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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석교수 연구팀 “월화수목금금금”…연구 계속

    황우석교수 연구팀 “월화수목금금금”…연구 계속

    “함장이 없어도 ‘월화수목금금금’은 계속된다.” 논문조작으로 연구 전반의 진실성을 위협받고 있는 황우석 교수가 퇴임 의사를 밝히고 학교를 떠난 뒤에도 연구실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많은 측근들이 등을 돌리는 가운데 함장을 잃은 ‘황우석호’의 좌초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연구진들은 일단 연구에 매진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보름이 넘도록 두문불출하던 서울대 의대 안규리 교수도 출근해 정상적인 진료활동을 시작했다. 경기도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황 교수는 최근 지인을 통해 “연구실에 출입은 하지 않지만, 연구진들이 그대로 있고 전화를 통해 연구진행 상황을 듣고 연구 방향이나 문제점 개선 등을 지시하고 있다.”면서 “줄기세포가 걸리는 것이 있을지 몰라도(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질지 몰라도) 최소한 연구는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병천 교수와 강성근 교수 역시 매일 출근해 묵묵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황 교수가 학교를 떠날 때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던 연구원들도 연구실을 지키고 있다. 복제개 ‘스너피’에게 체세포를 준 개 ‘타이’를 운동시키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황 교수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체세포복제 실험을 통해 단계적으로 결과를 얻었고, 지금도 미발표의 매우 의미있는 중요한 결과를 얻은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다.2004년,2005년 논문의 진위와 상관없이 중요한 연구가 진행중임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황 교수는 “서울대에 연구팀이 40여명 정도 되는데 행동을 일치하기로 했다. 내가 그만두고 나오면 다 따라나오기로 했다. 우리끼리만은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 저자이자 황 교수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안 교수도 논문조작 파동으로 자취를 감춘 지 17일만에 처음으로 연건동 병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교적 밝은 모습으로 나타난 안 교수는 “논문제출 시점에 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고, 조사위의 발표 하루 전날까지도 줄기세포가 하나라도 있는 것으로 믿고 싶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달된 돈에 대해서는 “김 연구원과 박종혁 연구원이 1월 말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귀국 및 이사 비용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해외연수 계획에 대해 “너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취소했다.”면서 “앞으로 정상적으로 환자를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경찰 잇단 악재에 ‘뒤숭숭’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등을 통해 한껏 고무됐던 경찰조직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워낙 강력한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는 탓이다. 시위진압 중 농민 두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국민여론이 악화되고, 이에 따른 허준영 경찰청장의 사퇴로 분위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게다가 일선에서는 청장 사퇴에 대한 반발 조짐마저 보인다.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허 전 청장이 지난 30일 사퇴를 발표한 직후 “총경급 이상 모든 간부는 사표를 내 결의를 보여야 한다.”는 글이 뜨기도 했다.“경찰이 왜 정치권의 방패막이가 돼야 하느냐.”며 청와대와 정치권을 비난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최광식 경찰청 차장은 허 청장 퇴임식 직후 총경급 이상 긴급회의를 열어 “내부 동요를 막고 현 업무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회의에 참석한 간부는 “차장이 강한 어조로 내부 논란을 막고 나선 탓에 논란이 확대되는 것은 잦아드는 분위기지만 조직 내에 사기저하와 비통함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1년여를 공들여온 수사권 조정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 연말로 예정돼 있던 인사가 멀게는 두 달 이상 미뤄질 가능성도 있어 치안력의 약화도 우려된다. 한 서울시내 경찰서장은 “예정된 인사가 미뤄지면 어느 조직이건 다소간 업무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신속한 인사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 23일 경무관 승진 및 내부인사를 할 계획이었다. 당시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결재과정 등을 고려한 일정이었다. 법조브로커 윤상림(53·구속)씨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검찰에서 ‘경찰 고위간부 연루설’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전용철·홍덕표씨 등 농민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곧 검찰 수사가 시작된다. 검찰과 힘겨루기 양상을 보여온 경찰로서는 이래저래 악재가 산적해 있는 셈이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시의회 사무처장은 자치단체장 징검다리?

    서울시의회 사무처장은 민선 구청장으로 가는 전단계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1급 관리관 자리인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출신 3명이 연이어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낼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29일 퇴임식을 가진 조대룡(52) 전 서울시의회사무처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초구청장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또 후임인 현재의 라진구(53) 사무처장도 조만간 송파 구청장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2002년 중구청장 출마를 위해 퇴직했던 전장하 전 사무처장을 포함하면 최근 몇년사이 보직을 맡았던 3명의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모두가 구청장 선거에 도전하는 셈이다. 이 처럼 시의회 사무처장들이 잇따라 구청장 선거에 도전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우수한 상품성’에 있다. 이들 모두 30년 안팎의 풍부한 행정경험을 겸비한데다 학맥, 인맥 등 출마에 필요한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 특히 출마지역에서 관선 구청장, 또는 부구청장, 국장직 등을 수행한 경험들이 있어 공천과정과 선거전에서 득표에 유리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 시의원은 “의원들뿐 아니라 의회의 고위 공무원들도 지방정치의 한 세력으로 부상되는 과정에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데스크시각] 서울시에 부는 선거열풍/강동형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연말 모임에서 ‘줄기세포’를 모르면 자리에 끼지 못할 정도로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가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청에서는 예외다. 선거 열풍이 ‘황우석 진실’을 압도하고 있다. “○○○당 서울시장 후보는 누가 유력할까.” “○○○당에서는 누가 서울시장 후보가 될까.” “차기 서울시장은” 서울시청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화제에 올리는 내용들이다. 정답이 될 수도 없는 나름대로의 답을 내놓고, 서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때론 반론을 제기,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울시 공직자들은 눈앞에 다가온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 선거에 관한 한 가히 열풍 수준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탓이다. 서울시의 선거 열풍은 구청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모 구청의 부구청장을 만났다. 그는 “내년 선거에서 누가 서울시장으로 유력한가, 대통령 후보는 누가 될 것 같으냐.”고 말문을 열었다. 나아가 본청 공무원 가운데 ‘누가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로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누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회도 피력했다. 서울시 고위간부 2∼3명, 부구청장 2∼3명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설이 공공연하게 나돈다.1∼2명의 중간간부도 단체장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선거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요즘 서울시에는 크게 두 부류의 공무원이 있다는 말이 있다. 한 부류는 기회가 되면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공직자’다. 앞에서 출마예상자로 거론된 공무원군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 자리 보장이 힘들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또 한 부류는 정년퇴임을 하겠다는 공직자들이다. 이들은 시청 근무를 고사하고, 승진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상당수가 구청을 피난처로 삼으려 한다. 시청 근무는 정년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구청장으로 나가기 위해 직급을 낮춰 자리를 옮긴 공무원도 있다. 한 인사는 “고위간부들이 부구청장을 선호해 구청으로 가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공직자들이 민선 단체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자치단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단체장 선거를 준비하는 공직자 가운데 상당수가 공직생활을 더 할 수 없다는 불안감으로 단체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야당 단체장이 맡고 있는 서울시정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에 먼저 불만을 표시한다. 공무원으로서 일만 했는 데도 중앙정부나 여당에서 바로 봐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유력 대권후보인 이명박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은 대권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자의든 타의든 이 시장과 지근거리에 있는 고위 공직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정치풍토는 공직사회까지도 우군이 아니면 적으로 분류한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단체장과 공무원 스스로의 책임이 더 크다. 광역자치단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직원들을 줄 세우려는 유혹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공직자의 신분을 망각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요즘 시청에서 “모당 후보가 차기 시장이 돼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선거결과에 초연할 공무원은 많지 않다. 그러나 공직자로서 ‘○○○사람’이는 꼬리표를 다는 것은 특히 경계해야 한다. 서울시에서 일만 열심히 하고, 정치와도 상관이 없는 한 공무원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구청 국장(서기관)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부이사관이 되지 못하고 공직을 끝내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눈물을 보였다. 결국 그는 공로연수를 가지 않고, 부이사관 승진과 동시에 공직을 떠나는 길을 선택했다. 많은 동료들이 안타까워했다. 그의 좌절에는 정치권과 동료들이 붙인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자들이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강동형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yunbin@seoul.co.kr
  • ‘비행소녀’ 지구 524바퀴 돌고 착륙

    국내 항공업계 사상 첫 임원급 여성 승무원인 대한항공 이택금(56) 상무가 지난 22일부터 닷새간의 인천∼로스앤젤레스 왕복비행을 끝으로 27일 유니폼을 벗었다. 이 상무는 이날까지 2만 6214시간의 비행기록을 세웠다. 이는 3년을 꼬박 공중에 떠서 보낸 것으로, 전체 객실 승무원 가운데 역대 3위다. 특히 비행시간 50시간이 지구 1바퀴(4만 7㎞)를 도는 것임을 감안하면 지구를 524바퀴 돈 셈이 된다. 이 상무는 마지막 비행에 대해 “23세에 입사해 지금까지 33년간 한 우물을 팠다. 좋은 직업을 택한 데 대한 자부심으로 오늘까지 지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서반아어과를 졸업한 뒤 1972년 우연히 신문공고를 보고 응시해 공채 14기로 입사한 이 상무는 ‘여성 최초’ 기록만 5개를 가진 회사 내 신기록 보유자다.79년 항공업계 첫 여성 과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89년 여성 첫 수석사무장,92년 여성 첫 부장,2001년 여성 첫 이사로 진급했고 이번에 여성 임원 첫 정년퇴임의 주인공이 됐다. 이 상무는 오는 31일 정년퇴임을 하면 33년간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묶어 ‘여자로 태어나 대기업에서 별따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낼 예정이다. 아직 독신인 이 상무는 “결코 독신주의는 아니며 지금도 좋은 사람 만나면 결혼할 생각이 있다. 일을 위해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라며 웃었다. 그는 승객들의 기내 문화에 대해 “예전에는 ‘이봐요’‘야’라고 부르는 승객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매너가 매우 세련되어졌다.”고 말했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는 스튜어디스와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지요. 아무래도 매너있고 점잖은 승객에게 좀 더 주의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요.”연합뉴스
  • 美기업 CEO 고액퇴직금 제한

    회사는 망해도 경영진은 두둑한 퇴직금을 챙길 수 있었던 미국 기업계의 관행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경영진에게 지급돼온 엄청난 퇴직금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코카콜라가 꼽혔다. 코카콜라는 경영진의 퇴직금을 이사회에서 결정하도록 했던 규정을 개정, 퇴직금이 연봉과 보너스 합계의 2.99배를 넘을 경우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코카콜라 주주들이 경영진의 퇴직금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동안 코카콜라를 거쳐간 최고경영자(CEO)들이 받아챙긴 퇴직금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더글러스 이베스터 전 CEO는 불과 3년밖에 재직하지 않았고 재임기간에 코카콜라의 주가는 10% 이상 떨어졌지만 퇴임 이후의 자문료와 주택경비서비스, 골프클럽 회원권 제공 등을 포함해 퇴직수당으로 무려 1억 1900만달러(약 1200억원)를 챙겨 나갔다. 스티븐 헤이어, 더글러스 대프트 전 CEO도 각각 2400만달러와 3600만달러의 퇴직금을 받았다. 코카콜라의 대주주인 전미트럭운전자조합(IBT)의 재무담당자 토머스 키젤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물러난 경영진을 위해 돈을 쓸 때가 아니라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또 휴렛팩커드(HP)와 일렉트론 데이터 시스템,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 유니언 퍼시픽 앤드 오토네이션 등도 경영진에 대한 퇴직수당 한도 제한 조치를 이미 취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입원한 이한열 마지막 모습 어른…”

    “병원 홍보업무로 일관한 지난 21년을 돌이키면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국민들에게 의료를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하는 데 미력이나마 보탰다는 점에선 위로가 됩니다.” 우리나라 병원 홍보의 산증인 격인 박두혁(60) 연세의료원 홍보부장이 26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정년퇴임식과 함께 그간 홍보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담을 엮은 ‘21세기 병원홍보’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법정 정년은 내년 2월 말이지만 퇴임을 앞두고 위로휴가가 예정돼 근무는 올해로 끝난다. 의학전문지 기자로 출발해 적십자혈액원 홍보과장을 거쳐 1984년 4월 연세의료원에서 처음 병원 홍보업무를 맡은 박 부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홀연히 떠날까도 생각했으나 그간 음양으로 도움을 주셨던 분들께 비례(非禮)를 범하는 것 같아 빚을 갚는 심정으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87년 6월항쟁 때는 최루탄에 맞아 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이한열 열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그 사진이 이 열사의 마지막 모습이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역사의 한 장면일거라는 생각에 찍어뒀던 것인데….” 그는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말들이 많으나 유일한 해법은 글로벌 경쟁력”이라며 “우리 의술이 미국의 엠디앤더슨병원보다 낫고, 메이요병원보다 심장을 더 잘 치료한다면 무엇이 두렵겠느냐?”고 반문한 그는 어둠이 내린 병원을 떠났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다시 맞붙은 하나로-데이콤

    “다시 한판 붙자.” 치열한 초고속인터넷 2위 싸움을 벌여온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측이 최근 전열 정비를 마치고, 잠시 주춤했던 고객 확보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22일 그동안 조직내의 갈등을 증폭시켰던 구조조정을 끝내고 조직을 재정비했다고 밝혔다. 최대 주주인 AIG·뉴브리지컨소시엄과 윤창번 사장과의 ‘경영 이념’ 차이로 시작된 ‘내부 분열’을 일단 봉합한 것이다. 하나로는 윤 사장의 퇴임에 이은 구조조정으로 사측과 노조가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하나로는 조직을 말 그대로 ‘추스렸다.´ 본사 조직 개편은 물론 영업점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내년 1월 두루넷과의 통합법인 출범으로 내년 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하나로는 두루넷 인수 직후에 ‘적전 분열’을 일으키면서 영업조직마저 흔들렸었다. 하나로 관계자는 “절반의 임원을 내보내고 지난 11월 111명에 이어 21일 86명의 직원을 명예퇴직시켜 전체 직원의 14%를 구조조정했다.”면서 “아픔이 컸던 만큼 조만간 두루넷을 포함한 영업조직 개편을 마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말했다. 두루넷도 명예퇴직으로 전체 직원의 29%인 68명을 명예퇴직시켰다. 하나로와 치열한 시장싸움을 벌이고 있는 데이콤 진영은 자회사 파워콤의 소매시장 진출에 이어 22일 데이콤 이사회에서 수뇌부 임원을 교체했다. 사별로 1∼2년간의 ‘조직 다지기’를 마치고 외연을 넓히려는 목적이다.정홍식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이런 구도를 엿볼 수 있다. 또 박종응 파워콤 사장을 데이콤 사장에, 이정식 데이콤 부사장을 파워콤 사장에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데이콤 관계자는 “세 임원은 이전에 CEO로 선임된 그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해 온 분이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은 지금부터 시작된다.”면서 “파워콤의 ‘광랜’ 서비스는 하나로의 시장을 깊게 파고 들 것”이라고 시장 공략을 자신했다. 하나로는 현재 37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갖고 있다. 소매업자가 된 파워콤의 가입자는 25만 가까이 된다. 수치로 보면 ‘골리앗과 다윗’ 구도이지만 조직이 한번 휘청했던 하나로가 기업 가입자의 데이콤과 ‘광랜’으로 무장한 파워콤의 연합공략을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후배 경찰 쉼터로” 4억원 땅 선뜻

    오는 27일 명예퇴직하는 현직 경찰서장이 후배 경찰관들의 복지를 위해 시가 4억원의 자기 땅을 경찰에 기증했다. 강원 원주경찰서장 권혁표(60) 총경은 22일 후배 경찰관들의 복지를 위해 써 달라며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일대 자신의 땅 1만 273평을 경찰청에 기증했다. 이 땅은 중앙고속도로 원주 신림 IC에서 5분 거리에 있다. 권 서장은 “고된 업무에 비해 경찰 공무원을 위한 복지시설은 늘 부족하다고만 생각해왔다.”면서 “경찰 제복을 벗기 전 후배들에게 무언가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공서 등에 기부된 땅은 원칙적으로 국가소유가 되지만 실제 관리는 경찰청 관재계에서 하게 된다. 경찰청은 권 총경이 기부한 땅을 경찰수련원 등 복지시설을 만드는데 쓰겠다는 계획이다. 권 서장은 “기증한 땅에 경찰 휴양 공간이 건립되면 강원도 경찰은 물론 경북, 충남, 경기지역 등의 후배 경찰관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평생을 바친 조직을 위해 거액의 땅을 기부하겠다는 아버지의 뜻에 부인과 자녀들도 흔쾌히 허락했다.부인 윤정옥(56)씨는 “31년간의 경찰생활을 명예롭게 마치는 순간까지 후배들을 생각하는 남편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원주 출신인 권 서장은 경찰 간부후보생 23기로 경찰에 입문했다.1998년 총경 승진 이후 경찰청 경비 2과장과 춘천경찰서장 등을 역임했고, 대통령 표창 2회 등 30여 차례의 표창을 받았다. 권 서장은 내년 12월 말로 정년퇴임이 예정돼 있었지만 자신이 경찰 생활을 처음 시작한 고향 원주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지난 1일 명예퇴직을 신청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은행권 ‘대형공익재단’ 붐

    은행권 ‘대형공익재단’ 붐

    은행권에 ‘호화 이사진’을 갖춘 초대형 공익재단이 잇따라 설립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익을 추구해야 할 은행이 많은 이익을 내면서도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던 터라 이들 재단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그동안 은행들의 공익 활동은 대부분 일회성에 그쳤거나, 연말연시 선심성 행사였다. 공익재단을 출범시킨 은행들은 19일 “사회책임 활동을 전담할 독립적인 재단이 설립되면서 비로소 체계적이고 일관적인 공익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활동보다는 유명인사 영입 등 외형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목적에 맞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격려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초호화 이사진 외환은행은 이날 은행권 최초로 사회공헌활동을 전담하는 ‘외환은행 나눔재단’을 공식 설립하고, 재단출범식 및 430명에 이르는 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가졌다. 외환은행은 재단의 자본금으로 50억원을 출연했고, 활동성 경비를 위해 3년간 매년 10억원씩 추가로 출연할 계획이다. 초대 이사장에는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인 로버트 팰런 전 행장이 선임됐다. 이사진에는 전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 청소년 권익보호 등으로 잘 알려진 강지원 전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황주명 변호사(법무법인 충정 대표),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대표(한국여성재단 이사) 등이 포진했다. 국회의원 출신의 오세훈 변호사는 감사로 추대됐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신한장학재단’의 설립을 의결했다.500억원 규모로 연내 설립될 예정인 장학재단에는 신한은행이 379억원, 신한생명이 45억원, 굿모닝신한증권이 34억원을 각각 출연금으로 내놓는다. 이사장은 신한지주의 라응찬 회장이 맡는다. 이사로는 이명재 전 검찰총장(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허영섭 녹십자 대표이사 회장, 구본영 전 과기처 장관(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등이 추대됐다. 하나금융지주도 김승유 회장이 지난 1일 지주사 출범 기자회견에서 “사무국 수준의 조직인 ‘하나사랑 봉사단’을 법인 형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내년 공익재단 설립을 목표로 기금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실질적인 활동은 지켜봐야 그러나 재단 이사장을 은행의 ‘최고 실력자’가 맡고, 명망가 중심으로 이사진을 구성한 것을 놓고 금융계에서는 말이 많다. 라응찬 회장과 팰런 의장은 여전히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의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지주의 장학재단 이사장에 라 회장이 선임된 것을 놓고 퇴임 이후를 배려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년 전부터 외환은행이 준비해온 나눔재단에 대해서도 “매각을 앞둔 시점이라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견해에 대해 두 금융사는 “순수한 뜻을 왜곡하려는 의도”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편 전 대통령 영부인이나 전 검찰총장 등 명망가를 이사로 추대한 것과 관련, 재단의 실질적인 활동보다는 외양 갖추기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망가들이 과연 재단 이사회 활동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두 금융사는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의 장학재단은 아직 자본금 규모만 확정됐을 뿐 어떤 활동을 펼칠 지, 활동성 경비는 어떻게 충당할 지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게 나오지 않았다. 또 이사진에는 재단을 실질적으로 이끌 은행내부 출신 이사가 없다. 외환은행의 나눔재단도 은행측이 매년 10억원씩 3년간 활동성 경비를 내놓는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자금조달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은행이 해왔던 봉사활동을 종합하는 역할 이상을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명망가 영입과 관련, 외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의 소유구조가 바뀌더라도 재단의 영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인사들을 모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동북아 물류戰 대비 우정민영화 불가피”

    “동북아 물류戰 대비 우정민영화 불가피”

    “세계는 지금 물류유통망 확보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우리 우정도 몇년 안에 공사화 등의 큰 변화가 올 겁니다. 일본, 독일, 중국은 벌써 국가 차원의 물류분야 혁신 작업을 시작, 우리보다 한발짝 앞서가고 있습니다.” 15일 퇴임한 우정사업본부 박재규(45) 우편사업단장은 “독일우정청이 DHL을 인수한 이후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가졌고, 우리도 이같은 토대를 하루 빨리 갖추고 싶었다.”고 몇번을 강조했다. 우정본부 밑에 물류 자회사를 두는 기초를 다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떠나는 발걸음에 묻어나는 듯했다. 그는 LG홈쇼핑(현 GS홈쇼핑) 임원에서 우정행정에 영입된 ‘첫 민간 물류 전문가’였다. 이 날까지 꼭 2년6개월을 일했다. 공직 입문 당시의 뜻이 워낙 컸던지 그는 한국의 우정분야가 가야 할 길을 소상히 밝혔다. 공직에서 그를 불렀던 것은 편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 만년 적자인 우편행정에 민간경영 시스템을 접목해 선진화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는 재임 동안을 ‘절반의 성공’으로 보는 듯했다. 적자이던 우편분야에서 지난달 200억원이란 첫 흑자를 기록했다. 인프라의 핵심인 운송망을 개편해 CJ·대한통운 등을 따돌렸고, 물류 전문가 육성에도 힘 쏟았다. 그는 이를 “60㎞이던 운송 속도를 120㎞로 만든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이어 물류 인프라 구축쪽으로 말을 돌렸다.“일본은 우정분야 민영화로 온 나라가 시끌합니다. 중국은 내년에 우정청을 공사화합니다. 우리도 차기정부에서 한해 58조원을 운영 중인 우정분야의 공사화 또는 민영화가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겁니다.” 그는 이와 관련, 현재 일본우정청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물류 자회사를 만드는 것은 재임 동안의 희망이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자회사를 만들어 DHL 수준으로 육성하려 했고, 동북아 물류주체는 어렵더라도 후보군에는 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세계적 물류기업인 DHL은 독일우정청에 인수돼 현재 영업이익률을 30%대로 올렸다. 박 단장은 이 대목에서 “아직 시기가 안된 때문인지 예산을 ‘따내는데’ 힘이 달렸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공사화, 민영화는 큰 과제이며,‘와일드한’ 생각이지만 농·수협의 물류분야와도 묶는 등 대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하나의 방안으로 “항공 물류망을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독일 히틀러가 자동차 전용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만들어 유럽을 평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었다. 중국은 최근 13대의 물류 전용기를 마련해 놓았다. 박 단장은 한국은 앞으로 물류분야에서 강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정보화 수준’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 단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하고 있는 물류분야 강의를 다음 학기까지 계속하면서 물류분야를 더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美금리 4.25%로 또 인상

    美금리 4.25%로 또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3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4.25%포인트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3번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 것으로,2001년 4월 이후 4년 8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이번 금리 인상은 충분히 예상돼온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6% 오른 1267.43에 마감됐다. 이는 FOMC가 금리 인상 행진을 서서히 마무리지을 것임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FOMC가 18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 순응적(accommodative)’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 이 표현은 금리가 물가상승을 잡기에는 여전히 낮기 때문에 계속 올리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FOMC는 ‘점진적(measured)’으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이 다음달 개최하는 퇴임 전 마지막 FOMC회의에서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후임자인 벤 버냉키 의장 지명자를 배려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리먼브러더스의 수석분석가 에탄 해리스는 “그린스펀은 버냉키에게 추가 금리 인상 부담을 떠넘기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고이즈미, 아베장관에 차기총리 출마 촉구

    |도쿄 이춘규특파원|“내년 9월에는 단연코 총리를 그만둔다. 후계문제도 참견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은근슬쩍 입장을 바꿔 차기 총리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고이즈미 총리는 12일 유력한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이며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에게 내년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처럼 입장이 급선회한 까닭에 내년 9월 퇴임 발언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그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아베 장관을 내보내지 말고 차차기를 노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기회는 그렇게 (자주) 오지 않는다.”면서 “준비가 안된 사람은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아베는 아껴두고 싶다. 거칠게 다뤄 두들겨 맞도록 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며 아베 관방장관을 차차기 총재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보호하자는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모리 전 총리는 모리파의 수장이다. 고이즈미 총리와 아베 장관은 물론 역시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도 모리파다. 모리 전 총리가 아베 장관의 차차기론을 거론하는 것은 51세의 아베 장관이 집권할 경우 ‘세대교체’가 급격하게 이뤄질 것을 걱정하는 당내 중진의원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고이즈미 총리는 이런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나선 것 같다. 고이즈미 총리는 “나도 한 표를 행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개혁의 사령탑인 다케나카 총무상에 대해서도 “학자라고 비판받았지만 보통 정치가 이상의 활약을 해왔다. 국회의원이면 총리가 될 자격은 있다.”고 차기후보의 한 사람임을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아울러 제1야당인 민주당과의 연립론을 재삼 강조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내년 9월 이후에도 총리직을 계속 갖고 가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올 정도다. taein@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35) 정의동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혁신 공기업탐방] (35) 정의동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증권예탁결제원은 1400조원의 유가증권을 예탁받아 관리하고 있다.2006년도 일반회계 예산의 10배에 달하는 액수다. 이 때문에 예탁원의 안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못할 때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걷잡을 수 없다. 정의동 사장은 12일 “증권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투표제, 전자증권제도 등을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전자투표제, 전자증권제도는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뿐 아니라 각종 금융사고도 막을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북아 증권예탁결제시스템의 중심축을 담당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정 사장을 만나 복안을 들어봤다. ▶예탁결제원의 구체적인 기능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유가증권 중 주식은 70%, 채권 등은 94%를 집중 예탁받아 관리하고 있다. 시가총액으로 1400조원, 결제업무는 연간 1780조원에 달한다. 또 국내 상장·등록기업 중 1800개(45%) 기업의 명의개서 대행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채권등록업무에 있어서는 500조원의 채권을 실물증권이 없는 등록형태로 발행하는 기능도 수행한다.150억달러에 달하는 국제투자분에 대한 보관 결제업무도 처리하고 있다. 증권시장의 핵심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난 3월 단행한 조직과 인사개편은 어떤 의미인가. -외부의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경영진단 및 직무분석을 실시했다. 그에 따라 관리중심형 조직을 성과중심의 본부제로 바꿨다. 관리자 비중을 낮춰 팀장이었다가 팀원으로 강등된 직원들도 많이 생겼다. 내년부터는 직무분석 결과를 토대로 연공서열을 철폐하는 ‘일 중심, 성과 중심’의 새로운 인사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가슴아픈 것은 조직개편을 하면서 15%인 80여명을 구조조정한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목적으로 슬림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대상 직원들에게 퇴임식을 해줬다고 들었다. -올 초 구조조정을 하기 전 전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명예퇴직을 하면 어느 정도의 혜택을 줄 수 있는지도 충분히 설명했다. 명퇴 대상자가 전직을 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도 실시했다. 회사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한 명퇴자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퇴임식을 준비했다. 하지만 퇴임식 때 명퇴자들이 참석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그런데 80%가 참석했다. 명퇴자의 고별사, 직원의 송별사 등이 오가니까 모두들 눈물 바다가 됐다. 그러면서 전·현직 직원이 하나가 되는 일체감이 생겼다.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도 회사가 무조건 내치지 않고 끝까지 배려해 준다는 느낌이 들게 해 도움이 됐다. ▶예탁결제원의 경영혁신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 -예탁원은 지난해 정부산하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금융수익부분 11개 기관 중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의 혁신수준 진단에서는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직원들과 현장에서 피자를 함께 나누어 먹으며 한 달 넘게 릴레이 간담회를 가졌다. 또 상설 경영혁신 전담조직인 경영혁신실을 신설함과 동시에 직원들의 목소리를 상시로 전달해주는 혁신의 메신저인 ‘Change Board’를 자발적으로 구성했다. ▶구체적인 추진실적은 어떤가. -고객만족이 아닌 고객의 가치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1400조원에 달하는 고객의 자산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객을 도와 고객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4월 국민주택채권을 실물발행에서 전산적인 등록발행방식으로 개선해 국민들이 주택구입시 실물채권의 매도할인으로 인한 손실이 대폭 감소될 수 있도록 했다. 적게 잡더라도 연간 4200여억원의 절감효과를 거뒀다. 그외에도 이용고객별 차별화서비스를 위해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웹상 조회가 가능하도록 개선한 휴면배당금 및 미수령주식 찾아주기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한데. -지난 1992년에 설립된 직원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단체인 풀꽃회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매월 전직원이 일정금액을 기부해 불우청소년 등에게 매년 5000여만원의 성금을 지원하고, 여름방학을 이용해 영화보기 등 동반활동과 직원이 멘토역할을 함으로써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올해는 업무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차곡차곡 쌓아만 놓고 묵혀 두었던 카드포인트를 활용해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소를 통한 급식봉사를, 어린아이들에게는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하여 PC를 기증하는 등 사랑나눔 봉사도 했다.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는데 미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과거의 목표를 재설정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조직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또 국내 유일한 증권예탁결제기구로서 예탁·결제서비스 외에 각종 투자지원서비스 등에 대해 국제표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6월에는 예탁결제원 사상 최초로 태국에 대차 시스템을 유상으로 수출했다. 이밖에도 예탁결제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증권관리업무협회(ISSA), 세계중앙예탁기관회의(CSD) 등 다수의 국제기구에 가입,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증권예탁결제산업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07년 4월 개최되는 제9차 세계중앙예탁기관회의(CSD9)를 서울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경제활동의 투명성을 강조했는데, 예탁결제원은 투명성 강화를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있나. -간접투자재산 예탁결제 인프라인 펀드넷(FundNet) 시스템을 통해 펀드재산을 펀드별로 예탁·결제처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 있었던 펀드간 불법 편·출입 등이 불가능하며, 고객은 자기가 가입한 펀드재산에 대한 확인추적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시행하게 될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 등 전자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해지고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자증권제도가 도입되면 최근 발생한 양도성예금증서(CD) 사고와 같은 실물유가증권을 매개로 일어나는 사고를 막을 수 있게 된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외화증권 예탁결제규모 150억弗 “동북아금융허브는 우리가 맡는다.” 증권예탁결제원 정의동 사장의 야심찬 계획 중 하나는 아시아·태평양지역내에서 이뤄지는 주식·채권의 국제거래를 전담하는 것이다. 주식·채권이 발행 국가에서만 거래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실제로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주식의 42%까지 늘었고,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334억 달러어치의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유럽권역, 미주권역, 아시아권역 등 권역별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유럽에는 국제예탁결제기구가 설립돼 활성화되고 있다. 머지않아 아태지역에서도 국제예탁결제시스템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 정 사장은 이에 따라 우리 예탁결제원 시스템의 우수성을 알리고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초청연수, 전문가 파견, 컨설팅업무를 지원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증권시장에 우리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아시아 각국에 우리 시스템이 전파돼 우수성이 입증되면 우리나라가 향후 아시아 예탁결제기구의 중심축을 맡게 된다는 것이 정 사장의 생각이다. 예탁결제원은 외화증권 예탁결제업무, 해외주식예탁증서원주보관업무, 외국인투자증권관리업무를 전담하면서 국제업무 노하우를 축적했다. 국내투자자가 외국증권시장에서 취득한 외화증권에 대한 예탁, 결제, 권리행사를 수행하는 외화증권 예탁결제업무는 현재 150억 달러에 달한다. 해외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한 국내 36개 기업 가운데 35개 기업의 해외DR 원주보관업무를 대행해주고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7대 금융허브 과제 가운데 하나가 자본시장 인프라 수출일 만큼 국제예탁결제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개도국 지원 등을 통해 예탁결제원이 아시아 스탠더드로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재경부 출신 정의동 사장은 정의동 사장은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이면서도 관료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시장주의자다. 그는 공기업이 공익성을 기반으로 설립됐지만 증권예탁결제원의 경우는 공익성만큼 수익성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정 사장은 회사의 외형은 키우더라도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는 뛰어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실속없이 회사의 덩치만 키우려는 일부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는 대비된다. 정 사장은 주식 전문가다. 지난 1993년 재정경제부 뉴욕 재경관으로 재직하면서 미국 나스닥시장을 집중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에는 제2대 코스닥위원장을 지내면서 코스닥시장을 세계 2위의 시장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정 사장은 2003년에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인 골든브릿지 회장으로 변신해 민간기업 CEO로서의 능력도 검증받았다. 재정경제부 시절 공보관을 지내 언론계뿐만 아니라 관계·기업계 등에 발이 넓다. ▲대구(57) ▲경북고·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12회 ▲재경부 국고국장 ▲제2대 코스닥위원장 ▲골든브릿지 회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美 정책금리 13번째 올리나

    미국이 또 금리를 올리나? 한국은행이 이달에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를 올리면서 미국도 정책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3.75%)과 미국(4%)의 정책금리 격차는 현재 0.25%포인트로 좁혀져 있다. 미국은 오는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올해 마지막 정책금리를 조정한다. 이번에도 만약 인상하게 되면 지난해 6월 이후 13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올리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당초 FOMC의 11월 의사록이 공개될 당시에는 ‘동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의사록은 “중앙은행은 18개월 동안 지속된 금리인상 행진을 중단하는 데 가까워졌을 수도 있으며 예측가능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현재의 문구도 제거할 시기가 왔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지금껏 12차례나 지속된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겠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그러나 최근 2년새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소비자신뢰지수와 예상을 웃돈 10월 내구재 주문 등의 경제지표에 힘입어 금리인상 중단론은 힘을 잃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FOMC가 13일 정책금리를 추가로 25bp(0.25%포인트) 올려 4.2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콜금리(3.75%)와의 격차는 0.25%포인트에서 다시 0.5%포인트로 벌어진다. 내년초에도 이런 양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퇴임전 마지막 FOMC인 내년 1월31일에도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또 올려 4.5%가 되리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반면 한은은 이미 12월에 콜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당장 내년 1월12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연달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한·미간 정책금리는 다시 0.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1월이 아니더라도 내년 1·4분기 중에는 한은이 콜금리를 한 차례 정도 추가로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한·미간 정책금리 격차는 내년초에도 좁혀졌다 벌어졌다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세종문화회관 사장 김주성씨

    세종문화회관 신임 사장으로 김주성(58)전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임명되었다. 김 신임 사장은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코오롱상사(주)에 입사, 그룹 부회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0여년 간 회장 비서실장, 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을 역임한 전문 경영인 출신이다. 서울시장이 임명하는세종문회화관 사장 임기는 3년이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교보생명-故신용호 창립자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교보생명-故신용호 창립자家

    “이 사통팔달, 한국 제일의 목에 방황하는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와서 사람과 만나고,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합시다. 이곳에 와서 책을 서서 보려면 서서 보고, 기대서 보려면 기대서 보고, 앉아서 보려면 앉아서 보고, 베껴 가려면 베껴 가고, 반나절 보고 가려면 반나절 보고, 하루종일 보고 싶으면 하루종일 보고, 그리고 다시 제자리에 꽂아 놓고 사지 않아도 되고, 사고 싶으면 사 들고 가도 좋습니다.”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는 ‘대산(大山) 신용호’라는 평전에서 당시 세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금싸라기 땅인 종로 1가 1번지 교보빌딩 지하에 교보문고를 세운 일에 대해 이같은 논리로 동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한국의 미래를 모토로 만든 교육보험에도 청소년들의 지적 수준과 나라의 성장은 비례한다는 확신이 담겨 있다. 창업 이념도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 형성이다. ●독립운동 집안에서 태어난 다섯째 아들 신 창립자는 1917년 8월 전남 영암군 덕진면 노송리 솔안 마을에서 부친 신예범 선생과 모친 유매순 여사의 6남 중 5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며 잦은 옥살이를 하는 바람에 어머니가 가장 노릇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곱살 때는 폐병에 걸려 죽는다는 선고도 받았다. 열살 즈음 병이 나았지만 학교를 가진 못했다. 형편이 어려운 데다 형들이 각종 애국 운동으로 집안을 돌보지 않아 어린 마음에도 그가 살림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는 대신 ‘책속에 길이 있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밤에는 책을 읽었다. 동생의 책은 물론 주변에 보이는 책은 닥치는 대로 가져다 보았다. 겨울엔 잠과 싸우기 위해 방에 불도 때지 않고 책을 읽다 동상에 걸리기 일쑤였다. 당시 ‘천일독서’를 목표로 각종 위인전, 철학서, 고전, 사서를 섭렵했다. 비록 학교 문턱에는 가지 못했지만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독서철학으로 스스로 내실을 다졌다. 함께 교보생명 창업을 도운 막내 동생 신용희(83) 전 회장을 제외하고 다른 형제들은 대부분 애국운동에 몸담았다. 큰형인 고 신용국옹은 일제시대에 항일운동을, 광복 후에는 청년 노동운동을 했다. 그 큰아들인 신동재씨가 2000년까지 교보의 부동산관리 전문 자회사인 교보리얼코의 회장을 지냈다. 둘째 형 고 신용율씨도 항일운동에 몸담았으며, 그의 둘째 아들 신평재(67)씨가 현재 교보생명 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일은행 상무로 재직하다 1991년 제의를 받고 교보생명 사장 등을 역임했다. 셋째 형 신용원옹은 도쿄 음악학교를 졸업한 뒤 항일음악가로 활동하다 납북했다. 넷째 형 고 신용복옹은 일제 당시 조선생명지사장을 지냈다. 막내 동생 신용희 전 회장은 목포상고를 나와 산업은행에서 일하다 한국전쟁 이후 줄곧 신 창립자를 도와 함께 일했다.1967년 교보생명 창립 이후에는 30년간 교보에 몸담으며 부사장, 회장 등을 지냈다. 그의 아들인 신인재(39) 보드웰 인베스트먼트 사장(8%)과 함께 교보생명 지분을 13.25% 갖고 있다. 신 사장은 고 신 창립자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은 큰아들 신창재(52) 교보생명 회장으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자신의 길을 고집했다. 신 사장은 최근 이동통신사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업체 무선인터넷솔루션 회사인 필링크의 대표이사 직함도 얻게 됐다. ●교육열을 사업으로 연결한 기지…교육보험의 탄생 문학가를 꿈꿨지만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사업에 뜻을 세웠다. 약관이 되던 해에 서울로 갔고 이어 1936년 중국에서 양곡 수송 사업을 벌였지만 광복과 함께 10년간 닦은 기반을 버리고 빈손으로 귀국했다.1946년. 귀국후 첫 사업으로 전북 군산에 ‘민주문화사’란 출판사를 냈으나 외상 책값이 회수되지 않아 간판을 내렸다. 그렇게 몇 차례 사업에 실패한 뒤 문득 중국에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논 한 뙈기 없어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강한 교육열이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은 무형원자재인 것이다.‘생·로·병·사’중 유일하게 보험이 빠져 있는 ‘생’ 부문에 교육보험을 끼워넣어 상품화하기로 했다. 당시 보험에 대한 인식은 형편 없었다. 일제시대 보험은 수탈 방식이자 보신(保身) 방편이었다. 더욱이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50달러도 미치지 못해 보험에 들 여유가 없었다.1954년 정부가 보험업을 재개시켰으나 기존 생명보험 회사들이 대부분 휴면상태에 있을 만큼 보험업은 쑥대밭이었다. 그러나 세상이 험난해서인지 국민의 80%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때 그의 재기가 번뜩였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찾아가 “담배를 끊고 그 돈으로 보험을 들면 아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설득한 것이다. 창업 당시에는 ‘교육보험’이란 이름을 넣지 못했다.1958년 종로1가 60번지 2층짜리 건물에서 직원 46명과 함께 먼저 ‘태양생명보험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교육보험이란 업종상 생명보험으로 분류돼 상호에 교육보험이란 이름을 넣을 수 없었다. 교육열을 자원으로 만든 상품이었고 당시 생명보험에 대한 인식도 열악해 ‘교육보험’이란 이름을 포기하지 않았다.1958년 1월 창업한 뒤 관계 공무원을 끊임없이 설득, 같은 해 7월 상호변경 승인을 얻어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을 출범시켰다. ●슬하 2남2녀의 혼맥 1943년. 중국에서 한창 양곡수송 사업을 크게 벌이던 신 창립자는 당시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급히 귀국했다. 도착해 보니 아버지는 건강한 모습으로 그를 맞아주셨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내일 모레가 네 장가가는 날이다.”는 아버지의 한마디. 결혼을 시키려고 거짓 소식을 보낸 것이다. 당시 남자 26세는 혼기를 놓친 나이였지만 그는 벌인 사업 때문에 아직 결혼할 때가 아니라고 여겼다. 도망칠 마음까지 먹었다고 고백하며 배려를 바랐으나 아버지가 식음을 전폐하고 드러눕는 바람에 결혼식을 치렀다. 부인 유순이(81)씨는 당시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2년제 전수학교까지 마친 명문가 출신 규수. 사업에 전력을 쏟느라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을 탓하지 않고 어려운 형편 속에서 묵묵히 2남2녀를 길러냈다. 자녀들의 혼사도 그와 비슷하다. 막내 아들을 제외하고 모두 중매 결혼이다. 명문 대가와의 정략 결혼은 눈에 띄지 않는다. 큰딸 신영애(56)씨는 전 서울대학교 의과대 의학과 마취과학교실 교수 함병문(58)씨와의 사이에 현진(32), 지훈(31), 세훈(25) 등 2남 1녀를 두었다. 신영애씨는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지분 평가로 지난 2004년부터 단번에 350억원대 자산을 보유, 연말마다 언론에서 선정하는 여성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둘째 딸 신경애(54)씨는 법조인에게 시집가 1남1녀를 낳았다. 남편 박용상(61)씨는 서울대 법대에서 박사까지 마친 뒤 사법시험에 합격, 서울고등법원 등에서 판사로 활약한 뒤 방송위원회 위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국회 공직자윤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변호사박용상법률사무소를 운영중이다. 박용상씨의 큰형 용설씨는 내외빌딩관리㈜ 대표, 동생 용삼씨는 내외엔지니어링 대표다. 고 신 창립자의 자리를 이어받은 큰 아들 신창재(52) 교보생명 회장은 부인 정혜원(48) 봄빛여성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중하(24)·중현(22)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인 신 회장은 불혹이던 지난 1993년 교보에 발을 들여놓은 뒤 현재 직계 중 유일하게 교보에서 일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왔다. 막내 신문재(44)씨는 이정숙(44)씨와의 사이에 딸 혜진(18)을 두고 있다. 형제들 중 유일한 연애 결혼이다. 미국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91년부터 2005년 8월까지 광화문 교보문고내 문구 액세서리 음반 팬시용품 등을 판매하는 400여평 매장의 문보장을 비롯해 전국 6개 교보문보장을 운영해 왔다. 교보문고가 직접 문보장을 운영하기 위해 신씨로부터 지난 8월 문보장 사업권을 회수했다. 현재 새 사업을 구상중이다. ●지독한 완벽주의와 파격 인사 고 신용호 창립자는 지독하다 싶을 만큼 완벽하고 집요하다는 평을 받는다. 땅을 고를 때도 좋은 날, 궂은 날, 비온 다음날 등 두루 살피는 완벽주의자다.77년 명예회장,85년 창립자 등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1990년대 후반까지 신입사원 면접에 직접 들어왔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나도 실적이 저조해 본사 부장, 실장, 중역까지 나서 손을 들라고 권하자 그들을 나가게 한 뒤 ‘급료는 후불로 주겠다.’는 광고를 통해 간부 사원을 다시 구한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창업 10년 만인 1967년 회장으로 물러난 뒤 2000년 아들 신창재씨가 교보생명 회장에 취임하기까지 33년간 무려 사장이 19번이나 바뀌었다. 평균 수명이 1.7년이었다. 경영 안정을 위해 최고경영진을 쉽게 바꾸지 않는 업계의 관행과는 다른 것이다. 교보의 임원 인사는 상식을 뛰어넘어 기발하고 파격적이란 평이 나오는 이유다. 신창재 회장의 인사 스타일도 재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2년 5월 취임한 장형덕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사장직을 폐지하는 형식으로 취임 10개월 만에 퇴임시켰다. 단일 지도체제가 더 효과적이라며 사장을 없애고 대신 부사장 3명을 임명해 집단경영체제로 개편했던 것. 그때부터 ‘대표이사 회장’ 밑에 ‘대표이사 사장’ 없이 ‘대표이사 부사장’ 체제로 가고 있다. 이어 지난 2004년 2월 박성규 부사장을 선임,‘집단경영체제’는 다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맨손으로 생나무를 뚫어라’ 고 신용호 창립자는 ‘죽고 나면 손해’란 보험에 대한 당시 인식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춰 교육보험 1호인 ‘진학보험’을 세계 처음 내놓았다. 죽어야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부모가 돈을 적립해 자녀가 초·중·고등학교를 진학할 때마다 학자금을 주는 상품이다. 먼저 단체들을 공략했다. 군인 단체 저축성 보험인 일명 ‘화랑계약’을 고안했다. 잦은 군의 이동에 탈락계약이 늘어 성과는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군 이동에도 추적·관리되는 시스템을 도입,1967년 육군과 170억원의 단체 계약을 맺었다. 파죽지세로 해군·한전 등 대형 단체들과 꾸준히 계약하는 개가를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판매 창구도 강화했다. 종로기독청년회관(YMCA)에서 대학생을 모아 보험강좌를 실시한 것을 계기로 대학지부를 설치, 대학생도 판매 채널로 끌어들였다. 지방유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기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상품에도 그의 기지가 엿보인다. 암 상품은 그가 처음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성인병도 하나씩 보험상품으로 만들었다. 보험업계 전산화 발상을 추진한 최초의 인물도 바로 그였다.1974년 학자금 선지급 업무를 처음 전산화했고 “컴퓨터를 모르면 간부가 될 수 없다.”며 전 사원을 상대로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인증제’도 실시했다. 그가 인생을 이야기할 때 전반은 ‘맨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는 과정’이고 후반은 ‘생나무 뚫는 것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보인 과정’이라 비유했다. 인생은 장애의 연속이지만 강한 정신력만 있다면 아무리 높고 힘든 목표라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그만의 철학이다. 이같은 열성과 집념으로 1958년 당시 6대 생보사 중 막둥이로 태어난 교보생명은 창립 5년 만에 보유계약 56억원으로 업계 3위,1964년엔 보유계약 100억원 돌파로 업계 2위에 오른 뒤 1967년 설립 9년 만에 업계 정상에 섰다.‘맨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인생의 다른 한 축…교보문고 교육 보험은 대세가 아니었다.80년 들어 경제성장과 함께 늘어나는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는 시절이 오면서 보험만으로 교육비를 해결할 수 없게 됐다. 변하는 고객 욕구에 따라 양로보험, 종합보장생활보험 등 일반 생명보험 상품의 비중이 커졌다. 교육보험만으로 경쟁력이 떨어지자 1995년 ‘교보생명’으로 사명을 바꾸었다. 삼성생명의 약진으로 교보는 1974년부터 업계 1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자산이 늘어나면서 관련 계열사도 속속 설립했으나 모두 보험으로 맡긴 고객의 돈을 운용하기 위한 금융 계열사였다. 부동산관리 전문회사인 교보리얼코(1979), 교보증권(1994) 등 총 9개 자회사를 세우면서 교보를 오늘날 35조원 규모의 금융 자본으로 성장시켰다. 그 중 금융과 동떨어진 업종이 하나 있다. 바로 교보문고(1980)다. 교육을 통한 민족부흥을 창업 이념으로 삼고 있는 만큼 따지고 보면 업종의 본질은 같다는 설명이다. 1980년 종로 1가 1번지에 사옥 교보빌딩이 세워지자 그는 지하에 서점 설립을 제안했다. 온갖 연줄을 동원하며 지하아케이드 자리 쟁탈전이 벌어지던 때였다. 간부들은 채산성이 약하다며 서점이 들어서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냈고, 손해가 나면 보험회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당시 허가관청인 재무부도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 회사가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다면 이 자리에는 당연히 으리으리한 고급상가를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 값진 땅에 책방을 크게 열어 청소년과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토록 한다면 그 효과가 어느 정도나 될지 상상해 보시오.” 손해가 나더라도 청소년의 정신역량을 키우는 일인 만큼 자신이 떠맡겠다고 설득했다.1985년에는 일반 독자뿐 아니라 학자들을 위해 80만종의 세계 논문도 공급했다. 지방사옥이 세워질 때마다 학생과 시민들이 교보문고 지점 설치를 요구했을 정도다. 대전, 성남, 대구, 부산, 부천, 강남 등에 속속 지점을 열었다.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를 찾는 고객 수는 일평균 4만 5000여명, 연간 1500만명에 달한다. 삶의 두 축이 교보생명과 교보문고라고 지적했을 정도로 애착도 컸다. 그러나 말년을 맞아 또다시 병마가 찾아 왔다.77세가 되던 1993년. 회사 정기건강 검진에서 간 기능에 석연치 않은 증후가 발견됐다. 담도암이었다. 의사들은 그에게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기운 있을 때 여행을 다녀오라는 처방을 내렸다. 사형 선고였던 셈이다. 그는 암과 싸우며 여생을 보내느니 살든 죽든 결판을 내겠다고 마음먹고 불가능하다는 담도암 수술을 감행했다. 수술후 그는 중환자실에서 목에 구멍을 뚫고 2개월이나 암흑 속에서 지내야 했다. 중환자실에서 나온 뒤 재활물리치료 반년 만에 골프장에 다시 나갈 수 있었다. 근력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90년대 후반까지 업무를 보고받는 등 경영에 관여했다. 그러나 8년 뒤 암이 간으로 전이되면서 몸이 약해졌다. 결국 2003년 9월 19일 오후 6시1분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86세였다. jhj@seoul.co.kr ■ 신창재회장과 정혜원 여사 “내조만 하며 살아온 탓에 사회공헌 사업은 꿈도 꿔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제의로 사회공헌 사업을 시작하게 됐지요. 내조와 아이들 뒷바라지에도 벅차지만 소명으로 여기며 열심히 하고 있어요.” 신창재(52) 교보생명 회장의 부인 정혜원(48)씨는 요즘 사회활동에 바쁘다. 그는 남편과 두 아들을 돌보는 일에 전념해온 전업 주부였다. 남편 신 회장으로부터 사회공헌 사업을 해보라는 제의를 받고 2004년 4월 성매매 피해여성 보호단체를 지원하는 봄빛여성재단을 창립,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순전히 남편 신 회장의 사재로 시작한 사회공헌 사업이다. 서울 종로구 적선동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면서도 아이들이 완전히 홀로서기할 때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며 걱정이 많다. 그는 한사코 취재를 거부했다. 사회 활동은 하고 있지만 언론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화여대 영문과 출신인 그는 소탈하면서도 적극적인 성격으로 책임감이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중매를 통해 남편을 만났다고 밝혔다. 평범한 집안에서 데려온 며느리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고 신용호 창립자의 수수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남편 신 회장이 양복도 맞추러 갈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다고 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아버지의 유업인 교보문고와 교보생명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아버지만큼 골프를 좋아하지만 교보로 옮긴 이후 거의 필드에 나가지 못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0년 5월 신 회장 취임과 함께 ‘질´경쟁을 선언하면서 업계 2위에서 3위로 밀려난 뒤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교보문고는 교보생명이 증자해 전자책 등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지식문화 전문회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출판업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하다 보니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교보문고는 현재 부채비율이 416%로 은행으로부터 신규 여신이 어려운 처지다. 교보생명은 기존 주주가 여력이 없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5000억원을 증자할 계획이다. 다른 생보사보다 상대적으로 지급여력비율(160%)이 낮다. 자기자본 확대가 이유다. 그러나 2대 주주인 자산관리공사가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문제다. 자산관리공사 소유·관리지분(41.26%)의 가치가 희석되지 않는 상태에서 잘 팔릴 수 있도록 협조해야 증자에 동의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는 신 회장이 과연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한 임원은 신 회장에 대해 “아버지를 닮은 완벽주의자”라고 말했다. 경기고,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로 살아오다 불혹이던 지난 1993년 아버지 고 신용호 창립자의 뜻에 따라 그간 배운 의학 공부를 포기하고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으로 교보생명에 발을 들여놓았다.1996년 11월 교보생명 부회장,2000년 5월 교보생명 회장으로 취임한 뒤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삼고 전력 질주 중이다. 박성규 교보생명 부사장은 “과연 의사 출신이 기업을 어떻게 경영할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를 보면 답이 나온다.”고 전했다. 의사 출신답게 깊은 통찰력과 분석력을 갖춘 데다 책을 많이 읽는 덕분에 멀리, 넓게 보는 안목이 있다고 평가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대법관 인사 보수·진보 편가르기”

    30일 정년퇴임한 배기원(65) 대법관이 최근 대법관 인사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배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대법원의 구성이 종래의 서열인사에서 벗어나 다양화돼야 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도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이 대법원을 진보적·개혁적 인사로만 구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이데올로기 대결시대가 종언을 고한 마당에 보수냐 진보냐의 잣대로 법관들을 편가르기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 “단편적인 몇 개 판결만으로 한 사람의 가치관이나 법철학을 재단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월드이슈-창당 50돌 日자민당] 질주하는 네오콘 브레이크가 없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 15일 창당 5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또 일본의 패전 60주년이다. 일본국민들은 이를 계기로 패전의 멍에를 털고 ‘보통국가’가 되는 걸 은연중 희망하고 있다. 그 선두에 자민당이 서 있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 건설을 이끌어 온 자민당은 이제 군사 재무장을 통한 보통국가 실현을 꿈꾸고 있다. 민족주의 열기 속에 재무장과 ‘보통국가’를 가능케 하는 개헌이 다음 과제라고 공언하고 있다. 세계가 불안한 시선으로 자민당의 변신을 주시하고 있다. ■ 자민당 장기집권 계속될까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자민당은 창당후 한편으로는 경제 재건을, 다른 편으로는 ‘강력한 국가 재건’을 기치로 내걸었다. 경제 재건은 비둘기파(온건파)가, 국가 재건은 매파(강경파)가 각각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비둘기파와 매파가 균형을 이뤄 자민당이 장기간 집권할 수 있었다.”(마쓰노 라이조 전 자민당총무회장)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네오콘(신보수)으로 일컬어지는 강경 매파가 독주하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제어할 비둘기파는 숨죽이고 있다. ●고이즈미는 네오콘의 선두 자민당의 변신을 이끌 네오콘의 선두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서 있다. 임기 내내 주변국과 충돌하는 ‘힘의 외교’를 펼치며, 일본국민들을 시원하게 해줘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는 평이다. 전후 숨죽여 있던 민족주의를 자극,4년 8개월째 장기집권 중인 고이즈미는 내년 9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자신의 유력한 후임자 가운데 네오콘들을 내각과 당의 전면에 배치했다. 반면 온건파인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등은 당·정 인사에서 배제시켰다. 이에 따라 총리가 될 경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군대위안부에는 강제성이 없었다.”는 등 망언을 서슴지 않는 아소 다로 외무상 등이 민족주의를 자극하면서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고이즈미의 복심’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도 다크호스다. 여론 동향도 네오콘의 입지를 점점 넓혀주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여론도 찬성이 반대를 속속 앞서기 시작했다. ●개혁 이미지로 포장 자민당은 지난 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대통합, 보수세력의 안정적인 집권체제 구축을 노렸다. 좌·우파 사회당의 전격 통합에 따른 보수세력과 재계의 위기감이 자민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을 이뤘지만 자민당은 금권에 기초한 파벌정치로 정·관·재계가 이권을 나눠먹는 ‘부패 커넥션’을 형성했다. 절정은 1972년의 다나카 가쿠에이 내각. 록히드·리크루트 사건 등 정치뇌물사건이 터지면서 환골탈태를 강요받았다. 이후 자민당 정치에 대한 염증이 확산되면서 ‘자민당은 부패집단’이라는 인식이 각인됐다. 결국 1993년부터 10개월 정도 정권을 내주었다가 겨우 정권을 되찾은 자민당은 이후 치밀한 전략에 따라 당 자체를 ‘개혁 이미지’로 재포장했다. 우정 민영화로 대표되는 민영화, 공직사회·연금 개혁 등 ‘이미지 정치’를 통해 총선거에서 압승, 화려하게 부활했다. ●장기집권 전망 우세 자민당의 변화 시도에 여론은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농촌·기성세대에 기반했던 자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도 최근 선거에서 도시·젊은층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혁을 앞세운 새로운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면서다.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계속될까. 답은 현재의 일본 정치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공산·사민당 등 진보정당은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오카다 가쓰야 전 대표가 “자민당과 이념적인 차이는 없다.”고 할 정도로 색깔이 불분명, 위기가 계속 중이다. 반면 자민당은 개혁이미지를 선점한 데다 변화를 꺼리는 일본 국민들의 성향으로 인해,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새롭게 시작됐다는 평도 있다. 다만 고이즈미 퇴임 후 ‘강력한 리더십’의 공백이 생기거나 개헌론의 본격화 등으로 이합집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도다. taein@seoul.co.kr ■ 위태로운 日 평화헌법 |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22일 열렸던 창당 50주년 기념식 때 자민당은 자위대의 군대화를 골자로 한 헌법 개정 초안을 발표했다. 평화헌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개정 공론화에 주력 일본 ‘평화헌법’은 전문에 평화주의를,9조에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영구히 무력행사를 포기’(1항),‘육·해·공군 및 기타 전력은 보유하지 않고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2항)고 규정, 전쟁 포기와 군사력 불보유를 다짐했다. 자민당 매파들은 헌법 9조 1항의 전쟁의 영구 포기나,2항의 군대 불보유 두 개항 모두를 바꾸려 한다. 하지만 연립여당의 한 축인 공명당이 당론으로 9조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9조 1항 개정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네오콘(신보수)으로 불리는 마에하라 세이지 대표가 2항 개정에 적극적이다. 이런 배경에서 자민당은 2항만 개정한다는 절충안으로 공명·민주당을 유인하고 있다. 현행 헌법 개정에는 중·참의원 모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자민당은 양원 모두 자체적으로는 개헌 정족수에 모자란다. 따라서 일단 개헌론을 공론화시킨 뒤 상황을 보면서 ‘전쟁 포기, 군사력 불보유’란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작전이다. ●군대보유·보통국가화 자민당 개헌안 초안은 ‘자위군 보유’는 물론 천황제 유지, 개헌요건 완화 등을 담았다. 지난 47년 제정된 현 헌법은 2차대전 패전의 반성에서 출발했다. 자민당 개정안은 ‘자위군 보유’를 명시, 지난 60년간의 평화주의 기본틀을 부정했다. 전쟁을 할 수 있었던 ‘보통국가’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자위대는 이미 국제공헌이란 이름 아래 전세계에 파병하면서 ‘군대보유 금기’사항을 희석시키고 있다. ●평화세력의 입장이 관건 일본의 평화헌법을 유지해온 ‘평화세력’이 약화되면서 개헌의 방어선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사회당·공산당 등이 크게 약화된 것은 물론 제1야당인 민주당도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지도부가 들어서며 헌법 9조2항 개헌에 전향적이다. 여론도 민족주의 성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의 개헌안이 곧바로 개헌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고이즈미도 임기 내 개헌을 정치일정에 올리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사회·공산당과 ‘평화시민세력’도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도 섣불리 개헌논의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처지다. “정치권 내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본격 개헌논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개헌론의 윤곽이 5년, 혹은 10년이 지나야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다. taein@seoul.co.kr
  • 박승총재, 남은 네번의 선택은

    박승총재, 남은 네번의 선택은

    남은 네 번의 선택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언제쯤 추가로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를 올릴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는 내년 3월말 4년의 임기를 모두 마친다. 그때까지 12월을 포함해 4번의 금통위가 남아있다. 통상 임기 마지막 달에는 후임 총재를 배려해 콜금리 ‘동결’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12월과 내년 1,2월 등 세 번중 두 차례 정도 추가로 콜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월에는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박 총재는 이미 추가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달 금통위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달(10월) 콜금리인상으로 시장은 큰 충격이 없었고, 자금 흐름의 왜곡 현상도 상당히 해소됐다.”면서 “내년에는 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로 전망되지만,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고 수요 압력이 커지면서 통화정책을 통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 총재는 지난 2002년 4월 취임한 이후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조정했다. 같은 해 5월과 지난달 등 두 차례는 올렸고, 네 차례는 낮췄다. 변동 폭은 각각 25bp(0.25%포인트)였다. 때문에 박 총재가 취임하면서 연 4%에서 시작했던 콜금리가 현재는 3.5%다. 우연의 일치지만 만약 두 번 정도 추가로 0.25%포인트씩 올리면 퇴임때는 취임때와 같은 4%가 된다. 문제는 추가 인상의 시기다. 당초에는 12월에는 가계나 기업에 연말 자금수요가 몰리는 등의 이유로 콜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쪽의 분석이 훨씬 유력했다. 하지만 이미 11월에 한 차례 쉬어갔기 때문에 ‘인상’과 ‘동결’의 가능성은 말 그대로 반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등 12월초에 나오는 한은의 내년 경기전망 분석자료가 콜 금리 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8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어떤 카드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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