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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대통령 “편안하게 일생 보낼 생각 없다”

    노대통령 “편안하게 일생 보낼 생각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퇴임 뒤 정치활동 논란에 대해 “한국의 정서가 대통령제 국가여서 대통령을 마친 사람이 정치를 또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대통령 한번 했다고 편안하게 일생을 보낼 생각은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어 “제가 했던 수많은 실수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젊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수많은 성공의 얘기도 젊은 사람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며 퇴임 뒤 정치인 양성 및 정치문화 혁신 참여 등 간접적인 정치적 행보의 방향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특히 “(6월 민주항쟁 관계자) 여러분들이 정치를 하지 않으면서도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노고를 아끼시지 않듯이”라며 참석자들의 ‘재야 활동’을 예로 들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6월 민주항쟁 20주년 관련 인사 14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개헌의 시의성과 정당성에 대해 비교적 간략하게 말했으며, 대체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었다. 오찬에는 박형규 목사, 한승헌 변호사,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백낙청 서울대 교수,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 등이 참석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노 대통령에게 햇볕정책 및 포용정책의 용어가 북한을 폄하하는 용어인 만큼 바꿔줄 것을 건의했다. 또 형식적 민주화에서 내용적 민주화의 달성, 민주화 세력 단합 방안 등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노대통령 “개헌 무산땐 끝까지 책임 물을것”

    노대통령 “개헌 무산땐 끝까지 책임 물을것”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개헌이 안 됐을 경우에 반대했던 사람들한테 끊임없이 책임을 물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다음 정권 5년 내 역시 헌법이 무산됐을 때 저는 계속해서 개헌을 반대한 책임을 집요하게 추궁해 갈 것”이라면서 “가만 안 있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개헌의 당위성뿐만 아니라 퇴임 후 현실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신문·방송·인터넷 등 32개 중앙언론사의 편집·보도국장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대의명분 없이 정략적으로 반대한 사람들은 그 이후 작은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두고 두고 부담을 느껴야 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국회에서 (개헌안을) 부결하면 이 노력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국회에서) 부결한 사람들은 정치적 부담을 생각해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바깥에서 반대가 뻔하므로 발의를 안 한다 그런 것이면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전제한 뒤,“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개헌 발의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제시했다. 발의 시점과 관련,“대개 2월 중순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많이 뒤로 늦출 필요는 없다.”고 밝혀 2월 중순을 전후해 발의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무슨 얘기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말을 아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월드 이슈-세계의 大選 (상)] 시동 건 ‘2008 美 대선’ 주자와 관전 포인트는

    [월드 이슈-세계의 大選 (상)] 시동 건 ‘2008 美 대선’ 주자와 관전 포인트는

    2007년 세기의 대선(大選)레이스가 펼쳐진다. 오는 4월 여성 대통령 탄생 여부를 두고 ‘혁명 선거’의 기운마저 일고 있는 프랑스, 연말 대선을 치를 한국과 인도·베트남·아르헨티나 등 모두 24개국에서 무한 경쟁 시대를 헤쳐갈 지도자를 뽑는다.2008년 11월 치러질 미국의 대선도 유력 대선 주자들의 탐사위원회 출범이 잇따르면서 본격 점화됐다. 국제사회 정치·외교 지형의 방향을 가를 미국의 대선 동향과 ‘21세기 혁명’을 앞둔 프랑스 대선, 그리고 각국 대선 관전포인트를 상·하로 나눠 소개한다. 16일 미 정계의 검은 핵(核) 배럭 오바마(46·일리노이주·민주당) 상원의원이 대선 출마를 위한 탐사위원회 구성을 공식 발표하면서 2008년 11월 제 44대 미 대통령 선출을 위한 전쟁에 불이 붙었다. 같은 민주당의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60·뉴욕주) 상원의원의 출마 선언도 이어질 전망이다.2008년 미 대선의 화두는 ‘미 국민의 상처난 자존심 회복’. 이라크전 실패 등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으로 추락한 미국의 이미지를 복원할 지도자가 누구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넘쳐 나는 ‘최초’의 가능성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의원과 흑인인 오바마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217년간 지속돼온 와습(WASP·앵글로색슨계 백인 개신교도)출신 대통령 전통이 깨질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또 40대의 오바마와 70대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앨라바마)간 세대간 대결 가능성도 화제의 중심에 있다. 또 1928년 이후 처음으로 현직 정·부통령이 출마하지 않은 채 치러진다. 공화당 후보들의 군웅할거가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빌 클린턴 42대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가 대통령에 선출된다면 41·43대 조지 부시 가문의 부자 대통령에 이어,42·44대 대통령을 클린턴 가문의 부부가 맡게 된다. ●공화·민주 4강 후보로 압축 지난해 중간 선거 이후 여론 조사 결과로는 민주당의 힐러리와 오바마 의원, 존 에드워드 전 상원의원,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존 매케인 의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으로 압축됐다. 민주당내 최대 강자는 지난 1993년부터 2001년까지 8년간 백악관 안주인 역할을 한 힐러리다. 퇴임후에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원은 큰 자산. 민주당 지지자들은 “힐러리의 당선은 빌의 3선이며, 한표로 두 대통령을 가질 수 있다.”고 호소한다. 힐러리의 장점은 많은 경력과 언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금 동원 능력이다. 오바마는 그가 가진 신선함 덕분에 날로 힘을 얻고 있다.4년 전 그는 이라크전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나는 모든 전쟁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구절을 반복하는 연설은 유명하다. 흑백 통합 이미지로 돌풍을 몰고 있는 오바마는 백인 어머니와 미국에 유학온 케냐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두살때 케냐로 돌아간 뒤 하와이, 인도네시아를 전전하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버드 법대학원 졸업 뒤 시카고로 돌아가 빈민 지역민을 위한 인권변호사로 일했다. 주 상원의원으로 7년간 일한 뒤 2004년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힐러리에 비해, 경험 부족이 최대 약점이다. 힐러리 대통령, 오바마 부통령 연대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최대 강력 주자는 존 매케인 의원과 루돌프 줄리아니(63) 전 뉴욕시장이다. 고희를 맞는 4선 의원 매케인은 베트남전에 참전,5년여 포로 생활을 했다. 가족 대대로 군대에 복무했고, 본인도 23년간 군대생활을 했다. 이라크전에는 부시 정책과 입장을 같이 한다. 이민개혁법안 등에서 좌파적 입장을 취하고, 우파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막말을 하는 언행으로 골수 보수파의 불신을 얻기도 하지만 초당파적 드라이브로 힘을 결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9·11 테러 당시 뉴욕시장으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미국의 시장’이란 명성을 얻은 줄리아니 전 시장은 동성결혼, 낙태 등에서 공화당 주류와 다른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세차례의 결혼과, 도나 하노버와의 결별시 불거진 혼외정사 등 사생활 문제로 정통 보수표 확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사이에서 미트 롬니(59)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정동 보수의 이미지로 도전장을 냈지만, 모르몬교도란 점에서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美역대 대통령의 주요 외교정책 2008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 세계의 정치·외교 지형도가 다시 그려지기 때문이다. 냉전부터 베트남 전쟁, 소련 붕괴, 중동 사태와 북한 핵문제까지 미국의 군사·외교 정책의 중심엔 ‘총사령관’인 대통령이 있었고, 미 국익 극대화를 중심에 둔 행정부의 대외 정책은 지구촌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 왔다. 집권 초기인 2001년 일어난 9·11 테러를 계기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對)테러전 수행을 위한 ‘선제공격론’과 ‘일방주의’로 집중됐다.‘네오콘(신보수주의 강경파)’의 노선은 베트남 패전 후 미 외교의 주류가 된 ‘현실주의 외교’에 대한 반발이 그 뿌리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는 ‘도덕적 낙인’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그는 외교에선 탁월한 전략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닉슨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상징하는 ‘핑퐁외교’ 등 실용 노선을 견지했다. 닉슨은 미·소 군축을 통한 ‘데탕트 시대’를 열었다. 경제 분야의 낙제점으로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인권 외교’를 주창했지만 대외 정책에서 큰 성공은 맛보지 못했다. 로널드 레이건은 ‘강력한 미국 재건’을 내세우며 강경일변도의 대외 정책을 구사했다. 그는 소련과의 대결 구도로 신냉전을 열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제3세계 분쟁에 적극 개입했던 그의 외교정책은 집권 후반기 소련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 소련의 개방 정책을 이끌어 낸다. 레이건 행정부의 외교노선은 현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 부시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외교의 주축으로 삼았다. 전임자인 레이건의 정책을 견지했다. 초강대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자간 협력체제 구축이 주요 외교전략이었다. 아버지 부시는 아들 부시가 벌인 이라크전의 전초전인 걸프전쟁(1990-1991)을 감행한 주역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깊이 관여한 행정부가 됐다.1994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일련의 핵 위기가 난제가 됐다.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체결했지만, 핵은 제거하지 않은 채 북한 요구에 굴복, 당근(중유와 경수로 제공)만 줬다는 공화당의 비판에 시달렸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은 “클린턴 때 한 것 빼고는 다 한다.”는 이른바 ‘ABC’(Anything But Clinton)에서 출발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美대통령 어떻게 뽑나 유권자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간접선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이들을 선거인으로 뽑아 선거인단 숫자로 대통령을 결정한다. 때문에 미국 대선은 각 당이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예비선거와 유권자가 대통령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본선거 등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민주, 공화 양당이 대선 후보를 가리는 예비선거는 1월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를 시작으로 6월까지 각 주에서 전당대회에 참가할 대의원들을 뽑는다. 대의원을 선출하는 방법은 지역에 따라 당직자회의를 통한 당대회(코커스)와 유권자 투표로 결정하는 예선대회(프라이머리)로 구분된다. 이어 각 당은 8·9월중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공식후보를 지명한다. 11월초 대통령 선거일에 유권자들은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각 당이 내세운 선거인단에 투표한다. 여기서 뽑힌 선거인단이 12월 한자리에 모여 대통령을 선출한다. 선거인 538명중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대통령에 최종 당선된다. 선거인단은 미리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기 때문에 사실상 승패는 선거인단 투표일에 결정난다. 미 대선 제도의 또다른 특징은 승자독식제도. 한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다. 이 때문에 전체 유권자 득표율이 높아도 선거인단 수 확보에서 밀려 패배하는 경우가 생긴다.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가 조지 W 부시에 비해 전체 유권자로부터 53만여표나 더 얻고도 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데스크시각] 영어가 ‘신분’이 되지 않게 하려면/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우린 아이들을 한국대학에 다 보내요. 이제 아이들을 외국 대학에 유학시키는 동료들은 거의 없죠. 이전 선배 세대하고는 정반대예요.” 대사 등 해외공관장을 여러차례 지내고 퇴임을 앞둔 한 시니어 외교관이 최근 지인들 모임에서 유학열풍이 화제가 되자 “외교관들은 자녀를 도리어 한국 대학에 보내는 게 유행”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해외 사정에 밝은 외교부 사람들 입장에선, 자녀들이 미국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보다 한국대학을 나와 국내에서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훨씬 높다고 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교육 내용이나 학문 수준이 해외 명문들보다는 처지지만 취업 기회와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한국 대학을 졸업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대졸자가 연봉 수십만달러를 거머쥐는 예는 극소수예요.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는 명문대 졸업자들도 한국에 비해 많지 않은 연봉 4만∼5만달러 수준이지요.” 함께 자리했던 한 기업체 임원도 “세계 경제가 일체화되면서 교포 2세 등 영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들의 국내 진출도 부쩍 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들 외교관 자녀들이 미국에서 백인들과 경쟁해서 일류 기업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설명도 이어졌다. 대신 국내기업은 물론 한국이나 아시아에 나와 있는 다국적기업 자회사나 지점에서 일할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관 자녀들에게 한국에 “취업 기회가 널려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뛰어난 영어실력과 무관치 않다. 해외에서 외국학교를 다니며 어린시절의 상당 기간을 해외에서 보낸 그들에게 영어는 모국어나 다름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경을 무력화시키는 교류 확대의 급물살속에 세계화가 본격화되면서 영어는 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이들,‘영어의 달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 경제가 더 개방되고 세계경제와 상호의존성이 두께를 더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이런 속에 영어는 점점 더 신분같은 것이 되고 있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상류층과 그러지 못하는 ‘우수마발(牛馬勃)’이 양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차세대 경제대국으로 뜨고 있는 인도의 강점으로 영어가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인도에선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1억 5000만명과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 그곳에서 영어는 신분이며 계층이다. 한국이 설마 그렇게 돼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발등의 불이다. 그런데도 공교육은 뒷짐진 채 시늉만 하고 가정과 개인에게 실제 책임을 다 지우는 것은 불평등 조장이나 다름없다. 서민들이 자녀의 조기 영어교육을 뒷받침하기도 어렵고 ‘강남사람들’처럼 외국인 과외에 방학때면 초·중학교 학생들을 해외 연수나 조기 유학을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회 균등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정책목표이고, 각오라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정부 재원이 부족하다면 개인적인 교육열과 민간 자본력을 교육부문으로 흘러들게 하는 열린 자세가 아쉽다. 서울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회의가 이틀째 진통 중이다. 법률·의료 등 전문직 서비스 시장도 열라는 압력이 격렬한 반발마저 일으키고 있다. 지구촌 화두가 된 FTA 물결을 거스르기엔 우리에겐 부존자원도 적고 해외시장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우리 젊은이들이 지구촌 전역에서 일자리를 ‘헌팅’하고 더 넓은 세계에서 춤추고 뛰놀며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게 하기 위해선 영어 교육과 영어로 상징되는 공적 교육 서비스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때다. 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jun88@seoul.co.kr
  • 이강국 헌재소장 통과 무난할듯

    이강국 헌재소장 통과 무난할듯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16일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상대로 이틀째 청문회를 열어 자질과 도덕성 등을 집중 검증했다. 국회는 이날로 청문회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는 19일 본회의에 임명동의안을 상정, 처리할 예정이다. 여야 청문위원들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일부 청문위원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통과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전효숙 헌재소장 파문’ 이후 계속된 헌재소장 공백 사태는 120여일 만에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인사청문위원 가운데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모두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한나라당에서도 박세환·배일도 의원이 부적격 평가를 내린 것을 제외하고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고위법관 출신으로서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측면이 있으며 개인적 도덕성이나 자질에도 흠결이 없고 무난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아파트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던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도 “재산형성과정 등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 능력이나 인품에서는 나무랄 것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를 상대로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제안에 대한 입장과 고가 아파트 명의신탁 의혹 및 대법관 퇴임 후 고소득 수입문제를 포함한 재산형성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또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종욱 대표변호사, 임지봉 서강대 교수, 민경식 변호사, 김상겸 동국대 교수 등을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이 후보자의 자질 등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그러나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여야간 불꽃 공방으로 얼룩졌던 전효숙 전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회 때와는 달리 다소 맥빠진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전 후보자의 경우,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에서부터 ‘코드인사’ 논란에 이르기까지 여야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격전을 지속했다. 반면 이 후보자의 경우는 ‘아파트 분양권 위장전매 의혹’‘배우자의 국민건강보험료 체납 의혹’,‘전관예우 여부’ 등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쟁점이 없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전 후보자 때와 달리 눈에 띄게 무뎠던 것은 이 후보자의 이념 성향이 중도적인데다 법관 시절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4개월간의 헌재소장 공백사태에 따른 심적 부담이 컸기 때문인 것 같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노대통령 봉하 사저 착공

    노대통령 봉하 사저 착공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처할 사저 신축공사가 15일 착공됐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신축부지에서 이날 오전 열린 착공식에는 노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를 비롯, 청와대 행정관급 관계자와 지인, 시공사 관계자,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의 사저는 생가 뒤편 부지 3991㎡에 건축면적 933㎡,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건립되며, 오는 10월말 완공예정이다. 김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헌법재판소 현주소] (2) 어떤 사안들 다루나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 파문 등을 통해 큰 조명을 받았지만 국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결정도 적지 않다. 당장 헌재는 올해 종합부동산세 관련 헌법소원, 개정 사학법 관련 헌법소원 등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위헌 법률 파급력 크다 지난해 시각장애인들의 안마사 문제는 헌재의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헌재는 지난해 5월 안마사자격 취득 대상자를 시각장애인으로 정하고 있는 보건복지부령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안마사를 시각장애인들만 하도록 한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하지만 헌재의 위헌 결정은 시각 장애인들의 시위와 자살 등으로 이어지면서 국회는 위헌 결정된 조항을 다시 의료법 개정안에 포함시켜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지난해 초에는 국가유공자 가족에게 공무원 임용시험 등에서 만점의 10%를 가산해 주는 것이 일반 응시자의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가산점 수혜대상자의 법적 혼란 방지를 위해 2007년 6월30일까지 잠정 적용할 것을 결정했다. 한 변호사는 “법률을 대상으로 해당 법을 적용받는 사람이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노래방, 영화 등도 한다 윤영철 전 헌재소장이 퇴임하면서 “한국 영화 발전에 이바지한 것”이라면서 자랑했던 영화사전검열제에 대한 위헌 결정도 빼놓을 수 없다. 헌재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등급분류를 하고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영화는 상영할 수 없도록 한 영화진흥법에 대한 위헌 제청과 관련,“영화를 통한 의사표현이 무한정 금지될 수 있는 검열에 해당한다.”면서 위헌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에는 노래방에서 주류를 판매·제공하거나 손님의 주류 반입을 금지한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이 위헌이라며 노래방 운영자들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건전한 생활 공간으로 노래연습장을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노래방업자들의 불이익이 공익에 비해 현저히 크다고 할 수 없다.”면서 합헌결정했다. 1998년에는 결혼식에서 주류 및 음식물 제공을 금지한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 조항이 위헌이라는 예비신랑 이모씨의 헌법소원에 대해 “하객들에게 주류와 음식물을 접대하는 행위는 인류의 오래된 보편적인 사회생활의 한 모습으로 개인의 일반적인 행동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행위”라며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결정의 영향으로 결국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은 다음해 2월 폐지됐다. 음주와 흡연에 대한 결정도 있다. 헌재는 96년 12월 소주판매업자에 대하여 강제로 자도(自道)소주를 구입하도록 해 사실상 1도(道)1주(酒)를 강제했던 주세법 규정에 대해 “소주판매업자들의 직업 자유는 물론 소주 제조업자의 경쟁 및 기업 자유 등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면서 위헌결정을 내려 소주의 전국시대를 열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진념 前 부총리 “정치권은 국민에 스트레스만…”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퇴임한 뒤 5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뱉었다. 진 전 부총리는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컨설팅업체의 조찬간담회에 참석,“좋은 정치는 국민들을 편안히 해주는 것인데 지금 정치는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우리 사회는 비전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무력증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부족과 높은 실업률,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발전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 [헌법재판소 현주소] (1) 재판관 구성 문제없나

    [헌법재판소 현주소] (1) 재판관 구성 문제없나

    헌법재판소가 주목받고 있다.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등 굵직굵직한 국가적 현안에 대한 최종 판단자로 부각되면서 헌재의 역할과 위상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 오는 15∼16일 이강국 헌재소장 지명자의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베일에 싸여왔던 헌재의 현주소와 과제 등을 짚어본다. “성별 남성, 평균 나이는 56.3세. 대부분 서울대 법대를 나와 판·검사로 26.7년을 근무하다 현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 직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 평균 나이는 55.5세.”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의 면면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헌재는 사법재판소? 지난해 9월 윤영철 전 헌재 소장이 퇴임하면서 출발한 지금의 4기 헌재 재판관들은 거의 판에 박은 듯한 경력을 갖고 있다. 거의 모두 현직 판·검사를 거쳤다. 여성은 물론 변호사 출신은 1명에 불과하다. 이 헌재 소장 후보자 역시 대법관에서 퇴임한 뒤 변호사로 2개월 가량 근무해 변호사 출신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직 재판관들 27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3명의 전직 헌재 소장 중 초대 조규광 소장을 제외한 김용준·윤영철 소장이 대법관 출신이다. 재판관 24명 중 비법원 출신은 검찰 5명, 변호사 1명에 불과하다. 법원 출신 18명의 재판관들은 법원장, 고법부장 등 대부분 법원 고위직이었다. 한 변호사는 “1988년 1기가 출범할 때만 해도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관이 모두 변호사 등 재야에서 충원됐으나,2기 재판소부터 현직 위주로 추세가 바뀌었다.”면서 “재판관 9명 중 3명의 후보권을 가진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하지 못한 법관을 재판관으로 추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5~16일 이강국소장 지명자 청문회 이러다 보니 소수자와 약자의 인권보호 등 다양한 사회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모대학 법대 교수는 “법원이나 검찰 등 현직에 있던 사람들은 ‘법적 안정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어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전 헌재소장도 “변호사 자격을 갖는 사람들 중 학계나 정부, 기업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헌재 인적 구성의 다양화를 강조했다. ●주선회 재판관 후임 지명이 시금석 헌재에서는 올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주선회 재판관의 후임 재판관이 인적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 재판관 후임 지명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헌재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 재판관 자격을 정하고 있는 관련 법을 개정하거나 자격 요건을 낮추자는 의견도 있다. 헌법 111조 2항은 헌재 재판관 자격을 ‘법관의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정하고 있다. 반면 헌법재판소법에는 ▲판사·검사·변호사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로서 국가기관·국·공립기업체·정부투자기관 기타 법인에서 법률사무에 종사한 자 등으로 돼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4년연임 개헌’ 정국] “대통령 다음수 결국 임기 카드”

    ‘개헌안’이란 초강수를 둔 노무현 대통령의 다음 수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헌안 통과 여부를 남은 임기와 연계하는 ‘임기단축’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지역구별로 1명씩 국회의원을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2명 이상씩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고치는 ‘선거구제 개편’ 카드도 거론된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개헌안 부결시) 대통령이 임기를 다 마치지 않는, 자신의 거취 문제가 가장 강력한 카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0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고 “사임할지 모른다는 가능성 자체가 큰 무기가 되므로 대통령은 그 카드를 버리지 않고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사임하지 않더라도 ‘그만둘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갖고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을추진하는 것은 여권발 정계개편의 주도력을 확보해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계개편을 하겠다는 목표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도 임기 단축 가능성을 우려했다. 천 의원은 노 의원과 같은 방송에 나와 “(개헌이) 대통령의 임기문제와 결부될 이유는 없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내년 2월까지 보장된 헌법상 임기를 단 1초도 단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은 “노 대통령이 개헌안을 들고 나온 궁극적인 목적은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있다.”면서 “이는 노 대통령이 퇴임 이후 당을 만들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도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노 대통령의 다음 수로) 가장 유력한 것은 임기단축이고, 평소 지론인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곁들여 제안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거리 미술관 속으로]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정문에 서면 재미조각가 존 배(70·John Pai)의 ‘기억들의 강’과 마주한다. 무릎 보호대를 닮은 청동 조각품은 가로 2.6m, 세로 2.6m, 높이 3.7m로 아담하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엄청난 육체 노동이 숨어 있다. 작가는 1㎝ 길이의 청동 토막을 용접으로 끝없이 이어 붙여 선을 만들고, 그 선을 모아 면을 이뤄냈다. 그리고 면들이 빽빽하고 두꺼운 층을 이뤄 찰흙으로 빚은 것 같은 질감과 양감을 만들어냈다. 조수도 없이 직접 용접기로 청동 토막과 선, 면을 구부리고, 잡아당기고, 누르고, 비틀고, 돌려서 완성했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언뜻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주름인 듯 철선이 보인다. 손으로 만져보면 꺼끌꺼끌한 마디가 느껴진다. 작가는 “복잡해 보이는 물체라도 사실은 가장 단순한 요소들이 조금씩 변화하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존 배는 1949년 12살에 미국으로 이주해 플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최연소 교수로 2001년 정년퇴임했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는 철사를 용접한 작품을 고집했다. 만났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선이 좋단다. 선이란 리듬을 지녀서 단순한 조합을 뛰어넘는 강력한 움직임을 끌어낸다고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미술팀 박숙희 큐레이터는 “작은 것을 모아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작가의 예술관을 높이 평가해 작품 제작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사로 만들면 내구성 문제로 외부에 설치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억들의 강이 청동 조각품으로 탄생했다. ‘기억들의 강’은 무슨 뜻일까. 존 배의 작품 제목은 대부분 추상적이다. 또 동양적 정서가 깔려 있다.‘침묵의 기둥’‘길의 무게’‘환영’…. 자유롭게 제작하다가, 혹은 작품을 완성한 후에 붙인 것이란다. 작품에서 받은 느낌을 제목에 옮겨놓아 작품 과정상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 우리도 이 작품에 나만의 제목을 붙여보면 어떨까.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달말 퇴임 어울림누리 산파역 고양문화재단 이상만 총감독

    이달말 퇴임 어울림누리 산파역 고양문화재단 이상만 총감독

    이상만(72) 고양문화재단 총감독이 3년 임기를 마치고 이달말 퇴임한다. 그는 고양시 원당과 화정 사이에 있는 대형문화체육공간인 어울림누리를 본궤도에 올려놓았고, 오는 5월 일산신도시에서 문을 여는 초대형 문화공간 아람누리의 실질적인 산파역을 했다. 감회를 묻자 이 총감독은 어울림누리와 이웃한 아파트단지 얘기를 먼저 꺼냈다.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 신원당마을은 얼마 전 주민들 스스로 어울림마을로 이름을 바꾸었고, 길 건너 달빛마을도 일부가 달빛어울림마을로 이름을 고쳤다는 것이다. 그만큼 어울림누리가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 들었고, 어울림누리에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는 뜻이다. 음악평론가로 문화정책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어울림누리를 운영한 2년반 동안 질적으로 만족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공연문화·전시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일관된 의욕을 갖고 추진했다.”고 돌아봤다. 부임 초기엔 지역 인사들과 의견차이도 적지 않았다. 문화공간의 이름을 짓는 일에서부터 그랬다. 그의 한글이름 짓기는 이제 성공궤도에 접어들어 고양시 주민들은 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를 자연스럽게 입에 올리지만, 당초 이름은 덕양문화체육센터와 일산문화센터였다. 큰이름 뿐만이 아니다. 어울림누리의 대극장은 어울림극장, 소극장은 별모래극장이다. 별무리경기장, 꽃우물수영장, 실내스케이트장인 성사얼음마루도 있다. ●문화공간 한글이름 짓기 큰 반향 아람누리도 오페라 전용 한메아람극장을 비롯해 한메바람피리음악당, 새라새극장, 노루목야외극장 등으로 이름지었다. 좌석도 R석,S석,A석,B석으로 구분하는 데서 벗어나 으뜸자리, 좋은자리, 편한자리, 고른자리, 가장자리로 이름붙였다.‘이상만식 자리구분법’은 문화공간 사이에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다. 극장 운영에서도 소신은 적용됐다. 외국 공연단체에는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해 줄 것을 당당히 주문했다. 베를린 심포니에도 윤이상 작품의 연주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유명 연주자에게 “서울보다 먼저 고양에서 공연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기도 했다. 연주자를 선정하거나 직원을 채용할 때는 지역색을 배격했지만, 지역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은 최대한 되살리려 노력했다. 과거 은평, 서대문, 마포, 용산, 성동, 동대문, 성북, 강북, 광진구의 대부분이 고양에 속했으며, 을지로6가에 있던 고양군청이 현재의 고양시청 자리로 옮긴 것이 그리 오래지도 않은 1961년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데 앞장선 것도 ‘서울의 모태’인 고양에 사는 사람들의 자부심을 높이겠다는 뜻이었다. 이렇듯 ‘명예로운 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아람누리는 여전히 적지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듯했다. ●어울림누리^아람누리는 고양시민 자부심 “아람누리는 극장 전체 좌석수로 예술의전당보다 불과 500석이 적고, 부지는 오히려 넓습니다. 이런 규모의 공연장을 무엇으로 채우고, 어떻게 관람객을 끌어들이느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갱이(콘텐츠)가 있으면 수요는 창출되기 마련이지요.” ●베를린 심포니에 ‘윤이상 작품´ 연주 당당히 요구 이 총감독은 세종문화회관의 예를 들었다. 그는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당시 건립추진위원회 상임위원 겸 개관예술제 사무국장을 맡았던 ‘공연장 개관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당시 우리나라의 공연 인구는 5만명 남짓으로 추산될 뿐이어서 걱정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내용을 담아놓으니 100일 동안 열린 개관예술제엔 154회 공연에 모두 27만명의 관객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를 계획하고 추진한 신동영·황교선 전 시장과 강현석 현 시장을 두고 “참으로 배포가 큰 사나이들”이라면서 “이런 규모의 문화공간이 지역에 세워진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라고 했다. 그는 아람누리가 지역 문화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지혜를 추적하는 한국 문예부흥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보이지 않는 상업주의에 잠겨, 그의 표현대로 ‘공연물 도매상’의 역할에 그치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학의 ‘레퍼토리 시어터’는 인구 10만명에 불과한 뉴헤이븐의 작은 대학 극장이지만, 미국의 극장문화를 주도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람누리의 300석짜리 실험무대 새라새극장도 우리나라 연극의 패턴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총감독은 퇴임한 뒤, 먼 곳에서라도 아람누리 개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올 상반기 일정은 비워놓고 있다고 했다. 그것이 도의적으로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을부터는 2009년 제주에서 열리는 델픽(Delphic·문화올림픽)의 준비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 유일의 델픽 국제상임위원이다. 고양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근대추상’ 알리기 40년 서승원 교수 퇴임 기념전

    처마끝 풍경소리는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오는 12∼28일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열리는 ‘서승원∥동시성 1960-2007’전은 한국 평면추상화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전시회다. 서승원 홍익대 회화과 교수는 40년간 오로지 ‘동시성’을 주제로 추상화만을 그려왔다. 소리나 생각처럼 그림으로 표현하기 힘든 사념의 세계를 담은 작품들이다. 형태가 없는 색의 덩어리들이 사람의 마음을 화면 깊숙이 끌어들이며 사색의 공간으로 이끈다. 색깔은 고려청자, 조선백자, 한국 창호지의 백색, 저녁 노을빛, 가을 하늘의 구름 한조각 등을 구현한 것으로 따뜻한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1962년 기성화단의 앵포르멜(비정형미술)이나 액션페인팅에 반기를 들고 차가운 추상,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내놓은 ‘오리진’그룹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앵포르멜 미술에 영향을 끼친 작가 중 한명인 프랑스 장 뒤뷔페의 작품은 28일까지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자를 대고 그린 그림’ 등이란 평가를 받던 한국의 추상화는 사각형 격자의 해채와 소멸을 거치며 진보해 간다. 플래카드를 들고 시내를 활보할 정도로 한국 근대추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작가가 대학 정년퇴직을 앞두고 여는 전시회다.(02)720-1020.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나라 주자들 연초부터 해외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신년초부터 잇따라 ‘경쟁적으로’ 해외방문길에 나설 계획이다. 외견상 대선 구상과 정책개발, 주요인사 면담 등을 명분으로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국제전문가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한편 대권주자로서의 얼굴을 알리기 위한 포석의 성격이 더 짙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오는 18∼1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생산성기구(APO) 창립 4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지식사회에서 경영혁신’을 주제로 영어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 전 시장은 150여명의 아시아 지역 대기업 CEO들을 상대로 현대건설 CEO와 서울시장 재직 때 쌓은 경험과 기업마인드를 행정에 접목시켰던 시너지 효과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인도와 중동, 러시아, 중국 방문도 검토 중이다. 특히 기업 경영자 시절 출장을 자주 갔던 중동 국가에서 에너지·경제협력·신성장 동력 등에 대한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당 대표직 퇴임 이후 독일과 중국을 찾았던 박근혜 전 대표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검토 대상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인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사직을 퇴임한 이래 국내에서만 대권행보를 계속했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경선체제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일본이나 중국, 러시아, 유럽 방문을 생각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도지사 재임 4년간 21차례의 해외출장을 통해 113개 외국기업으로부터 140억 5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원희룡 의원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북핵문제와 IT산업의 전망, 중동평화 방안 등에 대해 한국 정치가로서의 입장을 알린다. 원 의원은 다보스포럼 ‘영 글로벌 리더’의 한국 대표다. 대선주자 진영 관계자는 “해외 일정은 현지 사정으로 취소될 수도 있다.”면서 “각 진영이 서로 경쟁 의식을 하는 탓에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국민銀 영업중심 조직개편

    국민은행이 3일 영업 확대에 무게 중심을 둔 신년 조직개편 차원에서 부행장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개인영업 2그룹을 맡았던 여원식 부행장이 1그룹으로 자리를 옮겼고,2그룹은 여동수,3그룹은 권혁관 부행장이 내부 승진했다. 또 개인영업 지원그룹 대신 신설된 마케팅·상품그룹에는 이달수 전 개인영업 지원그룹 부행장을 선임했다. 여신그룹에는 이증호 부행장이 내부 승진했고 신탁·기금사업 그룹에는 올해 새로 영입된 남경우 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심의관(행시 23회)이 부행장을 맡게 됐다. 대신 최동수, 양남식, 강정영 부행장은 퇴임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날 2개 그룹,3개 본부,7개 부를 신설하고 1개 그룹을 폐지하면서 16그룹 14본부 1국 81부 5실 체제를 갖추게 됐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러 대사와 면담 국제안보 논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이 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반 총장은 이날 아침 유엔본부 38층 집무실로 출근, 사무국 직원들과 상견례를 갖고 향후 유엔 운영과 관련한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평화와 번영 등 유엔이 추구해 나갈 임무들을 제시하고 유엔 스스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사무국 직원들과의 상견례를 마친 뒤 화상회의 시설을 통해 전 세계 8개 지역에 설치된 유엔 사무소 대표들로부터 환영인사를 받았다. 이어 이달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대사와 만나 국제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반 총장은 유엔본부 사무국의 각 부서를 돌아보는 것으로 첫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반 총장은 이달 안에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사무차장 등 후임 인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그는 유엔 사무차장에 개발도상국 출신 여성을 임명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인도 출신인 비자이 남비아르 전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을 비서실장에 임명하고, 아이티 출신의 방송인 미셸 몽타스를 유엔 대변인으로 기용하는 등 일부 인사를 단행했다. 반 총장은 지난달 14일 취임선서식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동지역 분쟁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 문제가 걸려 있는 수단 다르푸르와 무력충돌이 발생한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의 첫 해외출장도 이달 말 열리는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유엔 관계자는 밝혔다. AP통신은 한국의 전직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공식 활동하게 된 것은 1991년에야 유엔에 가입했던 한국에는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또 유엔에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미국이 앞으로 반 총장에게 퇴임한 코피 아난 전 총장 시절 시작된 유엔 개혁을 확대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1일 임기를 시작한 반 총장이 수단 다르푸르 사태와 소말리아 내전, 중동지역 분쟁의 현안들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반 총장이 아직 관저에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며 월도프 타워스 임시 숙소 등 그의 뉴욕 생활을 소개했다.dawn@seoul.co.kr
  • [기고] 임기말 노대통령의 참임무/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5년 단임 한국대통령들의 시작과 끝이 이상하리만큼 똑같다. 취임하자마자 모두 다 정치적 힘을 갖기 위해 비상한 괴력을 발휘한다. 노태우 대통령은 3당 야합을 통해 거대 집권여당 민자당을 만들었고, 김영삼 대통령은 정당 친위쿠데타를 통해 민자당을 신한국당으로 변경시켰다. 김대중 대통령은 의원영입과 자민련과의 연대를 통해 인위적인 의회 과반을 확보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창당과 더불어 제17대 총선을 대승으로 이끌었다. 모두 성공했다. 그러나 이렇게 권력을 이륙시켰지만 연착륙에는 모두 실패했다. 5년 단임 대통령 맏형인 노태우 대통령은 3당합당 후 김영삼 대통령의 샌드백이 되었고 김영삼 대통령은 신한국당의 후예이자 한나라당의 원조들에게 화형식을 당했다. 노벨평화상에 빛나는 김대중 대통령은 범보수세력들에 휩싸여 국내정치의 제전에 희생양이 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노무현 대통령도 내년에 영락없이 같이했던 권력으로부터 치받히고 각종 정치세력의 샌드백이 될 터이다.1987년 6·10민주항쟁 끝에 쟁취한 현행 헌법에서 등장한 한국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모자란 인물이었나. 우리가 무능한 대통령을 골라 뽑았는가. 영웅탄생을 예감케 하는 2007년의 차기 대통령도 지금의 헌법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돌이켜보건대 5년 단임 대통령들은 세기전환적 북방정책과 군사정권의 후진정치적 족적 궤멸, 남북정상회담,IMF극복과 IT강국의 길 그리고 온 국민이 그토록 바라던 과업이던 ‘불치의 한국병’인 비민주적 정당정치와 정경유착의 검은 정치자금의 뿌리를 발본색원했다. 그런데 이러한 대통령들이 그 무엇때문에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가. 이제 그 근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이 5년마다 반복되는 책임정치 살상과 사회적 자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선 한국민주주의가 아직도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많은 위정자들이 유럽에서 꽃을 피운 대화와 타협의 합의민주주의와 내각제를 시도하고 동경하고 있지만, 한국사회에는 합의보다는 결과에 승복하는 미국형 승복민주주의가 더 적합해 보인다. 미국은 결선투표가 없어도 과반수 득표자의 대통령이 나오게 함으로써 권력의 권위를 인정받게 한다. 반면에 유럽풍의 사회적 대타협과 비례대표제가 우리사회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깊이 성찰할 문제다. 현행 헌법에 남아있는 국무총리 국회동의와 국무위원 해임건의와 같은 내각제 흔적도 상호견제와 합의민주주의를 강화하기보다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임무를 약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다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대통령 흔들기를 이미 한국민주주의의 기본법칙으로 정착시켰다. 대통령에게 민생에만 전념하라는 것은 가정 주부에게 밥만 하라는 주문과 똑같다. 주부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이제 한국대통령이 맡겨진 일을 제대로 할 만한 새 헌법이 한국사회에 필요하다.2003년 11월 노무현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차가 되고 싶었는데 구시대의 막차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는 자신의 참 임무가 현행 헌법의 마지막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실천하겠다는 뜻 아닌가. 역대 대통령들은 퇴임 후 같이할 정치세력을 남기는데 연연하다 아무런 재미도 못 봤다. 임기 말 노 대통령은 자신과 함께할 정치세력보다는 국민이 같이하는 정책과 제도를 남기길 당부한다. 그 으뜸이 개헌을 시도하는 것이다. 내년 12월19일은 대통령도 뽑고, 그 대통령이 일 잘하게 하는 헌법도 바꾸는 날이 되어야 한다. 이 큰 일은 ‘노무현’ 말고는 아무도 엄두도 못 낸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 김근태·정동영 28일 ‘신당 추진’ 발표

    당 진로를 놓고 ‘장외싸움’을 해온 열린우리당 신당파와 당 사수파, 중재파가 27일 처음으로 의원워크숍을 통해 맞붙었다. 격론 끝에 2월 14일 전당대회 개최에 합의한 것을 제외하곤 ‘합의이혼’과 ‘노무현 대통령 탈당 요구’ 얘기까지 나오는 등 핵심의제에 대한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추후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워크숍은 각 정파를 대표해 나온 의원들의 지정토론으로 불붙었다. 사수파의 김형주 의원은 “정치공학적으로 시도하는 통합은 감동을 줄 수 없다.”며 신당파를 비난했다. 그는 “전대에서 보다 치열한 토론을 하되 전대 준비위원회가 실질 권한을 갖고 하자.”고 말했다.‘전대 규칙’인 당헌·당규를 지도부가 기간당원제에서 기초당원제로 개정한데 대해선 인정할 수 없다고 했고,‘3월로 전대를 미루자.’는 주장도 고수했다. 신당파는 대대적으로 반격했다. 양형일 의원은 “전대의 절차 문제는 본질적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민심이 우릴 떠났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전대에 대해선 “통합신당을 결의하고 실질적 권한을 위임받는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여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진정으로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우면 (사수파와)합의이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종석 의원은 “평화개혁세력은 사분오열돼 있고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아닌 만큼 통합신당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신당을 창당, 평화개혁세력이 재결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재파 오영식 의원은 “전대에선 평화개혁세력 대통합을 결정하고 지도부를 합의추대한 뒤, 지도부에 전권을 위임해 통합을 추진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뒤이은 자유토론에서도 입장이 명확히 갈렸다. 신기남 전 의장은 “전대가 당 해체를 전제로 하는 요식행위여서는 안된다.”고 했고, 정청래 의원은 “‘누구는 어느 쪽, 어느 파다.’ 같은 ‘쪽파 논쟁’은 안 된다.”고 말했다. 신당파에선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문학진 의원은 “퇴임 후 구상 얘기하지 말고 퇴임 전까지 국정에 몰두해달라.”고 했고, 임종석 의원은 “적어도 전대가 끝난 뒤엔 대통령은 당 일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통합신당 추진을 ‘도로 민주당’으로 비판한 노 대통령을 가리켜 “신지역주의 도그마에 빠진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28일 긴급 조찬회동을 갖고 당 진로와 관련, 통합신당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장석 나길회기자 surono@seoul.co.kr
  • ‘가위손 경관’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장애인시설 다솜 사설복지원에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가위손 아저씨’로 불리는 이 남자는 매월 이발 가위를 들고 이곳을 찾아와 길게 자란 머리를 깎아 주고 목욕도 시켜준다. 장애인들에게는 마치 ‘산타클로스’처럼 느껴지는 고마운 사람이다. 가위손 아저씨는 서대문경찰서 충정로지구대 소속 천팔용(50) 경사. 이날도 10여곳의 독거노인 집과 청소년보호시설 등에서 고된 일정을 마치고 이곳을 찾았다. 천 경사는 어릴 때부터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을 보고 자랐다. 고향인 경북 선산에서 작고한 할아버지 때부터 고아원을 운영했고, 지금도 집안에서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한다.“5년 전 홍제동에서 200여명의 독거노인들이 한 단체가 나눠주는 무료국수를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걸 봤죠. 뭔가 쿵 가슴을 치는 게 느껴져 그 옆에다 거울과 의자를 설치하고, 군에서 배운 이발 기술로 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해 드렸습니다.” 소문을 들은 주변 미용사들과 사회복지사들이 모여 2001년 ‘다듬이 봉사단’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모두 107명의 회원이 봉사에 참가하고 있다. 지금은 서대문 관내 1000여명의 독거노인과 500여명의 장애인, 노숙인들의 이발을 도울 수 있는 규모로 발전했다. 귀한 인연도 생겼다.5년 전 초등학교 1학년이던 정휘민군을 만난 것. 당시 휘민이는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천 경사는 3개월 동안 전단지를 만들어 이웃에 돌려 일일횟집을 열었다. 이를 통해 2000여만원을 모아 휘민이의 수술비를 마련했다. 천 경사는 고된 경찰 업무와 봉사활동도 모자라 내년 3월부터 명지대 사회복지학과를 다닐 예정이다.10년 뒤 정년퇴임을 하면 복지사업을 해볼 요량으로 대학에 입학했다.“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건강에 가장 이롭다는 엔돌핀이 저절로 솟아나죠. 쉬는 날 가족끼리 봉사활동에 한번 나서 보세요.”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사설] 노 대통령-고 전 총리 공방 민망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1일 고건 전 총리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한 이후 청와대와 고 전 총리측의 입씨름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향후 정계개편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공방이라면 더욱 문제가 있다. 현직 대통령과 유력 대선주자가 벌써 이전투구를 벌여 나라를 어지럽게 해서야 되겠는가. 내년 대선정국이 심히 우려된다. 이번 공방의 일차적 책임은 노 대통령에게 있다. 노 대통령은 고건씨의 총리 기용을 “실패한 인사”라고 규정해 분란을 일으켰다. 고 전 총리가 반발하자 청와대는 언론의 확대보도를 탓했다.“고 전 총리의 역량을 평가한 것이 아니며,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대립구조가 인사 실패를 낳았다는 말”이라고 해명했으나 설득력이 떨어졌다. 노 대통령은 고 전 총리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고,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연일 이 문제와 관련한 논평을 내놓고 있다. 해명이라기보다는 확전 의도가 담겼다고 보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 가운데 상당수는 고 전 총리와 연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고 전 총리와 각을 세우는 배경에는 통합신당파를 견제하려는 생각이 깔렸다고 분석된다. 대통령이 자꾸 정쟁의 한복판에 끼어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 민생경제와 북핵 외교 등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가 얼마나 많은가. 국민들 눈에는 노 대통령이 내년 대선과 퇴임 후 입지를 위한 정치게임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고 전 총리 역시 노 대통령과 공방으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 인기 없는 대통령과 차별화를 통해 지지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야당은 물론 여당 주요 인사들과도 등을 돌린 노 대통령을 공격해봐야 국민들 사이에 정치 혐오증만 확산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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