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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4강 두영웅 황선홍·홍명보 “태극마크여, 안녕”

    “태극마크여 안녕.후배들을 위해 이제 우린 떠나렵니다.” 한국 축구의 두 거목이 아쉬움 속에 팬들 곁을 떠났다.그러나 팬들은 13년이상 희비를 나눈 두 노장의 ‘아름다운 퇴장’에 긴 여운을 음미하려는 듯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보내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20일 밤 브라질과의 A매치가 막 끝난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그라운드에 마련된 단상에서 황선홍(34)과 홍명보(33)가 “그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표팀 은퇴를 고했다. 골잡이 황선홍은 2002월드컵 개막 직전 경주 훈련캠프에서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해 훈훈한 화제를 낳은 장본인이다.은퇴의 변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였다.황선홍은 당시 “후배 이동국이 월드컵 대표에서 탈락한 것이 안타깝다.”면서 “유능한 후배들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황선홍보다 1년 늦은 지난 89년부터 만 13년 동안 대표팀 수비라인을 이끈 홍명보도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13년 동안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친구로 지내온 황선홍이 먼저 은퇴 선언을 했을 때 누구보다 섭섭함을 드러낸 그지만 결국 자신도 ‘후배들을 위해’동반은퇴를 결심했다. 지난해 6월 대륙간컵대회 이후 대표팀을 떠나 있다가 일본 프로리그에서 버림받고 쓸쓸히 귀국한 일,퇴물 논란 속에 다시 ‘히딩크호’에 합류해 월드컵에서 진가를 발휘했고 마침내 미국 프로리그 진출을 이룬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친 탓일까.그는 줄곧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가장 엄한 선배 홍명보,농담과 장난기 섞인 제스처로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주곤 하던 황선홍은 다시 한번 후배들의 의지에 불을 댕기며 당당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브라질전 하프타임을 이용,이들의 은퇴식을 열었고 경기가 끝난 뒤 단상에서 작별인사 기회를 마련해 줬다.이들에게는 공로패와 1000만원 상당의 순금 ‘골든슈’가 전달됐다. 박해옥기자
  • 개혁법안 입법 무산/ “정치개혁 空約” 비난 봇물

    선거법,정치자금법,부패방지법은 물론 여야간 합의를 이뤘던 국회법,인사청문회법개정안까지를 포함한 정치개혁법안의 연내 입법이 사실상 무산됨으로써 각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12월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및 대선후보들이 공약집이나 각종 토론회에서 분홍빛 정치개혁 방안을 공약으로 앞다퉈 제시하면서 실천은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따갑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 총무는 내주 초 다시 본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쟁점이 되고 있는 선거법,정치자금법개정안에 관해선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어 다음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이 통과될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이날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됐던 국회법,인사청문회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개혁 법안들을 선거법과 함께 일괄 처리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선거법을 제외한 나머지 법안들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한때 물리적 충돌도 우려됐으나 곧 입장을 철회해 본회의에 쟁점법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법사위에서 의결됐던 부패방지법도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와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간 합의에 따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본회의는 경제자유구역법 재수정안을 재경위의 수정안에 앞서 표결,재석 193명 가운데 찬성 125명,반대 55명,기권 13명으로 통과시켰다. 본회의에 앞서 국회 법사위는 부패방지법개정안과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을 심의했지만,민주당 의원들이 선거법과 연계해 처리할 것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결안건으로 부패방지법 개정안을 상정하자,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법사위 심사소위에서 합의되지 않은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며 거듭 정회를 요구했다.그러나 법사위 재적 과반수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애당초 양당 총무회담에서 부패방지법과 의문사특별법은 이번 회기에서 통과시키기로 확약한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부패방지법을 단독처리했으나,본회의에는 상정하지 않았다. 오석영기자 palbati@
  • 국회, 개혁입법 끝내 외면

    국회는 14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선거법개정안 등 정치개혁법안과 대통령 친·인척 감찰기구 설치 등이 포함된 부패방지법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견으로 법안을 상정조차 하지 못함으로써 개혁 법안의 연내 입법이 사실상 무산됐다. 양당 총무는 다음 주초 본회의를 다시 여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극적인 합의가 없는 한 개혁 법안의 대선전 입법은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는 그러나 경제자유구역 안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경제자유구역법안 재수정안을 가결했다.이와 함께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병역법·군인사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정치개혁특위를 열어 국회법·인사청문회법·국정감사법·정당법·선거법 등을 일괄 처리하려 했으나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이 걸림돌로 작용,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민주당은 정당연설회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의 우선 개정을 요구하며 국회법,인사청문회법 등 다른 법개정안 처리를 거부한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법 등의 처리는 미룬 채 이미 합의된 인사청문회법 등의 우선 입법을 주장해 끝내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아울러 법사위도 이날 전체회의에서 부패방지법개정안을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했으나,본회의에는 상정하지 않았다. 이날 경제특구법이 입법됨에 따라 내년 7월부터 경제자유구역에선 입주 외국기업에 대해 조세감면과 규제완화 혜택이 부여되며,특구 지역으론 부산·인천·광양시가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의문사특별법의 개정에 따라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조사활동 시한이 최장 1년 연장되었고,진상규명위에 전화통화내역을 포함한 자료제출 요구권을 부여,권한이 강화됐다. 한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날 한나라당사 앞에서 경제특구법안 반대 집회를 갖고 “경제특구법안은 기업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기본권 등을 침해할 수 있는 위헌적 악법”이라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한편 “법 통과를 주도한 정당 대선후보의 낙선운동을벌이겠다.”고 밝혔다. 김경운 윤창수기자 kkwoon@
  • 연극 리뷰/ 극단 백수광부 ‘보이첵’, 색다른 해석… 재미있게 만든 고전

    독일 작가 게오르크 뷔흐너가 19세기 초에 쓴 미완성 희곡 ‘보이첵’은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텍스트다. 도구적 이성주의에 길든 모더니즘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고,질투에 눈먼 남자의 복수를 다룬 심리극이기도 하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어서 지금까지는 주로 실험주의 연극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극단 백수광부가 그린 ‘보이첵’(연출 임형택)은 색다른 해석을 아우르면서도 정통 연극 스타일로 꾸몄다.특히 색색의 조명과 그림자를 활용한 무대,거친 몸짓과 춤 등은 이 공연을 다른 어느 ‘보이첵’보다 재미있고 쉽게 다가서게끔 했다.그동안 절제된 연기를 보여준 극단으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인 셈이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든 등장인물을 사회구조의 희생물로 그린 점.이를 위해 유모 역인 칼을 원작과 다르게 조종자로 설정했다. 막이 밝아지면 등장인물 모두가 검은 옷을 입고 나와 제각각 움직인다.천진난만한 몸짓에서 난폭한 춤까지.조종자는 조용히 이들을 지켜본다. 결국 모두 조종자에 이끌려 꼭두각시처럼 구호를 외치며 퇴장한다.여기서 조종자는 보이지 않는 권력을 상징한다. 그러나 다음 장면부터는 연출의 의도가 잘 살아나지 않는다.조종자는 때로 극중 인물과 대화를 나누고,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물이 돼 서성거린다.후반부에서는 유모로 등장해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한다.연출가는 권력이란 본래 아주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하고,가시적인 동시에 비(非)가시적인 것이란 것을 말하고 싶었겠지만,관객은 혼란스럽다. 하지만 점차 혼돈에 휩싸여 가며 연약한 인간이 돼 가는 보이첵 역의 최광일과,남성의 폭력성을 분출한 군악대장 역 최지웅의 대조적인 연기는 극을 압도한다.동물과 아기 역 배우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도 연신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고전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17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 연우소극장.(02)744-7090. 김소연기자
  • 이총장 쓸쓸한 퇴장/ ‘외줄타기 293일’만에 추락

    후배들을 위해 아름답게 물러났던 이명재(李明載·59) 검찰총장이 지난 1월 화려하게 검찰수장으로 복귀했을 때 법조계 주변에선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며 그의 앞날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그는 재임 293일 동안 하루도 편한 날을 보내지 못했다.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대형사건과 맞닥뜨리면서 외줄타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이총장의 집무실은 취임 이후 책 한 권 꽂혀 있지 않은 채 텅 비어 있었다.‘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점심식사는 늘 구내식당이었고,운동도 그만뒀다.옆에서 이 총장을 지켜보던 대검 간부들은 “창살만 없지 감옥생활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취임 이후 첫 검사장급 인사 때부터 정치권과의 갈등설이 나오는 등 순탄치 못한 출발을 했다.지난 3월까지는 차정일 특검팀이 연일 굵직한 수사 성과를 내는 가운데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부실 수사를 비판하는 거센 여론에 숨을 죽이고 지냈다. 특검팀이 해체된 뒤에는 후속 수사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곧이어 ‘최규선 게이트’가 터지면서 3남 홍걸씨까지 수사선상에 올랐다.결국 현직 대통령의 두 아들을 구속시키는 총장이 되고 말았다.가장 큰 고비는 전임자인 신승남 전 총장과 김대웅 전 광주고검장의 기소를 결정할 때.이 총장은 “이 사건의 수사 개시와 처리과정에서 ‘과연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라는 인간적인 고뇌도 적지 않았다.”고 심경을 토로하며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대통령이 곧바로 사표를 반려,고비를 넘기는가 싶더니 곧 이어 이른바 ‘병풍 수사’에 들어가면서 정치권의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번갈아가며 대검 청사를 찾아와 검찰을 성토했다.결국 ‘병풍 의혹은 증거가 없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청와대와 민주당도 이 총장에게 등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이 총장은 검사 시절 이철희·장영자씨 부부 어음사기 사건,환란 수사,PCS종금사 비리,세풍수사 등을 맡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인자하고 치밀한 성격으로 선후배들의 신망도 높았다. 하지만 이 총장도 검찰사상 초유의 피의자구타 사망이라는 악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이후 김두희,박종철,김기수,김태정,신승남씨에 이어 재임 도중 하차한 여섯번째 총장으로 기록되게 됐다.검사와 검찰총장으로 32년 동안 재직했던 ‘당대 최고의 검사’의 쓸쓸한 퇴장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386세대가 본 W세대] 20대의 소비욕구

    퇴근 길에 79학번 선배의 차를 얻어 탔다.평범한 회사원인 그는 30대에 대해 피해의식을 숨기지 않는다.“너희 30대들은 경제적 성과를 충분히 향유했고 또 민주화라는 열매를 따먹었는데,40대는 죽도록 고생만 하고 역사에서 퇴장한 세대가 됐다.” 이런 심정을 386세대도 20대에게 가지고 있으니 ‘끼인 세대’의 탄식은 반복되는듯 싶다. ‘이라크 전쟁설’‘미·일 경제 위기설’로 체감경기가 얼어붙고 있다.그러나 20대의 소비지수는 아직도 과소비를 향하는 듯하다. 통계청이 지난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중 20대의 소비자 기대지수가 평균치(103.9)를 훌쩍 넘는 108.8을 기록했다.또 20대의 소비지출증가율(18.6%)이 소득증가율(10.0%)을 훨씬 넘어서 위험수위임을 보여준다.20대의 소비성향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혹시 이들의 멈추지 않는 소비욕구가 자유로운 상상력의 근간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소비에 의존하는 상상력이라면 원천이 너무 빈약하다. 한때 20대를 두고 ‘모바일 세대’라는 통칭했다.‘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20대를 향한 광고 카피는 대유행이었다.물론 이에 대항해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영화 ‘봄날은 간다’)라는 대사가 나오기도 했지만.모바일세대는 다시 표현하면 즉물적이고 자동화에 익숙한 세대다. 리모컨과 버튼 하나로 세상과 대화하고 연계한다.휴대폰만큼 이들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물건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요즘 대부분이 그렇지만 휴대폰이 손에 닿지 않으면 20대는 불안으로 흔들리는 것 같다.그것이 걱정이다.당장 눈앞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일에 대한 불안이 이 세대의 심성을 좌우하는 것은 아닐까. 모바일이란 말이 기동성과 효율성을 대표하지만,뿌리박지 못하고 부유하는 세대의 특징을 나타내기도 한다.나는 1987년에 스무살이 돼 6월 민주화항쟁을 경험했다.올해 20살이 된 젊은이는 ‘대∼한민국’과 ‘월드컵 열풍’을 경험했다.스무살에 나는 정말로 조국을 사랑한다고 느꼈고,올해 스무살이 된 젊은이들도 그런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그래도 스무살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인생의 철학을 그 나이에 가졌기 때문이다.그러나 고정관념이 없고 자유롭고 당당한 지금의 20대가 어디에 뿌리를 박고,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20대에 가난과 풍요는 백지 한 장 차이다.만약 이들이 단지 소비나 리모컨에만 의존하고자 한다면 이들의 미래가 얼마나 한계적 상황일지 예견할 수있다.20대,개인주의적이라고 하지만 한편 혼자 지내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는 이들.진정한 유목주의자가 되고 싶다면,혼자 사막을 건너는 낙타가 돼라.그래야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유민영 모아이 커뮤니케이션 기획실장
  • 영국 교육부장관 ‘아름다운 퇴장’

    여교사 출신으로 한나라의 장관에까지 올랐던 에스텔 모리스 영국 교육부장관이 지난 23일 자신의 능력 부족을 이유로 사임해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집권 2기를 맞은 토니 블레어 정부의 핵심과제중 하나인 교육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온 모리스가 취임한 지 1년 6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털어놓은 고백은 정치인으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뜻밖의 내용이었다. “나는 내가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것을 못하는지를 배웠다.학교안 문제를 처리하고 교직자들과의 의사소통은 잘했지만 그만큼 장관직을 즐겨 하지는 못했다.거대한 부처를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여론매체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몰랐다.나는 여러분들이 바라는 만큼,또 블레어 총리가 내게 요구한 만큼 능률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모리스 장관은 하루전 사임의사를 전달받은 블레어 총리가 간곡히 유임을 권고하자 직접 편지(www.bbc.co.uk 참고)를 써서 자신이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게 된 것이다. 그는 편지에서 “총리께서 권고한 대로 어젯밤 제 거취에 대해 다시 한번 심사숙고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물러나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해서나 정부를 위해서 좋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임중 초등학교에서의 문법과 수리 과목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교사직위를 향상시킨 데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노동당 정부가 앞으로도 개혁작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블레어 총리는 “다시 정부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내가 귀하를 계속해서 가장 높이 평가할 것임을 알아주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모리스 장관은 교육개혁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대입수능시험 채점 오류로 인해 혼선이 빚어진 점과 교사에게 살해위협을 가한 학생들의 처리문제에 직접 개입했다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된 점 등 이른바 ‘교육사고’의 여파로 사표를 던지게 됐다는 게 정가 안팎의 분석이다. BBC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고백한 각료는 일찍이 없었다.”며 “거칠고 험난한 마초(남성우위)사회인 정치판에서 언론매체들의 역습을 의식하며 버텨내기에는 모리스 장관이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고 그의 퇴진을 아쉬워했다.한 교육단체는 그의 사임을 두고 “비극”이라고 개탄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국회 파행 이모저모/ 예산심의 뒷전… 힘겨루기

    거의 매년 파행을 겪어온 예산 국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초반부터 뒤뚱거리고 있다. 이번 국회는 정치권이 대통령선거를 겨냥한 이합집산에만 정신이 팔려 가뜩이나 ‘부실’이 우려돼왔다.그럼에도 불구,정치권은 심기일전하기는커녕 본질을 벗어난 힘겨루기로 파행을 자초함으로써 여론의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25일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고,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정보위원회가 전날에 이어 연이틀 파행한 것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로 상대방의원의 거친 발언을 문제삼으면서 양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확대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전날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 의원의 ‘김정일(金正日) 각료 임명’ 발언과 정형근(鄭亨根) 의원의 국정원 도청 의혹 폭로 등을 성토했다.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우리당 의원들이 백 의원의 사과와 속기록 삭제를 요구했는데도 한나라당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공식 사과할 때까지 예결위와 본회의에 불참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역시확대 선거전략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민주당의 예결위 불참을 비난하면서 국회 파행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이규택(李揆澤) 총무는 “어제 예결위에서 우리당 백 의원의 발언파문이 있은 뒤 백 의원이 사과와 속기록 삭제에 동의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곧바로 퇴장했다.”며 “이는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의 작태이자 망동이다.”고 비난했다. 이런 와중에도 문광위,정무위,행자위,여성특위 등은 정상적으로 회의가 열려 예결산심사 등을 계속했다. 한편 그동안 열렸던 대다수 상임위에서 새해 예산안이 증액됨으로써 예결위의 본격적인 내역조정 과정에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지금까지 17개 상임위 중 11개 상임위에서 총 4조 1000억여원의 예산을 순증,예결위로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나머지 상임위의 예산안 심사가 모두 끝날 경우 올해 상임위예산 순증규모는 4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TV 시청률 순위/ ‘야인시대’ 5주째 1위 질주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가 5주째 시청률 1위를 고수했다.방송 첫주 시청률 3위로 출발한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의 신작 ‘대망’은 이번 주에는 시청률 5위로 떨어졌다. SBS 드라마가 상위권에 포진한 가운데 KBS1 주말극 ‘내 사랑 누굴까’와수·목극 ‘태양인 이제마’,KBS2 일일극 ‘당신옆이 좋아’등 KBS 드라마가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편.반면 한때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얻은 MBC는 일일극 ‘인어아가씨’를 빼곤 최악의 상태. 월·화극 ‘현정아 사랑해’와 수·목극 ‘리멤버’의 시청률은 한자리 수에 불과하며,주말극 ‘그대를 알고부터’는 화려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내내 주목받지 못하다 지난주 쓸쓸히 퇴장했다. 채수범기자
  • 北 납치 일본인 5명 일시귀국/ 24년만에 가족상봉 회포풀며 뜬눈 첫밤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한에 납치돼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일본인 5명이 15일 일본에 일시 귀국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 전세기 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이날 오후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가족들과 24년 만에 상봉했다. ◆24년만의 귀향 24년만에 밟은 일본 땅이었다.공항에 내려선 피랍자들의 덤덤한 표정도 잠시.그리던 혈육과의 상봉에 울음과 웃음,만감이 교차하는 얼굴로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영문도 모르고 20대 초에 끌려간 북한에서의 인생이 더 길었던 피해자들은 40대 초로의 얼굴로 돌아왔다.오후 2시30분쯤 일장기와 ‘어서 오세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반기는 가족들과 재회한 이들은 버스를 타고 도쿄 시내의 호텔에 여장을 풀고 가슴에 묻어둔 24년의 이야기로 들뜬 고국에서의 첫날 밤을 보냈다. ◆피랍자 기자회견 피랍자와 가족들은 저녁식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당초 피랍자들은 회견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가족들의 권유로 회견장에 나와 정확한 일본말로 또박또박 한마디씩 소감을 밝힌 뒤 퇴장했다.어머니와 함께 납치됐던 소가 히토미(43)는 “대단히 만나고 싶었습니다.”고 짤막히 말했으며,오쿠도 유키코(46)를 비롯한 4명의 피랍자들은 한결같이 “여러분,걱정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감사합니다.”란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앞서 사회자는 “생존자들은 모두 가족들을 북한에 두고 온 미묘한 입장”이라며 많은 말을 할 수 없는 생존자들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들이 나간 뒤 진행된 피랍자 가족의 회견에서 소가의 여동생은 “언니가‘아빠가 아직도 술을 많이 마시느냐?’고 물었으며 ‘여러가지 (일본 음식을)먹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그녀는 “언니는 ‘미국인 남편과의 사이에 19,17살 두 딸을 두고 있으며 집에서는 미국말과 조선말을 사용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하스이케의 형은 “북한에서 다른 피랍자 8명이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동생이 얘기했다.”면서 “동생은 호텔에서 직접 친구들에게 휴대전화로 ‘만나러 오라.’고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생에게 사건 당시의 상황을 묻자 ‘지금은 괜찮지 않느냐.언젠가 이야기하자.’고 했으며 ‘사건 현장에는 다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오쿠다의 아버지는 “24년만에 딸과 만났지만 긴장감은 없었던 것 같고 몸이 좀 마른 것 외에 잘 웃어 안심했다.”고 기뻐했다. 피랍자 가족 모임의 대표이자 사망자인 요코타 메구미(납치 당시 13세)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는 “오늘 평양 공항에 메구미의 딸 김혜경이 전송을 나왔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응 일본 경찰은 피랍자에 대한 조사는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실시하지 않기로하는 등 최대한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납치문제 해결에 제1보를 내디뎠다.”면서 “수교협상을 통해 납치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뤄 전면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요코타 메구미의 딸로 추정되는 ‘김혜경’에 대한 DNA 감정결과 친자(親子) 관계가 확인돼 그녀의 일본 귀국도 북측에 요청했다. ◆북한 직원 동행 전세기에는 북한 적십자 직원 2명이 타고 피랍자들과 동행했다.이들은 도쿄에머물게 되며 피랍자의 고향까지는 동행하지 않는다.이들은 전세기에서도 피랍자들에게 정신적 압박감을 주지 않도록 기내 별도의 장소에 앉도록 조치됐다. ◆귀국자 일정 피랍자들은 16일 도쿄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회’와 면담을 갖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17일 고향인 니가타(新潟),후쿠이(福井)로 향한다.이들의 북한 귀환은 미정이다.북한에 가족을 남겨두고 있는 이들이 ▲북한 잔류 ▲가족과의 동반 영주귀국 등에 대한 자유 의사가 확인될 때까지 일본에 머물전망이다. marry01@
  •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16년만에 정상

    한국 배드민턴이 남자 단체전에서 16년만에 세계 최강 인도네시아를 무너뜨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9일 부산 강서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경기가 2시간여 동안 중단되는 소용돌이를 딛고 94년부터 세계선수권을 5연패하는 등 ‘무적의 팀’으로 군림해온 인도네시아를 3-1로 따돌렸다.한국이 남자 단체전에서 인도네시아를 이긴 것은 86서울대회 준결승전 이후 처음이다.물론 아시안게임 우승도 16년 만이다. 3단식-2복식으로 펼쳐진 이날 경기 첫 단식에 나선 인도네시아의 타우피크 히다야트(세계 18위)는 한국에 유독 강한 선수.손승모(원광대)는 그를 한번도 꺾지 못했다.하지만 손승모는 첫 세트를 15-13의 역전승으로 장식한 데이어 두번째 세트에서도 순항했다.12-9로 앞선 상황에서 타우피크의 스매싱이 오른쪽 모서리쪽에 떨어졌고,선심은 ‘아웃’을 선언했다.그러나 인도네시아 벤치는 이에 불복해 티우아나를 불러들여 다른 선수들과 함께 퇴장해버렸다.인도네시아는 선심 4명 교체와 판정 무효를 주장했다.당연히 인도네시아의 몰수패가선언돼야 할 상황이지만 한국은 개최국의 이미지를 고려해 판정 무효를 수용하는 양보를 했다. 2시간여 만에 경기는 재개됐지만 손승모는 심리적 부담을 느낀 듯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하지만 손승모는 세번째 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17-16으로 이겨 최악의 판정시비를 말끔히 잠재웠다.4시간여의 혼돈과 혼전을 승리로 장식한 손승모는 “판정이 두차례나 번복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손승모는 경남 밀양고 1학년이던 96년 훈련도중 셔틀콕에 오른쪽 눈을 맞아 실명,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다.하지만 ‘외눈박이’ 청소년대표 등으로 활약하다 고교 3년때 각막이식 수술을 받았다.렌즈를 껴도 오른쪽 시력이 0.8에 불과하지만 천부적인 재능과 훈련으로 지난해 홍콩오픈 단식우승을 차지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은 두번째 단식에서 세계 10위 이현일(한체대)이 세계 29위 로니 아구스티누스를 2-0으로 가볍게 잡아 금메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동수-유용성(이상 삼성전기)조가 세번째 복식에서 0-2로 져 위기를 맞은한국은 세계 2위 김동문-하태권(이상 삼성전기)조가 네번째 복식을 2-0으로 이겨 6시간20분의 기나긴 승부를 짜릿한 승리로 장식했다. 부산 이기철 조현석기자 chuli@
  • [사설] ‘양빈 퇴장’ 특구 실패 안돼야

    신의주 특구 초대 행정장관으로 임명된 양빈의 신병처리를 놓고 중국이 북한에 사법처리 방침을 전달했다느니,북한이 곧 해임하고 후임을 임명할 것이라느니 등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현재 확실한 것은 양빈이 초대 행정장관의 직무를 수행하기는 불가능해졌고,신의주 특구 개발계획도 차질을 빚게 되었다는 점이다.그동안 신의주 특구와 관련해 쏟아져 나온 주민 50만명 이주계획 및 달러의 공용화폐 사용,외국인 입법의원 허용 등 대담한 자본주의적 실험 구상이 모두 양빈의 머리속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갖가지 보도들은 양빈을 둘러싼 북·중 갈등이 조기 수습쪽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의미하고 있어 다행스럽다.우리는 양빈을 거부한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나,이미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중국 공안의 전격적인 양빈의 연행 및 구금으로 국제사회가 신의주 특구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또 그를 ‘양아들’ 처럼 아껴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안목에도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북·중간에 불협화음이 지속되는 것은 특구의 성공은 물론 북한의 국제사회 진입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따라서 이번 양빈 사태가 북한의 개혁·개방 노력의 좌절로 이어져서는 안될 것이다.그것은 궁극적으로 남북 화해는 물론 한반도 평화정착 기류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판단한다.지난 ‘7·1 경제개선 조치’ 발표 이후 북한은 북·일 정상회담,미 대북특사 평양 방문을 통한 북·미대화 등 대담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우리는 북한이 이 불씨를 살려 나가길 기대한다. 중국이 양빈 사태와 관계 없이 특구에 축복을 보내겠다고 하니 더이상 걸림돌이 될 것 같지는 않다.이제 중국의 의도가 드러난 만큼 북한이 이 문제를 서둘러 매듭지어야 할 때다.무엇보다 신의주 특구는 국제사회,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의 지원없이는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 공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후임 특구 행정장관에 국제적인 인사를 조기에 임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 세계적 안무가 킬리안의 NDT 두번째 내한공연

    ‘세계 현대발레의 정신적 기둥’으로 불리는 안무가 지리 킬리안(55)이 이끄는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가 오는 16∼19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지난 1999년에 이은 두번째 무대다. ◆ 지리 킬리안은 누구? ‘움직임의 마법사’로 통하는 킬리안은 1947년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났다.9세부터 프라하의 국립발레스쿨에서 무용을 시작,68년 영국의 로열 발레스쿨에 유학중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감독이자 세계적 안무가인 존 크랑코의 눈에 띄어 이 발레단에 솔리스트로 들어갔다. 78년 28세의 젊은 나이로 NDT의 예술감독이 됐으며,같은 해 미 찰스톤에서 열린 스폴레토 페스티벌에서 야나체크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신포니에타’란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지금은 NDT의 안무가 겸 예술고문으로 활동한다. 그는 클래식 발레는 물론 모던 댄스의 기초인 마사 그라함 테크닉,호주 원주민(에보리지니)춤 등 다양한 분야의 춤을 연구했다.까닭에 그의 춤은 여러 장르의 몸짓이 자유롭고 균형감 있게 어우러진다는 평을 받는다.이밖에 무대에 영상을 도입하거나 현대음악을 춤에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NDT를 위해 50여편의 작품을 창작했으며,로열 발레단,아메리칸 발레 시어터,파리 오페라 발레단 등이 그의 안무를 레퍼토리로 쓴다. ◆ NDT는 다르다? 네덜란드 헤이그 시에 본거를 둔 NDT는 아이디어와 테크닉으로 혁신적 무용을 추구하는 발레단이다. 59년 네덜란드 발레단을 이탈한 무용가 18명을 중심으로 시작해 78년 킬리안이 예술감독으로 오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NDT의 특징은 무용수의 전문성에 따라 3개로 구분된 팀.팀별로 레퍼토리를 따로 갖는다.NDT Ⅰ은 프로급 32명으로 구성됐다.발레학교를 나와 2∼3년간 경험이 있는 21세 이하의 젊은 무용수들은 NDT Ⅱ에 속한다.교육을 막 마친 어린 댄서가 곧바로 NDT Ⅰ의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 따른 것.NDT Ⅲ은 원숙한 40세 이상의 무용수들로 이뤄졌다.95년 킬리안 취임 20주년을 기념해 3개팀 모두를 위한 작품 ‘아킴볼도’가 무대에 올랐다.이밖에 무용수간 주역무용수나 솔리스트,군무 등의 구분이 없다는 점도 독특하다. ◆ 내한 공연작은? 이번 한국 공연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킬리안이 안무한 ‘더 이상 연극은 아니다(No more play)’ ‘작은 죽음(Petite mort)’ ‘잡초가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서(Overgrown Path)’와 NDT의 차세대 안무 주역인 폴 라이트풋의 대표작 ‘쉬-붐(Sh-boom)’등 4편. ‘더 이상…’는 알베르토 지아코메티가 조각한,인간의 모습과 유사한 작은 조각상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안톤 베버른의 곡 ‘현악 4중주를 위한 5개의 소품’을 배경음악으로 쓴다. ‘작은 죽음’은 프랑스어와 아랍어에서 ‘오르가슴’을 뜻하기도 하는 말.모차르트 파아노 협주곡에 맞춰 신성한 것이 벗는 세계,잔인과 방종이 팽배한 세계를 보여준다는 의도로 만들었다. ‘잡초가…’는 하나가 없으면 나머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관계인삶과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킬리안 스스로 ‘금세기 최고의 안무가’로 평가한 ‘안토니 튜더’에게 바치는 헌정 작품이다.‘쉬-붐’은 유머와 기교의 완벽한 결합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다. 한편 킬리안은 지난달 23일 일본 사이타마 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 ‘킬리안-NDT 페스티벌 2002’에 참여했다가 15일 한국에 들어온다.공연시간은 매일 오후 7시30분.(02)780-6400. 주현진기자 jhj@ ■무용 평론가 문애령의 감상포인트 “음악과 움직임의 조화 잘 관찰해야” 킬리안의 스타일은 고전발레의 신속함과 명확함을,현대무용의 무게와 강건함을 혼합한 형태다. 움직임은 음악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무용가 개개인은 웅변적인 군무로 짜이거나 서정적인 듀엣이나 3인무로 조각된다.장치·의상·조명은 작품의 일부로 흡수될 만큼 균형감 있고,신체의 모든 굴곡을 최대한 활용한다.그 결과 감정적 풍부함이 살아 있다. 현악 4중주 위에서 펼쳐지는 5인무 ‘더 이상 연극이 아니다’에서는 길고 긴 안무 호흡을 느끼라고 권하고 싶다.“안톤 베버른의 음악이 내는 소리와 구조는 피할 길 없는 초월과 역동적인 긴장감을 만든다. 이러한 음악성은 에너지를 창출하고,그 에너지는 무대 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직접적인 영향을미친다.”는 킬리안의 해설처럼 이 작품을 감상하는 요령은 음악과 움직임의 조화를 관찰하는 것이다. ‘작은 죽음’은 현대발레를 공부하는 느낌으로 접근하면 좋겠다.6명의 남자와 6개의 긴 칼이 만들어내는 조화가 탁월하고,선율과 움직임의 일체감이 감동적이다.휘몰아치듯 퇴장하는 커다란 천의 잔영과 서정적인 음악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작은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잡초가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서’는 단조로운 음악 속에서 몸의 변화 가능성만 가지고 안무를 끌어나가는 예술가적 배짱이 돋보인다.‘쉬-붐’은 “유머와 기술적 기교의 완벽한 결합을 통해 왜 안무가 라이트풋이 킬리안의 후계자로 지목받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 탤런트 김진만·전현아 연극결혼식

    아역 출신의 탤런트 김진만(33)과 연극배우 전무송씨의 딸이자 SBS ‘여인천하’에서 금이 역으로 잘 알려진 전현아(31)가 ‘연극 결혼식’을 올린다. 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신시씨어터에서 진행될 결혼식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식장에서 신랑·신부가 ‘엔드리스 러브’를 함께 부르며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하지만 손을 잡으려는 순간 둘은 갈등을 느끼고 식장을 뛰쳐나간다. 도깨비들이 등장해 사랑을 일깨워 주고,두 사람은 결국 마음을 돌리고 결혼식을 올린 뒤 퇴장한다.무대에는 딸을 시집 보낸 아버지 전무송씨 홀로 허전함을 독백으로 달랜다. 배우답게 결혼식을 연극으로 꾸민 둘은 지난 96년 연극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에서 만나 사귀다 결혼에 골인했다. 김소연기자
  • 두리아 NEWS/ 인공기 첫 게양… 북한 국가 연주

    ◆1일 오후 여자역도 53㎏급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리성희(24)에 대한 시상식이 열린 부경대체육관에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인공기가 게양되고 북한 국가가 연주됐다. 북한 응원단은 리성희의 금메달을 축하하며 ‘통일∼조국’과 ‘리성희’를 외쳤고 1000여명의 관중들은 “우승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가 연주되겠습니다.모두 자리에 일어나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해주십시오.”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오자 모두 일어나 게양되는 인공기를 향해 경의를 표했다. 북한 응원단은 북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거렸으며,일부 관객들은 어색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장내는 엄숙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체육관을 찾은 한 관객은 “전투적인 내용의 노래일 줄 알았는데 우리 애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면서 “북한 국가를 들으면서 통일이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전날 여자 역도 48㎏급에 출전한 최은심을 응원하기 위해 북한 응원단 30명만이 부경대 역도경기장을 찾았던 게 마음이 걸렸던지 1일에는 취주악대 등 150명 가까운 북한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았다.이에 보답하듯 53㎏급에 출전한 리성희는 대회 첫 세계신기록 수립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도착한 응원단은 북한가요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붉은색 꽃술 모양의 응원도구로 일사불란한 동작을 연출,갈채를 받았다.또 무용수 4명은 응원단 앞에 나와 한반도기를 손에 들고 발랄한 율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자 역도 56㎏급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시간 경과를 알리는 버저 소리에 놀라 바벨을 떨어뜨리면서 경기장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네팔의 란제트 라케시는 용상 1차시기에서 120㎏에 도전,바벨을 들고 힘을 모았으나 시간 경과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놀라 바벨을 떨어뜨렸고,순간 경기장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라케시는 버저음이 난 스피커쪽을 한참 동안이나 노려보고 퇴장하여 다시한번 웃음을 자아냈으나,2차시기에서는 120㎏을 가뿐하게 들어올려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남북 유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구덕체육관 옆 임시 연습장에서 몸을 풀던 한국 여자 선수들과 김도준 감독,이경근 코치,김미정 트레이너는 뒤늦게 도착한 북한의 리성철 총감독,류주성 여자감독과 반갑게 인사한 뒤 얘기꽃을 피웠다. 류 감독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남자 73㎏급에 출전했던 곽억철이 결혼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소식을 전했고 리 총감독도 전날 한국의 조수희가 금메달을 딴 것에 대한 축하인사를 건넸다.김 감독과 이 코치는 여자 57㎏급에 출전하는 북한의 지경선이 첫 경기에서 맞붙게 될 리슈팡(중국)의공격기술과 허점 등에 대해 조언해줬다. 김 감독은 “경기를 모두 마친 뒤 리 총감독과 선수촌에서 회포를 풀기 위해 대포 한잔을 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장윤경(이화여대)이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솔로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경기가 열린 사직수영장에는 기쁨의 환호성보다 이 종목의 미래를 걱정하는 한숨소리가 가득했다. 4년 전 방콕대회 때 최유진에 이어 2회 연속 솔로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2년 뒤 아테네올림픽 본선행도 기약할 수 없는 게 한국이 처한 딱한 현실이기 때문이다.대한수영연맹의 투자가 끊겨 세계와 담을 쌓은 지 오래인 데다 암담한 현실에 질린 어린 싹들이 속속 풀을 떠나 등록선수가 급감,60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 곽영완 조현석 이두걸기자 hyun68@
  • 아시안게임/ ‘하나된 남북’ 감동의 드라마

    부산 아시안게임의 성화 점화과정은 남북의 하나됨을 전세계에 알리는 감동의 드라마였다. 성화 점화자는 남북의 유도간판 스타 하형주와 계순희.이들 ‘남남북녀’가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각각 채화돼 임진각에서 합쳐진 ‘통일의 불’을 성화대에 점화하는 순간 37억 아시아인들은 하나가 됐다. 2002월드컵 축구대표선수인 홍명보·유상철·김병지·김태영·이민성으로부터 본부석 앞에서 성화를 넘겨받은 하형주와 계순희는 성화를 맞들고 천천히 트랙을 돌았다. 북한 응원단 앞에 멈춰서 잠시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 뒤 뛰어간 곳은 운동장 중앙에 마련된 붉은 꽃봉오리 모양의 성화대.선수단 사이로 난 계단을 오르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던 이들은 힘차게 두 손을 뻗어 가운데 솟아오른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성화는 잠시 뒤 푸른색 불꽃을 내며 파르르 일어났고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관중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성화는 선수들이 퇴장한 뒤 식후행사인 ‘해오름’ 공연이 시작될 즈음 갑자기 공중으로 치솟으면서 또 한번 관중들의 환호성을 불러일으켰다.남북한을 제외한 42개 참가국에서 채화된 성화가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과 그라운드를 한바퀴 돈 뒤 허공에 떠올라 있는 성화와 합쳐졌고,아시아의 평화를 기원하는 노래와 함께 성대한 개회식은 모두 막을 내렸다. 부산 조현석기자 hyun68@
  • [2002 길섶에서] 실력저지

    지난 12일 오후 서울 홍릉의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회의실.‘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 제정안’에 관한 공청회 개최가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었다.흥분한 산하기관 노조원들이 방청석에 대거 진을 치고 고함을 질러댔다.법안을 작성한 기획예산처를 ‘노동자의 적’으로 규정하는 피켓들도 즐비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 공청회가 가까스로 열렸다.개회 직후 한 방청객이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느닷없이 ‘수화자’(手話者)가 있는지를 물었다.장애인이 있는데 수화해줄 사람이 없다면 공청회는 무효라고 우겼다.다른 방청객은 토론자석에 다가와 다짜고짜 법안에 대해 반대하느냐고 묻기도 했다.토론자들을 싸잡아 정부의 들러리라고 매도하는 소리도 들렸다.노조원들은 잘 짜여진 프로그램에 따라 한 시간 가량 시위를 벌인 뒤 “공청회는 무효”라고 외치며 일사불란하게 퇴장했다. 토론자석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토론자료를 주워 담았다.돌아가는 발걸음이 한없이 무거웠다.실력저지는 국회에만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염주영 논설위원
  • 찬호 4연승 ‘에이스 본색’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파죽의 4연승으로 시즌 8승째를 올렸다. 박찬호는 8일 미국 세인트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8과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11-2 승리를 이끌었다.이로써 지난달 24일 뉴욕 양키스전부터 4경기를 내리 이기면선 시즌 8승6패를 기록했다.방어율도 6.29에서 6.00으로 낮췄다. 박찬호의 4연승은 LA 다저스 시절인 2000년 9월 이후 2년만이다.또 탈삼진 6개를 추가하며 시즌 101개를 기록,7년 연속 100탈삼진 고지도 밟았다.개인통산 탈삼진 1200개에는 한 개를 남겨뒀다. 앞으로 4경기에 더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찬호는 6년 연속 시즌 두자리 승수 달성 가시권에 진입했다.그러나 등판 로테이션상 같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2경기,지난해 지구 1위팀 시애틀 매리너스와 2경기 등 강팀과의 경기만 남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박찬호는 8회까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는 ‘특급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첫 완투승을 노렸다.그러나 9회 1사 뒤 완투승을 의식한 탓에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리기 시작해 4연속 볼넷으로 추가 실점하면서 아쉽게 강판됐다.하지만 8회까지 투구내용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했다.이렇다할 강타자가 없는 상대 타선을 의식한 듯 맞춰 잡는 데 주력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6회까지 간혹 안타를 허용했지만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박찬호의 역투에 힘입어 텍사스 타선은 초반 폭발했다.1-0으로 앞선 텍사스는 3회 허버트 페리의 3점 홈런 등으로 4점을 추가,5-0으로 달아났고 4회에도 토드 홀랜스워스의 적시타가 터져 6-0으로 벌렸다. 그러나 박찬호는 8-0으로 크게 앞선 7회말 오브리 후프에게 1점 홈런을 맞아 첫 실점했다.8회를 무사히 넘기며 완투승의 기대를 높인 박찬호는 그러나 9회 1사 뒤 볼넷 4개를 연속으로 내주며 추가 실점,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왔다.박찬호는 강판당하면서 주심에게 볼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최근 6경기에서 5승을 거두면서 뒤늦게 상승세를 탄 텍사스는 특히 이날도 홈런포를 날려 메이저리그 타이인 팀 25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웠다. 박찬호는 13일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소속된 시애틀과의 홈경기에 등판한다. 한편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이날 퍼시픽벨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맞고 시즌 3패째를 당했다. 김병현은 3-3으로 맞선 9회말 등판했지만 안타 2개를 맞고 1실점했다.애리조나가 3-4로 패했다. 박준석기자 pjs@
  • [2002 길섶에서] 버블게임

    서울지역의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다.지난 1년 동안 평균 28.7%나 올랐다.그중에서도 고급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서초구는 연간 상승률이 40%로 아파트값 폭등세를 주도하고 있다. 10억원을 가진 두 사람의 투자자가 있다.A씨는 작년 여름 그 돈으로 강남에 아파트를 샀고,B씨는 은행에 맡겼다.A씨는 올여름 아파트를 되팔아 4억원을 벌었고,B씨는 이자 5000만원을 받았다.B씨는 3억 5000만원을 손해봤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의 ‘버블 게임’(거품 만들기)이 시작됐다.이 게임은 극소수 투기꾼들이 등장해 거품을 만들어낸다.거품의 양에 비례해 수익이 불어난다. 그 수익을 보고 구경하던 관객(국민 대다수)들이 거품 만들기에 동참한다.거품은 급속도로 부풀려진다.투기꾼들은 단기간에 수억∼수십억원의 불로소득을 올리고 슬그머니 퇴장한다.거품이 꺼진다.그래서 게임은 항상 관객들이 피를 보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그 ‘버블 게임’이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 성업중이다. 염주영 논설위원
  • [열린세상] 총리인준과 지도자 도덕성

    장대환씨의 총리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마자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아이 참 잘 되었다.”“장대환씨는 언론사로 다시 복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다.누가 들으면 참으로 매정하고 주제넘은 생각이라고 탓할지도 모른다.우리는 굳이 패자를 너무 모질게 몰아붙이지 않는 게 좋다는 통념에 익숙한 데다가,장씨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퇴장하는 모습은 그런 대로 깔끔한 것이었으므로,나의 모진 생각은 우리 정서에 걸맞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특정 기업의 대표를 누구로 뽑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기업의 일일 뿐더러 평범한 국민인 나에게 장대환씨의 취업을 막을 근거란 있을 수 없다.그렇지만 나는 나의 매정하고 주제넘은 생각을 옹호하고 싶다. 이번 과정에서 나의 정치적 상상력을 자극했던 문제는,결과적으로 망신당한 장씨 본인이 총리서리 지명을 받아들였다는 것에 놓여 있다.아마도 장대환씨는,장상씨의 선례를 겪은 이후에도 불구하고,나 정도라면 도덕적으로 큰문제가 없고 또 자신의 인맥이나 영향력으로 보아 인사청문회쯤이야 거뜬히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또 장대환씨는 내심으로 전직 총리들과 비교해서 그들보다 더 총리직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을는지도 모른다.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으면 총리서리 지명을 수락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이 점은 장상씨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장상씨나 장대환씨의 큰 잘못이 있다.이것은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도덕성 의혹보다도 더 큰 잘못이다.한국 사회의 개혁적 요구와 관련된 큰 흐름을 읽지 못한 것이다.개인의 재산형성 문제의 이면에 깔린 한국 사회의 계급 형성의 문제,그리고 한국 자본주의의 천민적 성격에 대해서 직관적으로 잘 알고 있던,돈 없고 힘 없고 학벌 없는 다수의 국민들은 고위 공직자에 대해서 과거와는 아주 다른 정치적,도덕적 정당성을 요구하고 나선것이다. 이런 계급적이고 정치적인 요구는 수십년간 잠복해 있던 것인데,이번에 인사청문회와 국회 임명 동의라는 제도를 통해 표출된 것일 따름이다. 도덕적 문제와 관련된 시비라는 것이 한국 사회의 계급적,역사적 성격과 관련되는 한에 있어서는,이제까지 한국 사회가 그런 식으로 흘러왔고,이제까지 우리들도 그 안에서 그런 식으로 살아왔다고 하더라도,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는 국민들의 정치적 결의가 두 번의 임명 동의안 부결 사태에서 분명히 드러난 것이다. 이것은 현존하는 부정부패의 뿌리를 보는 국민들의 통찰적 시각과 이에 대한 앞으로의 개혁적 요구와 연결되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두 장씨는 총리로서의 자질이 없었다.고위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일정한 역사의식과 정치적 판단을 결여했던 것이다.대학 총장이나 언론사 대표의 경력이라면 총리직에 필요한 행정 능력은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여기서 행정 능력 따위에 관련된 것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국민들이 정치적,계급적으로 정의와 정당성을 제도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한 마당에,이런 개혁적 요구는 청문회에서의 책임 회피와 변명 따위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나는 언론사 대표 자리가 총리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총리가 될 수 없는 사람은 언론사 대표도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언론사는 단순한 기업이 아니다.그러나 그는 다시 언론사 대표로 돌아갔다.그렇다 하더라도 세금 탈루 문제나 업무상 배임 의혹도 끝까지 관련 당국이 파헤쳐서 만약 필요하다면 적절한 사법 처리 과정을 밟아야 한다.한국 사회 특유의 집단적 망각증으로 덮어버리고 지나칠 문제가 결코 아니다. 맨처음에 언론에 공개된 장대환씨의 프로필이나 이미지는 매우 호감이 가는 것이었다.젊고 비전이 있고 경영 마인드와 행정 능력도 있어 보였다.그러나 총리나 언론사 대표 자리에 필요한 가장 결정적인 것을 갖추지 못했다.한국 사회의 자산층과 사회 지도층 일반이 가질 수 없었던 것은 장대환씨도 가질 수 없었다. 이재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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