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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피아’ 여전하지만…요즘 금융권엔 낙하산 안 펴진다

    ‘관피아’ 여전하지만…요즘 금융권엔 낙하산 안 펴진다

    지방선거 전후로 한동안 멈춰 섰던 공공기관장 인선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 현재 한국공항공사, 예금보험공사 등 39개 기관이 새 수장을 기다리고 있다.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끊이지 않는 것이 바로 ‘낙하산 논란’이다. ‘대선 공신’ 등 여당 쪽 인사가 뜬금없이 내정되거나 상급 주무부처 출신이 당연한 듯 내려오기도 한다.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지금 정부에서도 이런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금융 등 갈수록 전문성이 부각되는 기관에서는 ‘자리 챙겨주기’가 아닌 실제로 ‘일할 사람을 앉히는’ 인사가 중시되면서 변화가 감지되기도 한다.서울신문이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서 338개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날까지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 만료된 공공기관은 총 39곳(11.5%)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이 5곳, 준정부기관이 16곳, 기타공공기관이 18곳이었다. 3개월 안에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도 부산항만공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총 6곳으로 집계됐다. 총 35개 공기업 중 현재 수장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은 5곳이다. 그중에서도 대한석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3곳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도 산업부 산하인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공단 등이 새 기관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이뤄진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에 대한 적폐 청산이 이뤄지면서 기관장 선임이 영향을 받고 있다. 기관장 공석 상태가 지속되면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장기간 기관장이 부재중인 경우에는 ‘제 식구 챙겨주기’ 차원에서 자리를 비워두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제기되곤 한다. 수개월째 신임 기관장 인선 절차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몇 개월째 수장이 오지 않으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어렵고 직원들도 지친 분위기”라면서 “계속해서 인사가 늦어지니 ‘우리 기관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코바코 등 인선 늦어져 업무공백 커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기관장 공백이 길다. 곽성문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사의를 표명한 이후 8개월째 기관장이 비어있다. 곽 전 사장은 지난해 9월 임기가 끝났으니 사실상 1년 가까이 후임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보증기금도 K 전 이사장이 불륜 의혹으로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한 이후 4개월째 수장 공백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K 전 이사장을 해임했지만 아직 새 이사장 선임 절차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장은 보통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통해 선출되거나 소속 정부부처 장관이 임명한다. 절차만 따지면 수개월씩 걸릴 일이 없지만 사실상 윗선에서의 ‘시그널’(신호)이 없으면 새 기관장 선임에 돌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신임 기관장 선출 절차에 들어간 곳들은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예보의 차기 사장에는 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예보 사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권에서는 위성백(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전 기재부 국고국장과 진승호 전 기재부 대외경제국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예보는 이달 안에 사장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기가 끝났을 때 바로 절차가 시작되지 않은 것은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이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많았고 이제는 ‘시그널’이 내려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도 차기 사장에 전직 국토교통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설이 돌면서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공항공사 노조는 “지난 3월 국토부 출신인 김명운 부사장을 임명한 데 이어 사장까지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일환 전 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3월 임기를 1년 앞두고 돌연 사퇴해 정부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는 사장 선임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절차를 진행 중이며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관장 4명 중 1명 상급 주무부처 출신 퇴임한 관료들이 공공기관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건 어느 정권에서나 마찬가지다. 지난 2월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집계한 결과 공공기관장 4명 중 1명은 상급 주무부처 출신이었다. 당시 공석인 곳을 제외한 286개 공공기관장 중 26.9%에 해당하는 77명이 상급 주무부처 출신이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장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퇴직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이고 상급 부처와 소통하기에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관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평가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낙하산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라면서 “규모, 성격에 따라 기관을 나눠 수장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자격요건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기관 수장 선임에 있어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코드 인사’ 논란이 심했다. 특정 ‘라인’을 등에 업고 잘나가다가 정권이 바뀌면 초라하게 퇴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이른바 ‘4대 천왕’이 득세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전 KDB금융그룹 회장은 당시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고려대·소망교회 라인’으로 평가받았다. 박근혜 정부로 넘어가서는 4대 천왕이 물러가고 ‘서금회’가 주목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나온 서강대 출신 금융인의 모임이다. 홍기택 전 KDB금융그룹 회장,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 등이 대표 인사다. 이렇듯 금융권 수장 자리를 ‘나눠 먹기’ 용도로 취급하다 보니 금융 산업이 계속해서 후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융기관은 국내외 경제 정책과 연계된 업무가 복잡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온 낙하산 기관장이 이를 파악하는 데에만 임기 대부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코드 인사 논란은 여전하지만 어느 한 세력이 주도하는 ‘싹쓸이’ 현상은 없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또한 최소한의 전문성과 여론 동향을 고려해 인사가 이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이다. 지난해 9월 임명 당시 일부에서는 “역시 현 정권과 가까운 코드 인사”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한국GM,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지뢰처리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산은 수장은 전관예우 차원에서 맡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금융이 선진화되면서 전문성이 부각돼 ‘함부로 앉지 못하는 자리’가 된 것이다. 공공기관장은 아니지만 시중은행장이나 각종 금융협회장 인사에서도 주목할 만한 코드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 많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정부 들어서 은행장 등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낙하산 논란은 줄어든 편”이라면서 “정치적 입김이 적었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공기관장이 정부의 철학과 방향을 공유해야 할 필요는 분명 있다”면서도 “전문성이 강조되는 금융기관은 특히 능력 있는 수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최고가액 韓 3000만원 vs 美 560만원… 법원 직원·원로 판사도 활용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최고가액 韓 3000만원 vs 美 560만원… 법원 직원·원로 판사도 활용

    우리나라의 소액재판 최고가액인 3000만원은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일반 법관이 다루는 소액사건 중 매우 높은 편이다. 또 명예훼손·위자료 소송처럼 다툼이 첨예한 사건도 소송가액(소가)에 따라 획일적으로 소액전담재판부에 배당된다. 나라별로 소액재판 구조와 절차에 차이가 있지만, 각국은 다툼 없는 재판의 신속 처리와 다툼 있는 재판의 공정 처리를 목표로 소액재판 관련법을 정비하고 있다. 일부에선 직업 법관이 아닌 사람들이 심리를 맡고, 소액재판으로 다룰 사건 종류를 제한한 국가도 있다.사법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초 발간한 ‘민사 소액재판의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각 주에는 소액사건을 처리하는 법원이 설치돼 있고 부판사(magistrate)가 심리를 한다. 워싱턴DC, 뉴욕 주 등 16개 주에서 5000달러(약 560만원) 이하를 소액사건으로 다룬다. 켄터키, 로드아일랜드 주가 2500달러 이하로 가장 낮고, 테네시 주가 2만 5000달러(약 2840만원)로 가장 높다. 미국 여러 주에선 퇴거청구 사건과 같은 비금전적 청구나 소액재판 소가 기준을 넘겼더라도 보증금 반환청구처럼 신속 해결해야 할 사건을 소액재판으로 다룬다.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시법원의 경우 2015년 접수 소액사건은 3304건으로 1명의 부판사가 1년 동안 평균 826건, 한 달에 약 70건을 처리했다. 독일에서는 소송가액이 5000유로(약 650만원) 이하 민사소송은 간이법원이 다루는데, 이 가운데 600유로(약 80만원) 이하 사건을 소액재판으로 진행한다. 간이법원에서 다루는 소송 종류는 주택임대차 분쟁, 숙박료·수하물 관련 분쟁, 야생동물 피해로 인한 분쟁, 종신연금·보험계약 등으로 제한된다. 프랑스에선 지난해 상반기까지 퇴직한 법원 직원, 변호사, 감정평가사 등 법률 관련 직업군 중 임명된 근린판사가 4000유로(약 520만원) 이하 사건을 심리했다. 근린판사의 정년은 75세로 퇴직한 원로법관들이 민생사건 위주인 소액재판을 담당할 수 있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소법원의 경우 2015년 7명의 일반 판사와 2명의 근린판사가 1년 동안 약 4000건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부터 1만 유로(약 1300만원) 이하 채권이나 동산 관련 민사사건을 다루던 소법원에서 모든 민사사건을 심리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 재판 절차를 따르되 국경을 넘는 민사 분쟁이 일어난 경우에 선택할 절차를 마련해뒀다. EU 소액사건 기준은 5000유로(약 660만원)이다. 일본에선 2015년 현재 438개 간이재판소가 140만엔(약 1400만원) 이하 사건을 맡는데, 이 중 60만엔(약 600만원) 이하 사건이 소액사건이다. 간이재판소 판사는 전직 판사, 검사, 변호사, 법원 일반직원 등 다양한 직군에서 임명된다. 약 80%가 법원 일반직원 출신이다. 주요국들은 소액사건 최고가액·사건 종류를 법률로 정했다. 소액사건 최고가액 등을 대법원 규칙으로 둬 사법부가 관장할 때 각종 기준을 ‘공급자’(법원) 편의에 맞추게 될 여지를 없앤 셈이다. 광범위한 ‘수요자’(소송 당사자) 실태조사를 거쳐 입법과정을 통해 소액재판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다툼이 없는 사건은 직업 법관이 아닌 이들에게 맡기거나 정년이 지난 법관들을 소액재판 법관으로 재임용하는 유연한 정책이 구현됐다. 그 결과 주요국들의 전체 민사재판 대비 소액재판 비중은 10~20%대로 70%대인 한국보다 현저하게 낮게 관리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운전직 공무원 홧김에 음주운전후 차량에 불 질렀다가 실직 위기

    운전직 공무원이 홧김에 음주운전 후 차에 불을 질렀다가 실직위기에 처했다. 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 소병진)는 일반자동차방화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6)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청주의 한 보건소에서 운전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재판부는 “운전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술에 취해 운전하고, 방화 범행을 저지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공무원 신분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다수의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방화 범죄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가벼운 처벌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공무원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당연 퇴직처리된다. A씨는 지난 1월 24일 오후 10시쯤 집에서 소주 1병정도를 마신 상태에서 부인과 말싸움을 했다. 홧김에 집 밖으로 나온 그는 친형 소유의 트럭에 올라탔다. 평소 A씨도 함께 이용하던 트럭이었다. A씨는 트럭을 잠시 운전하다 라이터를 이용해 조수석에 불을 붙였다. 불길이 번지자 A씨는 차량 밖으로 빠져나왔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형이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까지 제출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엄격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국세청 차장 이은항… 서울청장 김현준·부산청장 김대지

    국세청 차장 이은항… 서울청장 김현준·부산청장 김대지

    국세청 서열 2위인 차장에 이은항 광주지방국세청장이 임명됐다. 차장과 함께 고위공무원 가급(1급)인 서울지방국세청장과 부산지방국세청장에는 각각 김현준 본청 조사국장, 김대지 서울청 조사1국장이 선임됐다.국세청은 5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고위직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이 차장은 광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감사관과 국세공무원교육원장 등을 지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업무 처리로 직원들의 신임이 두텁고 대외 관계가 원만해 청장을 보좌하는 차장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김 서울청장은 수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행시 35회에 합격한 이후 본청 징세법무국장, 기획조정관 등 요직을 거쳤다. 본청 조사국장으로 일하면서 대기업과 자산가의 고의·지능적 탈세에 엄정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부산청장은 내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36회로 국세청에 들어갔다. 그동안 중소 규모 납세자의 세무조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컨설팅 위주의 간편 조사를 확대하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 국세청은 “주요 직위 명예퇴직으로 생긴 공석을 충원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공정위 ‘조직적 특혜 재취업’ 겨누는 檢

    현대차·건설·쿠팡 등 압수수색 고위직 대형 로펌 재취업도 주목 공정거래위원회 퇴직 간부들의 특혜 재취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쿠팡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공정위가 조직적으로 퇴직자들의 취업을 도왔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현대기아차그룹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공정위 퇴직자들이 이들 기업에 재취업하면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은 없는지 파악하기 위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와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 쿠팡은 각각 1명의 공정위 퇴직자가 재취업한 상태로 알려졌다. 공직자윤리법상 4급 이상 공직자는 퇴직 전 5년간 소속 기관·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곳에 퇴직일로부터 3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 지난달 20일 검찰은 전·현직 부위원장을 비롯한 공정위 간부들이 공직자윤리법을 어기고 유관기관과 기업에 재취업한 혐의를 잡고 공정위와 공정경쟁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을 압수수색했다. 엿새 뒤에는 신세계페이먼츠·대림산업·JW홀딩스 등에서 공정위 간부 재취업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 기업 대부분은 지배 구조나 일감 몰아주기 관련 공정위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검찰은 보유 주식을 허위 신고할 경우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는 공정거래법 68조를 위반한 기업에 대해 공정위가 별도의 고발 조치 없이 경고 처분만 내린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공정위 퇴직 간부들의 재취업 과정에서 공정위 현직들이 조직적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0일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문건에는 공정위 고위직이 기업 등에 퇴직자들의 언질을 하면 인사 업무를 맡고 있는 운영지원과에서 기업을 접촉해 취업을 알선하는 등의 구체적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201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공정위 간부 중 재취업한 27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18명이 삼성전자와 삼성카드·현대건설·기아자동차·LG·KT·롯데제과 등에, 4명은 김앤장·태평양·바른·광장 등 대형 로펌에 재취업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7급 출신 4급 퇴직자들이 대기업으로 가고, 고시 출신은 로펌에 간다”면서 “특히 공정위는 평소 접촉이 어려워 (공정위 퇴직자들에 대한)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한 기업 대외관계 업무 담당자는 “공직자윤리위의 심사를 거친 사람만 27명이란 의미일 뿐 실제 재취업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공정위 출신의 로펌 재취업도 들여다볼지 관심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고위직들은 대형 로펌을 가곤 하는데 법조계도 선호하는 재취업처”라면서 “로펌 수사는 공정위의 부당한 사건처리 과정에서의 로펌 역할을 밝혀야 하는 어려움과 함께 검찰 자신들의 재취업처가 될 수 있는 곳이라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교체… 진에어 사태 책임론

    국토교통부가 항공정책실장을 전격 교체했다. 국토부는 구본환 전 실장의 일신상 사유를 이유로 밝혔지만 국토부 안팎에서는 ‘진에어 사태’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 추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부는 4일 구 전 실장이 명예퇴직을 하면서 후임으로 손명수 철도국장을 승진 임명했다고 밝혔다. 구 전 실장은 지난주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와 항공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진에어 사태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컵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미국 국적자이지만 2010년 3월~2016년 3월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했다. 항공법 위반이지만 국토부가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 진에어 처리 방안을 유보하기로 했고, 청문과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 등을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국토부는 자체 감사를 통해 2016년 2월 진에어 대표자 변경에 따른 면허 변경 신청을 접수·처리한 과장과 사무관, 주무관 등 3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한편 손 신임 실장은 행정고시 33회로 익산국토관리청장, 공항항행정책관 등을 지냈다. 새 철도국장에는 황성규 종합교통정책관이 임명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권오봉 여수시장, 혁신·예측·중장기적 시계·지역 화합 강조

    권오봉 여수시장이 공무원들에게 혁신과 변화 예측, 중장기적 시계, 지역 분열 봉합 등 4가지 사항을 강조했다. 첫 번째로 ‘혁신’을 주문했다. 혁신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해 오던 방식대로 ‘시민을 위해 더 좋은 방안은 없을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필요한 것은 과감히 전환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새로운 여건 변화를 잘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을 꼽았다. 어떤 변화가 있을지 미리 예측한 후 남보다 반 발짝 앞서면 엄청난 혜택이 온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그 예로 북한 비핵화 문제를 들었다. 북한 비핵화가 우리와 동떨어진 일이 아닌 남해화학 비료제공과 중국까지 가는 철도문제, 탈북민 기회제공 문제 등을 사전에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강조 사항은 ‘중장기적 시계’다. 공무원들이 항상 목표설정을 명확히 하고 방향감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 목표 아래 지금 당장, 내년, 내후년, 장기적으로 할 일은 무엇인지 정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위해 중기재정계획을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각 과에서 5년간 할 사업들을 면밀히 정리하고 시 전체적으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 시장은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와 시민사회가 분열과 갈등으로 힘의 낭비가 없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시민사회의 힘을 모아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2300여 공무원의 노력이 필요함을 밝히기도 했다. 권 시장은 공약인 인적자원 관리 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했다. 누구나 본인의 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인적자원 관리 시스템으로 공직 입문부터 퇴직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여수의 당면 과제인 관광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여건을 만들고, ‘시민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해야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권 시장은 “시민들이 시정을 오해할 때는 설득을 해야하고, 시민을 위해서 원 없이 잘 했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일 해 주길 바란다”며 “할 일이 많은 만큼 열심히 같이해보자”고 당부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아픈 아내와 경찰서 출근하는 사연

    아픈 아내와 경찰서 출근하는 사연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을 그대로 실행하고 있는 남성이 있다. 중국 쓰촨성 청두의 한 경찰관에서 일하는 우펑(54)은 3개월 전부터 아픈 아내를 데리고 직장에 출근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중국 현지 청두 이코노믹 데일리에 따르면, 우펑의 아내는 신경계 질환에 걸려 두달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나아지지는 않고 말하거나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에 다다랐다. 우펑은 아내와의 동행이 아내를 지속적으로 돌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는 “멀쩡했던 아내가 순식간에 바뀌었다”면서 “처제가 일로 바쁘고 간병인도 찾기 힘들어 아내를 데리고 경찰서에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간병인에게 매달 3000위안(약 50만 5000원)을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아내의 상태를 들으면 손사레를 치면서 일하기를 거부했다. 경찰서에서 민원 서류 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우펑은 일하는 동안 아내가 홀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글씨 쓰는 법을 가르쳤다. 아내가 화장실을 가고 싶어하면 여성 동료에게 동행할 것을 부탁하고 있다. 그는 “집이 바로 경찰서 옆이고, 직장에서도 내 처지를 이해해준다”면서도 “직장에 아내를 데려오는 것이 동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더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면서 “아내의 상태가 악화하면 아내를 보살피기 위해 조기퇴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서장 루오헝은 “우리는 그에게 ‘아내를 간병해야하거나 집에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가도 좋다’고 말했지만 그는 내키지 않아했다”면서 “그가 떠난다면 우리는 민원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대체 인력을 재배치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사진=news.163.com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거래처 접대때 법인카드 썼다고 무조건 근로 인정 안돼요

    거래처 접대때 법인카드 썼다고 무조건 근로 인정 안돼요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6개월의 계도 기간을 두긴 했지만 현장에선 어떤 경우가 포함되는지, 본인이 대상인지 등을 두고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7일 근로시간 단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간한 가이드북을 토대로 10가지 궁금증을 짚어 봤다.Q: 거래처 접대 때 대부분 법인카드를 쓴다. 증빙이 남는다는 건데 이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나. A: 업무 연관성이 있는 제3자에게 근로시간 외에 접대할 때 회사의 지시나 승인이 있는 경우에 한해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법인카드 사용 자체만으로 회사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 업무상 사유인 것이 명백하고, 관리자가 접대를 승인했다는 내용이 포함돼야 인정된다. Q: 임원 운전기사는 3일만 일해도 기다리느라 주 52시간을 넘기는데 어떡하나. A: 실제 운전시간이 많지 않으나 대기시간이 길어 근로시간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법적으로 해결하려면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승인받아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의 예외를 인정받는 것이다. 감시단속적 근로자는 기사, 경비원, 보안업체 직원 등과 같이 간헐적으로 근무해 휴식시간 및 대기시간이 많은 근로자를 뜻한다.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인정받으려면 각 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Q: 워크숍, 세미나, 체육대회는 근로시간에 해당하나. A: 회사(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효과적인 업무수행을 위한 논의 목적의 워크숍과 세미나라면 해당한다. 토의, 과제물 작성으로 근로시간을 넘겼다면 연장근로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단 워크숍 프로그램 중 직원 간 친목도모 시간은 예외다. 체육대회의 경우 불참 시 결근 처리하거나 징계 조치가 있는 등 참석이 강제화돼야만 근로시간으로 간주한다. Q: 개인적으로 업무시작 전 일찍 출근하거나 주말에 개별적으로 회사에 나오는 경우도 초과근로로 인정하나. A: 업무 필요성이 있고 회사가 명시·묵시적으로 초과근로를 명한 경우가 아니면, 개별 근로자가 임의로 업무를 처리하러 나왔다고 해도 초과근무가 아니다. 분쟁 예방을 위해 회사는 승인(협의) 없는 추가 근로제공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 또 ‘연장근로 사전승인제’ 등 초과근로를 제도화하는 것도 갈등을 피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Q: 사내협력업체는 적용시기가 어떻게 되는지. A: 예컨대 원청기업 근로자가 500명이고 협력업체 100명이면 원청기업은 2018년 7월, 협력업체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된다. 단 업무 연속성을 위해 협력사가 근로시간 단축 조기시행 시 원청기업이 협력업체의 근로자 소득감소 보전과 신규채용 등에 과도하게 지원을 하면 불법파견 논란의 소지가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Q: 공휴일을 다른 근로일로 대체하는 때도 가산임금을 50% 지급해야 하는지. A: 개정법에 따라 공휴일을 다른 근로일(평일)과 대체하면 별도 휴일근로 가산임금을 회사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Q: 공휴일을 연차휴가로 대체해 왔던 사업장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A: 공휴일은 법정휴일로 보장되기 때문에 더이상 공휴일에 연차휴가 대체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연차휴가 대체를 하려면 법정휴일과 약정휴일이 아닌 날로 지정해서 사용해야 한다. Q: 근로시간 단축 탓에 소득이 줄면 근로자 퇴직급여도 감소하는지. A: 퇴직금은 퇴직 당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수령액이 결정된다. 초과근로가 줄어 소득이 줄고, 소득 감소 기간 중 퇴사하면 퇴직급여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다. 단 회사는 근로자에게 퇴직급여가 줄어들 수 있음을 미리 알리고 퇴직급여 산정 기준 개선 등 근로자 퇴직급여 감소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 조치를 해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퇴직금이 줄어들 경우 퇴직금 중간정산도 할 수 있다. Q: 버스기사가 정확한 배차시간을 몰라 기다리면서 휴식을 취하면 이는 근로시간인가. A: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기 활동하기 어려운 경우를 통상 ‘대기시간’으로 보기 때문에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공정하지 않은 공정위 업무 처리와 처신

    그제 검찰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공정위는 신세계, 다음 등 대기업들의 위장 계열사 지분 차명 보유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 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현직 간부들이 퇴직 간부들을 유관기관에 몰래 취업시킨 사실도 꼬리를 잡힌 모양이다. 대기업 봐주기와 퇴직 간부들의 유관기관 재취업을 통한 전관예우는 여러 말이 필요 없는 공정위의 ‘적폐’다. 공정위가 연일 벌집 쑤셔진 분위기인 것은 당연하다. 이번에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곳이 재벌 개혁에 초점을 맞춰 지난해 12년 만에 부활한 기업집단국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등을 집중조사하라고 힘을 실어 준 핵심 부서다. 검찰은 올 초 이중근 부영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정위 직원들이 주식 현황 신고 누락 사실을 묵인한 단서도 확보했다고 한다. 해당 기업과의 뒷거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정황이다. 전관예우 의혹도 보통 심각하지 않다. 전·현직 간부들은 한국공정경쟁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직접적 이해관계가 걸린 기관에 취업하면서도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승인 심사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4급 이상 공직자가 퇴직 전 5년간 소속된 기관이나 부서 업무와 관련 있는 곳에는 퇴직 후 3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 불법 취업의 수사 대상에 지철호 부위원장과 김학현 전 부위원장이 포함됐다. 이러고도 공정위가 ‘경제검찰’이라는 이름표를 달 자격이 있는가. 스스로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할 판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취임 이후 재벌개혁과 공정위 혁신을 떠들썩하게 약속했다. 그런데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전한 내부 적폐에 제 환부가 썩고 있는 마당에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이번 수사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폐지돼야 한다는 비판이 다시 들끓고 있다. 공정거래 분야의 대기업 불법 행위는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수사하도록 한 전속고발권이 유지되는 이상 공정위의 기업 유착과 전관예우 관행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일이 터질 때마다 공정위가 찔끔찔끔 땜질 방지책을 내놓다 마는 시늉에 국민의 피로감만 쌓여 간다. ‘불공정위원회’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정위는 적폐청산의 무풍지대에서 제발로 나와야 할 것이다.
  • 공정위 전·현 부위원장 검찰 ‘취업 특혜’ 수사

    신세계 등 주식 신고 누락 묵인 퇴직자 부정 취업 정황 확보 검찰이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단서를 잡고 수사에 나섰다. 전·현직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이 나란히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20일 오전 세종시 공정위 기업집단국과 운영지원과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의 공정위 압수수색은 2007년 9월 이후 11년 만이다. 검찰은 공정위의 조사를 받은 기업이 퇴직한 공정위 간부 등을 불법적으로 채용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직자가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기관·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곳에 퇴직 후 3년간 취업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부정 취업을 한 전직 공정위 간부는 7~8명 정도로 알려졌다. 특히 수사 대상에는 현직인 지철호 부위원장과 전임자인 김학현 전 부위원장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 부위원장은 2015년 공정위 상임위원을 지내다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상임감사를 맡았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중기중앙회는 취업 제한 기관이 아니고, 지난 4월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답변도 받았다 ”고 해명했다. 검찰은 공정위의 일부 공무원이 대기업 사건 등을 부당하게 처리한 정황도 포착했다. 또 공정위가 담합 사건 등을 검찰 고발 없이 부당하게 종결한 구체적 사례도 파악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도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정위가 신세계와 네이버 등 기업 수십곳이 주식소유 현황 신고를 누락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해당 기업을 제재하거나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사안을 임의로 마무리 지은 사실을 파악해 담당 부서인 기업집단국을 수사 중이다. 또 올해 초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횡령·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정위가 주식 현황 신고 누락을 사실상 묵인한 정황도 포착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출발! 주 52시간 근무제] ‘과로사회 탈출’ 첫걸음이지만…생산 감소·임금 감소 걱정

    [출발! 주 52시간 근무제] ‘과로사회 탈출’ 첫걸음이지만…생산 감소·임금 감소 걱정

    전체기업 26만여명 인력 부족 中企 생산량 20% 감소 전망 업체마다 평균 6.1명 더 필요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는 2004년 도입된 주 5일 근무제만큼이나 노동 관행, 일하는 방식, 직장 내 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도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내가 더 일하겠다는데 왜 정부가 법으로 막는 것이냐”며 임금 감소를 우려하거나 “무엇이 바뀌는지도 모르겠고, 무엇인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도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기업들은 당장의 생산 감소와 향후 인력 채용에 따른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그나마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는 300인 이상 사업장 외에 1년 6개월 뒤부터 제도를 적용해야 하는 중소기업(50~299인 사업장)의 걱정은 더 크다. 전문가들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오래 일하는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대부분 공감했다. 하지만 제도의 취지가 좋다고 해서 큰 변화의 물결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자주 거론되는 우려와 문제점, 연착륙 방안을 문답으로 짚어 봤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기업은 당장 일감을 소화할 수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전체 기업에서 26만 6000명의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0년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는 중소기업은 상황이 심각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500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근로시간 단축 이후 중소기업들은 생산량이 20.3% 줄어든다.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당 평균 6.1명이 더 필요하다.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지 못해도 처벌받나. -정부는 20일 당·정·청 협의를 통해 처벌보다는 계도 중심의 감독을 진행하기로 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연말까지는 처벌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고소·고발된 사건에 대해서도 사용자가 인력 충원이나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어느 정도 노력했는지를 감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하는 시간이 줄면 그만큼 일할 사람을 새로 뽑아야 하지 않나. -정부도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최대 13만 2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지급 능력이나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감안하면 신규 채용이 활발히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제로 2004~2009년 주당 근로시간이 43분 정도 줄었지만, 신규 고용률은 오히려 2.28% 포인트 떨어졌다”며 “인력 채용은 직간접적인 노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히 이전의 근로시간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대기업 임원 운전사가 해고되고, 줄어든 시간에 맞춰 비정규직을 채용하기도 한다. -신규 채용이나 일하는 방식의 개선보다는 52시간 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의 직원을 해고하거나 외주화하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 임원 운전사는 대기 시간이 길기 때문에 아예 해고하거나 숫자를 줄이고, 연장 근로를 줄이는 대신 그 시간대에 비정규직 인력을 채용해 싼값에 생산 라인을 돌리려는 기업도 있다. 퇴근 처리 후 실제로는 야근을 종용하고, 재택 근무뿐 아니라 법인 쪼개기로 규모를 줄여 적용 기간을 늦추려는 곳도 있다.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발생하는 문제들이 제도 시행 이후에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내 보완책을 마련해 2020년 중소기업에 적용되기 전에는 부작용과 문제점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부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가뜩이나 근로시간이 긴 중소기업은 박탈감을 느낀다. -중소기업(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인 이상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된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서는 납품단가를 올려야 하는데 원청에서 이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기업에 근로시간이 우선 정착되더라도 원청 업체의 주문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긴 근로시간에 허덕이거나 인력 채용 없이 과도한 업무량을 소화해야 한다. 임금 격차에 이어 노동시간 격차까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임금이 얼마나 줄어드나.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14만 9000명의 임금이 평균 7.9%(41만 7000원) 정도 줄어든다. 30~299인 사업장에서는 43만 5000명이 임금의 12.2%(39만 1000원)가 줄고, 5~29인 사업장은 37만 1000명의 임금이 12.6%(32만 8000원)가량 감소한다. 일주일에 12시간 이상의 연장 근로는 제한된다. 이에 따라 평일과 휴일을 포함해 일주일간 최대 12시간의 수당만 받을 수 있다. 휴일이나 야간 등 연장근로수당이 많은 노동자는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월급뿐 아니라 퇴직금도 줄어든다고 하는데. -통상 퇴직금은 퇴직일 전 3개월간 평균임금에 근속 연수를 곱해 산정된다. 이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면 퇴직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감소로 퇴직금이 줄어들 때에는 중간 정산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질 임금 감소로 퇴직금까지 줄어든다는 두려움에 중간 정산을 요청하거나 조기 퇴직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노인 혐오시대 섬뜩한 질문… 늙지 않는 인간도 있습니까

    노인 혐오시대 섬뜩한 질문… 늙지 않는 인간도 있습니까

    평범한 제목과 달리 내용은 섬뜩하다. 80대 이상 노령 인구가 전체의 40%에 육박하는 2030년대. 청년 세 명이 노인 일곱 명을 부양하는 초고령 사회다. 노인들의 무임승차를 벌충하느라 젊은이들의 지하철 요금은 밥 한 끼 값을 넘겼다. 국가 입장에서도 국고를 축내는 노인들은 눈엣가시다. 급기야 국가는 연금 과다 수급자들을 소리 소문 없이 조직적으로 ‘처리’하기 시작한다.박형서(46) 작가가 4년 만에 펴낸 신작 소설 ‘당신의 노후’(현대문학)는 한 가지 의문에서 시작됐다. 현재 외국에 머물고 있는 작가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요즘 추세와 같은 고령화 사회라면 머지않아 기금은 분명히 고갈될 것이다. 하지만 국가의 존폐와도 연결된 문제이니 제도 자체는 부득불 유지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이 소설의 바탕이 됐다고 했다. 작품의 주인공 ‘장길도’는 국민연금공단 노령연금TF팀에서 40년간 일하다 퇴직했다. 어느 날 장길도는 폐병을 앓아 온 아홉 살 연상 아내 ‘한수련’이 오래전부터 노령 연금을 부어 온 사실을 알고 곤혹스러워한다. 노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연금이 고갈될 처지에 놓이자 연금공단이 은밀하게 수급자들을 제거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가 연금공단의 ‘적색 리스트’에 포함된 사실을 안 장길도는 그녀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의 노력은 연금공단의 젊은 상사에 의해 가로막힌다. 이 청년은 노인은 ‘하는 일이라고는 영혼이 떠나지 않도록 붙들고 있는 게 전부’인 존재이며, 그들 탓에 이 나라는 ‘사방이 꽉 막혀서 썩어가고’ 있다고 여긴다.“한국 근대 문학에서 ‘아버지’로 대변되는 어른의 권위는 절대적이었습니다. 산업화 및 도시화 시대를 거치며 다치고 패배한 ‘난쟁이’ 어른이 등장했고 이제 ‘혐오스러운 늙은이’ 어른이 무대에 오를 차례가 됐습니다. 두려운 존재에서 가여운 존재로, 그리고 마침내 혐오스러운 존재로 내려온 것입니다. 지동설이 천동설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그랬듯이 한 사회의 패러다임은 설득과 타협이 아니라 고루한 패러다임에 충성하는 구세대가 모두 죽은 뒤에야 비로소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누적된 오늘이라면 뭔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인에 대한 사회의 적대적인 시선을 지적하고 마는 게 아니라 고령화 사회를 앞둔 우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묻고 싶었다는 의미다. 장길도가 자신을 몰아세우는 젊은 상사에게 “시간이 노인의 편이 아닌 것처럼 젊은이의 편도 아니지. 시간은 결국 살아 있는 모두를 배신할 걸세”라고 말하듯 고령화 사회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이 소설에서 노인을 피해자로 생각하거나 설정한 건 아닙니다. 장길도가 깨닫듯, 노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결국 패자입니다. 현재의 패자와 미래의 패자가 맞서 싸우느니 상생하는 게 서로 이익이겠죠. 이를 위해서는 유교적 질서가 아니라 상식적 질서가 필요합니다. 나이 하나로 행패부리는 노인이 있다면 주위의 노인들이 처벌해야 합니다. 노인을 모욕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주위의 젊은이들이 처벌해야 합니다.” 상상력을 제한하는 까닭에 취재를 최소화했다는 작가는 지금이라 해도 무방할 법한 근미래를 촘촘하게 직조했다. 덕분에 독자들은 작가가 꾸려 놓은 상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다가도 곧 당도할 미래의 정중앙을 직시하게 된다. “장길도와 국민연금공단 양측이 지닌 논리와 폭력의 균형을 끝까지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공을 들였어요. 소설의 흥미를 위해 긴장을 팽팽히 유지할 필요가 있는 데다, 무엇보다 어느 한쪽의 입장을 편들 수 없기 때문이죠. 소설이란 대답이 아닌 질문의 양식입니다. 그리고 질문은 공평하게 제기되어야 합니다. 독자 여러분, 여기 질문이 있으니 한번 궁리해 보세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경력직·교육공무원도 경찰처럼 퇴직 후 사망 땐 추서·특별승진

    경력직·교육공무원도 경찰처럼 퇴직 후 사망 땐 추서·특별승진

    새마을금고 직원 악성 민원도 은행원처럼 법으로 보호 추진새마을금고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A씨는 오늘도 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려 녹초가 됐다. 감정 노동자로서 하루하루가 고역이지만, 딱히 어쩔 도리가 없다. ‘새마을금고법’엔 고객 응대 직원을 보호할 규정이 없어서다. 반면 은행이나 농협 등 비슷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은행법’과 ‘상호저축은행법’, ‘신용협동조합법’에 의해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A씨는 “새마을금고 직원도 감정 노동자로서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제처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이처럼 법령 속에 숨어 있는 불합리한 차별 법령의 정비 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총 19개 부처가 담당하는 65개 불합리한 법령이 정비 과제로 선정됐다. 이 중 31건에 대해선 연내에 정비를 추진한다. 새마을금고 직원도 앞으로 감정 노동자로서 대우를 받는다. 새마을금고법에 보호 조치 내용을 삽입해 다른 법령과 형평성을 맞춘다. 은행법과 상호저축은행법 등에서는 민원인의 폭언·성희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객 응대 직원에 대한 보호 조치 의무’ 조항을 뒀다. 폭언을 당한 직원은 은행이 치료나 상담을 해 줘야 하며 고충 처리 기구도 따로 마련해야 한다. 현재 행정부 소속 경력직 국가공무원이나 교육공무원은 경찰공무원과 달리 퇴직 후 사망했을 때 추서나 특별 승진이 불가능하다. 법제처는 이 역시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고 ‘공무원임용령’과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해 해당 조항을 정비할 계획이다. 성차별적 요소도 없앤다. 현재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 시행령’,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령’ 등에는 동일한 외모의 흉터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의 신체장해 등급, 부상 등급, 보험 금액을 더 높게 책정하는 규정이 있다. 앞으로는 동일한 부상에 대해 동일한 보상을 하도록 법을 바꾼다. 노동 차별 법령도 정비한다.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받는 사업장의 범위를 확대해 상시 근로자가 5인 미만인 사업장에도 적용한다. 현재는 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는 부당해고를 당해도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행법에선 신체나 정신에 장애가 있는 중증장애인 노동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사용자가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중증장애인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중증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법제처와 고용노동부는 중증장애인에게 적정 임금을 주면서도 사용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방식으로 ‘최저임금법’을 개선하기로 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닫는 GM 공장, 뿔뿔이 흩어진 동료들… 군산이 운다

    문닫는 GM 공장, 뿔뿔이 흩어진 동료들… 군산이 운다

    200여명 부평·창원공장으로 배치 400여명 무급휴직… 지원책 논의 군산 경제 타격… 생산액 16% 뚝 “GM·정부에 배신감… 살길 막막”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가동 2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GM 본사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이후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재가동을 추진했으나 무위로 돌아가면서 3개월 만에 구조조정의 깊은 상처만 남긴 채 결국 폐쇄 시한이 닥쳤다. 30일 한국GM에 따르면 군산공장은 31일 공식 폐쇄되고,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직원들도 이날을 기해 퇴사 처리된다. 군산공장은 마지막을 기념하는 별도의 내부 행사 없이 공장을 폐쇄할 예정이다. 공장에는 38명만이 남아 공장시설 유지 보수와 부품 발송 등을 하게 된다. 군산공장에서 생산해 온 준중형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도 일단 단종된다. 군산공장은 사실상 한국GM 경영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크루즈, 올란도 등 이 공장에서 생산하던 모델의 판매 실적은 2013년 15만대에서 3만대로 쪼그라들었다. 내수 침체에 높은 인건비 부담, 2013년 말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수출길마저 막혀서다. 전북 경제의 큰 축을 담당했던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군산 시민과 근로자들은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근로자들은 “GM 본사는 물론 정부와 지자체에 배신감과 모멸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20여년간 생산직으로 일하다 지난 3월 희망퇴직한 박모(44)씨는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뿔뿔이 흩어져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막막하다는 하소연만 주고받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무직 퇴직자들과 비정규직 해고 근로자들은 아픔이 더 크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정부와 지자체 등을 접촉하며 긴급 대책을 촉구했지만 여전히 제자리다. 군산공장 노동자는 지난 2∼3월 1차 희망퇴직(1100명)과 지난 4월 2차 희망퇴직(80여명)을 거쳐 612명이 남았다. 한국GM 노사는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612명 가운데 200여명을 부평, 창원 등 다른 공장에 전환 배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전환배치를 받지 못한 잔류자 400여명은 일단 무급휴직을 적용하고, 다른 공장에서 정년퇴직 등으로 생기는 결원만큼 순차적으로 배치된다. 이들에게는 정부와 노사가 생계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폐쇄 후 남는 군산공장을 제3자에 매각하거나 자동차 생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일련의 구조조정은 결국 회사 몸집을 가볍게 한 뒤 신차를 투입해 국내 공장 가동률을 높이려는 목적”이라며 “안타깝지만 한국에서 장기 성장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라는 ‘연타’를 맞은 군산 지역경제는 휘청거리고 있다. 본사 직원 2000명과 135개 협력업체 직원 1만 3000명 등 1만 5000여명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게 돼 가족까지 5만명가량이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전북도는 군산공장 폐쇄로 군산지역 총생산액의 16%(2조 3000억원)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군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단독] 음주車 쫓다가 ‘쾅’…경찰 옷 벗어야 하나요

    [단독] 음주車 쫓다가 ‘쾅’…경찰 옷 벗어야 하나요

    중앙선 넘어 추격 중 충돌 사고 오토바이 운전자 장애 판정 받아 사고 낸 경찰 1심서 ‘당연 퇴직’ “공무 중 사고” 감형 탄원 줄이어 경찰청장 “법령 개정 방안 검토”음주 차량을 뒤쫓다 달려오는 오토바이와 충돌해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을 구제해 달라는 동료 경찰관들의 탄원이 빗발치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찰 내부 게시판에 “신모(55) 경위가 남은 기간 경찰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헤아려 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같은 내용의 글이 수백개가 뒤따랐다. 신 경위 ‘구제 탄원’에 동의하는 서명 운동은 전국 경찰서로 확산됐다. 신 경위는 2016년 5월 18일 오후 10시쯤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있으니 도주로를 차단하라”는 112상황실의 지령을 받고 순찰차를 몰고 광주 장지동 신장사거리로 출동했다. 신 경위는 반대 차로에서 신고된 차량을 발견하고 유턴을 시도하다가 달려오던 오토바이와 부딪쳤다. 오토바이 운전자(30)는 이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장애 판정을 받았다. 현재 재활 중인 피해자는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신 경위는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은 오는 30일 열린다. 공무원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연 퇴직’ 처리된다.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라오는 탄원글은 신 경위가 공무 집행 중에 사고를 냈기 때문에 선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동료 경찰관은 “신 경위는 맡은 일에 충실했고 경찰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이 그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라면서 “심리적인 고통과 죄책감을 갖고 있는 신 경위가 경찰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헤아려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썼다. 신 경위가 형사적 처벌에 따른 퇴직 위기에 처한 것은 아직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 “구제 탄원이 아니라 합의금을 십시일반 모아서 내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한 경찰관은 “공무 집행 중에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합의금이나 보상금도 국가가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경위가 ‘불법 유턴’을 하다 사고가 났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 등 범죄수사, 교통단속, 그 밖에 경찰임무 수행에 사용하는 자동차 등은 ‘긴급자동차’로 지정된다. 긴급자동차는 일반자동차와 달리 속도위반, 앞지르기, 끼어들기 등이 가능하다. 이런 배경에서 공무 수행 중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경감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경찰관은 “빠른 출동을 요하는 상황에서 경찰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공적 업무를 수행하다 발생한 과실인 점이 고려돼야 하고, 관련 법률 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철성 경찰청장도 지난 3월 2일 일일회의에서 “긴급자동차 운행 중 교통사고 발생 시 책임을 경감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직무상 과실로 인해 형을 받았을 때 신분상 불이익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령을 개정하는 것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음주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의 유턴이기 때문에 1심 판결은 과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법령을 개정한다면 ‘직무 수행을 위해 불가피하게’라는 문구를 넣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기업 손잡은 인문학, 비판 정신을 잃다

    기업 손잡은 인문학, 비판 정신을 잃다

    反기업 인문학/박민영 지음/인물과사상사/356쪽/1만 7000원2011년 3월 애플의 아이패드2 발표회장. 스티브 잡스는 무대 위 스크린에 교차로 표지판 영상을 띄웠다.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에는 ‘인문학’과 ‘기술’이라 적혀 있었다. 그는 심각한 얼굴로 “사람들은 그동안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반대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한다”면서 “애플은 언제나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 존재했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가 명실상부 ‘융합형 인재’의 아이콘으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이후 ‘융합’ 하면 인문학과 기술공학을 떠올렸다. 노동을 착취하고 조세를 회피하는가 하면, 시장 독과점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한 비판은 슬그머니 가려졌다.한국에 10여년 전부터 ‘인문학’이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 인문학 열풍이라며 각종 책과 강연이 쏟아진다. 대기업은 너나 할 것 없이 인문학적 인재를 뽑겠다며 아우성이다. 그러나 정작 인문학의 출발점인 대학가에는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든가 ‘인구론’(인문계 졸업자 구십 퍼센트는 논다) 같은 신조어가 씁쓸한 현실을 대변한다.문화평론가 박민영은 신작 ‘반기업 인문학’에서 이런 현상의 중심에 ‘기업 인문학’이 있다고 주장한다. 책에 따르면 기업 인문학은 ‘기업의 이익과 자기계발에 복무하는 인문학’을 가리킨다. 존재 그 자체가 목적인 정통 인문학과 달리, 기업 인문학은 생존과 출세, 성공과 경제적 이익과 같은 목적을 향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인문학의 본질은 ‘전복적인 도전’이고 인문학적 사고는 ‘반성, 회의, 비판’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사회 전반에 물질주의나 과학기술 중심주의, 경쟁체제 등에 대한 반대의 기운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인문학 열풍의 실체는 기업 인문학 열풍이고, 이 기업 인문학이 교묘하고 영악한 논리로 주류적 사고에 영합하게 만든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대학과 진보 인문학자, 그리고 기업 등에 날 선 칼을 겨눈다. 취업이 안 된다는 이유로 대학가에 인문사회과학은 이미 밀려났다. 정부에서도 이공계열을 키우고 인문계열은 축소하라며 대학에 뭉칫돈을 쥐여 준다. 인문학자는 비정규직 강사 자리조차 구하기 어렵다. 진보 지식인이 인문학을 매개로 기업과 관계를 맺는 모습을 지적한 부분은 이 책의 백미다. 저자는 ‘시대의 스승’으로 불리는 신영복 교수가 2008년 성공회대 인문학습원 원장으로 ‘CEO를 위한 인문학 과정’을 개설한 것에 관해 날 선 비판을 날린다. 당시 강좌에는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 김태구 넥솔(전 대우자동차) 회장, 이병남 LG 인화원 원장이 강의를 들었다. 강의는 진보 학자인 진중권, 강헌, 유홍준 등이 나섰다. 이 밖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김호기 교수,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대표가 회당 500만원에 이르는 고액의 강연료를 받으며 삼성 사장단을 대상으로 강연한 사례도 꼬집었다. 고액 강연이 좌파 지식인의 몸값을 올리고, 언론은 기업문화를 칭찬했다. 이처럼 인문학이 자본가와 진보 인문학자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지만 어떤 변화를 불렀는지 생각해 보라는 저자의 비판은 곱씹어 볼 만하다. ‘또 하나의 가족’을 외친 삼성은 정작 노조를 탄압하고,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 산재 처리조차 하지 않는다. ‘사람이 미래’라던 두산도 20대 신입사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오히려 ‘반인문학적’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부터 유행하는 ‘빅 히스토리’ 역시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가 빅 히스토리에 관심을 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융합학문의 ‘끝판왕’이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거대 역사를 다룬 빅 히스토리가 민족, 국민, 계급, 성 구별을 하지 않고 자본가와 노동자의 구별도 하지 않도록 하면서 권력을 둘러싼 정치적 문제들을 은폐하는 효과를 부른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명 인문학자들을 거론하며 시원하게 비판하는 저자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더라도, 정작 인문학이 어떻게 이를 이겨낼지에 관해서는 대안이 없어 아쉽다. 싸구려 강사들이 짜깁기한 얄팍한 인문학을 들고 나와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기웃거리는 꼬락서니도 보기 싫지만, 정통 인문학이 반드시 해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슬며시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출·카드 신청 등 ‘AI 대체’ 늘어…금융사 인력은 3년새 1만명 감소

    대출·카드 신청 등 ‘AI 대체’ 늘어…금융사 인력은 3년새 1만명 감소

    로봇이나 인공지능(AI), 디지털 시스템이 금융사 직원들의 업무를 대신하는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등 금융권 전반에 걸쳐 단순 반복 업무는 기계에 맡기는 작업이 확산되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업무 부담을 줄여 효율을 높이려는 것이지만 결국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대출 업무에 도입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확대해 3분기 중 은행업무 전반에 도입할 예정이다.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로보틱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신한은행은 대출 업무 중 고객이 제출한 소득 및 재직증명서 등의 내용을 입력하는 단순 작업은 이미 RPA로 대체했다. 앞으로 외환송금 수수료와 퇴직연금 지급 접수 등록, 파생거래 한도 점검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RPA 확대로 연간 수억원의 경비절감과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 처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기업대출 신청 시 업체 현황과 사업계획서 등 비재무적 서류도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출시한 디지털 시스템 ‘스마트 FATI’(Financial And Tax Information)를 통해 기업 여신 심사에 필요한 재무제표와 세무증명서 등의 서류를 온라인으로 받고 있는데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업무 효율을 높이고 서류 위·변조에 따른 사기대출 위험도 줄어든다. 대출 고객도 서류를 떼거나 제출하기 위해 공공기관 및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불편함을 던다. 삼성카드는 오토론 차량 출고와 제휴카드 신청 접수 및 발급, 카드 모집인 성과 보상금 지급 등 9개 업무를 RPA로 처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절감한 노동력은 한 달에 1328시간이다. 신한카드도 지난 1월부터 카드 분실 신고와 습득 카드 처리 등 13개 단순 업무에 RPA 시스템을 적용했다. 로봇이 한 달에 1700시간의 사람 근무량을 대신한다. KB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직원이 하던 이름이나 생년월일 입력 등을 로봇에 맡겼다. ING생명도 고객관리나 보험상품 관리 등의 업무에 RPA를 시범 적용했다. 회계법인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1년까지 RPA 시장 규모가 6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결국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에 뺏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금융위원회가 외부기관에 맡겨 조사하는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 인력 현황은 2013년 29만 1456명에서 해마다 감소해 2016년에는 28만 2132명으로 줄었다. 이희정 삼정KPMG RPA본부 상무는 “RPA 도입은 단기적으로는 인력대체로 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업무방식의 디지털화를 통한 혁신”이라며 “일자리 감축이 아닌 임직원의 업무 효율과 성과 창출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커버스토리] 옷 로비·공관병 갑질…10번째 ‘공직 강령’ 만든 결정적 장면들

    [커버스토리] 옷 로비·공관병 갑질…10번째 ‘공직 강령’ 만든 결정적 장면들

    청렴한 공직사회 문화를 조성하고자 2003년 제정된 ‘공무원 행동강령’이 올해로 시행 15년을 맞았다. 1999년 만들어졌던 ‘공무원 10대 준수사항’이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자 2002년 당시 부패방지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는 몇 조항을 보완했고, 이듬해 대통령령으로 제정·시행했다. 법령은 시대의 산물이다. 사회가 변하면 법도 바뀐다. 공무원 행동강령도 마찬가지다. 지난 15년간 공무원 행동강령 변천사를 알아봤다.#1 옷 로비 의혹 사건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부패방지법’이 만들어지면서 이듬해 1월 공직부패 방지를 위한 각종 정책 수립과 신고자 보호 등을 위해 부패방지위원회가 출범했다. 부패방지위원회는 2005년 7월 국민청렴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가 2008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등 기능을 더해 지금의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합됐다. 1998년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 부인 이형자씨가 남편을 구명하고자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씨에게 고가의 옷을 선물한 이른바 ‘옷 로비 의혹 사건’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1999년 행정자치부는 공직자들이 향응·골프 접대를 받거나 직위를 이용해 경조사로 과다한 축의금·조의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무원 10대 준수사항’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를 국무총리령으로 제정, 시행했다. 그러나 일부 조항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부패방지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2002년 몇 개 조항을 보완해 권고안을 만들었고 2003년 공무원 행동강령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당시 권고안을 보면 부패방지위원회는 기본적인 틀만 제시하는 가운데 각 부처가 자체적으로 강령을 만들게 위임했다. 여전히 알선·청탁을 금지했고, 금전 선물이나 향응 수수를 금지했다. 하지만 간소한 다과나 식사, 공식 행사에서의 교통·숙박, 홍보용 기념품 제공 등은 허용했다.#2 공무원 외부 강의 논의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공무원 행동강령이 시행된 이후 5년간(2003~2008) 외부 강의 신고를 하지 않아 적발된 공무원이 42명에 달했다. 2005년 당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 상당수가 업무와 관련된 협회 등에서 강의를 하고 1회에 수십만원씩 받았으면서도 신고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복지부 A과장이 업무와 연관된 산하단체에서 8차례 강의를 하고 사례금으로 230만원을 받았지만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복지부 B사무관도 같은 단체에서 식품 관련 법령에 대해 2시간 정도 강의하고 50만원을 받았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식약처의 한 직원은 2005년 4월 한 업체에서 강의한 뒤 사례금 50만원을 받고선 신고도 하지 않았고, 강의사실도 숨겼다. 2002년 공무원 행동강령 권고안이 만들어질 때부터 공무원 외부 강의에 대한 규정이 있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사례처럼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정부가 나서 2008년 이를 강화했다. 공무원이 강의료 등 대가가 있는 외부 강의를 할 때는 단돈 1만원이라도 반드시 소속기관장에게 신고를 하도록 규정했다. 직위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도 이때 만들었다. 선물·화환을 보낼 때 소속기관 명칭이나 자신의 직위를 공표·게시하지 않게 한 것이다. 당시 이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공무원이 외부 강의를 할 때 소속기관 정책을 소개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국민의 정책 이해도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았다. 잦은 외부 강의로 본업에 소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위공무원이 너무 자주 외부 강의를 나가면 업무 결재나 협의가 늦어질 수도 있다. 또 정례포럼 등에 갈 때 민감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집단에 정책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3 청탁금지법의 등장 2016년 시행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은 공무원 행동강령에도 큰 영향을 줬다. 2011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처음 제안한 이 법률은 공직자가 부정한 청탁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직무관련성·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도록 한 것이다. 적용 범위에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까지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비슷한 규정이 나온 공무원 행동강령에도 변화가 있었다. 2016년 9월 일부 개정된 공무원 행동강령에는 “청탁금지법의 내용을 이 법령에 반영하고, 공무원 사이에서 배우자 또는 직계가족에게 수수가 금지된 금품 등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고 중앙행정기관장의 외부 강의 횟수를 제한하도록 해 공무원에 대한 청렴 의무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개정 이유를 밝히고 있다. #4 공관병 갑질·채용 비리 지난 17일 공무원 행동강령이 또다시 개정됐다. ‘공관병 갑질 논란’과 ‘공공기관 채용비리’ 등과 관련해 윤리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여기에 퇴직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소속기관 퇴직자와 골프·여행·사행성 오락 등 사적 접촉을 하려면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도록 했다. 사실상 퇴직공무원을 만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전관예우’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취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촘촘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사설] 파국 면한 한국GM, 경영 정상화에 노사 힘 모아야

    한국GM 노사가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 기로에서 파국을 면했다. 노사는 법정관리 신청 ‘데드라인’인 어제 오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열어 극적으로 자구안에 합의했다. 지난 2월 7일 첫 상견례 이후 14차례 교섭을 가진 끝에 이뤄 낸 성과다. 일단 경영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그간 먼 길을 돌아왔는데 또다시 가야 할 길은 험하고 멀기만 하다. 노사는 핵심 쟁점이던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에 대해 무급휴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전환 배치와 희망퇴직에서 길을 찾기로 했다. 노조는 4년간 무급휴직이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다며 근로자 전원을 전환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노사는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금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에도 합의했다. 단협 개정을 통해 법정휴가, 상여금 지급 방법, 학자금 등 일부 복리후생 항목에서 비용을 절감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GM이 완전 정상화까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부와 한국GM의 모기업인 GM의 지원 협상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GM의 한국GM에 대한 28억 달러(약 3조원) 규모 신규 투자 가운데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율(17%)만큼인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GM이 한국GM에 빌려준 27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전액의 출자 전환을 요구할 계획이지만 GM 본사와 밀고 당기는 협상을 벌여야 한다. 정부는 한국GM 부평·창원 공장을 외국인 투자 지역으로 지정해 세제 혜택을 줄 것이라고 하나 다 망해 가는 기업에 또다시 혈세를 퍼부어야 하느냐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조에 끌려다니다 구조조정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본래 법정관리 시한이 지난 20일이었지만 노사 교섭이 결렬되자 23일로 연기했다. 그동안 ‘시간을 끌지 않고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큰소리쳤던 산은이 지난 STX조선해양에 이어 이번에도 구조조정 원칙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노조에 내성(耐性)만 키워 줘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줬다는 비난을 들을 만하다. 재계에서 유사한 사건이 터졌을 때 STX조선이나 한국GM이 선례가 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남은 한국GM의 정상화 과정에서도 정치색을 뺀 원칙 있는 접근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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