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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하나·우리은행 불똥 튈까 전전긍긍

    KB국민은행 사태의 파문이 갈수록 커지면서 다른 은행들도 후폭풍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민은행을 포함한 4대 시중은행에 대해 금융감독원 특별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은 추가로 모든 시중은행의 내부통제 운용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정치인 계좌 불법 조회 건으로 특검을 받고 있다. 야당 중진 의원들을 포함한 정·관계 인사들의 정보를 불법 조회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다. 신한은행은 2007년 한 보험사와 보험 계약을 한 대가로 세 차례에 걸쳐 해외 연수비용(1억 6200만원)을 받은 사실이 금감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재직 시절 구입한 미술품 4000점과 위로금 용처 등에 대해 검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사들인 미술품 중 일부가 자금 세탁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 중이다. 금감원은 김 전 회장이 퇴직 때 받았던 위로금 35억원 중 일부가 하나고등학교로 흘러들어간 점도 조사 중이다. 최근에는 2005년 허위로 매출 전표를 작성해 고객 120명의 계좌에서 50억원을 인출해 달아난 하나은행 직원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다.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펀드의 불완전판매 의혹으로 특검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2007년 파이시티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을 1400명에게 1900억원어치를 팔았는데 이 사업이 부실화되면서 현재는 원금의 4분의1 정도만 남은 상태다. 참여연대와 파이시티 피해자 모임은 지난 21일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한 직원이 아제르바이잔공화국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금융자문 업무를 수행하면서 2005~2006년 거래처로부터 유흥주점 등에서 수차례 향응을 받았다가 금감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 관계자는 28일 “지방은행을 포함한 모든 시중은행들이 내부통제 운용 기준을 잘 지키고 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잘못된 점이 드러나면 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또 금융당국은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고의 심각성을 깊게 인식해 최근 나머지 은행까지 실태 조사에 협조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100세 시대 금융 서비스·소비자 보호 강화

    100세 시대 금융 서비스·소비자 보호 강화

    ‘100세 시대’에 맞춰 금융 관련 서비스와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금융위원회가 27일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주안점이다. 연금 관련 조항을 완화해 노후 소득에 대한 보장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 보호에 주안점을 뒀다는 점에서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알맹이 빠진 규제 강화’라는 비판도 나온다. 내년 말을 목표로 종합연금포털이 구축된다. 개인·퇴직연금은 물론 국민연금 등 모든 연금의 가입을 조회할 수 있고 은행·증권·보험상품 간 장단점과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다. 개인연금을 장기 보유할 경우 혜택이 늘어난다. 10년 이상 가입자에게는 수수료를 10% 할인해 주고 납입유예도 1년에 한 번 최대 5회까지 가능하다. 실효된 연금보험의 부활도 쉬워진다. 지금은 밀린 보험료를 모두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1회차 보험료만 내도 계약이 부활된다. 재형저축 유인책도 마련됐다. 재형저축에 사망보장 등이 추가될 수 있다. 주춤한 재형저축 가입을 늘리기 위해서다. 주택연금 가입도 쉬워진다. 노후 생활자금이 주로 부동산에 묶여 있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는 주택 가격 9억원 이하 1주택 실거주자만 가입할 수 있지만 가입 요건이 다주택자이면서 모든 주택의 시가가 9억원 이하이거나 시가 9억원을 초과하는 일시적 2주택자로 완화된다. 또 보유하고 있는 주택에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진행되더라도 가입 자격이 유지된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이외에도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포함됐다. 우선 중도상환수수료를 대출금리가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또 담보대출인지 신용대출인지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이 다음 달 발표된다. 또 금융사가 예금, 보험 등을 강매(꺾기)할 경우 해당 금융사의 신규 업무를 제한하고 임원에 대해서는 직무정지를 하기로 했다. 내년 중으로 전 은행에 대한 꺾기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기술 개발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신용평가 기관도 설립한다. 2015년까지 기술신용평가사를 신설해 기술평가 표준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창업할 때 일부 창업자들은 본인 연대보증 부담을 면제받는다. 단순 생계형 창업이 아닌 기술 창업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 신용도를 갖춘 창업 기업이 대상이다. 기술력이나 투명성 정도에 따라 연대보증을 면제하는 혜택, 가산보증료 수준을 다양화하는 등의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업의 발전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금융투자업권에서 48개로 쪼개진 인허가 단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증권사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운용업 겸영 허용 등 영업인가 요건을 우대한다. 또 경영 부진 증권사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적기 시정 조치 요건은 강화한다. 정부는 이런 대책으로 2023년까지 금융업 부가가치 10%, 우리 금융업 경쟁력 순위 15위권 진입을 이룬다는 목표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부정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연구기관 연구전문위원은 “금융사들이 기업과 기술에 대해 잘 이해해서 선제적으로 유망 산업에 자금이 몰리도록 해야 하는데 오래전부터 금융사들은 독자적인 이익만 추구하고 리스크는 사회로 떠넘기고 있다”며 “이런 것을 바꾸려면 근본부터 뜯어고쳐야 하고 사람을 바꿔야 하는데 이런 선심성 대책으로 금융이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은행계좌 이동제 2016년 도입

    은행계좌 이동제 2016년 도입

    ‘은행계좌 이동제’가 2016년부터 시행된다. 고객이 은행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경우 기존 계좌에 연결된 각종 공과금·급여 이체 등이 별도의 신청 없이 자동으로 이전되는 것으로, 은행 간 경쟁의 촉진이 목적이다. 또 증권사 인수합병(M&A)이 쉬워지고 ‘신속상장제’의 도입으로 유망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활성화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이런 내용의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규제완화, 경쟁촉진을 통해 앞으로 10년간 금융업 부가가치의 비중을 현재의 7% 수준에서 10%로 끌어올리기 위한 새 정부의 금융업 청사진”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 보험금 대신 치매요양 등 서비스를 보장하는 ‘종신건강종합보험’(가칭)이 출시된다. 보험금 대신 간병, 치매돌봄, 호스피스, 상조 등 서비스를 보장하는 신개념 보험상품이다. 금융위는 또 개인연금에 10년 이상 가입했을 때 수수료를 10% 깎아주고 밀린 보험료를 1회차만 내도 실효 계약을 부활할 수 있도록 했다. 퇴직연금은 다른 금융상품과 별도로 5000만원까지 원금이 보호된다. 또 코스닥 상장 질적심사 항목이 지금의 절반으로 줄고 대형 우량기업 상장 심사기간이 현행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로 축소되는 등 증권시장 진입 문턱도 낮아진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한수원·부품업체 이번엔 ‘주식 커넥션’

    검찰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직원 수십명이 주식을 보유한 원전 부품 납품 업체의 비리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단장 김기동 지청장)은 원전부품 납품업체인 대전 유성구 S사 대표 김모(51)씨와 직원 등 2명을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6일 이 회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압수한 이 회사의 회계장부와 컴퓨터 파일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한수원을 퇴직한 직원들이 설립했으며, 신울진 원전 1·2호기 등에 제어 밸브를 공급하고 있다. 한수원 중간 간부 20여명과 가족 등 30여명이 이 회사의 주식을 17%가량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주식 관계로 인해 이 회사와 한수원의 유착 의혹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S사 주식을 가진 한수원 직원들은 부처장·부장·차장급 등이며, 본사는 물론 고리·신고리·영광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자들로 알려졌다. 또 일부 직원의 10대 자녀들도 주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공공기관 ‘고용 세습’ 내년부터 못한다

    방만경영에 대한 비난 여론과 정부의 경고에 공공기관이 개선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이 ‘고용 세습’을 단체협약이나 인사규정에 명문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다음 주 중 발표한다고 26일 밝혔다. 대학생 자녀에 대한 학자금 무상 지원과 안식년 혜택도 금지된다. 소관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의 책임도 강화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5일 기자들에게 “다음 주 초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기관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조항은 대부분 공공기관의 단체협약 사항인 경우가 많아 법적인 조치보다는 가이드라인으로 권고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침을 따르지 않는 공공기관은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줘 임직원의 성과급을 대폭 삭감하고 기관장 해임 등도 건의할 예정이다. 사실상의 강제조항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고용 세습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한 공공기관이 76곳에 이르는 것으로 지적된 바 있다. 업무상 사망뿐 아니라 정년퇴직을 한 경우도 부양가족 우선 채용 혜택을 주도록 명시한 경우도 있었다. 공공기관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년퇴직 시 부양가족을 우선채용하는 조항의 경우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이를 삭제했고, 충남대병원은 단체협약을 열고 문구 삭제를 논의 중이다. 가스기술공사도 ‘업무상 사망한 경우에 부양가족을 채용하는 것을 노력한다’는 문구에 대해 노조와 협의 중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현 부총리가 ‘파티는 끝났다’고 말한 조찬간담회 이후 소관부처에서 공공기관 실무회의를 열고 불합리한 단협을 고치도록 노력하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단협이 끝나는 2014년 5월에 관련 사항을 폐지하는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학자금 무상 지원과 관련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연봉 1억원 이상의 직원이 차량 관리를 맡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한국거래소는 “업무조정을 통해 국정감사 지적 사항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추경호 기재부 제1차관은 이날 경북도청에서 ‘제2차 시도 경제협의회’를 주재하며 “내년부터 공기업·준정부기관 기관장과 주무부처 장관이 경영성과협약을 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경력단절 주부들 “눈치 안 보고 퇴근 될까요”

    경력단절 주부들 “눈치 안 보고 퇴근 될까요”

    “반나절 정도만 일해 주부들에게 꼭 맞기는 한데 뽑히기도 어렵고 채용돼도 회사에서 눈치 보일까 걱정이에요.”(주부 김미현씨)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박람회에서는 일자리를 찾아 나선 구직자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박람회는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30~50대 여성 구직자들이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구직자 대부분은 “짧은 시간 동안 일하는 ‘질 좋은 일자리’라고 정부가 홍보를 해 기대를 품고 박람회에 왔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과 CJ, GS 등 박람회에 참여한 국내 10개 그룹 82개 계열사는 각각 채용 상담·면접 부스를 마련해 구직자를 맞았다. 주로 ‘경력 단절 여성’(직장을 다니다가 가사, 육아 등의 문제로 퇴직한 여성)이나 장년층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기업 28곳은 이날 현장 면접을 통해 심리상담사와 통·번역사, 변호사, 약사, 은행 텔러 등 150여개 직군에서 일부 인원을 뽑는 등 내년 1월까지 모두 1만여명의 시간제 근로자를 채용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구직자 2만 3000명 정도가 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루 동안 3만 5000여명이 방문했다”고 밝했다. 현장에서 만난 중장년 여성 구직자들은 “어떤 형태든 경력을 살려 일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간절함을 내비쳤다. 30대 초·중반까지 직장을 다니다가 육아 문제로 직장을 그만둔 30~40대 여성들은 “시간선택제가 정부, 기업 등의 홍보대로 하루 4~6시간 일하고 괜찮은 급여와 각종 복리후생을 누릴 수 있다면 우리에게 딱 맞는 일자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8년 전 중견 금융업체를 그만둔 주부 이인영(42)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고 내 시간이 늘어 경력을 살려 일할 직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 탓에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주부 조모(56)씨는 “부모님 병수발을 하느라 10년 전 은행을 그만뒀지만 15년 이상 근무하며 쌓은 노하우가 있어 박람회에 왔다”면서 “그러나 실질적인 기업 정년이 55~57세여서 장년층에는 기회조차 없을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다른 50대 여성 구직자도 “현장에서 몇 군데 상담과 면접을 받아 보니 젊고 경력 좋은 구직자만 뽑는 것 같더라”면서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은 어차피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채용 이후 회사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차별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른 오후 퇴근하는 등 ‘튀는’ 행동을 하면 눈총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주부 오미향(42)씨는 “정해진 시간에 일을 마치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도록 일과 가정을 같은 비중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직장 문화가 먼저 확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직자 상담을 맡은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구직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시간제로 취업한 뒤 아이가 크는 등 상황 변화에 따라 전일제로 전환하고 싶어 하는 이들도 제법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시간제에서 전일제로 또는 전일제에서 시간제로의 전환을 폭넓게 보장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박람회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시간제 노동자의 임금과 근로 조건을 개선하지 않은 채 ‘정규직 시간제’라는 거짓 홍보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박람회는 ‘저임금 아르바이트 일자리 전시회’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이석기측 “국정원, RO제보자 진술서 사전 작성” 제보자 “오탈자 확인 수준… 녹취파일 편집 없어”

    22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 음모 혐의 7차 공판에서는 제보자 이모(46)씨를 둘러싸고 검찰과 변호인단이 치열하게 다퉜다. 이씨는 국가정보원에 제출한 녹음 파일 등은 자신이 직접 녹취한 것으로 편집 등은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녹취 파일 원본이 상당수 없어져 사본과 똑같다고 말하기 어려운 데다 이씨에 대한 조서를 국정원이 미리 써 줬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정운) 심리로 열린 7차 공판에서 이씨는 “2010년 5월 국정원에 RO의 존재를 처음 신고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 국정원 수사관 문모씨에게 증거 확보를 위한 녹음기 제공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녹음기 조작에 익숙지 않아 녹취를 못 하다 2011년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5대의 녹음기로 47개의 파일을 만들어 국정원에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엔 지난 3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의 한 수련원에서 열린 RO 모임, 지난해 3월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타워에서 열린 이 의원 국회 진출 지지 대회에서 있었던 대화 내용도 있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추가 신문을 통해 이씨가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녹음했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반대신문에 나선 변호인단은 이씨의 진술 조서 작성이 지난 7월 20일 수원의 모 호텔에서 오후 6시 40분부터 오후 10시 5분까지 불과 3시간 25분 만에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국정원 수사관이 사전에 조서를 작성해 온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긴 조서를 다 작성하고 읽어 보고 확인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씨는 조서가 사전에 작성됐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내용을 숙지하고 있었다”거나 “오탈자를 확인하는 수준으로 읽어 나갔다”고 주장했다. 또 “국정원 수사관이 먼저 촬영을 제안했다”고도 진술했다. 국정원은 그동안 이씨에게 녹취나 촬영을 미리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여기다 변호인단은 아파트 빚, 아내의 퇴직, 장인의 암 투병, 당구장 인수 비용 등 이씨의 경제적 문제를 캐고 들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씨를 상대로 무리하게 짜맞추기한 수사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편 재판부는 논란을 빚고 있는 녹취 파일의 진정성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서 등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北, 한국전 참전 80대 미국인 관광객 억류”

    북한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 출신 미국인 관광객 메릴 뉴먼(85)을 3주일 이상 구금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먼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의 한 여행업체를 통해 북한을 방문했으며, 같은 달 26일 평양공항에서 출국 편 비행기에 탔다가 출발 5분 전 북한 당국에 의해 끌려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뉴먼의 아들인 제프는 이날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억류 하루 전 북한 당국자 한두 명이 부친을 찾아 과거 군 복무 기록에 대해 언급했다”며 뉴먼이 한국전 참전 사실 때문에 검거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제프는 “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군인 출신으로 늘 북한이라는 나라와 문화를 한 번 접해보고 싶어 했다”면서 “이 사건은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1950년 UC버클리대 동물학과를 졸업한 뉴먼은 같은 해 군에 입대해 한국전 보병장교로 참전했다. 전쟁에서 돌아온 뒤 스탠퍼드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컨버전트 테크놀로지’ 등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재무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다 1984년 퇴직했으며 지금까지 부인과 함께 팔로 알토의 실버타운 ‘채닝하우스’에 거주해 왔다. 최근 몇 년간 파나마, 에콰도르,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한 뉴먼은 9일 일정의 북한 여행을 위해 한국어 강습까지 받았다고 한다. 뉴먼과 함께 북한 여행을 떠난 한 이웃은 북한을 빠져나왔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북한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의 미국 시민 억류는 그동안 대부분 한국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이 몇 주간 억류하고 있으면서 이를 밝히지 않는 것도 이례적”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처리 방향을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뉴먼의 억류 여부에 대해 “관련 보도는 봤으나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북한에 먼저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를 포함, 두 사람을 구해 올 책무를 지닌 로버트 킹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를 일본에 대기시켜 놓고 북한 측의 언질을 기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컴맹·소심한 성격·귀차니즘… 재취업 전선 100전 100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컴맹·소심한 성격·귀차니즘… 재취업 전선 100전 100패

    장년층이 취업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취업 담당자들은 사용자들이 재취업자들에게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해 고용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바늘구멍을 뚫고 취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지레 포기할 일은 아니다.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고용센터의 취업 담당자들이 말하는 고용시장 동향과 취업 요령을 소개한다. 주택관리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영선 능력을, 경리 경력자에게 CAD(컴퓨터이용설계)를 요구하는 등 복합 다기능 소유자를 찾는 추세다. 대학생 등 청년 취업자들이 어학 능력에 자격증 등 스펙을 쌓는 것처럼 장년층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건물 경비 및 보안을 담당하는 연령층도 젊어지는 경향을 보여 장년층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우수 인력도 ‘퇴직’ 꼬리표가 붙으면 급여를 후려치기 해 대폭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재취업을 위해서는 자격증 취득, 기술 습득 등의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한다. 고위 관리직의 경우 부하 직원에 의존해 문서를 작성하다 보니 ‘컴맹’인 경우가 있다. 이들은 실직 기간을 이용해 엑셀 등 컴퓨터 활용 능력과 인터넷 사용법을 익혀 두는 게 좋다. 구인, 구직이 대부분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작동법을 모르면 재취업의 길은 더욱 요원해진다. 재취업에는 적극성이 중요하다. 하루에도 여러 번 취업상담센터로 전화하는 등 부지런을 떨면 상담원들은 구직자의 이력서를 한번 더 살펴보고 구인처도 더 알아보게 된다. 구직 경로를 보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친구·친지(36.9%), 업무상 지인(7.9%), 희망 직장 지인(7.8%), 직접 탐문(3.9%), 가족(2.2%) 등 60.3%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직장을 구했다. 반면 인터넷(17.7%), 매체 광고(11.6%), 학교나 학원(4.1%) 등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는 경우는 39.7%였다. 원하는 직장을 한번에 잡기는 어렵다. 이럴 때는 시간이 좀 걸리지만 취업의 실마리를 마련해 푸는 방법도 있다. 고용센터나 도서관에서 일손이 달릴 경우 무료로 자원봉사를 하면서 기회를 노리는 방법이다. 꾀부리지 않고 성실히 일해 좋은 인상을 남기면 뒷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우선 취업할 수 있게 된다. 인적 네트워크와 실마리가 결합해 취업에 성공하는 경우다. 직장에 다닐 때는 회사에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실직을 하면 이런 것들이 모두 끊긴다. 이럴 때는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최대한 이용해 한 푼이라도 절약해야 한다. 취업성공패키지(이하 취성패)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취업 취약계층의 취업 능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쉽게 찾도록 해 주는 제도다. 1단계에서는 심층상담, 직업심리검사 등을 통해 개인별 취업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2단계에서는 내일배움카드(직업능력개발 계좌제)를 활용해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3단계에서는 고용센터와 민간 위탁기관 등을 통해 취업을 알선하고 면접에도 동행해 준다. 1단계 과정을 거쳐 취업 지원 계획을 수립하면 최대 20만원을 지급하고, 2단계 직업 훈련 참여자에 대해서는 6개월간 월 최대 40만원이 지급된다. 취성패 이수 구직자를 고용한 사업주에겐 연간 최대 650만원의 고용촉진지원금이 주어진다. 생활 형편에 따라 지원에 차등이 있으니 자신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이 가운데 내일배움카드는 취약계층이 아닌 실업자도 이용할 수 있다. 자부담 30~50% 조건으로 연간 최대 200만원 한도에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식당을 개업하려는 사람들이 요리를 배우고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다. 고용센터에서는 취업 상담 및 알선, 구인·구직 만남의 날, 취업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은 관내 고용센터와 친해 두는 게 좋다. 장년(고령자) 인재은행에서는 50세 이상의 구직 등록자들을 위해 취업 능력 개발과 취업 알선을 지원한다. 강동종합사회복지관, 울산YMCA 등 전국 54개 기관이 인재은행으로 지정돼 있다.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는 40대 이상 중장년 퇴직(예정)자에게 재취업 및 창업, 생애 설계 지원, 사회 참여 기회 제공 등의 종합 전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사발전재단서울센터, 목포상공회의소 등 전국에 25곳이 있으며 재취업 준비 교육, 창업 준비 교육 등을 받을 수 있다. 중견 인력 재취업 지원 사업은 50세 이상 장년 구직자에게 중소기업 인턴 연수를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5643명이 이 사업에 참여해 1697명이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장년고용지원제도 안내를 보면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서울시 일자리플러스센터, 구청 취업정보센터·고령자취업알선센터 등 지자체별로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tslim@seoul.co.kr “지나가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참여했으나 나를 발견하고 다시 직업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금융권에서 일하다 권고사직당한 50대 초반의 전문직 남성이 서울 관악고용센터에서 실시하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남긴 소감이다. 고용센터에서는 50~60대의 장노년층은 물론 40대 장년층, 20대 청소년, 주부 등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를 대상으로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보통 12~15명이 한 조가 돼 4~5일간 실직 스트레스 대처법, 이력서 작성, 면접 요령 등 취업에 필요한 실무적인 내용을 배운다. 집단 상담 프로그램은 1주일 단위로 진행되며 구직 의욕과 자기 이해에 주안점을 둔 희망 프로그램, 구직 기술을 강조하는 성취(성공 취업) 프로그램, 청소년을 겨냥한 올라 프로그램,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성실(성공적인 실버 취업) 프로그램, 주부 등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주부 재취업 설계 프로그램 등 6개가 있다. 교육 시간은 20~30시간씩 차이가 있다. 민간에서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최소한 1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만큼 실직 기간에 한번쯤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서로 애로 사항을 토로하며 위안을 받고 동지애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구직 활동을 한 것으로 인정돼 4주치의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게 이점이다. 교육은 라포르(rapport·상호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름 대신 섬김이, 또순이 등의 별칭을 정한 뒤 짝을 소개하면서 어색하고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푼다. 연령대별로 기억에 남는 사건에 대해 평점을 매겨 자신의 인생 곡선을 그리고 성격검사도 하면서 자신에 대해 알아 간다. 이틀째부터는 친숙해진 관계를 바탕으로 취업 등과 관련된 세부적인 교육에 들어간다. 자신의 강점, 능력을 상대방에게 제시하고 자신이 구직자가 돼 구인자를 평가하기도 한다. 역할 변경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알게 되고 ‘나이가 많은데 일을 잘할 수 있겠느냐’, ‘실직 기간이 긴데 공백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 실제 면접 과정에서 마주치게 될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스스로 찾게 된다. 내가 잘하는 것, 재미있어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살펴보며 자신에게 적합한 직종을 알아보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취업을 위한 장·단기 목표를 세워 본다. 취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구직 정보다. 워크넷(www.work.go.kr), 잡영(jobyoung.work.go.kr) 등의 인터넷 사이트는 물론 채용박람회, 직업소개소, 지인(전 직장 관계자, 친인척, 교회…) 등 구직 정보처를 샅샅이 훑는다. 전화 접촉 요령을 알려준 뒤 지인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기도 한다. 이력서용 사진은 웃는 얼굴에 단정한 모습이 좋으며 면접장에 들어갈 때는 가볍게 목례를 한 뒤 면접관에게 정중히 인사하는 것이 좋다는 등의 면접 요령도 알려준다. 이 밖에 모의 면접 장면을 비디오로 돌려 보며 시선이 부자연스럽거나 손이나 다리를 떠는 것 등에 대해 교정받기도 한다. 서울관악고용노동지청 취업지원2과 이현주 실무관은 “첫날 표정이 굳었던 참가자들이 마지막 날 자신감을 찾으면서 교육장을 나서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도움말 서울고용센터 강영희 진로지도팀장, 관악고용센터 박정수 취업지원1과 팀장, 송지선 실무관, 오현정 취업지원2과 팀장, 이현주 취업지원2과 실무관, 변시내 취업컨설턴트
  • “공동체 토대로 한 마을기업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 지렛대”

    “공동체 토대로 한 마을기업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 지렛대”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마을산업 정책을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하자.” 서울신문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가 공동 주최한 ‘지방자치와 지역공동체 활성화’ 한·일 공동 세미나에서는 향후 지역개발 모델로서 지역공동체 운동에 주목하자는 양국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중앙에서 지방정부 차원으로 확산된 지금까지의 분권을 더욱 세분화된 형태의 지역공동체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제안이다.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세미나에는 한국과 일본의 학계,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100명이 참석했다. 임수복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지자체의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서 정책을 연계·융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마을기업과 같은 ‘비즈니스 커뮤니티’를 좀 더 발전된 모델로 만들어 보자는 의미다. 임 교수는 “지역공동체 중심의 비즈니스 커뮤니티 사업을 추진하자”면서 “정부가 마케팅과 같은 소프트웨어와 복합커뮤니티센터, 공동작업장과 같은 하드웨어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사공동체사업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면서 “정책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 위주로 대상 마을을 선정해 패키지 형태로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발표자로 나선 최병학 충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마다 주민자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마을 조성 및 관리계획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면서 “더불어 기존 주민참여 예산 제도 등도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조례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도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효율적 지원을 위한 법령을 제정하고 각 지역의 수요에 부응하는 행·재정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동의했다. 지역공동체의 협력이 국가 발전과 지역경제의 선순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최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국정 방향이 분권이었다면 이제는 자치의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주민자치는 정부 실패를 예방하는 운영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이즈미 가몬 일본전국지사회 부회장은 일본 총무성의 지역경제순환창조사업을 소개하며 “지자체가 지역기업과 지역대학, 비영리단체와 연계하고 지역은행 등 지역금융기관은 융자를 통해 지역에 공헌하면서 지역경제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쿠시마현의 토종닭 사업인 ‘아와오도리’를 예로 들며 “닭똥과 같은 폐기물을 비료용으로 농가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축산과 농업의 지역순환 모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기조연설과 발표에 이어 양국 정부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토론을 이어 갔다. 정태옥 안전행정부 지역발전정책관은 “정부 차원에서 지역공동체지원법 제정을 준비하고 범정부적인 관련 5개년 계획을 수립하려고 한다”면서 “더불어 정보통신 기반형 마을기업과 퇴직자 중심의 마을기업 등 도시형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타케야마 에이스케 일본 총무성 자치행정국 이사관은 “한국과 일본이 모두 분권을 추진한 이후 이를 어떻게 맞춤형으로 활용할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주민참여가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창복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소장은 “정부가 정책으로 지역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서 “정부로서는 1년 내에 성과를 내야 하는 조급함이 실제 현실과 맞지 않다는 점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공공기관 감사, 억대 연봉만 감사

    공공기관 감사, 억대 연봉만 감사

    공공기관인 건설근로자공제회는 2010년 8월 1급(지사장급)직 공모에서 자격 미달자를 채용했다가 올 초 고용노동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해당 인물은 14년의 유관경력이 필요한데 경력이 11년 8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2010년 4급(대리급)→3급(차장급) 승진시험을 봐야 하는데도 이를 생략했고, 이사장은 퇴직금 중간정산 요건이 안 되는데도 미리 당겨서 받았다. 경영이 이렇게 파행적으로 이뤄졌는데도 내부 감사는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곳 감사의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 2억 1856만원에 이른다. 2008년 1억 5423만원에 비해 41.7%가 올랐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 감사의 평균 연봉은 1억 635만원이다. 2009년 공공기관 방만 경영을 이유로 임원의 임금을 대폭 삭감했던 2009년 9637만원과 비교해 10.4% 증가했다. 임원 임금 삭감 직전인 2008년(1억 444만원) 수준을 넘어섰다. 코스콤이 2억 790만원으로 감사 연봉이 가장 많았고 건설근로자공제회(1억 8345만원), 한국예탁결제원(1억 8114만원), 한국과학기술원(1억 5132만원) 순이었다. 감사 평균 연봉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감사 연봉을 공개한 87개 공공기관의 성과급 외 연봉(기본급+고정수당+실적수당+급여성복리후생비)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성과급까지 치면 2억원을 가볍게 넘기는 기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들이 적발하는 감사 결과는 극히 빈약하다. 올해 알리오에 등록된 감사원 및 주관부처의 지적건수는 789건이었다. 반면 공공기관의 자체 감사 실적은 186건으로 감사원 등의 지적건수의 4분의1도 안 됐다. 한전KPS의 한 직원은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근무시간 중 경마를 하기 위해 근무지를 이탈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경영본부장은 휴가 기간에도 관용차량을 운영한 것으로 일지가 작성돼 있어 경고를 받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직원 4명은 지난해 10월 21일부터 8일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면세박람회 출장을 갔다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백화점 브랜드 숍 운영 현황을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2일을 추가했다. 총 출장비는 3207만 2050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2011~2012년 인천공항공사에서 출장 목적 외에 비공식 일정을 추가한 출장이 37건이라고 밝혔다. 한 정부부처의 감사실 관계자는 “감사를 다녀보면 주인 없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기관장과 직원들이 한편이 돼 방만하게 경영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면서 “감사의 역할 이전에 감사실 직원이 턱없이 부족한 곳도 많다”고 말했다. 내부 감사가 견제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감사의 낙하산 임명 ▲감사직의 명확한 자격조건 미비 ▲감사실 직원의 순환보직 관행 등을 꼽는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열린세상] 베이비부머의 미래/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베이비부머의 미래/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세대는 일반적으로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계층을 일컫는다. 요즘은 베이비부머 세대를 둘로 나누어 2차 베이비부머로 지칭되는 1968년에서 1974년 사이 태어난 사람들도 같이 묶어서 언급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베이비부머라고 하면 지금 50대를 가리킨다. 2012년도 기준 714만명으로 인구의 약 14%에 달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대체로 2011년부터 시작되어 앞으로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전의 세대에 비하면 덜 가난했고 제대로 된 교육 혜택을 받기 시작했으며 경제적 격변기를 과도한 경쟁 속에 살아온 세대이다. 지금 학생들에게는 말해 줘도 믿지 않는 초등학교 2부제 수업을 받으며 치열하게 견뎌온 세대이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다고 각종 지원책이 난무하고 노인들에게 연금을 덜 주니 더 주니, 어떤 노인들에게 줄 것이니 하는 공방으로 북새통이지만 장렬하게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부머에 대한 관심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보다 먼저 인구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 인구의 7%가 65세 이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을 때 자영업의 중심은 30, 40대였지만 인구의 14%가 노인인구에 속하는 고령사회로 진입한 후 자영업의 주류는 50, 60대가 차지하고 있다. 고령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60대 이상의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고령화가 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미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50세 이상의 자영업자 수는 3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50세 이상 인구 중 20%가량이 창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과열경쟁과 부채가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기대수명을 고려하면 50대는 한창 소득이 있어야 할 나이인데 자의 반 타의 반 은퇴 후 할 수 있는 일이란 많지 않다. 그러니 겉으로 볼 때 만만해 보이는 저부가가치 자영업에 몰리는 것이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인 도소매업과 숙박, 요식업 등 영세자영업의 경우 매년 새로 진입하는 수만큼 퇴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수익이 감소하고 부족한 창업자금에 따른 고금리 대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입에 비해 월세나 관리비와 같은 비용은 갈수록 증가하므로 결국 부채만 남기고 폐업하게 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다. 자영업이 3년 동안 생존할 확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고가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연체자를 위한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중 50대의 비중은 올해 9월 말 현재 14%로 2011년에 12.9%, 2012년에는 13.4%에 비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 중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7.3%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고 소득 대비 이자 부담률도 10.1%로 8%대인 20~40대와 비교해서 높았다. 한국의 은퇴 계층은 소득 수준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자영업 전환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은 큰 문제이다. 100세 시대가 현실화되어가는 시점에서 베이비부머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어정쩡한 50대에 소득 없이 지내기에는 아직도 부양해야 할 자녀가 있고 부모님이 생존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들의 노후 준비는 고사하고 가족을 지원하기에 여념이 없는 50대들의 ‘묻지마 창업’은 가계의 재정적 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액은 450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60조원이 부실위험수준이고 13조 5천억원은 악성부채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에 대한 종합대책이 없이는 금융권의 자산건전성도 담보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자영업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기술력이 없는 창업은 자제해야 한다. 고용률을 위해 일단 지원하고 보는 중복적인 창업지원책은 원점부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베이비부머가 퇴직 후 재취업 또는 전직할 수 있는 기회와 다양한 형태의 고용이 가능하도록 지원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준비된 베이비부머들이 다시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 지팡이 선물 13년… “못다 한 효도하는 마음”

    지팡이 선물 13년… “못다 한 효도하는 마음”

    공무원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13년째 지팡이를 선물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18일 대한노인회 충주시지회에 따르면 충북 충주시 주덕읍사무소에 근무하는 이상홍(57)씨로부터 최근 ‘효도 지팡이’ 2000개를 받았다. 청소차량 운전사인 이씨가 자신의 밭에서 수확한 1년생 잡초인 명아주의 단단한 줄기를 말려 직접 제작한 수공예품이다. 명아주 지팡이는 가볍고 단단해 지팡이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는다. 통일신라시대 임금이 장수한 노인에게 명아주 지팡이를 선물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씨는 2000년 청와대에서 이 지역 노인에게 선물한 명아주 지팡이가 인기를 얻자 이듬해부터 지팡이 제작용 명아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퇴근 후 자투리 시간을 쪼개거나, 업무가 일찍 끝나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그해 200개의 지팡이를 생산해 노인들에게 전달했다. 이씨의 선행이 알려지자 2002년부터 여기저기서 지원의 손길이 빗발쳤다. 주덕읍 노인회와 새마을부녀회가 지팡이 제작을 돕겠다고 나섰고, 시는 재료비 750만원을 지원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이제는 한 해 2000개 정도의 지팡이를 만들어 노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지팡이 제작과정은 그리 단순치 않다. 4월쯤 밭에 명아주를 심은 뒤 지지대 등을 세워 줄기가 잘 자라게 한다. 이어 9월 말 수확해서 물에 삶은 뒤 껍질을 벗긴다. 마지막으로 사포질을 한 뒤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페인트를 칠해야 명아주 지팡이가 완성된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지팡이는 줄잡아 2만 2000개다. 이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지팡이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부모님께 못다 한 효도를 하는 마음으로 지팡이 선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해는 사비 100만원을 들여 작업을 했는데 지금은 시가 지원도 해줘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좋게 일을 하고 있다”면서 “4년 후 퇴직을 해서도 지팡이 제작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노인회 곽호종 충주지회장은 “이씨가 만든 지팡이는 가볍고 손에 잘 맞아 인기가 높다”며 “지팡이를 사용하는 노인들 모두가 고마워한다”고 전했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양대창 전문점 양철북, 소규모 자본 창업 돌파구로 주목

    양대창 전문점 양철북, 소규모 자본 창업 돌파구로 주목

    평생직업,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면서 불황을 이기는 소자본 창업에 눈을 돌리는 구직자가 많아졌다. 은퇴 후 다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퇴직자도 증가했다. 소규모 자본 창업 아이템으로는 대개 특별한 기술 없이도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외식창업이 일반적이지만 아이템이 차별화되지 않는다면 거리의 수많은 커피전문점이나 치킨집처럼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불투명한 현실이다. 이에 반해 양철북 프랜차이즈는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양대창을 합리적인 물류시스템과 물류마진으로 대중화해 성공가도를 달리는 유망창업으로 손꼽힌다. 특히 창업비용이 저렴하고 본사에서 공급하는 물류 시스템으로 따로 전문 주방장을 고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조리가 간편해 처음 창업을 시작하는 예비 창업자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다소 비싼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양, 대창, 막창 구이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양철북같은 중저가 양대창 전문점의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깔끔하면서도 환기시설을 잘 갖춘 인테리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고객층을 다양화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양철북처럼 대중적인 아이템으로 전문인력이 필요하지 않고 메뉴를 간소화한 프랜차이즈로 창업한다면 성공 확률이 높다”고 조언한다. 한편 양대창 구이를 주력으로 한 전문화된 프랜차이즈 양철북은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꾸준히 찾는 고객이 많을 뿐만 아니라 향후 업종변경의 부담을 안을 위험이 적어 청년창업은 물론 은퇴 후 창업 아이템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양대창 전문점 양철북에 대한 창업문의는 해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채권은행처럼 공기업 관리… 방만 경영땐 성과급 아예 안 줄수도

    정부가 채권 발행 심사,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 등 공공기관에 대한 감시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일을 맡기기 위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의 권한을 일반 기업들의 주채권은행 수준으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또한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기타공공기관 중 방만 경영 문제가 불거진 곳은 경영평가 대상에 편입하기로 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파티는 끝났다”며 강도 높은 공공기관 개혁을 선언한 이후의 후속 조치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공운위의 권한을 주채권은행 수준으로 올려 실질적인 감시기구의 역할을 맡길 방침”이라면서 “기관장의 과도한 임금도 성과급을 중심으로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연말까지 공공기관 운영 혁신방안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500조원에 이르는 공공기관의 부채를 관리하고 과잉복지 축소를 위해 공운위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공운위는 공공기관이나 감독기관에서 부채 및 방만 경영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운위는 현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차관급과 법조계, 경제계, 학계 등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의 지정과 해제, 기관 신설 심사, 경영지침, 임원 선임, 보수지침 등을 심의 의결한다. 공기업의 채권 발행을 심사해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유전 개발, 설비 투자 등 공기업의 투자에 대한 사전 타당성이나 사후 타당성 등에 대해 심층평가를 할 수 있게 허용할 예정이다. 과거 4대강 사업 등 정부의 국책사업에 동원돼 공기업의 부채가 급증하는 전례를 막기 위해서다. 매년 시행하는 경영평가는 대상 공공기관이 확대된다. 현재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중 기타공공기관은 공운위의 관리를 거의 받지 않는다. 국정감사 등에서 방만 경영이 적발된 기타공공기관을 경영평가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강원랜드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상동테마파크를 포함해 3대 대형 사업에 1300억원을 투자해 305억원의 적자를 냈다. 금품 및 향응을 받아 퇴직한 직원 14명에게 총 3억 8000억원의 퇴직금도 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총 1만 4011건의 출장에 52억 8230만원을 사용했다. 기타공공기관 178곳의 지난해 부채는 10조 2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6.9%다. 부채가 많은 공기업에 대해서는 경영평가에서 채무관리 조항을 신설하고 평가비중을 높인다. 2015년 평가부터는 부채 감축 자구노력이 미흡하거나 방만 경영이 개선되지 않는 공공기관은 성과급을 아예 못 받을 수 있다. 또 동종 업계보다 보수 수준이 높은 공공기관 10여곳의 기관장, 감사, 상임이사, 비상임이사 등 임원의 보수를 삭감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임원 보수 삭감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전 해법보다 강화된 것은 맞지만 행정학 기본 원칙은 책임과 권한을 연동시키는 것”이라면서 “공운위가 권한이 강해진 만큼 공공기관 개혁의 결과에 대해 명확히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소득이 없거나 재산이 없어지면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나. A)폐업, 휴업 등으로 소득이 없거나 재산을 매각한 경우 폐업·퇴직 증빙서류 등을 갖춰 공단 지사에 제출하면 보험료를 조정받을 수 있다.
  • 주채권은행처럼 공기업 관리… 방만 경영땐 성과급 아예 안 줄수도

    정부가 채권 발행 심사,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 등 공공기관에 대한 감시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일을 맡기기 위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의 권한을 일반 기업들의 주채권은행 수준으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또한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기타공공기관 중 방만 경영 문제가 불거진 곳은 경영평가 대상에 편입하기로 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파티는 끝났다”며 강도 높은 공공기관 개혁을 선언한 이후의 후속 조치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공운위의 권한을 주채권은행 수준으로 올려 실질적인 감시기구의 역할을 맡길 방침”이라면서 “기관장의 과도한 임금도 성과급을 중심으로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연말까지 공공기관 운영 혁신방안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500조원에 이르는 공공기관의 부채를 관리하고 과잉복지 축소를 위해 공운위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공운위는 공공기관이나 감독기관에서 부채 및 방만 경영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운위는 현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차관급과 법조계, 경제계, 학계 등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의 지정과 해제, 기관 신설 심사, 경영지침, 임원 선임, 보수지침 등을 심의 의결한다. 공기업의 채권 발행을 심사해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유전 개발, 설비 투자 등 공기업의 투자에 대한 사전 타당성이나 사후 타당성 등에 대해 심층평가를 할 수 있게 허용할 예정이다. 과거 4대강 사업 등 정부의 국책사업에 동원돼 공기업의 부채가 급증하는 전례를 막기 위해서다. 매년 시행하는 경영평가는 대상 공공기관이 확대된다. 현재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중 기타공공기관은 공운위의 관리를 거의 받지 않는다. 국정감사 등에서 방만 경영이 적발된 기타공공기관을 경영평가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강원랜드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상동테마파크를 포함해 3대 대형 사업에 1300억원을 투자해 305억원의 적자를 냈다. 금품 및 향응을 받아 퇴직한 직원 14명에게 총 3억 8000억원의 퇴직금도 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총 1만 4011건의 출장에 52억 8230만원을 사용했다. 기타공공기관 178곳의 지난해 부채는 10조 2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6.9%다. 부채가 많은 공기업에 대해서는 경영평가에서 채무관리 조항을 신설하고 평가비중을 높인다. 2015년 평가부터는 부채 감축 자구노력이 미흡하거나 방만 경영이 개선되지 않는 공공기관은 성과급을 아예 못 받을 수 있다. 또 동종 업계보다 보수 수준이 높은 공공기관 10여곳의 기관장, 감사, 상임이사, 비상임이사 등 임원의 보수를 삭감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임원 보수 삭감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전 해법보다 강화된 것은 맞지만 행정학 기본 원칙은 책임과 권한을 연동시키는 것”이라면서 “공운위가 권한이 강해진 만큼 공공기관 개혁의 결과에 대해 명확히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한국 사회 음식문화로 자리매김… ‘치맥’의 모든 것

    [주말 인사이드] 한국 사회 음식문화로 자리매김… ‘치맥’의 모든 것

    대한민국이 바야흐로 ‘치맥’(치킨과 맥주) 전성시대다. 소주에 삼겹살, 막걸리에 파전, 탁주에 홍어 등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궁합 맞는 술과 안주는 많지만 치맥처럼 남녀노소 모두 즐기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조합은 드물다. 젊은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금요일 밤 치킨가게나 강변 등 야외에 삼삼오오 모여 한 손에는 치킨, 다른 손에는 맥주를 들고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즐기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외국인들도 우리 치맥에 엄지손가락을 든다.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으로 현재 하우스 맥주 집을 운영 중인 영국인 다니엘 튜더는 15일 “한국식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세계에 한국 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데 아주 좋은 상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인은 왜 치맥에 열광하는 것일까. 치맥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바탕에는 맛 궁합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흐름, 수요·공급의 조화 등이 깔려 있다. 한국 사회를 사로잡은 치맥의 모든 것을 들여다봤다. 치맥의 한 축인 치킨이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1960~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업화가 움트면서 농촌을 떠난 젊은 인구가 도시로 밀려올 때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 속에서 공장과 사무실 등으로 배달시켜 먹는 간식 문화가 발달했고 통닭도 이 무렵에 주목받았다. 특히 야식으로 치킨을 주문할 때 맥주를 가볍게 곁들이기 시작했다. 대구 치맥 페스티벌을 기획한 윤병대 한국식품발전협회 사무처장은 “프라이드치킨은 탕과 찌개 등 먹기가 번거로운 술안주와 달리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어 젊은 층이 야유회와 체육대회 등에서 곧잘 즐겼다”고 회상했다. 국내 치킨의 ‘본산’ 격인 대구에도 이 무렵 치킨 문화가 싹텄다. 6·25전쟁 종전 이후 대구에 자리 잡은 미군 부대(캠프 워커, 캠프 헨리) 내에서 팔던 프라이드치킨이 군무원 등을 통해 대구 시내로 흘러들었다. 전통적인 닭백숙이나 기름을 쫙 뺀 전기구이 통닭을 팔던 닭집 주인들은 치킨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름에 튀겨 맛이 고소한 데다 튀김옷을 입힌 덕에 살코기만 팔 때보다 양이 훨씬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대구는 특히 닭 공급이 수월한 지리적 이점도 있었다. 경북권역의 영천과 의성, 청도 등에는 1970년대까지 국내 양계장의 80% 이상이 몰려 있었는데 이곳에서 길러진 닭이 지역 내 소비 기반인 대구의 치킨집에 공급됐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2~1966년)으로 국내 닭고기 생산량이 13배 정도 늘어난 직후였다. 내륙 도시인 까닭에 해산물 등의 신선한 식자재 공급이 어려웠던 터라 닭이 ‘효자 식품’이었던 셈이다. 전국 치킨 브랜드 업체 320여곳 중 절반 정도가 대구, 경북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멕시칸, 멕시카나, 처갓집 양념통닭 등 ‘1세대 치킨 체인점’은 물론 교촌치킨, 호식이 두마리 치킨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 간식으로 입지를 넓혀 가던 치킨이 맥주와 본격적으로 만난 것은 1980~1990년대였다. 이전까지 고급 술로 생각됐던 맥주의 가격이 1980년대 업체들의 대중화 전략으로 싸졌고 치킨과 함께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술로 자리매김했다. 또 1990년대 이후 프로야구 등 스포츠의 호황도 치맥 주가를 올렸다. 윤 사무처장은 “프로스포츠가 인기를 끌자 맥주와 치킨이 야구장 등으로 많이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치킨업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치맥 시장 활황의 기폭제가 됐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2002년 업계에서 맥주 안주로 치킨의 입지를 굳히려 만든 것이 ‘치맥’이라는 용어였다”고 전했다. 주말 밤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TV로 보며 치맥을 즐기는 신형근(32)씨는 “수저나 젓가락을 이용해 먹어야 하는 다른 안주와 달리 치킨은 손에 들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 맥주 안주로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이후 젊은 층은 인터넷에서 축약형 신조어인 ‘치맥’이라는 표현을 쓰며 큰 관심을 보였다. ‘만취할 수 없다면 술이 아니다’라던 주당들은 ‘맥주는 음료수 아니냐’고 비아냥댔지만 술 한잔 손에 쥔 채 몇 시간이고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치맥은 딱 맞았다. 김소혜 음식문화 평론가는 “치맥을 즐기는 사람들은 건강이나 음식 궁합이 아니라 치맥을 먹을 때의 분위기 등을 즐기는 것”이라면서 “대중적인 음식에 ‘신 날 때 먹는 것’ ‘응원할 때 먹는 음식’ ‘사람들과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지면서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분석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겪으면서 거리로 내몰린 퇴직자들이 치킨집 창업에 대규모로 나선 것도 1990~2000년대 치맥 열풍의 한 배경이 됐다. 국내 치킨집은 지난 10년간 10배 늘어 현재 전국적으로 3만 6000개나 된다. 치맥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건 무엇보다 맛이 있기 때문이다. 맥주 전문가들은 차가운 맥주가 기름진 치킨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까닭에 사람들이 치맥 조합을 자주 찾는다고 말한다. ‘브루마스터’(맥주 양조 전문가)인 정영식 오비맥주 이사는 “맥주의 산성도는 pH4 정도로 높아 기름기 많은 치킨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치킨이나 소시지 등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은 뒤 맥주를 마시면 입이 깔끔하게 씻기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맥주 종류 가운데 치킨과 궁합이 유독 잘 맞는 것이 있을까. 정 이사는 “맛 궁합상 맥주 종류인 라거와 에일 모두 치킨과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다만 치킨집의 술자리 분위기에 따라 맥주 종류를 달리할 필요는 있다. 라거는 맛이 시원하고 깔끔하지만 탄산이 적어 금세 밍밍해지는 만큼 짧은 시간 치킨에 맥주를 즐길 때 어울리는 반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에일은 맛이 거칠고 진해 오래도록 김이 빠지지 않는 만큼 긴 술자리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치킨과 맥주가 서로 부족한 영양 균형을 보충해 주는 까닭에 두 음식을 함께 찾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 이사는 “맥주는 열량이 높고 영양 성분이 부족하다.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라면이나 밥, 국수 등과 함께 먹으면 쉽게 살만 찐다”면서 “치킨도 열량이 높기는 하지만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성분이 가득하기 때문에 맥주 안주로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치킨 외에 대표적 맥주 안주인 소시지, 마른 멸치, 계란 등도 고단백 음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독일인들이 맥주 안주로 즐기는 ‘아이스바인’(돼지 정강이 부위를 삶아 요리하는 독일 전통 음식)도 고단백 음식이며 과거 호프집에서 안주로 유행했던 족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양학자들은 “사실 영양 궁합으로는 치킨과 맥주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치킨은 지방이 많고 맥주는 소화기관과 온도 차이가 커 두 음식 모두 소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치킨과 맥주에는 통풍의 원인이 되는 ‘퓨린’ 성분이 많아 함께 먹으면 통풍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국내 성공을 발판 삼아 국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식 치킨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튜더는 “외국에는 프라이드치킨 정도만 있는데 양념치킨이나 마늘치킨 등은 흔한 맛이 아니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혜 평론가는 “다양한 요리법의 치킨들은 처음 먹어 본 사람도 맛있다고 느낄 정도였기 때문에 대중화될 수 있었다”면서 “현지화에 더 신경 쓴다면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조카 유산 빼앗고 폭행한 외삼촌 부부

    어린 조카들이 받은 유산을 가로채고 폭행까지 일삼은 파렴치한 외삼촌이 4년 만에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2009년 A(46)씨의 누이 B(당시 44세)씨는 암으로 숨을 거뒀다. 시중 은행 과장이었던 B씨는 퇴직금과 보험금 등 현금 4억원과 시가 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유산으로 남겼다. B씨의 남편은 10여년 전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이에 따라 당시 외국 유학 중이던 B씨의 두 딸(당시 17·14세)이 사실상 1순위 상속인이 됐다. 그러자 A씨 부부가 이들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유산을 관리해 주겠다고 나섰다. A씨 부부는 조카들 앞으로 모든 유산이 상속될 수 있도록 서울가정법원에 B씨 남편에 대한 실종선고 심판을 청구해 2010년 선고를 받아냈다. 실종선고는 가족 구성원의 실종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때 상속 등 법률관계 정리를 위해 법원이 법적 사망자로 판정하는 것이다. 가출한 아버지와 법률 관계가 정리될 때까지만 유산을 관리하겠다던 A씨 부부는 태도가 돌변했다. A씨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유산 중 2억 2000만원을, 그의 부인은 2011년 이후 3000만원 상당을 멋대로 썼다. A씨는 유산으로 받은 시계를 달라며 귀국한 조카들에게 손찌검도 일삼았다. 조카들의 고소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A씨는 잠적했다가 지난 12일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다.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부장 방기태)는 횡령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조용기 목사 일가, 교회돈 수천억 횡령”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은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용기 원로목사와 그 일가가 교회 돈 수천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모임은 “교회는 조 목사의 은퇴 후 사역을 위해 2008년 570억원을 출연해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을 설립했지만 조 목사와 그 일가가 사유화했으며, 조 목사가 이사장인 순복음선교회가 교회로부터 1634억원을 빌려 지은 여의도 CCMM 빌딩 건축비도 지금까지 643억원만 갚고 나머지는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조용기 원로목사 일가의 교회 돈 횡령 등이 당회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4∼2008년 연간 120억원씩 지급받은 600억원의 특별선교비 사용처, 경기도 파주에 차명으로 소유한 1만 1646평의 농지 형성 과정 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조 목사가 퇴직하면서 200억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모임은 또 “정모 여인이 조 목사의 내연녀였다가 배신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책 ‘빠리의 나비 부인’을 2003년 펴내자 장로들을 시켜 교회 돈으로 추정되는 15억원을 주고 이를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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