 주마 대통령의 트리폴리 방문과 비슷한 시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카다피군 소속 장성 5명 등 8명의 고급 장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반군 측에 가세, 카다피에 일격을 가했다. 리비아 정부군 장성이었던 멜루드 마수드 할라사는 튀니지를 거쳐 며칠 전 이탈리아로 함께 탈출한 리비아군이 12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카다피군의 전력이 리비아 사태 발생 이전의 20% 수준으로 약화됐다.”면서 “카디피군에 남아 있는 장성은 10명밖에 안 되며 우리도 벵가지로 돌아가 반군에 합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최측근과 각료들의 잇따른 망명 사태에 이은 이번 친위대 고급 장교들의 대거 이탈로 카다피 체제를 지탱해온 마지막 보루인 군부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편 주마 대통령의 휴전 중재 노력이 실패한 뒤 수시간 만에 나토군의 공습이 재개됐다고 리비아 TV들이 보도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궁지 몰린 간, 출구전략은?

    야권의 사퇴 공세에도 잘 넘어간 간 나오토 총리가 낙마 위기에 직면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30일 간 총리 퇴진을 위한 내각불신임 결의안을 오는 2일 제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중의원에서 자민당 117석, 공명당 21석, 야당계 무소속 21석 등 간 총리의 불신임에 찬성할 의석수가 159석에 달한다. 총 478석 중 불신임 결의를 위한 정족수인 과반수 240석에 81석이 모자란다. 하지만 간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던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이 야당과 보조를 맞추고 있어 이전의 야당이 일방적으로 사퇴를 촉구하던 때와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당내에서 150여명에 달하는 계파 의원들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간 총리는 지난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은 물론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포함한 당 대표 경험자들과 회담을 갖고 싶다.”며 대화를 통해 권력을 분점하는 형태로 정국 운영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오자와 전 간사장은 간 내각을 무너뜨리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실제로 간 총리와의 회담에 응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금으로선 야당과 오자와 측이 합세해 총리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경우 간 총리가 취할 선택에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간 총리는 중의원 해산을 선언하고 총선거를 실시할 수도 있지만 잇따른 실정으로 인해 민주당의 지지도가 저조한 상황에서 측근을 후임자로 내세울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럴 경우 최측근인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을 낙점해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돌연 사퇴 왜?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돌연 사퇴 왜?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이 돌연 사퇴했다.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뒤 김창희 부회장과 함께 대표로 선임된 지 2개월 만이다. 김 사장은 표면적으로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남은 임기인 10개월을 보장받은 상태였다. 30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김 사장은 오전 서울 계동 사옥에서 임직원들에게 “새 경영진이 자유롭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퇴임을 결심했다.”며 “35년 만에 현대건설을 졸업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31일 자로 사표를 수리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사퇴를 암시한 적은 없었지만 내부에서는 상반기 중에 사퇴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이후 김 부회장과 김 사장 ‘투톱’ 체제였지만 실질적인 결재는 김 부회장 중심으로 이뤄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측근인 김 부회장과의 경쟁에서 당연히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김 사장이 최대 치적으로 내세워 왔던 해외수주도 도마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도) 업계 1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저가수주를 해가며 수주를 늘릴 필요는 없다고 지시하고 있다.”며 김 사장 재임 때 현대건설이 수주한 해외공사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009년 3월 취임 뒤 1년 만에 해외 수주액을 46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로 2배 이상 확대했다. 현대차 그룹 안팎에서는 현대건설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 때의 도전정신을 지키지 못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현대건설에서 근무했던 유능한 인력들이 대거 떠난 것을 두고도 김 사장의 측근 중심 인사 스타일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은 자리에 연연하다가 더 큰 상처를 입기 전에 명예롭게 퇴진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의 사퇴로 후속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동안 김 부회장 체제로 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후보군으로는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 출신인 정수현(60) 현대엠코 사장과 김선규(60) 전 부사장, 손효원(60) 현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지난주 고문으로 임명된 이광균(63) 전 코레일유통 사장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김성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알카에다 예멘 남부 요충도시 장악”

    알카에다 세력이 내전으로 빠져들고 있는 예멘의 남부 지방정부 수도를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 예멘 옵서버는 28일(현지시간) 남부 아비얀주 진지바르 지역의 행정시설과 주요 거리가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조직원들의 수중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오사마 빈라덴 가문의 고향인 예멘에 본거지를 둔 AQAP는 지난 2일 빈라덴이 미국 특수군에 사살되자 보복 공격을 천명했던 단체다. 현지 주민들은 지난 26~27일 정부군과 알카에다의 교전에서 모두 16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아메드 알미사리 주지사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관사에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지바르는 예멘의 수도 사나로부터 남쪽으로 400㎞, 남부의 주요 항구인 아덴항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져 있다. 이와 관련, 예멘의 야권연대 JMP는 33년째 장기 집권으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서방의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테러 위협을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알카에다 세력의 진지바르 장악을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2월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예멘의 정국 혼란을 틈탄 알카에다의 세력 확장과 부족 갈등으로 인한 내전 발발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때문에 알카에다의 진지바르 장악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예멘을 지원해 온 미국이 국제사회의 살레 대통령 퇴진 목소리에는 동참하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임기를 2년 남짓 남긴 살레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의 확산에 따른 자진 사퇴 의사를 번복하고, 아라비아 반도 국가들로 구성된 걸프협력협의회의 권력 이양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러 “카다피 퇴진” 급선회… 리비아 사태 새국면

    석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 폭력사태는 러시아가 서방국가들과 함께 무아마르 카다피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함께 리비아에 대한 서방 주도의 공습에 반대해 온 러시아가 27일(현지시간) 카다피 퇴진 요구 대열에 가세하고 조만간 리비아에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혀 급작스러운 입장 변화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러시아의 입장 변화는 이날 프랑스 북부 휴양지 도빌에서 폐막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와 때맞춰 발표돼 정상회의에서 카다피 사퇴를 전제로 한 리비아 사태 해결방안에 서방국가들과 러시아가 모종의 합의를 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G8 정상들은 이틀 일정으로 열린 도빌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카다피의 퇴진 요구와 민주화 운동이 성공을 거둔 이집트와 튀니지에 200억 달러 경제지원, 예멘·시리아 정부의 민주화 시위 무력진압에 대한 우려 등을 담은 선언문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 포함된 200억 달러 이외에 이른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일고 있는 ‘아랍의 봄’을 지원하기 위해 20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나라별 구체적인 분담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AP, AFP통신 등이 튀니지 재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G8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리비아를 위해 카다피가 물러나야 하며, 러시아는 그에게 망명처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즉시 리비아 반군 지도부가 있는 벵가지에 특사를 보내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프랑스는 리비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리비아를 겨냥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공습을 계속 진행한다는 데 완전한 의견 일치를 봤다고 강조했다. 한편 각국 정상은 일본 후쿠시마의 교훈을 바탕으로 좀 더 엄격한 원자력 산업 안전규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 모두는 원자력 안전에 관해 매우 높은 규제가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규제가 민간 원자력 발전 등에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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