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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 끝모를 농성, 동국대로 확산… 거세진 ‘평생교육대학 반발’

    이대 끝모를 농성, 동국대로 확산… 거세진 ‘평생교육대학 반발’

    동국대 “학교 일방 행정 못참아” 이대 학과장들, 농성 중단 호소 이대생 “개강하면 참여 수월 학교와 대화, 대표 안 뽑을 것”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을 부른 교육부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평단사업)에 대한 반발이 동국대로 확산됐다. 이화여대 학생들도 최경희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강행하는 등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 양상이다. 10일 오후 1시쯤 동국대 총학생회는 중구 서울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단사업 철회를 요구한 뒤 본관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은 오는 13일까지 지속된다. 학생들은 평생교육원과 재직자 전형, 학점은행제 등 평생교육 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대학 측이 평단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등록금 손실분을 메우기 위한 ‘학위 장사’라고 주장하며 한태식 총장 퇴진 등을 요구했다. 동국대는 지난달 이화여대, 창원대, 한밭대와 함께 평단사업 대학으로 추가 선정됐다. 안드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는 평단사업에 선정된 뒤인 지난달 23일 평의원회에서 관련 사실을 들었다”며 “사업계획 과정에서 구성원의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평생교육단과대학은 그간 운영되던 재직자 전형을 체계화한 사업”이라며 “학위 장사라는 비판을 듣지 않는 국내 최고 수준의 평단을 만들도록 학생 의견을 경청하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본관 점거 농성 14일째를 맞은 이화여대 학생들도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 30분까지 서대문구 학내에서 최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3500여명(경찰추산)의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학교 측의 불통 행정을 비판하는 발표문을 낭독하고 촛불을 든 채 학내를 행진했다. 발표문에서 학생들은 “파빌리온 신축, 신산업융합대학 신설, 프라임 사업에 따른 학제개편 등에서 학생들은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고 학교 측은 불통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15개 단과대학 학장들이 교내 홈페이지 게시판에 호소문을 올리며 중재 행보에 나섰지만 학생들은 최 총장 사퇴 전까지 농성을 끝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대 단과대학장 15명 일동은 호소문을 통해 “학교 집행부는 자신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통감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소통을 약속하고, 학생들은 학업으로 돌아가 달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평단사업 철회라는 초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향후 학교에 제도 정비를 제안하고 실현 과정을 함께하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반면 학생 측은 서울신문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가을학기가 개강하면 지방에 있던 학생들도 참여하기 수월해지므로 농성이 장기화돼도 어려울 것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학교와의 대화 방식에 대해 “학교 측은 대표를 정해 직접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대표를 뽑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대표를 보호하는 차원이자 의견이 왜곡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대 총장 “학생 처벌 말아 달라”

    이화여대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인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취소하기로 했으나 농성 학생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검토 중인 경찰 움직임과 이에 반발하며 최경희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농성이 계속되면서 사태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최 총장은 5일 대학 본관 점거 농성 과정에서 교수와 교직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며 경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최 총장은 이날 사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학교를 빨리 안정화하고 화합하는 길이 우선이어서 이 문제는 지금 바로 다루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감금 혐의 자체가 이화여대 측 고소에 의해 착수한 수사가 아닌 만큼 탄원서는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탄원서 제출이 수사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며 수사는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탄원서가 처벌 수위에는 영향을 줄 수 있겠으나 이는 법원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성 중인 학생들은 “(최 총장) 본인이 직접 경찰 병력 투입을 요청한 상황에서 탄원서를 제출하는 건 이중적 행동”이라며 총장의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최 총장은 이날 오후 3시쯤 학생들과 면담하기 위해 본관을 찾았지만 학생들이 응하지 않아 25분 만에 돌아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梨大 피해 교수 “학생 처벌 원해”… 학생들 “최 총장 사퇴까지 농성”

    이화여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논란으로 불거진 파행이 학교 측의 설립 계획 철회에도 불구하고 경찰 수사와 학생들의 총장 퇴진 요구 등이 맞물리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학생들의 농성으로 본관에 갇혀 있던 교수·교직원 5명에 대한 피해자 조사와 현장 채증자료 분석 등을 마침에 따라 농성 주동 학생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교수 등이 감금 주동 학생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농성 학생들은 오후 성명을 통해 “최경희 총장은 전날 시위 참여 학생들에게 처벌이나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피해자 진술을 한 교수들이 학생 처벌 의사를 밝히고, 총장이 만류하지 않은 것은 학생들을 사실상 기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베네수엘라 대통령 “포켓몬 고는 자본주의의 죽음 게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근 세계적인 열풍을 얻고있는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를 비난하고 나서 화제에 올랐다. 최근 마두로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포켓몬 고가 '자본주의에 의한 죽음의 게임'이라며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마두로 대통령은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AR) 게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속에서 죽이고 또 죽인다"면서 "자본주의가 낳은 폭력의 문화를 사람들이 배타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본주의는 폭력, 마약, 죽음을 주입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포켓몬 고가 서비스되지 않으며 앞으로의 계획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특히나 마두로 대통령은 한가하게(?) TV연설을 통해 '게임 타령'이나 하고있을 상황도 아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야권이 국민소환 투표 개시에 필요한 전체 유권자의 1%인 20만 명의 서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두로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묻는 국민소환 투표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악의 경제난에 봉착한 상태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국민들이 상점 앞에 길게 줄을 서는 것은 물론 국경을 넘는 일도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의 64%가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원하고 있어 여러모로 마두로 대통령은 민심을 잃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포켓몬 고 발언이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베네수엘라 대통령 “포켓몬 고는 자본주의가 낳은 죽음의 게임”

    베네수엘라 대통령 “포켓몬 고는 자본주의가 낳은 죽음의 게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근 세계적인 열풍을 얻고있는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를 비난하고 나서 화제에 올랐다. 최근 마두로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포켓몬 고가 '자본주의에 의한 죽음의 게임'이라며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마두로 대통령은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AR) 게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속에서 죽이고 또 죽인다"면서 "자본주의가 낳은 폭력의 문화를 사람들이 배타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본주의는 폭력, 마약, 죽음을 주입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포켓몬 고가 서비스되지 않으며 앞으로의 계획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특히나 마두로 대통령은 한가하게(?) TV연설을 통해 '게임 타령'이나 하고있을 상황도 아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야권이 국민소환 투표 개시에 필요한 전체 유권자의 1%인 20만 명의 서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두로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묻는 국민소환 투표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악의 경제난에 봉착한 상태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국민들이 상점 앞에 길게 줄을 서는 것은 물론 국경을 넘는 일도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의 64%가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원하고 있어 여러모로 마두로 대통령은 민심을 잃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포켓몬 고 발언이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병우 해임·검찰 개혁”… 총공세 나선 2野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한 1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퇴진에 총공세를 펼쳤다. 우 수석의 해임 촉구와 검찰개혁 추진을 고리로 야권 공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계속 우 수석을 감싸고 보호하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금 우병우 종기를 도려내지 않으면 박근혜 정부의 온몸에 고름이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민주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 수석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부유층의 편법적 세금 탈루를 방지하는 세법 개정안을 2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변 정책위의장은 “민정수석 본인과 부인, 자녀 세 명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법인)로 부동산 임대소득 1억 4000만원을 벌어들였으나 이 소득이 접대비, 차량 유지비 등으로 다 나가서 결과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명의는 법인이지만 직원 한 명 고용 없이 가족이 운영하며 그 수익을 경비로 털어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절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더민주 소속 박남춘 의원은 이날 우 수석의 아들 우모 상경이 올해 들어 실제 운전한 날짜가 복무 일수의 절반에 그쳤다는 의혹을 추가 제기했다. 박 의원이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운행일지 자료에 따르면 이상철 서울경찰청 차장의 운전병인 우 상경은 지난 1~7월 7개월간 103일을 운행했다. 검찰개혁에서도 강도 높은 공조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를 위해 당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태스크포스(TF)를 검찰개혁 TF로 확대 개편했다. 이번 주 내 양당은 공수처 신설을 포함한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공동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우 수석의 거취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서울광장] 누가 거악을 키웠나/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누가 거악을 키웠나/박홍환 논설위원

    지난 3월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사항이 공개됐을 때 진경준 검사장과 한때 같이 근무했던 검찰 직원들의 충격이 컸다고 한다. 120억원대의 ‘주식 대박’을 거둔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평소 행태는 ‘짠돌이’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참새 눈물’만큼 지급되는 수사비를 독식하는 것도 모자라 회식 때면 직원들 호주머니에서 갹출까지 했던 부장검사가 백수십억대의 재력가였다니 이런 배신감도 없었을 것이다. 홍만표 변호사가 검사장 퇴직 후 친정인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의 문턱이 닳을 정도로 드나들 때 그를 잘 아는 ‘법조 식구’들은 애써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 갈등 국면에서 총대를 메고 옷을 벗은 만큼 어느 정도의 ‘무리수’는 묵인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지금 아니면 언제 목돈을 만져 보겠느냐며 못 본 척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었다. 도가 지나치자 법조타운에서는 그에 대한 험담이 비등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을 기용했을 때 적어도 그가 돈 문제나 권력남용 추문에 휩쓸리지는 않겠거니 하는 순진한 생각이 있었다. 굴지의 재력가 집안 사위인 데다 검사 시절 특히 공직 비리에 추상같은 칼을 휘둘렀던 그이기 때문이다. 한데 처가와 게임업체 넥슨 간의 1000억원대 부동산 거래 개입, 직속 후배인 진 검사장에 대한 부실 검증, 의경 아들의 스펙 및 보직 관리까지 의혹이 꼬리를 물더니 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제1호 감찰 대상 오명을 얻었다. 우리는 최근 몇 달간 대한민국 검찰을 대표하는 ‘특수통’ 스타 검사들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다. 일선 검사 시절 “거악(巨惡)을 잠 못 들게 하겠다”며 서슬 퍼런 사정의 칼날을 휘둘렀던 그들의 추락에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누구보다 출중한 실력으로 거악 척결에 앞장섰던 그들이 성경에 등장하는 바닷속 괴물 레비아탄에 버금가는 거악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지 상상이나 했겠는가. 곧 해임될 진 검사장은 넥슨 창업자이자 대학 동창인 김정주 NXC 회장에게서 9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어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김 회장에게 받은 종잣돈 4억 2500만원으로 넥슨 비상장 주식을 매입해 10년도 안 돼 120억원대의 주식 대박을 거뒀다. 고급 차량도 넘겨받고, 가족여행 경비 수천만원도 지원받았다. 대한항공을 내사하며 자신의 처남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평생 내로라하는 재벌 총수와 권력 실세들을 포토라인에 세운 홍만표 변호사는 그 자신이 평생 근무했던 특수부 수사를 받기 위해 검찰청사 포토라인에 섰을 때 “참담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거악으로 지목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소년급제’(대학 재학 중 사시 합격)한 우 수석의 검사 재직 중 별명은 ‘불독’이다. 사건을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아 붙여졌다고 한다. 엘리트에 재산까지 많으니 다른 사람 눈치도 안 본다. 이번에도 퇴진은커녕 아랑곳하지 않고 직무에 복귀하는 다부진 ‘맷집’을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이 일선 특수부 검사로 활약했던 2000년대 초·중반은 이른바 거악 척결의 시대였다. 권력형 게이트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당시 특수부에는 ‘거악 척결을 위해 소악(小惡·작은 비리)은 눈감아 줄 수 있다’는 기류가 팽배했다. 변칙적인 플리바게닝(유죄협상)도 성행했다. 주가 조작 사범에게 “너 같은 건 죄도 안 된다”고 회유하며 뇌물을 건넨 거물급 인사를 불라는 식이다. 수사 실적이 출중하니 검찰 수뇌부도 급할 때마다 그들에게 일을 맡긴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화근이었다. 거악과 싸우다 역설적으로 악에 대한 불감증이 형성된 것은 아닐까. “나의 작은 허물쯤이야” 하는 자가당착에 빠졌을 수도 있다. 결국 누구에게도 감시와 견제를 받지 않는 절대권력 검찰의 절대부패 현상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모든 검사들은 임용식장에서 “자신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의 길을 걷겠다는 서약을 한다. 하지만 실적주의에 물든 검찰 조직은 바른 검사의 길을 벗어난 이들을 솎아 내지 못한 채 오히려 거악으로 키우고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거부할 어떤 명분도 이젠 남아 있지 않다. stinger@seoul.co.kr
  • 반전 드라마, 이제 시작합니다

    반전 드라마, 이제 시작합니다

    KBO리그가 나흘간의 올스타전 휴식기를 마치고 19일부터 본격적인 후반기 레이스를 시작한다. 각 구단은 후반기에 더욱 심기일전해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질 후반기 관전포인트 5가지를 짚어 보았다. 첫 번째는 정규시즌 5연속 우승을 일궈냈던 명문구단 삼성이 추락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반등에 성공할 것인가 여부다. 삼성은 시즌 초반 중하위권에서 맴돌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지난 10일에는 꼴찌로 떨어졌다. 지난해 10개 구단 체제가 구축된 이래 꼴찌로 추락한 것은 처음이다. 시즌 도중 최하위가 된 것도 8구단 체제이던 2007년 5월 8위를 차지한 뒤 무려 9년 만이다. kt가 최근 3연패를 당하며 꼴찌로 떨어져 삼성은 9위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두 팀의 승차는 0.5게임에 불과하다. 삼성이 반등을 노리기 위해서는 마운드의 안정이 필요하다. 전반기 외국인 투수 3명이 거둔 성적은 4승8패에 불과했고, 토종선수들도 부상에 신음했다. 어깨 부상을 당했던 아놀드 레온과 새 외국인 선수 요한 플란데의 활약이 절실하다. 여기에 재활 중인 장원삼과 부진의 늪에 빠진 안지만 등이 살아나야 한다. 두 번째는 한화의 PS 진출이다. 시즌 초반 꼴찌를 도맡았던 한화가 어느덧 7위가 됐다. 최악의 성적으로 팬들 사이에서 감독 퇴진 운동이 일어나고 선수들이 단체 삭발을 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감격스러운 성적이다. 하지만 한화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겨울 10개 구단 중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우승후보로 꼽혔던 만큼 후반기에 힘을 내 9년 만에 PS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지난 14일 전반전 마지막 경기날 “팀이 궤도에 올랐다. 싸울 수 있는 태세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두산과 NC의 1위 다툼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두산은 외국인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NC는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이라 불리는 중심타선을 앞세워 4.5게임 차 2위에 위치해 있다. 독보적인 2강 체제를 구축 중인 양 팀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뛰어넘어야 한다. 양 팀은 올 시즌 12차례 맞붙어 각각 6승6패를 기록하며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후반기 들어 더욱 치열해질 홈런왕 경쟁에서는 11년 만에 외국인 선수가 타이틀을 차지할지도 관심이다. 현재 에릭 테임즈가 25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김재환·윌린 로사리오·루이스 히메네스가 22개로 공동 2위, 최정이 20개로 5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수가 홈런왕이 된 것은 2005년 래리 서튼(당시 현대)이 마지막이다. 끝으로 부상에 빠졌던 NC의 에릭 해커와 SK의 김광현, KIA의 윤석민 등 각 팀의 에이스들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며 후반기 레이스에 활력을 불어넣을지도 주목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1위 건설사 둘러싼 ‘경영권 전쟁’ 승자는?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1위 건설사 둘러싼 ‘경영권 전쟁’ 승자는?

    중국 최대 건설업체인 완커(萬科)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중국 중견 건설사인 바오넝(寶能)그룹이 1위인 완커그룹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자 완커 경영진이 ‘포이즌 필’ 제도를 활용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도리어 해고될 위기에 몰린 것이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건이 중국 내에서 일어나자 중국 금융시장 및 재계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완커 회장 등 이사 12명 전원 해고 위기 완커의 최대 주주인 바오넝그룹은 지난달 25일 왕스(王石) 완커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사 12명 전원의 해고 여부를 표결하기 위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사실을 선전(深?)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바오넝 측은 왕 회장이 2011~2014년 미국과 영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회사 경영 업무는 하나도 수행하지 않았지만 무려 5000만 위안(약 88억 4800만원)에 이르는 고액의 보수를 챙겼으며, 나머지 11명의 이사진은 이런 왕 회장의 행동에 제동을 걸지 못한 만큼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오넝 측이 왕 회장을 포함해 이사진 해고를 추진하는 것은 완커가 이른바 ‘바오완(寶萬) 전쟁’을 통해 자사의 M&A에 대항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SCMP가 전했다. ●바오넝, 완커 지분율 22.45% 최대 주주로 특히 이번 이사진 해고 여부 표결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 요구 공시는 지난달 19일 완커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선전메트로그룹을 새로운 최대 주주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 후 뒤이어 나온 것이다. 완커는 456만 1300만 위안에 선전메트로그룹 계열사인 첸하이궈지(前海國際) 지분 100%를 사들이고 인수 대금은 신주 발행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완커가 발행하는 신주는 선전메트로그룹이 모두 떠안는 방식이다. 이 계획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선전메트로그룹은 완커 지분 20.65%를 보유하게 돼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반대로 바오넝그룹은 지분이 24.45%에서 19.27%, 화룬(華潤)그룹은 15.24%에서 12.1%로 각각 줄어든다. WSJ는 “중국 완커가 신주를 발행해 우호세력인 선전메트로그룹의 지분을 20.65%로 확대하는 한편 바오넝그룹의 지분은 19.27%로 희석시켜 경영권을 지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바오완 전쟁’의 시작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7월 초 첸하이런서우(前海人壽)가 완커 지분 5%를 사들인 데 이어 7월 말 쥐성화(鋸盛華)가 완커 지분 5%를 매입하는 등 바오넝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야금야금 완커 지분을 사들이면서 바오넝이 완커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11월 말 바오넝은 컨소시엄 지분율을 20%로 높여 최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12월 지분율을 22.45%까지 끌어올렸다. 경영권 방어에 위협을 느낀 완커는 곧바로 “신주 발행을 위해 당분간 주식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중국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완커에 대한 바오넝의 적대적 M&A 시도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완커의 신주 발행이 포이즌 필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왕스 회장은 회사 임원 회의에서 “바오넝은 신뢰할 수 없어 주요 주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전문가 “완커, 경영권 방어 어려울 듯” 그러나 완커의 경영권 방어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 경영진 편이었던 화룬그룹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화룬그룹 측 이사 3명이 완커의 포이즌 필 전략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화룬그룹은 바오넝의 적대적 M&A 시도 전 완커의 최대 주주였다. 화룬그룹은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선전메트로그룹을 위한 신주 발행 계획에 반대표를 던질 방침이다. 선전메트로그룹이 최대 주주가 되면 완커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잦아지고 레드오션인 선전 지역 투자도 늘어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왕 회장이 자진해서 물러나고 이사진 몇 명의 직위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라도 왕 회장이 경영권 다툼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용어 클릭] ■‘포이즌 필’(poison pill)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이다. 적대적 M&A 시도 발생 시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다.
  • 국민의당 비대위 “전대 일정 최대한 앞당기도록”....안철수는 첫 대외행보

    국민의당 비대위 “전대 일정 최대한 앞당기도록”....안철수는 첫 대외행보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첫 회의를 갖고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대한 당헌·당규 시스템을 정비해서 전당대회 일정을 앞당기기로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손금주 수석 대변인이 전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4월 말 전당대회를 내년 2월 말 이전으로 개최하기로 당헌을 개정했었다. 그러나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전당대회를 앞당기자는 의견이 비등해졌다. 특히 ‘비대위원장-원내대표’ 분리론을 제기했던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 비대위원장이 권한을 분배하던지, 전당대회를 빨리 치르던지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이 이날 조기 전당대회를 거론한 것은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이날 대표직 사퇴 이후 첫 대외 행보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오전 인천 송도 한 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조찬 강연에서 ‘안철수의 한국 경제 해법 찾기’라는 제목으로 강단에 섰다. 안 전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 구청장배 권투경기에서 한 선수를 만나 승리의 중요 요소를 물었더니 ‘얼마나 강한 펀치를 날리느냐보다 얼마나 펀치를 맞고 버티느냐’라는 답을 들려줬다”고 말했다. 리비에트 의혹 사태로 당 대표 퇴진 등 정치적 위기에 몰렸지만 내년 대선을 향해 꿋꿋이 나가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건설사들 간의 흥미진진한 경영권 전쟁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건설사들 간의 흥미진진한 경영권 전쟁

      중국 최대 건설업체인 완커(萬科)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중국 중견 건설사인 바오넝(寶能)그룹이 1위인 완커그룹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자 완커 경영진이 ‘포이즌 필’제도를 활용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도리어 해고될 위기에 몰린 것이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건이 중국 내에서 일어나자 중국 금융시장 및 재계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완커의 최대 주주인 바오넝그룹은 지난 25일 왕스(王石) 완커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사 12명 전원의 해고 여부를 표결하기 위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선전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바오능 측은 왕 회장이 2011~2014년 미국과 영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회사 경영 업무는 하나도 수행하지 않으면서도 무려 5000만 위안(약 88억 4800만원)에 이르는 보수를 챙겼으며, 나머지 11명의 이사진은 이런 왕 회장의 행동을 견제하지 않은 만큼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오넝 측이 왕 회장을 포함해 이사진 해고를 추진하는 것은 완커가 이른바 ‘바오완(寶萬) 전쟁’을 통해 자사의 M&A에 대항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SCMP가 전했다.  특히 이번 공시는 지난달 19일 완커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선전메트로그룹을 새로운 최대 주주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이어 나온 것이다. 완커는 456만 1300만 위안에 선전메트로그룹 계열사인 첸하이궈지(前海國際) 지분 100% 사들이고 인수 대금은 신주 발행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완커가 발행하는 신주는 선전메트로그룹이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 계획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선전메트로그룹은 완커 지분 20.65%를 보유하게 돼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반대로 바오넝그룹은 지분이 24.26%에서 19.27%, 화룬(華潤)그룹은 15.24%에서 12.1%로 각각 줄어든다. WSJ는 “중국 완커가 신주를 발행해 우호세력인 선전메트로그룹의 지분을 20.65%로 확대하는 한편 바오넝그룹의 지분은 19.27%로 희석시켜 경영권을 지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바오완 전쟁’의 시작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7월초 첸하이생명이 완커 지분 5%를 사들인데 이어 7월 말 쥐성화(鋸盛華)가 완커 지분 5%를 매입하는 등 바오넝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야금야금 완커 지분을 사들이면서 바오넝이 완커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11월 말 바오넝은 컨소시엄 지분율 20%로 높여 최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12월 지분율을 22.45%까지 끌어올렸다. 경영권에 위협을 느낀 완커는 곧바로 “신주 발행을 위해 당분간 주식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증국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완커에 대한 바오넝의 적대적 M&A 시도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완커의 신주 발행이 포이즌 필 제돌르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왕스 완커 회장은 회사 임원 회의에서 “바오넝은 신뢰할 수 없어 주요 주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러나 완커의 경영권 방어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현 경영진 편이었던 화룬그룹이 반대하고 나섰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화룬그룹 측 이사 3명이 완커의 ‘포이즌 필’ 전략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화룬그룹은 바오넝의 적대적 M&A 시도 전 완커의 최대 주주였다. 화룬그룹은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선전메트로그룹을 위한 신주 발행 계획에 반대표를 던질 방침이다. 선전메트로그룹이 최대 주주가 되면 완커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잦아지고 레드오션인 선전지역 투자도 늘어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왕 회장이 자진해서 물러나고 이사진 몇 명의 직위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라도 왕 회장이 경영권 다툼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포이즌 필’(poison pill)’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이다. 적대적 M&A 시도 발생 시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검·경 ‘소신의 아이콘’ 임은정, 황운하···그들의 SNS 발언 ‘눈길’

    검·경 ‘소신의 아이콘’ 임은정, 황운하···그들의 SNS 발언 ‘눈길’

    검찰, 경찰 조직 내에서 ‘소신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는 두 인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공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황운하(54) 경찰대학 교수부장과 임은정(42) 의정부지검 검사가 두 주인공이다. 이들은 현직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경찰, 검찰 조직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인물들로 유명하다. 황 부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청장이라는 직책이 임명권자의 뜻도 따라야 하고, 정권 실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또 그런 관계 형성을 통해 조직 전체의 어려운 과제들을 풀어나가기도 하고 조직의 위상 제고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사기진작 노력은 미흡했고, 지나치게 정권의 눈치를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는건 그의 친(親) 정권 실세 노력이 조직의 과제에 대한 해결보다는 자리 보전 또는 퇴임 후 또 다른 자리 욕심에 매몰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 강신명 경찰청장을 비판했다. 강 청장은 경찰대학 2기 출신으로, 경찰대학 1기 멤버인 황 부장보다 대학 1년 후배다. 황 부장은 “경찰대 출신 첫 경찰수장”에 대한 기대감을 강 청장이 무너뜨렸다고 지적하면서 “일선 경찰에서도 ‘과거 구태의연했던 경찰총수들과 뭐가 다른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대학 출신 첫 경찰총수가 ‘이래서 경찰대학이 필요했구나’가 아닌 ‘저럴거라면 왜 경찰대학이 필요한건지’라는 비판을 초래한 건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경무관 계급인 황 부장은 과거 총경 시절이었던 2006년 고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기에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경찰 측 태도가 미온적이라는 비판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가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좌천’된 적이 있다. 이듬해에는 이택순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가 징계를 받기도 했다. 또 2011년 서울 송파경찰서장을 거쳐 2012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맡아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의 거액 수뢰 의혹 사건을 총지휘한 적이 있다. 그는 검·경 수사권 갈등에 있어 경찰의 줄곧 수사권 독립을 주장해왔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황운하 승진을 반대하기에 내가 강하게 반발했다. 경찰 수사권 독립을 주장해온 사람이라고 뚜렷한 사유 없이 배제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 검사(사법연수원 30기)는 최근 부장검사의 일상적인 폭언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 한 평검사의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27일 페이스북에 검찰의 ‘상명하복 문화’를 비판했다. 그는 “검찰의 눈부신 내일이었을 참 좋은 후배의 허무한 죽음에 합당한 문책을 기대한다”면서 “남부지검에서 연판장 돌려야 하는거 아니냐. 평검사회의 해야하는거 아니냐···그런 말들이 다 사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소신 검사’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소속으로 있던 시절 ‘과거사 재심사건’에서 상부 지시에 따르지 않고 무죄를 구형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올라 한때 퇴직 위기에 몰렸던 인물이다. 심사에서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강제로 검사직에서 물러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임 검사는 2012년 12월 반공임시특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이 확정된 고 윤중길 진보당 간사의 유족이 청구한 재심 사건에서 상부의 ‘백지 구형’ 지시를 거부했다가 공판검사가 교체되자 법정 문을 잠근 채 무죄를 구형했다. 백지 구형은 검사의 구형 없이 재판부가 적절히 선고해달라는 의미다. 이 일로 임 검사는 품위 손상 등을 이유로 정직 4개월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법무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 2심까지 승소했다. 법무부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이후 법무부는 검사 임용 2년 경과 뒤에 7년마다 실시하던 검사적격심사 주기를 5년으로 단축하고 부적격 사유를 신체·정신상의 장애, 근무성적 불량, 품위유지 곤란 등으로 세분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적격심사 결과 부적격으로 판명되면 검찰 안팎 9명으로 구성된 검사적격심사위원회 의결(재적 3분의 2이상)을 거쳐 법무장관이 대통령에게 퇴직명령을 제청한다. 하지만 임 검사는 법무부의 개정안이 ‘개악’이라면서 “현재와 같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리고, 정치권 또는 극히 일부의 고위직 전관의 영향력이 사건에 미치는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외압을 내압으로 전환시키는 상급자의 평정에 검사의 신분보장이 좌우된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지고 법조비리가 과연 척결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박·비박 아니면서 친박·비박 OK 받아야… 與 사무총장 구인난

    새누리당 내 계파 싸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리멸렬하게 이어지고 있다.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탈당파 일괄 복당 내홍’은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의 동반 사퇴 ‘이면합의’ 논란으로 옮겨 붙었다.<서울신문 6월 24일자 8면> 후임 사무총장 임명 논란, 총선 백서 발간을 둘러싼 총선 참패 책임 공방도 하나둘 씩 고개를 들고 있다. ●김태흠 부총장 동반 퇴진 이면합의 논란 계속 권 사무총장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요구를 수용한 이유가 김 부총장의 동반 사퇴를 약속받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점은 김 부총장 사퇴 여부에 맞춰지고 있다. 김 부총장은 동반 사퇴에 대해 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친박계가 혁신비대위의 일괄 복당 결정에 반대하면서도 대응 수위를 점점 낮춰 왔고, 중재자로 나선 정진석 원내대표가 친박계 진영과 조율을 거친 뒤 내놓은 제안이라는 점에 비춰 볼 때 김 부총장이 동반 사퇴 요구를 수용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8월 9일로 정해지면서 임기가 사실상 40여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부총장직에 새 인물을 기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권 사무총장 후임 임명 문제도 골칫거리다. 혁신비대위는 국회 상임위원장이 아닌 3선 의원 가운데 물색을 시도했으나, 대부분 계파 꼬리표를 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구인난에 빠졌다.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인사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적합한 인물찾기’보다 오히려 ‘계파 설득하기’가 더 중요한 상황이 돼버렸다. 후임 사무총장은 오는 27일 회의에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중심으로 혁신” 총선 백서 낭설도 파다 새누리당은 또 7월 중 발간 예정인 ‘20대 총선 백서’와 관련한 괴소문이 당 안팎에서 돌고 있어 애를 먹고 있다. “당이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혁신해야 한다. 총선 참패의 책임은 진박(진실한 친박계) 논란을 일으킨 최경환 의원에게 있다는 내용이 백서에 담긴다더라”는 식의 소문이다. 당 관계자는 24일 “낭설이다. 백서가 아직 발간되지도 않았고, 당이 집필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한쪽 계파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백서 집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흑색선전’의 일종으로 인식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22조 실탄’ 마련한 손정의…은퇴 미루고 AI 사업 주력

    ‘22조 실탄’ 마련한 손정의…은퇴 미루고 AI 사업 주력

    “앞으로 5~10년은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 손정의(59) 소프트뱅크그룹 사장이 22일 주주총회에서 내년 8월로 예정된 은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번복했다. 손 사장은 2014년 “60세 생일을 전후해 일선에서 퇴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인도 출신 니케시 아로라(48) 부사장을 구글에서 영입했다. 손 사장은 주총에서 “좀 더 해야 할 일이 남았다”며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전개에 의욕을 보였다. 그의 후임자로 내정됐던 아로라 부사장은 이날 사임했다. 손 사장은 아로라의 퇴임으로 공백이 된 해외 업무와 관련해 “아로라를 대신할 지도자는 없다”며 자신이 직접 챙겨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손 사장과 아로라의 기업 경영에 대한 시각차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 사장의 전략은 여러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었지만 아로라는 알리바바와 게임회사 슈퍼셀 등 손 사장이 아꼈던 자산을 최근 정리했다. 소프트뱅크의 가장 최근 자산 매각 사례는 슈퍼셀이다. 소프트뱅크는 2013년 ‘클래시 오브 클랜’ 제작사인 슈퍼셀의 지분 51%를 1515억엔에 인수했으며 이후 지분을 72.2%로 늘렸다. 소프트뱅크는 전날 중국 텐센트에 지분 전량을 73억 달러에 넘겼다. 회사는 슈퍼셀 투자로 배당금을 포함해 84억 달러(약 9조 7000억원)를 벌어 수익률이 93%에 달했다. 또 아로라가 추진한 일부 인수합병(M&A) 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있는 한국 TV 프로그램 사이트 드라마피버를 인수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이 한 예다. 아로라 부사장이 외국인이라 일본 기업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손 사장은 게임회사 슈퍼셀 및 중국 알리바바 주식 등을 매각해 마련한 2조엔(약 22조 1100억원) 규모의 ‘탄환’을 인공지능 및 신사업에 쏟아붓는 등 공격경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에서는 그가 강조해 온 인공지능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는 등 이 분야에 주주들이 기대를 걸고 있음이 드러났다. 손 사장의 은퇴 번복과 후계자 전격 퇴임으로 그의 기업 경영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홀로 결정하는 ‘1인 경영 방식’으로 소프트뱅크를 이끌어 온 방식이 언제까지 먹혀들지에 대한 의구심 탓이다. 그가 소프트뱅크 전체 지분의 2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지만 다른 주주들을 대신해 경영을 맡은 경영자 입장으로서 은퇴를 번복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차기 경영자 선택이 원점으로 돌아가 ‘후계 리스크’도 부각됐다. 또 “실리콘밸리와 구글, 인도 등에 있는 아로라 인맥과의 협력이 끊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아로라의 전격 퇴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그는 이날 주총에 나와 “손 사장의 결정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돕겠다”며 부드러운 결별을 선언했다. 손 사장도 “아로라 정도 되는 인재를 마냥 기다리게 할 수만은 없다. 미안하다”면서 그동안의 역할과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구글 선임 부사장 출신인 그는 소프트뱅크에서 2년 동안 245억엔(약 2708억원)의 연봉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계파싸움 블랙홀서 허우적… 부끄러운 여당

    계파싸움 블랙홀서 허우적… 부끄러운 여당

    친박 “권성동 사무총장 아웃” 박대출 “권, 교체 결정 거부 못해”비박은 “김희옥 혁신위원장 나가” 하태경 “金, 黨 혁신에 장애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는 21일에도 옥신각신했다. 탈당파 7명에 대한 혁신비대위원회의 ‘일괄 복당’ 결정으로 시작된 내홍은 이제 친박계가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비박계가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각각 주장하는 쪽으로 흘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초선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너트크래커’ 신세를 벗어날 방안을 모색했으나 뾰족한 수를 찾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박대출 의원은 “권 사무총장이 비대위 의결을 통해서만 해임될 수 있다고 버티는데, 사무총장은 ‘당연직’ 비대위원이기 때문에 비대위의 해임 의결이 필요 없고, 정치적으로도 사무총장은 당 대표를 직속상관으로 두기 때문에 권 사무총장은 김 위원장의 교체 결정을 거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우현 의원은 “훌륭한 분을 모시고 와서 그냥 로봇으로 만들어 버리면 안 되지 않느냐”며 김 위원장을 두둔했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김 위원장을 향해 “분란을 수습하러 들어오신 분이 오히려 분란을 계속 야기시킨다”면서 “(당무에) 복귀를 하셔야 할 이유가 뭐가 있나. 그냥 가시면 된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김 위원장이 오히려 당 혁신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사자인 권 사무총장은 “이제 물러나고 싶어도 못 물러날 상황”이라며 “잘못된 결정을 한 김 위원장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 측도 “‘경질’이 아닌 ‘교체’라는 표현을 쓴 것도 권 사무총장의 명예로운 퇴진을 배려한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집권 여당을 향한 비판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지난 4·13 총선에서 참패한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반성과 혁신은커녕 당권 장악을 위한 계파 싸움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생, 국정 운영, 협치는 외면당한 지 오래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옥석’을 가리는 후보자 공천이 아니라 계파 지분만 고려한 공천을 한 것이 지난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됐는데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쇄신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여전히 진영 논리의 ‘블랙홀’에 갇혀 허우적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직후 책임론을 놓고 티격태격했고, 비대위 성격과 위원장 선임을 놓고 서로 총질만 해대더니 지금은 탈당파 복당 문제에서 불거진 사무총장 사퇴 문제를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계파 청산 선언은 ‘헛구호’가 됐다. 선거 때 한 표를 달라며 국민 앞에 고개 숙이던 태도와 마음가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모습에 “이젠 비판조차 무의미하다”는 조소까지 나오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현대重 노조 결국 파업하나…17일 쟁의발생 결의

    국내 조선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파업 투쟁을 위한 군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 파업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노조는 회사의 분사와 아웃소싱 등 구조조정에 맞서 “절차를 거쳐 공장을 멈추는 ‘점거·파업’에 나서겠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올해 파업하면 3년 연속이다. 조선업 전체가 존망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은 회사를 더욱 어렵게 하고,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단협 11차 교섭 경과…요구안 설명 겨우 마쳐 노사는 지난달 10일 울산 본사에서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 등 양측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열었다. 15일 11차 교섭까지 양측 요구안을 서로 설명했다. 이제 본격적인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의 요구안은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등이다. 또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요구했다. 사측도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과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상견례 후 겨우 한 달이 지났고, 10여 차례 협상한 상황에서 노조가 벌써 투쟁을 외치고 있다. ◇협상 쟁점은 구조조정·노조 인사경영권 참여 노조의 임단협 쟁점은 구조조정 저지와 경영·인사권 참여다. 백 위원장은 “무능한 경영진을 끝장내겠다”고 선언하고 인사·경영 참여 권한 쟁취에 나섰다. 이제 임단협을 본격화할 시점에 노조가 파업 카드부터 들고나온 것은 이럭 맥락에서다. “임단협 교섭이 잘 안 된다”는 것이 쟁의발생 결의 이유이지만, 회사의 구조조정 칼바람에 맞서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노조는 17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할 예정이다. 노조가 “다수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선포한 것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 한다. 이 때문에 회사의 구조조정 방안 가운데 최근에 내놓은 ‘설비지원 부문 정규직 임직원 994명 분사’ 방침도 올해 임단협의 난제가 될 전망이다. 노조는 “설비지원 분사 목적이 직영 물량의 외주화이기 때문에 경영진 퇴진과 일자리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노조, ‘점거·파업 투쟁’ 예고 노조는 일단 파업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는다. 대의원 쟁의발생 결의에 이어 다음 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한다. 이어 전체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거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면 본격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분사·아웃소싱 반대와 구조조정 저지를 위해 백 위원장 등 지도부 4명이 15일 삭발식을 갖고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이후 간부 철야·천막 농성과 점거투쟁, 파업까지 투쟁 강도를 점차 높일 전망이다. 2014년 강성 노선의 집행부가 들어선 후 3년 연속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나 현대차 노조와 함께 공동 파업 투쟁도 선언, 연대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계·시민 “위기 극복이 우선” 노조의 파업 예고에 지역 경제계와 시민들은 “노사가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최찬호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총괄본부장은 16일 “조선산업 침체로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상권 등 지역경제 전체가 심각한 타격이다”며 “현대중 노조도 파업보다는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최이현 울산시 창업일자리과 노사협력 담당은 “조선산업의 어려움 등으로 경기가 침체한 시점에 노사가 대화를 통해 경제위기를 잘 헤쳐나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조선 협력업체의 한 대표는 “모기업 노조가 파업하면 협력업체들은 물류 흐름이 막혀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며 “노사 모두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시민 신모(47·회사원)씨는 “조선업계가 살아야 울산 경기도 사는 것”이라며 “파업은 노사와 울산시민을 모두 힘들게 하는 만큼 지혜를 모아 위기를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정치자금 사적 유용’ 도쿄도지사 결국 사퇴

    ‘정치자금 사적 유용’ 도쿄도지사 결국 사퇴

    전임 도지사 이어 ‘불명예 퇴진’ 마스조에 요이치 일본 도쿄도 지사가 15일 결국 지사직을 사직했다. 정치자금의 사적 유용과 고액 해외출장 등으로 사퇴 압박에 몰려온 마스조에는 이날 가와이 시게오 도쿄도의회 의장에게 21일로 표기된 사직서를 제출했다. 마스조에는 고액의 해외출장 경비, 관용차를 이용한 별장 휴가, 정치자금의 사적 유용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그는 이날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을 포함한 거의 모든 정당이 불신임 결의안을 공동제출하기로 하자 사퇴의 길을 택했다. 전날까지 그는 자민당 등의 사퇴 종용을 거부하면서 “9월 리우올림픽이 마무리될 때까지 유예해 달라”고 도의회에 읍소해 왔었다. NHK는 “그가 불신임 결의안 가결을 예상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마스조에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6일 변호사들에게 조사를 의뢰하며 비판 여론의 무마를 시도했지만 결국 낙마했다. 당시 조사에 참여한 변호사들은 “고액 숙박비·식비 등의 처리가 일부 부적절했지만, 위법성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전임자 이노세 나오키 전 도쿄도 지사 역시 일본 최대 의료법인인 도쿠슈카이 그룹으로부터 지사 선거 직전 5000만엔(약 5억 5000원)을 부정하게 받았다는 의혹으로 사퇴했다. 도쿄의 수장 두 명이 연거푸 돈 문제로 사퇴하게 됐다. 후임 선거는 도의회 의장의 선관위 통보 날을 기준으로 50일 이내에 치러진다. 마스조에는 도쿄에 제2 한국학교 부지를 한국 정부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계약 등 필요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퇴해 부지 확보가 불투명하게 됐다. 그는 친한적인 발언과 활동으로 국수주의자들로부터 “조센징”(조선인)이란 비난을 들었고, 제2 한국학교 부지 제공 약속이 알려지면서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보육시설 자리도 없는데 외국학교에 자리를 주려 하는 매국노”라는 뭇매도 맞았다. 이번 그의 낙마도 국수적이고 우경화된 세력들에 의한 여론 흔들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의 행동은 부적절하지만 일본 실정법에 따르면 위법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그는 도쿄대 출신의 국제정치학자로서, TV 등에서 개방적인 시각의 국제정치 해설자로 활약하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그는 2007·2008년 1차 아베 내각, 아소 내각 등에서 3차례 후생노동상을 지냈고, 자민당 소속으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참의원을 지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우디 여성 인력 활용 ‘먹구름’… 보수파 늪에 빠진 ‘脫석유정책’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아흐메드 아민은 정부가 실업률(2014년 기준 12% 안팎)을 낮추기 위해 오는 9월까지 관련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외국인 노동자를 사우디인으로 교체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불만이 크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실업률이 30%가 넘는 여성 인력 채용을 장려하고 있어 남성 중심 사회인 사우디에서 사업을 하는 그에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아민은 “지금의 사우디는 임금이 저렴한 외국인(주로 인도나 아프리카 출신) 노동자 없이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는데, 정부가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막무가내로 자국인만 고용해야 한다고 윽박지른다”면서 “최소 2년 이상 유예기간을 주지 않으면 사업장을 두바이로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31) 부왕세자가 석유 의존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등 정부가 직접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정부 지원과 특혜에 길들여진 상당수 사회 구성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무함마드 부왕세자는 아버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80) 국왕의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보수적이고 변화를 거부하는 사우디 사회를 개조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아랍경제를 가르치는 장프랑수아 세즈낙 교수는 “그의 노력은 전적으로 사우디의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의 노력은 보수주의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비전 2030의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은 여성 취업 장려다. 사우디 정부가 여성 인력 활용에 나서는 것은 2003년부터 인구가 크게 늘고 있어 지금 수준의 복지 시스템(의료, 교육, 주거 등을 거의 무상으로 제공)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2030년이 되면 15세 이상 인구는 지금보다 60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녀를 불문하고 사우디인 모두가 일터에 나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사회를 지탱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여기에 사우디는 석유산업을 대체할 신성장동력으로 관광 및 의료산업 등을 육성하려고 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좀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특권층을 자처해 온 이슬람 사제계급층은 “남성과 여성이 교육도 따로 받는 사우디의 현실을 무시한다”면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왕족은 이런 급진 정책들을 이유로 현 국왕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보수주의 작가인 압둘라 알다우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직장에서 여성을 봐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적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뇌물·혼외자 딱 걸린 中 간부 ‘웨이보 스타’로 화려한 복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뇌물·혼외자 딱 걸린 中 간부 ‘웨이보 스타’로 화려한 복귀

    “지금 활발하게 전개 중인 ‘반부패 운동’은 훌륭합니다. 사회를 한 단계 진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반부패 운동에 무시할 수 없는 부정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중국 사회는 아직도 회사 공금으로 고급 담배와 술, 사치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인데요. 반부패 운동은 이런 고급 제품을 소비하는 길을 막아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고급 상품과 고급 식당, 고급 서비스업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 내수 진작에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까닭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반부패 드라이브가 맹위를 떨치는 중국에서 비리 혐의로 옥살이를 하다 풀려난 전직 고위 공직자가 중국 경제 현실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비판을 통해 ‘온라인 스타’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10년 전 국가통계국장(장관급)을 지내다 중혼(重婚)죄로 1년여 수감생활을 했던 추샤오화(邱曉華) 민성(民生)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그 주인공.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계정에 43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추 전 국장은 지난달 23일 선전(深圳) 혁신발전연구원에서 중국 경제의 현실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중국이 개혁·개방 이래 30년간 고속성장의 배경을 살펴보고 현재 처해 있는 ▲성장둔화 ▲통화정책 ▲부동산 ▲주식시장 ▲위안화 환율 등 중국 경제의 현안들을 예리하게 분석했다. 추 전 국장은 “농민들은 도시민의 경제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도시에서도 주거·교육·의료비의 3고(高) 현상이 도시민들의 소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며 중국의 고질적인 경제 문제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사정(司正) 활동이 지속되면서 공직자들 사이에 안전이 제일이고, 일을 벌이다 처벌받느니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도 지적하기도 했다. 공직 생활에서 헬리콥터 승진을 하며 촉망받던 그는 비리 혐의로 낙마한 ‘불운의’ 공직자 출신이다. 중국 동남부 푸젠(福建)성 샤먼(厦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2년 국가통계국에 들어가 화려한 공직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국가통계국에서 대변인, 부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06년 3월 48세의 나이로 조직 수장인 국장에 올랐다. 재직 중 베이징사범대에서 국제금융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스탠퍼드대 방문교수를 거치는 등 학문과 실무를 모두 겸비한 전도양양한 국가인재였다. 하지만 국장 취임 7개월 만에 최대 비리 사건으로 꼽히는 상하이시 사회보장기금 파문에 연루되는 바람에 불명예 퇴진을 해야 했다. 이 사건은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막후 실세 노릇을 하고 있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힘겨루기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기업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22만 위안(약 3958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고, 사건 주범 장룽쿤(張榮坤) 푸시(福禧)투자회사 회장으로부터 호화주택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내연녀와의 사이에 사내아이 한 명을 두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되는 오명도 썼다.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고 모든 직위에서 면직된 그는 구금돼 1년간 영어(囹圄)생활을 했다. 중국에서 쌍개 처벌을 받은 비리 공직자가 재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추 전 국장은 극적으로 부활했다. 재판 과정에서 당시 고위 공직자들이 대부분 정부를 두고 부패해 있던 상황에서 촉망받던 젊은 인재로 꼽히던 그가 장룽쿤이 교묘하게 쳐 놓은 덫에 걸려들어 억울한 희생자가 됐다는 동정 여론이 나왔다. 여기에다 홍반성 낭창 질환을 앓고 있던 부인의 병구완을 오랫동안 해 왔다는 점도 참작된 덕분에 뇌물 수수는 무혐의로 인정됐고 중혼죄 하나만으로 1년 징역형을 받았다. 출감한 지 2개월만인 2008년 8월 중국해양석유총공사 산하 연구기관의 고급연구원으로서 정책 건의 신문 기고문을 통해 사회로 복귀했다. 현재 민성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카오시티대 교수, 쯔진(紫金)광업 부이사장 등을 겸직하고 있는 그는 ‘중국경제 신사고’라는 저서 등과 함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중국 경제 전반을 꿰뚫어 보는 자신만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야구술사’ 허구연 해설위원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야구술사’ 허구연 해설위원

    지난 21일 저녁 서울 효창공원 근처 사무실에서 만난 허구연(65)은 “오늘은 기분이 너무 좋은 날”이라고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 때문이었다. 주말인 그날 아침 이대호는 홈런 1개를 포함해 2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대호를 사랑한다고 했다. 빵 한 봉지를 위해 야구를 시작했지만 늘 변함없이 유지해 온 밝은 미소, 어렵게 키워 주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흘리는 눈물. 그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모든 장점이 한데 모여 현실로 구현된 선수가 이대호”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 또한 야구에 신세를 진 것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감독님, 저 대학 가고 싶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1970년 11월 말 서울 중구 소공동 상업은행 본점(현 한국은행 별관) 사무실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제자의 폭탄선언을 들은 이곳 상업은행 야구단 장태영(1999년 작고) 감독님의 표정엔 실망과 배신감이 교차했다. 그해 초 어렵게 팀에 들인 주축 4번 타자가 갑자기 야구를 때려치우겠다니…. 그것도 경남고 후배라고 각별히 아껴주었는데. 감독님은 끝까지 나의 청을 수용하지 않으셨다. 결국 나는 도망치다시피 상업은행을 떠나 이듬해 71학번으로 고려대 체육학과에 체육 특기자로 들어갔다. 그리고 1년 뒤에는 같은 학교 법학과 72학번으로 두 번째 입학식을 가졌다. -1962년 부산 대신국민학교 5학년 때였다. ‘불도저 시장’으로 유명한 김현옥씨가 그해 4월 부산시장으로 왔는데, 그는 취임하자마자 시내 모든 국민학교를 대상으로 ‘부산시장배 야구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우리 학교엔 야구부가 별도로 있었지만 교장 선생님은 “숨은 인재를 발굴한다”며 반마다 한 명씩 추천받아 운동장에서 테스트를 시켰다. 담임 선생님은 유난히 큰 덩치에 달리기와 축구를 잘했던 나를 지목했고, 나는 얼결에 운동장으로 불려 나가 방망이를 들었다. ‘꽝’ 소리와 함께 내가 때린 공이 저 멀리 한참을 날아갔다. -다음날 방과후 야구 감독님과 교감 선생님이 나를 따라 우리 집에 왔다. “그냥 돌아들 가세요. 우리 아이는 공부를 잘해서 안 된다니까요.” 아버지는 등을 돌리고 그들을 외면하셨다. 당시 나는 공부도 반에서 1, 2등을 다퉜다. 경기고-서울대 코스를 밟을 아이한테, 난데없이 야구라니. 하지만 아버지와 달리 전날 홈런을 때릴 때의 쾌감이 내 몸속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내가 나서서 아버지를 졸랐다. 며칠 후 아버지는 야구부 입단을 허락하셨다. 단, 국민학교 졸업 때까지, 그리고 경남중 입학시험에 반드시 합격한다는 조건이었다. 내가 기존의 야구부 선수들을 제치고 주전 1루수에 4번 타자가 되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학교 우승의 주역이 됐다. 6학년이 돼서는 4번 타자에 더해 ‘주전 투수’란 타이틀이 추가됐다. 만일 ?내가 일곱살 때 집안의 뿌리인 경남 진주를 떠나 부산으로 오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 보곤 한다. -경남중 합격은 어렵지 않았다. 아버지와 한 약속대로라면 야구는 이제 끝이었다. 그런데 입학식도 하기 전에 경남중 야구 감독님이 과일을 싸들고 집으로 오셨다. 그날 밤 아버지는 가족회의를 소집하셨다. 내 생각을 말했다. “공부도 좋긴 한데 일단 야구를 좀더 해보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단념은 의외로 빨랐다. -중1 입학과 동시에 2, 3학년 형들을 제치고 3~4번 타순을 맡았다. 나는 초등학교부터 경남중·경남고·상업은행·고려대·한일은행에 이르기까지 선수를 하면서 후보 생활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그건 내게 한편으론 독이 되기도 했다. 후보 선수의 심정을, 잘해 보고 싶은데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비로소 뼈저리게 느꼈던 건 나의 ‘흑역사’라고 할 수 있는 청보 핀토스 감독 시절이었다. 1985년 만 34세 최연소 사령탑으로 주목받으며 시즌을 시작했지만, 8승23패로 중도 퇴진했다. 아침마다 ‘허구연의 청보, 허구한 날 패배’, ‘허공만 바라보는 허구연’ 같은 제목의 기사들을 보며 충격과 좌절을 느껴야 했는데, 그게 외려 나에겐 큰 깨달음을 주었다. -고3이 되자 상업은행에서 우리 학교 출신인 장태영 감독님을 통해 집요하게 손짓을 해왔다. 하지만 내가 실업팀에 갈 이유는 없었다. 우리 학교가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을 했던 고1 때 이미 고려대와 연세대로부터 입학 제안을 받은 상태였다. 완강히 거부하자 상업은행에서는 “허구연을 보내 주면 다른 선수 한 명을 추가로 받아 주겠다”며 학교 쪽을 공략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럴 게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그때 나는 ‘한 명의 친구’를 택했다. 어차피 그 즈음엔 평생 야구를 하기로 마음먹은 터이기도 했다. -상업은행에서는 빳빳한 신권으로 월급을 줬다. 그 돈은 상당 부분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친구들에게 칼질(경양식) 시켜 주고 맥주 사주는 데 들어갔다. 상업은행 본점 근처 명동은 ‘부산 촌놈’에겐 별천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친구들과 헤어져 숙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져 갔다. 대학수업과 리포트, 여자 친구, 캠퍼스 축제 얘기들. ‘술을 사주는 건 난데 더 초라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져 갔고, 결국 나는 장태영 감독님의 마음에 비수를 꽂고 말았다. -1971년 3월 체육학과에 입학하면서 나는 야구선수와 수험생의 생활을 병행했다. 말하자면 ‘주야야독’(晝野夜讀)이었다. 정식으로 예비고사, 본고사를 거쳐 법과대학에 들어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최초의 국가대표 야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운동선수들은 무식하다”는 세간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 신문 인터뷰에서 “판검사나 변호사를 못 하는 게 아니라 야구가 더 좋아서 안 하는 것뿐입니다”라고 말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이듬해 나는 고려대 법대에 신입생으로 다시 들어갔다. 체육 특기자 출신이 고려대 안에서도 입학하기가 가장 어려운 학과로 통했던 법대에 시험을 봐서 합격하자 나를 아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교내에서도 난리가 났다. 야구선수 생활은 계속됐지만 수업을 들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아침 9시에 중간고사를 보고 낮에 동대문야구장에 가서 홈런을 2개 친 날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법대를 졸업할 때쯤 내가 선택한 것은 다시 야구였다. 한일은행 야구단에 들어갔고 다시 국가대표가 됐다. 거기서 치른 1976년 한·일 실업야구 올스타전은 내 인생의 방향을 다시 한번 바꿔 놓았다. 상대 선수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정강이가 두 동강이 났다. 4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이 되지 않았다. ‘이대로 퇴원하면 은행에서 일반직으로 일하는 건가. 하지만 나는 주산·부기도 못하는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결국 김응용(전 삼성라이온스 사장) 감독님에게 은퇴를 고했다. 그때 나이 스물다섯이었다. -“허구연이가 돌아왔다고?” 고대 법학과 대학원 시험에 합격하자 누구보다도 김상협 총장님께서 기뻐하셨다. 고대 야구부 시절에 나를 많이 아껴준 분이셨다. 53명의 응시생 중 13명만 붙은 대학원 입학으로 내 꿈은 ‘야구 국가대표 출신 교수’로 방향 수정이 됐다. 처가의 영향도 있었다. 장인어른은 우리나라 노동경제학의 대가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설립의 주역인 고려대 김윤환 명예교수님이신데, 작년 2월에 돌아가셨다. 고대 법대 커플인 아내는 현재 충남대 로스쿨 교수로 있다. -경기대에서 강사 생활을 하던 1982년 프로야구가 개막하고 얼마 후 MBC에서 전화가 왔다. 대학원 시절 동아방송 라디오를 통해 실업야구 해설을 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MBC 조광식 스포츠국장이 그걸 기억해 낸 것이었다. 방송을 몇 번 하고 났더니 MBC에서 전속 계약을 하자고 했다. 당시 TV 중계를 한 번 하면 MBC에서 3만 6500원을 줬다. 하지만 나는 선수들처럼 연봉제를 요구했다. 연 2200만원을 달라고 했다. 당시 특급인 박철순 투수(2400만원)를 제외한 A급 선수들의 연봉이 2200만원이었다. 서울 강남의 30평 아파트 평균 가격이 2200만원이라는 데서 나온 액수였다. 첫해 1400만원에 사인을 했다. -해설자로서 남다른 자부심을 갖는 게 몇 가지 있는데, 대표적인 게 일본식 용어를 몰아낸 데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1982년 당시는 온 나라가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따른 반일 정서로 들끓었다. 나는 “포볼, 데드볼 같은 일본식 조어들을 몰아내야 합니다. 프로야구 출범 초기인 지금 못 하면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겁니다”라고 MBC PD와 아나운서들을 설득했다. 미국 유학 중인 친구를 통해 다저스 감독 출신의 월터 올스턴이 지은 ‘더 베이스볼 핸드북’을 구입했다. MBC 아나운서들과 나는 ‘포볼’은 ‘베이스온볼스’, ‘데드볼’은 ‘히트바이피치트볼’로 불렀다. 이 말들은 나중에 ‘볼넷’, ‘몸에맞는볼’ 등 우리말로 다시 순화됐다. -우리 프로야구가 두 시즌을 마친 뒤인 1984년 3월, 나는 미국 플로리다 베로 비치에 설치된 LA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 4주 동안 머물렀다. 그곳에서 선진적인 훈련 방식과 선수 관리를 지켜볼 수 있었다. 피터 오맬리 다저스 구단주의 특별한 배려였다. 토미 라소다 감독에 알 칸파니스 단장 등 쟁쟁한 멤버들이 포진해 있던 때다. 그런데 당시 다저스 에이스였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 들어오더니 어깨에 아이싱(얼음 찜질)을 하는 것이었다. ‘왜 저러지? 우리는 공 던지고 나면 따뜻한 물에 팔을 담그라고 배우지 않았던가.’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은, 다시 말해 일제 시대 야구를 배웠던 스승들에게서 얻은 지식의 상당수는 미국 스포츠 의학계에서 이미 20~30년 전에 폐기된 것들이었다. -난 그런 새로운 지식들을 빨리 우리 야구계에 전해 주고 싶었다. “이 중계방송을 보시는 감독님들, 부모님들 잘 들으세요. 선수가 공을 던지고 나면 절대로 온찜질을 하지 마시고 냉찜질을 해 주셔야 합니다.” 그해 첫 TV 중계에서 이렇게 말했더니 뜻하지 않은 공격이 들어왔다. “새파랗게 어린 해설자가 미국 한번 갔다 오더니 돌아이가 됐다”는 식이었다. 지금은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온찜질을 하는 경우는 없다. -나의 해설 철학은 겸손하자는 것이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확실하지 않은 것은 얘기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불편부당하려고 노력한다. 감독이나 선수들과 술은 물론이고 밥도 먹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다. 나는 항상 경기 시작하기 3시간 전에 야구장에 나가 감독 및 주요 선수들과 인터뷰를 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 회사(야구정보회사 ㈜KSN) 직원들이 나에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전해 준다. 중계 때 말하는 것이 준비한 것의 50분의1, 100분의1에 불과한 이유다. 3~4시간에 걸쳐 중계를 하고 나면 온몸의 진이 빠져 어떤 때는 말도 안 나온다. 특히 조금이라도 실언을 하면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말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일부에선 내가 특정 선수를 편애하는 해설을 한다고 비판한다. 그렇게 비쳐지는 대목이 있다면 그건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나는 축구계에 부러운 점이 있다. 축구는 월드컵, 올림픽, A매치 등이 많아 스타 탄생의 기회가 많다. 야구는 그렇지 않다. 가능성 있는 젊은 후배들이 스타로 성장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이미 다 커버린 선수보다는 정수빈, 안치용, 김선빈, 구자욱, 이태양, 김하성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찬사를 보냈던 이유다. 여기에도 철칙은 있다. 미리 감독에게 물어본다. “칭찬을 해줘도 되느냐”고. 잘못된 칭찬이 선수를 망칠 수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허구연 해설위원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금까지 35년간 마이크를 잡아 온 한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해설가다. 고교야구, 대학야구, 실업야구에서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으나 부상으로 은퇴하고 법학 교수의 꿈을 키우다 해설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방송이 없으면 야구장 건립과 어린이 야구 보급을 위해 전국 각지를 도는 걸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얻은 별명이 ‘허프라’(허구연+인프라스트럭처)다. ‘허구연장학회’를 통해 아마추어 야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베트남 등 해외에도 야구를 전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1951년 경남 진주 출생 ▲부산 대신초, 경남중, 경남고, 고려대 체육학과·법학과, 고려대 법학 대학원 ▲상업은행·한일은행 야구단 ▲1985년 청보 핀토스 감독, 1987년 롯데 자이언츠 코치, 1990~91년 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코치 ▲한국방송대상 특별상, MBC 연기대상 공로상 등 ▲저서 ‘허구연의 프로야구’, ‘프로야구 10배로 즐기기’, ‘홈런과 삼진 사이’, ‘여성을 위한 야구 설명서’ 등 ▲(현) MBC 야구해설위원, ㈜KSN 대표이사,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위원장, 서강대 겸임교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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