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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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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포항 ‘용광로 대반격’ 역전승

    [프로축구] 포항 ‘용광로 대반격’ 역전승

    못 말리는 포항이다. 전반 두 골을 내줬지만 후반 3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화끈한 ‘용광로 축구’에 포항스틸야드는 기쁨으로 넘실댔다. 포항은 ‘전반기 결승전’으로 불렸던 15일 프로축구 K리그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북에 3-2로 이겼다. 승점 21(6승 3무 1패)이 된 포항은 전북(2위·승점 19·6승 1무 3패)과 자리를 맞바꾸며 리그 선두에 앉았다. 홈경기 4연속 무패(3승 1무)였고, 2007년 5월 이후 3년 넘게 안방에서 이기지 못했던(4무 1패) 전북을 잡아 기쁨을 더했다. 반면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합쳐 7연승 신바람을 내던 전북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짜릿한 뒤집기였다. 초반은 완전히 전북 페이스였다. ‘라이언킹’ 이동국은 친정팀이자 고향팀 포항을 상대로 전반에만 1골 1도움을 올렸다. 전북이 2-0으로 앞선 채 시작된 후반전. 전북은 허벅지 근육 부상이 생긴 이동국 대신 정성훈을 투입했다. 공백은 컸다. 포항은 후반 11분 신형민의 헤딩슛을 신호탄으로 대반격을 시작했고 27분 슈바의 동점골까지 터졌다. 34분에는 김상식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슈바가 침착하게 성공시켜 역전에 성공했다. 전북은 후반 19분 정훈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수적 열세까지 겹쳐 동력을 잃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우승 후보 전북을 이겼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해 기쁘다. 그러나 과제도 많이 발견했다. 패스타이밍이 좀 더 빨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FC서울은 안방에서 경남을 3-1로 꺾었다. FC서울은 ‘데몰리션 특급’ 데얀-몰리나가 선제골을 만들었고 후반 고요한이 두 골을 몰아쳐 짜릿한 승리를 잡았다. 최용수 코치가 지휘봉을 잡은 뒤 K리그 3연승, AFC챔스리그까지 합치면 5경기 무패(4승 1무)다. ‘전통의 라이벌’ 성남-수원전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사샤의 페널티킥으로 앞서던 성남은 후반 42분 게인리히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제주는 박현범의 골로 울산을 1-0으로 꺾고 시즌 원정 첫 승을 거뒀다. 인천과 부산은 득점 없이 비겼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5·16 50돌] 또 한명의 개발독재 신화 주역 아듀!

    또 한 명의 아시아 ‘개발독재’ 신화의 주역이 무대 전면에서 사라졌다.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리콴유(李光耀·88) 전 총리가 14일 선임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자신의 뒤를 이은 고촉동(吳作棟·70) 전 총리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리 전 총리는 “보다 어렵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가 싱가포르의 계속적인 전진을 이끌어 나갈 때가 됐다.”면서 사퇴결정 사실을 밝혔다. 이로써 리콴유의 아들인 리셴룽(李顯龍·59) 현 총리는 곧 젊은 인사들을 수혈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리콴유의 ‘퇴장’은 최근 실시된 총선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집권 인민행동당은 87개 의석 가운데 81석을 차지했지만 지지율은 60.1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리콴유가 실제로 사퇴 후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하지만 그의 사퇴는 한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시작된 아시아 개발독재 시대의 종언이라는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실제 리콴유는 총리 재임기간(19 65~1990년) 강력한 리더십으로 싱가포르를 이끌며 연평균 10%가 넘는 경제성장률로 작은 도시국가에 불과한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네 마리 용’ 반열로 끌어올렸다.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상왕’(上王) 격인 선임장관을 맡아 싱가포르의 끊임없는 전진을 견인했다. 리콴유는 박 전 대통령이 생애 마지막으로 만난 외국 정상이기도 하다. 1979년 10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리콴유는 ‘개발독재 동료’인 박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어떤 지도자들은 관심과 정력을 언론과 여론조사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데 소모하고, 어떤 지도자들은 오직 일하는 데만 집중하고… 평가는 역사에 맡긴다.”면서 ‘일하는 지도자’로서의 동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태형 등을 동원해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한 리콴유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남겨지겠지만 싱가포르를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과 물류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부패가 없는 세계 최고의 깨끗한 정부로 만드는 데 절대적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LH공사 진주로] 야당 ‘반대’ 국토해양부 국회보고 무산

    국토해양부가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문제를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었으나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날 예정됐던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 17명의 요구로 소집된 것이다. 당초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LH 본사를 경남 진주시로 일괄 이전시킨다는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과 전북 출신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령해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송광호(한나라당) 국토위원장은 회의장에 나왔다가 개의를 선언하지 못한 채 퇴장한 뒤 “물리적으로 회의가 불가능하다.”며 회의 취소를 선언했다. 야당 의원들은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 장관을 집중 성토했다. 국토위 민주당 간사인 최규성 의원은 “정 장관은 정치적으로 해임됐기 때문에 보고할 자격이 없다. 당장 돌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선 의원도 “사전 협의를 한번도 한 적이 없는데 무슨 보고냐.”고 비판했다. ‘경남·전북 분산 배치’를 요구해 온 민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짓밟았다.”면서 “일괄이전 발표 시기 역시 여야 지도부가 교체되고 장관이 교체되는 때를 악용했다.”고 비난했다.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을 포함한 전북 지역 국회의원 10명과 시·도의원 등 400여명은 오는 16일 청와대 앞에서 정부 방침 무효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 계획이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핸드볼코리아리그] 인천, 삼척시청 꺾고 1R 1위

    ‘국가대표 듀오’ 김온아(8골)·유은희(7골)가 15점을 합작한 인천체육회가 삼척시청과의 ‘미리 보는 결승전’에서 여유 있게 이겼다. 인천체육회는 10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SK 핸드볼코리아리그 1라운드 최종전에서 삼척시청을 27-21로 꺾었다. 지난 부산BISCO전 무승부의 충격(?)에서 헤어 나온 모습. 인천은 1라운드를 1위(6승 1무)로 마쳤다. 2분 퇴장 7개가 쏟아질 만큼 격렬한 경기였다. 양 팀은 초반부터 끈끈한 수비로 나섰다. 인천 오영란, 삼척 박미라 골키퍼의 선방까지 더해져 경기 초반 6분 동안 득점이 없었다. 삼척시청은 주경진의 7m 페널티스로로 먼저 기세를 올렸지만 리드를 이어가지 못했다. 수비가 무너진 게 아쉬웠다. 장신 수비벽을 살리지 못하고 ‘기다리는 수비’를 했다. 6m 라인에 늘어선 수비벽을 깨뜨리는 김온아와 유은희의 중거리포가 불을 뿜었다. 인천은 전반을 14-8로 앞섰고, 후반에도 점수 차를 유지하며 손쉽게 승리를 챙겼다. 이어진 남자부 2라운드에서는 충남체육회가 인천도시개발공사를 25-21로 눌렀다. 리그 첫승(1무 4패)이다. 15개(총 36개 중)의 슈팅을 막아낸 골키퍼 이창우가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군견(軍犬)/이춘규 논설위원

    수많은 동물들이 독특한 특질 때문에 고대부터 전쟁에 동원됐다. 인간과 동물이 하나가 되어 전장에서 싸우기도 했고 수송·통신·적 탐지에 투입됐다. 가장 널리 활용된 동물은 말(馬)이다. 특권층만 타다가 2300여년 전 알렉산더대왕이 보병·기병을 조합시킨 전략을 폈다. 지금은 의전에만 활용된다. 코끼리의 육중한 체구는 적을 와해시키기에 충분했지만 약점도 많아 전장에서 일찍 퇴장했다. 코끼리 공격에 혼이 났던 로마군. 돼지의 등에 기름을 바른 뒤 불을 붙여 뜨거움에 악을 쓰며 돌진토록 해 코끼리들을 혼란시킨 전술까지 썼다. 비둘기는 고속통신 수단이었다. 무선기기 고장 때 대체수단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이용됐다. 쥐, 매, 닭 등 동물을 군사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실험은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계속되고 있다. 개(영국 육군), 고양이(영국 해군), 곰(폴란드 육군), 펭귄(노르웨이 육군), 양 등은 군 마스코트로 이용된다. 동물에 계급이 부여된 사례도 많다. 낙타는 사막·산악지대·극한지 등 특수 지역에서 이동수단으로 활용된다. 돌고래는 지능지수가 높기 때문에 기뢰 탐지 등에 활용된다. 중국 전국시대에는 야간에 수백 마리 소의 뿔에 횃불을 동여맨 뒤 돌진시켜 적을 뒤흔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2차대전 때 미군은 목조건물이 많은 일본 공습에 빛을 싫어하는 박쥐 활용을 검토했었다. 소형 네이팜탄을 매단 박쥐를 새벽에 날려보내 해가 뜨면 건물 지붕 밑에 들어가게 한 뒤 폭발시켜 도시를 불바다로 만든다는 계획. 실전엔 투입되지 않았다. 개는 고대부터 군사목적에 활용됐다. 뛰어난 시각·후각을 활용해 경계·수색·탐지 등에 투입된다. 20세기 초엔 화학전에도 활동할 수 있게 군견용 가스 마스크도 개발됐다. 조직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로 그후 세계로 전파됐다. 군견은 독일에서 가장 발달했고, 독일 셰퍼드는 한국 군견의 주축이다. 군견은 현재 마약과 같은 밀수 방지와 폭탄테러 수색에도 활용된다.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에 특수부대와 함께 최첨단 장비로 무장된 군견 한 마리가 투입됐다고 한다. 독일 셰퍼드나 벨기에 말리노이즈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2만 1500달러(2334만여원)짜리 특수 방수·방탄 조끼를 입혔다. 문틈으로 새 나오는 냄새를 통해 방에 위장폭탄이 설치돼 있는지 감지하는 역할 등을 했다. 이슬람권은 개를 불결한 동물로 여긴 탓에 군견은 빈라덴 일행에 대한 심리적 압박도구로 유용했다고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잊혀진 것들’ 펴낸 한국학연구원 김 원 교수

    [저자와 차 한잔] ‘잊혀진 것들’ 펴낸 한국학연구원 김 원 교수

    장기집권을 비극으로 마무리한 통치자, 그가 남기고 간 혼돈을 빚처럼 안고 출발한 1980년대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꽃 한 송이 피워 내지 못한 ‘서울의 봄’, 군부의 등장과 광주항쟁, 넥타이부대까지 불러낸 민주화운동…. 대학에는 절망과 분노가 타올랐고 시위와 분신이 이어졌다. 그 격랑 속을 살았던 사람들은 그 시절을 박제시켜 벽장 속에 감춰두고 싶어 한다. 그렇게 화석화된 ‘80년대’를 꺼내들고 씻김굿을 한판 펼치자는 이가 있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이매진 펴냄)을 낸 김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 그는 이 책을 세상에 던짐으로써 자발적 치매라는 고치 안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을 불러내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은 1980년대 대학생들의 궤적을 기록한 ‘학생운동에 대한 보고서’다. 그 시대를 몸으로 부딪쳤던 구술자들의 입을 통해 당시 대학생의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1999년에 출간했다가 12년 만에 방대한 보론(補論)을 덧붙여 새로 출간했다. 김 교수가 책을 새로 내놓으면서 화두로 삼은 것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다. “초판은 역사적 리얼리티의 복원에 초점을 뒀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는 80년대가 왜 상처로 남았고 다시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되새김질 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80년대는 비도덕적이고 반국가적인 패륜아의 역사’라는 오명이 덧씌워졌다는 데서 찾는다. 바로 대한민국 건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아비를 부정했던 불경스러운 아들·형제들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80년대를 증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물음에도 분명한 답을 내놓는다. “증언하지 않으면 망각되거나 왜곡된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를 역사의 한 페이지 정도로밖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대들도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듣기’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사회의 지향점을 성찰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는 스스로가 ‘운동권’이었지만 학생운동이 갖고 있었던 문제점에 대해서도 뼈아픈 지적을 한다. “학생운동이 소멸하게 된 외부적 요인은 군부정권의 퇴장이나 노골적인 폭력의 약화 등이겠지요. 더 큰 원인은 학생조직의 내부적 문제였습니다. 조직의 비대화, 대중을 소외시킨 엘리트주의, 분파와 갈등이 균열을 불렀습니다.” 유행처럼 정치권으로 몰려들었던 소위 ‘386세대’에 대해서도 “목적을 위해서 분명히 존재했던 것들마저 부정한 사람들”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1980년대를 천착해 온 그에게 2010년대 대학생은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80년대에는 광주항쟁 같은 사회적 현실에 대해 죄의식을 갖고 있었고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실들을 현대사의 비극 정도로 인식할 뿐 ‘자기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대학이 취업을 향한 경쟁의 장으로 재편되면서 자신의 존재근거에 대해 질문을 던질 여지가 약해진 것이지요.” 그의 바람은 자신의 텍스트들이 80년대의 트라우마를 읽는 창 구실을 하는 것이다. “지금의 세대들이 이 책이나 비슷한 연구서를 보면서 끝없이 질문을 던지다 보면 언젠가 트라우마는 깨질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이들이 잊고싶어 하는 ‘과거’를 낱낱이 전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찾는 단초를 제공하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엿보인다. 이호준 편집위원 sagang@seoul.co.kr
  • 리베이트 적발땐 약값 40% 인하 폭탄

    앞으로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 제약업체는 ‘약가 인하 폭탄’을 맞게 된다. 정부는 제약업계 리베이트 관행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리베이트로 제공된 의약품에 대해 최대 40% 약값 인하라는 초강수를 뒀다. 또 지금까지는 기존 제도를 활용한 약값 인하분과 리베이트 적발로 인한 약값 인하분 중 하나만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두 가지를 모두 적용해 더욱 강력한 제재가 이뤄진다. 6일 보건복지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지부는 불법 리베이트 의약품의 상한금액 적용범위를 구체화한 ‘유통질서 문란 약제에 대한 상한금액 조정 세부운영지침’을 마련, 한국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등 제약단체에 통보했다. 이번 지침은 복지부가 지난해 9월 고시로 만든 리베이트 약가 인하 대책의 세부사항으로 마련됐다. 지침은 의약품 리베이트 행위를 적발할 경우 1차로 해당 의약품의 약가를 최대 20%까지 인하하도록 규정했다. 또 2년 이내에 다시 리베이트 행위를 적발하면 최대 40%까지 약값이 내려간다. 예를 들어 약값이 100원일 때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되면 80원까지 약값이 내려갈 수 있고, 이후 다시 적발되면 60원까지 약값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제약사가 특정 의약품을 지정하지 않고 브랜드를 앞세워 전반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될 경우 해당 제약사의 모든 의약품값을 내리도록 했다. 다만 약값이 50원 이하인 저가 약과 500원 이하인 저가 주사제, 퇴장방지약품, 대체재가 없는 희귀 의약품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약가 인하 범위는 제약사가 의료기관에 제공한 리베이트 액수와 해당 의약품 매출을 종합해 산출된다. 현재 정부가 운용하고 있는 약값 인하 제도 중에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한 약을 퇴출하거나 약가를 인하하는 ‘기등재약 목록정비 제도’, 예상 사용량보다 많이 판매하면 약값을 최대 10% 인하하는 ‘사용량-약가 연동 제도’ 등이 있다. 정부는 최근까지 이런 제도와 리베이트 적발로 인한 약값 인하분을 따로 분리해 규모가 큰 쪽만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사후약가관리제도와 리베이트 약가 인하분을 한꺼번에 적용하게 된다.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약값이 3% 내려가고 리베이트 적발로 다시 약값을 2%로 깎아야 한다면 지금까지는 3%만 약값을 깎았지만 앞으로는 5%를 모두 깎게 된다. 이번 약가 인하책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정부 리베이트 합동조사’와 맞물려 시행된다. 검찰·경찰·국세청 등이 증거자료를 수집해 형사처벌을 준비하는 동안 복지부 등 보건 당국은 약가 인하 등 더욱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유통질서 문란 행위를 인지하면 필요한 조사자료, 수사자료, 판결문 등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약가 조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는 최근 범정부 합동조사단 출범에 이어 본격적으로 약가 인하 대책이 나오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에게 정장이 아닌 사복을 입고 다니라고 말하는 곳도 나올 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리베이트를 주다 적발되면 약을 퇴출시켜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최강 바르샤 결승행

    누가 FC바르셀로나를 꺾을 수 있을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는 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에서 열린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의 4강 2차전 홈 경기에서 1-1로 비겨 1, 2차전 합계 3-1로 결승행을 확정했다. 2008-09시즌 이후 2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2001~02시즌 이후 9년 만의 정상 탈환과 통산 10번째 우승을 노렸던 레알 마드리드는 결승 문턱에서 ‘숙명의 라이벌’ 바르셀로나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조제 모리뉴 감독과 페페가 퇴장하고 세르히오 라모스가 경고 누적으로 나올 수 없었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공격적인 전술을 펼쳤다. 최전방에는 곤살로 이과인이 배치됐고, 그 아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카, 앙헬 디마리아의 ‘삼각편대’가 출격했다. 무시무시한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에 공격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내보인 셈.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수비도 잘했다. 그라운드 위 어디서든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공을 소유하면, 3명의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모든 공간을 차단하는 정삼각형의 방어진을 펼쳤다. 완전히 갇혔다. ‘실점=탈락’이었던 레알 마드리드도 필사적으로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냈다. 중원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양 팀 모두 전반 20분까지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날려보지 못했다. 문제의 장면은 후반 1분에 연출됐다. 중원에서 드리블을 치고 들어간 호날두가 이과인에게 기막힌 패스를 찔러줬고, 이과인은 골문을 열었다. 그런데 골이 들어가기 직전 헤라르드 피케에게 막혀 넘어진 호날두에게 반칙이 선언됐고, 골은 무효가 됐다. 호날두가 넘어지면서 공을 끊어 가려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넘어뜨렸다는 것이다. 다소 애매한 판정이었고, 레알 마드리드에는 억울한 상황이었다. 어쨌든 경기는 계속됐고, 후반 9분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이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 진영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격하는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진행 방향으로 기막힌 스루패스를 찔러줬고 페드로가 골망을 흔들었다. 레알 마드리드도 후반 19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디마리아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연결해준 공을 마르셀로가 골로 연결시켰다. 레알 마드리드는 추가골을 위해 이과인 대신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와 카카 대신 메주트 외칠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려봤지만 변변한 기회를 얻지 못했고 경기는 끝났다. 전·후반 90분 동안 슈팅 ‘0’을 기록한 호날두는 경기 뒤 “바르셀로나는 주심 덕분에 결승에 진출했다.”는 등의 독설을 퍼부었다. 사상 초유의 18일 동안 4번의 ‘엘 클라시코’(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는 독설로 시작해 독설로 끝났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5월 안방 ‘샤방샤방’ 로맨스가 뜬다

    5월 안방 ‘샤방샤방’ 로맨스가 뜬다

    ‘무거운 드라마는 가라.’ 5월 방송가에 상큼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전쟁이 펼쳐진다. 한동안 안방극장을 장악하던 무겁고 복잡한 드라마 대신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작품이 대거 입성하는 것이다. 상반기엔 유독 톱스타와 유명 감독이 손잡은 화제작이 많았으나 시청률 20%를 넘는 드라마가 없을 정도로 히트작 기근에 시달렸다. 월화극의 경우 최근 장혁·이민정·김희애 주연의 SBS ‘마이더스’가 ‘짝패’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으나 시청률 15% 대 안팎에 머물고 있고, KBS ‘강력반’은 한 자릿수 시청률의 불명예를 안고 퇴장했다. 수목극에서도 KBS ‘가시나무새’, SBS ‘49일’ 등이 시청률 10~13%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MBC ‘로열패밀리’도 지난달 28일 12.2%를 끝으로 종영했다. 방송가 일각에서는 이처럼 히트작이 나오지 않은 이유를 재벌가의 암투나 신분 갈등 등 다루는 소재가 어두운 데다 이야기 전개 방식도 꼬여 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방송 3사는 일제히 후속작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대거 편성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2일 시작한 KBS 월화극 ‘동안미녀’는 고졸 학력의 34세 여성이 ‘어려 보이는 얼굴’(동안)을 무기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나이를 아홉살이나 속여 패션회사 막내 디자이너로 취직하는 주인공 이소영 역은 장나라가 맡았고, 그녀와 사사건건 부딪치다 정이 드는 패션회사 신입 MD 최진욱 역은 최다니엘이 연기한다. SBS는 ‘마이더스’ 후속으로 오는 9일 월화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선보인다. 재력, 학력, 외모까지 다 갖춘 엘리트 청년 사업가(강지환)와 엉뚱하고 즉흥적인 성격의 5급 공무원(윤은혜)이 결혼 스캔들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로열패밀리’ 후속으로 4일 첫선을 보이는 MBC 수목극 ‘최고의 사랑’은 톱스타와 한물간 연예인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다. 국민 호감도 1위 스타 독고진 역의 차승원과 ‘비호감’ 전직 걸그룹 멤버 구애정 역의 공효진이 호흡을 맞춘다. 경쟁작 KBS ‘로맨스 타운’ 역시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성유리, 정겨운, 김민준, 민효린이 재벌가에서 일하는 가사 관리사들의 사랑을 풀어 나간다. 첫 방송은 오는 11일이다. 이들 신작 드라마는 저마다 흥행 요인을 하나씩 갖고 있어 맞대결 결과도 주목된다. ‘최고의 사랑’은 ‘환상의 커플’, ‘미남이시네요’를 쓴 홍정은·홍미란 작가의 신작이고, ‘동안 미녀’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실력을 발휘해 온 장나라의 6년 만의 복귀작이다. ‘로맨스타운’은 방송 전부터 ‘식모들’이라는 가제 때문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윤은혜표 코믹 연기가 강점이다. 윤은혜, 성유리, 장나라 등 가수 출신들이 대거 주역을 꿰찬 것도 승부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시청자들의 달라진 눈높이를 생각할 때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줄거리의 흡인력과 캐릭터의 매력, 미세한 감정 연기 등 로맨틱 코미디야말로 감독, 작가, 배우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입으로 흥했다 입으로 망한 모리뉴

    어쨌든 승부는 그라운드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는 그라운드 밖에 있을 때가 많다. 특히 ‘라이벌전’이 그렇다. 28일 벌어진 스페인 축구 ‘100년의 라이벌’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도 그랬다. 특유의 독설로 경기 전 ‘말싸움’에서 이기고 들어가는 ‘미디어전의 대가’ 조제 모리뉴(48)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점잖키로 유명한 주제프 과르디올라(40) 바르셀로나 감독에게 보기 좋게 당했다. 입으로 흥했던 모리뉴, 입으로 망했다. [발단] 이번에도 먼저 시비를 건 쪽은 모리뉴였다. 모리뉴는 경기 전 지난 21일 국왕컵(코파 델 레이) 결승전의 승리를 회상하며 심판 판정에 불만을 토로했던 과르디올라를 비꼬았다. 그는 “과르디올라는 감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누구도 심판의 올바른 판정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올바른 판정에 대해서도 불평하는 감독이다.”라고 했다. [전개]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과르디올라가 작심한 듯 반격에 나섰다. 과르디올라는 “나는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할 자격이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우승을 축하해줬지, 바르셀로나의 패배를 심판의 탓으로 돌린 적이 없다. 그런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경기장에서는 모리뉴에게 배울 점이 많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별로 배울 게 없다.”고 했다. 또 “모리뉴는 ‘호색한’(El puto: 속어로 남창) 같은 지도자다. 호색한은 여자들의 방(인터뷰룸을 비유)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해석하기에 따라 심한 욕설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로 ‘언론 플레이 그만하고 그라운드에서 승부를 보자.’는 뜻을 전한 것이다. 과르디올라의 이 절묘한 비유가 먹혔다. [절정] 모리뉴 덕분에 3년 만에 ‘엘 클라시코’의 승리와 동시에 국왕컵을 거머쥐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던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자신들의 영웅을 모욕한 과르디올라의 발언에 필요 이상으로 타올랐고, 이게 화근이 됐다. 백병전을 방불케 하는 거친 반칙이 속출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레알 마드리드 전사들의 태클이 있을 때마다 고자질쟁이처럼 심판에게 달려가 반칙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자연히 베르나베우는 험악해졌다. 전반 종료 뒤 한 차례 몸싸움이 벌어졌고, 벤치 멤버에게 레드카드가 나왔다. 그런데도 경기장은 식지 않았다. 후반에도 육박전 일촉즉발의 분위기는 이어졌다. 심판도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오르는 경기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후반 중반, 리오넬 메시를 밀착 마크했던 레알 마드리드의 페페가 결국 일을 저질렀다. 위험한 상황도 아닌데 발을 높이 들고 태클을 들어갔다. 퇴장. 과욕이 부른 참사였다. 이에 분을 참지 못하고 심판 판정을 비아냥거리던 모리뉴마저 경기장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메시의 원맨쇼가 이어졌다. [결말] 모리뉴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독설 퍼레이드를 펼쳤다. 심판을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경기를 주관하는 유럽축구연맹과 별 상관도 없는 스페인축구협회장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작 불에 기름을 부었던 승장 과르디올라는 점잖은 말투로 “홈에서도 수비적이었던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는 안타깝다.”고 했다. 그나마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2차전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리뉴는 “2차전은 사실상 어렵다.”며 손으로 허탈한 표정의 얼굴을 감쌌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식당에서 ‘모유수유’하다 쫓겨난 여성 논란

    영국의 한 여성이 식당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는 이유로 쫓겨나 파문이 일고 있다. 여자는 “모유수유 시위를 벌일 수도 있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영국 햄스테드의 한 식당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7개월 된 아기를 가진 25세 여성이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다 퇴장명령을 받았다. 대중이 있는 곳에서 가슴을 드러내고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는 이유에서다. 영국에선 지난해 제정된 법에 따라 식당 등의 업체가 손님의 모유수유를 금할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문제의 식당은 “모유수유 모습을 본 손님들의 불평이 커 주인의 고유권한인 퇴장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가슴을 드러내고 젖을 물려도 되는 것이냐.” “저러다 식탁에서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게 아니냐.”는 등 불평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일부 손님은 “화장실에 가서 젖을 물리라.”는 얘기도 했다. 여자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다 식당 측으로부터 “나가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여자는 “당신들이라면 화장실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발했지만 결국 친구와 함께 쫓겨났다. 여자는 “아기에게 모유를 주는 여성들을 모아 식당에 집단 모유수유 항의시위를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런던통신] 英언론 ‘축구 역대 베스트11’ 선정…메시는?

    [런던통신] 英언론 ‘축구 역대 베스트11’ 선정…메시는?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첫 번째 대결의 승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바르셀로나였다. 2년 전 결승무대에서 만난 적이 있는 두 팀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각각 샬케04와 레알 마드리드를 2-0으로 제압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빛난 별은 리오넬 메시였다. 자국 리그 외에는 좀처럼 페이지 할당을 하지 않는 영국 신문들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 더비 만큼은 외면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물론 두 팀의 승부는 단순한 리그 경기가 아닌 챔피언스리그 4강이었다. 또한 맨유의 다음 상대를 볼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샬케 팬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영국 언론들은 맨유의 결승 진출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오죽하면 스포츠지의 헤드라인이 “퍼거슨은 보라! 누가 오고 있는지!” 였겠는가. 또한 2차전 장소가 올 시즌 맨유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올드 트래포드란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다시 바르셀로나, 아니 메시 얘기를 해보자. 세 번째 엘 클라시코는 많은 논쟁거리를 남겼다. 레알 팬들은 페페의 퇴장과 관련해 리플레이 영상을 증거로 제시하며 헐리웃 액션을 취한 다니엘 알베스를 비난했고 바르셀로나 팬들은 레알의 거친 수비 축구를 비판했다. 그러나 메시가 넣은 두 번째 쐐기골은 모든 논쟁을 한 번에 뒤집기에 충분했다. 비록 그것이 수적 우위 속에 넣은 골이라 할지라도 메시는 혼자서 4명의 수비를 뚫고 레알의 골망을 흔들었다. 영국 지역지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는 1986년 월드컵 당시 마라도나의 드리블 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영국 대중지 ‘텔레그래프’는 한 술 더 떠 “메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그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팀(World’s greatest XI)에 포함될 수 있을까?”라며 메시를 과거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들 틈바구니에 끼어 넣기도 했다. ’텔레그래프’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팀’은 이렇다. (GK) 디노 조프 - (DF) 카푸, 바비 무어, 프랑코 바레시, 파울로 말디니 - (MF) 프란츠 베켄바우어, 요한 크루이프, 미셜 플라티니, 디에고 마라도나 - (FW) 펠레, 페렌크 푸스카스 (4-4-2 기준) 11명 모두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선수들이다. ‘황제’ 펠레는 1,363경기에서 1,281골을 넣었고 3번의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전설이다. ‘신의 손’ 마라도나는 1986년 혼자서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정상에 올려놓았다. 독일의 베켄바우어와 네덜란드의 크루이프는 어떠한가. 리베로와 토탈 풋볼의 주인공들이다. 몇몇 축구 팬들은 “왜 호나우두(브라질)이 없어? 호나우지뉴는? 지네딘 지단은?”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팀’은 월드컵 우승을 두 번이나 경험한 호나우두도, 아트사커의 지휘자 지단도 섣불리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메시는 어떠한가? 먼 훗날 우리는 메시를 포함시킬 수 있을까?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한·EU FTA비준안 외통위, 표결 통과…민주 “본회의 보이콧”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28일 진통 끝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다. 비준안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오는 7월 1일부터 정식 발효될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를 보이콧하기로 해 비준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외통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의원 25명 중 찬성 17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가결했다. 표결에 앞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 측으로부터 FTA 발효로 피해가 우려되는 축산농가에 대한 지원대책을 보고받은 뒤 찬반 토론을 벌였다. 협정문 가운데 ‘종속계약’을 ‘하도급계약’으로 변경하는 등 번역 오류 논란을 빚은 일부 문구도 수정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농·축산업 대책이 미흡하다며 의결 과정에서 퇴장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표결 후 “오늘 두려운 마음으로 의결했다.”면서 “앞으로 비준안에서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메시 원맨쇼… 6명 제치고 쐐기골

    9년 만에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열린 ‘엘 클라시코’는 FC바르셀로나의 완승으로 끝났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는 28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영원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0~11 대회 4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의 결승골과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바르셀로나는 다음 달 4일 홈인 누 캄프에서 벌어지는 2차전에서 한골 차로 지더라도 대회 결승전이 벌어지는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 입성하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경기는 팽팽하고 격렬했다. 바르셀로나는 특유의 ‘패싱게임’으로 주도권을 장악한 뒤 빈틈을 노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치밀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역습으로 나왔다. 두 팀 다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기에 거친 반칙이 속출했고, 결국 승부는 ‘카드’가 갈랐다.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던 후반 16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형 미드필더 페페가 상대 윙백 다니엘 알베스의 종아리 쪽으로 발을 뻗는 위험한 반칙을 저질러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 내내 페페에게 묶여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던 메시가 후반 31분 이브라힘 아펠라이의 크로스를 결승골로 연결시켰고, 후반 42분에는 무려 6명의 수비수를 뚫는 마법 같은 드리블 뒤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팀에 중요한 승리를 안겼다. 페페와 조제 모리뉴 감독은 퇴장하고 세르히오 라모스는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된 레알 마드리드는 결승 진출을 위해 ‘원정팀의 지옥’인 누 캄프에서 벌어질 올 시즌 5번째 엘 클라시코에서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게 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벼랑 끝 선 간 총리

    일본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광역의원 선거에 이어 지난 24일에 실시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패배해 간 나오토 총리가 벼랑 끝에 몰렸다. 여·야 대결로 치러진 9곳의 시장·구청장 선거 중 민주당은 3승 6패를 기록해 당내에서 간 총리의 책임론이 강력하게 제기될 전망이다. 특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중의원(하원) 아이치 6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해 충격이 컸다. 민주당은 지난 2009년 8월 중의원 총선거에서 아이치의 소선거구에서 전승을 거뒀다. 간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은 24일 밤 지방선거의 패배가 확실해지자 가메이 시즈카 국민신당 대표, 다나카 야스오 신당일본 대표 등과 회동, 향후 정국 운영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오자와 그룹 의원들은 지난 22일 중의원에서 휘발유세 감세 조치를 일시적으로 동결한다는 내용의 세제 관련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기 전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하는 등 당 지도부 방침에 반발했다. 앞으로 간 총리의 퇴진 요구를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등 야당도 간 정권과의 대결 자세를 분명히 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정권의 (동일본 대지진) 복구·부흥 대책에 대해 국민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해도 되지 않겠느냐.”며 간 총리의 조기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011 SK한·일핸드볼 슈퍼매치] 여자 핸드볼 “24일 日없다”

    한국 여자핸드볼이 ‘통곡의 벽’을 앞세워 일본을 묶는다. 무대는 24일 벌어질 2011 SK한·일핸드볼 슈퍼매치(광명체육관). 2008년부터 시작된 한·일 핸드볼 정기전이지만 마냥 ‘친선’이라기에는 어깨가 무겁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우생순’은 최근 일본에 잇달아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일본에 져 대회 6연패에 제동이 걸렸고, 아시아선수권대회 때도 비겼다. 세대교체 후유증, 주축선수 부상, 자만심 등이 겹친 까닭이었지만 일본의 기량이 부쩍 성장한 것도 무시할 수도 없다. 한국은 수모를 갚아 주겠다는 의지로 충만하다. 더구나 오는 10월 런던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있어 기선 제압이 절실하다. 강재원 대표팀 감독은 공격보다 ‘수비’를 강조했다. 22일 훈련 내내 강 감독이 한 말은 “2분 퇴장당해도 괜찮아. 나와서 파울로 끊어. 나와, 나와.”였다. ‘기다리는 수비’가 아닌 ‘부딪치는 수비’를 주문한 것. 수비벽도 탄탄하게 꾸렸다. 평균 신장이 180㎝를 육박한다. 6-0수비 때는 최임정(182㎝)·유은희(180㎝)·심해인(176㎝)·김차연(174㎝)·김온아(169㎝) 등이 수비벽을 만든다. 넷이 팔을 들고 점프라도 하면 슈팅 공간이 전혀 안 나온다. 회심의 무기로 ‘5-1수비’도 준비했다. 김온아·최임정·유은희가 중앙수비를 맡고 심해인이 수비의 선봉에 선다. 앞선 심해인은 센터백을 맨투맨하는 게 아니라 공의 길목을 지키며 패스가 원활히 돌아가지 못하게 막는다. 일본의 장점인 조직력과 아기자기한 콤비네이션 패스를 막겠다는 얘기. 심해인의 체력이 변수라 5~10분만 변칙적으로 시험할 예정이다. 공격에서는 센터백 김온아와 라이트백 유은희, 양쪽 날개 우선희·장소희가 다양한 득점 루트를 준비하고 있다. 강재원 감독은 “일본이 만만한 팀은 아니지만 시원하게 이겨서 10월 예선을 앞두고 기를 꺾어 놓겠다.”고 말했다. 일본 평가전에서 4전 전승을 거둔 남자 대표팀도 윤경신·백원철·이재우·정의경·박중규·유동근·정수영 등 최강의 멤버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2월 사령탑에 오른 최석재 감독의 데뷔전이기도 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민규동 감독 “이번 영화엔 동성애 안 나옵니다”

    민규동 감독 “이번 영화엔 동성애 안 나옵니다”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등에서 감각적이고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민규동(41) 감독이 이번에는 눈물 나는 가족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다. 민 감독은 자신의 연출작 중 처음으로 동성애가 등장하지 않는 영화지만, 새 이정표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1일 개봉)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그를 지난 15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다소 진부해 보일 수도 있는 가족 이야기를 다시 꺼낸 이유는 뭔가. 전작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데. -평생 희생과 절제의 삶을 살아오신 부모님께 민폐만 끼치고, 받기만 한 자식으로서 언젠가 한번쯤은 이런 영화를 해야 한다는 마음의 빚이 있었다. 또 일상적이고 익숙하다는 이유로 멀리했지만, 자꾸만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이야기만 찾는 나를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고 싶었다. 낡은 앨범을 보자마자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나. 소재의 새로움이 아니라 정서의 새로움으로 승부하고 싶었다. 내게도 상당히 실험적인 작품이다. →어떤 점이 그렇게 실험적이었나. -내 작품 중에 처음으로 동생애자가 등장하지 않는 영화다(웃음). 스타일에 대한 욕구를 완전히 제거하고, 감독의 자의식을 전혀 드러내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추구해 온 방향과 관성이 있는데, 확 꺾어서 나를 없애는 작업이 무척 힘들었다. 마치 도를 닦는 기분이었다. 내 필모그래피(작품 목록)에서 이정표 같은 작품이 될 것이다. →그토록 절제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었나. -두달 전에 20년 지기 대학 동창이 시한부 선고를 받고 끝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외할머니와 이모를 떠나보낼 때도 그랬지만, 막상 죽음이 닥치니 믿겨지지 않았다. 죽음은 일상화된 일이지만 제대로 보내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 나는 어떻게 떠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됐다. “정말 고마웠다.”는 마지막 인사를 끝까지 유예하다가 삼키는 경우도 있다. 관객들도 친구나 가족의 모습뿐만 아니라 결국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를 원한다. →가족들이 엄마 인희(배종옥)가 자궁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어쩔 수 없이 신파로 흐르긴 했지만, 감정을 절제하려는 연출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노골적인 ‘크리넥스 무비’(눈물을 짜내는 영화)가 되지 않도록 많이 절제하고 노력했다. 감정이 깊어지거나 눈물을 강요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밝은 일상의 모습을 교차시켰다. 밝은 모습을 연출할 때도 절제미를 살리려고 했다. 가족은 힘든 것이기도 하고, 소중한 것이기도 하며 죽음은 일상적이면서 충격적이다. 이중적인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일에만 신경쓰는 가장 정철(김갑수), 툭하면 사고치는 동생 근덕(유준상), 언제나 바쁜 큰딸(박하선) 등 가족 구성원들이 엄마의 죽음을 계기로 변화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처음부터 가족을 예찬하거나 모성애를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가족이 형벌이거나 지옥같이 느껴지는 사람에게 가족애를 아무리 외쳐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그냥 가족이 어떤 것인지를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보여준다면 받아들이는 사람이 자신의 입장에서 나름대로 해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희경 작가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만큼 차별화에도 신경을 썼을 것 같은데. -특별히 차별화에 대한 강박은 없었다. 다만 글에 담긴 솔직한 정서를 놓치지 않고 현대적으로 바꾸려고 애썼다. 인희의 아들과 딸이 현대적인 욕구와 갈등을 갖춘 캐릭터로 그려진 것도 그 때문이다. 원작과 달리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김지영) 부분을 가장 두껍게 표현했다. 가장 큰 짐이지만, 엄마의 아픔과 외로움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연출 면에서도 전작과의 차별화가 많이 느껴졌는데. -그동안 감각적인 빠른 호흡을 선호했다면, 이번에는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롱테이크(길게 찍기)를 많이 썼다. 한 장면을 여러번 찍기보다는 배우들이 뻔한 연기가 되지 않게 한번에 감정을 폭발시키도록 했다. 주목받지 못해도 자신을 희생하는 어머니의 느낌을 야생화에 비유해 영화 전반에 꽃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사용했다. 영화 마지막에 인용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구도 어머니를 비유한 것이다. →인희 역에 배종옥씨를 캐스팅했는데, 어떤 엄마로 그리고자 했나. -겉으로는 명랑하고 주체적이지만, 속으로는 희생적이고 많은 사람을 포용하는 엄마로 그리고자 했다. 잔소리도 하지만, 자식들과 친하게 지내는 전통과 현재가 혼합된 이미지로 표현했다. 원작과 달리 죽음을 앞두고 모든 갈등을 직접 해결하고 화해하려는 한 인간의 모습을 강조하려고 했다. →이번 작품을 포함해 유독 공동 주연을 내세운 영화가 많았는데. -절대로 의도한 것은 아니다(웃음). 공동 주연작은 다양한 인물이 주는 재미가 있지만, 캐릭터를 따라가기가 복잡해 관객들에게 감정 이입을 시키기가 어렵다. 등장과 퇴장의 리듬과 부재하는 자의 존재감까지 치밀하게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 3~4편을 만드는 것처럼 힘이 든다. 영화는 자본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나도 다음엔 원톱(주인공이 한 사람)이나 투톱 영화를 해 보고 싶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아들이 15년 전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묵묵히 지지해 준 어머니가 모처럼 불편해하지 않고 볼 만한 영화가 나왔다며 환하게 웃는 민 감독. 다음 영화 제목은 무조건 10자 이내로 줄여 보겠다는 ‘각오’도 덧붙인다. 차기작은 액션 스릴러란다. 자신의 본격적인 장르 영화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새롭지 않으면 좀처럼 동인(動因)이 생기지 않는다는 그의 도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사설] 한·EU FTA 파문, 한나라당 현주소 아닌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4월 임시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비준안이 부결됐다. 외통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EU FTA 체결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 대책 등에 대한 정부의 설명을 다시 듣기로 했다. 하지만 4월 국회 처리를 기대하는 한나라당과 6월 국회에서 재논의하자는 민주당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이 이렇게 꼬인 데는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 비준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외통위 소위의 FTA 부결 사태 전말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 의원 2명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의원 4명 중 홍정욱 의원이 “강행처리에 반대한다.”며 기권을 선언하고 퇴장하는 바람에 가결에 필요한 4표를 얻지 못했다. 당론으로 정해진 한·EU FTA 비준안이 여당 국회의원 한 사람의 소신 때문에 첫 관문에서 좌초된 것이다. 여당으로서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외교통상부의 FTA 준비 과정도 무성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한·EU FTA 합의문을 번역한 한글본에서 207군데나 오역이 발견돼 국무회의를 세번 거치고 국회에도 세번씩이나 제출했다. 통상교섭본부의 이러한 행태를 어떻게 봐야 하나. 이것도 모자라 야당 의원에게 “공부 좀 하라.”며 막말을 퍼부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자세는 또 뭔가. 반성의 빛이 전혀 안 보인다. 4월 비준이 무산되면 6월 임시국회에서는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한·EU FTA의 잠정 발효(7월)를 앞두고 이행법안 처리 등 준비기간도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유럽의회는 이미 지난 2월 비준동의안을 처리했다. 정치권은 한·EU FTA 비준 지연이 한·미 FTA 비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한·EU FTA가 발효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과 유럽 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내심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한·미 FTA 비준을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EU FTA 발효를 미의회의 한·미 FTA 비준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여권은 야당을 탓하기에 앞서 구성원 사이에 FTA 철학부터 공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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