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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통일외교분야 난타전

    10일 국회의 대정부질문은 정부를 대상으로 했다기보다는 ‘대여(對與)’‘대야(對野)’ 질문을 방불케 하듯 여야는 상대를 향해 난타전을 벌였다. 하지만 그나마 끝까지 의석을 지킨 의원은 전체 297명 가운데 50여명에 불과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을 가리켜 ‘색깔론 망령’이라고 공격했다. 지병문 의원은 “호남에서 사과까지 했던 한나라당 지도부가 김용갑 의원의 ‘광주 해방구’ 발언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한다.”면서 “한나라당의 호남 끌어안기가 정략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퇴임을 앞둔 이종석 통일부장관도 가세했다. 이 장관은 “그러한 색깔론이 사회에 끼친 해악은 사회공동체를 분열시킨다는 것”이라면서 “진보나 보수나 서로 존중해야 하는데 사회에서 어느 한 쪽을 배제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해악적이고 우리 공동체를 좀먹는 분열 행위”라고 강경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김선미 의원은 “유독 한나라당 의원들 자제 가운데 병역 기피자가 많다.”고 주장했고, 김형주 의원은 “엄중한 시점에서 국지전 운운한 것은 범죄행위”라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반면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는 무능력, 무지, 무책임 등 3무(無) 정권으로, 한반도를 코마(혼수상태)에 빠뜨렸다.”면서 “현재 대통령은 굳이 사퇴 요구를 할 것도 없이 국민에게는 심정적인 탄핵사태”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같은 당 황진하 의원도 “‘자주’‘자주’하다가 망가진 외교와 안보를 개탄하면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국민께 고발한다.”고 성토했고, 박진 의원은 “포용정책의 영어 표현인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는 ‘원칙있는 유화정책’이지만, 참여정부는 북한의 선군정치에 포용당하는 원칙없는 포용정책을 폈다. 대통령의 발언이 국내외에서 다른데 신뢰를 얻겠느냐.”고 비꼬았다. 한편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미리 배포한 질문 원고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개성공단 조성사업이 끝나는 2012년까지 1선 기지화를 위해 최소 5만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해 특수부대인 교도국 출신 제대 군인을 개성공단 근로자로 우선 배치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2003년 7월 지시를 확인하려 개성공단을 현지 시찰한 적도 있다.”면서 “개성공단은 결코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순수한 상거래를 위한 단순한 공업단지가 아니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美 중간선거 여소 야대] EU “보호무역 강화 우려” 일본 “동맹에 영향 없을 것”

    |도쿄 이춘규·베이징 이지운·파리 이종수특파원|미국의 중간선거가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막을 내리자 유럽과 중국은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강화될 것을 우려했다. 부시 행정부의 레임덕 가속화로 이라크 전쟁 등의 장래가 불투명해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다. 영국 BBC는 미국의 정치지형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8일 진단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더라도 양당이 협력해 이라크 전쟁 승리, 대테러 전쟁 완수, 경제 내실 다지기 등에 협력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재개하려는 노력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다자간 무역협상에 반대해온 데다 자국 농업 분야의 강력한 로비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8월 퇴임을 기정사실화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 주둔군의 조기 철군 압력에 시달리는 한편, 레임덕도 덩달아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반면 부시 정부와 껄끄러웠던 프랑스와 독일은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싹틔우게 됐다. 일본 정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함에 따라 앞으로 미국의 이라크 및 북한에 대한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의깊게 지켜 본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그러나 집권당인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잃었다고 해서 미국 정부의 대외 정책이 당장 크게 바뀔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 양국 관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결과가 이라크 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별다른 파장은 없을 것”이라면서 “일본도 가능한 일은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유엔 제재결의는 국제사회의 뜻인 만큼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승리가 중·미관계에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燦榮) 교수는 신문신보(新聞晨報) 인터뷰를 통해 새 하원의장이 확실한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가 “중국에 커다란 편견을 갖고 있어 양국 관계에 잡음을 일으킬 것“이라고 걱정했다. taein@seoul.co.kr
  • 與친노파, 통합신당론 대반격

    與친노파, 통합신당론 대반격

    여당 내 친노그룹이 정국 새판짜기 과정에서 대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실체’가 있는 정계개편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이들은 당내 주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통합신당론’과 ‘범민주개혁세력 연대론’ 구도가 내용과 절차상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 대통령 ‘3대불가론’ 전면화 특히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강조한 ‘3대 불가 지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른바 ▲호남 통합론 불가 ▲(노 대통령) 탈당 불가 ▲전당대회 불복 불가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 비서진 출신 의원들의 모임인 의정연 소속의 백원우 의원은 “호남 통합 불가론은 특정 지역 중심의 통합론이 안 된다는 것을, 탈당 불가론은 노 대통령을 배제하지 않는 정계개편이어야 한다는 점을, 전당대회 불복 불가론은 형식적인 전당대회가 아닌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내용적인 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문제의식은 8일 이인영 의원 대표발의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시행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제출된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친노그룹의 한 의원은 “특정 지역이나 세력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정계개편 방향은 새로운 인물과 목소리를 원천배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전날 의정연의 고문인 김혁규 의원이 “전·현직 당 지도부가 정계개편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 정계개편의 동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언급한 부분과 맥이 닿아 있다. 요약하면 ‘선 정체성 확립, 후 정계개편’이다. 이는 ‘선 통합(연대)’을 주장하는 진영과는 논의의 우선순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전날 김한길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통합신당’을 공식화하는가 하면 이날 당내 대표적인 통합론자인 염동연 의원이 의원 20여명과 함께 ‘범민주개혁세력 연대모임’을 갖는 등 통합·연대론자들의 행보가 빨라지는 분위기를 주목하고 있다. ●“명분·실체있는 정계개편돼야” 조만간 구상 중인 정치일정의 주제만 봐도 이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의정연은 “백가쟁명식 입장보다 열린우리당이 걸어온 길을 먼저 냉정하게 평가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안할 계획이다. 참정연은 오는 11일 대전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강사로 초대해 ‘참여정부의 성과와 한계’를 주제로 회원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최근 2기 김병천 신임 대표를 선출한 노사모도 서울·수도권 회원을 중심으로 10일 모임을 갖고 ‘사회개혁운동 모임’으로 변모하기 위한 의견을 제안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퇴임 이후에도 사회운동 차원의 정치활동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멀리 데려다 줘!

    [한승원 토굴살이] 멀리 데려다 줘!

    어제 해저물녘에는 갯벌 밭 모래등으로 나가서 파도와 놀았다. 썰물로 인해 드러난 갯벌 밭을 한 뼘씩 두 뼘씩 삼키면서 올라오는 밀물과 더불어 우쭐우쭐 달려와 철썩거리는 파도가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다. 그 울렁거림을 주체하지 못한 채 불그죽죽해진 나문재(海洪菜)와 푹신푹신한 갯잔디를 밟으며 걸어 다녔다. 먹황새와 검은댕기두루미가 밀물 따라 올라오는 자잘한 고기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는 토굴 앞 잔디밭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늙은 감나무의 회갈색 낙엽들하고 놀았다. 그것들 밟히는 소리에 가슴 속의 한 쪽 벽이 저릿저릿하게 긁혔다. 파도 소리 낙엽 밟히는 소리는 시(詩)읊는 소리나 음악으로 들리기도 한다. 소리로 말미암아 가슴 저려지는 감각은 아직 덜 늙은 모양이다. 바야흐로 한 후배로부터 걸려온 축하전화를 어색해하며 받고 나서 밖으로 나온 참이다. 전화들은 늘 물 흐르듯 하는 생각의 가락을 싹뚝 잘라먹어버리곤 한다. 밟히는 회갈색 낙엽이 한 친구를 생각나게 했다. 직장 퇴임 후 낙향하여 운전 못하는 나의 기사 노릇을 자청하고 열심히 운행해주곤 하던 그 친구는 읍내 병원에서 폐암 뇌암 말기로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혼한 다음 슬하의 남매를 부산과 미국에 둔 채 적막강산에서 살던 그 친구는 3000만원 들어 있는 통장을 나에게 주면서 자기 삶의 뒤처리를 부탁했다. 그의 차를 타고 부산의 한 대학으로 강연을 하러 가서,‘살아 있는 한 글을 쓸 것이고 글을 쓰는 한 살아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단상에서 내려온 그날 밤 술자리에서 그는 ‘아니, 이 사람, 아까 그 마지막으로 한 말, 글을 쓰지 못하게 된다면 자네 스스로 죽어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여, 뭐여?’하고 추궁을 했고, 나는 ‘그래 나 그렇게 살고 있어.’하고 대답했었다. 하늘은 높푸르다. 바다에는 잿빛 갯벌 밭이 질펀하게 드러나 있다. 갯벌 밭처럼 가슴이 텅 빈다. 뒤란 언덕 위로 간다. 거기에는 40㎝쯤의 두 살배기 차나무들이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내 손자들 다음으로 예쁜 차나무들이다. 명년 봄부터는 이놈들이 나에게 차를 몇 통쯤 제공해줄 것이다. 이놈들을 위하여 지난여름 내내 나는 예초기를 짊어지고 잡초들과 싸웠다.‘그 차 몇 년이나 따 먹고살려고 그렇게 땀을 흘리시오?’하는 아내의 추궁을 들으면서. 차나무들을 쓰다듬다가 마당으로 내려오는데 무엇인가가 정강이와 발목을 아프게 쑤셔댔다. 무엇이 이럴까 하고 내려다보니 까만 도깨비바늘과 표창 모양의 푸른 우슬(쇠무릎지기) 열매들이 양쪽 바짓가랑이와 양말에 박혀 있었다. 발을 굴러대기도 하고 한 손으로 옷자락을 털기도 했는데, 그놈들은 오히려 더 깊이 머리를 처넣으면서 내 살갗을 아프게 했다. 마당의 평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이런 고연 놈들, 하고 투덜거리며 하나씩 떼어냈다. 떨어져 나가는 그놈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멀리 데려다줘요!’ 픽 웃으며 ‘이만큼 왔으면 멀리 온 것이잖아!’하고 빈정거리는데 평생 동안 매화 그리기에 미친 화가 조희룡이 생각났다. 추사의 문하를 들락거린 조희룡은 늘그막에 들면서부터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괴석을 수집했고, 그것을 화폭에 그렸다. 창백하고 작고 빼빼 마른 허약한 체구 때문에, 한 처녀의 집안으로부터 결혼을 거절당한 바 있었던 조선 토종의 화가 조희룡은 평생 묵향(墨香) 어린 매화의 향기만 맡으며 산 까닭인지 다른 건강한 친구들보다 오히려 더 오래 살았다 한다. 중국의 고대 화가 황대치와 미우인은 안개와 구름만 먹고 산 까닭으로 늙어서도 홍안이었다고 한다. 도깨비바늘 우슬 열매 다 떨어내고 일어선 나의 발아래 낙엽이 밟힌다. 그 친구는 나에게 3000만원 들어 있는 통장을 건네주면서 ‘멀리 데려다 줘.’하고 말했는데, 나는 지금 미욱하게도 내가 쓰는 소설 한 대목 한 대목을 향해 ‘멀리 데려다 줘.’하고 말하며 살고 있다.
  • 한나라 빅3 ‘대운하 논쟁’ 점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유력 대선주자들이 대권 행보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최근 여권의 정계 개편 논의와 맞물려 한나라당 ‘빅3’의 경쟁도 한층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최근 이들의 경쟁구도는 박 전 대표와 손 전 지사가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 전 시장을 협공하는 형국이다. 손 전 지사는 6일 자신의 싱크탱크가 될 ‘동아시아미래재단’ 발족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손학규가 있기에 한나라당이 민주정당·개혁정당·평화정당이 될 수 있고, 저 손학규가 한나라당의 미래를 대표한다.”며 대선 출마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박 전 대표의 대선후보 경선출마 선언에 이어 대선 후보경선 참여를 공식화한 셈이다. 손 전 지사는 국가 지도자에게 필요한 자질로 국민 열정을 일깨우는 ‘북돋움의 리더십’과 역량을 하나로 모아내는 ‘아우름의 리더십’을 꼽은 뒤 ‘국가체질개선론’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어 “과거 개발시대의 패러다임으로는 ‘21세기 선진강국’이 될 수 없으며,70∼80년대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나 몇 개의 산발적인 프로젝트로 선진복지국가를 만든다는 것은 환상”이라며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우회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특강을 가졌다. 대표 퇴임 이후 처음으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특강정치’를 재개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21세기 국가경쟁력의 원천은 지식과 정보 그리고 사람”이라며 “이제는 건설, 공장짓는 것으로 국민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지났다.”며 이 전 시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당내 라이벌인 이 전 시장의 ‘경부운하’ 구상과 관련,“운하가 경제정책이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어폐가 있다.”며 “그것은 국정운영이나 경제정책이라기보다는 어떤 건설의 계획안, 개인적인 안이라고 생각한다. 건설이 경제정책의 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몰아세웠다. 박 전 대표는 또 지난 2002년 방북 당시 만경대 방문 논란과 관련,“공연을 하는 만경대센터에는 갔지만 (김일성 생가가 있는) 만경대엔 가본 적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 전 시장도 전날 원불교 종법사 대사식에 이어 이날 ‘뉴라이트 불교연합 발대식’에 참석, 서울시장 재직시 ‘서울시 봉헌’ 발언으로 꽁꽁 얼어붙은 ‘불심(佛心)’을 녹이는 데 주력했다. 이에 앞서 이 전 시장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내 대선후보 경선방식에 대해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며 ‘지지율 1위’에 걸맞은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이 전 시장측은 두 경쟁주자의 ‘협공성’ 발언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무대응 방침을 밝혔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강원 前행장 구속

    이강원 前행장 구속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6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및 수재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밤 “검찰 수사 결과 이 전 행장의 범죄 사실이 소명됐고, 피의자가 직위를 이용해 증거인멸을 할 가능성이 높아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됐지만, 이 전 행장이 구속됨에 따라 론스타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행장은 외환은행을 론스타측에 헐값에 매각, 은행과 주주들에게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행장은 또 퇴임 후 외환은행 측으로부터 경영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15억원을, 은행 거래업자들로부터 4억 8000여만원을 각각 받아 챙긴 수재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행장 외에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부당하게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 이르면 이번 주중에 2∼3명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매각 당시 변양호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을 비롯해 추경호 과장, 금감위 김석동 국장, 유재훈 과장 등이 실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또 주형환 청와대 행정관,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과 함께 2003년 7월 론스타에 인수자격을 준 이른바 ‘10인회의’에도 참석했다. 검찰은 추가 구속영장 청구 대상자들에 대해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각한 배임 혐의 등의 공범”이라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열린우리당이 정치공황적 정계개편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8년 만에 정치고향 목포를 찾아 ‘목포의 눈물’을 합창했다. 전남도청에선 ‘무호남 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는 충무공의 말을 방명록에 남겼다.“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은 ‘난 정치를 하지만 여러분은 정치행위로 보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여당의 비극은 분당에서 비롯됐다.”고도 했다. 비극은 끝내야 하고, 따라서 국민 뜻을 어기고 나간 사람들은 민주당으로 돌아가라는 논리가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럴 뜻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천정배 의원에게 “전당대회에서 누가 옳은지 겨뤄보자.”고 선을 그었다. 왼팔이라는 안희정씨는 지방을 돌며 노사모 재건을 외친다. 지난 8월엔 노 대통령이 노사모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노사모의 대선 승리는 역사에 남을 일”이라며 ‘어게인 2002’를 다짐했다고 한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이중주는 분명 4년 전 참여정부의 문을 열 때의 앙상블이 아니다. 사실 노 대통령에게 ‘DJ와 호남’은 극복의 대상이었다.1995년 DJ의 정계복귀 때 그는 ‘3김정치 청산’을 외치며 1년여간 저항했다. 자신이 몸 담은 ‘국민통합추진회의’가 와해되면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것은 그에게 ‘3김정치’에 대한 굴복이었을지 모른다. 영남 출신인 그는 그럼에도 ‘호남당’을 택했다. 지역구도와는 끝내 타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열린우리당이 퇴임 대통령의 흡인력에 의해 도로 호남당으로 회귀하는 상황은 좌시하지 못할 일 같기도 하다. 따라서 두 사람의 갈등은 얼핏 지역정치 극복을 둘러싼 신·구세력의 대립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연 이것뿐일까. 여권, 특히 친노(親盧)진영에선 얼마 전부터 몇가지 대선 시나리오가 나돌았다. 그 하나가 ‘열린우리당 분당-민주당과의 재통합’이다. 열린우리당내 비노·반노 진영이 가세한 민주당과 친노진영의 열린우리당이 일정 시점까지 각개약진하다 대선 직전 ‘민주·호남+개혁’의 재통합을 단행,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국민참여경선제가 가미되면 2002년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단일화 못지않은 드라마가 연출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각본대로라면 지금 노 대통령과 DJ의 대치는 이를 위한 전주곡일 뿐이다.‘DJP연합’,‘노-정 후보단일화’ 등 반 한나라당 연대의 위력은 지난 두차례 대선에서 입증됐다. 민심이 등 돌린 상황에서 여권이 승리를 기대할 거의 유일한 카드가 이 시나리오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공학일 뿐이다. 가객 한대수가 최근 낸 앨범에 ‘대통령’이라는 곡이 있다.‘┽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난 지극히 사랑할거야. 국민들은 양호하게 잘 살고, 여자들은 기뻐서 웃을거야’ 암울한 군사정권 시절 ‘행복의 나라’로 가자고 선동(?)하며 민중의 목마름을 호소하던 그는 정작 민주화된 지금을 ‘슬픈 시대’라고 했다. 극과 극의 파워게임 세상이라는 것이다. 진짜 갈등이든, 고도의 전략이든 전·현직 대통령의 충돌은 국민을 더 피곤하게 할 뿐이다. 지금 정권이 그렇듯 다음 정권도 국민과 다음 정치세력의 몫이다. 물러난 대통령과 물러날 대통령은 권력 승계의 정치생태적 욕망을 버려야 한다. 국민들은 더이상 ‘정치 9단’들을 원치 않는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대법관 출신 변호사 전관예우 수임 63% 이상이 대법원사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도 전관예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국세청에서 자료를 받아 보니 로펌인 김앤장의 이임수 전 대법관은 월 5600만∼2억 2600만원, 변재승 전 대법관은 7500만∼8000만원, 가장 적은 최종영 전 대법원장이 월 1560만원을 받았다.”면서 “왜 전직 대법관들이 경제사범을 변호하고 수입을 올리느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임종인 의원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의 수임사건 중 63% 이상이 대법원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퇴임 대법관들이 수임한 사건의 경우 대법원 본안 심리전에 기각되는 ‘심리불속행 기각률’이 평균 6.6%로 전체 평균 40%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출가외인/육철수 논설위원

    시집간 딸은 예전엔 참 서러운 존재였다. 시집살이가 고달픈 건 말할 것도 없고, 모처럼 찾은 친정의 식구들도 출가외인이라 해서 거리를 두는 경우가 꽤 있었다. 사랑하는 남편 하나 달랑 믿고 여필종부한다지만, 혼인과 동시에 친정에서 시집으로 호적을 옮겨갈 때 그 착잡하고 서글픈 심정이란 겪어 본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것이다. 사회관습과 법규에서 남녀평등이 하나하나 바로잡혀 가는 요즘, 출가외인이란 소리는 먼 옛날 얘기처럼 들린다. 가족법 개정(1989년), 남녀차별금지법 제정(1999년), 호주제 폐지(2005년 3월)에 이어 지난해 7월 이루어진 ‘여성의 종중(宗中) 참여’란 대법원 판결은 양성평등 문화에 가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됐다. 사회 각계의 거센 여풍(女風)에 남성의 ‘과잉특권’은 차츰 허물어지고 있다. 여성에게 뭔가 자꾸 빼앗기는 듯한 느낌을 갖는 남성들 사이에 ‘사면처가’(四面妻家)란 우스갯말이 유행할 정도로 세태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저만치 사라져가는 출가외인이란 단어를 잠시 불러세운 것은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그제 국무회의 석상에서 ‘대통령경호실법 시행령 개정안’에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법률상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 및 자녀는, 원한다면 퇴임 후 7년동안 대통령경호실의 호위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시행령상 출가한 딸은 전직 대통령과 함께 살더라도 호위대상이 아니라는 예외 조항이 있다. 그래서 개정안을 통해 이 조항을 없애려고 했는데, 노 대통령이 “그럴 필요 있느냐.”면서 의결을 보류시켰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한발 더 나가 전직 대통령의 자녀를 경호하는 문제도 그 필요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번 개정안은 출가한 딸을 둔 노 대통령이 당장 수혜자다. 그런데 시집간 딸은 물론이고 장가간 아들도 경호대상에서 빼라고 한 셈이 됐다. 임기내내 곳곳에 평등의 가치를 심어 온 대통령은 아마 빼려면 아들과 딸을 같이 빼는 게 공평하다는 생각을 했음직하다. 이 개정안의 입법을 위해 여성가족부가 맹활약했다는데, 양성평등 구현의 ‘구멍’이 이런 외진 법령 속에 숨어 있는 걸 용케 알아낸 노력이 가상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포스트 조용기 목사는?…차기 인선 돌입

    포스트 조용기 목사는?…차기 인선 돌입

    포스트 조용기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 조용기 목사·70)가 마침내 차기 담임목사 인선작업에 들어갔다. 이에따라 오는 2009년 2월 퇴임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조용기 담임목사의 은퇴가 기정사실화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달 29일 118명의 장로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열어 후임 담임목사 선출을 위한 후보자 3명을 선정한 데 이어 오는 12일 당회에서 선거를 통해 차기 담임을 최종 확정키로 했다. 이번 후보자 선정은 조용기 목사가 은퇴 의사를 밝힌 뒤 순복음교회 실무 차원에서 낸 첫 가시적인 결과로 교회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후보자는 이영훈(52) LA나성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최명우(52) 강동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고경환(43) 원당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이들을 포함해 하용달 (청년국장)목사, 김삼환 (도봉교회 담임)목사, 양승호 (뉴욕순복음연합교회 담임)목사, 김용복 (영국 런던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등 7명의 후보가 물망에 올랐으나 비밀투표를 통해 3명으로 압축됐다. 이영훈 목사는 미국, 일본 등에서 다양한 목회 경험을 쌓아 국제신학연구원장과 순복음교회 부목사를 지낸 국제통. 최명우 목사는 해외 목회 경력은 많지 않지만 국내 교회 담임을 4차례 지낸데다 영성 차원과 대인관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고경환 목사는 주로 남미에서 성장하며 신학 수업을 쌓은 신세대 목회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난 운영위원회 투표에선 이영훈 목사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으나 12일 당회의 선거결과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다. 12일 당회에서 최종 선정된 후임 담임목사는 조용기 목사의 퇴진 때까지 교회 운영 수업을 쌓아 2009년 2월부터 교회 전반의 총책임을 맡게 될 예정이다. 이와관련해 순복음교회는 “후임 담임이 교회 재정·인사 등 전권을 맡게 되며 조용기 목사는 은퇴후 재단법인 국민일보 이사장과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조용기 목사 세계선교기구인 DCEM 총재를 맡아 주로 선교와 해외포교에 치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계에선 조용기 목사가 은퇴 이후에도 자문역할을 하는 등 교회 운영 관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구교형 사무국장은 “순복음교회가 그동안 수차례 은퇴의사를 번복하며 시무를 연장했던 조용기 목사의 은퇴 공언을 행동으로 실천해 반갑다.”면서 “조용기 목사가 포괄적인 한국교회의 지도자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서울·수도권에서 운영하는 21개의 지교회에 75만명의 신도가 등록되어 있으며, 1년 예산이 16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단일 교회로는 세계 최대의 교세를 자랑하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與 신당·재창당 갈등 표면화

    與 신당·재창당 갈등 표면화

    정계개편 방향을 둘러싼 열린우리당내 논란이 당 해체를 통한 전면적인 ‘통합신당론’과 리모델링 수준의 ‘재창당론’ 등 두 줄기로 나뉘어 ‘비·반노’ 세력과 ‘친노’ 세력간 대결이 표면화되고 있다. 우리당 비상대책위는 휴일인 지난 29일 오후 긴급 회의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례회의를 통해 “정계개편 논의를 비대위 중심으로 질서있게 해나간다.”는 원론만을 확인하고 우선은 국정감사와 예산, 법안처리에 집중하고 정기국회 이후로 정계개편 논의를 미루자는 입장을 정리했다. ●통합신당의 주체는 당내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통합신당론자들은 비대위는 정계개편을 논의하기에 적절치 못하다고 전제, 특별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김근태 의장과 문희상 상임위원 등 지도부는 ‘속도조절론’을 주장하고 있다. 특위 구성문제와 관련, 한 핵심당직자는 “29일에도 오후 3시에 열렸던 당직자 회의에서는 비대위와 별도로 특별기구를 만들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비대위 회의에서는 ‘비대위 중심’으로 뒤집혔다.”며 “의원들과 당직자 대다수는 특위 구성쪽”이라고 전했다. ●배제해야 할 세력은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지난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선거구도를 해체한 것을 (여권이) 깊이 반성하고 재고해야 한다.”면서 “아직 지역감정이 없어지지 않았는데 있는 걸 없다고 해서 우리가 비현실적인 상황을 갖고 왔다.”며 ‘텃밭 복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노그룹은 통합신당론을 “지역주의 구도로의 회귀”라고 비난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와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이광재·백원우 의원 등이 분화된 ‘노사모’의 단합과 재결집을 위한 활동에 나서는 등 ‘당 사수’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신당특위 구성’을 제안했던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30일 KBS 라디오에 출연,“(신당 논의는) 우리의 장래에 관한 것인 만큼, 대통령 퇴임 후에도 정치를 하게 될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 배제론에 한표를 던졌다. ●다음달 2일 의원총회서 개편 논의 열린우리당은 다음달 2일 의원총회를 갖고 정계개편을 본격적으로 논의키로 해 양측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호남지역 한 초선 의원은 “통합신당 흐름에 찬성하지 않는 친노 그룹은 많아야 10여명인데, 정 싫으면 자기들이 나가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도 당원이라는 점을 참고하면 될 것”이라고 말해 여당 내 논의가 무르익으면 노 대통령이 발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盧의 사람들’ 노사모 재건 투어?

    ‘盧의 사람들’ 노사모 재건 투어?

    노무현 대통령의 386세대 측근그룹의 ‘왼팔’격인 안희정씨와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재건을 위해 비밀리에 전국 투어를 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8·15특별사면으로 정치적 활동이 자유로워진 안씨와 여씨는 최근 천안지역 노사모 간담회 등에 참석해 “정계개편을 앞두고 시대적 소명이 남아있으니 우리가 역할을 하자.”면서 “노 대통령의 당선 4주년이 되는 오는 12월19일에 다같이 모여 세를 과시하자.” 등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친노직계인 이광재(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의원과 백원우(전 청와대 행정관) 의원이 지난 15일 경남 노사모가 함안공설운동장에서 연 가을운동회에 참석해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열린우리당이 ‘헤쳐 모여’식 신당을 창당할 경우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제기되는 가운데 노 대통령을 지원하는 핵심적인 외곽조직인 ‘노사모’가 재건될 경우 신당창당 및 정계개편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광재 의원 등 친노직계는 최근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 “열린우리당 사수”를 외치고 있어 노사모가 전국 단위로 재건될 경우 친노직계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노사모의 관계자는 “안희정씨가 전국을 돌면서 노사모 전·현직 관계자들을 만나고,40∼50명씩 이뤄지는 지역 간담회에 참석한다는 소문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노 대통령에게 우군이 없으니 다시 한번 노사모가 힘을 모으자.”면서 “대장을 위해서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이 체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참여정부의 지지 기반 세력들이 한·미FTA를 반대하기 때문에 이같은 요청을 한 것이다. 그는 “노 대통령의 퇴임이 다가오니 친노세력이 집결해 현재의 정권 재창출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도인 것 같다.”면서 “그러나 노사모 내부에서도 안씨와 여씨의 움직임에 대해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친노 세력 집결’은 유시민 장관과 개혁당,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영남, 국민참여1219, 언론개혁진영 등이 모두 모여야만 가능하지 노사모 세력만으로는 안 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씨와 여씨의 ‘노사모 재건’ 움직임에 대해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소리가 높다. 경기도 지역의 한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노 대통령의 친위조직인 노사모를 재건한다는 것은 국민여론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외곽조직인 노사모가 분파적인 활동을 할 경우 ‘대통합’을 전제로 한 신당 창당에 장애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의 다른 의원은 “노사모 재건보다는 정계개편 등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소영 구혜영기자 symun@seoul.co.kr
  • DJ, 정계개편 구심점 되나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8년만에 고향 목포를 찾았다.DJ측에선 단순한 고향 방문임을 강조하며 ‘정치적 해석’을 사양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이번 1박 2일의 목포행을 계기로 DJ의 정치적 신념인 ‘햇볕정책’을 구심점으로 향후 범여권 통합의 여지를 남겼다는 데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28일 KTX 편으로 목포역에 도착한 DJ는 퇴임 후 처음으로 대중연설을 했다.3000여명의 목포시민이 운집한 목포역 환영식에서 김 전 대통령은 “나라와 민족, 국민들이 잘되도록 하는 일에 헌신하겠다.”고 전제, 북·미 대화를 통한 ‘평화적 문제 해결’ 원칙을 강조했다.특히 DJ는 논란이 되고 있는 PSI와 관련,“한반도 주변에서는 시행될 경우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에 신중하게 검토할 것도 힘주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주로 ‘햇볕정책’ 방어에 초점을 맞췄으며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을 세 차례나 되풀이했다. 그는 “민족을 위해서라면 정치를 제외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정치 불개입’ 원칙을 새삼 강조한 것이다. 그럼에도 ‘DJ의 목포행’ 자체가 ‘정치적 여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날 행사에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이상열 의원, 김홍일 전 의원, 채일병 해남·진도 국회의원 당선자 등 다수가 참여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천정배 의원 외에 전남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선호 의원, 국회 통외통위원장인 김원웅 의원과 우윤근, 이상경 의원 등도 합류했다.“여당의 분당에 비극의 씨앗이 있었다.”는 DJ의 ‘통합 메시지’가 물씬 느껴지는 대목이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與·민주의원들 대거 목포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28일 고향 목포 방문길에 호남 출신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동행’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이 이날 목포역 앞 대중연설에서 호남에 던질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호남을 향한 정치권의 ‘구애’도 최근의 정계개편 논의와 더불어 본격 시작되는 양상이다. 목포역 앞에서 대중연설을 마친 뒤 김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만찬엔 열린우리당에서 고향이 목포인 천정배 의원과 지역구가 장흥·영암인 유선호 의원, 민주당에서 한화갑 대표와 최인기·이상열 의원 등이 공식 초대됐다. 만찬의 주최측은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박준영 전남지사. 공식초청된 인사들 외에도 호남 출신의 여당과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목포역 앞 연설과 만찬 등에 참석할 것으로 주최측은 보고 있다. 여당의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개인사정’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의 고향 방문은 퇴임후 처음이며,1998년 대통령 재임시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무안 개통식에 참석한 뒤로는 8년만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북핵 한·중 전문가 긴급대담

    북핵 한·중 전문가 긴급대담

    북한의 추가 핵실험 우려속에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실행 등 압박이 강화되면서 강경해진 중국 속내 및 향후 조치 등을 19일 양원창(楊文昌) 중국 인민외교학회 회장과 김한규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장의 대담을 통해 짚어봤다.‘한·중 지도자포럼’ 참석을 위해 16일 한국에 온 양 회장은 외교부 차관를 거치며 한반도 문제에도 깊숙이 관여해 왔다. 김한규 회장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북한 추가 핵실험에 대해 경고하는 등 전례없이 강경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양원창 회장 발등의 불은 북한의 2차 핵 실험과 같은 추가 조치를 막고 핵개발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 김 회장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 상대다. 북한은 원유 수입의 거의 전부를, 식량수입의 20∼30%를 중국에 의존한다. 경제제재로 중국이 대북 유류·식량제공 중단 축소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 회장 거래 형식이지만 원유는 사실상 상당부분 무상 원조다. 북한이 다음 단계로 나간다면 중국은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핵 실험을 여러차례 강행하는 사람들에게 쌀과 원유를 계속 제공할 수 있겠나. 북핵은 어느 한 나라가 단숨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미국, 일본,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 점에서 6자회담 재개 노력이 절실하다. 김 회장 국제적 협력이 해결의 관건이란 점에 동의한다. 탕 국무위원의 워싱턴-모스크바-평양 순방외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한다. 북·중 특수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 역할에 기대가 실린다. 중국의 대북 정책이 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 회장 북한은 약속을 어겼고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했다. 중국은 안보리 이사회 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실험에 상응하는 대우를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손실’을 느끼도록 충분한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한다. 현재 지역안전, 환경, 경제 등 핵실험의 부정적인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평가들을 모아 관련 정책을 조정할 것이다. 김 회장 사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원조를 지원하되, 대신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는 ‘일괄타결안’이 더 무게를 갖게 됐다. 한·중 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가 경제개발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믿도록 해야 한다. 양 회장 중국도 이같은 ‘패키지 딜’, 동시 타결안에 반대하지 않는다. 한국은 북한에 남북한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현재는 불안정한 정전체제다. 평화협정은 북한 체제·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동북아 집단안보구상에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 회장 북한 핵은 미국보다 당장 한국, 중국의 안전을 위협한다.2008년 베이징올림픽,2010년 상하이세계박람회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양 회장 북한 핵 위협과 위험성에 대해선 한·중의 인식이 같다. 한반도 비핵화란 원칙도 그렇다. 북한을 제재하되 물리적 충돌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피하자는 생각도 같다.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했고, 미국은 제재 강도를 높여왔다. 북·미의 뿌리깊은 불신 해소에 한·중이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에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조언해 왔다. 김 회장 원만한 중·미 관계는 북핵 해결에 필수 조건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북핵 해결에서 주변국가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다자적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2002년 10월 ‘제2차 북한 핵 위기’가 발발한 뒤 두 나라는 전에 없는 협력관계를 발휘했다.‘북한 핵이 중·미관계를 나아지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양 회장 중·미는 제일 중요한 경제 동반자가 됐다. 가장 첨예하게 이견을 보였던 ‘타이완 문제’에 대해 미국이 점차 이해하고 ‘타이완 독립세력’을 억제하고 있다. 올 4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호전된 두 나라 관계는 북핵 해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미는 북핵해결 원칙에선 같지만 방법론에서 이견이 있다. 김 회장 북한과 국경을 맞댄 지린성과 헤이룽·랴오닝성 등 ‘동북 3성’, 옛 만주지역 부흥을 경제계획의 핵심과제로 선정, 심혈을 쏟고 있는 중국에 북핵은 안정을 흔드는 심각한 우환이다. 북한 난민이 대량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민감한 모습이다. 양 회장 북핵 문제는 지역안정을 흔들고 이란 핵개발과도 상호 연관성을 갖는 국제적 불안 요소다. 일본 핵무장·군비확장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김 회장 한·중은 북핵 문제에 대해 주변국 가운데 가장 가까운 입장이다. 무역 역조, 동북 공정 등 갈등 요소도 있지만 경제를 축으로 협력관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정리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양원창 中인민외교학회장 ▲베이징 외국어대학 졸업 ▲주 영국, 주 프랑스 대사관 근무 ▲주 싱가포르 대사 ▲주 홍콩 외교 담당관(차관급) ▲외교부 차관 ■ 김한규 21세기한·중교류협회장 ▲미국 캘리포니아대 국제행정학 석사 ▲러시아 국립사회과학원 정치학박사 ▲총무처장관 ▲13·14대 국회의원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 中 제2외교부 ‘인민외교학회’는 중국인민외교학회는 외교부 산하기관으로 민간 외교를 총괄,‘중국의 제2외교부’로 불린다.1949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만들었다. 회장은 장관급으로 차관을 거친 직업 외교관들이 맡는다. 최근엔 세계 각국의 전직 대통령·총리·국회의장 등 영향력있는 정치지도자 및 전직 고위관리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김대중,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퇴임 뒤 외교학회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현재 세계 130여개국과 교류관계를 갖고 있다. 한국과는 21세기 한·중교류협회 등과 공식 교류관계를 갖고 해마다 정기세미나 등을 열고 있다.
  • 중수부 출신 변호사 연봉 10억

    중수부 출신 변호사 연봉 10억

    로펌에서 일하는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한해에 얼마나 벌까. 올해 서울고법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자료에 따르면 한해에 최고 30억원까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검사들이 대형 로펌에 진출할 경우 월평균 보수는 법무부 장관·검찰총장, 대법관 출신 8000여만∼2억원, 법원장·검사장급 7000여만∼1억원 수준이었다.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월수 5000만원 이상 신고자들의 자료를 서울신문이 16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렇게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2006년 7월 현재 법무부 국장 출신 Y변호사의 월수입은 2억 5380여만원, 법무부장관을 지낸 C변호사는 1억 9918여만원, 대검 차장 출신인 L변호사는 1억 700만원을 받고 있다. 법무부 실장을 지낸 K변호사는 9852만원을, 서울시내 지검장 출신인 H변호사는 8800여만원을 받는다. 대검 중수부 검사 출신인 L변호사는 8166여만원을 받아 경력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검찰총장 출신인 S변호사는 7370만원을, 역시 총장 출신인 K변호사는 6900여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난 변호사들 중 대부분은 국내 대형 로펌인 김앤장 소속이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 가운데 월수입이 5000만원을 넘는 변호사들은 2002년 58명에서 2006년 143명으로 늘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시 동기인 L변호사는 월 1억 6800여만원을,K변호사는 7200여만원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느 헌법재판관은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시절 월 9600여만원을 받았다. 대법관 출신인 이임수 변호사는 퇴임 직후인 2002년 2억 2000만원까지 받았으나 현재는 8800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퇴직한 변재승 전 대법관도 8000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서울고법원장을 지낸 김동건 변호사는 9500여만원, 서울중앙지법원장 출신인 변동걸 변호사는 6900여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를 지낸 이모 변호사는 5000만원을 받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전관’ 수임 구속사건 석방률 수도권 평균보다 10.3%P 높아

    16일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전관예우 문제를 집중 질타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대법원 사건을 수임하는 비율이 63%에 이르고 대법원 본안심리 전에 기각되는 ‘심리불속행 기각률’이 평균 6.6%로 전체 평균 40%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1990년 이후 퇴임한 대법관 32명 중 숨진 1명과 학계로 진출한 조무제·배기원 전 대법관을 제외한 29명이 변호사로 개업했다고 밝혔다. 이중 15명은 김앤장·세종·태평양·화우·광장·율촌 등 대형 로펌에서 근무했다. 임 의원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대법원 사건을 맡으면 전관예우 확대를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2002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수도권 12개 법원의 구속적부심 자료 849건을 분석한 결과,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에 퇴직한 지방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전관 변호사’가 구속 사건을 맡았을 경우 석방률이 56.8%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수도권 법원의 평균 석방률은 46.5%에 불과했다.같은 전관 변호사라 해도 퇴직 직전 근무한 법원에서 구속 사건을 수임한 경우 석방률은 56.8%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석방률은 47.8%에 그쳤다. 또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2004년부터 올 7월까지 전국 법원 특별재판부에 재배당된 형사사건으로 선고를 받은 725명 중 351명(48.4%)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이는 2005년 제1심 전체 형사 공판 사건 집행유예 선고 비율 35.4%보다 무려 13% 포인트가 높은 것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線의 뒤엉킴… 그속의 완벽한 질서

    질서와 혼돈은 정반대의 개념 같지만 실은 하나로 통한다고 한다. 마치 부패를 통해서 새로운 생을 피워내는 거름이 만들어지듯, 하나의 개념이 존재함으로써 나머지 다른 개념이 발생함을 이르는 것이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개인전 `수렴과 발산 1996∼2006)´을 갖고 있는 재미교포 조각가 존배(John Pai)는 질서와 혼돈의 이같은 상호보완적 개념을 직감적으로 이끌어내는 작가다. 그는 오로지 용접기 하나에 의지해 강철 선을 다양한 형태로 이어나가는 작업을 통해 선과 면의 조화를 연출해낸다. 용접된 곳들 사이는 각각의 철사를 이어붙인 것 같지만 실은 하나의 철사로 연결된 유기적 결합체다. 작품을 이루는 수백, 수천개 선의 뒤엉킴은 마치 혼돈의 극을 달리고 있는 듯 보이나 실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완벽한 질서를 이룬다. 결정체나 거미줄, 전자회로, 건축설계 모형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 물질과 에너지, 형태와 비형태의 추상적 대조를 빚어내는 긴장감이 서려 있다. 하나의 크고 완벽한 구의 형태가 될 때까지 안에서 밖으로 철선을 겹쳐나간 ‘Weigh of the Way’, 강철 격자판을 교차시킨 듯 보이는 ‘Among Equals’, 여러개의 입방체를 불규칙하게 이어붙인 듯한 ‘To Have and to Hold’ 등 작품들은 하나의 철사로 이루어진 유기체 덩어리를 이룬다. 작가는 “미국 코네티컷의 집 앞에 작은 강이 흐른다. 세상 모든 것이 제각기 끊어져 혼돈스러워보이지만, 결국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흐르는 강과 마찬가지로 관계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존 배는 1949년 12살에 미국으로 이주,15세때 오글베이 인스티튜트에서 첫번째 개인전을 여는 등 어릴적부터 예술적 소질을 보여준 작가다. 이후 프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최연소 교수가 되어 2001년 정년퇴임한 뒤 미국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초기부터 현재까지 용접기법을 고집스럽게 사용하고 있으며, 자연탐구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인식 등의 시기를 거쳐 지금은 보다 자유로운 표현을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3년 로댕갤러리에서 개최되었던 회고전 이후 갖는 개인전으로, 지난 10년 동안의 작품 20여점과 작품 의 특성을 잘 드러낸 드로잉들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29일까지.(02)734-6111.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시각장애인 안마사’ 공방 또 헌재로

    교육을 이수한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주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뒤 마사지업계 종사자들이 또다시 헌법소원을 내는 등 안마사 자격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마사지업 종사사인 유모씨 등 320여명은 13일 “개정 의료법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헌법소원 청구서에서 “개정 의료법은 위헌 결정된 안마사 규칙 중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 부분을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으로 바꿨을 뿐 본질적 내용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비장애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는 “개정 의료법은 비장애인의 직업선택 자유보다 국가의 장애인 보호 의무를 담은 헌법 규정을 실현한 법률로 헌재도 장애인 보호 원칙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지난 5월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안마사에 관한 규칙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면서 재판관 7대 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결정 이후 시각장애인들은 서울 마포대교 등 전국에서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6월에는 시각장애인 2명이 투신자살도 했다. 당시 안마사 규칙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내놨던 7명의 헌법재판관 중 윤영철 전 소장과 권성 재판관 등 4명이 퇴임, 새로운 재판관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울 경비원 선생님은 창고방 시인이래요”

    “울 경비원 선생님은 창고방 시인이래요”

    아파트 경비원이 관리실 창고에서 어린이 새싹들을 키우고 있어 화제다. 울산시 북구 중산동 경동그린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경비원 조남훈(62)씨가 고맙기 그지 없다. 지난 7월부터 조그마한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시작한 조씨는 대기업 임원 출신이다.1962년 한 지방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잉여촌’ 동인으로 활동하는 시인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력을 갖고 있는 조씨가 경비원 일을 하면서 아파트 아이들을 위해 저녁시간 과외선생님으로 나섰다. 충청도 음성이 고향인 조씨는 한화그룹에서 1997년 여수 한화교육훈련원장(이사급)을 끝으로 퇴임할 때까지 26년간 근무했다. 재직시 울산의 사회복지시설 메아리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지난해 울산에 정착했다. 경동그린아파트 주민자치회는 지난해 7월 경비원자리가 비게 되자 우연히 조씨에게 경비원 근무를 제의했다. 조씨는 월급은 얼마를 주든지 상관없지만 대신 관리사무실에 공부방을 마련해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칠 수 있는 조건이면 경비일을 하겠다고 했다. 인생경험을 아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면 보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주민들은 아이들까지 가르치겠다는 조씨를 반겨 맞았다. 조씨는 관리실 한쪽에 남아 있던 5평 남짓한 창고를 후배들의 도움을 받아 공부방으로 꾸며 ‘나눔의 글방’이라는 문패를 달고 지난 10일 오후 7시 첫 수업을 했다. 첫 수업시간, 이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교 2∼3학년생 10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다. 현재 수업을 신청한 아이들은 모두 60명. 학년별로 모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저녁 2시간씩 수업을 한다. 가르치는 내용은 글짓기·독후감 쓰기·생활한자 등이다. 공부하는 방법 위주로 지도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가르치지 않는다. 동시 짓기 실력을 길러줘 1년쯤 뒤에는 나눔의 글방 아이들의 동시집도 낼 계획이다. 수업 교재는 따로 없다. 그때그때 가르칠 내용을 복사해 나눠 준다. 복사기가 준비되지 않아 인근 약수초등학교에서 복사를 해야 하는 것이 좀 불편하다. 약수초등 민광식 교장은 “인생경험이 풍부한 분이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나선 것은 마을을 위해 참 좋은 일로, 학교에서 도울 것이 있으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씨는 “비좁은 공부방이지만 이곳에서 듣고 배운 것들이 밑거름이 돼 아이들이 나중에 시인도 되고, 훌륭한 어른으로 컸으면 좋겠다.”며 “건강이 뒷받침되는 동안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자치회장인 안은주(43)씨는 “훌륭한 분이 경비일을 맡아준 것도 그렇지만 아이들 공부까지 가르쳐 주고 있어 주민들이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아이들 인성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이 소식을 듣고 아이들 공부지도를 잇달아 부탁하고 있지만 현재의 공간에서는 다른 아파트 아이들까지는 감당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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