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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관 자리 사양”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변호사와 법학교수 등 3명이 후보로 뽑히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1일 정년 퇴임하는 이홍훈 대법관의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대법원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대법관 인선 작업에서 외부 인물에 대해 더 이상 고려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위원장 송상현)는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추천한 A 변호사와 B 교수 등 3명에 대해 후보 선정을 위한 의사를 타진했으나 이들 모두 후보로 선정되기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관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재산, 전과 및 병역 조회를 거쳐야 한다.”며 “이들이 재산이나 수임 사건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법관 대부분이 법관에서 배출되는 등 대법관의 다양화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변협 등 변호사 단체는 그동안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요구하며 변호사들을 후보로 추천해 왔다. 앞서 제청자문위는 지난달 8~14일 변호사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대법관 후보를 추천받았다. 제청자문위는 3일 이용훈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 3~4명을 추천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금감원 출신의 낙하산 재취업 막아라

    “금융 안정과 신뢰의 종결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던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금감원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감독 부실과 전·현직 직원의 구속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금감원을 일신하기 위해 국·실장 85%를 교체하고 검사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등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조만간 내부통제시스템 강화 등 제도 개선책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인적·제도적 쇄신을 통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고 존재감을 시장에 분명히 각인시키겠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금감원 임직원들의 낙하산 착지 지점으로 변질된 금융기관 감사자리부터 정상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금감원 출신의 금융기관 감사 낙하산 재취업이라는 먹이사슬부터 끊으라는 얘기다. 지난 2009년 ‘금융회사 감사 공모제’가 도입됐지만 금감원이 낙점한 자기식구 외에는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현재 증권·투신사 15명, 저축은행 9명, 은행 8명, 보험사 7명, 카드사 5명 등 모두 45명의 금감원 출신이 감사 자리를 꿰차고 있다. ‘퇴임 후 2년간 유관기관 취업 금지’라는 공직자윤리법을 피하기 위해 조직 차원에서 ‘경력 세탁’을 지원해 주고 있는 것이 금감원의 현주소다. 전문성을 살린다고 강변하지만 금융기관 내부감시보다 금감원 상대 로비스트 역할이 주된 임무 아닌가. 금감원이 금융기관 감사라는 마약을 끊지 않는 한 어떤 쇄신책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재취업 금지기간을 획기적으로 더 늘려야 한다. 금감원 출신 감사들이 식사나 골프 접대와 같은 방식으로 후배들에게 접근하는 통로도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로비를 통하지 않더라도 감독당국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융기관 감사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감사가 선량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되 감시 소홀 등 법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는 행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감사는 감사(感謝)하는 마음으로 대주주와 금감원에 봉사하라는 자리가 아니다. 금감원의 환골탈태를 지켜보겠다.
  • 카터와 동행 3인 면면 보면 방북 목적 보인다

    카터와 동행 3인 면면 보면 방북 목적 보인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길에 동행하는 ‘디 엘더스’ 3명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들 모두 퇴임한 국가수반이지만 이들의 이력을 보면 어떤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을 제외한 3명은 북한이 초행 길이다. 유일하게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이 2005년 도라산을 방문해 ‘도라산 평화·인권 강연회’에 참석한 전례가 있다. 로빈슨 전 대통령은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을 지냈으며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북한이 이번 방북단에서 껄끄럽게 생각하는 상대이기도 하다. 로빈슨 전 대통령은 당시 한국을 찾았을 때 “인권 전문가로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로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는 의사 출신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다. 그가 사무총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기아문제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실조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역설했다. 그는 북한으로 향하기 전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긴급한 인도주의적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은 국제분쟁 중재 해결 경험이 많은 정치인이다. 1999년 러시아와 유고슬라비아를 설득해 코소보 사태의 해결에 기여했고, 2000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아일랜드 공화군의 무장해제 과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2005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아체 반군 간의 유혈사태 종식, 2007년 이라크 수니파, 시아파 비밀회담 성사 등 ‘평화의 중재자’, ‘분쟁의 해결사’로 불렸다. 그는 이런 공로로 2008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이번 방북에서 6자회담 재개 등의 논의에서 중재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달라이라마가 뿌린 민주 씨앗, 
티베트인 참여로 열매 맺을 것”

    “달라이라마가 뿌린 민주 씨앗, 티베트인 참여로 열매 맺을 것”

    27일 티베트에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한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교수로 있는 로브상 상계(43)로, 지난달 20일 치러진 티베트 망명정부 총선에서 새 총리로 선출된 인물이다. 잠정 집계결과 최다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당선 사실은 망명정부가 27일(현지시간) 공식발표할 예정이며 오는 8월 15일부터 활동에 나선다. 지난 50여년간 티베트의 망명정부를 이끈 정신적 지주 달라이라마가 은퇴를 선언한 상태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어나갈 정치 지도자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를 떠돌고 있는 망명 티베트인은 모두 8만 3000여명. 13개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다. 중국 내 티베트인 600만명은 과연 그를 포스트 달라이라마의 지도자로 인정할 것인지, 중국 정부는 새로운 티베트 망명정부라는 도전에 어떻게 응전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로브상 상계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달라이라마의 티베트를 짚어본다. ●풀뿌리 캠페인으로 유권자와 직접소통 →당신은 왜 티베트 망명정부의 칼론 트리파(총리) 선거에 출마했나. -티베트의 자유를 되찾고 티베트인들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총리가 되기로 결심했다. →왜 사람들이 당신을 총리로 뽑아 줬다고 보나. -사람들은 나를 ‘변화’를 대변하는 가장 적합한 후보자로 판단한 듯하다. 나는 선거 과정에서 세 가지 원칙을 공유했다. 단합과 혁신, 그리고 자립정신이다. 이 원칙이 유권자의 마음을 울린 것 같다. 또 한국과 미국, 인도의 선거는 어떻게 치러지는지 벤치마킹했다. 이를 바탕으로 풀뿌리 캠페인을 벌였고 유권자들을 한명 한명 만나 직접 소통했다. 티베트의 정치 지도자들은 전통적으로 지지를 얻으려고 유권자와 직접 만나 얘기하지는 않는다. 사실 망명한 티베트인들은 인도의 여러 지역은 물론 많은 국가에 퍼져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직접 소통한다는 건 매우 도전적인 과제였다. →달라이라마 퇴임 이후 티베트 독립 문제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달라이라마가 “(정치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치적 권력을 선출된 지도자에게 넘기겠다.”고 결정한 것은 멀리 내다본 결정이었다.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리는 아랍권 여러 나라들의 현실과 매우 다르다. 달라이라마는 위에서부터 민주주의를 택했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는 우리 지도자이고 또 늘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물론 달라이라마의 은퇴 결정 이후 많은 티베트인들이 불안해한다. 그가 오랫동안 티베트를 잘 이끌어 왔기 때문에 (그가 은퇴를 선언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 그 누구도 티베트인들이 달라이라마와 나누는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가 우리를 위해 여전히 조언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중요한 문제들에 관해 그에게 조언을 구할 것이다. 달라이라마가 없는 티베트의 미래에 대해서는 다음 달 특별회의에서 좀 더 많이 알게 될 것 같다. 각국에 퍼져 있는 티베트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망명 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에 모여 달라이라마의 은퇴 결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달라이라마가 없는 티베트 망명정부 운영 계획 등을 담은) 티베트 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게 된다. ●등록유권자 60% 선거 참여 →티베트 망명정부에서 자유 선거가 치러졌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자유 선거는 민주주의를 현실화하고 강화시킨다. 사실 티베트 사회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데 이 같은 선거는 우리 사회의 문을 활짝 열게 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총리 후보자들이 세계 곳곳을 돌며 대중들로부터 자유롭게 다양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우리는 입장을 내놓았다. 티베트인들은 이 과정을 거쳐 자신의 지도자들을 민주적으로 직접 뽑을 수 있었다. 등록 유권자의 60%가 참여할 정도로 총선은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민주주의 체계를 책임 있게 끌어안고 갈 수 있을지다. 이는 티베트인들에게 남겨진 몫이다. 반면 중국에 사는 티베트인들이 양심의 자유나 발언의 자유, 인권 등 민주적 가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슬프다. 민주주의 뿌리를 공고히 내리도록 하려는 우리의 계획은 중국의 티베트인들이 민주주의의 혜택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달라이라마는 ‘중도’와 ‘비폭력’ 노선을 고수해 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장투쟁을 벌이는 것이 독립을 얻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티베트를 독립국가로 볼지와 유엔 결의안에 따라 자결권이 있는 국가로 볼지는 여전히 국제법상 논쟁의 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중도노선과 (중국 내에서) 티베트의 ‘진짜 자치권’ 전략은 티베트 망명 의회에 의해 통과된 공식 정책이다. 여기에는 달라이라마의 입장이 담겼다. 총리가 누가 되든 이 정책을 따라야 한다. 나 또한 그렇다. 나는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중국과 소통할 수 있고 티베트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철저하게 토론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中정부 가혹정책에 저항 계속 →중동에 ‘재스민혁명’이 진행 중이다. ‘아랍의 봄’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배울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아랍 곳곳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연대감을 표한다. 아랍권 시위 과정을 지켜보며 2008년 티베트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봉기가 떠올랐다. 1959년 대규모 봉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였다. 티베트 승려 등은 중국 정부의 지배와 가혹한 정책에 대해 티베트 내에서 계속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혁명하라.”며 복돋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 정부의 잔혹한 탄압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는 중국 내 티베트인들이 평화롭고 비폭력적인 투쟁을 해 나가는 것을 지지한다. →한국은 달라이라마의 입국 비자를 발급해 주지 않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은 중국이 경제발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티베트 이슈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변화하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우선 한국이 달라이라마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달라이라마는 평화와 연민의 메신저로 유명하고 한국인들 역시 그런 그를 초청할 수 있도록 허락돼야 한다. 그가 방한한다면 이는 한국이 자주적 민주 국가라는 증표가 될 것이다. 중국 경제는 발전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존경은 돈으로 사거나 사람들에게 강요해 빼앗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존경은 얻는 것이다. 중국이 자국 시민과 티베트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정체성을 인정한다면 국제 사회의 진심 어린 존경을 얻을 것이다. 달라이라마가 말했듯 중국이 슈퍼 파워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권위’가 필요하다. 티베트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중국에 가장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지위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티베트인과 중국 출신 학자들이 모이는 주요 학회를 일곱 차례 열었다. 달라이라마와 중국 학자가 함께 참여했던 2003년과 2009년 학회도 있었다. 이 같은 학술 교류가 티베트 문제의 즉각적 돌파구를 마련해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의 티베트인과 중국인이 서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서로에 대해 더 이해하고 신뢰를 쌓았으면 한다. 간디와 넬슨 만델라, 마틴 루터 킹 등이 했던 일이다. 티베트도 위대한 지도자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야 한다. ●젊은 나이 총리직 수행에 지장없어 →당신이 너무 어리다거나 행정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한 비판에도 유권자들은 나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이는 그들이 내가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미국과 영국, 러시아, 호주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40대 최고 지도자가 나왔고 이 때문에 나도 업무를 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선거는 티베트 정치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티베트 원로들은 이번 권력이양을 지지함으로써 “새로운 세대가 기성세대가 50년간 희생하고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점만 마음속에 새긴다면 충분히 ‘조국 자유 운동’과 사회를 진보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신념을 보여 줬다. →한국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한국은 잠재적으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다. 한국과 티베트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특히 (불교 국가인) 티베트처럼 한국에도 많은 불교 신자들이 있고 많은 한국인들이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를 찾아와 달라이라마와 티베트 종교 교사들이 여는 불교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한국인들이 티베트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티베트은 현재 종교·문화적 박해를 받고 있다. 한국인들이 중국 내 티베트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상황을 좀 더 많이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달라이라마의 한국 방문을 허용하고 또 다른 티베트 종교지도자나 학자들을 초청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이 티베트인들이 투쟁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길 바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농촌학생 무상교육 왜 못하나” 주룽지 前총리 교육정책 쓴소리

    퇴임후 일절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던 주룽지(朱鎔基) 전 중국 총리가 작심하고 중국의 교육제도 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개교 100주년을 맞은 모교 칭화(淸華)대를 지난 22일 방문한 자리에서다. 주 전 총리는 자신이 초대 원장으로 재직했던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을 방문, 후배들과 대화하면서 부동산 개혁, 농촌문제, 교육제도 등을 거론했다. 참석했던 학생들이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해 전한 주 전 총리의 힐책은 충격적이다. 그는 중국이 세계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주장을 힐난하고,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중국 대학교육 정책의 실패를 지적했는가 하면 교육 중장기 계획이 ‘빈말’에 그치고 있다고 혹평했다. 특히 농촌교육과 관련,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1억 위안이 넘는 자동차가 팔려나가는데 아직도 많은 농촌 학생들은 무상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확인되진 않았지만 일부 블로거들은 주 전 총리가 손에 ‘중국 농촌 조사’라는 금서를 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주 전 총리의 힐책이 이어지면서 현장에 있던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과 위안구이런(袁貴仁) 교육부장 등 수행원들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고, 위안 부장은 행사 도중 슬그머니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판 포청천’ ‘중국 경제의 차르(황제)’ 등으로 불렸던 주 전 총리는 칭화대 전기기계과 출신으로, 1998년 3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총리로 재직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다. 한편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칭화대 개교 100주년 기념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후진타오 주석,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 총리,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부 6명이 참석했다. 이들 가운데 후 주석, 우 위원장, 시 부주석은 칭화대 동문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대구 스승의 날 행사 부활

    스승의 날 기념식이 10여년 만에 부활된다. 대구시교육청은 20일 스승이 존경받는 풍토를 만들고 학생들을 올바로 교육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일선 학교에 스승의 날 기념행사 개최를 적극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1990년대 중후반 교육계의 촌지와 선물 수수가 사회 문제가 되자 대구 초등학교 전체가 휴교하는 것을 시작으로 유명무실해진 지 12년 만에 스승의 날 기념식이 부활한 셈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내 공립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 552곳은 예년과 달리 제대로 된 스승의 날 행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또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와 학생회 간부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식비를 지원하고, 오는 8월에는 학생문화센터에서 교사 합동 퇴임식도 개최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촌지나 선물 수수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교육감 명의로 학부모들에게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조용기 목사·가족 역할 제한…갈등 봉합인가 분란 시작인가

    조용기 목사·가족 역할 제한…갈등 봉합인가 분란 시작인가

    여의도순복음교회 갈등 봉합인가, 또 다른 분란의 시작인가. 조용기 원로목사 가족들의 잇단 ‘교회 사유화’ 행보로 말썽을 빚어온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 17일 교회 내 최고의결기구인 당회(당회장 이영훈 담임목사)가 조 목사와 그 가족들의 교회 내 역할 제한을 결의한 것이 계기다. 이번 당회 결정은 교회가 조 목사와 가족들의 교회에 대한 영향력과 소유권을 차단하고 나선, 순복음교회 초유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조 목사를 비롯한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 장남 조희준 국민일보 전 회장, 차남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 등 당사자들의 반응에 따라 중대한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당회 결정 이행 밀어붙일 태세 교회는 당사자들과 그들이 속한 기관에 당회의 결정을 이행하도록 촉구할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법상 당회의 결정은 모든 교인이 따라야 할 사안이다. 따라서 교회 측은 이른바 교회 사유화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가족들이 당회 결정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교회 출입과 교회 내 사무실 철거 등 물리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당회의 입장을 밀어붙일 태세다. 문제는 당회의 결정이 얼마만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있다. 당회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을 비롯한 조 목사의 입지를 그대로 인정하고 있고, 부인 김 총장(해외선교)과 장남 희준(엘림복지타운), 차남 민제(국민일보)씨에게 교회 지분을 사실상 부분적으로 부여해 놓고 있다. 따라서 교회 안팎에선 이들 가족의 교회 사유화에 대한 원천적 봉쇄에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17일 당회의 결정 과정은 그런 관측을 충분히 뒷받침한다. 당회에 참석한 장로 548명 가운데 479명이 역할 제한 안에 찬성했고 66명이 반대했다. 반대 표를 던진 장로들은 조 목사 가족들의 지분 분담에 강력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반대 장로들의 반발 심리에는 조 목사의 영향력과 카리스마가 이전같지 않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계에는 가족이 “조 목사의 영향력이 남아 있을 때 재산정리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가족들이 앞다투어 교회와 교회 기관의 요직을 맡고 나선 것도 바로 조 목사의 상황을 고려한 결과라는 것이다. ●조 목사 입과 거취에 교회 운명 걸려 등록 교인이 80만명에 이르는 교인기준 세계 최대의 단일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결국 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운명은 조 목사의 입과 거취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조 목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순복음선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20개 제자교회, 관련 단체들의 재산과 운영의 중심이다. 각 제자교회의 헌금 중 20%가 순복음선교회로 귀속되는 만큼 교회와 관련기관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힘을 조 목사가 여전히 갖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조 목사의 명확한 거취 표현이 있다면 가족들의 사유화 논란이 수그러들 것이 뻔하다. 교회 측은 당회 결정을 강행할 태세이면서도 일단 조 목사의 거취를 살피는 입장이다. 조 목사는 당회 직전 이영훈 목사에게 서신을 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장직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국민일보 노조가 경영권 침탈을 문제 삼아 조 목사 부인 김 총장과 장남 희준씨를 검찰에 고발한 것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시민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조 목사의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 사퇴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조 목사는 2007년 담임목사를 퇴임하면서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에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관련기관에 친·인척 중용을 배제하고 3년 후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 약속의 시한은 다음 달 14일이다. 순복음교회가 잡음을 씻고 순항할 것인지, 교회와 조 목사 가족 간, 교인들 간 걷잡을 수 없는 분란에 휩싸일 것인지는 다음 달 14일이 분수령이 될 것 같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한·미 테이블에 ‘대북 식량지원’ 오른다

    한국과 미국이 오는 26일 워싱턴에서 처음으로 ‘2+2’(외교·국방) 차관보급 회의를 갖는다. 한·미 간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2+2’ 장관 회의에서 2+2 차관보급 회의를 갖기로 합의, 지난해 12월 개최를 추진했다가 미뤄진 뒤 4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그동안 외교·국방 차관보 4명의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아 늦춰지다가 최근 한·미 외교장관회담 등을 계기로 날짜가 정해졌다.”며 “양국의 차관보급 인사가 일부 이뤄져 상견례와 함께, 대북정책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 측에서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최근 차관보급으로 임명된 임관빈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주축으로, 윌레스 그렉슨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가 최근 퇴임하면서 마이크 시퍼 부차관보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그렉슨 전 차관보 후임으로 내정된 마크 리퍼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이 청문회 등을 거쳐 공식 임명되기 전이라서 대리가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간 2+2 차관보급 회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2월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된 뒤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다가, 미국 측이 이달 내 대북 식량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 간 긴밀한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북 식량 지원 문제가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며 “한·미 정부는 대북 식량 지원이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국제기구·비정부기구(NGO) 등의 대북 지원에 대한 책임도 있기 때문에 이를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군사적 대응 전략, 제재와 대화라는 ‘투 트랙’ 전략의 지속적 추진 방안 등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 간 외교당국뿐 아니라 국방당국이 참여하는 협의인 만큼 대북 강경 기조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며 “회의 결과가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을 다스리기 전에 나를 완성하라

    흔히 정치와 사회의 양상은 시대를 따라 반복된다고 한다. 곱씹어보면 과거의 역사에서 새기고 얻을 교훈이 많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십 실종의 시대’라는 지금, 역사 속에서 건져낼 해법은 어떤 것일까. ‘한국의 리더십, 선비를 말하다’(정옥자 지음, 문이당 펴냄)는 조선시대 지식인의 대명사인 선비를 한국적 리더십의 전형으로 제시한 책이다.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를 정년퇴임하고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의 역사 에세이집. 저자는 책에서 우리의 문화인자로 면면히 유전되어온 선비정신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한국형 리더십임을 줄곧 강조한다. 어느 시대와 나라건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시대적 책무를 진 집단은 지식인 그룹이기 마련. 저자는 조선시대 지식인 선비는 권력자의 참모쯤으로 기능한 서양의 지식인과 달리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 주체로 차별화한다. 단순한 지식 종사자에 머물지 않은 채 지식과 교양을 갖춰 학행일치를 실천에 옮긴 국가사회의 중추적 역할자라는 말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한다는 선비의 꼿꼿함은 말할 것도 없이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정신이 바탕이다. 철저하게 완성된 인격체가 되고서야 남을 다스릴 수 있다는 평범한 이치. 서릿발 같은 기개와 지조로 의리를 지켜 외경의 대상이 되고 선공후사(先公後私)와 공평무사(公平無私)의 생활신조를 목숨같이 여기는 고집도 수기치인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인정과 의리를 중심축으로 삼은 그 선비의 삶과 정신을 ‘맑음의 미학’으로 표현한다. 그 말마따나 책에는 리더로서의 전범이 될 만한 선비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저자가 특히 조선의 선비와 사대부, 왕에게 공동의 목표가 있었음을 강조한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경쟁과 협력으로 시대의 현안을 함께 해결하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했다는 지적. 그래서 지금 한국사회에 만연한 개혁·권력병과 기업문화에 대한 질타가 단순히 역사학자의 에세이에 머물지 않는 울림으로 뻗친다. 1만28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부고] 최재호 전 대법관 별세

    [부고] 최재호 전 대법관 별세

    최재호 전 대법관이 13일 오후 9시 4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77세. 경북 고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구지법·대구고법판사, 대구지법원장, 부산지법원장, 대구고법원장 등을 지냈다. 이어 법원행정처장과 대법관을 역임했고 퇴임 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영남대 이사장(1999~2001년)을 맡기도 했다. 그는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활동보다는 후진 양성을 위해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지역의 후배 법조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용주씨와 아들 세종(하모니컨벤션웨딩타운 부사장)·규종(좋은차닷컴 이사)씨, 딸 은경(이경호성형외과 전문의)씨, 사위 이경호(이경호성형외과 원장)씨가 있다. 빈소는 영남대의료원, 발인은 16일 오전 7시. (053)620-4241.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철권’ 무바라크 검찰 앞엔 ‘새가슴’

    이스라엘군을 격파했던 국민적 전쟁 영웅으로 30년 동안 국정을 쥐락펴락한 무소불위의 독재자도 퇴임 후 검찰 앞에서는 작아 보였다. 지난 2월 11일 시민혁명으로 퇴진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심장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입원했다. 현지 관영 뉴스통신 메나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심근경색으로 샤름 엘 셰이크 국제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과 알자지라 방송 등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지시하고 부정축재한 혐의 등으로 지난 10일 아들과 함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이날 심문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 식음을 전폐했다고 국영TV가 보도했다. 그러나 그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무바라크가 건강한지를 묻는 AFP통신의 질문에 “어느 정도(somewhat)”라고 답했다. 알아라비야 TV도 그가 “심문에 충분히 답할 수 있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현지 관영신문 알아흐람 등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피하려고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검찰은 무바라크와 그의 아들 가말, 알리를 수사하기 위해 15일 간 구속을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아랍권 국가에서 전직 통치자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무바라크는 구속 기간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우 전문기자 jun88@seoul.co.kr
  • [차 한잔 하실까요] 문병권 중랑구청장

    [차 한잔 하실까요] 문병권 중랑구청장

    “행정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주민자치위원들은 마을 손님이 아니라 주인이고 어른이십니다. 자치회관을 인정이 넘치는 주민들 쉼터로 만들어주세요.” 문병권(61) 중랑구청장은 된장찌개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 입담은 매콤하면서도 구수한 장맛을 풍긴단다. 최근 면목3·8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자치아카데미’에서 주민자치위원들에게 한 인사말에 잘 드러난다. 원고를 읽지 않았다. 그렇다고 스스로 업적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다만 참석자들의 분위기에 맞췄다. 13일 문 구청장을 집무실에서 만나 입담의 비결을 물었다. “마치 만들어낸 듯한 작위적인 인사말은 싫어요. 상황에 맞게 긁어주면 좋아하더라구요. 군에서 지휘관 생활을 하며 터득한 노하우죠. 언젠가 서울의료원 기공식 때도 자연스러운 인사말 덕분에 오세훈 시장에게 덕담을 들었어요.” “2002년 구청장에 처음 출마해서도 입담은 당선에 한몫했을 것”이라며 그는 웃었다. 상대 후보가 원고를 직접 써 유세를 하는데 쭉 청중만 보고 연설해 ‘초짜’로 불리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얘기다. ●불의에 시위 주동… 강단있던 성격 경남 합천군 출신인 문 구청장은 초등학교 입학식 때 2㎞나 걸어갔는데 입학통지서를 빼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존심 상해 그냥 돌아와 버렸다. 그 때문에 아홉살이 돼서야 입학할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강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르신들과 가족들이 한사코 말려도 싫다고 학교에 가지 않았어요. 부산 동래고 총학생회장을 맡던 시절에는 시위를 두 차례 주동해 혼쭐났죠. 학교 근처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이 수업에 방해된다며 시위하다 퇴학당할 뻔하기도 했습니다.”며 불의를 보면 못 참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그의 대쪽 같은 행보는 육군사관학교(1969년)에 들어가서도 계속됐다. “럭비선수로 뽑혔는데 연습 중 허리를 다쳐 병원신세를 지고 난 뒤론 운동하기가 싫은 거예요. 팀에서 빠지려고 시험지를 백지로 내기도 하고 코피 흘릴 때까지 단식을 감행했죠 ” 문 구청장은 올해 상봉재정비촉진지구와 중화뉴타운 등 지역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2009년 6월 촉진구역으로 결정된 중화뉴타운의 경우 지난 1일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들의 동의서(75%)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통장 집을 일일이 방문해 설득한 결과였다. “30년, 50년 후를 내다보라고 찬찬히 설명했죠. 다른 자치구들은 모두 개발되는 상황에서 옛 모습을 고수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개발된 곳으로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나면 공동화현상이 생겨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요.” 그는 직장인, 맞벌이부부들을 배려해 주민설명회도 저녁 시간대에 열었다. 조합설립을 할 수 있는 법적인 요건을 끌어내려고 주민설명회를 세 차례나 가졌다. 지역개발을 위한 설명회에서도 문구청장의 뛰어난 화술이 통한 셈이다. 3선 구청장이어서 업무에 지칠 법도 한데 젊은 단체장들보다 더 열정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그는 최근 경춘선 개통으로 상봉터미널 이용객이 늘 것을 감안, 지하철역 인근 주차장 설치 제한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고 시와 시의회를 찾으며 동분서주했다. ●상봉터미널 주차장 규제 완화 ‘결실’ 다행히 지난달 서울시가 규정을 개정해 한시름 덜었다며 다시 너털웃음을 지었다. 현재 지하철역 또는 환승센터, 복합환승센터 출입구로부터 500m 이내에 주차장을 설치할 때 면수 제한을 받았으나, 이제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한 ‘족쇄’는 풀리게 됐다. 그는 스포츠마니아다. 중학교 때 씨름·레슬링 선수로 뛰었다. 초콜릿 복근은 아니지만 탄탄한 몸매를 유지해 젊은 직원들에게 부러움을 살 정도다. 단합대회 겸해 인근 봉화산을 오를라치면 껑충껑충 뛰는 바람에 쫓아가기도 버겁다며 직원들은 혀를 내두른다. 구민마라톤대회(5㎞)에서는 6등으로 골인하는 괴력(?)을 뽐냈다. 직원 노래자랑에선 반짝이 옷을 입고 ‘누이’, ‘사랑의 이름표’를 불러 ‘오빠’로 등극했다. 그런 그가 요즘 색소폰에 푹 빠져 있다. 애국가를 연주하는 수준이지만 “퇴임하면 경로당을 돌며 연주하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러면서 일에 치여 살았던 탓에 집안일엔 무심했다며 스스로 질책했다. “퇴임하면 곧장 마누라랑 배낭여행이나 갈래요. 9년간 내 시간을 갖질 못했거든요. 일요일도 없이 지냈죠. 이제 진짜 내 삶을 찾고 싶습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우리처럼 작은 민족 뭉쳐야 살 수 있다”

    “우리처럼 작은 민족 뭉쳐야 살 수 있다”

    송암 김용섭(80) 전 연세대 사학과 교수가 자신의 삶과 철학을 정리한 회고록을 냈다. ‘김용섭 회고록-역사의 오솔길을 가면서’(지식산업사 펴냄)다. 학술원 회원인김 전 교수는 널리 알려졌듯 ‘자본주의 맹아론’ 혹은 ‘내재적 발전론’의 대부로 꼽힌다. ‘미디어를 통해 부풀려지지 않고서 스스로 일어선 우리 학계의 몇 안 되는 이론’이라는 극찬과, ‘한국 역사 학계의 숨은 신(神)’이라는 다소 부정적 평가가 공존한다. 어느 쪽이든 한번은 거쳐 가야 할 거대한 저수지임은 인정하는 셈이다. 그의 회고록이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 전 교수는 학술이 아닌 다른 활동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자신을 알리는 일은 더더욱 질색이다. 이런저런 공식석상에 얼굴 비추기를 극도로 꺼린다. 학술상 받는 것도 탐탁지 않아 한다. 언론 인터뷰는 당연히 사절이다. ●“대외활동은 賣名행위” 질색 문화공보부 장관을 지낸 사진작가 윤주영(83)씨가 각 분야 전문가 100명의 얼굴을 담아 사진집을 낼 요량으로 김 전 교수를 섭외했을 때 “딱 한장만”이라는 애원에도 매몰차게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논문 발표 외에 다른 곳에 이름이나 얼굴을 내미는 것 자체를 매명(賣名) 행위처럼 여긴다. 논문이나 책에 엄격하긴 매한가지다. 그러다 보니 논문은 한평생 70여편만 썼고, 저서도 그런 논문을 모아서 낸 8권의 책이 전부다. 학자들에게 흔히 지적되는 ‘자기표절’ 논란은 전혀 없다. 노() 학자에게 으레 있기 마련인 회갑이나 고희 논문집 같은 것도 없다. 제자인 김도형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외국 강연 기회도 숱하게 많으셨는데 일절 응하지 않으셨다.”면서 “만들지 말라고 말리시는 걸 억지로 만들어드린 게 정년논문집 딱 하나다.”라며 웃었다. 그런 그가 ‘맨얼굴’의 회고록을 냈으니 학계가 ‘사건’으로 부를 만하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 들면 “김용섭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회고록 2장 ‘해방세대의 역사공부’에서는 무려 30쪽에 걸쳐 참고 문헌 목록을 늘어놓았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만행’에 가깝다. “내가 이런저런 자료를 봤으니 후학들도 한번 참고하라.”고 정색하고 말하는 모양새다. 김도형 교수는 “독자들은 아마 회고록 하면 수필 같은 것을 연상했을 텐데, 책을 펴보면 그동안 빠뜨린 부분을 보완한 논문집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책은 회고록임에도 1인칭 ‘나는’이 아닌, 3인칭 ‘김용섭은’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마저도 대상화시키고 객관화시켜 버린 셈이다. 풍문으로 전해 듣던 고집의 실체가 느껴져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용기를 내 인터뷰를 시도했다. 어렵사리 연결된 전화통화인데 “나설 만한 사람이 안 되고, 별 재미도 없는 사람이라…”며 금세 끊을 태세다.‘회고록까지 낸 마당에 기자와 인터뷰하는 사고도 한번 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짐짓 호기 있게 공격했지만 “선배들은 예전에 어떻게 연구하고 살았는지 후학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주변에서 하도 강권해서 어쩔 수 없이 쓴 것”이라며 “소개할 가치가 있다 싶으면 책을 다루시든가…”하는 답이 돌아온다. ●‘조선 후기 농업사 연구’ 압권 그의 대외활동 기피증에는 학문적 요인도 있다. ‘자본주의 맹아론’은 한국민의 자존심을 돋우어 준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었을 법한데 그렇지 못했다. 선배 학자들의 연구가 ‘일제 관학(官學)식 실증주의(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수반했기 때문이다. 비판 대상에는 내로라하는 한국사 대가들뿐 아니라 은사인 신석호(1904~1981) 선생마저 포함된다. 그럼에도 ‘한국 사학사’ 강좌를 열어 이런 비판적 주장을 펼치다 보니 길 가다 우연히 만난 선배 학자에게 외면도 당하고, 연구실에 도둑이 들기도 하고, 심지어 몇몇 선배들에게서는 “당신 민족주의와 내 민족주의는 다른 것 같다.”거나 “김 선생, 우리 이제 민족사학 그만하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스스로도 회고록에 “대인 관계에서는 ‘조심조심’ 원칙을 잘 지켰으나 강의와 주장은 그렇지 못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괘씸하고 방자하기 그지없었을 것…. 학문적 대의를 위해 보신의 지혜를 지키지 못했다.”고 썼다. “이후 사학사 관련 발언을 그만두고 농업사에만 집중하게 됐다.”고도 했다. 김 전 교수가 벌인 연구활동의 절정은 1970~71년 두권으로 나온 ‘조선 후기 농업사 연구’가 꼽힌다. 1960년대에 발표한 논문 18편을 묶은 책이다. 조선 후기 토지 대장인 양안과 호적등본에 대한 실증적 분석 결과를 통해 일제가 주장한 조선 타율성론과 정체성론을 비판했다. 컴퓨터도 없던 시절 일일이 모든 자료를 확인해서 분류한 뒤 다시 통계작업을 해야 하는 고된 과정이었다. “그때 함께해 준 대학원생들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했지만 정작 그 자신도 20대 때부터 설과 추석 빼놓고 1년 363일 도시락 2개 싸서 연구실로 출근해서는 이를 싹 비우고서야 연구실을 나섰다. 1997년 연세대에서 정년 퇴임한 뒤에도 여전히 대학 부근 연구실에 도시락 출근을 하고 있다. 나이 탓에 다리가 불편해 요즘은 도시락이 한개로 줄었을 뿐이다. 탈민족주의와 식민지근대화론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논리를 펴는 진영은 김 전 교수의 논리가 치밀한 실증 작업에 기초하고 있되, 조선 후기 역사를 지나치게 도식화 혹은 과대포장했다고 비판한다. 의외로 대답은 선선했다. “그래서 회고록 부제가 ‘해방세대 학자의 역사연구 역사강의’잖아요. 저 같은 해방세대에게는 거기에 맞는, 또 필요한 관점이 있는 것이지요. 시대가 변했으니 그에 따라 또 다른 주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다양한 문명의 교류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지요. 다만, 우리처럼 자그마한 덩치의 민족일수록 뭉쳐야 살 수 있어요. 우리는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질문을 놓치면 안 돼요.” 딸깍발이 노학자는 더 말할 게 뭐가 있냐는 듯,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용어 클릭] ●자본주의 맹아론(내재적 발전론) 일제 식민사학이 남긴 타율성론, 정체성론을 반박하기 위해 나온 주장. 식민사학은 조선에는 봉건제가 없었고 따라서 토지의 사적 소유나 화폐의 유통, 시장의 성장과 같은 현상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근대 자본주의로 이행할 동력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자본주의 맹아론은 조선 후기에도 토지의 사적 소유와 시장·상인·화폐 발달이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독자적인 자본주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했는데 일제 침략에 의해 싹이 꺾였다는 주장이다.
  • 카이스트 총장 비판 확산속 15일 긴급 임시이사회

    카이스트(KAIST) 학생 4명의 잇단 자살로 서남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5일 열리는 카이스트 임시 이사회에서 서 총장의 거취 문제가 다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카이스트에 따르면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은 오는 15일 오전 7시 30분 서울 강남 메리어트 호텔에서 긴급 임시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이사회에서는 학생들의 자살사건과 관련한 현황 보고와 함께 학교 측이 내놓은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심을 끌고 있는 서 총장의 해임 등에 관한 건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한 카이스트 기획부장은 “오 이사장의 지시로 이사회 안건과 관련된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자살사건과 관련한 안건이 유일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이스트 정기 이사회가 아닌 임시 이사회가 급히 개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여론의 향방에 따라서 서 총장의 거취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학교 측이 이사회에 보고할 내용에는 지난 8일 열린 서 총장과 학생들 간의 간담회뿐만 아니라 12일 오후에 있을 예정인 2차 간담회, 11~12일 이틀간 휴강을 하면서 교수와 학생들의 토론회 등에서 나오는 의견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미국의 명문대는 자살률이 더 높다.”는 서 총장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학생들이 다시 술렁였다. 서 총장은 카이스트 교과개혁을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1학년생 이모(21)군과 가진 지난 5일 면담에서 이런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 총학생회(회장 곽영출)는 이날 하루 종일 회의를 했다. 서울대에 이어 카이스트 교수들도 서 총장의 퇴진론을 거론했다. 한상근 카이스트 수학과 교수는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서 총장이 사퇴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좋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네번째로 자살한) 지난 7일 사퇴하는 것이 적절했는데 이제 명예로운 퇴임 시기를 놓친 듯하다. 영어수업 대신에 일정 수준의 토익(TOEIC) 점수를 요구하자. 이 글을 쓴 이유는 친구들로부터 ‘애들 좀 그만 죽여라’는 소리를 들어서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무료 주례 봉사하며 여생 보내고 싶어”

    “무료 주례 봉사하며 여생 보내고 싶어”

    “무료 주례 봉사합니다.” 최대열(71) 전국주례연합회장은 속칭 ‘주례종결자’로 통한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13년간 총 3026회의 주례를 봤다. 1997년 4월 모 주류회사를 정년퇴임한 이후 친구가 하기로 돼 있던 결혼식 주례를 ‘대타’로 뛴 것이 인연이 됐다. 최 회장은 “이제 죽을 때까지 무료 주례봉사를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남녀를 부부로 맺어주는 것에 보람과 재미를 느낀 최 회장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례 전선에 뛰어들었다. 롯데·워커힐·조선·플라자호텔 등 일류 호텔을 비롯해 전국 70여곳의 예식장과 전속 계약을 맺고 주례를 시작했다. 주말에 최대 60회의 주례 제의가 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주말 평균 12~13회씩 했고, 하루에 8번을 한 적도 있다.”면서 “일요일 오전 11시, 11시 30분, 낮 12시, 12시 30분, 오후 1시, 2시, 3시, 5시 이렇게 하면 8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3000회가 넘는 주례를 하면서 겪은 다양한 일화도 털어놓았다. 2000년에는 경찰이 덮쳐 행진을 마친 신랑을 사기혐의로 체포해 간 적이 있었다. 2001년에는 결혼식 중 자신이 신랑의 ‘우렁각시’였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나타나 “배신당했다.”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또 2004년에는 폐암 말기의 신부 모친이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식장에 나왔다가 식이 끝나기도 전에 병원으로 후송된 적도 있었다. 이런 최 회장도 “일가의 장·차남의 주례를 맡은 건 여러 차례지만 같은 사람을 두번 주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부터 ‘무료주례’에 나섰다. 적지 않은 결혼비용으로 고민하는 예비부부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그는 “무료 주례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 전화(011-709-9343)하면 어디든 뛰어가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글 사진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13년간 주례만 3026번 ‘주례종결자’… “무료 주례로 봉사할 것”

    13년간 주례만 3026번 ‘주례종결자’… “무료 주례로 봉사할 것”

    “무료 주례 봉사합니다.” 최대열(71)전국주례연합회장은 속칭 ‘주례종결자’로 통한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13년간 총 3026회의 주례를 봤다. 1997년 4월 모 주류회사를 정년퇴임한 이후 친구가 하기로 돼 있던 결혼식 주례를 ‘대타’로 한 번 뛴 것이 ‘주례’와 인연을 맺게된 계기가 됐다. 최 회장은 “이제 죽을때까지 무료 주례봉사를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남녀를 부부로 맺어주는 것에 보람과 재미를 느낀 최 회장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례 전선에 뛰어들었다. 롯데·워커힐·조선·플라자호텔 등 일류 호텔을 비롯해 전국 70여곳의 예식장과 전속 계약을 맺고 주례를 시작했다. 주말에 최대 60회의 주례 제의가 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주말 평균 12~13회씩 했고, 하루에 8회를 한 적도 있다.”면서 “일요일 오전 11시, 11시반, 오후 12시, 12시반, 1시, 2시, 3시, 5시 이렇게 하면 8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3000회가 넘는 주례를 하면서 겪은 다양한 일화도 털어놓았다. 2000년에는 경찰이 덮쳐 행진을 마친 신랑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 사기혐의로 체포해 간 적이 있었다. 2001년에는 결혼식 중에 자신이 신랑의 ‘우렁각시’였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나타나 “배신당했다.”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또 2004년에는 폐암 말기의 신부 모친이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식장에 나왔다가 식이 끝나기도 전에 병원으로 후송된 적도 있었다. 이런 최 회장도 “일가의 장차남의 주례를 맡은 건 여러 차례지만 같은 사람을 두 번 주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자신만의 주례 노하우를 공개했다. 바로 ‘맞춤식’ 주례를 한다는 것. 최 회장은 “신랑·신부와 참석한 가족들에게서 느껴지는 가풍이 보수적인지 여부에 따라 주례사 내용도 매번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부터 ‘무료주례’에 나섰다. 적지 않은 결혼비용으로 고민하는 예비부부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대머리 주례인은 절대 안 된다.”는 조건으로 후임 찾기에도 나섰다. 그는 “무료 주례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 전화(011-709-9343)하면 어디든 뛰어가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글·사진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헌법재판연구원 초대원장 허영씨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연구원 초대 원장에 허영 전 연세대 교수를 임명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허 교수는 독일 뮌헨대학에서 헌법학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본 대학과 바이로이트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한 후 귀국, 1982∼2001년 연세대에서 헌법학을 가르쳤다. 허 교수는 헌재 창립 초기부터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정년퇴임 이후 헌법재판연구소를 개설해 연구활동을 해 왔다. 취임식은 오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청계천로 연구원 강당에서 열린다.
  • [포커스 人]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붉은 넥타이 잘 안맬 것 같습니다”

    [포커스 人]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붉은 넥타이 잘 안맬 것 같습니다”

    열흘 전까지 그는 직원 1만 5000명을 통솔하고 우량고객 1700만명을 관리하던 우리은행장이었다. 이제는 200명의 직원들과 빚에 시달리는 170만명의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를 돕는 역할을 맡게 됐다. 바로 이종휘(62)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얘기다. 이 위원장은 취임식이 있던 지난 4일 서울 명동의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취임 후 첫 인터뷰를 가졌다. 평소 붉은 넥타이를 즐겨 하던 그는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지금은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이름이 순화됐지만 예전에는 신용불량자를 적색거래자라고 불렀습니다. 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붉은 넥타이에는 손이 잘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형 시중은행장에서 작은 사단법인의 장으로 ‘신분’이 바뀐 이 위원장은 소임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행장 퇴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 만난 자리에서도 건강이 뒷받침되고 열정이 있다면 금융과 관련된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던 그다. 과중한 채무 때문에 신용을 잃은 서민들이 다시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도록 도와주는 신용회복위원장은 그가 가장 원했던 자리인 셈이다. “은행에 있을 때와 바라보는 곳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은행은 우량 고객과 우량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대출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는 곳이죠. 지금은 은행에서 쳐다보지 않는 사람들의 고충을 듣습니다. 이분들에게 신용을 돌려주고 은행을 이용할 기회를 주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빚을 정리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신복위의 개인워크아웃 및 프리워크아웃 ▲법원의 개인 회생 및 파산절차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채무조정 등이다. 연체 기간과 채무 범위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이 위원장은 민간 영역에서의 채무조정을 권고한다. “공적인 기관보다는 민간의 영역에서 채무를 조정하면 절차 측면에서 간편하고 금융기관과의 갈등도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해 8만 3000명의 신청자 중 7만 3000명의 채무를 조정해준 신복위는 올해는 9만명의 신청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이 중 8만명의 채무조정을 시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위원장은 신복위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인 소액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채무조정을 받은 뒤 1년 이상 빚을 잘 갚고 있는 저소득 근로자 또는 영세 자영업자가 사고, 질병, 재난 등으로 긴급자금이 필요하면 5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2~4%의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 주는 제도다. 2006년 11월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3만 9322명에게 1186억 6700만원이 지원됐다. “소액금융지원 연체율이 놀랍게도 3.7%밖에 안 됩니다. 학자금, 의료비 등 다급할 때 빌리는 돈은 잘 갚고 있다는 겁니다. 연체율이 양호한 만큼 수혜 대상과 대출 한도를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6개월만 성실하게 빚을 상환해도 대출 자격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재원이 문제다. 소액금융지원은 금융회사의 기부금,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등에 의존하고 있어 재원의 안정적인 확보가 필요하다. “최근 여신금융협회에서 신용카드사회공헌위원회를 구성해 기부받은 카드 포인트의 일부분을 신복위 기금으로 출연하기로 한 것처럼 상시적인 재원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전국 승강기에 바코드 붙여 구조 원활히”

    “전국 승강기에 바코드 붙여 구조 원활히”

    현대인들에게 엘리베이터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생활필수 시설이다. 김남덕(56)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승관원) 원장은 4일 “승강기만을 별도 관리하는 기관을 둔 곳은 세계에서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승강기 산업의 성장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릅니다. 현재 국내 승강기 수는 43만여대이며, 근년에는 1년에 2만~3만대가 증설되는 추세지요. 도심의 웬만한 고층건물 내부의 승강기가 두세대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단한 증가세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 승강기가 도입된 지는 지난해로 꼭 100년이 됐다. 2009년 제7대 승관원장에 부임한 그는 “올해는 특히 다중이용시설 승강기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을 핵심 사업 목표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추진하는 새 프로젝트가 승강기 바코드 부착이다. “사고현장으로 119구조대가 긴급출동해도 승강기마다 개방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구조작업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올 상반기 중에 승강기에 고유번호를 매겨 사고 현장 승강기의 작동 매뉴얼을 사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엘리베이터 점검으로 몇 시간씩 발이 묶이는 불편도 없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수t이 넘는 육중한 분동을 직접 엘리베이터에 실어 하중을 점검했으나, 최근 승관원은 휴대용 전자 분석장치(케시 헬라 시스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김 원장은 “작업자의 위험도를 줄일 뿐만 아니라 기존에 40분씩 걸리던 검사시간이 20분쯤으로 줄어든다.”면서 “앞으로 수백억원의 수입 대체 및 수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김 원장은 “승강기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무관심과 이해부족 때문에 지난 10여년간 국내 토종기업들이 티센크루프, 미쓰비시 같은 외국계 기업들에 잠식당한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고 했다. 지난해 승관원이 앞장서 ‘한국승강기안전 엑스포’를 열었던 것도 그래서였다. 중국, 영국 등 해외기업을 포함해 모두 55개 국내외 업체를 엑스포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 1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유치하면서 지난해 엑스포는 줄잡아 130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뒀다. 오랫동안 ‘만성적자 기관’이란 꼬리표를 달아온 승관원은 지난해 체계적인 안전관리 사업으로 14억여원의 흑자를 냈다. 국내 승강기들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개발도상국 시장 개척에 가속을 붙이는 것이 승관원의 일관된 사업목표다. 김 원장은 “몽골,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승강기 산업 낙후지역을 집중공략함으로써 세계 5위의 국내 승강기 시장을 재도약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법원 직원이 인지대 슬쩍…수천만원 가로챈 7명 적발

    법원 공무원 일부가 소송 서류에 붙이는 수입인지와 수입증지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의 국고를 가로챈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151개 법원 및 지원과 시·군 법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 인지대를 빼돌린 공무원 7명(정년퇴임 1명 포함)을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대법원은 이들 중 2명은 이미 파면했으며, 4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거나 할 예정이다. 또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자 13명에게도 책임을 물어 2명은 견책·경고 조치하고, 나머지 11명은 징계위에 회부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적발된 공무원들은 각 법원 창고에 보관된 서류에서 몰래 인지를 떼어내 갖고 있다 민원인이 소송 서류를 낼 때 바꿔치기했다. 이들은 이같이 확보한 민원인들의 인지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나 변호사 사무실에 싸게 팔고, 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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