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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상원 일시폐쇄’ 초강수

    미국 상원이 1일 오후(현지시간) 2시간 가량 일시적으로 폐쇄됐다.민주당이 이라크전 정보 오류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며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상원 명령 21’을 발동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각 회의장마다 문이 잠기고 조명을 낮췄으며 관광객과 TV 카메라는 물론 의회 직원과 속기사까지 모두 퇴장당했다. 이 기간 입법은 마비되고 오직 예산안 심의만 가능했다고 AP 및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딕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 사임을 불러온 ‘리크게이트’ 사건과 이를 통해 부각된 이라크전의 정보 오류를 놓고 민주당의 대여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민주당의 해리 레이드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은 진실을 규명하기보다 관리들을 감싸는 데 급급했다.”고 비난했다.이라크전 정보 오류를 조사하고 있는 상원 정보위원회의 활동이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방해로 지지부진하다며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하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격분한 공화당의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이 민주당에 공중납치됐다.”면서 ‘정치적 쇼’로 평가절하했다.또 보수적 인사인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을 앞둔 기선잡기로 몰아세웠다. 상원 폐쇄는 1929년 이후 53차례 발동됐으며 최근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관련해 6차례 있었다.이날 결국 양당은 3인씩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그간의 정보위 활동을 오는 14일까지 양당 지도부에 보고하기로 합의했다. 정보위는 지난해 511쪽의 1차 이라크전 정보 오류 보고서를 냈으며 현재 2차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지성 “맨U 운명 내 발끝에”

    지성 “맨U 운명 내 발끝에”

    ‘신형엔진’ 박지성(24)이 ‘맨체스터 일병 구하기’에 나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위기에 빠졌다. 탈출구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LSOC릴과 갖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D조 4차전 원정경기다. 위기 탈출의 막중한 역할이 ‘예비 캡틴’ 박지성에게 주어진 것. 맨체스터는 지난달 29일 중위권 미들즈버러에 1-4의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며 리그 6위로 추락했다. 이후 맨체스터 팬들은 퍼거슨 감독의 후임을 공공연히 거론하는가 하면 리오 퍼디난드, 대런 플레처 등을 싸잡아 비난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박지성은 이날 평점 6으로 팀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이긴 했지만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는 비판에서 비켜나기는 힘들다. 만약 릴에마저 패할 경우 퍼거슨 감독의 퇴임 압박은 거세질 터이고, 퍼거슨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는 박지성도 한묶음으로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물론, 유로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위해서도 프랑스 명문팀 릴을 반드시 잡아야 할 처지다. 맨체스터는 현재 1승2무로 벤피카(포르투갈·1승1무1패), 비야레알(스페인·3무)을 근소하게 앞서 조 1위다. 릴에 패할 경우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지난달 19일 홈경기에서는 라이언 긱스의 광대뼈 부상, 폴 스콜스 퇴장 등 악재가 겹치며 0-0으로 힘겹게 비겼다. 맨체스터로서는 스콜스와 긱스의 미드필드 공백을 메워줘야 할 박지성과 2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풀리며 복귀하는 ‘천재 악동’ 웨인 루니(20)에게 팀 운명을 맡겼다. 특히 박지성은 릴과 1차전에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던 경험이 있어 선발 출장해 개인과 팀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 행진(11승1무)중인 ‘공공의 적’ 첼시와 오는 7일 맞닥뜨려야 한다. 시즌 개막 전 첼시의 유일한 ‘대항마’로 지목됐던 맨체스터가 첼시에 첫 패배의 수모를 안기며 일어서기 위해서는 박지성의 활약이 절실히 요구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축구 2005] 박주영 “3관왕이 보인다”

    ‘축구 천재’ 박주영(20·FC서울)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2경기를 남기고 신인왕, 득점왕, 최우수선수(MVP) 3관왕의 가능성을 부풀렸다. FC서울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홈경기에서 박주영과 정조국(21)의 골을 앞세워 부산을 2-0으로 완파했다.FC서울은 플레이오프(PO) 진출은 불가능해졌지만,FA컵 16강전을 앞둔 팀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기분좋은 2연승이었다. 특히 박주영은 지난 23일 수원전에서 7경기 만에 골 맛을 보더니 이날 1-0으로 앞선 후반 36분 김승용의 크로스를 받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그물을 흔들어 11호 골을 기록했다. 대구 산드로와 성남 두두를 제친 득점 단독 선두. 박주영은 경기내내 빛났다. 전반 19분 자신을 수비하던 부산 윤희준을 퇴장시키는 파울을 유도해냈다. 또 활발한 골문 앞 움직임으로 전반 14분 오른발 발리슛과 31분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절묘하게 감아차 골키퍼 김용대를 깜짝 놀라게 하는 등 득점포의 기운을 감지케 했다. 신인왕은 사실상 굳힌 박주영이 최연소 득점왕 타이틀까지 차지한다면 사실상 MVP까지 휩쓸 가능성이 높아 3관왕을 눈앞에 두게 됐다. FC서울은 후반 20분 정조국이 수비수 맞고 튀어나온 공을 차넣어 2경기 연속골이자 선취골을 뽑아냈다. 한편 PO 티켓 3장의 향방은 막판까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비기기만 해도 전후기 통합 순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던 인천은 이날 0-0이던 후반 24분 수비수 장경진의 백패스 실수를 대전 공오균이 가로채 오른쪽 골망을 흔들어 축포를 미뤘다. 성남은 광주를 2-1로 꺾고 후기리그 단독 선두를 유지했고, 부천도 수원을 2-1로 꺾으며 성남을 바짝 뒤쫓았다. 전북은 전남 박재홍의 자책골로 1-0으로 승리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박지성 ‘빛난 10분’

    ‘캡틴 박지성,10분 활약에 최고 평점.´ ‘신형엔진´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05∼06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10분 동안만 뛰고도 팀내 최고 평점을 얻는 맹활약을 펼쳤다. 박지성은 19일 새벽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 홈구장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D조 조별리그 3차전 LSOC릴(프랑스)과의 경기에서 후반 37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 투입돼 팀의 막판 공세를 이끌었다. 맨체스터는 폴 스콜스가 퇴장당하는 수적 열세 속에 릴과 득점 없이 비겨 1승2무(승점5)에 그쳤지만 같은 조의 벤피카(포르투갈)와 비야레알(스페인)도 1-1로 비겨 조 선두를 지켰다. 지난 12일과 16일 대표팀 이란전과 소속팀 정규리그 경기에 연속 풀타임 출장하며 강철체력을 과시한 박지성은 당초 이번 경기에선 체력 조절 차원에서 벤치를 지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럽클럽대항전 100경기 출장을 기념해 주장 로이 킨 대신 완장을 차고 출장한 긱스가 상대 선수와 충돌, 광대뼈를 다치면서 입단 석달째에 불과한 박지성에게 완장을 물려주고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팀원들의 믿음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 박지성은 기대대로 단숨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릴의 거친 수비에 밀려 잔뜩 위축돼 있던 팀 공격을 주도하며 투입되자마자 하프라인에서 수비수 2명을 뚫고 중앙을 빠르게 침투하는 등 10분 동안 2개의 프리킥을 유도해내는 뛰어난 돌파를 선보였다. 후반 17분 스콜스의 퇴장으로 자칫 넘어갈 뻔했던 팀 분위기를 되돌려놓은 질주였다. 잉글랜드 스포츠전문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맨체스터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 7점을 매겼다. 긱스와 루드 반 니스텔루이,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는 각각 6점을 받았고 미드필더 대런 플레처와 앨런 스미스, 스콜스는 각각 5점에 그쳐 군계일학의 맹활약으로 평가했다. 한편 박지성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는 22일로 예정된 전 소속팀 PSV에인트호벤의 ‘태극듀오’ 이영표(28·토트넘 홋스퍼)와의 맞대결에 대해 “나도 영표형처럼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지만 게임은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쉬어가기˙˙˙] 루니 “악동짓은 이제 그만”

    ‘악동’ 웨인 루니(20·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라운드에서 다시는 악동짓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11일 “루니가 ‘과거에 성질을 이기지 못해 여러 차례 좌절감에 빠졌는데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 루니는 최근 북아일랜드전에서 주심에게 항의하다 선배인 데이비드 베컴에게 욕설을 내뱉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심판을 비아냥거리다 퇴장당했다.
  • [쉬어가기˙˙˙] 베컴, A매치 두번 퇴장 불명예

    ‘꽃미남’ 데이비드 베컴(30·레알 마드리드)이 잉글랜드 축구 사상 처음으로 A매치에서 두 번이나 퇴장당한 선수로 등록.9일 월드컵예선 오스트리아와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두 차례 받아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 아르헨티나전 이후 또 다시 퇴장당한 것. 에릭손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그러나 “베컴처럼 A매치에 85경기나 출전한 선수도 거의 없다.”면서 부끄러워할 기록이 아니라고 옹호해 눈길을 끌었다고.
  • 미국 민주주의 국가 맞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성적으로 풍자하는 셔츠를 입고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이 중간 기착지에서 ‘퇴장’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 4일 워싱턴주에서 오리건주로 향하는 항공기를 탑승한 로리 히즐리(32)와 남편을 중간 기착지인 네바다주 공항에 ‘떨어뜨렸다.’고 CNN이 보도했다. 히즐리는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사진과 함께 ‘Meet the Fockers’라는 글귀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한다. 이 글귀는 영화 제목으로 ‘Focker’는 성적으로 저속한 욕설과 발음이 같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처음에는 히즐리에게 셔츠 위에 스웨터를 덧입어 그림과 글귀를 가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히즐리가 잠자다 스웨터가 흘러내리자 “셔츠의 안팎을 바꿔 입거나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통첩했다는 것이다. 히즐리 부부는 셔츠를 돌려 입는 대신 기꺼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을 택했다. 당시 시간은 자정에 가까웠다고 한다.히즐리는 “이라크를 해방시키겠다고 군대를 보내는 나라에서 셔츠 때문에 비행기에서 쫓아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히즐리는 사우스웨스트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예정이다.dawn@seoul.co.kr
  • 울산 “상주참사 타산지석으로”

    울산시는 7일 경북 상주시 참사와 관련해 전국체육대회 개·폐회식(10월 14·20일) 때 입·퇴장하는 관람객들의 안전관리를 위해 ‘입·퇴장 관리지원본부’를 구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입·퇴장 관리지원본부는 행사현장 사방안내를 비롯해 장애인 안내 등 모두 7개 반으로 나누어 현장에서 관람객을 안내한다. 안내원은 공무원 134명·자원봉사자 121명 등이며, 경찰은 별도로 질서유지 업무를 한다. 개·폐회식 입장은 당일 오후 3∼5시 사이에 한다. 안내원들은 관람객이 운동장에 도착하면 지정문 확인과 이동, 외문과 내문 통과, 좌석확인, 관람을 마친 뒤 퇴장 등의 과정을 안내한다. 술과 위험물을 갖고 들어가는 것은 철저하게 통제한다. 시는 개·폐회식 때 각각 2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행사가 열리는 울산종합운동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사전에 관리본부 안내원 교육을 하고 철저한 안전관리 대책을 세워 추진한다고 밝혔다.울산 강원식기자kws@seoul.co.kr
  • [시네 드라이브] ‘유료시사’에 무너진 극장질서

    잇따른 흥행작들로 신이 올라있던 충무로에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극장가의 질서를 깨트리며 새 트렌드로 굳어가는 ‘유료시사’ 문제이다. 유료시사란, 공식 개봉일 전에 작품에 대한 일반관객의 반응을 예측하는 동시에 입소문을 띄우기 위한 마케팅 전략. 주인공의 팬클럽이나 영화 동호회를 불러 조촐하게(무료) 개봉작을 미리 보여줬던 이른바 ‘일반시사’가 훨씬 적극적으로 용도변경된 셈이다. 보다 객관적인 관객반응을 점검할 수 있는데다 입장권 수입까지 챙길 수 있으니 제작·투자사나 극장주 쪽에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이벤트인 것이다. 최근 한국영화로는 유례없는 10만명 유료시사의 물꼬를 튼 작품이 ‘웰컴 투 동막골’. 티켓파워가 막강한 스타 주인공이 없다는 판단에 배급사인 쇼박스는 대대적 입소문 작전을 구사하는 쪽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남보다 한발 먼저 개봉작으로 보고 싶어하는 영화팬들의 욕심을 자극한 전략은 대성공. 공식개봉 전에 ‘동막골’을 본 유료관객은 무려 19만 5000명이나 됐다. 이후의 한국영화들도 ‘동막골’ 전략을 줄줄이 따랐다.‘형사 Duelist’도 10만명 유료시사를 펼쳤고,‘너는 내 운명’도 개봉전 일주일간의 유료시사에서 관객 20만명을 불러들였다.‘너는 내 운명’의 제작사인 영화사봄의 관계자는 “작품의 완성도가 갖춰진 영화라야 유료시사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처음 전국 25개의 CGV 스크린에서 유료시사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기대 이상의 호응으로 최종 65개 스크린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강파워의 메이저 배급사들이 주도하는 유료시사 이벤트에는 꼬집힐 문제점이 분명히 있다. 눈물나는 노력끝에 개봉관을 잡은 작은 영화들이 뜻하지 않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는 사실이다.“일주일 동안 간판을 걸기도 힘든 소규모 영화들이, 메이저 배급사들의 전폭지원 아래 개봉 일주일전부터 설쳐대는 유료시사 때문에 억울하게 조기퇴장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들이다. (기다리는 영화를 빨리 볼 수 있으니)우선 먹기야 곶감이 좋겠으나, 한번쯤 관객들도 생각해 볼 문제다. 유료시사의 최대 피해자는 어쩌면 ‘골라보는 재미’를 빼앗기는 관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씨줄날줄] 닭장차/육철수 논설위원

    민주항쟁이 막바지에 이른 1987년 6월26일 오후 6시쯤. 당시 김영삼(YS) 통일민주당 총재는 서울 무교동 평창빌딩의 민추협 사무실에서 ‘대행진식’을 가졌다. 이어 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원 200여명은 사복경찰 100여명의 저지선을 뚫고 서울시청 앞 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대형 태극기와 ‘민주헌법쟁취’ 플래카드를 앞세운 YS 일행은 50여m를 거침없이 나아갔다. 경찰은 YS의 부상이 염려돼 최루탄을 함부로 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기습적으로 행진대열의 후미에 최루가스를 뿌려 선두그룹을 격리시킨 뒤 순식간에 YS를 경찰버스(일명 닭장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워낙 전광석화처럼 벌어진 일이라 당간부 K씨만 YS와 함께 닭장차에 갇혔다.YS를 태운 닭장차는 1시간동안 김포 등지를 배회하다가 상도동 자택에서 그를 풀어 주었다. 시위를 벌이다 닭장차를 경험한 전직 대통령은 아마 YS가 유일할 것이다. 엄혹했던 유신독재 시절,“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외쳤던 YS가 닭장차에 강제로 갇히던 날, 그 날의 빛바랜 현장 사진에서는 민주화의 역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과거 민주인사나 각종 시위에 참여했던 대학생과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닭장차에 태워져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과 인권유린의 현장을 체험했을 터이다. 그래서 70∼80년대 대학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요즘도 닭장차를 보면 굴욕적인 추억에 시달린다고 한다. 전투경찰 기동대 버스는 시위대로부터 돌이나 화염병 공격을 막으려고 유리창에 철망을 두르는데, 이게 닭장과 닮았다고 해서 비꼬는 투의 닭장차란 별명이 붙었다. 닭장차는 ‘최루탄’ ‘백골단(헬멧과 청바지를 착용한 전투경찰)’과 함께 험난했던 시절의 3대 키워드였다고나 할까. 최루탄과 백골단은 이미 오래 전에 없어졌고, 이제 닭장차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모양이다. 경찰은 과격 시위가 급감했기 때문에 기동대 버스 1131대의 철망을 모두 걷어내고, 대신 친근한 색깔을 입혀 국민에게 다가가겠다고 한다. 국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도심의 흉물처럼 비쳐졌던 닭장차의 퇴장과 함께 우리의 시위문화도 한층 더 점잖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회플러스] 정경화씨 손가락통증 공연포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가 2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키로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에 갑작스러운 손가락 통증으로 서지 못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키로프 오케스트라의 림스키-코르사코프 ‘스페인 기상곡’ 연주에 이어 바로 부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었으나 무대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씨는 공연 말미에 바이올린 대신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나타나 “아침 리허설 도중 왼손에 통증이 와 병원에서 마취제를 맞았는데 마취가 풀리지 않았다.”며 “최상의 연주를 들려드리지 못할 상황이어서 공연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연주를 들려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관객의 양해를 구한다.”면서 “유료 관객에게는 28일 다시 열리는 브람스 공연에 초청하겠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기획사 CMI 여지희 차장은 “오늘 공연 표를 가지고 28일에 다시 오는 관객에겐 50% 할인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 [하프타임] 루니 2경기 정지… 지성 출장 유력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팀 동료인 ‘악동’ 웨인 루니(20)가 2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21일 지난 15일 열린 챔피언스리그 비야레알전에서 심판을 조롱하다 퇴장당한 루니에게 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박지성의 선발 출장이 유력하게 됐다.
  • 고이즈미 “임기중엔 개헌 않겠다”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마술’에 의해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난 일본 중의원 총선거는 여·야 정당을 뿌리부터 흔들어놓고 있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정권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진 반면,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는 쓸쓸히 퇴장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트 고이즈미’에 대한 시선도 뜨거워지고 있다.●차기 주자 적극적으로 기용한다 고이즈미 총리가 압승을 거둔 직후 12일 오후 자민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포스트 고이즈미’에 대해 얄궂게 질문을 퍼부어댔다고이즈미 총리는 “나 다음에 의욕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각료나 당 주요 간부 등을 통해) 활약할 장을 적극 마련해 주겠다.”면서도 자격 요건과 관련해서는 “고이즈미 개혁을 전진시킬 정열을 가진 인물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임기 연장론에 대해서는 “내년 9월 임기종료 이후에는 (자민당)총재를 안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 다음 문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운을 남겼다. 아울러 우정민영화와 함께 연금개혁, 소득세 증세 등 각종 개혁조치들도 중단없이 하겠다고 밝혔다.●모리파 최대파벌 부상 종전 파벌 중심의 정치가 상당부분 희석됐지만, 그렇더라도 중의원 선거의 자민당 당선자를 파벌별로 분석해 보면 고이즈미 총리의 출신 파벌인 모리파가 해산시 51명에서 53명으로 2명이 늘었다. 중의원·참의원을 합하면 79명으로 당내 최대파벌로 단숨에 뛰어 올랐다. 이른바 ‘자객 소동’ 등에서 무파벌이나 파벌 미정의 당선자가 93명이고, 이중 신인도 71명이나 된다. 이들 가운데 고이즈미 총리가 출마를 설득한 경우가 많아,‘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로 유력시되는 아베 신조 간사장대리가 속한 모리파가 한층 더 세력을 확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해산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이었던 옛 하시모토파는 50명에서 35명으로 줄어 중·참 양원을 합하면 70명으로 제2의 파벌로 전락했다. 이밖에도 가메이 시즈카 전 정조회장이 탈당, 신당으로 간 가메이파는 우정민영화 파동의 최대 피해를 입어 사실상 분열상태에 빠졌고,3위 파벌은 호리우치파가 유지할 전망이다. 앞으로 무파벌 당선자를 상대로 한 영입작업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개헌론 급물살?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중의원에서 헌법개정 발의선(3분의2)을 웃도는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개헌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벽이 많다. 우선 참의원에서는 연립여당을 합해도 3분의2가 되지 않는다. 특히 공명당이 개헌에 부정적이다. 자민당은 정권 공약대로 창당 50주년인 11월15일 개헌안 초안을 발표하는 것을 계기로 공론화의 시동을 걸 전망이다. 핵심적인 내용은 평화헌법을 이루는 핵심인 9조를 고쳐 군대 보유와 교전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만 고이즈미 총리는 압승 후 “개헌은 남은 임기 1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부담스러워했다. 따라서 차기 주자 선발과정이나 2007년 참의원선거에서 개헌론이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taein@seoul.co.kr
  • [삼성하우젠 K-리그 2005] 이천수 26개월만에 ‘쐈다’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울산)가 K-리그 컴백골을 쏘아올렸다. 김도훈(성남)과 박주영(FC서울)의 신·구 골잡이 대결은 득점없이 끝났다. 스페인 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에서 복귀한 이천수는 11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K-리그 대구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8분 추가골을 뽑아내 울산의 2-0 완승을 견인했다. 이천수의 K-리그 득점은 지난 2003년 7월6일 전북전 이후 2년2개월여 만.A매치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9월8일 베트남전 이후 1년 만에 본 골맛이다. 울산은 마차도의 그림같은 다이빙 헤딩 선제골과 이천수의 쐐기포에 힘입어 후반기 4경기 만에 꿀맛같은 첫 승을 신고했다. 올시즌 마수걸이 골이 터진 건 후반 8분 프리킥에 이어진 문전 혼전 상황. 벌칙지역 구석에서 기회를 엿보던 이천수는 상대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낸 공을 오른발 논스톱으로 강슛, 네트 왼쪽 상단을 흔들었다. 개인 통산 16호골. 이천수는 후반 15분에도 중거리 프리킥을 골문 상단을 정확히 겨냥, 골키퍼가 간신히 쳐내는 등 후반 32분 노정윤과 교체될 때까지 복귀 이후 가장 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통산 113골로 프로축구 최다득점의 새 역사를 뜯어고친 김도훈(35)과 득점 선두(9골)를 달리는 ‘천재’ 박주영(20)의 신·구 골잡이 맞대결은 90분 내내 팽팽한 긴장감 속에 펼쳐졌지만 결국 0-0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포문은 김도훈이 먼저 열었다.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먼저 벌칙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린 것. 전반 14분에는 박주영이 수비수 4명 사이로 질풍처럼 달려들며 오른발로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는 슈팅을 날려 멍군을 불렀지만 불발. 전반 24분엔 수비를 맞고 튕겨나온 공을 달려들며 왼쪽 골대 깊숙한 곳으로 낮은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권찬수의 선방으로 골은 또 무산됐다. 공방을 거듭하던 경기는 후반 13분 ‘김도훈 도우미’ 모따(25)가 전반에 이어 또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해 FC서울에 유리하게 기울어지는 듯했지만 박주영과 히칼도, 김동진의 슛이 번번이 권찬수의 손에 걸렸다. 오히려 성남은 후반 42분 김도훈이 밀어준 공을 두두가 하프라인을 넘으면서 골키퍼와 단독 찬스를 맞는 득점 기회를 잡기도 했다. 종료 직전 박주영은 김승용의 패스를 오른발로 멈춰놓은 뒤 왼발로 회심의 슛을 날렸지만 또 불발에 그쳐 한숨을 토해냈다. 광주는 ‘대어’ 수원을 2-0으로 잡고 후반기 3연패 뒤 첫 승을 챙겼다. 인천은 전북을 1-0으로 제쳤고, 부천과 포항은 0-0으로 비겼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고향 소식] 경북 상주-광부들 퇴장하다

    [고향 소식] 경북 상주-광부들 퇴장하다

    영남 유일의 무연탄 탄광인 경북 상주시 은척면 하흘리 태맥탄광이 지난 1일 문을 닫았다. 이날 오전 7시30분 마지막 채탄작업을 한 50여명의 광부들이 갱도를 빠져 나오면서 1922년 문을 연 이 광산의 83년 역사는 지하 갱도속으로 사라졌다.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태맥탄광은 농업 이외에는 별다른 산업기반이 없었던 상주지역의 효자 업체였다. 그러나 이후 석탄산업이 사양화된데다 탄질이 나빠지고 매장량도 줄어들어 적자 경영을 계속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채탄량이 하루 400t에서 300t이하로 줄어들자 산업자원부에 폐광 신청을 냈다. 일자리를 잃은 170여명의 광부들에게는 정부의 폐광 대책비와 280여만원씩의 회사측 위로금이 지급됐다. 1일 오후 회사측이 마련한 송별회 자리에서 광부들은 서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폐광의 아쉬움을 표시했다. 태맥탄광 노무부장 이태환(55)씨는 “광부 대부분이 50대이상의 고령이어서 다른 광산 등에 취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건강하게 잘지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고 말했다. 농사를 짓다 9년전 태맥탄광에 들어갔다는 차달화(54·경북 문경시 문경읍)씨는 “건강은 큰 문제가 없으나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지 앞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25년 갱도 인생’을 마감한 이암희(60·상주시 은척면)씨는 “내 인생의 황금기를 지하갱도에서 보내며 자식 농사를 지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갱도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광 정리작업을 하고 있는 직원 신춘만(56)씨는 “평소같으면 붐비는 탄광이 동료들이 떠난 뒤 너무 적막하다.”며 “이달 말이면 정리작업도 마무리돼 다른 직장을 구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현재 태맥탄광에는 탄광 경영회사인 (주)흥진 직원 15명이 권양기·양수기 등 갱내 장비와 지주목 등을 정리하고 있다. 이 부장은 “탄질 저하와 새로운 매장처를 찾지 못해 노사 합의로 폐광을 결정한 것”이라며 “너무 외진 곳에 자리해 다른 사업을 하기에는 적절치 못한 것으로 판단, 현재로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태맥탄광에서 생산된 무연탄은 화력발전소와 예천·영주·상주 등 경북지역 연탄공장에 공급됐다. 상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300평 바둑판에 ‘사람 바둑알’

    300평 바둑판에 ‘사람 바둑알’

    ‘사람이 바둑알이 되고 땅이 바둑판이 된다.’ 바둑 고수들이 300평의 거대한 바둑판에서 인간 바둑알을 이용, 한판 승부를 벌인다. 케이블채널 바둑TV는 오는 11일 오후 1시30분 중국 후난성(湖南省) 난팡창청(南方長城)에서 열리는 ‘2005 남방장성 세계바둑 고수대결’을 위성 생중계한다. 이 대회는 사람이 바둑알로 이용되고, 땅이 바둑판이 되는 세계 최대의 바둑이벤트. 지난 2003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올해는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중국의 창하오 9단이 세기의 무림대결을 펼친다.2003년에는 한국의 조훈현 9단과 창하오 9단이 맞붙어 조훈현 9단이 승리했다. 바둑판은 가로 31.7m, 세로 31.7m로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넓이만 300여평으로 일반 바둑판의 1만배. 청홍석으로 만들어진 바둑판은 돌의 무게만도 159t이나 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거대한 바둑판의 바둑알을 사람이 대신한다는 것. 중국 무술의 본산인 소림사 무술제자 361명이 흑백의 옷을 입고 바둑알이 된다. 대국은 바둑판을 대형 모니터로 보여주면서, 대국자가 착점한 곳으로 ‘사람 바둑알’이 뛰어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석(死石)이 되면 퇴장해 사석통에 머물게 된다. 인간 바둑알들은 각각 이어폰을 착용, 무대감독을 통해 등장과 퇴장에 대한 지시를 받는다. 바둑판이 워낙 넓다보니 방송사들도 헬기를 띄워 대국을 중계할 계획이다. 이 세기의 대결에 나서는 이창호 9단은 수식이 필요없는 세계바둑의 일인자이고, 창하오 9단도 지난 응씨배에서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중국의 간판 기사. 바둑TV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유창혁 9단을 해설자로 초대해 다양한 볼거리뿐 아니라 깊이있는 해설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진정한 골프친구

    어느 날 갑자기 아는 사람으로부터 “골프장에 부킹을 해놓았는데 사정이 있어 나갈 수 없으니 대신 갈 수 있느냐.”는 전화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대리 라운드의 부탁을 받는 즉시 자신이 가겠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라운드 바로 전날 사정이 생겨 골프장에 갈 수 없다면…. 결장에 따른 위약금이나 부킹 제한 등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대리 라운드. 그린피 전액 제공의 조건이 뒤따르기도 한다. 돈까지 내준다는 대리 라운드의 유혹. 귀가 솔깃하고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정작 문제는 시간이다. 부킹 시간에 맞춰 자신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 만사를 제쳐놓고 골프장으로 달려갈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최소한 3명 이상 돼야 한다. 가뭄에 콩 나듯 어쩌다 한번 접할 수 있는 황홀한 유혹이지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시간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고 부탁한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특히 평소 골프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인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살다보면 이유를 꼭 집어 말할 수 없지만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한 사람이 있고 오랜 시간 같이 있다가도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사람이 있다. 라운드를 해봐도 그렇다. 함께 라운드하는 것이 까닭 없이 불편한 사람이 있는 반면 어쩌다 한 번 같이 라운드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 대리 라운드를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같이 라운드해 본 과거의 경험에 비춰 매너 좋은 것은 물론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춰 대리 라운드를 부탁해도 큰 탈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한편으론 이 다음에 대리 라운드를 부탁하거나 동반 라운드를 제안할 사람이라는 믿음 역시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적은 돈을 잃고도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거나 동반자 사이에서 거들먹거리기 일쑤고 캐디를 종 부리듯 해 불편하기 이를 데 없고 행여 매너 불량으로 골프장에서 퇴장당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주는 사람일 수 없다. 실력이 형편없어 꼬리를 무는 OB에 멀리건을 자주 요구하는 사람 역시 아닐 것이다. 대리 라운드를 부탁받았다는 것은 평소 골프장을 찾았을 때 동반자들에게 매너가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았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리 라운드를 부탁할 수 있는 골프친구가 있거나 갑작스러운 대리 라운드를 부탁받았을 때 함께 라운드할 3명의 골프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다. 이 말을 곰곰이 되새겨보면 골프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명언이 뇌리에 맴돌 것이다.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연극적 상상력’ 절묘하게 끌어내

    ‘연극적 상상력’ 절묘하게 끌어내

    극단 동숭아트센터의 코믹극 ‘주머니속의 돌’(메리 존스 작, 박혜선 연출)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배우도, 관객도 절대 한눈을 팔아선 안된다. 박자를 놓치는 순간 이야기의 흐름은 끊어지고, 연극의 재미는 뚝 떨어진다. ‘주머니속의 돌’은 2명의 배우가 단 한번의 등장·퇴장도 없이 17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독특한 형식의 연극. 순박한 시골 청년이 순식간에 톱스타 여배우가 됐다가 껄렁한 보디가드로 변신하는 신기한 마법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기술력이 동원되는 건 아니다. 그저 꽃장식 모자나 얼굴의 큼직한 점, 혹은 지팡이 하나면 충분하다. 무대는 강원도 산골마을. 서울에서 톱스타 나주리를 비롯한 영화 촬영팀이 도착하고, 마을 주민들이 엑스트라로 고용된다. 외지 생활을 하다 고향에 돌아온 김갑택(박철민)과 황진구(최덕문)도 이들 엑스트라중의 하나다. 시인을 꿈꾸던 진구는 세파에 찌들어 현실주의자가 됐지만 갑택은 여전히 시나리오 작가의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 연극은 두 청년을 중심으로 영화촬영장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정감있게 풀어놓는다. 간식거리를 더 얻으려는 갑택, 강원도 사투리를 배우기 위해 진구를 이용하는 나주리 등이 밉지 않게 그려진다. 실제 촬영장을 엿보듯 유쾌하게 진행되던 극은 엑스트라 배역에서 잘린 철구가 주머니에 돌을 가득 채운 채 물에 빠져 자살하는 사건으로 인해 전환을 맞는다. 허구의 세계인 영화에서는 한낱 배경에 불과한 엑스트라지만 현실에서는 저마다 인생의 주인공인 마을 주민들. 갑택과 진구가 ‘우리가 주역인 영화를 만들자’며 의기투합하는 마지막 장면은 가슴 찡하다. 이 작품의 또다른 미덕은 연극의 중심이 배우임을 새삼 확인시켜준다는 것.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배역을 넘나드는 박철민(사진 위), 최덕문(사진 아래)의 연기는 가히 천의무봉이라 할 만하다. 특히 박철민은 공연 중 관객의 휴대전화가 울리자 즉석에서 애드리브를 구사하는 등 코믹연기의 달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번역극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매끄러운 연출도 인상적이다. 드라마, 영화와 다른 ‘연극적 상상력’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꼭 챙겨볼 만한 작품이다. 서현철, 홍성춘팀이 더블 캐스트(목·금·일)로 출연한다.10월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41-339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프로축구 2005] 부천 파죽의 3연승

    프로축구 부천이 3연승 휘파람을 불며 후기리그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부천은 4일 광양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전남과의 경기에서 마철준(25)의 올시즌 마수걸이골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뒀다.후기리그 개막 이후 3전 전승으로 수원, 대전(이상 2승1무)을 제치고 팀순위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전남은 최근 4연패의 늪에서 허덕이게 됐다. 출발은 전남이 상큼했다. 전반 10분 양상민의 땅볼패스를 골지역 정면에서 받은 이정운이 오른발 슛, 후기리그 3경기만에 첫 골을 선제골로 뽑아냈다. 여기에 전남은 전반 39분 부천 수비수 김한윤(31)이 두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하며 상황은 더욱 유리해졌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부천에 손짓을 보냈다. 부천은 전반 종료 직전 전남 수비수 이창원의 헤딩 자책골이 터지며 손 안 대고 동점을 만든 뒤 후반 시작 1분만에 마철준이 변재섭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슈팅, 전남의 골망을 흔들며 경기를 뒤집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대통령의 귀/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의 귀/이목희 논설위원

    대한민국에서 정보가 가장 많은 사람은 현직 대통령이다.‘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렸다.’는 말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충언하는 신하는 정보전달 경로가 한정된 왕조시대나 권위주의 정권에서 필요했다. 지금은 다르다. 언론보도만 유심히 살펴도 “그런 비판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간단히 알 수 있다. 공식·비선 라인에서 많은 보고가 대통령에게 올라간다. 취사선택이 어려울 정도로 온갖 내용이 있을 것이다. 임기 반환점을 맞은 대통령의 적(敵)은 언로(言路)의 차단이 아니다. 너무 많은 정보를 가짐으로써 오히려 귀를 닫고, 자기 주장이 강해지는 게 문제다. 대통령이 선호하는 정보창구가 특정인에게 쏠린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100의 정보를 머릿속에 담은 대통령이 10에 못 미치는 정보를 가진 언론인, 기업인, 학자의 ‘훈수’를 가당찮게 여길 수 있다. 청와대 참모도 정보량에서 대통령에게 밀리긴 마찬가지다.1990년대 청와대 수석을 지낸 인사의 회고담.“대통령이 집권 후 한동안 참모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대통령직에 익숙해지고, 정보가 쌓이니까 조금씩 고집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임기 중반을 넘어서는 ‘내가 모르는 게 있나.’라는 식으로 변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이다. 수준 높고 다양한 정보가 뒷받침되면 주장의 강도는 당연히 세진다.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관·민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민간인의 전언.“상당히 전문적 내용을 다루는 회의였는데 노 대통령이 80∼90% 혼자 얘기하더라. 대통령이 퇴장한 뒤 참석자들이 대통령 발언의 의미를 놓고 새로 토론을 시작해서 놀랐다.” 대통령은 폼날지 모르나 토론문화·시스템운영은 살아나지 않는다. 대통령 혼자 전 국민을 설복시키기 어렵다. 시스템을 작동시키려면 우선 듣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언론사 편집국장, 정치부장단과의 간담회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당초 자유롭게 대화·토론하자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연정 등 새롭지 않은 현안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얘기하고 끝났다. 노 대통령이 한정된 인재풀로 돌려막기 인사를 하고 있지만 특정인의 정보에 경도되는 현상은 심해 보이지 않는다. 노태우 정권의 박철언, 김영삼 정권의 김현철, 김대중 정권의 박지원. 개인능력과 충성심을 떠나 대통령이 특정인의 정보를 편애하면 국정은 왜곡된다. 정보기관의 도청파문은 그에서 파생됐다. 집권자의 관심을 붙들어두려면 누구도 모르는 비밀정보가 있어야 했다. 과거 정권에서 대통령이 특정 정보채널에 몰입하는 것을 바로 곁에서 막아보려 한 인사들이 있다. 노태우 정권의 이병기, 김영삼 정권의 박진, 김대중 정권의 박선숙.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대통령 신임이 돈독했으되 정권내 위치는 미약했다. 제도적으로 대통령 귀를 움직여보려는 생각이 약했다. 노 대통령 스스로 과묵해지고, 귀를 넓히는 게 바람직스럽다. 그러나 지금 분위기로는 그것을 기대할 수 없을 듯싶다. 참모들이 도와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이병기, 박진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이는 윤태영 부속실장이다. 과거 사례를 연구해보기 바란다. 그렇다고 대통령의 생각을 참모가 좌지우지하려 든다면 제2의 김현철·박철언이 된다. 대통령의 귀가 방향성을 갖거나, 닫히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역할은 충분하다. 재미없고, 따분할지라도 공조직 보고를 중시한다면 중간은 간다. 대통령이 정보도 없는 인사가 아는 척해도 참고 들으며 도움이 될 부분을 찾는 모습을 보이도록 해보자. 말을 안 해도 마음으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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