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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로 보노 공직사회] 퇴직 공무원 3인의 인생2막 “난, 이렇게 휴먼캐피털 됐어요”

    [테마로 보노 공직사회] 퇴직 공무원 3인의 인생2막 “난, 이렇게 휴먼캐피털 됐어요”

    “5~6살짜리 어린아이들도 1년만 열심히 가르치면 한자능력검정시험 8급에 거뜬히 붙습니다. 얼마나 쏠쏠한 재미인지 몰라요.” 전직 국어 교사였던 정광조(67)씨는 동네인 경기 고양시 삼송동 노인정에서 1주일에 1시간씩 유치원생들에게 한문과 생활예절을 가르친다. 2006년 은퇴한 후 벌써 3년째다. 매주 수요일엔 초등학교 1~2학년이 대상이다. 공무원연금공단과 퇴직교원단체가 병행 지원하는 저소득층 자녀 학습지원 프로그램이다. 이와 별도로 1주일에 2번씩 서울 청운양로원에서 한글과 한문, 교양강의를 나간다. 이렇게 교사 경험을 활용해 봉사 겸 소일거리를 하면서 공무원연금공단에서 활동비조로 매달 10만원씩 받는다. 정씨는 “일을 그만두고 마냥 노는 게 아니라 맹자의 삼락(三)처럼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법원 공무원 출신인 류인형(64)씨는 2007년 퇴직한 뒤 개인 법무사 사무실을 냈다. 지난해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대전지부에서 ‘퇴직 공무원들을 위해 법무 상담 좀 해 달라.’는 추천을 받고선 흔쾌히 승낙했다. 한 달에 1~2번 대전지부 사무실로 직접 발걸음을 하거나 전화상담도 받는다. 부동산 등기부터 상속, 경매 등 물어오는 분야도 다양하다. 류씨는 “내가 아는 한도껏 도와주면 다음 상담 때 또 오는 사람들도 많다. 무료 법률상담을 해 주는 기관은 꽤 있지만 퇴직 공무원이 상담자로 나서는 곳은 별로 없다.”면서 “내 전문경험을 활용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사회적인 자존감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2005년 춘천 우체국에서 3급으로 퇴임한 박상운(63)씨는 5년째 춘천 호스피스 시설인 기쁨의 집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말기 암 환자들이 모인 이곳에서 그는 우편 업무와 전혀 관련없는 봉사를 제2의 인생으로 택했다. 20대 때 십이지장궤양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일을 계기로 긴 시간 찬찬히 ‘퇴직 이후’를 준비했다. 박씨는 “공무원 생활 38년이 나와 가족, 나라를 위해 일한 시간이라면 은퇴 후는 내 곁의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하는 시간은 정규직과 비슷하지만 차량운행비 같은 실비만 받는다. 38년간 공직에서 봉사한 덕분에 받는 200만원대 후반의 연금이 든든한 후원자다.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사회참여를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었일까. 3명 모두 “공무원 때와는 어떻게 다르게 가치 있게 살지 미리부터 모색해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적어도 퇴직 5년 전부터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연금 이외 경제적인 부족분은 어떻게 메울지 꼼꼼히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반면 퇴직을 2~3년 앞둔 50대 초반 실장급 공무원은 “우리 세대는 은퇴 이후를 그다지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았다. 전관예우에 기대 쉽게 재취업할 수 있었던 측면도 크다.”고 전한다. 그러나 호시절은 가고 앞으로 전관예우 관행이 엄격히 다뤄질 만큼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될 시점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中, 장쩌민 사망설 부인… ‘위중’ 신호는 여전

    中, 장쩌민 사망설 부인… ‘위중’ 신호는 여전

    중국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사망설을 부인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7일 ‘권위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장 전 주석이 병으로 사망했다는 최근의 몇몇 외국 언론 보도는 순전히 소문일 뿐”이라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이 국무원 직속 기구라는 점에서 이번 보도를 통해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장 전 주석 사망설을 공식 부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장 전 주석 사망설과 관련, “신화통신이 이에 대한 소식을 발표했으니 참고해 달라.”며 신화통신의 보도를 상기시켰다. 중국은 장 전 주석 건강 이상설 등이 불거질 때마다 이를 직접 부인하는 대신 적절한 시기를 택해 그의 동정을 보도하는 식으로 그 같은 소문을 잠재워 왔다. 그런 점에서 신화통신이 하루 만에, 그것도 직접 사망설을 부인한 것은 이례적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정황을 근거로 “장 전 주석이 도저히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병세가 심각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기계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극단적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번 보도를 중문이 아닌 영문 기사로만 전했다. 이날 중국 언론 대부분에서는 장 전 주석 관련 보도가 하나도 없었지만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사는 네티즌이 올린 장 전 주석 사진 36장을 홈페이지 게시판에 그대로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중국을 바꿨다’는 제목의 이 사진첩에는 학사모를 쓴 대학 졸업 앨범 사진부터 주요 활동 모습 등 장 전 주석의 일대기가 담겨 있다. 민감한 시점에 장 전 주석의 일대기가 담긴 사진이 공개된 것은 사망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장 전 주석은 지난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경축대회에 불참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고, 이는 급기야 사망설로 확산됐다. 장 전 주석은 퇴임 후에도 비교적 대외 활동을 많이 했다.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2009년 10월 건국 60주년 기념 열병식을 비롯한 주요 정치 행사에 참석해 왔다. 지금까지는 지난해 4월 상하이 엑스포 개막 직전 3세대 지도부인 리펑(李鵬),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등과 함께 엑스포 현장을 참관한 것이 마지막 공개 활동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12월에도 쓰촨성을 시찰한 사실이 이날 확인됐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간이 녹을 정도로 힘들었다”… 마지막 회의장은 비장·침통

    “간이 녹을 정도로 힘들었다”… 마지막 회의장은 비장·침통

    “사퇴에 대해 내부에서 여러 가지 의견 있었던 것 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퇴가 ‘최선’인 것 같다.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민을 위한 검찰이 되라.”(김준규 검찰총장, 4일 사퇴표명 뒤 가진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총장은 ‘사퇴가 최선’이라는 말을 끝으로 30년 몸담았던 조직을 떠났다. 박용석 대검 차장은 이날 후배들을 대표해 “그동안 고생하셨다.”고 짧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쓸쓸함과 비장함이 회의석상을 휘감았던 것으로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 총장의 사퇴는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당초 합의안을 수정 의결했을 때 예고됐다. 이후 5일간의 고뇌 끝에 나온 김 총장의 사퇴 표명에는 검찰 안팎의 여러 가지 상황이 반영돼 있다. 그는 “법사위의 수정 의결이 있었을 때 이미 결심했다. (세계검찰총장회의의) 국제회의장에서 웃으며 있었지만, 속으로는 ‘간’이 녹아 날 정도로 힘들었다.”며 힘들었던 순간의 일단락을 내비쳤다. 김 총장은 사퇴의 변으로 “이번 사태의 핵심은 ‘합의 파기’에 있다.”면서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합의가 이뤄졌으면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 사퇴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 아니다.”면서 “사법기관의 수장으로서 수사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그 어떤 말도 듣지 않지만 대통령이 임명한 참모라는 관점에서는 좀 다르다. 대통령실 주재로 합의된 사항을 끝까지 관철시켜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책임을 진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당사자 간의 합의를 깬 정치권과 함께 경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총장은 “합의가 파기되면 ‘이를 어긴 쪽’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어긴 쪽’은 정치권과 조현오 경찰청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합의 주체자에 대한 경종의 의미”라고 풀이했다. 조직의 안정을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김 총장은 “퇴임 전 검찰총장의 마지막 권한 행사로 여러분들의 사직서와 사퇴 의사를 모두 반려한다.”고 못 박았다. 홍만표 기획조정부장, 김홍일 중수부장 등 대검 간부들은 지난달 29일 일제히 사표를 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총장은 조직 안정과 검찰 발전, 향후 대통령령 제정과 관련한 논의 과정에서 사퇴가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하지 않으면 조직이 붕괴될 우려가 있고 후배들의 사표를 반려할 명분이 없었다.”고 전했다. 6일 결정될 ‘동계올림픽 유치’ 여부도 고려됐다. 검찰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되면 이 대통령 귀국 뒤에는 축제 분위기가 이어져야 한다.”며 “사표를 미룰 경우 대통령에게 더 부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후임 총장은 지난달 말부터 인선 작업을 해왔고, 사실상 발표만 남았다.”고 밝혀 후임 총장 인선을 조속히 매듭지어 검란(檢)을 조기에 수습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저축銀비리 끝장 본다” 고강도 수사 예고

    김준규 검찰총장은 4일 사의를 표명하며서 “전국에서 진행 중인 저축은행 관련 비리 수사를 철저히 해 주기를 바란다. 특히 저축은행 비리 수사에 대해 국민은 모든 것이 밝혀지기를 원한다. 끝까지 수사하고 ‘끝장’을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도 하차한 김 총장이 저축은행 수사를 철저히 하라는 명령이자 ‘유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장의 뜻과 검찰의 신뢰회복을 위해 강도 높은 수사가 계속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 뒤 “차기 검찰총장 인선과 국정조사에 상관없이 수사는 지속된다. (정치권 등 제기된) 비리를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홍일 중수부장 등 대검 참모진이 모두 사의를 표명한 지난달 30일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남 지역 방송사 기자 1명을 구속하는 등 수사를 계속 진행했다. 당분간 검찰총장 직무대행 역할을 할 박용석 대검 차장은 강원랜드를 비롯한 공기업 비리를 수사한 중수부장 출신으로, 수사팀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더욱 높다. 사의를 표명한 대검의 검사장 및 부장검사들의 사표는 모두 반려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퇴임 전 검찰총장의 마지막 권한 행사로 여러분들의 사직서와 사퇴 의사를 모두 반려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협상팀을 가능하면 이른 시일에 재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협상팀을 이끌었던 홍만표 기획조정부장의 복귀는 미지수라는 게 그와 가까운 이들의 관측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아방궁 논란’ 일해재단 영빈관 국민 품으로

    ‘아방궁 논란’ 일해재단 영빈관 국민 품으로

    1988년 ‘현대판 아방궁’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종재단의 전신 일해재단 영빈관이 일반에 공개된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세종연구소(옛 일해연구소)에서 도보로 7∼8분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이 영빈관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구촌체험관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 KOICA 관계자는 3일 “최근 외교통상부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아 내부수리 및 전시공간 설계에 착수했다.”면서 “서울 서초구 염곡동 훈련센터에서 운영 중인 지구촌체험관을 이곳으로 옮겨와 빠르면 10월부터 각종 전시와 교육, 휴식시설을 갖춘 종합전시관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주변 부지에 ‘공적개발원조(ODA)공원’, ‘개발도상국 문화공원’, ‘KOICA 공원’ 등 휴식 개념을 갖춘 공간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빈관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3년 10월 9일 미얀마 아웅산묘소 폭파사건으로 순직한 수행원들의 유족에 대한 생계 지원과 장학사업을 위해 일해재단을 설립하고 2년 뒤에 완공한 330㎡(100평) 규모의 단층 건물이다. 부속 부지는 총 8만 5900㎡(약 2만 6000평)로, 영빈관 주변에는 3홀 규모의 골프장과 테니스장, 연못이 있으며 정원에는 수령이 수백년에 이르는 노송들도 있다. 실내 수영장과 고급 샹들리에, 등나무 가구, 수입 변기 등 초호화 시설을 갖춘 이 영빈관은 전 전 대통령의 퇴임을 앞둔 1988년 초 일해재단 기금 강제모집 파문의 와중에 존재가 알려지면서 그해 4월 18일 취재진에 단 한 차례 공개된 뒤 지금껏 폐쇄돼 왔다. 특히 같은 해 11월부터 시작된 국회 5공비리 일해재단 청문회 과정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사저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며 출석 증인들과 의원들 간에 날선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일해재단 영빈관, 국민 품으로

    일해재단 영빈관, 국민 품으로

     1988년 ‘현대판 아방궁’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종재단의 전신 일해재단 영빈관(?사진?)이 일반에 공개된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세종연구소(옛 일해연구소)에서 도보로 7∼8분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이 영빈관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구촌체험관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  KOICA 관계자는 3일 “최근 외교통상부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아 내부수리 및 전시공간 설계에 착수했다.”면서 “서울 서초구 염곡동 훈련센터에서 운영 중인 지구촌체험관을 이곳으로 옮겨와 빠르면 10월부터 각종 전시와 교육, 휴식시설을 갖춘 종합전시관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주변 부지에 ‘공적개발원조(ODA)공원’, ‘개발도상국 문화공원’, ‘KOICA 공원’ 등 휴식 개념을 갖춘 공간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빈관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3년 10월 9일 미얀마 아웅산묘소 폭파사건으로 순직한 수행원들의 유족에 대한 생계 지원과 장학사업을 위해 일해재단을 설립하고 2년 뒤에 완공한 330㎡(100평) 규모의 단층 건물이다. 부속 부지는 총 8만 5900㎡(약 2만 6000평)로, 영빈관 주변에는 3홀 규모의 골프장과 테니스장, 연못이 있으며 정원에는 수령이 수백년에 이르는 노송들도 있다.  실내 수영장과 고급 샹들리에, 등나무 가구, 수입 변기 등 초호화 시설을 갖춘 이 영빈관은 전 전 대통령의 퇴임을 앞둔 1988년 초 일해재단 기금 강제모집 파문의 와중에 존재가 알려지면서 그해 4월 18일 취재진에 단 한 차례 공개된 뒤 지금껏 폐쇄돼 왔다. 특히 같은 해 11월부터 시작된 국회 5공비리 일해재단 청문회 과정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사저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며 출석 증인들과 의원들 간에 날선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국방장관 앞에 도열한 대통령

    대통령도 참석했고, 부통령도 참석했다. 강대국 정상을 환영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부하’인 장관을 환송하는 자리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퇴임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 국방부 뜰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오바마는 게이츠에게 “겸손한 애국자이며, 상식과 품위를 갖춘 가장 훌륭한 공복 가운데 한 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공화당원인 게이츠가 민주당 대통령인 자신의 밑에서 장관직을 계속 수행한 데 대해 오바마는 “당파성보다는 국가에 대한 헌신을 앞세운 결정이었다.”고 했다. 오바마는 미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게이츠에게 수여하는 ‘깜짝 이벤트’도 벌였다. 오바마는 “이렇게 매우 특별하게 인정하는 것 외에 국가가 감사를 표현할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게이츠는 감격스러운 듯 “커다란 영광이며 감동”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퇴임사를 시작했다. 그는 자유의 메달이라는 오바마의 ‘깜짝 선물’에 대해 지난 5월 극비리에 진행됐던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빗대어 “당신(오바마)이 이런 비밀 작전에 능통하다는 것을 몇 달 전에 알았어야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게이츠는 자신을 국방장관에 처음 임명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고, 외교안보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엄청난 여성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오바마는 국방부를 떠나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는 게이츠와 나란히 걸으며 마지막 한 걸음까지 배웅했다. 대통령 임기 중 개각을 거의 하지 않는 미국은 장관이 임명되거나 퇴임할 때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소개하거나 환송해 주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다. 하지만 이날 게이츠 환송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예우라 할 만했다. 게이츠가 민주, 공화 양당으로부터 두루 존경받는 인품의 소유자인 데다, 아프가니스탄 조기 철군을 앞두고 군의 사기를 각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가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등 인기 없는 전쟁을 묵묵히 수행한 데 대한 미안한 감정도 섞여 있을 수 있다. 오바마와 부인 미셸 여사는 전날 게이츠 부부에게 백악관에서 고별 만찬을 대접하기도 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두 명의 대통령을 보좌한 국방장관으로 역사에 남을 게이츠는 퇴임식을 마친 뒤 군용기를 이용, 부인과 함께 서부 워싱턴주의 한적한 호숫가에 있는 자택으로 떠났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일은 각이 서도록… 마음은 둥글게”

    “일은 각이 서도록… 마음은 둥글게”

    “공무원으로서 일은 각이 서도록 네모나게, 마음은 둥글게 살려고 했습니다.” 1일 명예퇴직한 윤귀성(59) 서울시 동부수도사업소장은 만 41년 공무원 생활의 소회를 이같이 풀어냈다. 일은 확실히 하되, 인간관계는 원만히 하자는 것이 그의 공직생활 철학이었다. ●서울신문 보고 공무원 시험 도전 전남 무안 출신. 중학교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집안형편이 어려워 고교 3년 때는 답십리 뚝방 쪽에서 단칸방 생활을 했던 터라 대학은 엄두도 못 냈다.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대신 공무원시험을 봤다. 18세 어린 청년이 될 무렵 동대문구 답십리 3동 사무소에서 공직에 몸을 담갔다. “큰형이 서울신문에 난 공무원 공고를 가져와서 시험을 봤습니다. 그후 서울신문을 쭉 구독했을 만큼 저와 인연이 깊습니다.” ●후배들에 길터주느라 정년 1년 당겨 그는 1984년부터 시청에서 기획관리실 투자관리담당관, 기획관리실 심사분석담당관, 행정관리국 인사행정과, 기획예산실 조직제도담당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 소장은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서울시 상반기 정년·명예 퇴임식에서 홍조근조훈장을 받았다.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느라 정년을 1년 앞당겨 명예퇴직한 그에게 시는 한 단계 올린 부이사관의 직급으로 화답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표적항암제 개발이 첫 목표”

    “표적항암제 개발이 첫 목표”

    “결국 해냈구나!” 2003년 4월 5일. 회사는 환호성으로 들끓었다.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국산 신약의 허가를 승인했다는 통보가 왔기 때문이다. 바로 퀴놀론계 항생제인 LG생명과학의 ‘팩티브’였다. 1897년 우리 제약사가 의약품을 처음 생산한 지 106년 만에 꿈이 이뤄진 것. FDA에 보낸 A4 용지 10만장 분량의 자료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무수히 많은 날들이 느린 화면처럼 연구진들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성공의 기쁨은 짧았지만 좌절의 순간은 길었다. 2000년 FDA 신약 허가에 실패했고, 총 12년간의 연구·허가과정에서 팀장이 암으로 운명을 달리하는 고난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100여명의 연구진은 매일 새벽까지 연구를 거듭했다. 신약 임상시험을 책임진 김인철(60) 전 LG생명과학 고문도 남몰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런 김 전 고문이 1일 복건복지부가 출범시킨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단’ 초대 단장에 선임됐다.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설립 논의 단계부터 단순히 제약사의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기능을 넘어 직접 신약 물질을 개발해야 한다는 높은 목표가 제시됐다. 사업단의 주 연구기관인 국립암센터의 이진수 원장은 이미 3년 전부터 ‘국산 항암제 개발사업’을 기획하고 있었다. “제약사에 돈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국가가 직접 나서 항암제를 개발해 보자.”는 의지가 구체적으로 작용했다. 딜로이트 등 다국적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작은 방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분량의 시장조사 보고서가 마련됐다. 문제는 인재였다. ●韓 첫 FDA 허가받은 ‘신약개발 1세대’ 신약 개발은 적게는 1000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의 연구비가 필요한 제약산업의 핵심 분야다. 특히 항암제는 FDA에서 허가된 약이 단 한 개도 없어 불모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관료가 맡아서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결국 국산 신약 개발 1세대인 김 전 고문이 중책을 맡게 됐다. 김 단장은 “아직 배가 많이 고프다.”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지금까지 14개의 국산 신약이 시장에 나왔고, 스스로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FDA에서 승인된 약 팩티브 개발 과정에 참여했지만 거듭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시선을 화이자·바이엘·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노바티스 등 거대 다국적제약사에 맞추고 있었다. 첫번째 목표는 저격수처럼 암 세포를 표적 삼아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개발이라고 했다. 폐암·간암·대장암·위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 6대암에 초점을 맞췄다. 그 다음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바이오신약’으로 정했다. 사업단은 2상 임상시험까지 통과할 수 있는 약을 만들어 제약사에 제공할 예정이다. 약물 임상시험은 대부분 1~3상까지 진행되는데, 2상까지 마치면 제품화 성공 확률이 30%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본다. 이 단계까지 사업단이 이끌어 제약사가 손쉽게 제품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이다. 김 단장은 “표적항암제는 처방하는 의사 수가 적기 때문에 대규모 영업력을 갖추지 않아도 되고, 다른 약에 비해 높은 약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생제인 팩티브를 미국에서 판매할 때는 2000명의 영업사원이 필요했지만 표적항암제는 불과 수십명의 인원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면서 “높은 약값을 받을 수 있어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하면 투자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미국의 다국적제약사에서 근무하다 1990년대 초 글로벌 국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귀국한 그는 국내 제약산업의 규모에 크게 실망했다. 당시만 해도 다국적제약사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연구인력이 전무하다시피한 것은 물론 시스템도 제대로 정착돼 있지 않았다. 게다가 FDA 신약 허가과정조차 모르는 이가 태반이었다. 약물을 개발하다가 불이 나 연구진이 다치는 일까지 있었다. 그는 “당시에는 없는 합성물질을 새로 만들다 보니 밤을 새우는 날이 무수했다.”면서 “사실 더 황당했던 것은 의약품 개발에 대한 지론이나 기준이 없어 개발되지도 않은 약물이 이미 개발된 것처럼 신문에 버젓이 나오는 형편이었다.”고 돌이켰다. 지금은 다국적제약사와 해외 연구기관 인력이 대거 국내로 들어오는 등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당장 다국적제약사와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게 많다. 지난해 국내 제약사 총 매출이 10조원인 데 비해 화이자는 비아그라 1개 제품으로 2조원을 벌어들였다. 김 단장은 “다국적제약사가 100이라고 하면 우리는 1에 불과한데 ‘첫 술에 배를 채워야지’라는 착각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제약산업에는 어떤 분야보다 ‘은근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비 2400억… “항암제 꿈 이룬다” 사업단이 활용할 수 있는 연구비는 2400억원. 이 중 정부에서 지원하는 돈이 1200억원이다. 1000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으로 사업단을 운용해야 하지만 그의 얼굴은 밝았다. 그는 “예전에는 약을 흉내내는(복제약) 정도였지만 지금은 직접 만들고 있다.”면서 “몇 십 년을 준비해도 성공을 자신할 수 없는 게 신약이지만 이제는 국가가 직접 나선 만큼 글로벌 항암제의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뒤 다국적제약사에서 근무하다 귀국, 1991년부터 LG생명과학의 신약 개발을 담당했다. 이 회사에서 2005년 부사장, 2006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말 퇴임, 최근까지 고문으로 활동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라크·아프간 파병 4년간 짓눌려왔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군 병사들에게 국방장관으로서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퇴임을 하루 앞둔 이날 그는 “지난 4년 반 동안 우리는 2개의 전쟁과 셀 수 없이 많은 작전을 수행했다.”면서 “여러분의 헌신과 용기, 기량이 미국을 안전하게 지켰고, 이라크전은 성공적인 결말을 이뤘으며, 마침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전세를 뒤집게 됐다.”고 장병들의 헌신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특히 “지난 4년 반 동안 나는 여러분을 파병하는 명령들에 서명했고, 그 명령들의 대부분은 험지로 보내는 것이었다.”면서 “이는 나를 매일 짓눌렀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여러분의 곤란과 어려움, 희생을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며서 “개인적으로 여러분 개개인 모두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그래서 여러분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분을 이끌고 봉사한 것은 내 일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면서 “여생 동안 날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을 생각하며 기도하겠다.”는 말로 고별사를 맺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부정·부패 수사엔 대통령도 개입 못해”

    “부정·부패 수사엔 대통령도 개입 못해”

    여자 농구 국가대표 선수에서 조직범죄와 부패, 테러 수사를 전담한 검사. 33세에 최연소로 검찰 총수 자리에 올라 장관 등 고위 정치인을 수사한 ‘철의 여인’. 로라 코드루타 코베시(38) 루마니아 검찰총장의 이력은 독특하기 그지 없다. 제4차 UN 세계검찰총장회의 참석차 방한한 코베시 총장을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만났다. ●33살에 루마니아 최연소 검찰총장 올라 “7살 때부터 21살까지는 농구 선수였어요. 이후 진로를 고민하다 40년 가까이 검사로 일한 아버지를 본받아 검찰에 몸담게 됐죠. 22살 때였습니다.” 청소년 농구 국가대표 출신답게 182cm의 훤칠한 키의 코베시 총장은 “농구를 하며 배웠던 페어플레이 정신과 경험이 검사 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회상했다. 11년간 조직범죄와 부패, 테러수사 분야 요직을 거쳤던 그녀는 2006년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유럽연합(EU) 가입을 앞둔 루마니아가 부패 척결 의지를 보이는 혁신인사 차원에서 그녀에게 검찰 총수직을 맡긴 것. 루마니아에서 여성이 검찰총장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고, 당시 그녀의 나이 33살은 역대 최연소였다. ●장관 등 정·관계 고위 인사 22명 처벌 코베시 총장은 검찰총장이 된 뒤에도 부패 척결에 앞장섰다. 국가 기밀을 범죄 조직에 넘긴 장관 등 정·관계 고위 인사 22명을 처벌했다. 코베시 총장이 부패한 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의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하는 루마니아 정부의 역할이 컸다. 갓 취임한 그녀가 정부에 검찰의 세대교체를 요구하자 과감히 받아들였다. 덕분에 현재 루마니아 검찰은 연구관과 수사관까지 합쳐 40%가 여성이며, 구성원 연령도 대부분 40세 이하다. “루마니아는 2004년 특별법을 만들어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했습니다. 제가 장관을 수사할 때 대통령이나 총리 누구도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루마니아 검찰에는 부정·부패 수사를 전담하는 기구가 있고, 법무부 장관도 검찰총장에게 지시를 내릴 수 없다고 한다. 또 경찰은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사건 처리를 할 수 있고, 검찰총장은 경찰의 실적 평가와 승진을 결정하는 인사권까지 가지고 있다고 코베시 총장은 소개했다. 루마니아 검찰총장의 임기는 3년이며 1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2006년 취임한 코베시 총장은 내년 10월 임기가 만료된다. 코베시 총장은 “퇴임한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어디든지 달려갈 의향이 있다. 검찰총장이 아니더라도 계속 검찰 조직에서 일할 것 같다.”고 미래 계획을 털어놨다. 사법연수원 기수에 따라 승진하고, 승진 대열에서 탈락하면 ‘옷’을 벗는 우리나라의 검찰 문화와는 많이 달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공직사회는 지금] 공공기관 부실 부르는 ‘불량 상임감사’

    [공직사회는 지금] 공공기관 부실 부르는 ‘불량 상임감사’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을 감시할 상임 감사의 직무 수행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상임 감사 평가 결과는 성과급 지급 기준과 인사참고 자료로 활용되지만 부진한 평가를 받은 상임 감사는 이미 퇴직했거나 이달 중 퇴임할 예정이라 평가의 실익이 크지 않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0년도 공공기관 상임 감사의 직무 수행 실적을 평가한 결과 대상자 52명 가운데 29명(56%)이 보통 이하인 C(보통), D(미흡) 등급을 받았다. 최우수 등급인 S등급을 받은 상임 감사는 한 명도 없었고 A(우수)등급은 10명, B(양호)등급은 13명이다. C, D등급을 받은 29명 중 15명이 정치권 출신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나 취임준비위에서 일했거나 청와대에서 일한 경우도 있다. D등급을 받은 대한석탄공 이광영 감사(퇴직)은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 출신이다. 상임감사가 D등급을 받은 기관은 석탄공사 외에 국민체육진흥공단, 연구재단, 대한지적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문화예술위원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7개다. 재정부는 D등급을 받은 상임 감사에 대해서는 개선계획을 받아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상임 감사는 대부분 임기 2년에 연임 가능성이 낮아 임기가 3년인 기관장보다 상대적으로 평가에 민감하지 않다. 그래서 보은 인사의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기관장은 2년 연속 미흡 등급을 받으면 해임 건의 대상이 되지만 감사는 2년이 지나면 물러나고 거의 연임하지 않기 때문에 평가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상임 감사에 대해서는 해임 건의 조항이 없으나 평가 결과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상임 감사 평가등급은 기관의 경영평가 등급보다 대체로 낮았다. 기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조폐공사와 도로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의 상임 감사는 B등급을 받았다. 산업안전보건공단과 소방산업기술원, 사학연금공단 등은 기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으나 상임 감사들은 C등급으로 평가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부고] 5공화국 대통령 경호실장 안현태

    [부고] 5공화국 대통령 경호실장 안현태

    5공화국 시절 대통령 경호실장을 지낸 안현태씨가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73세. 서울 출신의 고인은 육군사관학교(17기)를 졸업한 ‘하나회’ 출신으로 수도경비사령부 30경비단장과 제1공수특전여단장 등을 역임했다. 육군본부 작전처장이던 1984년 청와대 경호실 차장을 거쳐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1985년 장세동씨의 후임으로 청와대 경호실장으로 발탁돼 전두환 전 대통령을 퇴임 때까지 지근거리에서 경호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애씨와 딸 선아씨, 재미목사인 사위 박규태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28일 오전 8시. (02)2072-2091~2.
  • 도 넘은 공직사회 ‘온정주의 처벌’

    도 넘은 공직사회 ‘온정주의 처벌’

    정부가 정권 말 공직사회 기강 확립 및 엄정한 처분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비위사실에 비해 턱없이 가벼운 조치로 그치는 등 각 기관의 ‘온정주의 처벌’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성남 민주당 의원이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로부터 제출받은 ‘2008~2010년 취약시기 및 상시 점검 결과’를 분석한 결과 대통령 해외순방·명절·하계휴가·연말연시 등 취약시기에 비위사실이 적발된 공무원은 2010년 9월 현재 모두 632명이었다. 같은 시기 상시 공직기강 점검에서 비위사실이 드러난 공무원은 283명이었다. 이 가운데 ‘불문’(경고) 조치를 받은 비위사실 적발자는 모두 63명이었다. 통상 불문 조치는 견책에 해당하는 비위사실을 저질렀지만 훈포장 수상 등의 경력이 있어 징계를 한 단계 감경해 줄 때 이뤄진다. 공무원징계령상 중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경징계는 감봉·견책 등으로 나뉜다. 주의나 경고, 훈계 등의 조치는 공무원징계령상 징계에 속하지 않는다. 불문에 그치거나 징계하지 않고 끝난 비위 사례 중에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도를 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 공공기관 직원 A씨는 그린벨트 안에 이축권 허가를 받아주겠다는 명목으로 700만원 상당의 고려청자 접시를 수수했지만, 불문으로 마무리됐다. 한 협회 직원은 업무추진비 2200만원을 가족과의 식사비, 골프비 등으로 사용했을 뿐 아니라 이사회 편법 개최 등으로 회장선임 업무를 방해하는 비리를 저질렀는데도 경고 조치만 받았다. 비슷한 비위사실에도 기관별로 다른 수위의 조치를 한 경우도 눈에 띄었다. 경기도의 한 기초자치단체 공무원 B씨는 민원인에게 이축권 허가 명목으로 170만원 상당의 도자기와 향응을 수수했다가 총리실에 적발됐는데 훈계 조치에 그쳤다. 반면 소속 직원 C씨가 공사편의 대가로 관련 업체에서 현금 85만원을 받아냈다는 사실을 총리실로부터 통보받은 서울시는 C씨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비위사실 통보에도 아랑곳않고 직원 징계를 미루거나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기관들도 있었다. 한 부처는 외부 사정기관으로부터 범죄처분 통보를 받은 직원에 대한 징계위원회 회부를 지연해 징계 대상자가 승진하도록 놔뒀다. 게다가 총리실이 이런 사실을 지적했는데도 징계 없이 주의를 주는 데 그쳤다. 한 도립대학은 부당 집행한 국고금 300만원을 부당 집행 책임자로부터 회수하지 않고 대학 예산으로 대납하기도 했다. 부패를 저지른 뒤 스스로 옷을 벗는 공직자들도 허다했다. 파면·해임 등의 징계로 공직을 떠나면 퇴직연금이 일부 삭감되고 재임용에도 일정기간 제한을 받지만, 징계가 아닌 의원면직이 되는 경우에는 퇴임 후에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업무추진비로 부인 선물용 명품 핸드백을 구입하는 등 37차례에 걸쳐 1000만원 상당을 사적으로 사용한 D씨, 회원사와 거래처에서 명절 떡값 명목으로 상품권 등 1000여만원을 받고 업무추진비 5000만원을 유흥비와 골프비 등으로 유용한 E씨 등의 경우 비위사실 적발 뒤 면직 처분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부가 징계 감경 근거 등을 손보려는 것도 전체적으로 온정주의적 처벌 풍조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라면서 “각 기관들이 먼저 스스로 각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유지혜·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美 한반도 라인 사실상 재정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차기 주한 미국대사에 성김(51) 북핵 6자회담 특사를 공식 지명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한반도 라인 재정비가 사실상 완료됐다. 성김 대사는 8월 초 여름 휴회 전에 상원 인준을 받은 뒤 그달 안에 한국에 부임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국무부에서 실무적으로 북한 문제를 전담했던 성김 대사가 한국으로 떠나는 데다 동아시아 전문가인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도 곧 퇴임할 예정이다. 백악관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문제를 총괄하던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4월 브루킹스연구소로 이미 자리를 옮겼고, 국방부에서는 한반도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아·태담당 차관보가 퇴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새 북핵특사로 내정된 클리퍼드 하트 해군참모총장 외교정책 자문역만 해도 한반도 경험이 전무하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실무진의 이동으로 정책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게다가 베이더의 후임인 대니얼 러셀이 직전까지 NSC에서 한국·일본 담당 보좌관을 지냈고, 러셀의 자리에는 30년 가까이 북한 문제만 추적해 온 시드니 사일러가 임명됐다. 대북정책을 백악관에서 최종 조율했던 데니스 맥도너프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건재하다. 국무부에서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서울광장] 양건 감사원장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양건 감사원장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감사원장님은 기억나지 않겠지만 1980년대 대학생이던 필자가 다니던 대학에 외부 강사로 ‘헌법’을 강의하실 때 한 학기 내내 뵈었습니다. 지금까지 따로 만나 인사드린 적이 없으니 제자라고 내세울 처지도 못 되지요. 예의 없는 제자가 옛 스승께 어쭙잖게 펜을 든 것은 작금의 감사원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입니다. 검은 돈을 받고 감사 무마 청탁에 나선 감사위원(차관급), 구제역 최일선 감사 현장에서 피감기관들과 음주가무를 즐긴 감사관들, 해외출장 간 군 장성을 문책 요구 대상에 넣었다가 뺀 천안함 감사. 국민들 눈에 비친 나사 빠진 감사원의 현주소입니다. 나랏돈이 허투루 쓰이는 걸 제대로 잡아 낼는지,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는 추상같은 영(令)을 세울 수 있을는지 걱정입니다. 여기저기서 “너나 잘하세요.”라는 조롱이나 받는 건 아닌지요. 감사원의 상징이 조선시대 암행어사의 ‘마패’인 것은 아시지요.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한 은진수 전 감사위원 구속 건은 암행어사가 도적들과 한패가 돼 선량한 백성들을 등친 것과 다를 바 없죠. 나쁜 놈들 잡아들이라 나랏님이 마패까지 내줬더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그래도 감사원 맨들은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 인사의 일”이라며 선을 그으려 합니다. 하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내부 인사라고 그리 큰소리칠 위치에 있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원내에서조차 “특정인은 운이 좋아 저축은행 사태에서 비켜난 것 같다.”는 식의 얘기가 흘러나왔던 것을 보면 평소 엄격한 자기관리와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감사원 맨들이 없진 않나 봅니다. 앞으로 정당 출신 인사는 감사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한다는데 그게 다가 아닙니다. 내부 인사, 외부 인사 각 3명씩 땅따먹기 하듯 나눠 먹는 감사위원.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자질 검증 없이 아무나 가서야 되겠습니까. 금명간 은 전 위원의 후임과 오는 11월 퇴임할 하복동 위원 후임 등 감사위원 자리가 두 자리나 비니 그 자리를 노린 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죠. 이참에 감사위원 인선을 한층 깐깐하게 스크린해야 한다고 봅니다. 과거 조선시대 감사원 역할을 하던 사헌부의 관료인 대관(臺官)만 하더라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4대 친족까지 ‘현미경 검증’을 했습니다. 다른 어떤 관직보다 더 엄하고 까다롭게 인선을 했지요.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규찰·탄핵해 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한 인물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죠. 공정과 청빈은 기본이고, 뛰어난 식견과 강직한 성품도 필수였죠. 제약도 많았지요. 첫째, 공금횡령, 부정축재 또는 뇌물을 받은 탐관오리의 아들·후손은 대관에 임명되지 못했지요. 둘째, 정실에 흐르지 않도록 다른 관직보다 훨씬 심한 상피제(친족이 같은 관청·지역에 일하지 못하게 한 제도)의 적용을 받았지요. 셋째, 본인을 비롯해 부모와 처의 4대조(代祖) 허물까지 샅샅이 뒤졌다죠. 오늘날 총리·장관 인사청문회는 저리 가라입니다. 취임 전 일이긴 해도 사실 저축은행 사태 전부터 이미 감사원은 망가져 가고 있었습니다. 과거 정권에서 청와대에 파견 나갔던 감사원 출신들이 체급도 안 되는데 대통령과의 학연·지연으로 사무총장으로 금의환향하면서 감사원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줄 잘 서면 된다.’는 정치 학습으로 감사원 기강은 해이해졌고, 출세의 처세술을 익힌 이들의 벼락 승진은 감사원 문화를 퇴행시켰지요. 실세 사무총장이 감사원장을 뒤에서 좌지우지하는 희한한 일이 생긴 것도 그리 먼 얘기가 아닙니다.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현재 작금의 사태들이 터진 건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 은 전 위원만 하더라도 맑은 물을 흐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아니라 이미 감사원은 미꾸라지가 놀기 좋은 흙탕물이었던 거죠. 지금 감사원은 개원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흐트러진 내부 조직부터 다잡으셔야 합니다. 감사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bori@seoul.co.kr
  • “드라기 伊중앙은행 총재 ECB 수장으로 지명 예정”

    23~24일 열리는 정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63)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라고 로이터 등 외신이 23일 보도했다. 개혁가로 이름높아 별명이 ‘슈퍼 마리오’인 드라기 총재 내정자는 오는 10월 말 프랑스 출신인 장클로드 트리셰 현 총재가 퇴임하면 ECB의 새 수장이 된다. 취임일은 오는 11월 1일로 예상된다. 드라기 총재는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으로 글로벌 금융개혁의 선두에 서면서 이탈리아 출신,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이라는 배경에 대한 편견을 넘어섰다. 그는 그리스 재정위기의 암초가 도사리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 통화정책과 금융시스템의 위험성에 대해 트리셰 현 총재와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일찌감치 보수적 재정정책, 유로화 안정에 대한 신념 등으로 가장 ‘독일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독일의 지지를 받아 온 만큼 남유럽 재정위기 관리의 선두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 유럽 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그리스 추가 지원안에 민간 투자자들의 강제적 참여를 포함하는 채무조정안은 포함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클린턴 “사우디 여성 운전 허용 지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존경받는 여성 지도자’와 ‘미국 최고위 외교관’이라는 두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단체 회원들이 “여성의 운전을 금지한 사우디 정부를 비판해 달라.”고 호소하면서다. 마음 같아서야 사우디 왕정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싶겠지만, 외교관으로서 전통적 우방을 쏘아붙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사우디 여성의 운전을 허(許)하라.”며 보편 인권을 지지하고 나섰지만 애써 톤을 조절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클린턴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운전할 권리를 희망하는 사우디 여성들의 캠페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여성들이 ‘여성 운전 금지제 철폐를 공개 지지해 달라.’며 그에게 서한을 보내자 공개 지지로 화답한 것이다. 사우디에서는 지난달 한 여성이 자신이 운전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유튜브에 올렸다가 체포된 이후 여성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클린턴 장관은 “(여성 운전금지제 철폐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행동은 용감하며 옳다. 그들의 노력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17일에도 사우드 알 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과 통화하던 중 여성 운전 금지 조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논란 탓에 미국과 사우디 간 외교 균열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해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전통적 맹방이었던 양국은 올 들어 중동 지역에 ‘재스민 혁명’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의견 대립을 보이며 줄곧 마찰을 빚었다. 이 때문에 미 국무부 측은 “사우디 여성들이 운전 금지 조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스스로 결단한 일일 뿐 미국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애써 강조했다. 사우디는 서방 세력이 개입해 자국 여성들의 반발을 부추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평소 “퇴임 뒤 대선에 나서지 않는 대신 여성권익 보호를 위해 일하겠다.”고 밝힐 만큼 여성권익운동에 적극적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정년퇴임 앞둔 ‘야구계의 전설’ 김정택 상무 감독

    [피플 인 스포츠] 정년퇴임 앞둔 ‘야구계의 전설’ 김정택 상무 감독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현장에서 사라질 뿐이다.” 야구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국군체육부대(상무) 김정택(58) 감독 얘기다. 그가 이달 말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밴 그라운드를 떠난다. 1982년 상무 전신인 육군중앙경리단 초대 사령탑에 오른 지 꼭 30년 만에 정년 퇴임(서기관)을 맞는 것. 30년간, 그것도 한 팀에서, ‘파리 목숨’과도 비유되는 감독 자리를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그가 처음이다. 그는 상무의 특성 때문이라고 몸을 낮추면서도 ‘운명’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 상무에서는 최삼환 배구 감독과 윤중오 배드민턴 감독이 조만간 그의 뒤를 이을 전망이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김 감독을 만났다. ‘아저씨풍’의 수수한 옷매에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정감을 느끼게 했다. 군기는 아직 빠지지 않았다. 눈빛이 여전히 강했다. 누구나 그렇듯, 그도 당장은 시원섭섭할 터. 그렇지만 그는 “대한민국 야구 감독 중 유일하게 연금을 받는 사람”이라며 호탕하게 웃는다. 그의 색다른 이력을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감독과 야구의 인연은 다소 싱겁다. 부산 성남초교 시절 큰형이 외제 글러브를 사준 것이 계기이다. 부산중·고에서 투수로 활약하다 서울 대광고로 전학하면서 운동을 잠시 접고 공부에 매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구와의 끈은 이어졌고 당시 김재박(전 프로야구 감독)과 함께 뛰었다. 야구로 큰 빛을 보지 못한 데다 가정 형편도 어려워 군인(단기 사관 육군 소위)의 길을 과감히 택했다. 7년 뒤 대위로 복무하던 1982년 육군중앙경리단이 창설되면서 선수 경험이 있는 그에게 초대 감독 지휘봉이 주어졌다. 인생의 전부가 된 야구와의 운명이 시작된 것이다. 경리단은 이듬해 육군체육지도대, 84년에는 모든 군인을 망라한 국군체육부대로 재편됐다. 자연스럽게 상무의 초대 감독에 올랐다. 그를 거쳐 간 제자들은 수두룩하다. 경리단 당시 장효조, 조종규, 정구선, 우경하 등 당대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있었고 이후 윤학길, 마해영, 양준혁에서 김광삼, 손시헌까지 함께 달렸다. 프로선수가 상무에 입대한 것은 1999년부터다. 김 감독의 성적은 화려하다. 무려 60차례나 정상을 밟았다. 1200경기 이상 출전해 승률이 7할 가까이 된다고 자부했다. 국내외에서 안 받아 본 상이 없고 국가대표 감독도 3차례나 지냈다. 그가 “유일하게 못 해 본 것이 프로야구 감독”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의 야구 철학은 군인 정신과 상통한다. ‘인간다운 행동’을 우선 강조한다. 평범한 얘기 같지만 경험상 이런 선수가 성공한다는 것. 또 투수력과 타력은 감독의 능력으로 한계가 있지만 수비와 러닝은 감독의 몫이라고 말한다. 서둘지 말고 경기를 풀어가라고 늘 주문한다.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 인생과도 비슷하단다. 그가 평생 잊을 수 없는 대회가 있다. 2005년 네덜란드 월드컵(세계선수권). 2연패로 예선 탈락의 위기에서 캐나다에 4-5로 뒤지다 박정권(현 SK)의 극적인 3점포로 7-6으로 승리, 8강에 진출했고 8강에서 막강 일본을 꺾은 것이다. 당시 독도 문제가 불거져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였다. 결승에서 쿠바에 져 준우승했지만 극적인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아직도 경기에 나서면 질 생각은 없다.”는 김 감독은 “작은 일이라도 야구에 도움이 되고 싶다. 운명이었고 축복이었던 오랜 감독 생활의 노하우를 적절한 곳에서 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사진 대한야구협회 제공 ●김정택 감독은 ▲출생 1953년 2월 24일 부산 ▲학력 부산 성남초교-부산중·부산고-서울 대광고-경성대 ▲가족 아내와 첫째 아들(스탠퍼드대 박사과정), 둘째 아들(해군 대위) ▲취미 골프 ▲경력 1982년 육군중앙경리단 초대 감독. 84년 국군체육부대(상무) 초대 감독. 2002~2010년 퓨처스리그 8회 연속 우승. 각종 국내대회 통산 60회 우승. 2005년 국제야구연맹 선정 ’올해의 감독상’
  • MB가 고위공직자의 귀감이라고 실명거론한 강성태 서울시립대 교수

    MB가 고위공직자의 귀감이라고 실명거론한 강성태 서울시립대 교수

    서울시립대를 무작정 찾아간 것은 21일 오후였다. “신문에 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이유로 지난주부터 몇 차례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당한 뒤 마지막으로 한번 부딪쳐 보자고 간 걸음이었다. 운 좋게도 강성태 교수의 연구실 문에는 ‘재실’ 표시가 돼 있었다. 문을 두드리고 “네.”란 응답이 있어 들어갔더니 강 교수는 학생들과 상담 중이었다. 상담이 끝나기를 기다리자 “차나 한잔 하고 가시라.”고 했다. 다음은 황성기 에디터와 강성태 교수의 일문일답 내용. 대담 황성기 에디터 marry04@seoul.co.kr →어떻게 교수가 되었나. -2009년 2월 퇴직을 하고는 공직 시절 못 했던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 시립대 세무대학원 박사과정에 등록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교회를 들렀다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강의도 하면서 밤 12시나 돼야 집으로 돌아왔다. 50살이 넘어 하는 공부는 정말 어려웠다. 암기해도 금세 잊어버렸다. 몇 번이나 울었다. 그렇게 2년을 공부하고는 올 2월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8월에 정년 퇴직을 하시는 지도교수가 국제조세 분야의 후임자로 실무 경험이 있는 나를 학교에 천거해 줬다. 한국에서 국제조세를 가르칠 사람이 전무하다시피 해, 앞으로 2~3년은 강의를 더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기독교) 해외 선교를 비롯한 봉사활동이며, 지금도 그 과정 중에 있다. 8월에 미얀마로 단기선교를 떠날 예정이다. →퇴직 후 오라는 데가 많았을 텐데. -6개월간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휴대전화는 꺼둔 채 집에 두고 다녔다. 국세청에서는 나를 행방불명된 사람으로 취급했다. 모임에도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욕도 먹었지만 내 뜻과 다른 이야기를 계속 들어봤자 머리만 아플 뿐이었다. 대학원 동기들과 연구하고 논문도 쓰고 강의하는 생활을 계속 이어나갔다. 아내와 두 딸도 잘 이해해 주었다. 6개월 이후부터는 연락이 안 오더라. →요즘 공직 부패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 어떤 심정인가. -가슴이 아프다. 종전에는 하위직 비리가 많았는데 최근엔 고위직 비리가 많이 불거져 나 역시 책임을 느낀다. →고위직은 나름대로 검증된 엘리트인데,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나. -이 말은 오프더레코드(비보도)로 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건 ‘훈련’이 안 된 거다. 자신이 모신 사람이 어땠느냐에 따라 공무원들은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행정고시에 붙으면 겸손해져야 한다. 검사, 판사 다 마찬가지다. 사무관 되면 정책 판단 기능을 하게 되는데 자기보다 계급이 낮은 사람들은 모두 못나 보이고 자기는 잘났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자기가 모른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계급이 높기 때문에 자기 말은 다 옳고…. 결국은 ‘내 말 들어’ 이런 식이 된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무지 많이 경험했다. 이런 사람들은 100% 사고가 나게 돼 있다. 내가 직원들에게 못 하게 했다는 부분이 바로 이런 거다. 높은 계급의 직원들이 스스로 ‘바보’라는 걸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나도 ‘바보’지만…. 어떤 문제에 있어 딱 막히면 나는 전문가인 세무서 말단 9급 공무원을 불러 과장과 같이 앉게 했다. 물론 과장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얘기했다. “네가 모르면 전문가에게 물어라. 네가 계급만 높을 뿐이지 아는 게 없으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계급 갖고 일하는 게 아니다. 계급은 무슨 문제가 발생했을 때 깨끗하게 책임지라고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문제가 생기면 부하에게 미루고 본인은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혼자 잘났다고 원맨쇼를 하고 아랫사람이 맞다, 그르다,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게 하면 100% 사고가 난다. 하위직에도 똑똑한 사람이 많다. 그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업무의 완성도로 평가하고 승부하는 선배들을 만난 것이 내가 나쁜 길로 가지 않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고위직 비리가 유독 많게 느껴지는데, 왜인가. -문민정부 이후 모든 과정이 투명해지니깐 그렇다. 종전에는 절차상 투명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 투명해지면 투명해질수록 고위직 하위직 할 거 없이 부패는 다 드러나게 돼 있다. 과거에는 고위직들이 한국의 경제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평가 속에 비리를 관용한 측면이 있었다. 이제 좀 살게 되고 탈계급화되면서 잘잘못을 분명히 가리는 사회적 잣대가 높아지고 정책 결정자인 고위직에게 청렴을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진 거다. →국세청 공무원으로서 현직에 있었을 때 유혹이 많았을 텐데. -많았다. 그래서 나는 모든 업무 처리 과정을 기록으로 명확하게 남겼다. 솔직히 내가 봐준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봐준 이유를 상세히 적고 그에 대해 내가 책임을 졌다. 내가 봐준 사람들은 누가 봐도 억울한 사람들이었는데 증빙할 만한 서류가 없었다. 그런 사례들과 관련된 기록을 감사원이 다 들여다봤는데, 내 결정이 감사에 걸린 적은 없었다. →LIG 보험의 사외이사 제안을 받았다던데. -‘국세청에서 일한 경력을 이용하려면 일할 생각이 없고, 국제조세에 관련된 일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해 수락했다. 나로 인해 LIG에서 1주일 동안 회의를 한 걸로 알고 있다. 그쪽에선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다. 다들 사외이사 하려고 난리인데, 조건을 달아 하느니 마느니 하냐고. 현재 시립대에서 사외이사 겸무 여부를 심사 중이다. →사외이사 제안에 전관예우를 활용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할 수 있나. -나도 그런 걸 우려했다. 회사 측에서는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한다. 하는 일이 감사위원이다. 삼성도 사내 비리가 있다는데 다른 기업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사외이사가 되면 (LIG보험을) 낱낱이 파헤칠 것이다. →2년 전에 마다하다가 지금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전관예우를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아님을 확인했다. 사외이사 월급을 3년 모아 해외 봉사활동 자금으로 쓰겠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칭찬을 많이 했는데, 주변의 반응은. -덤덤하다. 나는 누가 그런 얘기를 하면 다 덮으라고 한다. 교회에서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내가 다 덮었다. 부담스럽다. 내가 원하지 않는 거다.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것보다 하나님께 칭찬받기를 더 소망한다. 물론 공직에서 물러나 사람들에게 욕 안 먹는 것만으로도 감사를 드리고 있다. 정리 박홍규PD gophk@seoul.co.kr ■ 그는 이런 사람 국세청 차장 0순위로 물망에 올랐던 강성태 당시 국제조세관리관은 2008년 12월 26일 차장 인사가 발표되기 1시간 전까지 사무실에서 취임사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1기 후배 허병익 부산지방국세청장의 승진 인사였다. 관례에 따라 명예퇴직 신청을 했으나 국세청장의 공석 상황이라 곧바로 처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한 번 더 했다. 이때 신고한 재산이 현금 자산 3712만원, 아파트 32평형 5억 4200만원과 쏘나타 승용차였다. 유일한 부동산인 아파트는 1992년 입주한 재정경제부와 감사원 등의 연합 조합주택이었다. 과천에서 전세를 살던 강성태 교수는 이 아파트를 8400만원에 분양받았는데 20년 가까이 단 1평도 늘리지 못하고 부인과 두 딸을 키우며 살고 있다. 지금 타고 있는 96년식 쏘나타 승용차는 1998년 뉴욕 총영사관 근무를 마치고 귀국해 구입한 중고차인데 아직도 타고 있다. 18만㎞를 주행했다는 이 승용차는 아직도 튼튼해 몇 년이고 더 탈 수 있다고 한다. 강 교수는 공직자 시절 비정기적으로 해오던 봉사활동을 지금은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서울 외곽에 있는 보육원에서 주 1회 서울시립대 학생 5명과 함께 초·중·고 원생들의 방과 후 교사 겸 친구 겸 부모가 되어주고 있다. 강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지난 3일 열린 제3차 공정사회 추진 회의에서다. 총리실의 ‘강권’에 못 이겨 퇴직 공무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강 교수는 뉴욕에서 만난 연방국세청장의 말을 인용해 발언했다. “(퇴임 후) 경력을 갖고 돈을 벌지만 양심은 팔지 않는다. 공직 생활 중 쌓은 전문적 지식과 경험은 내 소유가 아니므로 퇴직하면 국가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이 발언이 강 교수를 처음 본 이 대통령의 눈과 귀에 쏙 들어간 셈이다. 1954년 대구 출신으로 대건고, 경북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들어섰다. 재정경제부 세제실을 거쳐 국세청 의성·김천·포항·광명 세무서장,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지냈다. 2009년 2월 국제조세관리관을 마지막으로 30년 9개월간의 공직 생활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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