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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전북의 헛심

    [프로축구] 전북의 헛심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K리그 전북-FC서울전이 제대로 보여줬다. 전북이 80분을 앞섰지만 마지막 10분을 버티지 못했다.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전북은 초상집인 반면 서울은 잔칫집이었다. 전북은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6라운드 홈경기에서 FC서울과 2-2로 비기며 연승 행진을 ‘5’에서 마감했다. 승점 35(11승2무3패)로 리그 선두는 지켰지만 2위 포항(승점 30)과 차이를 벌릴 기회를 놓쳤다. ‘디펜딩챔피언’ FC서울은 10위(승점 21)를 유지했다. 줄곧 전북의 흐름이었다. 전반 29분 에닝요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서울 서포터스 앞에서 앙증맞게(?) 우는 제스처를 취하던 에닝요가 상대를 도발했다는 이유로 퇴장당했지만 굳건했다. 10명이 싸우면서도 전반 추가 시간 이승현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2-0으로 훌쩍 달아났다. ‘공격축구 신봉자’ 최강희 전북 감독은 후반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35분 로브렉마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두 명이 부족한 상황에 놓였다. 그리고 이어진 코너킥에서 바로 강정훈이, 1분 뒤에는 데얀이 연속골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2-2가 됐고 공방전을 거듭했지만 골은 더 이상 터지지 않았다. 이동국은 이승현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K리그 역대 12번째로 ‘40골(109골)-4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현장을 찾은 국가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이동국을 8월 한·일전 예비명단에 포함시키겠다. 움직임이 정말 좋아졌다. 박주영, 지동원의 속도를 따라가 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울산과 경남은 득점 없이 비겼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제2의 독고진 전쟁’

    ‘제2의 독고진 전쟁’

    독고진이 떠난 빈 자리는 누가 차지할 것인가. MBC 수목 드라마 ‘최고의 사랑’이 물러나자 방송가가 일제히 신작을 내놓고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독고진(‘최고의 사랑’의 남자 주인공) 신드롬’의 뒤를 이으려는 남자 스타들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줄곧 시청률 1위를 지켰던 KBS ‘동안미녀’의 종영 임박으로 월화극 시장도 신경전이 팽팽하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 후속으로 4일 첫선을 보이는 SBS ‘무사 백동수’는 조선 3대 무인으로 꼽히는 백동수의 일대기를 그렸다. 팔다리가 뒤틀리는 기형을 안고 태어났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조선 최고의 무관이 되는 백동수 역은 ‘웃어라 동해야’의 지창욱이 맡아 미니시리즈 주인공 시험대에 오른다. 유승호는 백동수의 라이벌로 자객 집단 ‘흑사초롱’의 핵심 인물인 여운 역을 맡아 데뷔 이후 처음 악역에 도전한다. ‘동안미녀’ 후속으로 11일 선보이는 KBS ‘스파이 명월’은 군 복무를 마친 에릭의 복귀작이다. 2008년 ‘최강칠우’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그는 극 중에서 최고 인기의 한류스타 강우를 맡아 멜로와 액션 연기를 두루 펼칠 예정이다. 상대 역인 북한 미녀 스파이 한명월은 한예슬이 맡았다. 아이돌 가수 출신 박유천이 순수하고 부드러운 재벌 2세 송유현 역을 맡은 MBC ‘미스 리플리’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월화극 공방 2라운드가 주목된다. 수목극 시장은 일단 SBS ‘시티헌터’에 유리한 형국이다. 독고진의 인기에 눌려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으나 독고진 퇴장과 동시에 수목극 1위에 올라섰다. 전작 ‘개인의 취향’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던 이민호가 막판 뒷심을 발휘할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한 MBC ‘넌 내게 반했어’는 아직 한 자릿수 시청률을 맴돌고 있지만, 아이돌 스타 정용화와 표민수 감독이 만났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밴드 씨엔블루의 멤버이기도 한 정용화는 극 중에서도 꽃미남 밴드 보컬을 맡아 기타 연주 실력과 노래를 뽐내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KBS ‘공주의 남자’의 박시후가 가세한다.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박시후는 세조의 딸 세령(문채원)과 애절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조선시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가문의 영광’, ‘검사 프린세스’, ‘역전의 여왕’ 등을 통해 ‘시후앓이’를 만들어낸 박시후가 또 한번 적시타를 칠 것인지 시선을 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러시앤캐시컵 축구] 김신욱 2골 울산 4강

    ‘해결사’ 김신욱이 두 골을 터뜨리며 울산을 리그컵 4강에 올려놨다. 득점 1위는 덤이었다. 프로축구 울산은 2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앤캐시컵 8강전에서 전북에 4-1의 역전승을 거뒀다. 김신욱이 두 골을 몰아쳤고 최재수와 정대선이 한 골씩 보탰다. 지난 11일 K리그 상주전(2-1승) 이후 세 경기만의 짜릿한 승리. ‘이름값’부터 상대가 안 됐다. 울산이 설기현·곽태휘·김신욱·김영광 등 국가대표급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킨 것과 달리 전북은 2군을 내보냈다. 정성훈·김동찬·손승준 등이 ‘초짜’들을 묶어줬지만 올 시즌 처음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만 무려 4명이었다. 전반 20분 박정훈의 선제골로 이변을 꿈꾸던 전북은 수비수 손승준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급격히 무너졌다. 경남FC는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서울을 1-0으로 눌렀다. 수원과 제주는 연장까지 0-0 무승부, 승부차기 끝에 수원이 4-2로 앞서 4강 티켓을 쥐었다. 부산은 포항을 2-1로 제압했다. 울산-경남, 수원-부산의 준결승은 새달 6일 치러진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1000원 vs 30원 최저임금 인상분 노동-경영계 진통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공익위원 9명과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등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는 28일 제8차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9일 오후 4시에 회의는 속개됐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으로 현행 시급 4320원보다 1000원(23.1%) 인상된 5320원을 주장하고 있다. 당초 주장한 5410원보다는 90원 낮춘 금액이다. 반면 경영계는 지난 3월 말부터 줄곧 동결을 고집하다 24일 30원 인상(0.7%)된 4350원을 제시했다. 양측의 이견이 좁아지지 않으면서 갈등도 심각해지고 있다. 27일 오후 민주노총 간부들은 최저임금을 올려달라면서 서울 대흥동 경총회관을 점거하는 소동도 발생했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5320원으로 인상해도 주 40시간 일하는 근로자의 월급으로 환산하면 111만 1880원이고, 이는 전체 근로자 임금 평균인 226만 4460원의 50%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영세·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돼 결국 근로자의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맞서고 있다. 경영계의 최저임금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90만 9150원이다. 지난해에도 올해의 최저임금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26% 인상안과 동결안을 주장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사용자위원들이 일제히 퇴장한 가운데 공익위원 조정안(5.1% 인상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킨 바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진수희 “총선 준비 늦더라도 감기약 슈퍼판매 강행”

    진수희 “총선 준비 늦더라도 감기약 슈퍼판매 강행”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정상비약의 슈퍼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과 관련, 자신이 계획한 정치 일정을 미루고서라도 이를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계획한 정치 일정이란 물론 ‘총선’인데, 일이 충분히 안 되면 준비기간을 줄이더라도 이를 추진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진 장관은 21일 오전 서울 계동 복지부 기자실에 들러 이 같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대한약사회 등 이익단체의 반대가 있더라도 가정상비약 슈퍼판매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진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 준비를 위해 하반기에 국회로 복귀할 경우 오는 9월로 예정된 약사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제출 이후 정책 추진동력이 약해질 것이란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면 늦어도 1월 초까지는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연말까지는 약사법 개정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진 장관은 약사회 등 특정 단체의 주장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의약품 재분류는 국민생활과 직결돼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슈”라면서 “국민들에게 밥그릇 싸움만 한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여론의 부담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의사협회와 약사회가) 그런 부분을 감안하면서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이 좋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진 장관은 약국 밖에서 파는 ‘자유판매약’ 도입과 ‘일반약·전문약 재분류’ 등 두 가지 사안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어차피 두 가지를 다 논의해야 한다. 우선순위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이해당사자(의약계)의 얘기뿐만 아니라 국민 의견도 들으면 의원들의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해 약사법 개정을 위한 국회 설득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분류 소분과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1차 소위원회 회의결과 보고 ▲의약품 재분류 품목 선정 ▲일반약 약국 외 판매 필요성 및 방안 등 3개 안건을 논의했지만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약사회는 의약품 재분류를 먼저 논의하자고 주장한 반면 의협은 약국 외 판매 방안에 대한 논의를 주장해 마찰이 빚어졌고 결국 1차 회의 결과를 보고하는 선에서 논의를 끝냈다. 약사회는 이 과정에서 회의실 퇴장을 거론하며 참석자들을 압박하기도 했다. 약사회는 또 1차 회의 결과와 관련, “박카스의 ‘무수카페인’은 천연카페인보다 흡수력이 높고 까스명수의 성분 ‘아선약’은 변비 부작용이 있어 약국 외 판매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협은 “박카스를 40억병이나 팔았지만 부작용 보고는 10건에 불과했다.”고 맞받았다. 양 측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3차 회의에서 다시 의약품 재분류 및 약국 외 판매방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기로 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합의안 도출 못해 유감 국회 논의에 충실할 것”

    19일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열린 데다 대검 실무진까지 나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력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검찰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입장 차만 노출한 총리실 조정안보다는 국회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참여정부 사법개혁 이후 6년 만에 열린 중앙지검 평검사회의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진행됐다. 국내 검찰 조직 중 최대 규모인 중앙지검이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 때문에 검찰 내부는 물론 경찰과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 탓이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에는 중앙지검 소속 평검사 중 파견 인력을 제외한 127명이 출석, 최근의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관심을 반영했다. 회의는 극비였다. 애초 오후 2시 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는 수석검사 회의에서 진행 순서, 의견 개진 방식 등을 두고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1시간 20분가량 지연된 3시 20분쯤 시작됐다. 검찰은 회의실뿐 아니라 회의실이 있는 15층 전체에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 시작 전 입장했던 일부 평검사들이 취재진을 보고 다시 퇴장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회의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무려 7시간 이상 계속됐다. 검사들은 김밥 등으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해결한 채 1명씩 돌아가며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검사들은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196조 1항의 폐지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 지휘를 거부하는 경찰의 행태를 두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검사들은 회의가 끝난 후 ‘수사권 논의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회의 결과’라는 문건을 작성하고 “경찰이 통제받지 않는 수사권을 갖게 된다면 10만명이 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 경찰 조직이 마음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한 무차별적 입건, 마구잡이식 수사 등의 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김준규 검찰총장이 자신들의 입장 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검찰이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반대 입장을 공식화해 다른 일선 지검 평검사들의 반발도 잇따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서울남부지검을 시작으로 부산·광주·창원·수원·인천지검 등도 평검사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김준규 검찰총장과 대검 간부들도 지난 17일 개최한 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에는 대검찰청 구본선 기획조정과장이 직접 나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검찰의 입장을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대검 실무진이 나선 것은 처음이다. 구 과장은 “수사 현실을 반영한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며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줄 경우 별도의 ‘통제 장치’도 만들어야 하는데, 경찰이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임주형·김양진기자 bckang@seoul.co.kr
  • ‘I feel good’ 배경음… 그러나 잡스는 No good

    ‘I feel good’ 배경음… 그러나 잡스는 No good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애플의 2001년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1). 제임스 브라운의 팝음악 ‘아이 필 굿’(I feel good)이 흘러나오는가 싶더니 검은색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애플 교주’ 스티브 잡스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5000명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고,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라는 첫 인사로 화답했다. 지난 1월 돌연 세 번째 병가를 내며 ‘시한부설’을 낳은 뒤 3월 아이패드2 출시 설명회에 한 차례 등장했다가 다시 석 달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잡스는 활기찬 어투로 농담을 던지며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대 개막과 함께 자신의 건재를 대외에 알렸다. ●3개월만에 공개석상 그러나 무대에서 제품 설명을 하는 그의 얼굴은 이전보다 더욱 수척했고, 같은 시간 애플의 주식은 쭉 빠졌다. 시장은 그의 건재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은 것이다. 개막과 함께 2분간 무대에 머물다 퇴장한 잡스는 이후 자신의 야심작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하는 순서에 다시 무대에 섰다. “이번 WWDC 티켓은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우리는 티켓을 더 팔 수 있었지만 공간이 좁은 게 아쉬웠다.”는 말로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아이클라우드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아이팟터치 등 애플의 각 단말기에 담아야 했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들을 애플사의 대용량 서버가 대신 담도록 해 어떤 단말기를 이용하든 이용자들이 언제든 자신의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등을 쉽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더 수척해져… 애플 주가 하락 잡스는 명쾌한 단어로 서비스를 설명해 나갔다. ‘한가지 더’(One more thing), ‘여기서 멈출 순 없다’(We couldn’t stop there) 같은 표현을 구사하며 청중을 사로잡는 화법은 여전했다. “잡스 안간힘 그러나 i클라우드 새로울 게 없다” “아이클라우드는 이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만든 결과물”이라고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간의 건강 악화설을 불식시키려는 듯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2003년 췌장암 수술, 2009년 간이식 수술을 받은 그가 지금 세 번째 맞은 도전 앞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음을 이날 대회는 보여 줬다. WWDC 행사가 시작된 오전 10시(뉴욕 나스닥 장중 시간 오후 1시) 애플의 주가는 344.26달러였다. 그러나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낮 12시(장중 시간 오후 3시)에는 339.20달러로 5달러 넘게 빠졌다.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하락해 결국 이날 애플은 1.56% 하락한 338.04달러로 장을 마쳤다.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주가가 약세를 기록한 건 무척 이례적이다. 2007년 6월 아이폰이 출시된 뒤에는 한 달간 9.72%가, 2010년 1월 아이패드가 출시된 뒤에는 무려 12.56%가 치솟았다. 잡스의 등장 시간과 맞물리며 주가가 떨어진 것도 우연치고는 너무 절묘(?)하다.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잡스가 내놓은 아이클라우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았는데, 별다른 깜짝 발표를 내놓지 않은 게 주가 약세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폰5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점도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느낀 이유 가운데 하나다. ‘잡스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잡스의 건강이 별로 호전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IT 전문매체 BNET는 “잡스가 공개 석상에 등장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미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무대에 나타나지 않았고, 오늘도 건강 문제를 불식시킬 만큼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오디션 2차 대첩 막 올랐다

    오디션 2차 대첩 막 올랐다

    지난달 25일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 연기자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 2차 예심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드라마 ‘눈의 여왕’ 가운데 주인공 현빈의 내레이션을 연기하던 20대 남성의 눈에 금세 눈물이 고였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대리운전 기사를 하고 있다는 이 참가자는 “꼴불견 손님을 흉내내 보라.”는 심사위원의 주문에 이내 ‘만취 모드’로 돌변했다. ‘오디션 2차 대첩’이 시작됐다. 2차전의 특징은 1차 때보다 ‘참전국’이 크게 늘었다는 것. 케이블 방송사는 물론 지상파 3사가 모두 가세했다. 노래, 연기, 춤, 개그 등 경합 장르도 훨씬 다양해졌다. 주말 황금 시간대에만 줄잡아 10개의 오디션 프로가 쏟아져 나와 금·토·일은 ‘오디션 데이’로 불릴 정도다. ●시청률 무난한 출발… 참신성은 미흡 KBS는 지난 4일 ‘불후의 명곡 2-전설을 노래하다’의 첫 방송을 내보냈다. 그룹 2AM의 창민, 씨스타의 효린, 비스트의 요섭 등 6명의 아이돌 스타들이 선배 가수들의 대표곡을 열창했다. 같은 날 KBS 2TV는 최고의 아마추어 밴드를 뽑는 ‘톱 밴드’를 시작했다. 1억원의 상금을 놓고 매주 탈락자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나이·성별·장르에 관계없이 재능(탤런트) 있는 인재를 뽑는 ‘코리아 갓 탤런트’(케이블 채널 tvN)도 이날 첫 전파를 탔다. 심수봉, 신대철, 박칼린 등 심사위원단 ‘막후(幕後) 경쟁’도 치열하다. 일단 시청률 면에서는 각각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나가수(나는 가수다)의 복사판” “겹치기 출연” 등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불후’는 시작하자마자 출연자 3명이 중도 하차해 삐그덕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위탄’ 빈자리 잡아라… 원조 ‘슈스케’ 가세 주말 중에서도 ‘위대한 탄생’(위탄)이 퇴장한 금요일 밤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MBC는 오는 10일 밤 10시 ‘위탄’ 후속으로 ‘댄싱 위드 더 스타’를 선보인다. 가수 김장훈, 마라토너 이봉주, 모델 제시카 고메즈 등 유명 인사들이 국가대표 댄스 스포츠 선수들과 짝을 이뤄 댄스에 도전한다. ‘운명의 날’은 2주 뒤인 24일. KBS(2TV)와 SBS가 각각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와 ‘기적의 오디션’을 동시에 시작한다. 시간은 모두 밤 11시 5분. 세 프로그램 모두 기존 오디션의 노래 중심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휴먼’은 미국 하와이를 무대로 인재를 뽑는 프로젝트다. 우승자에게는 후원 기업에 취직 기회가 주어진다. ‘기적’은 새로운 ‘독설 아이콘’으로 떠오른 배우 이미숙을 비롯해 영화감독 곽경택 등이 심사위원 겸 멘토를 맡았다. 8월 12일에는 국내 오디션 열풍의 원조인 ‘슈퍼스타K’(슈스케)가 가세한다. 역대 최고인 총상금 5억원을 걸고 시즌3를 시작한다. 일요일에는 기존 ‘나가수’와 ‘신입사원’(이상 MBC), ‘키스 앤 크라이’(SBS, 키앤크)가 계속 3파전을 벌인다. ‘여왕의 굴욕’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 김연아 선수가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키앤크’의 초반 부진을 만회할지 주목된다. ●열기 확산이냐 한계냐 시험대 전문가들은 다양한 장르가 경합하는 이번 2차 대첩의 성패에 따라 오디션 열풍의 확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변형되고 진화된 오디션 프로가 쏟아지는 만큼 오디션 열풍이 음악에만 한정될 것인지 (다른 장르로) 좀 더 확산될 것인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면서 “다만 지나친 난립과 과열 경쟁에 따른 차별성 결여와 공정성 시비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리아 갓 탤런트’는 첫 방송부터 한 출연자의 학력을 편집해 ‘의도적 띄우기 논란’에 휘말렸다. ‘기적’ 연출을 맡은 김태형 피디는 “연기자 오디션은 1분 안팎의 콘텐츠에 뚜렷한 기승전결이 있기 때문에 차별화에 승산이 있다.”고 장담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오만’ 없던 밤…올림픽 축구대표팀 3-1 역전승

    ‘오만’ 없던 밤…올림픽 축구대표팀 3-1 역전승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실전을 앞두고 ‘예방주사’를 맞았다. 따끔했지만 약 보름 뒤 ‘실전’을 생각하면 마냥 아프지만은 않았다. 올림픽대표팀은 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평가전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선제 골을 내주고 끌려갔지만 후반 황도연(전남)의 동점골과 배천석(숭실대)의 연속 골을 모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성인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지동원(전남)과 김보경(세레소)이 공격의 물꼬를 텄고, 배천석·김영근(숭실대)·김태환(FC서울) 등 ‘새 얼굴’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오만전은 오는 19일(서울월드컵경기장)과 23일 요르단과의 올림픽 2차예선(홈앤드어웨이)을 앞둔 ‘모의고사’였다. 요르단에 이겨야만 9월부터 시작하는 아시아 최종 예선에 진출, 7회 연속 올림픽행에 도전할 수 있다. 홍 감독은 “대량 득점을 노리겠다. 공격진을 테스트하겠다.”고 배짱 있는 출사표를 던졌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렸던 알짜 멤버가 없었다. ‘캡틴’으로 중심을 잡아 왔던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은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올림픽팀 대신 A대표팀에 차출됐다. 홍정호(제주)와 김영권(오미야)도 A매치를 앞둔 조광래호에 소집됐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월드컵과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를 거치며 다져온 조직력은 물거품이 됐다. 전반은 답답했다. 흐름은 주도했지만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패스 연결은 무뎠고 세트피스의 결정력도 떨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역습 시 수비 조직력의 ‘호흡’이었다. 수비수끼리 손발이 맞지 않아 어정쩡하게 공격수를 마크하는 상황에서 전반 22분 후세인 알하드리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어린 선수들은 허둥거렸고 마음은 급해졌다. 홍 감독은 하프타임에 선수 셋을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후반 2분 황도연의 동점 골을 시작으로 후반 11분과 36분 배천석이 연속 골을 넣었다. 배천석은 정확한 위치 선정과 강력한 헤딩슛으로 ‘제2의 황선홍’이라는 별명값을 톡톡히 했다. ‘확실한 공격 루트’ 지동원 못지않은 뾰족한 ‘창’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마지막 10여분은 강릉운동장을 찾은 1만 8318명을 위한 ‘쇼타임’에 가까웠다. 후반 들어 날카로워진 어린 태극 전사들은 두 명이 퇴장당한 오만을 압도한 끝에 기분 좋은 역전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요르단전을 앞두고 자신감도 듬뿍 충전했다. 홍 감독은 “축구계 안팎에 좋지 않은 소식이 많은데 어린 선수들이 축구팬들께 기쁨을 드려 좋다.”면서 “배천석, 김영근이 아주 잘해 줬다. 2주간 훈련했는데 오늘 보여 준 기량을 충분히 펼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주전들과 발을 맞추지 못하고 19일 예선에 나서는 것은 확실히 부담스럽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선수가 많아 당장 실전에서 뛸 경기력을 갖춘 선수 위주로 선발하겠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일본통신] ‘영원한 우승후보’ 요미우리의 추락

    [일본통신] ‘영원한 우승후보’ 요미우리의 추락

    센트럴리그의 ‘영원한 우승후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올 시즌이 심상치 않다. 요미우리는 교류전이 한참인 지금 현재 15승 1무 16패(승률 .484)로 리그 4위에 머물러 있다. 3년연속 리그우승 후 지난해 3위로 추락했던 요미우리의 부진은 지난 2006년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축선수들의 잇달은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2006년 요미우리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힘들어 했다. 주포 코쿠보 히로키(현 소프트뱅크)와 타카하시 요시노부, 그리고 아베 신노스케의 부상 이탈은 팀의 득점력 빈곤을 일으키며 팀 타율 .251 기록하게 했다. 당시 요미우리의 팀 타율은 2000년대 들어서 가장 낮은 수치로 주전과 백업 간의 기량차이가 크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줬다. 전년도 리그 5위 성적을 남기며 퇴장한 호리우치 쓰네오 감독 대신 다시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은 하라 타츠노리의 입지는 시작부터 불안했던건 당연한 사실. 이해 요미우리의 시즌 최종 성적은 4위였다. 요미우리는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많은 일본프로야구 전문가들로부터 우승권 전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A클래스(포스트시즌 진출) 한자리르 놓고 야쿠르트와 경쟁할것이란 전망은 곳곳에서 불안한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불안정한 선발 로테이션, 전문 마무리투수의 부재,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 투수, 그리고 무엇보다 주전야수들의 노쇠화에 대한 걱정이 컸다. 요미우리의 추락의 시발점은 주포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부진에서 출발했다. 오가사와라는 개막후 계속해서 1할대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록 개인 통산 2,000안타를 쳐내기는 했지만 24경기에서 홈런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정교함은 물론 장타력까지 동반 하락했다. 5월 13일 히로시마전에서 부상을 당한 오가사와라의 타율은 .195, 타점은 겨우 하나에 불과하다. 지난해 40홈런 타자인 포수 아베의 부상공백도 팀 전력을 갉아먹은 원인중 하나다. 아베는 개막을 보름여 앞두고 열린 한신과의 연습경기에서 장딴지 부상을 입은 후 지난 17일 라쿠텐과의 교류전에서야 첫선을 보였다. 그동안 허리부상으로 고생했던 타카하시 요시노부는 또다시 부상으로 결장중이다. 올해 타카하시가 뛴 경기는 고작 9경기며 언제 그라운드에 복귀할지 예상할수 없다. 현재 요미우리 타자들중 3할 타율을 기록중인 선수는 2년차 쵸노 히사요시(.313) 한명뿐이다. 활화산과도 같았던 요미우리의 공격력은 팀 타율 .232가 말해주듯 처참한 상황이다. 물론 알렉스 라미레즈(타율 .277 홈런8개)와 사카모토 하야토(타율 .267 홈런5개)와 같은 선수들의 장타력은 변함이 없지만, 원래 1번타순에 배치돼 있어야 할 사카모토가 오가사와라를 대신해 3번타순에 들어서고 있다는 자체가 요미우리의 타선의 현실을 대변해 주고 있다. 다승 1위에 올라 있는 우츠미 테츠야(5승 1패, 평균자책점 1.72), 그리고 최고 157km의 강속구를 뿌리는 루키 사와무라 히로카즈(1승 3패, 평균자책점 2.47), 그리고 지난해 에이스로 발돋움한 토노 순(1승 4패, 평균자책점 4.62)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 일본야구는 2점대 중후반의 평균자책점을 가지고는 명암도 못내밀 정도로 극심한 투고타저다. 센트럴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선수는 모두 6명, 퍼시픽리그는 7명이나 된다. 이것은 요미우리라고 예외가 아니다. 3.22의 팀 평균자책점은 매우 준수하지만 결국 팀 성적은 타선이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주축타자들의 부상과 부진이 지금 팀 성적의 바로미터라는 뜻이다. 요미우리는 리그 우승이 아닌 시즌을 실패한 시즌으로 취급한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다 리그우승(42회, 일본시리즈 우승 21회)에 대한 자부심을 감안하면 지난해 3위의 성적은 결코 받아들일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절치부심했던 요미우리는 지금 부진에 빠져있다. 주전들의 초반 이탈이 낳은 결과가 시즌이 끝날때까지 이어질지 지켜보자.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협박’받는 사개특위 의원들

    ‘협박’받는 사개특위 의원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한 관계 기관들의 입법 로비가 도를 넘어섰다.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게시글 공세를 통한 청원이 협박 수준에 버금갈 정도다. 사개특위 검찰관계법소위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던 지난 19일 회의에서도 이런 무차별적인 협박성 로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심지어 검사장 출신인 한 의원은 협박에 시달린 나머지 회의에 참석하지도 못했을 정도다. 회의 일정이 예고된 뒤부터 경찰 등 관계 기관 공무원들이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압력을 넣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강도는 다소 낮지만 수사권 조정에 대한 청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150만 경우(警友)와 현직 경찰, 다수의 국민들의 염원을 저버리지 말고 현명하게 판단하길 기대해 봅니다.” “수사 구조 개혁에 대해 그토록 편협한 견해를 가지고 의정 활동을 하고 계신 것이 안타깝네요.” 등 100여 건을 훌쩍 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일부는 이 의원의 지역구 출신이라고 밝히며 19대 총선에서의 영향력 행사 의지를 은근히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문자메시지 공세를 받는 등 신변에 위협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당시 회의에서 이런 협박성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 회의에는 관계 기관에서 파견되어 온 전문 위원들과 보좌진들이 퇴장 명령을 받았고, 의원들과 속기사들만 참여했다. 박영선(민주당) 소위 위원장은 참석한 의원들에게도 논의 사안들이 확정될 때까지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개특위 소속 한 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상대로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실태나 이를 방치하는 기관들의 행태 모두 비정상적”이라면서 “공갈·협박에 몸을 사리는 의원들의 줏대 없는 언행이 이를 부추기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소위는 전날 회의에서 당초 6인 소위가 합의안대로 경찰의 검찰에 대한 복종 의무 부분을 삭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법경찰관의 수사권을 인정하는 대신 검사의 지휘가 있을 때에는 그에 따르도록 하는 방식으로 검사의 수사 지휘권을 보장하는 조정안도 논의됐다. 소위는 각 당의 의견을 종합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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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6 50돌] 또 한명의 개발독재 신화 주역 아듀!

    또 한 명의 아시아 ‘개발독재’ 신화의 주역이 무대 전면에서 사라졌다.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리콴유(李光耀·88) 전 총리가 14일 선임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자신의 뒤를 이은 고촉동(吳作棟·70) 전 총리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리 전 총리는 “보다 어렵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가 싱가포르의 계속적인 전진을 이끌어 나갈 때가 됐다.”면서 사퇴결정 사실을 밝혔다. 이로써 리콴유의 아들인 리셴룽(李顯龍·59) 현 총리는 곧 젊은 인사들을 수혈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리콴유의 ‘퇴장’은 최근 실시된 총선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집권 인민행동당은 87개 의석 가운데 81석을 차지했지만 지지율은 60.1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리콴유가 실제로 사퇴 후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하지만 그의 사퇴는 한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시작된 아시아 개발독재 시대의 종언이라는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실제 리콴유는 총리 재임기간(19 65~1990년) 강력한 리더십으로 싱가포르를 이끌며 연평균 10%가 넘는 경제성장률로 작은 도시국가에 불과한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네 마리 용’ 반열로 끌어올렸다.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상왕’(上王) 격인 선임장관을 맡아 싱가포르의 끊임없는 전진을 견인했다. 리콴유는 박 전 대통령이 생애 마지막으로 만난 외국 정상이기도 하다. 1979년 10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리콴유는 ‘개발독재 동료’인 박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어떤 지도자들은 관심과 정력을 언론과 여론조사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데 소모하고, 어떤 지도자들은 오직 일하는 데만 집중하고… 평가는 역사에 맡긴다.”면서 ‘일하는 지도자’로서의 동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태형 등을 동원해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한 리콴유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남겨지겠지만 싱가포르를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과 물류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부패가 없는 세계 최고의 깨끗한 정부로 만드는 데 절대적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프로축구] 포항 ‘용광로 대반격’ 역전승

    [프로축구] 포항 ‘용광로 대반격’ 역전승

    못 말리는 포항이다. 전반 두 골을 내줬지만 후반 3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화끈한 ‘용광로 축구’에 포항스틸야드는 기쁨으로 넘실댔다. 포항은 ‘전반기 결승전’으로 불렸던 15일 프로축구 K리그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북에 3-2로 이겼다. 승점 21(6승 3무 1패)이 된 포항은 전북(2위·승점 19·6승 1무 3패)과 자리를 맞바꾸며 리그 선두에 앉았다. 홈경기 4연속 무패(3승 1무)였고, 2007년 5월 이후 3년 넘게 안방에서 이기지 못했던(4무 1패) 전북을 잡아 기쁨을 더했다. 반면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합쳐 7연승 신바람을 내던 전북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짜릿한 뒤집기였다. 초반은 완전히 전북 페이스였다. ‘라이언킹’ 이동국은 친정팀이자 고향팀 포항을 상대로 전반에만 1골 1도움을 올렸다. 전북이 2-0으로 앞선 채 시작된 후반전. 전북은 허벅지 근육 부상이 생긴 이동국 대신 정성훈을 투입했다. 공백은 컸다. 포항은 후반 11분 신형민의 헤딩슛을 신호탄으로 대반격을 시작했고 27분 슈바의 동점골까지 터졌다. 34분에는 김상식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슈바가 침착하게 성공시켜 역전에 성공했다. 전북은 후반 19분 정훈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수적 열세까지 겹쳐 동력을 잃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우승 후보 전북을 이겼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해 기쁘다. 그러나 과제도 많이 발견했다. 패스타이밍이 좀 더 빨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FC서울은 안방에서 경남을 3-1로 꺾었다. FC서울은 ‘데몰리션 특급’ 데얀-몰리나가 선제골을 만들었고 후반 고요한이 두 골을 몰아쳐 짜릿한 승리를 잡았다. 최용수 코치가 지휘봉을 잡은 뒤 K리그 3연승, AFC챔스리그까지 합치면 5경기 무패(4승 1무)다. ‘전통의 라이벌’ 성남-수원전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사샤의 페널티킥으로 앞서던 성남은 후반 42분 게인리히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제주는 박현범의 골로 울산을 1-0으로 꺾고 시즌 원정 첫 승을 거뒀다. 인천과 부산은 득점 없이 비겼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LH공사 진주로] 야당 ‘반대’ 국토해양부 국회보고 무산

    국토해양부가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문제를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었으나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날 예정됐던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 17명의 요구로 소집된 것이다. 당초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LH 본사를 경남 진주시로 일괄 이전시킨다는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과 전북 출신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령해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송광호(한나라당) 국토위원장은 회의장에 나왔다가 개의를 선언하지 못한 채 퇴장한 뒤 “물리적으로 회의가 불가능하다.”며 회의 취소를 선언했다. 야당 의원들은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 장관을 집중 성토했다. 국토위 민주당 간사인 최규성 의원은 “정 장관은 정치적으로 해임됐기 때문에 보고할 자격이 없다. 당장 돌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선 의원도 “사전 협의를 한번도 한 적이 없는데 무슨 보고냐.”고 비판했다. ‘경남·전북 분산 배치’를 요구해 온 민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짓밟았다.”면서 “일괄이전 발표 시기 역시 여야 지도부가 교체되고 장관이 교체되는 때를 악용했다.”고 비난했다.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을 포함한 전북 지역 국회의원 10명과 시·도의원 등 400여명은 오는 16일 청와대 앞에서 정부 방침 무효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 계획이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핸드볼코리아리그] 인천, 삼척시청 꺾고 1R 1위

    ‘국가대표 듀오’ 김온아(8골)·유은희(7골)가 15점을 합작한 인천체육회가 삼척시청과의 ‘미리 보는 결승전’에서 여유 있게 이겼다. 인천체육회는 10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SK 핸드볼코리아리그 1라운드 최종전에서 삼척시청을 27-21로 꺾었다. 지난 부산BISCO전 무승부의 충격(?)에서 헤어 나온 모습. 인천은 1라운드를 1위(6승 1무)로 마쳤다. 2분 퇴장 7개가 쏟아질 만큼 격렬한 경기였다. 양 팀은 초반부터 끈끈한 수비로 나섰다. 인천 오영란, 삼척 박미라 골키퍼의 선방까지 더해져 경기 초반 6분 동안 득점이 없었다. 삼척시청은 주경진의 7m 페널티스로로 먼저 기세를 올렸지만 리드를 이어가지 못했다. 수비가 무너진 게 아쉬웠다. 장신 수비벽을 살리지 못하고 ‘기다리는 수비’를 했다. 6m 라인에 늘어선 수비벽을 깨뜨리는 김온아와 유은희의 중거리포가 불을 뿜었다. 인천은 전반을 14-8로 앞섰고, 후반에도 점수 차를 유지하며 손쉽게 승리를 챙겼다. 이어진 남자부 2라운드에서는 충남체육회가 인천도시개발공사를 25-21로 눌렀다. 리그 첫승(1무 4패)이다. 15개(총 36개 중)의 슈팅을 막아낸 골키퍼 이창우가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군견(軍犬)/이춘규 논설위원

    수많은 동물들이 독특한 특질 때문에 고대부터 전쟁에 동원됐다. 인간과 동물이 하나가 되어 전장에서 싸우기도 했고 수송·통신·적 탐지에 투입됐다. 가장 널리 활용된 동물은 말(馬)이다. 특권층만 타다가 2300여년 전 알렉산더대왕이 보병·기병을 조합시킨 전략을 폈다. 지금은 의전에만 활용된다. 코끼리의 육중한 체구는 적을 와해시키기에 충분했지만 약점도 많아 전장에서 일찍 퇴장했다. 코끼리 공격에 혼이 났던 로마군. 돼지의 등에 기름을 바른 뒤 불을 붙여 뜨거움에 악을 쓰며 돌진토록 해 코끼리들을 혼란시킨 전술까지 썼다. 비둘기는 고속통신 수단이었다. 무선기기 고장 때 대체수단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이용됐다. 쥐, 매, 닭 등 동물을 군사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실험은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계속되고 있다. 개(영국 육군), 고양이(영국 해군), 곰(폴란드 육군), 펭귄(노르웨이 육군), 양 등은 군 마스코트로 이용된다. 동물에 계급이 부여된 사례도 많다. 낙타는 사막·산악지대·극한지 등 특수 지역에서 이동수단으로 활용된다. 돌고래는 지능지수가 높기 때문에 기뢰 탐지 등에 활용된다. 중국 전국시대에는 야간에 수백 마리 소의 뿔에 횃불을 동여맨 뒤 돌진시켜 적을 뒤흔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2차대전 때 미군은 목조건물이 많은 일본 공습에 빛을 싫어하는 박쥐 활용을 검토했었다. 소형 네이팜탄을 매단 박쥐를 새벽에 날려보내 해가 뜨면 건물 지붕 밑에 들어가게 한 뒤 폭발시켜 도시를 불바다로 만든다는 계획. 실전엔 투입되지 않았다. 개는 고대부터 군사목적에 활용됐다. 뛰어난 시각·후각을 활용해 경계·수색·탐지 등에 투입된다. 20세기 초엔 화학전에도 활동할 수 있게 군견용 가스 마스크도 개발됐다. 조직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로 그후 세계로 전파됐다. 군견은 독일에서 가장 발달했고, 독일 셰퍼드는 한국 군견의 주축이다. 군견은 현재 마약과 같은 밀수 방지와 폭탄테러 수색에도 활용된다.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에 특수부대와 함께 최첨단 장비로 무장된 군견 한 마리가 투입됐다고 한다. 독일 셰퍼드나 벨기에 말리노이즈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2만 1500달러(2334만여원)짜리 특수 방수·방탄 조끼를 입혔다. 문틈으로 새 나오는 냄새를 통해 방에 위장폭탄이 설치돼 있는지 감지하는 역할 등을 했다. 이슬람권은 개를 불결한 동물로 여긴 탓에 군견은 빈라덴 일행에 대한 심리적 압박도구로 유용했다고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리베이트 적발땐 약값 40% 인하 폭탄

    앞으로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 제약업체는 ‘약가 인하 폭탄’을 맞게 된다. 정부는 제약업계 리베이트 관행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리베이트로 제공된 의약품에 대해 최대 40% 약값 인하라는 초강수를 뒀다. 또 지금까지는 기존 제도를 활용한 약값 인하분과 리베이트 적발로 인한 약값 인하분 중 하나만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두 가지를 모두 적용해 더욱 강력한 제재가 이뤄진다. 6일 보건복지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지부는 불법 리베이트 의약품의 상한금액 적용범위를 구체화한 ‘유통질서 문란 약제에 대한 상한금액 조정 세부운영지침’을 마련, 한국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등 제약단체에 통보했다. 이번 지침은 복지부가 지난해 9월 고시로 만든 리베이트 약가 인하 대책의 세부사항으로 마련됐다. 지침은 의약품 리베이트 행위를 적발할 경우 1차로 해당 의약품의 약가를 최대 20%까지 인하하도록 규정했다. 또 2년 이내에 다시 리베이트 행위를 적발하면 최대 40%까지 약값이 내려간다. 예를 들어 약값이 100원일 때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되면 80원까지 약값이 내려갈 수 있고, 이후 다시 적발되면 60원까지 약값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제약사가 특정 의약품을 지정하지 않고 브랜드를 앞세워 전반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될 경우 해당 제약사의 모든 의약품값을 내리도록 했다. 다만 약값이 50원 이하인 저가 약과 500원 이하인 저가 주사제, 퇴장방지약품, 대체재가 없는 희귀 의약품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약가 인하 범위는 제약사가 의료기관에 제공한 리베이트 액수와 해당 의약품 매출을 종합해 산출된다. 현재 정부가 운용하고 있는 약값 인하 제도 중에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한 약을 퇴출하거나 약가를 인하하는 ‘기등재약 목록정비 제도’, 예상 사용량보다 많이 판매하면 약값을 최대 10% 인하하는 ‘사용량-약가 연동 제도’ 등이 있다. 정부는 최근까지 이런 제도와 리베이트 적발로 인한 약값 인하분을 따로 분리해 규모가 큰 쪽만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사후약가관리제도와 리베이트 약가 인하분을 한꺼번에 적용하게 된다.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약값이 3% 내려가고 리베이트 적발로 다시 약값을 2%로 깎아야 한다면 지금까지는 3%만 약값을 깎았지만 앞으로는 5%를 모두 깎게 된다. 이번 약가 인하책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정부 리베이트 합동조사’와 맞물려 시행된다. 검찰·경찰·국세청 등이 증거자료를 수집해 형사처벌을 준비하는 동안 복지부 등 보건 당국은 약가 인하 등 더욱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유통질서 문란 행위를 인지하면 필요한 조사자료, 수사자료, 판결문 등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약가 조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는 최근 범정부 합동조사단 출범에 이어 본격적으로 약가 인하 대책이 나오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에게 정장이 아닌 사복을 입고 다니라고 말하는 곳도 나올 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리베이트를 주다 적발되면 약을 퇴출시켜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잊혀진 것들’ 펴낸 한국학연구원 김 원 교수

    [저자와 차 한잔] ‘잊혀진 것들’ 펴낸 한국학연구원 김 원 교수

    장기집권을 비극으로 마무리한 통치자, 그가 남기고 간 혼돈을 빚처럼 안고 출발한 1980년대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꽃 한 송이 피워 내지 못한 ‘서울의 봄’, 군부의 등장과 광주항쟁, 넥타이부대까지 불러낸 민주화운동…. 대학에는 절망과 분노가 타올랐고 시위와 분신이 이어졌다. 그 격랑 속을 살았던 사람들은 그 시절을 박제시켜 벽장 속에 감춰두고 싶어 한다. 그렇게 화석화된 ‘80년대’를 꺼내들고 씻김굿을 한판 펼치자는 이가 있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이매진 펴냄)을 낸 김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 그는 이 책을 세상에 던짐으로써 자발적 치매라는 고치 안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을 불러내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은 1980년대 대학생들의 궤적을 기록한 ‘학생운동에 대한 보고서’다. 그 시대를 몸으로 부딪쳤던 구술자들의 입을 통해 당시 대학생의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1999년에 출간했다가 12년 만에 방대한 보론(補論)을 덧붙여 새로 출간했다. 김 교수가 책을 새로 내놓으면서 화두로 삼은 것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다. “초판은 역사적 리얼리티의 복원에 초점을 뒀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는 80년대가 왜 상처로 남았고 다시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되새김질 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80년대는 비도덕적이고 반국가적인 패륜아의 역사’라는 오명이 덧씌워졌다는 데서 찾는다. 바로 대한민국 건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아비를 부정했던 불경스러운 아들·형제들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80년대를 증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물음에도 분명한 답을 내놓는다. “증언하지 않으면 망각되거나 왜곡된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를 역사의 한 페이지 정도로밖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대들도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듣기’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사회의 지향점을 성찰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는 스스로가 ‘운동권’이었지만 학생운동이 갖고 있었던 문제점에 대해서도 뼈아픈 지적을 한다. “학생운동이 소멸하게 된 외부적 요인은 군부정권의 퇴장이나 노골적인 폭력의 약화 등이겠지요. 더 큰 원인은 학생조직의 내부적 문제였습니다. 조직의 비대화, 대중을 소외시킨 엘리트주의, 분파와 갈등이 균열을 불렀습니다.” 유행처럼 정치권으로 몰려들었던 소위 ‘386세대’에 대해서도 “목적을 위해서 분명히 존재했던 것들마저 부정한 사람들”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1980년대를 천착해 온 그에게 2010년대 대학생은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80년대에는 광주항쟁 같은 사회적 현실에 대해 죄의식을 갖고 있었고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실들을 현대사의 비극 정도로 인식할 뿐 ‘자기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대학이 취업을 향한 경쟁의 장으로 재편되면서 자신의 존재근거에 대해 질문을 던질 여지가 약해진 것이지요.” 그의 바람은 자신의 텍스트들이 80년대의 트라우마를 읽는 창 구실을 하는 것이다. “지금의 세대들이 이 책이나 비슷한 연구서를 보면서 끝없이 질문을 던지다 보면 언젠가 트라우마는 깨질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이들이 잊고싶어 하는 ‘과거’를 낱낱이 전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찾는 단초를 제공하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엿보인다. 이호준 편집위원 sag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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