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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취업대란에 국회 정부는 뭐하고 있나

    내년에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잡는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새 대학을 졸업하고 백수로 노는 젊은이들이 서너 집 걸러 한 집씩은 꼭 있게 마련이지만 취업문이 더 좁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엔저(円低) 등 예상치 못한 대외변수로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내년에는 채용 인원을 올해보다 더 줄일 것이라고 한다. 주요 연구기관들도 내년도 일자리 수 증가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취업자 증가 인원이 올해 52만명에서 내년에는 35만명으로 무려 17만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내년 취업자 증가 인원은 7만~8만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돈 풀기 종료, 엔저, 유럽과 중국의 성장둔화 등 악재가 잇따라 겹치며 불확실성이 늘어난 것도 기업이 채용인원을 늘리면서 공격 경영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기업은 올해 이미 잇따라 인력을 감축했다. 내년에는 대기업 채용도 크게 줄겠지만, 덩달아 사정이 나빠진 협력업체인 중견·중소 기업들의 일자리는 더 많이 줄 것으로 우려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전체 인원의 10%가량이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생명보험사를 비롯한 금융권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 또 한번의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도 나온다. 그제 통계청이 처음 발표한 실질 실업률은 10%를 돌파했다. 취업준비생, 주부,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한 잠재실업자가 3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실업 문제는 심각하다. 이처럼 기존 일자리도 줄이는 판에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결국 취업시장에 숨통이 트이려면 경기가 살아나는 방법밖에는 없다. 경기가 회복되면 가계의 소득이 늘고 이 덕에 내수가 살아나고 다시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경제회복의 선순환 구도가 완성된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투자도 더 하고 사람도 더 많이 뽑는다. 일자리는 기업이 주도해서 만든다. 그렇다고 정부나 정치권이 아무것도 안 하고 손을 놓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고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건 정부의 몫이다.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 생산기반을 외국으로 옮겼던 기업이 돌아오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정치권도 조속한 경기회복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경기활성화 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구직자들에게 취업 체감온도는 이미 한겨울이다.
  • 긴박했다, 노력했다, 적정했다… 쟁점마다 사측 입장 인정

    긴박했다, 노력했다, 적정했다… 쟁점마다 사측 입장 인정

    2009년 사측의 대량 정리해고 통보로 촉발된 ‘쌍용자동차 사태’는 대법원이 경영자 입장에 힘을 실어 주며 해고 노동자의 패소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파기환송심이 남아 있어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주요 쟁점에서 대법원이 모두 사측 주장을 받아들인 만큼 이번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상 적법했는지 여부였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근로기준법상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해고를 단행했다고 주장해 왔다. 근로기준법 24조는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해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앞서 항소심은 해고 당시 쌍용차 위기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인원을 감축해야 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랐다. 쌍용차가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었다는 사측 주장을 인정했다.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차량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었는데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개발 투자 및 신차 개발도 소홀히 해 경쟁력이 약화됐으며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세제 혜택도 줄어들고 경유 가격이 급등하는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쳐 회사가 지속적, 구조적인 위기에 처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이런 상황을 종합해 정리해고 단행이 ‘경영상 불가피한 조치’라고 인정했다. 대법원은 또 기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잉여 인력은 몇 명인지 등은 합리성이 상당 부분 인정되는 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경영자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노사 대타협으로 상당수가 무급휴직으로 전환되면서 인원 감축 규모가 줄었으나 이는 노사 공멸의 상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앞서 사측이 제시한 감축 규모가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이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측의 해고 회피 노력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항소심과는 달리 ‘충분했다’고 인정했다. 정리해고에 앞서 실시한 부분 휴업이나 임금동결, 순환 휴직, 사내 협력업체 인원 축소, 희망퇴직 등을 사측의 ‘적극적인 조치’로 본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사측이 정리해고 근거로 삼았으나 노동자들은 해고 무효 근거로 주장해 온 ‘2008 회계연도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검토보고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무 건전성 위기에 대한 전망이 과장된 게 아니라 합리적이고 적정했다는 것이다. 앞서 안진회계법인은 2008년 11월 쌍용차 감사에서 장부상 자산과 실제 회수 가능한 돈의 차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라 사측은 당기순손실을 1861억원에서 7110억원으로 늘려 재무제표를 작성했고, 삼정KPMG는 이를 토대로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검토보고서를 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은 안진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가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과도하게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경영 위기를 부풀려 기획 부도를 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와 관련, 항소심은 “쌍용차는 2009년 초 자금 부족 상황이 2013년까지 이어져 신차를 개발·판매하지 못할 것으로 가정하면서도 신차 투입에 따른 옛 차종의 단종 시기 등을 그대로 반영했다”며 노동자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미래 추정은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며 “쌍용차의 매출 수량 추정이 합리적, 객관적 가정을 기초로 했다면 다소 보수적이라고 해도 인정해야 한다”고 다른 판단을 내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번엔 前·現 해군장성 연루 고속단정 납품 비리

    전·현직 해군 장성까지 연루된 대규모 납품 비리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업체는 특수전에 사용하는 고속단정을 납품하면서 중고엔진을 새것으로 속이고 뇌물을 건넸고 뇌물을 받은 현역 대령 등 인수 담당 공무원들은 잇따라 사고와 고장이 나는데도 보고 의무까지 어기며 조직적으로 은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W업체 대표 김모(61)씨에 대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직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해군에 특수 고속단정을 납품하면서 납품 단가, 노무비 등을 부풀리고 중고 엔진을 새 제품인 것처럼 속이거나 불량품을 장착하는 수법으로 13억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W사로부터 뇌물을 받고 이 같은 사실을 묵인해 준 국방기술품질원 공무원 전모(55·4급)씨 등 5명과 방위사업청 전·현직 공무원 3명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2009∼2010년 수의구매가 불가능한 예비엔진 4대를 구매하는 것을 최종 인가한 혐의(직무유기)로 예비역 준장 안모(56)씨를 입건하고 방위사업청 김모(56) 준장에 대해서도 국방부에 입건 의뢰를 통보할 예정이다. W업체에는 해군과 방위청 전직 직원들이 퇴직 후 재취업해 근무했으며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학교 선후배인 당시 현역 대령 등 인수 담당 공무원들에게 3500만원가량을 뇌물로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실전 배치된 두 척은 2012년 동해와 평택 해상에서 각각 훈련을 하던 중 엔진 화재가 발생해 예인선으로 구조되는 등 곳곳에서 말썽을 일으켰지만 해군은 단순 냉각기 고장으로 축소, 은폐했다. 한편 해군 고위 관계자는 “당시 엔진고장은 알람장치 고장에 따른 것으로 정상 처리했고 사건을 축소한 적이 없다”면서 “경찰 발표는 국방부 조사본부와 검찰단의 추가 수사를 통해 명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 ‘세대 싸움’ 번지는 무상복지·연금 개혁

    [단독] ‘세대 싸움’ 번지는 무상복지·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편 방향과 보편적 복지 우선순위를 두고 벌이는 여야 논쟁이 ‘세대 간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퇴직자·재직자·임용 대상자 등 세대별로 수익비를 다르게 설계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선안을 놓고 세대 간 형평성 논란이 커졌다. 만 0~5세 무상보육과 초·중·고교생 대상 무상급식의 정책 우선순위 논쟁은 태생적으로 세대 간 밥그릇 다툼이 될 소지가 컸다. 전문가들은 여·야·정부·청와대가 논쟁을 벌이는 와중에 세대 간 대립까지 불거지면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국가의 신뢰가 떨어지는 한편 제도적 문제를 개선하는 일은 요원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체적으로 무상급식 수혜자는 학부모인 40~50대, 무상보육 수혜자는 영유아 부모인 30대로 구별된다. 재정부족을 이유로 둘 중 한 가지 정책만 선별한다면 당장 세대 간 이해충돌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월 20만원씩 지급되는 기초연금의 적절성 논란까지 더해진다면 또 다른 세대 간 대립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생애주기별 복지 공약’에 맞춰 설계되면서 복지 정책별로 세대 간 유불리가 엇갈리는 게 ‘뇌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발표한 공무원연금 개선안을 놓고도 세대 간 형평성 논란이 확산 일로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공적연금발전TF 단장은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여당 안과 같은 안을 검토한 뒤 ‘재직 공무원과 예비 공무원은 국민연금보다 못한 공무원연금이 적용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안전행정부의 의뢰로 작성된 KDI보고서를 공개했다. 여당 안에 따르면 월 500만원까지 받는 퇴직자 연금은 월 20만원 정도 깎이고 20년 전 9급 임용자가 10년 뒤 6급으로 퇴직할 때 초기 연금은 월 21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20% 이상 깎여 낸 돈에 비해 국민연금보다 못한 수익비가 기록되는 격차가 생긴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복지 논쟁이 사회 갈등을 키울까 전문가들은 걱정했다. 주은수 울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는 합의가 형성되면 예산 확보, 서비스 확충 노력 등을 해야지 예산에 맞춰 제로섬 다툼 식으로 복지 정책을 다루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선거용으로 복지 정책이 도입되니 가구마다 보육비를 주느라 정작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미진한 상황이 연출된 것은 문제”라며 “재론의 여지가 없을 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관련기사 3면
  • 공무원연금 개혁안, 경찰공무원 “개혁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

    공무원연금 개혁안, 경찰공무원 “개혁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

    공무원연금 개혁안, 경찰공무원 “개혁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 전현직 경찰관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경찰 업무의 특성상 경찰관이 정부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에 나가는 것 자체가 선례가 많지 않고 더욱이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는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단체인 ‘경찰청공무원노동조합’이 주최한 ‘하박상박(下薄上薄) 공무원연금 개정추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경찰과 소방 공무원의 관점에서 본 공무원연금 개정안의 문제점을 논의하는 자리로, 사하경찰서 괴정지구대 소속 김기범 경장과 장신중 전 강릉경찰서장이 전현직 경찰 대표로 참석했다. 소방 공무원 대표로는 전북 부안소방서 소속 정은애 소방경이 나왔다. 전현직 두 경찰은 공무원연금 개정안이 위험하고 힘든 근무 여건과 낮은 급여 등 경찰 공무원이 처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휴가를 내고 토론회에 나온 김 경장은 “경찰관은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특정직으로 분류돼 있지만 개정안에는 어디에도 그런 고려가 없다”며 “노동 3권은 물론 직장협의회조차 결성하지 못하는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경장은 “순경으로 입직한 경찰관의 45%는 지구대, 파출소에서 야근을 반복하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봉급표에서는 경찰관의 임금 총액이 다른 공무원에 비해 높지만 이는 건강에 해로운 것인 줄 알면서도 야간 초과근무를 하고 수당을 챙기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연금은 박봉과 격무, 미지불 임금에 대한 보상”이라며 “연금 개혁안이 통과돼 예상했던 연금을 받지 못한다면 퇴직을 앞둔 경찰관에게 국가는 체불 임금을 주지 않는 악덕 사업주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장 전 서장은 “퇴직 경찰관 중 연금 수급액이 200만원 이하인 경찰관은 전체의 40.6%이고 300만∼400만원 수급자는 4.2%에 불과하다”며 “이는 일반직이나 교육직 공무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혹독한 근무와 임금 착취에 시달리는 경찰관에게 있어서 정부와 정치인은 악덕 기업이고 악덕 기업주 그 자체였다”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며, 공적 연금 부문에서 개혁돼야 할 대상은 공무원연금이 아니라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이라며 거침없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장 전 서장은 검찰에 대해서도 “검찰은 법무부 외청에 불과하면서도 행정부 전체의 차관급 공무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혜택을 받고 있다”며 “검찰만 개혁해도 수백억원 정도는 쉽게 절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직 경찰관이 토론회에 참석한 데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안전행정부와 논의한 결과 근무 시간이 아니라 휴가를 내고 토론회에 나가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반대 경찰공무원 “개혁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 주장

    공무원연금 개혁안 반대 경찰공무원 “개혁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 주장

    공무원연금 개혁안 반대 경찰공무원 “개혁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 주장 전현직 경찰관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경찰 업무의 특성상 경찰관이 정부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에 나가는 것 자체가 선례가 많지 않고 더욱이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는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단체인 ‘경찰청공무원노동조합’이 주최한 ‘하박상박(下薄上薄) 공무원연금 개정추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경찰과 소방 공무원의 관점에서 본 공무원연금 개정안의 문제점을 논의하는 자리로, 사하경찰서 괴정지구대 소속 김기범 경장과 장신중 전 강릉경찰서장이 전현직 경찰 대표로 참석했다. 소방 공무원 대표로는 전북 부안소방서 소속 정은애 소방경이 나왔다. 전현직 두 경찰은 공무원연금 개정안이 위험하고 힘든 근무 여건과 낮은 급여 등 경찰 공무원이 처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휴가를 내고 토론회에 나온 김 경장은 “경찰관은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특정직으로 분류돼 있지만 개정안에는 어디에도 그런 고려가 없다”며 “노동 3권은 물론 직장협의회조차 결성하지 못하는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경장은 “순경으로 입직한 경찰관의 45%는 지구대, 파출소에서 야근을 반복하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봉급표에서는 경찰관의 임금 총액이 다른 공무원에 비해 높지만 이는 건강에 해로운 것인 줄 알면서도 야간 초과근무를 하고 수당을 챙기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연금은 박봉과 격무, 미지불 임금에 대한 보상”이라며 “연금 개혁안이 통과돼 예상했던 연금을 받지 못한다면 퇴직을 앞둔 경찰관에게 국가는 체불 임금을 주지 않는 악덕 사업주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장 전 서장은 “퇴직 경찰관 중 연금 수급액이 200만원 이하인 경찰관은 전체의 40.6%이고 300만∼400만원 수급자는 4.2%에 불과하다”며 “이는 일반직이나 교육직 공무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혹독한 근무와 임금 착취에 시달리는 경찰관에게 있어서 정부와 정치인은 악덕 기업이고 악덕 기업주 그 자체였다”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며, 공적 연금 부문에서 개혁돼야 할 대상은 공무원연금이 아니라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이라며 거침없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장 전 서장은 검찰에 대해서도 “검찰은 법무부 외청에 불과하면서도 행정부 전체의 차관급 공무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혜택을 받고 있다”며 “검찰만 개혁해도 수백억원 정도는 쉽게 절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직 경찰관이 토론회에 참석한 데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안전행정부와 논의한 결과 근무 시간이 아니라 휴가를 내고 토론회에 나가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권·윤·신’ 삼두마차가 이끌고… 김기남·이돈주 차세대 주자로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권·윤·신’ 삼두마차가 이끌고… 김기남·이돈주 차세대 주자로

    최근 ‘어닝쇼크’라는 말이 따라다니긴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중 매출 1위를 지키는 선두주자다. 출시 때마다 긴 줄을 서게 하는 인기 초절정 스마트폰인 ‘아이폰’ 제조사로 미국의 대표 IT 기업인 애플도 매출 면에선 삼성전자에 뒤진다. 애플의 지난해 매출액은 1709억 달러(약 186조 8791억원), 삼성전자는 228조 6900억원이다. 지난달 초 글로벌 브랜드 가치 평가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브랜드 평가에서 삼성전자는 7위를 차지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기업인 도요타(8위), 미국 맥도날드(9위), 디즈니(13위), 벤츠(10위) 등을 따돌린 것이다. 이런 위상만큼이나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언론에서 삼성전자 인사를 청와대나 장관 인사보다 크게 다뤄 민망하다”고 말할 정도다.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삼성전자 임원 구조조정 소식이 돌자 재계에서 삼성 퇴직임원 잡기 경쟁이 벌어질 정도다. 실제로 황창규 KT 회장이나 윤종룡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임형규 SK그룹 ICT 총괄 위원장(부회장) 등이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12월 이후 ‘이재용 부회장 원톱 체제’로 전환됐다. 아래에 DS(부품·디바이스솔루션), 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 등 3개 부문과 경영지원실을 두고 운영된다. 기존에는 전문경영인들이 이건희 회장 밑에서 각 사업총괄을 지휘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3개 사업부문장 모두 엔지니어 출신인데 올해 각 부문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DS 부문은 권오현(62) 부회장이 맡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로 1985년 미국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황 회장 등이 메모리반도체 전문가라면 권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전문가다. 1997~2008년 11년 동안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데이터를 단순 저장하는 역할만 한다면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 연산 기능을 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디지털카메라 이지센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 권 부회장을 부문장으로 삼은 건 시스템반도체를 메모리반도체만큼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인텔, 퀄컴 등 미국 기업은 물론 최근 타이완이나 중국기업들에도 밀리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모바일 대신 메모리반도체가 삼성전자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다시 주목받고 있어도 권 부회장이 “비메모리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다그치는 이유다. IM 부문은 신종균(58)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미스터 갤럭시’라고 불리며 2009년부터 무선사업부장을 6년째 맡아 오면서 갤럭시 신화를 써 내려간 주인공이다. 때문에 올 상반기에만 113억 4500만원의 급여를 받은 샐러리맨의 우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6조원 이상이었던 IM 부문 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대로 뚝 떨어져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 주 수입원이었던 모바일 사업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업체에 밀리는 처지가 됐다. 올 9월까지 6개월 이상 대외활동까지 뜸해 일부에서 연말 교체설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재용 부회장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을 만날 때 동행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부근(61) 사장이 이끄는 CE 부문은 그나마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이 특별히 아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겸임하고 있는 생활가전사업부가 내놓은 셰프컬렉션 등은 제품으로도 인기를 끌었지만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사장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소비자가전쇼(CES) 기조연설자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각 부문 아래 3~4개씩 모두 10개 사업부가 있다. 여기에 겸임인 자리를 빼고 7명의 사업부장이 있다. 이들 중 김기남(56) 반도체총괄(사장)이나 이돈주(58)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 등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81년 삼성에 입사한 김 사장은 33년 동안 삼성 D램 등 대표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해 온 반도체 전문가다. D램 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삼성 반도체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해 왔다. 2010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삼성 연구·개발(R&D)의 산실인 종합기술원 원장도 맡았다. 올 6월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 중인 우남성 사장이 이끌던 시스템LSI 사업부까지 맡아 반도체 총괄에 올랐다. ‘DS 부문 2인자’로 불린다. 이돈주 사장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30년 가까이 미국, 독립국가연합(CIS) 등 국외서 삼성 가전·IT 제품 판로 확대에 매진해 왔다. 지난 9월 전략스마트폰 갤럭시노트4의 국내외 출시 행사 전면에 등장해 ‘포스트 신종균’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경찰공무원 “개혁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 강력 성토…왜?

    공무원연금 개혁안, 경찰공무원 “개혁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 강력 성토…왜?

    공무원연금 개혁안, 경찰공무원 “개혁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 강력 성토…왜? 전현직 경찰관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경찰 업무의 특성상 경찰관이 정부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에 나가는 것 자체가 선례가 많지 않고 더욱이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는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단체인 ‘경찰청공무원노동조합’이 주최한 ‘하박상박(下薄上薄) 공무원연금 개정추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경찰과 소방 공무원의 관점에서 본 공무원연금 개정안의 문제점을 논의하는 자리로, 사하경찰서 괴정지구대 소속 김기범 경장과 장신중 전 강릉경찰서장이 전현직 경찰 대표로 참석했다. 소방 공무원 대표로는 전북 부안소방서 소속 정은애 소방경이 나왔다. 전현직 두 경찰은 공무원연금 개정안이 위험하고 힘든 근무 여건과 낮은 급여 등 경찰 공무원이 처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휴가를 내고 토론회에 나온 김 경장은 “경찰관은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특정직으로 분류돼 있지만 개정안에는 어디에도 그런 고려가 없다”며 “노동 3권은 물론 직장협의회조차 결성하지 못하는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경장은 “순경으로 입직한 경찰관의 45%는 지구대, 파출소에서 야근을 반복하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봉급표에서는 경찰관의 임금 총액이 다른 공무원에 비해 높지만 이는 건강에 해로운 것인 줄 알면서도 야간 초과근무를 하고 수당을 챙기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연금은 박봉과 격무, 미지불 임금에 대한 보상”이라며 “연금 개혁안이 통과돼 예상했던 연금을 받지 못한다면 퇴직을 앞둔 경찰관에게 국가는 체불 임금을 주지 않는 악덕 사업주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장 전 서장은 “퇴직 경찰관 중 연금 수급액이 200만원 이하인 경찰관은 전체의 40.6%이고 300만∼400만원 수급자는 4.2%에 불과하다”며 “이는 일반직이나 교육직 공무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혹독한 근무와 임금 착취에 시달리는 경찰관에게 있어서 정부와 정치인은 악덕 기업이고 악덕 기업주 그 자체였다”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며, 공적 연금 부문에서 개혁돼야 할 대상은 공무원연금이 아니라 대통령과 국회의원 연금”이라며 거침없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장 전 서장은 검찰에 대해서도 “검찰은 법무부 외청에 불과하면서도 행정부 전체의 차관급 공무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혜택을 받고 있다”며 “검찰만 개혁해도 수백억원 정도는 쉽게 절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직 경찰관이 토론회에 참석한 데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안전행정부와 논의한 결과 근무 시간이 아니라 휴가를 내고 토론회에 나가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간호사 시간선택제의 두 얼굴

    간호사 시간선택제의 두 얼굴

    # 임신 후 병원을 그만둔 전직 간호사 이모(35)씨는 요즘 재취업을 고민 중이다. 가정형편상 맞벌이를 해야 하지만, 3교대 근무를 하면 아이 돌보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이씨는 근무시간대를 정해 일할 수 있는 간호사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 지방의 한 중소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박모(29)씨는 간호사 시간선택제 도입으로 근무 여건이 더 안 좋아질까 걱정이다. 병원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시간선택제 간호사를 더 많이 채용하려고 기존 간호사들을 자를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마저 돈다. 정부가 11일 밝힌 간호사 시간선택제 활성화 방침을 둘러싸고 간호계가 술렁이고 있다. 임신·출산과 함께 병원을 떠난 ‘엄마’ 간호사들은 재취업 기회가 열리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선 간호사들은 가뜩이나 나쁜 근무여건이 시간선택제 간호사로 인해 더 열악해지고,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걱정한다. 보건의료단체들은 간호사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면 간호사 업무 교대가 너무 잦아 간호의 질이 떨어지고 환자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더 낮은 인건비로 간호 인력을 확보하게 된 병원은 반색하고 있다. 시간선택제는 간호사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를 골라 일하게 하는 근무 형태다. 아이를 가진 경력단절 간호사들이 재취업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3교대로 운영되는 병동 근무체계 때문이었는데, 시간선택제 간호사로 취직하면 3교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재취업 문턱이 낮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시간선택제 간호사를 채용한 병원은 극히 드물다. 병상당 간호사 수가 많아야 건강보험 급여를 더 받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시간선택제 간호사 인력자원을 아예 인정해 주지 않거나, 0.4명 내지 0.5명 몫으로 계산해 간호등급을 매겨왔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반 간호사 1명을 채용해 1명 몫으로 온전히 인정을 받아 간호등급을 높게 받는 게 병원 입장에선 이득이었다. 때문에 정부는 병원이 시간제 간호사 고용을 기피하지 않도록 이번에 인력인정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특히 내년부터 야간전담간호사제를 도입해 야간 전담 간호사의 노동시간은 다른 간호사의 2배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시간선택제 간호사의 계약기간은 1년으로 정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간호 인력의 근무 기회 확대로 병원의 간호사 확보가 수월해지고 근무시간이 유연화돼 육아 등으로 인한 조기 퇴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병원 특성상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중요한데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그것도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면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이 야간전담간호사를 채용하는 대신 기존 간호사를 해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간전담간호사 1명은 2명 몫을 인정받기 때문에 일반간호사 8명, 야간전담간호사 2명을 채용하면 병원은 간호사를 12명 고용한 것으로 인정받아 그만큼의 급여를 더 받게 된다. 반대로 야간전담간호사를 2명 채용하는 대신 다른 간호사 2명을 해고해도 병원은 급여 손해를 보지 않는다. 주영희 김천과학대학 간호학과 교수는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가뜩이나 임신 순번제를 강요받고 있는 일선 간호사의 근무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시간선택 간호사는 추가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공백을 메우고자 업무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 유발” 지적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 유발” 지적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새누리당 개정안이 정부의 재정 부담이나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등과 관련된 정보를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인 진재구 청주대 교수는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점과 개선방안’ 포럼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재정과 관련된 많은 정보가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공무원연금은 민간기업 종사자들이 받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이 포함된 일종의 후불적 보수 성격이 있는데도 여당의 개혁안은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하는 몰이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의 ‘수익비’(기여금 대비 수령액)가 평균 2.4배로, 국민연금(1.6배)보다 높다고 봤지만, 국민연금에 퇴직금을 포함하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2010년 입직자의 수익비는 2.9배로, 국민연금 수급자의 3.1배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진 교수는 분석했다. 여당은 공무원연금이 이대로 갈 경우 2016∼2027년 93조 9000억원의 정부보전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개혁안이 시행되면 이를 46조 1000억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진 교수는 그러나 정부총부담률(보수예산 대비 공무원연금)은 10.4%로, 프랑스 62.1%, 독일 56.7%, 미국 35.1%, 영국 21.3%, 일본 17.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개혁안은 단기 재정절감에 치중해 이 안대로 가면 2030년대 이후에는 정부보전금의 절감 효과가 매우 미미해지고 입직연도에 따라 단기 재직한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 간 불평등이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당은 공무원연금개혁의 필요성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에서 찾으며 집단 간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을 멈추고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개혁안은 공무원 정년연장에 대한 대안 없이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늦추도록 돼 있다”며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은 공무원 인사제도 개선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준호 한신대 대학원장은 “개혁 목표 시점을 연말이 아닌 내년 중 적정시점으로 잡고 한발 늦춰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애초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안전행정부는 11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영남권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을 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 유발”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 유발”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새누리당 개정안이 정부의 재정 부담이나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등과 관련된 정보를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인 진재구 청주대 교수는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점과 개선방안’ 포럼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재정과 관련된 많은 정보가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공무원연금은 민간기업 종사자들이 받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이 포함된 일종의 후불적 보수 성격이 있는데도 여당의 개혁안은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하는 몰이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의 ‘수익비’(기여금 대비 수령액)가 평균 2.4배로, 국민연금(1.6배)보다 높다고 봤지만, 국민연금에 퇴직금을 포함하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2010년 입직자의 수익비는 2.9배로, 국민연금 수급자의 3.1배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진 교수는 분석했다. 여당은 공무원연금이 이대로 갈 경우 2016∼2027년 93조 9000억원의 정부보전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개혁안이 시행되면 이를 46조 1000억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진 교수는 그러나 정부총부담률(보수예산 대비 공무원연금)은 10.4%로, 프랑스 62.1%, 독일 56.7%, 미국 35.1%, 영국 21.3%, 일본 17.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개혁안은 단기 재정절감에 치중해 이 안대로 가면 2030년대 이후에는 정부보전금의 절감 효과가 매우 미미해지고 입직연도에 따라 단기 재직한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 간 불평등이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당은 공무원연금개혁의 필요성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에서 찾으며 집단 간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을 멈추고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개혁안은 공무원 정년연장에 대한 대안 없이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늦추도록 돼 있다”며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은 공무원 인사제도 개선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준호 한신대 대학원장은 “개혁 목표 시점을 연말이 아닌 내년 중 적정시점으로 잡고 한발 늦춰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애초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소득 있는 퇴직공무원 연금수령액 줄여야

    공적연금이 소득의 상실이나 소득의 저하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생활의 위기로부터 가입자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지금 정부와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것도 ‘위기로부터의 생활 보장’이라는 공적연금의 취지를 크게 넘어서는 고액 수령자가 많다는 것이 이유의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과 비교해 퇴직 이후 소득이 발생했을 때도 특혜에 가깝게 우대받고 있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그것도 중하위 퇴직자에게까지 고루 주어지기보다 현실적으로 고위직 출신에 한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일반 국민이 느끼는 박탈감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현행 공무원연금 제도는 퇴직한 공무원이 공기업이나 민간 기업에 재취업하면 연금의 최대 50%를 깎아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퇴직 공무원이 다시 국가기관에 공무원으로 재취업하면 연금 전액을 지급 정지하지만 경력과 보수가 늘어나는 만큼 불이익은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 공무원을 퇴직한 연금 수급자로 새로운 직장에서 근로소득을 올린 사람은 1만 624명이고, 평균연봉은 6293만원이었다. 현행 제도에 따라 연봉이 5193만원을 넘는 사람은 공무원연금에서 일부라도 삭감된 액수를 받았다. 이 기준이 넘지 않으면 새 직장에서 받은 봉급과 공무원연금을 모두 챙길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공무원연금과 달리 국민연금은 연봉이 3415만원이 넘으면 연금 지급을 정지하기 시작한다. 공무원연금의 지급을 일부라도 정지하기 시작하는 소득 기준이 국민연금의 그것보다 84,8%나 높은 것이다. 누가 봐도 공평하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연금을 감액할 때 부동산 임대 소득도 포함하고 있지만 공무원연금에는 이런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개혁안에 이런 내용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은 아쉽다. 기존의 공무원연금 제도는 애초 설계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소득 수준이 낮은 공무원의 퇴직 이후 생활 대책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게 고위 공무원의 이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그런 만큼 공무원연금 개혁은 고위 공무원과 중하위 공무원의 형평성, 나아가 공무원과 일반 국민의 형평성을 되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 우선 소득 있는 퇴직 공무원의 연금 수령액부터 줄여야 할 것이다.
  • 평균 연봉 6293만원 받는데… 연금 받는 퇴직공무원 1만명

    평균 연봉 6293만원 받는데… 연금 받는 퇴직공무원 1만명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도 받고 연금도 받는 퇴직 공무원이 1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무원연금 수령자의 3%에 해당한다. 평균 연봉도 6300만원대다. 공무원연금은 연봉이 5100만원을 넘을 때부터 일부 삭감에 들어가기 때문에 평균 연봉이 높다. 국민연금 삭감 기준인 3400만원선과 비교하면 80%가량 높다. 10일 한국납세자연맹이 국세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연금 수급자 중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은 1만 624명, 이들의 평균 연봉은 6293만원으로 나타났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 수급자 중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은 1953명에 평균 연봉 5190만원, 군인연금 수급자 중에서는 3482명에 평균 연봉 4942만원이다. 총 1만 6059명이 연금도 받고, 월급도 받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은 해마다 공무원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국군재정관리단에 종합소득세 자료를 제공한다. 한국납세자연맹은 국세청이 제공한 1인당 소득금액(연봉에서 근로소득을 공제한 금액)을 연봉으로 환산했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국세청의 근로소득 자료를 심사해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연금지급액을 깍는다. 공기업과 민간 기업에 재취업하면 최대 50%, 국가기관에 공무원으로 재취업하면 연금 전액을 각각 지급정지한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과 군인연금도 이와 비슷한 규정을 갖고 있다. 지급정지 기준은 연봉 5193만 526원이다. 즉 퇴직한 뒤 재취업해도 이 금액 이하의 연봉을 받으면 자신의 연금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국민연금의 일부 지급정지 기준은 연봉 3415만 7292원이다. 또 국민연금은 연금 감액 시 부동산 임대소득도 포함하고 있어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애초 연금학회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는 소득심사 대상에 근로·사업소득 이외에 부동산 임대 소득도 포함돼 있었으나 이후 안전행정부와 여당 안에서 이 내용이 빠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동산 임대 소득을 제외한 사업소득이 있는 퇴직 공무원, 사립학교교직원, 군인은 총 1만 9739명에 1인당 평균 사업소득은 2407만원이었다. 직종별로 보면 퇴직공무원이 1만 4113명, 평균 사업소득은 2932만원으로 집계됐다. 퇴직 사립학교 교직원은 1874명에 평균 사업소득 1470만원, 퇴역 군인은 3752명에 평균 사업소득 900만원으로 나왔다. 지난해 공무원연금 수급자(장애연금 제외) 중 연금 이외 소득으로 연금지급이 정지된 인원은 1만 4529명으로 지급정지액이 1518억원(1인당 1044만원)이다. 소득이 어느 정도 있으면서도 연금을 받은 비율은 공무원연금 6.81%, 사립학교교직원연금 7.91%, 군인연금 8.30%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공무원연금 일시 지급정지 기준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추고 부동산 임대 소득, 이자소득 등을 모두 합친 종합소득을 연금 지급정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공무원 갈등 유발” 지적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공무원 갈등 유발” 지적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새누리당 개정안이 정부의 재정 부담이나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등과 관련된 정보를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인 진재구 청주대 교수는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점과 개선방안’ 포럼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재정과 관련된 많은 정보가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공무원연금은 민간기업 종사자들이 받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이 포함된 일종의 후불적 보수 성격이 있는데도 여당의 개혁안은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하는 몰이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의 ‘수익비’(기여금 대비 수령액)가 평균 2.4배로, 국민연금(1.6배)보다 높다고 봤지만, 국민연금에 퇴직금을 포함하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2010년 입직자의 수익비는 2.9배로, 국민연금 수급자의 3.1배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진 교수는 분석했다. 여당은 공무원연금이 이대로 갈 경우 2016∼2027년 93조 9000억원의 정부보전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개혁안이 시행되면 이를 46조 1000억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진 교수는 그러나 정부총부담률(보수예산 대비 공무원연금)은 10.4%로, 프랑스 62.1%, 독일 56.7%, 미국 35.1%, 영국 21.3%, 일본 17.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개혁안은 단기 재정절감에 치중해 이 안대로 가면 2030년대 이후에는 정부보전금의 절감 효과가 매우 미미해지고 입직연도에 따라 단기 재직한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 간 불평등이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당은 공무원연금개혁의 필요성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에서 찾으며 집단 간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을 멈추고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개혁안은 공무원 정년연장에 대한 대안 없이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늦추도록 돼 있다”며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은 공무원 인사제도 개선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준호 한신대 대학원장은 “개혁 목표 시점을 연말이 아닌 내년 중 적정시점으로 잡고 한발 늦춰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애초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안전행정부는 11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영남권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을 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육료, 서울 3개월분… 경기·전북·강원 ‘0’

    보육료, 서울 3개월분… 경기·전북·강원 ‘0’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도 누리과정(만 3~5세 보육료 지원) 예산 가운데 어린이집 보육료 3개월분인 914억원을 편성했다. 무상보육을 두고 정부와 각을 세운 서울시교육청이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면서 공방의 명분을 쌓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불거진 ‘교육청 예산 방만 운영 논란’<서울신문 11월 7일자 1, 5면 보도>을 의식한 듯 교육 사업들의 예산을 깎으면서도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인 일반고 및 혁신학교에는 막대한 예산을 편성한 데 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시교육청은 10일 내년도 예산안 7조 6901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올해보다 2509억원(3.4%) 늘었다. 하지만 교원 명예퇴직 예산 2562억원과 학교 신설, 노후 시설 보수 비용 3814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지방채 6376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예산은 전년에 비해 2957억원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교육사업비는 1조 2950억원으로 올해보다 2397억원(15.6%) 줄었다. 이 가운데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초등돌봄교실 등 6개 사업 예산이 8970억원으로 전체의 69%를 차지한다. 누리과정 중 유치원 보육료는 전액 지원되지만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은 3개월분만 편성했다. 조 교육감은 “어린이집 보육료 미편성분은 국고 지원이 이뤄지도록 정부, 국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라며 “국고 보조가 없다면 내년 3월 안에 지방재정법을 고쳐야 어린이집 대란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9일부터 적용되는 지방재정법이 지방채를 학교시설비 용도로만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법을 고쳐 누리과정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조 교육감은 구체적인 추진 절차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기획재정부가 나서 줄 것”이라며 책임을 미뤘다. 조 교육감의 공약사업인 일반고와 혁신학교 지원 예산만 대폭 늘었다. 일반고 185개교에 학교당 5000만원씩 모두 92억 5000만원이 투입된다.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에도 30억원이 배정됐다. 조 교육감의 로드맵대로 2016년 이후 혁신학교가 200개로 늘어나면 투입해야 할 예산은 연간 200억원이 넘는다. 반면 내년 전체 학교운영비는 6550억원으로 올해보다 31억원(8.5%) 줄었다. 저소득층 급식비, 학교폭력 예방, 학교 부적응 및 중단 위기 학생 지원 등도 모두 줄었다. 다만 무상급식은 2865억원으로 올해 2630억원보다 235억원가량 늘었다. 시교육청 측은 “급식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기, 전북, 강원 등 3곳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지역은 서울과 비슷하게 2~4개월분만 반영했다. 부산시교육청의 어린이집 보육료는 391억원으로 4.8개월치다. 충북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4개월분인 282억원을 예산에 포함시켰고, 대전시교육청은 1년치 누리과정 1016억원을 편성했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학교 무상급식 지원 중단 방침으로 감사 청구 등 갈등을 겪고 있는 경남도교육청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4개월치에 해당하는 491억원만 반영하고 무상급식을 편성하지 않은 예산안을 확정해 도의회로 보냈다. 전국종합·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3월의 월급’ 세테크 노려라

    ‘13월의 월급’ 세테크 노려라

    내년 2~3월에 나올 ‘13월의 월급’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두 달 남짓 남았다. 정부의 세법 개정으로 연말정산 지형도 변하고 있다. 줄어든 소득공제를 꽉 채우고, 세액공제를 최대한 받을 수 있는 방법이 각자의 재산 상태 등에 따라 다르니 꼼꼼히 챙겨야 한다. 올해 연말정산에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연금저축 보험료에 대한 세액공제다. 지난해까지는 400만원 한도로 소득에서 빼줘 최고세율 41.8%(주민세 포함) 구간 고소득자의 경우 167만 2000원까지 세금 혜택이 가능했다. 정부는 소득이 많을수록 세금을 많이 공제받는 불합리성을 고치기 위해 올해부터 소득구간별 차등 세율이 아닌 12% 단일세율, 즉 48만원의 세금 혜택만 준다. 한도 400만원은 언제든 연말 안에만 채워넣으면 되니 지금 시점에서 아직 여유가 있으면 서둘러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등에 가입하는 게 좋다. 예컨대 다달이 20만원씩 개인연금으로 빠져나간다면 연간 납입액 240만원에 대해 세금 혜택(240만원의 12%인 28만 8000원)을 받을 수 있다. 400만원까지 혜택이 주어지니 다른 상품에 돈을 묻어둘 생각이라면 연금상품에 160만원어치 더 드는 게 낫다. 이렇게 되면 최고 48만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160만원을 쪼개 넣어도 되고, 한 번에 넣어도 된다. 요즘엔 이자가 워낙 낮아 세금을 최대한 공제받는 게 웬만한 수익상품보다 낫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내년부터는 퇴직연금에 한해 300만원까지 12%의 세액공제를 더 해준다. 연금보험료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저축하면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는’ 상품은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와 주택청약통장 두 가지만 남았다. 올해 3월 출시된 소장펀드는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다. 납입 한도는 연간 600만원인데 이 중 40%인 240만원을 소득공제해준다. 해당 구간 근로자의 소득세율이 6.6~16.5%이므로 15만 8400~39만 6000원까지 세금이 줄어든다. 다만 자산총액의 4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원금 비보장 상품이라 20~30대가 적당하다. 내년 연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무주택자로 연소득 7000만원 이하 근로자라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이 ‘필수 아이템’이다. 청약통장으로 아파트를 분양받는 시대는 지나갔다지만 소득공제 혜택에 일반 예·적금보다 이자율이 높아 재테크 상품으로 간주된다. 무주택자는 납입한도 120만원의 40%(48만원)가 소득공제된다. 내년부터는 납입한도가 240만원으로 높아진다. 즉, 96만원(240만원의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 대상은 아니지만 생계형저축과 세금우대종합저축도 꼭 챙겨봐야 할 상품이다. 만 60세 이상 노인, 장애인, 독립유공자 등이 3000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는 생계형저축은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된다. 만 20세 이상 일반인은 세금우대종합저축에 가입하면 1000만원까지 저율(9.5%)의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 이 두 상품이 비과세종합저축으로 합쳐지고 가입조건이 강화되는 만큼 대상자는 서두르는 게 좋다. 올해 만 60세 가입자라면 종전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만 59세라면 만 65세가 되는 2020년에야 가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중장년층은 세금우대종합저축 만기를 가급적 길게 잡는 게 유리하다. 만기를 연장하거나 조건을 바꾸면 혜택이 연장되지 않는다.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만기 적용을 받지 않는 만큼 세금우대종합저축 계좌를 CMA로 지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도 이자소득이 비과세된다. 가입기간(7년)이 길고 자격조건이 까다로워 출시 초기에는 외면받았지만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저축뿐 아니라 소비도 점검해봐야 한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로 침체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의 소득공제비율을 현행 30%에서 40%로 한시적으로 높였다. 소득공제 요건(연간 급여의 25% 초과분)에 근접하게 올해 신용카드를 썼다면 지금부터 두 달 동안은 체크카드나 현금 결제를 부지런히 하는 게 낫다. 신용카드는 소득공제율이 1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적게 걷어 적게 돌려주는’ 쪽으로 연말정산 방향을 틀었다. 따라서 미리미리 챙기지 않으면 ‘13월의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매년 10조원씩 늘어나는 자영업자 부채

    자영업자들의 빚이 해마다 10조원씩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2010년 말 94조원에서 올 10월 말에는 134조원까지 급증했다. 4년간 무려 40조원이, 연평균으로는 10조원씩 빚이 쌓이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건 오래됐지만 최근엔 빚까지 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 경기가 바닥이라 장사가 안되는데 경쟁은 더 치열해지니 소득은 더 줄고 다시 돈을 빌려 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빚을 내서 빚을 돌려 막으며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는 모두 537만명으로, 2009년보다 10% 이상 늘었다. 자영업자들의 월 매출액은 2010년 평균 99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평균 877만원으로 급감했다. 자영업자들 중 상당수는 가게운영자금 용도가 아니라 생계자금으로 빚을 쓰고 있다고 한다.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최근 크게 높아지고 있는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로 먼저 사업자금을 대고 자본금이 바닥나거나 돈이 부족해지면 추가로 자영업 대출로 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자영업자의 빚은 적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한국 경제의 위기를 불러올 ‘시한폭탄’이 될 수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는 게 문제다. 더구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퇴직한 뒤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면서 자영업자 수는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난다. 이미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선진국에 비해 너무 많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은 27%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16.5%)보다 월등히 높다. 더구나 너도나도 비슷한 영세업종에 너무 쉽게 뛰어든다. 치킨집이 대표적이다. 2002년 1만 2000개이던 치킨집이 지금은 3만 6000여개나 된다. 더구나 치킨집 100개 중 20개는 1년도 못 가서 문을 닫는다. 대부분 퇴직금에 빚을 더해 창업을 하는데, 장사가 안돼서 문을 닫으면 노년에 빈곤층으로 추락한다. 사회적인 문제다. 정부는 지난 9월 폐업 후 재취업한 자영업자에게 6개월간 1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영업자 대책을 발표했다. 자영업자 보호에만 중점을 뒀던 그간 대책에 비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충분치는 않다.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동시에 퇴직자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남아 있는 자영업자끼리의 경쟁도 줄고, 빚내는 자영업자도 준다.
  • 與 “지자체 부담” 野 “정부가 책임”… 복지 재원 동상이몽

    與 “지자체 부담” 野 “정부가 책임”… 복지 재원 동상이몽

    2010년 지방선거부터 2012년 대선까지 한국 사회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누리과정, 기초연금 등 무상복지 논란을 한 차례 겪은 바 있다. 3~4년 동안 정책들이 정착되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분담을 둘러싼 갈등이 터져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보편적 복지 논쟁이 재현됐다. 경남도의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 이후 경남도와 도교육청 간 다툼은 3~4년 전 보수와 진보의 다툼을 연상시켰다. 선별적 복지를 주장한 보수의 논리는 ‘이건희(삼성그룹 회장) 손자에게도 공짜 밥을 주느냐’란 말로, 보편적 복지를 주장한 진보 진영 논리는 ‘밥도 교육이다’라는 말로 대변됐다. 최근 여야 지도부 간 언쟁도 닮은 꼴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무상급식, 누리과정 등의 재원 문제와 관련해 “과잉 복지는 국민을 나태하게 만든다”고 일갈했다. 반면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제 복지정책을 시작했는데 복지 과잉을 걱정할 단계인가”라고 일축했다. 최근 논쟁이 단순하게 과거의 재현에 머물지만은 않았다. 2012년 대선에서 여권이 0~5세 무상보육, 기초연금, 고교 무상교육, 무상 초등 돌봄교실 등의 공약을 주도했고 실제로 정책들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3~4년 시행해 본 뒤 최근 다시 불거진 논쟁은 무상복지 자체와 함께 재원 부담 주체에 관한 논쟁으로 확산됐다. 여권은 중앙정부를, 야권은 지방정부를 대변하는 식의 구도가 형성되며 정치권에서는 법안 발의 등의 ‘행동’이 뒤따르고 있다. 7일 당·정·청은 “지방채 발행 한도를 추가 확대할 테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누리과정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야권은 누리과정 등의 예산을 교부금이 아닌 국고 예산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이참에 법률에 명시할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주 중 유아교육법 개정안 등을 제출할 계획인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방재정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교부금을 국가 전체적으로 추진하는 복지정책에 소진한 뒤 자체 복지를 방치해 복지 수혜의 지역 격차가 커지고 있다”면서 “대선 공약으로 내건 복지 정책의 비용은 중앙정부가 감당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광은 대통령이 팔고 지자체가 피박 쓰는’ 상황을 법률로 타개하겠다는 뜻이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내년도 누리과정, 교원 명예퇴직 보상 등을 위해 교육청이 빚을 내면 전체 빚이 9조 7000억원으로 올해의 2배 이상이 된다”면서 “누리과정을 쭉 계속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빚을 내라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여야 간 대립은 또 다른 쟁점을 품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에 적정한 복지 수준이 어디까지인가란 물음에 관한 것이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타협의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말했다.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중 우선순위를 정하자는 뜻이지만 야권에서는 이참에 성장과 복지 중 선택을 해야 한다는 아전인수 격 해석도 나왔다. 내년도 3조 9284억원에 달하는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허덕이는 현실과 별개로,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담 공교육비 비중이 4.8%로 OECD 회원국 평균(5.4%)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특파원 칼럼] 비둘기 쿠키의 교훈/김민희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비둘기 쿠키의 교훈/김민희 도쿄특파원

    요즘 한·일 관계에 관심 있는 이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한숨과 한탄이 빠지지 않는다. 양국 관계는 점점 꼬여만 가는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도통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정치권 일부가 아니라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한국에 호의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서점에 가 보면 ‘슬픈 반도국가 한국의 결말’, ‘대혐한시대’ 등 혐한(嫌韓) 서적들이 당당하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 재일조선인 지인은 “트위터 프로필에 한국식 이름을 걸어 놨다는 이유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멘션을 많이 받는다.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한숨이 차오른다. 그렇다고 절망만 할 수는 없다. 그럴 때마다 나는 ‘비둘기 쿠키’를 떠올린다. 쿠키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여름 사무실로 일본인 독자 두 명이 찾아왔다. 자신들이 사는 요코하마시의 교육위원회가 중학생용 부교재인 ‘요코하마 알기’ 2013년판에 1923년 관동대학살 관련 기술을 대폭 줄였다는 것이다. 퇴직 역사 교사로서 이런 일을 두고 볼 수 없어 요코하마 교육위원회에 청원서를 보냈는데 한국 언론도 이를 다뤄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진심 어린 눈빛으로 얘기를 풀어 놓는 이분들을 보면서 쌓여 있던 절망감이 사르르 녹는 느낌이었다. 외면해도 그만인 일에 이렇게까지 헌신적으로 나서는 이가 있구나, 이래서 한국과 일본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분들이 선물로 주신 것이 비둘기 쿠키였다. 흔한 과자려니 했는데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쿠키에 마음을 담아 가져왔다고 했다. 알고 보니 이분들은 서울신문이 일본에서 발행하고 있는 월간지 ‘테소로’의 제1호 정기구독자였다. ‘한국을 좀 더 깊고 풍부하게 알리고 싶다’는 취지로 지난해 11월 탄생한 테소로가 어느덧 창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테소로를 만들면서 많은 일본 독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동방신기를 좋아한다”는 한류 팬부터 “한국을 비난하는 주간지의 보도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어서 구독을 신청한다”는 학습형 독자, “지금의 한·일 관계가 너무 안타깝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의 모습을 제대로 전하는 테소로를 읽어야 한다”는 열혈 독자…. 한국과 한·일 관계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일본에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혼자 알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보통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런 마음을 기사로 소개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일본 정치권의 돌아가는 사정이 한가하지 않다. 안타까운 일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서 가장 답답할 때는 “한국 사람은 전부 일본을 싫어한다면서?”라는 질문을 받을 때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 안에서도 우익이나 혐한뿐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건 당연한 사실인데도 자주 간과되는 부분이다. 이제 겨우 첫돌을 맞은 테소로가 오래오래 지속돼서 한국과 일본 양쪽에 서로의 진짜 모습을 알려 주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비둘기 쿠키의 교훈을 잊어버리면 안 되리라. haru@seoul.co.kr
  • [사설] 건보공단 이사장의 건보료 체계 비판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그제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은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 준다. 김 이사장은 오는 14일 퇴직하면 자신의 건보료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자살한 ‘송파 세 모녀’의 경우와 비교했다. 억대의 연봉을 받던 그는 5억 6000여만원의 재산이 있지만 퇴직하면 직장가입자인 부인의 피부양자가 되면서 월 74만원(절반 회사부담)씩 내던 보험료를 12월부터는 한 푼도 내지 않게 된다고 한다. 어떤 ‘꼼수’를 써서 그런 게 아니라 현행 법규가 그렇게 돼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으로 70만원을 남긴 뒤 비극적으로 세상을 등진 ‘송파 세 모녀’는 직장도 없고, 소득도 없었지만 한 달에 꼬박꼬박 5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했다. 건강보험공단의 최고책임자가 현행 건보료 책정 시스템이 모순투성이라는 것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사례보다 더 가슴에 와 닿는 지적이다. 건보료 부과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 건보공단에 제기된 민원 중 약 80%(5700만건)가 건보료 부과체계에 대한 것일 정도다. 불만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게 물리는 기준이 다른 데서 시작된다. 현행 건보료는 직장가입자에게는 소득을, 소득 파악이 어려운 지역가입자에게는 재산을 기준으로 각각 보험료를 물린다. 그러다 보니 은퇴한 노인이나 일용직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등은 수입이 거의 없는데도 집이 있거나, 자동차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건보료 폭탄’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금융소득이 연간 4000만원이 안 되는 사람이 퇴직 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되면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김 이사장 같은 경우다.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니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누구나 병원에 가면 같은 서비스를 받고 같은 치료비를 낸다. 그런데 지금은 직장이냐, 지역가입자냐에 따라 건보료 부과 기준은 제각각이다. 누구는 많이 내고, 누구는 아예 안 내는 일이 생긴다. 직장·지역 가입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 소득 중심의 동일한 건보료 부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부과 기준을 근로소득 외의 모든 소득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물리듯 소득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준조세 성격의 건보료를 내는 게 맞다.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소득 중심의 건보료 체계 방안이 성공하려면 현재 63% 수준인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도 별도 기획단을 구성해 소득 중심의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이라는 기본 방향은 잡았다. 가입자 간 형평성을 높일 수 있는 정부안이 조속히 제대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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